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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콰도르 대지진에 반려동물 수천 마리 고아 신세

    에콰도르 대지진에 반려동물 수천 마리 고아 신세

    강진이 휩쓸고 간 에콰도르에서 졸지에 고아가 된 반려동물들이 길을 헤매고 있다. 엘나시오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과야킬, 만타, 페데르날레스 등지에선 반려동물 수천 마리가 폐허가 된 도시를 떠돌고 있다. 반려견들이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주인과 오붓하게 지내던 집터를 찾아가 잔해더미 위에 몸을 눕히고 있는 모습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무너진 집 주변을 배회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반려견들이 잇따라 목격된다. 규모 7.8 강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에콰도르의 지방도시 페데르날레스. 동물보호단체 '비다아니말'은 반려견구조반을 파견해 부상한 동물을 돌보며 주인을 잃은 동물을 수습하고 있다. 동물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르단 크루스는 "당연히 인명피해에만 관심이 쏠려 있지만 동물들도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잔해에 깔려 죽거나 다친 동물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을 살리는 데도 당장 급한 건 식량과 의약품이다. '비다아니말'은 구조활동을 시작하면서 발빠르게 사료 모으기 캠페인을 벌였다. 덕분에 급한대로 사료 300kg을 들고 페데르날레스로 달려갔지만 돌봐야 할 동물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의약품도 절대 부족하다. 수의사 10명이 합류하면서 의료진은 꾸려졌지만 의약품이 넉넉하게 공급되지 않아 부상한 동물들을 돌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도 '비다아니말'은 희망을 본다. 조르단 크루스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진 상황에서 동물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곳저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면서 "예전과 달리 따뜻한 인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현장에 투입된 반려동물 구조반엔 독일, 베네수엘라, 쿠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서 한걸음에 달려간 외국인들도 합류해 활동 중이다. 한편 '비다아니말'은 심하게 부상한 반려동물들을 키토로 옮겨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페데르날레스에선 동물치료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상태가 심각한 동물들부터 키토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하고 천천히 입양을 주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엘솔데메히코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北 봄 친선예술축전 즐기는 외국인들

    北 봄 친선예술축전 즐기는 외국인들

    지난 17일 북한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제30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외국 예술인들(오른쪽)이 북한 공연단원들과 함께 친선 련환모임(합동모임)을 하며 춤을 추고 있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평양 연합뉴스
  • [열린세상] ‘제중원 터’에서 인류 공영을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열린세상] ‘제중원 터’에서 인류 공영을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서울 종로구 재동에 있는 헌법재판소 뒤뜰에 가면 백송 옆에 ‘제중원 터’라는 돌판이 하나 서 있다. 1885년 미국 선교사 호레이스 앨런이 고종의 윤허를 받아 서양식 병원으로 개원한 제중원 터의 표석이다. 원래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의사 앨런은 미국 공사관의 공의로 서울에 왔다. 앨런의 입국 후 두 달 만에 갑신정변이 일어나 수구파의 대표이며 민비의 조카였던 민영익은 자객의 칼에 맞아 정맥이 끊어져 생명이 위독해졌다. 당시 조선의 의료 수준에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됐으나, 조선 조정의 다급한 요청을 받은 앨런이 어려운 외과적 수술 끝에 민영익의 생명을 살려 냈다. 이로 인해 앨런은 고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게 됐고 그의 시의가 됐다. 조선의 열악한 의료기술과 시설을 염려한 앨런은 고종에게 서양식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간청을 했다. 고종 또한 선진 의술의 필요성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에 이를 허락하고 갑신정변을 주도했던 홍영식의 한성 북촌 집을 하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이 탄생한 것이다. 1900년 제3대 제중원장 올리버 에이비슨의 호소를 들은 루이스 세브란스가 2만 5000달러를 기부했고, 그 돈으로 당시 서울역 앞 복숭아골에 2층 벽돌 건물의 병원 겸 의학전문학교가 세워졌다. 이렇게 탈바꿈을 한 세브란스병원은 20세기 초 전국에 새로운 학교와 병원을 설립한 여러 선교사들에게 귀감이 됐다. 36년의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3년간의 한국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외국 원조 없이는 국민의 생존 자체가 어려웠다. 그 시절을 겪은 많은 분들은 지금도 성탄절 즈음 동네 마당에서 외국인들이 보내 준 스웨터와 전지분유를 받고 좋아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60년 후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세계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발전을 이룩했으며, 그와 더불어 정치·사회 부문에서도 성숙한 나라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다. 원조를 받기만 하던 나라가 세계 최초로 빈국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원조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우리 국민이 항구적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원조는 28개국의 개발원조위원회 국가 중 16위 정도이며, 국민총소득 대비 23위에 머무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점을 인식해서인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앞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국제빈곤퇴치기금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으나 재원 조달 방법을 둘러싼 논란 끝에 입법이 무산됐다. 오늘날 세계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연관돼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는 경제의 장기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고, 모든 국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불균형은 확대되기만 하고 위기는 반복되고 있다. 또한 테러나 메르스에서 보는 것처럼 전쟁·전염병 및 공해 등 재앙은 어느 한 국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와 개방도가 높은 나라는 자기만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가 겹쳐 경제가 어렵고 국민의 삶 또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조선을 의료와 교육제도를 통해 도와주었던 손길들과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의 생존과 경제발전을 위해 1995년까지 원조를 했던 선진국들을 떠올린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느 곳인지 명확해진다. 국회 공청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당선시키고 재선시키기 위해 국제빈곤퇴치기금을 만들었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으며 제중원 터의 표석이 떠오르고 아픈 마음이 드는 것이 비단 나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데스크 시각] 대구 시민들께 쓰는 반성문/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구 시민들께 쓰는 반성문/김상연 정치부 차장

