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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유호·수표부도 해외도피사범 잇따라 송환

    해외도피중인 범죄사범들이 국제경찰(인터폴)과의 협조를 통해 줄줄이 강제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외사3과는 23일 지난해 9월 동남아 말라카 해협에서 발생한 ‘텐유호’ 실종사건 진상규명의 단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텐유호 승선선원 송출회사 대표 김모(44)씨를 홍콩으로부터 강제송환했다. 김씨는 텐유호에 승선했던 인도네시아 선원 13명을 송출한 선원송출회사‘마린차이나’대표로 지난해 4월 홍콩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21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강제추방 조치를 받았다.경찰은 김씨를 텐유호 실종사건 진상을 밝혀낼 수 있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15억4,000만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부도내고 지난 97년 2월 미국으로 도피한 강모(42)씨를 한·미 인터폴간 공조수사를 통해 검거,25일 서울로 송환할 방침이다.5억4,000만원을 챙겨 태국으로 도피,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아온 김모(45)씨 부부도 한·태국 인터폴 공조수사로 붙잡혀 27일 송환된다. 노주석기자 joo@
  • [특별시론] 색깔론 세력의 반역사주의

    요즘 우리사회에 참으로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치 해방이후 친일파들이 독재정권을 등에 업고 설쳐대듯이,그런 비슷한 양상이다. 군사독재정권시대에 민주화를 가로막고 인권을 탄압해온 하수인들,공안출신,부패관리,타락한 언론인들이 ‘천사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른바 비판세력이 되고 있다. 이들은 김대중대통령의 ‘용서와 화해’무드에 교묘히 편승하면서 야당이란 방패로,언론이란 명분으로,지식인이란 구실로 개혁과 남북화해에 제동을 건다. 제동을 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되돌리려 든다. 국가부도위기를 불러온 YS의 정치재개를 비판하기보다 엉뚱하게 3김청산으로 DJ를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을 펴고,정경유착과 문어발 선단경영,재산해외도피,IMF환란을 초래한 재벌에 대한 개혁을 “김대통령의 이념적 지향점에 국민이 불안하다”면서 사회주의적 노선인 것처럼 물고 늘어진다. 유엔 인권위를 비롯,양심있는 국민 사이에 보안법의 독소조항 개폐는 상식처럼돼 있는데도 이를 두고 색깔론을 전개한다. 해방후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함으로써 정의로운 민주사회 건설에 실패했듯이 DJ정부 역시 군사독재정권에 부역하면서 사세를 늘리고 영향력을 키워온반민주세력,언론,지식인을 청산하지 못함으로써 개혁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있다. 군사독재의 음습한 늪에서 인적·물적 기반을 키워온 이들은 DJ집권과 함께 기득권 상실과 자신들의 힘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국민의 정부에 상처를입히고 DJ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첫째,국보법 개정이 ‘북측 주장을 정부가 수용’하는것인가. 노태우정부의 7·7선언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남북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기본합의서의 제1조는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보안법 제2조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다. 또 제7조의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이적표현물 소지,제8조의 회합·통신,제10조의 불고지 조항 등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이 따른다. 남북관계는 경수로 건설,금강산 관광,4자회담,차관급회담,기업의 남북합작투자,물품교역,종교·언론·체육인 방북 등보안법 제정 당시와는 상상도 못할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런 법조항을 고치자는 것이 공산주의자란 말인가? 둘째,독재정권과 유착하여 권력유지비를 대고 천문학적인 부채를 국민부담으로 떠넘기면서 책임도 지지 않는 일부 재벌을 개혁하지 않고는 건전한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재벌의 개혁이 사회주의적 처사라면,2차대전후 일본재벌을 해체시킨 맥아더장군은 공산주의의 수괴쯤 된다는 것일까. 재벌을 통해 정치자금을 뜯어쓰거나 재벌의 광고를 통해 사세를 키워온 집단이 아니고는 한국재벌의 변태성을 고치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셋째,언론의 자세문제다. 3김청산론을 펴면서 자신들이 속한 언론사의 세습과 족벌체제는 왜 침묵하는가. 외부의 부패는 질타하면서 왜 내부의 부패는외면하는가. 국세청을 동원하여 수백억원을 모으고 그것을 측근들이 몇억원씩 나눠쓴 것과 장관부인들의 고급옷 사건의 죄질은 어느쪽이더 나쁜가. 언론의 비판의 잣대는 이중적이어도 되는가. 넷째,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지식인들의 카멜레온같은 행동은 묵살하더라도진보적·양심적 지식인들의 처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국가개혁의 큰 흐름과 방향에는 침묵하면서 일부 비리·비행을 총체적인 부패로 몰아치는 비판활동은 근시(近視)지식인의 행태가 아닌가. 더구나 입만 열면 보안법 철폐와 재벌개혁을 외쳐온 지식인·사회단체·학생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상대를 용공으로 모는 매카시즘에 침묵하는 이유는또 무엇일까. 이같은 침묵과 방관 속에서 수구세력은 여론을 좌지우지하며개혁을 가로막는다. 청산의 대상이 개혁세력을 청산하고자 하는 한국적 파토스는 자칫하면 역사를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걸핏하면 ‘이념적정체성’ 운운하면서 상대를 용공으로 모는 수구세력과 왜곡 언론을 방치하고는 역사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현상을 초래한 데는 DJ정권의 책임이 크다. 역사적 청산작업을외면한채 어설픈 온정주의에서 개혁의 동반자로 삼으려다가 역습을 당하게된 것이다. ‘강권통치 앞에서는 비굴하고 온건한 정권에는 난폭한’ 일부 언론의 전횡이 바뀌지 않고서는 남북평화공존도,재벌개혁도,부패청산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다수 지식인과 정부는 그걸 모르는 것 같다. kimsu@
  • [사설] ‘재벌개혁 부진’ 소리 높다

