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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이 지치니 뭐니해도, 상상 그대로의 풍경들

    일상이 지치니 뭐니해도, 상상 그대로의 풍경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국면을 전환시킬 방패를 얻은 셈이다. 그간 숨죽였던 해외 관광청들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아직은 ‘지면 여행’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머지않아 실제 생활여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이 전해진다.VR로 만나는 홍콩의 숨겨진 명소들 홍콩관광청은 ‘360 홍콩 모멘츠’(360 Hong Kong Moments) 캠페인을 시작했다. 홍콩의 숨겨진 매력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가운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명소 5곳을 꼽았다. 첫 번째는 홍콩에서 가장 높은 552m의 빅토리아 피크 전망이다. 해마다 700만명 이상이 찾는 홍콩의 대표 명소. 고층 빌딩과 숲, 주변 섬 등이 영상에 꽉 찬다. 두 번째는 역사가 담긴 도심 건축물 순례다. 마천루들 사이로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130여년 된 전당포, 전통 주상복합건물인 통라우 등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세 번째는 무역의 중심지 빅토리아 항구다. 고풍스런 느낌의 스타 페리, 스타의 거리, 최근 조성된 문화예술지구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네 번째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이층 전차, 트램이다. 117년 동안 서민의 발이 되어 준 트램은 주민과 여행자에게 ‘느림의 미학’을 선물한다. 특히 춘영 스트리트 마켓에서 노점상들을 양쪽에 두고 통과할 때가 하이라이트다. 다섯 번째는 화려한 네온사인이다. 수많은 네온사인이 모여 있는 ‘야우침몽’(야우마테이, 침사추이, 몽콕)은 가장 인기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포인트다.태국 격리기간에 즐기는 골프 라운딩 태국에선 골프 격리 여행을 시작했다. 태국에서 2주, 자국에서 2주 격리를 감수하는 여행 상품이다. 쉽게 말해 태국 격리 기간에 지정된 6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태국관광청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이 상품의 첫 이용자는 한국인 41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인 단체가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난 것도, 태국 정부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출국한 이들은 치앙마이 등에서 골프를 치거나, 친지 방문 등의 일정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도착 후 사나흘은 호텔 객실 밖으로 못 나온다. 식사도 객실에서 한다. 객실 격리 기간은 방역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격리 기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세 번 받는다. 코로나 음성이 확인되면 최대 45일 동안 비자 없이 더 체류할 수도 있다. 태국관광청은 3월부터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골프격리 상품을 진행할 예정이다.그린배지 있다면 이스라엘 여행 OK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역시 빠른 속도로 관광 분야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청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받은 ‘그린 배지’ 소지자는 식당, 스포츠센터 등 다중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여행도 즐길 수 있다.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는 3차 완화 정책이 시행된다. 백신 접종 전인 ‘퍼플 배지’ 소지자도 일정 부분 상업시설 이용이 가능해진다. 최근엔 예루살렘에서 올해 첫 관광 프로젝트인 ‘예루살렘, 빛을 따라서’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두바이 맛 매력에 푹~ 푸드 페스티벌 ‘중동의 허브’ 두바이는 13일까지 자국 내 최대 미식 페스티벌인 ‘두바이 푸드 페스티벌’을 연다. 두바이 관광청 한국사무소는 “올해는 다국적 요리, 전통 에미라티 음식과 로컬푸드, 이색 레스토랑, 뛰어난 가성비의 요리 등 네 가지를 집중 소개할 것”이라고 전했다.잘츠부르크 웰빙 홀리데이 치유 시작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관광청은 돌소나무(스톤 파인), 꿀, 건초 등 전통적인 치유법으로 즐기는 웰빙 홀리데이를 추천했다. 돌소나무는 흔히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린다. 소나무의 치유 효과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단단하다는 의미다. 솔 숲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평균 수령 400년 이상의 돌소나무가 가득한 치어벤 코스 트레일이 유명하다. 각 호텔 등에서도 돌소나무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건초를 활용한 치유법도 독특하다. 건초에 함유된 아로마와 활성 성분이 관절염, 스트레스 등의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꿀 치유법도 인기다.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스위스 호반도시 로카르노 동백꽃 축제 스위스 남부의 호반도시 로카르노에선 19~21일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 노련한 정원사들이 화려한 솜씨로 가꾼 250여종의 동백꽃이 전시된다. 동백꽃 외에도 700종에 달하는 꽃들과 만날 수 있다. 에미리트 항공은 코로나 백신을 맞은 승무원들로만 팀을 꾸려 운항을 시작했다. 항공사 측은 “최근 두바이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의 전 여정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직원들로만 꾸려 운항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의 자국민 백신 접종 횟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나흘 만에 다시…신규 확진 444명, 동두천 집단감염 영향(종합)

    나흘 만에 다시…신규 확진 444명, 동두천 집단감염 영향(종합)

    잠시 누그러졌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3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344명)보다 100명 늘어 444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415명) 이후 나흘 만에 다시 400명대로 올라섰다. 누적 확진자는 9만 816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26명, 해외유입이 18명이다.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전날(319명)보다 107명이나 증가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116명, 경기 218명, 인천 19명 등 수도권이 353명이다. 비수도권은 충북 19명, 부산 8명, 강원 6명, 대구·전북·경북 각 5명, 세종·충남·경남·제주 각 4명, 광주·전남 각 3명, 대전 2명, 울산 1명 등 총 73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외국인 노동자 일터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새로 발생했다. 특히 경기 동두천시가 지역 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선제 검사에서 이틀 동안 96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인근 지역사회로의 감염 전파가 우려된다. 어린이집, 가족·지인모임, 식당 등을 고리로 한 감염도 잇따랐다. 서울 노원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전날까지 총 14명이 확진됐고, 이 밖에 경기 이천시의 가족·지인모임(누적 11명), 수원시 태권도장 및 어린이집(21명), 대구 북구 대학생 지인모임(15명) 등의 감염도 확인됐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18명으로, 전날(25명)보다 7명 적다. 확진자 가운데 2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6명은 경기(9명), 서울(3명), 대구·인천·경북·경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 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보다 6명 늘어 누적 1천612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8%다. 위·중증 환자는 총 129명으로 전날보다 6명 줄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코로나19 방역 취약한 사업장, 건설현장 관리 강화

