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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서울인구 4년만에 늘었다

    [Zoom in 서울] 서울인구 4년만에 늘었다

    지난 200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인구가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가 크게 증가한 탓이다. 경제불황으로 생산성이 높은 서울로 올라온 사람들이 많은 것도 한몫을 했다. 또 25개 자치구 중 뉴타운 사업지구가 지정된 15개 자치구의 인구 증가율이 그렇지 않은 자치구보다 높았다. 개발이익을 기대한 사람들이 뉴타운 지역으로 몰렸다는 방증이다. ●호남출신 유입 많아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200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서울 인구는 1028만 7847명으로 2003년 말 1027만 6968명에 비해 1만 879명(0.11%)이 늘었다.1993년 1092만여명으로 정점에 이른 서울시 인구는 0.5%의 증가율을 보인 2000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줄어들었다. 서울 유입 인구수와 타지로의 전출 인구수의 차이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 격차는 지난 2001년 11만 3939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4만 7188명에 머물렀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북·전남 출신자들의 서울 유입이 많았다. 반면 서울을 떠나는 사람은 대부분 경기도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44%가 한국계 중국인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 100명 중 1명은 외국인으로 조사됐다.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 수는 2003년 10만 2882명에서 11.47%가 증가한 11만 4685명으로 서울인구의 1.11%를 차지했다. 외국인 수는 2002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어 인구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전체 외국인 중 56.5%인 6만 4762명이 중국 국적이었지만 이들 중 5만 1015명이 조선족 등 한국계 중국인으로 나타나 전체 외국인의 44%에 달했다. 미국·프랑스·러시아·캐나다 등 서구출신 외국인은 감소추세인 반면 타이완·필리핀·베트남·일본 등 아시아권 외국인들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잠실 재개발로 송파인구 감소 뉴타운사업 지구가 지정된 15개 자치구 지역 전체의 인구증가율은 전년대비 0.12%로 10개 미지정 자치구의 0.08%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양천구(1.71%), 영등포구(1.2%), 마포구(1.17%)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뉴타운 사업을 통해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대형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관악·양천·마포·종로구 등 4개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구는 전입자보다 전출자 수가 많아 순이동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잠실 일대의 재개발 영향으로 송파구는 인구가 2.38%나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지난해 인구가 0.53%감소한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인구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인구도 지난해에 비해 0.24% 줄었다. ●급격한 노령화사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년전(1995년)에 비해 50.7%가 증가한 69만 3000명에 달했다. 100세를 넘긴 고령자는 모두 320명으로 이중 30명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으로 조사됐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을 활용하는 법/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최근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집계에 의하면 한국기업의 대중 투자액이 작년 1·4분기 이후 조세회피처인 홍콩과 버진아일랜드를 제하고 1위에 랭크되었다. 우리의 대중 수출도 2년 연속 연 증가율이 40%를 넘어, 이미 재작년이후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 수출대상국이 된 중국에 대한 비중은 19.6%에 이른다. 최근 내수 부진을 겪으면서 그나마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시장의 중요도는 매우 크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이웃인 중국시장이 성숙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대중 수출품의 주종은 최종재보다는 원자재·중간재가 80%를 점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 무역흑자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재 내수시장 덕분이 아니다.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일부에서는 직접투자의 수출유발 효과를 들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진출기업들이 현지에서 부족한 설비·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해가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특수라는 것이다. 곧 진출기업들의 부품조달 현지화가 이루어지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직접투자의 긍정적인 면인 수출유발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수출이 늘어난 이유는 우리기업의 진출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 공장으로서 중국의 교역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11월에 이미 연간 교역규모 1조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는 2001년 5000억달러 돌파 후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성장이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도 지난 10월말 누계기준으로 계약금액 1조달러를 넘어 교역과 투자가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중국은 4월말부터 본격화된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교역과 외자유치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중국의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이 전체 교역의 60%를 담당하면서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확대시키고 있다. 진출 다국적 기업과 중국의 일부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중국 밖의 선진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질 좋은 제품을 생산·수출하기 위해 질좋은 중간 투입재 수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생산재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WTO가입 4년차가 되면서 관세율도 더욱 낮아져, 부품소재 관련기업들의 진출유인도 감소하는 반면 중국의 수입수요는 확대될 것이다. 화둥지역 등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중국의 소비재 내수시장 외에도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한동안 지속적으로 생산재 내수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특히 향후 중국 동북 3성의 성장은 생산재 내수 확대기회를 연장시킬 것이 기대된다. 중국의 성장에 따른 편승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극소화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과의 인류·물류(人流·物流) 편의 확대, 중국어 인력의 양성,LA·뉴욕의 한인타운처럼 중국 내 한국인 영주거점 마련 등이 필요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급속한 대중 진출에 대해 제조업 공동화 위협이라 보기보다는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공동화 극복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대중투자 성공률을 높임으로써 국내 산업구조조정의 충격을 흡수하고, 대중투자를 무역흑자 기조를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산업구조화에 매우 유리한 기회다. 중국의 생산기지가 다국적기업의 투자로 인해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발전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경쟁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이웃의 존재는 약간은 위협적이긴 하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마치 옆집 새차가 우리집 헌차를 더욱 낡아 보이게 해 우리 가족의 기분이 상하게 되면 우리도 좋은 차를 마련할 수 있도록 더욱 결의를 다지게 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정책적으로 본다면 연해지역 대도시의 급성장을 인식한 결과 우리도 중국의 부상에 대응할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것도 그 예라 할 것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 이명박시장이 말하는 ‘2005서울’

    이명박시장이 말하는 ‘2005서울’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신문과의 새해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시의 문화와 행정 등 서울의 모든분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서울이 동북아의 진정한 금융허브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청계천변 세운상가∼광교에 금융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한강 노들섬엔 오페라하우스, 남산엔 국악공연장을 건설해 서울의 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청계천 ‘금융허브’에 들어서게 될 외국인 배후단지는. -청계천 주변 전체가 주상복합건물 건축이 가능한 곳입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업무와 주거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 금융회사의 아시아 본부가 서울로 오기 위해서는 단순한 업무시설뿐 아니라 주거·문화·교육 시설도 고려돼야 합니다. 미국 맨하튼이나 중국 상하이 같은 곳은 위로 높게 치솟은 빌딩들이 대명사입니다. 이것은 20세기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높은 빌딩들은 기능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컨대 80층에 있는 사람이 옆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지요. 청계천변에는 5층 정도의 건물을, 그 뒤로 차차 높은 건물이 배치되는 모양이 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주변의 모든 시설과 기능적으로 연계된 21세기형 빌딩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청계천 복원 등 굵직굵직한 사업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 주시죠.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세계적 권위를 지닌 베니스 국제건축 비엔날레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청계천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무슨….”이라며 깎아내립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이유는 (청계천을 복원하겠다는) 아이디어와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과정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토목공사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발을 들여놓기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 문제점을 먼저 해결하는 데 힘쓰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송파 영어체험마을이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제2 영어마을은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 조성할 예정입니다. 이외에 추가로 1개를 더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학생들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원어민 선생님들을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배우는 코스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2영어마을로 구상 중인 아카데미하우스 부지를 매입, 연내 착공할 방침입니다. 최근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규제완화를 YS(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부르짖어 왔는데 10여년 동안 시민들은 규제완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먼저 서울시라도 나서서 규제완화를 위해 이양할 수 있는 권한들은 민간이나 자치구에 대폭 넘길 방침입니다. 일선 기초단체에서는 서울시에 대해서도 권한을 이양해 달라고 하는데, 환경이나 교통 등 광역에 걸친 문제들은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총괄해서 관리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이지요. 환경문제 등은 국가적으로 관리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원화된 교육자치를 통합해야 한다고 했는데 고교 평준화에 대한 견해는. -30여년간 길들여진 평준화를 일시에 바꿀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20% 정도는 경쟁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좋은 고등학교를 만들어서 공부 잘 하는 사람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과 같은 평준화 체제에서는 오히려 부자들만 대학진학에 유리한 실정입니다. 기회는 균등하게 주고 결과는 그에 따라 맡겨야 하는데 지금은 결과를 모두 똑같이 만들어 버리는 격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서울시는 교육청과 거리를 좁혀 내실있는 교육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시 교육청 서기관급 간부 1명이 시에 파견 근무를 하게 됩니다. 올해 투자유치담당관을 신설했는데요. -외자유치를 총괄하는 투자진흥관 자리에 외부전문가를 기용해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올해에 70억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할 예정입니다. 먼저, 여의도 SIFC(서울국제금융센터) 계약이 마무리돼 하반기에 착공하게 되면 8억 5000만달러의 외자를 추가 유치하게 됩니다. 마포구 상암지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부지에는 현재 한독산학연구단지 조성으로 2억 5000만달러 외자유치가 확정됐으며, 호텔 등과 같은 외국기업 유치를 통해 10억달러 정도가 유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규제완화 등으로 외국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민간차원에서 외자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올해만 50억달러 정도를 유치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디즈니랜드 유치, 돔구장 건설, 뉴타운 추가지정,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디즈니랜드 정도 되면 비즈니스를 ‘진지하게’합니다. 디즈니랜드가 우리나라에 오면 서울에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지방으로 갔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임대주택 10만호 건설과 뉴타운 건설을 활성화할 것입니다.10개 지구의 3차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돔구장은 동대문과 잠실을 놓고 이견들이 있는 모양인데 잠실쪽으로 할 생각입니다. 특히 저소득층 중증치매노인을 위한 무료 시설을 2006년에는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도 서울시의 현안입니다. ‘인사는 만사(萬事)’라고 하는데요. 특정지역 특정학교 출신을 중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모가 아이 한 명 키울 때는 안 그렇지만, 아이가 여러 명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것도 일종의 인사입니다. 인사에 성공한 사람은 사업에도 반드시 성공하죠. 처음 시장 됐을 때 공무원들이 봉투를 2개 들고 왔는데 청계천 복구에 반대한 공무원 이름이 적힌 봉투와 여당 캠프에서 일한 공무원이 적힌 봉투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봉투를 받지 않았고, 열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승진 인사에 특정지역은 1명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안배 등을 더러 건의해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과 같은 지역이나, 같은 학교를 나온 직원이라고 해서 능력을 배제하고 인사가 이뤄진다면 그야말로 문제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정리 송한수 김기용기자 onekor@seoul.co.kr 대담 임태순지방자치뉴스부장 ■ “난 철저히 준비하는 ‘CEO’ 문화산업은 제조업의 대안” 이명박 시장은 인터뷰 도중 자신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시장은 “서울신문이기 때문에 서울의 이야기를 많이 써줘야 한다.”는 등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시장으로서 비전과 철학도 분명했다. 질문 첫머리에 “청계천, 교통개편, 스케이트장 건설 등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것 같다.”며 덕담을 건네자 이 시장은 ‘예상 질문’이었다는 듯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성공은 결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마치 아무런 계획없이 밀어붙여 성공한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계천 복원, 버스중심의 대중교통 체계 개편 등은 시장이 되기 이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문화분야 투자를 왜 하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문화는 경쟁력 있는 산업”이라며 “문화콘텐츠가 없이는 결코 선진국 진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장은 “CEO시장으로서 서울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미련없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한 번 업그레이드된 서울시는 누가 시장이 돼도 순항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정치도 ‘3김 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04 결산] 사라진 별들-꽃은 졌으나 그 향기는 영원하리라

