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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연초부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행정자치부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가 시안을 내놓은 뒤 공직사회에서 반발기류가 확산되는 반면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는 ‘무늬만 개혁’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행자부에선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을 밝히는 등 공직사회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으로부터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을 들어본다. 박 장관 인터뷰는 1시간 남짓 이뤄졌다. 질문은 짧았다. 답변이 훨씬 길었기 때문이다. 해박함이 달변(達辯), 다변(多辯)으로 이어졌다. 그는 메모를 해가며 설명했다. 브리핑식 답변은 A4 용지 10장을 넘겼다.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에서 40분이 걸렸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개혁 시안의 한계를 인정했다. 여론의 뭇매도 예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억울함’도 토로했다. 시안의 의미, 기대효과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첫 인상에는 엘리트 관료의 이미지가 진하게 묻어났다. 야학과 고학으로 보낸 어릴 적 ‘배고픔’은 찾기 어려웠다. 그는 글 잘쓰는 공무원으로 정평나 있다.40년 지기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고교 때는 자신을 능가하는 필력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고 한다. 연세대 학생회관 휴게실의 ‘푸른샘’ 이름과 독수리상의 비문이 그의 작품이다. 박 장관은 타고난 수재다. 중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오랜 병고를 겪으면서 공부할 길이 막막했다. 서울로 상경해 약국에서 1년간 무보수 약국 점원으로 일하면서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다. 이문열씨와의 인연도 이 때 맺어졌다. 그 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고, 행정고시 도전 7개월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그것도 수석으로. 그는 지난해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했다.“다른 세계를 배웠다.”는 말로 정치 외도 소감을 대신했다. 인터뷰 도중 한 간부가 들락날락거렸다.“결재는 좀 기다리라.”며 ‘손님’을 배려했다.‘과속 위반 9차례’를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답례했다. 과천 정부청사를 다니면서 시속 40㎞ 구간에서 5번 걸렸다고 했다. 나머지는 선거 때 쌓인 것이라고 했다. ▶공개된 공무원 연금 개혁 시안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연금발전위원회의 건의안을 시민단체와 학회,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 각 당 정책위, 공무원 노조단체, 언론기관 등에 보낼 것이다. 연금급여 및 부담금 수준, 퇴직금 전환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설문을 돌려 의견을 내도록 하고, 공약수를 찾아보겠다.(문제가 제기된 재정에 대해) ‘정밀 재정진단’도 하겠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안을 만들겠다. 졸속으로 만들면 뭐 하나. ▶시안대로 해도 재정효과는 수십년 뒤에 나타난다는데. -현재의 시스템은 저부담 고급여형태다. 이를 ‘더 내고 덜 받는 체제’로 바꾼다는 것이다. 시안은 종국적으로 2018년부터 국민연금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모두 2018년에 맞추어놓았다. 연금위에서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연금은 국민연금과 같게 했다. 문제는 퇴직금이다. 민간에선 퇴직금, 공무원은 퇴직수당을 받는다. 퇴직수당은 민간인의 36% 수준이다. 연금을 국민수준으로 한다면 퇴직금도 같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향후 20년간 재정전망에서 연금은 28조 6000억원 절감된다. 반면 퇴직금은 20년간 6000억원의 결손이 생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결손이 왜 생기는지 보니,1955∼63년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공직에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이 무더기로 나갈 때 19조원이 더 빠져 나간다. 답답하다. 그래서 항목 항목을 관련기관에 보내 설명하라고 하는 것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이 공무원의 특혜부문은 안된다고 했는데, 앞으로 따져보겠다. 공무원과 국민에게 설명을 해보고 그래도 많이 준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현재 연간 6900억원 적자가 63년뒤엔 90조원으로 늘어난다. 시안대로 해도 계속 적자가 나는데 적정하나. -문제는 기득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개선안도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기득권을 다 인정한다. 헌법사항이다. 다만 그동안 정부가 게을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도 부담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입장이다. 제가 요즘 ‘솔로몬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하는데, 솔로몬의 지혜가 와도 어려울 것 같다. 적자가 생긴 데는 퇴직금을 정립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 ▶국민과 공무원을 모두 만족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능하나. -연내에 잡아야 한다. 안되면 국회에 특위라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려면 여러 변수를 해결해야 할 것인데. -우선 건의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보고, 꼭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거치려고 한다. 이어 국무조정실의 실무조정회의가 있어야 한다. 공청회 과정에 노조를 만나려고 한다. 그런 다음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던지려고 한다. 정치일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려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통과되면 공무원연금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일부분이다.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도 2004년에 국민연금을 개혁했는데, 올해 공직자 연금이 뒤따라 간다. ▶의견수렴은 언제까지 하나. -항목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항목이 몇개인지 논의해야 하고, 소요시간도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국가와 지방을 연계한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을 연구 중이다. 행자부를 비롯해 지방에 기능국을 갖고 있는 곳이 많다. 이런 부처와 행자부, 지자체 부단체장 등 50여명으로 고위 공무원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 이렇게 되면 부단체장에 건교부·농림부 등 다른 부처 출신도 갈 수 있다. 광역별로도 지방고위공무원단을 묶을 계획이다. 예로 대구-경북을 국장급으로 묶어 교류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불법 시위단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금년부터 착수했다.1∼2월까지 실사한다. 고대 부설연구소에 맡겼다. 전체 지원기관에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사회단체와 민간단체에 주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든 불법시위에 쓰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드러나면 모두 환수할 계획이다. 국가규정에 감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와 관련해 30개 마을을 선정 중에 있다. 선정된 마을은 어떤 혜택을 보게 되나. -범 정부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우선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당 지자체가 살기좋은 지역을 만드는 데 장애요인이 없도록 전폭 지원하겠다.30개 마을을 ‘살기좋은 지역특구’로 지정하는 것을 재경부와 협의 중이다. 특구가 되면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지역발전에 장애가 되는 각종 중앙정부의 인·허가 등 번잡한 절차와 규제를 원스톱을 해결해 주고 행자부에선 재정투용자심사도 면제해준다. 재정적 지원도 늘린다. 선정지역의 교육과 의료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 복지부 등과 협력해 중·고교 육성, 의료시설 확충 등 중앙정부의 정책들을 묶어서 지원할 예정이다.3년간 20억원의 인센티브 자금도 준다. ▶추가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있나. -올해 처음 시행한 공모사업은 내년에도 한다. 또한 도시민이 전원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중소거점도시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엄정한 법정관리와 함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최선을 다 하겠다. 행자부와 국무조정실, 감사원 등으로 상시합동감사반을 9∼10월부터 운영해 공무원의 줄서기를 단속하겠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어떤 요건이 갖춰져야 하나.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해야 한다. 안정되면 안한다. 시장의 성과를 봐가면서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토지는 됐는데, 토지이외의 부동산에 대해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거래세는 도세다. 도세의 52%를 차지 한다. 이것을 내리면 보전을 해주어야 한다. ■ 박명재 장관은 ▲경북 포항 ▲59세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16회(수석) ▲총무처 대변인 ▲내무부 장관 비서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비서관 ▲경상북도 부지사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씨줄날줄] 연미복 효과/ 진경호 논설위원

