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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의 후진형 외유 행태(사설)

    국회의원의 외유가 또 빈축을 사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국회가 쉬는 기간에 국회의원이 외유를 하는 것은 절대로 나무랄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곱지 않은데 걸핏하면 세비 올릴 궁리나 하고 공비로 「마누라까지」 거느리고 유유히 나들이나 즐기는가 해서 비난부터 하는 시선이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외유를 덮어놓고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장삼이사의 보통사람들도 숱하게 외유를 드나들고 아녀자들까지가 예사로 외국여행을 하는 시대에 국정을 운영하는 중책의 국회의원이 외유를 한다는건 잘못이 아니다. 이 국제화시대에 우물안 개구리처럼 바깥에 대한 지식도 없이 들어앉아만 있는다는 것은 좋은 국회의원 활동에 오히려 흠이 될 일이다. 통상외교문제에서 교포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지감각을 가지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한뒤 돌아와서 국정에 반영한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또한 능력있는 국회의원 중에는 국가이익에 도움을 주는 외교지원을 할 수 있는 인사들도 많다. 「지면외교」의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크게 공헌하는 의원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그 행태의 세련되지 못함이다. 해외공관 근무자들이 공포심에 가깝도록 꺼리는 일이 「국회의원들의 방문」이다. 물론 공무원의 근무태도를 감시할 위치에 있는 것이 국회의원이므로 상전의 요소가 불가피하겠으나 현지에서 곤혹스런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공무와 관계없는 「수발」을 몽땅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 체크인,아웃은 물론 쇼핑 관광안내 가방나르기 식사섭외 공항수속 등을 「몸종」처럼 해야하므로 임지에서 수행해야 할 정규 외교업무를 작파해야할 지경이라고 한다. 부부동반일 경우 가족이 동원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행태는 아주 해묵은 것이어서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악습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쪽에서 이런 악습과 행태는 고쳐야 한다. 도무지 국회의원이 무슨 귀족이라고 입출국 수속이나 여행가방 건사하기 같은 것을 번번이 남의 손에 맡기는가. 개인적으로 여유가 많아서 수행비서를 동반한다든가,너무 무지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일이다. 공무원을 수족처럼 동원할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국회의원들에게는 특권의식 같은 것이 의외로 집요하게 있는 것같다. 이를테면 일반석 비용으로 산 비행기표를 가지고 일등석이나 특별석을 요구하는 경우도 그에 해당한다. 비행기 회사측이 기왕에 비어가는 일등석을 국회의원에게 인심쓰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그걸 어떤 권리처럼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여야간에 『국회의원을 뭘로 아느냐』는 호통을 잘 치는 것같다. 「무얼로」알지도 않는다. 그저 국민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일 뿐이다. 귀국해서조차 맨몸으로 탈탈 빠져나오고 수행비서들이 보세구역까지 들어가 출국수속을 다투는 몰골을 보일만큼 특권층이어도 안되고 무지해도 안되리라고 생각한다. 걸프전쟁 때문에 나라전체가 위기를 걱정하는데 여전히 후진국형 소동이나 벌이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건 유감스런 일이다.
  • 집권후반 경제·사회안정에 역점/노대통령 연두회견에 담긴 뜻

    ◎새정책 제시보다 내실에 주력/조기 대권경쟁 막아 「누수」 방지/공명선거 단호한 의지… 남북관계에도 자신감 노태우대통령의 8일 연두기자회견 내용은 집권후반기의 마무리에 기본역점을 두고 있다. 과거처럼 새로운 약속이나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지난 3년간의 통치를 바탕으로 착실히 결실을 거둬 나가겠다는 것이다. 올해로 임기 4년째를 맞는 노대통령의 새해 국정기본 방향은 크게 보아 4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오는 3월의 지방의회 선거를 중심으로한 정치일정의 순조로운 진행을 들고 있다. 30년만에 다시 시행되는 금년의 지방의회 선거는 내년의 자치단체장 선거·14대 총선·차기대통령선거 등 향후 정치일정 수행의 시금석이 된다는 인식아래 국민에 의한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사전선거운동·타락선거 등 불법행위를 「반민주적 범죄」로 규정함으로써 공명선거를 위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둘째,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을 경제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금년 우리 경제의 청사진은 안정기조아래 7% 성장,1인당 GNP(국민총생산) 6천2백달러,교역량 1천5백억달러로 요약되고 있다. 이같은 청사진을 달성하기 위해 ▲근로자·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안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제조업의 활성화 ▲사회간접자본의 획기적 확충 등의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처방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 내겠다는 방안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이 호소로만 끝나 과연 물가·임금·노사의 안정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다만 고속도록·항만 등 사회간접시설 투자에 3조5천억원을 투입한다든가 이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에 「사회간접 자본투자기획단」을 설치하겠다는 등의 대목은 특기할만하다. 셋째,국민생활의 향상과 법질서 확립으로 주택·교통·환경문제의 개선과 교육의 혁신,그리고 범죄와의 전쟁지속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학입시제도의 개혁 방향이다. 오는 94년도부터 대학별 자율입시제도 채택을 골간으로 하는 이 방안은 대학의 준비태세에 따라 입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아니면 기존의 학력고사와 함께 적성검사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학입시 개혁방안은 노대통령의 임기이후에 실시되는 것이지만 과열과외,획일적인 고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6공 정부의 진지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마지막 네번째 국정운영방향의 역점사항은 북방외교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간의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회견 서두연설과 일문일답을 통해 북한은 그들의 폐쇄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맞고 있으며 북한이 일단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남북관계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척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북한 김일성주석도 지금 심사숙고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노대통령의 이같은 대북인식과 분석은 적어도 금년내에 북한이 현실적인 노선으로 전환할 것이며 통일과 관련한 국제적인 환경은 이미 성숙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뜻한다. 특히 지난해 모스크바 한소정상 회담에 이어 금년 4월로 예상되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한,금년봄부터본격화될 일본·북한의 수교협상,한중관계의 급진전 가능성 등 한반도 주변정세를 감안할때 금년하반기 쯤에는 남북정상회담에 북한이 응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가 내부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이해된다. 노대통령의 이날 회견 내용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여권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언급이다. 대권후보 결정시기는 임기종료 1년전후로,그 방법은 당헌의 민주적인 절차로,그 대상은 지금의 민자당내 인물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다. 즉 치기 여권의 대통령후보는 92년2월 전후로 자유경선 방식에 의해 결정되며 후보는 현재 민자당내에 있다는 말이다. 이는 노대통령이 금년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 당내 대권후보경쟁 움직임을 막아 집권후반기 통치권 누수현상을 최대로 방지하겠다는 의미이며 최근∼당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세대교체론 주장에 대해 「인위적인∼세대교체 불가」라며 쐐기를 박았던 점과 일맥상통한다. 결정방식과 관련,「당헌에 따른 민주적 절차」는 「지명에 의한 만장일치」추대보다는 자유경선 방식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민자당내 「중간보스」 「뉴리더」그룹의 희망을 수용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또 『민자당 내에는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들이 많다』는 말로 차기대권 후보가 당내인물이 될 것임을 시사했는데 이는 적어도 「어느날 갑자기」 당외인사를 전격영입,대권후보로 옹립하지는 않을 뜻임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회견에서 나타난 「뉴스」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의료진은 파견할 방침이지만 전투병력은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과 북한이 끝내 유엔동시 가입을 반대한다면 한국이라도 먼저 가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내각제 개헌에 대해 『다수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할 수 없다』는 말로 개헌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기존입장의 되풀이이긴 하지만 정가일각에서 관측하는 지방의회 선거이후의 내각제 재론가능성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회견은 전반적으로 내치의 현안해결에 비중을 두었고 그것도 집권후반기의 경제·사회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일을 벌리기 보다는 뿌린 것을 거둔다는 방향은 타당하다고 생각되나 뭔가 짜릿한 메시지가 없는 것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 개혁입법 임시국회서 타결 기대/노대통령 연두회견 1문1답

