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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교하겠다” 리비아 앵커 TV서 총기들고 위협

    “순교하겠다” 리비아 앵커 TV서 총기들고 위협

    21일(현지시간)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마지막 근거지에서 정부군과 최후의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리비아의 한 방송국의 앵커가 무장한 채 생방송 뉴스에 등장해 리비아 내 급박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리비아 반군중심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와 나토(북대서양조양기구)는 수도 트리폴리를 함락,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고립시켜 항복 또는 해외도피를 유도하기 위한 이른바 ‘인어공주의 새벽’(mermaid dawn)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리비아 정부 산하 방송사 알-리비아(al-Libiyah)의 한 여성 앵커는 생방송 뉴스에 손에 총을 든 유례없는 모습으로 등장해 “반군들의 침략에서 방송국을 지키겠다.”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 여성앵커는 “방송국의 모든 직원들은 무장한 채 순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손에든 무기는 죽거나 죽이는 용도로 쓰일 것이며, 반군들은 절대로 우리 방송국은 물론 트리폴리, 리비아를 빼앗지 못한다.”고 총을 흔들며 강력히 주장했다. 이 뉴스 영상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서 전 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권 방송들에 따르면 리비아 반군이 트리폴리 근교 수크 알 고마, 타주라, 우라다, 알 사바 등 지역을 장악했으며, 카다피의 차남과 3남이 반군에게 체포되고 장남이 반군에게 투항하는 등 사실상 카디피 정권이 42년 만에 붕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거기 119, 119죠? 저, 저희…어머니가 목을 매셨는데….” 2006년 5월 25일 새벽 4시 경기 시흥시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9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갈랐다. 사망자는 당시 56세의 주부 A씨. 그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채 안방에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목을 매 숨진 이를 처음 발견해 바닥에 눕힌 것은 남편 B씨(56)였다. “1시간쯤 전에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작은방 문에 목을 매 죽어 있더라고요. 손자들 놀라고 달아 놓은 그네용 철봉에 끈을 묶었더군요. 목 뒤 가운데에 매듭이 있었고 두 발이 공중에 5㎝ 정도 떠 있었어요.” 급히 줄을 끊어 안방에 눕혔는데 한밤에 시신과 함께 있자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불을 덮어 놓고 분가한 아들에게 급히 연락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차분하게 상황을 증언했다. 아내의 자살 동기를 묻는 경찰에게 남편은 “나한테 맞은 게 분해서 자살한 것 같다.”고 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 발생 몇 시간 전인 5월 24일 오후 10시쯤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은 이 과정에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라스틱 막대기로 아내를 때렸다. 그러고는 화가 나서 집을 나갔다가 새벽 3시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했다. 집 안에는 길이 50㎝ 남짓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부인이 목을 맨 낡은 나일론 끈이 놓여 있었다. 남편은 나일론 끈은 집에서 보던 게 아니라고 했다. A씨의 목 주변에는 끈 자국이 뚜렷했다. 턱 아래부터 시작된 자국은 목덜미와 턱을 따라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 있었다. 부인의 얼굴에는 심한 울혈이, 양 눈꺼풀에는 많은 일혈점이 보였다. 전형적인 질식사의 흔적이었다. 얼굴, 목, 팔 등에서는 붉은색을 띤 타원형의 크고 작은 상처가 발견됐다. 남편 진술대로라면 부부싸움 때 막대기로 맞은 상처였다. 모두 18곳. 하지만 사인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작았다. 검안의는 일단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1차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있을 대반전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장치에 불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는 타살된 것이고 범인은 남편이었다. # 완전의사에선 없어야 할 울혈과 일혈점 억울한 죽음이 자살로 묻혀버릴 뻔한 것을 막아준 사람은 부검의였다. 그는 시신의 상태와 정황이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신 속 일혈점과 울혈에 주목했다. “목격자(남편)는 목을 맨 부인의 발이 허공에 5㎝ 떠 있었다고 했죠. 매듭은 목 뒤에 걸려 있었고…. 근데 이상해요. 이렇게 교수형 당하는 사람처럼 죽으면 질식사와 달리 울혈이나 일혈점이 나타나지 않는 법이거든요.” 법의학에서는 A씨처럼 정확하게 목을 매 죽는 것을 ‘전형적·완전의사’(縊死)라고 말한다.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막히는 데다 몸 전체가 공중에 떠 하중이 온전히 목에 걸려 시신의 얼굴 부위가 창백하게 변한다. 피가 쏠리지 않으니 당연히 일혈점도 울혈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검의는 몸에 남은 상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맞아서 생긴 상처는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화상이나 탕상(湯傷·물이나 증기에 데인 상처)에 가까워요.” 수사진의 시선은 남편을 향했다. 지금까지 그가 해온 진술이 모두 거짓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그를 다그치려면 뭔가 물증이 있어야 했다. 수사진은 아파트 인근을 이 잡듯이 뒤졌고, 그 노력은 이내 결실을 맺었다. 아파트에서 좀 떨어진 공터에서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 끈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한 것. 집에서 나온 막대기나 나일론 끈과 절단면도 정확히 일치했다. “가만 있자, 남편은 막대기를 이곳 공터가 아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여기서 목맬 때 쓴 나일론 끈까지 발견되고….” 일반적으로 목을 매는 사람들은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자살을 결심한 아내가 한밤 중 칠흑같이 어두운 공터까지 와서 어렵사리 끈을 찾았다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는가. 형사와 남편의 피 말리는 두뇌 게임이 이어졌다. 조사 8시간째. 심리적인 불안감을 내비치는 남편 앞에 경찰이 그동안 감춰두었던 증거를 내밀었다. 공터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 끈이었다. 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 전기도 흔적 남기는 걸 몰랐던 남편 사건은 엽기적이었다. 불행의 씨앗은 아내의 외도에 대한 남편의 망상증이었다. 남편은 증세가 차츰 심해지더니 급기야 ‘아내가 밥에 독을 타 나를 죽이려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됐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자기를 죽이기 전에 먼저 죽이기로 결심했다. 범행은 치밀하게 준비됐다. 그는 헤어드라이어 끝을 잘라 빼낸 전선과 나무막대기 등으로 간이 전기 충격기를 만들었다. 과거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했다. 범행에 쓸 나일론 끈과 플라스틱 막대기도 준비했다. 막대기는 전기 충격 때문에 아내 몸에 생길 상처를 맞아서 생긴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날 밤 남편은 TV를 보는 아내 뒤로 다가가 모두 9차례 전기 충격을 가했다. 