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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의 ‘터닝포인트 사랑과 이별’ -부부갈등 해법 찾아주는 ‘TV 클리닉’

    남편이 컴퓨터에 깊이 빠져 아내를 외면한다.아내는 대화를 계속 시도해 보지만 남편은 거부하기만 하는데…. SBS ‘터닝포인트 사랑과 이별’(토 오후11시50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부 갈등을 보여주고 해결법을 모색하는 부부문제 클리닉 프로그램.제작진은 실제 부부의 양해 아래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부부의 가식없는 일상생활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화면상에 보여준다.그런 다음 정신과의사 상담과 사이코드라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의 갈등해소를 도와준다. 이 프로의 주인공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외도,의부·의처증에 시달리는 40∼50대 부부,일년이 넘도록 부부관계를 갖지 않는 신세대 부부 등 ‘터닝…’은 온갖 종류의 부부상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과 공감을 성공적으로 유도해냈다.‘터닝…’은 단순히 오락적인 ‘남의 싸움구경하기’프로로 만족하지 않고,부부갈등을 해소하는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실지로 ‘터닝…’의 한회 방영이 끝나면 시청자게시판에는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글이 쇄도한다.“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에서부터 “우리는 이렇게 그 갈등을 해결했어요.”라는 충고까지 시청자들간의 의견교환과 참여가 활발하다.시청자 남인옥씨(여)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를 봤지만,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부부의 모습을 발견해낼 수 있어 진지하게 시청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터닝…’의 구성배분에는 한가지 미흡한 부분이 있다.부부갈등의 원인과 현상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과 상황묘사로 현장감과 긴박감,시청자 감정이입을 유도해 내지만, 갈등을 겪던 부부들이 화해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게 처리된다.즉 금방이라도 이혼할 듯 싸우던 부부가 몇번의 정신과 상담과 사이코 드라마를 거치더니 순식간에 화해해 버리는 과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부부 클리닉 프로그램은 갈등의 원인,현상 제시 못지않게 화해를 이루어가는 과정과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이라면 방송시간 대부분을 갈등을 보여주는 데에만 집중해도 부족함이없다.그러나 ‘터닝…’이,프로그램 관계자가 밝힌대로 시청자들의 부부문제 해결에 도움을주자는 데 기획의도가 있다면 부부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방법 제시에도 같은 무게를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화해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이혼하는 부부가 아직 많다.앞으로 ‘터닝…’이 갈등의 원인,현상,화해과정 모두를 균형있게 배분해 보다 많은 부부들이 해법을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면,한국 부부클리닉 프로그램의 진정한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서울시 해외주재관 전면 폐지

    서울시는 2일 해외도시의 자료 수집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위해 지난 92년부터 설치·운영해 온 해외 주재관 제도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글로벌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부산·인천·경기 등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해외사무소를 설치,주재관을 파견하고 있으나 주재관을 폐지하기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작은 규모라도 불필요한 예산은 줄이겠다는 시정운영 기본취지에 따라 베이징(北京),도쿄,LA,뉴욕 등에 파견된 해외 주재관을 12월 말까지 폐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해외 주재관이 맡고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업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정보자료 수집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주재관의 존속은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해외 주재관을 폐지하는 대신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무역관,외교통상부 재외공관,국제화재단,국외훈련 공무원을 통해 수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의 해외 주재관 전격 폐지 결정에 대해세계화시대에 역행할 뿐더러 모든 것을 가시적인 수익 위주로 판단하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시의 한 직원은 “해외 주재관 제도는 상징성 제고 등 눈에 안보이는 수익이 더 크다.”면서 “연간 18억 4600만원을 아끼려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뜻도 좋지만 득과 실 중 어느 쪽이 많을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책/ 수담과 무언1 - 반상위에 차려진 고수들의 手談

    양귀비와 희대의 사랑을 나눴던 당나라 현종은 무척 바둑을 즐겼다.얼마나 좋아했는가 하면,안록산의 난으로 몽진할 때도 당대의 고수 왕적신을 불러 짬짬이 바둑을 둘 정도였다. 그 때 현종이 뒀다고 전해지는 기보(그림)가 지금도 전해지거니와,그러면 이 대국에서 흑을 쥔 현종의 기력은 얼마나 됐을까.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알려거든 기계(碁界)의 기인쯤 되는 문용직(44·한국기원 전문기사 4단)씨를 만나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그의 주장대로라면 현종의 기력은 요새 급수로아마 5∼6급에 못미치는 정도였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바둑계의 수담(手談)을 정리한 문씨의 책 ‘수담과 무언1’(명상)이 출간됐다.기·묘수나 사활,끝내기를 다룬 딱딱한 바둑교본이 아니라,제목에서 보듯 명국과 프로기사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고수에게는 깨달음을,하수에게는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바둑의 매력이 이런 것인가.’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83년 전문기사로 입문,88년 프로신인왕전에서 우승한데 이어 박카스배에서도 준우승을 하는 등 촉망받는 신예였다.그러나 바둑에 예관(禮冠)은 있으되,권관(權冠)은 없었다. 그래선지 그는 94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이화여대 등에서 정당론,한국정치론 등을 강의하기도 했으나,“이젠 바둑 안둔다.”는 말이 “시집가기 싫다.”는 노처녀의 장담 만큼이나 허튼 것인지,그는 결국 ‘외도’끝에 이번에는 수담집을 들고 바둑계를 다시 찾았다. 수담이란 바둑의 다른 이름으로,손으로 나누는 대화란 뜻이다.바둑의 한 수,한 수에 깊고 오묘한 이치와 의도가 담겨 있어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 교감한다는 말이다. 책에는 TV해설을 통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그의 바둑지식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그가 차린 반상에는 현종 말고도 조훈현 조치훈 서봉수 이창호 이세돌 유창혁 루이나이웨이 후지사와 등 당대의 고수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만의 수담을 때론 진지하게,때론 재밌게 전해 주고 있다.95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부동산 투기 유형/ 50대주부 아파트 26채 보유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 대상자 중에는 26채의 아파트 보유자가 등장해 말로만 듣던 ‘큰 손’들이 실재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월 소득을 800여만원으로 신고해 온 변호사·의사부부가 상가와 아파트 16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원관리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국세청은 조사대상자 483명의 아파트 보유 과정만 추적했다.