    정치학에 ‘연미복 효과’(코트테일 이펙트·coattail effect)가 있다. 뒤로 길게 늘어진 연미복 꼬리에 올라탄 사람들이 연미복 주인 가는 대로 줄줄이 딸려가듯, 상위 선거에 나선 후보의 당락에 따라 하위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당락이 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A정당 후보를 찍기로 결심한 유권자는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누구이든 A정당 후보를 찍으려는 성향이 강하고, 실제 이런 투표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연방의원·주지사·주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미국에서 이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연방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화당 후보가 대권을 차지하면 연방의회도 공화당 의원이 늘어난다.4년 임기를 마친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선거보다 8년 임기를 마치고 새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특히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예외도 있다.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연방의회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고,1988년엔 레이건 대통령 임기 후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겼으나 상·하원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면 대선 2년 뒤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선 대체로 연미복 효과가 힘을 못 쓰고, 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인다. 유권자의 견제심리가 작동한 결과다. 지난해 5·31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한나라당 등 야당 후보들이 싹쓸이한 것은 참여정부 심판론 외에 이 연미복 효과와 견제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주장한 데는 연미복 효과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많은 선거학자들도 우리의 정치문화에선 미국보다도 연미복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점친다. 이렇게 되면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를 선거 제도가 뒷받침해 주는 셈이 된다. 안정적 국정운영의 발판이 될 수도 있으나 국회의 견제 기능 약화로 삼권분립의 기초는 그만큼 훼손된다. 대통령 4년 연임제보다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사회플러스] 김우중씨 3개월간 형집행정지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는 22일 재산 국외도피죄 등이 인정돼 실형을 살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 이날부터 3개월간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3일 지병인 협심증 악화와 관상동맥 수술 후유증 등으로 돌연사 우려가 있다며 변호인단을 통해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검찰은 세 차례에 걸쳐 검사가 입회한 가운데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를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김씨가 가슴통증으로 응급처치와 입원치료를 반복하고 있고 영양제 수액에 의존해 지내는 등 수형생활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주거지를 자택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아주대 병원 등으로 제한했다.
  • 내연남 5000만원 배상판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을 심란하게 한 어머니의 내연남이 거액의 손해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 52단독 견종철 판사는 12일 “아내를 유혹해 그 여파로 딸이 수능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게 된 것에 대해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A씨가 아내의 내연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아내를 유혹해 가정불화를 초래, 딸이 지난해 수능에서 실패해 재수하게 됐고 이후 작은딸도 고3 수험생으로서 중요한 시기에 방황하게 됐다.”는 A씨의 손해배상 청구 원인을 그대로 인정했다.큰딸은 수능을 앞둔 지난해 어머니의 외도를 눈치채고 어머니와 자주 다퉜던 것으로 드러났다. 큰딸은 특히 어머니와 B씨를 모텔까지 몰래 따라가 문을 두드리며 항의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12월 수능을 치른 뒤에는 호프집에서 어머니와 B씨의 공개적인 애정 표현을 목격하기도 했다.A씨는 “결혼생활이 파탄난 데다 딸이 재수하게 된 것은 쾌락을 위해 수험생의 어머니를 유혹한 B씨의 불법행위 때문”이라며 소송을 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女談餘談] 여성의원들의 ‘소신’과 ‘현실’ 사이/구혜영 정치부 기자

    ‘정치의 계절’을 실감케 하는 서울 여의도.‘정계개편’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당 사수파니 통합신당파니 벌써부터 편가르기 싸움이 한창이다. 이쯤되면 ‘정점’에 있는 권력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 현실 속에 냉가슴을 앓는 의원들이 많다. 여성 의원들은 더더욱 그렇다. 남성 의원들에 비해 비례대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여성의원들은 일찌감치 ‘다음 번’을 위해 지역구를 정해 놓고 텃밭을 다져왔다. 그러나 중앙정치판이 하루가 다르게 팽팽 돌아가는 통에 지역정치에만 올인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게다가 여권 새판짜기의 화두는 ‘기득권 포기’다. 지역구를 정해 두고 활동해온 게 기득권이라면 기득권인데, 만에 하나 여당의 개편 결과가 통합신당이 될 경우 그간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여성의원들의 정보 소외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당의 한 여성의원은 “다들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중앙정치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인데 그러자니 소신껏 의정활동 하겠다던 의지가 사그라드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누구는 어느 지역모임에, 누구는 어느 계파모임에 갔다는 말만 무성하다고 한다. 다른 여성의원은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면 상황을 부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느새 ‘이합집산’과 ‘줄서기’로 상징되는 기존 정치권의 구태에 젖었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최근 의원회관에서 ‘여성 의제’가 사라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 여성의원실 관계자는 “성희롱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남성의원이 다시 돌아왔는데도 ‘공공의 적’을 향한 여성의원들의 압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KTX 여승무원 사건만 해도 여성의원들이 나서서 해결하려 했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안타깝다.17대 초반 여성 의원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던가. 깨끗한 정치로 승부하겠다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럴 때일수록 당장의 이익만을 좇지 않고 소신껏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여성의원의 살길이자 빅뱅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는 해답이 아닐까?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대중문학이 바로 민중문학 아닌가요”

    “대중문학이 바로 민중문학 아닌가요”

    에르네스트 만델. 스탈린에게 밀린 트로츠키가 결성한 4차 인터내셔널의 지도자급 인물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런 그가 ‘즐거운 살인-범죄소설의 사회사’라는 책을 썼다. 골수 좌파 경제학자가 생뚱맞게 소설이라니? 그는 추리소설을 분석해 플롯이나 캐릭터의 변화가 근대 자본주의의 발달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 외도에 대한 그의 설명은 간단했다. “추리소설 읽기는 사회적 현상이고, 사적유물론은 모든 현상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런 작업은 낯설다.‘즐거운 살인’이 2001년에야 번역된 사정도 여기에 있다. 경제학이나 문학쪽 모두 이 책을 자기영역 밖의 일로만 여겼던 것이다. 이 와중에 조성면 평택대 겸임교수가 ‘한국문학 대중문학 문화콘텐츠’(소명출판 펴냄)라는 책을 냈다. 통념에 비추자면 이 책은 기괴(?)하다. ‘삼국지’에서는 ‘원소스 티유즈’를 보더니 신세대 무협만화 ‘열혈강호’에서 ‘상호텍스트성’을 읽어낸다. 탐정소설이나 SF소설에다 컴퓨터 게임 ‘리니지’가 분석 대상이다.‘금서’를 주제로 하면서 정치적 금서가 아니라 ‘반노’ 같은 외설 대중소설을 소재로 삼았다. 이런 작업은 우리 문단이 지나치게 엄숙하다는 진단에서 시작됐다. 조 교수는 유교적인 문사(文士)의 전통에다 강압적 근대화에 억눌린 심성이 문학으로만 분출되다 보니 지나치게 리얼리즘 문학에만 치우쳤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중문화를 자본에 순치된 문학이라 낮게 보는데, 거꾸로 보면 대중문학이야말로 바로 민중문학이 아닙니까.” 이는 ‘인문학의 위기’에도 연결된다. 그는 되물었다.“주변에 널린 온갖 문화현상에 왜 학자들은 침묵합니까. 인문학의 위기도 결국 대중과 소통하지 않아 생기는 겁니다.” 영화·TV드라마·대중소설·인터넷문화 등에 무관심한 기존 학자들에 대한 질타로까지 들린다. 조 교수는 탈출구로 ‘문화경제학’을 제시했다.“소설은 출판업자의 이해관계에 기대고 있습니다. 소설 안의 논리만 분석하면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가 겨냥하는 대목은 대중문학을 통한 한국의 근대성 규명이다. 추리·SF물은 한국의 창작물이 드물어 ‘컴퓨터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주변 환경이 호의적이진 않다. 그러나 그는 이게 바른 길이라 확신한다.“기존 지식권력 상층부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시인 김지하는 몰라도 인터넷 작가 귀여니는 아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거든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법·검 ‘영장갈등’ 이용훈 대법원장 수임사건에 불똥