    ◎의료진 페만 파견은 유사시 대비 긴요/UR협상 유리하게 이끌어 농민이익 보장/과학기술 개발에 96년까지 11조 투자 ▲먼저 지난 3년간의 국정 운영소감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질문부터 상당히 어렵군요. 방금 지적하신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을 이해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여서 국정에 좋은 참고로 하겠습니다. 이제는 큰 전환기를 매듭짓는 시기에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들 스스로가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찾았습니다. 여기에 무엇을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창조적인 저력을 국민들은 갖추고 있습니다. 또 무엇을 해야되느냐 하는 국민적인 합의가 이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시행해 나아가는데는 역시 그 바탕으로 안정을 확고히 이룩해야 된다하는 합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시행해야 할 일들을 많이 벌여 놓았습니다. 이제는 임기 4년째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그것을 하나하나 결실을 맺지 않으면 안될 때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마무리짓기 위해 모든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내각진용을 갖추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앞으로 대야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그리고 평민당에서 여야 총재회담을 제의했는데 대통령께서는 김대중 평민당총재를 언제 만나실 계획인지요. 국가보안법 및 안기부법 개정안 등 개혁입법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계획인지요. ○야와의 대화 문호개방 『두말할 나위없이 민주정치라는 것은 대의정치를 뜻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입장에서 여야관계는 두개의 큰 수레바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여야는 상대적이며 국정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입장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같은 맥락에서 야와 언제나 대화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에 개혁입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야가 얼굴을 맞대어 빨리 타협을 해 결론을 얻는것이 앞으로의 일들입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아무쪼록 이 개혁입법이 완전히 타결되어 통과 되기를 기대하고 또 촉구해 마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결정하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고 아울러 그 여권의 후보는 지금의 민정당내 인물에서 국한될 것인지도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절차로 후보 선정 『민자당 당헌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후보자는 선출되는 것이 원칙적이고 또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시기는 나의 임기만료 1년 전후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자당내에는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후보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서 또 국민이 바라는 분이 반드시 선출되리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내각제 개헌을 해야할 상황이 올 것으로 봅니까.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군의료진 파견외에 전투병력 파견을 고려하십니까. ○유엔의 결정 지지해야 『내각제의 개헌문제는 수차 국민에게 나의 뜻을 밝혔습니다. 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할수없는 것입니다.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질문인데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지금 이바지하고 있는 미국을 지원한다 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의료진을 파견하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중동에 있는 이런 나라들의 요청에 의해 지금 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고 멀지않아 국회에 동의안을 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전투병을 파견한다는 것은 어느 다른 나라로부터 요청받은 바도 없고 따라서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남북 정상회담의 연내 실현가능성과 대화전망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불법 방북은 용납 못해 『남북관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여러가지 대화·교류를 바탕으로 해서 장래에 대해 조심스러우나 희망을 모두 갖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북한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고 큰 갈등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사정을 직시하면서 인내로써 끈기있게 현실적인 접근을 하나하나 해나가야 됩니다. 이렇게 되어나갈때 우리가 기대하는 대망의 남북통일도 금세기안에 반드시 이룩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오래전부터 제안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 쌓인 오해와 불신관계는 정상이 만나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을 때 훨씬 더 쉽게 불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남북관계의 진척을 더 촉진시킬 수 있다고 믿어마지 않습니다. 이래서 여러차례 제안했던 남북 정상회담은 지금 김주석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일부 인사들이 정부 창구를 무시하고 법과 절차를 전부 무시해 버리고 북한이 원하는대로 하겠다는 방법을 택해서 북으로 가겠다,북한과 접촉을 하겠다 하는 것은 불법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금년에 중국과의 관계개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또 올해 우리의 유엔가입이 실현될 것인지요. ○동시가입 지속적 추진 『우리와 중국간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빨리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달중에 서울과 북경에 상호 무역대표부를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진전은 양국간의 교류·교역을 더욱 확대해 줄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정상화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남북한 대화를 통해 동시가입을 설득시키려는 목표에서 작년에 우리는 단독유엔가입 신청을 유보한 것입니다. 우리는 금년에도 동시가입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북한이 여기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계속 북한이 응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유엔회원국 대다수가 우리가 가입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 가입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먼저 가입을 하되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가입을 우리가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북한의 순차적인 가입을 환영하고 지원을 하게될 것입니다』 ▲내일 가이후 일본총리가 방한하게 되면 재일동포 법적 지위문제 등 현안이 모두 해결될 수 있습니까. 또 미·일·중·소 등 한반도 및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것입니까. ○한·일 새로운 관계로 『말씀대로 내일 일본의 가이후 총리께서 우리나라를 방문,정상회담을 갖게 되겠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작년에 이룩한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를 더욱 확실히 굳히는 성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깨끗하게 청산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것이 이제 우리 동포들의 법적인 지위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내가 작년에 제기는 해서 매듭을 짓는다는 합의를 이룩했습니다만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이것이 매듭지어지리라고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또 무역역조를 시정하는 경협문제도 우리가 소망하는 방향으로 일본의 협력을 얻는다든가 또 그외에 문화교류를 위시한 선린우호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문제를 내일 회담을 통해 성과를 이루기를 우리는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저 동유럽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동북아까지도 미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새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외교의 중점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때 세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안보·정치·경제 등의 모든 면에서 소위 국익이 무엇인가 하는 판단을 해서 이 국익을 최대한으로 신장하는 방향의 외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정세의 급변하고 있는 흐름에 능동적으로 우리의 외교역량을 갖고 활용하여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또 평화와 통일을 촉진시키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전세계 여러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우리가 기여를 하고 또 우리의 주변 여러나라들과 조화를 이룩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지방자치제 선거 등 올해 불안요인을 많이 갖고 있는 물가를 어떻게 잡아서 경제안정을 이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 『역시 물가안정이라는 것은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확고하게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의 노력과 또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입니다. 특히 선거에 나가는 통화는 절대적으로 억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과 인력대책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년 이 부문에 1조2천억원이 투자될 것입니다. 또 민간부문의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세제와 금융상의 혜택을 제공해 주도록 해서 96년까지 무려 11조원의 투자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선진국들과의 기술협력에도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되겠습니다. 소련과의 첨단기술협력은 우리의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새로운 출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미 통상마찰 및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한·미 마찰 해소에 노력 『미국과의 관계가 폭이 넓어지기도 하고 또 깊어지기도 하니까 문제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니까 마찰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마찰이 생겼지만 계속 노력을 해서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소가 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의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 농민에게 손해를 주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이런 예외의 품목에 대해선 유예기간을 우리가 최대한 얻고 그것을 활용해서 우리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도로 보장하는 여유를 마련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타결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에 국민들의 자발적인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있습니까. 또 집권후반기의 공직기강 확립은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입니까. 『국민의 시각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습니다마는 지난 「10·13 특별선언」 이후에 민생치안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고 봅니다. 보고에 의하면 강력범 발생률은 9%정도 낮아져가고 있고 발생한 강력범을 검거하는 율은 크게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겠습니다. 경찰이 불철주야 노력해서 심야 영업단속이나 퇴폐업 단속·교통혼잡 등등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특히 도시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치안이 안정이 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직 국민들이 많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계속해서 펼쳐져야 됩니다. 국민이 이만하면 안심할 수 있다 할 때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그동안 특명사정반이 많은 활동을 함으로써 지도층이 자숙하게 되었고 특히 공직자들의 기강이 많이 확립되었습니다. 부동산투기를 잡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이 한시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작년 연말로 해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더욱더 지속해야 되겠다는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청와대에 과거에 없앴던 사정수석을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염려가 되는 공직자들의 동요나 기강 이완을 예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과열과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입시제도나 또 다른 분야의 성장에 비해 엄청나게 낙후된 교육환경문제,대학교육의 질적문제,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입시 다양화 모색 『과도한 진학열,획일적인 입시위주의 교육 등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의견도 듣고 교육자문위원회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을 위시해서 대학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자율입시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는 대학은 독자적으로 입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학력고사와 적성검사같은 것을 적용하기를 원하는 대학은 그것을 반영하게 하는 개혁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의 학력고사,한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도 시정을 해야 되겠고,입시과목이 너무 많은 것도 고쳐서 과목도 줄이고 학생들의 부담도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을 때는 혼란이 따를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을 주어 94년부터 시행될 수 있게 할 작정입니다. 아울러서 정부는 고등학교의 실업계 교육을 확대시키고 이공계 대학 정원도 늘려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우수대학을 대학원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 노대통령 연두회견 서두연설 내용