때문에 토지·채권 등의 보유를 감안할 때 이들의 실제 재산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이들은 2001년부터 서울 강남(개포·도곡동 주공아파트),송파(잠실 주공아파트),서초,강동 등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실상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인상을 주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국세청이 밝힌 6개 유형별 탈루혐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재건축예상 아파트 17채 집중 매입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모(55·여)씨는 1999년 이전부터 수도권지역에 아파트 9채를 보유하고 있었다.송씨는 이것도 모자라 2000년 이후 강남지역 재건축이 예상되는 아파트 17채를 구입했다.14채는 본인 명의로,3채는 30세 미만의 자녀 명의로 샀다.당시 시가로 총 36억원에 이르지만 송씨가 신고한 소득금액은 없다.국세청은 송씨 남편도 일정한 직업이 없는 점으로 미뤄 특수관계자로부터 구입자금을 증여받았거나 각종 은닉소득에 대한 소득세 탈루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의사부부 3년간 10채 구입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80평대 고급아파트에 살고 있는 변호사 장모(50)씨와의사 김모(46·여)씨 부부는 상가 및 주택 16채 등을 보유하고 있는 호화생활자다.이들의 최근 4년간 신고소득은 3300만원으로,1년에 겨우 825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1999년 이후 부부명의로 송파구의 시영아파트와 수도권의 주공아파트 등 재건축이 예상되는 아파트 5채씩을 샀다.그 이전의 보유분을 합하면 16채나 된다.국세청은 “이들 부부가 상가 등의 임대소득 및 전문직 사업소득 등을 과소신고해 탈세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50대 무직자 분양권 8개 사들여 강남구 청담동 고급주택에 사는 안모(51)씨는 국세청 조사 결과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부동산을 마구 사들였다.1995년 이후 해외여행을 33차례나 다녀오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강동구에 있는 아파트 4채를 7억원에 사들인 뒤1채를 처분했다.5억원 상당의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권 8개를 구입,모두 전매했다.양도한 아파트 분양권의 프리미엄 시세가 2억 6000만원인데도 3400만원으로 세무서에 신고했다.양도소득 2억 2600만원을 과소신고한 혐의다.부인과 자녀 명의로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도 있다. ***60대 의사 빌딩 점포등 7채 취득 의사인 오모(60·강남구 역삼동)씨는 1998년 이후 본인과 가족명의로 강남지역 빌딩 점포 2채와 아파트 5채를 취득했다.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오씨가 부인과 자녀 3명에게 아파트 5채의 구입자금(25억원 상당)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혐의가 있다고 밝혔다.오씨는 의사인데도 사업소득금액을 연3000만원으로 신고했다. ***공인중개사가 ‘재건축' 8채 주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공인중개사 남모(55)씨는 2000년 이후 재건축이 예상되는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등 8채(본인명의 3채,부인 명의 5채)를 14억원에 구입했다.4채는 나중에 처분했다.국세청은 부동산 투기과정에서 부인 명의의 아파트 취득자금 증여 및 아파트 양도에 따른 양도세 탈세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공인중개사는 중개 대상물을 직접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한 부동산중개업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인·미성년 자녀 3명 명의로 7채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자영업자 강모(50)씨는 2000년 이후 부인 황모(45)씨와 미성년인 자녀 3명 명의로 9억원 상당의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 7채를 매입했다.국세청은 부인과 자녀가 모두 무소득자인 점을 감안,증여한 뒤 증여세를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강씨가 사업소득을 연간 1900만원으로신고한 점에 미뤄 사업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승호기자 osh@ ■김영배 국세청과장 문답 아파트 거래과열지역 자금출처조사와 관련,국세청 김영배(金榮倍) 조사3과장은 22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등 투기·편법증여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어떤예외도 두지 않는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조사와 다른 점은 올들어 실시한 1∼3차 조사는 아파트분양권 양도를 통해 큰 차익을 낸 양도자들을 중심으로 양도세 등 탈세여부를 추적했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 과열지역에 유입된 자금에 대한 투기·불법증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재건축추진아파트 등을 취득한 사람을 상대로 이뤄진다. 조사대상자들의 투기지역은 강남·송파·서초·강동 등 강남권지역을 중심으로 분당·안양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재건축추진(예정) 아파트 등 고가의 공동주택이 중심이다.물론 저밀도 재건축아파트도 포함됐다.개포동 주공아파트·잠실동 주공아파트·도곡동 도곡주공아파트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1가구1주택도 포함되나 증여혐의가 있는 미성년자 등 30세 미만 저연령층이 소유한 1주택은 조사대상에 포함된다.총 조사대상 483명중 272명이 아파트 1채를 갖고 있지만 불법증여 등 혐의가 있어 조사대상이 됐다.그러나 실제 거주하는 건전한 1가구1주택은 포함되지 않는다. 부동산관련 자금출처조사는 처음인데 대부호들을 대상으로 주식거래 등에 대해서만 자금출처를 조사했기 때문에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조사는 없었다.그동안 아파트 등 양도자 세무조사는 개인별로 이뤄졌으나 세대를 통합해 진행하는 조사기법은 처음이다. 기존 조사에서 적용하던 예외가 이번에도 인정되나 취득자산이 기준금액미만의 경우 자금출처조사를 하지 않지만 이번엔 예외없이 탈세혐의가 있으면 조사대상이 된다. 취득자금이 10억원 미만인 경우 80%만 확인되면 나머지는 소명된 것으로 인정하는 규정도 적용하지 않고 나머지 20%도 끝까지 추적해 자금출처를 밝힐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자금 출처조사 어떻게 국세청이 오는 30일 착수하는 부동산 취득자금 출처조사는 그동안 추진해온 다른 부동산 관련 세무조사보다 광범위하고 강도높게 이뤄질 전망이다. 조사대상자 483명이 1998년 이후 취득·양도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물론 토지·건물 등 모든 부동산거래에 대한 자금흐름을 추적,양도소득세·증여세·상속세 등 관련 세금의 탈루여부에 대한 통합조사를 벌일 예정이다.필요할 경우 최고 15년인 국세부과 시효기간 동안의 자금흐름도 조사하는 등 자금출처를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다. ●중점 조사사항= 국세청 전산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부동산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금융거래 확인조사가 우선적으로 실시된다.조사대상자의 부동산 매매시 발생한 금융거래 내역을 밝히기 위한 계좌추적이 이뤄진다.조사대상자가 아닌 부동산 거래자도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자료를 제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할 경우 계좌추적을 받게 된다. 계좌추적을 통해 밝혀진 부동산 취득자금 원천에 대한 자금흐름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직접 조사에 들어간다.이 과정에서 ▲부모 등 직계존속 또는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취득자금을 받았는지 ▲기업의 탈루소득이나 대출금 등 기업자금이 부당하게 사용됐는지 ▲사채거래에 따른 차주·대주의 세금탈루 여부 등이 집중조사 대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산취득자의 소득금액 또는 자산양도대금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자금출처능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취득자금의원천인 증여자금이나 사업소득 탈루 등을 철처히 조사해 과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탈루혐의 밝힌다= 미성년자 등 30세 미만 저연령층이 부동산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혐의가 있으면 증여세 탈루여부를 집중 조사하고,부동산 취득자금의 원천이 사업소득 탈루혐의가 큰 경우에는 소득세 및 법인세,부가가치세 부분까지 조사키로 했다.