    법·검 ‘영장갈등’ 이용훈 대법원장 수임사건에 불똥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연루자들에 대한 법원과 검찰간 영장 갈등의 불똥이 이용훈 대법원장에까지 튀었다. 변호사 시절 이 대법원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던 외환은행이 최근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과 관련된 사건을 맡은 법원의 ‘줄서기’나 ‘이심전심’이 통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법관 퇴임뒤 대법원사건 335건 수임 이 대법원장은 2000년 대법관 퇴임 뒤 지난해 대법원장으로 임명될 때까지 5년 동안 변호사로서 대법원 사건은 335건, 하급심 사건은 114건을 각각 맡았다.‘법·검 갈등’의 대상이 된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와 관련된 사건도 그 중 하나다. 이 대법원장은 내정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외환은행이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를 상대로 낸 32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았다. 사건을 소개해준 사람은 론스타측의 로비스트라는 의혹을 받고 구속된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 하종선 변호사다. 이에 앞서 이 대법원장은 2004년 12월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유씨와 하씨, 김모 외환은행 부행장 등을 만나 변호사 선임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가스에 96억배상 판결… 외환銀 일부승소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8월 대법원장에 지명되자 즉시 사임계를 제출하고, 수임료 2억 2000여만원 가운데 1억 6000여만원을 돌려줬다. 하지만 최근 끝난 1심 판결은 외환은행의 승소로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김건수)는 지난 17일 “피고는 96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또 다른 사건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 사건의 처리 과정도 주목된다.1심에서 피고인들의 변론을 맡았던 이 대법원장은 “전환사채 헐값 발행으로 주주가 손실을 봤을지는 몰라도 회사 자산이 손실을 본 것은 없으므로 무죄”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두 차례나 재판부에 제출했다. 1심 법원은 그럼에도 피고인들의 배임 혐의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판단의 변화 기류가 엿보인다. 항소심은 이번에 밀실 회동을 제안한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인사 발령 전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 재판장으로 있으면서 심리를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대법원장의 고교·대학 후배다. 검찰의 한 고위간부는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변호를 맡아 무죄를 주장했던 사건을 대법원장의 재임 시절에 일선 법관들이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된 판단을 하는 법관들이 모인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검찰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있다” 대법원장들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은 후배 법관들에겐 ‘뜨거운 감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 대법원장의 전임인 최종영 전 대법원장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법원장 인선을 보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최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1999년 8월 재산 국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항소심을 맡아 보석을 신청했다. 최 전 대법원장은 한달 뒤 대법원장에 임명됐고 같은 해 10월 최 전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최 전 회장을 기소한 검찰측은 “법원이 대법원장의 의중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법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최 전 회장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파기 환송된 끝에 징역 5년에 추징금 1574억 9766만여원을 선고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나만의 아이디어 자랑 상금 타고 해외도 가자

    ‘생활 속 아이디어로 공모전에 도전해보세요.’ 기업체들이 주부 등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한 각종 공모전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부들로선 두둑한 상금도 타고 자기계발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먼저 LG화학 인테리어 통합브랜드인 Z:IN이 ‘2006 Z:IN 인테리어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있다. 디자인 부문은 대학(원)생과 전문가, 아이디어 부문은 주부가 대상이다. 아이디어 부문의 경우 ▲꿈이 살아있는 아이 방 ▲나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테마 공간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 아이디어 ▲인테리어 제품에 적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 아이디어 ▲나만의 ‘DIY’시공법 등의 아이디어가 세부 주제로 제시됐다. 응모작 중 종합 대상 수상자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총 상금 규모가 4850만원에 달한다. 수상작은 향후 제품으로 개발될 계획.(02)778-3994. 농협중앙회는 ‘제1회 우유 관련 사진공모전’을 24일까지 개최한다. 신선하고 건강한 이미지의 우유 관련 사진이면 응모 가능하다. 국내외 미발표작으로 1인 5점 이내 출품이 가능하며 우편이나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최고 상금은 200만원.(02)2080-6573. 초콜릿 전문회사 허쉬(www.hersheys.co.kr)는 허쉬 초콜릿을 먹으면서 ‘감출 수 없는 행복’을 표현한 사진을 12월10일까지 공모한다.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면 사진 속 제품에 따라 포인트가 자동 누적 된다. 포인트 점수, 투표, 사진의 창작성 등을 기준으로 4차에 걸쳐 20명을 뽑는다. 수상자들에겐 내년 1월 미국 허쉬 타운 방문기회가 주어진다. 이밖에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노스페이스(02-940-1302)는 ‘제2회 노스페이스 티셔츠 그래픽 공모전’을 12월15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하며,BK코리아의 캐주얼 신발 브랜드인 브리티시 나이츠(02-569-5664)도 신발을 주제로 한 ‘BK 아티스트 공모전’을 12월20일까지 개최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한 대학원의 최고 경영자 과정. 아름답고 화려한 여자 주희.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한 자리씩 한다는 사장님들이 벌이는 소리 없는 전쟁. 일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주희의 기막힌 외도행각은 한 남자의 집착으로 모두 들통이 나고, 아무 것도 몰랐던 남편은 깊은 상처를 받는데….   ●시네마 천국(EBS 오후 11시55분) ‘광대를 위하여’코너에서는 제2의 연기 인생의 봄날을 맞이하고 있는 배우 변희봉을 만나본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다빈치 코드’. 신성모독이냐, 성배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냐, 전 세계 사람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던 비밀의 암호.‘다빈치 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경호과 모의 훈련을 하게 된 지후, 기범, 은아. 은아와 한 조가 된 기범은 어렵게 무전기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그 말을 은아의 무전기를 가지고 있던 지후가 대신 듣게 된다. 한편 은비가 국비 유학생으로 러시아로 1년간 떠나게 된다. 아이들은 그동안 은비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은비를 보내준다.   ●라이프n조이(YTN 오후 1시35분) 예로부터 풍악산이라 불리는 금강산, 가을빛이 완연한 금강산을 느껴본다. 한국의 3대 폭포 중 하나인 구룡폭포를 향해 올라가 보고 옥류동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또한 금강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인 가지 순대와 명태 순대 등 가을에 맛보는 향토색 가득한 이색별미를 찾아간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음식 장만에 힘이 들었던 광만은 술김에 서운함을 드러내고, 명혜는 망신을 줬다고 한바탕 해댄다. 과로로 탈진한 윤후는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고 병원에 입원한다. 홍영감은 우경의 턱시도를 만들면서 순구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혜숙이 명혜 앞에서 식모 운운했다고 옥금은 속이 상한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7시5분) 척추를 따라 일렬로 죽 박혀있는 철심. 마치 스테이플러로 박아 놓은 것 같은데 한 두개가 아니다. 끔찍하리만치 황당한 사진. 과연, 수십 개의 철심이 박힌 사람의 정체는?또 우리나라에는 바다 위에 지어진 집이 있는지 없는지, 하트 모양이 나타나는 이마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아본다.
  • 영화 ‘라디오 스타’ 출연 인기행진 록밴드 노브레인