    세월은 정직하다. 그 어김없는 흐름에 올해에도 각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사람은 가도 자취는 남는 법. 그들이 남긴 지혜와 역정은 오롯이 남아 후세의 귀감이 된다. 현실이 실타래처럼 꼬일 때마다 그들의 부재가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각부 종합 ■ 국내 ●정·관계 지난 9일 한국 외교계와 야당사에 큰 획을 그은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과 이민우 신민당 전 총재가 나란히 타계해 세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 전 장관은 10여년 동안 한국 외교사의 주요 현장을 지킨 ‘외교사의 산 증인’으로 65년 한·일협정을 비롯, 베트남 파병 등 외교사의 길목에서 기틀을 다졌다.1958년 4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는 6선을 거쳐 87년 신민당 총재로 정계 은퇴하기까지 정치 인생 40여년을 외곬으로 야당을 지켰다. 유도 10단으로 대한유도회장, 대한체육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남다른 체력을 자랑하던 5선 의원 출신의 신도환 전 신민당 최고위원도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다. 관계 인사로는 장예준 초대 동력자원부 장관을 비롯, 79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이한빈 전 부총리,98년 한은법 개정 뒤 첫 한은 총재에 부임해 외환위기 타개를 이끌었던 전철환 전 한은 총재, 내무부와 보건사회부 장관을 거친 뒤 노태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홍성철씨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밖에 5·16 직후 군정에 반대하다 군복을 벗은 원충연 전 국가재건최고회의 공보실장이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했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도 세상을 떠났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수사받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시절 인사·납품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 전남지사는 ‘자살’로 삶을 마감해 충격을 던졌다. ●재계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던 전낙원(77)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지병으로 타개했다. 그는 73년 국내 최초의 서울 워커힐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관광공사로부터 인수, 이를 기반으로 호텔과 면세점, 건설 등 관광·레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파라다이스그룹을 일궈냈다. 대한산업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40여년간 대한전선을 중견그룹으로 키워낸 설원량(62) 대한전선 회장도 지난 3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박남규(83) 전 조양상선그룹 회장도 해체된 조양상선그룹의 재기를 보지 못하고 지난 2월26일 세상을 떴다. 또 장기하(72) 전 진로그룹회장은 9월에, 이은범(76) 전 범양사 사장은 5월에, 양회문(53) 대신증권 회장은 9월에 타개했다. ●사회·체육계 사회분야에서는 종군위안부로 고통을 겪은 김순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만년에 김 할머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머물며 종군위안부의 피해실태를 증언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원일한 전 연세대 재단이사와 설대위 전주예수병원 원장 등 두 사람의 미국인도 눈에 띈다. 원씨는 연세대와 YMCA를 설립한 언더우드가(家)의 3세이다. 미국 이름이 데이비드 존 실인 설씨는 전쟁 고아와 버림받은 노약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체육분야에서는 1970년대 씨름왕 김성률씨와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이원우씨, 송만덕 한양대 배구감독 등이 많지 않은 나이에 부음을 알려 안타까움을 더했다.1935년 프로자격을 얻은 한국인 프로골퍼 1호로 국제대회 첫 출전과 국내대회 첫 우승 기록을 보유한 연덕춘씨도 타계했다. ●문화예술계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해온 큰 인물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남겼다. 연작시 ‘초토의 시’에서 한국전쟁의 고통을 초월해 구원의 세계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줬던 한국 시단의 원로 구상(85) 시인은 7개월여의 폐질환 투병 끝에 지난 5월11일 별세했다. 교과서에 수록된 시조 ‘다보탑’으로 친숙한 시조 시인 김상옥(84)은 부인 김정자 여사가 먼저 세상을 뜨자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다 장례식 이틀만인 지난 10월31일 세상을 하직해 세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민의 애송시 ‘꽃’의 시인 김춘수(82)는 기도폐색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4개월간 투병을 벌이다 지난달 29일 끝내 타계했다.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과꽃’‘꽃밭에서’등 350여편의 주옥 같은 동시를 지은 아동문학가 어효선(79)도 지난 5월15일 소천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농부 작가 전우익(79)은 지난 1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의 저서를 통해 그가 전해준 소박한 삶의 소중함은 더욱 가치있게 다가온다. 1953년 출판사 ‘일조각’을 설립, 반세기 동안 출판 외길을 걸어온 출판계 원로 한만년 대표도 ‘한국사신론’(이기백 저),‘고가연구’(양주동 저) 등 기념비적인 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예술계에서는 60년대 한국 액션영화를 누빈 악역 스타이자 영화배우 독고영재의 부친인 원로배우 독고성(75)이 지난 4월10일 별세했다.‘빨간 마후라’를 작곡한 작곡가 겸 평론가 황문평(85)도 800여곡의 영화·드라마 음악을 남기고 유명을 달리했다. 재즈계, 타악 연주계의 거목인 김대환(71),‘오뚜기 인생’의 가수 겸 음반제작자 김상범((66),‘곡예사의 첫사랑’을 부른 가수 박경애(50)도 올해 우리가 떠나보낸 스타들이다. ●학계 올해 학계도 훌륭한 스승을 잃었다. 사학계에서는 동양사학계의 거목 고병익(80) 박사와 연세대 황원구(74) 교수가 5∼6월 잇따라 별세했다. 실증주의사관의 확립자로 불리는 국사학계의 태두 서강대 이기백(80) 교수도 6월 타계했다. 한글학회에서도 ‘한글지킴이’ 허웅(86) 한글학회 회장이 1월26일 눈을 감았고 지난달 21일에는 KBS 라디오프로그램 ‘바른 말 고운 말’로 유명한 한글재단 한갑수(91) 이사장마저 세상을 떠났다. 진보사회과학계의 큰별 서울대 김진균(67) 교수도 2월14일 별세했다. 민족과 계급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한 김 교수는 늘상 정권의 핍박에 시달렸지만 그가 만든 산업사회연구회는 진보학술운동의 모태였다.‘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도 김 교수의 작품이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육각수이론을 창안해 ‘물박사’로 통했던 전무식(72) 박사와 한국 핵의학분야를 개척한 전 서울중앙병원장 이문호(82) 박사가 8월13일, 지난 5일 각각 별세했다. 또 전 과학기술처장관 최형섭(84) 박사도 5월29일 타계했다. 화학야금학을 공부한 최 박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대소장, 과기처 장관을 지내면서 과학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종교계 올해 종교계는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세수 77)의 입적이 무엇보다 큰 뉴스였다. 지난달 30일 원적에 든 숭산 스님은 달라이 라마, 틱 낫한 등과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추앙받으며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진력해왔다.1966년 일본 홍법원 개설을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세계를 돌며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을 세웠다. 세계일화(世界一花, 세계는 한 꽃)라는 가르침 속에 한국 불교 세계화에 일생을 바친 숭산 스님은 5만여 눈푸른 납자와 제자들을 뒀다. 기독교 쪽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을 지낸 조용술 목사가 지난달 15일 84세로 별세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신대를 나와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재단이사장,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고문 등을 맡으며 복음 전파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 국외 한 시대를 풍미한 지구촌의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숱한 영광과 오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한줌의 흙이 됐으나 그들이 남긴 자취는 또렷하다. 올해 사라진 인물들을 되돌아본다. 야세르 아라파트(75) 35년간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을 이끈 중동의 풍운아. 이집트 태생으로 지난달 파리의 군병원에서 사망했다.59년 무장단체 ‘파타운동’을 설립했다.67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96년 자치정부 수반이 됐다. 테러와 평화협상을 병행하면서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94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부패와 개인축재 등의 의혹에 시달렸다. 그의 사망으로 중동의 평화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로널드 레이건(93) 구두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나 B급 영화배우에서 미 40대 대통령(81∼89년)에 올랐다. 뛰어난 정치감각과 유머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이 됐다. 공급경제학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했고 우주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스타워스’를 구상,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 퇴임 이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다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타계했다. 자크 데리다(74) 이성 중심의 전통적 서양철학에 반기를 든 ‘해체론’의 창시자.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 현대철학의 거두로 10월 파리에서 췌장암으로 숨졌다. 언어의 명료성과 통일성이 아니라 다극적 의미를 강조, 니체나 하이데거와 같은 ‘반(反)철학’의 후계자로 평가된다. 레이 찰스(74) 노래로 미국 내 흑백통합을 이룬 흑인 솔 음악의 거장.7살 때 시력을 잃고 15살 때 고아가 됐으나 천부적인 자질로 13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았다.‘아이 캔트 스톱 러빙 유(I can’t stop loving you)’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8월 사망했다. 말론 브랜도(80) ‘대부’의 돈 콜리오네 역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배우.‘워터프런트(50년)’와 ‘대부(73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나 두번째 상은 북미 인디언에 대한 미국의 차별정책에 항의해 거부했다.‘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지옥의 묵시록(79)’ 등에서 열연했다.7월 타계. 크리스토퍼 리브(52) 가슴에 ‘S’자를 달고 붉은 망토를 걸친 불멸의 ‘슈퍼맨’.78년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슈퍼맨에 발탁된 뒤 83년까지 3차례 시리즈에 출연했다.95년 승마대회에서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됐다. 재활치료 끝에 휠체어를 타고 영화에도 출연했으나 10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장애인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했다. 에스티 로더(97) 지난 4월 타계한 미 화장품업계의 여왕. 그가 창안한 ‘공짜샘플’과 ‘고급매장’ 전략은 20세기 모든 마케팅의 표본이 됐다. 부엌에서 만든 미용크림으로 46년 에스티 로더를 창업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현재 세계 130여개국에서 50억달러어치의 화장품을 판다. 프랜시스 크릭(88) 1953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처음 발견한 영국의 생물학자. 지난 8월 결장암으로 미 샌디에이고에서 숨졌다. 인간의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복제되는 과정을 밝힌 공로로 62년 노벨상을 탔다. 생명공학 산업의 기초를 일궈 다윈과 멘델에 견줄 만한 과학자로 평가된다. 이밖에 할리우드의 여배우로 ‘킹콩’의 페이 레이(96)와 앨프리드 히치콕의 스릴러 ‘사이코’에서 열연한 재닛 리(77)가 8월과 10월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스페인 내전을 카메라에 담은 전설적 사진작가 앙리 브레송(96)은 8월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슬픔이여 안녕’의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69)은 9월에 타계했다. 자신을 마담으로 부르도록 한 네덜란드의 여왕 줄리아나(94)는 1월에, 장징궈(蔣經國) 전 타이완 총통의 부인인 장팡량(蔣方良·88)은 지난 15일 사망했다. 1968년 북한에 피랍된 미 첩보함 푸에블로호의 함장 로이드 부커(76)는 1월에 죽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창시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66)은 이스라엘의 헬기 공격으로 숨졌다. 의약업계의 황제 잭 에커드(91)와 이탈리아 자동차 왕국 피아트의 움베르토 아그넬리(69)는 5월에 운명을 달리했다.
  • [Zoom in 서울] 합정역앞에 39층 IT전용타워

