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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서울시, 글로벌 서울로 거듭나야/김승배 피데스 개발대표

    [CEO 칼럼] 서울시, 글로벌 서울로 거듭나야/김승배 피데스 개발대표

    “한국이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서울에 모여든 인적자본을 혁신적으로 연계하고 학습시켜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덕분이다.” 얼마 전 ‘도시의 승리’라는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가 출판기념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요성을 종종 간과하지만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이 바로 서울이라는 석학의 평가를 곱씹어 볼 일이다. 이제 세계는 도시의 시대가 됐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거주하며, 2050년이 되면 그 비율이 80%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좋은 일터와 편리한 시장, 편안한 집, 즐겁게 쉬고 놀 수 있는 곳을 갖춘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된 것이다. 서울시는 605.25㎢의 면적, 1057만명의 인구, 26만명의 거주 외국인, 422만 가구, 252만 주택을 가진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했다. 세계 도시들의 국제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글로벌 파워도시 지수’(GPCI) 조사에서 올해 서울시가 뉴욕·런던·파리·도쿄·싱가포르 등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도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가 주택이다.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가 올라가는 등 서울은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밀려드는 외국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서울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주택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 뉴타운사업 등이 도마에 올랐고 재개발·재건축 문제, 뉴타운 사업도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전세가 폭등, 도심 소규모 주택 수급 문제, 급증하는 외국인 주거문제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대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참여해 낡은 단독·다세대주택 등을 유지·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은 물론 수도권 주택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서울 시내의 사실상 유일한 주택공급원인 상황에서 유지·보수 중심의 뉴타운 대안은 지나친 이상론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뉴타운식 재개발은 1980~90년대 중반까지의 달동네 정비 방식이므로 현재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는 다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효율적이었지만 주택 내구성이 높아진 현재는 다른 방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개별 주택에 대한 주택의 생애주기비용, 즉 LCC(Life Cycle Cost)를 따져보고 개별 재개발·재건축의 사회적 편익분석을 통해 선택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시장 체제가 당면한 난제를 다양한 요구를 담는 섬세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와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전시성 토건 사업은 걷어내야 한다. 하지만 토건사업을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도 우려된다. 좋은 주택을 짓는 토건 없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유지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인류문화유산은 토건의 결과물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토건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것 또한 필요하다. 서울시장의 남은 임기 2년 8개월은 짧다. 하지만 계획을 잘 만들어 토대를 다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획일적인 방법이 아니라 처해진 환경에 따라 다양성을 녹여내는 창의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불도저식’보다는 개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미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자)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이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여전히 한국적 색채가 강한 서울이 보다 글로벌화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이 석학의 고언도 귀담아 둘 필요가 있겠다.
  • [데스크 시각] K팝 열풍과 국가브랜드/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K팝 열풍과 국가브랜드/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팝 시장의 판세만 놓고 보자면 대한민국은 연일 상종가를 치는 중이다. ‘K팝’을 연호하는 들뜬 목소리가 세계 무대를 흔들어댄다. 이번 주는 미국 신문들이 흥분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SM타운’ 공연에 뉴욕타임스가 대문짝만 한 리뷰를 실었다.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우리 가수들에게 보내는 극찬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미국의 10대 팝은 전성기 때도 이처럼 생산적이지는 않았다.” “(미국의)메이저 레이블이 한국 스타들을 발굴하려 안달할 정도로 (K팝이) 가치 있다.” 등의 상찬이 이어졌다. 또 다른 미국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는 특집판까지 냈다. ‘K팝 스타의 공격’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앞세운 채 1면을 걸그룹 소녀시대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미처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피부색이 제각각인 미국 팬들이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에 생중계되는 무대를 보며 피켓을 들고 열광했다. 상상 속 장면들을 짜깁기한 합성사진처럼 낯설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K팝 원정대의 ‘점령’이다. 그러나 이 짜릿한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걱정 많은 사람들은 앞질러 딴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왜일까. 거품으로 끝나지 않기를, 어느날 가뭇없이 사라지는 신기루가 아니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예서 제서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에게는 그럴 만한 기억이 있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를 기반으로 범아시아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 뜨겁던 한류열풍도 정점을 찍은 뒤엔 썰렁하게 자맥질을 했다. 물론 급전직하로 열기가 식어간 건 한류열풍만은 아니다. 한국 영화팬들을 영원히 홀릴 것 같던 홍콩 누아르도 90년대 들어서는 맥을 못 추고 기가 꺾였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무차별 확산에 힘입어 대중문화가 오늘처럼 예민하게 시시각각 얼굴색을 바꾸는 ‘생물’로 대접받은 적이 또 있었던가. 파닥이는 생물이라면 보존관리도 그만큼 까다롭게 마련이다. 그래서 걱정 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더 많아진다. K팝 열풍을 놓고도 비판적인 시선은 엄존한다. 그 시선의 중심에 국가의 역할 부재론이 있다. 지금의 K팝 열풍을 만들어 가는 건 엄밀히 말해 대형 연예기획사의 기획력이지 정작 국가의 역량은 찾아볼 수 없다는 데 많은 사람들은 공감한다. 거짓말처럼 매섭게 치솟는 K팝 인기를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연결하는 건 결국 정책의 몫이다. 최근 만난 브랜드 관리 전문가는 “어영부영하다 K팝 열풍은 잦아들어갈 것이며, 그때쯤이면 ‘판을 벌여줘도 못 챙겨먹은’ 국가의 정책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K팝의 뒷심을 국가브랜드로 연결해 국익으로 환원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셈법은 누가 봐도 옳은 것이다. 방법론은 복잡하게 따져볼 것도 없다. 당장, K팝의 본산지가 궁금해 물 건너 걸음해 온 해외 팬들에게 우리는 뭘 보여줘야 할 건가. 요즘 들어 벽안의 K팝 마니아들을 부쩍 자주 상대한다는 서울 무교동 택시기사의 전언에 뜨끔해졌다. 딱히 관광거리가 없으니 낮에는 푹 자뒀다가 한밤에 쇼핑을 나서는 올빼미족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였다. ‘K팝 열풍=코리아 브랜드 가치 상승’의 공식이 성립되는 데는 정부의 노력과 세심한 전략이 관건이다. 이 대목에서 눈 밝고 걱정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은 또 고개를 든다. 얼마 전 미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차려진 백악관 만찬장의 식탁을 기억하는지. 홍색 식탁보 위에 온통 눈이 부시게 금장된 접시 행렬은 속속들이 중화풍이었지, 아무리 봐도 우리의 것은 아니었다. 대외적 국가 이미지를 관리하는 창구가 없으니 요령부득이라고 탄식한 국민이 없었을 리 없다. 우리에게는 대통령 직속으로 운영되는 국가브랜드위원회라는 거창한 이름의 조직도 있다. 어떤 기구를 어떻게 움직이든, 세계 이목이 쏠린 꽃놀이패를 손에 쥐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sjh@seoul.co.kr
  • 中 부동산기업들이 몰려온다…3조원 ‘Buy 제주’

    中 부동산기업들이 몰려온다…3조원 ‘Buy 제주’

    요즘 제주도청 투자유치과에는 중국 대기업들의 부동산 투자를 대행하는 한국인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개발이 가능한 대규모의 제주 땅이라면 언제든지 돈을 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50만 달러 이상 부동산 투자자에게 제주 영주권을 주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중국 관광객과 개인 부자들의 뒤를 따라 중국 개발업체들이 ‘바이 제주’에 나서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업체 번마그룹 등 5개 주요 기업이 제주 투자를 위해 관광개발사업 승인을 받거나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이룽장성의 번마그룹은 제주이호랜드㈜와 합작해 제주시 이호유원지 25만 5713㎡에 5000억원을 투자해 가족호텔과 메디컬호텔, 명품쇼핑몰 등을 조성하겠다며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다. 이 그룹은 1500실 규모의 호텔을 애초 5성급에서 7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사업계획 변경안을 다음 달 중 제주도에 제출, 승인이 나오는 대로 본격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칭다오의 백통그룹은 서귀포시 남원읍 577만㎡에 맥주박물관과 휴양콘도미니엄 등 종합휴양지를 조성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에 2100억원 규모의 관광개발사업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선양의 흥유그룹은 아덴힐리조트 조성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서해종합건설의 그랑블R&G㈜와 합작으로 애월읍 89만 7000㎡에 8500억원을 들여 휴양콘도미니엄, 호텔, 레저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선양의 SIPOTE그룹은 제주시 구좌읍에 128만 8000㎡, 애월읍에 108만㎡ 규모의 종합관광레저타운을 개발한다. 이달 중에 열리는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입지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쿵후의 본산인 허난성의 소림사는 제주에 국제무술학교를 건립하려고 사업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소림사는 19만 1000㎡에 2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광둥성의 광요그룹, 장수성의 남통그룹 등이 제주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개발사업에 대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 관세와 취득세·등록세·개발부담금을 면제하고 재산세 10년간 면제, 법인세와 소득세 3년간 면제 후 2년간 50% 감면, 국·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등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법인세를 5년간 100%, 그 뒤 2년간 50%를 감면받고, 취득세·등록세·재산세를 15년간 면제받는다. 이 정도 조건이면 세계 어떤 투자지의 행정지원보다 낫다는 게 중국인들의 반응이다. 김부일 제주도 환경·경제 부지사는 “상하이와 1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이점에다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따른 미래 부동산 가치의 상승을 기대하는 중국 기업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인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개발사업처장은 “투자 부지의 재매각, 개발사업권 매각 등 중도에 이익만 챙겨서 빠져나가거나 자본 없이 투자 시늉만 내려는 중국 기획부동산 기업들도 끼여 있다.”면서 “투자에 탄력을 받은 만큼 옥석을 가려 안정적 투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인천 건축물에 깃든 근대·개항의 역사

