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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위 공연] “외로운 영혼들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한가위 공연] “외로운 영혼들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한 남자가 있다. 나이 마흔에 주변머리 없고, 찌질한 삼류 건달 강재. 한 여자가 있다. 그런 남자에게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다.”고 말해준 단 한 사람, 파이란.11일 개막한 뮤지컬 ‘파이란’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로받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영화 ‘파이란´보다 日원작소설 ‘러브레터´에 더 가까워 영화 ‘파이란’보다 일본 원작 소설 ‘러브 레터’에 충실하게 만든 뮤지컬 ‘파이란’의 주인공 서범석과 인유찬(殷有粲)은 영화속 최민식·장바이즈(張柏芝)커플과는 또다른 매력의 강재와 파이란을 선보인다. ‘라디오 스타’‘노트르담 드 파리’등에서 열연한 서범석은 뮤지컬계에선 어떤 역할을 맡겨도 믿음이 가는 베테랑 배우로 꼽힌다. 이번 배역도 올초 일찌감치 결정됐다. 은연 중에 따라 할까봐 일부러 영화를 안봤다는 서범석은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지만 연습하면서 자주 울었다.”고 고백했다. 돈 벌러 한국에 온 중국 여성 파이란의 서류상 남편인 강재는 파이란이 죽은 뒤에야 유품 상자를 끌어안고 긴 오열을 터트린다.“강재는 인생 막장에 몰린 외로운 인간이에요. 파이란이 낯선 땅에서 홀로 병들어 숨져간 사실을 알고서는 자신과 똑같이 외로운 영혼이었던 파이란에게 깊은 애정과 미안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뒤돌아 보게 됩니다.” 그는 이 지점에서 뮤지컬 ‘파이란’이 단순한 멜로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유찬은 궁리, 장쯔이 등 세계적인 여배우를 배출한 중앙희극학원 출신이다. 중국에서 드라마와 CF 활동을 하다 현지에서 진행된 ‘파이란’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평소 한국 드라마,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주저없이 현지 활동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중국 출신 인유찬, ‘외로움´ 표현 위해 한국말 안 배워 영화에선 파이란의 순백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세탁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설정했으나 뮤지컬에선 원작 그대로 술집 종업원으로 등장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그녀는 “세탁소와 술집의 차이가 강재를 향한 파이란의 순수한 사랑을 변색시키는 요인이 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대에서 술집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파이란과 꿈을 찾아 서울에 온 인유찬 사이에 남다른 공감대가 형성되지는 않았을까.“지금은 배우, 스태프들과 많이 친해져서 괜찮지만 처음엔 힘들고 외로웠어요. 나도 이런데 파이란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요.” 서범석은 “연습 3일째 되던 날 창밖을 보며 눈물 흘리던 유찬씨의 모습에서 배우 인유찬이 아닌 파이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두 가지 인사말 외에는 한국말을 못한다. 제작진이 애써 배우지 못하게 했다. 파이란이 느꼈을 외로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극중에선 파이란이 강재에게 띄우는 편지나 노래는 자막 없이 같은 내용을 인유찬이 중국어로, 강재가 한국어로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11월2일까지 대학로 이다극장1관.(02)744-0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고의 효도 건강 챙기기

    최고의 효도 건강 챙기기

    한가위를 앞두고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효도선물 선호도 조사에서 ‘현금’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노인에게는 건강이 최고의 선물 아니던가. 올해는 의학지식을 잘 활용해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는 효도선물을 준비해 보자. 단 안방 구석에 던져 둘 건강식품은 선물리스트에서 제외하길 바란다. ●효도선물 ‘애완동물’ 정신과 의사에게 효도선물을 문의하면 의외로 ‘애완동물’이라는 대답이 많이 나온다. 강아지,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은 불안, 공격성 등의 성향을 줄이고 대인관계를 넓히는 데 효과가 있다.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반응을 살피는 행동은 노인의 고질병인 외로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애완동물을 이용한 정신질환 치료법인 ‘동물매개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2002년 노인전문병원인 세인트루이스의대 베테랑메디컬센터가 동물을 좋아하는 64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동물매개치료를 시행한 결과 치료 이전보다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세인트루이스대병원 노인의학분과에서 살아있는 개와 로봇 개를 노인에게 제공하자 모든 참가 노인이 외로움을 덜 느꼈다고 답했다. ●애정표현이 필요하다 소형 게임기를 아이들만 찾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부 전문가는 오히려 노인의 인지력 향상에 높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반복적인 연습으로 인지력이 향상된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실제로 인지력이 향상되는지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논란이 분분하다. 노인에게 가장 좋은 건강선물은 안부를 묻는 정기적인 전화와 ‘사랑한다.’는 한마디 표현이다.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가족간의 활발한 대화는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잦은 애정표현은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면역력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세라 프레스먼 보건심리학 교수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항체형성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6%나 낮게 나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건강검진 선물도 선택과 집중 효도선물로 건강검진을 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첨단검사는 1회 비용만 100만원이 넘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노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꼭 필요한 검사항목만 우선 체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노인은 전신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보다 폐암 조기검진에 사용하는 ‘저선량CT검사’가 효과적이다. 마찬가지로 췌장암과 같은 병을 확인하려면 ‘복부CT검사’를 받으면 된다. 가족에게 병력이 있으면 검사 효과는 더 높아진다. 당뇨 환자는 혈관이 굳는 동맥경화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동맥경화는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미리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간단하게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 뇌혈관의 문제를 진단할 수 있다. 가족 중 누군가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이 검사를 한번쯤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위 내시경은 받아도 대장 내시경은 받지 않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은 암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받는 것이 좋다. 내시경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종양 전 단계인 ‘선종’을 바로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값진 검진 선물은 추석 이전이나 이후에 동네병원에 들러 ‘주치의’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다. 가까운 동네병원에 정기적으로 들러 문진(묻고 답하는 진료방식)만 받아도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움말 경희의료원 정신과 백종우교수, 고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수현교수, 고대 구로병원 건강증진센터장 백세현교수
  • 마이클 잭슨ㆍ파멜라 앤더슨, 핑크빛 열애설

    마이클 잭슨ㆍ파멜라 앤더슨, 핑크빛 열애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50)과 섹시 스타 파멜라 앤더슨(41)이 말리부에서 핑크빛 데이트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영국 신문 ‘미러(Mirror)’ 온라인판은 “잭슨과 앤더슨이 말리부 해변에 위치한 셔터 호텔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데이트는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두 사람은 호텔에서 약간 떨어진 카운티 마트의 한 커피숍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잭슨과 앤더슨은 편안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주위를 의식한듯 눈에 띄는 스킨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스캔들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잭슨은 그동안 좀처럼 스캔들이 나지 않았기 때문. 반면 앤더슨은 숱한 남성들과 염문설을 뿌릴 정도로 바람기가 다분한 스타였다. 두사람의 스캔들이 터지자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잭슨이 그동안 이혼 후 쭉 싱글로 살아와 외로움을 느끼던 차였다. 앤드슨 역시 최근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이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서로에게 힘이 된 것 같다”며 이들의 열애설에 힘을 실었다. 한편 일부 할리우드 연예언론은 이들의 열애설이 단순한 ‘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할리스쿱’은 “이름만으로도 대단한 스타들이기 때문에 만남이 열애설로 발전했다”며 “친구 이상의 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제공=스포츠서울닷컴 강경윤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지환 “이번 영화로 톱스타 되보고 싶다”

    강지환 “이번 영화로 톱스타 되보고 싶다”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주인공 강지환이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강지환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는 영화다’(감독 장훈ㆍ제작 김기덕 필름)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존에 여배우랑만 작품을 하다 보니 남자배우랑 작업해 보고 싶었다. 막상 남자배우랑 작업하니 여자배우랑 찍은 게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번에 맡은 스타배우 수타역과 비슷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지환은 “아직 톱스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배우가 일반 사람들하고 편하게 어울리지 못한다거나 혼 자 있을 때 외로움은 공감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톱스타가 되면 더 잘 알 것 같은데 이번 영화로 톱스타가 되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강지환은 ‘굳세어라 금순아’ ‘경성 스캔들’, ‘쾌도 홍길동’ 등 주로 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와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진짜 깡패보다 더한 안하무인의 스타배우 수타 역을 통해 강지환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거친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영화는 영화다’는 조폭 깡패인 강패(소지섭)와 영화 속에서 조폭 역할을 맡은 스타배우 수타(강지환)의 삶이 얽히며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작품으로 9월 11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토요영화] 헬로, 돌리