    재벌개혁의 성과에 대한 불만족의 소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바꿔 말하면 보다 신속하고 강도높은 재벌개혁이 추진돼야만 우리경제의 역동적인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국민들은 굳게 믿고 있다는 얘기다.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두드러져 기업윤리와 도덕성회복 등 건전하고 합리적인 자본주의경제풍토조성을 위한 재벌들의 실천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국정홍보처가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사에 의뢰,성인남녀 1,000명을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지금까지 진행된재벌개혁 성과를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정부 재벌개혁정책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6%가 성공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보도됐다.더욱 철저한 재벌개혁의 불가피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재벌기업을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68%에 이르며 가장 큰 이유로는 탈세와 재산해외도피 등 총수의 부도덕성을 꼽았다. 경영에 실패한 총수의 사재(私財)출연문제는 88%의 압도적인 비율로 “출연해야 한다”고 했고 91%가 경영실패총수에 대한 책임추궁이 너무 약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무리한 과잉·중복투자와 엄청난 규모의 부채경영으로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은 재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얼마나 심한 가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해외도피로 부실화한 대한생명측이 경영권유지를 위해 기습증자(增資)를결의하고 삼성측이 총수의 사재 추가출연문제에 대한 견해를 번복하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도 국가사회를 위한 이들 재벌기업의 책임의식이 미흡함을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겠다.사재출연에 대해 우리는 재벌총수들이 더 이상 머뭇거림 없이 앞장서 개인재산을 쾌척(快擲),강력한 개혁의지를 천명 할때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국가경제회생도 앞당겨질 것임을 강조한다. 또 재벌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부정적인 사시(斜視)도 상당 부분 바로 잡아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자신의 재산은 고스란히 그대로 둔 채 은행빚등 남의 돈을 빌려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바빠서 절실한 자구(自救)노력이나 개혁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게 그동안 국민들 앞에 비춰친 재벌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대우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경영진에 대해 민·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은닉한 사유재산조사에 나설 방침임을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무한의 전횡으로 기업을 망치고 결국 국가경제기반을 뒤흔들어 놓은 재벌총수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무한책임을 지우게 할 것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 [대한광장] 기업가와 독립운동

    ‘손녀에게 대학까지의 학자금 1만달러를 준다.딸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나의 소유 유한양행 주식 14만941주는 한국 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아들에게는 대학까지 교육시켰으니 혼자 살아가라’. 이는 지난 1971년에 77세로 별세한 기업가이자 교육가,의약인인 유일한(1895∼1971)이 남긴 감동적인 유언장의 주요부분이다.그는 80평생을 정직한 기업인으로 살아왔다. 오늘날 기업가를 막론하고 앞다퉈 자손에게 엄청난 부를 물려주기 위해 변칙적으로 상속을 한다. 또 현금이다,주식이다,비밀계좌,차가명예금,해외도피 은닉,세금포탈 등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는 짜증나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유일한을 생각하게 된다. 9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04년 9살때 박장현을 따라 떠밀리다시피미국으로 가 박용만이 이끄는 네브래스카주 커니 헤스팅스 등지에서 교육을받는 한편 한인소년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나라가 일제에 강점당할위기에 놓였었기 때문에 심신을 단련해둔 것이다. 이어 고학으로 미시간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3·1운동때 필라델피아에 가 한인자유대회의 대의원으로 이승만,정한경,임병직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독립이 왜 필요한가를 가두에서 역설하는 등 20대 청년답지 않게 중후한연설로 군중을 압도했다.곧이어 태극기를 들고 번화가를 누비며 소수민족의비애와 고통을 달랬다. 1926년 12월 귀국한 그는 기업경영에 눈을 뜨고 ‘유한양행’을 설립했으며 1920년대 말에는 중국·베트남 등지로 기업을 확장,민족기업의 터전을 닦는 등 종업원들에게 프런티어정신을 심어주었다.좋은 상품의 생산,정직한 납세,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강조하면서 유한양행 설립때부터 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하였다. 그것은 곧 ‘이익의 균분’이라는 이상적 배분의 정의를 지킨 기업가 정신이다.그는 기업은 사회와 종업원이 소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았다.오늘날 손꼽히는 대기업체가 문어발식 독존적 경영으로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맞먹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그의 경영은 재벌들에게 무모한 경영을 반성하게 해준다. 그는 1940년대 미국에서 게릴라훈련을 위해 ‘냅코작전’이라는 국내 침투조를 직접 만들고 그 조장이 되었으며 이승만 주미외교위원장에게 무력침투를 역설했고 지원도 받았다.그러나 이승만의 독선적 행동을 지적하다가 미움을 산 일도 있었다.그는 정의롭지 못한 일은 끝까지 시정하려는 결백의 사나이기도 하였다. 유일한이 기업가로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그 회사의 주요인사들도 몰랐다고 한다.필자는 4년전 유일한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청탁을 받아 미국 기록보존소에서 독립운동 관련자료를 많이 찾았다.그리고 그를토대로 광복 50주년에 건국공로훈장과 독립장을 받도록 했다.필자는 미국에서 찾아온 ‘유일한 독립운동자료’를 토대로 책을 묶은 바 있다. 그는 주변인사가 독립운동에 관해 증언해달라면 ‘내가 뭐 한 것이 있어야지’ 하면서 겸손해 하였다.조그만 항일사실을 크게 부풀려 애국자인 체하는 부류들이 많은 이 때 독립운동가로서 유일한의 행적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수 없다. 그는 생전에 사원들로부터 큰돈이 되는 상품을 새로 개발,시판하자고 제안받았으나 결연히 물리치기도 했다.사원들은 드링크류 생산을 꺼냈다가 꾸지람을 들었고 자동차 생산을 계획했다가 핀잔을 받았다고 한다.건강을 해치고 기업풍토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결핵·간질환 등으로 목숨을 빼앗기는 국민의 보건에 충실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다.국민이 건강해야 ‘주권’을 지킬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리라. ‘유한양행’은 지금은 그렇게 손꼽히지 않는 기업이지만 친족이 아닌 ‘타성(他姓)사원’에게 회사를 맡겨 족벌체제의 해독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건전한 기업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친족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유일한을 기업인보다도 독립운동가로 더 기억하고 싶다.기업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그의 말이 생각난다.
  • [사설] 금융종합과세 조기 실시를

    정부와 여당이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를 부활시킨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그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여당 관계자는 지난 20일 “종합과세를 검토할 시기가 왔다’면서 ‘그러나 시행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관련부처인 재정경제부 강봉균(康奉均)장관도 22일 “올 정기 국회에 법 개정안을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불과 1개월전만 해도 2000년 실시가어렵다던 재경부가 방침을 바꾼 것은 경제성장률 등 각종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종합과세를 실시해도 부작용을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것으로 보인다.또 시민단체와 학계가 조세정의 구현을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온 점도 고려된 것 같다.정부와 여당은 다만 실시시기를 내년으로 하느냐,2001년으로 하느냐를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국제통화기금(IMF) 비상사태가 발생하자 정부가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97년말 시행을 유보했다.당시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으로 인해 부도를 내고 도산을 하는 등 경제가 위기에놓이자 종합과세를 유보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다.종합과세를 유보한 것은 금융시장의안정을 위해서였다.현재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았고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 인플레를 걱정할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이 시행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5대 재벌의 구조조정과 자금의 해외도피를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조조정은 연내 끝내기로 돼 있고 자금의 해외도피는 별도의 대책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종합과세가 유보된 이후 고액 금융소득자의 세율은 40%에서 22%로 줄어든 반면서민층은 15%에서 22%로 높아졌다.지난 1·4분기중 하위 20%의 소득계층(서민)은 평균소득이 2% 줄었으나 상위 20%의 고소득층은 4% 늘었다.상위 20%계층은 주가급등과 부동산 가격 회복에 힘입어 소득이 늘어났다.이처럼 고소득 계층의 소득이 늘고 있음에도 현 세제는 이 계층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는 불합리한 체계를 보이고 있다.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 정부가 경제정의 구현을 위한 개혁을 미뤄서야 되겠는가.종합과세는 조세정의와 공평과세구현을 위해 단행된 것이다.그러므로 이를 조기에 시행하되 보완대책을 마련,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과세 기준을 일부 완화,중산층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고 외환관리를 철저히 하여 부유층의 자금 해외도피를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는 빠를수록 좋다.
  • 신흥종교 JMS 비리폭로 그 이후