    코로나19 방역 취약한 사업장, 건설현장 관리 강화

    방역에 취약한 사업장과 건설현장에 대한 방역관리가 강화된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업장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비대면 실태점검을 실시한다. 정부는 19일 최근 일부 사업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업장에 대한 방역관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달 들어 실시하고 있는 농업분야 외국인 고용 사업장에 대한 코로나19 방역점검을 전국의 감염 취약 사업장과 건설현장 10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방역점검은 오는 22~23일 실시된다. 다수의 하청업체 직원이 근무하는 제조업 사업장이 대상이다. 사업장과 건설현장의 환기가 제대로 되는지, 마스크는 착용하는지, 식당과 휴게실, 기숙사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방역이 불량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아울러 수도권 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과 육류가공업 등의 사업장 1945곳에 대해서는 오는 22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자율점검을 실시한다. 증상 발생시 제대로 조치하는지, 사업장과 기숙사의 소독·방역 등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가 점검 대상이다. 정부는 아울러 수도권 산업단지내 외국인 근로자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통역원을 활용해 일대일 비대면 실태점검을 실시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국 58곳에서 모두 2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전국적인 감염 확산에 따라 건설현장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특히 서울·경기 지역의 공동주택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10인 이상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면서 “주로 작업자들의 밀집도가 높은 리모델링·공동주택 건설현장이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방국토관리청·LH와 함께 54개 건설현장을 점검한 결과 식사시간 시차 운영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유연근무를 실시하지 않는 일부 사업장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장 근로자 출입관리와 실내 작업시 마스크 착용, 식당 내 거리두기, 단체활동 자제 등 건설현장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실태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청은 전국 3204곳의 종교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방역지침 준수여부가 의심스러운 시설 147곳을 파악하고 해당 지자체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치유센터, 수련원 등의 명목으로 합숙이나 소모임이 잦거나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시설 등이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IM 선교회와 남양주 플라스틱 공장 등의 감염사례를 언급하며 “대규모 감염시에는 신속한 대응과 재발방지가 필수적”이라면서 “각 부처 장관들이 소관 분야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직접 점검하고 대책을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남양주 진관산단 공장서 합숙 근로자 115명 무더기 감염

    남양주 진관산단 공장서 합숙 근로자 115명 무더기 감염

    경기 남양주시 진관산업단지의 한 공장에서 외국인 등 직원 115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 진건읍 진관산업단지 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이날 오전 현재 직원 115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캄보디아 출신 직원 1명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의 한 병원에서 확진된 뒤 이날 동료 직원 11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됐다. 남양주보건소는 지난 16일 용산구보건소로부터 확진자 통보를 받은 뒤 이 공장 직원 177명(외국인 145명 포함)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이 공장의 현재까지 전체 확진자 115명 중 외국인이 106명, 내국인이 9명이다. 이들은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6일 진단 검사를 받기 전까지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았다. 첫 확진자가 나온 때부터 계산해도 3일가량 공장 안팎에서 자유로이 활동했다. 더욱이 이 공장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설 연휴 기간에는 고국에 가지 않은 상당수가 공장과 산업단지를 벗어났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에도 공장 구내식당을 운영했으나 상당수 직원이 산업단지를 벗어나 모임 등 외부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장 내 집단 감염이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이유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들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전파력 등 현장 위험도를 평가하고 있다. 또 진관산업단지에 이동 검진소를 설치, 단지 내 59개 입주업체 직원 1200여 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 공장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공장 직원 177명 중 145명이 19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다. 대부분이 공장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식사도 주로 구내식당 등에서 해결한 만큼 단체 생활을 통해 감염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근 공장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평소에는 기숙사 등 공장 내에서만 생활하고, 가끔 인근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더라도 공장 안에서 동료들끼리 먹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이 공장 확진자들 외에 5명은 미결정 판정됐으며 12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다 음성 판정된 46명도 잠복기일 수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주류가 된 ‘채식’… 예능·드라마 고기 없어도 맛있다

    주류가 된 ‘채식’… 예능·드라마 고기 없어도 맛있다

    콩고기를 넣은 떡볶이와 채소로 낸 국물을 부은 ‘채수’ 만둣국이 식탁에 오르고, 화려한 비건 코스 요리도 세세하게 소개된다. 드라마 주인공도 채식 카페를 운영하는 채식주의자다. 채식 인구가 늘면서 방송 콘텐츠들도 비주류로 여겨졌던 식문화를 다양하게 보여 주고 있다. 시청률 11%(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긴 tvN 예능 ‘윤스테이’는 외국인 숙박객들의 입맛에 맞춘 채식 선택지를 선보이고 있다. 궁중떡볶이, 만둣국 등 기존 한식 메뉴에 해산물,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내놓는다. 한국보다 비건 문화가 널리 퍼진 외국의 손님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기존 ‘먹방’에서도 심심치 않게 채식이 나온다. 지난 12일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비건 셰프 안백린이 출연해 두 끼 식사를 마련하면서 코스요리를 내놨다. 버섯으로 치킨 식감을 내거나 떡갈비를 구현하는 등 생소할 수 있는 요리법을 친숙한 메뉴를 통해 풀어내 네 멤버들이 새로운 음식을 즐겼다. 지난달 22일 MBC 예능 ‘볼빨간 신선놀음’에서는 채식 유튜버 ‘채식마녀’가 출연해 마라 라면을 만들었다. 채식이 익숙하지 않은 패널들도 “채식주의자들에게 선물 같은 레시피”라며 호평했다.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가수 전범선이 비건 소시지를 강호동 등 진행자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드라마에도 채식주의자 설정이 등장했다. 설 연휴에 방송한 KBS 특집 드라마 ‘구미호 레시피’의 구미호는 간은 입에도 대지 않는 베지테리언이다. 극 중에서 채식 카페를 운영하고 메뉴를 전수하기도 한다. 경민선 작가는 “채식 레시피 연구를 위해 채식 맛집 탐방을 많이 했다”며 “한 식당에서 만난 채식 테린을 드라마 속에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보통 잘게 썬 고기로 만드는 테린은 사과 테린으로 변신, 주인공의 ‘솔 푸드’로 로맨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튜브나 브이로그 등 온라인 콘텐츠에서도 채식 요리법 소개 등의 콘텐츠가 속속 제작되고 있다. 가수 전효성이 설을 앞두고 비건 조미료를 이용해 떡국을 조리하는 등 연예인들도 관심이 높다. 최근 대기업들이 대체육이나 비건 요구르트, 라면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접근성을 높이면서 단골 소재가 됐다. 임혜정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최근 20~30대의 채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비건 인구도 늘고 있다. 이러한 기류를 방송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생활을 넘어 환경과 관련된 이슈도 환기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주류가 된 ‘채식’… 예능·드라마, 고기 없어도 맛있다

