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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청년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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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살아나는 제노포비아 망령

    유럽에서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혐오증)’의 악령이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설쳐대고 있다. 러시아, 독일 등에서 스킨헤드(Skin head)를 비롯한 극우민족주의자들의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폭행사건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조직 폭력의 양상까지 띠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참에 아예 유럽에서 극우정당을 불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동쪽으로 45㎞ 떨어진 뮈겔른에서 열린 마을축제에서는 약 50명의 독일 젊은이가 인도사람 8명을 집단 폭행해 12명이 다쳤다. 작센주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외국인 혐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폭행한 독일 젊은이들이 외국인 혐오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독일 서부 마인츠에서도 아프리카계 외국인 2명이 극우파 청년들에게 맞아서 1명은 중상을 입었다. 26세의 수단사람은 와인 축제 장소에서 와인병으로 머리를 맞는 등 집단 폭행을 당했다.39세의 이집트사람은 이 수단사람을 도우려다 구타를 당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악명높은 극우단체 스킨헤드가 툭하면 외국인을 겨냥, 잔인한 폭력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한국인도 예외없이 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음악을 전공하던 조모(당시 16세)씨가 스킨헤드의 공격을 받아 11군데 자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극우주의자들까지 스킨헤드의 범죄행위를 답습, 외국인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행위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폭행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배후에는 극우 정당들이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문화마당] ‘바리데기’와 한국 사회의 미래/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황석영의 장편소설 ‘바리데기’는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 있는 작가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여기서 작가는 한국의 전통적인 구비 서사인 바리데기 이야기를 우리 시대의 삶의 문제와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매우 풍부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 소설로 거듭나게 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북한의 청진이 고향인, 어느 당 간부 집의 일곱 번째 딸 ‘바리’다. 전통적인 바리데기 이야기에서처럼 이 소녀는 나면서부터 버림을 받지만 구해져서 새 생명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황석영은 이 소녀의 성장기 속에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세계사의 흐름을 응축시켜 보고자 했다. 덕분에 어린 소녀 ‘바리’는 북한의 청진에서 무산으로, 중국의 만주를 거쳐 다롄으로, 여기서 다시 영국의 런던에까지 건너가게 된다.‘바리’ 소녀가 북한 대기근의 와중에 어머니, 아버지와 헤어지고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홀로 런던에까지 흘러가 파키스탄 청년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는 어느 면에서 작위적이지만 그 메시지는 아주 복합적이다. 한반도의 울타리를 넘어서 중국과 유럽으로 확산되는 이야기의 무대는 우리들의 삶이 이미 세계사의 일부임을 상기시킨다. 특히 이 소설을 위해서 작가가 직접 오랫동안 체류하면서 탐사했다고 하는 런던에 대한 묘사는 음미해 볼 만하다. 런던은 주지하듯 제1세계의 중심국가 중 하나인 영국의 수도. 그러나 이 소설에 나타난 런던은 앵글로색슨 족속들만의 도시가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밀려든 온갖 국적의 제3세계 시민들의 ‘집산지’다. 이런 ‘혼혈, 혼합의 도시 형상은 우리들의 세계가 바야흐로 탈국경, 탈민족적인 차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알려주기에 족하다. 어떤 견해들에 따르면 이러한 탈국경, 탈민족화는 세계 자본주의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시대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제1세계뿐만 아니라 제3세계 사람들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 차원에서의 이주, 대규모의 노동 이동 현상이 범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황석영의 ‘바리데기’는 세계화 시대라 불리는 이 21세기에 소설은 과연 어떤 형식과 내용을 가져야 하고 또 가질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직면한 한국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인가. 한국으로 밀려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흐름은 한국이 ‘다행스럽게도’ 제1세계 국가들의 모델을 따라가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모델은 우리들이 첨단 자본주의 체제의 경제 논리에 따라 불가피하게 민족적 ‘단일성’을 대체해 나가는 혼합적, 혼혈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예기하게 한다. 필자는 이것을 중대한 딜레마라고 주장하고 싶다. 경제 논리를 따라가는 한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행복한 본질 안에 안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혼합, 혼혈의 위험 때문에 경제 논리를 포기하지도 못할 것이다. 우리는 임박한 미래, 아니 이미 우리 앞에 하나의 현실로 박두해 있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삶의 규칙과 가치관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는 민족주의에 대해서 과도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단일성’의 논리라는 것이, 근대의 산물이고 그만큼 허구적, 상상적이라 해서 쉽게 파기해야 하는 것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마다 그 사회가 믿고 싶어 하는 신화가 있고 여기에는 그만한 연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좀 더 슬기로울 수 있다면 우리 한국인들은 런던으로까지 떠밀려간 북한 소녀 ‘바리’와 같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넓게 포용하는 방향을 취해야 할 것이다. 황석영의 ‘바리데기’에 나오는 영국과 런던은 기실 우리들이 직면해 있는 현실과 다를 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벨기에 청년 쥴리안 “한국의 정이 그립더라고요”

    ”한국의 정이 그립더라고요.” 안방극장에 등장하는 외국인 연기자의 출연 빈도가 부쩍 늘어나면서 그들을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사도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다니엘 헤니와 ‘미녀들의 수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에바 포비엘이 대표적인 경우. 따가운 햇살이 유난히도 강했던 어느 여름 날, 다니엘 헤니와 에바 못지 않은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찾아갈 벨기에 청년 쥴리안 쿠앵타르(Julian Quintart·21)를 만나 연기 욕심과 한국 생활을 들어보았다. ▶ [관련기사]벨기에 청년 쥴리안 “한국의 정이 그립더라고요”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터뷰] 줄리안 “한국의 情이 그리웠어요”

    [인터뷰] 줄리안 “한국의 情이 그리웠어요”

    “한국의 정(情)이 그립더라고요.” 최근 안방극장에 등장하는 외국인 연기자의 출연이 부쩍 늘어나면서 그들을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사도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다니엘 헤니와 ‘미녀들의 수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에바 포비엘이 대표적인 경우. 햇살이 따가웠던 어느 여름 날, 다니엘 헤니 못지 않은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찾아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벨기에 청년 줄리안 쿠앵타르(Julian Quintart·21)를 만나 연기 욕심과 한국 생활을 들어보았다. 풋풋한 10대티를 갓 벗은 듯한 줄리안은 첫 인사부터가 색달랐다. “안녕하세요. 87년생 토끼띠 줄리안입니다.” 줄리안은 통통 튀는 목소리로 ‘십이지신(十二支神)식 나이’를 말한 후 정중히 인사했다. 한국인보다 더 깍뜻했던 인사에 당황한 것도 잠시, 술술나오는 한국말에 자연히 귀가 쏠렸다. 줄리안은 “요즘에는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문제”라며 “SBS 새 금요드라마 ‘날아오르다’에서 맡은 역할이 한국말이 어눌한 외국인이라 한국 발음을 못하는 것처럼 해야해요.”라고 불만아닌 불만을 터뜨렸다. ‘날아오르다’는 줄리안이 정식으로 데뷔하는 첫 드라마. 이미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어설프게 섞어 말하는 외국인 역할로 연기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드라마에 데뷔하는 심정이 어떤지 물어봤다. “주인공을 맡은 김남진씨의 동생 역을 맡았어요. 지금은 표정 연기와 대사 처리에 초점을 맞춰 연습 중인데 어렵지만 점점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한국을 온지 벌써 2년. 처음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나라였지만 이제는 쉽게 길거리를 다닐수 없을 만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그 먼 벨기에에서 어떻게 한국을 찾게 되었을까? 줄리안은 “고등학생 시절 아시아권 나라에 관심이 많았다.”며 “남들보다 2년먼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국제 로터리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당시의 한국에 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처음에 간 곳이 충남 서천의 작은 학교였어요. 한국 친구들이랑 정말 신나게 놀았죠.”라며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자 점점 외로워지더라고요.”라고 말을 이었다. 줄리안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한국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팔도유람기’ 코너에서 그는 ‘몸빼바지’를 입고 밭을 갈구거나 걸쭉한 사투리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줄리안은 “‘팔도유람기’는 정말 대본없이 촬영된거예요. 자체 제작된 3인용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언덕에 올라갈 때 한국인들이 차에서 내려 밀어주기도 했지요.”라며 한국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을 고마워했다. 지금까지 가 본 곳 중, 어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물어보니 그는 “촬영 차 금강산에 갔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한국인들이 금강산에 쉽게 못 간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울 정도”라고 대답했다. 이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물어보니 망설일 것도 없이 대답이 쏟아졌다. “한국 음식 다 좋아해요. 제일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미역국’이예요.”라며 돌아오는 자신의 생일에도 직접 만들어 먹을 거란다. 이어 줄리안은 “이번에 출연하는 드라마가 제 생일에 첫 방송돼요.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꼭 봐주세요.”라며 드라마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부모님을 만나러 벨기에로 가 있는 동안에는 오히려 한국 문화와 한국인이 그리워 진다는 줄리안. 연기도 더 열심히 하면서 인정많은 한국에 남아있고 싶다는 그에게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더운 여름 시원한 ‘웃음 충전’