이와 함께 보유 및 취득부동산을 양도했으면 양도소득세 탈루혐의를,취득·양도횟수가 부동산 매매업에 해당되면 사업소득 여부를 각각 조사할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주택·중개업계 표정/“시장 당분간 냉각” 국세청의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구매자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 방침에 주택업계와 중개업계는 ‘올 것이 왔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택협회 박귀선 기획홍보실장은 “일부 투기성 거래자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도높은 세무조사로 부동산시장이 크게 얼어붙은 전례가 많다.”며 “서울보다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더큰 타격을 받을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구 도곡동 시티컨설팅 정열 사장은 “강남일대의 경우 10년여전 부동산 투기붐이 일었을 때도 세무조사로 인해 시장이 크게 위축된 적이 있었다.”며 “이번 조사가 주택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동구 둔촌주공 저층 1단지 효성공인 이영애 실장은 “아파트 계약을 하러 오겠다는 사람이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며 “당분간 시장이 크게 냉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 에덴공인 강모씨는 “앞으로 시장이 위축돼 거래부진속에 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중개업계도 자금출처 조사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매도자뿐 아니라 중개업소에까지 불똥이 튈것 같다.”면서 중개업소에 대한 정부의 단속강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여대생 공기총 살해’배후 의혹 원한관계 50대女 구속

    여대생 하모(22)양 피살사건의 공범으로 윤모(57·여)씨가 20일 경찰에 구속됐다.지난 3월16일 경기 하남시 검단산에서 하양이 머리에 공기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된 지 5개월 만이다. ●검거 경위와 배경= 윤씨는 하양의 사체가 발견되기 열흘 전인 3월6일 하양을 집 앞에서 납치·감금하도록 해외도피 중인 윤모(41)·김모(40)씨에게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두 용의자는 지난 4월 초 각각 베트남과 홍콩으로 달아났었다.달아난 윤씨는 구속된 윤씨의 친조카로 확인됐다. 그러나 윤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하양을 미행하도록 부탁한 적은 있지만 납치·감금을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계좌추적 결과 윤씨가 지난해 10월11일 차명계좌 통장에서 현금 7000만원을 인출,이 가운데 5000만원을 용의자 김씨에게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또 윤씨가 사건 직후인 지난 3월24일과 4월 초 등 두차례에 걸쳐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7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경찰은 “윤씨가 사건 직전 친조카와 자주 만났고,하양을 미행했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윤씨가 다른 사람 명의의 휴대전화 4대를 이용,친조카 윤씨와 범행 전후 수백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전망= 경찰은 달아난 두 용의자를 붙잡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펴고 있다.또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용의자가 국내에 1∼2명 머무르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고 검거에 나섰다. 윤씨는 부산에서 제분회사를 운영하는 재력가(55)의 부인으로,숨진 하양과 사위(29)의 불륜관계를 의심,하양을 미행하는 등 마찰을 일으킨 정황이 포착돼 용의선상에 올랐다. 광주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日 제조업체 42% “”직원 이메일 감시””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주요 제조업체들이 회사기밀 유출방지를 위해 사원들의 이메일을 감시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42%가 사원들의 전자메일을 감시하고 있다.14%는 이메일 감시대책을 도입할 예정,24%는 도입을 검토 중이다.또 대부분의 기업이 ‘사내정보 시스템 접근제한’을 도입(93%)했고 ‘정보의 암호화’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도 40%에 달했다. 퇴직 후 기밀을 지키겠다는 계약을 사원과 맺은 기업이 67%,연구원의 해외도피 등을 막기 위해 그들의 여권을 관리하는 회사가 1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기업들이 이처럼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정보기술(IT)의 보급으로 기밀정보 유출의 위험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marry01@
  • 거짓말 탐지기 은밀 이용 확산

    거짓말 탐지기가 그 신빙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휴대용까지 등장해다른 사람 몰래 사용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과거 수사당국에서만 사용되던 거짓말 탐지기가 보험사기범을 잡아내려는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외도를 감시하는 수단으로까지 변질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한 라디오 방송국의 광고 책임자는 업무에 ‘진실 전화’라불리는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한다.장난전화로 인한 허위 광고계약을 방지,자신과 회사의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또 스포츠 웹진에서 활동하는 한 자유기고가는 아내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뒤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해 그 진실성 여부를 확인해 본다. 거짓말 탐지기 생산업체인 911 테크 회사의 경우 탐지기를 흉내낸 조악한 탐지기만 지난 수년동안 2만여개를 팔았을 정도로 거짓말 탐지기는 널리 확산되고 있다.하지만 그 정확성을 입증한 연구나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클로즈 업/ MBC ‘시사매거진 2580’, 해외도망자 통해본 사법체계 허점

    MBC ‘시사매거진 2580’은 방송 400회를 맞아 특집 ‘영생불멸 프로젝트-욕망의 도전사’를 18일 오후9시45분 방송한다. 옛날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통해 영생불멸을 추구했듯이 오늘날 시체의 부활을 시도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어 취재진이 카메라에 담았다. 미국 ‘알코’사를 중심으로 이른바 ‘시체냉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학자들이 바로 그들.훗날의 부활을 꿈꾸며 ‘알코’사에 맡겨져 냉동 보관중인 시신만도 현재 150여구에 이른다.취재진은 ‘냉각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과학자들을 만나 인체 냉각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영생불멸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또 ‘743인의 도주’편에서는 이석희·최성규·김우중·안정남·이수만…등 한 때 이른바 ‘잘나가던’ 해외 도망자들의 도망 경로를 추적하면서 현행사법체계의 허점과 실효성 있는 검거 및 인도방안을 모색한다. 현재 해외도피중인 범죄혐의자는 모두 743명.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 때는 173명의 강력범들이 해외로 도주했고98년 IMF이후에는 경제사범들이 해외도피의 주류를 이뤘다. ‘썬 크루즈의 비밀’편에서는 인허가 단계부터 각종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강릉 정동진의 대형 호텔 ‘썬 크루즈’에 대한 의혹을 분석한다. 주현진기자 jhj@
  • SBS 드라마 ‘정’ 출연 김석훈/ “양아치로 브라운관 복귀 신고합니다”