    주류가 된 ‘채식’… 예능·드라마, 고기 없어도 맛있다

    콩고기를 넣은 떡볶이와 채소로 낸 국물을 부은 ‘채수’ 만둣국이 식탁에 오르고, 화려한 비건 코스 요리도 세세하게 소개된다. 드라마 주인공도 채식 카페를 운영하는 채식주의자다. 채식 인구가 늘면서 방송 콘텐츠들도 비주류로 여겨졌던 식문화를 다양하게 보여 주고 있다. 시청률 11%(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긴 tvN 예능 ‘윤스테이’는 외국인 숙박객들의 입맛에 맞춘 채식 선택지를 선보이고 있다. 궁중떡볶이, 만둣국 등 기존 한식 메뉴에 해산물,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내놓는다. 한국보다 비건 문화가 널리 퍼진 외국의 손님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기존 ‘먹방’에서도 심심치 않게 채식이 나온다. 지난 12일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비건 셰프 안백린이 출연해 두 끼 식사를 마련하면서 코스요리를 내놨다. 버섯으로 치킨 식감을 내거나 떡갈비를 구현하는 등 생소할 수 있는 요리법을 친숙한 메뉴를 통해 풀어내 네 멤버들이 새로운 음식을 즐겼다. 지난달 22일 MBC 예능 ‘볼빨간 신선놀음’에서는 채식 유튜버 ‘채식마녀’가 출연해 마라 라면을 만들었다. 채식이 익숙하지 않은 패널들도 “채식주의자들에게 선물 같은 레시피”라며 호평했다.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가수 전범선이 비건 소시지를 강호동 등 진행자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드라마에도 채식주의자 설정이 등장했다. 설 연휴에 방송한 KBS 특집 드라마 ‘구미호 레시피’의 구미호는 간은 입에도 대지 않는 베지테리언이다. 극 중에서 채식 카페를 운영하고 메뉴를 전수하기도 한다. 경민선 작가는 “채식 레시피 연구를 위해 채식 맛집 탐방을 많이 했다”며 “한 식당에서 만난 채식 테린을 드라마 속에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보통 잘게 썬 고기로 만드는 테린은 사과 테린으로 변신, 주인공의 ‘솔 푸드’로 로맨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튜브나 브이로그 등 온라인 콘텐츠에서도 채식 요리법 소개 등의 콘텐츠가 속속 제작되고 있다. 가수 전효성이 설을 앞두고 비건 조미료를 이용해 떡국을 조리하는 등 연예인들도 관심이 높다. 최근 대기업들이 대체육이나 비건 요구르트, 라면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접근성을 높이면서 단골 소재가 됐다. 임혜정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최근 20~30대의 채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비건 인구도 늘고 있다. 이러한 기류를 방송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생활을 넘어 환경과 관련된 이슈도 환기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늘 2~3월 백신접종 세부계획 발표… 고령층에 AZ 허용여부 주목

    오늘부터 수도권 식당·카페 밤 10시까지丁총리 “스스로 실천하는 방역으로 전환”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누적 94명 ‘비상’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한 세부계획을 오늘 공개한다. 질병관리청은 정은경 청장이 15일 오후 2시 10분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질병청은 애초 16일 브리핑을 할 예정이었지만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계획발표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백신별 접종 대상과 접종 일정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접종하도록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하면서 사용상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재하기로 하면서 고령층 접종 효과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결국 이날 질병청 발표는 고령층 접종에 대한 정부의 최종 결론으로서 의미를 갖는 셈이다. 정부로선 백신 접종이 자칫 70여일 만에 단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와 맞물려 방역수칙 긴장감이 낮아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설 연휴에 가족 간 만남이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로 인한 확진자가 금주부터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한 단계씩 낮췄다. 이번 조정안은 오는 28일 밤 12시까지 2주간 적용된다. 현재 상황이 지난해 11월 중순 시작된 ‘3차 대유행’ 기세가 확실하게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도 사실상 ‘생활방역’ 카드를 꺼낸 건 지난해 12월 8일 이후 계속된 고강도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과 경제적 피해를 고려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핵심은 ‘문을 닫게 하는 방역’에서 ‘스스로 실천하는 방역’으로의 전환”이라면서 “3차 유행을 확실히 끝낼 수 있는 주인공은 결국 국민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6명으로 이틀째 300명대를 기록했다. 감염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 관리도 방역의 성패를 가를 변수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는 총 94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해외 여행력 없이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지역 전파를 일으킨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들이 경기 지역에서도 만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방역망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경기 여주시는 관내에서 지난 6일 전남 나주에서 확진된 시리아인들을 포함해 20명이 가족·친척모임을 가졌고, 현재까지 16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수도권은 지난 1주간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정부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변이종은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자가격리자는 1인 격리, 시설 격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정부는 지난해 3차 대유행 때 상급 종합병원에 중환자 병실을 요청했는데, 사실상 중환자 병실 4분의1을 없앤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지금부터 의료 자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신규 확진 101명 줄어 403명…설 연휴로 검사 줄어든 탓(종합)