    “에이, 대구가 어떤 덴데….” 고백건대 4·13 총선 기간 동안 대구 수성갑 선거 얘기만 나오면 저는 이 말을 녹음기처럼 내뱉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가 3배 이상 앞서도 실제 투표 결과는 여당 후보의 승리일 것”이라는 무지막지한 호언장담도 곁들였습니다. 수차례 역대 선거를 취재하면서 대구·경북(TK)의 완고한 지역 정서를 학습한 효과 때문입니다. 특히 김부겸이라는 괜찮은 인물이 연거푸 두 차례 대구에서 고배를 드는 것을 보면서 그 학습 효과는 굳은살처럼 단단해졌습니다. 그랬는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 보니 놀랍게도 선거 결과는 우리가 지금 아는 그대로입니다. 물론 민심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저처럼 어리석은 기자만 몰랐던 것이겠지요. 사실 투표일 직전 좀 심상찮은 조짐이 감지되긴 했습니다. 예전대로라면 투표일에 임박할수록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좁혀져야 하는데 되레 더 벌어지는 게 이상했습니다. 특히 여당 후보 쪽에서 예의 ‘색깔론’을 제기하고, 대구 지역 여당 후보들이 단체로 무릎 꿇고 사죄하는 퍼포먼스를 한 이후에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보다는 ‘설마’라는 생각이 우위에 있던 게 사실입니다. 알량한 취재 경험만 믿고 대구의 민심을 섣불리 예단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선거 때마다 바닥 민심을 제대로 취재하지 못한 불치병을 이번에도 되풀이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주의 타파라는 놀라운 역사를 쓰신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경의를 표합니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기자로서 이런 역사적 선거를 경험한 것은 행운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16년 만의 여소야대니, 20년 만에 3당 체제 출범이니 갖가지 의미를 부여하는데, 저는 야당 후보의 대구 당선을 가장 큰 의미로 꼽고 싶습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자폐성과 원시성이 숙주로 삼고 있는 게 바로 지역주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이 TK발 지역주의 타파의 물꼬를 튼 것은 일개 선거의 의미를 넘어 현대 한국 정치사의 큰 물줄기를 바꾸는 일대 사건이라고 할 만합니다. 수성갑의 기적이 다음 총선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도록, 사악한 정치인들이 심어 놓은 지역주의의 노예로 다시는 복귀하지 않도록, 역사의 반동(反動)이 고개를 들지 못하게 지역감정에 기대는 정치인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거칠게 척결해 가면서, 점진주의를 내던지고 신속하게, 그리고 비장하게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면적밖에 안 되는 이 좁은 땅덩이를 더이상 동서로 나누며 아귀다툼하지 말고, 더이상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지역주의를 설명하느라 진땀 흘릴 필요 없이, 유권자 모두가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위엄과 품위를 갖고 일개 지역이 아닌 나라 전체를 위해 한 표를 던지는 시대를, 지역이 아니라 자질을 보고 투표하는 시대를, 그래서 종국에는 섬진강이 화합의 모래로 메워지고 그 동쪽과 서쪽이 평평해지는 시대를 꿈꿔 봅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시대를 위해 아껴 둔 화합의 잔고(殘高)가 충분하며 그 위대한 지갑을 이제 막 대구 시민들이 열었습니다. carlos@seoul.co.kr
  • 무형문화재 ‘연등회’ 세계인에게 알린다

    부처님오신날(5월 14일)과 맞물려 진행될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세계에 알리고 자원봉사에 나설 다국적 홍보·봉사단인 ‘2016년 연등회 글로벌 서포터스’가 발족했다. 7일 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열린 입재식에 최종 선발된 150명(한국인 75명)의 서포터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40개국보다 9개국 늘어난 49개국에서 300여명이 지원해 2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젊은이들이다. 모두 엄격한 서류 심사와 인터뷰를 거쳤다고 한다. 서포터스의 국적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에콰도르와 같은 아메리카권을 비롯해 영국·독일·러시아 등의 유럽권, 중국·인도·싱가포르 등의 아시아권, 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아프리카권을 모두 아우른다. 이들은 8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출범식을 겸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이어서 1박 2일 템플스테이(서울 은평구 진관사) 등을 통해 역사·문화 교육도 이수한다. 이들이 두 달간 벌일 주요 활동은 세계인에게 연등회를 알리는 글로벌 홍보와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안내 자원봉사다. 특히 실시간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교육과정과 활동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일지 작성’을 비롯해 팀 활동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후기 콘테스트’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광화문 점등식’에선 깜짝 이벤트로 연등을 모티프로 한 율동 플래시몹을 선보이며 ‘생생문화재 탑돌이’에도 함께 참여한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의 ‘일일 어르신 배식’ 자원봉사도 예정돼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韓서 운전 10년… 아직도 겁나” “툭하면 ‘빵빵’ 佛선 싸우자는 것”

    “韓서 운전 10년… 아직도 겁나” “툭하면 ‘빵빵’ 佛선 싸우자는 것”