    인천 건축물에 깃든 근대·개항의 역사

    국철 1호선에 몸을 실어 도착한 인천역. 더는 갈 수 없는 서쪽 끝자락 그곳에서 우리의 근대가 시작됐다. 때문에 인천에는 ‘최초’란 수식어를 단 건물과 장소가 적지 않다. 14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근대와 개항의 역사가 담긴 인천 중구의 건축물들을 둘러봤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을 한눈에 내려다본다.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이곳 바로 아래에는 제물포 구락부가 있다. 1901년 외국인들의 사교장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 모습으로 복원돼 운영되고 있다. 공원에서 걸어 내려온 지 10여분 만에 만난 홍예문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100년을 넘긴 석문으로 남쪽의 일본인 거주 공간과 북쪽의 조선인 마을을 연결하기 위해 1908년에 만든 교통로다. 조선인 마을마저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아픈 과거가 축대에 새겨져 있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통로를 지나 중구청 방향으로 내려가니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 건물이 보인다. 1905년에 지어진 뒤 1984년을 끝으로 폐업했지만 역사적 가치를 감안해 문화재로 지정돼 자장면 박물관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중구청 방향으로 계속 가면 르네상스식 건물 셋과 마주한다. 1890년에 세워진 일본제18은행의 인천지점 건물부터 1899년에 일본제1은행이 세운 출장소 건물 등이다. 김애리 중구 시설관리공단 문화해설사는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된 근대 문화나 유물들이 전시돼 있어 당시 번성했던 인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이나타운을 뒤로 한 채 신흥초등학교 쪽으로 걸어가면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히는 답동 성당의 첨탑이 눈에 들어온다. 1897년 세워진 이 건물은 벽돌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성당 중 하나. 한국전쟁에 훼손된 부분은 모두 복원됐고, 1979년에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해 위용과 세심한 아름다움을 조화시켰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을 스튜디오로 초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고, 독자가 외면한다는 이유로 절판된 책들을 찾아다니는 고교교사 박균호씨, 청계천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간 헌책방 얘기를 듣는다. 지난 8일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을 둘러보고, ‘서울신문 시사 콕’에서는 김균미 국제부장이 여의도로 번진 ‘반(反)금융 시위’가 던지는 메시지를 짚는다. 인천 글 사진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길 잃은 무교동 ‘글로벌 거리’