    SBS는 지난 3월 국제크리스천연합(JMS) 정명석 총재의 비리를 다룬 시사고발프로를 방송한 데 이어 오는 24일 밤 10시50분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시간에서 ‘JMS,그 후’편을 방송한다. 이는 첫편인 신흥종교 고발프로 ‘구원의 문인가,타락의 빛인가-JMS’의 후속편이다.첫편이 나갈 당시 JMS는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방송저지에 총력을 쏟았다.이 바람에 방송이 2주일이나 늦어졌었다.첫편은 교주 정씨가 자신이 재림예수라고 주장하며 여신도들과 집단으로 성관계를 맺고 신도들에게 불우이웃돕기를 빙자한 앵벌이를 시켜 교단의 재정을 충당한사실을 밝혀냈다.또 이달중 재림예수가 나타나 세상을 심판할텐데 바로 그재림예수가 자신이라고 하는 장면도 내보냈다. 첫편이 방송된지 4개월이 지난 지금,정씨의 해외도피로 인해 JMS는 교세가위축됐으나 여전히 신도들은 맹목적으로 자신의 종교를 믿고 있으며 대학 동아리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또 철저히 세뇌된 JMS 신도들은 방송내용이 모두 조작된 것이고,정씨를 보호해야한다는 신념으로 가득차 있다.이번에방송되는 후속프로는 이런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프로에서 제작진은 지난 1월 취재를 피해 홍콩으로 출국한 정씨가 6개월이 넘도록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또 이달초 홍콩의 한 호텔에 숨어있는 정씨를 어렵게 찾았고,그가 황급히 카메라를 피하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준다.JMS본부에서 정씨와 관계를 가진 여성신도의 고백,JMS 최고위간부의 양심선언 등도 다룬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충남 廢校에 투기바람

    폐교에 땅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충남 태안교육청이 15일 6개 폐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찰에 모두 53명이응찰,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안면읍 중장리 안중초등학교 나암도분교에는 16명이 응찰했고 이원초등학교 죽도분교에는 12명이 응찰했다. 응찰자 중에는 연수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교회나 대학도 있으나 상당수 응찰자는 부동산 투기를 위해 매입을 신청,폐교가 새로운 투기물이 되고 있다는지적이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빚어진 폐교 가운데 매각대상은 이들 학교를 제외하고도 현재 충남도에만 21개교나 돼 투기용이나 러브호텔·여관이 들어서이들 마을이 황폐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태안군내 안중초교 외도분교와 안흥초교 가의도분교는 주민들이“외지인에게 땅을 내줄 수 없다”며 직접 매입을 요구,매각이 보류된 상태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소난지도 주민들도 최근 섬을 방문한 심대평(沈大平)지사에게 삼봉초교 소난지도분교 폐교 매각과 관련해 “지자체에서 폐교를 매입해 주민이 관리할 수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여성 꼼꼼·섬세 무기로 區政 활력소

    ‘암탉이 우는 세상,발전하는 세상’ 서울시내 각 자치구들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자상함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구정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강서구의 ‘여직원 환경순찰반’은 구정에 적극 참여하는 여성들의 좋은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이들의 기본 업무는 물론 자신이 소속된 총무과 재무과 지역경제과 환경위생과 등에서 맡은 일을 충실히 하는 것.하지만 매월 첫째와 셋째주 수요일에는 잠시 ‘외도’를 한다.3명이 한 조가 돼 한달에 두번씩 공항로 등촌로 등 관내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 무단투기,사고위험 요소,불법광고물 등을 살핀다.지난 3월에 활동을 시작해 석달만에 도로시설물18곳,통행지장 44곳,불법광고물 85곳 등 205건의 주민불편사항을 찾아내 해결했다. 서대문구의 ‘여성구정평가단’은 구정에 대한 평가·감시는 물론 구정 전반에 걸친 갖가지 허점을 여성만의 세밀한 눈썰미로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20∼55세 여성 577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지난 3월 첫 총회를 가진 이래 각종 공사현장에서 명예감독을 맡아 부실공사를 막는가 하면 평소 구정에 대한 폭넓은 조언·평가·자문 등의 역할을 한다.지난 9일에는 현실적인 장애복지 업무를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충북 음성 꽃동네로 출장을 가기도 했다. 마포구에서는 ‘아줌마’들이 나섰다.동교동의 가정주부 120명은 ‘어머니자율방범대’를 조직,매일 4∼6명씩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하얀색 면 T셔츠에 모자와 완장을 차고 학교주변 교통지도에서부터 유흥가나 주택가의방범순찰 등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동대문구의 ‘주부환경봉사단’은 주변 환경정비,환경상품 판매,재활용품 활용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은평구는 여성자원활동센터를 통해 잠재된 여성인력을 발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서구 관계자는 “남녀평등과는 다른 측면에서 남성 또는 여성만의 능력이 존재하게 마련”이라면서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분야에서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구정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음성·탈루소득자 탈세 百態