    ●헬로, 돌리(EBS 세계의명화 오후 11시 25분) 현재 극장 개봉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월·E’를 보면 로맨티스트 주인공 로봇이 ‘헬로, 돌리’ 비디오 테이프를 수없이 돌려보며 인간들의 감수성을 보고 배우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속에 나오는 ‘나들이 옷을 입어요’와 감미로운 사랑노래 ‘사랑은 한순간에 빠지는 것’ 등은 따뜻한 체온을 동경하는 로봇의 러브스토리를 에둘러 표현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헬로, 돌리’는 뉴욕의 부유한 상인과 사랑에 빠진 중매쟁이 여성이 벌이는 갖가지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 사랑을 향한 엇갈리는 시선,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벌이는 소동들을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해프닝들의 연속이라 할 수 있는 ‘헬로, 돌리’는 수명이 다한 것으로 치부되던 할리우드 뮤지컬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명연기에 힘입어 멋지게 부활시킨 작품이다. 훌륭한 뮤지컬 배우이기도 했던 감독 진 켈리의 솜씨가 짙게 묻어나오는 뮤지컬 장르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중간에는 마치 실제 뮤지컬처럼 막간 휴식시간도 있다. 영화의 배경은 1890년 뉴욕. 중매쟁이로 이름높은 돌리 레비(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사별한 뒤 혼자 살고 있는 여인이다. 깃털이 가득한 모자와 화려한 의상, 아름답고 밝은 성격에다 주변사람들의 문제를 도와주는 해결사지만 정작 자신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가 호레이스 반더겔더(월터 매튜)를 만나기 위해 욘커스행 기차에 오른다. 욘커스에서 비료사업을 하고 있는 구두쇠에 고집불통인 반더겔더는 조카 에멘가드가 빈털터리 예술가와 사랑에 빠지자 돌리에게 조카의 중매를 맡긴다. 그리고 반더겔더 또한 돌리가 소개시켜준 이렌 몰로이(마리안 맥앤드루)에게 청혼하러 뉴욕으로 갈 참이다. 하지만 은근히 반더겔더를 마음에 두고 있던 돌리는 몰로이와 반더겔더를 교묘히 떼어놓을 작전을 세운다. 이 영화는 당시 뉴욕을 멋지게 재현한 첫 장면부터 옛 뮤지컬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 욕심을 드러낸다. 사람들의 발 움직임을 따라가며 잡아낸 오프닝의 경쾌한 리듬, 기차역을 무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돌리의 외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공원의 수많은 커플들이 일제히 군무를 펼치는 장면들은 두고두고 인상적이다. 대형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재즈 거장’ 루이 암스트롱이 오케스트라의 리더로 등장해 영화의 중량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젊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생기넘치는 연기와 가창력이 일품이다. 코미디 배우로 큰 명성을 얻었던 월터 매튜의 연기도 놓칠 수 없다.146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Beijing 2008] 금메달도 부럽잖은 ‘꼴찌의 꿈’

    소설가 박완서는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선두가 결승점을 통과한 지 한참이나 지난 뒤에 홀로 레이스를 펼치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마라토너를 보고는 이렇게 써 내려갔다.“나는 그런 표정을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20∼30등의 등수를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지만 그는 환호 없이도 달릴 수 있기에 더 위대해 보였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독 스포츠에서 ‘꼴찌의 미학’을 자주 논하는 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신체와 정열이 주는 무한한 감동 때문이다. 좌절도, 끝도 없는 도전.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날지언정 그들이 하는 몸짓은 똑같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일 한국선수단은 처음으로 꼴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인공은 도로사이클에 나섰던 박성백(24·서울시청)이었다. 만리장성 코스를 7바퀴 도는 245.4㎞의 고독한 질주에 나선 뒤 90명 가운데 88등으로 들어왔다. 그는 “심장이 터져 나가고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목표했던 완주는 꼭 일궈내고 싶었다.”면서 “가장 끔찍했던 건 아무도 시선 한 번 주지 않는 외로움이었다.”고 털어놓았다.다이빙의 손성철(21·한국체대)과 카누 여자 1인승(K-1)에 나선 이순자(30·전북체육회)도 고독만이 유일한 팬이었던 이들이다. 다이빙에서 유일하게 ‘나홀로 출전’을 감행한 손성철은 18일 남자 3m스프링보드 예선에 나선 29명의 선수 가운데 29등으로 경기를 마쳤다.물밖으로 나선 그는 꼴찌의 무거운 표정을 물에 씻어낸 듯 “다음 번엔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보드를 굴렀으면 좋겠다.”고 되레 웃음을 지어 보였다.500m 예선에서 1분58초14의 기록으로 예선 탈락한 이순자 역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녀는 “꼴찌지만 만족스럽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많은 걸 배우고 가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앞서 역도 남자 69㎏에 출전,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배영(29·경북개발공사)의 투혼은 등수를 넘어선 영웅의 모습이었다. 꼴찌가 더 아름다운 건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보다 일궈내야 할 꿈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색칠한 박태환은 4년 전 아테네에서 등수에조차 들지 못한 실격 선수였다. 그래서 꼴찌들은 얘기한다.“오늘은 초라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고.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이렇게 소리친다.“꼴찌여, 일어나라.”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 [20&30] 솔로탈출 감동의 러브스토리