    영화 ‘라디오 스타’ 출연 인기행진 록밴드 노브레인

    요즘 영화가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인배우’ 노브레인을 만났다. 안성기·박중훈 주연의 영화 ‘라디오 스타’가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록밴드 ‘이스트 리버’역을 맡은 노브레인의 인기도 덩달아 수직상승 중이다. 특히 이스트 리버가 첫번째 라디오 방송을 망친 ‘최곤’(박중훈 분)을 졸졸 따라와 “삼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한번에 ‘쌩까신’ 선배님의 그 거친 소울, 정말 존경합니다.”라며 노브레인 특유의 생뚱맞은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은 관객이 뽑은 명장면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희가 홍대앞 클럽 ‘드럭’에서 결성된 지 올해로 10년째예요. 그런데 영화 1편에 출연한 것이 지난 10년간 음악활동한 것보다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훨씬 크더군요.”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물론, 방송출연 섭외도 줄을 잇고 있단다.“노 브레인의 존재 자체를 모르던 분들도 저희를 알게 된 것이 너무 기뻐요.” 보컬 이성우(30), 베이스 정재환(28), 드럼 황현성(29), 기타 정민준(26) 등으로 구성된 노브레인은 ‘뇌가 없다’는 팀 이름만큼이나 엉뚱하고 개성넘치는 펑크 록 밴드.2004년 발표한 3.5집앨범에서 팬들을 상대로 ‘넌 내게 반했어’라고 막무가내로 우겨대는가 하면,2001년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에 참가해서는 일본의 욱일승천기를 훼손시키는 퍼포먼스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좌충우돌하는 이들의 캐릭터는 이스트 리버 밴드에 그대로 녹아 있다.“이준익 감독이 이스트 리버와 노브레인의 이미지가 잘 맞았기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할 만큼 서로가 닮아 있죠. 특히 그들의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우리와 닮았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지난 1996년 데뷔한 노브레인은 크라잉넛·델리스파이스·언니네이발관 등과 더불어 인디밴드 1세대로 불린다. 무려 10년. 강산도 변할 긴 시간동안 세상과 충돌하고 모든 것에 반항했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점차 무게중심을 잡아가고 있다.“옛날과 가장 달라진 것은 이제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는 겁니다. 행동에 따르는 책임까지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죠. 음악적 스펙트럼도 많이 다양해졌고요. 인디밴드가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하다 보면 더 빛나는 별이 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유롭고 신나는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만은 여전하다.“무대위에 오르는 것은 즐거워지기 위해서죠. 우리가 즐거워야 팬들도 즐거울 수 있겠죠. 앞으로도 즐거움을 잃지 않는 음악을 할 겁니다.” 10년을 한결같이 펑크 록 밴드의 길을 걸어 온 이들이 오는 18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결성 10주년 공연 ‘록 포에버(Rock Forever)’를 연다. 노브레인뿐 아니라 자우림, 레이지본, 트랜스픽션, 언니네 이발관, 바세린, 윈디시티 등 홍대클럽 출신 뮤지션들이 대거출연하는 4시간짜리 대형공연이다. 벌써부터 “단 한순간도 자리에 앉아있을 틈을 주지 않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10살 생일잔치이기도 하지만,11살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잖아요. 앞으로 록그룹 들국화처럼 나이들어서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노브레인이 될 거예요. 언제나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립니다.”(02)2057-2829.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핵우산과 에너지우산/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핵실험 이후 최근 핵우산 논쟁을 지켜보며 ‘아직도 냉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한반도’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 몇년간 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21세기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중심축이 냉전기의 핵우산에서 에너지우산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규명에 할애해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에너지우산이라는 개념도 생소하거니와 에너지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인식하는 풍토도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2차세계대전시 일본군이 즐겨 사용한 ‘석유 한 방울은 피 한 방울과 같다.’라는 말은 자원 때문에 전쟁을 해본 역사적 경험이 없으면 체득하기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안보분야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에너지안보를 일종의 외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마도 안보라는 개념 자체가 군사안보에 치중되어 왔고 지역적으로도 동북아 주변4강의 틀에서 형성된 고정관념이 우리 풍토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고 에너지우산은 동맹을 재편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러시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중국의 가장 취약점인 에너지공급 국가로서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연대만을 중요하게 보고 나머지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대목에서 1993년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우리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에너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라고 한 발언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냉전이 종식되자마자 일찌감치 향후 국제질서 형성에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 구사를 암시한 말이다. 실제로 미국은 1990년대 이후 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중국에 에너지우산을 제공할 만한 지역에 적극 개입하는 선점 전략을 구사했다. 이라크전은 결과와 무관하게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에너지안보 문제에 집요한 노력을 해왔다. 장쩌민 전 주석이 1999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에너지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점이나,2004년 이란과 1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장기 에너지 공급에 합의한 것도 에너지우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부분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따지고 보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보호막과 더불어 언제든지 에너지우산을 걷어들일 수 있는 칼자루를 쥐었다는 점이 핵심을 이룬다. 그렇다고 막대한 재원을 사용한 것도 아니다. 중국의 대북 석유지원은 1990년대 이전에는 5개년 석유공급 협정에 따라 시장가격의 50% 수준인 t당 58달러 수준에서 매년 약 150만t정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1990년에는 t당 126달러 수준으로 인상되었으며 공급량도 최근 50만t 규모로 축소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북한 에너지 공급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차이점이다. 러시아는 1991년부터 구상무역 대신 에너지 공급에 대한 대가로 경화 결제를 요구하였고, 북한이 이를 이행할 능력이 부족해 이후 공급 규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중국 역시 경화 결제를 요구하긴 했지만 북한이 무연탄이나 시멘트 등 구상무역으로 결제를 못하는 상황에서도 원유 공급을 지속했다. 에너지 초강대국 러시아와 수입국 중국의 입장이 북한지원에 있어서만큼은 반대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에너지우산을 확보함으써 미국으로 하여금 협조 요청을 하도록 했으며, 이는 자신의 우산이 될 이란 문제 해결과정에서 또 다른 영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면한 북핵문제를 앞에 두고 에너지우산이라는 이야기가 공허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작은 비용으로 칼자루를 쥔 중국의 행보는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지금 핵우산에서 에너지우산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살고 있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프로농구] 신선우 감독 ‘개혁’ vs 김태환 감독 ‘안정’

    ‘신산’ 신선우(50·LG)와 ‘잡초’ 김태환(56·SK) 감독은 현역 감독 가운데 가장 색깔이 뚜렷하다. 다양한 패턴을 구사하는 신 감독은 최다승(308승) 감독으로 우뚝 섰고,‘100점을 먹더라도 102점을 넣겠다.’는 김 감독은 화끈한 공격농구로 팬들을 확보한 스타 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고대우로 새 둥지를 틀었던 둘은 나란히 쓴맛을 봤다.LG는 8위(26승28패),SK는 9위(24승30패). 명예회복을 위해 와신상담해온 두 명장은 올시즌 각각 ‘개혁’과 ‘안정’이란 서로 다른 칼을 꺼내들었다. 신 감독은 15명 가운데 10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등 ‘입맛대로’ 팀을 개편했다. 황성인과 조우현(이상 전자랜드), 김영만(동부)을 내치고 박지현(이현민)-조상현(박규현)-현주엽(박훈근)으로 라인업을 짰다.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찰스 민렌드(193㎝)와 센터 퍼비스 파스코(201㎝)도 만족스럽다. 아시안게임 차출의 소나기를 피한 것도 신 감독에겐 행운. 성공의 키는 박지현과 현주엽이 쥐고 있다. 신 감독이 KCC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패턴을 이해한 이상민이 코트에서 ‘분신’ 역할을 했기 때문. 박지현이 착실하게 리딩을 맡고, 한동안 외도를 했던 현주엽이 포워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신 감독도 용병이 1명만 뛰는 2·3쿼터에 현주엽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시즌 주전들의 부상으로 트레이드를 밥 먹듯 단행했던 김태환 감독은 올시즌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임재현(정락영)-방성윤(노경석)-문경은(전희철)에 새로 뽑은 ‘용병듀오’ 루 로(196㎝)와 키부 스튜어트(198㎝)의 조화를 극대화시킨다는 계획. 스타는 넘쳐나지만 은 일은 하려 하지 않고, 공만 잡으면 슛을 날리기에 바빴던 탓에 SK에는 ‘모래알군단’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카리스마를 지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갈수록 끈끈해진다는 평이다. 키플레이어는 전희철과 노경석. 방성윤, 문경은과 엇비슷한 플레이를 즐기던 전희철이 페인트존 내에서 궂은 일을 해주고, 신인 노경석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될 방성윤의 공백을 메워 준다면 SK의 돌풍도 기대된다. 절치부심해온 두 감독이 명예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황혼이혼 > 신혼이혼

