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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일정 비우고 오늘 ‘국민과의 대화’ 준비… 전분야 점검

    文대통령, 일정 비우고 오늘 ‘국민과의 대화’ 준비… 전분야 점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일정을 비운 채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생방송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집중했다. 임기 반환점을 맞아 19일 오후 8시부터 MBC에서 100분간 방송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사전 각본 없이 방청객이 즉석에서 손을 들고 질문하면 대통령이 답하는 타운홀(공개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서관실별로 취합된 자료를 놓고 예상 질문·답변 등을 꼼꼼히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제범위가 무한대인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표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어떤 분야가 주로 다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전 분야를 망라해 총점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300명의 방청객 패널도 선정을 마쳤다. 고 대변인은 “‘작은 대한민국’ 콘셉트로 세대·지역·성별 등 인구 비율을 반영했으며, 노인·장애인·농어촌 등 사회적 약자, 소외 지역 국민들을 배려해 선정했다고 주관사 MBC 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 남북 관계 등 외교 안보 이슈, 취업·부동산·대입·중소기업 정책, ‘조국 사태’로 촉발된 인사 문제 등 전방위로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통상 월요일에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를 이날 건너뛰었다. 역대 첫 TV 생중계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1990년 6월)이지만, 본격 활용한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총 4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초반인 1998년 1월 당선자 신분으로 “금고 열쇠 받고 열어 보니 그 속에 빚문서만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것 같더라” 등의 발언을 남겼다. 총 4차례 대화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월 첫 방송 때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대화’를 도입했다. ‘좌파신자유주의’(2006년 3월)와 같은 용어도 스스로 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로 명칭을 바꾸고 3차례 방송에 나섰으며, 2009년 11월 3번째 출연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사과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시민 “정경심 공소장은 눈 나쁜 검찰의 ‘황새식’ 공소장”

    유시민 “정경심 공소장은 눈 나쁜 검찰의 ‘황새식’ 공소장”

    “15번 쪼면 한 번은 맞지 않을까 황새식 수사”“조국 가족 털 듯하면 안 걸릴 사람 없어”“누구나 언제든 구속될 수 있다 깨닫게 해”조국 진술거부권 비판 보도에“황교안 묵비권은 시비 안 걸면서조국만 비판하는 건 정파적 보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 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과 관련해 “15번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 하는 황새식 공소장”이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국제 인권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북한 선원 2명의 강제 송환에 대해 “그렇게 받고 싶으면 자기 집 방 하나 내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며 정부 손을 들어줬다. 유 이사장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연 노무현시민학교에 참석해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던 도중 ‘검찰이 두려우냐’는 방청객 질문을 받자 이렇게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제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유 이사장은 검찰의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개인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가 수년간 법 위반 사례를 가려내 처벌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그는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본인이 당한 일이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할 일도 없어서 그런 처지에 갈 일도 없지만,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면 모두 굉장히 억압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고시공부하고 계속 검사 생활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무섭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소장을 분석해 다음 주 알릴레오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며 검찰 공소장을 ‘황새식 공소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목이 긴 다른 새들은 눈이 좋아 살아남았는데 황새는 눈이 나빠서 멸종했다”면서 “황새는 예전에 먹이가 많을 때는 그냥 찍으면 먹을 수 있었는데 환경 변화와 농약 사용 등으로 먹이가 줄어들어 사냥할 수 없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공소장에 기재된 15개 혐의가 모두 주식 또는 자녀 스펙 관련 내용”이라면서 “15번을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는 눈이 나쁘다는 뜻이다”고 검찰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8시간가랑 조사했다. 지난 11일에는 정 교수를 자본시장법상 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등 14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에 병합돼 진행되면 혐의가 15개로 늘어났다. 정 교수에게는 자본시장법의 두 가지 혐의 이외에도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법 위반, 사기,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증거인멸교사 등 모두 14개 혐의가 적용됐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는 지난달 23일 법원에서 발부받은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됐다. 다만 보조금 허위 수령 혐의에 사기죄를 추가하고 차명 주식거래 혐의에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등 죄명은 3개 늘었다. 검찰은 공소장에 각종 특혜 시비 논란이 불거진 딸 조모씨를 입시비리 관련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조 전 장관도 공소장에 이름을 올렸다.그러면서 “법무부 차관 한 분은 비디오에 나와도 못 알아보지 않느냐”며 별장 성접대 의혹 속에 동영상에 나온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비판 보도가 나오는데 황교안 대표는 할 말이 있어서 자기 발로 검찰에 갔을 텐데도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면서 “그분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는 시비를 걸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만 비판하는 것은 정파적 보도다”고 비판했다. 北선원 강제북송 논란엔 “文이라서 비판”“재판하면 우리 세금으로 밥 먹여야 해”“자기 집 방 하나 내주던가” 정부 옹호국제앰네스티 “韓, 국제인권 규범 위반” 유 이사장은 최근 정부가 북한 선원 2명에 대한 강제 북송 논란에 대해 “사람을 16명이나 죽이고 왔는데 여기서 재판할 수도 없고, 재판하고 가두면 우리 세금으로 밥을 먹여야 하니까 돌려보낸 것 아니냐”라면서 “문재인이 싫으니까 그런 (비판을 하는) 거다. 그렇게 받고 싶으면 자기 집에 방 하나 내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고 정부 결정을 옹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해상에서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선원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남측으로 온 북한주민을 판문점을 통해 추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추방 사실을 알린 당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선원 2명과 관련해 “지난 2일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제압된 직후 귀순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일부 정치인들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그들의 귀순 요청 이래 닷새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국민은 아는 바가 없었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 침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북한 주민의 추방 사실은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수신한 문자 메시지가 보도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도 북한 선원에 대한 강제소환은 국제인권 규범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14일 “한국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심각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국제인권 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앰네스티는 “한국 당국은 이들(북한 주민 2명)의 난민 자격 심사를 받을 권리를 즉각적으로 부인했고 난민을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 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범죄 행위는 난민 지위를 반드시 인정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확인되기도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한 이들의 권리를 부인한 것”이라면서 “비인도적일 뿐만 아니라 법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북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난 12일 “조사와 재판도 없이 단 5일 만에 북한선원 2명을 북송했다는 사실은 반헌법적·반인권적”이라며 국가정보원장과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인권단체 총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25년 동안 3만 5000여명의 탈북주민이 한국을 찾아온 이래 첫 강제송환”이라면서 “가장 파렴치하고 반인륜적이며 반인도적인 범죄”라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외무성 “한국 정부가 위안부는 성노예 아니라고 확인” 억지 주장