    [20&30] 솔로탈출 감동의 러브스토리

    ‘다른 사람들은 잘도 결혼하는데 난 왜 못할까.’ 결혼은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미혼 남녀의 공통된 의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보다 못났다고 여겨지는 이들도 짝을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직장이 안 좋은 걸까, 돈이 없어서일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봐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도 결혼을 못해 시달리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결혼적령기의 20대 후반∼30대 미혼남녀 410명(남성 192명, 여성 21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83.4%가 결혼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얻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이들을 위해 기혼 남녀의 결혼성공담을 들어봤다. 그들의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에서 결혼에 이르는 비법을 찾아보자. ●“사랑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드리겠어요” 대부분의 연인들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에게 아낌없이 주는 ‘희생 정신’이 결혼에 이르는 지름길이었다고 회고했다. 직장인 최모(30·여)씨는 사랑을 위해 미국 유학을 중도에 포기했다. 공부보다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택했다. 최씨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과 동기인 김모씨와 눈이 맞았다. 김씨가 군 복무를 하던 2년 남짓을 빼곤 8년 동안 늘 붙어 다녔다. 그러다 2006년 초 대학원을 졸업한 최씨는 ‘미국 박사’를 바라는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김씨를 남겨둔 채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김씨와 헤어져 지구 반대편으로 건너간 최씨는 외로움에 눈시울을 적시는 날들이 적지 않았다. 언제나 곁에서 힘이 돼준 김씨가 그리웠다. 그의 소중함도 뼈저리게 느꼈다. 그해 겨울, 더는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둘러 귀국했다.“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남자친구 회사로 찾아가 ‘더 이상 떨어져 살 수 없다.’며 당장 결혼하자고 했어요. 그때 남자친구의 감동에 찬 표정은 지금도 선명해요. 부모님은 대경실색했지만 제 마음을 이해하시고는 결혼을 승낙했습니다.” 학원강사 임모(34)씨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내’다. 여성은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재미와는 담을 쌓은 무뚝뚝함까지 겸비했다. 친구들은 그런 임씨가 절대 결혼하지 못하리라 장담하곤 했다. 하지만 예언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친구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반려자를 찾은 것이다. 임씨는 5년 전 같은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한 여인을 만났다. 그녀의 자태에 임씨의 굳은 마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이후 새벽부터 출근해 그녀의 책상 위에 장미꽃 한 송이와 절절한 연모의 마음이 담긴 쪽지를 남겼다.‘꽃과 글’로 사랑의 마음을 전한 지 한 달째 되던 날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승낙했다. 그녀와의 첫 데이트 이후 임씨는 매일 강의가 끝나면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줬다. 함께 있는 동안에는 절로 온갖 유머가 튀어나왔다. 그런 임씨에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여자 쪽 부모가 잘나가는 변호사와 맞선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녀에게 이 소식을 들은 임씨는 경상도 사내의 뚝심과 배짱을 발휘할 때가 닥쳤음을 직감했다. 그는 문지방이 닳도록 그녀의 집을 드나들었다. 온갖 감언과 선물 공세로 부모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당시엔 뭔가에 홀렸던 것 같아요.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제가 180도로 확 바뀔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당시를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집안 반대에도 우리 사랑 변치 않아” 집안 반대에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내 결혼에 성공한 이들도 적지 않다. 교육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9)씨는 지금도 부인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젖는다. 숱한 고비를 이겨낸 끝에 그녀와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1992년 제대 뒤 복학했다. 그해 첫 전공수업 시간에 새내기로 들어온 과 여자후배를 알게 됐다. 서로 이야기가 통하고 취미나 생각이 비슷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늘 함께 지내며 서로를 위해주고 챙겨줬다. 두 사람은 같은 해 졸업했고, 나란히 중견기업에 취직했다. 남은 건 결혼뿐이었다. 하지만 시련이 닥쳤다. 이씨의 부모가 쌍수를 들고 반대했다. 여자친구가 무남독녀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집안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한 상처를 받은 나머지 회사도 그만두고 자취를 감췄다. 며칠 뒤 이씨도 사직하고, 그녀를 찾아나섰다. 우선 그녀의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그녀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 곁에 머물며 그녀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이씨는 그곳에서 취직한 뒤 자리를 잡았다. 그녀를 도저히 떠날 수 없었다.1년 남짓 지났을 무렵 부모에게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그때 여자친구가 어디에 있든, 몇날 며칠이 걸리든 꼭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녀 말고 다른 그 무엇도 의미가 없었죠.”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모(29·여)씨는 대학 선배인 박모(34)씨와 일심동체가 돼 양가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했다. 양쪽 부모는 모두 두 사람의 결혼을 극구 말렸다. 집안 형편이 서로 맞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씨의 집은 공직에 복무하는 아버지 덕에 풍족한 편이었다. 반면 박씨는 편모슬하에서 힘들게 컸고 가정형편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씨는 4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했던 박씨와 헤어질 수 없었다. 박씨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매일 양쪽 집안을 오갔다. 좋아하는 음식을 사들고 가는 등 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노력했다. 문전박대를 수없이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6개월간 끈질기게 달라붙은 결과 그토록 차갑기만 하던 부모들의 마음이 녹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양쪽 집안에서 고작 가정형편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을 땐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떡하겠어요. 죽을 힘을 다해 양가 부모님들을 설득했죠.”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한 사람을 바라보며 키워온 사랑이 결실을 맺은 이들도 있다. 직장인 김모(36·여)씨는 1996년 대학 졸업 뒤 곧바로 취직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이듬해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취직은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힘들었다.‘백수’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남자친구는 취업 스트레스로 불면의 나날을 보내면서 점점 수척해져 갔다. 김씨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부모가 “내일 모레면 서른이다. 더 늦기 전에 결혼하라.”며 압박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김씨는 이런 어려움을 무심결에 남자친구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대뜸 “좋은 남자 만나라.”며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김씨는 그가 아니면 그 누구와도 함께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여행 가방에 옷과 생필품을 챙겨 넣고 무작정 그의 자취방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열자 남자친구는 생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김씨는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 남자친구의 자취방에 머물며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 그녀의 지극 정성은 그해 겨울 결혼으로 빛을 발했다.“당시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남자친구와 도저히 헤어질 수 없는데 어떡하겠어요. 그때 제 행동이 지금도 옳았다고 자부해요.” ●초등 동창생 중·고·대학까지 곁에서 돌봐 직장인 김모(33)씨는 20년 동안 한 여자만 바라봤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예쁜 외모와 밝은 성격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김씨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녀 곁을 지켰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대학시절 그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면 “돈이 없다. 데려다 달라.”며 전화하곤 했다. 그때마다 김씨는 군말 없이 차를 몰고 가 계산을 치르고 해장국까지 먹인 뒤 집에 바래다 줬다. 그녀의 ‘주사’는 직장인이 되고나서도 여전했다. 그런 어느 날 그의 지성이 통했던지 그녀에게 변화가 감지됐다. 돌보듯 하던 무덤덤한 태도에서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따뜻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른 남자와의 연애 이야기는 쑥 들어가고 그에게 “잘 생겼다.”,“여자 마음을 잘 살펴봐라.”는 등의 말을 늘어놨다. 김씨는 그녀의 말과 눈빛에서 그녀의 마음을 읽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참고 참았던 사랑을 고백했다. 김씨는 지난해 봄 그녀와 결혼했다.“결국 그녀 곁에 제가 남게 되리라 생각했어요. 미인은 강한 자가 아니라 인내심이 많은 자와 백년가약을 맺게 되리라고 확신했거든요.” 직장인 신모(28·여)씨는 짝사랑으로 오랜 가슴앓이를 했던 남자와 다음달 결혼한다. 신씨는 빼어난 외모 덕에 직장 동료나 선후배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신씨는 자신을 좋아하고 쫓아다니는 남자들은 마다하고 언제나 냉랭하기만 한 선배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다. 선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침마다 커피를 타주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건네는 등 온갖 교태(?)를 부렸지만 그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에 친한 동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에게 ‘선배가 해외지사 지원을 위해 아침마다 중국어회화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신씨는 무작정 같은 반을 신청했다가 첫날부터 선배가 보는 앞에서 창피만 당했다. 선배가 수강하던 반은 고급반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아침마다 꿋꿋하게 나가 선배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선배도 신씨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 달쯤 지나자 대하는 게 달라졌다. 출근 시간 전까지 중국어도 가르쳐주고, 아침도 같이 먹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결국 한 집에서 살게 됐다.“매일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학원에 갔어요. 어머니가 ‘잠도 많은 애가 웬일이냐.’며 신기해 하셨는데, 요즘 남편과 친정에 갈 때면 그때 일을 들먹이며 놀리곤 하세요. 중국어 실력이야 당연히 ‘꽝’이죠.” 김정은 황비웅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길섶에서] 외로움/함혜리 논설위원

    “에이, 할아버지. 또 우시네. 울지 마세요.” 간호사가 중환자실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를 달랜다. 환자의 메마른 손은 간호사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간호사는 “조금 있다가 다시 와서 등에 연고 발라 드릴게요.”라며 다른 환자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그의 퀭한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중환자실의 오후 면회시간. 다른 침상에는 환자의 가족들이 두세명씩 둘러서 있었지만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오랜 병수발에 지쳐서인지, 아니면 너무 멀리 있어서인지 찾아오는 가족도 없이 그 할아버지는 혼자 외롭게 침상을 지키고 있었다. 뇌 손상으로 몸의 절반 이상이 마비된 그 할아버지는 2년째 그렇게 병상에 묶여 있다고 한다.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지만 의식은 또렷하단다. 가끔 움직일 수 있는 오른쪽 손을 들어 허공에 무언가를 쓰기도 하고, 침대 모서리를 두드리기도 한다. 얼마나 갑갑하고 답답할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국내가수 중 2번째 긴 활동명을 가진 가수는?

    국내가수 중 2번째 긴 활동명을 가진 가수는?

    국내에서 가장 긴 활동명을 가진 가수는 누굴까? 다소 엉뚱한 이 경쟁에서 ‘2등’을 해 아쉬워 하는 가수가 있다. 바로 원맨 밴드 ‘그린 토마토 후라이드’(GTF-Green Tomato Fried) 신현오(27)가 그 주인공. 국내 가수 중 긴 이름 1등에 올라있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보다 딱 한글자 부족해 2등에 그치고 만 신현오는 “유치한 발상이지만 내 이름이 가장 길 줄 알았다.”며 익살스런 미소를 보였다. ‘그린 토마토 후라이드? 음식 이름인가?’ 하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이 음식은 실제로 존재한다. 국내에는 과일 튀김 요리가 흔치 않지만 외국의 경우 ‘튀긴 녹색 토마토 요리’라는 퓨전 요리가 인기 메뉴에 올라있다.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무려 ‘9글자’나 되는 이상한 ‘음식 이름’을 내걸고 데뷔 4년차 통기타를 목에 걸고 목청을 드높이고 다니는 이 남자, 심상치가 않다. # ‘색상 + 과일 + 음식’ 들어가는 이름 짓고파 “왜 하필 이런 활동명을 짓게 됐느냐?”고 뜬금 없는 질문을 던지자 더 뜬금없는 대답이 되돌아 온다. “색상과 과일, 그리고 음식명이 조합된 이름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왠걸? 정말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라는 요리명이 있더라구요. 어감을 위해 어순만 바꿨죠.” “이해하기 힘든 조합”이라고 되묻자 신현오는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해 이름 안에 내포된 심오한 의미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나열 같지만 어감이 괜찮죠? 제 음악이 그래요. ‘퓨전 음식’의 느낌이죠. 밥처럼 매일 먹는 음식의 맛은 잘 느끼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처음 먹어 보는 퓨전 음식은 다르죠. 쉽게 섭취했던 음악은 아니지만 막상 접했을 땐 ‘신선하다, 새롭다’는 느낌이 드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 음악도 사람도 ‘퓨전’이 대세 음악만 퓨전이 아니다. 알고보니 신현오는 부산 토박이. 늦게 배운 서울 말씨는 특유의 부산 억양과 어우러져 구수한 느낌 마저 든다.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제 ‘강점’이 된 것 같아요. 음악 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퓨전인 셈이죠. 여러 특징이 공존하지만 일부러 다듬지 않았어요. 다소 투박할 수 있지만 자연스럽고 솔직한 느낌은 음악적 감정 전달에 효과적이거든요.” 신현오의 소통법은 통(通)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퓨전 음식처럼 조합해 낸 그의 시도는 2004년 MBC 전국 록 페스티벌에서 동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6년 8월 문광부의 ‘우수 신인 음반’으로 꼽히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음악성에 이어 ‘인간’ 신현오의 매력을 가장 먼저 알아 본 것은 ‘획일성’보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두 매체, 라디오와 케이블 방송이었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전파를 타고 있는 경인방송 써니FM(90.7㎒)의 인기 프로그램 ‘프리스타일의 행복친구’에서 고정 패널을 맡고 있는 신현오는 솔직함이 뭍어나는 재치 있는 입담을 무기로 최근 공익채널 육아방송 ‘아빠들의 수다’제작진의 부름도 받게 되는 등 ‘퓨전’ 매력을 십분 과시하고 있다. # 장르 다양성 넘어 ‘그린 토마토 후라이드’만의 음악색 찾을 것 “서태지나 조용필 선배님 경우가 선례가 될 수 있어요. 매 앨범마다 장르가 바꿨지만 누가 들어도 그 음악은 ‘서태지’, ‘조용필’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한 장르를 고집하는 것보다 고유의 음악적 색깔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되요.” 신현오의 이런 실험정신은 최근 발매한 두 번째 앨범 ‘I’m Missing You’에 고스란히 담겼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여기에 팝 발라드 특유의 무겁지 않은 상큼함이 조합을 이룬 타이틀 곡 ‘아임 미싱 유’는 그의 음악적 고집이 일궈낸 만족스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모던 록을 기본으로 팝, 록, 힙합,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어요. ‘그리움’, ‘외로움’ 등 창작하던 해에 주가 됐던 감정을 정한 후, 장르에 불문하고 이를 표현해 낼 수 있는 작업에 돌입하는 거죠. 혹시 아나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가 막힌 조합을 일궈낼지!”(웃음) 한편 그의 열정적인 무대는 오는 12일 부터 15일까지 강원도 강릉시 경포 해수욕장에서 무료 관람 하에 진행되고 있는 ‘독도사랑 경포음악축제’(러브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14일 무대를 통해 함께 할 수 있다. 신현오는 “촛불 시위가 문화제로 발전해 나가듯 ‘독도사랑’의 뜻을 음악적 축제로 풀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시원하게 펼쳐진 해변을 주무대로 한 야외 공연인 만큼 축제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할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차가운 로봇의 따뜻한 러브스토리