    [Zoom in 서울] 합정역앞에 39층 IT전용타워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가 오는 2013년까지 역사와 문화,IT(정보기술) 및 게임산업이 공존하는 역사·문화·첨단기술 복합타운으로 조성된다. 마포구는 9일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주변,6호선 망원역 일대 29만 8000㎡(9만여평)에 대한 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구상안을 발표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번에 발표한 합정 균형발전촉진지구는 합정역과 망원역이 있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나눠 개발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이 인근 ▲신촌·홍대 문화지구 ▲양화진·절두산성지·외국인묘역 등이 있는 역사지구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향후 당인리발전소 지역에 들어설 복합문화시설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매개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지하철 2·6호선이 통과하면서 이중역세권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는 중심전략지구 3만 8794㎡(1만 1700여평)를 지정해 상업·업무 기능을 집중 배치한다. 특히 중심부에는 지상 39층 규모의 e엔터테인먼트타워를 세워 경쟁력을 갖춘 대형 IT전용 업무 및 게임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또 랜드마크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서울 도심과 월드컵경기장, 인천국제공항에 접근하기 쉬운 이점을 살려 외국인을 위한 중급 규모의 호텔도 유치한다. 전체 면적이 4만 8900㎡(1만 4818여평)인 생활중심지구(지하철 6호선 망원역 주변)는 낡은 주거지를 도시형 주거형태로 유도한다.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층수나 용적률을 완화하고, 이 지역에 접한 합정로 전면부는 판매 및 근린생활시설을 적극 유치한다. 또한 단절된 내부 도로망을 정비하고 소규모 공원을 마련해 주민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구는 내년 3월까지 개발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1단계로 2008년까지 개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사업 실현성이 있는 중심전략지구를 개발하고,2단계는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과 역사문화지역 등을 주민의사에 따라 순환개발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광장, 대중 공감 얻도록 쓰세요”

    ‘외국인들의 광장 사랑?’ 서울 잔디광장이 집회장소로 쓰이는 데 대해 외국인 경제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서울시에 답지하고 있다. 이들의 편지는 서울시가 광장을 용도변경해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로 한 시점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3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유럽상공회의소 등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서한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이날 제프리 존스 회장의 명의로 서한에서 “서울광장 조성 공사가 진행될 무렵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어 주한 미국인들로부터 민원이 쏟아졌다.”면서 “그러나 광장의 아름다움과 공개성 때문에 교통정체는 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이 서울광장이 2002월드컵축구대회 때와 같이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적, 공공적 성격의 이벤트를 벌이는 장소로 쓰이는 게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원래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조성하면서 내세운 취지와 규정에 걸맞게 특정 정치단체나, 사적인 경제이익을 꾀하는 단체들이 사용하는 데에는 제한할 것을 희망한다.”고 적기도 했다. 그는 서한의 말미에 “우리는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민주주의를 향유할 권리를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서울시나 다른 지방정부가 이러한 권리를 뺏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러한 목소리를 낼 때는 서울광장 말고도 다른 장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서울시 김병일 대변인은 “3일 열린 주한 외국인들의 ‘2004서울타운미팅’에서도 서울광장에서의 대규모 집회로 정작 문화행사나 시민들의 휴식시간을 뺏는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반겼다. 그는 이어 “광장이 잘못 이용돼 외국 투자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집회 허가권을 가진 경찰의 분별을 촉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광장엔 4일에도 보수단체의 ‘반핵 반김 집회’가 예정돼 있어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동네방송시대…내년3월 첫 전파

    동네방송시대…내년3월 첫 전파

    내년 3월부터 ‘동네방송’ 시대가 활짝 열린다. 서울에서 관악공동체라디오방송, 마포공동체라디오방송, 경기에서 분당FM방송, 충남 공주에서 금강FM방송, 경북 영주에서 영주FM방송, 대구에서 성서공동체라디오방송, 광주에서 광주무등FM, 전남 나주에서 나주라디오방송 등 8개의 시범사업자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전국에서 지원한 17개 소출력 라디오방송 사업자 중 이들 8개 시범사업자를 선발했다. 정보통신부의 무선국 허가와 준공검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방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서울지역 두 시범사업자를 찾아 방송국 개설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다양한 시민단체 참여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8개 시범사업자 중 서울지역의 마포공동체라디오와 관악공동체라디오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곳 모두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참가해 탄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으며, 방송 내용도 전문성 있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포공동체라디오의 경우 마포두레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참여와 자치를 위한 마포연대, 미디어연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마포구지부 등 무려 16개 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2개 기관(마포구청, 서강대학교)과 각종 지원협약을 맺고 있다. 마포공동체라디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호(마포연대 상임대표)씨는 “컨소시엄 구성 단체들을 살펴보면 생활, 의료, 음악, 미술, 미디어, 복지, 육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면서 “마포공동체라디오는 구성 단체들의 전문분야를 방송콘텐츠로 살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편성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공동체라디오의 경우 서강대와 협약을 맺고 있어 대학의 방송시설과 방송관련 전문 인적자원 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관악공동체라디오의 경우 관악사회복지회, 하늘사랑복지회, 관악 주민연대,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 등 10개의 관악지역 시민단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관악공동체라디오 공동대표 김병오(하늘사랑복지회 대표)씨는 “관악지역의 모든 단체가 참여한 것은 아니며 우선 어느 정도 법적 토대와 지역 사회의 검증을 거친 풍부한 활동력을 보유한 단체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역 밀착형 소소한 소식도 전달 마포와 관악공동체라디오 모두 ‘동네방송’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지역 사회에 밀착해 작은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방송을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방송이 정착되면 옆집 아이 돌잔치가 언제인지, 최근 우리 동네에서 누가 개업했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도 방송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익대 뒤편 와우산 정상에 송신소를 건립하고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실업극복국민재단 2층에 방송국을 마련할 계획인 마포공동체라디오는 현재 마포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 중이다. 우선 마포구내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교를 위해 월∼금요일 오후 1시부터 30분 동안 ‘차이나타운’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했다. 또한 ‘홍대’라는 독특한 지역문화적 특징을 이용해 인디문화를 소개하는 전문 음악방송인 ‘마음가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마음’은 ‘마포음악’의 줄임말이다. 월∼일요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할 계획이다. ■ 양휘부 방송위 선정위원장 “예전에는 시골마을의 한복판에 방송 스피커가 한 개씩 있었어요. 그것이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죠.‘동네방송’도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방송위원회 양휘부(60) 상임위원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범사업에 돌입하는 ‘동네방송’이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위원회 산하 소출력 라디오방송 시범사업자 선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 위원은 그동안 거대 미디어들이 간과한 미디어 본연의 기능인 ‘소통(커뮤니케이션)’을 ‘동네방송’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동시에 소출력 라디오방송이 빠질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계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동네방송’이 정치적 성향을 띤다든가 혹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양 위원은 사업자를 선정할 당시부터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던 부분중 하나는 바로 정치·상업적 편향성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즉 철저하게 ‘비영리 지역밀착형 방송’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네방송’의 시청자위원회 자율심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며 동시에 시범사업 기간에 전파를 탄 모든 방송을 전수 모니터해 문제점을 철저하게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진 아웃’제도를 도입해 동일한 사안으로 3번 이상 경고를 받은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업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세워두었다. “방송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을 수시로 열 생각입니다.‘동네방송’이지만 기존 방송법의 적용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양 위원은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우리 사회의 공동체 복원을 향한 ‘온기있는’ 라디오 방송이 전국 곳곳에 울려퍼질 것으로 기대했다. 관악공동체라디오의 경우 아직까지 송신소와 방송국을 구하지 못했다. 김병오 대표는 “일단 봉천동 지역의 고층 아파트에 송신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방송국은 역세권 내 저렴한 곳을 몇몇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관악의 경우 학교가 많다는 특징을 이용,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이색 방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한밤의 네트워크-우리들 세상’이란 제목으로 준비 중인 이 프로그램은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프라임 타임’에 방송될 예정이며, 입시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학교 방송반 학생들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직접 참여를 늘리고 청소년들을 스튜디오로 초청해 그들만의 일상을 흥겹게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마포공동체라디오를 준비하는 김동현 마포연대 간사는 “시범사업체들, 특히 수도권에 있는 관악·마포·분당은 양질의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소출력 라디오방송이란 소출력 라디오는 말 그대로 ‘작은’ 출력의 전파를 이용하는 라디오다. 기존 FM라디오가 전국에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500W에서 10㎾의 대출력을 이용하는 데 비해 소출력 라디오는 1W 이내의 출력을 이용하도록 관련법상 규정하고 있다. 소출력 방송을 처음 허용하는 우리나라는 소출력 라디오 관련 규정이 전파법시행령 일부에 포함돼 있지만 방송법과 전파법에는 관련 법규가 없다. 전파법시행령 21조 제1항 3호에는 1W 이내의 소출력 방송이라 해도 허가 절차 등은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송 사업자 요건을 갖추고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1W 이상의 경우는 지상파 방송사업자 허가와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다. 대개 1W의 출력이면 반경 1∼3㎞ 지역에서 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된다. 서울에서는 약 5∼7개 동을 방송권역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고양 차이나타운 건립 본격화

    경기도 고양 차이나타운 건립이 본격화됐다. 고양시와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29일 고양시 대화동 한국국제전시장(KINTEX) 지원시설 부지 내 차이나타운 건립부지 중 ‘차이니즈 스트리트’ 4176평(평당 850만원) 공급과 ‘차이니즈 가든’ 6500평에 대한 30년 무상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니즈 스트리트는 내년 9월 착공,2008년 4월 완공된다. 차이니즈 가든은 2008년 6월부터 2009년 3월 사이에 단계적으로 완공돼 한·중간 문화·자본·기업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차이나타운개발측은 계약 조건에 따라 총 추정 사업비 7600억여원 가운데 외국인 직접투자 5000만달러를 포함, 외자 1억달러 이상을 유치한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상가]남대문·동대문시장 상가 리모델링 바람