    이 얼굴들, 그동안 포스터만 봐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올 초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한 차례 원없이 웃겨줬던 배우 임창정이 눈치코치 없는 시골 청년으로 또 한번 웃음 폭탄을 터뜨릴 태세다. 여기다 우리나라 안방도 접수했던 영국산 코미디 ‘미스터 빈’과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도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주겠다며 스크린으로 넘어왔다. 국내외 블록버스터와 공포 영화 일색의 극장가에서 이들의 출현은 두손 들고 반색할 일. 무더위로 인한 짜증을 이들이 선사하는 ‘무공해 웃음’으로 날려보시길. ● 韓 ‘역사의 비극’ 이번엔 코미디로 요즘 나오는 국산 코미디가 다 그렇지 뭐, 했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 앞에서만은 편견을 한번쯤 접어둘 만하다. 임창정·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은 기막힌 상황 설정과 주·조연들의 열연으로 자연스럽고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당초 ‘스파이더맨3’의 위세가 등등하던 5월 개봉 예정이었다. 당시 지연 이유에 대해 배급사측은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라는 이유를 댔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괜한 말이 아니다. 강원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평화로운 마을 청솔리. 이 마을은 6·25 전쟁 직후 어이없게 남과 북으로 갈라진 곳이다. 부모 형제로 함께 모여 살던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한 나머지 당국 몰래 땅굴을 파놓고 알아서 가족상봉을 실천해 왔다. 어느날 삼청교육대 출신의 공영탄(임창정)이 마을에 우연히 오게 된다. 주민들은 “삼청교육대 출신”이라는 말만 듣고 그를 마을 분교에 부임할 예정인 선생님으로 착각한다. 얼떨결에 선생님이 된 영탄은 남의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고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집요한 성격. 우연히 마을 이장(임현식)과 그의 처제 선미(박진희)의 은밀한 현장을 목격한 뒤 두 사람의 관계를 파내려다 마을 사람들의 더 큰 비밀을 알게 되는데…. ‘위대한 유산’‘조폭마누라’ 등을 연출한 김종진 감독은 남북분단, 삼청교육대 등 역사적 비극을 유머러스하게 버무려 맛깔나게 내놓았다. 저질 말장난이나 욕설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모처럼 이야기도 풍성하고 웃음도 가득한 유쾌한 영화다. 임창정, 박진희, 임현식, 이한위 등 코미디가 뭔지 아는 배우들 덕에 영화의 맛도 더욱 잘 살아났다. 그러나 ‘웃음의 고갱이’는 특별 출연한 류승범의 연기. 그는 길을 잃고 헤매다 지뢰를 밟게 된 진짜 선생님 장근으로 나와 ‘천의무봉’ 수준의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지뢰를 밟은 순간부터 노숙자로 점차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배꼽을 잡지 않을 수가 없다.15일 개봉,12세 관람가. ● 英 미스터 빈, 파리에서 쇼를 하다 유행과 거리가 먼 구식 양복, 한번 보더라도 절대 잊지 못할 독톡한 얼굴, 덜 떨어진 말투와 몸짓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미스터 빈(로완 애킨슨).1990년대 영국 TV시리즈로 처음 출발, 한동안 명절마다 한국 브라운관에도 나타나 지루한 낮시간을 책임졌던 그가 이번엔 런던을 떠나 파리로 가자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는 미스터 빈이 교회의 추첨 행사에서 칸 여행권과 최고급 캠코더를 얻으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까지. 선물로 받은 캠코더를 너무 애용하다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당연하게도(?) 연거푸 사건이 벌어진다. 역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기차를 놓치기 일쑤고, 가방을 놓고 내리거나 여권과 지갑을 놓고 타기는 예사. 급기야 자신의 실수로 러시아에서 온 부자를 이산가족으로 만들고 자신은 빈털터리 신세에 유괴범으로까지 몰리게 된다. 하지만 소년을 아버지에게 데려다 주고 자신의 여행을 끝내기 위해 칸에 꼭 도착해야만 한다. 영화의 묘미는 여행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일들을 비범한 웃음으로 승화시킨 데 있다. 그 웃음은 미스터 빈의 ‘몸짓 개그’로 극대화된다. 도저히 먹기 힘든 음식을 처리하는 그만의 비법, 돈이 궁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어가 달라도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그는 온몸을 내던져 보여준다. 즐겁지만 실없이 웃기기만 했던 영화는 후반 들어 통렬한 현실 풍자까지 담아 낸다. 희생양은 미스터 빈과 한 차례 악연이 있었던 영화감독 카슨 클레이(윌리엄 데포). 그는 상업광고를 찍으면서도 예술영화 감독이라고 뻐기는 인물.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인 클레이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벌이는 미스터 빈의 소동은 ‘난해한 영화=예술영화’라는 천박한 등식을 향해 날리는 ‘거침없는 하이킥’이다.15일 개봉, 전체 관람가. ● 美 ‘엽기가족’ TV 넘어 스크린 접수 “왜 TV시리즈를 돈 내고 극장에서 보냐?” 호머 심슨의 시니컬한 자아 비판 유머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더 무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장에서 돈 주고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1987년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하는 24초짜리 만화로 별볼일 없게 시작한 ‘심슨가족’은 도발적인 유머로 금세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현재까지 18시즌,400회가 넘는 에피소드를 자랑하며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오래 방영되고 있으니 이들의 스크린 데뷔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슈렉’‘라따뚜이’ 등 3D 애니메이션이 판치는 시대에 ‘2D’로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주특기인 ‘뻔뻔한’ 입담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듯하다. 영화는 패스트푸드의 유해성과 자연파괴가 불러올 환경재앙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것은 아니어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 교훈적인 내용을 엽기가족의 소동을 통해 그려내니 거부감 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하지만 실컷 웃은 뒤 그 안에 들어있는 ‘뼈’를 발견하게 해주는 녹록지 않은 영화다. 트랜스 지방 덩어리인 도넛 하나 때문에 호머 심슨은 자신의 동네 스프링필드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정부는 마을을 없앨 궁리를 하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심슨가족을 위협한다. 가까스로 탈출해 알래스카에서 새 생활을 꿈꾸지만 이내 가족들은 그를 떠난다. 마침내 호머는 가족을 되찾고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용감한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미국의 정치·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현상에 대해 시종일관 조롱을 퍼붓는다. 유명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실제 벌어진 일들이 패러디돼 맥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웃음의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2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가족들 “어디든 가서 호소할것”

    [아프간 피랍 사태] 가족들 “어디든 가서 호소할것”