    ◎“「범죄와 전쟁」 계속… 「질서있는 사회」 이룩”/주택·교통·환경·교육등 4대문제 해결 주력/미·일·EC와 우호협력 바탕,북방외교 강화/사회간접자본 크게 확충… 퇴폐풍조 사회개혁차원서 엄단 ▷난국극복◁ 지난 한해 아쉬움도 많았지만 1990년은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자신과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바로 1년전 우리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속에 정초를 맞았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안정은 큰 흐름을 이루고 그 바탕위에서 새로운 창조의 힘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정계개편을 통해 정치안정의 기틀이 이루어졌고 전환기적 상황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국민의 합의는 사회 각 분야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국민 모두는 경제가 처한 어려움속에서도 자제와 단합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켰고 9%의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질서를 바꾸는 대변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동유럽 여러나라,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제가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냉전의 시대를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은 의미깊은 진전이었습니다. ▷안정위의 발전◁ 우리는 안팎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을 안고 1991년을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이만큼 자랑스런 나라를 일구어온 국민의 저력에 불을 지펴 민주주의와 번영·통일을 향한 힘찬 전진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올 한해 우리는 그동안 펼쳐온 일들이 하나하나 알찬 결실을 맺어 그 보람을 국민 모두가 나누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언론의 자유,권위주의의 청산으로부터 주택 2백만호 건설,서해안 시대… 그리고 북방청책과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이르기까지 크고 많은 일을 약속했으며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이 추진되어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약속,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성과를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민주화·개방화·국제화의 새로운 시대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른 새로운 사고와 분명한 소신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는 데 선도적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서둘러 해야 할 일은 서두를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한 일은 그 확실한 청사진과 그것을 이루어나갈 구체적인 계획을 국민에게 제시할 것입니다. 정부는 민주적 사고와 공명정대함을 앞장서 실천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임기의 네번째 해를 맞습니다. 올해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 또한 줄기찬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비가 되는 해입니다. 남북한 관계도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장황에서도 법과 질서·안정의 바탕을 굳건히 세워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21세기가 이제 9년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세기안에 우리나라가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선진국… 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 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룰 확고한 기반을 닦을 것입니다. ▷지방자치실시◁ 30년만에 다시 시행하는 지방자치는 참다운 민주주의와 지방화시대를 여는 관건입니다. 올봄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르는 일은 지방자치는 물론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5천여명의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이 선거를 성숙한 민주의식으로 잘 치를 경우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총선거,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의 발걸음은 밝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거가 무질서와 불법을 조장하고 지역감정을 격화하는 혼탁한 것이 된다면 민주주의는 물론 나라의 앞날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지방자치 선거가 돈을 쓰는 선거로 타락할 경우 애써 다져가고 있는 우리 경제의 안정기조마저 흔들릴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차원에서 돈을 쓰는 행위나 사전선거운동,어떠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신성한 민주선거의 규율을 파괴하는 행위는 반민주적 범죄로 규정하여 여야나 지위를 가리지 않고 엄격한 법의 제재를 받도록 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참뜻은 주민의 참여와 복지를 구현하는데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여러분이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합니다. 모두가 금품과 선심을 스스로 거부함은 물론깨끗한 선거를 치르는 감시자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정치를 빌미로 스스로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사람을 배제하고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일꾼을 뽑아 주어야 합니다. 6·29선언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연지 4년째를 맞는 이제까지 정치권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겸허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정치는 갈등과 불안을 증폭하는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의 통합을 실현하는 참다운 민주정치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발전 위한 사회적합의◁ 올해는 지난 30년간 여섯차례에 걸친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짓는 해입니다. 내년부터 1996년까지 추진되는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 완수되면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 고도산업선진국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대망의 선진국 대열로 뛰어오르는 마지막 한 계단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선진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의 활력을 충전하여 경제규모를 키워갈 뿐 아니라 기술과 산업구조,기업경영으로부터 국민의 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차원 더 높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안정기조를 견지하면서 올해 7%의 성장을 이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1인당 국민소득 6천2백달러,교역량 1천5백억달러로 선진국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됩니다. 올해 우리경제는 밖으로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유가의 불안,세계경제의 침체,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통상마찰 등 어려움이 겹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도 유가·임금의 상승에 따른 물가의 불안요인을 안고 있으며 우리산업의 경쟁력이 시원스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은 우리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물가와 임금이 또다시 급속히 오를 경우 그나마 되살아나고 있는 우리상품의 경쟁력은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며,우리경제도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피땀어린 우리의 노력은 물론,멀지않아 선진국에 진입할 꿈도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근로자와 기업… 모든 경제주체가 이 분명한 현실을 깊이 인식하여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와 모든 경제주체는 올해 페르시아만 사태의 악화로 인한 유가의 폭등과 같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요금·집값·전월세 등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하여 물가상승이 한자리 수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제조업의 활성화◁ 경제안정 못지않게 시급한 일은 제조업,특히 수출산업이 활력을 회복하여 성장을 힘차게 이끌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업현장에 우렁찬 기계소리와 근로자의 바쁜 일손이 멈추지 않고 우리의 수출역군이 세계시장에서 밤낮없이 뛰는 활기찬 모습을 우리는 되살려야 합니다. 이렇게 될때 그 힘은 모든 경제부문에 미치게 됩니다. 정부는 우리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정부는 자금의 공급을 원활히 하고,특히 인력난의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위해 산업현장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또한 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라 우리산업 경쟁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도로 항만 공장용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획기적으로 확충해나갈 것입니다. 이 부문의 올 예산은 2조5천억원으로 작년보다 35% 증액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세계 잉여금과 채권발행을 통해 1조원의 추가재원을 마련하여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부산 인천 항만의 확충에 투입할 것입니다.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과 경부고속도로 확장사업도 93년까지 앞당겨 완공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안에 사회간접자본 투자기획단이 설치될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구조를 왜곡해온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비생산적인 서비스산업의 팽창을 억제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건전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각종 비합리적인 규제는 풀고 각종 부조리도 없앨 것입니다. 우리경제가 제조업을 견인차로 하여 건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때 우리는 잘사는 농어촌도… 소외된 계층의 복지도…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를 농촌발전의 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농업의 구조조정에 과감한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만이 앞장선다고 해서 경제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근로자 농민 기업인…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분발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국민생활향상 4대과제◁ 정부는 모든 국민의 절실한 바람은 주택·교통·환경문제의 개선과 교육의 혁신에 올해도 집중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주택은 지난해 75만채가 착공된데 이어 올해 50만채가 새로 건설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공약한 주택 2백만채 건설의 모든 집이 올해 안에 착공됩니다. 새로 지어지는 집이 복격적으로 공급됨에 따라 주택사정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집값도 안정될 것입니다. 교통난 개선을 위해서는 서울의 도심교통량을 분산할 판교∼퇴계원간 수도권 고속도로를 92년까지,또한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수도권 전철을 93년까지 완공하고 서울의 지하철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입니다. 부산의 지하철 연장과 주요 도시의 지하철 건설을 서두를 것입니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는 임기중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맑은 물,깨끗한 공기,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할 중기종합대책을 세우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대기와 수질·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의 처리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올해 안에 「국민환경지표」를 제시하고 산업정책의 수립과정에서부터 환경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의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내년까지 총 1조1천억원을 특별회계로 투자하여 교육환경은 많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획일적인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대학과열 진학풍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 입시제도와 고교교육의 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새질서 새생활◁ 민주주의와 번영은 안정되고 질서있는 사회속에서만 꽃필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 모두가 지난 3∼4년간 값비싼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얻은 교훈입니다. 지난해 「10·13선언」을 기점으로 펼쳐온 새질서 새생활 실천운동은 온 국민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질서와 새생활은 이제 국민모두가 안락한 삶을 누리는 사회를 다함께 이루어 가는 생활규범으로 90년대 국가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해에도 범죄와 폭력을 소탕하고 불법과 무질서를 다스리는 일은 한치도 물러섬이 없이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입니다. 사회의 규율을 어기고 퇴폐와 향락을 조장하는 풍조도 사회개혁적 차원에서 바로잡을 것입니다. 음주·난폭운전,불법주차의 단속으로부터 심야영업,퇴폐업소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할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일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데 정부와 공직자는 앞장설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의 길◁ 올해는 한반도의 주변정세가 그 어느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입니다. 유럽을 바꾸어 놓은 변혁의 물결은 이제 동아시아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지기 이전부터 북방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해 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제 우리주변의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슬기롭게 대응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오랜 대결구조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큰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 땅에 전쟁의 불안을 가시게 하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일본,유럽 공동체 여러나라와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바탕위에서 소련과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이달중 무역대표부의 상호설치를 계기로 더욱 증진될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내외로부터 그들의 폐쇄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멀지않아 북한은 바뀔 것이며 남북관계에도 큰 전기가 올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분단이후 처음 남북 총리회담이 세차례 열리고 제한된 범위나마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가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민주주의 나라를 만드는 것… 남부럽지 않은 선진국을 만드는 것… 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이상이나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도전과 기회를 함께 맞고 있습니다. 험난한 역정을 거치면서도 버린 적이 없는 겨레의 이 오랜 소망을 이루는데 국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제 다함께 나설 때입니다. 정부가 할 일은 제가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도 힘찬 전진을 이룩합시다.
  • 미·이라크 외무회담 가능성/부시,8일 베이커국무 제네바 파견

    ◎이라크 수락땐 9일대좌 전망 【유엔·룩셈부르크·워싱턴·제네바·바그다드외신종합】 미국이 3일 미·이라트 외무장관회담을 전격 제의,미·이라크 외무장관회담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가운데 페르시아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라크는 부시 미대통령의 외무장관회담제의에 대해 4일까지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미국은 베이커국무장관을 오는 8일 제네바에 파견키로 결정,이라크가 회담을 수락하기만 하면 9일에는 미­이라크간 외무장관회담이 열리게 된다. 스위스 주재 외교소식통들은 양국 외무장관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회의는 아마 제네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곧 유엔주재 이라크대사를 만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오는 15일이전에 바그다드를 방문,평화적 해결을 탐색하겟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과는 별도로 미국과 이라크는 대결 태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있다. 미국방부는 4일 이라크가 사우디와의 국경지대에 2만여명의 병력과 야포·장갑차 등을 지난주 추가로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4일 유엔봉쇄결의가 1년동안 계속되고 군사대결이 지속될 것을 전제로 하는 91년도 예산을 통과시켰으며 사둔 하마디부총리는 이 예산이 「군의 전투역량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정부는 또 바그다드주재 각국 외교공관에 대해 1백5㎞ 서쪽 라마디시의 임시 시설로 옮길 준비를 하라고 권고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밝혔다. ◎EC외무들도 긴급회동… 대책모색 이와 함께 유럽공동체(EC) 외무장관들은 4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외무장관회담을 열어 이라크에 대한 대화제의 여부를 토의하게 된다. 지금까지 EC측은 이라크가 미국측의 제의를 받아들여야만 대화를 갖는다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이번 회담의 주최자인 룩셈부르크의 자크 푸스 외무장관은 『중요한 것은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것』이라며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신미년 정국 어떻게 전개될까/정치부기자 방담