    [전문상가]남대문·동대문시장 상가 리모델링 바람

    동대문·남대문시장내 대형 전문상가들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 15일 동대문 시장내에 위치한 의류도매상가 ‘통일상가’가 사업비 12억 8800만원을 들여 냉난방시설과 전기시설 등을 교체하고 준공식을 가진 데 이어,16일 남대문 시장 내 의류상가 ‘삼익패션타운’이 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해 휴게시설을 조성하는 등 건물을 새단장했다. ●지친다리 쉴 수 있는 휴게공간 늘려 삼익패션타운은 1층에 마련한 ‘외국인 전용 휴게실’에 초가지붕을 얹고 한국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살려 볼거리를 제공하고 쉼터 역할도 하도록 만들었다. 한장교(64) 삼익패션타운 대표이사는 “남대문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코스로 자리잡았을 정도로 경쟁력있는 시장이지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발맞추지 않는 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대대적인 공사를 단행했다.”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휴게시설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맞은편 자리에는 유아들을 데리고 온 쇼핑객들을 위해 ‘모유방’도 설치할 예정.2층 정문 양쪽 옆 자리에는 천막 점포를 없애고 테이크아웃 커피점, 탁자와 의자 등의 휴게공간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만난 이미진(38·여·강북구 수유동)씨는 “의류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무거운 짐을 들고 남대문시장을 돌아다닐 때가 많은데, 편히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시설 개선에 이어 서비스 개선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이계순(38·여) 삼익패션타운 계장은 “층별로 ‘시간제 할인 이벤트’를 여는 등 과거에는 없었던 서비스를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재래시장의 단점인 환불·교환 및 애프터서비스의 문제도 개선하기 위해 내규를 정하고 실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의류도매 동대문 통일상가도 시설 개선 통일상가는 그동안 부분적인 개·보수 공사를 했지만 이번처럼 냉난방, 전기, 소방시설을 교체한 대규모 시설개선 공사를 하기는 개장 40년 만에 처음이다. 최수용 통일상가 상무는 “도매전문 시장이기 때문에 찾는 사람 중 대부분이 단골 손님들이지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새로운 고객들을 창출하고 기존 소비자들도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대형 공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대문상권 재래시장의 환경개선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구 지역경제과 최낙천(39)씨는 “올해 안으로 평화시장이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며, 인근에 위치한 청평화시장, 광희시장, 동화시장도 내년 3∼4월중 공사가 끝날 것”이라며 “청계천 복원과 함께 동대문상권 재래시장의 환경개선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 상권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통일상가는 서울 중구 을지로 6가에 위치한 의류 및 부자재전문 도매상가로 남성복매장이 주류를 이루며, 캐주얼의류, 숙녀복, 단추 및 지퍼 등도 판매한다. 모두 700여 점포로 개장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 [뒷골목 맛세상] 인천 차이나타운

    [뒷골목 맛세상] 인천 차이나타운

    작가 오정희의 빼어난 단편 ‘중국인 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절망적이며 게다가 퇴폐적이다. 주정뱅이, 양공주, 아편중독자 등이 우글거리는 1950년대 전쟁 직후의 ‘중국인 거리’에서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소녀는 앞날에 대한 한 가닥의 희망도 없이 초조(初潮)를 경험한다. 기실 작가에게 있어서 ‘중국인 거리’란 갓 자의식에 눈뜨는 자신의 내면풍경에 다름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일찍이 구한말 이래 ‘청관’이란 이름으로 인천의 북성동과 선린동 일대에 자리잡고 살아온 화교들의 참혹한 생활사가 단색 판화처럼 실사적 풍경으로 드러나 있기도 하다. ‘…저녁 무렵이 되면 바구니를 팔에 건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뒤통수에 쇠똥처럼 바짝 말아붙인 머리를 조금씩 흔들며 엄청나게 두꺼운 귓불에 은고리를 달고 전족한 발을 뒤뚱거리며 여자들은 여러 갈래로 난 길을 통해 마치 땅거미처럼 스름스름 중국인 거리를 향했다. 남자들은 가게 앞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말없이 오랫동안 대통 담배를 피우다가 올 때처럼 사라졌다. 그들은 대개 늙은이들이었다. …늙은 중국인들은 우리들에게 가끔씩 미소를 지었다. 통틀어 중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동네에, 바로 그들과 인접해 살고 있으면서도 그들 중국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들뿐이었다. 어른들은 무관심하게 그러나 경멸하는 어조로 ‘뙈놈들’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과 전혀 접촉이 없었음에도, 언덕 위의 이층집,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한없는 상상과 호기심의 효모(酵母)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밀수업자, 아편쟁이, 누더기 바늘땀마다 금을 넣은 쿠리, 그리고 말발굽을 울리며 언 땅을 휘몰아치는 마적단, 원수의 생간(肝)을 내어 형님도 한 점, 아우도 한 점 씹어먹는 오랑캐, 사람 고기로 만두를 빚는 백정, 뒤를 보면 바지도 올리기 전 꼿꼿이 언 채 서 있다는 북만주 벌판의 똥덩어리였다. 굳게 닫힌 문의 안쪽에 있는 것은, 십년을 사귀어도 좀체 내뵈지 않는다는 깊은 흉중에 든 것은 금인가, 아편인가, 의심인가.‘ 비단 작가 오정희의 작품 속에서만이 아니라도, 화교라는 이름으로 100년이 넘게 살아온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척박한 황무지를 넘어 차라리 유형지에 흡사할 터였다. 애오라지 끈질긴 인내심 하나만으로 세계 곳곳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여 어디에서나 나름대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채 꼿꼿한 자긍심을 지켜온 화교들로서도 유일하게 발을 붙이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걸어야 한 곳이 바로 우리나라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 쇠락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역시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화교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인 제한과 거의 악랄하기까지 한 경제적, 사회적 차별정책 때문이었으리라. 그렇듯 어둡고 참담하고 부정적이며 어디를 둘러보아도 단 한 점의 희망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쇠락의 대명사 ‘중국인 거리’가 오늘은 관광특구 차이나타운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거듭 태어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이르러 IMF 극복을 위한 외국자본 유인책의 하나로 외국인들에게 부동산 취득을 가능하게 하면서 화교들에 대한 각종 제한과 차별정책 또한 사라진 것이 빌미가 되어, 일찍이 이 땅을 떠나 타이완, 동남아시아, 미국 등으로 나갔던 2,3 세대의 화교들이 되돌아오고 덩달아 화교 자본도 함께 들어온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초순 열린 ‘제3회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때 둘러본 차이나타운은 옛날 가난에 찌든 어두운 모습은 거의 흔적조차 사라진 채 관광특구답게 보다 산뜻하고 이국적인 향취가 풍겨나는 화려한 거리였다. 중국풍의 백화점을 위시한 새로운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는가 하면,20여곳이 넘는 중화요리 식당과 중국잡화점, 중국식품점, 무역회사 등이 한창 번성하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새로 들어선 중화요리 식당들은 저마다 우리가 인천의 차이나타운이라면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자장면의 본고장이라는 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초점을 맞추어 거의 퓨전에 가까운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자장면 하나에도 태림봉의 유슬자장면, 자금성의 향토자장면, 태화원의 채식자장면, 북경장의 시금치를 갈아 면을 뽑은 녹색자장면, 본토의 고구마자장면 등, 각 식당의 특성에 따라 전혀 새로운 자장면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었다. 태림봉(032-763-1688)은 일반 자장면을 약간 고급화하여 유슬자장면(5000원)이라는 특색 있는 자장면을 내었는데, 원래 유슬이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가늘게 채 썰어서 볶는다는 뜻으로, 거기에 죽순, 표고버섯, 양파, 팽이버섯, 호박, 당근 등의 야채도 함께 채를 썰어서 자장소스를 만들어 보다 격조 높은 자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태림봉에서 맛본 요리 중 으뜸은 튀김초면(8000원)이라는 약간 생경한 이름이었다. 원래 팔진초면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초면이란 일본의 라면처럼 면발을 기름에 튀겨 꼬불꼬불해진 것을 일컫는다. 팔진초면은 이름처럼 8가지 진기한 재료가 들어간다고 해 붙여진 것이다. 초면에 새우, 조개, 키조개, 오징어, 해삼, 소라 등의 해물과 죽순, 피망, 총각버섯, 샐러리, 청경채 등의 야채를 그릇 가득히 담아 내오는데,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이 아연 일품이다. 만일 중화요리에 대하여 일가견을 가진 마니아가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태림봉의 기아해삼이란 비싼 요리를 권하겠다. 해삼의 내장을 빼내고 그 속에 새우며 키조개, 전복 등을 다져넣어서 통째로 찌고 튀기고 다시 볶아낸 다음에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낸 이 기아해삼은 원래 쇼양해삼으로 불리는 요리이다. 그런데 옛날 기아자동차 회장이 이 요리에 심취한 나머지 거의 날마다 찾다 보니 중화요리 주방장들 사이에서 마침내 제 이름보다는 기아해삼으로 더 유명해져 버린 것이었다. 기아해삼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맛은 거의 황홀하여 비단 기아자동차 회장이 아니라도 깊게 빠질 수밖에 없는데, 한 접시에 6만원이나 되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여겨질 정도였다. 향토자장면(4000원)으로 유명한 자금성(032-761-1688)은 태화원(032-766-7688)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곳에선 채식요리들을 권하고 싶다. 태화원의 채식요리는 중국요리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쇠고기 같은 일체의 육류는 물론 생선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콩, 표고버섯, 두부, 찹쌀, 감자 등으로 육류며 생선 맛을 내고 있다. 이를테면 콩으로 햄을 만들고 두부로 고기 맛을 내며 한천으로 해파리를 만들고 동고버섯 줄기로 생선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내는 채식요리는 해파리냉채, 라조생선, 라조육, 탕수육, 팔보채, 샥스핀 등으로 물경 50여 가지에 이른다. 공화춘(032-766-0571)에서는 코스요리를 주문할 것을 권하고 싶다.1만 5000원짜리 코스요리에는 3품냉채, 유산슬, 팔보채, 탕수육, 새우칠리소스가 나오고 식사로는 자장면이 따른다.2만원짜리 코스요리에는 삼선샥스핀과 라조생선, 부추잡채가 추가되는데,1만 5000원짜리 코스로도 쉽게 포만감에 이른다. 차이나타운의 중화요리집은 이밖에도 부엔부, 청관, 대창반점, 본토, 신승반점, 주경루, 성림장, 황금성, 향만성, 풍미 등 많다. 만일 이국적인 향취에 취해 거리의 이곳저곳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한 끼를 때우기 위해서라면 하고많은 식당 중에서 구태여 어느 한 곳을 찾아 기웃거릴 필요가 있을까. 식당 주인들뿐만 아니라 주방장 같은 요리사들을 위시해 종업원 대부분이 화교출신이며 저마다 요리 전문가이다. ●자장면 나이는 121세 자장면이 처음 태어난 것은 1883년 인천이 개항되면서 청국지계가 설정되고 주로 산둥지방의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와 자연스럽게 청요리집들이 생겨나면서 부터였다. 이때 처음으로 청요리를 접한 서민들이 신기한 맛과 싼 가격에 놀랐고, 청요리가 인기를 끌자 누군가가 부두 노동자들을 상대로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산둥지방에서 즐겨먹던 춘장에 생각이 돌아, 마침내 춘장으로 자장소스를 만들어 국수를 비벼먹는 자장면이 탄생한 것이었다. 자장면이라는 이름을 정식으로 메뉴로 내걸고 장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05년에 문을 연 공화춘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화춘은 지금은 당시 화려했던 옛건물의 자취만 남아 있지만 이미 일제 때부터 크게 이름을 날린 고급 요릿집이었다. 물론 지금 차이나타운에 있는 공화춘과는 무관하다. ●“아무거나 고르세요” 차이나타운의 식당 중에 문득 현관에 ‘자장면 없습니다.’라는 쪽지를 붙인 원보(032-773-7888)가 있다. 아니, 자장면을 팔지 않는다니!그러고도 장사가 되나? 약간은 어이없는 기분으로 슬쩍 식당 안을 들여다보면 웬걸 빈 자리가 없게 손님들이 바글거린다. 주로 중국식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데 왕만두, 물만두, 찜만두, 군만두가 각각 3000원이고, 생선물만두와 별미만두국이 4000원이다. 어느 만두도 다 맛이 있지만, 별미만두국이야말로 이름 그대로 별미다. 별미만두국은 조개, 굴, 새우, 동죽살 같은 해물에다가 호박과 당근, 양파, 죽순, 송이버섯 등의 야채를 채 썰어 넣어 만두 위에 고명처럼 가득히 얹어준다. 자칫 그릇 밖으로 넘쳐날 것처럼 푸짐하지만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국물 맛이 입안에 오래 머문다. 다 먹고나면 정말로 값이 4000원인가 싶게 그 양이며 맛이 뛰어나다. 원보에는 이밖에도 삼선해물탕(5000원), 오향장육이며 오향족발, 해파리냉채, 산동소계라는 닭고기요리가 저마다 1만원인데, 어느 요리든 눈 감고 주문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원보의 유천해 사장은 굳이 자장면을 먹으려면 북경장(032-766-4455)의 자장면을 먹으라고 권했다. 그이의 주장인즉 차이나타운의 자장면이야 맛이 도토리 키재기로 거기에서 거기인데 북경장 자장면이 2000원으로 값이 가장 싸다는 것이었다.
  • 날자! 도봉의 꿈 활짝 핀다