    외국인이 목격한 한국의 운전 한국인들의 도로 위 거친 질주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서울신문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섭외해 그들의 출근길과 퇴근길을 동행해 봤다. 목요일인 지난달 31일에는 일본인 나리타 마미(50·여), 금요일인 지난 1일에는 프랑스인 카림 퀴더(34)의 승용차에 각각 탑승했다. 이들은 한국의 도로에서 쉽게 보는 나쁜 운전 습관으로 ▲양보운전 실종 ▲규정속도 미준수 ▲경적 남용 ▲깜빡이 없는 차선 변경 등을 지적했다. ●日선 ‘車 3대 안전거리 확보’가 일반적 “한국에서 면허를 따고 운전한 지 10년째지만 차를 탈 때마다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해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경기 과천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앞에서 만난 나리타는 “27세 때인 1993년 한국 남자와 결혼해 23년을 살았지만 ‘빨리빨리’ 교통 문화는 여전히 두렵다”고 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일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평소 ‘선바위역(직장)→사당역 사거리→남부순환로→신정교→목동(집)’으로 이어지는 퇴근길을 이용한다. 상습적인 정체 구간으로 이날도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 나리타는 1000cc 경차를 몰고 도로에 적힌 규정 속도(시속 40㎞)를 지키며 선바위역에서 사당역 방향 과천대로에 접어들었다. 출발 15분 만에 왼쪽 차선에 있던 차가 깜빡이도 안 켜고 무턱대고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나리타의 차가 있는 차선도 밀리고 있어서인지 실제로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운전자를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나리타의 차와 앞차 간격은 일반 자동차 1대 길이(약 4.5m) 정도였다. 나리타는 “한국은 앞차와의 거리가 멀지 않은데도 무리해서 끼어드는 차가 많다”며 “일본은 자동차 3개를 한 줄로 세운 길이(약 10m)만큼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운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앞에 있는 차가 10m 거리를 두면 바로 뒤에서 경적이 울려요. 어쩔 수 없이 간격을 좁게 두는데 차선을 갑자기 바꾸는 차 때문에 너무 불안하죠.” 오후 5시 32분 사당역 사거리에 들어서자 저녁 손님을 태우고 가는 택시들이 눈에 띄었다. 왼쪽 차선의 택시를 보더니 나리타가 좌우 사이드미러를 번갈아 확인했다. “택시가 제일 무서워요. 인도에 있는 손님을 태우려고 갑자기 몇 개 차선을 대각선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어서 신경을 더 곤두세우죠.” 나리타는 정체 구간을 제외하고 줄곧 시속 40~60㎞로 달렸다. 오후 6시 6분, 규정 속도 60㎞인 신대방역(지하철 2호선) 앞 봉천로를 지나는데 못 참겠다는 듯 뒤 차량들이 추월해 갔다. 나리타의 자동차 외에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는 한 대였다. 규정 속도를 지킨 나리타는 퇴근길에 경적 소리만 16회를 들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하지 않거나 주행 속도가 느리다 싶으면 어김없이 뒤차가 경적을 울렸다. “제가 일본에서 시골에 살긴 했지만 대도시에 갔을 때도 경적 소리를 들어본 일이 거의 없어요. 한국은 서로 양보하거나 미안함을 표시하면 될 일에도 자주 경적을 울려요.” ●원형 교차로서도 경적… 박으란 말인지 지난 1일 오전 8시에는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퀴더를 만나 아이들의 통학길을 함께했다. 그는 ‘이태원역(집)→녹사평대로→잠수교→반포대교(학교)’ 코스를 왕복했다. 왕복 40분이 걸렸다. 그는 2005년 23세 때 교환학생으로 우리나라에 왔고 한국 여성과 결혼해 귀화했다. “평일에는 아침마다 아이들을 반포에 있는 학교에 데려다주고 다시 경리단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죠. 출근길 운전은 매일이 스트레스예요.” 출발 9분 만에 퀴더의 뒤차는 3초간 경적을 울렸다. 골목길에서 용산구청 방향 녹사평대로로 진입하려는데, 대로에 차가 많아 우회전을 하지 못하자 뒤차는 잠시도 기다리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경적을 너무 자주 눌러요. 프랑스에서 그런 일을 잘 하지도 않지만 만일 실제 경적을 울리면 운전석에서 나와서 한바탕 싸우자는 뜻이에요. ‘빵빵’ 소리 매일 들으니까 스트레스 쌓여요.” 퀴더는 특히 “로터리(사거리 등에 교통 혼잡 정리를 위해 원형으로 만든 교차로)에서 운전 수칙이 잘 안 지켜진다”고 지적했다. “교차로를 진입하는 차보다 이미 교차로를 돌아가는 차에 주행 우선권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점을 무시하고 ‘왜 앞차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느냐’는 식으로 경적을 울리기 일쑤예요. 이해 안 돼요. 앞차를 박으라는 뜻인가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잖아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오전 9시쯤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시민 5명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 운전자가 보행자들 앞까지 바짝 와서야 차를 멈췄다. 오히려 보행자들이 미안하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퀴더는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보행자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거, 한국 운전자들도 면허증 딸 때 다 배우잖아요. 그런데 되레 운전자가 보행자들에게 화내고, 먼저 무리하게 지나가려고 하더라구요. 옳지 않아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얀마 국보급 작가의 그림에서 한국의 전통을 발견하다

    미얀마 국보급 작가의 그림에서 한국의 전통을 발견하다

    그러니까 해질녘이었다. 해는 뉘엿거리며 서쪽으로 바쁜 걸음 옮기고, 하늘과 강은 해의 꼬리를 길게 잡아 끌면서 붉고, 누런 색을 이리저리 번지게 하던 시간이었다. 한껏 뛰놀던 개구쟁이 아이는 이미 지칠대로 지쳤다.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배고프다며 칭얼댔다. 어서 집에 가자고, 밥 달라고 보챘다. 실은 엄마가 더 지쳤다. 뙤약볕에서 한창 밭일 한 뒤에 이제야 빨랫감 가지고 나와 빨고 헹구며 마무리하려던 참이었다. 야속한 남편은 무에 바쁜지 집안일은 아예 거들 생각조차 없이 휑하니 마실 나가버렸다. 엄마는 보채는 아들 달래 앞에 앉혀놓고 빨래 마무리한다. 개구쟁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엄마 도와준다며 애써 진지한 얼굴이다. 엄마는 그제서야 아이 발가벗겨 놓고 몸 구석구석을 씻겨준다. 고달팠지만 소박한 행복을 담은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간다. 미얀마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작가 민웨아웅의 작품 속에 담긴 엄마와 아들의 모습이다. 오는 13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름다움의 반영’ 전시회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에 처음으로 민웨아웅의 회화 작품 20여점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자리기도 하다. 강렬한 색채를 앞세운 그의 작품은 고즈넉하고 정적인 풍경 자체의 매력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그와 함께, 그 풍경의 아름다움을, 원색 같으면서도 딱히 규정지을 수 없는 '창조된 색깔'로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에서 민웨아웅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에서는 또다르게 해석할 여지까지 남겨 둔다. 풍경을 그려낸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사람이 등장한다. 마치 동양화의 전통적 작품 구도처럼 풍경을 해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을 외로이 방치하지 않고 넉넉히 품어주는 풍경의 오묘한 조화가 있다. 서녘으로 저무는 햇빛이 부서져서 만들어낸 누렇고 시뻘건 황토는 남도의 정서와도 맞닿는다. 위에서 언급한 '엄마와 아들' 역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인물들은 작지만, 생생한 표정과 활발한 움직임, 그 행간의 애틋한 이야기까지 온몸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밖에도 민웨아웅이 미얀마 전역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성들을 담아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실제 120호(150x173cm)의 대형 작품들 앞에 서면 미얀마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민웨아웅은 그동안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에서 30여회의 개인전과 50여회 이상의 국제 전시회를 열었다. 일본, 베트남, 인도 및 중국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 영국 가수 스파이스걸스의 멜라니가 사랑하는 작가로 서구에서는 더 잘 알려진 미얀마의 '국보급 작가'다. 실제로 일본 후쿠오카 미술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의 국립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민웨아웅의 작품을 소장하는 컬렉터들의 99%는 외국인들이다. 2014년 한국에서 아셈(ASEM) 기념 특별전에 초대돼 단체 전시회를 열었지만,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오프닝에는 뚜라 땃 우 마웅(Thura Thet Oo Maung) 주한 미얀마 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탈세 스캔들’ 아이슬란드도 강타… 결국 총리 사임 ‘일파만파’

