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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5 남북정상회담 4돌] 北대표단 방한 안팎

    남북 정상회담 및 6·15 남북 공동선언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민간인 신분으로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6·15 남북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를 북한측과 공동 주최한다.앞서 김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엔 토론회 참석차 내한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3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그가 북측 인사들과 만난 것은 퇴임 이후 처음이다. 임동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영접을 받은 이 부위원장은 방문록에 ‘력사적인 6·15는 민족의 긍지입니다.6·15 4돐 기념 국제토론회 북측 대표단 리종혁 2004.6.14’라고 적은 뒤 임 특보와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김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 부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4년 전 평양에 오셨을때 뵙고 4년 만에 뵙습니다.신색이 좋습니다.”라고 인사했다.이에 김 전 대통령은 “이번 4주년에 오셔서 민족문제를 논의하게 돼 전 민족이 경하할 일”이라며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고 배석했던 김한정 비서관이 전했다. 한편 ‘6ㆍ15 공동선언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에 참가할 북측 대표단 126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4일 오후 내한했다.특히 북측 대표단에는 지난 93년 북송된 이인모씨의 외동딸 현옥씨도 포함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현옥씨는 “아버지가 40여년 동안 옥고를 치른 땅에 오니 가슴이 아프다.그동안 아버지를 돌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승진·인천 김학준기자 redtrain@seoul.co.kr
  • [출동 아줌마]우리아이 멋내기 발품·정보로

    아이들 옷을 살 때에는 언제나 망설여지게 마련이다.세살배기 외동딸 아이에게 늘 예쁘고 좋은 옷을 사주고 싶지만,아이들은 금세 크기 때문에 올해 산 옷을 내년에 입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크게 마음을 내서 옷을 사려고 해도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딸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주부들과 아이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같이 쇼핑도 하게 된다.어린이들의 옷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자. ●이태원 지하상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맥도널드 옆에 위치한 건물 1층과 지하에는 외국에서 꽤 유명한 브랜드 옷들을 많이 팔고 있다.‘아베크롬비,DKNY’와 같이 유명한 어른 옷들도 팔고 있지만 ‘짐보리,갭,오즈코시’ 같은 아이들 옷을 전문으로 파는 곳이 2∼3군데 있다. ‘리미티드 투(limited too)’ 같이 좀 큰 아이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은 티셔츠가 1만원선,바지와 원피스는 2만원,카디건이나 재킷은 2만원선에 구매할 수 있다.남자 아이들 옷보다는 여자 아이들 옷이 더 많다. ●인터넷 사이트 요즘은 많은 아이들 브랜드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서 이월상품을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베이비 부(www.Babyboo.co.kr)’나 ‘베이비 히어로스(www.babyheros.co.kr)’와 같은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해 두면 이월상품 업데이트 날짜를 이메일로 통보해 주는데,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 만에 상품이 동나기도 한다.그만큼 요즘 소비자들은 정보수집에 적극적이다. 토이월드 (www.toyworld.co.kr) 사이트는 ‘아가방에뜨와’,‘쇼콜라’의 제품들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40∼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아이베이비(www.i-baby.co.kr) 등 육아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본사에서 진행하는 ‘블루독’,‘해피랜드’와 같은 브랜드의 세일행사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3∼4일 간격으로 단기간에 진행하는 행사가 많기 때문에,이 또한 정보가 빨라야 가능하다. ●상설매장 가까운 상설매장도 자주 이용한다.상설매장에 가면 기본적으로 정가의 40∼50%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6월 말과 12월 말,1년에 2번씩 2∼3주 동안 50%로 인하해서 팔던 물건들을 추가로 할인해 7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이들 옷은 별다른 유행이 없으므로,이때 2∼3년 동안 입을 옷들을 한꺼번에 구매해도 무방하다.딸아이의 옷을 사기 위해 자주 가는 목동에는 ‘베네통’과 ‘베이비 부’ 상설매장이 있다. 신현정 시민기자
  • 세계사 편력1,2,3/곽복희·남궁원 옮김