    길 잃은 무교동 ‘글로벌 거리’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글로벌 스트리트’(Global Street)에는 돌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글로벌 스트리트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세계적인 명물거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2009년 7월 중구 무교동에 만들어졌다. 연구용역비만 1억원이 넘게 든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현재 무교동 어디에서도 명물로 불릴만 한 이국적인 거리는 없다. 길가 보행로에 놓인 일반인 무릎 높이의 네모난 돌의자가 전부다. 돌의자 옆면에는 각 나라 국기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이곳이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조성한 글로벌 스트리트”라고 하자 이상하다는 듯 “왜 그렇게 부르느냐.”고 되물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7년 8월부터 2008년 1월까지 6개월간 ‘서울 글로벌 스트리트 조성방안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맡았다.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청계천에 이르는 300m 가량의 무교동 거리를 다문화를 상징하는 지구촌 문화거리로 만들기로 하고 의뢰한 연구용역이었다. 여기에 1억 3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연구용역비가 들었다. 보고서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거리의 보행 환경과 이용자를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라틴구, 스트라스부르그, 스위스 제네바, 두바이의 비즈니스베이,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 거리, 요코하마 모토마치 상점가, 중국 상하이의 테임즈타운과 와이탄 등이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배경 연구로 무교동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설문조사 등 다양한 분석도 함께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이곳에는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다문화 레스토랑, 글로벌 약국, 다국적 스낵코너, 전시거리, 외국인 커뮤니티 광장, 글로벌 벼룩시장,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또 상점 운영자에 대한 외국인 맞이 교육도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2009년 5월 서울시가 발표한 글로벌 스트리트 조성계획은 ▲66개 돌의자에 자매결연을 맺은 국가의 국기와 이미지, 인삿말이 새겨진 스티커 부착 ▲4차선 도로를 2~3차선으로 조정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간이무대 설치 등에 그쳤다.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대부분의 내용은 취소·묵살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리를 비우자는 데 의견이 모아져 계획이 대부분 취소됐다. 반드시 계획대로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들은 “차로 옆에 놓인 돌의자에 앉아있기도 겁날 뿐더러 매주 화·목요일 점심시간에 간이무대에서 열리는 외국 전통문화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더라.”면서 “이러니 전시행정이니 탁상행정이니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Do You Know Pyeong Chang?” 동행이 누구냐에 따라서 여행이 전혀 달라지는 또 한번의 경험이었다. 온갖 스포츠의 룰을 꾀고 있는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 그들 중에는 88 서울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했던 이도 있었고, 자신의 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노익장도 있었으며, 한국 스키점프 선수를 대번에 알아보는 여기자도 있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취재차 한국을 찾았던 그들을 평창까지 움직이게 한 것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간 것은 월정사 녹차의 아릿한 뒷맛, 강릉 선교장이 보여주는 우아한 한옥의 품위, 알펜시아 리조트의 포근한 베개 같은 따뜻한 체험들이었다. 6년 반 후 다시 돌아올 그들을 맞이할 풍경은 강원도의 투명한 설경이겠지만 오늘의 작고 훈훈한 느낌들은 달라질 리 없다. 그 온정은 우리의 핏속에 흐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취재협조 강원도청, 한국관광공사 강원권 협력단 88올림픽에 참가했던 Mr. 유비쿼터스 스포츠 칼럼니스트 게리 모건Gary Morgan | 미국 미시건 “88년 서울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많이 변한 것만은 확실하네요. 그때 DMZ 투어도 하고, 서울 전망이 보이는 곳에서 파티도 했던 것 같아요. Jesus!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들은 정말 친절하더군요. 이번 여행에서는 대구 팔공산에 올라갈 때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손가락을 들자마자 차가 섰어요.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버스 터미널까지 곧장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죠. 평창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예전부터 온돌방에서 꼭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멋진 한옥강릉 선교장을 보고 나니 더 욕심이 났어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플로어에서 잘 수 있는 곳서울 북촌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였다을 예약했죠. 참! 강릉이 동계올림픽 아이스 종목이 개최되는 곳이죠? 인구가 얼마나 되나요? 22만명이면 꽤 큰 도시네요. 오케이, 느낌이 좋습니다!” 탄탄한 몸매를 지닌 게리씨는 시간만 충분했다면 오대산 정상까지 뛰어올라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듯 에너지가 넘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6번의 올림픽 대회에 출전(20km, 50km 경보)했던 육상 선수다웠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28살이었던 그는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20km 경보 종목에 출전했었다. 그리고 23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동안 그는 미스터 유비쿼터스Mr. Ubiquitous라는 닉네임으로 불릴 만큼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는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변신했다. 지금까지 무려 39개국을 여행했고 미국 50개 주에 있는 모든 국립공원을 탐험했다. 마라톤 대회에도 60회 이상 참가했고, 미국 올림픽 위원회 선수자문단의 멤버이기도 하다. 술술 쏟아지는 경이적인 기록들은 ‘스포츠와 어드벤처’로 이뤄진 그의 삶을 마치 숫자로 치환해서 보여주는 듯했다. 그의 칼럼은 미시건 러너(www.michiganrunner.net)와 러닝 네트워크(www.runningnetwork.com)에서 볼 수 있다. 1 정강원(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은 한국의 맛을 미각뿐 아니라 시각으로도 보여주는 곳이다 2 항상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게리씨도 월정사 해욱 스님이 다도를 알려주시는 동안에는 마치 경기에 임하듯 정신을 집중했다 3 한국의 불교 사찰이 처음이었던 마야는 월정사의 국보, 팔각구층석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눈이라고요? 그건 축제를 의미하죠 스포츠 넷 기자 마야 길야노비치Maja Giljanovic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나 저 선수최흥철 선수 아는 것 같아요! 미스터 초이 아닌가요? 지난 대회에서 봤던 기억이 나요. 사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사는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쌓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요. 그래서 몇년에 한번씩 눈이 쌓이면 도시가 마비되고 학교는 문을 닫고, 사람들이 미끄러지고 부러지고 그래요. 하지만 동시에 축제 분위기가 되기도 하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새콤한 차송화밀수였어요. 매실의 상큼달콤한 맛이 최고인데다가 그 작은 쿠키들다식도 정말 예쁘고 맛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는 차 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알펜시아의 호텔도 최고더군요. 사실 전 특급 호텔은 처음이었는데, 아기처럼 잘 잤답니다.” 5년차 기자인 그녀는 깡마른 몸매와 다르게 강단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대형 스포츠뉴스 사이트(www.hrsport.net)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베를린,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지역의 챔피언십 대회를 주로 취재해 왔다. 크로아티아가 아직 유고슬라비아연방이었던 시절, 그녀의 아버지는 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혼자 아마추어였던 아버지는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3명의 완주자에 들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는 마야도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완주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 방법도 ‘기차 여행’일 정도다. 서울역에서 대전까지 KTX를 외면하고 굳이 가장 느린(거의 4시간) 무궁화호를 선택한 그녀가 ‘너무 시간이 짧다’고 아쉬워했다면, 이해가 될까? 한국전에 참전했던 형에게 보여줄 사진들이야 스포츠 컨설턴트 로버트 러시Robert Rush | 미국 캘리포니아 “형이 셋인데, 여섯 살 많은 큰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지. 내가 고등학생이었으니 51년, 52년 그때였던 것 같아. 집에 돌아온 형이 한국 이야기를 종종했었는데, 이제야 와보게 됐네. 한국은 처음이라서 낯설지만 비빔밥은 정말 마음에 들어. 아까 그 식당정강원에서 먹은 게 사람들이 남은 음식들을 모두 넣어서 손쉽게 비벼 먹었다는, 비빔밥이 맞는가? 나는 식성이 별로 까다로운 편이 아니야. 내가 젊었을 때는 까다로운 사람Picky은 직업을 구할 수 없었으니까. 산에서 며칠을 살면서 벌목을 할 때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먹어야 살 수 있었어. 아까 버스에서 보니 다른 나무로 지탱해 놓은 굽은 소나무들이 종종 보이던데. 금강송이라고? 정말 아름다운 나무더군. 항상 산불을 조심해야 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정말 산불이 많이 난다네. 젊었을 때 소방수로도 10년 넘게 일했는데, 가끔 산림관리를 위해 불을 놓아야 할 때도 있었어. 그런데 말야, 아까 차 마시던 곳선교장의 활래정에서 나무 테이블을 보았나? 나무의 본래 모양을 그대로 사용해서, 정말 어메이징하더군.” 일생을 체육 교육에 헌신한 이 77세 노익장의 젊은 날도 만만치 않게 파란만장하다. 15살 때부터 농장에서 배를 따며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육상 코치가 되기 전까지 여름이면 소방수로 일했고, 벌목공, 장례식장의 염꾼 등 무수한 직업을 거쳤다. 6살 많은 형이 미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것에 비하면 학생 신분이라 한국전, 베트남전 등을 피할 수 있었던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거리 해외여행을 거뜬히 소화할 만큼 건강한 그는 이번 여행 동안 누구보다 많은 사진을 찍었다. 83세의 형에게 전쟁 후 한국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사진촬영 강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카메라와 친숙했던 그는 현재 스포츠 컨설턴트(www.norcalstat.com)로 일하며 선수 지도를 위해 사진과 비디오 자료를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1 선교장의 열화당은 원래 남자 주인의 숙소였으나 지금은 작은 도서관으로 개방되고 있다. 로버스씨가 책을 읽고 있는 테라스는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지어 준 것이다 2 스키점프타워 아래에서 내려다본 알펜시아 전경. 스키장 앞쪽으로 호텔과 리조트촌이 보인다 3 아찔한 높이의 스키 점프대 위에서 과감하게 포즈를 취한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4 평창 동계올림픽의 상징물이 되어 버린 스키점프타워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수들도, 관광객들도 모노레일을 타야 한다 나만의 비빔밥을 요리해 볼래요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프리롱Kiratiana Freelon | 미국 시카고 “제가 버스에서 너무 잠만 잤나요? 올림픽이나 챔피언십 같은 큰 대회를 취재하다 보면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밤낮으로 생겨요. 한국에서의 열흘 동안 잠이 많이 부족했나 봐요. 그래도 한국은 어디를 가든지 무선 인터넷이 잘 잡혀서 일하기도 쉽고, 여행에서도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아시아에 온 김에 여러 나라를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에요. 서울에 가볼 만한 클럽과 식당을 추천해 줄래요? 대구에서도 팔공산에 있는 여러 절들을 갔었는데, 아까 오대산 월정사 스님과 차를 마신 건 정말 특별한 체험이었어요. 스님과 찍은 기념사진을 꼭 블로그에 올리겠어요. 정강원의 비빔밥은 영감을 주는 음식이더군요. 집에 돌아가면 코리안 비빔밥을 응용한 저만의 비빔밥을 시도해 보게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고추장 대신 테리야키 소스를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맛있을 것 같죠?” 키라티아나씨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흑인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여행작가다. 