    ‘탈세 스캔들’ 아이슬란드도 강타… 결국 총리 사임 ‘일파만파’

    3만명 퇴진 시위에 백기… 탄핵·조기 총선 가능성 높아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되면서 각국이 후폭풍에 휩싸였다. 미국과 영국 등은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의 음모’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미국은 법무부가 파나마 페이퍼스를 정밀하게 살펴보며 미국인 연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피터 카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미국 금융 시스템과 관련 있는 모든 고위급 인사와 외국인들의 부패 의혹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AP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투명성을 높여야 부패를 근절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재무부와 법무부가 금융 부패 근절에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나마 페이퍼스를 처음 입수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미국과 관련된 사례를 별도로 폭로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거부가 가장 많은 미국 관련 자료가 공개될 경우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이슬란드는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의 재산 은닉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에서 시민 3만여명이 북을 치고 휘슬을 울리며 귄뢰이그손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결과 6일(현지시간) 귄뢰이그손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고 아이슬란드 방송이 보도했다. 인구 33만명인 아이슬란드에서 10%에 가까운 인원이 시위에 참여한 것은 현직 총리가 2008년 불거진 금융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급급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망한 부친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영국에서도 “그간 캐머런 총리가 강조해 온 역외 탈세 근절 노력이 무색해졌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ITV 등에 따르면 영국 국세청은 파나마 페이퍼스 자료를 전달받아 자금 세탁이나 조세 회피 등 관련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탈세자들에게 안전한 조세 회피처란 존재할 수 없다”면서 “역외 탈세를 도모한 소수의 부정직한 이들은 다른 정직한 납세자들과 마찬가지로 법에 따라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리의 부친이 조세 회피에 연루된 부분에 대해서는 “총리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9월 총선과 2018년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사회를 흔들려는 서방의 음모라고 비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푸틴 대통령이 지인을 통해 20억 달러를 조세 회피 지역에서 거래했다는 폭로에 대해 “실망스러운 수준의 폭로”라고 폄하했다. 페스코프는 브리핑에서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겨냥해 “기자들이라고는 하지만 언론 보도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미국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출신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전국적 부패 척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해 전·현직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유령회사’를 내세워 외국에 재산을 빼돌린 의혹이 제기되자 논평을 거부한 채 보도 통제에 나서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전혀 근거가 없는 이런 물건(東西)에 대해 우리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파나마 페이퍼스의 배경에는 강력한 배후 세력이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의도를 비판했다. BBC는 중국 검열 당국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의 관련 뉴스와 댓글들을 올라오는 즉시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나마는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이번 스캔들로 불거지는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페이퍼컴퍼니의 ‘돈세탁’을 묵인해 온 파나마에서 진정성 있는 수사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랍S다이어리] 해외노동자 몰아내는 사우디’그때’ 중동 갔다면?

    [아랍S다이어리] 해외노동자 몰아내는 사우디’그때’ 중동 갔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으로 인해 속수무책 일자리를 반납하고 있다. 사우디제이션은 청년실업률을 해소하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시행하는 자국민 고용할당제로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사우디 청년구직자를 특정 비율 수용해야만 한다. 세계적으로 높은 청년실업률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보니 제도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이나 그 비율이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선 가히 ‘폭력적’이다. 사우디는 2012년 자국민 노동자를 최대 30%까지 고용하도록 했던 비율을 올해 두 배 넘게 끌어올렸다. 사우디투자자문협의회(SAGIA)는 지난달 외국기업은 2년 안에 고용인의 최소 75%를 사우디인으로 채워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사우디인이란 사우디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사우디 여성과 다른 국적 남성 사이에 태어난자녀도 제외다. 사우디는 부계 혈통 중심의 국적법을 따른다. 철저히 사우디 국적을 가진 젊은 세대를 위한 사우디제이션은 다달이 청년실업률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청년 구직자들에게 부러움을 살만한 제도이긴 하다. 그러나 사우디에서 일하고 있는 비(非)사우디인 노동자들에겐 두려운 제도다. 휴대폰 산업분야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제일 먼저 ‘한 방’ 맞았다. 6월까지 50%, 9월까지100% 이 분야 고용자들이 사우디인으로 교체된다. 노동부장관은 판매부터 수리까지 전체 휴대폰 산업에서 오직 사우디인만이 일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기술직업훈련위원회(TVTC)는 삼성과 함께 고객상담, 판매, 수리 등 휴대폰 산업과 관련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6일 현재까지 사우디 남녀 청년구직자 4만40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내달 휴대폰 산업에서만 2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 판매점들이 속속 구인광고를 내걸기 시작했지만 수년간 휴대폰 산업에 종사해온 값싼 인력들을 내쫓고 몸값만 비싼 사우디인을 채용하려니 고용주들도 곤욕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휴대폰 매장은 판매원과 기술자에게 각각 4000리얄(124만원), 3000리얄(93만원)이라는 월급을 제시했다. 사우디 구직자들은 급여가 낮다며 실색하는 분위기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들은 휴대폰 수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지 의심하고 있다.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탈랄 알하르비는 현지 신문에 사우디제이션은 멈춰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썼다. 그는 한 외국인 투자자를 만나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외국의 투자회사들이 사업을 확장하기도 전에 사우디제이션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다고 했다. 이 외국인 투자자는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았다 하더라도 턱없이 높은 몸값을 요구해 사우디인은 채용할 수 없다고 했다. 공과대 졸업생이 20년 경력 외국인 엔지니어 월급의 네 배를 부른다고 하니 언감생심인 것이다. 알하르비는 “어떤 투자자나 국제회사도 수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목적이 아닌 우리의 목적(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이루기 위해 오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와 상호적 이익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지만 사우디제이션을 투자회사들에 부과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제이션을 위해 주로 인도인들이 운영하는 바칼라(작은 슈퍼)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바칼라가 사라지면 대형슈퍼마켓에서 더 많은 사우디인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로 노동부가 검토 중에 있다. 경제학자 파루크 알카티브는 이로써 외국인들이 사우디에서 번 돈을 해외로 송금시키는 금액을 줄일 수 있고 사우디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칼라 주인들은 생계수단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이자 좌불안석이다. 한 바칼라 주인은 “여기서 일하는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들은 그들의 나라에서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때문에 사우디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다. 그런데 모든 산업분야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줄이려는 정부의 결정은 우리의 수입 원천을 막고 다른 일을 구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제이션은 외국인에겐 무자비하지만 사실 현지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떠도는 실효성 없는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대책을 생각하면, 이기적이더라도 자국 청년들을 우선으로 챙기는 사우디의 고용제도가 한편으론 나쁘게만 보이진 않는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경제 제재 북한, 원산 휴양지 개발로 활로 모색”

