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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지난 일요일 저녁 우연히 ‘골드미스가 간다’는 프로그램을 보던 중이었다. 평소, 이십대 초반 같은 싱싱함은 아니나 삼십대의 우아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연예인들이 단 한 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맞선을 보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밀고 당기던 것이 경쟁이 붙으면서 격렬해졌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동물적으로 보여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다. 저렇게 예쁘고 능력 있어 봤자 결국 나이 차면 별 수 없다는 카메라의 적나라한 시선이 같은 여자로서 묘한 열패감마저 느끼게 했다. 일본 드라마 ‘어라운드 40’에서 보면 싱글로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정신과 여의사가 나온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행복지수를 부정하고 의심한다. 제발 남자 좀 만나라고 애걸하는 아버지와 미혼의 불안정함을 걱정하는 새어머니, 은근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기혼자 친구들. 그녀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외침은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이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올 뿐이다.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장문정의 경우도 별로 다를 게 없다. 제아무리 부족한 것 없이 잘난 여성도 애인 없는 마흔이라면 불행할 게 분명하다는 편견이 곳곳에 묻어난다. 어쩌다 그들은 사회적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속으론 오직 독신생활을 청산할 궁리나 하고 있을 거란 오해를 받게 된 것일까. 문제는 그들의 여성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데 있다. 그들이 커리어우먼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보다는 남자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측면이 더 부각된다. 그들이 일터에서 이뤄낸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외로움에 허덕이는 모습이 더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과적으로는 저 혼자 쓸쓸하게 늙어가는 불쌍한 잉여인간으로 저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는 다르다. 그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이다. 일만 열심히 하는 것뿐 아니라 자기를 계발하고 투자하는 데도 게으르지 않다. 암벽등반에서부터 재즈감상까지 인터넷 동호회를 꽉 잡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골드미스다. 또한 그들은 적극적인 프로슈머로서 여러 다양한 제품생산에 기여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새로 구매한 물건의 장단점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 비판함으로써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구두나 화장품 같은 여성용품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그들은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와인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소설책을 사고 공연을 본다. 단순히 소비만 하는 차원이 아니다. 문화를 만들고 움직인다. 눈에 띄는 일례로 뮤지컬을 들 수 있다. 뮤지컬을 소구하는 가장 두꺼운 관객층은 바로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프로듀서들은 그들의 취향에 맞추어 배우를 캐스팅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대변해 줄 작품을 기획 제작할 정도다. 삶은 드라마와 달라서 마음 속까지 읽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겉으로는 씩씩한 척해도 속으로는 시집 못 가 안달났을 거란 예상은 그야말로 추측일 뿐이다. 골드미스는 일은 잘하고 돈은 많지만 결국 외로운 노처녀가 아니라, 30대 이상 40대 미만 미혼 여성 중 학력이 높고 사회적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계층을 말한다. 그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오직 결혼의 여부가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잣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장유정 극작·연출가
  • 한국화 거장 박생광·천경자를 만나다

    한국화 거장 박생광·천경자를 만나다

    생존작가로 한국화의 독보적인 존재인 천경자(85)가 숙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문들이 들리면서 천 작가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21일까지 열리는 ‘공존-박생광·천경자, 미래와 만나다’ 전시가 반가운 이유다. 오방색을 분방하게 사용하며 마치 조선후기의 민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한국의 마티스’ 박생광(1904~85), 그리고 이국적인 풍경과 여인을 화려한 채색으로 그려낸 천경자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옛 학고재 화랑 건물을 인수해 지난해 문을 연 갤러리 이즈가 개관 1주년을 맞아 마련한 첫 번째 기획전이다. 전시는 1층에 ‘박생광-천경자’ 2인전이, 2층과 3층에 고찬규, 곽수연, 권인경, 이길우, 임서령, 임종두, 홍지연 등 젊은 한국화가들의 그룹 기획전이 동시에 진행된다. 20세기 중엽까지 채색화는 문인화(수묵화)가 대세를 이루던 한국화단에서 ‘왜색(倭色)풍’이라고 해서 무시되거나 거부됐다. 박생광은 현재 ‘한국 전통 색채의 마술사’ 혹은 ‘민족 혼의 화가’로 평가받지만, 일본에서 유학하고 광복 후 귀국해 채색화를 그리는 그를 한국화단은 반기지 않았다. 그의 나이 79세 되던 1982년 인도 성지순례와 파리여행을 마친 뒤 그는 민속신앙의 무당굿을 비롯해 탈춤놀이, 불교적 장식미, 불상, 십장생 등을 오방색으로 채색하면서 민족화가풍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분석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모란과 나비’, ‘불상’, ‘민속도’, ‘나녀4’ 등은 1982년 이후의 작업들이다. 천경자의 작업들은 늘 그렇듯이 미인도처럼 여인의 상반신이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여행길에서 만난 여인들로 ‘마그라의 무희’, ‘무명배우 신디’, ‘나바호족의 여인’, ‘자바의 여인’ 등이다. 천경자가 그린 여인들은 자신의 외로움은 물론 자신의 희망과 꿈까지도 아로새겨 놓았다고 하니, 꼼꼼히 볼 일이다. 한수정 갤러리 이즈 대표는 “갤러리 이즈는 대구 달성의 남평 문씨의 문중문고인 ‘인수문고’에서 이니셜을 따 지은 이름으로, 이번 박생광· 천경자 전시 작품도 문중에서 컬렉션한 작품들”이라며 “대관 전시에 치중해 왔지만,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앞으로는 기획전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02)736-6669.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웃사이더 “모든 왕따들과 소통하고파” (인터뷰)

    아웃사이더 “모든 왕따들과 소통하고파” (인터뷰)