    ◎“대권각축의 서막”/불붙은 지방선거 레이스/승패따라 세대교체·내각제 고개들듯/총리회담 지속땐 남북정상회담 기대/미·소·일정상 방한도 관심사… 대중수교 대듭질듯 -신미년 올해는 30여년만에 지자제선거가 실시되고 노태우대통령의 집권후반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연말쯤에는 대권후보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정치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리라 봅니다. 14대총선이 내년초에 실시된다고 본다면 하반기 정기국회를 중심으로 여야가 선거구증설,중·소 선거구제도선택 등 국회의원선거법 개정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상을 나타낼 것입니다. 또 지자제선거 이후 대권후보를 겨냥한 세대교체움직임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난해 한소간 두차례 정상회담과 한소수교를 발판으로 대중국 및 공산권과의 활발한 교류는 물론 남북한관계도 정상회담개최가 기대되는 등 새로운 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14대총선 및 대권향배의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올해 정국은 연초에 있을 지자제선거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선거전략 여·야 상충 -여권에서는 지자제선거를 통해 평민당을 지역당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압박해 나갈 것이 분명하고 평민당은 비호남권을 집중공략해 지역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펼 것 같습니다. 여야의 양립될 수 없는 지자제선거전략으로 미루어 볼 때 과열선거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지자제선거법 협상과정에서 야당이 지역갈등을 줄이기 위한 명분으로 중선거구제를 고집했고 여권일부에서도 중선거구제 채택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이 소선거구제를 강력히 밀어붙이 것은 향후정국에 대한 민자당의 복안이 깔려 있다고 보여집니다. 민자당은 소선거구제에 의한 지자제선거결과 평민당이 철저한 지역당으로 남게 된다면 김대중총재가 결국 대권획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각제쪽으로 전략적 후퇴를 할지도 모른다는 시각이지요. 특히 내각제에 대한 강한 미련을 갖고 있는 민자당내 민정·공화계는 평민당을 지역당으로 고립시키면 내각제문제가 재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자제선거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세대교체론을 가시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민자당의 경우 서울·경기일부지역 의원들이 광역의회의원후보 공천과정에서 철저한 경선제도를 도입해 당내민주화절차를 부활시키는 한편 당지도부에도 차기대권에 경선제를 도입하자는 압력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6공 중간평가 성격 -지자제선거가 6공에 대한 중간평가 및 정치적 카타르시스해소의 장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본다면 의외로 젊은층의 의회진출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도 합니다. 신진젊은층들이 지명도나 관록위주의 기성세대를 제친다면 국민들이 정치권의 신진대사를 바라고 있다는 의사표현이 될 것이고 이는 세대교체론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 지자제선거가 과열되고 선거결과 영남지역은 민자당,호남지역은 평민당일색으로 의회가 구성된다면 또다시 양 김책임론 및 세대교체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지요. -평민당은 호남에서 몰표를 얻을 것으로 보이며 서울·경기지역에서도 40%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민자당은 영남·충청·강원지역 등에서 과반수이상을 획득하고 수도권에서는 45%정도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천탈락자 및 신진인사들의 대거 무소속출마도 예상되며 이들이 차지하는 의석비율은 지역에 따라 최고 20%수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선거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현상들로 미루어 광역의회의 경우 민자:평민:민주·민중·무소속의 의석비율이 5:3.5:1.5정도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민자당의 계파간 갈등이 간단없이 이어졌지만 금년 역시 내분의 소지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영삼대표는 기존의 입장을 계속 강화시키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겠으나 민정계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김대표세력삭감 움직임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권주자에 큰 관심 -야권에서도 부분적이나마 김대중 평민당총재에 대한 재야 및 민주당의 도전이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김총재가 차기대권후보로 나서는데는 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통의 강도가약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결국 내년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차가 대권구도가 양 김대결구도냐 아니면 민정계의 새로운 주자가 부상,다원화된 양상을 나타내는냐 하는 것이 정가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차기대권구도와 관련,현실적으로 가장 큰 변수를 지니고 있는 민정계내 두가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종찬의원으로 대별되는 S K(서울·경기)그룹은 금년 가을까지 김대표에 대한 견제를 가속화하면서 독자적인 후보를 물색하지 않으면 김대표가 차기의 여권후보로 굳어져 버린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김윤환총무,박철언장관 등 T K(대구·경북)그룹은 노대통령의 통치권후반기의 누수현상을 우려,내년봄으로 예상되는 14대총선까지는 내분을 최소화하면서 3당통합체제를 유지하고 총선이후에 대세를 결말짓자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지난 정치사를 반추해 볼 때 정치의 흐름이 전혀 엉뚱한 기류에 휘말려 급변한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71년에 있었던 야권의 40대 기수론이 그 대표적인 예로 일컬어질 수 있죠.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지자제선거에서 선거결과에 대한 해석문제를 놓고 뜻밖의 정치기류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김총재 옹립 압도적 -차기대권구도와 관련,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노대통령의 입장과 상황인식인 것 같습니다. 집권자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자신의 집권기간동안에는 통치권을 훼손시키는 어떤 도전행위도 용납치 않는 법입니다. 따라서 노대통령도 TK들의 생각처럼 임기종료 1년전쯤,즉 최소한 14대총선이후 차기대권후보가 출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당내에서 미리 깃발을 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총재로서 권한을 단호하게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야권에서는 적어도 평민당의 경우 김총재의 차기대권후보응립론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제선거를 통해 김총재 후보당위론과 이에 따른 여야 1대1구도에 향후 정국운영의 초점을 맞추리라 관측됩니다. 사실 야권에서는 김총재를 대신할만한 인물을 찾기가 힘든 실정이기 때문에 김총재의 입지는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기 어려울 겁니다. ○노내각 역량 변수로 -그럼에도 지난연말 12.27개각으로 출범한 노재봉내각이 향후 어떤 국정 집행력과 정치적 역할을 발휘하느냐도 금년 정국의 흐름에서 간과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친위세력으로 일컬어지는 노내각의 행동반경이 넓을수록 기존의 양 김구도는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총리와 롤백한 박철언장관의 행보는 향후 대권구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리라 봅니다. -지난해에도 한때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만 금년에도 지자제결과에 상관없이 야권통합의 논의나 또는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평민당에서는 지자제선거를 민자와 평민의 여야대결 구도로 유도,최대한 세를 확장시키면서 민주당고사작전을 구사하거나 평민이 주도가 된 야권통합을 모색할 것 입니다. 만약 지방의회선거 결과 민주당이 현재의 국회의석 비율보다 늘어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평민당측을 공격하겠지요. 평민·민주당 양측이 모두 야권통합을 외치더라도 지난해처럼 결국 원점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그런데 평민당내에서도 호남권 출신의원들과 이해를 달리하고 있는 수도권 출신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지자제선거결과 차기총선에서 자신들의 당선이 어렵다고 하는 판단이 설경우 평민당을 뛰쳐나와 새로운 형태의 야권통합을 추진하거나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한소수교라는 외교기념비적인 사건을 일궈낸 외교분야는 올해에도 역시 한중수교달성과 유엔가입 등 큼직한 일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10월20일 서울과 북경간 무역대표부교환설치에 합의한 한중관계는 빠르면 올 상반기내에 정상화될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죠. 대중국수교는 북방정책의 최종목표가 남북통일이라는 측면에서 대소수교와 함께 평양으로 가는 우회도로를 또하나 건설하는 역사성이 있는 셈입니다. -이와함께 유엔가입문제도 올해에는 분명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유엔가입에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중국이 대한수교로 말미암아 더이상 한국의 유엔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 최호중전임외무장관이 지난 연말기자간담회에서 91년도 한국의 유엔가입이 확실하다는 냄새를 풍겼고 현홍주주유엔대표부대사는 이보다 한술더떠 오는 4월께 유엔가입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올해에는 또 1월9,10일 이틀간 가이후(해부)일본총리의 방한을 시작으로 3월중순 부시미대통령,4월께 고르바초프소대통령의 연쇄방한으로 「서울」은 한동안 국제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이 오히려 서둘러 -그러나 역시 이러한 외교분야의 가시적 성과도출을 위해서는 남북관계개선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보입니다. 우선 오는 2월25일 평양에서 개최예정인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은 회담기간중 팀스피리트군사훈련이 진행되지만 별탈없이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도 경제난타개를 위해 대일관계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측면에서 일본이 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에 호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총리회담이 계속될 경우 올하반기내에 남북간 합의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에따라 노대통령과 김일성주석간의 남북겅상회담도 91년내에 열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초반까지는 우리측에서 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기색을 보였지만 지금은 대미·일관계개선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북한측에서 오히려 이를 선호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지방의회 선거 타락행위 엄단”/노대통령,새 내각에 지시

    ◎금전 살포등 철저 추적/물가·민생치안에 역량 총동원/남북관계 개선정책 적극 추진 노태우대통령은 28일 상오 개각이후 처음으로 가진 청와대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새해부터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가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가 되지 못하면 민주주의의 발전은 물론 경제의 안정마저 흔들리게 된다』고 강조하고 『지방의회에 진출하려는 후보자가 금전이나 선심,타락풍조를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이 지금부터 철저히 추적·채증하고 여야·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히 처리하라』고 새내각에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10·13 특별선언에서 밝힌 정책을 새해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모든 국민이 경제·사회의 안정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집중해주기 바란다』면서 『특히 새생활 새질서 운동이 한차원 높은 국민의식으로 승화돼 국민생활속에 뿌리내리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또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제조업,특히 수출산업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의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민생치안·교통·환경·주택·교육 등 국민관심사에 대한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한소관계 등 북방정책으로 열린 우리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국가발전과 안보,남북관계 전환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신임 각료들은 역사의식과 소신을 갖고 일하고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실천하는 내각이 되어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각부장관은 사회적인 마찰과 갈등을 피하지 말고 과감히 뛰어들어 국민의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설득해 나가도록 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 3차 총리회담 2차회의 강 총리 발언요지

    ◎“불가침협정 고집속 교류외면에 의구심”/북측이 대일 수교 서두르는 것도 「사대외교」인가 나는 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의 채택이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인가 하는데 대해서 이미 자세한 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 분단이후 45년간 지속되어온 남북간의 비정상적인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북 쌍방이 「서로를 존중하고 공존공영하면서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해 나가자」고 하는 명백한 의사부터 먼저 밝혀야만 한다는 것이 그 근본취지인 것입니다. 우리측은 이러한 취지와 함께 그동안 진행되어 온 두차례의 고위급회담과 실무대표접촉 과정에서 제기해 온 귀측 주장들을 종합적으로 수용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의 수정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나는 또한 귀측의 주장과 의사를 존중하여 정치군사 분과위원회에서 토의할 불가침문제에 관한 우리측 방안도 미리 제시하였습니다. 우리측의 불가침방안은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세계사적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며,절대로 빈 약속이 되지 않는 튼튼하고 믿을 수 있는 불가침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귀측은 어제의 기본발언에서 우리측이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귀측은 오히려 「전민족적인 통일운동」 운운하면서 민족앞에 아무런 대표성도 없는 우리측 일부 재야인사들을 상대로 베를린에서 이른바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을 결성하고 이를 찬양·고무하는가 하면 우리측이 자주적 역량과 자주적 노력으로 전개하고 있는 북방정책을 왜곡 비난하면서 「외세의존의 극치」,「청탁외교」,「사대적 사고방식」 운운하는 등의 극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귀측이 남북고위급회담 석상에서까지 이같은 비방 중상행위를 공공연히 하고 있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으며 심히 유감의 뜻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귀측이 진정으로 남북간의 평화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하는 데에 먼저 동의하고 그 기초위에서 민족자주의 입장에 서서 「남북간의 평화체제」 구축에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귀측이 남북관계 개선의 초보적 조치라고 할 수 있는 인도주의문제와 교류협력문제의 해결을 회피하면서 말뿐인 「불가침선언」이나 채택하고 미군철수를 겨냥한 이른바 「대미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진정으로 이 지역의 평화를 바라는 태도로 볼 수 없습니다. 나는 귀측이 진정으로 대미 접촉을 활발히 하고 대미 관계를 개선하기를 바란다면 쓸모없는 『3자회담』논리나 내세워 말뿐인 『불가침선언』채택 운운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간 평화체제구축에 호응해 나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또한 『외세의존』,『청탁외교』,『분열주의』 운운하는 귀측 비난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아무런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을뿐 아니라 남북간의 평화체제구축과 사회개방 그리고 교류협력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조건에서 서둘러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하는데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제 기조연설에서도 말했듯이 불가침에 관한 약속이나 다름없는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에도 남북간에는 남침용 땅굴의 발견,17명의 우리 외교사절의 목숨을 앗아간 미얀마 폭탄테러사건,근로자들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귀측은 쌍방 총리들이 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이 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기간중에도 우리측 일부 재야인사들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이른바 「통일전선전술」을 계속 구사하고 있습니다. 우리측은 「미군을 붙잡아두기 위해서 불가침을 약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남혁명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외면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기피하고 있는 귀측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곧 「기본합의서」를 채택하는 기초위에서 믿을 수 있고 실천의지와 확고한 보장장치가 뒷받침되는 튼튼한 불가침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6·25전쟁 때문에 다시 들어온 것이며 귀측의 남침위협만 없어진다면 그 존재이유도 저절로 없어지게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는 주한미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기피하고 상대방을 파괴,전복하려는 기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귀측 스스로에게 있는 것입니다. 나는 귀측이 우리측의 북방정책에 대해 「청탁외교」니 「사대외교」니 또는 「분열주의」 운운하고 있는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근 귀측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고 미국과의 접촉을 빈번히 하고 있는데 이것도 귀측의 주장대로라면 곧 「청탁외교」나 「사대외교」 또는 「분열주의」로 비판받아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이웃나라들과 선린우호관계를 증진시켜 나가려는 우리의 발전적 대외활동조차 「분열주의」「사대주의」 등으로 헐뜯는 귀측의 논리는 누가 들어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나는 귀측이 회담부진의 원인을 두고 우리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반대하고 이른바 「3개 긴급과제」 운운하면서 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에도 구태의연한 「통일전선전술」을 벌이고 있는 귀측 스스로의 태도를 깊이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대통령 방소 계기로 본 두나라 관계사