    “경제 제재 북한, 원산 휴양지 개발로 활로 모색”

     4차 핵실험 강행에 따른 유엔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원산 지역 개발로 활로를 찾으려 한다고 러시아 일간 ‘러시스카야 가제타’가 30일 전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진 원산은 북한 내 최대 규모의 휴양 도시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인 별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외곽 지역에 마식령 스키장도 지어졌다.  평양과는 고속도로와 철도로 연결돼 있으며 외국인 편의를 위해 국제공항이 건설 중이다. 1년 내내 얼지 않는 부동항(不凍港)이어서 군사 기지가 자리잡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 휴양지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박철민 원산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원산에는 다양한 관광상품이 많지만 이 가운데 최고는 자연경관”이라면서 “최근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5000여명의 브라질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나라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러시아를 비롯한 우호국 국민들을 위해 비자 발급 간소화 등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려 한다”고 홍보했다.  다만 전력이 부족해 외국인 관광지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러시스카야 가제타는 지적했다. 원산 지역 전력 공급을 위해 3개의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력이 모자라 저녁에는 지도자(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초상화를 포함해 일부 건물 등에만 전력이 공급된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외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여행할 때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 지역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게 큰 즐거움이라면서도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이동하기 어려운 건 단점이라고 언급하며 “주민들도 외국인 관광객이 낯설긴 해도 이들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저가항공 타고 모텔서 잠자고 아웃렛 싹쓸이

    저가항공 타고 모텔서 잠자고 아웃렛 싹쓸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00만명대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한국관광의 트렌드가 ‘실속형 저가여행’으로 빠르게 변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한카드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2년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신용카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국인의 국내 카드 결제 금액은 2014년 10조 9724억원에서 10조 4973억원으로 0.3%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봄 한반도를 강타한 메르스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7.3%(96만 9865명) 줄어든 1323만 1651명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광객의 씀씀이 자체가 크게 줄어든 편은 아니다. 실제 카드당 이용액은 2014년 89만 8000원에서 지난해 101만 7000원으로 10만원 9000원 늘었다. 하지만 지갑을 여는 형태는 빠르게 변화 중이다. 하루 숙박비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특급(4~5성급)호텔과 1급(3성급) 호텔의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7.2%와 13.4% 줄었다. 반면 모텔에서 숙박을 해결한 외국인 여행객 수는 24.6%(84만 6000건→105만 4000건) 증가했다. 이른바 비즈니스 호텔 등으로 불리는 2급 호텔의 결제 건수도 1년 사이 20.3%(29만 4000건→35만 4000건) 늘었다. 저가항공 이용자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2만 9000건에 그친 외국인의 저가항공 결제 건수는 불과 1년 만에 43만 3000건으로 약 2배(89.1%)가량 증가했다. 저가항공을 타고 입국한 관광객의 69%는 중국인이었다. 입국하자마자 면세점과 백화점을 찾던 쇼핑 형태도 바뀌고 있다. 면세점과 백화점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 1년간 각각 3.1%, 2%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와 아웃렛 결제 건수는 5%나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의 약 50%가 20~40대에 이를 정도로 외국인 관광 인구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 실속 관광이‘ 자리잡는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요즘 관광객은 숙식비를 아끼고자 검색을 하고 싸고 좋은 물건을 사려고 변두리 대형마트까지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면서 “외국인 여행의 추세가 변하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과 쇼핑 상품도 발 빠르게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北 반인도적 범죄 ICC 회부 전문가 그룹 신설”

    유엔 인권이사회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국제법 전문가 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 인권이사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위해 국제법상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힐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대북 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채택했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결의안은 오는 6월 말 임기가 끝나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임기를 1년 연장하고 최대 2명의 전문가를 6개월 동안 둘 수 있게 했다. 인권이사회는 오는 6월 열리는 제32차 전체회의에서 새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임명하고 국제법 전문가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은 또 북한에 대해 “인권 위반 행위를 인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권고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COI의 권고안에는 북한 내 모든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고, 납치된 외국인들을 즉각 되돌려 보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 정부는 24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서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컨센서스(대다수의 동의)로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결의는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별도의 독립 전문가 그룹을 신설하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성명을 통해 “우리 ‘인권 문제’만을 개별화해 공격하고 압력을 가하는 회의에는 더이상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뚝 떨어진 달러 환율… IB “다시 오를 것”