    단거리 육상선수, 치타, KTX, 비행기, 제트기, 로켓... 문득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빠르기의 순서가 궁금해졌다. 손쉽게 인터넷을 검색해보기로 했다. 대부분 예상했던 답들이라 내 추측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유독 눈에 띄는 뜻밖의 답 하나가 있었다. 바로 ‘아웃사이더’. 대한민국 래퍼 아웃사이더가 비행기, 로켓 등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니. 물론 그 답이야 장난과 농담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만 아웃사이더의 속도(?)가 불현듯 또 다른 궁금증으로 떠올랐다. 아웃사이더(본명 신옥철)는 엄청 빠른 랩을 구사한다고 해서 일명 ‘속사포 래퍼’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다. 반복되는 가사와 리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후크송(Hook Song)들 사이에서 아웃사이더는 무수히 많은 단어들과 멜로디를 새롭게 내뱉고 있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막(?) 던지는 것도 아니었다. 단어 하나하나 마다 본인의 생각들을 콕콕 박았고 거기에 느낌까지 함께 실어 대중을 향해 쏘아댔다. 하지만 그게 비뚤어진 사회를 향한 외침이나 욕설이 아니었다. 그는 현대인들의 외로움을 함께 공감하며 그들의 지친 감성을 어루만져주고 싶었다고 했다. “어느 조사에서 봤는데 현대인의 85%가 외로움을 느끼면서 살고 있데요. 겉으로는 화려해보이고 웃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이 속으로는 울고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을 노래로 끄집어내고 싶었어요.” 가수 이름은 아웃사이더(out sider), 노래제목은 외톨이라니 진정한 ‘왕따’ 콘셉트가 나왔구나 싶었다. 아웃사이더의 대답 역시 그렇단다. 그는 본인 스스로 ‘왕따’를 자처했다. “이번 음반에 담고 싶은 건 ‘소통’이었어요. 사람들과 진솔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죠. 다 같이 어울려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들 혼자서 살고 있는 거죠.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며 결국엔 나 혼자가 되는 거죠.” 그는 랩에서 들었던 대로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만큼이나 생각도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다. 신인가수들이 쏟아져 나올 때 마다 식상한 상용구로 쓰이던 ‘대형신인’을 이제야 비로소 만났다는 반가움이 스쳤다. 하지만 그 반가움도 잠시, 그는 이미 2004년에 데뷔 음반을 낸 후 몇 장의 앨범을 더 냈다고 했다. “사실 ‘속사포 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벌써 10년차가 됐죠. 아무래도 홍대클럽에서 주로 활동하다보니 모르시는 분이 많죠. 이후 SBS ‘진실게임’에도 출연했었고, 그걸 인연으로 휴대폰 통신CF도 촬영했어요. 그 후로 절 알아보시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역시 TV의 힘이 세던데요.하하” ‘세상에서 가장 빠른 래퍼’라는 수식어를 얻다보니 질투어린 시선도 이따금씩 받게 됐다. 아웃사이더보다 훨씬 더 빠르게 랩을 할 수 있는 래퍼들이 있다면서 은근히 경쟁심을 부추겼다. “솔직히 1집 앨범을 냈을 때는 빠른 랩에 주목을 받았어요. 랩을 잘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연습했죠. 하지만 지금은 빠른 게 다가 아니에요. 랩 안에 제가 담고 싶은 감성과 표현을 다 넣을 수 있는가가 문제죠.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스펙트럼을 다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결코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빠르게 내뱉는다고 다 같은 랩이 아니란다. 아웃사이더는 듣기 편한 랩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었다. 실제로 아웃사이더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랩핑을 했지만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어렵거나 생소한 단어를 발음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연습을 해야 하죠. 그래야 자연스럽게 랩으로 들려드릴 수 있거든요. 평소에 발음 연습도 많이 하지만 호흡도 중요해요. 그래서 평소에 달리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랩이 단순히 머리로 외우고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게 결코 아니거든요.” 아웃사이더는 여타 힙합가수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 있었다. 거친 표현보다는 완곡한 어법을 즐겨했고, 삐딱한 시선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음악에 녹여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영향 받은 가수를 묻자 아웃사이더는 “버지니아 울프와 니체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라며 그들의 섬세한 표현과 내면을 훤히 꿰뚫는 듯 한 느낌에 감탄하고 있었다. 아웃사이더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음악을 전공했던 아버지와 형이 본인 때문에 음악을 포기했었던 일화를 꺼내놓으며 그들 몫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일 빠른 랩퍼’로만 불리고 싶지 않단다. 문학적으로도 인정받는 랩 가사를 선보여 음악 팬들에게 마치 한 편의 책을 읽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다. 1시간 넘게 빠른 랩만큼이나 많은 말들을 쏟아냈던 아웃사이더는 또 하나의 꿈을 펼쳐보였다. “내년이면 제 나이도 28살이에요. 늦은 나이에 군 입대를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아마 군대 다녀온 후라면 진정한 남자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다보면 분명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하나의 인간이 될 테니까요. 내년에 갈 군대가 두렵기보다 기다려지는 걸요.(웃음)”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입 가득 보쌈 받아먹다 턱 빠진 적도 있었죠”

    “한입 가득 보쌈 받아먹다 턱 빠진 적도 있었죠”

    “화가 났거나 다툼이 생기면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행복의 비결이 아닌가 합니다.” 3일 KT의 ‘다문화 가정 한글수기’ 공모전 최고상을 받은 카자흐스탄 출신의 마하노바 아셀(29)은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비결이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행복의 비결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 아셀은 ‘카자흐스탄댁의 서울생활’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시어머니에게 불교식으로 손바닥을 위로 보이게 절을 해 실수한 것이라든가 한입 가득 보쌈을 받아 먹다가 턱이 빠져 병원 응급실로 간 일화 등을 소개하며 한국인 엄마가 다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건호를 낳은 후 혹시 차별을 받지 않을까,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지 못할까 봐 걱정했지만 여러 이웃의 도움을 받으며 걱정은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살아온 환경이 다를 뿐이지 나는 당당하다. 그것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셀은 “서로 다투더라도 20분이 지나면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남편 이영균씨도 “서로 이해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고, 져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셀은 카자흐스탄의 귀금속 공장에서 일하다 파견 근무 온 남편을 만나 사귀었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반했다.”며 2006년 한국으로 시집와 살고 있다. 그는 다른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제가 처음 왔을 때 모두가 받아 주고, 모르는 것을 알려 준 덕분에 점점 이곳이 내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과 만나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래야 생각을 나누고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기 위해 문화강좌를 듣고 있다. ●“아이 가르치는 데 돈 너무 많이 들어” 아셀은 서울살이의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곧 바로 “아이를 가르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상금으로 받은 100만원은 아들에게 러시아어 교재를 마련하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들 건호를 ‘내 희망의 불꽃’이라면서 “예쁜 딸을 더 낳았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음을 지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아셀 외에 베트남 출신의 레티황안 등 10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상을 받았다. 황완묵 KT 국제전화국 국장은 “결혼 이주 여성이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외로움을 풀어 줄 수 있도록 돕고자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속사포 랩’ 아웃사이더 “외톨이들과 소통하고파”