    신규 확진 101명 줄어 403명…설 연휴로 검사 줄어든 탓(종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설날인 12일 신규 확진자는 400명대 초반을 나타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3명 늘어 누적 8만 283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504명)보다 101명 줄어들며 500명대로 올라선 지 하루 만에 다시 400명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확진자가 줄어든 데는 연휴 검사건수 감소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말이나 휴일에는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평일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설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까지 더해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날인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현행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전국 5인이상 사적 모임 금지 및 수도권 밤 9시·비수도권 밤 10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유지 혹은 조정할지도 논의해 확정한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84명, 해외유입이 19명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155명, 경기 103명, 인천 41명 등 수도권이 총 299명이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25명, 대구 11명, 충남 10명, 광주·강원·충북 각 6명, 전남·경북·경남·제주 각 4명, 세종·전북 2명, 대전 1명이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총 85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로는 경기 부천시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 및 오정능력보습학원 관련 확진자가 9명 더 발생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감염자는 105명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태평양 무도장·동경식당과 관련 확진자도 18명 늘어 누적 46명이 됐다. 이 밖에도 서울 용산구 지인모임(누적 47명), 서울 한양대병원(95명), 경기 안산시 제조업·이슬람성원(19명), 광주 안디옥 교회(142명), 부산 서구 항운노조(60명) 등의 기존 집단발병 사례의 감염 규모도 커지는 모양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19명으로, 전날(37명)보다 18명 줄었다. 확진자 가운데 6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3명은 서울·충남(각 3명), 부산·인천·경기(각 2명), 대구(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 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 국가는 미국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요르단·파키스탄 각 2명, 인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카자흐스탄·말레이시아·폴란드·튀니지·시에라리온 각 1명이다. 확진자 가운데 내국인이 13명, 외국인이 6명이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1명 늘어 누적 1507명이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82%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9명 줄어 총 161명이다. 이날까지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298명 늘어 누적 7만 2936명이 됐다. 현재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94명 늘어 총 8394명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그 많던 中 관광객이 사라졌다… 제주 쇼핑거리·면세점 ‘죽을 맛’

    그 많던 中 관광객이 사라졌다… 제주 쇼핑거리·면세점 ‘죽을 맛’

    4일은 제주도의 무사증 입국제가 폐지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2월 4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무사증제를 폐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제주의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 특히 거리에 넘쳐나던 중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 2일 제주를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은 겨우 81명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성산일출봉 등 유명 관광지와 대형 면세점 등에는 밀려드는 중국인들이 줄을 이었고 제주시 중심가에도 중국어가 넘쳐났다. 제주에 중국인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은 무사증 입국제가 도입된 2002년부터다. 2002년 9만 2805명을 시작으로 2011년 57만 247명, 2012년에는 처음으로 100만명(108만 4094명)을 돌파했다. 이어 2016년에는 300만명(306만 1522명)을 돌파하는 등 정점을 찍었다.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단체여행 금지 보복조치 등으로 2017년 74만 7315명으로 줄었다. 2019년에는 중국인 개별관광객 위주로 107만 9133명이 찾는 등 회복세에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무사증제 폐지 등으로 제주도의 중국인 관광객은 10만여명으로 최고 많을 때의 30분의1로 급감했다. 중국인이 사라진 제주도의 빛과 그늘을 돌아봤다. 지난 2일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사거리. 1년 전만 해도 길을 걸으면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떼를 지어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이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거리에는 더이상 중국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인근의 중국인 관광객 단골 쇼핑거리에서 기념품 등을 파는 한 업주는 “1년 만에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 상상도 못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중국어 소리가 그리워질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제주 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한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1년째 텅 비어 있다. 중국발 코로나19 유입이 우려되자 제주는 지난해 2월 4일 제주 무사증 입국제를 전격 중단했다. 이후 3월 14일부터 제주기점 국제 항공편 운항도 모두 끊겼다. 무사증 입국제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비자 없이 최장 30일 동안 제주에 머물 수 있는 제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들은 무사증 입국제를 통해 대거 제주에 몰려왔다. 제주국제공항 관계자는 “국제공항이지만 외국인 무사증 입국제가 중단되면서 중국발 등 국제선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지 1년이 다 돼 간다”면서 “제주에서 국제선 항공기가 언제 다시 뜰지 예측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객은 2513명이 전부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월 제주를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은 14만 5608명에 이른다. 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렸던 제주 지역 대형 면세점 등은 개점휴업 상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들과 다이궁(보따리상)들이 대거 몰려왔지만 지금은 일부 매장만 문을 열고 있고 매출이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커 등을 겨냥해 중국자본이 2조원을 투자해 조성한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입점해 있던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이 철수하자 이곳에 내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쇼핑매장 설치를 추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주 외국인 카지노도 마찬가지다. 한 카지노 관계자는 “손님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는데 무사증 입국제 중단으로 제주 직항 국제선이 뜨지 않아 손님 씨가 말랐다”면서 “관광기금도 많이 내는데 카지노는 사행성 업종이라며 한푼도 지원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크루즈관광 전문가인 김의근 제주전시컨벤션센터 사장은 “중국인이 사라진 제주 관광 시장을 내국인이 메우기도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하루 여행경비는 80만~90만원 수준으로 내국인 관광객보다 2~3배 씀씀이가 컸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중국인이 다시 돌아와야만 제주 국제관광시장이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이지만 예전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언제 제주에 다시 몰려올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병웅(순천향대 교수) 한국관광학회 회장은 “국제 관광시장은 코로나19 종식에 앞서 대만이나 일본, 중국 등 근거리 국가 중심의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 등이 외교적 협의 등을 통해 우선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중국인 급감에 이동 편의성 등 여행 질 향상 이날 오후 제주 성산일출봉. 중국인 관광객의 단골 관광지였던 이곳에는 내국인 관광객만 드물게 보였다. 대구에서 왔다는 김모(60)씨는 “수년 전 제주에 여행을 왔을 때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뤄 떠밀리다시피 구경했다”면서 “지금은 일출봉과 바다 등 호젓한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자 여행 만족도는 높아졌다. 지난해 제주 관광객은 1023만 6104명(잠정치)으로 2019년 1528만 5397명보다 504만 9293명(33.0%) 줄었다. 제주관광공사의 ‘2020 가을시즌(9∼11월) 제주 여행 계획·추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여행 만족도가 사전조사 37.1%에서 여행 이후 57%로 20%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여행의 질이 높아진 것은 ‘관광객이 적어 충분하게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어서’(55.5%), ‘관광객이 적어 이동 편의성이 증가해서’(47.3%), ‘유명 관광지·맛집에서의 기다림이 적어서’(45.3%) 등 관광객 감소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조사는 지난가을 제주 여행 계획이 있는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추적 조사해 도출했다. 이날 제주시 연동 연동지구대 주변도 한산했다. 이곳은 주변에 중국인 관광객 숙소가 몰려 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밤마다 중국인 관광객과 전쟁을 벌이던 곳이었다.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중국인들의 각종 다툼과 휴대전화 분실신고 등을 처리해야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끼리 또는 내국인과의 다툼이나 무단횡단, 길거리 흡연 등 무질서한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지자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관련 각종 신고나 출동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골칫거리였던 제주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도 크게 줄었다. 무사증 입국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을 줬지만 불법체류자도 양산해 제주는 불법체류자 천국이라 불리기도 했다. 2010년 5명이었던 미등록 외국인은 2012년 992명, 2013년 1285명, 2014년 2154명, 2015년 4913명, 2016년 7788명에서 2018년에는 사상 첫 1만명을 넘어 1만 342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1만 473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법무 당국의 처벌 유예 조치로 6866명이 자진 출국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 시작된 지난해에는 관광객 급감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불법체류자 3731명이 자진 출국했다. 불법체류자가 줄어들자 외국인 범죄도 감소했다. 제주 외국인 범죄는 2015년 393명에서 2017년 644명, 2019년 732명으로 상승세를 이어 왔지만 지난해 외국인 범죄는 629명으로 전년 대비 14.1% 줄어들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제주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무질서와 쓰레기, 하수대란 등 오버투어리즘에 따른 투어리즘 포비아(관광 혐오증)가 불거지기도 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제주 관광 정책은 국제시장 다변화와 질적 성장으로 정책 전환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안동시, 영업제한 업종 등에 재난지원금 60억원