    뚝 떨어진 달러 환율… IB “다시 오를 것”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은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달러당 10원 안팎씩 움직이는 등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6원 오른 달러당 1161.2원에 마감됐다. 벨기에 테러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줄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띤 여파다. 앞서 환율은 지난 17일 달러당 20원이 떨어진 데 이어 18일(10.8원), 22일(9.9원)에도 하락세를 이어 갔다. 그 결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주간 환율이 6.6%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환율이 내린 러시아(10.4%), 브라질(9.2%), 콜롬비아(7.8%) 등의 뒤를 잇는 변동폭이다. 반면 올 들어 첫 8주 동안 환율은 5.4% 올랐다. 환율 상승폭은 아르헨티나(16.0%)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환율이 내릴 때도 오를 때도 변동폭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큰 것이다. 환율이 오름세에서 내림세로 급격히 바뀐 까닭은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추가 인하, 채권 추가 매입 등으로 시중에 돈을 더 풀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달 17일까지 국내 금융시장에서 9조 8000억원의 자금을 빼갔던 외국인들은 그 이후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된 이후 거래가 이뤄지는 역외선물환시장(NDF)의 거래량이 올 들어 꾸준히 늘어나면서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켰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금 상황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환율하락 압력이 일시적으로 심화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유사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약화 등을 반영해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해외 IB들의 1년 후 환율 전망은 달러당 1254원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서울포토] ‘짝퉁’과의 전쟁

    [서울포토] ‘짝퉁’과의 전쟁

    서울 중구청에서 24일 구청직원들이 관내 동대문패션타운과 남대문시장 등에서 단속.압수한 59억 상당의 15,000여점의 짝퉁 제품을 검찰에 송치하기전에 점검을 하고 있다. 중구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2012년 하반기부터 전국 지자체중에서 최초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명동이나 남대문,동대문시장 등의 짝퉁 판매를 집중 단속 해 왔다.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통합 4연패 역사… ‘우리’밖에 없다

    [여자프로농구] 통합 4연패 역사… ‘우리’밖에 없다

    하나은행에 압도적 3연승 챔프전 우승 8회 신기록도 박혜진 2년 연속 MVP 뽑혀 생애 12번째 우승 반지를 낀 위성우(45) 우리은행 감독이 또 밟혔다. 우리은행은 20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KEB하나은행을 69-51로 제압하며 3연승, 네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만년 꼴찌 팀에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시즌부터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던 위 감독은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5회)에 이어 박명수 전 우리은행 감독, 이문규 전 신세계 감독과 역대 챔프전 최다 우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또 챔프전 12승2패로 승률 85.7%를 기록하며 역대 챔프전 최다 승리 2위, 최고 승률 공동 1위도 차지했다. 위 감독은 통합 3연패에도 결코 줄지 않았던 혹독한 훈련에 1년 동안 고통받은 선수들에게 어김없이 짓밟히며 즐거워했다. 우리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룬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2회로 좁혔다. 반면 통산 여덟 번째 챔프전 정상에 올라 신한은행(7회)을 앞질렀다. 완벽을 추구하는 위 감독의 리더십이 밑거름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2001~2002시즌 프로농구 오리온 선수로 처음 우승을 맛본 그는 2005년 여름리그부터 신한은행 코치로 여자프로농구와 인연을 맺은 뒤 2011~12시즌까지 코치로서 7차례, 사령탑으로 네 번 연속 우승을 차지해 모두 12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역시 선수로 7차례, 코치로 5차례 등 12차례 챔피언 반지를 손에 끼었다. 선수를 키워내는 능력이나 외국인 선수를 다루는 노하우, 한 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는 경기 운영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임영희, 양지희, 박혜진 등 1.5진급으로 분류되던 선수들을 확실한 주전 전력으로 키워냈고 이번 시즌에는 김단비, 이은혜 등 식스맨들을 부쩍 성장시켰다. 여기에 쉐키나 스트릭렌처럼 다른 감독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외국인들을 말 잘 듣게 만드는 특출난 장점도 갖췄다. 그는 “2012~2013시즌 뒤에는 그만둔 선수도 있었지만 구단에서 힘을 실어 줬다”며 “선수들에게 끌려가면 절대 이런 성적이 나올 수 없다”는 평소 소신을 되풀이했다. 또 6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맡게 될 것이 유력한 그는 “선수 풀이나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쉽지는 않지만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 72표 중 33표를 얻은 박혜진이 2년 연속 영광을 안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피해자의 간절한 ‘시그널’ DNA로 범죄 진실을 찾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피해자의 간절한 ‘시그널’ DNA로 범죄 진실을 찾다

    땅속에 보관된 DNA 수명 1000~1만년 지속 美선 성범죄자 DNA 영구 보관하기도 최근 장기 미제 사건을 다룬 케이블 드라마 ‘시그널’이 선풍적인 인기를 넘어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누군가의 기억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미제 사건의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건의 해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심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제’는 ‘아닐 미’(未)와 ‘건널 제’(濟)를 쓴다. ‘濟’에는 ‘건너다’의 뜻 외에도 ‘구제하다’ ‘돕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미제 사건은 어쩌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 보다는 ‘피해자를 돕지 못한’의 뜻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구원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사연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존재하는 어느 곳에나 미제 사건은 존재한다. ●美 등 반인류 범죄 공소시효 없어 미제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공소시효다. 공소시효는 어떤 범죄행위에 대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공소시효는 범죄 분야나 국가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미제 사건의 대부분은 살인죄에 해당한다. 또한 공소시효의 기간과 유무가 미제 사건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규라는 것 역시 국가를 막론한 공통점이다. 미국은 살인죄에는 공소시효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 일부 주(州)에서는 살인죄뿐만 아니라 아동 학대나 성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다. 영국 역시 살인죄를 포함한 모든 중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으며, 프랑스는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반인륜적인 사건이라면 범죄자들에게 공소시효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일본은 2010년 들어 살인을 포함한 12가지 중대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고, 중국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공소시효 30년을 적용한다. 한국은 2015년 7월부터 살인으로 인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일명 ‘태완이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2000년 8월 1일 0시 이후에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200여 건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DNA 데이터베이스화’ 인권 침해 논란도 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제 사건이 여전히 지속적인 수사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그중 첫 번째는 ‘DNA 감식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DNA의 수명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산소와 접촉이 적고 온도가 낮은 땅속에 보관된 DNA라면 그 수명은 1000~1만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 할지라도 DNA는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물리화학적 충격에서도 보존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범죄 수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DNA의 특성을 이용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용의자의 DNA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DNA 표현형질 감식’ 기법이 활용된다. 이 기법은 대조나 비교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DNA를 분석해 실제 DNA 주인의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 내는 기법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생체정보 기업과 수사당국이 손을 잡고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미제 사건을 함께 해결한 사례가 많다.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DNA 관리 체계 및 범죄 예방 시스템’이다. 미국에는 성범죄자의 DNA를 영구 보관하고 장기간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 예방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장기간 보존하는 데 인력과 기술을 투자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게다가 DNA 데이터는 인권 및 개인정보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9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세계 최초로 전 국민과 거주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의 DNA를 모두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DNA 정보는 미제 사건 해결이나 무연고 시신 신원 확인 등에 활용되는데, 유럽인권재판소는 전과가 없는 사람의 DNA와 지문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인권 침해로 위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한국은 2010년 ‘DNA법’ 시행으로 살인이나 강도, 성폭행 등의 범죄와 관련한 DNA를 대상자의 동의 없이 채취할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DNA 신원 확인 정보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7만 3024건에 달한다. 경찰 당국은 이러한 DNA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와 맞물려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기하지 않는다” 끈질긴 관심이 관건 드라마 ‘시그널’ 속 형사들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 사건이 만들어진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드라마 속 대사가 아니다.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DNA 감식 기술의 발전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법적 보호망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수사당국의 끈질긴 노력과 대중의 관심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는 것,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뛰어난 ‘요원’이 아닐까. huimin0217@seoul.co.kr
  • 대여 전 벨소리 체크… 차도보다 골목길… 후미등은 없어요