    황혼이혼 > 신혼이혼

    이른바 ‘황혼 이혼’을 신청하는 사례가 신혼부부 이혼을 앞질러 ‘백년해로’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3일 서울가정법원(원장 이호원)에 따르면 올 1∼7월 이혼 신청 사건 2058건을 부부의 혼인기간에 따라 8개 범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26년 이상 함께 살다 이혼을 신청한 사례가 19%인 39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11∼15년’(16%),‘16∼20년’(15%),‘4∼6년’(13%),‘7∼10년’(13%),‘21∼25년’(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들은 신혼기간이라 할 수 있는 ‘1∼3년’(9%),‘1년 미만’(4%)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또 자녀유무를 조사한 2056건 가운데 자녀가 없이 이혼신청한 부부는 20%에 불과했으며 자녀 2명을 둔 부부의 이혼신청이 42.7%인 879건으로 가장 높았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선택하는 황혼이혼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성년인 자녀를 두고서도 이혼을 신청한 사례가 조사대상 1029건 가운데 55%로 나타났다. 복수응답한 이혼 사유로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헤어지려하는 부부가 39.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약물·알코올 등 중독, 경제문제, 외도, 시댁 및 처가와의 갈등 등으로 집계됐다. ‘시댁 및 처가 갈등’으로 이혼을 신청한 사례 282건 가운데 53.9%가 설 명절 전후인 1,2월에 집중돼 ‘명절증후군’에 따른 현상으로 추정된다. 박종택 서울가정법원 공보담당 판사는 “명절에 시댁이나 처가에 가는 문제나 양가 선물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은 뒤 이혼하는 사례가 많다. 설뿐만 아니라 추석 직후에도 이혼 신청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탁신, 재산 해외도피說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쿠데타 발발 이틀 전에 항공편을 이용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타이항공 관계자는 지난 9일 핀란드 등 해외 순방길에 나서면서 전세기 ‘타이 쿠파’를 이용했던 탁신 전 총리가 이 비행기를 핀란드에 머무르게 한 뒤,17일 다른 항공기인 에어버스 340-600을 방콕에서 출발하게 해 이 비행기에 올라 미국으로 떠났다고 24일 밝혔다. 타이 쿠파에는 이미 58개의 대형 가방과 트렁크 등이 실려 있었는데도 두번째 비행기에 다른 가방 56개를 실었으며 이때가 쿠데타 발생 이틀 전이기 때문에 미리 쿠데타 낌새를 눈치챈 탁신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총리 하마평에 오르는 프리디야손 데바쿨 중앙은행 총재는 “(탁신의) 재산이 외국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서도 “여행가방에 돈이 실려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탁신 전 총리는 현재 머무르고 있는 영국 런던에서 가족 등 일족들을 처벌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당초 싱가포르로 피신했다고 알려진 부인 프로자만과 두 자녀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관리를 위해 현지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데타 지도부는 탁신의 남동생이며 치앙마이 국회의원인 파윱을 연행해 조사 중이고, 처남인 솜차이 옹사왓 노동부 차관을 사임시켰다. 또다른 처남인 프리판 다마퐁 경찰청 차장을 해임시키는 등 ‘탁신 족벌’의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36.5℃의 사랑, 400㎖의 기적