    “보통 사람들이 언제나 영웅일 수는 없다.그들은 날마다 빵과 버터,자식 뒷바라지,또 먹고 살아갈 걱정 등 여러가지 문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단 때가 무르익어 사람들이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확신을 갖게 되면 아무리 단순하고 평범한 사람이라도 영웅이 되며,역사는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해 커다란 전환기가 찾아온다.그리고 그들 속에서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 모든 사람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큰 일을 이루도록 이끄는 것이다.” ●印영웅 네루가 딸 간디에 보낸 편지 196편 인도의 독립영웅 자와할랄 네루가 1930년 외동딸 인디라 간디의 13번째 생일을 축하해 보낸 옥중편지의 한 대목이다.네루가 나이니 형무소에서 쓴 이 편지는 거창한 도덕적 설교나 엄숙한 얼굴의 훈계가 아니다.네루 자신의 표현대로 “착한 요정이 줄 수 있는 공기나 정신,영혼으로 된 어떤 것”,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선물이다.어떻게 지도자가 탄생하고 역사를 이끌어가는가를 소상하게 일러준 네루의 글은 훗날 인도의 초대 여성총리가 된 인디라 간디의 신념과 용기의 원천이 됐다. ●이야기체 편지글… 부담없이 읽혀 네루가 1930년부터 1933년까지 3년 동안 옥중생활을 하면서 딸에게 쓴 196편의 편지글들을 모은 ‘세계사 편력1,2,3’(원제 Glimpses of World History,곽복희·남궁원 옮김,일빛 펴냄)이 ‘결정판’의 형태로 완역돼 나왔다.이야기체의 편지글 형식인 만큼 부담없이 읽힌다는 게 장점이다.이 글들이 씌어진 시기는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때.우리 역시 그 당시 일제의 지배 아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의 입장에서 보는 세계사’라고도 할 수 있다. ●어린 딸의 역사적 안목 키워주려 노력 1919년부터 간디 밑에서 인도 독립을 위한 반영투쟁에 나선 네루는 1921년 이래 1945년까지 여덟 차례 체포되면서 9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네루는 어머니와 할아버지마저 투옥돼 홀로 남겨진 어린 딸에게 편지를 통해 역사와 인생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려 했다.조국애에 대한 강조도 잊지 않았다.“가장 오래된 도시인 베나레스,즉 옛날의 카시를 찾아가 그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렴.아득한 옛날-숱한 제국의 몰락과 새로운 복음을 가져온 불타,오랜 세월 평화와 위안을 찾아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 않니? 늙고 쇠퇴하고 지저분하고 악취가 나지만 활기차고 연륜으로 가득차 있는 곳이 바로 베나레스다.그 얼굴에서 인도의 과거를 볼 수 있고,강물의 속삭임 속에서 사라진 세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민족우월·제국주의 반대… 민주적 평등 강조 세계 역사는 바야흐로 중심이동이 이뤄지고 있다.이제 더이상 서구와 미국중심의 편협한 역사관으론 다변화하는 현대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중국·인도 등 동양의 새로운 강자가 역사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네루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누구보다 앞서 읽었다.그는 모든 민족의 자주성과 평등을 강조하며 민족우월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나아가 동양이 과거엔 오히려 서양을 능가하거나 동등했음을 편지 곳곳에서 강조한다.“세계 여러 민족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르지 않다.지도는 여러 나라들을 울긋불긋하게 구분해 놓고 있지만 그 색깔 구분이나 국경에 연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시아 사람들은 커다란 파도가 밀어닥치듯 몇번이나 유럽을 정복했다.그들은 유럽에 문화의 빛을 전해줬다.아리아인,스키타이인,훈족,아랍인,몽골인,투르크인….아시아는 이 민족들을 마치 메뚜기떼를 낳듯이 잇따라 키워냈다.사실 유럽은 오랫동안 아시아의 식민지와 같은 존재였다.” ●“행동은 사상의 종점이다” 네루가 국민회의파에 참여하게 된 것은 1916년 간디를 만나 그의 행동주의에 영향을 받아서였다.네루는 자신의 196회분 마지막 편지에서 “행동은 사상의 종점이다.”라는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의 말을 인용하며 다시 한번 ‘행동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행동을 동반하지 않는 사상은 모두 미숙아이며 변절이다.만약 우리가 사상의 주인이 되려 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행동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롤랑의 말은 곧 네루의 말이기도 하다.각권 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발언대] 안타까운 기러기아빠의 비극/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며칠 전 또 한 명의 ‘기러기 아빠’가 세상을 등졌다.이번에 숨진 사람은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의 중견 간부로,외동딸의 유학에서 비롯된 외로움이 빌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자식 교육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가족의 가치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가족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로 생존의 의미를 부여하기에 그만큼 소중한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1만 5000명에서 2만명의 새로운 ‘기러기 아빠’가 탄생하고 있다니 실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엄청난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공황까지 감수하면서 처자식과 생이별한다는 말인가? 그만큼 이 땅의 교육여건이 열악하다는 방증이다.학교에 들어가기 무섭게 아이들은 입시 경쟁에 휘둘려야 하고,부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에 짓눌려야 한다.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펼쳐볼 기회도 없이 각종 학원과 과외로 하루 해가 모자랄 지경이다.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대학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전공보다는 취직공부로 4년을 보내야 하고,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10년 넘도록 공부한 영어는 외국인을 만나면 주눅부터 드니 무슨 재주로 이 땅의 교육에 희망을 걸겠는가? 해마다 늘어나는 ‘기러기 아빠’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사회의 기초가 되는 가정의 붕괴는 물론이고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유학과 연수비 명목으로 지급된 대외 비용이 자그마치 18억 5220만달러로 3년 만에 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소중한 달러가 자식들의 유학비용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도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격언처럼 이 땅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이런 교육열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었음도 잘 알고 있다.그러니 자식교육에 대한 우리 부모들의 지극 정성을 탓할 수만은 없다.문제는 이 땅에서 낳은 자식들을 오죽하면 외국까지 보내겠느냐는 그 절박한 심정의 이해에 있다.그만큼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환부가 크고 깊다는 뜻이다. 교육 주권을 수호한다는 미명아래 국수주의에 사로잡힌 교육관으로는 국가의 장래를 기약할 수 없다.교육이라고 시장경제의 원리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우리 교육에도 희망의 빛이 보인다면 외국에 나갔던 자녀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이제라도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우물안 개구리 식의 ‘안방 교육’이 지속되는 한,‘기러기 아빠’의 안타까운 사연은 계속될 것이다. 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 시민문화유산 1호 탄생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문화유산 1호인 서울 성북동 ‘최순우 옛집’이 10일 개소식을 갖는다. 내셔널트러스트란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 및 문화 유산을 시민들의 기증과 기부를 통하여 확보한 뒤 시민들이 주도하여 관리하는 시민운동.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공동대표 김상원 김성훈 양병이)는 지난 2002년 12월 시민들의 성금으로 매입한 최순우 옛집의 복원·수리공사가 끝남에 따라 시민들에게 공개하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며 한국미술사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은 수많은 논저를 통하여 한국미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의 폭을 넓힌 미술사학자.그가 1976년 사들여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최순우 옛집’은 전 국민의 필독서가 된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를 쓴 곳이기도 하다. 성북동 고택은 1920년대에 지어진 한옥으로,조선말기 선비집의 운치를 그대로 이어받았다.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행랑채가 마주보고 있으며 소나무 산수유 등이 심어진 뒤뜰도 아름답다.집안에는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이라는 혜곡 선생이 쓴 현판이 걸려 있다.‘문을 닫아 걸면 이곳이 바로 깊은 산중’이라는 뜻이다. 대지 120평에 건평이 45평인 이 집은 혜곡의 외동딸이 관리해 왔으나 다가구 주택 건축바람이 불면서 보전에 어려움을 겪었다.2001년 1월 발족한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위원회(위원장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는 같은 해 9월부터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하여 사들일 수 있었다. 집값은 7억 8000만원으로 모금액은 8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매입 이후 보수·복원 자문회의를 거쳐 공사를 끝마치기까지 들어간 비용의 100%를 민간모금으로 충당했다. 최순우 옛집은 한국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거듭난다.시민참여 문화유산 보전의 명실상부한 첫번째 성과인 만큼 당연히 시민들에게 되돌려지는 것.사랑채에는 고택을 관리·운영하고,문화유산 보전에 필요한 민간기금 모금을 선도할 ‘재단법인 내셔널 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사장 김인회 전 연세대 박물관장)이 입주한다.최순우 옛집 개소식은 문화유산기금 발족식을 겸하게 된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최순우 옛집에 이어 오리 이원익(1547∼1634)선생의 유적지인 광명시 충현서원터와 서울 안국동의 윤보선 전 대통령이 살던 집,안동 하회마을의 북촌댁,인천 근대문화유산 지역,대천 선교사수양관 등을 보전대상으로 선정해 놓았다. 이에 앞서 내셔널 트러스트는 2002년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를 시민자연유산 1호로 확보하여 시민들의 자연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에 있는 매화마름 군락지는 땅주인 사재구씨가 112평을 무상으로 기증했고,800평은 시민기금으로 매입할 수 있었다. 한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오는 2020년까지 국민소득의 1%를 시민자산의 매입과 관리·운영을 위하여 적립하고,100만명의 회원과 5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며,전국토의 1%를 소유 관리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최순우 옛집이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02)739-3131.www.nationaltrust.or.kr 서동철기자 dcsuh@˝
  • 中명품족 ‘샤오황디’

    연간 소비재 판매시장 규모가 올해 한국 국가예산의 5배에 이르는 600조원(2002년 기준) 가량인 중국에서도 왕성한 구매력을 가진 샤오황디(小皇帝)세대. 중국 시장에 뛰어드는 외국기업이 늘면서 이들 세대의 명품 선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78년 입안된 지화성위(計劃生育) 정책에 따라 80년부터 태어나기 시작한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을 일컫는 말이 샤오황디 세대다. 20∼24세인 샤오황디 1세대는 중국 전역에 8000만명 가량.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4일자)는 “중국에 유행과 브랜드·품질을 심하게 따지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신 소비층’을 이끄는 집단은 대학 졸업 뒤 괜찮은 임금을 받는 직장에 취직한 샤오황디 1세대다. 베이징(北京) 시내의 한 국영은행에 근무하는 우얀(24·여)은 대표적 신 소비층이다. 지난해 결혼한 우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버는 돈은 모두 명품을 사는 데 쓴다.우 부부가 모는 중국산 시트로앵 승용차는 부모들에게 받은 3만위안(약 420만원)에 은행융자금을 보태 산 것이다. 지난 2002년 광고회사 제일기획이 30·40대 중국 신흥부유층 18가구를 한달여간 집중 조사한 결과,이들이 선호한 명품브랜드는 ▲옷은 베르사체 ▲신발과 핸드백은 페라가모 ▲화장품은 SKⅡ 등이었다. 황장석기자˝
  • [일요영화]