그녀가 대구육상경기 취재차 한국에 온 것도 육상 종목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올해 초에 파리의 아프리카 문화를 테마로 한 가이드북 <블랙 파리Travel Guide to Black Paris>를 출간하기도 한 그녀는 섬세한 시각으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여행기를 쓰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http://kiratianatravels.com)와 미국 속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커뮤니티 웹사이트(http://loop21.com)에서 그녀의 글을 만날 수 있는데, 무려 한 달간의 여정으로 계획한 아시아 여행의 이야기가 이미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평창 여행은 그녀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졌을지, 어머니와 함께할 예정이라는 서울 여행 스토리와 그 이후의 일본 여행까지, 잔뜩 기대가 된다. 스포츠 외신 기자와 함께한 평창의 1박2일 평창의 역사는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2018년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전의 분기점을 꼽으라면 세 번째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7월6일이 될 것 같다. 그전에 찾아간 평창과 그후에 찾아간 평창은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았으니 말이다. 희망과 기대로 부풀어 오른 평창의 가을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도 각자의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그 상상의 토대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맛, 그리고 알펜시아였다. 강릉 선교장의 백미는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인데, 올해부터 다실로 개방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즉석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비비다 정강원 정강원靜江園은 귀한 손님들, 특히 외국 손님들에게 정갈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난 5월에 한국, 중국, 일본 세 관광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정강원을 찾아와 대형 그릇에 100인분이 넘는 비빔밥을 섞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외신 기자 일행을 위해서도 비빔밥의 유래와 준비 과정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로버트씨가 ‘김치’를 처음 먹어 본다며 조심스럽게 젓가락질을 하는 동안 마야는 미역국을 두 그릇째 비우고 전 한 접시를 더 추가시켰다. 키라티아나는 전에 곁들여 나온 간장을 보더니 반색을 하며 비빔밥에 톡 털어 넣기도 했다. 마야도 전을 간장에 찍어 먹으니 정말 완벽한 맛이 난다고 한마디를 보탰다. 정강원이 자랑하는 우리 장들의 깊은 맛은 마당 가운데를 넓게 차지하고 있는 장독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풍경. 그 풍경이 혹시 익숙하다면 드라마 <식객>에서 정강원을 미리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강원의 정식 이름은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다. 전통음식점뿐 아니라 한옥의 스타일을 잘 살린 숙소, 작은 동물원, 전통 연못, 박물관, 잔디정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추어 전통주 담그기, 메밀묵 만들기, 올챙이국수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의 체험행사도 신청할 수 있다. 바로 옆에 흐르는 금당계곡의 경치도 즐길 겸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21 문의 033-333-1011~3 www.ktfce.com 요금 비빔밥 체험 1인 1만5,000원, 한정식 3만~10만원, 한옥 숙박 1인 10만원(저녁 한정식, 조식 포함) 스님과 함께 나눈 따뜻한 녹차 한잔 월정사 월정사 수행원 원감인 해욱 스님이 직접 우려 주시는 녹차가 깊은 맛을 찾아가는 동안 손님들의 가부좌는 흐트러졌고 다리를 어디에 둘지 몰라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선만큼은 스님을 향해 고정한 채 한국 녹차와 불교에 대한 호기심을 욕심껏 채우고 있었다. 스님들이 머리카락을 미는 이유가 번뇌를 벗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듣자 20대부터 민머리 스타일이었다는 게리씨는 “그래서 나는 근심이 없나 보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오대산 월정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자 팔각구층석탑을 포함한 5점의 국보를 보유한 사찰이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바쁜 와중에도 특별히 시간을 내어 주신 스님께 외국인들도 어설프지만 정성 어린 합장을 올렸다. 난생 처음 절에 와보는 사람도 있으니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나 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알 수 없었겠지만 월정사 입구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의 아름다움이야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만국공통의 감동이었다. 오대산의 아름다움은 산행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데, 정상인 비로봉에서 평창쪽으로 내려오는 오대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길에 불교문화유적이 많고, 소금강 지구는 바위가 많아 금강산에 견줄 만한 경치를 자랑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800 www.woljeongsa.org 요금 입장료 | 3,000원, 템플스테이 | 성인 1인 1박 4만~5만원(상시 운영) 아흔 아홉 번 놀라게 되는 집 선교장 연못 위에 떠 있는 활래정活來亭은 너무 예뻤다. 연꽃이 모두 고개를 숙인 늦은 오후였지만 푸른 연잎들은 곧 선녀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를 듯 몸이 가벼워 보였다. 그 순간, 얼핏 활래정의 열린 문 사이로 지나가는 선녀들, 아니 선녀처럼 단아한 여인들이 있었다. 그동안 일반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던 활래정이 올해부터 다실 ‘연잎에 앉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들이 귀한 송화가루로 만든 다식과 차를 내놨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 활래정을 포함하는 아흔 아홉 칸 고택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한옥’으로 꼽히는 선교장船橋莊이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 손이 건축한 한옥은 부유한 사대문가문의 주거양식을 보여준다.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전된 나라의 가장 중요한 민속자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후손들의 노력이 가장 컸고 지금은 나라의 지원도 받고 있다. 그래서 구중궁궐 못지않게 겹겹의 문(12개의 대문이 있다)으로 이루어진 저택은 이제 그 문을 활짝 열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 한옥민박, 문화 공연장, 도서관(열화당悅話堂)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가문의 후손에 의해 설립된 동명의 출판사로도 알려진 열화당은 예부터 많은 서화와 문집이 보관되어 있던 사랑채였다가 2009년부터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곳에서 <이조실록> 사본들을 발견한 로버트씨는 마치 한국어를 이해하는 듯 책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 문의 033-646-3270 www.knsgj.net 요금 관람료 | 성인 3,000원, 한옥체험 | 15만~25만원 동계올림픽을 위해 도약하는 알펜시아 알펜시아로 들어서는 순간 기자들의 눈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미 해가 저물고 있어서 내일로 미루어진 시설 견학을 기다릴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냥 하룻밤 머무는 숙소였다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알펜시아 리조트는 그야말로 ‘동계올림픽의 꿈’을 먹고 자란 곳이다. 두 번의 낙방 끝에 그 꿈을 이뤘으니 그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91% 정도의 완공률을 보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크게 3구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와 홀리데이 인 리조트 알펜시아 평창(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특급 호텔이 세워진 알펜시아 타운은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쇼핑을 위한 공간이자 스키장, 콘서트장,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알펜시아 트룬 컨트리클럽은 골프 코스를 끼고 있는 268세대의 프라이비트 별장촌으로 지금 한창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알펜시아 스포츠파크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릴 국제 규격의 스키점핑타워,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있으며 봅슬레이, 루지 등의 경기장이 공사 중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23-9 문의 0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요금 알펜시아 올림픽 특별 패키지 이용시 17만원~41만원.(홀리데이 인 리조트 or 콘도미니엄에서의 1박, 몽블랑 레스토랑에서의 석식 혹은 중식, 워터파크 ‘오션 700‘ 이용권 포함) 1 정강원의 최고 인기 메뉴는 비빔밥인데, 그 유래와 재료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2 다도를 시연해 주시는 월정사 해욱 스님 3 알펜시아의 특1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탈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 Q 알펜시아 리조트가 선수촌이 되는 건가요? A 빙상 종목들은 아이스링크가 있는 강릉에서 개최되고, 설상 종목은 새로 활강장이 만들어질 정선의 중봉스키장과 용평리조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알펜시아에는 스키 점프와 트라이애슬론, 바이애슬론 등의 일부 종목만 진행됩니다. 따라서 선수들의 숙소도 강릉, 태백 등지로 나뉠 예정입니다. 대신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가 올림픽 미디어센터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Q 손님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의 숙소가 갖추어졌나요? A 올림픽위원회의 기준이 1만6,000실이라서 평창뿐 아니라 강릉, 진부 등 인근의 숙박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모두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서 불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알펜시아 리조트에는 홀리데인 인 스위트(콘도미니엄)의 419실, 홀리데이 인 리조트(호텔)의 214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238실을 포함해 약 940실 정도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Q 경기장은 모두 완성되어 있나요? A 현재 용평스키장은 높이 800m 이상, 슬로프 길이 3.4km 이상이어야 하는 국제규격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새로운 알파인 스키 활강장이 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정선에 중봉스키장을 새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알펜시아의 스키점프 대회장 역시 현재 가능한 수용 인원이 1만5,500석인데, 국제 기준은 6만석이라서 확대공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봅슬레이와 루지 경기장 등은 2013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Q 지금 알펜시아 리조트에 가면 즐길 거리가 있나요? A 알펜시아 스키장이 2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고, 올해 여름에는 오션 700이라는 워터파크가 개장했습니다. 겨울에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워터파크로 2,500명을 수용하는 규모입니다. 또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점핑타워에 올라가면 알펜시아 리조트뿐 아니라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콘서트홀은 대관령음악축제의 주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밖에도 승마 체험, 행글라이딩 체험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1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알펜시아에 세워진 한국 유일의 스키점프타워 2 여름철에는 점프대에 물을 흘려 보내서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다 surprise encounter 영화 <국가대표>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 최흥철 선수와의 짧은 만남 알펜시아의 스키점프대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최흥철 선수를 먼저 알아본 것은 부끄럽게도 스포츠 외신 기자들이었다. 갑자기 외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최흥철 선수는 당황한 기색을 금세 거두고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스키점프를 시작한 것은 9살 때인 91년이었다. 그때부터 무주리조트 소속 선수가 되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프로 스키 점프 선수로 살아온 것이다. 이 대목에서 외신 기자들도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키우고 있던 무주는 스키점프, 루지, 프리스타일 중에서 에어리얼 등 비인기 동계올림픽 종목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었다. 올림픽 개최의 꿈은 평창에서 이뤄졌지만 무주의 투자가 씨앗이 되어 준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기초체력 다지기와 밸런스 훈련, 이미지 훈련 등을 반복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인데 눈이 없는 여름에는 ‘스키점프대에 물만 흘려 보내면 점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을 빼앗을 수 없어서 그와의 담소는 이쯤에서 그쳤다. 그리고 최흥철 선수가 영화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가 지난 4월에는 SBS의 리얼리티 커플매치 프로그램인 <짝>에도 출연했었다는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Canada West & East ① I Love Victoria 실크처럼 몸에 감기는 빅토리아