    국세청이 13일 발표한 상반기 음성·탈루소득자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음성탈루 자금이 외환거래자유화 이후 해외로 눈을 돌린 점이 특징이다.수출가격을 조작하거나 수출대금을 장기간 회수하지 않거나 해외 현지법인에서의 가공경비 계상 등 교묘한 수법으로 기업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호화·사치생활자의 탈세유형을 알아본다.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외화빼돌리기 서울의 유수 컨설팅회사의 실질적 오너인 최모(52)씨는 해외에서 호텔 경영을 하겠다며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43억원을 대출받아 해외현지법인에 변칙송금하는 방식으로 기업자금을 빼돌렸다.모두 45억원을 송금한 사실과 함께 이자수입 및 매출을 누락한 혐의가 발각돼 법인세 등 23억원을 추징당하는 한편 투자목적 위장신고 혐의로 검찰에고발조치됐다. ■해외 가공채무 만들어 수익금 빼돌리기 서울 강동구에서 반도체 관련 수입판매상을 운영하는 이모(45)씨는 94∼97년 가공의 해외 관계사를 통해 국내기업간 납품거래를 중개한 뒤 중개수수료로 받을 커미션중 일부만 수입계상하고 나머지 1,000만달러를 현지에서 수령,국내은행에 개설한 자신의 개인계좌로 송금하도록 했다.이씨는 이 돈을 개인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이씨는해외 관계사에 가공채무를 만들어 자신이 빼돌린 돈과 상계하는 수법으로 정상거래로 위장했다가 적발돼 법인세 등 79억원을 물었다. ■공사수입대금 누락해 해외도박 자금마련 서울 성북동에서 실내장식업을 하는 박모(50)씨는 최근 4년간의 근로소득금액이 1억3,000만원에 불과한데도 12억원짜리 호화빌라를 구입하고 56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가 조사대상에올랐다.6억원의 수입금액을 신고누락했고 1억4,800만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끊은 사실이 드러났다.또 법인공사 수입금액 49억원을 빼돌려 고급빌라 구입및 해외도박자금으로 유용한 사실도 들통났다.법인세 등 29억원이 추징됐다. ■기부금액수 뻥튀기기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김모(50)씨는 매년 거액을 사찰에 기부하는 것처럼 위장해 오다 기부금명세서와 실제기부 내역을 조회한 결과 내지 않은 가공기부금 2억원이적발됐다.사채놀이로 20억원을 운용하면서 이자 수입 9억원을 신고하지 않았다.소득세 등 5억3,000만원이 추징됐다. 노주석기자 joo@
  • 고시촌 산책-고시에도 ‘과외바람’

    고시생을 둔 어머니들의 상담전화가 가끔씩 걸려오곤 한다.대부분은 서울시내 명문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어머니들이다. 어머니들의 상담내용은 아이가 인문대 같은 비 법대에 재학하고 있어 이름난 스터디 그룹에 합류하기도 쉽지 않고,혼자서 도서관에 공부하는 모습을보자니 불안하다는 것이다.대화는 학원강의를 꼭 들어야 하는지,학원은 어디가 좋은지로 이어진다. 어머니들의 전화 목소리에는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는 부모로서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다.‘족집게 과외’라도 있다면 돈을들여서라도 시키겠다는 의지마저 읽을 수 있다. 사실 요즘 학원가의 강의는 이미 과외형태를 띠고 있다.1년짜리 패키지 코스,출결석을 엄격히 관리하는 ‘스파르타식 강의’가 있는가 하면 고시생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짜주는 일도 한다.고시촌의 새로운 경향이다. 학교강의보다는 학원 수업이 필수처럼 돼 가고 있는 현실이다.대학입시처럼고시에서도 학원과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볼 수도 있겠지만,대학 입시에서부터 과외공부를 해온과외세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학원가의 강의가 그룹 과외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일대 일의 과외도 있다는이야기도 들린다. 시험에 갓 합격한 변호사들이 강사로 뛰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도 과외,고시도 과외를 한다면 과외는 언제쯤 끝날까.자칫 판결마저과외로 해결하려 들지 않을까. ‘고시 망국론’에 ‘과외 망국론’까지 겹쳐‘더블 망국론’이 되지는 않을까. 고시는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이다.고시의 경향이 아무리 바뀌어도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숱한 유혹과 좌절을 딛고 쟁취하는 합격이 더욱 값지고 보람에 넘칠 것이다. 다만 전공과 무관하게 고시로 몰려드는 추세를 감안하면,비 전공자의 경우학원을 이용해 부족한 과목을 보완하면 좋을 것이다.학원도 방학이나 시험직전에 집중 강의를 듣는 것이 적은 투자로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吳善姬 고시 컨설턴트·유망고시 길라잡이대표
  • 공무원 가상모임 사이트 ‘해외도피중’

    사이버공간을 찾는 공무원들이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행정자치부 열린마당의 실명제로 접속이 폭증했던 공무원들의 가상모임 ‘정부미를 먹고 사는 촌놈들의 좋은 세상 만들기’가 지난 8일 한달간 임시폐쇄돼 이 모임은 미국의 무료홈페이지 사이트인 지오시티(www.geocities.com/CapitolHill/Parilament/2476)로 거처를 옮겼다. 한 공무원은 “‘정부미∼’ 홈페이지가 올려져 있던 통신사 네띠앙측이 ‘홈페이지 게시물 중에 상용프로그램이 있는 홈페이지를 소개했다’는 이유로 임시폐쇄했다”면서 “폐쇄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부당국이부당한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따라 공무원들은 ‘정부미∼’ 모임이 ‘해외도피중’이라고 표현했다. 또 행자부 열린마당의 실명제이후 네티즌 공무원들은 아직까지 익명이 가능한 기획예산처 나라살림대화방(www.kpbc.go.kr)을 집중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정부가 ‘옷사건’이후 공무원 사기진작수립에서 공직기강확립으로 전환한 것과,하반기에도 체력단련비를주지 않는다는 소문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정부미∼’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는 ‘주기’(아이디)는 “깃발만 들면 인사조치당할텐데 어떻게 실명으로 나설 수 있느냐”며 통신의 자유,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아기자 seoa@
  • 정덕진씨 징역 1년6월…서울고법 선고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宋基弘부장판사)는 9일 재산을 해외로 빼돌려 도박자금 등으로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덕진(鄭德珍·53)피고인에게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적용,징역 1년6월에 추징금 37억1,540만원을 선고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학교공금 16억원 횡령…이사장부부 해외도피