    日외무성 “한국 정부가 위안부는 성노예 아니라고 확인” 억지 주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한국 정부가 받아들인 것처럼 일본 정부가 공식문서에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채택된 일본 외무성의 2019년 외교청서 중 일본군 위안부 관련 부분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재된 사실이 11일 뒤늦게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 일본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한국 외교부의 입장이다. 한국 정부도 일반적으로 성노예라는 용어는 쓰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성노예 상태가 아니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외교청서의 기술은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는 일본 측 주장을 마치 한국 정부가 받아들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일본 외교청서의 이 같은 기술과 관련해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우리 측이 일본 측에 확인해 준 것은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공식 명칭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라는 것일뿐 성노예 등 표현과 관련한 다른 확인은 해준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 역사문제이자 분쟁하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한일 양국이 피해자들의 명예 및 존엄 회복, 상처 치유노력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중수교 설계자 덩샤오핑...김일성 두 번째 남침 야욕 꺾어

    한중수교 설계자 덩샤오핑...김일성 두 번째 남침 야욕 꺾어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70주년과 한중 수교 27주년이다. 두 나라는 한국전쟁(1950~1953) 때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등 적대 관계를 유지하다가 1992년 수교한 뒤 세계 외교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2016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빙하기’를 맞았다. 중국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 정세가 ‘역사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이에 1970년대 미중 화해를 시작으로 20여년 뒤 한중수교가 이뤄지기까지 우리나라와 중국이 어떤 진통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두 나라 관계의 미래도 함께 전망해보고자 한다. 전·현직 중국 주재 외교관·특파원 등이 만든 계간지 ‘한중저널’ 창간호(9월)의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 문헌·자료를 요약 정리했다. ●“덩샤오핑 복귀 거대한 사건...한중 수교에도 큰 영향” 한중 수교의 산실이 되는 외교부 동북아2과는 1973년 신설됐다. 기존 동남아과 한 구석에서 별도의 출입문도 없이 셋방살이처럼 시작했다. 그럼에도 박정희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청와대로 중국의 정세와 지도자들에 대한 보고가 속속 올라갔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보고서는 덩샤오핑(1904~1997)의 복권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문화대혁명(1966~1976) 초기 베이징대에 반대 대자보가 붙자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각해 유배 생활을 했다. 그 때부터 줄기차게 마오쩌둥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편지를 보내며 재기를 노렸다. “제 잘못을 인정하오니 부디 직접 만나뵙고 지시를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1967), “죽어라고 마오쩌둥 사상만 공부했다”(1969), “제 가장 큰 잘못은 마오쩌둥 사상이란 위대한 깃발을 높이 쳐들지 않은 것이다”(1972) 등 내용을 담았다. 결국 그는 고희(古稀)를 앞둔 1973년 2월 어렵사리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외교부 동북아2과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덩샤오핑의 복귀는 중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모르는 거대한 사건이다. 한중 수교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외교부의 전망은 꽤 정확했다고 볼 수 있다. 덩샤오핑이 중국 정치무대에 다시 등장한 1970년대만 해도 미국은 한중 교류를 권유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이야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맞서는 라이벌 관계지만 그때만 해도 중국은 미국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되레 미국은 중국의 국민소득을 높여 자연스레 서구화의 길을 택하도록 도우려고 했다. 중국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자유주의 진영을 위협할 대국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시각은 일본도 다르지 않았다. 이 시기 일본 정부개발원조(ODA)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은 국토가 너무 크고 지역간 편차도 심하다. 국가 전체가 균일하게 성장하기 어렵다”면서 “중국이 발전은 하겠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으로 보고했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노선을 천명하지 않았다면 미일 두 나라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을 수도 있다.●덩샤오핑 “한국과 수교하면 해는 없고 이득만 두 가지” 중국이 긴 잠에서 깨어나 경제발전에 매진하던 1980년대만 해도 정치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1919~2005)과 후야오방(1915~1989)이 실각했고 개혁개방 방향을 둘러싼 논란도 컸다. 특히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서 빈부격차가 커지자 덩샤오핑의 개방 노선을 두고 보수파 천윈(1905~1995)의 반대가 상당했다. 그가 혁명가 출신이다보니 덩샤오핑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덩샤오핑 당시 외교부장으로 한중 수교 때 중국 측 대표로 서명한 첸지천(1928~2017)은 회고록 ‘외교십기’에서 “수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온갖 반대파가 생겨났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중한수교에 대해 ‘무해양득’(손해는 하나도 없고 이득이 두 가지나 있다는 뜻)이라는 논리로 굽히지 않고 밀어 붙였다”고 적었다.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고 한국과 대만의 외교 관계도 단절시킬 수 있어 1석2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덩샤오핑은 ‘한국과의 수교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식으로 페타콩플리(기정사실화)하며 반대파를 모두 설득했다. 덩샤오핑은 한중수교의 설계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中, 김일성 남침 지원 요청 거부...“北, 남한과 대화해야” 특히 그는 제 2의 한반도 전쟁을 막아내기도 했다. 미 우드로윌슨센터 북한국제문서연구사업(NKIDP) 프로젝트팀이 최근 발굴한 옛 공산권 국가의 비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1975년 4월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은 급히 중국을 찾아갔다. 김 주석이 방중한 전후인 4월 17일과 30일에 캄보디아 프놈펜과 베트남 사이공이 공산반군에 함락됐다. 그는 인도차이나 공산혁명에 고무돼 남한에서 군사행동을 감행하고자 중국의 지원을 얻으려 했다. 앞에서는 남한과의 화해 분위기를 띄우는 듯 했지만 뒤로는 또 한 번 전쟁을 기획한 것 같다. 자칫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베이징에 간 김 주석은 건강이 좋지 않았던 마오쩌둥(1893~1976) 주석과 저우언라이(1898~1976) 총리를 각각 한차례 면담했다. 자신이 원하던 답을 얻지 못한 그는 덩샤오핑 부주석과 19, 20, 21, 25일에 걸쳐 마라톤 담판을 벌였다. 덩 부주석은 “더 이상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되레 그는 김 주석의 도발 의지를 만류하며 1971년 7·4 남북공동성명 채택으로 시작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중국은 1976년 8월 북한이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을 벌였을 때도 유보적 반응을 보이며 김 주석을 편들어 주지 않았다. 수교 이전부터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1단계 서명’ 장소의 정치학… “항복문서 안 돼”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1단계 서명’ 장소의 정치학… “항복문서 안 돼”