    “더 이상 맥 놓고 앉아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미국이든 아프간이든 달려가 살려달라고 매달려야죠.” 2일 아프간 피랍 사태가 보름째로 접어들어서도 협상에 진전이 없자 피랍자 가족들은 “아프간에 직접 가서 호소하고 싶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 1일 ‘군사작전 개시’라는 외신 보도 이후 마음을 졸이고 또 졸이던 가족들은 밤샘 회의를 통해 미국과 아프간을 직접 찾아 당국자에게 호소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는 5일 미국·아프간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에 도착해 미국 내 정·관계 유력 인사와 시민들에게 ‘미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호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잠정적으로 아프간에 5명, 미국에 3명 정도 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면서 “정부측 만류로 아프간 입국이 힘들면 주변 국가에 가서라도 외신을 통해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호소하겠다는 것이 가족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족들의 이런 계획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피랍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경기 성남 정자동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을 찾은 김호영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유족들을 달랬다. 피랍자 가족들은 한동안 이어지던 피랍자들의 육성 공개가 끊기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여성 피랍자 가족은 “탈레반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생각에 육성 확인을 거부하긴 했지만 막상 아무 소식도 없고 일부 여성 피랍자가 위중한 상태라는 외신 보도까지 나와 더욱 불안하다.”며 초조해했다. 한편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고(故) 심성민씨의 빈소가 차려진 분당 서울대병원에는 정부 관계자와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차성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하고 “(심씨의 죽음이) 마지막 희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국가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 30여명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미옥(29·여)씨는 “고인과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좋은 뜻을 가지고 떠났던 아름다운 청년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워서 왔다. 나머지 피랍자들이라도 하루 빨리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도 국내외 인사들의 위로 방문이 잇따랐다. 아시타 페라라 주한 스리랑카 대사는 이날 오후 사무실을 찾아 “스리랑카에서도 많은 피랍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피랍자 가족들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며 위로했다. 심씨의 시신은 앞서 이날 오후 4시45분쯤 두바이발 아랍에미리트항공 EK322편을 통해 국내로 운구돼 분당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시신은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으며 기증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시를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채석현 검사는 “오른쪽 관자놀이 아래에서 왼쪽으로 두 발의 총상이 있었다. 오른쪽 어깨와 후두부에 상처, 왼쪽 눈에 출혈, 아래턱에 골절이 있었지만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어 3일 오후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부검이 끝나는 대로 가족장을 치른 뒤 4일 오전 11시쯤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헤이그 특사,또 다른 100년의 약속/이병구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지난 7월14일은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100년이 지난 오랜 사건임에도 이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국제학술회의, 한국무용단 공연, 기념식 등 여러 행사가 다채롭게 치러졌다. 특히 기념식에는 이상설, 이준, 이위종 세 분 특사의 후손,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관계자, 유럽 각지에서 모인 재외동포, 헤이그 시장을 비롯한 외국인 등 70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정부 및 국회 대표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도 참석하여 그 날의 의미를 빛내주었다. 100년 전 나라는 힘을 다하여 강제로 빼앗겼고, 뒤늦게 이를 세계만방에 호소하기 위하여 세 분의 특사가 헤이그에 파견되었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엄격한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 앞에 좌절되었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어 비극적인 역사 현장에서 당당하면서도 성대히 기념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재외동포, 그리고 많은 외국인 등도 한결같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상에 놀라워했다. 지난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현지에서 뜻있는 행사를 하는 모습에 모두들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교포 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의 ‘고향의 봄’ 노래는 선열들의 응어리진 넋을 달래주기에 충분했고,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기념연주는 기념행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으며, 참석자 모두를 감동시켰다. 특히 서울을 폐허의 도시로만 기억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선열들이 그렇게도 부르고 싶었을 애국가를 부르며, 모두 한마음으로 대한민국 만세를 목청껏 외치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의 떨림을 억제할 수 없었다. 이 감동의 순간에 100년간 우리의 피맺힌 외침이 무참히 묵살 당하던 약소국에서 유엔의 수장을 배출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을 떠올리게 되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두꺼운 장벽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쓰러져가는 나라를 되살리려는 헤이그 특사의 눈물겨운 헌신과 희생은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투쟁으로,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국가 수호활동으로, 또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국가가 어려울 때 마다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일궈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헤이그 특사의 용기와 의로움은 우리 민족에게 위로와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의 원천이었고, 이는 고국에서 1만㎞나 떨어진 헤이그에 700여명이 모였고 고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들을 기리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 100년간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이를 잘 극복해 내었기에 선열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의 시대에 우리는 100년전 어두운 시기에 너무 무모했기에 더욱 아름다운 특사들의 발걸음이 우리의 등불이 되어 이끌어 주실 것을 믿는다. 앞으로 100년 후에는 보다 자랑스러운 나라의 모습으로 특사들을 기릴 수 있도록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것이 선열들의 영전에 바치는 우리의 약속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약속의 실천은 올곧은 지사의 길을 걸었던 이상설선생과 이준열사, 헤이그에서는 청년 외교관으로 그리고 이후에는 독립투사로 일관했던 이위종선생과 같은 자랑스러운 선열들을 기억하며, 이분들의 삶이 우리의 후대에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병구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 佛 ‘방리유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2005년 10월27일. 프랑스 파리의 방리유(banlieue, 도시외곽지역) 클리시부아에서 아프리카 이민자 2세 소년 두 명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하다가 감전사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송전소의 담을 넘다가 변압기에 떨어져 사고를 당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주변에 일어난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들을 용의자로 보고 검문하려 했을 뿐 추격전은 없었다.”는 경찰쪽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주변 지역에서 절도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한 방리유의 청년들은 이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일어섰고, 이는 이른바 ‘프랑스 방리유 소요사태’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전파를 탔다. ‘공존의 기술:방리유, 프랑스 공화주의의 이면’(이기라·양창렬 등 지음, 그린비 펴냄)은 이 방리유 사건의 의미와 원인, 파장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진단한 책이다.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필자들은 프랑스 내 또다른 이방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들이 체험하고 목격한 프랑스라는 나라의 본색을 보다 실감나게 전한다. 이들의 통찰은 비단 방리유 사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주변인, 소수자, 이방인에 대한 안목까지 넓혀준다. 책은 먼저 1990년대 이래 뚜렷한 적이 사라진 상태에서 프랑스가 사회 통제를 위해 강화하기 시작한 ‘치안논리’에 주목한다. 필자인 이기라씨는 “최근 20여 년 동안의 치안논리와 그에 기반한 낙인과 처벌의 정치가 소외지역 청년들의 절망과 증오를 누적시켰다.”면서 “치안담론은 주권을 재정당화하고 권력강화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치기술로 사용돼 왔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필자인 양창렬씨는 ‘시테의 야만인’이란 장에서 1889년 파리 지방 선거의 한 후보자가 사용한 뒤 널리 퍼지게 된 ‘방리유자르’라는 호칭에 주목한다. 방리유 주민을 일컫는 이 용어는 16세기부터 도시민들이 방리유 주민들에 대해 가져온 ‘무례’‘야만적임’ 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통념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씨는 “방리유자르는 프랑스 문화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지만, 프랑스 정부에서는 그들이 아직 동화되지 않았다며 끊임없이 유예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자유·평등·박애’라는 혁명정신과 ‘톨레랑스’라는 보편적 가치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의 그늘을 조명함으로써 방리유 소요가 단지 일회적 사건이나 예외적 사태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7년 3월27일 파리 북역에서 무임승차한 청년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요나 니콜라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방리유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책은 방리유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세계 어디에나 이같은 가능성이 잠재해있다고 알려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대적인 불법체류 단속 이후 외국인 노동자 수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차가운 거리에서 얼어 죽었다. 또한 이주노동자정책은 아직도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방리유와 화해하고 공존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한 걸까.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모따의 귀화 환영하자

    축구가 사회의 집합적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떤 징후는 충분히 보여준다. 이를테면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과 광장 문화는 대표팀 응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열정적인 사회,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소망이 어울리는 사회, 더 많은 문화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이후 우리 사회는 반도의 작은 나라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좌표를 설정하게 됐다. 외국 여행이나 유학, 인터넷에 의한 세계 문화의 접목, 외국인의 국내 취업 등으로 외국에 대한 필요 이상의 경계심이나 금기도 많이 사라졌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가 하면 바로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고 기량을 가진 모따(성남)가 한국 귀화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축구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모따는 “귀화 요건을 갖춘 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맞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4년 전남을 시작으로 2005년 성남으로 이적하며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을 했다. 오른발이 하는 일을 왼발이 모르게 하는 능란한 드리블, 바늘 하나 꽂을 만한 자리에 정확히 찔러주는 예리한 패스, 경기 완급을 조율할 줄 아는 시야 등으로 최고 선수로 꼽힌다. 이번에 귀화 의사를 밝히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따처럼 폭넓은 시야와 빠른 템포를 가진 선수가 공격을 주도한다면 현재의 공격수들이 맘 놓고 상대 골 네트를 뒤흔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족 순혈주의로 대응하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수많은 국내 선수들이 오로지 ‘애국심’만으로 공을 차는 것이 아니듯 모따에게 어떤 ‘애국심’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 ‘민족’ 가운데 누군가가 외국에서 뜻을 펴고자 할 때 그쪽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하듯 축구공 하나에 인생을 건 모따가 새 근거지로 한국을 택하겠다는 것은 그의 자유이자 우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활 양식과 직업의 세계가 펼쳐지는 시대에 모따의 선택을 막을 이유는 하등 없는 것이다. 물론 큰 대회를 앞두고 급하게 귀화시켜 뛰게 한다면 권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원의 이싸빅처럼 예전에 크로아티아 대표 선수로 뛴 경험 때문에 귀화해도 대표가 될 수 없음에도 한국을 택해 새 삶을 아름답게 사는 청년들도 있다.경남FC의 골키퍼 코치 신의손(옛 이름 사리체프)도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예다. 모따의 귀화는 권할 만한 일이다.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뿐더러 우리 사회가 순혈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데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2단계 기업환경 개선대책] 단국대 서울캠퍼스등 개발 길 터