    36.5℃의 사랑, 400㎖의 기적

    ”생명의 나눔, 헌혈” 간호사 김혜란 씨(22세)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교통사고, 화상 등의 사고로 출혈이 심한 환자가 수시로 발생하는 중환자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피가 모자라면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한다. “헌혈은 보험이에요. 언제, 어디서 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잖아요. 제가 헌혈한 피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고 믿어요. 또 저도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고요.” 이것이 그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이유다.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죠… 헌혈 “가족이 수혈을 받는다 생각하시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환자의 입장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혈액을 받는 거니까요. 최근에 병을 앓았거나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으세요?” 회기 헌혈의 집에서 근무하는 정미옥 씨(39세)는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문진問診을 한다. 오전 내내 한적하던 ‘회기 헌혈의 집’엔 오후가 되어서야 헌혈자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헌혈등록카드를 작성하고 문진을 마친 헌혈자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선글라스와 콧수염, 범상치 않은 용모의 이정완 씨(29세). 록밴드 ‘링크’에서 베이스를 치는 뮤지션이란다.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하다가 달력을 보고 헌혈할 때가 지난 것 같아 이곳을 찾았다. “예전엔 이유 없이 나 자신을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에게 보탬이 되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헌혈을 시작한 거죠. 지금은 습관이 돼서 안 하면 오히려 답답해요.” 대학생 이현웅 씨(25세)는 오늘이 50번째 헌혈을 하는 날이다. 만 16세 생일이 지나자마자 헌혈의 집을 찾았다가 현재까지 등록헌혈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헌혈은 일석삼조의 일이다. 채혈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며, 여가를 활용한다. 요즘엔 헌혈의 집의 시설이 개선되어 헌혈을 하면서 만화책도 보고 음료수를 마시며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처음에 왔을 땐 주사 바늘도 두꺼워 보이고, 이거 뭐 호스를 꼽나, 하는 생각에 덜컥 겁도 났어요. 근데 지금은 아주 편해서 놀러 오듯 헌혈하러 와요. 이래서 헌혈은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믿고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검사, 제제, 공급 회기 헌혈의 집에서 채혈된 피는 혈액 박스에 보관되어 8시간 안에 동부혈액원으로 옮겨진다. 오후 무렵 동부혈액원 검사실은 혈액 샘플 검사가 한창이다. 혈액형 검사, 매독, 에이즈, B형 간염 등 다양한 검사가 이뤄지는데, 혈액의 수명을 고려할 때 늦어도 다음날엔 결과가 나와야 한다. 몇 해 전 수혈사고가 터진 후로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 검사실의 최경진 씨(37세)는 마음고생이 많았다. “잘못한 경우에 처벌을 받기는 하지만 모든 혈액이 그런 것은 아니에요. 잠복기 혈액 검사를 보완하기 위해 핵산증폭검사NAT를 새로 도입했는데, 현행 제도에서는 가장 선진화된 방법이죠. 저희도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믿고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혈액 검사와 동시에 오후 4시 반부터 수혈을 위한 적혈구, 백혈병 치료를 위한 혈소판, 혈우병 환자를 위한 신선동결혈장 등으로 혈액을 분리하는 제제製劑 작업이 시작된다. 원심분리기를 통해 분리된 혈액은 공급실 냉장고에서 보관되었다가 다음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판명되면 병원으로 나간다. 신청한 순서대로 공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도 있다. 공급실의 송창면 씨(35세)는 먼저 신청한 병원에 양해를 구해 위급한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먼저 보내기도 했다. “혈액이 부족할 땐 참 곤란해요. 한번은 환자의 보호자가 여기까지 찾아와 울며불며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혈액을 구해드려야 했어요. 그때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의 생명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죠.” 이것이 생명의 온기구나… 수혈 “큰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 수술을 할 경우엔 많게는 20~30개(1개 400㎖) 혈액을 써요. 그땐 보호자들이 헌혈자를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죠.”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의 한 관계자는 혈액원으로부터 필요한 혈액의 70% 정도만 제공받는 수준이라 항상 혈액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특히 혈액암 환자의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더라도 수술 후 2~3일에 한 번씩 혈소판을 맞아야 하는데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힘겨운 투병 과정, 엄청난 치료비와 더불어 혈소판을 구하는 일은 그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김지숙 씨(39세, 가명)는 얼마 전 골수이식을 받은 초등학생 아들의 병실을 지키고 있다. 아이의 생명줄인 혈액을 구하는 고생은 여전하다. “친구들도 두 번은 못 부르겠더라고. 한번은 아픈 아이가 자기 입으로 혈소판 구해달라고 얘기하는데 어찌나 안타깝던지….” 2개월 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딸을 둔 이미숙 씨(43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소용없어요. 피는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잖아요. 사람이 움직여 나눌 수밖에 없어요.” 그들은 보호자 대기실에서 시름으로 누워 있다가도 낯선 사람이 찾아오거나 혈소판 얘기만 나오면 벌떡 일어나 애간장을 태운다. 이런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초조한 마음을 이성원 씨(37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 이제는 거의 완치된 상태지만 투병 기간의 고통을 떠올리며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골수를 받아 새 생명을 얻은 그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누구보다 진해졌다. “다른 사람의 피가 몸속으로 들어올 때의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까요…. 몸이 화해져요. 생명이 들어오고 있구나, 느낄 때면 몸이 찌릿찌릿 놀라 움직이죠. 이것이 생명의 온기구나. 내가 다시 살아나고 있구나!” 우리나라 헌혈자 수는 최근 3년간 2003년 253만 명에서 2005년 227만 명으로 약 10.3%가 줄어들었다. 2005년 기준으로 19만 명의 등록헌혈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3만 1천여 명만이 4회 이상 헌혈에 참여했다. 2006년 8월 6일 하루, 전국 2,332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적혈구 농축액의 적정 재고량은 약 3만 3천여 개인데, 현재 1만 4천여 개의 재고량을 유지하고 있다. 적십자에서는 전국 16개의 혈액원과 99곳의 헌혈의 집, 107대의 헌혈 차량을 운영하며 헌혈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혈액관리본부 02-3705-3705 서울 중구 남산동 3가 32 | 서울 중앙혈액원 02-6711-0114 서울 강서구 염창동 280-17 | 남부혈액원 02-570-0600 서울 강남구 포이동 267 | 동부혈액원 02-952-0322~8 서울 노원구 상계6동 764 | 서부혈액원 02-2600-5400 서울 양천구 신월2동 472-1 | 부산혈액원 051-810-9000 부산 부산진구 전포3동 362-5 | 대구 경북혈액원 053-605-5610~18 대구 중구 달성동 147-2 | 인천혈액원 032-815-0631~4 인천 연수구 연수3동 581 | 울산혈액원 052-245-2982~4 울산 중구 성안동 872-5 | 경기혈액원 031-220-8500~7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1동 1015-6 | 강원혈액원 033-269-1000 강원 춘천시 퇴계동 862-3 | 충북혈액원 043-253-2654~5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5 | 대전 충남혈액원 042-623-2166~8 대전 대덕구 송촌동 294-6 | 전북혈액원 063-270-5800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209-18 | 광주 전남혈액원 062-600-0600 광주 남구 송하동 127-4 | 경남혈액원 055-262-5161~4 경남 창원시 용호동 4-4 | 제주혈액원 064-758-3504~5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 266-1 수혈에 관한 오해와 진실 1. 혈소판, 혈장만 뽑아서 채혈할 수 있다? Yes. ‘헌혈’하면 일반적으로 일정량의 피를 뽑아내는 ‘전혈全血’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 외에도 ‘성분채혈’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혈장 또는 혈소판 성분을 채혈하는 헌혈을 말한다. 회복이 늦은 적혈구를 되돌려받으므로, 남성에 비해 철분 보유량이 적은 여성도 부담이 없다. 전혈보다 회복이 빨라 2주에 1번 정도 참여할 수 있다. 2. 혈액도 수입한다? Yes. 수혈용 혈액은 국내에서 헌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수입하는 혈액은 의약품 제조용으로 쓰이는 ‘분획分劃용 혈장’이다. 이는 미국, 중국,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하며, 화상이나 환자 회복에 사용되는 알부민, B형 감염, 혈우병 치료 등의 의약품 원료로 쓰인다. 3. 헌혈증으로 수혈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Yes. 병원에서 수혈받은 환자가 진료비를 계산할 때 헌혈증을 제출하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진료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전혈 400㎖를 수혈받아 51,891원(수혈 수수료:주사료 외 3개 검사료 포함)을 내야 할 경우, 헌혈증 1매에 대한 보상 한도는 건강보험 적용을 제외한 본인 부담금 20%이므로 10,378원이 된다. 4. 수혈 1순위는 사고로 인한 대량 출혈이다? No. 헌혈 혈액제제 사용량 상위 10개의 질병을 알아보면, ‘급성 백혈병’이 42%로 전체 사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이어 림프 및 비非급성 백혈병 15%, 각종 암 13.5%, 간 질환 9.5%, 외과 수술 7.5%, 적혈구 질환 6.9%, 기타 질병 3.6%, 위장관 출혈 2% 순이다. 내가 헌혈 부적격자라고? 누구나 한 번쯤 헌혈을 하러 갔다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허탕치고 돌아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쉬움이 채 가시기 전에 드는 당황스러움. ‘내가 헌혈 부적격이라니. 이렇게 건강한데?’ 헌혈을 할 수 없는 몇 가지 사례를 뽑아보았다. 1. 한약을 복용 중인데 이것도 헌혈할 때는 제약사항입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복용한다면 치료 중인 질환이 완치되어야 헌혈이 가능하고요, 단순히 보약 목적이라면 복용 중단 후 1주일 정도 지나 헌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윤주 _ 대전 유성구 신성동 2. 치과 치료 중에는 헌혈을 못 한대요. 발치, 스케일링, 치주염, 신경치료 등 구강 내 출혈이 있는 경우 병원균이 피를 타고 들어가 몸의 다른 부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군요. 진료 후 3일 이상 지나거나 완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정인숙 _ 서울 관악구 봉천동 3. 대학생이 되고 기분이 좋아 귀를 뚫었거든요. 착한 일까지 하고 싶어 태어나 처음으로 헌혈의 집을 찾았는데 한 달간 헌혈 보류래요. 혈액으로 인한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는데. 얼른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어요. 장원미 _ 경기 여주시 여주읍 4. 올 1월에 한 달간 인도로 배낭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전혈 헌혈은 1년 후에야 할 수 있대요. 인도가 말라리아 감염 지역이라는 우려 때문이죠. 만약 감염 예상지에서 한 달 이상 숙박했다면 귀국 후 3년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이종환 _ 서울 강북구 수유동 믿음의 헌혈, 편리한 수혈 1. 안전성 확보 - 믿음을 줘야 헌혈하러 가지! 우리나라의 헌혈과 수혈 체계는 질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일부 부적격 혈액의 출고로 인한 감염사고 반복으로 혈액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수혈 사고로 인해 헌혈 참여자까지 줄어들어 자발적인 개인 헌혈보다는 군인, 학생 등의 단체 헌혈이 많은 후진적인 채혈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5년엔 헌혈자 227만 명 중 절반이 넘는 120만 명이 단체 헌혈자였는데, 단체 헌혈의 경우 문진이 형식화되어 감염 위험자의 사전배제가 어렵다. 현재 적십자에서는 등록 헌혈제를 권장하고 헌혈의 집 시설을 개선하며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잠복기 혈액의 유입을 사전 방지하는 철저하고 체계적인 문진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와 적십자사가 함께 혈액유보군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2. 혈소판 논쟁 - 환자가 직접 피를 구하라고요? 지난 7월 26일, 국회에서는 ‘혈소판 성분제제 공급부족 해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혈소판 수혈을 위해 환자 및 보호자가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기 대문이다. 혈소판이 부족한 것은 근본적으로 헌혈자가 부족하다는 문제 외에도 적십자사와 병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적십자사는 혈액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혈소판 공급을 꺼리고 있다. 병원도 적십자사의 공급이 부족하고, 보존기간이 짧아 미리 확보해놓기 어렵다며 환자에게 직접 혈소판을 구해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은 “피값을 내는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피까지 구해야 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라며 환자와 보호자가 투병과 간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십자사와 병원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월간<샘터>2006.09
  • 기억을 염(殮)하다