    트럼프·시진핑, 서로 안 밀리는 치열한 ‘기싸움’서명 장소, 미국 아이오 ··· 중국 그리스 ‘맞불’서명 시기·장소 여태 미정··· 협상 ‘유동적’ 반영두 정상, 서명 대신 장관급 격낮춰 서명할 수도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의 부분적인 협상 합의인 ‘1단계’에 서명하자는 것에 의견을 좁혀가고 있지만 서명 장소로는 알래스카에서부터 그리스까지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에서 강한 지도자상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두 협상 1단계 서명이 ‘항복 문서’에 사인하는 것처럼 비칠까 우려하는 하는 까닭에 협상 장소 물색에 신중하다고 미 경제전문채널 CN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 서명하러던 칠레가 격렬한 시위를 이유로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포기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서명 장소를 찾고 있다. 합의 서명 시기도 이달 예정에서 미국이 다음 관세 부과를 계획한 12월 15일 직전으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협상 서명을 위해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했다고 로버트 오브리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 방콕에서 기자들에게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합의 서명이 아이오와주에서 서명할 수 있다고 바람을 피웠다. 아이오와는 시 주석과의 연결성이 강한 데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증가로 혜택을 보는 곳이기 때문이다. 재선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의 농장 주(州) 선거구에 대한 정치적 입지를 감안하면 아이오와는 트럼프 행정부의 1순위다. 18개월 간의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대두, 돼지고기 등 미국 농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더해 시 주석은 1985년 허베이성 공산당 관리로써 농업 미팅을 위해 아이오와를 방문했다. 27년 뒤인 2007년 부주석으로 이곳을 찾기도 했다. 당시 시 주석과 친목을 도모했던 주지사 테리 브랜스타드는 현재 주중 미대사로 가 있다. 중국 관리는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그는(시 주석은) 매우 실용적이다. 협상이 있는 한 서명하러 미국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CNBC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시 주석이 오는 17일 방문하는 그리스에서의 회담 가능성을 띄우고 있다. 시 주석은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주요 신흥시장 국가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그리스에 들른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 관리는 지금까지 시 주석의 방문 기간 그런 행사를 위한 요청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중은 거리상 중간인 하와이나 알래스카를 서명 장소로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복수의 미 소식통이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4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알래스카와 하와이에서의 제안도 각각 한 번 있었다. 중국은 자국 내 몇곳을 제안한 것이 확실하다”며 “그러나 그것은 전체 협상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의 UBS 객장운영 이사인 아트 캐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미국 방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에버코어도 투자자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시 주석의 방미를 배제한다”며 “부분 합의인 1단계 협상에 대해 대통령이 서명하기에는 불완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장관급 서명을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미중 정상 간 전화 회담으로 서명 행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서명 장소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비칠 지를 반영한다. 18개월 동안의 회담과 ‘장군 멍군’ 식의 관세 부과에서 어떤 지도자도 국내나 외국, 특히 상대 국가에 약하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협상 전문가들은 전했다. 베이징과 밀접한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무역협상 합의를 자국 내에서 잘 팔기 위해 관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시 주석이) 미국에 ‘공식 방문’ 없이 가기 위해서는 정치적 포장이 필요하다”며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의 중국 소식통은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시 주석이 단지 무역협상 서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이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미중 서명이 언제, 어디에서 열릴 것인지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측이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부과 예정이었던 2500억 달러(약 290억원)어치의 상품 관세를 유일하게 취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12월 15일로 계획된 중국산 휴대폰, 노트북 컴퓨터, 장난감과 의류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9월 1일 부과한 관세 취소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부과한 관세도 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서명 시기와 장소가 합의되지 않았다는 것은 회담이 유동적임을 반영한다. 중국의 관세 면제 범위와 집행 기구를 포함한 최종적인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 모든 관세 철폐, 화웨이에 대한 미 블랙리스트 삭제, 중국 금융시장 개방, 미 액화천연가스 중국 수출 등이 마지막으로 논의되고 있을 것이라고 CNBC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중 ‘청천 계획’ 시동… 미세먼지 저감 기술·친환경차 정책 교류

    한중 ‘청천 계획’ 시동… 미세먼지 저감 기술·친환경차 정책 교류

    연구 중심서 예방·저감 협력사업 확대우수한 기술력 국내기업 中진출 청신호 대기질 예보정보 공유 정확도 높이기로 日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공동대응 노력한중 양국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청천(맑은 하늘)계획’에 합의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지에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처음 개최된 한중 환경장관 연례회의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협력에 공감을 표하고 청천계획 이행 방안에 서명했다. 청천계획은 한중 양국 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협력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동안 각종 협력이 개별적으로 진행됐으나 통합 관리를 통해 실행력 제고 및 사업 범위 확대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양국의 협력 의지를 외교문서로 명문화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력사업을 장관급 의제로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의 조사·연구 중심 사업에서 예방 및 저감·회피 사업으로 확대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정책·기술교류에서는 대기오염방지 기술 능력 제고를 위해 인력·기술 교류와 노후 경유차 등의 배기가스 규제와 친환경 자동차 확충을 위한 자동차 오염규제정책 교류가 신규 추진된다. 기존 대기질 예보정보 공유 및 예보·모의계산 기술 교류를 확대해 국내 예·경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대기오염물질의 화학조성 분석을 위한 지상관측 지점 확대와 대기질 모의계산 실험 정확도 향상을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대기오염 방지기술 실증화 등을 위한 박람회도 개최키로 했다. 청천계획은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연 한중 환경협력센터가 협력 사업 발굴과 이행상황 점검 등의 총괄 관리와 조율을 맡는다. 양국 장관은 내년 연례회의에서 신규 협력사업 발굴과 연구인력 교류, 정부·학계·기업이 참여하는 학술회의 등을 통해 청천계획을 심화,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직접적인 해양 방류는 국제협약 위반이자 해양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에 노력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저감 공조 강화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한 입장 차도 드러났다. 조 장관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전달했다”며 “미세먼지와 관련한 정보의 공유와 공동 저감 노력 강화 등 중국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국 미세먼지가 상당 부분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리 장관은 대신 자국의 대기오염 방지 노력 및 성과를 강조하기에 바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대기오염 방지 사업은 뚜렷한 성과를 거뒀고 대기 질은 지속해서 개선됐다”며 “지난해 베이징의 중국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보다 43%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중 협력과 관련해 “지난해 환경 협력센터를 설립했고 올해부터 ‘청천 플랜’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며 “자국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동시에 양국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저감 효과를 함께 내자”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징용 피해는 범국가적 인권 문제… 정부가 나서 배상 요구해야”

    “징용 피해는 범국가적 인권 문제… 정부가 나서 배상 요구해야”