    가수 아웃사이더(본명 신옥철·26)는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이 더 많다.통 큰 지원을 해주는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았고 요즘 가요계에서 흔하디 흔한 앨범 홍보 전략도 없다. 꽃미남을 연상하는 세련된 외모도, 여느 아이돌 가수처럼 어린 나이도 아니다.     가진 게 별로 없다고 초라하진 않다. 각종 온라인 가요 차트 1위 석권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랩을 하는 래퍼’란 타이틀은 아웃사이더가 손수 일궈낸 것들이다.   대형기획사가 제작한 아이돌 그룹과 섹시 컨셉트로 무장한 걸 그룹들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그는 소리 없는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자신 또한 이 세상의 외톨이라고 말하는 아웃사이더를 만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 평범한 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랩을 구사하는 래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 “학창시절 꿈은 신문기자” 학창시절 아웃사이더는 신문기자가 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프로급 글쓰기 실력을 갖고 있다. 아웃사이더가 쓴 글을 읽기 위해 꾸준히 그의 미니홈피를 찾는 네티즌도 하루 평균 1만명 정도 된다. “중학교 1학년 때에 부모님께 칭찬을 받기 위해 논술대회에 나갔는데 운 좋게 입상을 했어요. 그 때 재능을 발견했어요. 그 뒤로는 학교 대표로 논술 대회에 출전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전국 규모 논술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죠.”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그는 래퍼라는 새로운 꿈을 꿨다. 신문기자와 래퍼. 얼핏 잘 매치가 안 되는 직업이지만 아웃사이더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신문기자는 기사를 쓰고 래퍼는 노랫말을 쓴다는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쓴다는 건 같아요. 제가 쓴 글을 다시 랩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죠.”라고 대답했다. ◆ “계약금은 한 푼도 안 받았어요” 아웃사이더는 대학시절 뜻이 맞는 다른 래퍼들과 ‘반쪽날개’라는 팀을 구성했다. 점차 언더그라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강북최강’의 자리에 올라섰다. 당시 소문을 듣고 규모가 꽤 큰 기획사들 여러곳이 러브콜을 보냈다. 신인에게는 파격적으로, 계약금을 수천만 원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아웃사이더는 선배 래퍼인 MC스나이퍼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스나이퍼 사운드’를 첫 번째 보금자리로 선택했다. 계약금은 ‘0원’ 이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MC스나이퍼 형님과 함께 술을 마시는데 형님이 그러더라고요. ‘계약금은 한 푼도 줄 수 없지만 음악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네 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겠다.’고요. 제 오랜 우상이었던 형님을 믿고 그 다음날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어요.” 3년여의 작업. 둘 사이에 갈등은 없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많았다. MC스나이퍼는 아웃사이더에게 혹독한 스승을 자처했다. 2집을 준비하면서 MC스나이퍼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직도 부족하다. 다시 만들어봐.” “그렇게 만든 곡이 138곡이예요. 번번이 ‘별로’라는 대답이 돌아왔죠. 앨범 한 장을 만들기 위해 연습 앨범을 5장이나 만들었어요. 이제와 생각하니, MC스나이퍼 형님은 저를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 했었어요.” 하지만 아웃사이더는 현재 소속된 기획사와 계약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MC스나이퍼의 애정 어린 질책은 아웃사이더를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시켰고 그는 좀 더 집중해 내면에 귀를 기울여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 ◆ “내가 말만 빠른 래퍼라고?” ‘1초에 17음절’이라는 묘기에 가까운 속도로 랩을 하는 일명 ‘속사포 랩’. 아웃사이더에게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기이다. 그러나 일부 음악 팬들은 아웃사이더를 “속도로 승부하는 래퍼”라고 평가절하한다. 또 “속사포 랩을 이슈화해 인기를 얻는다.”거나 “정통 랩이 아니다.”는 따가운 비난을 하기도 한다. 억울하진 않을까. 이러한 비판에 대처하는 아웃사이더의 자세는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빠른 랩 속도는 제가 가진 장점이예요. 속도에 비해 다른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면 그건 제가 감당하고 노력해야할 부분이죠.”라고 말했다. 또 속사포 랩을 이슈화했다는 지적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속사포 랩을 이슈화한 게 맞아요. 아주 의도적이었죠.(웃음) 제 장기를 전면에 세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랩에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랐거든요.”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정통 랩에 관해 언급할 때 그의 눈빛과 말은 가장 강렬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힙합은 퓨전화, 하이브리드화 되고 있어요. 한국 문화에서는 정서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맞죠.”라면서 “정통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어요. 한국에서 정통이 어디 있냐고요.”고 반문했다. ◆ “한때는 조울증…외톨이들과 소통하고파” 2집 타이틀곡인 ‘외톨이’를 만들 때 아웃사이더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실연의 아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휴대전화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은 800명에 달했지만 외로움을 토로할 ‘누군가’가 없었다. “한 때는 조울증을 앓았어요. 밝은 성격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우울함이 숨어있었죠. 계단 두 칸을 오르면 한 칸을 내려가 다시 올라갈 정도로 강박증도 있었어요. 그런 아픔을 내색할 수 없었고 언제부터인가 군중 속의 외톨이가 됐어요.” 아웃사이더는 ‘외톨이’라는 곡에 심경을 솔직하게 담았다. 그리고 가사를 쓰고 랩을 하면서 이제는 제법 내면도 단단해졌다. 수많은 외톨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아웃사이더는 한걸음 성장했고 이제는 조심스럽게 더 큰 꿈을 꾼다. 아웃사이더는 “제가 외로움을 음악으로 버텨냈던 것처럼 외로운 이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 음악과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거든요. 음악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게 제 꿈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의 눈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속사포 랩’ 아웃사이더 “외톨이들과 소통하고파”

    ‘속사포 랩’ 아웃사이더 “외톨이들과 소통하고파”