    LS전선은 1996년부터 10년에 걸쳐 경기도 군포 공장을 전북 전주시의 산업단지로 이전했다. 하지만 군포에 있는 25만 7000여㎡(7만 7800여평)의 부지는 아직까지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군포시가 공장의 용도 변경을 허용하지 않아 매각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학교·공장부지 개발 가능…이전 촉진 정부는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지방 이전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따로 놀고 있다. 공업지역과 학교시설로 묶이면 용도 전환이 쉽지 않고 때문에 활용가치가 떨어져 매각은 어렵다. 부지가 팔리지 않으면 지방으로 가고 싶어도 막대한 이전 비용 때문에 못간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대책에서 3만㎡ 이상의 공장이나 학교 등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용도전환할 수 있게 했다. 서울 시내 공장이나 학교 부지를 아파트나 근린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서울에만 4년제 대학이 50개에 이른다. 지금까지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법인세 감면, 취득·등록세 면제, 재산세 감면 등 세제혜택뿐이었다. 게다가 지자체들은 기업 이전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용도전환 때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을까 해서 비협조적이었다. 예컨대 경기도 안양시의 D기업은 내년까지 3만 9000㎡의 공장을 충북 충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안양시는 “공장을 옮긴다면 용도 변경을 해주지 않겠다.”고 반대했다. 부지가 팔려야만 1000억여원의 이전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D기업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내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학교 등이 이전할 경우에도 용도전환을 허용할 방침이다. 따라서 14년째 끌어온 단국대 한남동 캠퍼스의 주택개발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국대는 올해 경기도 용인 죽전으로 본교를 이전하지만 기존 부지가 학교 시설에서 해제되지 않아 초고층 아파트 건설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공사 발주 내년 생산 예정 정부는 수도권 규제의 상징적 사례로 꼽힌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을 사실상 허용했지만 신·증설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오염 물질을 추가로 ‘방류’하지만 않는다면 공정전환은 환경부 고시의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행법상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구리·납·카드뮴 등 유해물질 19가지를 배출하는 공장은 세울 수 없다. 하이닉스는 일단 구리 공정 전환을 허용해준 것을 반긴다. 하반기 공사를 발주해 내년에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진짜 바라는 것은 12인치(300㎜ 웨이퍼) 구리 공정의 신·증설이다. 이천 공장의 알루미늄 공정 옆에 짓고 싶어한다. 올해 착공한 충북 청주의 1차 공장 증설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천 2차 공장 증설은 쉽지 않다. 정부는 이미 폐수 등 오염물질의 ‘배출’ 문제로 증설은 불허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설령 하이닉스가 ‘무방류 시스템’ 등을 내세우더라도 또 다른 벽은 수도권 규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이천은 자연보전권역에 지정돼 공장 증설이 어렵고 수도권 과밀해소 목적에도 맞지 않다. 다만 정부가 지난 1월 “차기 정권에서 상수원 주변지역의 공업입지에 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증설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고쳐야 할 법은 수두룩해 여론 수렴에만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관계 부처간 조율도 완벽하지 않다. 환경부는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구리 등 오염물질 배출공장에 대한 규제에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는 당초 올해부터 2009년까지 비수도권(청주)-이천-제3의 지역에 순차적으로 4조 5000억원씩 총 13조 5000억원을 들여 3개 공장을 짓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2010년까지는 청주를 제외하곤 신·증설이 어려워 보인다. 때문에 하이닉스는 청주에 1층이 아닌 2층 구조로 2차 공장까지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세제·환경규제등 105개 개선과제 담겨 ‘2단계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은 기업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한 세제, 수도권 환경규제, 벤처금융 등 105개 개선과제가 제시됐다.1단계 종합대책과 달리 과제의 80%가 올해 말까지 완료돼 체감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책을 짚어 본다. ●계획관리지역 내 소규모 공장 허용 전국 계획관리지역에서 소규모(1만㎡ 이하) 공장 설립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계획관리지역은 옛 준농림지 가운데 택지 등으로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 현재는 지자체의 도시계획조례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정부는 국토계획법상 시행령을 개정해 공장 설립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되, 필요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폐수를 내보내지 않는 비공해 기업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지역에 공장설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내년까지 마련된다. 현행 농업용저수지 상류방향 5㎞ 내 공장설립을 금지하는 규제도 도시지역 및 계획관리지역에서는 거리제한기준이 2㎞ 내로 완화된다. ●1조원 벤처 펀드 조성 정부는 산업은행이 올 하반기에 1조원 규모의 ‘글로벌스타 육성펀드(가칭)’를 새로 조성하도록 해 창업 초기 단계인 혁신형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대상이며, 창업한지 7년 미만이면 우대받는다. 대출, 출자, 회사채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며, 금리도 실행금리에 비해 최고 1%포인트까지 우대해준다. 상호저축은행의 벤처펀드 출자도 허용된다. 올 하반기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규정을 개정해 자기자본의 10%나 펀드의 10% 등 일정한도에서 출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창업 초기인 중소기업에 대한 취득세·등록세 면제기간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자동차 배출가스 미국제도 도입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방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운영하는 ‘평균 배출량 제도(FAS)’로 바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조치다. 연료별·차종별 배출가스 농도 규제는 사라지고, 제작업체는 정부가 제시한 ‘평균 배출량 기준’ 내에서 다양한 배출등급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 제도도 개선된다.2006년 이후 강화된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경유차와 그 이전 생산된 차량 간의 형평성을 맞출 방침이다. ●짓고 있는 건물도 담보 설정 건축 중인 건물도 건조 중인 선박 처럼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는 ‘저당권 등기제도’가 도입된다. 현재 건축 중인 건물은 초기에는 동산으로, 기둥·지붕·주벽이 만들어지면 부동산으로 인정받아 양도 담보권자의 권리가 정확히 보장되지 못한다. 이에 금융기관이 담보로 인정하지 않거나 담보가치를 낮게 평가해 중소기업이 공장을 신설·증설하는 과정에서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고 졸업생 중소기업 재직시 입영 연기 공고 졸업생이 중소기업에 취직한 뒤 최대 4년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2년 연기할 수 있다. 청년 실업자, 고령자, 장애인 등 계층의 취업 촉진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감소를 꾀하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 제도의 시행기간도 당초 올해 9월에서 2010년까지로 연장된다. ●직장보육시설 운영 부담 경감 사업주의 직장보육시설 운영 부담이 줄어든다. 저출산에 따른 직원들의 자녀 수 감소로 정부 지원 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고용보험법시행규칙을 개정해 사업장 소속과 관계없이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녀 수가 보육아동 수의 2분의1을 넘으면 지원해줄 방침이다. 또 외국인근로자의 취업기간(3년) 만료 3개월 전부터 고용허가 신청을 허용해 기업의 근로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인의 영어 이름/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2001년 미국 콜로라도대학으로 연수를 떠나면서 ‘Dawn’이라는 영어 이름을 준비해갔다.‘도운’이라는 나의 이름과 발음도 흡사하고 새벽이라는 뜻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케팅 수업에서 그룹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미국인 학생이 “Dawn은 여자 이름”이라고 지적하면서 “비슷한 발음의 남자 이름인 Don으로 바꾸라.”고 조언해 줬다. 이후 1년반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대부분의 교수와 학생들은 나를 Don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그들도 편했고, 나도 편했다. 2004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해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프레스센터에 등록했다.Do Woon Lee라고 이름을 적어내자 담당 직원이 “성이 Do냐,Lee냐.”고 물었다. 마음 속으로 ‘성을 앞에 쓰는 미국인도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물론 Lee”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은 “그러면 Woon은 First Name이냐,Middle Name이냐.”고 물었다. 다시 마음속으로 ‘아시아에는 Middle Name을 쓰는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며 “First name”이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이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Do와 Woon은 왜 띄어쓰느냐.”고. 몇달이 지나자 그 직원이 그런 질문들을 던진 까닭을 이해하게 됐다. 워싱턴에서 만난 아시아 국가 출신 외교관과 기자들의 이름 표기 방식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 3국 국가원수의 이름을 예로 들어보자. 뉴욕타임스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Hu Jintao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Shinzo Abe로 표기한다. 후 주석은 성을 먼저, 아베 총리는 이름을 먼저 쓴다. 노무현 대통령은 Roh Moo-hyun으로 표기된다. 세 나라가 각각 다르다. 한국의 경우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당국자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식 표기를 따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Ban Ki-moon, 이태식 주미대사는 Lee Tae-sik이라는 표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고위인사들의 영어이름은 문광부가 정한 표기법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관과 주재원들에게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각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표기한다고 말했다. 얼마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영어’라는 단어를 검색하다가 영어 이름과 관련된 주제어가 상위에 몰려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영어이름 짓기, 예쁜 영어이름, 여자 영어이름…. 영어 이름과 관련한 한국인들의 우선적인 관심은 외국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이름을 찾는 데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리가 외국인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최근 신혼부부들이 태어날 아기의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수지나 지나, 세리 등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에서는 길벗(Gilbert)이라는 운치있는 이름을 가진 한국 청년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초 방문했던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그와는 상이한 경험을 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는 강의실마다 90개의 이름표가 놓여 있다. 이름표에는 발음하기 까다로운 중국, 인도, 파키스탄, 중동, 동유럽 지역 학생들의 이름도 많았다. 비즈니스 스쿨 관계자에게 그런 학생들은 부르기 쉬운 미국식 애칭을 갖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은 첫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콜로라도 연수 시절 샌드라 모라이어티라는 교수와 엘리자베스 맥과이어라는 학생은 굳이 Don이 아니라 Do Woon이라는 나의 원래 이름을 불러댔다. 샌드라는 “진짜 이름을 놔두고 왜 딴 이름을 쓰느냐.”고 했고, 엘리자베스는 “흔한 Don보다는 Do Woon이라는 이름이 더 특별하다.”고 했다. 꼭 이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콜로라도에서 만났던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인의 교육열과 해외 취업/설동훈 전북대 교수