    보수 언론들이 한국 책임 거론하는 상황 배상은커녕 건전한 여론조차 발 못 붙여 소녀상 전시 방해도 안 따지니 배상 더뎌 외교로 풀 생각 말고 인권 차원 접근해야“2000년 제소 당시 피해국인 한국에서는 소송이 1~2년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전범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판결을 받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피해자들의 존엄을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정부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고 있네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내려진 지 만 1년째인 30일 최봉태(57)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정치, 외교가 아닌 인권 문제”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20년 가까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곁에서 싸워 온 인물로,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0년부터 피해자들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과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대리해 진행했고, 2012년 이들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첫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확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뒤에도 그가 있었다. 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배상은커녕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전한 여론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를 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에 앞장서지 않으면 문명국가가 될 자격도 없는 것”이라고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판결 이후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보수 언론이 오히려 피해자인 한국 측 책임을 묻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이런 시각은 더 심해졌다”면서 “이는 한국 정부에서 사법부 판결을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아 생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배상을 요구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니 일본은 ‘보여주기식 판결’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라면서 “나고야 평화의 소녀상 전시 방해 등 명백히 일본이 잘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지 않으니 배상 문제는 더딜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변호사는 1994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면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일본에서 현지 시민,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에 참여하며 피해자를 돕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면서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나섰다”고 돌이켰다. 이런 관심을 계기로 지금까지 그가 맡았던 관련 재판만 10여건에 달한다.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포함해 2004년 한일협정 문서 공개 청구 소송, 정부가 원자폭탄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과의 외교를 통해 강제징용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손사래를 쳤다. “사람의 고통, 피해에 관한 문제는 정치·외교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범국가적인 인권 차원의 문제입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北,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문서교환 방식 논의’ 南에 공식 요청

    北,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문서교환 방식 논의’ 南에 공식 요청

    북한이 25일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문제를 논의하자고 남한에 공식 요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진 지 이틀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북측은 남측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교환 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방침하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했다. 통지문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를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지시 사항인만큼 신속하게 남측에 철거 논의를 요청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북한이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한의 교류협력 협의 요청에 불응하며 접촉 자체를 피하고 있기에 대면이 아닌 문서교환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북한의 논의 오청에 현대아산, 한국관광공사 등 이해관계자와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답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이해 주체들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리 재산권 보호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윤 위원장은 전했다. 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3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해서 대응하겠다”며 “첫째는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고, 두번째는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고, 세번째는 달라진 환경들을 반영해서 그야말로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동정] 康외교, 한-아세안정상회의 준비회의 주재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1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위원회 4차 회의를 주재한다고 외교부가 10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를 포함한 주요 일정과 정상회의 의제, 결과문서에 대한 준비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 檢, 조국 부인 정경심 비공개 소환 조사 중…구속영장 청구되나