    ◎극동패권 겨냥,러시아함대 1854년 첫 입항/거문도 상륙뒤 한달동안 동해지역 실측/열강침탈 막으려 1884년 조·로조약/노·일전에 지자 공식관계 끝나… 일제땐 독립운동의 무대로 근대에 들어와서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정식으로 맺게 되는 것은 1884년의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관계의 수립에 앞서서 러시아인과 한인들 사이의 교섭관계가 선행되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1850년대 초반에 러시아와 미국은 일본의 개항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되었는데 이때에 러시아의 해군중장 푸티야틴은 대일교섭을 위하여 마닐라에서 북상하여 나가사키로 가는 도중 분산된 함대의 집결장소로 거문도를 지적하였다. 1854년 4월2일 푸티야틴의 기함 팔라다호를 위시로 러시아함대는 5일간 거문도에 상륙하였다. 러시아함대는 계속 북상하여 4월20일부터 5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한반도의 동해지역을 실측하기도 하였다. 푸티야틴은 또한 강원도 봉천군 금난진과 함경도 안변부 화등해진,영흥부 고령사 대암진 등에 상륙하거나 정박하였다. 이러한 사건은당시에 빈번하게 출몰하였던 많은 이양선사건의 하나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당시에 러시아는 조선을 개항시키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으므로 그 이후의 다른 특별한 관계는 일어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19세기 중엽에 극동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하게 되어서 1858년에는 아이훈조약을 통하여 아무르지방을 러시아영토로 편입하였고 1860년에는 이어서 북경조약을 체결하여 우수리지방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켰다. 그리하여 연해주를 통하여 조선과 러시아는 국경을 맞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히 러시아와 조선과의 관계가 일어나는 조건을 만들게 되었다. 1863년에는 조선에서의 흉년을 계기로 함경도의 농민들이 국경을 넘어 연해주로 이주함으로써 재소 한인의 첫 이민그룹을 형성하였다. 이어서 많은 한인들이 연해주로 속속 이주하였고 이들 한인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양측간의 교섭도 이루어졌다. ○흉년 못견뎌 국경 넘어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시의 극동의 정세로서 러시아를 비롯한 열강들은 한반도를 침탈하여자신의 영향권 아래에 두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의 조선정부는 러시아에 대하여 대단한 공포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에 기대어 나라의 독립을 유지해 보려던 계획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 때문에 조선정부는 방향을 바꾸어 적성국이었던 러시아를 끌어 들였다. 청에 대한 견제세력으로,그리고 영국과 일본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이때에 또한 러시아측으로서도 코르프가 프리아무트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동아시아정책을 적극화 하여 일본의 한국지배를 막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와 한국과의 외교는 급진전되어 1884년 7월7일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국교를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과 러시아의 첫 외교관계는 이같이 열강의 침입을 외교적 균형을 통해 회복하려는 조선의 노력과 그 열강의 일원으로서 동아시아정책을 강화하려던 러시아의 정책이 만남으로써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국교수립 이후의 조선은 아직 자주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국가의 외교적 힘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침략하고 있는 외세에 의존하여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존심만 키워주었고 그것조차도 결국은 만족되지 못하였다. ○1896년 친로내각 러시아는 결국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권을 위하여 한국에 진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와의 관계 이후에 친러세력이 조정에서 형성되었으며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을 삼국간섭을 통하여 일본의 세력을 견제한 러시아의 외교적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여 친러세력은 더욱 더 강화되었다. 바로 이렇게 강화된 친러세력의 형성으로 인하여 1896년에는 아관파천이 일어나고 친런내각까지 성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친러내각의 성립은 러시아의 이익을 철저히 옹호해 주는 역할 밖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강화되어가는 러시아세력과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기도하던 일본과의 대립은 드디어 1904년에는 러일전쟁으로 폭발하였고 이 전쟁에서 일본이 기선을 제압하면서 1904년 5월18일에 한로 조약은 폐기되어 공식적으로 한로관계는 차단되고 만다. 한로조약의 폐기 이후 한국은 얼마 안되어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고 이 상태로 1945년까지 계속되었다. 이 시기에 공식적으로 외교적 관계는 없었지만 한국의 정치적 지도자들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다양한 형태를 통하여 여러 각도에서 이루어졌다. 일제에 의하여 나라를 빼앗긴 한인들은 노령으로 정치적 망명을 하여 거기에서 독립운동의 꿈과 실질적 힘을 키워나갔다. ○북방정책의 결실 맺어 또 1917년의 러시아의 10월혁명 이후에는 소비에트정부의 민족해방운동의 지원을 기대하고 민족운동자들로 하여금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한인들은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소련의 지원을 기대한 것이므로 이 기대는 종종 기대 수준에 못미쳤을 뿐 아니라 민족운동의 발전에 역행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1921년 6월에는 자유시 사변이 일어나고 1925년에는 일로협약에 의하여 한인의 독립운동이 또다시 제약을 받았으며 그외에도 소련은 자주적 민족운동세력이 새로운 한국건설의 주역이 되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이로써 1945년 해방 이후에도 패권주의에 입각하여 미국과 더불어 남북한을 분단시키고 북한에서도 자주적 성격의 정권이 성립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게다가 분단된 한반도에 냉전논리를 강요하면서 소련은 북한을 사회주의국가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지원하였고 그 결과 남한은 소련과 적대적인 채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기본적으로 1985년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기간중 냉전논리의 현실적 적용의 결과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피비린내나는 내전이 있었으며 이는 스탈린의 승인에 의한 것이었다. 전쟁이 끝난후 한국과 소련은 서로 적의 상태에서 남남이었다. 이 기간중 1978년 KAL기 무르만스크호수 기착과 같이 외교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소련이 한국에 대하여 인도주의적 일반원리를 따라서 행동한 적도 있었지만 1983년에는 KAL기를 격추하여 2백69명의 승객을 전원 사망케 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를 저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것이며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다. 소련은 남한의 경제력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으며 동북아의 냉전구도를 바꿀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남한 역시 통일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위해 냉전논리에서 탈피하여 1988년부터 북방정책을 추진하였다. 이에 한국과 소련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되어 1990년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의 정상이 회담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9월에 한소 수교를 이룬 것이다. 그리고 12월13∼16일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하여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하여 한로관계의 역사상 두번째로 다시 국교관계를 가지게 되는 한국과 소련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양상을 가지고 있다. 소련은 더이상 한국에 대해 패권주의를 강요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며 한국은 더이상 저개발국이 아니다. 한국은 경제면에서 소련과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한국민이 원하면 한국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평화적 통일정책은 소련의 기본적인 정책과 어긋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점은 한국과 소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실질적으로 이루어나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1월 북경 부임/노재원 무역대표부 대표

    ◎“경협증진 우선… 수교 신중히 추진”/40여년간의 공백 메울 교류확대가 급선무/투자보장협정 체결등 교역환경 개선 노력 『현재 연간 30여억달러 정도인 한 중 양국간 교역량을 앞으로 3∼4년 내에 1백억달러 수준으로 끌어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1월 중순 부임할 노재원 초대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 대표부 대표는 4일 외무부 회의실에서 대표로 임명된 이후 첫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하고 『한 중 양국간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양국 국교정상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차관을 지낸 중량급 외교관인 노대표는 한 소 수교에 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 중 국교정상화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수교를 위해서는 양국간 경제협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경제 도약 계기로 ­초대 주북경 대표부 대표를 맡은 소감은. ▲한 중 무역대표부 교환설치는 소련 동구에 이어 북방정책을 마무리짓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같은 임무를 맡게 돼 36년 외교관생활 가운데 가장 영광스럽다. 한 일 직항노선이 2시간 거리인데 비해 서울∼북경 직항노선은 1시간30여분밖에 되지않는 가장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 한 중 양국은 과거 40여년 동안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부자연스런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무역대표부 설치로 관계개선의 전기가 마련되었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활력소를 중국에서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주북경 대표부 준비상황은. ▲지난 11월말 이미 선발대가 북경으로 출발,공관 부지선정문제 등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1월 중순에 부임,현판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업무는 3∼4월쯤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국교정상화,즉 대사관 교환설치 시기는 어제쯤으로 전망하는가. ○3∼4월쯤엔 본격 업무 ▲대사관 설치문제는 노자의 「무위자연」사상에 따라 국제정세의 추이에 자연스럽게 순응,추진할 것이다. 현재 중국도 주변지역과의 미묘한 상황을 고려,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제관계의 발전을 토대로 양국 관계는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대표부의 성격은. ▲대표부 직원이외교관이고 그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근무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정부대표의 성격을 띠나 형식적으로는 무역진흥공사 소속인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의 최대 걸림돌은. ▲40여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진만큼 친선우호관계를 다지고 인적교류를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계를 발전시키면 국교수립,또는 더이상 높은 관계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경제협력증진 방안은. ▲양국간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 등 기본적인 관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 교역량이 연간 30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대표부는 무역 및 경제협력의 사전정지작업을 수행,통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임무라고 생각한다. 국교수립 이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 수교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 ○사실상 정부대표 기능 ­중국의 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전망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우호관계 속에서 우리와 대표부를 교환 설치한 것은 국제정세변화에 따른 것으로 본다. 세계의 모든 나라는 상호 호혜적 입장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개선,증진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전 참전사실과 대만과의 관계가 수교에 미칠 영향은. ▲정치적인문제 거론은 상호 이해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문제보다는 경제관계 발전,심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대표부 업무는 주소 영사처업무와 유사한가. ▲비자발급업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대표부는 경제관계 심화를 주임무로 하는 것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유럽통합·실업해소가 “발등의 불”/기민당의 압승 배경과 앞날