    ●프롬프터(KBS1 오후 11시25분) 좀처럼 접하기 힘든 노르웨이 작품으로 힐데 하이어 감독의 1999년작이다.주인공 시브가 겪는 여러 인간 관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따라간다.원제 ‘프롬프터(The Prompter)’는 연극이나 오페라 무대 뒤에서 배우에게 대사를 읽어주는 주는 사람을 말한다. 시브는 오페라 극장에서 프롬프터로 일한다.시브는 대작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바쁜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과 부딪치게 된다.그 중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전처의 아이들을 키우는 남자와의 결혼.대사를 읽어주는 작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 시브인 만큼 널찍한 공간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결혼해 새로 들어갈 집에는 그녀의 공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남편의 집은 남편과 전처가 사용하던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두 아이들까지 함께 살면서 시브가 들어설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튜바 주자까지 끼어들어 머리를 아프게 한다.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점점 괴로워하던 시브는 음악에 대한 열정마저 잃고 공연 중에 실수까지 하게 된다.결국 집과 직장을 떠나게 된 시브는 갈 곳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이영표기자 tomcat@ ●피아노 치는 대통령(SBS 오후 11시45분) 학부형과 교사로 만난 대통령과 딸의 선생님이 각자 신분의 굴레를 벗고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안성기 최지우 주연. 대통령 민욱은 지하철에 노숙자 차림을 하고 잠행시찰을 하는 등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얻고 있다.그의 외동딸이 다니는 학교에 새로 부임한 여교사 은수는 학생의 편에 서는 소신있고 엉뚱한 여교사.영희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고 은수는 영희의 부모님을 호출하려고 하지만,전화를 받는 곳은 다름 아닌 청와대…. ●사이먼 세즈(MBC 밤 12시25분)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주연한 007 스타일의 액션물. 특수 경찰 사이먼은 에시톤의 감시에 여념이 없다.에시톤은 첨단 무기 밀수입 등 검은 돈을 이용해 자신의 야심을 키우려는 악당.옛 동료였던 사설 탐정 닉은 납치된 미국 고관의 딸을 구해 오라는 임무를 맡고 있으며,인질과 교환하려는 콤팩트디스크(CD)는 최근 개발된 휴대용 레이저의 암호를 푸는 장치.사이먼의 활약으로 납치범이 에시톤임을 알게 되지만 인질을 구하려면 CD를 넘겨줘야 하는데….˝
  • [영화 vs 영화] '콜드 마운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뜨겁게 달굴 화제작 2편이 20일 나란히 개봉한다.할리우드의 ‘간판’ 니콜 키드먼·르네 젤위거가 주연하는 서사멜로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과,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신예감독 소피아 코폴라의 데뷔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콜드 마운틴’은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등 8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고,‘사랑도…’는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등 4개 부문에 올랐다.두 작품이 같은 부문에서 불꽃경쟁을 벌이게 된 셈이다. ●콜드 마운틴 썩어도 준치.이것저것 따지는 까다로운 관객들에게 ‘콜드 마운틴’은 이 한마디만으로 마음을 열게 할 수 있을 듯하다.전혀 다른 색깔의 할리우드 톱스타 니콜 키드먼과 르네 젤위거,‘리플리’‘A.I’ 등을 통해 깎은 밤처럼 깔끔한 이미지를 다듬어온 영국출신 미남배우 주드 로가 타이틀롤을 맡았다.거기에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남북전쟁 막바지 무렵인 1860년대.불신과 증오만이 도사린 불안한 시대상황을 짧게 비춘 카메라는 곧 운명적이어서 더 위태로운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목사의 외동딸로 화초처럼 커온 아이다(니콜 키드먼)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 콜드마운틴을 찾아오고,젊은 목수 인만(주드 로)과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사랑이 무르익기도 전에 인만은 남군 병사로 전쟁터로 나가고 아이다는 기약없이 긴 기다림에 들어간다. 찰스 프레지어의 인기소설이 원작인 영화에서 전쟁은 남녀의 운명적 사랑이야기를 극적으로 돋을새김하는 부수적 장치.격렬한 전투신이나 전장의 포염 장면 등은 배제된 채 펼쳐지는 파란많은 러브스토리다. 인만이 떠나고 아버지까지 여읜 아이다는 세상과 담을 쌓고 폐인처럼 살아간다.얼마 뒤 삶을 방치하고 있던 아이다 앞에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서도 삶의 의지로 똘똘 뭉친 산골처녀 루비(르네 젤위거)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멜로의 울타리 밖으로 시야를 넓힌다.탈영병으로 쫓기며 사선을 넘나드는 인만,탈영병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하는 의용대,끝없는 불신 속에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일상 등을 번갈아 비추며 전쟁의 후유증을 담담하게 고발한다. 호불호가 뚜렷이 엇갈릴 만하다.대자연을 담은 스펙터클 화면에 휴먼드라마처럼 느리고 굴곡많은,‘러브 오브 시베리아’류의 연애담을 좋아한다면 흡인력이 있을 영화다.반면 서사의 존존한 짜임새를 따진다면 ‘덩치만 컸지 싱겁기 짝이 없는 로맨스’로 폄하될 여지도 적지 않다.인만과 아이다의 짧은 만남에서 무엇이 그토록 절절한 사랑을 꽃피우게 했는지,최소한의 설명조차 생략해버린 듯해 뜨악해진다. 황수정기자 sjh@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겉으로 드러난 사교성과는 달리 내면적인 고립감에 번민하는 고독한 군중이 바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이 저서 ‘고독한 군중’에서 정의한 ‘군중 속의 고독’ 개념을 다룬다.나아가 그 고독이 의사소통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따스함도 갖고 있다. 영화는 연령과 경험 등 전혀 다른 조건의 남녀가 고독이라는 상처를 함께 앓다가 서로에게서 소통의 가능성을 찾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삶의 모든 것이 심드렁한 40대 중반의 할리우드 스타 밥 해리스(빌 머레이)가 일본 위스키 CF를 촬영하기 위해 도쿄에 온다.이국 체험은 새로운 활력은커녕 고립감만 키워준다.통역도 엉망이고 일정에 없던 토크쇼 출연 제의 등 모든 게 혼란스럽다.좀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본어로 더빙된 자신의 출연영화를 보거나 호텔 바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무표정한 일본인들의 얼굴 속에 키가 큰 해리스가 고개를 삐죽 내민 엘리베이터 장면은 그의 낯섦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쿄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주인공은 또 있다.유명 사진작가인 남편의 출장을 따라 온 샬론(스칼렛 요한슨).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그녀 역시 모든 게 공허하게 느껴진다.일에만 매달리는 남편은 형식적 대화로 일관해 그녀의 허전함은 깊어간다.꽃꽂이 강습장을 나가고 친구들과 어울려도 보지만 다 시시하고 무료함만 커진다. 영화는 두 사람의 ‘실존적 고독’을 따로 조명하면서 스쳐지나게 하다가 차츰 거리를 좁혀가는 방식을 택한다.호텔 바,수영장 등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비슷한 내면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소통의 가능성을 찾게 된다.극적인 반전 없이 두 사람의 일상과 겉도는 주위 풍경을 스케치하듯 진행하는 흐름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하지만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의 절제된 감성연기는 눈길을 끈다.특히 빌 머레이의 우수에 젖은 표정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 시이 가즈오 日공산당 위원장/“北, 핵포기하면 자국 이익 될것”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한국 방문과 관련,“적절한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시이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공산당 중앙본부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특별회견을 통해 “북한은 군사 만능론이어서 강력한 물리적 억지력을 가지면 안전확보가 가능하다고 되풀이 주장하고 있지만,이런 카드를 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북한의 핵개발 계획 포기를 강력히 촉구했다.그는 당 대회(1월13∼17일)에서 천황제,자위대를 한정용인하는 강령개정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언젠가는 자위대를 해소하고,천황제를 없앤다는 당의 정책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시이 위원장이 2000년 위원장이 된 이후 한국 언론과 회견을 갖기는 서울신문이 처음이다.다음은 회견내용. ‘천황’의 방한이 거론될 때마다 일본 정부는 “환경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위원장의 방한에도 그런 ‘환경정비’가 필요한가. -여러 조건을 볼 필요가 있다.작년 방일한 노무현 대통령을 국회에서 만났을 때 “한국에 오면 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발언이 한국에서 파문을 일으켰다고 들었다.한국 정계의 반응도 주의깊게 봤다.여러 의미에서 (방한의)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어떤 교류를 하고 싶은가. -서로가 안심하는 아세안 같은 동북아시아 평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6자회담이 소중하다.회담이 진전돼 열매를 맺으면 동북아 평화의 틀로서의 잠재력이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가 강제로 이뤄졌다는 점을 아직도 (일본에서)인정하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그런 점을 해소한 뒤에라야 일·한의 우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령에는 북방 4개섬 반환요구는 있지만 독도문제는 언급이 없는데.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북방 4개섬은 분명 일본 영토이다.독도는 연구 중이다.독도가 1905년 일본 시마네(島根)현으로 편입됐을 당시 한국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런 역사문제를 음미해서 양국이 의논해 해결해야 한다. 일본 공산당은 대중봉기로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고 사회주의,공산주의를 건설하는 혁명노선을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면의 목표로는 자본주의 틀에서 일본의 민주적 개혁을 이루는 것이다.종속적인 대미관계를 대등하게 바꾸고 재계,대기업의 횡포에서 국민생활 중심의 경제로 바꾸는 것이다.자본주의를 초월한 미래사회가 사회주의,공산주의이고 역사가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단계든 국민 합의와 공감을 얻어 의회에서 다수를 획득해 진행한다는 것이다.(대중봉기 같은)수단은 일절 취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개헌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어떤 점이 문제인가. -헌법9조가 중심이다.왜 9조를 바꾸려는지 그 동기가 문제다.일본의 평화나 안전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에 자위대가 가담하기 위해 9조 개악을 하려고 한다.일본 지배세력,특히 재계는 다국적기업화하고 있어 경제적인 권익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군사적 확대 욕심을 갖고 있다.그렇지만 주된 압력은 미국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 체제에 문제점이 있지만 체제를 밖에서 무너뜨리는 외교정책은 잘못된 것이다.어디까지나 평화적·외교적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북한은 국제무법행위를 청산하고 국제사회로 들어와야 하며 그것이 북한에도 이익이다. 북한 노동당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은. -없다.북한이 1960년대 후반 남진정책,70년대 개인숭배를 추진한 데 이어 83년 양곤 테러사건,84년 일본 어선총격사건을 저질렀다.우리당이 가장 많이 비판을 했다.그 무렵부터 20년간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정부간 북일교섭,6자회담을 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과)별도의 채널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marry04@ ■시이 위원장은 누구 당연하지만 시이 위원장은 ‘골수 공산당원’이다.공산당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대학 때 만난 동갑내기 부인도 그렇다.“외동딸(16)도 당원이냐.”고 묻자 “고1이라 아직 아니다.”고 껄껄 웃는다.도쿄대 1학년 때인 1973년 공산당원이 됐다.“학생운동을 하면서 공산당이 빛나 보였다.”고 털어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당수토론을 벌이는 TV에서의 그는 몸집이 작고 키도 작아 보이지만,실제론 덩치가 크고,키도 훌쩍했다.63분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자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로 얘기하자.”고 제의했다. 녹음기를 끄자 15분간 이런저런 속내도 털어놓는다.노무현 대통령의 ‘공산당 용인발언’ 이후 한국 신문의 논조,각당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했다.한글을 공부한 듯 한글로 된 기자의 인터뷰 질문지를 더듬더듬 읽기도 했다. 작년 당원에 대한 음주자제령에 관한 언론 보도로 곤욕을 치렀던 그는 “술을 좋아한다.”고 했다.주량을 묻자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며 “서울신문에 시이가 술을 좋아한다고 쓸 거지요.”라고 빙긋거린다. 결혼식 때 슈베르트의 ‘환상곡’을 부인과 함께 연주했을 만큼 음악과,피아노를 좋아한다.출장가거나,일로 도쿄의 호텔에 머물 때를 빼고는 하루 5∼10분 정도는 꼭 집에서 피아노를 만진다고 했다.지도부의 방한과 기관지 ‘아카하타’의 서울지국 개설이 일본 공산당의 한국 현안이다. ▲49세 ▲지바 현 출생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이듬해인 1980년 일본 공산당 도쿄도위원회 청년·학생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1990년 서기국장으로 발탁된 그는 3년 뒤 중의원에 첫 당선됐다. ▲공산당 위원장은 2000년부터.
  • 따뜻한 가족애·유쾌한 사랑이야기/설연휴 3사 특집드라마 풍성