    날자! 도봉의 꿈 활짝 핀다

    서울 동북부에 자리잡아 발전이 더뎠던 도봉구가 비상(飛翔)을 꿈꾸고 있다. 레저관광·업무·생활문화 등의 성장동력을 갖춘 신개념의 직주통합형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도봉구의 중장기 지역발전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4일 도봉구에 따르면 연간 유동인구 1000만여명에 이르는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일대를 오는 2007년까지 생태골프장,생태공원,승마공원 등을 갖춘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옛 국군창동병원 부지에 들어서는 법조단지와 구청사 사이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을 복합업무단지로,민자역사가 들어서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과 주변지역은 강북 최대수준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한다. 도봉구 중장기 지역발전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도봉산역 주변에 들어서는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다. ●도봉산엔 생태골프장·생태공원 우선 구는 도봉동 산 2의 1일대 6만 2400여평에 380억원을 투입,9홀 규모의 도봉 생태골프장을 조성한다.구는 3월 골프장 조성 추진계획을 세우고 7월에는 도봉 생태골프장 건설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구는 ▲올 연말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을 거쳐 ▲내년 6월까지 건교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승인 및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도봉산역 환승주차장과 도봉 엑스 스포츠랜드와 맞닿아 있는 골프장 예정지는 눈병 및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고 경제성이 없는 아까시나무와 은사시나무 군락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수목갱신이 필요하다.게다가 경작지와 훼손지역이 많아 현 상태로 보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구의 판단이다.김진열 도봉구 공원녹지과장은 “골프장이 건설돼도 그린·러프·페어웨이 등에 새로운 식생이 조성되면 바람직한 생태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환경파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잔디를 가꾸는 데 사용되는 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김과장은 “도봉 생태골프장은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돼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생태공원도 조성된다.18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골프장 맞은편에 8700여평 규모로 들어서는 생태공원에는 청소년과 시민들이 환경 및 생명공학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태과학관과 다양한 생태학습장이 들어선다.서종태 도봉구 문화체육과장은 “생태과학관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내 자연생명관 등 유명 과학전시관을 벤치마킹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공원 위쪽에는 옛 뚝섬경마장이 이전해 7100여평의 승마공원으로 조성된다.정해민 도봉구 기획조정팀장은 “현재 서울시로부터 이전계획을 통보받고 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승마공원의 조성비용은 모두 승마협회가 부담하게 돼 구가 따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도봉산과 도봉산역 사이의 진입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징육교’를 세워 서울 동북지역 관문으로의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또 현재 불법 노점상들이 난립해 있는 도봉산 입구는 ‘만남의 광장’으로 새롭게 단장된다. ●법조단지 인근엔 복합업무단지조성 법조단지를 유치한 옛 국군창동병원 자리와 구청사 사이는 법무·행정서비스 관련 사무실을 유치해 복합업무단지로 조성한다. 우선 구는 연말까지 방학2·3동 지역에 각각 건립되는 방학동노인복지센터와 도봉실버센터가 건립되면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도영태 도봉구 도시정비과장은 “법조단지와 구청사를 양끝에 두고 복지시설이 사이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업무시설이 확장돼 구의 새로운 산업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 이 지역은 고층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이 속속 입주해 부도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손꼽힌다. ●창동역주변은 쇼핑·문화 중심지로 현재 환승역 기능에만 머물고 있는 있는 창동역은 2007년까지 지하2층 지상11층 연면적 2만 6000여평의 민자역사로 바뀌게 된다.멀티플렉스 극장과 개방형광장,쇼핑시설 등이 들어서는데 현재 입주업체를 분양 중이다. 민자역사 주변에 창동운동장과 문화체육센터가 내년 11월 조성되면 9월 개장된 이동식공연장인 ‘서울열린극장 창동’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최선길 도봉구청장은 “중장기 지역발전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도봉동에는 레저관광단지,방학동에는 업무단지,창동에는 생활문화단지가 일직선으로 배치돼 서울 동북부와 경기도 지역의 주거 및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할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최선길 도봉구청장 도봉구의 야심찬 중장기 지역발전 전략의 수립과 추진의 중심에는 최선길 도봉구청장이 있다.최 구청장은 산업공동화 현상으로 허덕이던 서울 동북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전략의 성공적 추진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다음은 최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도봉산역 인근 지역을 지연친화적 관광레저타운으로 조성하게 된 이유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북한산국립공원 앞자락에 위치한 도봉산역 주변은 등산인파가 연간 1000만여명에 이르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그러나 이 지역은 그린벨트,고도제한,군사시설 등으로 묶여있어 제대로된 발전방안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구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리적 특수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자는 결론을 내리게됐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대처방안은? -우선 골프장 조성 예정지역이 도봉산의 전체 조망을 훼손하는 것이 아님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생각이다.생태골프장이 조성될 지역은 도봉산 능선과는 상당히 벗어나있어 도봉산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예정지역의 40%는 10여년간 나대지 형태로 방치된 땅이라는 점도 부각시키겠다. 또 기존에 사용되던 농약 사용을 억제하는 자연친화적 잔디 식재법 및 관리방법도 사전에 이해시키겠다.정릉지역에 골프연습장을 운영,매년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성북구의 사례를 들어 골프장의 경제적 효과도 설명하겠다. 사업 재원확보 방안을 설명해달라.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도봉구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승마공원과 생태공원에 드는 비용은 유관단체나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안이 유력하다. 생태골프장은 민자유치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건립 후 위탁운영을 하면 가능하다고 본다.또한 승마나 골프 등은 부가가치가 높고 수익성도 높아 사업비의 조기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고령화사회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노인복지 문제에도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도봉동과 방학동 등에는 노인복지센터가 올해 개장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도 추가적으로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전문가가 본 잇단 관광단지 개발 서울 각 자치구들이 최근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문화관광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해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서울신문 수도권섹션 ‘서울인서울’은 중랑구가 망우산과 용마산을 연계한 ‘서울 동북부 문화·관광·레저벨트’,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성지와 외국인 묘지 등을 이은 ‘마포U벨트’ 등을 연이어 소개했다. 최근 지역 특화산업과 관련한 논문을 여러편 발표한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이성우(도시및지역계획) 교수는 “각 자치구의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며 “서울 및 경기북부의 인구를 유치할 수만 있다면 자치구의 경제력도 함께 증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 도시재개발 전문가포럼 위원으로 활동하는 서울시립대 도시계획전공 남진(도시계획) 교수는 “자칫하면 이같은 계획들은 전시행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도심보다는 배후 주거지 비중이 높은 자치구들은 자연경관을 이용해 고급 주거지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남 교수는 “20년 단위의 도시기본계획이나 10년 단위의 도시관리계획 등 서울시 차원의 장기발전 계획 아래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지 못한 실정이 아니냐.”며 꼬집었다.이 교수 역시 “개발은 지역주민들이 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자치구들의 발전방안이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의견이 개발계획 초기부터 반영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로 계획안의 골격이 만들어진 후에 의견수렴 정도로 진행돼 개발관련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더욱이 주민참여 기회도 많지 않아 주민들의 저항도 거센 편이다.남교수는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계획 초기단계부터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이 교수 역시 “자치구 관련 뉴스를 전하는 지역신문 등을 활용해 주민과 자치단체가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광역시나 중앙정부 등 상급관청의 결정을 기다리는 행정구조도 문제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지자체가 개발계획을 세우면 상급관청에 신고만 하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우리 동네 이야기] 용산구 한남동