    가수 아웃사이더(신옥철·26)는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이 더 많다.통 큰 지원을 해주는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았고 요즘 가요계에서 흔하디 흔한 앨범 홍보 전략도 없다. 꽃미남을 연상하는 세련된 외모도, 여느 아이돌 가수처럼 어린 나이도 아니다.      가진 게 별로 없다고 초라하진 않다. 각종 온라인 가요 차트 1위 석권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랩을 하는 래퍼’란 타이틀은 아웃사이더가 손수 일궈낸 것들이다.    대형기획사가 제작한 아이돌 그룹과 섹시 컨셉트로 무장한 걸 그룹들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그는 소리 없는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자신 또한 이 세상의 외톨이라고 말하는 아웃사이더를 만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 평범한 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랩을 구사하는 래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 “학창시절 꿈은 신문기자”      학창시절 아웃사이더는 신문기자가 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프로급 글쓰기 실력을 갖고 있다. 아웃사이더가 쓴 글을 읽기 위해 꾸준히 그의 미니홈피를 찾는 네티즌도 하루 평균 1만명 정도 된다.      “중학교 1학년 때에 부모님께 칭찬을 받기 위해 논술대회에 나갔는데 운 좋게 입상을 했어요. 그 때 재능을 발견했어요. 그 뒤로는 학교 대표로 논술 대회에 출전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전국 규모 논술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죠.”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그는 래퍼라는 새로운 꿈을 꿨다. 신문기자와 래퍼. 얼핏 잘 매치가 안 되는 직업이지만 아웃사이더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신문기자는 기사를 쓰고 래퍼는 노랫말을 쓴다는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쓴다는 건 같아요. 제가 쓴 글을 다시 랩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죠.”라고 대답했다.     ◆ “계약금은 한 푼도 안 받았어요”      아웃사이더는 대학시절 뜻이 맞는 다른 래퍼들과 ‘반쪽날개’라는 팀을 구성했다. 점차 언더그라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강북최강’의 자리에 올라섰다. 당시 소문을 듣고 규모가 꽤 큰 기획사들 여러곳이 러브콜을 보냈다. 신인에게는 파격적으로, 계약금을 수천만 원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아웃사이더는 선배 래퍼인 MC스나이퍼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 ‘스나이퍼 사운드’를 첫 번째 보금자리로 선택했다. 계약금은 ‘0원’ 이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MC스나이퍼 형님과 함께 술을 마시는데 형님이 그러더라고요. ‘계약금은 한 푼도 줄 수 없지만 음악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네 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겠다.’고요. 제 오랜 우상이었던 형님을 믿고 그 다음날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어요.”      3년여의 작업. 둘 사이에 갈등은 없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많았다. MC스나이퍼는 아웃사이더에게 혹독한 스승을 자처했다. 2집을 준비하면서 MC스나이퍼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직도 부족하다. 다시 만들어봐.”      “그렇게 만든 곡이 138곡이예요. 번번이 ‘별로’라는 대답이 돌아왔죠. 앨범 한 장을 만들기 위해 연습 앨범을 5장이나 만들었어요. 이제와 생각하니, MC스나이퍼 형님은 저를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 했었어요.”      하지만 아웃사이더는 현재 소속된 기획사와 계약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MC스나이퍼의 애정 어린 질책은 아웃사이더를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시켰고 그는 좀 더 집중해 내면에 귀를 기울여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     ◆ “내가 말만 빠른 래퍼라고?”      ‘1초에 17음절’이라는 묘기에 가까운 속도로 랩을 하는 일명 ‘속사포 랩’. 아웃사이더에게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기이다. 그러나 일부 음악 팬들은 아웃사이더를 “속도로 승부하는 래퍼”라고 평가절하한다. 또 “속사포 랩을 이슈화해 인기를 얻는다.”거나 “정통 랩이 아니다.”는 따가운 비난을 하기도 한다. 억울하진 않을까.      이러한 비판에 대처하는 아웃사이더의 자세는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빠른 랩 속도는 제가 가진 장점이예요. 속도에 비해 다른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면 그건 제가 감당하고 노력해야할 부분이죠.”라고 말했다.      또 속사포 랩을 이슈화했다는 지적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속사포 랩을 이슈화한 게 맞아요. 아주 의도적이었죠.(웃음) 제 장기를 전면에 세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랩에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랐거든요.”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정통 랩에 관해 언급할 때 그의 눈빛과 말은 가장 강렬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힙합은 퓨전화, 하이브리드화 되고 있어요. 한국 문화에서는 정서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맞죠.”라면서 “정통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어요. 한국에서 정통이 어디 있냐고요.”고 반문했다.     ◆ “한때는 조울증…외톨이들과 소통하고파”      2집 타이틀곡인 ‘외톨이’를 만들 때 아웃사이더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실연의 아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휴대전화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은 800명에 달했지만 외로움을 토로할 ‘누군가’가 없었다.      “한 때는 조울증을 앓았어요. 밝은 성격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우울함이 숨어있었죠. 계단 두 칸을 오르면 한 칸을 내려가 다시 올라갈 정도로 강박증도 있었어요. 그런 아픔을 내색할 수 없었고 언제부터인가 군중 속의 외톨이가 됐어요.”      아웃사이더는 ‘외톨이’라는 곡에 심경을 솔직하게 담았다. 그리고 가사를 쓰고 랩을 하면서 이제는 제법 내면도 단단해졌다. 수많은 외톨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아웃사이더는 한걸음 성장했고 이제는 조심스럽게 더 큰 꿈을 꾼다.      아웃사이더는 “제가 외로움을 음악으로 버텨냈던 것처럼 외로운 이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 음악과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거든요. 음악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게 제 꿈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의 눈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에너지 수입 99%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덴마크. 덴마크는 지난 25년 동안 GDP가 78% 증가했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가량 감소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녹색기술로 에너지 강국으로 떠오른 덴마크의 놀라운 기적을 살펴본다. ●으라차차 녹색시대(KBS1 오전 11시) 백운산과 섬진강의 맑은 기운으로 둘러싸인 광양 매화마을. 이곳에 매년 관광객 수만명의 발길을 잡는 비밀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매실 직거래 장터. 매실로 만든 수십 가지 음식을 맛보고, 수확체험까지 할 수 있다. 연간 126억원 매출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놀라운 성공 비법을 공개한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혼자서 뮤지컬을 보고 온 대풍이는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진풍이를 찔러 본다.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진풍이는 괜히 시비 붙는 대풍이가 이상하기만 하다. 한편, 파마하고 툭 하면 거울을 보는 광호가 미심쩍은 옥희는 급기야 배표 두 장을 발견하고 미용실로 달려가는데 그곳에서 오영달씨 부인 문숙이를 만난다. ●2009 외인구단(MBC 오후 10시50분) 엄지와 혜성의 키스를 목격한 동탁은 엄지와 세연 모두에게 쌀쌀한 태도로 대하며 미국에 가 있으라고 한다. 한편 백두산을 자신의 술집 게스트라며 인터넷에 올린 영순 술집의 사진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안티를 만들고, 두산은 자신 때문에 팀 전체가 구설수에 오른 것이 미안해 점점 위축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20분) 돼지, 조류, 인간의 바이러스가 섞여 만들어진 변종 바이러스인 신종플루가 세상을 공격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대항할 면역체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다. 현재 전 세계 3만명 이상 감염, 14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 신종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 살펴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청력이 저하 또는 손실되어 나타나는 난청. 그리고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이명. 청력 노화뿐만 아니라 MP3, 휴대전화 소음으로 인해 젊은 난청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청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평소 귀를 잘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라 한다. 난청과 이명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경기 성남시에 사는 현숙자 할머니는 오늘도 집 밖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집 안에 혼자 있는 외로움이 싫어 도시락을 받으러 복지 센터로, 쓰레기봉투를 받으러 주민 센터로 매일 외출할 이유를 만들어 집을 나선다. 사람의 온기가 그립다는 현숙자 할머니의 사연을 만나본다.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고부 갈등 피하려면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고부 갈등 피하려면

    급격한 핵가족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갈등’은 여전히 가족갈등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서울시가 2005년 집계한 ‘SOS 가정의 전화’ 상담통계에 따르면 가정불화 상담 3156건 가운데 1위는 성격차이(15.8%), 2위는 배우자 부정(15.7%), 3위는 고부·친족갈등(14.4%)이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종속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살지 않아도 불협화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고부갈등을 피하기 위해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감사’와 ‘배려’는 고부갈등을 원천봉쇄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약이다. 우선 며느리의 입장이라면 1년에 몇 차례 선물을 많이 사들고 시댁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정기적인 안부전화를 통해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안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지 못하겠다면 시부모님의 기념일에 집중하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칭’도 불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과도하게 눈치 볼 필요는 없지만 시댁식구, 특히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신랑을 대하는 태도를 눈여겨보기 때문에 호칭에 주의해야 한다. 편하게 “야”라고 부르는 장소는 부부가 단둘이 있을 때로 한정하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시어머니에게는 집안살림 노하우를 묻거나 1년에 단 몇 번이라도 같이 쇼핑을 다니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마음에서 잘 우러나지 않는다 해도 가급적 시어머니 앞에서는 최대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어머니도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불화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아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아들의 행복을 바란다면 함부로 며느리를 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며느리를 ‘딸’처럼 귀여워하지 못하겠다면 사생활만이라도 존중해야 한다. 직접적인 간섭은 불화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또 딸이나 동서가 있다면 그들 앞에서 과도하게 며느리의 위신을 깎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슨 일이든 먼저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일을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부갈등이 심해지면 부부싸움으로 번져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남편의 자세도 중요하다. 한국가정상담연구소 관계자는 “특히 남편이 부모 앞에서 아내의 흉을 보는 행위는 ‘금기사항’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개성회담,北 요구 일방통보 가능성 노 전대통령의 마지막 걸음 걸음…CCTV 공개 회색빌딩 숲속 녹색생명 ‘꿈틀’ ’정부가 간섭 안 하느냐’ 질문에… 되레 괴로운 국가유공자들 ‘쌉쌀 달콤’ 고진감래주 아세요
  • [4일 TV 하이라이트]