    명절날 TV는 제사 음식보다도 더 맛깔스런 차림상.KBS·MBC·SBS 등 방송3사가 설 연휴를 맞아 온가족이 모여 즐겁게 볼 수 있는 다양한 특집 드라마를 마련한다.모두 훈훈한 가족애와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KBS 2TV는 23일 오전 10시35분 ‘깍두기’(극본 이은주,연출 김원용)를 방송한다.양반집 규수인 현덕(이인혜)이 머슴 각두(고주원)와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린다.머슴 각두를 사랑한 현덕이 다른 양반가에서 청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일부러 몸을 씻지 않고,몸종을 대신 결혼식에 보내는 등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22일 오전 9시에 방송되는 MBC ‘굿모닝 공자’(극본 윤지련,연출 김우선)는 천연기념물과 같은 특별한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21세기를 살아가는 한학자 집안의 가족이 세상과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묻어나는 그들만의 특별한 가족살이를 그린다.청명서당의 노(老)훈장으로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아버지 고독한 역은 변희봉,그의 장남으로 한학만을 공부해 온 댕기머리 총각은 김인권이 연기한다.고씨네외동딸로 서울에서 유학중인 고선미 역은 김성은이 맡는다. SBS는 23일 오전 10시 ‘개밥그릇(극본 이근영,연출 한정한)’을 준비한다. 주인공 중태(권해효)가 행복을 찾아 방황하지만 결국 그것은 가족과 사랑하는 여자(권민중)에게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만석꾼 부자나 판검사가 되는 것보다 더 희박한 우리네 인연의 가능성,그리고 그 소중한 인연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따뜻한 웃음을 통해 보여준다. 사고뭉치 둘째 아들 중태를 사랑하는 어머니 옥순 역에 나문희,노름에 주색잡기가 취미인 중태의 삼촌 봉섭 역에 이희도,치매에 걸린 중태의 할머니 역에 김지영 등 연기파들이 총 출동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정치스승 ‘도이’ 여사 뜻이어 사민당을 꼭 일으킬겁니다”/日사민당 신임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총리관저를 나서는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당수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자그만 키에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이기에 비장함은 더했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로부터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통보받은 지난 9일 오후였다.그는 곧바로 거리로 나가 자위대 파병에 반대하는 연설을 토해냈다. 이튿날 의원회관에서 만난 후쿠시마 당수는 예의 활기찬 표정을 되찾고 있었다.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미안하다.”면서 입술화장을 잊지 않는다.여성다우면서,기자를 의식않는 일상생활 속의 소박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어제는 일본 역사에 특기할 날이었어요.(파병으로)사람을 죽이거나 살해될 수 있어요.잘못된 정치적 선택입니다.더욱이 파병은 2005년 헌법개정을 향한 디딤돌이에요.일본 사회 전체의 큰 문제입니다.(저지하기 위한)국민운동을 펼겁니다.”변호사 출신이라 그렇겠지만,막힘없고 알기 쉬운 분명한 말로 파병반대의 논리를 설명해준다. ●파병 막기 위해 국민운동 펼칠 것 과거 중의원,참의원 더해 250석에 가까운 거대 정당(옛 사회당)시절이라면 파병을 막을 수 있었을까,지금의 12석(11월 9일의 중의원 선거에서 6석 획득,참의원 6석)은 초라해도 너무나 비참하다.총선 참패 후 도이 다카코 당수가 사임하고,간사장(한국정당의 사무총장격)이었던 그가 바통을 물려받았다. “사민당은 노동조합의 지지,도이 당수의 인기에 너무 의존했어요.노동,시민,지역운동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어야 했으나 그런 일상활동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선거에서 평화헌법,이라크 파병반대를 호소했지만 불황속에서 유권자들은 연금이나 고용문제가 더 관심이 있었던 셈이에요.덧붙이자면 자민,민주 양당제로의 재편,사민당 때리기도 작용했고요.” 뼈아픈 분석이다. 중의원 400석중 공산 9석,사민 6석의 결과를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겉치례만 하고 실제로 노력을 해오지 않은 사회민주주의 세력의 퇴조는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해오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사민당이 미래가 있고,기대할 수 있고,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미군)기지반대 운동,탈 원자력운동,환경운동을 열심히 하는 당원이 있고,그런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국회에 비록 12석밖에 없지만,지방의원이 1300명,당원이 3만명,총선 비례대표 투표해 준 300만명의 유권자를 위해 사민당의 존재는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사민당 추락 北납치문제 빼놓을 수 없어 자민당은 창당 50주년인 2005년 개헌안 제출을 공약했다.제1야당 민주당은 헌법을 새로 만들자는 ‘창헌(創憲)을 내걸고 있다.개헌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해봐야 사민,공산당에 불과하다.원내 소수파인 그들의 힘만으로 개헌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군대보유 등을 규정한)헌법9조와 전문은 소중한 것이에요.바꿀 부분이 아닙니다.여론조사를 보더라도 9조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가 많아요.”평생 ‘호헌(護憲)’을 지켜온 도이 전 당수.그로부터 당권을 물려받은 후쿠시마 당수가 정치 스승의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얘기를 돌려본다.사민당의 인기급락에 불을 지핀 북한문제.과거 친북 노선을 견지하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를 부인해 온 사민당이 작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시인으로 역설적으로 가장 피해를 봤다.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이 통하지 않지만,만약 납치문제가 없었다면 사민당이 이렇게까지 추락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웃으면서)희생자가 있었으니까,그런 (납치)문제가 제기된 것은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해요.납치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다른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일 관계를 푸는 사민당의 묘안이라면 무엇일까.“납치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국교 정상화교섭 과정에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선(先)교섭론을 편다.납치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 없다는 강경론과는 선을 긋는다. ●교수·변호사등 1인10역의 ‘파워우먼' “장기 비전으로 볼 때 한국,북한,일본 사이에 국교가 없는 것은 부자연스러워요.북한이라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 교류가 필요해요.독일도 그랬지만 사람,돈,물건의 유통을 해야 합니다.교류하지 않으면 상대가 뭘 생각하는지 알 수 없고,그래서불안도 더 커지는 거예요.어떻게 하면 북한사회를 민주화하고,연착륙시킬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그건 국교정상화와 병행시켜 나가야 해요.” 북한사회를 바꾼다?사민당 당수로선 의외의 표현이다.진의를 되물었다.“북한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보도되는 범위에서 생각하면 독재정권이 인권침해를 낳는거예요.인권상 이유에서,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사적인 것을 묻겠다고 하자,“좋다”고 한다.도쿄대학 법학부 동창생인 남편과는 입학식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외동딸(17)과의 3인가족. 그녀는 일본에서 가장 바쁜 여성 중 한명이다.사민당 당수 외에,각슈인(學習院)여자대학 객원교수,변호사,주부,어머니 등등 1인10역 이상을 해내고 있다.20권 가까이 책을 써냈으며,지금 2권의 책을 집필 중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전후보상과 관련된 소송의 변호사로서 식민지시대를 경험한 한국의 할아버지,할머니와 많이 만났다.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는 좌우명의 소유자.지난 9일의 어두운 표정.그 하루 뒤의 활기찬 표정이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내년 여름의 참의원 선거에서 “1석이라도 더 늘리고 싶다.”는 후쿠시마 당수는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간 고이즈미 총리를 “사람들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따끔하게 꼬집는다. marry04@ ▲47세▲도쿄대학 법학부에 진학할 때까지 고향인 미야자키 현에서 초·중·고교를 다녔다 ▲32살 때 변호사 등록을 한 뒤 남녀평등,환경,외국인차별을 다루는 인권 변호사로 활동 ▲1998년 정계에 들어가 그해 참의원에 첫 당선 ▲지난 해 비서월급과 관련된 의혹으로 사퇴한 쓰지모토 기요미 전 의원의 뒤를 이어 간사장에 기용된 뒤,1년여만에 당수 자리에 올랐다 ▲취미는 영화감상
  • ‘요정정치’ 대원각 분쟁 일단락/故 김영한씨 딸 KAIST상대 소송 “44억 지급하고 재단이사직” 조정