    [우리 동네 이야기] 용산구 한남동

    한강(漢江)과 남산(南山)사이에 위치한 ‘외인촌(外人村)’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산과 강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왔다.조선시대까지 한강방,한강계,한강리 등으로 불리다 지난 1936년 경성부에 편입하면서 한남정이란 명칭으로 처음 등장했다.1943년 행정구역이 용산구로 분화됐으며 현재 명칭은 1946년부터 비롯된다.면적 2.98㎢,인구 2만 1000여명. 주한 외교관을 포함해 외국 기업인들이 밀집한 한남동에는 1950년대말부터 서서히 ‘외교타운’이 조성됐다.외국인 기술자를 위해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인 유엔빌리지 등이 한강변 언덕에 세워지면서 주한 외국인들이 몰려왔다.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빼어난 경치와 서양식 가옥 구조는 이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한남로터리부터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독서당길을 중심으로 현재 30여개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이 자리하고 있다.성북동과 비교하면 유럽계 대사관저보다는 동·서남아시아 대사관이 주류를 이룬다. 북쪽에는 남산,동쪽과 서쪽에는 응봉과 이태원이 위치한 한남동은 문외한이 쳐다봐도 풍수지리가 뛰어난 명당이다.이 때문에 개발시대인 70년대부터 내로라하는 재벌을 비롯 부유층들이 대거 이전해와 부촌을 이뤘다. 별세전까지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씨가 거주했던 ‘승지원’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자택이 하얏트호텔 아래에 있다.현재 삼성그룹 영빈관으로 쓰이는 승지원은 삼성 관련 행사뿐만 아니라 전경련의 행사까지 소화하는 등 재계의 사교장이다. 지난 1999년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김우중 대우 회장이 만나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맞바꾸는 ‘빅딜 회동’을 가졌다.다음달에는 외환위기로 개관이 예정보다 늦춰진 삼성미술관과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까지 문을 열어 명실공히 이 일대는 ‘삼성타운’을 형성한다. 게다가 국회의장 공관과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이 한남동에 있어 국내외 정치무대에도 곧잘 등장한다.지난 제헌절에는 의장 공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최종영 대법원장,이해찬 국무총리,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이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밖에도 하얏트호텔과 순천향병원,서울모자보건센터,단국대학교,이슬람교 중앙서원 등이 있다.아직까지 늦춰지고 있지만 단국대가 용인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이 일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새롭게 바뀔 전망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부산 ‘텔레콤아시아 2004’ 개막 “IT도 한류바람을”

    부산 ‘텔레콤아시아 2004’ 개막 “IT도 한류바람을”

    “우리 제품이 최고입니다.” 6일 항도 부산에서 시작된 ‘국제전기통신연합(ITU)텔레콤 아시아 2004 대회’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첨단 기술과 서비스의 홍보 경연장이다.국내 업체들은 우리의 최첨단 기술을 외국업체는 물론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행사는 11일까지 계속된다. 양승택 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IT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IT산업과 부산 경제에 큰 파급효과가 일 것”이라면서 “전세계에 IT한류 바람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이제 세계시장 맏형 삼성전자는 행사기간에 ‘통신 리딩기업’이란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다.세계 통신시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위상에 걸맞게 관람객 수도 많았다.단말기 등 앞서 있는 제품 디자인에도 관람객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전시장은 240평으로 참가업체 중 가장 크다.이곳에서는 통신 신기술 제품은 물론,유럽 등지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WCDMA) 등 3세대 서비스 단말기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체험의 장’에도 외국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특히 가로보기 주문형비디오(VOD)폰으로 멀티미디어 시청,3세대 이동통신 콘텐츠 체험 등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윤종용 부회장은 개막 기조연설에서 “이번 행사를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며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지향하겠다.”고 다짐했다.세계 단말기시장에서 확고한 선두를 지키겠다는 선언이다. ●LG전자,WCDMA 단말기 중점 전시 최근 세계시장에서 공세적인 마케팅을 보여주고 있는 LG전자는 ‘생활속의 휴대폰’을 컨셉트로 총 5개 섹션을 구성했다. 모든 제품의 홍보는 고객 밀착형이다.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포석이다. 부스는 150평 규모.하지만 WCDMA 동화상 통화 시연과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등 40여종의 각종 첨단 단말기를 선보이고 있다.LG전자는 최근 허치슨사 및 오렌지사 등 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으며 세계 WCDMA 단말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10일 환송 리셉션을 공식 후원,1500여명의 각국 VIP 및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세계적 IT기업임을 각인시키는 기회도 갖는다. ●팬택계열,우리도 세계적 브랜드 기업 팬택은 삼성과 LG보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이벤트를 중시했다.원형 게임기와 비슷한 모양의 ‘원형 3D게임폰’ ‘지문인식폰’ 등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단말기 45종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관도 ‘유토피아’가 연상되도록 꾸몄다.부산을 상징하는 산호섬 형태와 신비로운 바다색으로 설계한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KT,“U-KT 미래를 보라”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들이 단말기에 중점을 뒀다면 국내 최고의 기간통신업체인 KT는 강점인 초고속인터넷과 유·무선 통합망을 활용한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에 포커스를 맞췄다. 따라서 150여평의 KT관에서는 외국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컨설팅 사례 등 해외진출 사례와 관련 솔루션을 소개해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이용경 사장은 기조연설을 한 뒤 미래 진출시장인 베트남,이란의 IT장관 등 주요 외국인사와의 면담에 나서 사업진출을 논의한다. 전시관은 ‘유비쿼터스 라이프 파트너 KT·KTF’란 주제로 통신과 가전,유선과 무선 등 유비쿼터스 실체를 관람객들이 실제 생활처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KTF의 지상파 DMB 시연은 DMB용 휴대단말기와 차량용 단말기에 실시간 방송을 중계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로텔레콤,“인터넷 영상전화 등 기술결합 틈새시장은 우리 것” 브로드밴드(광대역)TV,IP영상전화(인터넷 영상전화),위피폰,휴대인터넷 등 통신·방송 융합,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중점 전시하고 있다.모두 5개 전시관을 통해 ‘하나로텔레콤의 역사는 대한민국 브로드밴드 역사’란 주제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초고속인터넷 ADSL 서비스를 강조했다. ‘브로드밴드 TV’는 초고속인터넷망과 전용 셋톱박스를 이용,TV로 동영상과 방송,생활정보,게임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다. 전시기간에 60인치 대형 PDP를 통해 ‘브로드밴드 TV’ 서비스를 시연한다.또 10월부터 상용서비스 예정인 ‘IP 영상전화’는 인터넷망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영상전화기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관람객들은 ‘IP 영상전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유비쿼터스’ 신기술 집중 전시 SK텔레콤은 코 앞에 다가선 유·무선,통신·방송의 컨버전스(융합)시장을 겨냥한 ‘유비쿼터스’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부스는 151평 규모다. 유비쿼터스 전시관은 3개 테마로 구성됐다.‘유비쿼터스 타운’에는 위성DMB,디지털 홈,텔레매틱스,m-파이낸스 서비스가 전시되고 있다.또 ‘유비쿼터스 Fun 클럽’에는 ‘네이트’와 ‘준’관련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준비돼 있다.VOD,MP3,게임,NATE 포포 인화 등이다. 유비쿼터스 디바이스(Device)관에는 자회사인 SK텔레텍의 SKY 첨단 단말기가 전시돼 있다.조정남 부회장,김신배 사장 등 4명의 임원진이 행사 포럼에 참석해 세계 통신시장을 주도할 기술발전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한다. 김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세계 IT리더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면서 “이번 행사에서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부가서비스 상품,네트워크 분야에서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서울시 보육시설·영어타운 잇따라 무산위기

    서울시가 추진한 ‘장밋빛 사업’들이 무산되거나 삐걱거리고 있다.사업 계획을 세울 당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채 서두른 탓이라는 지적이다. ●마을공원내 보육시설,민간투자자 전무 서울시가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수준 높은 복합보육시설을 건설키로 하고 민간투자자를 모집했으나 마감을 하루 앞둔 19일 현재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시는 지난달 7일 현재 조성 중인 동대문·성동·성북·영등포구 등 4곳의 마을공원 안에 복합보육시설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이 시설은 보육기능과 정보센터 기능이 통합된 것으로 보육서비스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적게는 15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 정도의 비용을 투자할 민간투자자를 모집했었다. 발표 당시 ‘수익성과 인센티브가 없는 사업에 민간투자자들이 거액을 투자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의미있는 사회복지사업인 만큼 기업이미지 확립을 위한 기업들의 신청이 쇄도할 것”이라며 “일단 보육시설만 건설하면 운영비 전액은 시에서 지원하므로 관심있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시 보육지원과 관계자는 “우선 재공고를 통해 9월말까지 투자자를 다시 모집한 뒤 투자자가 없을 경우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리시 타운 건설계획도 백지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잉글리시 타운’을 조성하려던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서울시 박희수 국제협력과장은 19일 “잉글리시 타운 건립을 위해 비영어권 국가에 조성된 사례를 검토해 봤으나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제도적 제한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건립이 힘들다고 판단돼 검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잉글리시 타운 건립 계획은 지난 3월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회장이 이명박 시장에게 건의하면서 표면화됐다. 시는 지난 4월 ‘2020서울 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강서구 마곡지구에 30만평 규모의 첨단산업단지조성과 함께 외국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10만평 규모의 잉글리시 타운을 만들겠다는 ‘화려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박 과장은 “잉글리시 타운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다.”면서 “외국인 의료시설이나 교육시설이 들어서는 데 제도적 제한이 많을 뿐 아니라 시설을 이용하려는 외국인들의 수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 방화·공항동 19만평 ‘에어포트 타운’으로 개발