    ●반갑습니다 선배님(KBS1 오후 7시30분) 뛰어난 연기와 화려한 애드리브로 주연배우보다 더 빛나는 명품조연, 박철민. 그가 고향 광주에 떴다. 후배들은 박철민 선배와 함께하는 최고의 수업을 통해 그들만의 꿈을 찾는다. 박철민의 학창시절 비하인드 스토리와 조선대학교부속고등학교 2학년 2반 후배들의 아주 특별한 만남을 소개한다. ●30분 다큐(KBS2 오후 8시30분) 동반자살, 극심한 우울증 등 듣기만 해도 머리에서 김이 나는 듯한 골치아픈 사회병리현상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외로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약간 심심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외로움 자가 진단 테스트’를 따라해 보자. 외로움의 고수들이 전하는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방법도 알아본다. ●태희 혜교 지현이(MBC 오후 7시45분) 개그맨이 되라고 강요하는 누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장우는 우연한 기회에 희진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부쩍 친해지고 이를 본 최은경은 둘이 사귀는 줄 알고 오해한다. 은경은 희진에게 돈 봉투를 내밀며 장우와 헤어지라고 닦달을 하는데…. ●두 아내(SBS 오후 7시15분) 영희는 운전을 하다가 철수에게 가지말라고 잡던 때를 떠올리며 허전해한다. 영희는 지호를 만난 자리에서 커피를 권유하는 그에게 장례식때 고마웠다고 말하다가 보험회사 FC교육을 받아보겠다고 나선다. 이에 지호는 지난 일들은 빨리 잊으라며 영희와 커피잔으로 건배를 한다. ●과학실험 사이펀(EBS 오후 7시50분) 비눗방울 속에 100명 넣기 한국신기록 작성! 과학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최초로 한국기록 인증서를 받아 세상에서 가장 큰 비눗방울이 탄생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샛별중학교 실내체육관에서 비눗방울에 사람을 많이 넣는 진기록에 도전한다. 아찔하고 짜릿한 도전 성공 순간을 지켜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최근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대구시립 예술단의 ‘공씨의 헤어살롱’이 상하이에서 무료로 공연돼 동포들이 모처럼 문화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극중 배우 5명이 특수 제작한 25개의 마스크를 번갈아 쓰며 25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마임극 형태에 드라마처럼 잘 짜여진 구성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 “국민을 부엉이바위로 내몰지 말라”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긴급 호소문’을 냈다. ‘국민을 부엉이 바위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는 제목이다. 김 전 장관은 호소문에서 “부엉이 바위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짙은 외로움이 바로 국민의 마음”이라며 이 대통령이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촛불집회 상황을 거론하며 “또다시 공안정국을 조성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긴다.”면서 “대통령님은 그때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님은 촛불이 꺼지는 순간 돌변했다. 약속을 저버리고 검찰·경찰 등을 동원해 국민의 입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님 주위에 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하자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이유 때문인지 대통령님께서는 다시 공권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대통령님께서 국민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공안통치의 유혹에 빠지면 무서운 재난이 우리를 덮칠 것이며, 나는 그것이 두렵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또 “미디어 관련법 등 다수의 힘으로 관철시키려는 이른바 MB법들이 국민의 합의로 처리되도록 결단해달라.”면서 “너무나 외로웠던 노 전 대통령의 마음, 너무나 서러운 국민의 마음을 받아줘야 하며 국민을 또다시 부엉이바위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덕수궁 분향소 추모 발길 이어져