아내가 기절하자 나일론 끈으로 그녀의 목을 매달았다. 15분 후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한 그는 살인의 흔적을 지운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결백을 확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뒤늦게 밝혀진 것이지만 부인의 몸에 남은 상처는 전류반(電流斑)이었다. 데인 상처와도 비슷한 이 자국은 최초 전기가 몸에 들어오고 나온 곳에 각각 흔적을 남긴다. 피부 가장자리가 올라와 있어 마치 분화구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전류의 세기가 약하거나 몸에 물기가 있다면 반점처럼 작은 자국만을 남긴다. 특히 남편은 상처를 닦아냄으로써 경찰의 감식을 한층 어렵게 했다. 이렇게 흔적이 약할 때는 피부에 철 등의 금속성분이 묻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전된 피부에는 순간적으로 금속 성분이 녹아서 눌어붙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거기 119, 119죠? 저, 저희…어머니가 목을 매셨는데….” 2006년 5월 25일 새벽 4시 경기 시흥시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9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갈랐다. 사망자는 당시 56세의 주부 A씨. 그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안방에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목을 맨 시신을 처음 발견해 바닥에 것은 남편 B씨(56)였다. “1시간쯤 전에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작은 방문에 목을 매 죽어 있더라고요. 손자들 놀라고 달아 놓은 그네용 철봉에 끈을 묶었더군요. 목 뒤 가운데에 매듭이 있었고 두 발이 공중에 5㎝ 정도 떠 있었어요.” 급히 줄을 끊어 안방에 눕혔는데 한밤에 시신과 함께 있자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불을 덮어 놓고 분가한 아들에게 급히 연락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차분하게 상황을 증언했다. 아내의 자살 동기를 묻는 경찰에게 남편은 “나한테 맞은 게 분해서 자살한 것 같다.”고 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발생 몇시간 전인 5월 24일 오후 10시쯤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은 이 과정에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라스틱 막대기로 부인을 때렸다. 자기는 화가 나서 집을 나갔다가 새벽 3시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했다. 집안에는 길이 50㎝ 남짓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부인이 목을 맨 낡은 나일론 끈이 놓여 있었다. 남편은 나일론 끈은 집에서 보던 게 아니라고 했다. A씨의 목 주변에는 끈 자국이 뚜렷했다. 턱 아래부터 시작된 자국은 목덜미와 턱을 따라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 있었다. 부인의 얼굴에는 심한 울혈이, 양 눈꺼풀은 많은 일혈점이 보였다. 전형적인 질식사의 흔적이었다. 얼굴, 목, 팔 등에서는 붉은색을 띤 타원형의 크고 작은 상처가 발견됐다. 남편 진술대로라면 부부싸움 때 막대기로 맞은 상처였다. 모두 18곳. 하지만 사인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작았다. 검안의는 일단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1차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있을 대반전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장치에 불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는 타살된 것이었고 범인은 남편이었다.   ■ 완전의사에선 없어야 할 울혈과 일혈점 억울한 죽음이 자살로 묻혀버릴 뻔한 것을 막아준 사람은 부검의였다. 그는 시신의 상태와 정황이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신 속 일혈점과 울혈에 주목했다. “목격자(남편)는 목을 맨 부인의 발이 허공에 5㎝ 떠 있었다고 했죠. 매듭은 목 뒤에 걸려 있었고…. 근데 이상해요. 이렇게 교수형 당하는 사람처럼 죽으면 질식사와 달리 울혈이나 일혈점이 나타나지 않는 법이거든요.” 법의학에서는 A씨처럼 정확하게 목을 매 죽는 것을 ‘전형적· 완전 의사(縊死)’라고 말한다.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막히는 데다 몸 전체가 공중에 떠 하중이 온전히 목에 걸려 시신의 얼굴 부위가 창백하게 변한다. 피가 쏠리지 않으니 당연히 일혈점도 울혈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검의는 몸에 남은 상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맞아서 생긴 상처는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화상이나 탕상(湯傷·물이나 증기에 데인 상처)에 가까워요.” 수사진의 시선은 남편을 향했다. 지금까지 그가 해온 진술이 모두 거짓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그를 다그치려면 뭔가 물증이 있어야 했다. 수사진은 아파트 인근을 이잡듯이 뒤졌고, 그 노력은 이내 결실을 맺었다. 아파트에서 좀 떨어진 공터에서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끈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한 것. 집에서 나온 막대기나 나일론끈과 절단면도 정확히 일치했다. “가만있자, 남편은 막대기를 이곳 공터가 아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여기서 목 맬 때 쓴 나일론끈까지 발견되고….” 일반적으로 목을 매는 사람들은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자살을 결심한 아내가 한밤 중 칠흑같이 어두운 공터까지 와서 어렵사리 끈을 찾았다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는가. 형사와 남편의 피말리는 두뇌게임이 이어졌다. 조사 8시간째. 심리적인 불안감을 내비치는 남편 앞에 경찰이 그동안 감춰두었던 증거를 내밀었다. 공터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 끈이었다. “모두 공터에서 찾은 겁니다. 왜 거짓말을 하셨습니까.” “…” “부인을 살해한 건 당신이죠.” 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사건은 엽기적이었다. 불행의 씨앗은 아내의 외도에 대한 남편의 망상증이었다. 남편은 증세가 차츰 심해지더니 급기야 ‘아내가 밥에 독을 타 나를 죽이려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됐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자기를 죽이기 전에 먼저 죽이기로 결심했다. 범행은 치밀하게 준비됐다. 그는 헤어드라이어 끝을 잘라 빼낸 전선과 나무막대기 등으로 간이 전기충격기를 만들었다. 과거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했다. 범행에 쓸 나일론끈과 플라스틱 막대기도 준비했다. 막대기는 전기충격 때문에 아내 몸에 생길 상처를 맞아서 생긴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날 밤 남편은 TV를 보는 아내 뒤로 다가가 모두 9차례 전기충격을 가했다. 아내가 기절하자 나일론 끈에 그녀의 목을 매달았다. 15분 후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한 그는 살인의 흔적을 지운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결백을 확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뒤늦게 밝혀진 것이지만 부인의 몸에 남은 상처는 전류반(電流斑)이었다. 데인 상처와도 비슷한 이 자국은 최초 전기가 몸에 들어오고 나온 곳에 각각 흔적을 남긴다. 피부 가장자리가 올라와 있어 마치 분화구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전류의 세기가 약하거나 몸에 물기가 있다면 반점처음 작은 자국만을 남긴다. 특히 남편은 상처를 닦아냄으로써 경찰의 감식을 한층 어렵게 했다. 이렇게 흔적이 약할 때는 피부에 철 등 금속성분이 묻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전된 피부에는 순간적으로 금속 성분이 녹아서 늘어붙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도체와 맞닿은 부위는 마치 도금을 한 것처럼 변하기도 한다. 그렇게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 해외 도피 범법자, 관광객·교민 노려