    檢, 조국 부인 정경심 비공개 소환 조사 중…구속영장 청구되나

    장관 딸·아들, ‘스펙 위조·인턴 부풀리기’ 의혹사문서 위조·업무집행방해 추가될지 주목사모펀드 투기 관련 정 교수 개입 정황 포착현직 장관 부인 구속영장청구 쉽지 않을 듯법원서 기각시 수사 동력 상실, 與 거센 반발민주, 檢 피의사실 공표·비밀누설로 2일 고발검찰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비공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조 교수에 대해 자녀 표창장 조작 등 입시 부정 의혹과 사모펀드 투기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자신의 컴퓨터를 반출해 하드 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 행위를 한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시 후폭풍과 여당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쯤 정 교수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당초 정 교수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으로 출입하게 해 사실상 ‘공개소환’하겠다는 밝혔지만 정 교수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비공개 소환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출석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검찰이 조 장관 주변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여 만에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정 교수를 소환함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비롯한 사법처리 방향이 이번 수사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을 비롯해 조 장관 딸(28)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및 행사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정 교수는 자신과 자녀 명의로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투자·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인 2017년 7월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아 블루코어 펀드에 10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 조 장관 측은 이 펀드가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처나 투자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며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제 운영자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 부인과 자신의 남동생인 보나미시스템 정모 상무를 통해 2015∼2016년 모두 10억원을 코링크PE 설립·투자에 투입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사실상 차명으로 투자하고 투자처 발굴 등 펀드 운용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또다른 펀드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의 경영에 직·간접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 회사에서 영어교육사업 자문료로 받은 1400만원이 실제로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 명목이었다고 보고 있다.검찰은 사모펀드 투자금과 별개로 조씨가 WFM에서 빼돌린 회삿돈 13억원 가운데 10억원이 정 교수에게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의 성격에 따라 정 교수를 횡령죄 공범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정 교수가 코링크PE 운영이나 투자사 주가조작 시도에 관여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장관 자녀 인턴과 입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에게 준 혐의(사문서위조)로 지난달 6일 기소됐고 오는 18일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정 교수는 동양대 외에도 단국대·공주대 등 인턴십과 관련해 자녀의 ‘스펙 관리’ 의혹을 받고 있다. 딸과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및 증명서 허위 의혹도 제기돼 검찰은 정 교수가 자녀들의 인턴 ‘부풀리기’ 의혹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다. 자녀 입시전형에 위조된 증명서가 제출되는 과정에 정 교수가 관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문서위조 혐의 이외에 위조사문서행사와 업무방해 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딸은 2015학년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이 표창장을 내고 합격했다. 검찰은 2013년 6월쯤 표창장이 위조된 정황을 파악하고 2013∼2014년 딸이 지원한 대학원들을 압수수색해 표창장 제출 여부 등을 확인한 상태다. 조 장관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한영외교 시절 2주간 인턴을 하고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영어논문을 둘러싼 의혹, 고려대 재학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3일만 출근하고 3주간 인턴을 했다며 허위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 등도 조사를 할 예정이다. 조 장관 딸 조씨는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대학병리학회에 논문을 제출해 2009년 3월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에 입학했다. 검찰은 대학 동기 등을 통해 딸을 인턴십에 참여시킨 정 교수가 증명서를 발급받고 입시전형에 제출하는 데 얼마나 관여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검찰은 8월말 수사 착수 이후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36)씨를 동원해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의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PC를 통째로 숨긴 정황을 잡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물을 계획이다. 정 교수에게 제기된 의혹이 방대한 만큼 두 차례 이상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진술 내용을 분석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 교수가 이번 수사대상이 된 의혹 대부분에 연루된 데다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조 장관 가족 의혹을 수사하는 담당검사 등 검찰 조사팀에 대해 피의사실 공표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한데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부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이마저도 법원이 기각할 경우 수사 동력 상실과 여권의 거센 비판도 우려돼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한국의 노사문화는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이정식(58)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노사문화를 피상적으로 바라본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산별노조 체제가 자리잡은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기업별 노조 중심으로 노사관계가 형성돼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노조는 태생적으로 기업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언저리다. 노조가 기업보다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총장의 논리는 오랜 노동운동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수십년간 몸담은 그는 정책본부장, 사무처장 등을 거치면서 한국노총의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2017년 4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일문일답.-노동운동에 뛰어든 계기와 재단을 이끌어본 소감은. “시골 농사꾼의 아들로 자랐다. 재수해서 81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부모님 등골이 많이 휘었을 테다. 아들이 판검사가 되어 그동안의 온갖 설움을 날려달라는 부모님의 바람도 있었겠다. 하지만 서울에 와보니 느낀 점이 많았다. 내가 특별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인 거라. 받은 것을 돌려주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자연스레 학생운동도 한 것이다.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끌려갔으며 누군가는 분신투쟁하던 시절이었다. 살아 있으면 공장으로 많이 갔다. 농민운동도 고민했다. 앞으로 산업사회에서 노동이 중요하다고 봤다. 노동운동이 건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등을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운동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을 몸소 거치면서 갖게 된 신념은 ‘상생과 협력’이다. 내 메일 아이디가 ‘윈윈메이커’(winwinmaker)다. 노총에 있을 때도, 정부부처 정책보좌관을 할 때도, 잠시 대학 강단에 설 때도 신념대로 움직였다. 그동안은 주로 조언하는 역할이었다. 직접 기관을 이끌어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직원들의 고용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갖게 된다. 