    차가운 로봇의 따뜻한 러브스토리

    ●생명체로 거듭나는 로봇에 초점 장난감(‘토이스토리’)에서 물고기(‘니모를 찾아서’), 생쥐(‘라따뚜이’)까지 생물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창조해온 픽사는 9번째 작품인 ‘월·E’에선 로봇을 선택했다. 월·E란 이름은 쓰레기를 압축하는 지구 폐기물 분리 수거 처리용 로봇(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의 앞글자를 따 만든 것. 인간이 우주로 떠나버린 뒤 무려 700년간 홀로 지구를 지켜온 이 로봇에게는 어느 날 유사인격이 자리잡는다. 월·E는 매사에 호기심이 왕성하고 진한 외로움도 느낀다. 이런 그 앞에 나타난 외계 식물 탐사 로봇인 ‘이브’. 미끈하게 쭉 빠진 모습에 반한 월·E는 우주로 따라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사도 별로 나오지 않는 이 두 로봇의 꽤 심각한 러브스토리에 동화되는 것은 생생하고 친근감 넘치는 캐릭터 때문.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앤드루 스탠튼 감독은 쌍안경 모양에서 월·E의 얼굴 모습을 착안했고, 나머지는 기존의 쓰레기 압축기를 참조해 모터와 기어, 톱니바퀴 등을 배치하는 등 기능성 중심으로 디자인했다. 비록 로봇이지만, 머리 동작만 50여가지에 달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투박한 월·E에 비해 이브는 마디 없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여성미를 강조했다. 푸르게 빛나는 두 눈과 네개의 움직이는 부품으로 구성된 이브는 절제미까지 선보인다. 제작진은 인간과 비슷한 외모가 아니라 인간과 전혀 소통이 될 것 같지 않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로봇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따뜻한 생명체로 거듭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아날로그 감수성, 환경의 소중함 일깨워 SF 애니메이션인 ‘월·E’를 보고나서 그다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소재와 주제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E가 인간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전구, 라이터, 소화기 등을 보물인 양 자신의 운송용 트럭에 옮겨 싣는 모습은 인류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여기에 극중에 자주 삽입되는 1969년대 뮤지컬 영화 ‘헬로 돌리’와 바비 맥퍼린의 히트곡 ‘돈 워리 비 해피’ 등은 70∼80년대의 향수까지 불러일으킨다. 스탠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주로 70년대 SF영화를 시금석으로 작품의 분위기와 질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한편 서기 2700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지구와 인간들의 모습은 황폐함 그 자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사라지고 쓰레기만이 하늘에 닿을 듯 고층 빌딩처럼 쌓여 있다. 미래 인간들은 호화 우주선에서 로봇들의 시중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오히려 고향별인 지구에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이들에겐 월·E가 지구에서 가져온 풀 한 포기가 인류의 희망을 의미한다. 이제 월·E는 인간이 파괴한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를 쥐게 된 지상 최후의 로봇인 셈이다. 변신로봇 ‘트랜스포머’ 같은 화려함이나 ‘아이언맨’ 같은 영웅심리도 없지만, 환경의 소중함을 가슴 깊숙이 일깨워 주는 것.‘월·E’가 그 어떤 슈퍼 히어로 영화보다 빛나는 이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벼락부자 노익장 생과부에 “맴맴”

    벼락부자 노익장 생과부에 “맴맴”

    노익장(老益壯)이라던가.토지개발「붐」을 타고 하룻밤사이에 억대의 갑부가 된 70노인이 40대의 생과부와 불장난을 하다 결국 돈잃고 망신하고 답답해서 「맴맴」-. 술내기 섰다판서 첫 대면 “어쩐지 좋아” 「호텔」로 직행 망신살이 뻗은 노인은 박택상(朴澤相·70·가명·서울 영등포구 상도동). 조상으로 부터 물려 받은 상도동의 야산이 주택지로 각광을 받아 벼락부자가 된 그는 슬하에 아들, 며느리, 손자등을 줄줄이 거느린 다복한 할아버지. 애인역은 임영숙(任英淑)여인(43·가명·서울 영등포구 봉천동). 남편있는 몸이나 자식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이 첩살림을 차려 오랫동안 별거한 생과부. 남·녀가 처음 만난것은 지난해 봄, 상도동의 어느 술집에서였다. 시내 여러기관에 구내이발소를 별여놓긴했지만 아들들에게 맡겨두고 동네늙은이들과 어울려 술내기 섰다판을 벌이며 소일하는게 박노인의 유일한 일과였을때 이 섰다판에서 임여인을 만났다. 독수공방이 서러워 친구집을 찾아 다니며 외로움을 달래던 임여인이 친구의 술집에 들렀다가 노인네들의 섰다판에 끼여 든 것. 이렇게 무료를 주체할 길없던 두 남·녀는 판이 끝나 다른 노인네들이 돌아가자 이심전심이라고 할까, 다방으로 갔다. 제법 아기자기한 이런 저런 이야기끝에 『내일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그날은 그대로 헤어졌다. 다음날 다시만난 둘은 다방에서 영화관, 식당을 거쳐 끝내는 여관으로 갔다. 동네에서는 지독한 구두쇠 영감으로 소문난 박노인이지만 임여인에게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 그래서 둘이 든곳도 도봉유원지의 S「호텔」의 화려한 특실. 이렇게하여 40대 생과부의 달아 오른 뜨거운 몸을 안아버린 박노인은 다음날 부터 정력에 좋다면 무엇이든지 먹어대며 늘그막의 사랑을 즐겼다. 생과부 뜨꺼운 몸 안뒤엔 매일같이 보신탕집 찾아 냄새를 맡기조차 싫어하던 보신탕집을 찾아 다니는가 하면 염소탕집을 찾아 몇십리 길을 멀다않고 청계천까지 가는 극성을 부리기도 했다. 둘은 그럭저럭 1년동안의 밀회를 끌어 왔다. 그러나 달구어진 쇠는 식기 마련. 올봄 둘의 사이가 흐지부지하게 끝나 버렸다. 박노인으로 볼때는 나이70이라 정력에 한계를 느끼게 되자 그동안 임여인에게 준 돈이랑 비용에 쓴 돈등 50여만원이 아까운 생각까지 들었으며, 임여인은 임여인대로 『영감쟁이가 너무 늙어 만족도 못주는 주제에 갈수록 돈에 인색해져 싫어졌다』는 것. 그러다가 지난8월 어느날, 헤어진지 반년도 지났는데 박노인은 임여인의 전화를 받았다. 『뵙고 싶으니 하오7시까지 E다방으로 나와달라』는 것이었다. 둘이 다시 만난지 1시간쯤 뒤, 채 어둠이 깔리기도 전에 X여관 맨구석방에서 박노인과 임여인이 벗다시피하고 한창 「무드」를 돋구어가고 있을 때였다. 느닷없이 방문을 박차고 한 여인이 뛰어 들었다. 엉겁결에 당한 둘은 몸을 가릴 생각도 못하고 꼭 껴안은채 눈을 감고 있었다. 『흥』하는 코웃음 소리와 문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임여인의 시누이인 김경례(金慶禮)여인(가명·40)이 정사의 현장을 덮친 것이다. 남편이 전직경찰관이라서 인지 『눈치와 계산 빠르기로 알아주는 아낙네』라는 임여인의 귀뜸이고 보니 그렇지 않아도 눈앞이 캄캄해 진 박노인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누라 보다 다 큰 자식과 며느리 볼 낯이 없었다. 가족이 알까 “쉬쉬”하며 혼자 애태웠는데… 궁리끝에 박노인은 사업관계로 알게된 『눈치 빠르고 수단 좋은』황택민(黃澤珉)씨(48·가명)에게 사실을 털어 놓고 『말썽나지 않게 가운데서 수고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 수고의 댓가로 땅 40평을 주기로 하고. 황씨와 김여인의 담판이 사작됐다. 김여인은 『3백만원만 받아 주면 10%의 「커미션」을 주겠다』고 황씨에게 제안했다. 물론 『오빠(임여인의 남편)와도 타협이 됐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씨는 수단이 좋기로 이름난 사람, 흥정끝에 결국 합의된 금액은 2백만원으로 낙착됐다. 그 공으로 황씨는 40평의 땅을 얻었다. 또 김여인측에게 전해 주라는 2백만원도 받았으나 이중 40만원을 자기 몫으로 빼놓고 1백60만원만 넘겨줬다. 1백60만원을 받은 김여인은 『약속대로 10%만 「커미션」으로 떼고 나머지 20만원을 더 내 놓으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황씨는 『그까짓것 남의 사랑에 끼어 들어 생긴 공돈 좀 떼어 먹기로서니 무슨죄가 되느냐』며 배짱을 부렸다. 이렇게하여 김여인이 황씨를 상대로 문제의 20만원을 받게 해달라 경찰에 고소. 엉뚱한 곳에서 말썽이 생겨 참고인으로 14일 경찰에 불려온 박노인은 『당초 유부녀를 욕심낸게 잘못이긴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모든게 그들이 짜고 한짓에 걸려든것 같다』면서 『여관에 든지 10분도 안돼 시누이가 나타난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그녀의 남편에게 위자료를 주었는데 또 그녀에게도 돈을 줘야합니까?』어디가서 탁 터놓고 얘기할 수도 없는 처지인 박노인의 심정은 고추를 먹은것보다 더 쓰리고 따가운 처지. <유창하(柳昌夏)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0월 24일호 제4권 42호 통권 제 159호]
  • 서태지, 그가 직접 밝힌 8가지 의문들