    Canada West & East ① I Love Victoria 실크처럼 몸에 감기는 빅토리아

    여행 중에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은, 마치 자신이 불청객이 된 듯한 느낌이 들 때다. 도시에 흡수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듯한 이물감... 해협을 끼고 내항에서 다시 내항으로, 빅토리아는 캐나다 서부의 가장 안락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Canada West & East 이 달에 <트래비> 특집에서는 캐나다의 세 여인을 만났다. 꽃처럼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빅토리아Victoria는 서부 해변의 여인이다. 세련되었지만 새침하지 않는 밴쿠버Vancouver는 멋내기를 좋아하는 아가씨다. 상냥한 매력으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퀘벡Que′bec은 프랑스에서 왔다. 당연히 세 여인과 데이트하는 법은 달랐다. 쿵쿵 뛰는 심장을 살짝 눌러주어야 했던 달콤한 기억. 미처 전하고 오지 못한 ‘사랑의 고백’을 이제야 털어놓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 Love Victoria 실크처럼 몸에 감기는 빅토리아 여행 중에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은, 마치 자신이 불청객이 된 듯한 느낌이 들 때다. 도시에 흡수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듯한 이물감. 하지만 브리티시 콜롬비아British Columbia의 주도 빅토리아에서라면 그런 불쾌함은 잊어도 좋다. 오히려 몸에 착착 감기는 안락함. 심지어는 일체감. 사실 빅토리아는 태생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그래서 방문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으며, 자연스레 ‘친여행자 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니 가서 그녀와 친해지기만 하면 된다. 탐색에 앞서 잠시 역사를 살펴보자. 도시의 설립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북미의 가장 큰 소매업체로 무역을 주도했던 허드슨 베이 컴퍼니였다. 1843년 창설 당시 포트 빅토리아의 풍경은 지금보다 영국풍이 더 짙었으며 해군들이 대거 주둔하고 있었다. 이후 1858년 골드 러시 기간 동안 도시는 유럽인과 아시아인들을 적극 받아들이며 성장했고, 다양한 문화가 조화롭게 뒤섞여 발전한 흔적들은 지금까지도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BC주관광청 www.hellobc.com Beautiful Harbour 잊지 못할 해변의 여인 빅토리아 여행은 항구에서 시작됐다.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배는 3시간의 질주 끝에 캐나다 빅토리아의 내항에 사람들을 내려놓았다. 엄밀히 말하면 빅토리아는 밴쿠버 아일랜드라는 섬의 남쪽에 자리잡은 도시다. 아직 메인랜드에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 섬의 규모가 남한 면적의 3분의 1정도이니 이미 충분히 크다. 짐을 챙기고 입국절차를 마치고 나자 부두에서 호텔까지는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이 도시에서의 여행이 이렇게 순탄하고 편안하리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빅토리아 다운타운의 구조는 간단하다. 내항의 가장 안쪽 코너를 끼고 있는 주정부청사Legislature Buildings와 페어몬트 호텔은 고풍스러운 외관으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관광안내소에 들러 즉석에서 계획을 짜고, 부차든 가든처럼 유명한 곳을 방문하기 위해 몇 가지 교통편을 예약하는 일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 지갑을 열 만한 호텔과 쇼핑점, 카페, 레스토랑 등은 대부분 항구쪽에 집중되어 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19세기 영국풍 상점들이 남아있는 메인 쇼핑거리인 거버먼트 스트리트Government Street가 200m쯤 이어지고, 그 너머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다. 빅토리아 차이나타운은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밀문이라도 되는 양, 한 사람만을 겨우 통과시키는 좁은 골목길인 판 탄 앨리Fan Tan Alley을 통과하자 모습을 드러낸 차이나타운은 조금 퇴색한 모습이었다. 아편과 도박이 유행했던 시절에 대한 기록들도 남아있었다. 빅토리아는 유럽과 아시아뿐 아니라 캐나다 원주민들의 문화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거리에는 전세계에서 온 사람이 넘치고, 물 위에는 온갖 종류의 배가 항해하고, 물 아래에는 돌고래가 헤엄치는 다양하고 활기찬 도시다. 1 빅토리아에 가장 먼저 발을 들여 놓았던 영국 탐험선 제임스 쿡 선장의 동상 너머로 밤마다 화려한 불빛을 두르는 BC주정부 청사가 보인다 2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크레이그다로슈저택의 다이닝룸. 1800년대 말 빅토리아 최고 부호의 저택은 식탁마저도 예사롭지 않다 3 작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빅토리아 내항의 평화로운 풍경 4 황폐한 채석장에서 세계 최고의 정원으로 변신한 부차트 가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항구 도시의 안팎을 거닐다 스치며 구경하는 대신 공을 들여 관람해야 하는 곳들이 있다. 그 첫 번째는 BC주의 역사를 독특한 방식으로 전시한, 로열 BC 뮤지엄(www.royalbcmuseum.bc.ca)이다. 1886년부터 운영해 오면서 방대한 규모의 자료를 소장하게 되었는데 특히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이라고 부르는 캐나다 원주민들의 신앙과 생활유물이 흥미롭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BC주의 비공식 예술 수호성인’으로 추앙받는 화가, 에밀리 카Emily Carr의 작품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원주민의 삶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읽힌다. 뮤지엄 관람 후에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도 마련해야 한다. 1940~50년대에 세워진 원주민들의 토템폴Totem Pole과 목조주택, 공룡발자국 주형물, BC주 고유 수종으로 이뤄진 가든, 1852년에 축조된 BC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옥 등 볼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BC주에 사는 독일인들이 선물했다는 네덜란드 편종Netherlands Carillon에서 울려 퍼지는 62개의 종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른다. 1898년에 세워진 주정부청사Legislature Buildings도 입장이 가능하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주회의장이라든가 BC주의 정치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사진과 자료들, 그리고 100년 전 건축의 특징들을 찬찬히 돌아보면 캐나다라는 나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까다로운 절차 없이 출입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캐나다의 정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내항의 풍경에 익숙해졌다면 수상택시를 타고 외항으로 나가 보자. 수시로 이륙하고 착륙하는 경비행기와 작은 보트들, 요트들로 가득한 항구를 가로질러 피셔맨스 와프Fisherman’s Wharf를 찾아갔다. 보트하우스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배를 개조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살림살이가 궁금한 또 다른 사람들이 배를 타고 찾아오는 곳, 그래서 관광명소가 되어 버렸다. 관광객들은 밥스Barb’s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인 피시앤칩스를 먹은 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들고 남의 집을 기웃기웃하다가 물개에게 먹이를 주기도 한다. 누군가 물고기 바구니를 들고 접근하면 귀신처럼 알고 수면으로 올라와 먹이를 조르는 물개들의 재롱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극과 극 체험이라고 할까. 크레이그다로슈저택Craigdarroch Castle은 보트 하우스와 대극을 이루는 초호화 저택이다. 4층의 가옥 안에는 오크나무로 만들어진 87개의 계단이 있고 창문은 멋진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됐으며, 가구들은 하나하나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교하다. 석탄 채광으로 BC주 최고의 부자가 된 로버트 던스뮤어Robert Dunsmuir가 원했던 것은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 기술과 공예기술이 총동원된 최고의 주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집이 완성되기 한 달 전인 1889년에 사망했고 그 모든 호사를 누리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아내 조안Joan이었다. 아르마딜로(북미에 사는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바구니, 하녀와 소통하기 위해 벽에 설치했던 튜브 모양의 인터컴, 사진 감상용 안경, 당구실에 설치된 망원경, 사람의 머리털과 말의 털로 만든 화환장식 등 흥미로운 물건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타워에 올라가면 빅토리아 시내의 전망도 눈앞에 펼쳐진다. 조안의 사망 이후 고택은 퇴역군인병원, 대학 사무소, 음악 학교 등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일반에게 개방되고 있다. 비영리기구가 운영을 맡아 매년 15만명에 이르는 방문객들의 후원으로 살림살이를 하고 있다. 던스뮤어 가문과 다르게 위대한 유산을 대를 이어 잘 지켜 온 가문을 대라면, 이견 없이 부차드 가문을 떠올릴 수 있다. 100년 전 로버트 부차트와 제니 부차트 부부는 황폐한 채석장에 나무와 꽃을 심기 시작했다. 그들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수집한 수목들을 조화롭게 가꾸어 선큰 가든Sunken Garden을 조성했다. 이후 이탈리아 정원, 장미 정원, 일본 정원 등으로 차츰 규모를 늘려 왔고, 이제 그 후손들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가 22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부차트 가든Butchart Gardens이다. 천천히 꽃을 감상하며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사실 한나절도 부족하다. 부차트 가든의 특징은 꽃과 나무에 이름표가 전혀 없다는 것. 궁금증이 있으면 직원들에게 문의하거나 사진을 찍어 온라인으로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단, 아무리 궁금해도 후손들이 살고 있는 사택의 문을 두드려서는 안 된다. 대신 꼭 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면 ‘다이닝룸 레스토랑’에서의 우아한 애프터눈 티다. 본고장인 영국이 무색할 만큼 격식을 갖춘 티세트(1인당 26.65캐나다달러, 세금 별도)는 디저트용 위를 따로 보유하지 않은 이상 다 소화하기 힘들 만큼 푸짐하다. 스폰지 케이크, 홈메이드 소시지, 라스베리 마지판, 초콜릿 마카롱, 각종 샌드위치, 생강 스콘, 다즐링 홍차 등으로 이뤄져 있다. 부차드 가든(www.butchartgardens.com)은 시내에서 북쪽으로 21km 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CVS 크루즈 빅토리아(www.cvscruisevictoria.com)에서 운영하는 차편과 부차트 가든 입장권이 포함된 패키지(3시간 30분, 48캐나다달러)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Things to do 빅토리아를 만나는 법 빅토리아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둘이라면 더 좋다. 효율적인 여행 계획을 위한 몇 가지 교통 팁과 해볼 만한 액티비티를 소개한다. 혼자라도 상관없다. 물론, 둘이라면 더 좋겠지만. Clipper & Ferries 바다 건너 그녀에게 가는 길 빅토리아가 미국과 멀지 않다는 지리적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시애틀 같은 북미의 도시를 여행의 관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애틀에서 빅토리아 내항까지 3시간 만에 주파하는 빅토리아 클리퍼Victoria Clipper가 있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는 것이므로 체크인, 체크아웃의 과정이 있지만 시원하게 달리는 뱃길 여행을 즐길 만하다. 빅토리아로 향하는 동안 왼쪽 시야를 장악하는 웅장한 산맥은 워싱턴주의 올림픽 마운틴이다. 클리퍼 요금은 온라인 예약시 100미국달러 내외이며 조기예약 할인을 이용하면 저렴하다. www.clippervacation.com 빅토리아와 밴쿠버 사이를 이동하는 방법도 배다. 페리에 탑승하는 시간은 95분 내외. 페리의 규모가 커서 푸드코트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편도 요금은 15캐나다달러 내외. 이 밖에도 BC 페리는 25개 항로에서 최대 478개 항구까지 차량과 승객을 운송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www.bcferries.com Big Bus 보는 만큼 알게 되리라 도시를 집중 학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처 걷거나 달려 보는 것이다. 빨간색 빅버스는 올드 타운, 차이나타운, 록랜드, 오크베이 빌리지 등 23개의 정류소를 90분 안에 이동하며 대략의 분위기를 스캔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매일 10~20분 간격(비수기에는 45분 간격)으로 운행하므로 홉 온 홉 오프hop-on-hop-off 버스의 장점을 잘 살려서 원하는 곳에서 내려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트롤리 스타일의 이층 버스에 앉아 바람을 맞는 기분도 좋고 이어폰으로 한국어(7개 국어를 서비스한다) 안내를 듣는 것도 흐뭇하다. 빅토리아 빅 버스 2일권은 37캐나다달러, 밴쿠버 2일권은 45캐나다달러이며, 2개 도시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72캐나다달러다. 티켓은 기사에게 직접 구매할 수 있다. www.bigbus.ca Walk + Run 시속 4km로 만나는 빅토리아 걷기 여행의 트렌드를 빅토리아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건강한 여행자라면 튼튼한 두 발로 빅토리아 다운타운뿐 아니라 외곽지역까지 여행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을 모를 뿐. 그래서 우연히 발견한 <Walk+Run Downtown Vitoria> 지도는 횡재에 가까웠다. 왕복 혹은 편도를 기준으로 4~6km 거리로 설계된 7개의 도보여행 코스는 규모가 작은 다운타운을 과감히 벗어나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지를 명확히 알려준다. 어퍼 하버 워크웨이, 시크릿 패시지, 하버 뷰, 후안 데 푸카, 아트 & 앤티크 등의 코스가 있다. 준족의 여행자라면 6~12km 사이의 조깅코스에 도전해도 좋다. 남쪽의 비콘힐 파크Beacon Hill Park는 해변을 끼고 있어서 최상의 풍경을 약속한다. 하나 더, 빅토리아는 50km에 이르는 사이클링 코스도 갖추고 있다. Spinnakers Brewpub 영혼은 양조장에, 심장은 부엌에 스피나커스 가스트로 브루펍Spinnakers Gastro Brewpub은 빅토리아에서 유일하게 식사와 양조맥주 시음을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수공예 맥주’라고 불리는 정교한 맛의 맥주뿐 아니라 요리 실력으로도 최고를 인정받고 있다. ‘스피나커스의 영혼은 양조장에, 심장은 부엌에 있다’는 누군가의 표현이 그럴싸하다. 그 비결은 아무래도 세월의 내공에 있는 것 같다. 스피나커스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의 하나다. 북미 지역에 소규모 양조장이 유행처럼 생겼던 양조장 르네상스의 시대에 스피나커스는 최일선의 개척자였다. 일례로 빅토리아에는 에일 트레일 셀프 투어가 있는데 스피나커스는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명소다. 100%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생산된 재료들만 사용하는 것도 이 집의 자랑 중 하나다. 주소 308 Catherine Street, Victoria, British Columbia V9A 3S8 문의 1-877-838-2739 www.spinnakers.com Fairmont Empress Hotel 아침과 오후의 갈등 빅토리아 최고의 티타임 장소는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Fairmont Empress Hotel이다. 호텔이 워낙 고가라 숙박은 엄두를 내지 못하더라도 애프터눈 티 정도는 욕심을 내볼 만 하다. 19세기에 빅토리아로 이주해 온 영국인들이 함께 가져온 오후의 티타임은 이곳에서도 익숙한 시간이다. 사라사 무명으로 둘러싸인 티 로비에는 100년 역사를 증명하는 앤티크 가구들이 거만하게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다. 역사가 오랜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전해 온다. 1908년 개보수 공사 중에 나온 목재로 현재 티 로비의 테이블을 만들었으니 어찌 보면 바닥목재 위에서 차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약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며 비수기 요금은 51캐나다달러 내외. 주의할 점은 최소한 스마트 캐주얼 이상의 복장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소 721 Government Street Victoria, BC V8W 1W5 문의 250-384-8111 www.fairmont.com Kayak Tour 생애 첫 카약에 도전하기 카약은 한국에서 그리 대중적인 레저 스포츠가 아니지만 빅토리아에서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운동이다. 그 첫 경험지로 빅토리아 항구만큼 적합한 곳도 없다. 피셔맨스 와프에 위치한 켈프 리프 어드벤처Kelp Reef Adventures에서는 가이드가 있는 카약 투어를 해볼 수 있다. 장비와 복장을 제공하기 때문에 선글라스, 모자, 카메라만 준비하면 된다. 오전 9시에 출발하는 3시간 동안의 패들Paddle 프로그램은 후안 데 푸카 해협을 따라 천천히 패들을 저어 나가다가 켈프 포레스트에서 간단한 피크닉 시간도 갖는 일정이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생태계와 해양생물들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기회. 오후 7시에 시작하는 해질 무렵의 이브닝 카약도 낭만적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 떠오르는 물개, 수달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모닝 패들(3시간)은 90캐나다달러, 2시간 투어나 이브닝 패들은 각각 59캐나다달러다. 문의 250-386-7333 www.kelpreef.com 1, 2, 3 항구도시 빅토리아에는 요트, 수상택시, 조정, 수상 경비행기, 마차, 2층 버스, 관광용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관광객을 싣고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인다 4 수상가옥이 모여 있는 피셔맨스 와프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곳이다 5 피셔맨스 와프에서는 물고기가 든 바스켓을 들고 물가에 접근하자마자 물개들이 환호하며 수면으로 떠오른다 6 위풍당당한 BC주정부 청사는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7 로열 BC 뮤지엄에서는 캐나다 원주민의 생활상과 유물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8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넌이 소장했던 차를 뮤지엄 로비에서 만났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빈차투어’ 시티투어 돌파구 찾기 안간힘