    ◎소극적 통일정책 편 사민당등 참패 2일 실시된 전독총선의 결과는 통일을 주도해온 헬무트 콜 총리와 그의 기민당정부에 대한 보상과 기대가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은 동서독 통일작업의 끝손질이자 분단이후 최초의 통일연방 하원구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유권자들로부터는 그에 상응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뚜렷한 쟁점이 없었던 데다 이미 기민당의 승리를 확실하게 점칠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에 곁들여 과거 동독지역의 유권자들에게는 올들어 네번째 실시되는 선거였기 때문에 선거식상증까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당초 콜정부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이번 총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통일일정을 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게 사실이며 중요성으로 보아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 되긴 했으나 그의 이같은 정치적 계산은 꼭 맞아 떨어진 셈이다. 통일추진 과정에서 그가 보인 외교적 수완이라든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국내정치적 역량은 그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꼽히고 있다. 거대 독일의 탄생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공공연히 표시하는 유럽의 주변국들을 다독거려가며 강대국 미·소를 설득해낸 그의 외교적 노력은 국민들에게 그를 전후 최고의 총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며 소련·동구국들에 목돈을 서슴없이 내놓는 그의 큰손 역할도 「통일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유럽통합문제와 관련한 주도적 역할,유럽안보협력회의(CSCE) 등에서 보여준 콜총리의 국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등도 이번 선거에서 모두 기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권고지 탈환에 다시 고배를 마신 사민당의 경우는 통일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가는 기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까지도 질질 끌려다닌 느낌이다. 조기통독을 반대했던 사민당에 통일관련표가 몰릴 수 없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며 통일비용문제를 들고나와 기민당쪽을 공격하려 했지만 유권자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헬무트 슈미트 같은당내 원로들이 이번 선거의 대표주자인 오스카 라퐁텐의 패배를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적전분열상을 보였으며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노조측과도 최근에 거리가 생겨 패배에 부채질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한가지 사실은 공산당의 몰락현상이다. 불과 1년전만 해도 기세가 등등하던 공산당은 베를린장벽 붕괴를 계기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지난 3월의 동독총선에서는 민사당으로 이름을 바꿔 재기를 노렸으나 16% 정도의 득표에 그쳤고 이번에는 더욱 형편없는 2.4% 득표로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반공산당 독재운동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의 그룹인 「동맹90」등도 특례규정에 의해 원내의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40개의 정당·단체가 난립했던 이번 선거는 특례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군소정당·단체가 규정득표율을 얻지 못해 거의 탈락,정리됐다. 독일의 헌정사에는 단독정부의 구성예가 없다. 따라서 정권교체는 연정구성멤버의 교체를 의미해왔다. 이번에도 콜총리의 기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과반수투표에 이르지 못해 예외없이 연정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에 구성되는 연립정부는 통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대량실업의 문제,구동독지역의 경제재건,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등의 국내적 과제를 안게됐으며 대외적으로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독일의 기여문제,유럽통합문제,주변 동구국들에 대한 지원문제 등이 처리해야 할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 UR·추곡수매대책 추궁/국감 사흘째/정부,「민방 배후설」 강력부인

    ◎고속도 통행료 11%선 인상/추곡차액 지급제 철회 어려워/“언론사 원상회복소 민방설립 장애 안돼” 국회는 28일 운영위를 제외한 16개 상임위가 소관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사흘째 국정감사 활동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농림수산위의 농림수산부 감사에서 추곡수매가와 우루과이라운드 대책,문공위의 공보처 감사에서 민방 지배주주 태영의 사전내정설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외무통일위의 외무부 감사에서 최호중 장관은 답변을 통해 『통일안보분야의 외교역량을 높이기 위해 외무부내에 안보국을 신설,통일관련 대외문제와 안보문제를 일괄 담당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또 대서구 외교강화를 위해 내년중 엘리자베스 영국여왕,미테랑 프랑스대통령,폰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 등을 공식 방한초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어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과의 협의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내년 상반기중 아세안 6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서울에서 「아세안 주간」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덧붙였다. 문공위의 공보처 감사에서 신하철·신경식(이상 민자) 조세형 의원(평민) 등은 『태영을 지배주주로 선정한 이유가 여의도에 6천5백평 규모의 사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으나 이 빌딩에는 2백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있을 뿐 아니라 등기부상 태영소유는 3천5백평에 불과하고 29개 건물소유자가 따로 있는 복합건물』이라며 방송사옥으로서의 적정성 여부를 따졌다.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민방 지배주주 태영과 관련,『여의도 태영빌딩은 공유면적을 포함,총 8천9백평 가운데 태영이 73.9%인 6천5백76평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임대해 주고 실제 사무실로는 1천2백18평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임대해준 것 등 상당 부분이 금년말이나 내년초 임대가 끝나기 때문에 새 방송발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최 공보처 장관은 또 『럭키 소재의 홍해준 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태영의 주식은 1.2%에 불과하며 기업간 주식소유는 관행으로 이를 두고 태영의 배후에 재벌이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민방 지배주주 선정은 법적 절차에 따라 주무장관인 공보처장관이 소신을 갖고 결정한 것』이라며 청와대나 안기부에 의한 사전 내정설을 부인했다. 최 장관은 80년 언론통폐합과 관련해 최근 잇따라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원상회복 및 손해보상요구와 방송영업권 반환요구는 별개의 성격』이라면서 『모든 유선국 허가가 1년단위로 이루어지고 이제는 언론사가 전파방송을 가지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소송들이 민방설립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어 『태영이 지난 7월 민자당 소속 10명의 의원후원회에 가입한 것은 사실이나 이들 의원으로부터 민방관련 로비를 받은 바 없다』고 밝히고 『민방 설립추진위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회의는 아니나 방송추천권을 가진 공보처 장관이 설립추진위 결정에 따라 새 민방 지배주주를 추천했으므로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최 장관은 『민방 주주선정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바는 없다』고 말하고 김복동씨와 박철언 의원의 민방관련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알아본 결과 태영 윤세영 회장은 박 의원과는 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김씨의 국제문화연구소세미나에 경제인의 한사람으로 참석한 일은 있으나 민방 주주선정과 관련해 김씨의 연락을 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윤태균 도로공사 사장은 이날 건설위 감사 업무보고에서 『지난 86년 이후 동결된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년부터 11.7% 인상하는 방안을 경제기획원측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위의 농림수산부에 대한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1천3백만섬 쌀 재고량의 발생원인을 추궁하면서 ▲지난해 수준이상의 수매가 인상 및 수매량 책정 ▲차액지급제 수매제도 철회 등을 촉구했다. 조경식 농림수산부 장관은 답변에서 『현재의 쌀 재고는 최근 2년간의 쌀 생산량증가와 소비감소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중곡가제 폐지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재고 쌀을 사료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차액지급제는 정부 관련부처 전체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철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건 서울시장은 행정위 답변을 통해 『도시고속도로 건설에 소요되는 재원의 확보를 위해 도로공채 발행 및 차관도입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고 시장은 또 도시교통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서울시의 각 구청에 교통과를 신설하고 서울시립대에 수도권 교통연구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히고 『내년부터 3개 기업체로부터 2층버스를 기증받아 도심권에 시험운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 “동아시아,무역경쟁시대로/냉전이후 새 질서 전망/WP지

    ◎소 영향력 줄고 중·일이 대체세력 부상/북은 핵개발과 미군 철수연계 말아야 냉전시대의 종식과 함께 동아시아를 보는 미국과 소련의 시각이 현저하게 접근해가고 있으며 소련당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는 한편 북한의 핵개발계획을 주한미군 주둔과 연계시키지 않고 중지할 것을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26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냉전시대후의 동아시아 질서재편을 조망하는 장문의 기사에서 냉전시대가 끝남에 따라 동아시아에서는 기존의 정치적 연대가 변모하고 있으며 소련의 영향력이 감소되는 가운데 중국의 지배와 일본의 팽창을 두려워해온 아시아 각국지도자들은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역할을 중국 및 일본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인도네시아·싱가포르·중국·베트남과 북한에서 노령의 지도자세대가 무대를 떠나고 새로운 세대가 국가이익과 안보를 목표로 경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정치적 관계의 전환은 앞으로 몇년동안 계속되거나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정치적 변화의 예로 한국정부의 소련수교 및 중국과의 무역사무소 개설,중국의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와의 외교관계 설립,그리고 베트남의 대미,대일 관계개선 제스처를 들면서 이같은 변화는 경제적 당면과제가 이념을 대신하고 안보문제가 군사적인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관계에서 파악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자고리아교수(헌터대)는 미국의 대 아시아 교역량이 지난해 3천억달러로 유럽에 비해 50%나 더 많은 사실에 언급,『우리는 태평양지역에서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아시아의 영토분쟁이나 냉전의 잔재를 해결하는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이 신문은 최근의 인터뷰에서 미국·소련·일본·중국 관리들이 한반도를 제외하고는 이 지역에서 당장은 안보위협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지난달 리처드 솔로몬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핵확산이 동아시아 제1의 안정위협』이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켰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홍구 청와대 특별보좌관이 최근 워싱턴에서 『그들(북한)은 시간을 벌기를 원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기다리겠다,천천히 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연설하고 이어 『우리는 통일에 대한 어떤 종류의 정치적 해결이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북한 지도자들이 예전보다 합리화되어 가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중국은 지난해 천안문사태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경제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소련 베트남 일본 대만 등 이지역 국가들과의 관계개선 및 무역확대를 추구하고 있고 소련 또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아태경제협력위(APEC) 등 이 지역의 정치·경제적 기구에 가입하는데 놓여있는 장애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베트남이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인도차이나반도를 석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베트남의 경제적 몰락과 함께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아시아 및 서방측 분석가들이 아시아지역에서 지속적인 정치·경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면서 공산주의 경제가 동구에서 그랬던 것처럼 해체될 것이나 중국 베트남 북한 등의 공산지도자들이 민족주의자로서 나름대로의 대중적 정통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동구국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몰락속도는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종식과 함께 이데올로기 대립이 사그라지는 대신 지역간 경쟁의식과 뿌리깊은 적대감이 부활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이 신문은 말하고 그 단적인 예로 지난달 발생한 조어대사건을 들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영토문제가 과거처럼 전략적 중요성을 갖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고리아교수의 견해도 소개했다. 내부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소련이나 중국에 비하면 미국에 있어서 아시아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가능성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문제는 아시아가 미국을 아시아권으로 인정해 주느냐가 아니라 미국이 자신을 아시아권으로 인정하느냐에 달렸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 남북대화,앞으로의 과제(사설)