    학교 이사장 부부가 거액의 학교운영비를 챙겨 해외로 달아났다.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31일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학교법인 보영학원(보영여중·고) 재단이사장 강순경씨(74)와 부인 이종효씨(57·전 보영여중교장)부부가 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인 육성회비와 학교지원금 등 모두 16억여원을횡령,해외로 도피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같은 비리사실을 적발하고도 40여일간 고발조치 등을 미뤄온경기도교육청 감사관계자 등이 사건을 묵인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부부는 지난 3월 도 교육청이 실시한 정기감사 결과 지금까지 3년 남짓 교과서 대금과 육성회비·학교시설공사비 등 모두 16억여원을 빼돌려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다. 의정부 박성수기자 songsu@
  • 李載祿목사 出禁 검토…경찰 ‘MBC난입’ 사건 수사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문화방송(MBC) 난입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6일 체포영장이 발부돼 조사받고 있는 신도 7명 가운데 교회 안전실 차장 이강준씨(35) 등 6명에 대해 전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씨 등은 사전 모의를 통해 교회 청년신도 250명을 선발대로 뽑은 뒤 방송국 2층 주조정실에 직접 들어가 강제로 방송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1층 로비에서 농성을 주도한 안모 부목사(40)는 불구속 수사키로 했다. 한편 경찰은 교회 지도부가 이번 사건을 사전에 모의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재록(李載祿)목사 등 교회 간부 등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검토하고있다. 또 이목사에 대해 해외도박과 관련한 외국환관리법 위반,신도들의 명의로수백억원을 대출받은 사기 혐의 등을 내사하고 있다.
  • [제2공화국과 張勉](23)-지지부진한 혁명과업(下)

    장면(張勉)정부에게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사건 처리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국민감정을 만족시키려면 ‘부정축재’범위를 넓혀 주요 기업인들을 대부분 구속하고 그들의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었다.더욱이 국정지표의 으뜸으로 ‘경제제일주의’를 내건 장면정부로서는 민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정책을 섣불리 시행하기가 어려웠다. ‘국민감정을 따른다’는 명분과 ‘경제건설의 토대를 망칠 수 없다’는 당위 사이에서 그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가 장면정부의 고민이었다.그고민은,장면이 총리로 등극해 처음 민의원에서 밝힌 시정방침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장면은 우선 “구정권 하에서 부정·불법 축재한 자를 처단할 것은 물론이나 사업과 경제를 마비시키지 아니하는 적절한 한도는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이어 과도정부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적발한 46개사,23명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추가조사도 벌이겠다면서 “증거를 포착하기 곤란한 만큼 국민의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정축재자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정치비리 관련자에 대한 것 못지않았다.이승만(李承晩)이 하야한 지 10여일만인 1960년 5월10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부정축재자의 재산을 환수하라”는 데모가 일어날 정도였다. 반면 부정축재의 범위를 정하고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는 정치사건에 비해 훨씬 힘들었다.게다가 허정(許政)과도정부가 부정축재자 처리를 ▲징역형보다는 재산형(財産刑)으로 ▲그것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헌납하도록 테두리를 정한 터여서 운신의 폭은 좁았다. 장면정부가 출범한 나흘 뒤인 8월27일 참의원(상원)은 ‘부정축재자 조사특별위원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31일에는 정부가 부정축재한 46개 업체에 벌과금 87억환,추징금 109억환을 통고했다. 장면정부는 정부대로,국회는 국회대로 추진하던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관련자 처리와 맞물려 소급입법 대상으로 넘어간다.개정헌법을 바탕으로 부정선거관련자 처벌법,반민주행위자 공민권제한법,특별재판소 및 특별검찰청조직법은 60년 말에 속속 제정되지만 부정축재 특별처리법만은 해를 넘긴다. ‘부정축재처벌법’제정이 늦어진 까닭은 장면정부의 경제진흥책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61년 봄 국토건설사업을 시작해야 했고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66년)을 거의 성안(成案)한 입장에서 민간경제계를 ‘죽일지도 모르는’모험을 감행할 수는 없었다.더욱이 장면정부는 60년 12월5일부터 닷새동안 ‘종합경제회의’를 열어 경제개발을 해나가는 데 민간경제계와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부정축재처벌법’안은 61년 2월9일 민의원을 통과한다.60년 4월26일을 기준으로 그 5∼8년전까지를 조사대상 기간으로 정해 ▲지위 또는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자 ▲‘3·15부정선거’에 1천만환 이상 정치자금을 제공한 자 ▲지난 5년간 연 1천만환 이상 탈세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았다.경쟁입찰에서 담합했거나 재산을 해외도피한 자,뇌물수수로 연 600만환 이상 이득을 취한 공무원도 부정축재자에 포함시켰다.경제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엄격한 기준에 큰 충격을 받았다.법안대로라면 처벌받을 사람이 5만7,00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61년 초 결성된 한국경제협의회(전경련의 전신)는 대한상의·무역협회·방직협회·건설협회와 뜻을 모아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3월4일 몇몇 일간지에 발표한 경제 5단체 성명서의 뼈대는 다음과 같다.“이 법안이 그대로 참의원을 통과하면 사회에 일대 혼란을 불러들여 기업인의손발을 묶을 것이다.기업활동을 가로막고 민족자본을 흐트러뜨리며 나아가분열을 조장하는 이 법안을 제정하지 않기를 충심으로 진언한다.”이 성명서는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그 안에 “북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한의 경제 번영이라면,이 법안은 북괴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는 구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민의원이 곧바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경제협의회 대표를 출석시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성명서 해프닝’은 경제5단체가 해명서를 신문에 싣는 것으로 결말짓지만 그 과정에서 정치권은 “중소상공인 5만여명이 피의자로 묶인다면 경제진흥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제계 주장을 어느정도 받아들였다. 그 결과는 참의원에서의 법안 심의에 반영됐다.민의원에서 통과된 법안 내용을 참의원이 대폭 완화한 것이다.수정안은 처벌대상을 ▲3·15선거에서 자유당에 자진해서 3,000만환 이상을 제공한 자 ▲공무원 및 정당인으로서 부정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한 자로 제한했다.피의자는 5만7,000여명에서 6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참의원의 수정안은 4월12일 민의원에서 그대로 통과됐다.재석 163석 가운데찬성 138표,반대 25표였다.장면총리는 각료를 모두 대동하고 표결 현장에 참석해 재계를 지원했다. 국민감정을 만족시키느냐,아니면 경제진흥을 위해 정치에 연루된 경제인들을 용서하느냐 라는 갈림길에서 장면정부는 후자를 택했다.경제발전이야말로시대적인 사명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법에 따른 부정축재처리위원회(위원장 沈宗錫 참의원 의원)는 5월4일 가동됐다.위원회는 처벌 대상자에게 5월16일까지 자진신고하라고 공표했는데 그 마감일에 쿠데타가 터졌다. 군사정권은 61년 12월20일 기업체 30개사에 494억여환,공무원 32명에 75억환의 부정축재분을 환수한다고 최종 통보했다.이어 62년 1월23일 백인엽(白仁燁)예비역 육군중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등 부정축재자 1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張총리“소급입법 위헌”첫 지적 장경순(張慶淳·73)씨는 민주당 신파 출신으로 5대 국회에 진출,재경분과위원회에서 활약했다.김영선(金永善)재무장관의 추천으로 중앙정계에 데뷔한그는 장면(張勉)정부의 경제관련 정책을 가까이서,두루 지켜보았다. “부정축재자 처리를 민의원에서는 재경분과위에서 맡았습니다.민주당 신파건 구파건 구분없이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데는 뜻이 같았지요.하지만 장면총리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장 전의원은,민의원이 ‘부정축재자 처벌법’제정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어느날 밤 장총리가 신파 간부 15명을 중앙청으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한명씩 돌아가며 발언한 뒤 장총리는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좋다.그러나 제정 후에 위헌 판정을 받으면 어쩌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소급입법은 위헌이므로 개헌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생각들을 못했기 때문에 장총리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그는 “장총리는 특별법 제정에 끝까지 신중을 기했지만,여론의 압력이 거센데다 윤보선(尹潽善)대통령마저 10월10일 특별담화를 발표해 독촉하는 바람에 소급법을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장 전의원은 부정축재자 처벌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말들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만약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챙겼다면 5·16쿠데타 후에 무사했겠느냐는 설명이다. 다만 몇몇 의원이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가령 민주당 이(李)모 의원이 나서 기업인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면 주위에서 “또낙전지변(落錢之辯=돈 달라는 말)이군”하며 혀를 차곤 했다고 기억했다.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가 몇년만 계속했어도 우리 경제가 훨씬 빨리,그리고 정경유착·빈부격차와 같은 부작용 없이 발전했을 것”이라며여러가지 근거를 들었다. 먼저 장총리를 비롯해 경제각료들이 모두 열의에 차 있었음을 꼽았다.“김영선장관 집으로 전화할 때는 새벽 5시 전에 해야 했다.그 시각이 지나면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참 부지런하고 청빈한 분들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국회 분위기도 마찬가지여서,의원 대부분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 아래 소장층은 건설복을 입고다니며 새생활운동을 실천했다고 회고했다.또 국정감사를 앞두고는 의원들이 “일체의 향응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했다는 것.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해 세법도 많이 개정했다”고 밝힌 장 전의원은 자신이 발의해 근로소득세 면세점을 1만6,500환에서 3만환으로 높였다고 공개했다.“하루벌이가 1달러(당시 달러당 1,300환)도 안되는 근로자에게서 소득세를 받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해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는 5·16쿠데타후 민주당 재건에 참여,6대 국회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이후에도 “당복(黨福)이 없어(당을 잘못 선택했다는 뜻)” 낙선을 거듭하다“가족을 먹여살리려고” 정치를 포기하고 사업가로 돌아섰다.지금은 여권전직의원들의 모임인 ‘일오회(一五會)’회장으로 있다. “장면정부를 무능·부패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악선전일 뿐”이라고 잘라말한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때 데모하다가 죽거나 다친 사람 있느냐”“그때경제비리가 무엇이 있었냐”고 거듭 반문하면서 “데모가 전투처럼 변한 거나 대형 경제사건이 터진 것도 모두 박정희(朴正熙)정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용원 기자
  • 동양화가 임효 개인전