    ‘빈차투어’ 시티투어 돌파구 찾기 안간힘

    ‘빈차 투어’ ‘부실운영’ ‘만성적자’ 등의 꼬리표를 단 시티투어가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 개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관광버스로 지역을 빙글빙글 돌다 끝난다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정착시키려는 지자체의 노력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각 지자체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티투어를 잇따라 도입했다. ●예산 쏟아부어도 주민·관광객 외면 그러나 각 지자체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시티투어를 목표로 도입한 이후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 없이 형식적인 운영으로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매년 투입되는 예산은 수십~수천 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시티투어는 최근 볼거리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꾸려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볼거리 다양화 등 차별화 모색 울산시는 지역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130여명을 초청해 관광명소와 산업현장, 사찰 등을 돌아보는 무료 시티투어를 실시했다. 시는 생태환경탐방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달 20일부터 관광지, 미술관, 해양공원, 역사유적지, 체험관광, 공연전시 등 7개 테마별로 매일 바꿔 운행하는 시티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강원 삼척시는 여름철을 맞아 주요 관광지인 해양레일바이크, 대금굴, 죽서루, 엑스포타운, 정라항, 해신당공원 등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피서지 시티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지난 6월부터 해병대에 입소하는 장병 가족들을 위한 포항 문화관광 시티투어가 인기다. 해병 가족들은 입소식 행사 뒤 2시간여 동안 호미곶과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등을 돌아보게 된다. ‘빈차 투어’로 인식됐던 대전시티투어도 지난달 ‘생태환경투어’를 신설, 돌아선 관광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상징성 있는 중장기 계획 완성돼야” 전문가들은 “지자체마다 시티투어 활성화를 위해 노선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시적인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면서 “뉴욕이나 런던, 도쿄 시티투어처럼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상징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험할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영어마을 부활/임태순 논설위원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란 말이 있다. 영어실력에 따라 사회경제적 격차가 커지는 것을 말한다. 실제 우리 사회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수록 소득도 늘어나고 더 좋은 직장을 구한다. 영어가 지구촌의 공용어로 되고 있는 만큼 잉글리시 디바이드 현상은 쉬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영어에 열심인 나라도 없다. 토플시험 응시자는 전체에서 20%에 육박, 국가별 비율에서 가장 높다. 가장들은 또 해외에 자녀, 아내를 보내놓고 ‘기러기아빠’ 노릇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다. 영어학원 등 영어 관련 사교육비만 연간 15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의 영어학습 사교육비가 5조원에 불과하니 우리나라가 얼마만큼 영어에 힘을 쏟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 열풍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영어실력은 실망스러울 정도다. 160여개국이 응시하는 토플시험에서 80위권 안팎을 맴돌고 있으니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 상품이 ‘영어마을’이다. 해외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 국내에서 영어체험타운을 조성해 영어를 익히자는 취지다. 지난 2006년 손학규 당시 경기도지사가 주도해 경기도 파주에 들어선 경기영어마을이 대표적이다. 1700억원이 투입돼 27만 7000여㎡의 부지에 대규모 강의실과 수련원이 들어섰다. 원어민 강사 100명을 포함, 200여명의 강사진이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여유가 없어 여름방학이 되면 해외 영어 연수를 보내지 못해 애를 태우던 서민층 학부모들이 많은 박수를 보냈다. 손 지사의 인기가 치솟았고, 다른 지자체로 확산됐다. 그러나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었던 영어마을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개방하다 보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애물단지가 됐기 때문이다. 단체장의 치적을 알리는 효자상품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영어마을이 부활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일본 등의 학생들이 캐나다나 미국 대신 비용이 싼 우리나라 영어마을을 찾아 연수를 받기 때문이다. 파주 영어마을의 경우 올 들어 7월까지 교육을 받으러 온 외국인이 1000명을 넘는다. 일각에서는 ‘영어마을 한류(韓流)’가 부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갖는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는 세계 인구의 8%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학술저널 등 영어의 쓰임새는 점점 커지고 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시스템만 구축되면 영어마을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할 날도 멀지 않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인내가 성공을 거뒀다.”는 뉴욕타임스의 평가처럼 은근과 끈기로 세 차례 도전한 끝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대한민국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성과다. 평창과 체육계, 정부, 재계, 국민이 대회 유치에 한마음이었다. 동계올림픽 개최는 많은 전문가가 평가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를 폭발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을 빼고는 아시아는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다.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평창이 동계스포츠의 명소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꿈을 이룬 기쁨을 실컷 만끽했으니 이젠 현실을 들여다볼 때가 됐다. 동계스포츠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남의 잔치’로 치르지 않으려면 남은 7년 동안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다.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유치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청사진을 만들었다.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감동시킬 만큼 훌륭했다. 계획대로만 진행되면 흠잡을 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장 시설은 가능한 한 빨리 지을 필요가 있다. 대회 개막 전이라도 많은 종목별 대회를 유치해 치르면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많이 열리면 해당 스포츠가 발전하고 팬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는 선수들이 힘을 얻어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무관심과 적은 지원 속에 악전고투해 오던 동계스포츠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동계스포츠는 전문적인 기술이 중요한 종목이 많아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기력 격차가 심한 편이다. 자주 전지훈련을 내보내 선진국 선수들을 보고 배울 기회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지도자와 전문가들을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에서 코치는 물론이고 기록에 큰 영향을 주는 왁싱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스하키도 아시아리그에서 더 적극적으로 일본과 교류하면서 북미나 유럽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이 있다. 한라에서 뛰는 재미교포 공격수 알렉스 김(32)의 사례처럼 북미에서 꿈을 키우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한국 아이스하키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면 단기간에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경기장을 세팅하는 아이스메이커의 영향력이 큰 컬링에서는 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아이스메이커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세계적으로 커 나갈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작업도 중요한 과제다. 대다수 동계스포츠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 신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학교 체육이 동계스포츠로까지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봅슬레이나 바이애슬론, 컬링 등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키 종목도 학교 체육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리적 제한이 크다 보니 강원도나 전북 등 산간 지역 학교만 선수 수급의 ‘병참’ 노릇을 했다. 강원도에 세계 수준의 경기장이 들어서고 교통 사정도 원활해진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동계스포츠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선수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도 한국 동계스포츠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 종목별로 국가대표 선수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탄탄한 상비군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각 종목은 평창 유치 이후 꿈나무-청소년-국가대표 후보-국가대표 등 4단계나 3단계 체제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맡아 ‘빙속 신화’를 지휘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신화의 재현’이 아니라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경기장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평창이 한국과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요람이자 복합 레저타운이 될 수 있도록 교통망 구축 등도 신경 써야 유종의 미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평창 유치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어 꿈을 현실화시킬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서남쪽으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도시 애넌데일(버지니아주)은 워싱턴 인근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어로 된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마치 서울의 어느 거리에 온 느낌을 준다. 서울순대, 파도횟집, 건강마을, 서울화장품, 땡칠이컴퓨터 등의 상호는 물론 ‘보신탕’이라고 쓰인 큼지막한 간판도 눈에 띈다.‘우리은행’ 지점도 있다. 외국인들은 이곳을 ‘코리아 타운’이라고 부른다.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 등 정치인들은 가끔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 교민 행사에 참석한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한인들은 후원금을 내는 귀한 ‘고객’이자 유권자이기 때문에 초청을 무시하기 힘들다. 버지니아의 패어팩스, 매클린, 비엔나 등의 도시에도 한국인들이 모여 산다. 이곳들은 교육환경과 치안이 좋은 부촌이다. 교육열이 그 어떤 민족보다 높은 한인들은 이민 정착 초기부터 자신의 생활 수준보다 부유한 동네에서 살았다. 초기엔 알링턴과 폴스처치에 많이 살다가 지금은 더 부촌인 매클린 등으로 옮겨간 것이다. 한인들이 떠난 폴스처치 등에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 출신들이 들어왔다. 한인 밀집 지역에서 주로 한국 음식과 동양계 음식 재료를 파는 ‘한인 마트’는 신선한 식품과 깨끗한 매장, ‘시식 코너’와 같은 독특한 마케팅으로 한인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등 아시아 출신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콧대 높은 백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외국계 이민자 밀집 지역의 문화는 소득 수준, 교육열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교육 환경과 치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소득 수준과 교육열이 낮은 흑인과 중남미 이민자 출신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은 슬럼화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뉴욕과 워싱턴DC 등 대도시들의 도시 정비 계획으로 도심 슬럼가는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거기서 쫓겨난 흑인들이 외곽으로 흩어지면서 또 다른 슬럼가가 형성되고 있다. 겉모습만 바꾼다고 ‘슬럼가의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이다. 워싱턴DC에서 40여년간 거주한 교민 강모씨는 “외국계 거주 지역의 질을 높이는 문제는 단순히 외관을 정비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소득 수준, 교육, 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밀집 지역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국인들의 상가가 밀집돼 있는 신주쿠 신오쿠보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지만 상업 지구다. 외국인의 주거지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주쿠를 비롯해 도쿄 전역에 비교적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도 아시아에서 제일 큰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상업 시설 위주로 분포돼 있다.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서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를 비롯해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등 공장지대에 브라질 이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계 브라질인들이어서 일본 사회에 동화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제결혼으로 인해 농촌 지역에 외국인들이 일본인 남편들과 다수 거주하고 있다. 야마가타현이 외국인들의 이주 정책이 비교적 성공한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야마가타현에는 중국인 2872명을 비롯해 한국인 2032명, 필리핀 682명, 베트남 163명, 브라질 117명, 미국인 155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도자와 무라는 20년 전부터 외국인 여성들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 효과를 거둔 모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학교수를 매주 초빙해 외국인 신부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실을 열어 일본말을 배우게 했다. 외국인 신부가 임신을 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우려해 산부인과 의사는 물론 정신과 의사로부터 정기적인 진단도 받도록 배려했다. 외국인 여성이 이혼이나 재산상속, 가족 양육 문제 등과 관련해 법률지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 법률상담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이 원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장과의 간담회’ ‘국제아동의 보육에 대한 의견 교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도자와 무라 사무소의 마에다 고에는 “국제 결혼이 추진되면서 처음에는 외국인 주부들에게 언어, 자녀보육과 교육 문제 등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행정력을 펴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이곳에 시집온 이승호(49)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주 조선적이라고 불러 상처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주민들과 마음을 열면서 고려촌까지 세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中 베이징 ‘왕징’ 한국인촌