    김석훈(30)이 2년만에 TV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계가 들썩였다.TV드라마로 성공해서 영화쪽으로 옮겨간 연기자들이 다시 방송가로 돌아오는 일은 흔치 않은 일.열악한 방송 제작환경,영화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출연료 탓이다.그러면 김석훈이 안방극장에 복귀한 까닭은 무엇일까? “저를 ‘홍길동’으로 데뷔시켜준 정세훈 감독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이번 드라마에 무조건 출연하기로 했습니다.전에 정감독의 ‘로펌’ 출연제의를 거절하면서 다음에는 꼭 같이하기로 약속했거든요.사실 SBS와의 계약도남아 있고요.” 그는 오는 28일부터 새로 시작하는 SBS 드라마스페셜 ‘정’(수·목 오후 9시45분)에서 사채업자인 이모의 뒤를 봐주며 살아가는 양아치 철수역을 맡았다.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거친 성격의 소유자.해미(한채영)를 사이에 두고 재벌 2세인 재만(류수영)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인다. “그동안 너무 반듯한 이미지만 보여준 것 같아요.제 안에 있는 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실제 성격이 그동안 해왔던 연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데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출연작품은 그리 많지 않은 편.TV드라마 4편과 영화 ‘북경반점’‘단적비연수’가 전부.그래서일까? 평범한 검은 티셔츠차림에 청바지를 입은 그는 소탈하고,개구쟁이처럼 천진해 보인다.특급배우라는 명색이 무색할 지경이다. 오랜만의 TV 출연이 거북스럽지 않으냐고 묻자 대뜸 “영화 ‘멕시칸’에서 브래드 피트가 입은 것 같은 캐주얼한 옷을 입고 싶은데 감독이 정장을 고집해요.구식 감독과 일하려니까 피곤해요.”라면서 애교섞인 농담을 던진다.그러더니 “2년동안 외도를 했지만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닙니다.물론 연기공부에 매달렸지요.연극 ‘햄릿’에도 출연했고 최근 ‘튜브’라는 액션영화의 촬영을 마쳤습니다.” “영화,드라마외에 시트콤에 출연해 코믹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사실은 그보다 맘에 드는 여성을 만나 결혼하는 게 더 급하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송하기자 songha@
  • 하남 피살여대생 아버지 “”베트남서 범인 흔적 발견””

    지난 3월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에서 머리에 공기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된 하모(22·E여대 4년)양 피살 사건과 관련,용의자들의 해외도피로 경찰의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지자 하양의 아버지(56)가 유력 용의자 윤모(41)씨를 잡으러 베트남에 직접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씨는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초 1주일 동안 베트남 현지 공안들의 협조를 얻어 용의자 윤씨가 숨어 지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윤씨 부친의 공장에갔었다.”면서 “용의자 윤씨가 숨어 지내던 흔적은 발견했지만 붙잡는 데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하양의 살해를 사주하고 사촌관계인 용의자 윤씨를 베트남으로 도피시킨 것으로 알려진 재력가 집안의 중년부인 윤모(57)씨는 출국금지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중년부인 윤씨는 지난해 사위 김모(32)씨와 하양의 불륜관계를 의심,사위 김씨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그 상황을 집에서 모니터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하양과 사위 김씨를 미행하기 위해 고용한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을 목적으로 핸드폰을 9개나 구입했던 것으로드러났다. 명문 여대생과 법조인,재력가 부인 등이 피해자 주변인물로 등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끈 이 사건은 범행에 사용된 공기총을 구입한 용의자 등이 검거되면서 미궁에 빠졌던 수사가 급진전됐으나,중년부인 윤씨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유력 용의자2명이 해외로 출국하는 바람에 수사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
  • 현대문학 8월호 ‘탄생 100주년 특집’ 소월詩 다시읽기/소월詩엔 ‘국가·노동’도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김소월은 ‘정한(情恨)’에 익숙한 시인이다.특히나 교과서밖의 시문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더욱 그렇다.더러는 ‘나라잃은 설움’이나 ‘망국의 한’이 시구에 담겨 있기도 하나 그것이 주된 흐름이나 색깔을 결정하는 본질은 아니었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이 이렇게 김소월을 읽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해는 김소월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월간 현대문학이 8월호에 꾸민 ‘김소월 탄생 100주년 기념 특집’에 실린 충북대 정효구교수의 김소월론 ‘빼앗긴 땅,꿈꾸는 노동’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이 대일 땅이 있었드면’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 시는 1925년 발간된 그의 시집 ‘진달래꽃’에 들어 있는 작품이다.‘나는 꿈꾸었노라,동무들과 내가 가즈란히/벌가의 하루일을 다 마치고/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즐거이,꿈 가운데.’로 시작되는 시는 얼핏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떠오르게 할 만큼,알려진 소월의 시세계와는 다른 작품이다. 이 글이 드러내는 중요한 흐름은 소월의 뚜렷한 국가관.나라를 잃어버린 비애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대지,이를테면 땅·들·밭 등 다분히 농경사회적 상상력을 통해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집잃은 내 몸이여,/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드면!/이처럼 떠돌으랴,아침에 저물손에/새라 새롭은 탄식을 얻으면서.’라고 토로한다.그의 시에서는 드물게 노동의 보람과 기쁨에 대한 꿈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보섭대일 땅’이란 실제의 경작,즉 쟁기질할 수 있는 땅에의 향수와 그 땅을 스스로 경작하고 싶은 열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시적 수사이다. 이를 두고 정교수는 “안타까운 현실인식 속에서 그는 절절하게 솟구쳐 오르는 소망을 피력한다.소망이란 ‘바라건데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드면!’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라고 해석한다.그러나 일제에 나라를 강점당한 현실은 소망을 꿈으로 밀어낸다.‘동무들과 내(시인)가 벌판에서의 하루일을 마치고 석양 무렵 안식처로 돌아오는 정경’에서는 ‘땀흘려 가꾸고 거기에서꿈을 수확할 나라가 없음’이 간절한 시각효과를 낸다. ‘인간과 인간,인간과 대지(땅),인간과 노동이 이 장면에서 한치의 어긋남이나 소외도 없이 완벽한 조화와 합일 속에 놓여 있다.’는 정교수의 지적처럼 소월에게서 일찍이 이보다 더한 노동성과 나라정신을 읽은 적이 없다. 소월의 시정신은 마지막 4연에서 빛난다.‘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나는 나아가리라/한 걸음.또 한 걸음.보이는 산비탈엔/온 새벽 동무들 저저 혼자……산경을 김매이는’에서는 소월의 연상이미지로 굳어진 ‘체념’과 ‘부정’‘한’대신 ‘희망’과 ‘의지’가 읽힌다.소월이 결코 나라와 민족이라는 집단의 문제를‘허무나 패배주의적 관점에서 다루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나약한 시인’김소월이 아니라 막막한 절망속에서도 ‘언젠가는 다시 올 땅일구고 씨뿌리는 그날’을 꿈꾸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시인’을 만나게 된다.김소월을 더는 ‘패배주의적이고 무기력한정한’의 틀에 가둬둘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교수는 “이 작품에 호감을 갖는 것은 국권을 상실하고 떠도는 자의 비애감을 너무나 절실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공동체의식과 노동의 환희가 농경사회적 상상력을 활용해 참으로 인상깊게 표현되고 있는 점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경북 울진 왕피천 오지트레킹/ 탈출 꿈꾸는 당신 “”떠나라 오지로!””