    1일에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시민분향소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발길이 계속됐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난 자영업자 박경석(38)씨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적힌 자보를 읽고 있었다. 그는 “시민 분향소를 찾은 게 벌써 3번째”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느꼈을 외로움과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서 계속 오게 된다.”고 말했다. 분향소를 차린 시민상주단은 박씨처럼 노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기리고 싶어 하는 추모객들을 위해 사십구재인 다음달 10일까지 분향소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원봉사자 김인(40)씨는 “옛날에 상주는 사십구재까지 매일 아침, 점심, 저녁 고인 앞에 인사를 올렸다.”면서 “국민 모두가 상주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상주 황일권(45)씨는 “서거일인 지난 23일부터 80만명의 조문객이 다녀갔고 영결식 이후에도 4000여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에 분향소를 찾은 회사원 김선옥(32·여)씨는 “솔직히 국민장 기간동안 별 감흥이 없었는데 지난달 29일 노제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면서 “공식추모기간은 끝났지만 한 번 찾아뵙는 게 사람된 도리라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그만 애도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영길(65)씨는 “이렇게 슬퍼하기만 하는 건 고인의 뜻이 아닐 것”이라면서 “빨리 털고 일어나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게 더 큰 도리”라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시가 없이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를 버린다는 건 삶을 포기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겠죠.” 제17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66) 시인은 평생 곁에 두고 살아온 시에 대해 “질투가 많은 연인”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시인은 “한때는 소설을 쓴 적도 있고, 에세이도 쓰고 있지만 역시 제게는 시뿐이며 나의 존재보다 시의 존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각하며 쓴 작품” “시는 자기만 바라보고 무릎을 꿇어야 좋은 작품을 내보여 준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열한 권의 시집을 냈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재등단한 이후 37년 동안 한순간도 놓지 않고 꾸준히 시를 써온 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애초 ‘여상’에서 1964년 등단했던 것에 습작기까지 치면 50년이 훌쩍 넘는다. 시인은 여고생 시절 학교대표로 경남백일장에 참석해 상을 받고 그렇게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와 인연을 맺었다. 오래 시를 쓰며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된 세월의 무게를 글로 쓴 것이 수상작 ‘헛 눈물’(현대시학 2009년 3월호)이다. 수상작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명료하면서도 절제된 언어로 다듬어 내며 삶의 본질을 노래한 작품. “세월이 지나며 여성성을 상실해 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지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참 싫었지만 어느날 새벽에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후두둑 흐르더라고요. 예전 내 어머니처럼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오래 지냈지만 스스로도 시인의 삶은 한 없이 외롭다고 한다. “시인은 스타도 아니고, 좋은 시를 위해서는 언제나 혼자여야 하고, 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그렇다고 독자들이 그 고통스러운 결과물을 열심히 보지도 않지요.” 시를 쓰기 위해 고통 속에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또 “시가 있었기에 삶의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까지는 오만했지만 문학에 눈을 뜨고부터는 자기존재를 잠식하는 시가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오랜 투병, 남편과의 사별, 홀로 된 외로움 속에서도 그 곁을 지켜 준 건 바로 시였다. 원로시인이지만 그 역시 슬럼프가 많았을 터. “젊을 때 고통과 상처를 받다 보니 시가 관념적으로 변했습니다. 또 상처를 숨기기 급급하다 보니 시가 공감을 얻기 힘들었죠. 그러다가 그걸 확 터뜨려 보이자 시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숨겨진 상처 터뜨리니 시 좋아져” 생전 공초에 대한 기억은 한 컷의 그림으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학생 때 명동의 한 주점에 들어 갔는데 담배 피우는 공초를 보면서 ‘괴팍한 예술가’의 모습을 연상했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 누구나 궁금해진다. 시인은 “외롭게 사는 게 사는 재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정희(1948~1991) 시인의 시구절 하나를 인용한다.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가끔 집 주변에 있는 탄천을 산책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 외 시간은 강연과 글쓰기 등으로 보낸다. 지난해 에세이집을 냈고, 곧 새로운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종이’를 소재로 인간 정신의 근원을 노래할 50편 정도의 연작시도 책으로 낼 예정이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헛 눈물 슬픔의 이슬도 아니다 아픔의 진물도 아니다 한 순간 주르르 흐르는 한줄기 허수아비 눈물 내 나이 돼봐라 진곳은 마르고 마른곳은 젖느니 저 아래 출렁거리던 강물 다 마르고 보송보송 반짝이던 두 눈은 짓무르는데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 어둑어둑 어둠 깔리고 저녁 놀 발등 퍼질 때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 ■ 약력과 낸 책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89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1997년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2001년 시와시학상 수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수상 ●시 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아가’, ‘황홀한 슬픔의 나라’, ‘백치슬픔’, ‘아버지의 빛’, ‘열애’ 등 ●산문집 ‘백치애인’,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소 설 ‘물 위를 걷는 여자’
  • 윤태영 전 대변인 “보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윤태영 전 대변인 “보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떠난 고인에 대한 애정을 절절히 표현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어떤 책을 읽고 생각을 했는지를 ‘미래를 말하다’ ‘유러피언 드림’ 등의 짧은 독서목록과 함께 소개했다. 다음은 윤태영 대변인이 쓴 글의 전문이다.  1.사저 안마당으로 통하는 작은 대문이 입주한 이래 항상 열려있었던 기억을 지워버릴 정도로 굳게 닫혀 있었다. 뒤편 가운데 위치한 대통령의 서재는 유난히 어둡고 침침해졌고, 남과 북으로 면한 통창의 절반 이상까지 황갈색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따스한 온기를 담고 지붕 낮은 집을 찾던 남녁의 햇살은 대문 밖에서 서성이거나 안마당 위의 허공을 맴돌았다. 창문 틈의 그림자까지 잡아채려는 취재진들의 렌즈가 내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부터 사적인 영역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조치가 만들어낸 사저의 분위기였다.  4월 중순, 대통령의 사저는 생기를 잃어가면서 때로는 적막감마저 휘감고 돌았다. 그 안에 선 대통령은 유난히 머리가 희여 보였다. 사저를 둘러싸고 형형색색들의 꽃들이 피어나 울적한 대통령을 위로하려 했지만, 대통령의 시야에 드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특유의 농담이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 이제는 부산 사투리의 억양마저 없어진 듯 나지막하고도 담담한 대통령의 어조가 서재 밑바닥으로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다.  형님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대통령은 지인들의 사저 방문을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대통령의 만류에 많은 참모와 지인들이 발길을 돌렸지만, 2009년 새해 첫 날에는 그래도 적지 않은 손님들이 사저를 찾았다. 이어지는 설 명절, 대통령의 만류는 더욱 강해졌고 손님의 숫자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서울로부터 여러 명이 참모들이 내려오는 일이 있으면 대통령은 주말을 이용해 1박 2일로 다녀갈 것을 주문했다. 긴 외로움으로 생겨난 마음 속 빈 자리를 그렇게 해서라도 채워보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4월, 봄이 되면 재개될 것으로 생각했던 방문객 인사는 고사하고 대통령은 오히려 사저 안으로 안으로만 갇혀질 수밖에 없었고, 사저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더욱 더 뜸해졌다. 5년 전 탄핵의 봄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유폐생활에 대통령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있었다.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는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오히려 마음의 부담만이 커지고 있는 듯했다. 원래 사람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기약 없이 계속되는 혼자만의 시간이 더욱 길었을 법하다. 재임시절 내내 은밀한 독대는 거부하면서 회의실 의자가 동이 나도록 사람들을 불러 모아 이야기하고 싶어했던 대통령에게 홀로 앉은 텅 빈 서재는 참으로 낯선 풍경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뇌하는 캐릭터,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는 워크홀릭, 대통령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진보주의 연구’ 등에 대한 생각을 천착하고 다듬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작업은 예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 틈틈이 대통령은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겠나?’, ‘이렇게 된 내가 이 이야기를 한다 해서 설득력이 있겠나?’라는 회의를 스스로에게 때로는 참모들에게 던지곤 했다.  4월초의 어느 날, 대통령을 둘러싼 파란이 시작되기 1주일여 전, 대통령은 구술회의를 마치고 서재를 나서다가 무언가 아쉬움이 남은 듯 출입문 앞에서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던졌다.  “내가 글도 안 쓰고 궁리도 안하면 자네들조차도 볼 일이 없어져서 노후가 얼마나 외로워지겠나? 이것도 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글이 성공하지 못하면 자네들과도 인연을 접을 수밖에 없다. 이 일이 없으면 나를 찾아올 친구가 누가 있겠는가?”  차마 대답조차 할 수 없는 질문을 남긴 채 서재를 나선 대통령. 그 뒤에서 참모들은 한동안 멍하니 있거나 아니면 뒤돌아서서 소리 없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2.길고 고독한 시간들. 그 피폐한 시간들 속에서도 서재 안 대통령의 자리 앞에는 언제나 수북이 책들이 놓여 있었다. 대통령은 끊임없이 책과 자료를 찾았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그 속에서 다시 두 권의 책을 찾았고, 심지어는 외신에 등장하는 기고들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독서가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더욱 치열하게 하고 생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었다.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그 주제 속으로 파고들어 애초의 줄거리에서 일탈하는 경우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예전엔 그다지 흔치 않았던 일이었다. 작은 주제 하나를 이야기하는 데 인용되는 책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인간의 기원으로부터, 유전자, 국가의 기원과 역할, 지나간 우리 역사에 대한 회고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탐구하는 주제와 소재들은 방대했다. 방대한 넓이만큼이나 그 천착의 깊이도 땅속으로 끝없이 뻗친 큰 나무의 뿌리와도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지식의 수준과 양의 측면에서 대통령과의 격차를 느끼던 참모들은 이 시절을 거치면서 그 격차가 더욱 커져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쉽고 편안한 대중적 언어를 구사하는 대통령이었지만, 이미 그 철학과 사상의 깊이는 쉽게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책을 향한 깊은 몰두를 보며 오죽하면 고시공부 할 때 독서대를 개발했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스럽게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단순히 혼자만을 위한 지적 호기심 충족은 아니었다. 대통령은 자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읽은 책 가운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강력히 추천했다. 아니, 직접 수십 권을 구입해서 나눠주곤 했다. 작년에는 폴 크루그만의 [미래를 말하다], 최근에는 유럽의 사회보장체제를 설명한 [유러피언 드림]. 대통령은 특히 이 책을 최고의 책으로 평가하고 찬사를 보내며 이런 책을 꼭 한번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판 유러피언 드림’.  말 잘하는 대통령이란 세평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확실히 말보다 글을 선호했다. 독서를 좋아한 이상으로 글을 잘 쓰고 싶어 했다. 글에 대한 욕심이야말로 대통령의 수많은 욕심 가운데 최대의 것이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기막힌 카피도 종종 튀어나오고 또 말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스타일이었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컴퓨터 앞에 앉아 글로 정리하는 것을 즐겼다.  소박하면서도 서민적인 언어를 구사하다가 수많은 공격을 받아 시달린 경험 탓이었을까? 대통령은 말로서 사람을 설득하기보다는 한 권의 책으로 설득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근본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집착 이상의 것이었다. 글을 잘 정리하는 사람을 옆에 앉혀두고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야겠다는 집념이었다.  대통령은 홈페이지에 카페를 열고 시스템을 만들어 공동창작을 모색했다. 시스템을 만들고 그 안에서 각종의 문제를 제기하고 댓글을 다는 순간, 대통령은 분명 미래를 꿈꾸며 사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공동창작을 위한 시스템이 뼈대를 갖추었던 날, 사저의 모든 비서들이 참으로 오랜만에 대통령의 생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글을 쓰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약한 허리에 상당한 무리를 주고 있었다. 진퇴양난이었다. 글을 쓰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수록, 허리를 비롯한 육체의 건강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고 손을 놓자니, 밖으로부터 다가오는 힘겨움과 그 긴 시간들을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시간을 이겨내기 위한 책과 글에 대한 집념이 건강을 갉아먹는 악순환의 늪으로 대통령을 서서히 끌어들이고 있었다.    3.2004년 하반기.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순방의 강행군은 대통령의 건강을 무력화시켰다. 대통령은 극도로 지쳤고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주치의와 진료의는 금연을 강권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의 정치역정은 흡연과의 전쟁이었던 셈. 번번이 대통령은 패배했다. 후보 시절의 금연 패치가 그러했고, 이 때의 금연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은 담배를 피우는 손님이 오면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내심으로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한 두 개비씩 조심스럽게 피우던 담배는 2005년 대연정 제안으로 인한 상처가 깊어지면서 이전의 애연가 수준으로 완전히 회귀하고 말았다.  봉하마을로의 귀향. 어쩌면 그것은 대통령이 금연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만 비서로부터 개비로 제공받는 제한적 공급에 동의했다. 이 방식이 얼마나 담배를 줄이는 데 기여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나마의 끽연조차도 작년 말 건강진단 후에는 의료진의 강력한 금연 권고 앞에서 다시 중단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했다.  건강은 완벽한 금연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된 상황은 대통령의 손에서 담배가 끊어지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담배, 어쩌면 그것은 책, 글과 함께 대통령을 지탱해준 마지막 삼락(三樂)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남긴 글에서 말했듯이 책 읽고 글 쓰는 것조차 힘겨워진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기댈 수밖에 없는, 유일하지만 허약한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담배로는 끝내 태워 날려버릴 수 없었던 힘겨움.  지금이라도 사저의 서재에 들어서면 앞에 놓인 책들을 뒤적이다가 부속실로 통하는 인터폰을 누르며 ‘담배 한 대 갖다 주게’하고 말하는 대통령, 잠시 후 배달된 한 개비의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대통령이 ‘어서 오게’ 하며 밝은 미소를 짓는 대통령.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 모습이 영결식을 앞두고 다시금 보고 싶어진다. 미치도록….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고양 아람미술관 행복한 상상展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고양 아람미술관 행복한 상상展