    해외 도피 범법자, 관광객·교민 노려

    상습적으로 사기를 친 혐의로 지명수배됐던 김모(43)씨, “큰돈을 남겨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돈을 받고 잠적했다. 경찰이 수사를 좁혀오자 지난 2006년 2월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김씨는 현지에서 생활이 어려워지자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지난해 8월 혼자 마닐라를 관광하던 윤모(39)씨를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았다. 윤씨의 신용카드로 카드론 대출과 현금서비스를 받는 등 3430만원을 인출했다. 윤씨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경찰청 외사국은 김씨가 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을 파악, 필리핀 당국의 협조 아래 여권을 무효 조치했다. 김씨는 지난 6월 20일 도주 5년 만에 붙잡혀 강제 송환됐다. ●경찰, 국외도피사범 송환대책 마련 김씨처럼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의 체포는 쉬운 일이 아니다. 10명 중 4명 정도 검거된다. 17일 경찰청의 ‘인터폴 공조수사 중인 국외도피사범 현황’에 따르면 해외로 출국한 범죄자들은 지난 2009년 135명, 지난해 124명, 올해 7월 기준 138명이다. 국내로 송환된 범죄자는 2009년 54명, 지난해 61명, 올해 40명에 불과하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도피사범 397명 가운데 39%인 155명만 검거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외 도피 사범들이 생계를 위해 말이 통하는 한국 관광객·교민 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 주범인 해커 신운선씨는 2007년 포털사이트를 해킹한 뒤 도피했다가 지난 4월 한국 대부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현대캐피탈을 해킹했다. ●“수사초부터 국제공조·강제송환” 경찰청은 이에 따라 주요사범의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별 특성에 맞춘 ‘국외도피사범 송환대책’을 마련,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순위 송환 대상도 선별했다. 예컨대 필리핀은 여권 무효화를 통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만든 뒤 강제추방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은 국내에 있는 국토안보부에 공조 요청을 해 해당 수사당국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광객·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력사범, 다액 경제사범은 수사 초기부터 국제 공조를 하고 실시간 통보 요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피 사범의 검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박지성 맨유 연봉 ‘넘버3’

    박지성 맨유 연봉 ‘넘버3’

    ‘아시아 마케팅용 선수’라며 색안경을 꼈던 사람들은 입을 닫았다.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30)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 번째 재계약에 성공, 2013년 6월까지 올드트래퍼드에서 뛰게 됐다. 연봉은 약 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은 이로써 맨유에서만 무려 8년간 활약하게 됐다. 라이언 긱스(1990년 입단), 대런 플레처(2000년 입단), 리오 퍼디낸드(2002년 입단), 웨인 루니(2004년 입단)에 이은 맨유의 다섯 번째 베테랑이다. 계약 만료시기를 1년 남겨두고 숱한 방출설과 이적설에 시달렸던 박지성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맨유 핵심선수’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했다. 연봉도 껑충 뛰었다. 축구계 관행에 따라 구체적인 연봉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주급 9만 파운드(약 1억 6000만원), 연봉 470만 파운드(약 83억원)’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가 맞다면 루니(약 140억원), 퍼디낸드(약 100억원·이상 추정치), 최근 주급 9만 파운드에 재계약한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팀 내 연봉 ‘톱3’다. 2005년 입단 당시 박지성은 200만 파운드의 연봉을 받았다. 2006~07시즌 280만 파운드, 2007~08시즌 300만 파운드, 2008~09시즌 310만 파운드 등 매년 꾸준히 연봉이 올랐다. 2009년부터는 364만 파운드(주급 7만 파운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번에 또 뛰었다. 지난 시즌 8골 6도움의 빼어난 활약을 펼친 박지성이 프리시즌 3골 1도움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것이 몸값 상승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는 “선수 의견이 재계약에 많이 반영됐다. 연봉도 많이 올랐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지성이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 계속 몸담게 되면서 짭짤한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박지성의 이름을 딴 양말·자전거·게임패드·비타민·통역기·음료·햄버거·게임카드 등이 이미 나왔고, 앞으로도 홍삼·교육용 서적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성실하고 믿음직한 ‘국민선수’ 박지성에게 각종 CF 섭외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는 못속여… ’ 슈왈제네거 장남 패트릭, 모델 데뷔

    ’위기의 남자’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장남 패트릭 슈라이버(17)가 유명 청바지 ‘허드슨’의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패트릭은 할리우드 선셋대로 야외 광고 사진 속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채 청바지를 입고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해외언론들은 아버지 못지 않은 단련된 근육과 잘생긴 외모로 ‘피는 못속인다는’ 평. 패트릭은 또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향후 진학계획을 밝혀 화제가 됐다. 패트릭은 “하버드대학을 방문했는데 내 (진학)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다.” 며 “내 우선 진학 대상은 스탠포드, USC, Penn, 조지타운”이라고 밝혀 ‘엄친아’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이중 조지타운 대학은 1977년 어머니 마리아 슈라이버가 학사학위를 받은 곳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가정부와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당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지난달 30일 아내 마리아의 생일파티에 다정한 모습으로 참석했으며 김지운 감독의 신작 ‘라스트 스탠드’(Last Stand) 출연으로 할리우드 복귀 신고식을 치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장안동 40대女 살인범, 재빨리 공항에 달려가더니..

    장안동 40대女 살인범, 재빨리 공항에 달려가더니..

     #지난해 말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옥탑방. 40대 중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흉기에 수차례 머리를 맞은 게 결정적인 사인이었다. 범인은 범행 현장에 튄 피를 걸레로 닦고 신발 자국도 지웠다. 피가 묻은 모자는 물에 담가 유전자정보(DNA) 채취를 막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집 인근 폐쇄회로(CC) TV를 검색해 같은 모자를 쓰고 있던 중국인 방모(46)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혈흔이 남아 있던 모자에서 나온 DNA는 방씨의 것과 일치했다. 경찰은 방씨의 집에 들이닥쳤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불법체류자였던 방씨는 ‘자진출국’ 신고를 한 뒤 몇 시간 만에 공항을 통해 국내를 유유히 빠져나가 버렸다.  #허위조서 작성 혐의를 받던 서울 지역 경찰관 이모(43)씨. 그는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출국했다가 올 초 귀국했다. 하지만 입국 심사대에서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당시 그는 체포영장이 발부돼 귀국과 동시에 검거돼야 하는 ‘A’ 수배 대상자였다.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입국시 이씨에 대한 통보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 범죄 피의자와 지명 수배자가 제재 없이 공항을 무사통과한 사실이 확인됐다. 출입국 심사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수사 당국과 출입국관리소 간의 공조가 부족한 탓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8일 경찰청과 법무부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검찰과 경찰로부터 특정 피의자에 대한 ‘출입국 통보’ 요청을 받을 경우 검경에 미리 통보해 해당자가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는 것을 제재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강력범죄 피의자 등이 출입국 심사를 받을 때 적발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경이 모든 피의자와 수배자를 대상으로 출입국 통보 요청을 하지 않는 데다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방씨는 수배 직전 ‘자진출국’을 악용, 수사망을 따돌렸다. 자진출국이란 외국인이 불법체류임을 신고하면 입국 시기와 경로 등 간단한 조사만 거쳐 과태료를 물지 않고 몇 시간 안에 바로 출국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제도다.  출입국 심사의 구멍은 수사 기록을 가진 경찰과 출입국 정보를 가진 법무부 간의 정보 공유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인 ‘킥스’(KICS)에는 사건 발생 때부터 모든 수사내용이 기록된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소는 이를 즉각 확인할 수 없다. 수사 당국으로부터 관련 요청이나 통보가 오지 않으면 범죄 관련 여부를 파악할 수 없어 출입국을 제재할 수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진출국 전 수사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수배 전이라도 출국을 보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A’ 수배자나 주요 피의자는 수사 당국의 요청 없이 자동적으로 출입국 통보 대상에 오르도록 하는 별도의 공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일본처럼 경찰이 출입국 심사대 앞에 상주하면서 수사 대상자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민경·이영준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스포츠 빌리어네어/이도운 논설위원

