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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보행자 눈높이… 맞춤 길잡이 전국 설치땐 1132억 아낀다

    보행자 눈높이… 맞춤 길잡이 전국 설치땐 1132억 아낀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은 서울 서초구에서 출발한 것이다. 구는 2012년 12월 처음으로 이를 도입했다. 도로명판에 담기는 도로명주소는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건물엔 차례대로 번호를 지정해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의 주소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최근 몇 년간 도로명판 제작에 힘썼지만, 차량용 위주로 도로명판을 설치해 주택가에서는 보행자용 도로명판이 턱없이 부족했다. 또 1개 설치에 20만원이나 들어 지자체에선 최소 10년이 지나야 확충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벽면 부착식 도로명판은 기존 주소판(65~130㎝×26㎝)보다 작은 40㎝×10㎝로 대폭 줄여 제작비를 절감시켰다. 기존 도로명판 제작 비용이 개당 20만원인 반면 이는 개당 3만 5200원에 불과하다. 또 벽면에 부착해 보행자의 눈높이에 맞췄으며 도로명, 기초번호, QR코드가 표시되게 만들었다. 벽면 부착식이므로 건물 벽면 또는 담장에 비와 바람에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실리콘과 접착 스티커로 설치돼 유지 보수가 간편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 서초구는 외국인이 많은 서래마을과 일일 유입인구가 100만명인 강남역 일대에 ‘다국어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설치해 서초구를 찾은 외국인들로부터 편리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서초구는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안전행정부에 건의, 지난 5월 규정으로 명문화하도록 함으로써 전국 확대시행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전국 지방자치단체(229개)가 설치할 경우 예산 113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호소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서초구는 현재까지 1469개의 다국어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설치하면서 4억 90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얻었다. 설치비용이 기존의 18%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진익철 구청장은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에 앞서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골목이나 막다른 도로같이 보이지 않는 틈새 지역에 보행자용 도로명판을 지속적으로 설치해 줄 방법에 대해 직원들과 고민하던 중 설치비용이 기존의 18%밖에 안 되는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시행했다”면서 “서초구의 창의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된 데 이어 좋은 평가를 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20·끝) 강남(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20·끝) 강남(하)

    강 남은 탄생 비화보다 조성 과정이 더 드라마틱하다. 택지 마련과 경부고속도로 편입부지의 무상취득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가지고 닻을 올렸던 강남개발은 정치자금 조성과 상공부 단지 제공이라는 ‘검은 거래’에 의해 변질됐다. 강북 억제라는 명분도 결과적으로 남북긴장 조성이라는 안보논리로 위장한 측면이 강하다. 강남은 현대 한국이 가진 모든 병리현상의 총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특혜와 듣도 보도 못한 정책 지원이 탄생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개발촉진지구 지정으로 강남에 건물을 지으면 각종 세금이 면제됐다. 지하철 2호선이 강남 연결을 위해 직선노선에서 순환선으로 탈바꿈했고, 아파트 이외에는 지을 수 없도록 멀쩡한 땅을 규제하는 정책도 등장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이 반포로 강제로 옮겨졌고, 명문 고교의 강남 이전으로 말미암은 8학군의 형성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서울의 확장이라는 시대적 산물이었지만 정권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김으로써 강남개발의 선의는 빛을 잃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청와대와 상공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돈을 내고,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 하수인으로 토지를 매점하고, 서울시장이 땅값 빨리 올리라며 깃발을 흔들고, 많은 시민이 동참했으니 생각해 보면 온 국민의 분통터지는 웃지 못할 만화요, 연극이었다. 연극이라면 그것을 희극으로 볼 것인가 비극으로 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군사정권은 정치자금 조성과 상공부 단지 조성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윤진우 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1970년 1월 초 김현옥 시장의 지시로 박종규 경호실장을 만났다. 박종규가 누구인가. 김종필 국무총리,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함께 박정희 정권의 3인방이었다. “강남지역에서 가장 장래성이 있고 투자가치가 있는 곳이 어딘가”라는 박종규의 질문에 “탄천을 경계로 그 서부지역 일대(오늘의 강남구)”라고 답했다. “그러면 그쪽 땅을 사 모으지”라는 한마디에 따라 몇 차례에 걸쳐 5억 5000만원을 받아서 땅을 사 모으고 땅값이 어느 정도 오르면 되팔았다. 박종규·김현옥이 이듬해 4월에 치러질 제7대 대통령선거(박정희 대 김대중)에 대비해 강남 땅을 투기대상으로 삼아 정치자금 마련 노름판을 벌인 것이다. 윤진우 도시계획과장은 그 뒤 1년 동안 25만평을 확보, 매각해 1971년 5월쯤 20억원을 상납했다고 한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500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1963년 평당 300원 하던 땅값이 1970년대 초반 3만원으로 껑충 뛰는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한 것이다. 이것이 강남 부동산 신화의 출발점이며 이후 강남은 평당 3000만원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김현옥은 또 비슷한 시기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 시절 비서관을 지낸 이낙선 상공부장관의 민원을 해결하라고 윤진우에게 지시했다. 강남에 상공부청사와 산하기관이 들어갈 부지 10만평을 물색하라는 것이었다. 오늘의 삼성동 코엑스부지가 이때 등장한다. 이 부지는 봉은사 땅이었으며 처분권은 조계종 총무원장이 쥐고 있었다. 마침 정부가 팔려고 내놓은 남산 중앙공무원교육원을 사들여 동국대 교육원으로 쓰려던 조계종 측과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금싸라기 땅 10만평은 평당 5300원씩 모두 5억 3000만원에 상공부 수중에 넘어갔다. 상공부 단지는 조성되지 못했다. 정부의 1976년 수도권 인구 재배치 계획에 따라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했다. 대신 무역센터와 아셈타워, 공항터미널, 한국전력 등이 들어서게 됐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으로 김현옥이 물러나면서 설거지는 후임 양택식 시장이 맡았다. 윤진우는 도시계획국장으로 승진해 잠깐 좋은 시절을 누렸으나 1974년 공무원 숙정자 명단에 포함돼 희생양이 됐다. 강남 부동산가에 파다했던 “서울시장 도둑놈, 도시계획국장 도둑놈”이라는 소문을 피해갈 수 없었던 탓이다. 윤진우가 맡았던 악역은 이 정도에 그쳤지만 하수인은 과연 그뿐이었을까. 부동산투기 억제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1968년 처음 등장한 이래 몇 년에 한 번꼴로 투기억제책이 발표됐지만 우성, 한신공영, 한양, 삼호 같은 강남 부동산재벌의 등장과 복부인의 횡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남에 부동산이라는 DNA가 깃든 것이다. 박 정희 대통령은 1975년 3월 4일 서울시를 연두 순시하면서 “영동·잠실지구를 개발하여 도시시설을 완비하고 주택을 많이 들어서게 하는 것은 서울시의 인구를 증가시키는 정책밖에 안 된다. 강북에 있는 사람들이 그곳으로 이주해갈 때는 주택분양이나 토지불하 때 우선권을 준다든지 해서 서울시의 인구증가 없이 강북의 조밀 인구를 강남에 소산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적인 방안이 깊이 연구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북 인구의 강남 분산정책의 신호탄이었다. 1974년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으로 물러난 양택식으로부터 강남 신시가지 조성 임무를 물려받은 구자춘 시장은 고속버스터미널의 강남 이전, 지하철 2호선의 순환선 건설, 강남구의 신설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받았다. 서울을 사대문 도심과 강남·잠실, 여의도·영등포 중심의 다핵(多核)도시로 개발한다는 이른바 ‘3핵도시론’이었다. 김현옥(1966~1970)이 여의도 및 한강개발과 한남대교 건설로 강남개발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양택식(~1974)은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를 들이는 초석을 놓았다. 방점은 구자춘(~1978)이 찍었다. 신천지 강남을 아파트공화국, 유흥가공화국, 부동산공화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 3명의 시장이 재임한 12년 9개월 동안 서울과 강남의 얼개가 완성됐다. 군인 출신 김현옥·구자춘이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일을 벌이고, 마무리했다면 관료 출신이던 양택식은 중간계투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뒤에는 독재자 박정희가 버티고 있었다. 서울 상공을 헬기를 타고 다니면서 일일이 지적하고 지시했다. 싫건, 좋건 간에 강남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1967년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 21년 동안 질풍노도처럼 불어닥친 변화의 한 중심에 있다. 개발의 합법성과 절차의 민주성을 따졌다면 지금의 강남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강남은 한국적인 특성, 쉽게 끓고 쉽게 식는 ‘냄비 근성’과 ‘빨리빨리 문화’의 합작품이다. 이들 문화의 긍정적 요인을 활용해 벤처와 인터넷, 제2금융권의 요람이 되었다. 온갖 특혜와 정책적 지원이 뒤따랐다. 구시가지 대부분을 도심재개발지구로 지정해 건물의 신·증축과 개축을 금지했다. 백화점, 도매시장, 공장 등의 신규시설도 허락하지 않았다. 다동·무교동 일대 술집과 다방, 카바레 등 유흥업소는 된서리를 맞았다. 규제가 없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강남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불야성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1974년 서울지역에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서 경기고 등 명문학교들도 낡고 협소한 강북 교사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의 등장이 강남폭발의 비등점이었다. 사평리라고 불리던 침수지역 반포로 구자춘의 시선이 쏠렸다. 1977년 강북 여러 곳에 산재했던 터미널을 폐쇄했다. 잠수교와 남산3호터널을 뚫었지만 1981년 터미널이 완공될 때까지 강북 가는 길은 고생길이었다. 1976년 반포·청담·이수·압구정·도곡·잠실을 ‘아파트지구’로 지정했다. 지정된 지역에는 아파트 이외에는 짓지 못하게 했다. “터미널 주변을 아파트단지로 조성하라”라는 구자춘의 지시 한마디에 5만 가구의 아파트가 10년 만에 들어섰다. 터미널 주변이 순식간에 아파트 숲으로 덮였다. 지하철 2호선은 본래 1970년 지하철 1호선 노선결정 때 교통량 조사와 투자비 회수계획에 따라 왕십리~을지로~마포~여의도~영등포노선을 뚫기로 정해져 있었다. 3, 4, 5호선 노선도 대체로 정해진 터였다. 구자춘의 즉흥적인 을지로순환선 계획은 강남에 바치는 찬가였다. 포병 장교 출신답게 계획에도 없던 종합운동장~삼성~선릉~역삼~강남~교대역 노선을 지도에 그려 넣었다. 성수~을지로, 사당~서울대입구~문래~을지로로 각각 연결하는 순환선이었다. 총연장 60㎞의 지하철 2호선은 1978년 착공해 6명의 서울시장이 3번의 기공식을 했고 5번의 개통식을 가진 끝에 1984년 완전 개통됐다. 2호선이 개통됐을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54대46으로 균형을 맞추게 됐었다. 우 리에게 강남이란 무엇일까. 새서울도, 제2서울도, 남서울도, 영동도 아니다. 강남이 서울이다. 강북이 조선왕조의 도읍 한양이라면 강남은 우리 손으로 건설한 ‘진짜 서울’일는지 모른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은 강북에서 조선을 느끼고, 강남에서 현대 한국의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하지 않는가. 불과 50년 전에 시작된 한강의 기적이 곧 강남신화이며, 코리안드림이었다. 18세기를 살았던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이 21세기 강남의 낮과 밤을 필설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왕국도 식민지도, 독재국가도 아닌 대한민국의 진정한 서울은 바로 강남이 아닐까. joo@seoul.co.kr ■지난 6개월 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서울을 지리 중심으로 살펴본 ‘서울 택리지’는 이번 20회로 맺습니다. 서울을 테마별로 집중조명하는 ‘서울택리지-테마기행’으로 2014년 신년에 찾아뵐 예정입니다.
  • [김치, 부활을 꿈꾸다] 가족 건강 챙기고…김치문화 알리고…김장 담는 가정 늘어난다