    안동시, 영업제한 업종 등에 재난지원금 60억원

    경북 안동시는 3일 사회적 거리두기(2단계) 방역조치에 동참해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을 이행한 업체에 재난지원금 60억원을 준다고 밝혔다. 대상은 안동에 사업장을 두고 거리두기를 강화한 지난해 12월 14일 기준으로 영업하며 사업자 등록(인허가 업소 포함)을 한 업체이다. 집합금지 150만원, 영업제한 10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행정명령을 위반하거나 2020년 12월 13일 이전 휴·폐업을 한 사업자는 제외한다. 같은 해 12월 14일부터 휴·폐업했으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신청 기간은 4일부터 오는 26일까지다. 시는 설 명절 전까지 재난지원금을 최대한 지급할 계획이다. 유흥업종과 식당, 카페, 숙박시설(관광숙박업, 외국인 관광도시 민박업 제외)은 사업장 소재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그밖에 행정명령 이행업소는 해당 관리 부서에 신청하면 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불법 취업 베트남인 입국 눈 감은 비자담당 영사 징역 4년

    불법 취업 베트남인 입국 눈 감은 비자담당 영사 징역 4년

    베트남 호찌민시 총영사관 비자담당 영사로 있을 당시 브로커로부터 뇌물을 받고 불법 취업 베트남인에게 무더기로 비자를 준 공무원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권기철)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난민팀 소속 공무원 A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에게 비자 업무 편의를 청탁하며 금품을 건넨 브로커 B씨에게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고 2억 4100만원을 추징했다. A씨는 2017년 2월 말부터 지난해 3월 초까지 주베트남 호찌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비자 담당 영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난민팀에서 출입국관리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A씨에게 비자 업무 편의를 청탁한 B씨는 호찌민에서 한국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의 대한민국 사증 신청 등을 알선했다. A씨가 2017년 2월 비자 담당 영사로 부임할 당시 B씨는 호찌민 한인회 부회장을 했다. A씨는 비자 담당 영사로 있을 당시인 2018년 9월 호찌민시 한 식당에서 B씨로부터 단기방문(C-3) 등의 비자 발급 신청 허가를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25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지난해 2월 말까지 7차례에 걸쳐 1900여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골프와 식사 등 총 43회에 걸쳐 930만원 상당 향응도 받았다. A씨는 또 부산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에서 보낸 비자 신청 관련 수사 협조 공문을 B씨에게 알려주는 등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브로커와 상시로 비자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며 밀접한 친분 관계를 맺고 현금과 향응을 받은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브로커 부탁을 받고 비자를 발급한 사람들의 이탈률이 90%를 넘고, 이 때문에 300명에 가까운 불법체류자가 발생했다”며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알록달록 무지개 섬으로 오세요”…전남 신안 컬러마케팅

    전남 신안군의 컬러마케팅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신안군은 22일 관내 모든 섬마을 주택 지붕을 무지개 색깔로 단장해 섬 전체를 관광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섬마다 특색을 살려 343개 마을 모든 지붕 색을 코발트블루·하늘·파랑·갈색·보라·초록·노란·주홍색으로 칠할 계획이다. 벽체는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다. 원추리의 섬 홍도는 주홍색, 안좌면 퍼플섬은 보라색, 수선화의 섬 선도는 노란색으로 지붕을 단장한다. 또 수국의 섬 도초와 해당화의 섬 비금은 코바트블루로 색깔 맞춤을 하는 중이다. 앞서 신안군은 경관 색채와 꽃과 나무를 이용한 컬러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안좌면 반월·박지도 일명 ‘퍼플섬’에는 지난 2년 동안 관광객 50만명이 찾아와 보라색을 즐기고 갔다. 예전에 이 섬에는 관광객이 없었으나 양쪽 섬의 관문인 퍼플교(1.5㎞)와 문브릿지(380m)를 비롯해 도로와 이정표, 공중전화 부스, 식당의 식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바꾼 뒤 관광명소가 됐다. 이 소문은 전국을 넘어 홍콩, 독일까지 퍼져 외국인 관광객들도 몰리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은 유인도 76개에 14개 읍·면, 343개 마을로 구성됐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발리서 마스크 안 쓰면 ‘팔굽혀펴기 벌칙’…외국인도 예외 없다