    가끔 도시 탈출을 꿈꾼다.아무도 없는 곳,나만의 휴식처를 찾아서.그러나 탈출에 성공했다고 믿는 순간,그 곳엔 또다른 도망자들이 우글거린다. 경북 울진의 왕피천은 그나마 다른 도피자들과 마주치기 쉽지 않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지.성류굴 남서쪽인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약 20㎞를 뻗어나가다가 불영천과 합류해 동해로 흘러든다. 왕피천에서는,끊어질 듯 험한 산길로 인해 중·하류에서만 억척스러운 피서객들과 낚시꾼들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 상류에선 좀처럼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왕피천 상류는 오지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코스는 근남면 구산3리(구고동)에서 왕피리 속사마을까지 6㎞ 정도.출발은 상류 위쪽인 속사마을에서 내려오든,아래쪽인 구고동에서 올라가든 상관 없다. 말이 트레킹이지 어차피 사람의 흔적이 남은 길은 없다.계곡 가득히 늘어선 바위들과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모래밭,그리고 때묻지 않은 강물이 바로 길이고 발 닿는 곳이다. 바위를 건너뛰다가 모래 위를 걷기도 하고 배낭을 머리에 이고 가슴까지 차오르는 계곡물을 건너기도 한다.물이 너무 깊어 그마저도 어려우면 천변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타거나 산길로 우회해야 한다. 따라서 등산화와 함께 스포츠샌들을 준비해 상황에 따라 바꿔 신으면 편리하다.그래도 워낙 코스가 험해 잠깐 방심하면 이끼 낀 바위를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고,나무 등걸에 걸려 다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왕피천 상류엔 바위가 많은 만큼 소(沼)도 많다.허벅지 정도로 얕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가슴 또는 키를 넘길 만큼 깊은 곳도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소에 뛰어들어 흠뻑 땀에 전 몸을 씻어내는 것도 강변트레킹의 묘미. 물 속엔 은어 피라미 쏘가리는 물론 각종 이름 모를 민물고기가 산다.유리처럼 투명한 물 속에 얼굴을 담그고 눈을 뜬 채 둥둥 떠내려가다 보면 사람구경 처음하는 겁없는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다리를 톡톡 쪼아대기도 한다. 왕피천 상류코스를 종주하는 데는 강행군을 한다고 해도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린다.트레킹을 시작하는 구고동이나 속사마을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또 강변 트레킹이라고는 하나 먹을 물찾기가 어렵고 음식점은커녕 가게도 하나 없기 때문에 마을 출발 전 물과 요깃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울진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 길 - 36번 국도를 타고 경북 봉화에서 울진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삼근리에서 왕피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이곳에서 우회전해 박달재 고개를 넘어 굴곡이 심한 비포장길을 1시간 가량 가야 속사마을이 나온다. 구고동으로 가려면 울진에서 7번 해안도로를 타고 삼척 방향으로 가다가 구산 2·3·4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해야 한다.포장·비포장 길이 섞인 산길을 30분 정도 가면 왕피천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구고동이다.길이 험하고 좁아 승용차보다는 지프 등 사륜구동차가 편하다. ◆인근 명소 - 기암괴석이 볼 만한 불영계곡,비구니들의 도량인 불영사,망양해수욕장,성류굴 등이 찾아볼 만하다. ◆잠잘 곳 - 울진 읍내와 해안도로,해수욕장 인근에 여관·민박집이 많다.민박집은 시설 면에서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거나시간을 넉넉히 갖고 깨끗한 집을 찾는 게 좋다.문의 구산리 민박안내소(054-788-3811).좀 더 깨끗한 곳을 원하면 온정면 백암온천 인근에 있는 백암한화콘도(787-7001)백암스프링스호텔(787-3771)등을 찾으면 된다. ■오지트레킹 여기도 좋아요 - “”세상에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네”” 울진 왕피천 일대 말고도 우리나라엔 ‘하늘 아래 첫 동네’로 꼽히는 오지가 적지 않다. ◆경북 청송 내원동 마을 - 주왕산 자락에 꼭꼭 숨은 오지마을.주왕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마을까지는 4㎞ 산길.매표소 옆 대전사를 거쳐 이어지는 숲길은 낙옆이 푹신하게 깔린 흙길로 산책하듯 올라갈 수 있다. 숲길 옆으로 주왕천계곡이 흘러내려 운치가 그만이다.매표소에서 30분 정도 올라가면 제1폭포가 나온다.이 일대는 바위와 협곡이 요새처럼 하늘을 가리고 펼쳐져 있다.‘기암절벽이 병풍같다.’고 해 붙은 주왕산의 또 다른 이름 석병(石屛)산이 실감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제2,제3폭포에 이르기까지는 그야말로 모두가 ‘수석전시장’.제3폭포를 지나면 ‘전기 없는 마을내원동 가는 길’이란 입간판이 보인다.울창한 송림 사이 오솔길을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내원동이다.한전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뿐 태양열 발전기 등을 통해 집집마다 전기는 물론 전화도 가능하다.민박문의는 내원동 반장 김희걸(054-873-6860)씨에게 하면 된다. ◆정선 내도전마을과 도전천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내도전마을에 가다보면 ‘도대체 마을은 어디에 있는 거야?’란 말이 절로 나온다.42번 국도변에서 외도전마을을 지나 도전천을 끼고 지칠 만큼(실제로 5㎞라는데 체감거리는 그보다 휠씬 멀길다.)걷다 보면 ‘현재 위치 내도전,괘병산 정상 180분,등산로 입구 60분’이란 말뚝을 만난다.여기서부터 옥수수밭 감자밭 사이사이로민가들이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낸다. 임계천의 지류인 도전천은 충봉산 괘병산 등 백두대간 봉우리에서 발원,계곡 곳곳에 모래톱과 소를 만들었다.등산과 계곡피서,트레킹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민박 문의 (033)563-2595. ◆삼척 덕풍계곡과 용소골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있다.응봉산 자락에 위치한덕풍계곡은 계곡 입구에서 덕풍마을까지를 말하고,마을에서 산속으로 들어가야 용소골이 나온다. 덕풍마을에서 용소골을 끼고 응봉산까지 이르는 트레킹 거리는 6㎞.계곡을 따라 기암절벽과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커먼 용소(龍沼),폭포들로 이루어져 계곡 트레킹과 등산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마을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인 제1용소까지는 길이 험하지 않아 피서객이 많지만 2,3용소는 위험한 곳이 많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덕풍마을에 덕풍산장(033-572-7378)등 민박집이 10여곳 있다. 임창용기자
  • 새영화/ ‘이투마마’- 야하다, 웃긴다, 서글프다

    도발적인 10대 남녀의 섹스 장면.‘헉,이거 알폰소 쿠아론의 작품 맞아?’밀고 당기는 감정의 흐름이 잔잔한 수채화처럼 화면에 번져가는 ‘위대한 유산’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투마마’(Y Tu Mama Tambien·23일 개봉)에서 충격을 받는 게 당연하다. 10년동안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다 잠시 휴식처럼 멕시코로 돌아와 만든이 영화는 정말 독특하다.불온한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전혀 끈적거리지 않고,가벼운 웃음이 배꼽을 잡게 하다가도 숨겨진 무거운 은유가 한없이 마음을 가라앉게 한다.야하면서도 웃기고,또 서글픈 영화. 갑부집 아들인 테녹과 그저 그런 집안의 훌리오는 17세 동갑나기다.막 성(性)에 눈을 뜬 둘은 주체하지 못하는 욕망을 발산할 대상을 찾아 기웃거린다.그러던 어느날 아름다운 연상녀 루이자를 만난다.남편의 외도로 괴로워하는 그녀는 그들이 함께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존재하지 않는 해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유쾌하면서도 슬프다.이 셋이 만든 작은 사회 속에서 서로 다투고 위로하고 상처를 드러내보이다가 결국 각자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은 누구나 겪었음직한 고통스런 성장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성장영화의 형식에 사회현실을 맞물려 정체성 찾기가 과제인 제3세계 국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도로를 가로지르는 반정부 시위와 군인들의 몸수색을 일상의 한 부분처럼 안고 살아가는 사회.대형 할인마트와 유람선이 서민들의 삶을 빼앗아가지만,젊은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다른 고민을 떠안은 채 방황하는,다양한 가치가 엇갈려 몸살을 앓는 멕시코시티의 모습은 전통·모던·포스트모던이 혼재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형식 또한 독특하다.갑자기 소리가 뚝 끊기고 흐르는 내레이션은 브레히트의 ‘거리두기’를 노렸다.내레이션이 나올 때는 카메라의 시선이 멀어지며 롱테이크로 화면을 붙잡는다.몰입되지 않은 채 주인공의 움직임과 배경을 관찰하고 그 의미를 탐색하게 하는 지적인 장치는 비할리우드 영화이기에 가능한 실험이다.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알폰소 쿠아론은 ‘해리 포터’3편의감독으로 낙점됐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장상 총리 인사청문회/ “”시부모가 그동안 재산관리””