    [김치, 부활을 꿈꾸다] 가족 건강 챙기고…김치문화 알리고…김장 담는 가정 늘어난다

    “앞으로는 김장 김치를 직접 담가 먹어야겠어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사는 주부 김미정(37)씨는 지난 23일 종로구 인사동 종가집 김치월드에서 열린 김장김치 만들기 체험에 일곱 살 아들과 참가했다. 아이가 김치를 잘 안 먹어서 입맛을 바꿔 주려고 나왔다는 김씨는 옆에서 김치 맛을 익히고 있는 아이를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김씨는 “그간 어머니께 김치를 받아서 먹었는데 이제는 매년 직접 담가 봐야겠다”면서 “우리 애가 이렇게 즐거워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원하는 이 행사에는 엄마와 아이 총 8쌍이 참가했다. 강사인 정진숙(35) 매니저는 “김치 담그기를 배우려는 참가자가 반마다 지난해 평균 5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면서 “특히 중국·일본 등 외국인들의 김장 배우기 열풍이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먹을 김치는 내 손으로 직접 담그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김치’가 부활하고 있다. 손김치 붐에 직접적인 불을 댕긴 건 배추와 건고추, 무 등 올해 김장 재료의 가격 하락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중국산 등 수입 김치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 다양한 체험행사와 반제품 김치상품 등 업계의 노력,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유력 등 분위기가 한껏 조성돼 있었다. aT가 지원하는 김치 교육 참가자는 올 들어 10월까지 79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8명)보다 53%나 증가했다. 일부 교육기관은 참가자가 몰리면서 지원 예산이 바닥나 10월 이전에 교육을 마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치를 담그겠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59.3%에 달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은 2007년 44.7%, 2010년 54.5% 등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김장 비용의 하락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으로 4인 가족이 김장을 담그려면 19만 5214원(배추 20포기 기준)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24만 4431원)보다 20.1% 하락했다. 김장 담그는 비용은 통상 10월이나 12월보다 11월이 더 저렴하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11월 김장비용의 평균은 20만 6246원이었다. 10월은 22만 5114원, 12월은 21만 267원이었다. 시판되는 수입 김치에 대한 불안감도 손김치 부활의 이유 중 하나다. 김장 체험 행사에 참가한 주부 안진희(39·인천 서구 불로동)씨는 “중국산도 많고 해서 사 먹는 김치는 잘 믿지 못하겠다”면서 “우리 가족을 위한 건강 김치를 직접 담가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배추김치, 고춧가루 등 양념류 원산지 위반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단속에서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한 90곳을 형사입건하고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은 40곳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는 김치의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대학, 기업, 복지관, 공공기관 등의 김치 나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양념소와 절임 배추의 공급으로 김장 담그기가 간편해진 것도 이유다. 김장 초보자들이 집에서 맛있는 건강 김치를 담그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우선 배추를 절일 때 반드시 한 번 이상 뒤집어서 소금물이 골고루 퍼져 절여지도록 해야 한다. 김치에 신맛을 나게 하는 미생물은 절인 배추 상태일 때도 성장한다. 따뜻한 집안보다는 베란다나 야외에서 배추를 절이는 게 좋다. 또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과일을 많이 넣으면 당분이 미생물의 영양 성분으로 작용해 김치가 빨리 익고 신맛이 빠르게 늘어난다. 특히 배 같은 과일을 갈아 넣으면 과일 속 펙티나아제로 인해 김치가 쉽게 물러지니 주의해야 한다. 김치에 공기 접촉이 많아져도 물러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배추김치의 겉잎을 둘러 내부로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고 차곡차곡 눌러 담아야 한다.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맛보려면 섭씨 5도 전후에서 온도 변화 없이 익히고 저장하는 게 좋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가 또는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또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우려 완화’ 등의 표현이 자주 나온다. 과연 ‘양적 완화’(量的緩和·Quantitative Easing)란 무엇이며 미국은 왜 이것을 줄이려 할까.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에는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주가 하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아보자.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실물경제 활동이 빠르게 위축됐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큰 폭으로 내리는 한편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는 등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실물경기도 계속 침체되자 연준은 같은 해 11월 장기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에서 사들여 금융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정책금리가 제로(0) 수준까지 낮아져서 금리정책으로는 더 이상의 금융 완화가 곤란해졌을 때,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려 통화정책 기조를 더욱 완화하는 것을 양적 완화라고 한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01~2006년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미 연준은 현재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MBS와 45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일본은행도 2010년 10월부터 장기국채 및 금융기관 보유주식을 매입하는 본격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부활시켰다.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도 국채와 회사채를 직접 사들이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은행에 대규모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실시해 온 양적 완화는 해당국의 금융 불안 진정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실시한 기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모두 금융위기로 떨어졌던 주가가 빠르게 회복됐고, 급등하던 시장금리도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그러나 양적 완화가 상당기간 지속된 이후까지도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 축소 노력 지속,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재정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주체의 심리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정 건전화 노력도 양적 완화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를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미 연준 등은 2012년 하반기 이후 기존의 양적 완화 규모를 늘리는 한편 양적 완화의 지속기간을 고용 및 물가 상황(미 연준), 물가상승률(일본은행) 등에 직접 연계시켜 그 목적이 경기 부양에 있음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런 노력 등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가치가 오르고 고용상황도 개선됐다. 일본에서는 엔화가치 하락이 가시화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장기간의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런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조만간 국채 및 MBS의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로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갖게 됐다. 특히 미 연준이 사들여온 MBS는 부도 위험 등을 이유로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보유하지 않았던 자산으로 자칫 연준에 치명적인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에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양적 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수습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지난 5월을 전후해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적 완화 축소로 연준의 유동성 공급 증가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미국 금리가 오르자 그동안 미국에서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흥시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등 기초 경제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금리 상승이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출됐다. 이에 따라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 불안이 확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 외환 및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상황이 다른 나라로 무차별적으로 전염되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유지한 것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양호한 재정건전성 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 유로지역과 일본의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대된 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의 예산 및 부채한도 증액 관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이 다소 둔화되는 등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다. 따라서 미 연준이 당장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를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는 몇 개월 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언젠가 양적 완화 규모가 줄어들고 종료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기초 경제여건(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전개상황에 따라 그 충격이 커지고 확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쏙쏙 경제용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미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을 가리키며 1913년에 설립됐다. 7명의 상임이사로 구성된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와 12개 지역별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이 연방준비제도를 이루고 있다.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미국 예금기관들이 연준에 예치된 자신들의 예치금 잔액(federal funds)을 서로 거래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금융기관의 자금 과부족(過不足)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연준은 특정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운용목표로 삼아 이 금리가 목표 수준에 수렴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시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와 유사하다.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로 보유하게 된 주택저당채권을 일정한 조건별로 모아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유동화)한 증권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대출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더라도 채무 불이행의 위험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의 유동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주말 인사이드] 나는 다문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주말 인사이드] 나는 다문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7살, 8살 난 딸 둘이 있어요. 공무원이 되니까 두 딸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다문화 가족 자녀라고 기죽지 않고 ‘우리 엄마는 직장에 다닌다’면서 자랑을 한대요. 열심히 일을 안 할 수가 없죠.” 한국 입국 전까지 베트남 하노이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던 팜튀퀸화(33·여)씨는 올해로 한국 생활 8년차다. 200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어느덧 두 딸의 엄마가 됐다. 팜씨는 국내에 와서도 국제아동권리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원어민 주임 교사로 일했다. 이후 국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팜씨는 불안했다. 그는 “대학원에 가서 석사 학위를 받아도 과연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면서 “이때부터 백방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서울시 외국인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채용 공고였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팜씨는 망설임 없이 공고에 응시했다. 그리고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공직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 7월 서울시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전문계약직 ‘라’급)된 팜씨는 현재 여성가족정책실 외국인 다문화담당관 교류협력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온 외국인 32명을 전문 강사로 선발하고, 서울 소재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강사가 출신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을 배정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다. 팜씨는 “처음에는 아이들과 학생들이 외국인 강사를 볼 때 거리를 두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수업 중에 체험 활동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외국인 강사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외국인 또는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럴 때마다 참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4년 특허청의 박사(심사관) 특채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차영란(42·여·금속심사팀) 사무관은 다문화 가정 출신의 공직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 심사관은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공직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언어에 장점이 있기에 실무능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학·석사)한 공학도로 1996년 모교(절강대)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충남대로 유학을 왔다. 한국에 정착할 생각은 처음엔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열류체 연구를 한 박사 학위 과정에서 ‘큐피트의 화살’을 맞아 1999년 결혼했다. 3년 후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결혼과 함께 일반 회사에 취업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한국외대에서 중국어를 다시 공부하던 중 특허청에 근무하는 실험실 선배의 권유로 ‘유턴’했다. 38명 선발에 668명이 지원한 특채에서 17.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차 심사관은 “신규 심사관 교육 등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워 어려움은 없다”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4년간 재택근무를 하는 등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혜택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청에서 책임심사관이자 중국특허분야 전문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특허 등 지식재산권 출원 세계 1위국이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문헌 접근이 어렵다. 차 심사관은 그간 중국특허가이드를 발간하고, 선행기술 조사요원을 지도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하며 조직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자신과 달리 공직에 입문한 다문화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달 초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한 다문화 공무원 공직적응 교육에 참여한 일화를 소개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계약직이다 보니 역할이 모호하다”, “업무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없거나 부족하다”, “채용만 해놓고 일을 안 준다”는 볼멘소리가 잇따랐다. 차 심사관은 ‘다문화 공무원’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특별한 채용, 소수인종에 대한 배려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조선족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주변인’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고교 졸업 때까지 연변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에 일부러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한족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학연·지연·혈연 관계가 전혀 없는 그는 중국말을 잘하는 낯선 학생이었다. 차 심사관은 “이방인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형식적인 채용이 아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 부여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다문화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곳은 서울이다. 전체 다문화 공무원 56명 가운데 15명이 서울시청과 각 지자체에서 근무한다. 영국 유학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2005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한 이사하라 유키코(36·여)씨는 2008년부터 서울 용산구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용산구 내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을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우연히 센터장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게 인연이 돼 현재까지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의 ‘안방마님’으로 일하고 있다. 이사하라 센터장은 글로벌빌리지센터를 찾는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2~3년을 지내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주재원 등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때 흐뭇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사하라 센터장도 차 심사관과 같이 다문화 공무원 대상 교육에 참여한 일화를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교육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교육생이 오랫동안 한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한국문화는 이미 익숙하다”면서 “한국문화 알기, 민요 배우기 같은 교육도 좋지만 공문서 쓰기와 같은 실무교육이 좀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사하라 센터장도 계약직 신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해 불안한 마음도 있다”면서 “계속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신분상 배려를 해도 괜찮을 것”고 말했다. 외국인 공무원의 눈에 비친 한국 공무원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사하라 센터장은 “한국과 일본의 공직 사회는 기본적인 모습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나 지자체 등 행정기관의 조직도를 보면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상 업무 형태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공무원들은 일본 공무원들보다 사교적이고 상사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이 낯설기도 했다. 이사하라 센터장은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무뚝뚝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며 유쾌한 웃음으로 회상했다. 그는 “한국 공무원들은 좋은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융통성과 창조성이 뛰어나다”고도 했다. 팜씨는 베트남 공무원은 권위적인 반면 한국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공복 정신이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같은 조직 안에서 잘 협동하면서 자기 능력을 꾸준히 개발하는 동료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에겐 인상적이었다. 팜씨는 “끊임없이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한 공무원상”이라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 한 명 한 명이 저의 롤모델이다. 융통성 있고 일을 잘 처리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서부는 강력 사건 강남·이태원은 마약