    지난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산리둔(三里屯) 외국공관 밀집지역.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국풍의 카페와 옷가게, 미용실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파란 눈, 노랑 머리, 검은 피부 등 각양각색의 외국인들이 막 집에서 나온 듯 슬리퍼와 편안한 옷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거나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의 ‘외국인촌(村)’은 크게 3곳이다. 차오양구 왕징(望京)지역,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대학들이 몰려있는 하이뎬(海淀)구의 대학가, 차오양구 마이쯔뎬(麥子店)과 산리둔 등 외국공관 밀집지역이다. 특히 왕징과 하이뎬구의 우다커우(五大口) 지역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에 버금갈 정도로 한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전주옥’ ‘7080카페’ ‘○○민박’ ‘○○미용실’ 등 곳곳에 한글 간판이 즐비해 마치 한국의 어느 지역에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이다. ‘중국어 문외한’이라도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한국인들이 많은 상하이의 구베이(古北)지역,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청양(城陽)구 등도 비슷하다. 베이징에서 일본인들은 주로 차오양구의 신위안리(新原里), 미국인들은 산리둔, 독일인들은 마이쯔뎬 등에 밀집해 있다. 주변에는 해당 국가 언어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많다는 점에서 생활상의 편의가 해당 지역에 모여 살게 된 이유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들의 생활에 특별한 편의를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외국인들은 입국 후 24시간 이내, 또는 이사하거나 비자사항이 바뀌면 거주지역 파출소에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각종 관공서 등에 외국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거의 없고, 각급 학교 입학에도 제한이 있는 등 외국인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 중국인들도 불만을 쏟아낸다. 외국인들이 자국 내 생활습관을 고수하는 등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외국인촌이 사회관리의 ‘사각지대’라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베이징한국인회와 중국 공안, 해당지역 관리사무소 등이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양쪽의 불만과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공안은 외국인들의 신고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아파트단지에 출장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세종시 도심은 공원·외곽은 빌딩…亞 진출 노리는 외국대학들 관심”

    “세종시 도심은 공원·외곽은 빌딩…亞 진출 노리는 외국대학들 관심”

    “살고 싶은 것을 뛰어넘어 이 지역에 묻히고 싶을 정도입니다.” 최민호(55)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은 14일 내년 말로 다가온 국무총리실 이전 준비 등 세종시 건설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전날 취임 60일째를 맞은 최 청장은 “오는 12월 20일에 첫 아파트 입주자를 맞는 만큼 매일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실무를 챙기고 있다.”며 “단순히 건물을 짓고 도로를 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공무원이나 일반인들이 ‘정말 이사오길 잘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소프트한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최 청장은 도시민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입주자도 취득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국가의 부름을 받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삶의 터전을 옮기는 공무원에 국한해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두달째인데. -지금까지 도시 건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내년 7월로 다가온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12월 20일 입주가 시작되는데 지난 5일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예를 들어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이곳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때 아이나 학부모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쾌적한 공기를 만끽하며, 쇼핑을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소프트한’ 측면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세종시가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은. -다른 도시는 도심에 상권과 고층 빌딩이 있고 근교에 녹지가 있는데 여기는 거꾸로 도심의 중앙이 공원, 숲, 녹지다. 상가나 빌딩군이 외곽에 배치되고 이것을 숲과 그린벨트가 다시 감싸기 때문에 굉장히 쾌적하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도 도시 같지 않고 전원 같은 느낌이 들어 도시의 익명성과 농촌의 전원성이 공존하게 된다. 건물들도 국내외 공모를 거쳐 엄선된 설계들이어서 대단히 아름답고 개성 있다. 도시 자체가 작품을 보는 느낌을 줄 것이다.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일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안·수정안 논란이 있었고 과학비즈니스 벨트 입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종시를 적극 알리는 콘텐츠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달라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동포나 외국인들도 많이 투자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알릴 것이다. →연기군 등 이웃 지자체와의 협조는. -이제까지는 여러 기관들이 각자 업무에 충실했던 것 같다. 앞으로 세종시가 발족하고 이주민들이 오게 되면 연기군이다, 행복청이다 하는 기관의 구분은 의미 없게 된다. 공조하고 소통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 소명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이슈를 정리한다면. -내년 12월 이주가 시작되는 공무원보다 올 12월에 들어오는 입주민에 대해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세종시장 선거는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진행하면 되고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본다. 누가 당선되든 세종시가 훌륭한 자치단체로 출범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고 대비하는 것이 임무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기능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충남도, 대전시 등과 협조해 성공적으로 기능하도록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시의 미래는 얼마나 낙관하나. -세종시 인구는 2015년에 20만, 2020년에 30만, 2030년에 최종적으로 50만명이 된다. 2015년의 목표는 9부 2처 2청의 중앙행정기관, 국책 연구기관, 과학비즈니스 벨트 지정에 따라 올 수밖에 없는 인원과 가족, 그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주변 인구 증가를 계산하면 분명하다. 여기에 연기군 인구 8만명을 더하면 도시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다만 2030년에 50만명이 될 것인지는 얼마나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고 세종자치시가 얼마나 많은 기업이나 시설을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행정타운 바로 옆에 KAIST도 이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 대학 유치 가능성은. -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여러 대학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인구 유입을 책임지는 점은 대학들의 관심을 붙드는 매력이라고 본다. 글 사진 연기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인터뷰는 15일 오후 7시 30분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관광객 1000만 달성-릴레이 제언(12)] 한국에 가면 꼭 보아야 할 것/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관광객 1000만 달성-릴레이 제언(12)] 한국에 가면 꼭 보아야 할 것/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SM타운을 앞세워 파리 정복에 나선 사이 서울의 명동은 중국인과 일본인에게 내준 듯하다. 덕분에 우리의 관광수지 적자가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니 불편함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보완하고, 갈수록 낮아지는 제조업의 고용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올해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관광산업의 GDP 비중이 9%에 육박하는 이집트는 물론, 프랑스(4.0%)나 이탈리아(3.2%), 스페인(5.3%) 등에 비해 낮은 수치다. 관광자원으로 보면 매우 열악하다. 그랜드캐니언도, 빅토리아 폭포도, 만리장성이나 타지마할 같은 유물도 없다. 그러나 여행자가 자연경관이나 문화적 걸작품만 보러 가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외래관광객은 지난 10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났다. 우리의 자연이나 문화 자원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이는 높아진 국가 및 기업의 위상과 경제성장으로 인한 해외여행 급증이 가져온 결과다. 앞으로도 이웃한 13억명의 중국과 1억 3000만명의 일본은 우리의 마르지 않는 관광 수요처가 될 터다. 그렇다고 지금의 천수답형 관광형태로는 관광객 1000만명을 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울 수 없다.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고 안정적인 고용을 창출하려면, 우선 우리만의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 등 강대국 사이에서 지켜낸 한민족 문화라는 귀중한 관광자원이 있다. 우리만의 음식, 복식, 가옥, 음악과 미술, 의술과 첨단 전자제품 등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자원이다. 둘째는 찾아낸 문화 자원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이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이 얼마나 평범하며, 브뤼셀의 오줌 누는 아이 동상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잘 안다. 스토리는 황금알을 낳는 관광자원을 만드는 마법이다. 1913년에 만들어진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상은 유명세로 그동안 목이 잘리는 등 수난도 많았으나, 지난해 상하이엑스포에 초청을 받아 97세의 나이에 중국 나들이까지 했다. 셋째로 관광의 인프라를 확장하는 일이다. 2000년 이후 관광객은 급증했으나 숙소, 음식점, 관광지 접근성, 안내 정보 등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 혼자서도 지도를 들고 찾아다닐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드는 일이다. 미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핀란드의 시벨리우스공원, 노르웨이의 프롱네르공원 등은 새롭게 만들어진 관광자원이다. 이제는 한국에 오면 꼭 거쳐 가야 할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100년 후쯤 세계로 나들이를 갈 인어상 같은 작품을 지금 만들어야 한다.
  • [‘세계 문화의 수도’ 佛 점령한 K팝] “믿기지 않아… 세계적 인정받는 기분”