    “서양사람들은 수묵화를 에스키스(esquisse,초벌그림) 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수묵 특유의 미학과 멋을 모르기 때문이죠.수묵이 지닌 조형적장점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세계적인 재료가 될 수 있어요” 30일부터 새달9일까지 서울 선화랑에서 제13회 선미술상 수상 기념전을 여는 동양화가 임효.그는 요즘 ‘수묵의 창조적 사용’이란 화두와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다. 수묵에 기대지 않고는 한국적 미감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하지만 지필묵을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의 수묵화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믿음 또한 갖고 있다.그래서 그가 고안해낸 방식이 바로 종이죽 작업이다.콩을 쪄서 메주를 만든 뒤 발효시켜 장을 만들 듯 그는 종이죽을 쑤어 형태를 만들고 먹을 우려내 작품을 완성한다.“닥종이로 바탕을 만든 다음 그 위에 먹을 칠하고 먹이 마르기 전에 닥원료인 종이죽을 얹어 먹이 배어나오도록 하는 방식입니다.단순히 칠을 해 그린 그림과 이처럼 먹을 우려내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 그림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죠.한결 깊고 그윽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저는 그것을 우리의 ‘장맛 수묵’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선구적 미술사가인 우현 고유섭은 한국미의 특징을 ‘구수한 큰맛’,‘무계획의 계획’ 혹은 ‘무기교의 기교’라고 했다.또 한국미의 본질을‘자연에의 순응심리’에서 찾았다.그런 점에서 볼 때 임효의 이러한 독특한 그림작업이야말로 한국미의 근원적인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수묵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뜨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지난 86년 두번째 개인전까지만 해도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필묵법에 의한산수화 세계에 기초한 것이었다.그러나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조형적 열망은 그로 하여금 다양한 실험작업을 벌이게 했다.93년부터 몇년동안 그는 도자기로 도판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돋을새김을 하는 이른바 도부조(陶浮彫)작업에 매달렸다.아크릴,석채,모래 등 온갖 재료도 섭렵했다. “지난 몇년 동안 다양한 서양의 재료들을 사용해 보았습니다.그것들은 그림을 그리기에 편리하다는 점에서 퍽 합리적이죠.그러나 서양 재료의 경우물과 물감,혹은 기름과 안료가 분리되지 않습니다.서양의 안료로는 수묵처럼 우려낼 수 없어요.‘우림 효과’는 수묵으로만 가능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이제는 새로운 수묵화의 진경에 빠져 있는 올해 45세의 화가.그는 자신을 ‘돌아온 탕자’에 비유한다.대학(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서양화의 세계를 기웃거렸던 일,3년간의 금란여고 미술교사 생활 등은 모두 외도 아닌 외도였던 셈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투박한 종이의 육질 위에 수묵담채의 자유로운 화면을펼쳐나갈 작정이다.우리 고유의 정서와 미감을 순수한 우리 재료를 활용해담아내는 임효의 작업은 그대로 한국미의 원형을 찾는 작업이다.우리 전통을 살린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두꺼운 전통의 유럽시장에 진출해보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 국정개혁 보고-법무부·행자부 토의 내용