    지난 97년 서울 성북동 대원각을 법정 스님에게 기증했던 고 김영한 할머니의 외동딸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사이의 법정분쟁이 법원의 조정으로 일단락됐다.김 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재미교포 서모(58)씨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상속액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 박찬)는 25일 서씨가 KAIST를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44억원을 지급하고,원고를 글로벌장학재단의 취임이사로 취임토록 한다.”는 내용으로 조정했다.유류분이란 죽은 사람이 재산을 사회에 기증할 때 원래 상속받을 사람의 몫으로 법률상 보장된 금액을 말한다.서씨처럼 친혈족일 경우 상속액의 절반 정도다. 김 할머니는 1951년 대원각을 인수한 뒤 삼청각과 함께 제3공화국 ‘요정정치’의 산실로 이름을 떨쳤다.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대중음식점으로 개조했고,99년 별세하면서 재산 1200억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당시 외동딸 서씨에게 남긴 상속액은 현금 등 24억원.대원각은 법정스님에게,서울 서초동 빌딩은KAIST에 기증했다. 외동딸 서씨는 재산 사회 환원엔 동의했지만,어느 곳에 기증할지에 대해선 생각이 달랐다.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분야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되길 희망했다.지난해 상속받은 성북동 임야 480평(공시시가 8억 5000만원)을 환경운동연합에 기증한 이유도 여기 있다.결국 서씨는 지난 2000년 KAIST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3년 만에 44억원을 받아냈다. 정은주기자 ejung@
  • 편집자에게/ “여성 종중회원 대법서 현명한 판단을”

    -‘딸들의 반란 대법서 첫 공개변론’기사 (대한매일 11월10일 1면)를 읽고 여성을 종중회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를 놓고 대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공개변론을 열기로 한 데 대해 환영한다.최근 법원은 지난 92년 대법원 판례를 들어 충분한 심리도 없이 소송을 기각해 왔다.그런데 이번에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과거보다 진일보한 태도다. 종중회원을 ‘성인 남성’으로 규정한 대법원 판례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구시대 판결이다.결혼하지 않은 여성,이혼한 여성,외동딸이 늘어가는 요즘 ‘결혼’을 기준으로 가족구성원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또 ‘권리는 시집에서 찾으라.’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남편이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여성은 인간의 권리를 꿈꾸지 말고,남편의 권리에 만족하라는 논리일 뿐이다.국민의 법감정과 완전히 동떨어진 억지 주장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상속법이 바뀐 지도 오래다.딸과 아들의 상속권한이 동등해졌을 뿐 아니라 결혼도 상속권한을 제한하지 않는다.헌법상 보장된남녀평등권이 늦게나마 실현된 것이다. 종중개념은 성문법에 없기에 대법원만이 판례로 바로잡을 수 있다.지난 10년간 종중의 역할과 가족개념이 크게 달라진 것을 적극 고려,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 희비교차 두 여성정치인/다나카 前외상 ‘화려한 복귀’ 도이 사민당수 ‘지역구 참패’

    스타급 여성 정치인 두명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8월 비서관 급여유용 의혹사건으로 의원직에서 물러나야했던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59) 전 외상은 중의원에 당선돼 권토중래의 기쁨을 맛봤다. 한때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 1위로 꼽힐 만큼 국민적 인기가 높았지만 그 못지 않게 탈도 많았던 그는 4선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외동딸이기도 한 그는 1996년 고향인 니가타(新潟)현에서 중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이후 승승장구하며 고이즈미 내각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인정받아 2001년 4월 여성 최초의 외상으로 입각했다.하지만 빠른 성공만큼이나 그의 내리막길도 가파랐다.외무성 관리들과의 잦은 마찰로 입각 9개월만에 고이즈미 총리에게서 경질 통보를 받았고 이어 비서관 급여유용사건에 휘말려 의원직까지 포기해야 했다.그는 당선 소감에서 “자민당은 거미줄 정권”이라며 “이제 다른 당이 집권할 때도 됐다.”고 말해 그동안 와신상담해왔음을 드러냈다. 쓴 잔을 들이킨 쪽은 일본 정치계의 ‘대모’ 도이 다카코(74) 사민당 당수다.지난 17년간 사민당 간판으로 군림해 온 도이 당수는 12선을 노리며 효고(兵庫)현에 출마했지만 자민당의 신진후보에게 밀리고 말았다.비례대표에서 구제돼 의원직은 간신히 유지하게 됐지만 정치생명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사민당의 인기하락과 함께 지난 7월 그의 최측근들이 비서관 급여유용 사건에 연루된 것이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일본 최초의 여성당수로서 1989년 참의원 선거때 여성의원을 22명이나 배출해냈던 도이 당수지만 멀어진 유권자들의 관심은 그도 어쩌지 못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집중기획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 (하)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겠다는 이은숙 양