    기억을 염(殮)하다

    글 황두진 건축가 나는 건축가지만 아주 드물게 건축이 아닌 다른 창작을 하기도 한다. 굳이 따지자면 직업적 외도겠지만 창작이란 인간성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몇 년 전의 일이다. 나와 친분이 있던 어떤 갤러리에서 여러 작가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는데 거기에 동참할 것을 권유해왔다. 약간의 주저 끝에 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엇을 할 것인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곧 나는 답을 내 자신에게서 찾기로 했다. 그 당시 갖고 있던 느낌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담을 수 있는 그 무엇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즉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아버지의 장례를 막 치르고 난 후였다.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그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 그때만큼 열심히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막상 대면해 보니 죽음이란 마치 정전과도 같은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컴퓨터 모니터가 갑자기 꺼지며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당연히 돌아가신 분과 살아 있는 나 사이의 어떤 초자연적인 교감과 소통을 기대했고, 그 증거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것은 없었다. 아버지는 심지어 내 꿈에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어떤 분들은 그것이 오히려 좋은 징조이며, 돌아가신 분이 미련 없이 이승을 떴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감사히 들으면서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죽음은 곧 끝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비교적 담담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은 여전히 죽음이라는 문제와 씨름하지 않을 수 없다. 죽음,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그만큼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혹은 종교에서 그 대답을 찾기도 하고, 혹은 죽음과 관련된 일련의 미학적 형식들을 통해 어떤 의미를 발견하거나, 혹은 심지어 그것들을 만들어내려고도 한다. 장례 절차란 이러한 노력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낸 정교한 의미와 형식의 복합체에 다름 아니다. 장례란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일종의 포장과정이다.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을 종이와 천, 그리고 나무, 최종적으로 흙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입관 절차, 특히 시신을 염(殮)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아버지의 경우, 중년의 두 남자분이 그 일을 했다. 침묵 속에, 그러나 너무나 숙달된 몸짓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 그것은 마치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벌이는 군무와도 같았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애절한 순간이었지만 그 경건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전시회가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나는 인사동에 나가 한지와 삼베를 넉넉히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내 주변의 작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싸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내 물건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쓰시던, 혹은 아버지와 관계 있던 물건들도 있었다. 아버지의 안경. 아버지가 보시던 책.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눈이 펑펑 내리던 설악산에서 찍어드린 아버지의 빛 바랜 사진. 아, 그리고 그토록 좋아하시던 소주를 담은 병에 이르기까지. 나는 때로는 한지를 접고, 때로는 한지를 구기고, 또 때로는 한지를 돌돌 말아 끈을 만들어가며 서로 다른 형상과 의미를 지닌 물건들을 제 나름의 형식을 담아 싸고 있었다. 머리 속으로는 아버지의 입관 과정에서 보았던 종이와 천의 순결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엮이고 접히며 만들어내는 간결하고 엄숙한 결합의 방식들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싸고 있었던 것은 물건들이었지만, 내가 염하고 있었던 것은 그 물건들이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나 자신에 대한 기억,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에 대한 예언적 기억. 나는 이렇게 종이와 삼베로 싼 물건들을 상자에 담아 갤러리에 보냈고 그것이 나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를 내 마음 속으로 보내드렸다. 황두진 ·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졸업, 미국 예일대에서 건축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미건축가 김태수 문하에서 7년 간 일했으며, 2000년 독립하여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 현재 황두진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김석의 Let’s wine] ‘숫자’와 와인

    [김석의 Let’s wine] ‘숫자’와 와인

    작년쯤이었던가. 어느 와인동호회 사이트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올라 온 적이 있었다. 아주 고가의 와인들을 소장하는 것이 취미인 와인애호가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다른 귀중품보다 휠씬 비싼 와인들이 많아 가슴이 철렁했는데 막상 없어진 와인들을 확인하는 순간 그는 웃을 수밖에 없었단다. 제일 값비싼 보르도의 그랑크뤼 1등급와인은 제자리에 놓여 있고, 단지 사라진 건 칠레 산페드 로사의 ‘1865’라는 와인이었다. 도둑이 그런대로 와인에 대한 지식을 발휘해 와인라벨에 적힌 숫자만 보고 오래된 고급 와인으로 착각해 ‘1865’란 숫자만 보고 무척이나 오래되고 비싼 와인인지 알고 훔쳐간 간 것이다. 하지만 ‘1865’는 와인의 빈티지(포도수확연도)가 아닌 5만원 상당의 와인의 브랜드 이름이었던 것. 도둑은 와인의 이름을 빈티지로 착각한 것이다. 이렇듯 와인은 빈티지를 포함해 ‘숫자’와 상당한 관련이 많다. 흔히들 알고 있는 빈티지 이야기는 제외하고 와인과 관련된 숫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보통 포도나무 1그루 당 평균 3∼4병의 와인이 생산되며 와인 1병에는 약 1.27㎏의 포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고급와인들은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포도나무 그루당 1잔∼1병의 와인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칠레 최고급 와인으로 손꼽히는 알타이르와 시데랄은 포도나무 1그루에서 와인 1병을 만들 수 있는 양만큼만 수확해 와인을 생산하며, 칼베 에이토스나 샤토 디켐의 경우는 1그루에서 1잔의 와인을 생산할 정도로 고농축의 포도원액을 사용한다. 또한 와인 중에는 포도 이외의 과일을 이용해 디저트 와인도 생산해 내는데, 피나클이라는 캐나다 퀘벡 지역의 고급 아이스와인은 얼린 사과 80개를 이용해 산도와 당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상무)
  • [16일 TV 하이라이트]