    남서부는 강력 사건 강남·이태원은 마약

    올해 서울지역에서 발생한 강간과 성추행 사건은 여성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관악구에서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강도 사건은 강서구, 마약 사건은 강남지역, 청소년 범죄는 노원구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이 22일 서울신문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내놓은 ‘올 1~9월 서울 경찰서별 7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추행, 절도, 폭력, 방화, 마약) 현황’에 따르면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강간과 성추행 사건은 모두 293건이었다. 유동 인구와 유흥가가 많은 강남경찰서 관내(240건)보다 22.1% 많은 수치다. 경찰은 관악구에서 유독 강간과 성추행이 많이 일어나는 원인을 가구 구조에서 찾았다. 관악서 관계자는 “관악구 전체 가구 중 여성이 혼자 사는 가구가 대략 4분의1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0년 기준 관악구의 21만 7359가구 중 31.3%에 해당하는 6만 7926가구의 가구주가 여성이었다. 마약 사건은 클럽이 많은 강남과 용산에서 가장 빈번했다. 강남경찰서 관내에서만 129건의 마약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서울지역 경찰서 31곳에서 수사한 전체 마약 사건(686건) 중 18.8%였다. 마약 사건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곳은 용산구(48건)로 나타났다. 클럽이 밀집한 이태원이 관내에 있다. 강남서 관계자는 “마약은 주로 클럽 등을 통해 유통된다”면서 “관내에 유학생과 유흥업소 종사자 등 비교적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직업군이 많다”고 말했다. 방화 사건은 중랑경찰서 관내(15건)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경찰은 중랑구에 단독주택이 많은 구조를 주요 요인으로 짚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중랑구 내 주택 중 단독주택 비율은 27.5%로, 고급 단독주택이 많은 종로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특별한 목적성이 없는 연쇄 방화 등은 단독주택 주변의 쓰레기 처리 장소에서 많이 발생한다”면서 “이곳엔 인화성 물질이 많아 연쇄방화 범죄의 지역적 조건이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7대 범죄 가운데 청소년이 피의자인 사건은 노원구가 591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은 노원구의 7대 범죄 발생 건수(4028건)가 25개 자치구 중 10번째이지만, 유독 청소년 가해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를 학원가에서 찾았다. 노원서 관계자는 “관내에 청소년 인구가 대략 10만명으로 많은 데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 학원가가 밀집해 있어 주변지역 학생들도 노원구로 넘어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살인은 강서구(12건)와 영등포구(11건)에서 빈번했다. 강서구는 강도 사건도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는 폭력 사건이 2583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남서부 지역이 서민층과 외국인이 밀집한 곳이어서 살인과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곳은 서민층과 한국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면서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문화 적응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이 감정적·폭력적으로 처리될 때가 많아 치안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체 7대 범죄 건수는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5554건으로 가장 많이 일어났고, 송파서(5356건)와 영등포서(5221건), 강남서(4721건)가 뒤따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통합유럽연구회 지음/책과함께/456쪽/2만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 ‘늪지대의 정착(Brosella)’이란 뜻을 지닌 이 도시는 979년 프랑스군이 젠느강 유역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면서 비로소 도시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마을 주변에 성곽이 둘러져 도시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것은 기껏해야 1190년의 일이다. 이후 에스파냐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으로 주인이 바뀌며 역사의 부침을 거듭해 왔다. 13세기까지만 해도 인구 5000명 남짓에 불과했던 이 소도시는 오늘날 명실공히 통합유럽의 수도로 거듭났다. 시내 동쪽 로이 거리 인근에 자리한 61개의 건물로 이뤄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비롯해 이사회, 지역위원회, 유럽경제사회위원회 등의 본부가 차례로 뿌리를 내렸다. 유럽방위청 등 7개 행정청도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동서냉전의 산물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까지 더해져 연면적 330만㎡에 이르는 도심 사무실의 대다수를 국제기구나 외국계 기업들이 점령했다. 브뤼셀이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해 온 덕분이다. 그러나 브뤼셀 토착민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거대한 EU지구가 브뤼셀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폭등했고 원주민들은 시 주변으로 밀려났다. 2류 시민으로 전락한 토착민도 상당수다. 새롭게 둥지를 튼 외국인들은 지역사회에 동화되기보다 자녀들을 값비싼 외국인학교에 보내며 ‘그들만의 삶’을 고집하고 있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는 “유럽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라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는 ‘폴리스’라는 도시국가의 집합체였고, 로마제국은 ‘영원한 도시’ 로마와 이를 복제해 만든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이뤄졌다. 중세 유럽 역시 산재한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문명 지형도를 완성했다. 근대에 발전한 유럽의 절대주의 왕국과 국민국가들도 수도를 중심으로 확장한 영토국가일 따름이다. 유럽문명은 곧 도시를 건설하고 통치하는 하드웨어와 도시의 제도와 문화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를 띠었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도시는 영국 런던이다. 저자들은 런던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도시는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기원전 54년 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템스강 어귀의 런던을 점령했다. 정확히 ‘더시티’라는 지역이다. 무역항으로 각광받던 런던은 19세기 금융자본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은행가문인 로스차일드가의 거점이 된다. 동시에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하며 ‘자본론’을 쓴 무대였다. 두 자녀가 굶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대영박물관 도서관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자본론을 완성했다. 1897년 6월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전성기를 상징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 패권을 넘겨주며 영국은 중위권 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런던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제30회 하계 올림픽 개막식을 전 세계 7억명의 인구가 지켜봤다. 너무나 영국적인 이 개막식은 런던이 산업혁명과 민주주의의 모태라는 역사적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요즘 런던은 글로벌리즘과 민족주의의 대결장으로 변모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의 망명정부를 받아들이며 유럽통합의 잉태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년 안에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장소이기도 하다. 반면 오스트리아의 빈은 역사의 생채기를 안고 있다. 히틀러는 18세 때 화가의 꿈을 안고 예술의 도시인 빈을 찾았다. 그러나 빈 예술아카데미에 두 번이나 낙방한 뒤 빈곤한 젊은 시절을 보낸다. 좌절을 안겨준 빈은 훗날 나치의 지도자로 변신해 빈을 집어삼킨 히틀러에게 해코지를 당한다. 합스부르크제국의 수도로 남다른 지위를 누려온 문화적 메트로폴리스는 그렇게 초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책은 3000년 유럽의 역사를 도시를 통해 풀어간다. 유럽의 순례길이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비롯해 헤이그, 스트라스부르, 바이마르, 프랑크푸르트 등 18곳의 도시들이 최초의 통일국가인 로마제국 이후 통합과 분열을 반복해 온 유럽의 속내를 살짝 털어놓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3 서울 범죄지도’ 성추행-관악 마약-강남 살인-강서 최다 [단독]

    ‘2013 서울 범죄지도’ 성추행-관악 마약-강남 살인-강서 최다 [단독]