    서태지, 그가 직접 밝힌 8가지 의문들

    가수 서태지만큼 많은 추측이 난무하는 스타는 한국 연예계에 없을 것이다. 서태지는 지난 7집 활동 이후 지난달 29일 첫 8집 싱글 ‘모아이’로 컴백하기 까지 4년 6개월간 대중의 이목을 철저하게 피해왔다. 이런 그의 잠적은 ‘서태지가 일본에 있다’, ‘심야에 동대문 쇼핑상가에서 목격됐다’ 등 수많은 추측을 낳았다. 이와 함께 8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도심에 갑자기 나타난 ‘UFO추락현장’, ‘강원도 흉가 동영상’, ‘미스터리 서클’까지 이런 서태지의 기행과 그의 음악에 대한 경이로움을 표현하게 위해 일부 팬들은 그에게 ‘외계인’이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한다. 이런 서태지를 둘러싼 수많은 추측과 각종 설에 대해 3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서태지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의문1. 4년 6개월 만에 컴백인데 어떻게 지냈나? 2년 전에 한국에 돌아와서 음반 작업을 했다. 7집 활동 후 2년 정도 외국에 있었고, 그 후는 한국에 있었다. 한국에 온 후에도 음반 외적인 부분으로 3개월 정도 여행도 다니고 새 음반 구상을 하고 어떤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1년 정도 탑과 김석중과 편곡 작업을 시작했으며, 녹음을 진행하고 수정하는 단계를 거쳤다. 녹음을 1년 정도 했는데 마이크 소음 하나씩 다 체크하는 등 기존 앨범보다 후회 없는 사운드를 만든 것 같다. 의문2. 어떻게 지냈길래 대중의 눈에 띄지 않았나? (웃음)집에서 안 나가면 절대로 안 들킨다. 예전에 가수를 하기 전부터 집에서 뭘 만들거나 하는 것을 좋아했다. 시나위 시절에도 집에서 베이스를 치면서 집 밖을 절대 안 나갔다. 그래서 집에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외국에 있을 때는 편안하게 다니면서 구상을 할 수 있었다. 의문3. 외로움? 많은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그런데 나는 외로운 것을 잘 못 느낀다. 심심하면 다른 것을 만들고 하다 보니 외로운 것을 느끼지 못한다. 의문4. 결혼설, 연애관? (웃음)어려서는 결혼을 하고 싶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만 해도 빨리 결혼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현실에 부딪혀서 그런지 지금 생활에 만족해서 포기상태다. 때가 되면 ‘하겠지’하는 생각은 해 본다.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성격이라 언젠간 할지도 모르는데 아직은 계획이 없다. 연애에 대한 것은 없다고 해도 안 믿을 것이니 지금은 비밀이다. (웃음) 의문5.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팬들과는 자주 만나고 싶은데 새로운 음악이 없으면 나서기가 힘들다. 대중 앞에서 잘 나서지 않는 건 시나위 시절 머리를 기르면서부터다. 그러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하면서 한국에서는 일체 돌아다니지 않는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 때는 준비를 안 한 상태에서 스타가 됐는데, 그때부터 더욱 움츠려 들게 됐다. 의문6. 미스터리 서클, UFO등은 마케팅 적인 포장인가? 마케팅이 맞다. 단순한 마케팅 보다는 어릴 때부터 미스터리나 UFO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기에 항상 궁금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과 같이 단서 같은 것을 풀면서 음반에 대한 기다림이라던지, 음반에 담은 것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일부에서 나오는 비난도 알고 있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미스터리 서클은 2달 동안 연구를 했다. 실제로 외국에서 만든 사례들이 재현이 가능할까 몰랐기에 밭을 구입해서 테스트도 해 봤다. 보리밭을 사서 밤에 작업하고 지우기를 수차례 했었다. 그러다 시도를 하게 됐는데, 시기가 보리가 눕기 시작하는 시기라 할 수 없이 갈대밭에서 하게 됐다. 의문7. 서태지의 이상형은? 팬들이 이상형이 말할 때 마다 바뀐다고 뭐라고 하는데, 조금씩 바뀌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참한 스타일에 생머리가 좋았다. 그러다 나중엔 보이쉬 한 스타일. 그때 마다 이상형이라기 보다는 취향이 바뀌는게 아닐까 싶다. 기본적으로는 착하고 나와 잘 통하고 수다를 하루 종일 떨어도 지루하지 않는 그런 여자친구를 원한다.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 의문8. 서태지는 어떤 사람인가? (당황하며)어려운 질문이다. 단정짓기가 나 조차도 힘들다. 주변 사람들이 보는 서태지는 이미지가 틀리다. 팬들이 보는 서태지가 가장 근접한게 아닐까 한다. 팬들이 갖고 있는 나에 대한 이미지는 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안 좋은 이미지라 해도 내가 관리를 잘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1972년생 한국 나이로 37세인 서태지는 2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음악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음반을 내고 팬들과 교감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서태지는 기자 간담회 내내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그간 쌓여왔던 의혹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 ‘문화 대통령’이라 불리며 데뷔 이후 한국 가요계의 ‘큰 별’로 군림하고 있는 서태지. 그가 앞으로 보여줄 음악을 위한 기행이 대중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지 기대해 보자. 사진제공=서태지 컴퍼니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리도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더니…