    꿈을 꾼다. 상상을 한다. 거대한 벽 같던 현실이 모래알처럼 작아져 마음껏 ‘희롱’할 수 있다. 누가 내 날개를 꺾을 것인가, 우주를 쥐락펴락하는 나의 손이 손오공을 사로잡은 부처님 손 같다. 이런 해방과 일탈의 상상을 현대 도시인들은 얼마나 자주 하고 살까? 상상은커녕 끝없이 어깨를 짓누르는 일상에 평범한 사색의 시간조차 갖지 못할 지경이다. 작은 상상의 편린은 꿈도 꾸기 어려운 형편인 것이다. 이런 도시인들을 위해 고양 아람미술관이 마련한 전시가 6월28일까지 열리는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다. 도영준, 홍주희, 강지만, 최석운, 안윤모 등 소장 작가와 중견 작가 20명이 참여한 이 전시는 ‘엉뚱, 유쾌, 발랄’, ‘파라다이스’, ‘도시인들의 행복한 상상’의 소주제 아래 갖가지 유머러스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인다. 그런데 출품작들 가운데 왠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쩐 일일까? 그 씁쓸함은 현실의 긴장과 갈등이 상상의 이미지에도 남아 있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상의 세계로 진입하더라도 끝내 털지 못하는 현실의 비애 혹은 아픔이 여진처럼 존재한다는 것인데, 어쩌면 바로 그 이유로 이 작품들이 각박한 일상을 사는 도시인들에게 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것인지 모른다. 도영준의 ‘수박 사무라이’를 보자. 수박처럼 생긴 사무라이가 양손에 칼을 쥐고 그악한 웃음을 짓고 있다. 그의 주위로는 몸통이 베이거나 잘린 다른 수박 인간들이 주검처럼 널브러져 있다. 이 작품이 기묘한 것은 칼로 몸을 벤 게 그대로 드러나 매우 잔인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음에도 그 베인 존재가 수박이어서 전혀 끔찍하거나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박이야 여름만 되면 무시로 ‘절단 되는’ 존재가 아닌가. 이 만화 같은 상황에 관객은 큭큭 웃으며 수박이 수박을 베는 상황을 기발하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웃음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잦아들게 되는데, 이는 비록 코믹한 형식의 표현이라도 이 작품이 우리 내면의 강렬한 복수심과 증오심을 들춰내기 때문이다. 경쟁이 지상의 선이 되고 부자 되는 게 가장 숭고한 목표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다수는 본의 아니게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좌절감이 불러오는 파괴 본능은 우리의 상상을 이렇듯 저항의 그림자로 얼룩지게 한다. 강지만의 ‘얼큰이’ 시리즈도 재미있다. 노골적인 잔인함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외로움이 지닌 쓴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얼굴이 커서 얼큰이로 불리는 작품 속 주인공은 나름대로 행복해 보인다. 열대 섬에서 휴가도 즐기고 즐거운 생일 파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혼자다. 혼자 노는 게 익숙해져 그 불편을 모르고 산다. 그게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한다. 이 시대 젊은 한국인들의 자화상이다.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최측근 이광재의원 옥중 추모편지 “남기신 씨앗들 뿌리내려 숲 이룰 것”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최측근 이광재의원 옥중 추모편지 “남기신 씨앗들 뿌리내려 숲 이룰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서거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 구치소에서 고인을 기리는 장문의 편지를 쓴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이 의원은 “21년 전 5월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 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 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라며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그는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라면서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 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 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라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기억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연일 벼랑 끝으로 처참하게 내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라면서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글을 통해 남긴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맛비처럼”이라는 말로 A4용지 4장 분량의 편지를 끝맺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가려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김해 박정훈 유대근기자 jhp@seoul.co.kr
  • ‘실종’ 준서 소속사 “경찰협조 예정…소재파악 주력”

    ‘실종’ 준서 소속사 “경찰협조 예정…소재파악 주력”

    그룹 블루스프링 멤버 준서가 본인이 운영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한 후 잠적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준서(본명 박준성ㆍ24)는 지난 19일 오후 미니홈피에 ‘한번쯤은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준서가 올린 글에는 연예계 데뷔한 지 5년이 지났지만 현재 수입이 없는 상태로 가족 없이 지내는 고통과 외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준서의 소속사 관계자는 20일 오후 6시께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도 준서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아직 경찰에 협조를 구하지 않았지만 곧 할 예정이다. 일단은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준서에게 특이한 징후를 감지했는지 묻자 관계자는 “그런 건 없었다. 우리 회사와는 올해 계약했기 때문에 사실 그 이전 상황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무런 연락 없이 9년째 혼자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우리는 준서를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우리도 너무 답답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사진출처=준서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기인형’ 日감독 “배두나 역, 위안부 의미없다”

    ‘공기인형’ 日감독 “배두나 역, 위안부 의미없다”

    한국배우 배두나가 출연한 일본영화 ‘공기인형’(空氣人形)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62회 칸 국제영화제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언급했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공기인형’은 독신남성의 여자친구 대용품인 인형이 감정을 갖게 돼 사랑에 빠지는 멜로판타지물. 배두나는 이 영화에서 인형 ‘노조미’를 연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식 상영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여배우가 외로움을 달래는 인형을 연기했다는 점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일부 사람들이 한일 역사가 개입된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단지 이 역할을 연기할 일본 여배우를 떠올릴 수 없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내용을 전한 프랑스 통신사 AFP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한국 여성들이 위안부로 희생당했다.”고 설명하며 “일본 남성에게 성적 도구로 쓰이는 인형을 한국 여성이 연기했다는 부분에 대한 비판 가능성을 고레에다 감독은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로 국내 관객들에게 알려진 고레에다 감독은 배두나의 캐스팅에 대해 “원래 배두나의 팬이었다. 그래서 캐스팅에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극중 알몸 연기까지 불사하며 열연을 펼친 배두나는 인형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씨표류기’ 이해준 감독 “밤섬 김씨는 내 모습” (인터뷰)