    서울 방화·공항동 19만평 ‘에어포트 타운’으로 개발

    서울의 관문인 김포공항 주변이 공항이라는 특성을 활용한 신주거형태와 상업기능을 갖춘 에어포트 타운으로 개발된다.서울시는 방화·공항동 일대 19만평을 오는 2012년까지 공항복합타운으로 개발하는 ‘방화뉴타운 개발기본구상안’을 2일 발표했다.이달 말까지 주민설명회를 거쳐 11월까지 개발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마곡지구와 김포공항 배후도시 방화뉴타운의 개발방향은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되는 마곡지구와 김포공항의 배후 주거지로 정했다. 2008년까지 개발될 마곡지구에는 1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잉글리시타운을 빼면 별도의 주거지역이 없기 때문에 5만∼6만명의 상주인구를 흡수하는 주거지가 필요하다. 또 지난해 11월 김포∼하네다 노선의 취항으로 김포공항 일대는 공항 근무자와 가족들을 위한 주거시설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게다가 이 지역에는 2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 48%를 넘고 공원·녹지가 절대 부족,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는 등 개발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공항로변에는 공항 근무자가 거주하는 원룸형 임대주택과 소호주택,비즈니스 호텔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방화로변은 마곡지구와 연계,외국인을 위한 중·대형 임대아파트가 500가구 공급된다.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이 살았던 지역임을 감안해 3만 2000평 규모의 한방특화공간이 만들어진다.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전통공연가로와 전통음식가로,한방병원·한약재상 등이 들어서는 건강가로도 함께 조성된다. ●공원과 녹지 풍부한 생태도시 주거중심지구와 개화산,시민의 숲공원이 폭 10∼28m,길이 760m의 녹지축으로 연결된다.이 일대를 순환하는 폭 15m,길이 2㎞의 테마생활가로와 길이 1㎞의 전통가로,길이 4㎞의 자전거전용도로도 구축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현재 0.2%에 불과한 공원과 녹지비율은 7.2%로 대폭 늘어난다.생태 면적률도 30%선까지 확보되며 유비쿼터스 환경과 쓰레기관로 자동화 수송시스템 등도 갖춰진다.방화뉴타운은 지하철 9호선의 역세권과 연계한 1단계,재해위험지구 등 2단계,지하철 5·9호선 환승역과 상업지를 연계한 3단계 등 단계적으로 개발된다.개화로 인접 지역은 마지막으로 개발된다. 김병일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장은 “기존 가구 가운데 약 80%가 세입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면서 “먼저 도로·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민간개발을 유도하고 필요하면 민관합동개발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중국의 경제수도격인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의 황푸(黃浦)강 주변.6월중순 취재팀이찾은 이곳의 루자주이(陸家嘴)는 대륙 어느 도시의 거리보다도 현대적으로 단장돼 있었다.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로 가득찬 푸둥 신구 전체가 뉴욕의 ‘맨해튼’이라면 루자주이는 그 핵심인 ‘월스트리트’에 비견된다.총면적 28㎢에 불과한 지역에 굴지의 중국 내외 기업들의 사무실은 물론 국내외 금융기관 200여개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중국의 금융 메카 루자주이에 한국금융기관도 상륙했다.하지만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간판은 역시 중국의 금융개방에 앞서 진출한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같은 중화권 금융기관들이다.아시아 금융 허브를 꿈꾸는 상하이시가 화교자본을 그 첨병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상하이 구본영특파원| 상하이만이 아니다.화교들은 중국 전역에서,아니,중국인이 흩어져 사는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유동자산을 지닌 ‘큰 손’으로 군림중이다.세계 각지의 화교는 총 3400만명을 넘어서면서 그 자체로 가장 큰 이민집단이지만,동남아나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화교는 유대인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배후 실세다. ●동남아 상권 주무르는 큰손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공상연합회 연락부 자오훙(趙宏) 부장은 “화교도 외국인이고,중국본토 투자시 특혜는 없다.”고 애써 강조한다.그러면서도 “해외의 화교,특히 화상(華商)들이 애국심과 근면성 등 좋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화교 특유의 상술과 근면성이 은연중 대중화(大中華)정신을 연결고리로 해 네트워크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실제로 2001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절반이 넘는 216억달러가 화교자본이라는 통계도 있다. 흔히들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타이완을 묶어 중화경제권이라고 부른다.하지만 그 외곽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인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화교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아시아 지역 거주 화교는 총 2600여만명으로 이중 85%인 약 2200만명이 동남아 지역에 살고 있다.이들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밑돌지만 역내 무역의 60% 이상을 좌지우지한다. 한족이 다수인 싱가포르는 제쳐두더라도,태국의 최상위 재벌 가운데 6개를 화교자본이 차지하고 있고,인도네시아에서는 상위 10개 재벌 모두를 화교계 자본이 장악중이다.지난 1997년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10대 억만장자 명단에 홍콩의 리카싱 창장(長江) 그룹회장 등 화교가 4명이나 랭크된 사실이 화상들의 막강한 재력을 재확인해준다.2004년 ‘포천 세계 500대 기업’명단에서 중국기업이 15개나 포함돼 한국(11개)을 제친 것도 기실은 화교자본의 위력을 말해준다. ●베이징 정부 세계화상대회 적극지원 화교자본이 동남아라는 좁은 울타리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의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대도시 치고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은 없다.심지어 러시아의 고도(古都)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최근 차이나타운이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산업투자회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함께 10억달러를 투자해 쇼핑센터와 호텔,아파트단지,중국식당 등을 건설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화상들의 잠재력과 그들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대륙에 대한 기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년들어 화상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2년마다 열리는 세계화상대회(WCEC)를 적극 후원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본래 1991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제안으로 조직된 WCEC는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됐다. ●한국 뒤늦게 관심 보여 철없는 악동들이 동네 자장면집 아이를 놀려먹던 때가 있었다.어른들에게 야단을 맞으면서도 어설픈 중국말 사성(四聲)까지 넣어가며 “짱꼴라”니,“진 땅의 장화”니 하며 외치던 그 시절이다.이렇듯 유독 한국에서는 화교사회가 그다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한국의 화교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만명을 웃돌았으나,한국 사회 특유의 배타성 등으로 인해 지금은 겨우 2만∼3만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당히 세계화됐지만,화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한국기업인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는 화상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때문에 한·중 양국 경제의 윈­윈 차원에서 “화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자오홍 부장)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인천시가 추진중인 송도 차이나타운 건설계획이나,서울시가 검토해온 상암동 또는 뚝섬 차이나타운 계획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이 일본 호주를 제치고 2005년 세계화상대회를 유치했다는 사실이다.중국인의 해외여행 자유화나 한국 증시로 몰려오고 있는 싱가포르 자본 등 범중화권의 대(對)한국 투자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kby7@seoul.co.kr ■ 기고-성장률 10년간 8%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중국경제의 성장 전망과 전략,그리고 향후 변화는 중국인들은 물론 주변국가,전세계의 커다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천년 경제사’에 따르면 18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32.9%로 세계 1위였고,2위는 인도(16%)였다.3,4위는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국가다.둘을 합쳐도 GDP의 23.6%에 불과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 중국경제는 외국의 침략과 내부관리 실패로 후퇴했다.하지만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산부저우’(三步走·3배로 달린다) 전략 구상을 제기했다.이는 중국의 GDP를 10년마다 배씩 늘려 나가자는 구상이다.1980년 2500억달러에서 1990년 5000억달러,2000년에 1조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이후 21세기에도 30∼50년간 4배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단계는 이미 실현됐다.2000년말 중국의 1인당 GDP(7078위안)는 80년의 15배로 1978∼2000년까지 연평균 9.5%의 속도로 증가됐다.세계경제 연평균 성장의 3배이며 경제규모는 이탈리아를 초과,세계 제6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1세기 초반 20년은 중국에 절호의 기회다.1997년 중국정부는 21세기 전반기 50년의 ‘신(新)산부저우’ 전략 목표를 세웠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이 국제 협력과 경쟁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20여년내에 중국은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샤오캉(小康·복지국가)’사회를 실현시킬 것이다. 1단계 2000∼2010년의 경제성장은 8%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2단계 2010∼2030년까지 6% 수준을,3단계 2030∼2050년 4∼5%의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2010년까지 2000년 GDP의 2배로,2020년에는 4배가 된다.2050년 건국 100주년을 맞아 현대화를 실현,중국을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국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에 종합국력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에 진입,국제경쟁력은 세계 15위권을 목표로 한다.중국의 경제력은 2005년 프랑스,2006년 영국,2012년 독일을 능가하게 된다.순조롭다면 금세기 중반 중국은 일본을 넘어서 제 2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낙관적으로 본다면 국내외의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되면 중국경제는 향후 30년간 8∼10%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미국이 3%대 경제성장을 유지하면 21세기 중반에 중국은 미국을 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중국이 인류 역사에 중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18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 250년 후 21세기 중반까지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공업화를 실현하고 현대 물질문명의 성과를 누린다면 이는 세계역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중화민족에 있어 21세기는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장위옌 中사회과학원 아태硏 부소장
  • [한마디] 유근수 서장

    [한마디] 유근수 서장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네입니다.서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치안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구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유근수(50) 총경은 요즘 업무파악을 하느라 눈코뜰 새 없다.관내를 꼼꼼히 순찰하느라 그를 오후 늦게서야 만날 수 있었다. 구로서 관할지역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로 아파트단지보다는 단독·다세대 주택이 많다. 이 때문에 절도 등 서민형 범죄가 유독 많다.지역내 범죄율을 줄이는 것이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대림동을 중심으로 6000여명의 중국동포가 몰려 있는 ‘조선족타운’은 까다로운 치안 해법이 요구되는 지역.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데다,신분과 거주지가 불확실한 불법체류자도 섞여 있다. 중국과 인연이 깊은 유 서장은 경찰내 ‘중국통’으로 불린다.지난 2001년부터 3년 남짓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경찰주재관으로 일했다.이같은 유 서장의 경력이 중국동포가 밀집한 구로지역의 치안책임자를 맡은 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서장은 “중국 주재관 시절의 경험이 국내에 사는 중국교포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의식구조를 직원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대와 유기적인 관계가 유지돼야 지역치안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관내에 살고 있는 주민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치안 철학이다. 유 서장은 간부 31기 출신으로 1983년 경찰에 입문했고,경찰청 정보 3과장과 강원경찰청 경무과장 등을 지냈다.유 서장은 “주민에게 친절한 경찰상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주민 스스로 경찰에게 다가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치안확립의 관건”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마디] 유근수 서장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네입니다.서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치안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구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유근수(50) 총경은 요즘 업무파악을 하느라 눈코뜰 새 없다.관내를 꼼꼼히 순찰하느라 그를 오후 늦게서야 만날 수 있었다. 구로서 관할지역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로 아파트단지보다는 단독·다세대 주택이 많다. 이 때문에 절도 등 서민형 범죄가 유독 많다.지역내 범죄율을 줄이는 것이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대림동을 중심으로 6000여명의 중국동포가 몰려 있는 ‘조선족타운’은 까다로운 치안 해법이 요구되는 지역.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데다,신분과 거주지가 불확실한 불법체류자도 섞여 있다. 중국과 인연이 깊은 유 서장은 경찰내 ‘중국통’으로 불린다.지난 2001년부터 3년 남짓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경찰주재관으로 일했다.이같은 유 서장의 경력이 중국동포가 밀집한 구로지역의 치안책임자를 맡은 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서장은 “중국 주재관 시절의 경험이 국내에 사는 중국교포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의식구조를 직원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대와 유기적인 관계가 유지돼야 지역치안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관내에 살고 있는 주민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치안 철학이다. 유 서장은 간부 31기 출신으로 1983년 경찰에 입문했고,경찰청 정보 3과장과 강원경찰청 경무과장 등을 지냈다.유 서장은 “주민에게 친절한 경찰상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주민 스스로 경찰에게 다가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치안확립의 관건”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노량진 뉴타운 녹지비율 40%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노량진 일대가 오는 2012년까지 상업·업무지역과 녹지 중심의 주거단지로 집중 개발된다.서울시와 동작구는 21일 동작구 노량진동 270 일대 76만 2160㎡(23만 900여평)에 대한 ‘노량진뉴타운 개발구상안’을 발표했다. ●노량진,상도 양대 축으로 노량진뉴타운은 노량진역을 중심으로 노량진지구와 장승백이역을 축으로 한 상도지구로 나뉘어 개발된다. 노량진지구에는 여의도와 용산 부도심을 배후에서 지원할 사무실·소호형 주택·공연장 등이 집중 유치된다.상도지구엔 전문쇼핑몰과 의료시설,패스트푸드점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장승백이길 양쪽으로 너비 10m짜리 보도가 만들어지고,대형 할인점과 복합 영화관 등을 갖춘 25∼30층 규모의 빌딩 4개를 묶어 주거 겸용 매머드 타운센터도 들어선다. 노량진뉴타운은 오는 10월 세부적인 개발기본계획이 확정되면 11월 중 착공할 예정이다.1단계로 2007년까지 남쪽인 타운센터와 신노량진시장·노량진 1구역 및 상도지구 재개발이 완료된다.다음 2단계로 4차로인 장승백이길을 25m에서 40m로 확장하는 한편 중앙상업가를 축으로 한 이면도로 주변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게 된다. 대부분 도로가 4m 안팎으로 비좁고 접도율이 17%뿐인 열악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격자형 내부 도로망을 거미줄처럼 뚫는다.총연장 6㎞에 이르는 노량진역∼장승백이∼상업단지 순환 자전거도로망과 연장 2.6㎞,폭 6∼27m의 보도를 개설해 자전거도로와 녹지를 잇는다. ●녹지 풍부한 ‘전원도시’ 노량진뉴타운은 녹지가 40% 이상인 전원형이다.푸른 녹지공간을 느낄 수 있는 마을로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현재 녹지율이 1.9%로 1인당 0.5㎡에 그치고 있지만 공사가 매듭되면 녹지 비율은 40%,개인당 9.5㎡로 높아진다.이를 위해 현재 2곳인 공원을 6개로 늘린다.뉴타운에는 1만 2500가구가 건립된다.중·소형 임대주택이 2200가구,중형주택 4800가구,여의도에 근무하는 외국인과 전문직 종사자를 겨냥한 중·대형아파트 1000가구,소호형 주택과 단독주택 4500가구 등이다.어디서나 실개천을 즐기도록 백로공원∼장승공원으로 도는 순환형 물길을 조성한다.북쪽으로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공원도 마련된다. 김경규 동작구 부구청장은 “지하철 1·7호선과 공사 중인 9호선이 지나가는 등 빼어난 교통여건과 여의도 금융업무단지를 배후 지원하는 상업·주거단지 기능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쾌적한 생태공간으로 가꿀 것”이라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시 교육감후보 8인의 정책 비교