    그리도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더니…

    이형, 끝내 먼저 떠나고 말았구려.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소설’이라는 짐 가벼이 내려놓고 떠났구려. 투병 중에 낸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는 소설 제목의 그곳이 바로 이곳이었단 말입니까. 제발 이승의 모든 고통과 기억 다 잊어버리고 훌훌 떠나소서. 나는 이형에게서 소설가의 위대한 정신을 보아왔습니다. 속세의 온갖 유혹 다 뿌리치고 오로지 소설 하나만을 붙들고 사는 이형이 늘 부럽고 큰 바위 얼굴처럼 자랑스러웠답니다. 우리는 토끼 띠 동갑에 광주의 같은 하늘 아래서, 무등산을 보며 문학 청년기를 함께 보냈지요. 나는 광고에서, 이형은 일고에서 문학의 꿈을 키웠지요. 어린 나이에 홀로 낯설기만 한 광주에 와,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문학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던가요. 그 후, 우리는 광주에서, 서울에서 수없이 만났지만 한번도 내게 거드름을 피우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지요. 언제 만나도 황토같이 끈끈한 전라도 정이 넘쳤지요. 우리가 처음 만나 촌놈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중학교에 다니면서 털메기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하자, 이형은 광주 서중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기차를 봤다고 했지요. 94년이었던가, 노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최하림 시인과 장흥 회진까지 문상을 갔었지요. 뒤뜰에 열린 노란 유자를 하나 따주었지요. 바다와 접한 조그마한 마을의 낡고 초라한 시골집을 보면서, 나는 이형이 유년시절 얼마나 고달프게 자랐을까 상상이 되었습니다. 그 때 이형이 내 문학의 뿌리는 바로 고향과 어머니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형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전라도적인 작가요 전라도를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한의 소리인 판소리와 남도창, 문기(文氣)가 물씬 묻어나는 남도 문인화 등 전라도 문화와 정서를 유별나게 좋아했지요. 형의 여러 작품 속에 점액질의 한과 구성진 남도 가락이 배어 있는 것도 다 그 때문이 아닌지요. 언젠가 형이 내게 “소설은 한의 씻김굿과 같은 것”이라고 한 말을 기억하십니까. 작가는 역사보다는 인간 존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도 했던 것 같습니다. 형은 누구 앞에서나 겸허하면서도 당당했습니다.1993년 영화 ‘서편제’를 통해 전라도의 멋과 신명,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전국에 널리 알리게 되었을 때, 광주의 기관장들이 이형을 일류 요릿집에 초청해 환영연을 베푼 적이 있었지요. 도지사·시장·법원장·검찰청장·교육감·정보부 지부장·신문사 사장들이 다 모였었지요. 그 때 나도 말석에 끼었었지요. 그 자리에서 어떤 기관장이 이형 앞에 무릎을 꿇고 존경을 표시하며 술을 따르자, 이형이 같이 무릎을 꿇고 술잔을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이형의 그 의연하면서도 겸허하고 당당한 모습이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형은 더 큰 소설가로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가소서. 문순태 소설가
  • “말랑말랑한 내 알몸 드러낸 느낌”

    이어령(76)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시집을 냈다. 제목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문학세계사)다.50여년 문단생활을 하면서 낸 첫 번째 시집이다. 이 교수가 대학시설 학교신문에 투고한 시부터 최근에 쓴 시까지 모두 61편이 담겼다. ●“겸허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독백”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 교수는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쁘다.”는 말로 시집 출간의 소감을 밝혔다. 시집 첫머리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그리고 보여서는 안 될 달의 이면같은 자신의 일부를 보여줬다.”면서 “(시를 쓴다는 것은) 딱정벌레의 껍질 뒤에 숨어 있는 말랑말랑한 내 알몸을 드러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도 썼다. ‘시인 이어령’이 사용한 언어는 의외로 소박하다. 각종 평론에서 현란하고 분석적인 언어를 즐겨 쓰던 그의 예년 글쓰기 스타일에 비하면 양념하지 않고 날것으로 먹는 채소와도 같은 느낌이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시들은 시집을 내려고 독자를 의식하고 쓴 글이 아니라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독백을 겸허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가 시를 쓴 것은 그가 2003년부터 1년간 일본 교토의 일본문제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하면서 느낀 외로움을 내밀한 언어로 기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비닐봉지 안에서 식어가는 식빵의 식욕/체온계처럼 옆구리에 끼고 가다가/내일 아침에도 혼자 앉을 식탁을 생각한다.”(‘세븐일레븐의 저녁시간’ 중에서) ●“시는 기도에 가장 가까운 장르” 그가 ‘세븐일레븐의 저녁시간’이란 시에서 쓴 것처럼 일흔이 넘어 이국 땅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해야 했던 시간은 참을 수 없이 외롭고 힘든 것이었다. 이 교수는 “편의점에서 다른 연구원들이 다 떠난 빈 기숙사 가운데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내 방을 바라보며 꼭 재단의 촛불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도에 가장 가까운 장르가 시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표제작이기도 한 그의 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자, 시집에 실린 61편의 시 가운데 신앙시가 11편을 차지하게 된 배경이다. 이 교수는 “나도 나름의 시론을 가진 사람인데 내 시론대로라면 이번 같은 시집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시들은 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적절치 않은 내면의 고백”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시집에서 자신의 시론에 가장 부합하는 시로 꼽는 것은 시집 말미에 실은 ‘양계장 보고서’다. 오로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무자비하게 사육되는 닭의 처참한 모습을 고발하는 보고서 형식의 실험시다. 그는 “정말 소신대로 쓰는 시들은 아마도 죽고나서야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엄정화ㆍ이효리 “‘토크퀸’은 바로 나야”

    엄정화ㆍ이효리 “‘토크퀸’은 바로 나야”

    새로운 음반으로 컴백한 엄정화와 이효리가 이번에는 ‘토크퀸’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엄정화와 이효리는 각각 28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와 SBS ‘야심만만-예능선수촌’에 출연한다. 우선 이효리가 출연하는 SBS ‘야심만만-예능선수촌’은 인기리에 방송된 ‘야심만만’의 시즌2로 인기 MC 강호동을 비롯 김제동, 윤종신, 서인영, MC몽, 닉쿤 등 7명의 MC가 출연해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날 이효리는 과거 시청률 때문에 눈물 흘린 사연을 공개했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이효리는 “‘이효리가 하면 뭐든지 대박’이라는 주변의 기대에 힘입어 드라마 역시 잘 되리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시청률이 기대만큼 못 미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부 언론의 ‘이효리 깎아내리기’는 날로 강도가 높아졌고 부담감에 시달려 남 몰래 운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반면 엄정화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 출연해 “이제는 결혼하고 싶다.”는 속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범수와 함께 ‘놀러와’에 출연한 엄정화는 “불과 1년 전만해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결혼이 하고 싶다.”며 “예전에는 열정적으로 상대방에게 집착하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집착하지 않고도 편하게 사랑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외에도 엄정화는 결혼하자는 프러포즈를 몇 번이나 받아봤는지, 가장 싫어하는 남자 유형, 싱글 생활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노하우 등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대답하며 대한민국 대표 싱글로서의 에피소드와 노하우를 들려줬다. 한편 섹시퀸 자리를 두고 한 판 대결을 벌인 이효리와 엄정화는 이효리가 먼저 컴백한 엄정화를 제치고 지난 주말 SBS ‘인기가요’에서 ‘뮤티즌송’을 차지했다. 사진=엠넷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탐방] 외국인 무용수 몰도바 출신 세르게이·마야 커플