    김연아 선수가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세계 여성 스포츠 스타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포브스가 앞서 발표한 2010년 ‘돈을 많이 번 스포츠 스타’ 명단을 보면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도 남성을 포함하면 간신히 10위권에 턱걸이를 하게 된다. 지난해 수입 1위를 기록한 스포츠 스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외도와 이혼 파문을 겪은 이후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됐지만, 7500만 달러에 이르는 ‘관성적인’ 수입 덕분에 1위를 유지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패션 스타로 변모 중인 데이비드 베컴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축구스타,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등 테니스 스타들이 목록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는 선수뿐만 아니라 사업가들에게도 대박을 터뜨릴 기회를 준다. 부동산과 제지업 등으로 돈을 모은 로버트 크래프트는 1994년 미국풋볼리그(NFL)의 약체팀이었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엇을 1억 7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팀은 이후 세 차례나 우승하며 가치가 12억 달러로 치솟았다. 세계에서 순자산가치가 가장 높은 구단이다. 천연가스 사업으로 돈을 번 제리 존스도 1989년에 댈러스 카우보이를 1억 5800만 달러에 인수했는데, 현재 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15억 달러에 이른다. 근래에는 억만장자가 ‘장식품’으로 프로 스포츠구단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탈리아의 최고 부자이자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재산이 118억 달러에 이르는 그는 1986년에 축구팀 AC밀란을 인수했다.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팀 첼시를 사들여 화제가 됐고, 선박·금융·부동산업 등으로 거부가 된 아이슬란드의 비요르골푸르 구드문드손은 지난해 말 프리미어리그의 웨스트햄유나이티드를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포브스가 공개한 지난해 자산규모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이상 글로벌 억만장자 가운데 스포츠 분야에는 18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선수 출신은 단 한명도 없다. 우즈와 농구의 마이클 조던, F1의 마이크 슈마허 등 당대의 스타들도 억만장자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한 것이다. 결국 스포츠 분야에서도 재주를 부리는 사람과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해수욕장에 살롱 차린 탤런트 150명

     MBC 탤런트 1백50명이 물장사에 나섰다. 전북 변산해수욕장에 콜라·코피 전문의「엠비시 살롱」을 내고 탤런트들이 마담 겸 레지 겸 주방장으로 활약하는 것. 여름 휴가를 해수욕장에서 일하며 보내는 MBC 탤런트들의 바캉스「바자·세일」작전 만세.  전북 부안군내 변산 해수욕장. 아직은 본격적인 피서 인파가 몰리지 않아 비교적 한적한 변산이 19일부터 갑자기 흥청대기 시작했다. MBC 탤런트 20여명이 찾아와 천막을 치고 의자를 내고 하여 단 2시간만에 훌륭한 살롱이 선 때문. 이날 저녁에는 MBC 살롱이란 플래카드가 쳐지고 MBC 탤런트들이 레지로 활약하는 가운데 물장사가 시작됐다.  1백만원 벌기 목표로 낸 변산 MBC 살롱의 메뉴는 코피·주스·콜라·핫도그·화장품·과자 등. 바닷가의 미니 백화점인 셈이다. MBC 살롱 마담 격인 탤런트 박규채(朴圭彩). MBC 탤런트실 실장직을 맡고 있는 박규채는 바로 이 매머드 바캉스 작전을 꾸미고 지휘하는 등 맨발로 뛰어 다닌 야전군 사령관 격.  『어차피 여름휴가는 가야 하는 것이고 기왕 쉬는 바에야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데 착안을 했어어요. 한달동안 난생 처음 물장사를 해 볼 참인데 이 이익금은 새마을 기금으로 기부할 작정입니다.』  1백50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MBC 탤런트실은 여느 TV국과 달리 이런 외도(?)를 유난히 많이 해 온 셈.  72년에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새마을 위문 공연을 가졌고 거의 정기적으로 지방 도시를 찾아 시민위안의 밤을 갖기도. 자매 결연한 1사단 위문 공연도 자주 하고 25·26일에는 서울 미아동 대지극장에서 새마을 기금 모으기 쇼에도 나섰다. 28일에는 부안군민 위안의 밤을 열기도. 변산의 MBC 살롱 경영도 말하자면 이런 일련의 사회참여 사업의 하나인 것이다.  『탤런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로이 하고 싶습니다. 고작 브라운관 속에서만의 탤런트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직접 시민 농민 군인들을 찾아 함께 노래하고 호흡하는 가운데 탤런트란 이런 사람들이다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 함께 새마을 기금도 모을 수 있으니 더욱 좋고요.』  사실상 박규채는 TV 출연보다 이런 외도에 더 힘을 쏟고 있는 형편. 다행히 MBC 전속 탤런트들은 다른 TV국보다 선·후배 의식이 깍듯할뿐 아니라 연대 의식이 강해 의외로 아런 일에 손발이 척척 맞아 들어가고 있다.  MBC 탤런트의 바캉스 대작전은 MBC뿐만 아니라 1사단·부안군·낙희화학·해태제과·한국화장품·변산 애향회 등의 합작품. 자매결연 사이인 1사단이 텐트 침구 일체를 대여해 주는가 하면 부안군에서는 전기·수도·전화 일체를 가설. 각 메이커는 무료로 상품을 내놓았고 애향회는 살롱 주위의 경비를 맡기로 했다. 거창한 바캉스,「바자 세일 작전」에 나서면서도 사실상 MBC 탤런트들의 투자액은 전무. 맨손으로 뛰어서 훌륭한 살롱을 마련해 낸 셈이다.  MBC 살롱 경영은 4박5일 단위로 전속 탤런트 전원이 동원되어 꾸려질 예정. 최불암(崔佛岩)·김민정(金珉廷)·송재호(宋在鎬)·김관수 등 MBC의 톱 탤런트들이 교대로「바자·세일」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실장 주방장이며 레지 역할은 주로 신인 탤런트들이 맡고 톱 탤런트들은 판매 촉진책으로 얼굴 마담역을 맡을 예정.  MBC 살롱에 가면 톱 탤런트를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을 내어 손님을 이끄는 작전을 쓰는 셈. 그러고 보면 탤런트들은 무료로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어 좋고 매상은 매상대로 오를 것이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  구태여「바자·세일」장소를 변산으로 한 것은 경치가 좋은 데다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곳이기 때문. 더우기(더욱이) 마침 변산 근처가 고향인 탤런트가 많아 음양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8일 변산 해수욕장에서 벌일 부안군민 위안의 밤은 전주(全州)문화방송과의 합작품.  MBC 살롱에서 메뉴의 가격은 콜라 90원, 코피 50원.  변산 해수욕장 종래의 물가와는 엄청나게 차이가 날 정도의 싼 겨격이다. 다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지만 변산도 해수욕객이 많고 적음에 따라 물가가 오르락 내리락하기 때문.  한창 때는 콜라 1병에 1백50원에도 동이 나는가 하면 2백원 짜리 여관방이 8천원까지 뛴다는 희한한 곳. 이것은 한창 때면 10만원의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빚어지는 과열 현상. MBC 살롱은 한달 내내 이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여 물가 안정(?)의 몫도 차지하리라고. 변산 애향회에서 살롱 주변 경비를 맡았다는 것은 이러한 MBC 살롱의 바자 세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악덕 상인들이 혹 횡포를 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미리 대비한 것.  8월 하순까지 미련될 이익금은 부안군내 모범 새마을 부락에 보낸다. 판매 촉진을 위해 가장 많은 액수를 판 탤런트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줄 시상 제도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가장 극성으로 바자 세일즈를 해낼 탤런트는 과연 누구일지···.  <변산(邊山)에서 신모수(申模秀)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29일 제6권 30호 통권 제250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과천청사 활용 어떻게] 정부 R&D 메카로… 수천명 서울 민원인들 과천行 ‘불편’