    발리서 마스크 안 쓰면 ‘팔굽혀펴기 벌칙’…외국인도 예외 없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팔굽혀펴기 벌칙을 받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SNS상에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호주 ABC뉴스는 18일 이런 사진이 지난 주 확산하면서 몇몇 현지매체의 헤드라인에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아예 쓰지 않은 관광객들에게 '무례한 불레'(naughty bule)라는 문구가 실렸다고 전했다. 불레는 외국인 특히 백인을 가리키는 현지 단어로, 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은 당국의 집중 단속 지역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보도에 따르면, 많은 관광객은 유명 해변인 쿠타와 스미냑이 있는 바둥 지역으로 향한다. 바둥은 발리에서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가장 많은 곳으로 이번 주까지 8847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바둥 재난방지청(BPBD) 산하 공공질서국(Satpol PP)의 구스티 아궁 크르타 수랴네가라 국장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위반자는 마스크가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면서 “방역수칙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사람 중 80%가 주로 유럽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밝혔다.수랴네가라 국장은 또 “일부 외국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해변을 걷고 식당에 앉아 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가 적발됐다”면서 “적발된 외국인들은 발리 방역수칙의 처벌 수위를 과소 평가하는 것 같았고 벌금을 부과받은 외국인들은 약간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가 있지만 착용하지 않는 등 사소한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은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거리를 청소하는 벌칙을 받았다. 우리는 실수를 인정한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단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작위로 벌금을 부과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일부 관광객은 단속요원들에게 적발됐을 때 말대꾸를 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등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수랴네가라 국장은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는 외국인은 러시아 출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발리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마스크 미착용 주민에게 10만 루피아(약 7800원)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후 적용 대상을 외국인 관광객들로 넓혔고, 지금까지 적발 사례는 1만5000건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수랴네가라 국장은 “바둥에서만 벌금으로 1530만 루피아(약 120만 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벌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벌금을 50만 루피아(약 3만9000원)로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리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2만255명, 사망자 579명이 발생하는 등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가명·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주요상권 5곳 업종별 매출 분석·심층인터뷰‘경제’보다는 ‘방역 우선’ 지침에 생업 포기“버틸 수 있다” 희망은 머지않아 절망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자들이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 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고,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 등이 타격이 컸다. 그 사이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 등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단 ‘방역’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는 20일 서울 주요 상권 5곳(명동, 신촌동, 이태원1동, 종로1·2·3·4가동,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 관광객 감소, 첫 직격탄 맞은 명동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4월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 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에게 유명새를 타면서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가게가 작아 그나마 고정비가 많지 않아 버티고 있다”며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가 없었다. 실제로 명동의 한식업 점포당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 떨어진 것이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7~9월) 명동의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낮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춘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30년째 명동 지하상가에서 가방을 판 이경구(가명·62)씨는 “빈집은 3040대 남자 사장들이 냉동창고에서 일하거나 택배, 라이더를 하러 간 것”이라면서 “남은 사람들도 적자이지만 나이가 많다. 올해면 ‘코로나가 끝나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틴다”고 했다.●이태원 클럽발 확산, 무서운 낙인효과 “사람들이 이태원을 ‘다녀오면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러한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 모르겠어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19일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플 수밖에 없다. 구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기 위해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떨어졌고,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서울시 상권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이다. 20~30대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순식간에 멈췄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70~80% 집중됐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가명·46)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관광객·대학생 사라진 신촌동, 남은 건···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위주예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버린 거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 식으로 장사를 해온 거죠. 이제 그런 게 없으니 5000원~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가명·33)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물건을 대량으로 사갔던 외국인 관광객도 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쳤고, 하루 매출 300만원까지 찍었던 가게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옷과 가방 등을 박리다매로 사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의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 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 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차 문화 사라진 오피스·학원가 종로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가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2·3차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식 2·3차 업종인 노래방, 당구장 등은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지난해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보통 2차나 3차로 많이 오는데 문을 열어도 낮에 장사가 돼야 영업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해외여행 대신 명품···청담동 샵 매출 폭등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한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다른 명품으로 분류할만한 소매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 재난지원금 기준 부글부글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 재난지원금 기준 부글부글

    청주 상당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59)씨는 재난지원금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오른다. 상시근로자가 5인으로 등록돼 2차에 이어 3차도 재난지원금을 못받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80% 줄었지만 그에게 재난지원금은 ‘그림의 떡’이다. A씨는 “3차대유행 이후 저녁 손님이 한테이블도 없는 날이 부지기수”라며 “현실을 외면한 채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난했다.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원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상에서 빠진 자영업자들은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이란 이름으로 지난 11일부터 지급되는 3차 재난지원금은 유흥주점을 포함한 집합금지업종은 300만원, 식당과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업종은 200만원이다. 문방구 등 영업제한을 받지 않은 업종은 연매출 4억원 이하에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경우 100만원이다. 단 중소기업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소상공인 기준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인미만 이어야 한다.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창업한 곳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사업장이 여러 곳이면 한곳만 받을 수 있다. 이런 조건 탓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업소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성남 분당구에서 대형고기집을 운영하는 B(47)씨는 “연 매출이 20억원쯤 됐는데 코로나로 6억원도 안될 것 같다”며 “매장이 클수록 손실이 더 큰데,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울먹였다. 문을 열어도 울고, 문을 닫아도 울 수 밖에 없는 심정이라는 B씨는 “연이은 폭설에 배달마저 안돼 그나마 몇 있던 포장 주문도 뚝 끊겼다”며 “공무원들도 이런 사정을 다 알 것 아니냐, 세금은 꼬박꼬박 받으며 정작 어려울 때 외면해 배신감마저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또 “당국의 불공정한 탁상행정을 보면 과태료를 물면서도 영업을 강행하는 일부 업소들 사정이 이해가 된다”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분당구지부 관계자는 “회원들이 소형식당 업주는 국민이고 대형식당 업주는 외국인이냐는 말까지 한다”며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준다고 헬스장 같이 우리도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자는 회원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56)씨는 “고생하는 종업원이 안쓰러워 일을 분담하라고 5명을 고용했는데 기준보다 1명이 많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주 흥덕구에서 커피숍과 원두제조공장 등을 운영중인 D(41)씨는 “세금은 다 받아가면서 지원은 왜 한곳만 하냐”며 “2곳에서 매달 적자가 쌓여가 살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법인 택시기사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정부가 개인택시 기사는 사업자라는 이유로 100만원을 주고, 법인택시 기사는 고용안정자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지급해서다. 청주의 한 법인 택시기사는 “하루 사납금 15만원을 못채우는 날이 많아 한달 월급이 20만원인 기사도 있다”며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그대로 회사에 입금해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325만명 가운데 276만명이 지원을 받는다”며 “재원 부족으로 선별적 지원을 할수밖에 없고, 대형 식당 등은 긴급경영자금으로 연 1%의 저리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성남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국왕 케밥왕 사업왕