    대여 전 벨소리 체크… 차도보다 골목길… 후미등은 없어요

    “가끔 벨이 고장난 자전거가 있어요. 빌리기 전에 벨을 한번 울려 보세요.”(직장인 이연진씨) “차들이 알아서 비켜 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적극적으로 안전운전하세요.”(직장인 심모씨)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정식 운영한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용하는 단골들은 교통정체도 거의 없고 운동도 되니 출퇴근 수단으로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야간 안전운행을 위해 따릉이에 후미등을 장착하고 안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폭도 더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진(28·여)씨는 18일 “합정동 집에서 홍대 사무실까지 매일 따릉이를 타는데 15분 정도 걸린다”며 “따릉이를 타면서 월 15만원씩 들던 교통비도 아끼게 됐고 허벅지도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이용권(1만 5000원)을 이용하고 있는데 만료되면 연장할 계획이다. “자전거를 따로 살 계획은 없어요. 공공자전거는 도난 걱정도 없고, 유지비도 안 들잖아요.”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 자전거 안장을 6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안장을 더 높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돼요. 외국인들은 특히 체형에 안 맞을 가능성이 높아요. 서울 자전거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주 가는 대여소를 즐겨찾기할 수 있는 기능도 만들면 좋겠어요.” 차도로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다의 의견이 나왔다.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안 되는데 어쩔 수 없는 때도 있어요. 홍대 앞 도로변에는 대기 중인 택시가 곳곳에 많아 피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게 고역이죠.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빨리 가라고 경적을 울리는 차량 때문에 놀란 적도 많고요. 그래서 주로 골목길로 다녀요.” 직장인 원모(48)씨도 출퇴근길에 따릉이를 탄다. 자택과 회사가 모두 여의도에 있어 20여분이면 갈 수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시범 운영을 할 때 무료라서 써 봤다”며 “예상보다 자전거의 질이 좋아서 정식 운용이 시작되자마자 1년 이용권(3만원)을 끊었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에 앱 접속이 안 돼 자전거를 못 빌릴 뻔한 적이 있었어요. 서울시 담당 부서에 전화를 하니 곧바로 원격으로 잠금 장치를 풀어 주었죠. 제가 광고를 많이 해서 따릉이로 출퇴근하는 후배들도 많이 늘었어요.” 다만 그는 여의도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사실상 주차장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전거 전용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자전거를 인도에서 탈 수밖에 없죠. 그 많은 주차 차량을 전부 단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신고는 안 해 봤지만요. 또 따릉이에 후미등이 없어서 아쉬워요. 저녁 7시에 퇴근하면 겨울에는 이미 해가 진 상태잖아요. 뒤에서 오는 차량이 나를 보지 못할까 걱정되죠.” 광화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심모(33)씨는 주말이면 동호회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자전거 마니아다. 따릉이를 타고 청계천을 따라 달린다. 그는 안전을 강조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때 자동차처럼 좌회전 차로로 이동하는 초보 이용자가 눈에 띄더라구요. 언제나 자전거는 가장 바깥쪽 차로로 다녀야 합니다. 직진 신호가 켜지면 전방의 길을 한번 건넌 뒤 다시 한번 직진 신호를 받아 움직여서 ‘ㄱ자’로 좌회전을 하는 거죠.”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법전은 덮어도 고시촌 미래는 펴야죠”

    “법전은 덮어도 고시촌 미래는 펴야죠”

    서울 신림동서 가장 오래된 고시원… 외국인이 먼저 찾는 주거 공동체로 바꿔 “협동조합 만들어 동네 살리는 게 목표” “관악구 고시촌을 외국인과 예술가들이 사는 지구촌 예술마을로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사법고시 폐지로 쇠락해 가는 서울 관악구 고시촌을 글로벌 문화마을로 새롭게 일으키는 젊은이가 있다. 부모가 20년 넘게 운영한 고시원 ‘태학관’을 아들 이우진(36)씨가 재작년부터 외국인을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로 운영 중이다. 이씨는 인도, 싱가포르 등의 한국기업 해외법인에서 8년간 일했다. 하지만 60대인 아버지가 예전 같지 않은 고시원 운영을 힘겨워하자 회사는 언제든 다시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관악구로 돌아왔다. 태학관의 33개 방 가운데 70%의 방에는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산다. 처음에는 외국에서 생활한 이씨의 인맥으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이용해 손님을 찾았다. 이젠 입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다. 대학18길의 태학관은 1983년 고시촌에서 세 번째로 생겼지만 1, 2호가 모두 폐업, 가장 오래된 고시원이 됐다. 이씨는 태학관을 기존의 답답한 골방에서 가구와 가전제품을 모두 갖춘 밝고 환한 원룸으로 바꿨다. 16~26㎡(약 5~8평)의 공간에 월세는 30만원이다. “결국 무산됐지만 신림경전철에 고시촌역을 신설한다고 고시촌이 부흥하진 않아요. 폐쇄회로(CC)TV 설치를 늘려 고시촌의 쓰레기 무단투기, 성추행과 같은 치안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죠.” 지난 16일 2021년 개통 예정인 신림경전철 계획안을 결정한 서울시는 서울대 안에 역을 신설하는 것만 협의 사항으로 남겼다. 이씨의 목표는 태학관 부흥에만 있지 않다. 한때 고시 합격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공간에서 노인들만 남아 치안 부재 지역으로 슬럼화된 대학18길을 글로벌 아트타운으로 키우는 게 그의 계획이다.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바꿔 나가면 고시촌 전체로 변화가 확산되리란 게 그의 기대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시그널’처럼 끝까지…미제사건 해결 방법