    [과천청사 활용 어떻게] 정부 R&D 메카로… 수천명 서울 민원인들 과천行 ‘불편’

    정부가 26일 발표한 과천청사 활용 방안의 핵심은 과천시가 행정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산학클러스터와 기업 입주 등을 희망해온 과천시 주민들의 바람을 반영,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민원인 불편 가중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정부는 과천청사 입주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함에 따라 과천 지역의 도심 공동화와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과천 시민들의 불안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면서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다각도로 논의한 결과 과천시가 행정도시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임차료 부담 등의 제반 여건도 고려해 정부청사로 계속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행정도시 정체성 계속 유지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관계부처와 과천시 등을 중심으로 대책협의회를 구성, 과천청사 활용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가 고려했다는 임차료 부담은 지난 6월 말 현재 260억여원에 이른다. 세수 확보 등을 위해 민간기업 등의 유치를 원하는 과천 주민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R&D로 접목할 수 있는 유관 기관을 과천청사에 우선 배치한 이유다. 방위사업청 입주 역시 굵직굵직한 R&D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이 감안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직·간접적인 시너지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책협의회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특별행정기관 10곳을 과천청사로 옮기는 세부 계획을 세웠다. 지난 21일에는 차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에도 이를 알렸다. 선정기준은 관할구역이라는 것이 행안부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관 이름에 ‘서울’이 들어가 있고 소재지도 서울이지만 실제로는 경기도나 인천시까지 관할하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과천청사로의 이전을 희망한 경인지방통계청이 이런 경우다. 경인지방통계청은 부지를 찻던 중 과천청사가 빈다는 소식에 입주를 희망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서울출입국관리소와 서울지방교정청은 서울지역만 관할하지만 해당기관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이전을 요구한 경우였다. 법무부는 과거에도 두 소속기관의 과천청사 공동이주를 희망했는데 공간부족으로 추진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게 총리실 측 설명이다. ●관할구역 등 고려해 선정 이번 이전으로 민원인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는 하루 평균 2600명 이상의 민원인들이 찾고 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인천, 수원에도 있다. 그런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가 과천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민원인들의 불편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과천청사를 찾게 되면서 과천 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교통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조달청을 찾을 민원인들의 불편도 마찬가지다. 입찰은 전자입찰이어서 문제가 없지만 제안서평가나 용역계약 등은 업체가 과천으로 직접 가야 해 불편이 불가피하다. 한편 서울조달청의 경우 땅값만 6000억원대로 파악되고 있어 이전 시 매각대금 사용권을 놓고 기관 간 갈등도 예상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무려 44개 국어하는 학생 모인 초등학교 화제

    무려 44개의 국어를 하는 학생들이 모인 초등학교가 있다? 월드컵 참가국보다 많은 다양한 나라 출신의 학생들이 모인 영국의 한 초등학교가 화제에 올랐다. 영국 남동부 서리주에 위치한 세이트 매튜 초등학교에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온 학생들로 가득하다. 이 학교의 학생수는 모두 477명으로 이중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은 178명이나 된다. 이 학생들의 모국어도 다양하다. 아랍어, 아프카니스탄어, 가봉어, 필리핀어, 나이지리아어 등 총 44개.       학교 측은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위해 속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비영어권 학생들을 위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을 붙여 개인과외도 하고 있다.   영국 교육당국에서 실시한 이 학교의 학력평가는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수준인 평균으로 특히 작문과 수학이 낮게 평가됐다. 그러나 수학과 작문 같은 일반 수업에서 얻을 수 없는 생생한 교육도 크다는 것이 학교 선생님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수석교사 자넷 라이트푸트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말하지만 이같은 차이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며 “많은 나라에서 온 학생들로 인해 생생하고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모두가 나눠 가질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태국에 첫 여성총리 탄생…탁신 전 총리 여동생 잉락 친나왓 승리

    태국에 첫 여성총리 탄생…탁신 전 총리 여동생 잉락 친나왓 승리

     태국의 제1야당 푸어타이당이 3일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획득,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인 잉락 친나왓(44)이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등극하게 됐다. 잉락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로 도피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이다.  그녀는 정계에 입문한 지 불과 한 달 반만에 정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푸어타이당은 해외도피 이후에도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탁신 전 총리의 지지층의 흡수를 위해 잉락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잉락은 태국 치앙마이 대학에서 정치·행정학부를 졸업, 미국 켄터키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탁신 일가와 연계된 기업에서 일해 왔다. 기업가인 아누손 아몬찻 사이에 아들 1명을 두고 있지만 혼인 신고는 하지는 않았다.  잉락은 모델 뺨치는 외모와 우아하고 겸손한 태도로 선거기간 내내 유권자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잉락은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는 선거 기간에 탁신 전 총리 등 정치범을 사면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군부와 왕실, 엘리트층 등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탁신 전 총리는 푸어타이당이 집권하면 오는 12월말쯤 딸 잉릭의 결혼식 참석하기 위해 귀국하겠다고 밝혔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파나소닉·금호 ‘외도’ 대가 톡톡히…

    두 회사 간 시너지에 대한 고려 없이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실패한 경우는 세계적으로 허다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일본 마쓰시타(현 파나소닉)의 할리우드 영화사 MCA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0년 당시 마쓰시타는 엔고(高)를 무기로 미국의 거대 영화사인 MCA를 61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MCA는 ‘E.T’, ‘조스’, ‘백투더 퓨처’ 등 유명 영화 판권을 보유한 미국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업체였다. 하지만 마쓰시타는 인수 당시부터 이른바 ‘제조업 마인드’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접근했다가 기존 미국 경영진들의 텃세로 마찰을 빚었다. 여기에 ‘일본이 돈으로 미국의 혼까지 사들이려 한다.’는 미국 내 반발도 거세 결국 1995년 MCA를 주류 제조회사인 시그램에 71억 달러(지분 80%)에 내놓았다. 당시 엔·달러 환율을 고려하면 마쓰시타는 큰 손해를 보고 되팔게 됐다. 현재 파나소닉은 엔고와 기술경쟁력 상실 등으로 삼성 등에 밀려 시장에서 고전하며 ‘외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며 연일 언론의 화제가 됐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사들이기 위해 6조 5000여억원을 썼고,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던 금호는 이 가운데 3조원가량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빌렸다. 돈을 빌리기가 여의치 않자 금호그룹은 3년간 보장수익률 연 9%와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등 지나치게 무리한 조건으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결국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조건이 ‘부메랑’이 돼 금호는 2009년 말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을 맞게 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결혼식만큼 성대한 ‘이혼식’ 연 中여성