    [열린세상] 한국인의 교육열과 해외 취업/설동훈 전북대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한국인의 높은 교육 열망에 힘입어 한국사회는 단기간에 숙련된 산업인력을 양성할 수 있었다. 그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이 달성한 급속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밀어닥친 고실업 상황 속에서 교육 투자의 효과는 대폭 줄었지만 한국인의 교육열은 식지 않고 있다. 한국의 2005년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82.1%로, 핀란드의 88%에 이어 세계 2위다.‘2005년 OECD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학교 교육비 비율은 7.5%로 OECD 평균 5.9%보다 1.6%포인트 높다. 학교 교육비는 정부 예산과 재단 전입금, 학생들이 납입하는 입학금·수업료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사교육비를 더한 총교육비는 국내총생산의 10%를 훨씬 웃돈다. 대학 진학률뿐 아니라 교육비 지출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해외 유학생 수다. 미국 국토안보부 ‘출입국·세관국’ 자료에 의하면,2006년 말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 수는 9만 3728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14.9%를 차지한다. 한국은 인도와 중국을 훨씬 앞질러, 단연 1위다. 이 통계는 학생(F1)과 직업훈련(M1) 사증 소지자 수만 나타낸 것이므로, 취업·투자·문화교류 사증 소지자 또는 영주권자의 자녀까지 포함할 경우 미국내 한국인 학생 수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5년 말 캐나다에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 수는 모두 2만 7549명(전체 유학생의 15.4%)으로 1위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2007년 현재 영국에는 약 2만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이민·시민권부 자료에 의하면,2006년 6월 30일 오스트레일리아에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 수는 1만 7492명(전체 유학생의 8.4%였)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번째다.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 의하면,2003년 뉴질랜드 한국인 유학생 수는 1만 5000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인 유학생은 미국·캐나다·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넘쳐난다.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2005년 일본내 외국인 유학생 12만명 중에서 중국인이 63%로 가장 많고, 한국인은 14%(1만 6000명)로 그 다음이다. 중국 교육부에 의하면,2006년 말 중국 대학에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 수는 5만 7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35.6%다. 단연 1위로, 그 수는 2위인 일본 유학생의 3배 이상이다. 약 2만 2000명으로 추정되는 초·중·고 유학생을 합할 경우, 중국내 한국인 유학생 수는 약 8만명에 달한다.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은 마냥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다. 한국사회에는 이미 고학력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국에서 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일자리 공급이 고학력화 추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탓에 꽤 많은 젊은이들은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거나 실업을 강요당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는 현재도 고달프지만,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면 앞날은 더욱 암담하다. 현 상황에서 고학력 한국인들의 탈출구는 해외 노동시장이 유일하다. 해외 유학생뿐 아니라 국내 대학 졸업자들의 해외 취업을 장려하여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이 땅을 떠나야만 비전이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젊은이들을 독려하여야 한다. 고학력 인력의 일자리를 어떻게든 확보하지 않고서는 인적자원 강국 한국의 미래는 없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
  • 美본토 군부대 공격당할 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뉴저지주 포트 딕스 육군부대를 공격하기 위해 무기구입, 사격연습 등의 준비를 하던 외국인 이슬람교도 6명이 수사당국에 체포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요르단과 유고슬라비아, 터키 태생의 20대 청년인 피의자들은 뉴저지주의 포트 딕스 육군기지 등을 공격해 대량 살상을 가한다는 목표 아래 부대를 정탐하고 사격 훈련 등을 실시하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움직임이 포착돼 공격용 총기 구입과정에서 모두 붙잡혔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세력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성전수행을 외치는’ 비디오테이프를 복사해줄 것을 비디오 가게 점원에게 요구했다가 이것이 FBI에 포착되면서 추적을 받았다. 피의자들 중 3명은 불법체류자,2명은 영주권자,1명은 미국 시민권자로 이들은 9·11테러범들의 유언 비디오와 테러훈련 비디오 등을 자주 보고 펜실베이니아주 포코노산에 주택을 임대해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의자들 중 한 명은 피자 배달부로 일하면서 부대 안에 들어가 사전 정탐을 실시했으며, 포트 딕스 이외에 필라델피아 해군시설, 델라웨어 도버공군기지, 필라델피아 해안경비대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dawn@seoul.co.kr
  •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동성애 합법화 고려”