    험하고 힘든 세상이지만 우리 주위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도 많다.이 사회를 대신해 아무런 연고도 없이 위탁아동을 친자식처럼 거두어 키우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 김미심(金美心·37·여·서울 구로구 구로5동)·오진석(吳眞錫·38·목사)씨 부부는 부모없는 아이 3명을 데려다 키우고 있다.외동딸 하나(7)양을 두고 있지만 갈 곳 없는 김설희(7·유아원)양,신재민(8·신구로초등 2년)·강현호(12·신구로초등 5년)군을 대리양육하는 이른바 위탁가정이다. 설희는 지난해 11월,재민이는 98년 봄,현호는 지난해 10월 각각 데려와 주민등록에 얹었다.다행히 친딸 하나와는 친남매처럼 잘 지낸다. 설희의 부모는 이혼 후 각각 재혼했다.갓난애 적 사진이 있지만 부모의 얼굴은 기억 속에 희미하다. “오늘 이모에게 야단을 맞았다.엄마·아빠와 함께 살던 때가 그립다.하루빨리 벗어나고 싶다.두 달만 참으면 엄마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힘들어도 참아야지.”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현호의 일기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주위의 편견이 두려워 친딸보다 더 잘해줬는데….데리고 올 때를 생각하면 애가 이럴 수는 없는데….”잠깐이나마 후회스러운 마음이 스쳐갔다고 털어놓는다. 재민이는 조용한 성격이면서도 살갑게 다가온다고 했다.“엄마,설거지 도와드릴께요.”라고 말할 땐 가슴이 뭉클해 힘껏 안아주곤 한단다.처음엔 말도 붙이기 어려웠던 재민이는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표정이 꽤 밝아져 김씨 부부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고민을 덜어주려고 “이제부턴 엄마·아빠라고 불러라.”고 말한 뒤부터다.엄마·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만족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김씨는 분석했다. 구로5동 강남교회 목사인 김씨의 남편 오씨는 “세 아이에게도 조부모 등 친인척이 있지만 이혼과 재혼을 거듭해 아이를 맡을 수 없는 가정”이라면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성결대학에서 2년째 사회복지학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가정위탁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중·장기 대책이 절실하다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재민이는 아주 어릴 때 데리고와 어쩔수 없이 동사무소에 가정위탁아동으로 등록해 적은 돈이나마 지원받고 있다.그러나 설희와 현호는 언젠가 부모들이 데리러 올 것이라는 생각에 등록을 미루고 있다. 최근엔 마음을 바꿨다.자꾸 불안해져서다.아이들이 행여 뜻밖의 사고로 다치기라도 한다면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뒷수습할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버티다 이마저 꽉 차는 바람에 얼마 전에는 교회 차량을 팔아 400만원을 마련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오는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이들 ‘사랑의 여섯 가족’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얘기꽃을 피울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 졸업 전 엄마라 부르겠어요 유기봉(55·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씨는 부모없는 이은숙(15·아산 도고중 2년)양을 두 살 때부터 데려다 수양딸처럼 키우고 있다.유씨는 미혼인 막내 아들(28),은숙이와 한 집에 산다.아들 2명은 결혼해 분가했다. 유씨는 은숙이를 2살 때 만났다.13년 전,유씨집에 세들어 살던 은숙이 아버지는 30대 초반의 목수였다.한집에 1년쯤 같이 살았을 때 부부싸움 끝에 엄마가 은숙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다.은숙이에게 외할머니 집에서의 생활은 악몽으로 남아 있다.은숙이는 “나만 집에 남기고 매일 외출하는 외할머니와 엄마가 미웠다.”고 말했다.외할머니 집에 온 지 10여일 후 엄마는 재혼하고 은숙이는 아빠 집으로 보내졌다. 딸이 다시 돌아오고 부인이 재혼했다는 얘기를 들은 은숙이 아버지는 목수일마저 팽개치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급기야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당시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유씨는 초콜릿회사를 다니면서 어렵게 살았지만 은숙이를 받아들였다.졸지에 고아가 된 은숙이는 부모 없는 스트레스 탓인지 머리숱이 모두 빠지는 병을 앓았다.유씨는 매일 약을 사와 정성스럽게 돌봤다.그는 “너무 불쌍하고 속이 상해 은숙이를 부둥켜안고 울기도 숱하게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씨의 사랑 덕분에 은숙이는 밝게 자라주었다.성격이 밝아 친구가 많고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다.은숙이는 아침 6시반에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수다를 떨며 등교한다.유씨는 “저것이 아니면 새벽 5시에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유씨는 사춘기인 은숙이가 혹시 나쁜 길로 빠질까봐 걱정이다.어릴 적부터 친오빠처럼 은숙이를 챙겨준 유씨의 아들들도 요즘엔 신경을 더 쓴다.아주머니와 오빠들이 “아무 걱정 말고 공부만 신경써라.”라고 하지만 가끔은 부모없는 설움을 겪는다.은숙이는 “일부 친구 엄마가 ‘엄마없는 애’라고 깔봐 속상할 때가 많다.”고 했다. 유씨는 “남의 집 애를 3명이나 키웠지만 시집가니까 찾아오지도 않는다.”면서 “저것은 시집가면 찾아올라나 몰라.”라고 농담을 던졌다.은숙이는 “건축디자이너가 돼 남편,아줌마와 함께 살,잔디가 넓은 집을 짓고 싶다.지금은 부끄러워 아줌마를 엄마라고 못부르는데 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기로 다짐했다.”며 유씨의 손을 꼭 잡았다. 특별취재반 ■나현민 충남 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 “대화단절이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에게는 가난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복지재단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나현민(羅賢民·30) 팀장은 “조부모와의 세대차가 너무 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위탁아동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며 “고민을 숨기면서 지내서인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가 많다.”고 말했다.핵가족시대여서 평소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오지 않은 점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다. 자녀를 규제하는 엄마·아빠가 없다 보니 절제력도 떨어진다.나 팀장은 “할머니·할아버지는 ‘어미·아비없이 크는 불쌍한 손자’로만 여겨 아이들에게 관대하다.”고 설명했다. 경제력 부재도 문제다.손자를 떠맡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남의 논밭을 부치거나 식당에 다니는 등 어렵게 살고 있다.위탁아동에 대한 지원이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맡겨 위탁아동을 돌보게 하고 있으나 시·도당 3명의 월급만 지원해 손이 모자란다.”며 세대간 단절을 막으려면 부모 나이의 후견인을 둬 그들의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또 읍·면사무소에서 가정봉사자를 파견,할머니·할아버지를 도와 위탁아동을 돌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팀장은 “농어촌지역은 도시와 달리 친구 사이에 ‘왕따’가 심하지 않아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이 비행아동이 될 위험은 크지 않지만 농어촌도 가정해체가 가속화돼 위탁아동이 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관심과 보호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가정위탁'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관심을 요구했다. 한국아동권리학회 이재연(李在然·53·여·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회장은 “아동문제만은 아직 ‘인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면서 “아동에 대한 정책의 방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같은 약자층이지만 장애인,노인은 참정권 등을 통한 의사표시와 인권개선 요구가 가능하지만 아동에 대해서는 정부 등 사회적으로 보호의무가 있는 계층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상 문제로는 협의이혼 때 양육자 지정 없이도 이혼이 가능하도록 한 허점을 꼽았다. 또 친부모 아닌 사람이 양육을 맡을 경우 ‘양육수당’의 현실화 등을 통해 정신적 부담에다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함으로써,아동이 정상적 여건 아래 자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교육문제에 휘둘리는 등 우리 사회의 아동 방기(放棄)가 아동문제에 대한 무대책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가정위탁아동 문제는 국가의 총체적인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세경(朴世鏡·32·여) 책임연구원도 “가정위탁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해도 모자랄 판인데 새 삶을 꾸려나갈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쁜 결과가 빚어진다.”면서 이 회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우선 정부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의료보험 혜택이나 교육비 지급 등 충분한 지원책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정해체로 조부모가 친손자,손녀를 키울 경우 조부모에게 부모와똑같은 법률적 지위를 부여해 최상의 여건에서 결손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탁가정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입양과는 달리 위탁받은 쪽이나 아동이 모두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함께 생활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알맞은 관계설정이 절실하다는 점에서다.더 나아가서는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체계적인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별취재반
  • 다나카 새달 日총선 ‘출사표’/ 自民탈당 무소속 나올듯

    |도쿄 황성기특파원| 다나카 마키코(사진·59) 전 일본 외상이 11월 중의원 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지난 5일에는 지역구인 니가타현 나가오카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의사를 사실상 표명했다. 비서관 월급을 착복한 의혹으로 지난 해 의원직을 사퇴했던 다나카 전 외상은 총선이 명예회복에 절호의 기회이다.도쿄지검이 지난 달 30일 불기소 처분을 내려 일단 ‘면죄부’를 받은 다나카 전 외상은 의원 배지를 되찾아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과연 어느 당 소속으로 출마하는지이다.그녀는 현재 자민당원이다.그러나 그녀가 자민당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의 ‘생모(生母)’로 자처했던 다나카 전 외상은 외상 경질,의원직 사퇴 과정에서 고이즈미 총리,자민당과는 원수가 된 상태이다.제1야당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남편인 다나카 나오키 의원이 내년 여름으로 예정된 참의원 자민당 후보로 내정돼 있어서이다.‘남편의얼굴’을 감안한다면 자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다나카 전 외상의 출마로 곤혹스러운 것은 자민당이다.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외동딸로 지역구는 물론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높은 그녀가 반(反)고이즈미,반 자민당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marry01@
  • 명절모습 바꾸는 사람들 / “차례 꼭 큰집에서 지내야 하나요”