재단으로 넘어오는 위탁사업은 많은데 예산과 정원은 정해져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임기 중 이뤄 낸 성과는. “사회적 대화가 잘 안 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가 크다. 재단은 노사정이 합의해서 노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어가라고 만들어졌다. 지역마다 노사미래포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민주노총 산 하 전국보건의료노조를 초청해 2013년부터 사회적 대화를 이어왔다. 보건의료의 핵심 쟁점은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이다. 인력 충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노조는 산별이지만 사용자인 병원은 대학병원, 대형병원, 의료원 등 다양하다. 병원급마다 노사 대표를 주기적으로 모이도록 해서 쟁점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냈다. 그 결과를 가지고 각 정당을 찾아서 60만명의 인력을 충원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얻어냈다. 사회적 대화로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4년마다 열리는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세미나도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했다. 노동분야 학술올림픽대회라고 할 정도로 석학들이 모인다. 한국노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우리나라 노사문화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한국의 노사문화를 평가한다면.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나치게 왜곡돼 있다. 기업별 노조다. 노사관계가 기본적으로 협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망한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를 얘기할 때에는 어느 회사에 취직했으며, 그 회사가 얼마만큼 괜찮은 회사인지 등도 함께 보게 된다. 그런데 기업이 망하면 노조도 없다. 힘의 우위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는 존재 조건상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일부 대기업에서 전투적인 모습도 보인다. 이는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에 있으면서 가격을 하청업체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으로 가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를 제외한 대부분 노사문화는 협조적이다” -문제나 개선점은. “기업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중구조다. 노조와 노사관계가 개별화, 양극화돼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 노조와 그렇지 못한 많은 기업의 노조는 분명 다르다. 이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다. 평등과 통합, 연대를 지향해야 하는 노동운동이 저마다 고립된 것이다. 이를 완화해야 한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낮은 신뢰와 높은 불신을 해결하는 열쇠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가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다. “노사가 합의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공익위원안이지만 그래도 근사하게 만들었다. 국회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노사는 물론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이 완승, 완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조는 전략전술을 잘 짜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도 7~8년 전에 나온 얘기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려다 보니 합의가 안 되고 자꾸 늦어진 것이다.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다.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인 책임도 있다. 서로 만족스럽지 못해도 노사관계의 위험요소는 제거하고 가야하는 것이 맞다. 다만 국회가 불안하다. 이것을 차분하게 다뤄서 처리할 것 같지 않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도 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 다른 나라들을 보라. 경찰도 노조를 만들고, 외교대사도 조합원인 세상이다. 그 나라들이 과연 망했나? 그렇지 않다. 국제기구의 회원조직이 된다는 것은 그 규범을 따르겠다는 뜻이다. 당장 망할 것 같아도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기업별 노조에서 칼자루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일부 노조에서 실력을 자꾸 과시하는 이유도 달리 보면 힘이 없다는 방증일 수 있다. 노조를 너무 극단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노사문화를 믿고 서로 상생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 운영 계획은. “재단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노사가 협력하는 사업장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임 정권에서 친기업, 친시장 논리로 가면서 재단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방치된 측면이 있다. 다른 회사나 조직이 본받을 만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곳곳에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사의 상생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으려면 노사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노사발전재단은 협력적 노사관계 발전 등 고용문제 전문서비스 제공 노사발전재단은 기업의 협력적인 노사관계 발전과 자율적인 일터 혁신 기반 조성, 중장년 경력 개발 및 전직 지원 등 다양한 고용노동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2006년 노사공동의 정책사업 추진을 위한 재단 설립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고용노동부, 노사정위원회가 합의했다. 기업에는 스마트 공장을 비롯한 일터혁신컨설팅, 노동자에게는 근로단계별 경력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홍보하고 해외 투자기업이나 외국인 투자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독도 침탈야욕’ 일본 정부 강력 규탄

    서울시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독도 침탈야욕’ 일본 정부 강력 규탄

    서울시의회 독도수호 특별위원회(위원장 홍성룡, 더불어민주당 송파구 제3선거구)는 일본의 독도 침탈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지난 27일 일본 정부는 2019년도 방위백서 ‘일본의 방위’에 지난 7월 있었던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의 독도 인근 침범과 한국 공군 전투기의 경고사격 대응 사건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당시 영공침범을 행한 러시아 정부는 물론이고 경고사격을 행한 한국 정부에 대해 “독도 인근 영공은 일본영공으로 영공침범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자위대법 제84조에 따른 항공자위대 뿐” 이라며 외교적 항의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위원장은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이다. 우리의 역사적 문헌은 물론이거니와 일본의 문헌과 고문서, 고지도 등 많은 자료에서도 명백하게 인정하고 있는 사실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은 독도침탈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또한 “일본의 주장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하면서 독도 상공에서 충돌 발생 시 일본의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발진 가능성까지 처음으로 적시한 것으로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행위”라고 거듭 일본의 독도 침략 야욕을 경계했다. 일본 자위대법 제84조에 따르면 ‘외국 항공기가 국제법규나 항공법 등을 어기고 일본 영공에 침입하면 방위상은 자위대가 해당 항공기를 착륙시키거나 쫓아내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한일 간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으며, 일본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배치하면서 독도에서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또 백서는 일본 주변 해역, 공역의 경계 감시 태세를 설명하는 지도에도 독도를 일본명인 ‘다케시마’로 표시하는 등 15년째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한국이 무단점유하고 있다고 청소년을 교육시켜오면서 미래세대의 선전포고를 감행하더니 이제는 더 나아가 노골적으로 군사행동으로 독도침탈 전쟁도 감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는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 “대한민국정부의 단호한 대처와 일본의 어떠한 형태의 독도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만약 군사적 충돌을 감행해 오더라도 일본을 퇴치하고 독도를 수호할 수 있는 준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국 반대설’에 이낙연 총리 ‘묘한’ 답변…“공정에 대한 회의 싹터”