    리콴유(李光曜 83) 전(前) 총리는 24일 싱가포르를 국제화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동성애 등은 합법화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전 총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들이 작가와 무용수 등 창조적인 사람들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창조적인 사람들을 원한다면 이들의 특이한 개성은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동성애가)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지 말자”며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행 싱가포르 법률에는 동성애 행위를 한 자는 최고 징역 2년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처벌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작년 11월 싱가포르 내무부는 양성애자의 일부 섹스 행위를 용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나 동성애자는 제외됐다. 앞서 리 전 총리는 지난 22일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청년당원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의 미래”를 주제로 행한 연설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싱가포르를 런던, 뉴욕과 같은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 미래를 위해 보다 많은 이민자와 외국인을 싱가포르 내에 정착시켜 사회융합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리 전 총리는 “우리가 활력에 넘치면 재능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재능있는 사람이 많으면 사회가 성장할 수 있게 된다”며 “내가 말하는 재능있는 사람이란 이 사회에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말했다. 초대 총리이자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의 부친인 그는 아직도 고문장관(Minister Mentor)직을 맡고 있어 싱가포르 사회에 끼치는 직.간접적인 영향력이 크다. 싱가포르는 과학.기술.금융의 중심도시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향후 40~50년 이내에 유능하거나 부유한 외국인 200만명을 이민자로 받아들여 현 450만명의 인구를 6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촛불과 거울/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직원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회사 임원들이 방송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한다. 그런가 하면 아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온 가족이 카메라 앞에 나와 그를 대신해 사죄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대단히 ‘일본적’이라고 생각했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일본만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 일반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직원이 사기를 쳤다고 임원이 사과할 일은 아니고, 아들이 사고를 쳤다고 부모가 사과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사람을 사원으로 뽑거나, 그런 아들을 낳아서 잘못 가르친 것도 ‘잘못’이라 생각하여, 거기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바로 이게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와 달리 공동체 정서가 강한 아시아의 정서일 게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나고, 그 범인이 ‘아시아계’라고 알려졌을 때,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바짝 긴장을 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범인이 ‘유럽계’라 알려졌다면, 어땠을까.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혹시 범인이 제 나라 사람이 아닐까 긴장했을까. 물론 그런 우려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아시아 사람들만큼 거기에 민감할 것 같지는 않다. 범인은 한국 사람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 일로 미국내 한인들이 싸잡아 범죄자 취급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다. 심지어 보복테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흘러다녔다. 그런데 미국의 반응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모양이다. 그쪽의 여론은 이를 무엇보다도 개인 범죄로 바라보고, 외려 총기소지의 문제를 지적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단다. 덕분에 이 불행한 사태의 수습은 다행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인들이 이를 개인 범죄로 봐주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국적으로 미안해한다. 서구적 정서와 아시아적 정서가 만나서 최선의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뉴욕 타임스에서도 “한국인 모두가 미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한국인의 태도에서 아마 잔잔한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자기와 소속이 같은 사람이 저질렀다 해서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귀한 일이다. 문제는 그런 태도의 이면에 깔린 다른 가능성이다. 가령 국내에 거주하는 동남아 외국인이 한국에서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켰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 사람들도 미국인들처럼 이를 ‘개인’의 범죄로 생각해 줄까. 아니면 그가 속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릴까. 내가 볼 때에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언론은 미국인들이 이 사건을 개인 범죄로 여기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한국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범인과 우연히 국적이 같은 사람들도 그 “다행”을 누릴 수 있을까. 절도, 강도, 폭행 등의 사소한(?) 범죄라도 외국인이 저질렀다고 하면 무섭게 달려들어 “추방하자.”고 악다구니를 퍼붓는 인터넷 분위기를 보건대, 나는 그들은 지금 한국인들이 감사하는 그 “다행”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 추측한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인종 폭동이 일어났을 때, 평등의 나라라는 프랑스 사회의 치부가 드러났다고 은근히 고소해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프랑스쯤 되니까 청년 둘이 감전사했다고 외국인들이 폭동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해 보자. 그때 우리 사회 분위기는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도 1930년대 독일 분위기랑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한 손으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을 드는 건 어떨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더이상 ‘용병’이라 부르지 마라

    국내 프로스포츠에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흔히 ‘용병’이라고 부른다. 어감도 좋지 않고 실제로 전쟁터에서 용병들이 하는 역할이란 게 ‘전투 병기’에 흡사한 것이라서 권할 만한 단어는 아니다. 물론 그들은 오로지 ‘승리’를 위해 데려온 선수들이지만, 굳이 피부색 때문에 ‘용병’이라는 전투적 용어로 부르는 것은 사양해야 할 것이다. 최근 프로농구에서는 LG의 외국인선수 파스코가 심판에까지 폭력을 행사해 큰 물의를 빚었다. 그 자체로는 중징계 감이다. 하지만 농구의 특성상 기량이 뛰어난 장신의 외국인 선수를 ‘강력하게’ 막아야 하는 게 수비의 기본이 되면서 이들의 불만 또한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시 축구로 눈을 돌려 보자.17일까지 펼쳐진 정규리그의 개인 득점 순위를 보면 10위 안에 무려 6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 있다.6경기에서 5골을 몰아 넣은 데닐손(대전)과 데얀(인천)이 선두를 달리고, 까보레(경남·4골) 루이지뉴(대구·3골) 뽀뽀(경남·3골) 제칼로(전북·2골)가 이름을 올렸다. 침체에 빠진 2년차 구단 경남FC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린 뽀뽀와 까보레는 전형적인 ‘빅 앤드 스몰’ 구성으로 좌우의 측면까지 두루 활용하는 넓고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포항 공격의 시발점인 따바레즈는 능란한 드리블과 0.1초도 틀리지 않는 타이밍 감각을 선보이고 있고, 동유럽 출신의 데얀(인천)과 스테보(전북)는 상대적으로 ‘거친’ K-리그에서 한순간에 자기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 보다 중요한 건 외국인 선수들이 단순히 그 기량만으로 팀내 입지를 다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일본에서 뛰는 보띠(전북)는 축구만이 가족을 먹여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높은 책임감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현재 경남 수비수 산토스 또한 막중한 책임의식과 성실함으로 동료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량인데, 성남의 모따는 감독들이 모두 탐낼 정도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루마니아의 약체 스테우아 부쿠레슈티는 06∼07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의 강호 디나모 키에프를 격파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올랭피크 리옹 같은 빅 클럽과도 인상깊은 경기를 펼쳤다. 그 팀의 감독이 90년대 수원 삼성의 전관왕 시대를 뛰었던 올리다. 그는 고국 루마니아로 돌아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수원에서 뛰면서 선수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렇게 ‘용병’들은 기량뿐만이 아니라 신뢰할 만한 동료로서, 그리고 K-리그를 발판으로 새 축구 인생을 개척한 입지전적인 스토리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가급적 용병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일시적인 용품처럼 부르지 말자. 그들은 청부업자들이 아니라 K-리그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온 선수들이며 무엇보다 낯선 곳에서 생소한 축구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아름다운 청년들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화를 내며 웃는 일본남자 많더라”

    “화를 내며 웃는 일본남자 많더라”