    올해 서울지역에서 발생한 강간과 성추행 사건은 여성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관악구에서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강도 사건은 강서구, 마약 사건은 강남지역, 청소년 범죄는 노원구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이 22일 서울신문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내놓은 ‘올 1~9월 서울 경찰서별 7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추행, 절도, 폭력, 방화, 마약) 현황’에 따르면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강간과 성추행 사건은 모두 293건으로 집계됐다. 유동 인구와 유흥가가 많은 강남경찰서 관내(240건)보다 22.1% 많은 수치다.  경찰은 관악구에서 유독 강간과 성추행이 많이 일어나는 원인을 가구 구조에서 찾았다. 관악서 관계자는 “관악구 전체 가구 중 여성이 혼자 사는 가구가 대략 4분의 1수준”이라고 밝혔다. 2010년 기준 관악구의 21만 7359가구 중 31.3%에 해당하는 6만 7926가구의 가구주가 여성이었다.  마약 사건은 클럽이 많은 강남과 용산에서 가장 빈번했다. 강남경찰서 관내에서만 129건의 마약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서울지역 경찰서 31곳에서 수사한 전체 마약 사건(686건) 중 18.8%였다. 마약 사건이 두번째로 많이 발생한 곳은 용산구(48건)로 나타났다. 클럽이 밀집한 이태원이 관내에 있다. 강남서 관계자는 “마약은 주로 클럽 등을 통해 유통된다”면서 “관내에 유학생과 유흥업소 종사자 등 비교적 마약에 접근이 쉬운 직업군이 많다”고 말했다.  방화 사건은 중랑경찰서 관내(15건)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경찰은 중랑구에 단독주택이 많은 구조를 주요 요인으로 짚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중랑구 내 주택 중 단독주택 비율은 27.5%로, 고급 단독주택이 많은 종로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특별한 목적성이 없는 연쇄 방화 등은 단독주택 주변의 쓰레기 처리 장소에서 많이 발생한다”면서 “이 곳엔 인화성 물질이 많아 연쇄방화 범죄의 지역적 조건이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7대 범죄 가운데 청소년이 피의자인 사건은 노원구가 591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은 노원구의 7대 범죄 발생 건수(4028건)가 25개 자치구 중 10번째이지만, 유독 청소년 가해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를 학원가에서 찾았다. 노원서 관계자는 “관내에 청소년 인구가 대략 10만명으로 많은 데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 학원가가 밀집해 있어 주변지역 학생들도 노원구로 넘어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살인은 강서구(12건)와 영등포구(11건)에서 빈번했다. 강서구는 강도 사건도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는 폭력 사건이 2583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남서부 지역이 서민층과 외국인이 밀집한 곳이어서 살인과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 곳은 서민층과 한국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면서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문화 적응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이 감정적·폭력적으로 처리될 때가 많아 치안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체 7대 범죄 건수는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5554건으로 가장 많이 일어났고, 송파서(5356건)와 영등포서(5221건), 강남서(4721건)가 뒤따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광양만경자청 국비지원 488억 ‘대박’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내년 현안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결과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산업통상자원부 9건 307억원, 국토교통부 6건 178억원, 환경부 1건 3억원 등 총 16건 488억원이 정부안에 반영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96억원이 증액된 488억원으로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및 산업분야 기반시설사업 예산감소의 악재 속에 이희봉 청장 등이 지역 국회의원과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얻어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확보된 국비사업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인 해룡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111억원, 화양 간선도로 개설 41억원 등 계속사업 10건 440억원과 세풍일반산단 진입도로 개설 10억원, 황금산단 진입도로 및 율촌제Ⅱ산단 진입도로 개설사업 19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신규사업으로 6건 48억원을 확보하는 등 법령개정 등이 필요한 사업을 제외한 광양경제청이 요구한 전 사업이 반영돼 그 어느 해보다도 산단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광양만권은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 세계 최대컨테이너 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가능한 천혜의 광양항 등이 있어 최고의 투자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 청장은 “유럽이나 일본 등 해외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광양만권의 산업인프라를 접하게 되는 외국인들은 너무나 완벽한 지리적 여건에 깜짝 놀란다”며 “광양만권의 중요성을 정부가 점차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중국과 한국은 ‘인민행복’과 ‘국민행복’이라는 같은 꿈을 나누는 이웃 국가로 양국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塋·43) 대변인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정 핵심 과제로 ‘국민행복시대’와 ‘중국의 꿈’(中國夢·국가부강, 국민행복)을 내세운 점을 가리키며 한·중 관계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여우’(朋友·오랜 친구)라는 타이틀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호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외국인들은 돌돌핍인(??逼人·기세가 등등하다)이라는 표현도 불사할 만큼 너무 강경하다고 말하지만 내국인들은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같은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은 침략당한 역사를 가진 중국인들은 발전에 상응하는 지위와 존엄을 요구하는 반면 외부에서는 중국이 강해진 파워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어떤 의무를 이행할지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하면서도 외국인들로부터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딱 1년이 되는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제도가 생긴 지 30년이 됐는데 그 세월에 비하면 1년의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쑥스럽다. 다만 외교부 대변인은 외부 세계에 중국의 입장을 알리고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중요한 창이어서 막중한 책임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어떤 분야의 질문이 가장 많은가. -해외 언론의 중국 관련 보도는 정치 외교 경제 과학 문화 등 모든 방면을 망라한다. 외교부 기자회견이지만 중국 외교와 관련 없는 질문도 많다.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이 많은데 . -편청즉암, 겸청즉명(偏聽則暗, 兼聽則明·일부의 이야기만 들으면 우매해지고, 여러 쪽 이야기를 들으면 밝아진다)이란 말이 있다. 중국이 완벽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발전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중국의 부정적인 면만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특정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다. 심한 경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을 질타하는 데 이데올로기적인 오만과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건설적인 비판은 환영하되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 찬 악의적인 비난은 정중히 사양한다. →국제사회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 경제는 총량에서는 세계 2위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전 세계 80~90위 정도이며,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우리의 목표는 발전이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한 만큼 오로지 ‘평화 발전’ 한길만을 견지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는 중국 변혁은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하며, 그 변화는 서방 지도자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어려운 것이어서 서방은 중국을 파트너로서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 간에는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2010년 9월 중국정부청년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과 경주, 제주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통하며 경제적으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등 협력 공간이 무한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또 한국은 아름답고, 과학 기술이 뛰어나며, 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열정이 뜨거운 나라라는 인상도 받았다. 