    서울시 교육감후보 8인의 정책 비교

    현행 고교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서울시 교육 정책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확대되고,논란이 일던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의 설립도 활성화될 전망이다.오는 26일 학교운영위원들의 직접투표로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방법은 다르지만 학교 자율권과 학교 선택권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이번 선거에는 현 서울시 교육위원인 공정택·박명기·이순세·정재량·임동권씨를 비롯해 김수형 경기여고 교장,김진성 명지대 객원교수,조창섭 서울대 교수 등 8명이 입후보했다.앞으로 4년 동안 서울 교육을 책임지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들에게 서울 교육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1. 공교육정상화 학교 자율권을 실질적으로 늘려야 한다는데 후보들의 의견이 일치했다.그동안 ‘한 줄 세우기’ 비판 때문에 고교에서만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력평가를 초등학교와와 중학교로 확대,학력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세 후보는 ‘학력평가에 따른 차등지원제’를 내놓았다.일선 학교에 대한 지도·장학·진단·평가를 통해 교육 품질을 체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방안이다.또 교육청 산하에 ‘학교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학교장이 수업의 질과 학력을 높이는 데만 전념토록 할 방침이다. 김진성 후보는 ‘학력평가에 따른 교장책임제’를 주장했다.그는 “학교에 많은 권한을 주는 대신 2∼3년에 한 차례씩 초·중학교의 학력을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고,교장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량 후보는 ‘담임책임제’를 제시했다.학교운영위원의 자율적인 심의를 거쳐 정기적으로 학력평가를 하되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도록 책임지고 관리하자는 것이다.그는 이를 위해 “담임수당을 대폭 올려 담임이 학력은 물론 인성과 생활지도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창섭 후보는 “학교 경영은 학교에 맡기고 대신 학력평가를 실시한다면 자연스럽게 공교육이 살아날 것”이라며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칠 수 있도록 교사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수형 후보는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교과목 전문 장학사를 육성하는 등 장학사 제도를 개편하겠다.”면서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 학력평가도 한 해 1∼2차례로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야간자율학습과 ‘0교시’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후보들이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일괄적인 장학지도는 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단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더라도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실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박명기 후보는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학교자율과 관계없이 0교시는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2.사교육비 절감 공교육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주장이나 사교육으로 공교육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은 모든 후보가 한결같았다.현재 밤 10시 이후 학원 심야교습을 물리적으로 단속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모두가 회의적이었다.대신 교습시간을 학원자율에 맡기거나 교육청-학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공교육과 사교육간 상호보완 관계를 만들겠다는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공정택 후보는 “교육청과 학원연합회간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고 교습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서울시 조례의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학원자율에 맡길 뜻을 밝혔다.김수형·박명기·임동권 후보도 학원이 자율적으로 정화할 수 있도록 학원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다.김진성 후보는 “사교육의 원인인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사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 등 관련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세 후보는 이른바 ‘학원품질인증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학원의 품질을 평가해 인증해주고,학교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맞춤식 개별교육을 교육청 부담으로 인증받은 학원에서 배우게 하자는 것이다.이 후보는 “교사가 학생에게 인증받은 학원을 ‘처방’하면,학교에서 이뤄지지 못한 맞춤교육을 학원에서 해결하는 공교육과 사교육 연계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재량 후보는 지역 도서관을 활용한 방안을 내놓았다.그는 “서울 시내 각 구청 관내 도서관에 교사들을 배치,학생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가 해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창섭 후보는 집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학내 전산망을 활용한 ‘사이버 학습체제’ 구축을 약속했다. 3.학교급식 대부분의 후보들이 학교급식 직영화에 찬성했다.하지만 획일적으로 결정하거나 일괄적인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신 직영을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을 지금보다 확대하겠다고 했다. 공정택·박명기·임동권·조창섭 후보는 직영이든 위탁이든 학교 사정에 따라 학교장이 자율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임동권 후보는 “학교와 지역별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선 직영과 위탁 가운데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직영을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예산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조창섭 후보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되 위탁급식의 경우 위생관리를 위해 교사들로 구성된 급식감사위원을 구성,정기적으로 각 학교의 위생상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형 후보는 “일선 학교에서 무리하게 직영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학교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학교별로 학부모 감시단을 구성,급식관리에 참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정재량 후보는 “점진적으로 직영으로 전환하되 교장이 질을 관리하는 교장책임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성 후보는 “급식을 한 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닌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해결할 계획”이라면서 “먼저 급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급식연구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순세 후보는 “직영 여부는 연구·시범실시 이후 결정하되 현재 급식업체에 고용돼 있는 영양사를 교육감이 임명토록 해 급식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4. 고교평준화 현행 고교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립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설립 등을 둘러싸고 서울시청과 마찰을 빚어오던 논란이 ‘도입’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누가 교육감에 선출되든 학교간 경쟁체제도 일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택·김수형·임동권·조창섭·김진성 후보는 현재 서울 시내 4대문 이내 지역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선(先)지원 후(後)추첨’ 배정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그 지역 안에서 학생들이 고교를 골라 진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순세·조창섭 후보는 특정 분야별로 고교를 특성화하는 가칭 ‘학교별 품질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이 후보는 “평준화를 유지하되 여건이 허락하는 사립고교부터 평준화를 풀어 학교 자율경영에 맡기고 학력평가를 통해 평가받도록 하겠다.”면서 “이들 학교들을 테마별로 특성화해 학군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공약도 등장했다.공 후보는 “현재 고교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학력평가를 초·중학교로 확대 실시,아이들의 실력을 학부모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단순화돼 있는 현행 학교체계를 다양화해 자립형사립고와 특성화고,대안학교,국제학교 등을 세워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외국인 및 해외교포 자녀,외국인 유학생,국내 학생 등이 함께 공부하는 국제고를 세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조창섭 후보는 물리나 수학,작문 등 특수과목으로 특화한 특성화고를 자립형사립고 형태로 세우고,이들 특성화고와 일반계고의 비율을 50대50으로 만들어 일반계고는 ‘선지원 후추첨제’를 통해,특성화고는 자율경쟁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할 방침이다. 평준화 제도 보완 방안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는 자립형사립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적극 또는 점진적으로 도입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박명기 후보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특성화학교나 과학영재 학교 등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반영한 다양한 학교를 많이 세워야 하지만 뉴타운 안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세우는 것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 “내년 전국 6개 자립형사립고의 시범운영 결과를 보고 필요하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5. 교원평가제 8명 가운데 김수형 후보를 제외한 7명이 도입에 찬성했다. 하지만 도입에 찬성한 후보들도 교사평가제가 교원들을 서열화하거나 서로 경쟁시키는 제도적 장치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교원들이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아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평가주체와 대상에 대해서는 서로 견해가 달랐다. 조창섭 후보는 가장 적극적인 도입 방안을 주장했다.그는 “교원은 물론 학교장의 관리능력까지 평가해 이를 교사 승진과 상여금 지급에 반영하고 무능한 교사는 교단에서 퇴출해야 한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도 평가에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공정택·정재량·임동권 후보는 학부모를 평가에 참여시키되 단순히 의견을 반영하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교사들의 반성과 방향제시를 위해 학부모들도 평가에 부분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명기 후보는 “교사를 서열화·경쟁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특히 교육자치가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성 후보도 “학부모가 정확하게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회의적이었다. 교원평가에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항목을 넣는 것은 조 후보를 제외한 7명이 반대했다. 평가대상에 교장이나 교감 등 학교 관리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공정택·조창섭·김진성 후보가 찬성했다. 공정택 후보는 “교직단체와 학부모단체,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동료 교사까지 참여하는 다면평가제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평가대상에는 교감과 교장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세 후보는 “교육의 질 관리 차원에서 교사평가가 불가피하지만 자칫 정년단축 사태처럼 교원의 자긍심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수형 후보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서둘러서 평가제를 도입할 때가 아니라 교원들의 사기진작에 신경써야 할 때”라면서 ‘시기상조론’을 주장했다. 김재천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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