    [주말탐방] 외국인 무용수 몰도바 출신 세르게이·마야 커플

    “이렇게 큰 스케일의 무대가 또 있을까요? 테마파크 전체가 나의 무대지요. 다양한 배역과 거리 공연 등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키우고 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나의 꿈인 뮤지컬 배우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가는 외국인 커플이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카르티라 세르게이(23)와 율리나 마야(23)가 주인공이다. 돈과 경력, 두 마리 토끼를 좇아 동유럽의 몰도바에서 한국까지 찾아 온 그들의 하루를 뒤따라가 봤다. # 한국은 동경의 대상 세르게이와 마야는 약혼한 사이다. 이들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2005년 10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년7개월가량 체류하고 있는 셈이다. 착실하게 모은 돈으로 고국에 돌아가 살 집을 마련한 다음, 결혼도 하고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 생활도 시작하겠다는 야무진 커플이다. 이들이 한달에 받는 월급은 시간 외 수당을 포함해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고국에서라면 다섯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연기자이다 보니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화장품값만 20만원. 나머지 비용을 아끼고 아껴 둘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는 저축을 한다. 거기에 한국에서 일한 경력은 보너스다. 고국에서 후하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국내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용수들의 인권문제가 지난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중앙아시아나 동유럽 국가의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한국이 동경의 대상인 이유다. # 꿈이 있어 어려움 극복 ■오전 9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9시 정각에 일어났다. 토요일은 평일에 비해 출연 프로그램이 하나 더 늘 뿐인데도,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는 날이라 심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 집에서 롯데월드까지는 10분 거리. 회사 뒤편의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서 동료 두 명과 숙식을 함께 한다. ■오전 10시 출근카드에 도장을 찍고 분장실 게시판에서 오늘의 일정을 확인했다. 세르게이는 이집트 병사, 마야는 무희(舞姬) 역할도 있었다. 스케줄 확인 후 곧바로 연습실로 올라가 몸을 풀었다. ■오전 11시30분 점심시간. 늘 그렇듯 연기자용 서양식 메뉴다. 분장을 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먹어야 한다. ■오후 12시30분 오늘의 첫번째 공연인 스테이지쇼 시간이다. 이집트 파라오와 왕비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세르게이는 “연인과 함께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 다른 연기자들은 가끔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토로하지만, 나는 마야와 함께 있어 일도, 생활도 모두 데이트가 된다.”며 씽긋 웃었다. ■오후 1시 공연을 마친 세르게이와 마야 커플이 분장실에 들어왔다. 시장통처럼 떠들썩하다. 노트북 컴퓨터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는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할 듯하다. ■오후 2시 퍼레이드 시간이다. 스테이지쇼는 정해진 레퍼토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퍼레이드를 벌일 때는 나름대로 생각해둔 춤동작을 간간이 펼쳐 보일 수 있다. 퍼레이드 도중 어린이를 안아 준다거나, 악수를 나누는 등 쇼맨십을 보여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후 2시30분 퍼레이드를 마치고 분장실로 들어온 무용수들이 머리와 등에 이고 진 장식들을 벗어 놓았다.5㎏ 정도 되는 꽃장식을 들어 보니 등쪽의 지지대에 땀이 흥건하다. ■오후 3시 오후 5시까지는 휴식 겸 개인 연습시간이다. 오늘은 특별히 브라질에서 온 삼바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예술감독이나 연기자나 통역을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서로간에 힘이 배로 들 듯하다. 고된 일정 속에 일탈의 유혹은 생기지 않을까. 마야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 하나로 한국에 온다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겠죠. 그들과는 입국할 때 비자 타입 자체가 달라요. 전 무용을 전공했고, 무용수로 이루고픈 꿈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왔어요.” ■오후 5시30분 스테이지쇼 시간. 한 번 펼친 공연이지만, 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서야 한다. ■오후 6시 저녁식사. 역시 양식으로 준비됐다. 일찍 먹고 쉬는 게 낫겠다 싶어 20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오후 7시30분 오늘의 마지막 퍼레이드를 벌일 시간이다. 이번엔 어떤 춤동작을 선보일까 고민하며 분장실을 나섰다. ■오후 8시30분 평일엔 8시쯤 퇴근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스테이지쇼를 하나 더 소화해야 한다. 몸은 피곤해도 웃어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들을 보러 온 관람객들을 위해서,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프로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 동료가 소주 ‘딱’ 한 잔만 하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퇴근하는 마야에게 물었다. 일이 고되지 않냐고. 그는 “10시간 넘게 강행군했지만, 꿈이 있어 내 자신을 지탱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 휴일엔 늦잠 잔 후 쇼핑 놀이공원의 특성상 쉬는 날은 다들 제각각이다. 세르게이와 마야 커플은 회사의 배려로 목요일에 함께 쉰다. 마야는 “휴일엔 오후 2시까지 늦잠을 자는 등 한껏 게으름을 떤다.”며 “느지막하게 브런치를 즐기고 오후 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휴일에 꼭 해야 할 일은 장보기다. 점심과 저녁은 회사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걱정없지만, 아침에 먹을 음식 등 생필품들은 일주일치를 미리 사놔야 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대형할인마트가 이들이 주로 찾는 곳. 간혹 명동이나 동대문 등으로 쇼핑을 나가기도 한다. 특히 동대문은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상품들을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 편이다. 고국의 음식을 맛보며 향수를 달래기도 하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한다. #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한국인들 간혹 자신들을 이방인으로만 대할 때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세르게이는 “오래 한국에 있다 보니 한국말, 특히 좋지 않은 표현은 잘 알아 듣는다.”며 “한국말을 모른다고 생각해 막말을 서슴없이 할 때 많이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동료인 우크라이나 출신 다축 안드레이는 서울 지리에 꽤 밝은 편이다. 그런데 택시를 타면 아직도 여기저기 빙빙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소연이다. 그러면서 “잠실에서 이태원까지 1만원이면 충분한데 이리저리 돌다가 1만 5000원이나 나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보이팀과 공연을 벌일 때 많은 사람들이 ‘왜 우크라이나 사람이 끼어 있느냐.’고 묻곤 한다.”며 “밥을 먹을 때도, 함께 소주 한 잔 기울일 때도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털어 놨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서운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르게이는 “한국은 이루고 싶은 꿈에 다가갈 기회를 마련해 준 곳”이라며 “한국에서의 경력은 훗날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또한 “지난해 3개월 동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함께 연습할 기회를 주었던 비보이팀원들의 애정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며 말을 보탰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세계최고 비보이 될 터” 다섯번째 방한 우크라이나인 안드레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기술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비보이들은 단연 한국의 비보이들입니다. 한국에서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세계 최고의 비보이로 성장하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다축 안드레이는 한국 생활에 무척이나 만족해 한다. 비보이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스스로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섯번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체류한 기간만도 3년 가까이 된다. 이젠 거의 매일 삼겹살 안주에 ‘소주 폭탄’을 마실 만큼 한국 사람이 다 됐다. “한국은 나에게 더 큰 꿈과 목표를 선물한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지요. 비보이팀 ‘NUFUNK’ 팀원들과 합숙훈련을 할 때도, 롯데월드에서 활동할 때도 한국 친구들은 늘 내게 고마운 동행자가 됐습니다.” 그가 보는 한국의 비보이들은 세계 최고다. 유럽이나 일본 등 공연 문화가 성숙한 나라들 대신 우리나라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에게 ‘세계 최고의 한국 비보이, 현실은 반지하 월세방’이란 서울신문 6월24일자 1면 기사를 보여 주자 머리를 외로 꼰다. 이런 현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일 터. 연습실에서 동료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매가 사냥감을 앞에 둔 맹금류의 그것과 닮았다. 이제 갓 24세. 외동아들로 애지중지 성장한 그이지만, 오랜 객지 생활은 그를 강한 힘이 느껴지는 프로로 바꾸어 놓았다. “여건이 되는 날까지 한국에서 비보이로 지낼 겁니다. 훗날 이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국에 있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또 그들에게 한국에서 더 큰 비보이 세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제 꿈이자 목표지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외국무용수 어떻게 뽑나 서류심사와 오디션 두번 현지서 고용해 한국 파견 대형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연기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몰도바, 벨로루시 등의 국가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영진(43) 롯데월드 무대감독은 “임금이나 공연 환경 등에서 우리보다 나은 북유럽 국가들을 선호하는 것이 현지의 대체적인 분위기”라면서도 “그들에 못지않은 조건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또한 여전히 동경의 대상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연기자들은 대부분 최장 11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한 E6 비자를 받아 들어온다. 신분은 한국 회사가 현지에서 외국인을 고용한 후 한국으로 파견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놀이공원 관계자들은 유능한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이상 이들 국가로 출장을 간다. 유 감독은 “서류 접수에만 400∼500명씩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3배수 정도로 줄인 다음, 두 번의 오디션을 거쳐 60명 정도를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또 “연세 지긋한 분들도 찾아와 합격시켜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몰도바의 경우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모이 미에르’(Moy Meer)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인광고나 업체 간 비교 등의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파경 빈발 국제결혼 근본 대책은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파경 빈발 국제결혼 근본 대책은