한국에 다녀온 뒤로 유자차를 마시게 됐다. →최근에 접한 한국 문화가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박근혜 일기’(상하이 이원출판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6월 중·한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는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 중이다. 개인적으로 언론의 역할을 주목한다. 기자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말이 있듯 언론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한 나라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그 나라에 대한 자국 국민의 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양국 매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터뷰가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갖는 호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19일 취임 1년 화대변인은 中 5번째 여성 대변인… 은유적 화법으로 호평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격인 신문사(司)의 부사장(직급은 우리 외교부 공무원 3급 해당)으로 중국의 제 27번째 대변인이자 5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1년이 된다. 1993년 입사 이후 유럽연합(EU) 등 유럽 지역에서만 7년을 일했다. 화이안(淮安) 고등학교와 난징(南京)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외교부 공무원인 남편과 사이에 중학생 딸을 한 명 두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며 언론인들과도 종종 친선 게임을 벌이는 등 내외신 기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정 국가의 행위를 비난할 때도 직선적인 화법의 논평을 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해 한결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 다 바꾸자, 김치에 대한 생각에서 겉모습까지

    다 바꾸자, 김치에 대한 생각에서 겉모습까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 내로라하는 국내외 김치 전문가 20명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김치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김치는 국내 소비, 해외 수출, 배추 수급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어려움에 빠져 있다. 현재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김치 소비량은 50g 정도로 1998년 84g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일반 음식점 김치는 가격이 국내산의 25%에 불과한 중국산이 점령했다. 수출 부진도 심각하다.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일본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중국은 식품안전 기준 문제로 수출이 전무하다. 널뛰기 가격이나 계절적 품질 격차 등 배추 공급의 해묵은 숙제도 여전하다. 연간 2조 3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김치 산업의 부활을 꿈꾸는 전문가들의 ‘국내 김치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세계 김치연구소,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주최)를 생중계한다. 임정빈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김치는 전통 음식인 동시에 농촌의 주 수익원이다. 하지만 갈수록 소비가 줄어 요즘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 김치가 외면받으면 배추, 무, 고추, 마늘, 파 등 밭작물 산업 전체에 타격이 온다. 자칫 농촌 지역의 사회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다. 우리는 매일 김치를 먹으면서도 김치의 우수성은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김치가 소금에 절인 음식이어서 건강에 해가 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우리 1000년 발효 문화의 정수(精髓)가 그런 식으로 치부돼서는 안 될 것이다. 박종철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교수 정부가 ‘신치’(辛奇·신기)라는 김치의 중국 상품명을 출원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에서는 김치를 발효 음식이 아니라 자신들의 단순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김치의 종주국이 자기들이라는 생각도 한다. 백창기 한울(생산업체) 대표이사 김치가 산업화된 지 20년이 됐는데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다. 김치나 가공 김치 등에 국내산과 수입산 표기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관련 규제가 너무 심하다. 예를 들어 볶은김치 상품의 경우 김치가 국산이어도 김치를 볶는 데 쓴 식용유에 수입산 콩이 쓰였다면 수입산으로 표기해야 돼 애로가 많다.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김장을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문화재로 등재하는 업무에 참여하면서 외국인들이 원하는 관광상품은 ‘원래 속한 사회가 즐기는 모습’이란 것을 절실히 느꼈다. 김치를 우리가 귀하게 대접할수록 세계의 눈이 달라진다. 젊은이들의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김치 소비가 줄고 있는데 그들이 좋아할 만한 김치 가공 음식이나 김치와 궁합이 맞는 음식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샐러드김치를 개발하거나 일부 일본 주부들처럼 김치 국물을 샐러드 드레싱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겠다. 김경철 인포마스터(홍보업체) 대표이사 김치는 맛, 영양, 문화의 3개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문화 측면에서는 김장의 ‘나눔’ 문화를 말할 수 있다. 맛에서는 지역별 특색을 잘 살려야 한다. 와인이나 일본 전통주처럼 지역별로 김치를 특성화시켜야 한다. 건강 측면에서는 녹색 식생활 정책의 일환으로 김치를 다룰 필요가 있다. 최근 한 대기업의 김치냉장고 광고에서는 김치가 숙성하면서 내는 ‘톡톡’ 소리를 들려준다. 건강한 김치의 모습을 소리로 나타내는 것이다. 단지 염장식품으로서만 김치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임명서 상지대 경영학과 교수 지역 김치마다 숙성 기간이나 맛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김치냉장고 등의 관련 산업과 협업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남도 김치에 맞는 ‘남도 김치냉장고’ 같은 식이다. 또 대형마트 등에서 김치가 다른 식품과 섞여 진열되고 있는데 김치만의 진열 냉장고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치와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재 등재가 우리나라 김치산업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외국의 다국적 기업이 김치산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대륙 와인이 많지만 프랑스 와인이 최고의 위치를 잃지 않은 것은 정부의 브랜드 고급화 정책 때문이었다. 박인식 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 김치의 맛은 산도(酸度)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다른 어떤 식품보다도 스마트푸드 패키징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신 김치를 사서 곧바로 찌개를 해 먹고 싶어도 어떤 김치를 골라야 할지 포장으로는 알 수 없다. 또 김치는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맛이 깊어지는데 이는 포장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임호 대한민국김치협회 전무 김치의 포장은 20년간 바뀌지 않고 있다. 비닐봉지 포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것은 용기가 아니라 운반 봉지인데 예쁜 용기를 만들면 10%의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에 개선이 안 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치의 매력에 빠져 살고 있는 외국인도 여러 명 참석해 자신들의 생각을 얘기했다. 미국인 대니얼 조지프는 “김치를 토마토케첩이나 마요네즈처럼 소스로 만들어 팔아야 한다”면서 “한국 김치는 미국 사람들에게 많이 맵게 느껴지기 때문에 김치 맛을 표준적인 맛, 덜 매운 맛, 매운 맛, 아주 매운 맛 등으로 나눠서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인주오야는 “절임 식품은 오래 절이면 소금에서 안 좋은 물질이 나오지만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 등 좋은 성분이 생긴다는 점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인 우이쿠이웬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발효식품을 잘 안 먹기 때문에 익은 김치나 묵은지가 아닌 신선한 김치 상태로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좀 더 담백하게 양념 조절을 외국인 입맛엔 물김치가 딱”