    ●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이영자는 첫 출연에 바로 결승까지 진출해 원타임 송백경이 결성한 그룹 무가당과 진검승부를 편다. 이영자, 무가당 외에도 오랜만에 TV 출연에 나선 ‘울고 싶어라’의 이남이,‘사랑하기에’의 이정석, 개그맨 김현철, 그리고 미스코리아 장윤서·박희정·김수현 등이 함께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지구상의 모든 국가에서는 새로운 도시, 새로운 주택지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합법적인 거주자는 아니다. 불법 거주지에 살고 있는 수억명의 사람들은 언제 자신의 집을 빼앗길지 알 수 없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 볼리비아, 태국 등의 집을 위한 투쟁을 지켜본다.   ●신화창조(KBS1 오후 11시) 연간 2700만명이 이용하는 동북아시아의 허브 인천국제공항. 그리고 동양 최대의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난 국립중앙박물관. 세계가 인정한 이들 건물의 얼굴이 되는 창호는 이건창호시스템의 작품이다. 창호를 건물의 단순한 부속물이 아니라 건물의 얼굴로 탈바꿈시킨 이건창호 시스템의 성공신화를 추적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변화무쌍한 실험적 선율로 가득한 기타 유목민 ‘Nomad’. 페렝 스넷버거의 섬세한 기타와 마틴 자코브스키의 베이스, 알란 존스의 드럼. 이들이 맞추는 조화로운 호흡으로 인터플레이의 향연이 가득해진다. 마치 유목민처럼 다채롭게 변화되는 기타 선율의 페렝 트리오와 함께 음악 여행을 떠나본다.   ●가치 대발견(KBS2 오전 9시45분) 8년동안 총 개발비용 2조 2000억원을 들여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공군 고등훈련기 한 대의 가격은 얼마일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모든 것을 육지에서 공수해온 섬 주인의 열정이 빚어낸 외도의 대단한 가치. 그 중에서도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1000평 규모의‘비너스 가든’의 가치를 따져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마을 풍경을 세트장 삼고 감독부터 배우까지 어르신들이 도맡아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마을,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구둔마을을 찾아가본다. 포장마차 제작에서 판매까지, 어르신들이 맡는 실버포장마차. 과연 대박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송예석 한상순 부부의 도전,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 [열린세상]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필요하다/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작년 9월19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한 6자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다.1년 뒤 한반도는 공동성명 1주년을 축하하기는커녕, 북한의 ‘핵실험설’에 시달리고 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누구도 북한이 핵실험을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악몽이 현실화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가동되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우리와 중국까지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외교적 고립으로 고통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모한 행동은 자제할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북한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하다.90년대에 빈번했던 ‘벼랑끝 전술’은 차치하고, 지난 7월 초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사전경고를 무시하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전력이 있다. 그 이후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결의를 채택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탄하고, 비확산의무를 준수할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 보통국가라면 이 정도에서 물러서겠지만, 북한은 더욱 도전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추가 핵도발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국제사회는 이에 대하여 아직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붕괴론, 방치론, 협상론, 포용론 등 다양한 북핵 해법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가간 입장차로 인하여 국제공조에 적지 않은 틈이 있고, 국내에서도 아직 강온론이 공존하여 한 가지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틈을 잘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비확산 규범을 어겨가면서 지난 15년간 핵개발을 꾸준히 진척시켜 왔다. 이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은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효과도 없었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협상을 통해 합의를 만들고 일시적으로 북한의 핵활동을 동결시키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2002년 10월 2차 북핵 사태로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된 이후 상황 악화가 가속화되었다. 미국이 북한의 비밀 농축핵활동에 대해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 중단으로 단죄하자, 북한은 핵활동 재개로 보복하였다. 그 결과,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정치가 1∼2개에서 5∼8개로 증가했고, 영변의 5㎿ 흑연감속로는 매년 핵무기 1기분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만약 50㎿ 흑연감속로마저 완공된다면, 플루토늄 생산량은 10배로 늘어나게 된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핵무기능력을 급격히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사실 미국은 중동지역과 대테러전에 손발이 묶여 북핵문제에 전념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 북한의 도발에 미국은 ‘봉쇄와 방치’라는 소극적인 대응전략을 취하였고, 이것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예외도 있었다.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을 추구하였고, 그 결과 6자 공동성명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합의 직후 북한이 ‘선 경수로 제공’을 주장하고,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실시하여 합의 이행을 위한 신뢰를 훼손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북핵문제가 다시 기로에 서있다.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고,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급 예방외교가 필요하다. 현 북핵사태의 심각성을 본다면 회담의 방식을 따질 때가 아니다.6자회담의 안팎에서 가능한 모든 대화가 추구되어야 한다. 그런데 긴급 북핵현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북·미대화에서 찾아야 한다.6자 공동성명 채택 하나에만 25개월을 소진한 6자회담에 긴급 현안의 해결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영유아업체 저출산시대 살아남기

    영유아업체 저출산시대 살아남기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영·유아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8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3396억원이던 3세 이하 유아복 시장이 지난해에는 2975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태어난 지 만 1년 이하인 영아복의 경우 36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8.7%가 줄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분유 판매량은 2001년 1216만 3000㎏에서 지난해에는 925만 4000㎏으로 줄었다. 분유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 재고량은 늘어 업체들은 울상이다. 분유 재고량은 2004년 5674t에서 지난해에는 9505t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5월말에는 1만 1111t으로 불었다.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02만 6216t에서 지난해에는 302만 8287t으로 5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 기저귀 시장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01년 10억 2016만장이 팔렸던 기저귀가 5년 뒤인 2005년 10억 3472만장 나갔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지난해 팔린 기저귀에는 최근 증가한 노인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유아용 기저귀는 사실상 감소 추세”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로 뚫어라 유업계는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로 활로를 뚫고 있다. 최경철 남양유업 팀장은 “업체들이 과거에는 분유제품을 한 두가지 내놓았지만 최근엔 소비자들이 고급제품을 찾는 바람에 5∼6가지씩 다양하게 출시한다.”고 말했다. 저가형 제품부터 프리미엄급, 최근 유기농 원료로 만든 최고급품까지 나왔다. 조용국 빙그레 팀장은 “판매량은 줄었지만 매출금액은 감소하지 않도록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대타’ 상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남양유업은 음료부문 강화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변신 중이다. 남양은 1990년 회사 전체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던 분유를 20% 이하로 줄였다. 대신 해마다 음료 신제품을 5종 이상 내는 등 앞으로 5년 이내 음료 ‘빅3’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17차’ 등을 신제품으로 낸 남양은 주스 브랜드를 ‘더 본’으로 통일했다.‘외도’가 본업이 되고 있는 셈이다. 매일유업 역시 1990년대 초부터 음료사업에 진출, 썬업주스, 까페라떼와 같은 대박상품을 키워냈다. 박경대 매일유업 과장은 “분유·유아식 등 육아 식품의 비중이 18%”라며 “저출산시대 분유 등 유아식 사업에서 벗어나려고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 육아경영이 새로운 화두 기업들의 출산장려 경영과 마케팅도 다양하다. 유아복 및 유아용품 전문기업 이에프이는 세 자녀 이상을 출산한 고객에게 ‘플러스 원 카드’를 발급, 자사 브랜드인 해피랜드, 압소바, 파코라반베이비,a-크리에이션 등을 30% 깎아 준다. 캐주얼 아동복 업체 리바이스 키즈 역시 지난 6월부터 자녀가 셋 이상이면서 14세 이하의 아동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자사 제품을 30% 싸게 판다. 일동제약은 지난 6월부터 1년간 셋째아이가 있는 고객에게는 분유값을 절반에 팔고 있다. 유아용품 전문업체인 아가방은 셋째자녀를 낳은 고객에게 40% 할인해 준다.1955∼1963년생 ‘베이비 붐 세대’ 고객이 늦둥이를 낳으면 기저귀를 무료로 준다.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출산과 육아 경영’이 기업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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