    ‘조국 반대설’에 이낙연 총리 ‘묘한’ 답변…“공정에 대한 회의 싹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서 조국 관련 질문 쏟아져“가진 사람들이 제도를 기회로 이용하는 데 분노”“진실이 가려지는 데 그리 긴 시간 안 걸릴 것”검찰 수사도 비판…“이례적으로 규모 크고 요란”“임명 과정서 검찰의 강제수사, 영향 줬을 우려”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적 질문에 답변에 나섰다. 특히 이낙연 총리는 조국 장관을 놓고 이어지는 논란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에 대한 깊은 회의가 국민들 사이에 싹텄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또 조국 장관 임명 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 반대 의견을 전달했는지 묻는 질문에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국 인사 참사’와 관련해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이낙연 총리는 “특히 가진 사람들이 제도를 자기의 기회로 활용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분노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낙마한 후보자들은 모두 의혹 제기만으로 낙마했는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5대 비리에 해당하는데도 임명했다. 임명된 사람과 낙마한 사람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낙연 총리는 질문에 그대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 때도 이미 청와대에서 국민께 한번 말씀드렸다”면서 “(병역기피·세금탈루·부동산투기·위장전입·논문표절 관련자 고위공직 원천 배제) 원칙들이 현실에서 적용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이 “아마 낙마한 사람과 임명된 사람의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제가 보는 차이점은 문 대통령과 코드가 맞고 친문 핵심 그룹에 속하면 조국 후보와 같이 임명을 강행하는 것이고, 그 범주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낙마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낙연 총리는 “그렇진 않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권 의원은 “조국 후보자가 문 대통령을 만나서 임명해 달라고 간청했고, 그 다음날 이낙연 총리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서 ‘조국 후보자 임명을 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답해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이후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진실이 가려지고 그때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통령의 결심 이전에 총리가 먼저 조치하실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총리의 조치는 법에 따라 건의 드리는 것이며, 그 전에도 저의 의견은 대통령께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이 “조국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 학부모들의 자괴감, 서민들의 박탈감 등 민심도 대통령께 전달한 적 있느냐”고 묻자 이낙연 총리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총리가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말들이 나온다”는 지적에는 “저에 대한 꾸지람을 달게 받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조국 장관에 대한 질문 속에서 이낙연 총리는 “진실이 가려지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조국 장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국내 언론에 보도된 것 중에는 진실도 있겠지만 심지어는 거짓인 것도 있다”면서 “인사권이 잘못 행사됐는지 여부는 지금 나와 있는 의혹 중에 어떤 것이 진실인가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가려지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는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가 범죄에 연루된 의혹이 있을 경우 정부가 받게 되는 불신에 대한 이태규 의원의 질의에 “(정부가) 많은 부담을 지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국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이나 검증결과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바가 있느냐’는 질의에는 “보고받지 못했고 저 자신도 짐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굉장히 이례적이고 규모가 크고 또 요란하다”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수사를 했어도 충분했다”는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낙연 총리는 “(검찰의) 강제수사가 임명 과정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국회의 검증과 대통령의 인사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이러는 이유가 ‘검찰 개혁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있다”고 하자 이낙연 총리는 “그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피의사실 공표가 이제까지 한 번도 처벌받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검찰 스스로에게도 몹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국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중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한 것에 대해선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낙연 총리는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통화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며 “장관이 아니었으면 검사가 전화를 받았겠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수사팀에 전화한 것도 수사 대상인가’라는 질문에는 “수사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질문하시는 걸 보면 제가 마치 법원행정처의 부하직원인양,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낼 때마다 (무언가를) 했다고 하는데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입니다. 제가 누구한테 지시받을 상황이 아닙니다. 대법원에서 일해보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제가 총괄하는 입장입니다.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내오면 공손하게 답변하지만 제 책임과 권한 내에서 합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계, 그에 관심 가지는 대법관 등을 고려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제가 참모라 적절한 범위까지 의견을 냅니다. 행정처에서 메일이 왔을 때 검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에 자꾸 여러번 메일이 오니까 본격적으로 검토됐고 관련 사건 어떻게 처리할지 나름의 의견을 냈습니다. 자꾸 양측에서 지시했냐 전달했냐고 묻는데 제가 지금까지는 증인신문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표현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법행정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나름대로 연구관실에 의견을 전달하는 거고, 저는 적절한 범위까지 대법관 보좌하는 것으로 운영했습니다.”(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대법관의 3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증인 신문 말미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피력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7~2018년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대법원에서 다루는 사건을 총괄했다. 김 전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관계 설정을 두고 법원행정처가 예민하게 다뤘던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분쟁, 통합진보당 사건 관련 행정처의 문건을 유해용 수석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 당시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실장을 통해 김 전 연구관은 여러차례 행정처의 입장이 담긴 메일을 받았고, 이를 유 연구관에게 보고했다.  김 전 연구관이 수석으로서 지위에 대한 발언을 하자 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도 이에 동조했다. 김 전 연구관과 변호인 모두 ‘설령 행정처에서 재판에 관여하려고 했더라도, 법관들은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는 판사들의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재확인하듯 주장을 펼쳤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규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행정처가 대법원 재판에 개입한다는 생각은 못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연구관은 “재판연구관은 법관이나 재판 직접 담당이 아니고, 대법관님들 재판하시는데 정무적 판단까지도 취합해서 보고하는게 임무”라며 “행정처 차원의 배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지위 자체가 물론 대법관의 재판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긴 하지만, 스스로 재판에 대해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있는 사람들입니다. 법원행정처에서 문건이 왔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거기에 영향 받는단 전제 하에서 일처리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참고의견 중 하나로 자기가 주체적 소화해서 얼마든지 독립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주체고 존재라는 부분에 대해 얘기하셨다. 그 부분이 저희 사건에서 인과관계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재판연구관도 그런 시기에 자존심을 갖고 업무를 처리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법원행정처와 특히 피고인들이 문건이나 공소사실서 비난하는 그런 행동한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    “대법원과 행정처 구분이 이 사건으로 굉장히 논란됐는데, 저때는 행정처가 대법원이라 생각했습니다. 대법원과 행정처 엄격히 구분하는 건 저 당시에 없었고 지금도 대법원 식당 가면 행정처 실장님이랑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생활합니다. 행정처 근무하는 사람도 대법관실에서 근무해서 전체를 큰 개념 없이 있었습니다.”(김현석)   ●강제징용 전원합의체 회부사실 비공개한 대법원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도적으로 강제징용 재판의 재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보안을 이유로 회람목록에서 강제징용 사건을 삭제했다고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소부에서 상고기각 안과 파기환송안 두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판결문을 써놨는데도, 양 전 대법원장이 ‘일부 대법관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사실은 2018년 7월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검사와 김 전 연구관의 증인신문 내용을 들어보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이 얼마나 많은 부침을 겪었는지 알 수 있다.    “전합 진행 안건 목록에 직접 기재 안한 이유 아나요.”(검사)  “정확히는 모릅니다.” (김현석)  “문건에는 보안관련으로 삭제한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전합논의 사실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죠.”(검사)  “직접 전달 안받았지만 문건 보고 그런 취지라고 생각했습니다.”(김현석)  “수석재판연구관으로 2년 근무하셨는데, 전원합의체 관련 업무하면서 이처럼 보안을 이유로 실제 전합에서 논의될 예정임에도 진행안건에는 직접 기재안하는경우도 있나요.”(검사)  “제가 했을때는 그렇지 않고 저거는 내부 문서라 기재하고 외부에는 기재안 할 때도 있습니다.”(김현석)  “2016년 11월 17일 전원합의체 회의에서 강제징용 논의전 2016년 9월 29일 임종헌 실장이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외교부 의견서 제출 계기로 전원합의체 추진한 것을 알고 있었나요.”(검사)  “잘 모릅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에 강제징용 포함안됐지만 실제로 논의된 것을 아나요.”(검사)  “나중에 알았습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 문건 중에서 2017년 3월23일 전합 안건 부분 제시하겠다. 양승태의 지시를 받고 이를 반영해서 속행 부분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 기재했나요.”(검사)  “어떻게 안건 포함했는지 기억 안나지만 아마 이날 전합이 논의된다고 생각해서 포함했을 겁니다.”(김현석)  “유해용은 보안 이유로 명시적으로 기재 안했는데 증인은 전합 안건에 기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검사)  “이 서류는 내부 서류라 기재해도 안알려지고 외부에 공개할 때는 제외했습니다.”(김현석)  “증인이 작성한 전합 안건에 의하면 2017년 4월 20일 전합 안건에 포함됐다가 다음달 2017년 5월 18일 안건에는 포함안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때는 논의 안하는 것으로 취합이 됐습니다.”(김현석)  “기억환기 차원에서 5월 18일차 안건 문건 보시면요. 말미를 보세요.”(검사)  “이걸보니까 아마 선고를 하시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요.”(김현석)  “2017년 4월 20일 전합 다음날 양으로부터 전날 회의결과 이야기들으면서 강제징용사건을 소부에서 선고하기로 잠정합의됐고 판결문 초안 가지고 5월 전합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들었나요.”(검사)  “네.”(김현석)    이후 강제징용 사건은 소부에서 판결하기로 한 합의가 변경돼서 2017년 6월 22일 다시 논의하게 됐다. 김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에서 ‘개인청구권 소멸에 대해서 일부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양승태 대법원장께서 말씀해주셨다’고 진술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 전원합의체 회의까지 1년 2개월동안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로 그 사이에 전합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해서도 이 사건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운호 상습도박 사건 기록 행정처 판사가 수석 사무실에서 열람  2016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기록을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가 열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대표는 상습도박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고 상고했으나 일명 ‘정운호 게이트’가 알려지면서 상고를 포기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5월 심준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부터 정운호 기록 열람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기록을 제공해줬다고 진술했다. 김 전 연구관은 “정식 절차에 따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확정 기록은 누구나 열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식 열람 절차 따른 것은 아니지 않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식 절차를 따르지 않은 ‘무단 열람’이라고 지적했지만, 김 전 연구관은 “행정처가 정운호 게이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법행정의 목적으로 필요하다면 열람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법원 내부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심 실장의 연락 뒤 사법정책실 소속 심의관이 김 전 연구관 사무실에서 기록을 열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김현종 “제 덕이 부족”…외교부-안보실 불화설에 자성 트윗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갈등설에 대해 “외교안보라인 간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차장은 트위터에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에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려고 의욕이 앞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고 자성했다. 김 차장의 입장 표명은 한일 갈등과 한미 동맹 균열 우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등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고위 당국자 간 갈등이 외부로 불거지자 조기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지난 17일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서로 의견이 달라 같이 일할 수 없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강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지난 4월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다는데 사실이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해 불화설을 시인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 차장은 문서 작성 미비를 이유로 외교부 직원을 질책했고,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는 취지로 맞받아치자, 김 차장이 영어로 “이츠 마이 스타일”(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다)이라고 언성을 높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해찬 “조국 논란 피로감 주는 게 현실”