    ‘김씨표류기’ 이해준 감독 “밤섬 김씨는 내 모습” (인터뷰)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를 원한다. 영화는 누군가를 설득하는 작업이니까.”라는 몇 마디로 ‘작가주의에 가까운 감독’이라는 편견을 일순간 날려버렸다. 영화 ‘김씨표류기’의 이해준(36) 감독. 그의 영화적 모토는 자신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의 두 번째 연출작 ‘김씨표류기’는 이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그가 늘 겪어왔던 재정적인 문제와 영화감독이라는 직업 특성상 많이 느끼는 외로움 등은 영화 속 남자 김씨(정재영)의 무인도 표류 이야기와 상당부분 겹친다. “제게 영화 작업은 제 마음을 그냥 보여주는 행위예요. 저도 김씨처럼 카드 빚이 있을 때가 있었어요. 사실 재정적인 문제는 여전히 있어요. 무인도에서 물고기를 어떻게 잡아먹을까, 자장면의 면을 어떻게 만들까 등 남자 김씨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고민들은 모두 제 것이기도 해요. 자살하려던 김씨가 한강 밤섬에서 홀로 표류하는 모습을 그리며 삶이 만만하지 않고 녹록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이해준 감독은 광고창작을 전공한 뒤 광고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광고는 자신이 생각했던 세계와는 달랐다. 긴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했던 분야가 영화. 영화란 작업은 상상하는 것을 이야기로 만들고 그것을 스크린에 담는 것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좋아하던 이해준은 ‘충무로의 이야기꾼’이 됐다. 20대 초반부터 시작해 10여 년간 해온 시나리오 작가 생활 덕분에 이해준 감독의 시나리오는 신뢰감을 준다. 영화 ‘품행제로’(각본)가 그랬고 ‘안녕 UFO’(각본), ‘천하장사 마돈나’(각본, 연출)도 그랬다. 그러나 영화계의 신뢰를 받는 그조차도 자신의 꿈이 “계속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충무로의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발언이다. “현재의 충무로 여건상 영화를 계속하는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죠. 다음 영화, 다다음 영화를 하는 게 꿈입니다. 위기 의식을 느끼게 하는 영화 시스템이에요. 한 편, 한 편 영화를 만드는 게, 살아남는 게 힘든 일이죠. 영화에서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정려원)가 교감하는 것처럼 관객과 좋은 작품으로 교감하고 싶어요.”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책을 말한다] 관찰자의 눈으로 본 한국

    중국에서 교직에 있다가 한국에 귀화하면서 생활하게 된 이후 한국사회의 각계각층과 다양한 사람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여기에 호기심 많은 성격까지 한몫하여 어느덧 일상의 면면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카메라로 들여다보듯, 오랜 시간의 경험과 느낌을 일기로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됐다. 처음 한국을 접했을 때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유교적인 문화, 예의 바른 모습, 역동적인 삶, 그리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존심 강한 한국인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전통적인 과거의 모습이 바뀌며 가치관 또한 혼란에 부딪치는 한국적인 변화된 문화 특성이 자연스레 속속들이 거울에 비치듯 투시됐다. 외적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세계의 공허함을 느끼며 불안, 초조, 외로움, 우울함 등이 사회 전반에 밀려들 것이라 느꼈다. 이러한 사회변화의 과정을 통해 한국 그리고 인간사회의 욕망, 집착, 번뇌, 행복의 본질을 찾아보고, 동시에 한국·중국 문화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살벌한 한국 엉뚱한 한국인’(첸란 지음, 일송북 펴냄)은 그렇게 나왔다. 남녀, 정(情), 자녀, 학(學), 민(民), 업(業), 부, 낙() 등 8개 부분으로 나누어 조명하고, 우리의 삶에 연관성 있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게 하고자 했다. 한국과 중국은 유교문화 영향을 받아 비슷한 것 같지만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서로 오해가 많이 생겨 비즈니스에서도 갈등이 빗어지기도 한다. 한국인은 “남편이 집에 있던데, 잘렸어?” “노처녀가 뭘 믿고 버티냐?” 등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사례가 많다. 중국인 관료는 선물 받은 골동품의 진위여부를 여러 명의 감정사를 불러 판별하려 하지만 모두 위작인 줄 알면서도 “好?!(좋다)”를 연발하고 진실을 말하기를 꺼린다. 나중에 위작이라는 것이 판명나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않아 책임질 일은 없다고 여긴다. ‘좋다’는 모방을 잘했다거나 색깔이 좋다는 의미도 포함되기에 애매모호하게 표현하여 괜히 상대의 체면을 깎아 기분 상하게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중국인을 두고 외국인은 “속이 시꺼멓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 때문이기에 비난하고 경시하기보단 이해하려는 게 오히려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원제는 ‘타인의 거울에 비친 오늘의 한국인’이었다. 중국사회의 병폐에 대해 한국인에게 소개하는 글을 쓰려는 계획이었다. 중국보다 한발 앞선 한국사회의 관찰자 입장에서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의미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출판사에서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조언과 비판, 그리고 중국과의 다른 점도 비교해 독자들의 궁금증도 풀어주기를 원해 내용을 추가했다. 이방인이 한국인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으로 오해할까 부담이 앞섰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거울 역할은 한국인, 중국인을 떠나 모두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용기를 가지고 매절 뒷부분에 글을 더 붙였다. 첸 란 전 북경연합대한국 캠퍼스 교수
  •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방송할 뿐”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방송할 뿐”

    “라디오의 매력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소통이에요.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인간의 감성에 잘 맞는 매체죠. 현대인들이 외로움을 타는 시대라 21세기는 라디오 시대가 될 겁니다.” 7~8년 정도 됐을 때 반복되는 일상처럼 느껴져 권태기가 왔다. 그 고비를 넘기자 10년은 채워야 겠다고 생각했고, 10년만 하면 야박한 것 같아서 조금 더 한다는 게 19년이 됐다. 처음엔 주로 LP를 틀었으나 어느 새 CD를, 요즘은 음악 파일을 이용하는 시대가 됐다. 처음엔 팝 전문 프로그램이 대세였으나, 지금은 가요 프로그램이 대세다. 변하지 않은 점이 있다면 시그널이 나오는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방송을 한다는 것. ●19년 장수 비결은 젊은 감각 17일 방송 7000회를 맞는 MBC 라디오 팝 전문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터줏대감 배철수(55)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에 우환이 있거나 몸이 아팠을 때 50번 정도 마이크 앞에서 행복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라면서 “하지만 6950회는 행복했다고 자신합니다.”고 돌이켰다. 1990년 3월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로 20년 전에도 주 청취층이 20, 30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꼽았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했다는 뜻이다. 배철수는 “밥을 먹어도, 대화를 해도, 농담을 해도 젊은 친구들과 하려고 노력해요. 예능 프로그램도 열심히 보곤 하죠. 그래서 젊은 감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게 힘이 된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수많은 해외 뮤지션들이 음악캠프에 초대 손님으로 거쳐갔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음악 인생에 영향을 끼쳤던 뮤지션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딥퍼플의 이언 길런이나 존 로드, 블랙 사바스의 토니 아이오미 등이다. 그는 “보통 게스트가 오면 스튜디오에 앉아서 맞이하는데 그 아저씨들이 왔을 때는 음악 중간에 밖으로 나가 한국식으로 깍듯이 인사를 했죠.”라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PD는 첫 연출자였던 박혜영 PD. 박 PD는 이후 인생의 반려자가 됐다. ●“좋은 음악과 긍정적인 생각 전달” 그에게 좋은 방송이란 가장 단순한 것이다. 좋은 음악을 틀고, 이야기하고 좋은 사연이 오면 소개하는 것. 배철수는 “제 방송을 듣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기분 좋아졌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좋은 음악과 긍정적인 생각, 세 번의 피식하는 웃음을 전달하는 게 목표예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도 즐거워요.”라고 말한다. 그는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며 저에게 주어진 방송 2시간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방송할 뿐”이라고 씨익 웃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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