    『우리나라가 최고예요』-가수생활 10년에 첫 외국나들이로 한달동안 일본을 다녀온 가수 김상희(金相姬·27)의 귀국 첫마디. 일본「도꾜」의「힐튼·호텔」『아리랑 페스티벌』에 참가, 아낌 없는 찬사와 갈채를 받고 돌아온 김양은 지금 동남아 여러나라에서 초청장이 쏟아져 입이 함박만큼. 8월초「홍콩」으로 떠나 2개월쯤 동남아 순회 공연길에 오른다는데-. 한달 일본(日本)에서 공연 원·맨·쇼 인기얻고 『지난 7월13일 꼭 한달만에 집에 왔더니 아기가 날 못알아보잖아요? 왈칵 눈물이 났어요. 나쁜 엄마죠?』 6월12일부터 7월12일까지「힐튼·호텔」「나이트·클럽」에 출연, 노래도 부르고 MC도 보고 짤막한「원·맨·쇼」의 묘기도 보여 단연 인기 최고였다는 김상희. 본명은 최순강(崔純江).풍문(豊文)여고를 거쳐 65년 고려대(高麗大) 법과 졸업. 대학 1학년 때 KBS 전속가수모집에 합격, 손석우(孫夕友) 작곡 『텍사스·툴라』라는 노래를 불러 가요계에「데뷔」한 뒤로 미모의 여학사 가수 김양은 단숨에 정상에 올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인기는 변함이 없다. 『경상도 청년』『처음 데이트』『대머리 총각』『울산 큰애기』『빨간 선인장』등 헤아릴 수 없는「히트」곡과 함께 취입한 곡만 1백여곡. -이번 일본 공연은? 『가수 생활 10년만에 첫 외국공연이었죠. 처음에는 6월12일부터 28일까지 보름동안 계약했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으니까 15일 연장계약 했어요. 그리고 제 공연을 본 여러나라의「매니저」들이 계약을 교섭해 오고…』 -일본 공연 조건은? 『하루 40분간 1회를 하고 1백「달러」였어요. 그런데 그 40분이라는 게 정말 땀나는 시간이더군요. 조금도 쉴틈 없이 노래 부르고 MC도 보고, 「원·맨·쇼」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좀 쉴 수도 있고 여러가지도 여유가 많잖아요? 그런데 일본은 그게 아니더군요』 기술적인 면 앞섰지만 재질은 우리가 월등해 -「레퍼터리」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특히 일본은 무대에 따라서「팝·송」이 먹히는 곳, 뽕짝이 먹히는 곳의 구분이 뚜렷하더군요. 제가 출연했던 「힐튼·호텔」은 80%가 외국인이라서「팝·송」이 주무대였어요. 그래 주로「팝·송」을 불렀고 우리 민요 몇 곡하고 제 노래로는 「대머리 총각」「빨간 선인장」「어떻게 해」「당신을 알고부터」등 4곡을 불렀어요』 -일본의 가요계는? 『돈이 참 많아요. 한번만「히트」하면 그대로 백만장자에요. 돈이 많으니까 의상이 굉장히 좋고 또「어레인지」도 기가막혀요. 하지만 가수들의 음색(音色)은 단연 우리가 월등해요. 기술적인 면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음악적인 자질은 우리가 나아요』 -가요의 경향은? 『가지각색이에요.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어떤 것이 좋다하면 너도 나도 모두 그 흉내를 내려고 드는데 그네들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어요. 무엇보다 개성을 살리는데「포인트」를 두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처음「데뷔」할 때 바지를 입고 나왔다 하면 끝까지 바지차림이에요. 모방하는 기색은 전혀 없는 것 같았어요』 -일본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처럼 사치하지않더군요. 낮에 빛깔이 요란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볼 수가 없었어요. 참 검소해요. 사는 집에 가보아도 살기에 편하게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사치한 면은 보이지 않았어요』 홍콩·태국과 공연계약 연말엔 하와이 공연도 『일본에서 10대 재벌이라는 사람 집을 보았는데 겉 모양이 너무나 수수한데 놀랐어요. 우리나라처럼 궁궐 같은 집은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 과잉 친절이랄까요, 생글거리기만 해요. 화를 내면서도 웃는 것 같아요. 너무 그러니까 싫더군요. 더구나 남자들이 그러는 데는 좀… 무뚝뚝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이 훨씬 품위가 있고 인간미가 풍기는 매력이 있어요』 -일본 여자들은? 『한마디로 매끄러워요. 놀라운건 담배를 많이들 피우더군요. 그런데 일본 남자들은 그걸 몹시 싫어하는 눈치예요. 한번은 일본남자에게 물어보았더니 여자가 담배 피우는 게 아주 못마땅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남자가 부인이 오니까 담배를 주면서「리이터」를 켜 주더군요. 속으로는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비록 부인에게일지라도 친절히 대하는 생리, 그게 미덕인지 위선인지…』 -일본에서 곤란했던 점은? 『음식이었어요. 위경련까지 일어나 정말 혼났어요. 처음으로 집에 전보를 쳤죠.「미스터」유(남편 유훈근(柳勳根)씨·MBC-TV 프로듀서)가 날아 오는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 아뭏든 음식도 우리나라 음식이 최고예요. 위경련이 나니까, 의사는 김치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엄명이었는데, 그러면 노래가 안 나오는 걸 어떡해요 』 -다음「스케줄」은? 『8월9일「홍콩」으로 가서 그 곳「힐튼·호텔」에서 1개월 그리고 태국「방콕」의「힐튼·호텔」에서 1개월씩 계약이 돼 있어요. 이번 일본 공연때 계약한 거예요. 그것이 끝나면 다시 일본에 가서「레코드」취입을 할예정이고 연말쯤「마닐라」하고「하와이」를 돌아볼까해요』 남편 대머리 될까겁나·시댁의 사랑을 독차지 -그러면 아기는? 『제일 걱정이어요. 어머님(시어머니)이 잘 돌봐주시니 다행이긴 하지만…』 KBS「프로듀서」로 있던 유훈근씨의「프로」MC를 맡은 것이 인연이 되어 68년 결혼. 유씨는 전 국회의원 유청(柳靑)씨의 아들. -시아버지와는? 『따로 살고 있는데 하루에 한번씩 꼭 문안을 가요. 저를 굉장히 귀여워해주셔요』 -김양의 노래중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곡은? 『며느리 노래니까 빼놓지 않고 모두 들으시기는 하지만 좋아하시지는 않나 봐요. 그 증거로 한번도 아버님이 제 노래를 부르시는 걸 못 봤거든요. 주로 흘러간 노래를 좋아하시나 봐요』 -지금 고민이 있다면? 『「미스터」유의 머리가 자꾸 빠져 대머리가 될까봐 겁나요. 제가 대머리 총각을 불러서 그러는지 자꾸만 머리가 빠져요. 아무래도 「머리숱 많은 총각」을 불러야 할까보죠』 [선데이서울 70년 8월 2일호 제3권 31호 통권 제 96호]
  •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전략] 노동력 공급에만 초점 구체 로드맵 없어 혼란

    정부가 5일 내놓은 인적자원활용 ‘2+5’ 전략의 핵심은 “취업을 2년 앞당기고 퇴직을 5년 늦춘다.”는 것이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 ‘취업난’이 사회 문제로 부각됐지만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현상 등의 여파로 2010년부터는 노동력이 부족한 ‘구인난’ 시대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출산율은 이미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은 9%를 넘어 2018년에는 14.3%가 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2016년부터는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365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때문에 군복무 기간을 6개월 줄이고 취학 연령을 1년 정도 낮추는 한편 정년을 5년 정도 늦춰, 생애 전체에서 1인당 일하는 기간을 평균 7년 늘리자는 게 이번 대책의 골자다. 이렇게 되면 4년제 대학과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문을 두드리는 연령이 현행 22∼28세에서 20∼25세로 낮아지고 정년 의무화로 퇴직연령은 60세에서 65세로 높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물론 중·장기적 측면에서 일하는 기간을 제도적으로 늘리는 것은 고령사회에 맞춰 시급한 과제다. 한창 배우고 일할 나이에 군대에서 2년을 보낸다는 것도 개인이나 국가적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때문에 병역기간 단축에 커다란 이견은 없다. 하지만 논의의 초점을 노동력 공급에만 맞추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7%대로 일반 실업률의 2배 수준이고 20대 취업자 수는 월평균 410만명 안팎으로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그냥 ‘백수’로 사는 인구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다. 노동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공급이 아니라 ‘수급의 불일치’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는 것. 기능직 등 생산현장에서 일하려는 젊은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졸자 이상의 고학력자만 서둘러 양성할 경우, 구직과 구인의 불일치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또한 복무기간 단축으로 6만여명의 인력이 구직시장에 더 뛰어든다고 구인난이 해소될지도 불투명하다. 청년실업 문제가 3∼5년 이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인력공급은 오히려 청년 취업난만 가중시켜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그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과 여성인력 활용방안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학제개편이나 정년연장 등은 역대정권 때부터 거론돼 온 해묵은 과제다. 이번에도 복무기간 단축을 빼고는 어떠한 ‘로드맵’도 제시되지 못했다.3년 뒤인 2010년 노동시장 구조가 구인난으로 바뀐다면 학제개편이나 정년연장 등은 당장 공론화 작업에 들어가도 늦은 감이 있다.구체적인 복안 없이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다면, 진학이나 정년 등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혼란만 야기시킬 수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역할 강조나 대학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예산이 뒷받침됐는지 다시 한번 새겨볼 대목이다. 설익은 정책으로 ‘대선용’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웃키는 외국인 웅편대회