    명절증후군이란 ‘특별하고,유별난’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명절을 앞두고 감기와 몸살이 겹치기도 하고,두통에 우울해지기도 한다.명절연휴 동안 이어지는 부엌일에 대한 부담은 물론 철저한 남녀불평등이 명절문화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풍습은 그전보다 간소화됐고,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달라졌다.“추석에는 남자들이 설거지하는 거래.”라고 말하며 팔을 걷어붙이는 남자들도 늘고 있고,전통을 고집하셨던 어르신들도 요즘엔 “성현도 시속(時俗)을 따르라 했다.”며 앞장서서 명절문화를 바꿔가기도 한다. ‘함께 웃는 명절’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다만 그 실천방법이 문제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은방희 회장은 “평등하고 즐거운 명절문화는 건강한 가정과도 직결된다.남성의 의식변화와 함께 여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명절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명절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할까.곳곳에서 시작된 명절개혁을 몇 가족을 통해 알아본다. ●상경하는 형, 차례준비하는 동생 심종철(40·경남은행 대치지점 과장)씨 가족은 올 추석은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마산의 큰형 가족이 서울로 올라오고,서울의 작은형 가족과 함께 차례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손님처럼 내려가기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 차례준비를 하니까 기분이 다릅니다.더욱이 우리가 시골로 내려가면 아내의 경우 서울의 친정은 마음뿐 명절에는 아예 갈 수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오후에는 처가에도 인사드리러 갈 겁니다.”심씨는 오랜만에 아내에게 빚을 갚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심씨의 부인 오숙희(38·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게 “시골가는 것보다 차례준비가 더 힘들지 않겠느냐.”고 묻자,손사래를 쳤다.“천만에요.늘 형님이 모두 준비하신 것이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형님 가족들을 제가 대접한다는 생각이에요.물론 조상님 대접도 그렇고요.”심씨는 아내와 형수 구영숙(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와 함께 오랜만에 슈퍼나들이를 했다. “큰형님이 많이 변하셨어요.그전에는 당연히 맏형 책임이고,도리라고 생각하시더니 오히려 ‘내려오는 길이 막히니 우리가 서울가는 게 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 되겠다.’고 생각을 바꾸셨어요.저도 오랜만에 아들 노릇,동생 노릇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3형제가 만나니 서울인근 나들이 계획도 짜야겠다는 그는 “14시간씩 걸리는 자동차를 타는 스트레스가 없어지니 어린 시절의 명절처럼 설렌다.”고 말했다. ●시아버지는 제기 닦고 남편은 메밀전 부쳐 권희은(29·전남 여수시 문수동)씨는 강원도 인제까지 12시간을 달려가는 명절 나들이가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는 늘 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자들이야 ‘고향에 온 보람’을 한아름 안고 흐뭇하게 떠나지만 여자들은 빨리 집에 가서 누울 생각만 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러나 특별한 이벤트인 ‘롤링 노트(rolling note)’를 제안한 뒤 명절이 기다려진다.“대학시절 MT 가서 선배가 후배에게,후배가 선배에게 서로 하고 싶은 말을 썼던 롤링페이퍼에서 벤치마킹했어요.아버님 노트부터 제 딸아이 것까지 8권을 마련해서 온가족이 이야기를 남기기로 했어요.첫해에 남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저는 아버님과 아주버님,남편의 노트에 명절 음식장만에 함께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지요.그러자 다음 명절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남편형제가 메밀전을 부치는가 하면 뒷짐을 지고 있던 시아버지가 제기를 닦으면서,“그럼,힘들 때는 서로 도와야지.”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롤링 노트는 서로 격려와 사랑을 듬뿍 담은 이 집안의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결혼 9년차의 안미숙(40·부산 사상구 감전2동)씨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명절’이 아니라 손꼽아 기다려지는 명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여성들의 의식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충남 논산의 시댁에 갈 때는 평소 부산에서 생선 값이 쌀 때 미리 준비해 둔 것을 갖고 갑니다.그리고 음식은 조금씩만 준비하고,일할 때도 속으로는 힘들지만 꾹꾹 참고 하다가 결국 화내고 마는 악순환대신 ‘도련님,저것 좀 갖다주세요.’‘아버님,이건 어떻게 하나요?’라고 식구들을 동참시켜요.참,남자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일하는지 아세요? ‘감히 어른에게…’이런 생각을 하는 여성이라면 명절증후군,평생 못 벗어나요.” 생각만 바꾸면 명절이야말로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 가장 좋은 계기가 된다고 안씨는 자신했다. 젊은 세대들만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주부경력 30년이 넘었건만 명절이면 아직도 가벼운 두통이 느껴진다는 이홍화(60·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동)씨는 지난해부터 명절마다 두 며느리 중 한 사람은 친정나들이를 하는 ‘명절 개혁’을 했다. “큰며느리는 전업주부고,둘째는 직장을 다녀요.그런데 동서가 있는데도 명절에 자신만 일하니 큰며느리가 기분이 좋았을리 없지요.게다가 재작년 추석 저녁에 전을 부치던 큰며느리가 둘째네가 오자 일어서다 그만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데게 됐어요.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며느리는 울음을 터뜨렸고,가족들 마음이 모두 편치 않았어요.가만히 생각해보니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키웠을 외동딸을 심성이 무던하다는 것만 믿고 제가 너무 많은 일을 시킨 것은 아닌가 자책도 들었고,그렇다고 직장에서 일하다 허둥지둥 달려온 작은애를 야단칠 일도 아니고….결국 명절이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씨는 명절준비 합리화대책을 세웠고,작년 설날에는 큰아들 가족을 일찌감치 처갓집에 보낸 후 장보기부터 둘째네와 함께 시작했다.물론 음식양도 반만 준비했고,‘여자들’이 일하는 대신 ‘가족’이 함께 일하니 한결 쉬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옥상에서 가족이 함께 달맞이 행사도 하고 손주들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합니다.아이들의 명절 추억이란 것이 고작 손님들로부터 용돈받은 것이라는 일기를 본 후 추억을 만들어주는 할머니가 되기로 했어요.” ●아들마다 돌아가며 제사 모시기도 올 가을에 딸이 결혼한다는 송재원(53·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씨는 형제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것이 귀성전쟁에서 벗어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에 출발할 때는 아침에 시댁에 도착해서 큰동서를 도와 음식장만할 계획이었지요.하지만 아침도 굶고,점심도 굶으면서 16시간을 길에서시달린 뒤 저녁 어둑어둑해서야 도착했죠.우린 우리대로 짜증이 났고 맏동서는 거드는 손 하나없이 음식을 만드느라 늘 힘이 들었죠.”처음에는 제사는 맏이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유교적 관습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방마다,가정마다 풍습이 다른 만큼 얼마든지 개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그래서 추석 차례는 며칠 앞서서 지내고,설날은 양력 1월1일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바꿨다. “그래도 반드시 장남의 집에서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만은 벗기가 어려웠어요.그런데 아버님께서 ‘어디서 지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정성이 들어가면 되지.’라고 결론을 내려주셔서,아들마다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게 됐어요.망자(亡者)는 음식냄새 따라 온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또 음식장만을 소홀히 하는 게 싫어서 모두 모여서 음식을 장만하는데 이젠 손이 척척 맞아요.어느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조상님이 원하는 방식일까 싶어요.”‘상놈 명절지내듯 한다.’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염려하면서,송씨는 “옛것을 그대로만 지켜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개선해서 지속시킬 수 있는 미풍양속도 그나마 사라지고 말지도 몰라요.”라고 기성 세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년에 7번이나 제사를 모시느라 제례와 명절맞이 준비로 젊음을 다 보냈다는 권정순(58·강원도 횡성군 횡성읍)씨는 3년 전부터 제례 풍습을 완전히 바꿨다. “저희 집안에서는 반드시 약주와 송화와 삼색다식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왔어요.그런데 제가 절편과 육류 등 제수를 대폭 줄였고,몇 가지씩 담던 김치도 나박김치 하나로 줄였어요.또 모든 일은 당번제로 했지요.제사에 참가하는 사람이 어른 아이 모두 41명인데 설거지 당번을 젊은 층에서 아들,딸,며느리를 구분하지 않고 3년에 한 번씩 하도록 했고,향을 사르는 것도 나이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남녀차별없이 하는 등 현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지요.그대신 추석에는 송편을 빚고,설날 전에는 만두를 함께 빚는데 아무리 바빠도 모두들 참석하려고 멀리에서 달려옵니다.” 그는 “간소하게 하려고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먼 친척들까지 참여하게 돼 모이는 숫자가 더 늘어난다.”고 말하면서도 “제수는 줄어도 정성과 기쁨은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일제·북한군도 꺾지 못한 ‘백골할머니’/안보강연 5000번째 오금손씨