    캄보디아 여성 예미(28·가명)씨는 최근 충북이주여성센터에 들어와 머물고 있다. 지난해 1월 결혼한 한국인 남편 노모(53·노동)씨의 폭력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노씨는 예미씨를 툭하면 때리고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 백일이 갓 지난 아들을 데리고 가출했지만 한국에서 마땅히 갈 데는 없었다. 22세의 한 베트남 여성도 남편 폭력을 견디지 못해 이곳으로 들어와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 이 여성은 수속이 끝나는 대로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문화차이 극복 못해 이혼 급증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이 이혼한 건수는 2004년 1611건에서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에는 5794명에 이르고 있다. 조선족 여성이 많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 여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부인들이 한국생활에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문화차이(23.2%)와 언어문제(21.9%)였다. 이는 충남도가 지난해 12월 말 도내 3048명의 이주 외국 여성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외로움이 16.8%로 3번째였다. 지난해 7월 충남 천안에서 한국인 남편 장모(46)씨에게 맞아 늑골이 부러진 채 숨진 베트남 부인(20)은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서 “한국에 와서 대화할 사람은 당신뿐이었는데 왜 한국말을 못 배우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당시 대전고법 김상준 부장판사는 “문명국의 허울 속에 타국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미숙함과 야만성이 비정한 파국을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2세도 따돌림… 체제부정 세력화 위험 자녀 양육도 큰 문제다. 충남 금산 제원초교 나종석 교사는 “엄마들이 한글에 서툴러 아이들로부터 무시를 당한다.”고 귀띔했다. 인근 남이초교에는 1학년 4명 중 3명,2학년 5명 가운데 4명,5학년생은 8명 중 2명을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차지했다.2005년 보건복지부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첫 실태조사에서 17.6%의 자녀가 ‘엄마가 외국인’이란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주여성센터 한국염 대표는 “이를 방치하면 프랑스 인종 폭동처럼 이주여성 2세들이 기득권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 체제부정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주여성 가정 53%가 빈곤층 빈곤도 문제다.30% 이상이 ‘잘사는 나라에 살고 싶어 한국에 시집을 왔다.’고 했지만 2005년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에서는 국제결혼 이주여성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상태였다. 강원 강릉시로 8년전 시집온 필리핀 여성 글렌 에이 구티에레즈(36)씨는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대소변을 받아내고 식당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까지 1시간반을 걷기도 해 경제부문에서 어려움이 많음을 보여준다. 결혼중개업체 등을 통해 시집을 오다 보니 한국인 남편의 재산과 직업에 대해 속는 일이 비일비재하다.15% 이상은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부인들이 어렵게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하고 있지만 ‘노동시간이 길고’ ‘자녀 양육부담이 늘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어’ 힘들어한다. ●농촌·도시 양극화 해소 긴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연구위원은 “국제결혼이 상업화되고 있지만 결혼이 사적 영역이어서 정부에서 강제 조치를 취하면 시민권제한 논란이 발생한다.”며 “적잖은 여성이 취업을 목적으로 국제결혼을 하는 만큼 노동 위주의 이주정책을 확대해야 억지춘향식 국제결혼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염 대표는 “타이완처럼 일정 재산이 있어야 국제결혼을 허용하는 등 근본적 대책을 고민할 때”라면서 “농촌을 활성화하고 도시빈민을 해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양극화도 줄여야만 다문화가정이 토종 한국인 가정에 밀리지 않고 2세들도 대를 이어 빈곤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강지처클럽’ 주인공 4인방이 말하는 인기비결

    ‘조강지처클럽’ 주인공 4인방이 말하는 인기비결

    지난해 9월 첫방송 이후 총 82회의 대장정을 이어온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극본 문영남·연출 손정현). 종영까지 22회를 남겨둔 이 드라마는 최근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불륜과 외도, 복수라는 통속적인 설정과 억지 전개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에도 불구하고,20%대의 평균 시청률을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는 저력은 뭘까.SBS 일산 드라마 녹화 현장에서 주인공 4인방에게 인기비결을 직접 물어봤다. ‘나화신’ 역으로 10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오현경은 ‘현실성’과 ‘대리만족’을 이유로 들었다.“어차피 인생이란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다. 극화되면서 다소 잔재미가 더해졌을 뿐, 충분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라면서 “단순히 ‘불륜’의 끝을 보여 주자는 것이 아니라 부부와 부모, 이 시대의 조강지처의 의미를 통해 결국 각자의 행복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극중 연하남(이상우)과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는 최근 캐릭터와 관련,“밖에 나가면 주부 시청자들이 ‘내 꿈을 대신 이뤄달라.’고 말하는데, 바람피운 남편을 응징하는 ‘아줌마들의 로망’을 드라마가 간파한 것 같다.”고 했다. 바람을 피우고도 뻔뻔한 극중 한원수를 연기하는 안내상은 실제 자기 모습과 분간이 가지 않는 ‘생생한 캐릭터’를 인기배경으로 꼽았다.“매주 목요일마다 작가, 배우들과 전체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제가 썼던 말과 불렀던 노래들이 나중에 대본에 다 나와 있곤 했어요. 캐릭터를 위해 대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반영한 생생한 캐릭터가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바람난 남편을 ‘쿨’하게 떠나 보내고 재혼을 망설이고 있는 한복수 역의 김혜선은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다면적인 매력에서 이유를 찾았다.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 이어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 또다시 출연한 그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누구 하나 완벽한 ‘악인’이 없다.”는 사실을 짚었다.“인간은 누구나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논리도 있어요. 인간의 다면적인 면을 특유의 감수성에 녹여 내는 것이 문 작가의 특기죠.” 한복수와의 재혼을 앞두고 외도 끝에 떠났다가 돌아온 아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길억’역의 손현주는 어떨까. 정많은 극중 이미지처럼 역시나 그의 해답도 ‘정(情)´이었다.“통속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기러기 아빠의 외로움, 경제적 고통과 이혼의 아픔 등이 생생히 그려졌어요. 그 모든 괴로움을 다스리는 건 결국 인간관계의 끈끈한 정이죠. 그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인터넷,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인터넷,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한국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될까. 지난 2006년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무려 297분(4시간 57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인터넷 이용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하루 반나절 이상 인터넷에 빠져 있는 ‘인터넷 중독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EBS ‘리얼실험프로젝트X’는 의미있는 실험을 했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인터넷 없이 살거나, 인터넷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판이한 인위적 상황을 만들어본 것. ‘인터넷만으로 생활하기, 인터넷 없이 생활하기’라 제목을 붙인 3부작 프로젝트는 8·15·22일 등 앞으로 3주간 화요일 오후 7시50분에 방영된다. 쇼핑, 뱅킹, 교육, 커뮤니티 등 인터넷을 통하면 불가능이 없다. 뭐든지 인터넷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이다. 서울에 사는 중학교 2학년 한별이네 가족은 인터넷 없이 생활해보기로 했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필요할 때 외에는 절대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다. 반대로 대학생 김정민(24)씨와 영어강사 오정주(24)씨는 쌀 일주일치와 종자돈 3만원만을 갖고 오피스텔에 고립된 채 인터넷만으로 살아가야 한다. 제작진은 이들 생활공간 구석구석에 CCTV를 설치해 한달 동안 24시간 관리 감독에 들어갔다. 카메라에는 과연 어떤 모습들이 담겼을까. 인터넷 연결선이 끊어진 한별이네 가족은 첫날부터 힘겨워한다. 한별이와 언니는 공부와 쇼핑을 인터넷 없이 해보기로 단단히 마음먹는다. 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고 더운 날씨에 짜증만 난다. 인터넷을 할 수 없자 가족들은 TV를 보기 위해 거실로 모여든다. 가족간 대화가 늘리라 짐작하겠지만, 웬걸? 가족들은 함께 있는 시간을 어색해하며 알맹이 없는 대화만 나눈다. 한편 인터넷만으로 살아야 하는 정민씨는 어떨까. 이쪽도 만만치가 않다. 인터넷 주문으로 3만원으로 라면을 사서 먹어보지만, 열흘 남짓 지나자 냄새도 맡기 싫어진다. 돈을 벌기도 마땅치 않다. 겨우 찾아낸 것이 재택 아르바이트. 인터넷 병뚜껑 조립으로 이틀 동안 꼬박 일해 2만 4000원을 손에 쥐었을 땐 눈물마저 찔끔 난다. 간신히 생계유지는 가능해졌다지만 외로움은 주체할 수가 없다. 정주씨는 인터넷 방송을 개국했다. 광고 수입만으로 첫날 6만원을 벌어들인다. 먹거리는 물론이고 화장품 구입도 거뜬하다. 하지만 그 역시 외로움과 불면증에 가슴 한 구석이 시리다. 카메라를 피해 울기도 하고, 뜬눈으로 밤샘도 해보지만 소용없다. 정주씨는 결국 제작진에 정신과 진료를 요청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전통 오방색 창작 춤으로

    전통 오방색 창작 춤으로

    윤미라무용단(예술감독 윤미라 경희대 교수)의 2008년 신작 ‘화첩-공무도화(畵帖-空舞渡花)’가 5∼6일 오후 5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화첩-공무도화’는 한국의 전통 오방색을 꽃 이야기로 옮겨놓은 창작 한국춤. 검정, 파랑, 노랑, 빨강, 하양에 종이꽃, 부레옥잠, 유채꽃, 동백, 안개꽃을 각각 접목해 색색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다섯 가지의 꽃은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애오욕(愛惡慾)의 상징. 생명을 담은 ‘어둠 색’ 검정으로 시작해 화려함의 색으로 연결되고 결국 무(無)와 공(空)의 흰색으로 종결된다. 사람 사는 과정들을 색의 변이로 풀어가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오방색 중 검은색은 어둠의 종이꽃 지화(紙花)에 담겨 생명탄생을 예고하고, 푸른 색의 부레옥잠은 태동하는 생명과 열정으로 기운차게 흐드러진다. 그런가 하면 노랑의 유채꽃은 세상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중생들을 닮았다. 빨강의 동백이 홀로 남은 외로움의 극치라면, 하양의 안개꽃은 기우는 해와 달처럼 사라지고 비어진 없음의 세계이다. 꽃의 형상으로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들이 단락별로 추는 듀엣, 솔로, 군무가 서정적으로 교차한다.(02)2263-468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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