    ◎통일원 장관 부총리 격상을 계기로 지난 9월초의 남북한고위급회담 개최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안팎으로는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태진전이 있었다. 한국과 소련이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했고 노태우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이 예정돼 있다. 또한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상호 무역대표부 교환설치로 발전된 가운데 북한과 일본의 국교수립예비회담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남북한간 체육인·영화인·음악인들의 교류가 빈번했고 밖으로는 동서독이 완전 재통일을 이루면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의해 동서냉전의 종결이 공식으로 선언됐다. 엄청난 역사의 변전이며 시대의 발전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국제적 화해 및 긴장완화의 기운과 더불어 남북한관계를 크게 개선하는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인들이었다. 그러나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남북한문제에 관한 한 빈번한 대화와 접촉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의 석연찮은 자세가 항상 초점을 빗나가게 하고 있다. 최근 북한측이 제의해서 그 첫 회합을 가진남북고위급회담 실무접촉도 그러한 예 가운데 하나다. 남북한은 오는 12월11일부터 서울에서 제3차 본회담을 갖기로 돼 있다. 서울과 평양의 두 차례 본회담에서 양측은 문제의 본질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상호의 입장과 주장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됐고 이제 다시 서울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도출하는 노력을 하게 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측은 「실무접촉」회담을 갖자고 했고 우리로서는 본회담의 원만한 진전을 위해 그에 응했던 것이다. 실무접촉에서의 구체적 협의내용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리는 그 접촉이 그야말로 순수하게 제3차 본회담에서 채택해야할 합의서 초안을 논의하는 데서 그쳐야할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북한측이 이 실무접촉을 본회담 실패의 명분이나 이유로 삼겠다는 저의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국내적으로는 미·일·소·중 등 한반도 유관 4강과 우리와의 사이에 조성된 새로운 역학관계를 어떻게 운용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적잖은 견해차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북한이 스스로 개혁 개방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보수성향의 시각은 사실상 국제적인 대북 고립화의 외교정책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대북한 정책의 목적은 무조건적인 통일이나 북한의 몰락이 아니라 「성공적인 통일」이어야 하는만큼 대북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진보적 시각도 있다. 어느 견해이건 남북한 문제해결의 접근방법으로서 현실성과 타당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견해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가는 명백하다. 즉 남북대화는 꾸준히 추진해야 하되 일정한 한계는 지켜 자칫 감상적 통일론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측면일 것이다. 우리로서는 지금 단계에서 북한의 안정적 변화를 유도하면서 대화와 교류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자신의 역량을 성숙축적시키며 보다 장기적으로 핵심에 접근하는 자세를 말한다. 마침 그 동안 현안이었던 통일원 장관의 부총리 격상이 실현됐다. 이와 함께 당연히 기구도,인원도,예산도 늘어날것이다. 물론 행정수요라든가 기능적 측면에서 주무장관의 격상이나 기구의 확대가 효율성 제고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일원의 업무가 갖는 특수성에 비추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 국민적인 지상가치라고도 할 통일염원을 극대적으로 반영·수렴하겠다는 정책결단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작금년에 들어 정부내에서 가장 바빠진 부서가 아마 통일원일 것이다. 긴장완화라는 세계적 추세와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에 힘입어 정부가 과감하게 추진해온 대북개방정책으로 통일원의 위상이 크게 부각되었고 그만큼 업무량도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통일원이 지금까지 남북대화와 교류를 총괄적으로 조정·집행하는 기능을 극대화시켰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다. 그 동안 정부내의 다른 관계부서가 많은 일을 해온 탓이다. 당국자도 인정하듯이 통일원은 그 동안 매우 불합리한 구조 아래 운영돼 왔다. 업무 역시 조사연구 측면에 치중되었고 그를 뒷받침하는 예산행정관리기구만이 운영되었다. 전체 직원이라야 4백여 명에 불과하고 예산도 한 때는 정부예산의 0.07%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그래 가지고서는 국민적 염원을 수렴할 기능도 발휘할 수 없을 뿐더러 구체적인 통일정책 관련업무의 수요급증과 새로운 상황에 즉응하고 대비할 수 없다. 이제 국토통일뿐이 아닌 민족통일·문화통일까지 포괄해서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통일정책을 추진,집행해야 할 것이다.
  • 손발 안맞는 통상압력 대응/한종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와 맞물려 또다시 한미 통상마찰 문제가 시끄럽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처하는 정부내 관계부처간의 손발이 맞지 않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미 협상창구인 외무부와 농민ㆍ기업체 등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경제부처의 고질적인 의견대립이 바로 그것. 특히 언론까지 가세,무차별 공세를 퍼붓고 있는 미국측의 대한 통상압력에 견줘볼 때 큰일 났다는 생각마저 든다. 관세율 유보조치와 사치성소비 억제운동 등으로 각각 미측의 거센 표적이 돼버린 재무부와 상공부 등 경제부처는 미측의 이같은 과도한 요구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외무부는 『이는 결국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식의 특유의 신중론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간 교역량이 7백억달러 정도인 현 상황에서 통상마찰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게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통상마찰은 우리 경제가 커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치러야할 전환기적 진통으로 결코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논리다.즉,미측의 요구중에서 수용가능한 것은 가급적 받아들여 우리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측과 일단 합의된 분야는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같은 자세는 초반부터 미측의 통상압력에 순응하면 우리경제는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진다는 경제부처의 논리와 상반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미측의 요구가 대부분 지나치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며 이에 따라 대한 통상압력과 함께 우리 정부의 저자세는 필경 반미 감정의 증폭과 더불어 국민들의 대정부 불신을 부채질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저간의 현실이다. 이러한 통상마찰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계부처간 의견조정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라는 거함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일치된 정부의견과 이에 대한 전폭적인 국민적 뒷받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부처 보다는 외무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되야 한다고 여겨진다. 더욱이 북방외교 성공을 내심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미국이 보란듯이 대한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일부의 시각을 생각해서라도 너무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 같다.
  • 경제난 타개 노려 궤도수정/쿠바의 대미 유화제스처

    ◎소서 원유ㆍ곡물지원 사실상 중단/동구의 경화결제 요구로 외환보유고 바닥 중남미 사회주의의 「보루」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카를로스 라파엘 로드리게스 쿠바 부통령은 지난 11일 나카야마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쿠바는 미국과의 관계진전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이 이를 위해 중계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과의 관계개선 희망을 피력했었다. 강경한 사회주의국가인 쿠바가 전형적인 자본주의 국가이며 적대적인 미국에 최근 구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쿠바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59년 바티스타 우익정권을 전복시키고 30여년간 집권해 왔으며 쿠바는 그동안 미국에 대항하는 사회주의의 전진기지로 사회주의 국가 및 제3세계의 신뢰를 받아 왔다. 이런 사회주의 우등생이 미국에 유화적인 몸짓을보이고 있는 것은 최대의 후원국인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이후 생각이 바뀐데다 우방들이었던 동구에서조차 민주화혁명이 휩쓸면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 카스트로가 이처럼 시대의 흐름과는 달리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쿠바의 독특한 사정 및 사회주의에 대한 나름대로의 「성공」 때문이었다. 쿠바는 동구각국이 제2차대전 결과 소련에 의해 위성국으로 전락한 것과는 달리 지난 59년 카스트로등이 주도한 혁명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다」는 카스트로는 집권후 미국에 종속된 식민지적 경제구조를 개편했으며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어느정도의 성공으로 제3세계의 유력한 지도자로 성장하기도 했다. 실제 쿠바는 95%의 문자해득률과 1천명당 11명의 유아사망률,평균수명 75세,가정의제도 도입 등 상당한 수준의 교육ㆍ보건의료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쿠바의 경제사정은 소련이 자국의경제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원조를 줄이기 시작하자 어려워지고 있다. 쿠바의 대외교역량중 70%,20%를 각각 차지하는 소련 및 동구가 올 7월 교역방식을 현재의 구상무역에서 경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70억달러의 채무에 비해 1억달러의 외환보유고에 불과한 쿠바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쿠바는 소련으로부터 연 1천3백만t의 원유를 헐값에 구입,이중 일부를 로테르담의 현물시장에서 되팔아 연 수억달러의 경화를 얻어왔으나 지난해부터 소련이 원유공급을 삭감하자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소련은 올해부터는 쿠바에 대한 곡물제공을 사실상 중단시켜 쿠바는 올초 빵 배급량을 줄이는 한편 빵ㆍ달걀 등의 값을 인상하기도 했다. 쿠바의 국영식료품점에서 양파ㆍ당근ㆍ야채 등을 구경하는 것이 힘들 정도가 되었다. 쿠바는 설탕 커피 해산물 등 1차 상품의 수출증대와 함께 관광산업을 육성시켜 외환부족을 메우려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지난 61년 미국의 대 쿠바 경제봉쇄 및 쿠바의 미국계 기업 국유화조치로 단교상태에 있는 미국에 관계개선의 신호를 보내는 것을 불가피한 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소련과의 관계개선으로 사회주의국가로서 쿠바의 중요성이 줄어든 만큼 쿠바와의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동서 데탕트와 동구의 민주화로 설 땅이 좁아진 카스트로가 경제난국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정권의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소ㆍ동구 내년 경화무역 전환/북한,큰 타격 받을듯

    ◎중국,한­중관계 불간섭땐 경원 약속 【평양 로이터 연합 특약】 중국은 지난 9월 심양을 방문,강택민 중공당 총서기와 회담한 김일성의 요청으로 계속적인 대북한 경제원조를 약속했지만 북한이 한국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한중 관계개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지원약속이었다고 평양 주재 한 동구외교관이 최근 말했다. 또다른 평양외교관들과 외국기업인들은 북한이 부적절한 수송체제,비효율적인 내부지향 경제와 외국차관 도입의 어려움에 더해 내년부터 물물교환식 무역에서 경화결제무역으로 전환되는 데 따른 충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무역량의 60%를 차지하는 소련과 동구국가들이 내년 1월부터 불태환 화폐를 기준으로 한 물물교환 방식에서 국제시장가격의 경화결제 무역으로 전환하는 데 『북한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안돼 있고 경화시장에 내다팔 만한 물품도 별로 없다』고 평양에서 의류를 구입해 서구에 판매하는 한 유럽기업인이 말했다.
  • 한·중 국교정상화 첫 관문 열다/무역대표부 설치 합의와 전망