    “좀 더 담백하게 양념 조절을 외국인 입맛엔 물김치가 딱”

    “김치는 고기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의 소화를 돕는 훌륭한 음식입니다. 특히 물김치야말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열린 ‘국내 김치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는 JW메리어트호텔의 총조리장으로 김치의 매력에 푹 빠진 안드레아스 크람플(39)도 참석했다. 독일인인 그는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외국 사람 입에는 너무 맵게 느껴지는 맛을 순화하고 담백하고 신선한 느낌이 들도록 양념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리 경력 24년, 아시아 지역 근무 경험만 15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올 초 전 세계 메리어트호텔 체인에서 한국의 김치를 맛볼 수 있도록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김치의 요리법을 만들어 배포한 바 있다. →직접 김장을 해 본 적이 있나. -호텔에서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김치를 자주 담근다. →김치와 잘 어울리는 서양 요리가 있다면. -김치는 지방이 많은 돼지고기 요리라면 어느 것과도 잘 어울린다. 김치에는 유산균이 많아서 기름기가 많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되게 도와준다.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김치는 무엇인가. -물김치다. 김치를 세계화하려면 외국인들에게 부담스러운 매운 맛을 줄이고 그 대신 담백한 맛을 높여야 한다. 내가 평소에 김치로 요리를 할 때 물에 씻어서 사용하는 이유다. 많은 서양 사람들이 김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김치 특유의 냄새를 완화한다면 한층 더 좋아할 것이다. →김치로 만든 새로운 요리가 있다면. -한국의 보쌈과 비슷한데 김치와 돼기고기를 켜켜이 쌓고 페이스트리 빵으로 감싼 ‘김치 퍼프 페이스트리’를 개발했다. 손님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김치랑 어울리는 와인이 있는지. -김치는 김치만의 강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즐기는 와인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좋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치맥’(치킨과 맥주) 전성시대다. 소주에 삼겹살, 막걸리에 파전, 탁주에 홍어 등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궁합 맞는 술과 안주는 많지만 치맥처럼 남녀노소 모두 즐기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조합은 드물다.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금요일 밤 치킨가게나 강변 등 야외에 삼삼오오 모여 한 손에는 치킨, 다른 손에는 맥주를 들고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외국인들도 우리 치맥에 엄지손가락을 든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현재 하우스 맥주 집을 운영 중인 영국인 다니엘 튜더는 15일 “한국식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세계에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데 아주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은 왜 치맥에 열광하는 것일까. 치맥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바탕에는 맛 궁합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흐름, 수요·공급의 조화 등이 깔려 있다. 한국 사회를 사로잡은 치맥의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치맥의 한 축인 치킨이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0~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화가 움트면서 농촌을 떠난 젊은 인구가 도시로 밀려올 때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 속에서 공장과 사무실 등으로 배달시켜 먹는 간식 문화가 발달했고 통닭도 이 무렵에 주목받았다. 특히 야식으로 치킨을 주문할 때 맥주를 가볍게 곁들이기 시작했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기획한 윤병대 한국식품발전협회 사무처장은 “프라이드치킨은 탕과 찌개 등 먹기가 번거로운 술안주와 달리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어 젊은 층이 야유회와 체육대회 등에서 곧잘 즐겼다”고 회상했다. 국내 치킨의 ‘본산’ 격인 대구에도 이 무렵 치킨 문화가 싹텄다. 6·25전쟁 종전 이후 대구에 자리 잡은 미군 부대(캠프 워커, 캠프 헨리) 내에서 팔던 프라이드치킨이 군무원 등을 통해 대구 시내로 흘러들었다. 전통적인 닭백숙이나 기름을 쫙 뺀 전기구이 통닭을 팔던 닭집 주인들은 치킨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름에 튀겨 맛이 고소한 데다 튀김옷을 입힌 덕에 살코기만 팔 때보다 양이 훨씬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대구는 특히 닭 공급이 수월한 지리적 이점도 있었다. 경북권역의 영천과 의성, 청도 등에는 1970년대까지 국내 양계장의 80% 이상이 몰려 있었는데 이곳에서 길러진 닭이 지역 내 소비 기반인 대구의 치킨집에 공급됐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으로 국내 닭고기 생산량이 13배 정도 늘어난 직후였다. 내륙 도시인 까닭에 해산물 등의 신선한 식자재 공급이 어려웠던 터라 닭이 ‘효자 식품’이었던 셈이다. 전국 치킨 브랜드 업체 320여곳 중 절반 정도가 대구, 경북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멕시칸,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 ‘1세대 치킨 체인점’은 물론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간식으로 입지를 넓혀 가던 치킨이 맥주와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1980~1990년대였다. 이전까지 고급 술로 생각됐던 맥주의 가격이 1980년대 업체들의 대중화 전략으로 싸졌고 치킨과 함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매김했다. 또 1990년대 이후 프로야구 등 스포츠의 호황도 치맥 주가를 올렸다. 윤 사무처장은 “프로스포츠가 인기를 끌자 맥주와 치킨이 야구장 등으로 많이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치킨업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치맥 시장 활황의 기폭제가 됐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2002년 업계에서 맥주 안주로 치킨의 입지를 굳히려 만든 것이 ‘치맥’이라는 용어였다”고 전했다. 주말 밤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TV로 보며 치맥을 즐기는 신형근(32)씨는 “수저나 젓가락을 이용해 먹어야 하는 다른 안주와 달리 치킨은 손에 들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층은 인터넷에서 축약형 신조어인 ‘치맥’이라는 표현을 쓰며 큰 관심을 보였다. ‘만취할 수 없다면 술이 아니다’라던 주당들은 ‘맥주는 음료수 아니냐’고 비아냥댔지만 술 한잔 손에 쥔 채 몇 시간이고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치맥은 딱 맞았다. 김소혜 음식문화 평론가는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은 건강이나 음식 궁합이 아니라 치맥을 먹을 때의 분위기 등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대중적인 음식에 ‘신 날 때 먹는 것’ ‘응원할 때 먹는 음식’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거리로 내몰린 퇴직자들이 치킨집 창업에 대규모로 나선 것도 1990~2000년대 치맥 열풍의 한 배경이 됐다. 국내 치킨집은 지난 10년간 10배 늘어 현재 전국적으로 3만 6000개나 된다. 치맥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건 무엇보다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맥주 전문가들은 차가운 맥주가 기름진 치킨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까닭에 사람들이 치맥 조합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전문가)인 정영식 오비맥주 이사는 “맥주의 산성도는 pH4 정도로 높아 기름기 많은 치킨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치킨이나 소시지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은 뒤 맥주를 마시면 입이 깔끔하게 씻기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맥주 종류 가운데 치킨과 궁합이 유독 잘 맞는 것이 있을까. 정 이사는 “맛 궁합상 맥주 종류인 라거와 에일 모두 치킨과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다만 치킨집의 술자리 분위기에 따라 맥주 종류를 달리할 필요는 있다. 라거는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지만 탄산이 적어 금세 밍밍해지는 만큼 짧은 시간 치킨에 맥주를 즐길 때 어울리는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에일은 맛이 거칠고 진해 오래도록 김이 빠지지 않는 만큼 긴 술자리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치킨과 맥주가 서로 부족한 영양 균형을 보충해 주는 까닭에 두 음식을 함께 찾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이사는 “맥주는 열량이 높고 영양 성분이 부족하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라면이나 밥, 국수 등과 함께 먹으면 쉽게 살만 찐다”면서 “치킨도 열량이 높기는 하지만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성분이 가득하기 때문에 맥주 안주로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 외에 대표적 맥주 안주인 소시지, 마른 멸치, 계란 등도 고단백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인들이 맥주 안주로 즐기는 ‘아이스바인’(돼지 정강이 부위를 삶아 요리하는 독일 전통 음식)도 고단백 음식이며 과거 호프집에서 안주로 유행했던 족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양학자들은 “사실 영양 궁합으로는 치킨과 맥주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치킨은 지방이 많고 맥주는 소화기관과 온도 차이가 커 두 음식 모두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치킨과 맥주에는 통풍의 원인이 되는 ‘퓨린’ 성분이 많아 함께 먹으면 통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성공을 발판 삼아 국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식 치킨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튜더는 “외국에는 프라이드치킨 정도만 있는데 양념치킨이나 마늘치킨 등은 흔한 맛이 아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혜 평론가는 “다양한 요리법의 치킨들은 처음 먹어 본 사람도 맛있다고 느낄 정도였기 때문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면서 “현지화에 더 신경 쓴다면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무료국제전화 앱 OTO, 국제전화충전크레딧 출시