    ■부동산 투기·재산신고 ◆(한나라당 심재철의원) 80년 6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7차 아파트,85년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주공아파트,87년 2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등 3곳의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만 이전한 것은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 아닌가. (청문회)준비를 하면서야 잠원동과 반포에 간 것을 확인했다.잠원동 것은 주소이전을 한 지도 몰랐다.이전에 서대문구 대현동 무궁화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는데 이것이 부도가 나서 24가구가 길에 나앉게 됐고,어디든 가야 할 상황이어서 시어머니가 그렇게 한 것 같다.3년전까지는 시어머니가 (재산관리를) 총지휘했다.이후 주민들이 힘을 합해 청원서를 냈고,(입주민들이) 은행빚을 떠안기로 하면서 대현동 아파트가 다시 살아나 이사갈 필요가 없게 됐다.그 다음에 (반포동 아파트에) 3개월 가 있었다는 부분은 모르겠다.목동아파트에서는 나와 큰 아들이 큰 수술을 받았고,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등 집안에 우환이 있어서 1년간 살 수도 없었다. ◆반포와 목동이 어떤 곳인가.시세차익이 짭짤했던 곳 아닌가. 목동은 미달된 곳도 많았다.목동에 사는 사람들은 다 안다.목동은 미달 분양이었다. ◆(한나라당 이주영의원)장·차남의 정기예금의 원금 출처는. 봉급을 시어머니께 드렸고,시어머니는 20여년간 매월 일정액을 손자들을 위해 적금으로 불입해 줬다.어릴적부터 세뱃배돈이나 용돈 등을 저축해 현재의 금액이 통장에 예치돼 있는 것이다. ◆부부의 예금은. 한 사람의 봉급은 저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재산은 재산신고 사항에 등재된 것이 전부다. ◆예금을 분산 예치한 것 아닌가. 거주중인 아파트와 경기도 양주의 땅을 제외하고 모든 재산을 금융기관을통해 관리해 왔고,금리와 형편에 따라 조건이 나은 계좌에 예치한 것일 뿐의도적인 분산예치는 아니다. ◆(한나라당 박종희의원) 위장전입 등 곤란한 부분은 시모에게 다 떠넘기는데 시모는 당시 70대였다. 시모께서는 초등학교만 졸업했으나 상당히 총명하고 건강한 분이었다.3년전누우시기 전까지는 가계부를 쓸 정도로 건강하셨다. ◆(민주당 전용학의원) 80년 6월∼87년 2월 5차례에 걸친 주민등록 이전은시부모가 한 일이라 모른다고 해서는 해명이 안된다. 저희 두 사람은 밖에서 생활해 시부모께 월급 전부를 맡겼고,아이들도 키워주시는 등 살림을 도맡으셨다. ◆현재 아파트를 개조한 건 불법 아닌가. 3세대가 거주해야 하고 노모를 모시는 입장에서 시공사에 방이 여러 개인 주택을 주문하자 ‘꼭대기층에 입주하면 2채를 터서 출입문을 설치할 수 있으며 위법도 아니다.’라고 해서 입주했다. 이지운기자 jj@ ■이희호여사 친분설 ◆(민주당 전용학의원) 59∼62년 대한YWCA연합회 총무로 일할 때 이희호 여사를 처음 만났다고 했는데 그럼 40년동안 개인적 친분이 없었다는 말은 잘못된 거 아닌가. 그때 처음 만났고 이후 10년동안 미국 유학생활을 했다. 한국 와서도 공적으로 만났을 뿐 개인적 친분은 아니다. ◆(한나라당 박승국의원) 총리 지명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나 이희호(李姬鎬) 여사와의 친분을 굳이 숨긴 이유는 뭐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대학총장으로서 공식행사 참석 등을 통해 몇차례 뵌 것이 전부이고,‘사랑의 친구들’은 단체의 설립목적이 좋아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 이병석의원)‘사랑의 친구들’ 최초 발기인에 아태재단 상임이사 이수동씨가 들어 있다.이수동씨는 사무실 공동기증자이기도 한데,제2의 아태재단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 금시초문이다.아태재단과 ‘사랑의 친구들’의 관계를 모르고 있어 답변할 수 없다. ◆‘사랑의 친구들’이 각계에서 총 45억원이란 엄청난 기부금을 모았는데 이희호 여사의 영향력이 작용해 거의 강제적인 거 아니냐. 쉽게 말할 수 없다.회비를 정할 때 ‘2만원으로 뭘 할 수 있느냐.’는 얘기가 나온 것은 기억한다. 기부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장남 이중국적·영주권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아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졌다.부모가 취득해 준 것이 아닌가. 그렇다.77년 2월28일 귀국했다.4월 이중국적을 처리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73년쯤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는가. 그렇다. ◆(당시는)유신 직후여서 미국 국적을 요청,망명을 요구하는 붐이 일었다.미국 영주권 취득은 미국시민이 되겠다는 예비단계가 아닌가. 아니다.73년 아이가 태어나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해 내가 ‘잡(직장)’을 갖고 ‘론(대출)’을 하기 위해서였다. ◆섣불리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총리될 자격이 없다. 77년 귀국 당시는 유신 말기였는데 심각했다.미국 교수들도 가지 말라고 한데 대해 내가 “자기 나라에서 살지 못하면 살 데가 없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자민련 안대륜 의원)영주권 문제가 불거졌는데. 영주권을 안 가졌다고 한 적은 없다.직원들의 착오라고 생각한다.73년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1년에 한번 (미국을) 여행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되는데 여행하지 않아 소멸됐다.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장남이 호적에선 제적됐으나 주민등록이 남아 있는 이유는 행정착오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지금은 모르겠다.(주민등록을 정리하지 않은 것은)불찰이다. ■학력 허위기재 ◆ (민주당 전용학 의원)취임승낙서를 보면 프린스턴대 신학대학원 출신으로 돼 있는데. 비서출신도 (내 학력을)제대로 몰랐다는게 안타깝다.(비서)한 사람이 잘못해서 이 문제가 확대재생산돼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총리서리가 되기 이전의 대부분의 자료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이대 총장이 되면서 신문에 (학력이 잘못)보도된 것도 보았을 텐테. (언론에 보도된 내 학력을)봤을 것이다. 사석에서 지인들을 만났을 때 “장 선생 프린스턴대 나왔지요.”라고 물으면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나왔다.”고 답변해 왔다. ◆ 그러면 신문에 잘못 보도된 것에 대한 시정을 요청한 일은 없나. (적극적으로 요청한 일은)없다.(하지만 학력 게재 등)무언가 (신문사로부터 자료가)왔으면 시정했다. ◆ 총리로 지명되는데 예일대와 프린스턴대를 나왔다는 게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본다.(이번에 프린스턴대를 졸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자)대통령내외도 실망했을 것으로 보는데. 프린스턴대나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이나 모두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 (자민련 안대륜 의원)지난 82년 이대 교학과장 시절 학술진흥재단으로 보낸 이력서에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는데. 처음 듣는 얘기다.(내가)직접 하지 않았다. ◆ 그 이력서에는 장 서리가 날인한 것으로 돼 있다.조교나 비서가 담당 교수의 승인없이 날인을 할 수 있느냐. (프린스턴대와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이)붙어 있어서 오류가 생겼다고 본다.안좋은 관행인데….중요하지 않은 일로 (문서가)나갈 때에는 비서가 한다. ■김활란 추모사업 ◆ (한나라당 이주영의원) 이화여대 총장 재임 당시 김활란 기념사업을 주도한 것은 친일청산에 역행한 것 아니냐. 그 분의 친일행적에 대해선 비판하되 한국 여성의 고등교육 등에 공헌한 부분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민주당 강운태의원) “김활란씨가 본질적인 친일은 안 했고 오히려 반일적”이라고 말했다는데. 총독부가 끌고 다니며 원고를 써서 읽게 했다고 한다. 안 하면 이화여대 문닫는다고.나중에 심각한 안질환을 앓으면서 “죄가 있어 실명해도 마땅하다.”고 본인이 말했다.친일을 두둔하려는 건 아니다. ◆ (민주당 조배숙의원)98년 김활란상 제정 토론회에 참석,“김활란 박사가한국이 낳은 유일한 여성지도자”라고 말했다.후보의 역사관,민족관이 의심스럽다. 99년이 김활란 탄생 100주년으로 기념사업의 여론이 높았다.학술제를 통해 친일을 짚고 넘어가는 자리를 마련,반대자를 다 초청했다. 김활란은 1920년대 이미 세계 무대로 나가 민간외교관 역할을 했다.그러나 이화가 생각하는 것과 사회정서가 거리가 있다는 걸 느끼고 상 제정을 유보하고 모금액은 장학금으로 돌렸다. ◆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청산 활동을 하면서 교수들의 지지서명을 받았는데 서명했나. 나는 서명을 쉽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확신이 설 때만 한다.특히 역사적인 평가 문제에 있어서 얼마나 균형있게 이뤄지느냐를 검토해야 한다. 곽태헌 박정경기자 tiger@ ■국정수행 능력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금강산관광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데. 대북화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하나의 정책이고 방향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아파트값이 폭등해 서민들이 고통받는 것을 알고 있나.