    ◎차별관세 철폐… 교역 크게 늘 듯/영사기능 부여로 수교교섭 가속 예상 만리장성의 「닫힌 문」이 마침내 열렸다. 중국을 방문중인 이선기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사장이 20일 북경에서 중국국제상회(CCOIC)의 정홍업 회장과 양국 무역대표부의 교환개설을 포함한 통상업무협력약정서에 서명함으로써 한중 양국은 이제 직교역을 비롯한 공식적인 통상경로를 확보한 것은 물론 국교수립으로 이어지는 빗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대외적으로 양국이 서로를 공식적인 무역파트너로 인정했고 대내적으로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받아왔던 교역·투자상의 불이익을 벗어나게 됐다는 데 1차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양국간 외교채널의 확보에서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찾을 수가 있다. 양국의 무역대표부가 비자발급업무를 포함하는 영사기능을 수행키로 한 점은 이번 합의가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고 한중 양국이 사실상 외교관계의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간차원의 무역대표부에서 영사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국제외교관례상 전례가 드문 일이다. 그 만큼 이번 한중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국제정치와 외교적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양국이 대표사무소의 명칭을 각각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 대표부」 「중국국제상회 주서울 대표처」로 결정한 것은 앞으로 설치될 대표부가 단순민간기구가 아니라 준정부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비자발급 업무를 포함한 영사기능을 수행하게 된 것은 비록 제한적인 범위내이지만 앞으로 실질적으로는 보다 광범위하고 활발한 정부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비자발급 등 영사기능은 정부의 고유기능이다. 원칙적으로 무공의 해외사무소가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역대표부에서 비자발급업무를 취급하고 기타 정부의 기능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외교관 등 관계공무원의 파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 무역대표부의 장을 외교관이 맡는 문제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역대표부의 파견직원들에 대해 신변안전은 물론 생활필수품의 면세 등 사실상 외교관에 준하는 특권을 부여한 것은 실질적으로 외교관계를 개설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한중 간의 정식 국교수립이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무역대표부가 개설되면 한중 양국은 이제까지 주춤해왔던 경협에 불을 활짝 댕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교역면에서 이익을 당해왔다. 홍콩을 경유한 대중국 수출이 직교역형태로 바뀌면서 우리 기업들은 유독 한국제품에만 적용되는 차등관세의 적용을 받아왔다. 즉 한국은 중국정부가 분류해놓은 비우호국에 해당돼 35%의 엄청난 관세를 물어야 했다. 북경 현지 상주가 불가능함에 따라 입은 피해 또한 컸다. 우리 기업의 상주직원들은 비자발급 등 출입국 절차가 복잡해 대부분 3개월 단수비자만을 발급받아 장기출장 형식으로 북경에 체류한 뒤 나중에는 홍콩까지 나와서 다시 처음부터 비자를 받아야 했고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미국여권소지자를 사장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로 이같은 교역·투자상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교에 앞서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금융협정 등 경제교류에 필수적인 정부차원의 공식협정이 체결된다면 양국간 경협은 확실하게 본 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매년 30억달러 수준의 양국 교역량이 이번 무역사무소 교환설치합의를 계기로 50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4억4천만달러인 반면 수입은 17억달러로 중국은 한국의 세계 6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세계 7대 교역국 범위내에 들고 있다. 그러나 무역대표부가 설치된다고 해서 곧바로 양국간 경협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환경은 자본주의국가와는 달리 상이한 법체계·거래방식·경제개념을 갖고 있으며 의사결정과정도 대단히 느리고 복잡하다. 또 현재 추진중인 개혁·개방정책이 국내외적인 정치·경제여건에 따라 빈번히 조정되는 등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결여하고있다. 북경에 진출한 국내 상사들간에도 중국측과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고 있으나 교역증가에 따른 과당경쟁은 각별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이 양국 경협의 활성화는 물론 우리측이 추진하는 양국간 공식 수교를 앞당기는 지렛대로 활용될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제까지 한국이 다소 조급한 나머지 중국측의 페이스에 말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외교적 행태에서 탈피해 내년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아태각료회의(APEC)에 중국이 정식회원국으로 참가하는 문제 등 「시혜」할 수 있는 대안들을 십분 활용,무역대표부 개설의 의미를 착실하게 키워 나갈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대외무역촉진기구… 반관반민 운영 ▷중국국제상회◁ 국책무역진흥기관과 민간상공회의소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중국의 반관반민형 대외무역촉진기구. 영문으로는 The China Chamber Of Interna-tional Commerce(CCOIC)로 표기하며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라는 명칭을 공동사용한다. 지난 52년 5월 설립된 이 기구는 산하에 약 5천회원을 두고 있으며 대외 무역관계촉진업무 외에 외국인 투자,기술도입 유치,대외 경제협력업무를 수행한다. 뉴욕·프랑크푸르트·도쿄·홍콩 등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 “미ㆍ소 협력시대”… 한반도에도 데탕트 심는다

    ◎「변환기의 한­미ㆍ한­소관계」 지난 9월30일 한국과 소련이 공식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한소 양국관계는 물론 동북아 국제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소 수교를 계기로 한소관계,한미관계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단국대 미소연구소(소장 김유남)가 주최하는 「페레스트로이카와 변환기의 한소 및 한미관계」 국제학술회의가 호텔신라에서 열리고 있다. 다음은 이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한미ㆍ한소관계에 관한 주요 논문 2편의 요약이다. ◎아ㆍ태지역내 소 경제관계/아나톨리 포르코프스키/“엄청난 잠재력… 세계경제 중심부상/「정부주도 성장경험」 한­소 경협에 도움” 21세기를 앞두고 세계경제는 중요한 획기적인 사건에 접근했다. 즉 이념적인 대결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기회는 아태지역의 경제에 좋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지역의 국가들은 세계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비록 20세기 초에는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선두그룹에 속했었지만 지금의 세계경제는 다극화가 되었으며 그 중의 하나는 아태국가들이다. 미ㆍ소ㆍ중ㆍ일 등 강대국들이 이 지역과 관계가 있음에 따라 아태지역은 영토 인구 국민소득과 경제적인 잠재력의 면에 관해 라이벌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경제적인 잠재력은 세계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태지역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세계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비록 소련이 지난 몇년동안 경제위기의 상황에 직면,이 지역의 경제발전에 훌륭한 몫을 하지는 못했지만 소련의 경제적인 잠재력은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춘 소련 영토의 대부분은 아태지역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이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은 소련에게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지역 국가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련의 참여가 필요하다. 한국은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과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지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과학기술분야에서 지도적인 국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소련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련은 경제 및 사회분야에서 전환의 상태에 놓여 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정치와 경제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것처럼 보였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실험을 통해 중앙경제체제는 시장경제체제로 대체됐다. 소련의 경제적 메카니즘 뿐 아니라 경제구조와 균형,인센티브의 형태 등이 경제법칙보다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도 소련의 문제점이다. 이것은 소련 국내외의 경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결과 많은 왜곡현상이 이루어졌다. 현세계는 상호 밀접한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한편 기술적인 진보와 구조적인 변화는 경쟁을 조장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시장은 접근이 점점 용이해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 즉 이념적인 대결로부터 협력으로의 변화가 기업인들에게 경쟁의 소강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소련과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낳았다. 소련은 풍부한 천연자원 뿐 아니라 거대한 두뇌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소련에는 36만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이런 요인은 양국의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은 사할린­한반도를 관통하는 가스파이프라인건설 등 많은 계획들을 소련측에 제안했다. 한 소간의 교역량은 최근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교역량은 지난 1987년에는 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에는 10억달러,그리고 2천년대에는 1백억달러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소련은 외국의 기업들에 대해 투자보장,절차의 단순화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소련은 한국의 경제적 경험을 알고 있다. 소련은 정부가 경제발전에 있어서 적당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 점에서 한국의 예가 도움이 되고 있다. 소련은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정치 경제적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낭비는 이윤이 줄어들고 손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을 소련내에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기회가 올때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옛말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미ㆍ소관계 변화와 한반도/아놀드 홀릭/“유럽평화 일단락… 아태가 관심사로/북한측 개방 유도에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 9월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미ㆍ소 양국 대통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원상회복시키겠다는 단합된 의지를 확고히 했고 모스크바에서의 「2+4」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미소 외무장관이 통독협정 서명에 참가,독일통일의 외형적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같은 두가지 사건은 국제정치와 미ㆍ소관계에 있어서 신기원을 이룩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5년 전략무기 감축협상에서의 획기적인 제의를 시작으로 한 소련의 외교정책변화를 활용대상 기회못지 않게 위장된 위협요인으로 인식했던 미국의 자세도 지난해 소련이 동구공산정권의 몰락을 수용한데 이르러서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미소 양 초강대국의 관계개선은 당연히 전세계적으로 긴장완화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긴장완화의 혜택이지역적으로 고르게 주어지지는 않아서 아시아에 비해 유럽의 변화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아시아가 세계경제에서 급성장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미소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유럽에 비해 국제관계측면에서 침묵의 바다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미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느낄만한 공동관심사가 적었던 것이다. 소련은 일방적으로 적극적인 아시아정책을 펼쳐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뤘고 아시아국가들로 부터 위협요인으로 인식됐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효과를 얻어냈다. 시베리아 개발에 아시아국가들의 참여를 증대시켜야 하는 국내 경제적 필요성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으나 북방 영토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소련과 일본간의 관계개선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분야에서도 대화를 증진시키고 결국 미국까지 포함시켜 아시아지역의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에서 미소 안보협력의 핵심대상은 역시 한반도다. 한반도 무력분쟁을 방지한다는 데는 미ㆍ소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으나 미ㆍ소ㆍ중ㆍ일 등 주변 4강의 이해관계와 남북한 당사자의 경직성으로 인해 미ㆍ소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 소련 중국 한국간의 쌍무관계개선 등 최근 일련의 국제정세변화는 통일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한반도 안정을 위한 강도높은 다자간 대화여건을 호전시키고 있다. 미ㆍ소가 데탕트 분위기에 걸맞게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함께 촉구하고 있고 중ㆍ소 관계개선으로 소련은 북한이 친중국화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으며 정치ㆍ경제분야에서의 한소 관계개선으로 소련이 한반도정책에 융통성을 보일 수 있게 됐고 그에 따라 미국과 일본도 부담없이 북한과 접촉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의 전폭적 지원을 상실한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한국은 자신감에 넘쳐 북한과의 대화 및 정치적 접촉에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도 국제긴장완화와 예산적자에 따른 군비축소 압력에 부응,주한미군 규모축소를 위해서라도 한반도문제에 적극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개방을 위해 주체사상과 일방적인 통일정책을 포기한다는 것은 외교원칙과 국내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러한 내적변화를 감수하기 전에는 외부세계와의 격리 노력을 계속하고 통일문제를 선전적 차원에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럴경우 미국은 계속 대 북한 억제력으로서 한국을 지원할 것이고 소련은 형식적인 북한 지원이나 점진적인 북한과의 결별정책중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개방을 정치ㆍ경제체제의 재건기회로 삼는다면 한반도평화를 위한 대화의 마지막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며 미ㆍ소는 이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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