    무료국제전화 앱 OTO, 국제전화충전크레딧 출시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93만명을 육박하며 국제전화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커졌다. 이에 따라 국제전화를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등장했다. OTO글로벌국제전화는 국제전화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무료국제전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포함된 국내통화 무료분수를 이용해 전 세계 245개국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OTO무료국제전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 중인 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사용자가 3백만을 넘었다. 인기에 힘입어 OTO글로벌국제전화는 저렴한 가격에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CU편의점과 손잡고 ‘OTO CU크레딧’을 출시했다. 전국 8천여 개의 CU편의점에서 ‘OTO CU크레딧’을 가격별로 구입할 수 있으며, 영수증에 찍힌 핀번호를 앱이나 홈페이지(www.playoto.com), 혹은 ARS(1600-3408)를 통해 등록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5천원권과 1만원권, 2만원권, 3만원권을 판매 중이며 점차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OTO글로벌국제전화의 OTO CU크레딧 출시는 국내 체류중인 외국인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국제전화 사용량이 많은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근로자 등 국내체류 외국인들은 여전히 전자결제에 어려움이 있어 국제전화카드를 별도로 구매해 사용해야했기 때문이다. OTO CU크레딧의 출시로 이런 외국인들이 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3백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 중인 OTO무료국제전화서비스가 OTO CU크레딧을 출시함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접근성이 확대됨으로써 국제전화 1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OTO글로벌국제전화는 또한 OTO CU크레딧 출시를 기념하여 연말까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OTO CU크레딧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는 구매금액의 10%를 추가로 충전해주며, 제품 구입 후 충전을 마친 이들 중 추첨을 통해 상품권과 CU기프티콘 등의 경품도 증정한다. 경품당첨자는 OTO홈페이지에서 2014년 1월 15일에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칼럼] 자성은 하되 자학할 이유는 없다

    [구본영 칼럼] 자성은 하되 자학할 이유는 없다

    지난 주말 저녁 청계천. ‘한성백제 천년의 꿈’이란 테마로 서울 등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물길을 따라 그 옛날 위례성의 가을밤을 거니는 듯 시민들의 표정은 편안하다 못해 그윽해 보였다. 장사진을 친 관람객들 사이에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문득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청계천 복원을 공약하면서 벌어졌던 논란이 생각났다. 지금의 민주당인 당시 여당은 막대한 건설비를 들여 환경을 파괴하는 인공하천을 복원해서는 안 된다며 극력 반대했다. 진보적 환경원리주의자들은 한강물을 끌어들여 시멘트 어항을 만들자는 거냐며 더욱 냉소적이었다. 물론 이런 비판적 논리가 100%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 성싶다. 그런 반대 의견도 있었기에 공사를 밀어붙인 측에서도 그나마 환경보전에 더 신경을 쓰고, 그 결과 다수 시민이 즐거워하는 친수공간으로 복원됐는지도 모르겠다. 청계천 복원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역사논쟁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진보 학계에서는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실제로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기술되거나 부풀려진 사료는 고쳐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부터 잘못됐다고 보는 시각까지 납득하긴 어려운 일이다. 나아가 유신과 5공이 드리운 역사적 그늘을 있는 그대로 조명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현대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우리를 보는 외부의 시선을 보라. 우리가 스스로를 폄하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얼마 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아시아의 등불 같은 존재”라고 했다. 특히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최근 한국이 과거 원조 수혜국에서 세계 주요 원조국의 하나로 변모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이야기”라고 칭송했다. 사실 1948년 건국 당시 우리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6·25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 옥수수 등 미국의 잉여농산물로 주린 배를 채우며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다. 온갖 비리와 부정, 그리고 각종 시위로 인한 혼돈이 이어지면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격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그런 한국이 이제 2차대전 후 100여개 신생국 중 유일하게 민주화와 산업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무역흑자에서 일본을 앞지르는 등 세계 15위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무역협회가 최근 국내외 거주 외국인 대상으로 포커스그룹 인터뷰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라. 이 조사에서 한국은 세계인들에게 ‘급속히 발전한 국가’라는 이미지로 투영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성장은 ‘저소득 탈식민 국가들의 역할모델’로 평가됐다. 우리의 현대사는 총합적으로는 성공 스토리로 자부해도 좋을 듯싶다. 권위주의 정권에서 인권 유린의 후유증이나 압축성장의 폐해 등 누적된 이런저런 문제는 안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진보와 보수가 과거사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은 불가피한 통과의례인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경우이든 “대한민국이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나라”로 치부하는 ‘자학사관’은 곤란하다. 이는 피땀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동시대인들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던진 돌직구 언급이 와 닿는다. 대표적 친노 인사인 그가 진영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칠과삼(功七過三)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역사논쟁을 벌이더라도 나만 옳다는 독선은 안 될 말이다. 어느 진영이든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 일찍이 철학자 파스칼은 “피레네 산맥 이쪽의 정의가 저쪽에선 불의가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보수든 진보든, 여든 야든 과거사를 놓고 과도하게 반목하기보다는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kby7@seoul.co.kr
  • 첫 호주인 자살 테러범, 테러 직전 촬영 비디오 공개

    첫 호주인 자살 테러범, 테러 직전 촬영 비디오 공개

    테러조직 자브하트 알누스라의 조직원으로 추측되는 호주인이 자살테러를 벌이기 직전에 찍은 비디오가 공개되었다고 호주 더오스트레일리안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디오에는 아부 아스마 알 오스트라리라고 알려진 이 호주 남성이 아리비아어가 새겨진 검은색과 흰색의 배너를 어깨에 두른 채12톤의 폭발물을 실은 트럭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쿠란에 나오는 구절을 읊고 다른 조직원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눈 뒤 더 많은 외국인들이 시리아의 전쟁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부 아스마는 이 비디오를 찍은 뒤 폭파물을 가득 싣은 트럭을 몰고 시리아 북동쪽의 시리아군 검문소에서 자살 테러를 일으켰으며 그로 인해 35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 비디오는 호주법상 테러 조직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으며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도 연관성이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자브하트 알누스라’에 의해 공개되었으며, 이 테러 조직은 자살 테러가 일어나기 전 호주인이 시리아 검문소에서 자살테러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자살 테러범 아부 아스마는 올해 27살이며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의 아들은 아직 살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 연방 경찰은 테러 정보 수집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사건의 폭발 테러범이 아부 아스마라고 추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리아 내전에 참가하고 있는 호주인은 80명으로 추정되며 지난 12개월동안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덧붙였다. 유지해 호주통신원 jihae1525@hotmail.com
  • 감칠맛… 담백한 느낌… 아삭한 식감… “우리 고장 김치가 최고죠”

    감칠맛… 담백한 느낌… 아삭한 식감… “우리 고장 김치가 최고죠”