    “이혼했으니 축하해주세요.” 결혼식은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열리지만 이혼은 당사자 간에만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이 고정관념을 바꾼 중국 중년여성이 나타났다. 중국 산시성에 사는 주부 위 안리(57)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외도한 남편과 드디어 이혼하게 된 걸 축하해 달라.”며 하객 수십 명을 초대했다. 이혼 도장을 찍은 지 1년 됐다는 그녀는 결혼식만큼 성대한 이른바 ‘이혼식’을 홀로 거행해 눈길을 끌었다. 5년의 열애 끝에 부부가 된 그녀와 남편은 지난해 6월 27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이혼의 원인은 남편의 외도. 수년 전부터 불륜을 저질러온 남편과 다시 화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관계는 되돌릴 수 없었다. 이혼 뒤에도 둘은 막내아들의 초등학교 진학문제로 한 지붕 아래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그녀는 남편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찢어버린 뒤 한국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어항에 결혼반지를 빼서 던지기도 했다. 위 안리는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가족, 친지, 친구들로 이뤄진 하객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녀는 “이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고 이제는 남편과의 힘들었던 삶을 끝낸다는 의미로 이런 행사를 열었다.”면서 “홀로 설 수 있도록 많은 축하를 해 달라.”고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미국 정치인 아내들 ‘불륜 남편’ 길들이기

    가사 도우미와의 불륜이 드러나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은 아널드 슈와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생애 가장 쓸쓸한 ‘아버지의 날’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21일 슈와제네거가 6월 3번째 일요일인 이날 말리부의 한 카페에서 막내 아들만 데리고 외롭게 점심을 먹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별거중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슈와제네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캘리포니아 남부 애너하임에서 골동품 쇼핑과 록밴드 U2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장남인 패트릭, 그리고 캐서린과 크리스티나 등 두 딸도 아버지의 날 파티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더는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지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미 정가의 새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섹스 스캔들이 노출된 미 정치인들의 회견장에는 으레 부인이 동석해 남편의 실수를 용서한다면서 눈물을 내비치곤 했다. 힐러리 클린턴(현 국무장관)은 ‘르윈스키 스캔들’ 후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2008년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성매매 사실을 고백하는 회견을 했을 때도 부인 실다 월 스피처는 회견장의 남편 곁을 지켰다. 하지만 최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이런 ‘착한 아내‘의 역할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외도를 고백하는 남편의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남편을 용서한다는 의사도 좀처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로는 2009년 불륜행각을 고백한 마크 샌포드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아내 제니 샌포드와 가정부와의 사이에 숨겨진 아이가 있다고 고백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가 대표적이다. 슈라이버는 최근 남편의 불륜 상대인 가정부 바에나가 공개리에 “자신의 잘못”이라며 슈와제네거 부부의 화해를 기원했지만 남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트위터 외설 사진 파문으로 지난주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앤서니 위너의 아내 후마 아베딘도 두 차례에 걸친 남편의 회견에 동석하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의 사례다. NYT는 과거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남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을 우려해 각본에 짜여진 ‘드라마 속 착한 아내’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아베딘은 이런 각본을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남편에게 생계를 의존하지 않는 강한 전문직 여성으로서 아베딘이 ‘신세대 정치인 아내’를 대표한다면서 “당신이 초래한 혼란은 당신이 정리하라.”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나쁜 남자의 우상, 휴 헤프너