    한국왕 케밥왕 사업왕

    “23년을 터키에서 살고 한국에 온 지 올해로 25년째입니다. 한국에서 무역을 익히고, 터키 레스토랑 그룹을 경영하고, 이제 주한 외국인과 한국인 기업가가 함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GBA를 통해 교류와 확장의 묘미를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처음 올 때 사업 경험은 아예 없었고, 인생 경험도 적었던 애송이였으니 한국에서 다 배우고 익힌 셈입니다. 프로덕트 바이 터키, 메이드 인 코리아…. 그게 저, 오시난입니다.” ‘Global Business Alliance’, 약칭 GBA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온 기업가, 외교관, 스타트업이 한국인 기업가와 모여 국내외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플랫폼이다.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를 외치며 2019년 11월에 창립했다. 창립 몇 달 만에 코로나19 상황이 됐다고 염려를 전하자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GBA 사무실에서 만난 오시난 회장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그는 “외국인 사업가와 한국인들을 한마음으로 만들겠다는 GBA에 코로나19 위기는 오히려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와중에도 GBA는 지난해 많은 성과를 냈다. 우선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의 기초물품인 방호복과 진단 키트 수출을 중개했다. 한국산 방역물품은 루마니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유라시아를 넘어 알제리, 나이지리아, 베냉 등 아프리카까지 향했다. GBA는 또 화장품, 의료기기, 식품 등 다양한 품목의 수출길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회의를 140여회 열었다. 온돌부터 안전까지 모두 갖춘 한국 아파트를 눈여겨보던 중앙아시아 기업인도, K뷰티에 반한 중동의 사업가도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외국인 사업가들이 모인 GBA의 문을 두드렸다. GBA 회원들은 한국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낯선 외국인의 모습이다. 오시난 회장은 “저처럼 귀화한 사람을 포함해 국내 외국인이 약 300만명이나 있지만 유학생, 사업가, 외교관들이 그중 약 10%에 달한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다문화 가정 등 사회면에 등장하는 ‘도울 대상’으로만 외국인 이미지가 그려졌다는 지적이다. 그에 비해 GBA 회원들은 신문의 경제면에 등장할 법한 외국인, 그러니까 한국에 세금을 내면서 한국 제품을 자국에 소개하거나 역으로 한국에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외국인들이다. GBA는 한국과 상대적으로 교역이 활발하지 않았던 중앙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와의 교류에 주력한다. 오시난 회장은 “아랍 부자들이 한 달 동안 몸을 가꾸는 데 100여만원 정도를 들인다. 그런데 이들이 써 오던 유럽·미국 제품에 비해 한국 화장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뒤지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한국이 교류할 세계의 지도가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것만이 GBA 회원이 될 충분조건은 아니다.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사랑에 진심인 편’인 이들이 GBA에 모인다. GBA가 외국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국 곳곳으로의 여행을 설계하는 이유다. 외국인 사업가들은 한국을 더 자세히 알아 갈 뿐 아니라 한국 알리기에 열심히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경북문화관광공사 주최 팸투어의 일환으로 풍기 인삼박물관과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했을 때에도 GBA 회원들이 한복을 입은 사진이 20개국의 SNS에 퍼졌다. 오시난 회장이 한국에 터전을 잡고, GBA를 설립한 계기 역시 ‘한국 사랑’에서 비롯됐다. 1997년 오시난 회장은 서울대 유학생 신분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학업을 마치고 터키로 귀국할지 고민하던 2002년 그는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터키 대표팀의 연락관을 맡다가 한국에 반해 버렸다. 3·4위전에서 맞붙은 한국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가 경기가 시작될 때 대형 태극기와 함께 대형 터키 국기를 펼치고, 터키팀 승리에 아낌없이 축하하는 한국 관중의 정이 좋았다. 지금도 그의 사무실에는 관중의 ‘터키’ 연호 속에서 터키 대표팀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사진이 놓여 있다. 이후 오시난 회장은 결혼해서 부산 처가를 갖게 됐고, 3남매의 아버지가 됐다. 2008년 귀화한 그는 “터키는 나의 모국, 한국은 우리 가족의 조국”이라고 했다. 오시난 회장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기도 했다. 월드컵 이후 한국 무역회사를 다니다 2004년 직접 무역회사를 경영한 그는 자동차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비데 등을 터키에 수출해 한국 제품을 알렸다. 역으로 한국에 터키를 소개할 방법을 찾던 그는 이태원에 ‘미스터 케밥’ 음식점을 열었다. 터키·지중해 음식점이 드물었던 당시 미스터 케밥이 내외국인 모두에게 호평받자 자신감을 얻었고, 2011년 케르반 레스토랑 운영을 시작했다. 케르반 레스토랑 그룹은 16개 직영점을 두고 1년에 100만명이 방문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직영점을 4~5곳 줄이고, 눈물을 삼키며 직원들을 내보내면서 오시난 회장은 한국 외식업자로서의 서러움을 절감하기도 했다. 오시난 회장은 “이태원 전철 승객이 하루 9만여명에서 코로나19 이후 6만명, 이태원 나이트클럽 집단감염 사태 이후 1만명 이하로 줄었다”면서 “2009년 이태원에 식당을 연 뒤 주변 매장이 비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지금은 공실률이 55%에 달한다”며 주변 상인들을 걱정했다.이태원의 케르반 본점은 GBA 탄생의 산실이기도 하다. GBA 설립을 한창 준비하던 2019년 오시난 회장은 케르반에서 이색 모임을 꾸렸다. 다양한 국적이 섞인 외국인들의 모임, 한국인과 외국인 사업가들의 만남을 구성했다. 50개국의 전통요리 음식점을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외국인이 모이는 곳인 이태원에서도 터키인은 터키인끼리, 파키스탄인은 파키스탄인끼리만 모이는 게 아쉬워서 마련한 자리였다. 오시난 회장은 “한국에 온 외국인들끼리 국적을 불문하고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양한 국적으로 모임을 구성해 보니 실상은 달랐다”면서 “모임에서 나이지리아인들은 미국인을 처음 만났다고, 미국인은 이탈리아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재미있어 했다”고 전했다. 그런 모임에서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다. 더 확장해서 GBA를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지난해 여름엔 방역물품 수출 중개 때문에 새벽 2~3시 퇴근이 예사였을 정도로 오시난 회장은 GBA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사업 기회가 자주 열리기에 그가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오시난 회장은 “지난달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일을 열심히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게 즐겁다”며 최근 협의 중인 이라크 대기업과의 사업을 귀띔해 줬다. 이 기업은 각종 한국 제품과 더불어 한국의 기술을 수입하는 데에도 관심이 컸다. 예를 들어 이 기업은 폐자재가 발생하면 태워 버리는 이라크와 다르게 재활용 기술을 발휘해 폐자재를 업스케일링하는 한국 기업에 관심을 보이며, 폐자재를 재활용하면서 이라크의 공해 문제도 해결할 기술을 찾아 달라고 GBA에 문의했다. 과거 한국의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그랬듯 GBA가 주목한 지역의 국가에서 ‘사업보국’이 활발하게 실행되고 있음을 GBA가 관여하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겠다 싶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자신에겐 세 가지뿐이었다고 오시난 회장은 회상했다. 자신의 몸, 25㎏의 옷가방, 그리고 부친이 어렵게 모아 주셨을 200달러의 비상금. 아버지의 돈은 차마 쓸 수가 없어 반년 동안 김밥만 먹고, 방 두 칸에 주방 겸 거실 하나인 집에서 터키 유학생 5명이 식사 당번을 정해 부대끼는 과정을 거쳐 그는 한국에 정착했다. 이제 그의 옆엔 문득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가족과 사업을 함께 일구는 동료들이 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의 에너지를 확장시킬 플랫폼인 GBA를 키우고 있다. 오시난 회장은 “25년째 한국살이 중 처음 11년이 터키 국적자로 한국을 배워 가는 기간이었다면 2008년 귀화한 뒤 11년 동안은 한국인이 돼 터키를 알리는 시간이었다”면서 “GBA를 설립한 2년 전부터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를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며 웃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오시난 GBA 회장 프로필 -1973년생, 터키 이스탄불 출생 -서울대 산업공학과 97학번 -2002년 월드컵 터키대표팀 통역·연락관 -2004년 터키와의 무역업(IT 차량용품, 전자제품 등) -2008년 귀화, 한국 국적 취득 -2009년 ‘미스터 케밥’… 현재 ‘케르반 그룹’ 대표 -2019년 GBA(Global Business Alliance) 창립 -현 서울시관광협회 이사, 용산구 외국인 서포터스 단장
  • “자고 나면 줄폐업”… 유령도시로 변하는 이태원