어릴 때 주택 문제로 고통을 겪은 적 있나. 이대 앞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생활비가 떨어지면 고구마만 삶아먹은 적이 있다. ◆총장 시절 어떤 생각으로 주5일제 근무를 추진했나. 노조가 몇년 동안 요청했다.다른 대학들도 많이 하고 있는데다 강의에도 지장없고 난방비가 3억원이 절약된다고 해서 시작했다.하지만 일률적 획일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 국정업무에 대학총장의 경영마인드만으로는 부족한데. 국무총리를 연습한 사람은 없다.조직 장악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마늘협상 파문이 발생한 원인은. 피해농가와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떨어뜨렸다. ◆대선에서 공직자 중립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방법론은 좀 더 검토해야 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의 자세와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강운태 의원)소득격차 해소방법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성공적으로 병행하려면생산적 복지와 사회통합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강운태 의원)공적자금에 대한 생각은.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했던 것 자체는 유감이다.하지만 과감한 투입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할 만큼 외환위기를 단시일에 극복한 효과는 있었다.국민 입장에선 정말 잘 썼는지,미회수분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등이 의문이다. 김재천 박정경기자 patrick@
  • “인문학 위기는 과학 지향한 탓”

    ‘인문학의 위기’는 해묵은 담론이다.그러나 대학이나 학술세미나 등에서수없이 난도질 당했음에도 여전히 미궁을 헤매고 있는,어쩌면 인문학자들에겐 ‘10년 묵은 체증’ 같은 주제라고도 할 수 있다. 아직 확실한 진단은 내려지지 않았지만,인문학의 위기는 대체로 ‘유용성’의 위기로 귀착된다.여기서 유용성은 많은 경우 전공자의 감소,사회적 위상저하 등 사회·경제적 위기를 의미하고,따라서 한편에선 인문학과 정보기술(IT) 사업과의 접목,콘텐츠 문화사업의 기초로서의 인문학 부각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위기를 외적 유용성의 위기보다는 내적 유용성의 위기,즉인문학 자체의 가치 상실에 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대표적인 사람이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다. 그는 최근 펴낸 책 ‘인간의 얼굴을 가진 지식’(소나무)에서 인문학을 둘러싼 경제적인 곤란과 비관적인 지표들은 인문학의 한 외피에 불과하다는 점을 반성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그에게 있어 인문학의 사회경제적 위기는 어디까지나 외적 위기일 뿐이지 결코 학문 자체가 지닌 고유사명을 실현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내적 위기는 아니다. 저자는 인문학의 내적 위기가 인문학도 과학이 되고자 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진단한다.즉 인격적 인간 자체를 배제하고 ‘과학성’이란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인문학이기를 그쳤다는 것이다. 철학은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에 관여하기보다는 논리 분석의 도구로 전락했고,종교학은 종교적 헌신이나 관여보다는 종교현상을 기술하는 과학이 돼버렸다. 그는 인문학이 이처럼 과학을 지향하는 ‘외도’를 하게 된 배경을 데카르트의 수학적 사고에 기초한 지식론을 통해 드러낸다.데카르트의 ‘객관주의’는 ‘진리의 절대 부동의 토대’를 찾고자 했고,이후 ‘논리 실증주의’와 ‘통일과학 이념’이라는 보다 극단화된 형태로 이어졌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문학은 인간의 내면성이나 개별성을 배제하는 불운을 맞게 됐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의 미래는 무엇인가.저자는 마이클 폴라니의 ‘인격적 지식’에서 대안을 모색한다.마이클 폴라니는 객관주의와 논리적 실증주의로 대변되는 근대 지식이념에서 벗어나 지식을 개인적·인격적 성취로 보는 대안적 이론을 전개한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과학철학자이자 화학자다. 저자는 인문학이 인문학으로서의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일에서부터 인문학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철학은 삶의 의미와 자기 인식을 위한 배움으로,문학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 그리고 인간성과 상호관계를 작품의 상상적 공간 안에서 관조적으로 이해하고 탐구하는 배움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문학은 치열하게 인격적 참여가 개입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자연과학처럼 아무런 관점 없이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아야 한다는 오해를 버려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당장 사회·경제적 유용성을 찾아 현실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학자들에게 저자의 ‘내적 위기론’이 얼마나 피부에 와 닿을지는 미지수다.그러나 객관주의를 넘어 인격적 지식의 개입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병소를 찾아 처방을 내리려는 저자의 시도는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해법으로 다가온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보성 30억 政·官로비 의혹, 나라종금 편법 증자 조사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金鍾彬 대검 중수부장)는 23일 보성그룹이 지난 97∼2000년 나라종금을 회생시키기 위해 금융당국과 정·관계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이 97년 12월 1차 영업정지를 받았던 나라종금에 대해 98년 4월 영업정지를 해제한 뒤 2000년 1월 2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때까지 한 차례도 검사를 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나라종금이 98년 3월 이후 5차례에 걸쳐 3800여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에 돈을 빌려준 뒤 이 돈을 유상증자 자금으로 다시 투입하게 하는 등 편법을 동원한 혐의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나라종금의 대주주인 보성그룹 김호준(金浩準·수감중) 전 회장이 97년 12월 이후 30억원 이상을 회사 자금 가지급금 등 형식으로 빼낸 뒤 3∼4명의 국회의원에게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과 관련,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보성그룹의 자금관리를 총괄했던 보성어패럴 전 부사장 유은상(49·해외도피)씨에 대한 조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가지급금으로 빼낸 돈은 대부분 계열사에 지원했으며,로비는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분식회계 및 사기대출,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전자기기 생산업체 H사 손모 전 대표와 의류업체 J사 김모 전 대표를 이번 주중 각각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손씨는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수백억원의 사기대출을 받고 회사에 50억∼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으며,김씨는 분식회계와 함께 계열사에 수십억원을 부당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택동기자 taecks@