    [송혜민의 월드why] ‘시그널’처럼 끝까지…미제사건 해결 방법

    최근 장기 미제사건을 다룬 케이블 드라마 ‘시그널’이 선풍적인 인기를 넘어 사회적인 관심을 모았다. 누군가의 기억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미제 사건의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건의 해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심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제’는 ‘아닐 미’(未)와 ‘건널 제’(濟)를 쓴다. ‘濟’에는 ‘건너다’의 뜻 외에도 ‘구제하다’, ‘돕다’의 뜻이 있다. 그러니까 미제사건은 어쩌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 보다는 ‘피해자를 돕지 못한’의 의미가 더 강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구원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사연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존재하는 어느 곳에나 미제사건은 존재한다. ◆미국은 성범죄, 아동학대 등에는 아예 공소시효 없어 미제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공소시효다. 공소시효는 어떤 범죄사건이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공소시효는 범죄 분야나 국가에 따라 액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대부분의 미제사건이 살인죄에 해당한다는 것과, 공소시효가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법규라는 것만은 국가를 막론한 공통점이다. 미국은 살인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 일부 주(州)에서는 살인죄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나 성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다. 영국 역시 살인죄를 포함한 모든 중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으며, 프랑스는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반인륜적인 사건이라면 범죄자들에게 공소시효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일본은 2010년에 들어 살인을 포함한 12가지 중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고, 중국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공소시효 30년을 적용한다. 한국은 어떨까. 2015년 7월부터 살인으로 인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한지 8년 만에 이뤄진 개정이다. 일명 ‘태완이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2000년 8월 1일 0시 이후에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이에 해당하는 사건은 2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미제사건 해결 키워드, DNA 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제사건이 여전히 지속된 수사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키워드는 크게 2가지로 꼽을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DNA 감식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DNA의 수명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산소와 접촉이 적고 온도가 낮은 땅속에 보관된 DNA라면 그 수명은 1000~1만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공룡의 화석이나 오래된 미라에서 DNA를 추출하고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이유다.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 할지라도 DNA는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리화학적 충격에서도 잘 보존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를 성질의 변화없이 죽을 때까지 간직하기 때문에, 범죄수사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DNA의 특성을 이용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용의자의 DNA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DNA 표현형질 감식’ 기법이 활용된다. 이 기법은 대조나 비교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DNA를 분석해 실제 DNA 주인의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내는 기법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생체정보 기업과 수사당국이 손을 잡고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미제사건을 함께 해결한 사례가 많다. 미제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DNA 관리체계 및 범죄예방시스템’이다. 미국은 성범죄자의 DNA를 영구 보관하고 장기간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 예방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장기간 보존하는데 인력과 기술을 투자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게다가 DNA 데이터는 인권 및 개인정보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9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부는 세계 최초로 전 국민과 거주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의 DNA를 모두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DNA 정보는 미제사건 해결이나 무연고 시신 신원 확인 등에 활용되는데, 유럽인권재판소는 전과가 없는 사람의 DNA와 지문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인권침해로서 위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영국 정부는 체포된 모든 범죄 용의자의 DNA 정보를 보관하겠다고 밝혔다가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은 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DNA 정보만 보관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한국은 2010년 ‘DNA법’ 시행으로 살인이나 강도, 성폭행 등 범죄와 관련한 DNA를 채취자의 동의 없이 채취할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DNA 신원확인 정보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7만 3024건에 달한다. 경찰 당국은 이러한 DNA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와 맞물려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끈질긴 노력과 관심이 장기미제사건 해결의 열쇠 드라마 ‘시그널’ 속 형사들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사건이 만들어진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드라마 속 대사가 아니다.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에 있어서 DNA 감식 기술의 발전과 이를 뒷받침 해주는 법적 보호망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이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사당국의 끈질긴 노력과 대중의 관심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는 것,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뛰어난 ‘요원’이 아닐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SNS 금괴 상속녀는 국제결혼 꽃뱀

    페이스북에서 50대 미혼 남성을 꾀어 국제결혼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외국인들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회사원 김모(56)씨로부터 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호주인 S(32)씨와 라이베리아인 W(40·여)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주한미군 백인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의 쪽지를 받았다. 김씨는 메신저 대화 및 전화 통화 등을 통해 A씨와 가까워졌고, 실제 본 적이 없는데도 3개월 만에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자 A씨는 “아버지가 금괴 120㎏(시가 약 38억 4000만원)을 유산으로 남겼지만 아프리카 가나에서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으로 금괴를 가져오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8차례에 걸쳐 금괴 반입 비용 등으로 7만 4800만 달러(약 9000만원)를 A씨에게 송금했다. 지난달 A씨는 “가나 대통령의 특별명령으로 주한 가나 대사관에서 금괴를 내주지 않는다”며 김씨에게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주한 가나대사관 앞에서 S씨와 W씨를 만났다. S씨 등은 김씨에게 순금 알갱이 30g을 보여주며 “반출세금인 32만 달러(약 3억 8400만원)를 내면 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괴 관련 서류는 모두 위조됐고 A씨는 행방을 감췄다”며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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