    金大中 대통령은 25일 법무부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법질서와 국민인권수호는 경중을 따질 수 없는 중요한 두 축”이라고 강조하면서 검찰의 독립과 공정한 법집행을 당부했다. 金대통령은 약 15분간에 걸친 보고를 청취한 뒤 “학원폭력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金泰政 검찰총장은 “앞으로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을 민간차원의 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 학원폭력과 유해환경에 민·관 합동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현재 해외도피사범 601명 가운데 301명이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안다”면서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대책을 물었다. 崔慶元 법무부차관은 “지난해 인도요청 피의자의 명단을 미국측에 넘겨 피의자의 소재파악 등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미국이 더이상 범죄인 도피처가 될 수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변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조직폭력이 급속히 늘어나 민생안전에 큰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제범죄와 연계하는 추세”라며 걱정했다. 이에 愼承男 검찰국장은 “최근 폭력조직의 두목이 대부분 출소해 조직재건에 나섬에 따라 이들 조직의 자금조달 및 이권개입의 빌미가 되고 있는 심야유흥업소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愼국장은 “국제범죄와의 연계가능성을 사전에 막기 위해 미국,일본 등과 긴밀한 공조체제를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金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의 축복 속에서 국민인권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국민들과 타협해달라고 당부했다. 金載千- 행자부 토의 내용 金大中 대통령은 25일 행정자치부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행자부는 가장핵심적인 정부조직으로서 효율성높은 기업형 운영체계를 도입하는데 솔선수범하여 모든 행정기관이 이를 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지방자치 및 지방경찰제도,제2 건국운동,실업대책,2차 정부 구조조정,공무원 비리 등 행자부와 관련된 업무전반을 짚어가며 차질없는 업무수행을 당부했다.지방자치제도와 관련해서는 중앙 권한을 지방이양하는 당위성을 강조했다.비리로 단체장이구속됐을 때는 부단체장이 결재를 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민생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찰부조리 척결방안을 물었다.金光植 경찰청장은 이에대해 “체감치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3,000개가 넘는 전국의 파출소 전직원을 올해안으로 집체교육을 통해 의식개혁을 하고 비리와 부조리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겠다”고 보고했다. 지방경찰제도에 대해서도 “시·도지사가 일반행정은 물론 치안행정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도록 해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이에대해 崔仁基 경찰개혁위원장은 “5월말까지 자치경찰 모형을 확정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에서 실시하는 완벽한 자치경찰제는 정당별로 지역을지배하는 우리 현실이나 남북분단 상황때문에 실시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金대통령은 공무원 연금의 재정난에 우려를 표시했다.蔡日炳 인사국장은 이에대해 “올해에 3조,내년에 6조원이 부족할 것같다”면서 “보유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올해 부족분은 대응할 수 있으나 매각이 안되면 부득이 정부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했다. 朴賢甲 eagleduo@daehanmail.com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20)이애주 교수

    춤꾼은 발딛고 선 땅의 이야기를 허공에 퍼뜨리며 땅과 하늘을 잇는다.하지만 대개의 우리 춤은 관념적인 동작에 머무르며 현실과는 따로 놀았다.87년시위 현장과 노제에서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풀어낸 이애주교수(당시 40·서울대 체육과)의 ‘바람맞이춤’은 이런 통념을 깨뜨렸다. “춤의 본질은 인간의 건강성과 바르게 사는 법을 몸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어긋나게 흘러왔지요.정부의 탄압과 사회현실을 모르쇠한 춤꾼들의 의식이 주요 원인이죠” 이른바 ‘시국춤’이라 불린 그의 춤작업은 당시 민족·민주운동의 상징이었다.‘춤꾼,더구나 국립대 교수라는 점잖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삐딱한(?) 선입관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그러나 거친 무명옷을 입고 온 몸으로 불사르는 이교수의 춤사위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70년대초 음악의 이종구·김영동·김민기,마당극의 임진택·채희완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문화운동 1세대와 어울리며 탈춤과 우리춤,민요 등을 연구했다.밤을 새며 토론한 내용은 동작이나 기교로서 탈춤이 아니라 시대를 읽는지혜였다. ‘조국은 하나다’(김남주시집) ‘대륙의 붉은 별’(모택동평전)등 무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책들이 연구소를 채우고 있는 것도 그의 춤을 살찌워온 것이 ‘사회’였음을 보여준다.74년 ‘땅끝’ 공연을 준비하다가 경찰에끌려간 것이나 놀이패 ‘한두레’ 활동,탈춤보급운동 등은 그의 세계관이 어디에 있는가를 대변한다. “민주화운동 현장에 참여한 것은 저의 춤과 삶을 깊이 있게 만들어 줬습니다.예술과 현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값진 교훈을 주었죠.‘씨·물·불·꽃춤’을 담은 ‘바람맞이춤’도 역사와의 만남때문에 가능했지요” 생명을 잉태하는 ‘씨’와 그것을 살리는 ‘물’은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고문에 대한 대항논리로 만들었고 권인숙을 고문했던 불지짐에서는 ‘불’을보았다는 이교수는 이 모든 양심들이 다시 태어나라는 염원을 ‘꽃’에 담았다고 말한다.“누님은 사회가 춤을 추게해야 한다”는 당시 풍물패 후배 조경만교수(목포대)의 격려도 큰 힘이었다고 술회한다. 이런 치열한 의식이 빚는 춤사위 덕택에 이한열,조성만,문송면(수은중독으로 사망),이석규(분신한 대우노동자)등 당시 열사들의 원혼은 비로소 구천을 떠날수 있었다.차마 감지 못한 눈들이 그의 살풀이춤을 빌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갔다.무대춤 형식으로는 맺힌 것을 풀어주고 극복하는게 불가능했기에 거리로 나선 것이다. “한열이가 최루탄을 맞고 죽는 장면을 재연하면서 베를 가르고 나가는데한열이 어머니가 실신하고 누나는 ‘한열이가 왔다’면 통곡합디다.할복 투신한 조성만의 거리춤 재연때도 비슷했습니다.제가 유족의 한을 풀어주는 무당역할을 한거죠” 과거를 회상하는 이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이어 알듯 말듯한 미소로 표정을 바꾸었다.그 뜨겁던 역사의 현장에서 묵묵히 ‘춤’의 세계로 침잠할 때처럼.이교수는 역사의 현장과 잠시 거리를 둔 상황을 에두른다. “88년 범민족대회를 평가하는 모임에서 크게 실망했습니다.주체세력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보고는 ‘내 춤이 계속 여기 머물러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소신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닐 바에는 차라리 들어 앉아 춤이나 정리하자고 결심했죠” 그동안 10년이 흘렀다.사람들은 ‘이애주가 운동권과 단절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어떤 이는 ‘역사의 현장에서 춤의 뿌리로 돌아왔다’며 애써 이애주의 변신(?)을 반겼다.모두 단편적이고 좁은 시각이었다.모두 그의 춤에서 현실 참여만을 떼서 본 탓이다.애초에 둘은 따로 있지 않았다.그는 전통춤에서 저항이라는 뿌리를 보았던 것이다. “우리춤을 계승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에서 ‘운동권 단절’ 운운해 당황했습니다.무엇보다 운동권에 누를 끼친 것같아 미안했습니다.하지만 저는 결코 단절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이애주에게 춤은 무엇인가.어릴 때에는 몸에서 배어나온 ‘흥’이었다.아버지 직장의 야유회 여흥시간은 그의 무대였다.‘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알아본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민요나 전통춤을 그럴듯 하게 흉내내는 딸을 데리고 이왕직 아악부’(국립국악원 전신)로 갔다.민요춤 소고춤 칼춤을 배웠다.그곳에서 한성준류 ‘승무’를체득했던 김보남선생을 사사한 것은 ‘운명’이었다. 대학에 들어간 그를 눈여겨 본 한영숙선생(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보유자)은 첫 제자로 받아들였다.이애주에게는 몸에 익은 춤사위였다.그러나 한때 스승은 제자의 ‘외도’를 이해하지 못했다.춤만 배울 것이지 이상한패거리들과 어울리다 자신의 연습장에 경찰이 들이닥치지 않나,툭하면 형사들이 찾아와 ‘이애주에게 무얼 가르쳤소’라고 다그치곤 했기 때문이다. “저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셨어요.내색은 않으셨지만 좋아하지 않으셨죠. 나중엔 이해해 주셨는데 제 마음속의 미안함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최근 이교수는 고구려 벽화에 푹 빠져 있다.그림속 고구려인들에게서 우리춤의 원형을 보았다.그곳에서 새 밀레니엄을 우리식으로 열어 젖힐 방도를찾고 있다. 사위가 어두워질 무렵 그는 다른 약속장소로 향했다.멀리보이는 관악산 위에 그의 단아한 몸이 떠오르면서 수많은 집회·장례식장의 춤이 겹쳐졌다.87년 대통령선거때 백기완후보의 TV유세 찬조연설를 하는 강렬한 인상이 지나가는가 싶더니 하얀 장삼과 붉은 가사,남색 치마를 입고 북채를 들고 있다. 부드럽고 고요하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춤사위로 개인의 번민이 아니라 세상의 고통을 토해 내고 있다.그 속엔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정면으로 통과해 온그의 큰 깨달음이 들어 있었다. - 그의 길(이애주 교수) 47년 황해도 사리원 출생 54∼63년 ‘이왕직 아악부’에서 김보남 사사 59∼61년 이화여대 주최 전국무용대회 3년 연속 우승 64년 문화공보부 신인무용경연대회 특상 65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입학,석사 학위,서울대 국문과 편입 졸업 69∼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한영숙 사사 82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전통무용 전임강사 83년 공간 전통예술의 밤’ 공연 95년 서울대 정교수 96년 무형문화재 지정 98년 ‘이애주 춤’ 공연
  • 철도청, 문화·관광등 10개 주제별 12개 코스 운영