    나쁜 남자의 우상, 휴 헤프너

    잡지 ‘플레이보이’를 창간한 휴 헤프너(85)는 전 세계 남자들의 ‘우상’일 것이다. 18일로 예정됐던 헤프너의 세 번째 결혼식에 맞춰 출간된 ‘미스터 플레이보이: 휴 헤프너, 남자들의 은밀한 꿈을 살다’(스티븐 와츠 지음, 고정아 옮김, 나무이야기 펴냄)는 그의 삶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헤프너가 평생에 걸쳐 추구했던 어리고 예쁜 금발 여성이었던, 60살 연하 약혼녀의 변심으로 세 번째 결혼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는 몸소 쾌락을 추구한 논쟁적인 삶을 살고 있다. 1926년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헤프너는 그림 그리기와 글 쓰기에 빠져 지냈다. 어린 시절 내내 스스로 창조한 환상의 세계에 빠져 살았는데 이러한 기질은 평생 이어졌다. 전화도 받지 않고, 가까운 치과에도 혼자 가기 싫어하던 아이는 스스로 ‘플레이보이’란 현실을 창조해내고 다른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헤프너는 첫 결혼 상대인 밀리를 고등학교 졸업생 파티에서 만났다. 대학 시절 내내 사랑을 나누었던 두 사람이 처음 성관계를 가진 것은 졸업을 앞둔 때였다. 비교적 부모가 주입한 기독교 교리에 충실한 삶을 살았던 헤프너의 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은 1948년 출간된 ‘킨제이 보고서’였다. 출간 두 달 만에 20만부가 팔린 앨프리드 킨제이의 ‘인간 남성의 성 행동’은 미국 사회가 성에 대해 더 솔직해질 수 있도록 새 시대를 열었다. 성에 대해 새로 눈을 뜬 것은 헤프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킨제이는 내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내가 오랫동안 느끼던 것을 증명해 주었다. 우리가 성에 대해 말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위선자라는 것, 그로 말미암아 많은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라고 회고했다. 마릴린 먼로의 천연색 나체 사진을 실은 1953년 ‘플레이보이’ 창간호는 “유머와 교양과 짜릿한 재미를 곁들인 엔터테인먼트를 원한다면, 플레이보이는 당신에게 특별한 대상이 될 것이다.”란 창간 선언문과 함께 세상에 선을 보였다. 남자들에게 결혼과 가족의 의무를 벗어던질 것을 촉구한 잡지는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헤프너는 잠을 쫓고 정신을 긴장시키는 식욕 억제제 덱세드린을 복용해가며 미친 듯이 잡지를 만들었다. 잠옷만 입고 외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펩시콜라만 스무 병씩 마셔댔다. 결국 그는 ‘기이한 은둔자’에서 ‘플레이보이 제국의 황제’로 등극했다. 잡지로 시작한 플레이보이는 TV쇼, 클럽, 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헤프너는 수억 달러의 재산가가 되었다. 그의 곁에는 어린아이 같은 얼굴에 똑똑하지 않으며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금발 미녀들이 득시글댔다. 헤프너는 “내가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선택하는 건 그 수준에 존재하는 순수함과 다정함이 좋기 때문”이라며 “내가 데이트한 여자들은 많은 것을 얻었다. 내가 그들에게 주체성을 주기 때문에 그들은 이전보다 더 좋아진 상태로 나를 떠난다.”며 자신의 연애관을 정당화했다. 그는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여성, 특히 성 경험이 없는 미녀를 좋아했다. 자신은 많은 여자와 한꺼번에 데이트했지만 여자친구들에게는 플레이보이맨션에 살면서 헤프너만 바라보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잣대는 첫 결혼 상대인 밀리가 약혼 시절에 했던 외도 때문에 받은 큰 상처와 금지와 억제, 규칙을 강요한 어머니의 교육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1970~80년대 비슷한 잡지가 속속 생겨나면서 플레이보이 제국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판매 부수는 격감했고, 여성을 착취한다는 비난이 높아져 갔다. 각종 사건에도 휘말렸던 헤프너는 급기야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건강을 회복한 헤프너는 1989년 플레이보이 모델 킴벌리 콘래드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혐오주의자였던 그는 일부일처제에 헌신하는 가정적인 남자로 ‘재창조’되어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두 번째 결혼도 파국을 맞았고, 여든다섯의 헤프너가 세 번째 결혼을 올리는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창간 60주년을 2년 앞둔 잡지 ‘플레이보이’는 50~60년대 황금시대의 영향력은 많이 쇠퇴했지만 미국 사회를 움직이고 바꿔 놓았다. 그 뒤에는 ‘청교도적 미국 문화를 뒤집어놓은 성 혁명가이자 반란자’인 헤프너가 있었다. 미주리대 역사학 교수가 쓴 ‘미스터 플레이보이’는 헤프너의 삶으로 돌아본 미국 현대사이기도 하다. 2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개천에서 용 나는 입시제도가 필요하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개천에서 용 나는 입시제도가 필요하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입시와 관련하여 과거에 많이 듣던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요즘은 별로 들어본 바가 없다. 지역균형선발이 이를 감안한 제도인 듯한데 지정 배정이라는 형식으로 그 의미가 다르다. 이제는 학력만이 성공을 보장하는 시대는 아니다. 그래도 어려운 환경에서 입신하는 가장 일반적인 길인데 이렇게 달라진 이유가 궁금하다. 입시제도가 너무 복잡하다. 효율성은 고사하고 타당성도 의문이다. 현재 입시제도를 보고 있으면 필자도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입학할 자신이 없다. 연마해야 할 기본 기능만 수능, 논술, 내신이 있고 이들의 조합과 기타 능력이 평가되는 정시, 수시, 입학사정관제, 글로벌 전형, 지역균형 선발이 있다. 다양한 입시제도가 있어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실상은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만 대처가 가능하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도 힘든 복잡한 입시제도로 입시설명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입시학원만 웃고 있다. 예를 들어 입학사정관제를 보자. 아직 우리가 쓰는 추천서를 서로 믿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진학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만 써주는 수준의 신뢰사회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또 입학사정관이 감동할 만한 스펙을 갖출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수시를 통해서 입학하기 위해서는 내신이 중요하다. 학교 수업을 정상화하는 목표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원래 뜻과 상관없이 일이 흘러간다. 내신에는 과목별로 다양한 수행평가가 있다. 수행평가 준비로 온 가족이 몸살을 앓는 일도 있다. 심지어는 수행평가 준비를 위한 학원과 과외도 있어서 줄넘기, 피리, 장구 과외까지 한다. 그래도 내신이 좋아 특목고로 갈 수 있으면 다행이다.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그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일반고로 가면 싫든 좋든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다. 절반 이상이 수업에 관심이 없고 수준에도 전혀 맞지 않는 수업을 억지로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배우는 학생들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열의가 생길 수가 없다. 이러니 특목고는 1부 리그, 자율형 사립고는 2부 리그, 그리고 일반고는 3부 리그라고 하는 자조적인 표현이 나온다. 한마디로 일반고는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할 권한이 없다. 같이 수업을 받아도 누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선생님도 학생들도 다 안다. 그런데도 평등이랍시고 같이 잡아놓는다. 결국 졸업 후에 수준에 맞는 학원을 찾아 1년을 다시 보내야 한다. 그래서 성적이 올라가니 재수생이 자꾸 늘어난다. 수능은 수능대로 어렵게 내면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시끄럽다. 그러나 변별력을 포기하고 만점자를 1% 정도로 계산한다는 것은 시험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쉽게 내도, 어렵게 내도 학교가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 사교육이 판치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당장 학원에서는 EBS 교재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러니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원하는 대학에 못 가게 된다면 누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겠는가. 또 재수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험은 단순화하고 학교 수업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면 된다. 시험은 수능을 강화하여 이틀 정도에 볼 수 있도록 대폭 문제를 늘리고 문제의 수준과 형식을 다양화하여 한 문제의 실수로 땅을 치는 일이 없도록 하면 된다. 그리고 수능 과목을 지금처럼 축소하거나 쉽게 낼 필요가 없다. 과목을 축소하고 쉽게 낸다고 과외가 줄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고, 과목이 줄어서 학생들이 수학·과학을 더 잘하게 된 것도 아니다. 수준별·과목별 이동 수업을 활성화하여 본인이 기본과목과 더불어 일정 과목을 선택하게 하고 선택한 과목은 수능에서 꼭 검증받도록 하면 된다. 내신을 따로 적용하지 않아도 동기가 부여된다. 수능이 변별력이 있고 포괄적이면 논술이 강화될 이유도 없다. 학생들이 동기를 갖고 최선을 다하게 만들고 이것을 복잡하지 않은 제도로 적절히 평가하는 것이 개천에서 용 나게 하는 입시제도다.
  • ‘맨유 악동’ 루니 섹스파트너 병원으로 후송돼

    ‘맨유 악동’ 루니 섹스파트너 병원으로 후송돼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축구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가 스타플레이어들의 잇단 추문이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라이언 긱스의 ‘막장 불륜’ 스캔들에 이어 한때 웨인 루니의 외도 상대였던 여성이 약물과용으로 병원에 실려가면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영국의 대중지 더선과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루니(25)와의 섹스파트너였던 제니 톰슨(22)이 10일 신경안정제 과다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일 저녁 구급요원들이 볼턴에 있는 톰슨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한다. 술을 마시다 자취를 감춘 톰슨이 전화조차 받지 않자 한 동료가 집으로 달려가 쓰러져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신고한 직후였다.    루니는 부인이 임신중이던 지난해 하룻밤에 1200 파운드(약 210만원)를 주고 톰슨과 7차례나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폭로되면서 망신을 자초한 바 있다. 특히 당시 톰슨은 자신의 동료 콜걸과 함께 루니와 셋이 ‘원 나잇 스탠드’를 즐겼다고 폭로해 루니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번 해프닝은 소속팀 맨유는 물론 모발 이식수술을 받고 가족과 단란한 휴가를 즐기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중인 루니에게도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팬들에게 루니의 악동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막장 불륜’ 긱스, 동생 입막으려 거액 베팅?