    이날 세 시간이 넘는 열광적인 공연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특(슈퍼주니어), 온유(샤이니), 유노윤호(동방신기), 수영(소녀시대), 그리고 f(x)의 빅토리아 등은 예상을 뛰어넘는 관객 반응이 자신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연 소감이 어떤가. -(온유)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뜨겁게 반겨 줘서 많이 놀랐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고 하는데 많은 이들과 SM타운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때 유행이 아니라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관객 반응이 폭발적이던데 예상했나. -(유노윤호) 설마 이렇게까지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외국어로 노래를 같이 부르려면 그 언어의 속성과 문화까지 알아야 하는데, 즐기는 것까진 모르겠지만 따라 부르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수영) 노래 가사까지 따라하고 응원법까지도 따라하는 게 놀라웠다. →유럽에서 한류가 시작된다는 게 느껴졌다. K팝의 인기 원인이 뭐라고 보나. -(이특) SM은 외국인 안무가와 외국인 프로듀서 등 세계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에 걸맞은 공연을 보여 줬다. 잘생기고 예쁜 외모까지(웃음).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게 되면서 전파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았나 싶다. 파리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조성 탄력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조성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은평구는 지난 3일 전통가옥 전문인력 양성과 정보교류 등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유병진 명지대 총장과 관학협약을 체결하고, 한옥마을 등 전통가옥의 보전 및 진흥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산업경제 중장기 종합계획인 ‘2020 스마트 경제도시 서울’에서 은평구 진관동에 한옥마을 조성 사업을 서북권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시는 지금까지 한옥보존사업을 북촌과 서촌 등 주로 사대문 안으로 한정했지만, 김 구청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은평 지역까지 확대하게 됐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가 외국인들이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임을 내세워 진관동 한옥마을 조성을 위해 애써 왔다. 구는 진관동 북한산 자락의 은평뉴타운 내 단독주택 부지를 한옥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서울시 산하 SH공사에 이미 요청해 놓았다. 또한 한옥건축 희망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투자회사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는 등 수요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는 김 구청장이 직접 미국 한인사회를 방문해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동포들과 한국에 진출한 외국 법인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통큰’ 자치구들 세계와 교류

    ‘통큰’ 자치구들 세계와 교류

    ‘서울은 좁다.’ 서울 자치구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선진행정을 벤치마킹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단순 교류를 뛰어넘었다. 강남구는 26일 러시아 자치공화국 사하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한다. 의료 수준이 열악한 사하공화국의 부유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한반도의 14배에 달하는 사하공화국은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로, 차가운 기후와 자원개발 등으로 인한 부작용 탓에 호흡계·암·심장·척추질환자 등이 적절한 진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구는 공화국과 양해각서(MOU)를 교환,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어린이 대상 의료봉사활동, 의료 전문인력 육성 등의 활동도 펼 예정이다. 중구는 패션산업의 메카인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와 중국 패션의 중심지인 광저우 월수구 복장협의회의 민간교류 활성화를 지원하고, 남대문시장의 해외판로 개척을 돕는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880만명 중 동대문패션타운 방문객이 45%인 399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패션을 통한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송파구는 25일 신천동 송파구여성축구장에서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편지와 축구공, 학용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구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투게더’와 함께 아프리카 어린이날(6월 16일)을 앞두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와 다디웨레다 지역 초등학생 300여명에게 초등학교 학생이 작성한 그림 편지와 축구공 2500개를 전달한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빈국이지만 반세기 전 한국전쟁에 참전한 오랜 우방국이다. 행사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에티오피아 유학생 라지라 게타초 군이 참석해 구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구는 지난달 28일에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우물 개발사업과 태양광램프 지원 등 지구촌 희망나누기 사업도 벌였다. 광진구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자 기본소양교육의 일환으로 ‘생명의 우물파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식수가 부족한 캄보디아 농촌에 우물을 만들어 주는 사업으로 국제개발구호 단체인 ‘지구촌공생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본 소양 교육을 받은 선화예술고와 대원고, 동대부속여고 등은 십시일반으로 모금활동을 펼쳐 지구촌공생회에 전달했다. 영등포구는 해외자원봉사활동 참여 방법 등 전문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해 다음달 7일부터 23일까지 문래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자원봉사대학’을 운영한다. 자원봉사대학은 2005년부터 다양한 자원봉사 관련 교육을 통해 전문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현재 수료생 2600여명을 배출했다. 서울시는 한국 관광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시는 다음 달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리는 ‘서울 서머세일’을 앞두고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대규모 관광설명회를 개최했다. 시는 지난달 중국 칭다오에서 관광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8월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관광설명회를 열어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 관광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조현석·강동삼기자 hyun68@seoul.co.kr
  • 여수엑스포 D-1년 현장을 가다

    여수엑스포 D-1년 현장을 가다

    지난 6일 오후 전남 여수시 신항. 맞은편 산 중턱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사 현장에선 골조공사가 한창이었다. 전시관 철골 구조는 대부분 모습을 갖췄고, 안전모를 쓴 인부들은 쉴 새 없이 몸을 놀렸다. 공정률은 50%. 대형 덤프트럭이 일으킨 뿌연 흙먼지와 중장비가 불러온 굉음은 500여m 떨어진 산 중턱까지 바닷바람을 타고 몰려왔다. 400여년 전 전라 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 맞섰던 곳이다.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 조직위 김근수 사무총장은 “바다와 연안을 동시에 아우르는 세계 첫 엑스포”라며 “전시 면적만 25만㎡, 호텔과 엑스포타운, 엑스포 역사, 공원 등을 합하면 174만㎡의 방대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9월이면 KTX가 여수와 서울 용산 간을 3시간 18분에 주파한다.”고 전했다. ‘D-1년’. 성큼 다가온 여수 엑스포가 기대와 우려 속에 분주히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내년 5월 12일 개막, 93일간 일정을 이어 간다. 국제박람회사무국(BIE)이 공인한 인정 박람회로 조직위는 100여개국, 5개 국제기구, 10여개 기업, 16개 지자체의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객은 외국인 55만명을 포함해 800여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1960년대 이후 전국 각지의 부두 노동자가 몰려와 일하던 여수 신항이 탈바꿈을 시작한 것이다. 섬 전체가 식물원인 오동도와 잇닿은 신항 3부두 쪽에는 25층 높이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들어섰다. 대명리조트가 700억원 가까이 들여 짓는 고급호텔(282실)로, 각국 대표 등 VIP들의 숙소로 활용된다.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 산 중턱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1442가구의 엑스포타운(행사요원 숙소)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11월이면 한국관과 국제관, 주제관 등 10여개 전시관이 대부분 완공되고 100여개 참가국의 전시 콘텐츠도 배치된다. 시범 운영은 내년 3~4월 이뤄진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상하이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 여수 엑스포는 인정 엑스포”라며 “등록 엑스포는 5년에 1회, 최장 6개월간 규모에 제한 없이 열리지만 인정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 사이에 1회 열리고 기간은 최장 3개월, 면적은 25만㎡로 제한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규모가 작지만 95개국, 7개 대기업이 참가신청을 마쳤고, 생산유발 효과만 12조 20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수천명의 인부들은 이미 지역경제에 훈풍을 몰고 왔다. 비좁은 부지 탓에 현장에 식당을 마련하지 못해 인부들은 점심 시간마다 인근 식당을 찾는다. 이날도 식당들은 북새통을 이뤘다. 여수시 관계자는 “다음 달 서울의 조직위가 여수로 옮겨 오고 현장 인부가 2만명까지 늘면 7만 9000여명으로 예상된 고용유발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걱정도 앞서는 상황이다. 이곳을 둘러본 관계자들은 “VIP용 고급 호텔과 직원 숙소를 제외하고는 일반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바닷가 인근 모텔들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묵고 가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엑스포 기간 예상 해외관광객도 전체의 6~7%에 머물러 있다. 엑스포의 ‘킬러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질문도 나온다. 예컨대 조직위 측은 스페인관에선 피카소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플라시도 도밍고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지만 ‘해양’이라는 공통된 주제에선 벗어난 것들이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다. 조직위 측은 “지역 행사가 아닌 국가가 유치한 행사지만 위상에 걸맞은 관심이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한 시민은 “2007년 11월 전남의 작은 반도인 여수가 엑스포 유치 소식에 들썩였다.”면서 “개막까지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여수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나와 당신, 세금 더 내야”… “찬성한다”

    최근 재선 도전을 선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텔레비전 생방송이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판 ‘국민과의 대화’인 온라인 타운홀미팅 행사를 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온라인을 활용한 선거 운동으로 큰 효과를 거둔 오바마 대통령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셈이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1시간 10분가량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열렸다. 행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질문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페이스북 직원과 지역 유지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타운홀미팅은 미국에서 정책 결정권자나 선거 입후보자가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정책이나 주요 이슈를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비공식 공개회의를 말한다. 저커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제와 이민, 공공의료보험 등에 관해 물었다. 그러나 민감한 사안인 마리화나 합법화나 온라인 프라이버시 등은 질문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행사를 시작하면서 “내가 바로 마크(저커버그)에게 정장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하게 한 사람”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저커버그는 공개 석상에서도 정장 대신 후드티를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커버그는 행사가 끝난 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페이스북 로고가 새겨져 있는 후드티를 선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공화당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정부 부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나와, 솔직히 말해 당신(저커버그)과 같은 사람들이 세금을 좀 더 내야 한다.”고 말했고 저커버그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화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민법 개혁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외국인들에 대해 언급할 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고등교육을 받은 똑똑한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사업을 시작할 경우 그들을 환영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보내야겠느냐.”면서 “그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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