    “나라 잃은 설움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직접 겪으면서 내가 설 자리와 내 나라가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광복군을 거쳐 한국전쟁 당시 국군간호장교로 활약하다 총상을 입고 23세 때 전역한 오금손(73·대전 중구 산성동) 할머니는 지난 42년 동안 전국의 군부대와 학교를 돌며 무려 5000차례나 ‘전쟁강연’을 해오고 있다. 중국에서 광복군으로 활동 중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사망한 오수암씨의 외동딸인 오 할머니는 생후 일주일만에 어머니 역시 일본군에 의해 잃어 생면부지의 중국인 가정에서 자랐다. 오 할머니는 13세이던 1943년 집을 나와 광복군에 지원했다.해방을 맞아 귀국한 오 할머니는 개성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개성도립병원 간호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자진입대한 오 할머니는 지난 52년 4월 인민군 포로로 붙잡혀 치아와 손톱,발톱을 모두 뽑히는 혹독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아군 폭격으로 혼란한 틈을 타 탈출한 오 할머니는 큰 부상을 입은 채 강원도 화천 파로호 부근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중공군 시체더미에서 열흘간 생명의 끈을 유지했다. “새까만 물체가 있어 나무조각인 줄 알고 앉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불에 탄 시체더군요.전쟁의 잔혹한 참상이었지요.” 지난 53년 정전과 함께 2계급 특진(대위)하면서 전역한 오 할머니가 또다시 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년의 세월이 흐른 뒤인 61년.서로 싸우던 군인들 앞에서 1시간 동안 일장 연설을 하던 모습을 본 소대장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현재 상이군경회 대전지부 강사로 활동 중인 오 할머니는 사흘에 한 번꼴로 전국을 누비며 군부대와 중·고·대학에서 ‘호국강연’을 해왔다.주로 전방 백골부대를 찾아 손수 준비한 음식을 장병들에게 나눠주곤 해 ‘백골 할머니’로 불리는 오 할머니는 14일 자신의 ‘모부대’인 백골부대에서 5000번째 강연을 가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처가의 ‘힘’/ 장인은 해운원로 현영원씨 장모는 ‘엘리베이터’ 대주주

    정몽헌 회장의 타개로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등장한 정 회장의 처가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정 회장의 처가는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달리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장모인 김문희 여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 18.57%를 가진 대주주라는 것이 고작이었다.하지만 정 회장 처가는 상당한 재력과 경영노하우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해 말 정 회장이 보증채무 등으로 인해 개인 파산위기에 몰렸을 때 빚을 갚아준 쪽도 처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인은 해운 경험 풍부 고 정 회장의 장인인 현영원 현대상선 고문은 연로하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현대상선 회장으로 몸담아왔다.한때 신한해운을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정 회장이 현 고문 자녀인 정은씨와 결혼을 하면서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에 합병됐다.이같은 이력에 힘입어 그는 최근까지 선주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현대상선 관계자는 가끔씩 회사에 들르기는 하지만 경영에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장모는 여성계 유력인사 장모인 김문희여사는 국내 섬유산업의원로인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자의 외동딸.사위의 경영안정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대거 매집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여사는 한국 걸스카우트 총재 등 여성 활동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서울 등에 중고등학교 등을 거느린 용문학원의 이사장도 맡고 있는 등 육영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김성곤기자
  • 정몽헌회장 자살 / 비운의 왕자 정몽헌

    “재벌가의 아들이 아니었더라면 교수나 문학가가 됐을 분이에요.” 4일 투신 자살로 파란만장했던 55년의 삶을 마감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대한 측근들의 평가다.그룹 총수에게는 어쩌면 욕이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평가를 내린다.그에게는 다른 평가도 많다.‘리버럴한 로맨티스트’도 그 중의 하나다. 정씨 일가의 내력이기는 하지만 그는 옆에서 보면 소탈한 시골사람의 이미지가 배어난다.어떻게 보면 금세 흉금을 털어놓고 소주 한 잔 해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 스타일이다.재벌 2세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 회장은 자신 스스로도 재벌총수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고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씨는 한때 현대상선 회장을 지냈던 현영원씨의 딸이다.현영원씨는 신한해운 회장을 지냈으나 사돈관계를 맺은 후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에 흡수됐다.정은씨의 모친인 김문희씨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자의 외동딸로 한국 걸스카우트 총재,용문학원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던 한국 여성계의대표적인 인물.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재계보다는 사회 친구가 많아 고 정 회장은 재계에 친구들이 별로 많지 않다.대부분 재벌 2세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실제로 그가 주로 만났던 이는 고등학교(보성고등학교)나 대학교(연세대학교) 시절에 사귄 친구들이다.지금 만나는 친구들도 대부분 대학교수이거나 기업인으로,학교동창 출신 중소기업인들이 많다.재벌가 2세 친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경영보다 문학을 선호했던 총수 고 정 회장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그는 고교시절부터 국문학과를 선호했다.재학시절에는 과수석을 차지해 정주영 전 명예회장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다.그의 외모는 정 전 명예회장을 쏙 빼닮았다.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그러나 성격은 판이했다.정 전 명예회장이 저돌적이고 불굴의 의지를 가진 기업인이라면 그는 내성적이고 문학취향적이었다. 정 전 명예회장의 정 회장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덕분에 그는 경영자 수업을 받게 된다.물론 부친의 부름에 응해 경영자의 길을 걸었지만 다른 길(교수나 문학가)에 대한 미련이 적지 않았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그룹총수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경영에 대해 한동안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그러나 효심이 남달랐던 정 회장은 결국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고,한때는 한국은 물론 세계 굴지 대열의 그룹 총수자리에 앉았다. ●못다그린 동그라미 올해 초 금강산 육로관광이 성사됐을 때 고 정 회장은 50여명의 전·현직 그룹 고위 임직원들을 모두 초청했다.의미있는 행사인 만큼 모두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의 정 전 명예회장의 묘소에 들러서는 굵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그러면서 ‘현대가 아니면 누가 이 일(대북사업)을 하겠습니까.지금 힘이 든다고 멈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금강산에서 열린 만찬에서 정 회장은 거나하게 취해 18번인 ‘얼굴’을 구성지게 불렀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그가 그리려던 동그라미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끝내 동그라미를 다 그리지 못했다.그리고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지고 가겠다.”고 평소 되뇌었던 말처럼 홀연히 이승을 떠났다. 김성곤기자 sung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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