    서울지방철도청은 올해 모두 10개 주제별로 12개 코스에 걸쳐 신 여행상품을 개발,운영한다.새 여행상품은 계절,연령,지역별로 고루 안배했으며 여기에는 박물관 리조트 온천 문화관광벨트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4월 ‘대학생새내기’와 ‘남도순환’을 비롯해 5월 ‘안동하회마을’,6월 ‘백제학습열차’‘밀레니엄 열차,9월 ‘단풍순환’ 등이 그것이다.이가운데 지난 2월 이미 백암온천과 부곡온천행 온천열차를 운행했으며 21일 한산모시의 고장 서천군,28일 서해안 요충지 보령시를 시작으로 고향방문 관광열차도 부정기적으로 운행하기로 했다. 신상품은 다음과 같다. ▒대학생새내기 서울역∼교외선∼서울역.4월. ▒남도순환 서울역∼광주역∼순천역∼압록역∼서울역.4월. ▒새재관광 서울역∼문경역∼문경새재∼석탄박물관∼문경온천∼문경역∼서울역.5월. ▒안동하회마을관광 청량리역∼안동역∼도산온천∼도산서원∼안동댐∼하회민속마을∼안동역∼청량리역.5월. ▒밀레니엄열차 서울역∼포항역∼장기곶∼포항역∼서울역.6월. ▒거제도관광 서울역∼마산역∼거제도∼해금강(외도)∼마산역∼서울역.6월. ▒백제학습열차 서울역∼논산역∼부여권∼도자기 제작실습∼논산역∼서울역. 6월. ▒지리산온천과 남해금산 서울역∼구례구역∼지리산온천∼남해금산∼구례구역∼서울역.7월. ▒단풍순환 청량리역∼추전역∼승부역∼청량리역.9월▒스키열차 서울역∼영동역∼무주리조트∼영동역∼서울역.12월.
  • 근무중 출강·이발 사라질까

    공무원의 근무시간중 ‘자리비우기’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최근 광주시청에서는 공무원들의 구내이발소 이용을 ‘근무 연장’으로 봐줘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그런가 하면 柳鍾根전북지사와 許京萬전남지사는 근무시간중 강연하거나 TV에 출연해 받은 돈을 사회단체에 기탁하거나 장학금으로 주었다.근무시간에 이루어진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인 만큼공익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복무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행정자치부 복무감사관실은 그러나 두가지 모두 크게 논란을 벌일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말한다.물론 이발소 출입은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외출’로 볼 수도 있다.97년 1월 도입된 공무원 복무의 ‘시(時)테크’개념은 몇차례에 걸친 외출이나 조퇴를 합산하여 8시간이 되면 하루 연가를 쓴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달에 한두차례 구내이발소를 이용하는 것을 근무이석으로 보기는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실제로 체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공무원이 대학에 강의를 나가거나 강연을 나가는 데 대해서는더욱 너그럽다.강의나 강연,토론회 참여는 영리행위로 보지 않을 뿐 아니라 근무시간중의 ‘외도’를 산학협동이나 민관 유대강화 활동이라고 해석해 주고 있다.당연히 강사료나 강연료는 주머니에 넣어도 괜찮다. 柳지사나 許지사의 강연료 및 출연료 기탁도 전적으로 정치인으로서 개인적인 결정에 속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러나 목표관리제에 따른 성과급 차등지급이 현실화되면규정과 관계없이 분위기는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다.다른사람이 열심히일하고 있는 데 한가하게 이발소,심지어 목욕탕을 드나들거나,업무보다는 강연등에 열을 올리는 공무원을 좋게 볼 상관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목표관리제가 일찍부터 실시된 미국에서는 ‘당신은 어느날 몇시부터 몇시까지 개인적인 일로 자리를 떴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낮은 평가를 내리는 일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최근 광주시청 구내이발소가 이발을근무의 연장으로 보아줄 것을 건의한 것도 구조조정 과정의 퇴출위협 속에이용자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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