    웃키는 외국인 웅편대회

    주한 외국인 남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31일 대한공론사(大韓公論社) 강당에서 열렸다. 8개국 22명의 연사들은「에트랑제」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말하는가 하면 때로는 서툰 한국말로 청중을 웃기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청중을 웃긴 걸작「하일라이트」-. 한복에 와이샤쓰 입고 넥타이 맨 차림도 첫번째 여자 연사로 등장한 사람은 태국서 온「짜루완·부냐시티」양. 현재 예원(藝苑)여중에 재학중인「부냐시티」양은 한국에 온지 1년1개월밖에 안된 아가씨답지 않게 우리 말에 익숙했다. 『킴치, 맵다 맵다 하지만 우리 태국 킴치 더 맵습니다. 딴 외국학생들 킴치 못 먹는데 전 아주 아주 잘 먹습니다. 그래서 전 한국 더 좋습니다』하며 김치예찬론으로 자신이 친한파(親韓派)임을 과시.「부냐시티」양은 현재「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방 호수가 10호. 그래 자기는 멋도 모르고「넘버·텐」,「넘버·텐」했더니 하루는 자기 집에 온 태국군인 하나가「넘버·텐」이란 나쁘단 뜻도 갖고 있다고 알려 주더라는 것. 그러면서 『한국「넘버·원」』이라고 치켜 올려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다음 등장연사는 자유중국의 조운화(曺雲和)씨. 장사 관계로 10년 가까이 한국을 드나들었다는데 한국어 실력은 예상 외로 저조. 미리 준비해 온 원고를 이따금 「커닝」하며 연설하곤 했는데 끝내 종반에 가선 외워 두었던 원고를 잊어버린듯 말이 막히고 말았다. 그러자 당황하여 갑자기 두 주먹으로 연단을 꽝! 두드리며 외쳤다. 『여러분! 우리 모두 천진합시다!』 알고보니 연제는『우리 모두 전진합시다』 그래도 그 뒷말이 생각 안나 연단 위에 있던 물을 따라 한「컵」들이키고도 말을 잇지 못해 계속 연단을 두드리며『천진! 천진!』만. 관중석에선 폭소가 터지고. 7번째 연사로 등장한 미국인 「마크·하카」씨는 독특한 의상으로 한몫 보았다. 옥색 한복바지에 흰 웃저고리와 푸른 조끼로 영락없는 시골 총각차림인데 저고리속엔 흰「와이샤쓰」에「넥타이」까지 단정히 매고 바지 아래는 윤이 나는 구두를 신었다. 한양(韓洋)절충식. 이어 등장한 연사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는「도시로·이시구라」씨. 서울에 온지 8개월 밖에 안된다는데 한국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유창한 한국말을 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이야기 좀 할까요?』로 말문을 연 「이시구라」씨는 우리말 큰 사전에 나온 선입관의 뜻부터 설명,「쪽바리」,「조센징」으로 서로를 멸시하는 한·일양국의 국민감정이 근거없는 선입관에서 온 것임을 지적, 보다 돈독한 우의를 쌓아야겠다고 외교관다운 연설을 했다. 끝까지『이야기 좀 할까요?』식의 차분한 강연으로 이날의 우수상을 차지. 두번째 아가씨 연사는 평화봉사단으로 1년전 우리나라에 온 「브리나·카이츠」양.『저는 현재 여관에서 살고 있읍니다』로 시작, 파란 눈의 아가씨 눈에 비친 여관생태를 털어 놓아 청중을 웃겼다. 『한국 여관 참 웃기는 곳입니다. 밥먹고 잠자고 돈안내고 도망가는 사람, 밤 12시 지나 담 넘어 도둑처럼 오는 사람, 또 좋지 않은 짓 하러 오는 상상(쌍쌍), 이거 별로 안 좋습니다』 ”체주도·켱주불쿡사·해인사 다 갓고 싶습니다”에 폭소 한창 여관비판으로 열을 올리던「카이츠」양, 화제를 바꾸어『체주도 보고 싶고 광한루, 오작교 가고 싶습니다. 켱주 불쿡사, 합천 해인사 모두 갓고(가고?) 싶습니다』로 한국관광 한바탕. 끝내는 한국사람으로 자기보다 더 영어 잘하는 사람 많아 자기도 빨리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말을 잘해야겠다고. 이 날 영예의 대통령상은 역시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온 인도 출신의「라마·크리슈난」씨. 작달막한 키에 가무잡잡한 얼굴의 이 인도 청년은『한국사람들 1961년 전엔 무엇 했읍니까?』로 시작, 시종 60연대의 경제성장과 건설상을 격찬. 『미스·코리어와 민족문화』를 연제로 들고 나온 미국의「제임즈·미프서드」신부는 거리에 범람하는 외래어 상표와 한국인들의「외국 것이면 덮어놓고 좋다」식의 사고 방식에 일침을 가했다. 『명동 지나가면 어느나란지 잘 모르겠읍니다.「샹젤릴제」「에펠」의 간판 있고「뉴요크」「워싱턴」「에스콰이어」있고 「이스탄불」「삿뽀로」있고, 없는것 없읍니다. 이거 되겠읍니까?』하며 한국고유의 것을 내세우고 찾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미스·코리어」뽑는다 해서 구경캈더니 나온 사람, 천부 미국여자 뿐입니다. 36~22~36 그거 미국여잡니다. 트기입니다. 그런것 한국의 아름다움 아닙니다.「미스·코리어」-한국 아름다움 그대로 가진 여자라야 합니다. 수영복, 「이브닝·드레스」대신 더 아름답고 우아한 한복 입고 「콘테스트」해야 합네다. 그래야 외국사람에게 매력 있읍니다. 또「미니」많이 입는데 무릎 더 내놓았다고 근대화 절대 절대 아닙니다』 ”한국말 5가지 밖에 몰라 상을 타도 기자회견 못해” 『세균전』을 연제로 들고 나온 미국의「그란트·파커」씨 역시 도중에 말문이 막혀 청중을 웃겼다.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지자「파커」씨도 함께 파안대소. 『이거 미안합니다』하곤 다시 히죽. 결국 청중과 연사가 함께 웃기만 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자『우리 모두 힘 뭉쳐「콜레라」쳐부십시다!』하곤 하단. 연세대 교환교수로 와있는 서독의「게르하르크·브라이덴슈타인」박사의 연제는『한국말이 쉽지 않습니까?』 한국말 다섯가지만 알면 충분하다는게「브라이덴슈타인」박사의 지론인데 우선 김포(金浦)에 내려「택시」타고 『반도호텔 갑시다』그다음엔『어느나라서 왔다』『식구는 몇이다』『한국하늘 참 좋다』『고맙습니다』면 OK 라는 것. 이런「브로큰·코리언」으로 자신은 눈치껏 살아왔는데 어느날 봉변을 당해 역시 한국 말은 어렵다고. 3·1절날「택시」를 탔는데 운전사 말이『오늘 무슨날인 줄 아느냐?』교수 대답인즉『서독서 왔다』이 동문서답은 「날」을「나라」로 알아들은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맨 마지막으로 가로되『심사위원께 꼭 부탁합니다. 나 상주지 마십시오. 한국말 5가지 밖에 몰라 상타도 기자회견 못합니다』 [선데이서울 70년 4월 12일호 제3권 15호 통권 제 80호]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산유부국 외국인 월급 “짜다 짜”

    2일 새벽 도하의 하늘에 쏘아올려진 제15회 아시안게임 개막 축포를 누구보다 비감어린 눈으로 올려다본 이들이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8300달러(약 2670만원)인 카타르가 대회 준비에 쏟아부은 돈만 무려 30억달러(약 2조 8000억원). 인구가 고작 70만명인 이 나라에서 경기장과 호텔, 첨단 콘퍼런스홀 등을 짓고 보수하기 위해 해외 근로자들의 일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 미숙련 근로자에게 건네진 월급 봉투가 석유부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얄팍하기 짝이 없다.‘소문난 잔칫집’ 카타르의 두 얼굴이다.AFP통신과 알 자지라 방송은 1일 카타르의 이방인, 외국인 노동자를 조명했다. 개막식이 거행된 칼리파 스타디움 재단장 공사에 참여한 인도인 청년 라주 낫(24)은 “인력송출회사에선 월 1000리알(약 25만 8000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사감독이 내게 건넨 건 750리알뿐”이라고 말했다. 네팔 근로자 바센타도 약속된 600리알 대신 550리알만을 손에 쥐었다. 그는 “고국에서 이만한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도리가 없다.4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쓰라고 고국에 150∼350리알을 부치고 나면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해야 한다.”고 허탈해했다. 카타르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조성 공사가 한창인 인공섬 ‘펄’ 등의 건축붐에 힘입어 지난 2년간 해외 근로자 25만명이 이 나라를 다녀갔다. 그러나 이들은 임금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가 일자리를 빼앗기고 추방당할까봐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지도 못한다. 후견인을 내세울 것을 규정한 법률 때문에 노예와 같은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익월 5일 전에는 반드시 월급을 지불하도록 노동법이 개정됐지만 탐욕스러운 인력송출업체 탓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해외 근로자에겐 개막 식전행사의 인사말 ‘알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진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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