    ‘막장 불륜’ 긱스, 동생 입막으려 거액 베팅?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의 불륜 드라마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친동생의 아내와 8년간의 ‘막장 불륜’이 공개되면서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긱스가 이번엔 거액을 미끼로 동생을 회유하려 하고 있다고 일간지 더 선이 폭로했다.    10일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긱스는 격분한 동생의 입을 막기 위해 25만 파운드(한화 4억4000여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의 자녀와 아내를 둔 모범가장 이미지를 심어왔던 긱스(38)는 모델 이모젠 토머스와의 스캔들에 이어 동생 로드리(34)의 아내 나타샤(28)와의 부적절한 관계에다 그녀의 친정 엄마에게까지 ‘작업’을 걸었던 전력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렸다.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긱스가 파문 수습의 첫단추로 동생 로드리의 입부터 막으려고 거액을 제시한 셈이다.    긱스의 한 지인은 이와 관련, “긱스는 또 다른 성추문이 폭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속사정을 전했다. 로드리의 한 친구도 “긱스가 또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맺었다면 이를 가장 확실히 아는 사람은 로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와 형의 불륜 사실을 알고 “(형을 만나면)해머로 내려치겠다.”고까지 치를 떨던 로드리는 거액의 돈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잠적 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로드리는 한 지인에세 “형이 나에게 입다물고 있으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 지인은 “극심한 배신감으로 인해 로드리가 고결한 이미지로 포장된 형 라이언의 이중성을 까밝힐 것인가, 아니면 입을 다물 것인지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돈방석에 앉아있는 형과는 처지가 다른 ‘불쌍한 로드리’가 25만 파운드를 챙기고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리는 길을 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2003년 당시 유부남이었던 긱스는 클럽에서 나타샤를 만나 첫 외도를 시작한 이후 나타샤가 2005년 친동생인 로드리의 아이를 임신한 뒤 약혼하고 지난해 결혼한 이후까지도 동생의 눈을 피해 ‘제수와의 밀회’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타샤 또한 긱스 외에 또 다른 맨유 출신 선수 3명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최근 폭로된 바 있다.    특히 라이언 긱스가 제수와의 8년간의 부적절한 관계도 모자라 나타샤의 친정 엄마에게까지 추파를 던진 사실이 전해지면서 그의 스캔들은 절정으로 치달았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9일 형과 아내의 불륜 사실에 격분한 로드리가 “형을 찾아 해머로 응징하겠다.”고 흥분하자 주변에서 만류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Y(당시 45세·여)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잔혹의 끝을 보았기에 기억을 되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었다. 2007년 4월 15일 오전 8시 45분 대전 대덕구의 한 건물 지하 1층 P다방. 문을 열자마자 30대 남자가 거칠게 안으로 들어왔다. 내부에는 종업원 C(당시 47세·여)씨뿐이었다. 약간의 몸싸움이 있은 후, 날카로운 흉기가 C씨의 목을 갈랐다. C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른 채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변태성욕자였던 남자는 더운 피를 쏟고 있는 시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Y씨가 다방에 출근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계산대에 있어야 할 C씨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범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Y씨는 몸과 마음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입고 말았다. 경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다방 살인현장에서 50여개의 증거물을 수집했다. 하지만 딱 부러지는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증거물은 오히려 현장 밖에서 나왔다. ‘이쯤에서 버려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범인은 다방에서 500m 떨어진 도로변에 피 묻은 휴지를 버렸다. 1.5㎞ 더 떨어진 금강변에서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검정색 점퍼가 발견됐다. 범인은 강을 따라 도주한 듯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온 점퍼는 육안으로는 혈흔을 발견할 수 없었다. 흐르는 강물이 피의 흔적을 지운 듯했다. 그렇다면 이제 기대를 걸어볼 것은 ‘루미놀’(luminol) 시험. 미국 수사드라마 CSI 시리즈에도 자주 나오는 루미놀은 사건현장에 남은 혈흔을 극소량까지도 찾아낼 수 있는 물질이다. 물이 가득 찬 양동이에 단 한 방울의 혈액만 떨어져도 DNA를 감별할 수 있을 만큼 감도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주로 범인이 핏자국을 감추기 위해 증거물 세탁을 시도했을 때 유용하다. 특히 신선한 혈액보다 시간이 지난 혈흔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루미놀 용액과 과산화수소수 혼합액을 핏자국이 있을 만한 자리에 뿌리면 된다. 피가 있는 자리라면 화학반응에 일시적인 발광현상을 일으켰다가 사라진다. 다행히 성과가 있었다. 피 묻은 휴지와 점퍼에서 숨진 C씨의 것 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성의 DNA가 동시에 검출됐다. 이제 남은 일은 그 주인을 찾는 것. 하지만 이후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용의자의 DNA만 확보했을뿐 이것을 누구와 비교할지가 막막했다. 이런 가운데 국과원의 다른 실험실에서는 범인을 쫓는 새로운 분석이 한창이었다. 성(性) 염색체인 Y염색체를 이용해 범인의 성(姓)이 김씨인지 이씨인지 박씨인지를 가려내는 시도였다. Y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존재하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유전된다. 우리나라처럼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는 사회에서는 Y염색체의 유전적 지표(STR)를 분석해 공통점을 찾는다면 범인의 성씨를 특정할 수 있다고 국과원은 판단했다. 국과원은 1차로 자체 보유하고 있던 동종 전과자 등 1000명의 Y염색체 STR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범인의 Y염색체 단상형이 오(吳)씨 성을 가진 2명과 일치했다. 국과원은 사건 현장 인근에 오씨 집성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차 분석에 들어갔다. 집성촌 주민 19명의 동의를 얻어 상피세포를 분석했다. 역시 Y염색체는 특정 부위에서 공통점을 나타냈다. 국과원은 결국 수사팀에 “용의자는 오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통고했다. 사건발생 50여일 만인 6월 4일 경찰은 경기 광명시에 숨어 있던 범인 오모(당시 35세)씨를 검거했다. 그는 1989년 충남 연기군에서 할머니와 어린이 등 3명을 살해한 죄로 15년을 복역하고 2년 전인 2005년 만기 출소한 상태였다. 17년 전 범행 때에도 시신에 몹쓸 짓을 하는 등 수법이 비슷했다. 오씨는 “돈이 떨어지자 교통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방에 들어가 금품을 빼앗은 뒤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했다. 시신에 변태적인 방법으로 성욕을 푼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수사경찰은 “범인의 점퍼에서 점안액이 나왔는데, 그 안약이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병원 기록을 추적하며 포위망을 좁혀 갔다.”면서 “이 과정에서 용의자가 오씨라는 국과원의 분석은 불특정다수인 점안액 구매자들 가운데서 용의선상 인물을 압축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국과원 관계자는 “지금은 살인이나 성 범죄자와 같은 흉악범의 DNA는 국가 차원에서 영구 보존하도록 해 재범 방지 등에 활용하고 있지만 2007년 오씨가 출소할 때만 해도 범죄자 DNA은행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DNA를 통한 성씨 규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성씨가 생물학적으로만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를 입양했다든지 부인의 외도를 통해 임신이 된다든지 하는 변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과원 관계자는 “한국인의 5대 성씨(김, 이, 박, 최, 정)는 본관 또한 워낙 다양해 부계 유전의 일관성이 결여되는 약점도 있다.”면서 “염색체를 이용해 성씨를 판별하는 것은 수사에서 제한적이고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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