    “자고 나면 줄폐업”… 유령도시로 변하는 이태원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방역수칙도 다 지키고 세금도 꼬박꼬박 냈는데 우리는 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야 하나요. 도움을 청해도 등한시하니 당장에라도 한국을 떠나고 싶은 심정입니다.”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황윤철(45)씨는 텅 빈 주점을 둘러보며 한숨을 쉬었다. 라운지바로 분류된 그의 가게는 현재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져 문을 닫은 상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가게 문을 열었던 날은 고작 한 달에 불과하다. 그 사이 1500만원에 달하는 월세가 7개월이나 밀렸고 결국 그는 집과 차를 담보로 1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황씨는 “빌린 돈도 밀린 월세와 각종 세금을 내니 금방 바닥났다”며 “남은 건 억대 대출과 통장 잔고 4000원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이태원 일대는 마치 유령도시를 연상케 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역동적인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텅 빈 채 ‘임대 문의’ 종이가 붙어 있는 상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가게는 열었지만 찾는 손님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고객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5월 한 클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감염 사태의 여파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상인들도 이태원을 떠났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이태원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30.3%로, 전국 평균 6.5%를 크게 웃돌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자고 일어나면 철거 물건을 실어 나르는 폐업차들을 날마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폐업 상태지만 남아 있는 계약 기간과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철거비로 방치된 가게들을 고려하면 실제 공실률은 70%에 달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소상공인 버팀목자금(3차 긴급재난지원금)도 이들에게는 ‘코끼리에게 비스킷 주기’일 뿐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6)씨는 “이태원에서도 비싼 곳은 월세가 2000만원이 넘는데 고작 200만~300만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솔직히 당장에라도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오는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들은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다. 식당 주인 문준용(58)씨는 “가게에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있으면 오던 손님들이 발길을 돌린다”며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이미 사람들에게 공포스러운 곳으로 각인돼 있어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태원발(發) 확산’이라는 주홍글씨 탓에 그동안 눈치만 봤던 상인들은 지난 9일 버티다 못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이태원 상권이 대부분 퇴근 시간대 이후 야간 영업에 치중한다는 점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요구한다. 주점 사장 김형종(36)씨는 “오후 9시로 규정된 일괄적인 영업제한 조치를 철폐하고 상권 특수성에 맞게 시간대를 재조정해 달라”며 “상인들의 월세나 대출 상환을 미뤄 주는 조치로 정부가 이태원을 살리는 실질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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