  • [충무로 산책] ‘박스오피스 1위’ 虛와 實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재미있는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박스오피스 1위’에 속아서는 안된다.재미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기 때문.특히 최근 한달 반동안 1위를 차지한 영화는 대부분 결국 큰 재미를 못본 채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4월은 ‘집으로’,5월은 ‘스파이더맨’이 극장가를 평정한 뒤 6월부터 박스오피스 1위는 ‘1주 천하’였다.‘묻지마 패밀리’‘해적 디스코왕 되다’‘레지던트 이블’‘패닉룸’‘챔피언’‘스타워즈2’까지 모두 개봉 첫주 1 위를 차지했지만 다음주 바로 자리를 내줬다. ‘챔피언’이 1위에 오르자 일부 성급한 언론에서는 ‘친구’에 이은 ‘대박’이라고 보도했지만 그로부터 2주 뒤 흥행 참패가 기정사실화됐다.역시 ‘스타워즈 이번엔 떴다’라는 보도도 1주만에 오보가 됐다. 그렇다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도록 한 결정적인 요인은 뭘까.단연 스크린 수다.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것은 자본이다.물론 극장주와 배급사는 ‘뜰 것 같은’영화를 많이 걸겠지만,그보다는 규모와 출연진이 가장 중요한판단기준이다.게다가 재미가 없어도 자본력만으로 스크린을 확보하는 일도 많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가 별로 좋지 않아도 관계 유지를 위해서 극장측에서 스크린을 내준다.”고 말했다. 예외도 있다.한번도 1위를 못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7월 둘째주 ‘챔피언’보다 스크린이 3개가 적었지만 서울관객 수는 7만 2453명으로 3만여명을 앞질렀다.지난 주말에는 30개 스크린으로 40곳의 ‘스타워즈2’를 누르고 3위를 고수했다.이런 영화가 진짜 재미있는 영화다. 하지만 이런 예외도 극장 수가 웬만큼 확보됐을 때 가능하다.대부분 제작·배급·수입에 소자본이 들어간 유럽영화·독립영화 등은 재미가 있어도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해 조용히 걸렸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말에는 ‘맨 인 블랙2’가 모처럼 2주 연속 1위를 기록,‘재미’를 어느정도 입증했다.하지만 스크린 수는 58개로 2위 ‘라이터를 켜라’보다 15개가 많았다.박스오피스 순위만으로 어느 영화가 더 재미있는지 알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말 재미있는영화를 찾고 싶다면 스크린 수도 함께 비교해 보자.아니 그보다는 흥행 숫자에 좌우되지 않는 자신만의 감식안을 갖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김소연기자
  • 공자금 비리 실태·수사전망/ 회계조작 3500억 불법대출 정관계 ‘이권’금품로비도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에 적발된 기업주들은 회계를 조작해 실적을 부풀린 뒤 금융권에서 사기 대출을 받음으로써 기업과 금융권이 모두 부실해지는 원인을 제공했다.일부 부실기업주들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성그룹-나라종금의 동반 몰락= 보이런던,겟유스트 등 캐주얼 의류를 생산해온 보성그룹은 97년 11월 420억원을 투자해 나라종금을 인수했다.그러나 곧바로 IMF사태가 터졌고,제2금융권에 대한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이어지자 나라종금은 견디지 못하고 다음달 1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보성그룹 김호준 전 회장은 나라종금에 66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보성 제품을 대규모 할인처분하고 다른 기업에 보성의 돈을 빌려준 뒤 이를 다시 나라종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하는 편법을 동원했다.이렇게 해서 나라종금은 98년 5월 영업을 재개했지만 보성은 브랜드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자금난은 더욱 심화됐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김 전 회장은 5개 계열사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금융기관에서 568억원을 사기로 대출받고,나라종금에서는 별도로 2995억원을 불법 대출받는 등 무리수까지 감행했다.결국 나라종금은 2000년 1월 다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 2조 998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보성 계열사들은 같은달 부도처리됐다. ◇SKM의 부도 과정= 지난 76년부터 오디오·비디오테이프를 제조,판매해온 SKM(선경마그네틱)은 90년대 들어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93년 동산C&G(옛 동산유지)를 인수하면서 파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이미 법정관리 중이던 동산C&G를 살리기 위해 98년 580억원을 투자했지만 재무구조는 호전되지 않았다.SKM 최종욱 전 회장은 추가로 동산C&G에 1042억원을 불법 지원했고,부실해진 SKM의 재무 상태는 분식회계와 사기대출로 메웠다.결국 SKM와 동산C&G는 2000년 11월 동반 부도를 맞았다. ◇정·관계 로비 시도= 부실기업주들은 사업을 확장하거나 사법처리를 무마하기 위해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로비를 시도했고,이에 연루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됐다. 세풍제지에서 출발,전북에서 사세를 확장해온 세풍그룹은 F1그랑프리를 유치하기 위해 유종근 전 전북지사에게 3억원을 제공했고,96년 전주민방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20억원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전병희 전 대우차판매 대표는 인천 송도 신도시에 대우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용도변경 등의 대가로 최기선 전 인천시장에게 3억원을 전달하고,이재명 전 의원과 송영길 의원에게 각각 3억,1억원의 정치자금을 건넸다. 빚 152억원을 갚지 않기 위해 회사를 일부러 부도내고 31억원의 회사자금을 빼돌려 구속된 박정삼 백송종합건설 회장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여승 박갑술씨에게 9억원을 제공했다가 함께 구속됐다.여승 박씨는 “공적자금 합동단속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높은 사람을 통해 무마시켜 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향후 수사 전망= 검찰은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사범에 대한 수사와 함께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지금까지 적발한 10여개 기업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5조원대로추산되지만 환수한 재산은 370억원대에 불과하다.검찰은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뒤 해외도피중인 전 M사 대표 윤모씨,전S사 대표 이모씨,전 K사 대표 김모씨의 신병을 인터폴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보성그룹 김 전 회장이 3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진상을 확인하는 한편 공적자금의 조성과 관리,집행 과정에 관여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 규명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따라서 앞으로 수사는 정치인과 공무원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해외도피 176명 송환 강력 추진

    해외로 달아난 중범죄자들을 소환할 수 있는 조치가 강력히 추진된다. 서울지검(검사장 李範觀)은 21일 주요 해외도피 사범에 대해 전담검사를 지정,집중 관리하는 한편 여권무효화와 범죄인 인도요청 등을 통해 이른 시일안에 범죄인의 신병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집중관리 대상은 전체 해외도피 사범 743명중 ▲10억원 이상 사기 등 재산사범 ▲5000만원 이상 뇌물사범 ▲5억원 이상 조세포탈사범 ▲20억원 이상 부도사범 ▲법정형 단기 5년 이상 중대사범 등 176명이다. 이 중에는 현재 미국에서 신병인도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을 비롯,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된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정현준 게이트’의 유조웅(柳照雄) 동방금고사장·오기준(吳基俊) 신양팩토링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외사부에 도피사범 전담 검사를 지정,여권 재발급 제한 및 유효기간 연장금지 등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만든 뒤 자진귀국을 유도하거나 해당국에 강제추방을 요청하기로 했다.또 이들에대해 법원으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이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77개 인터폴 회원국에 수배를 의뢰하고,소재가 확인되면 해당국에 직접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주요 도피사범 176명중 86명은 미국,25명은 일본,18명은 홍콩에 머물고 있는 등 도피사범의 85%가 우리나라와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된 16개국에 체류하는 점을 감안,소재 파악과 동시에 해당국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우리나라는 지금까지 47명에 대해 범죄인인도를 청구,11명의 신병을 넘겨받았다. 박홍환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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