    “감칠맛이 나고 시원한 충청도 김치가 최고여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야 김치지라. 김치는 전라도가 최고랑께요.” “경상도 김치처럼 멸치액젓이 들어가야 깊은 맛이 나는 거 아입니까.” 전국 8도의 내로라하는 대표 ‘김치’들이 모두 모였다. 짜고, 맵고, 달고, 담백하고, 쌉쌀하고, 아삭하고,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배추, 무, 마늘, 젓갈 등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각 지역의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8도 김치는 맛이 다 달랐다. 김치를 쭉 찢어 한입에 먹자마자 어느 지역 김치인지 단박 알 수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김치는 300여 가지에 이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3년 김치 품평회’에는 8도의 김치 중 총 44개의 김치가 출품됐다. 10개 소비자단체의 깐깐한 심사를 거쳐 각 도에서 1개씩 총 8개의 최우수 김치 브랜드가 선정됐다. 지난 8일 오후 각 도에서 최고로 선정된 김치를 한자리에서 맛보았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김치의 왕’이라는 설명이 귀에 들려 왔다. 전라남도의 ‘갓김치’였다.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수 돌산 갓으로 방금 무친 갓김치는 쌉쌀한 맛이 먼저 났다. 하지만 몇 번 씹다 보니 남도 특유의 젓갈 냄새가 입 속에 퍼지면서 쌉쌀한 맛을 잡아 줬다. 마지막으로 갓김치만의 코끝이 찡하고 알싸한 맛도 느껴진다. 갓김치에 숨겨진 세 가지 맛이 차례로 밥을 불렀다. 전남 배추김치는 ‘양념 반, 배추 반’이라고 할 만큼 양념이 넘쳐서 만든 사람의 인심이 느껴졌다. 다소 맵고 짠 느낌이 있지만 ‘밥도둑’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e-맑은김치의 정재경 공장장은 “해풍을 맞고 자란 해남 배추와 여수 돌산 갓을 신안 천일염으로 절여야 제 맛”이라면서 “양파를 솔잎 진액에 절여 만든 양파장 김치에서도 전남 김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고들빼기’ 김치를 대표로 내놓았다. 첫 맛은 다소 씁쓸한 게 갓김치와 닮았지만 뒷맛은 고소한 것이 독특했다. 전북 김치는 전남보다 양념이 약간 덜 들어갔다는 느낌이었지만 남도 김치 특유의 감칠맛은 여전했다. 전라도 김치의 맛을 원하면서도 맵고 짠 맛을 피하는 서울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최병태 전북 부귀농협마이산김치 공장장은 “전북 김치에는 새우젓과 멸치액젓이 주로 들어가는데 표고버섯 가루를 넣어 맛을 내는 것이 비법”이라고 전했다. 경남 김치에서는 ‘섞박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일반 깍두기보다 크게 자른 무를 고춧가루와 멸치액젓으로 버무린 섞박지는 아삭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경남 지역에서 주로 먹는 돼지국밥과 함께 먹으면 안성맞춤이다. 안광수 대광에프엔지 대표는 “경남 김치는 남해 바다에서 잡히는 멸치로 담근 액젓을 2년 이상 숙성시켜서 쓴다”면서 “시원한 맛을 원하면 통영에서 난 굴을 넣으면 좋다”고 말했다. 경북 김치는 의외로 전남, 경남 김치보다 젓갈 향이 더 진했다. 특히 경남과 달리 새우젓도 많이 넣는 맛이었다. 반면 여름의 별미인 경북 열무김치에는 젓갈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무, 양파, 다시마로 육수를 낸 ‘다싯물’로 시원한 맛을 낸다고 한다. 문동환 구미협동식품 대표는 “경북 김치는 경남과 다르게 멸치액젓에 새우젓을 더 넣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배추도 알이 꽉찬 것이 아니라 70~80%만 들어찬 것을 써 양념이 잘 배도록 한다”고 밝혔다. 충청도 김치의 첫 맛은 남도 김치보다는 심심하다는 것이다. 반면 젓갈을 많이 쓰지 않아 비린내가 적고, 고춧가루와 양념도 적어 맵지도 않았다. 젓갈 대신 서산 마늘, 청양 고추 등 충청도 특산품을 넣어 만든 충남 김치에서는 흙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충청도 김치는 찹쌀죽을 넣어 곡식 특유의 감칠맛을 김치에 입히는 게 특징이다. 충남에서는 우리나라 쪽파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아산시 도고면의 쪽파로 만든 ‘파김치’가 유명하다. 충북의 대표는 김치 본연의 아삭한 맛과 시원한 국물을 자랑하는 ‘백김치’다. 경기도 김치는 담박한 맛을 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다른 지역 김치에 비해 양념도 적고 젓갈도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맵지도 짜지도 않지만 청량감이 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춧가루도 단맛이 강한 고추를 사용해 끝맛이 달달하다. 경기도 김치는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보쌈김치’가 유명한데 대추, 밤, 잣이 씹혀 고소했다. 강원도 김치는 8도 김치 중 가장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고랭지 배추는 2~3년이 지난 묵은지도 바로 담근 김장 김치처럼 아삭하다고 했다. 쫄깃쫄깃 씹히는 배추 맛이 일품이고, 젓갈 대신 황태를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해 끝맛이 담백했다. 평창꽃순이김치의 대표 정민서 사장은 “강원도 김치가 심심하다고 하지만 최근 저염 김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인기”라면서 “외국인들도 짠맛과 매운맛보다는 담백한 맛을 좋아해서 해외 수출에는 강원도 김치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양인호 오색소반 대표는 “서울 등 대도시가 가장 큰 소비처이다 보니 소비자 입맛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8도 김치의 맛 차이가 예전보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면서 “젓갈은 새우젓의 비중이 늘고 있고, 심심한 김치로 가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증시 전망대] ‘해외’바라기 코스피 멀미

    [증시 전망대] ‘해외’바라기 코스피 멀미

    최근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해외 바라기’가 심화하고 있다. 코스피가 8일 1% 가까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고조된 것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등 해외 변수가 주된 이유였다. 외국인들이 10월 말 현재 국내 상장주식의 32.8%를 차지한 상황이라 대외 변수에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7거래일간 코스피는 외국인 매매 동향을 그대로 베낀 듯이 오르고 내렸다. 외국인이 사면 올랐고 팔면 내렸다. 지난달 31일 45거래일 만에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자 코스피는 전날보다 1.43% 급락했다. 바로 다음 날 외국인이 다시 매수에 나서자 코스피는 올랐고(0.46%) 이후 매도 규모(102억~1947억원)에 따라 코스피 지수 하락 폭(-0.01~-0.96%)이 결정됐다. 종목도 마찬가지다. 지난 4~8일 닷새 동안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 중 15개 종목의 주가가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주식 994억 6000만원어치를 팔아치운 LG화학은 주가가 3.73%나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8.98%), 삼성엔지니어링(-8.23%), KT(-7.67%), NAVER(-7.44%) 등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한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주식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취약하다”면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커졌고, 7일(현지시간) 미국의 주가가 떨어졌다. 이런 우려는 8일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외국인은 2000여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 또한 다음 주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국인의 매매행태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 변수는 중국이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여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이나 은행 유동성 관리를 좀 더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중국 3중전회(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지켜본 뒤 한국 주식을 살지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3중전회는 덩샤오핑 시절인 11기 3중전회(1978년)에서 개혁·개방노선이 처음 채택되는 등 굵직한 개혁안들이 제시돼 왔다. 특히 이번 회의는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주요 2개국(G2)으로 대접받은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일본이 오는 14일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하지만 시장은 중국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지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직전 2~3개월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동원할 것을 다 동원해도 2060선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했던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의 불확실성 등으로 볼 때 연말까지 코스피가 1900~1950선으로 내려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양양국제공항, 中 하늘길 본격 접수

    애물단지로 전락한 강원 양양국제공항이 중국 전역에 집중 취항하며 동해안 거점공항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강원도는 6일 진에어 항공사와 이달 중순쯤 ‘양양국제공항~중국 23개 도시 국제노선 운항 협약’을 맺고 중국 진출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협약이 성사되면 양양국제공항은 내년 2월쯤부터 중국의 34개 성과 시, 구 가운데 20여개의 성, 시, 구 공항 간 전세기가 운항된다. 노선은 모두 23개(기존 상하이 노선 제외)지만 중복지역을 감안하면 운항지역은 20개 지역이 된다. 중국 여행사와 함께 중국 노선에 나서는 진에어는 특히 이들 노선 가운데 3곳은 정기노선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3개 노선은 일단 5~6개씩으로 나뉘어 3개월씩 순환 형태로 운항된다. 양양국제공항 개항 이후 첫 정기노선인 양양~상하이 노선이 최근 취항한 이후 내년부터 중국 노선이 대폭 확대되면 공항 활성화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노선이 정착되면 동남아와 러시아, 일본 등 노선 개설에도 나설 방침이다.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을 속초항의 크루즈와 연계하는 ‘플라이& 크루즈상품’도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내년 1년 동안 29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양양~제주 간 국내선을 개설하면 최대 50여만명의 외국인 관광객까지 강원도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준석 도 공항지원계장은 “양양국제공항이 중국을 시작으로 활성화를 꾀하면서 동해안 거점 공항으로 자리 잡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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