    사문서 위조 혐의 등 의혹엔 침묵 비판도 검찰개혁 이슈만 부각해 진정성 못 느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8일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논란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피로감의 원인인 조 장관 부인의 사문서위조 혐의나 사모펀드 설립·운영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이런 논란을 정쟁 수단으로 삼아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다. 이런 소모적인 행동은 국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 마무리 발언에서 검찰의 별건 수사를 ‘범죄 행위’라고 비판하며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별건 수사는 범죄 혐의가 없으면 다른 것을 별건으로 수사해 범죄를 기획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범죄 행위”라며 “별건 수사는 꼭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내가 옛날에 법을 어긴 사람이 아닌데 아무런 혐의도 없이 압수수색 영장이 많이 발부돼 내 정보를 많이 가져갔다’고 말한 뒤 별건 수사를 화두로 꺼냈다”며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과 판박이로 가니까 별건 수사 얘기를 꺼내며 입장을 분명히 한 것처럼 들렸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 장관과 가족의 의혹을 외면하면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와 별건 수사를 금지하는 검찰개혁 이슈만을 부각시키는 태도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왜 그렇게 무리해서 속이 보이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의 대응은 수사 외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압박 속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달 말쯤 시작

    트럼프 압박 속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달 말쯤 시작

    내년 이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을 정하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조만간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동맹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외교부는 제11차 SMA 협상을 이르면 이달 말 시작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미국이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도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동맹국이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일 선거 유세에서도 동맹국이 미국을 이용한다며 자신은 세계의 대통령이 아닌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이뤄질 한미정상회담에서 직접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주한미군 운용 비용으로 연간 50억 달러가량 소요된다며 한국이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의 분담금만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으로 작년(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하는 제10차 SMA 문서에 서명했다. 정부는 11차 협상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간부 출신 등 비 외교부 인사를 검토 중이다. 계산에 밝은 기재부 출신 인사를 협상 대표로 임명해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면밀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이해영의 쿠이 보노] 에하라와 에키타이

    도쿄생 에하라 고이치(江原綱一ㆍ1896~1969)와 평양생 에키타이 안(한국명 안익태ㆍ1906~1965). 두 사람의 관계는 어쩌면 근대 이후 한일 관계사의 가장 괴이하고, 희비극적인 한 대목일지 모른다. 꽤 오랫동안 에키타이의 행적을 추적해 온 나는 최근 3건의 원본 문서들과 한 건의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이 문서는 미 CIA 문서고에서 기밀 해제된 것들이다. 문서 중 하나는 전쟁 중인 1944년 4월 18일자 ‘터키에서의 일본 첩보·선전활동’에 관한 보고서이고, 다른 하나는 1945년 1월 30일자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일본 첩보활동’에 대한 보고서다. 전자는 미 전략첩보국(OSS) 이스탄불지부가, 후자는 영국 정보원이 생산한 것이다. 세 번째 문서는 종전 이후인 1949년 11월 18일자 미 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이 미 합참 정보국장에게 보낸 ‘전시 독일의 외교·군사 정보활동’이라는 보고서다. 그리 보면 마지막 보고서가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인 셈이다. 전시 일본의 재유럽 첩보활동의 본부는 베를린에 있었다. 2차 대전 직후 일본은 처음에는 ‘간첩활동의 수도’라 불리던 포르투갈 리스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태평양전쟁이 확전되면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위협하게 되자 마찬가지 중립국인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한다. 하지만 터키마저 연합국으로 기울자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미·영 첩보전의 기지로 활용했다. 일본 첩보활동의 동선을 미국은 매우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나라의 첩보 라인이 이렇게 ‘탈탈 털리는’ 경우는 드물다. 오직 패전이라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에하라의 회고에 따르면 에키타이안은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까지 자신의 베를린 사저에 기거했다고 했다. 안익태가 나치 독일의 제국음악원 회원증에 기재한 주소지가 바로 이 사저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에하라 고이치는 누구인가? 나와는 다른 시기에 또 다른 이유로 에하라 고이치를 추적한 학자가 있다. 북텍사스대학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음악학 교수 팀 잭슨이다. 잭슨 교수는 에하라가 하얼빈 소재 731부대의 20세기 최악의 전쟁범죄와 연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1938년 에하라가 독일로 건너간 뒤 731부대의 생체실험 정보를 독일과 공유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아우슈비츠 등에서의 생체실험과 731부대의 그것은 에하라를 고리로 해서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말이다. 잭슨 교수와 서로 자료를 공유해 온 내 쪽에서도 확인해 본 결과 에하라는 1935~1937년 하얼빈의 총무처장으로 있다가 1937년 7월 1일자로 하얼빈 부시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뒤 베를린 주재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파견됐다. 731부대가 일왕 히로히토의 칙령에 의해 본격적으로 하얼빈으로 확장 이전된 때가 1936년이다. 만주국의 직제는 이른바 일만정위(日滿定位) 원칙 곧 일계(日係)와 만계의 직위가 정해져 있었다. 일본의 괴뢰국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성장, 시장이나 공사 등은 만계에 할당하고 그 아래에 일계를 배치했는데 실세는 당연히 일계였다. 중앙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총무청(처)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해서 인사ㆍ재정, 특히 모든 기밀업무를 총무(청)처장이 관장했고, 그 배후에는 관동군이 있었다. 그렇게 보면 에하라가 하얼빈 시절 직간접적으로 731부대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아주 농후하다. 위에서 말한 1949년 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는 “재독 일본 첩보망의 총책”이었다. 이 진술은 페터 바이라우흐 나치 독일의 SS 해외첩보부(SD) 소련·일본국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독일과 소련은 군사동맹이었지만, 1943년 8월 이후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상호 첩보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에하라는 1945년 1월의 영국 첩보부 보고서에도 등장한다. 당시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핀란드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1949년 보고서만큼 정확한 정보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국 첩보원은 그가 일본과 러시아 간 협상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OSS 이스탄불지부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베를린에서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약 300명의 정보망을 운용하고 있었다. 에하라 고이치는 외교관이라는 합법적 신분으로 위장한 ‘화이트’였다. 그의 집에 주소지를 둔 에키타이 안은 추축국과 나치 점령국을 돌면서 나치와 일제의 전쟁 수행을 음악으로 응원했다. 에키타이 안이 안익태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7회] 김앤장의 ‘프로젝트···유명환 “강제징용 판결 영원히 안 할 수도 있다고 들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7회] 김앤장의 ‘프로젝트···유명환 “강제징용 판결 영원히 안 할 수도 있다고 들어”

    2014년 가을부터 ‘김앤장 프로젝트’ 본격 가동외교부 의견서 대법원 제출→대법원 판결 번복 목표유명환 “영구히 판결 안 하는 사법자제원칙 있다 들어”김앤장 변호사 “임종헌이 의견서 제목 등 수정 요청”김앤장 법률사무소에게 그것은 ‘프로젝트’였다. 1·2심에서 잇따라 원고(피해자) 패소로 결론 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소송이 상고심에서 갑자기 일본 전범기업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이 뒤바뀐 뒤 ‘새로운 차원의 접근(김앤장 문건 속 표현)’이 필요했다. 피고 측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에서는 기존 강제징용 사건 소송팀에 전관 출신들을 더한 대응팀이 꾸려졌다. 엄격한 보안이 요구된 프로젝트 팀이었다. 외교부를 움직여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어떻게든 대법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에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6회 재판에서는 김앤장의 프로젝트 팀에 속했던 최건호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한상호 변호사와 유 전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는 원래 소송 대응팀에 포함돼 있었고 2012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뒤 최 변호사와 조귀장 변호사가 추가로 투입됐다. 지난달 8일 법정에 나왔던 한 변호사가 팀을 총괄했다. 특히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이 팀에서 강제징용 사건의 판결을 영원히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는 증언도 처음 나왔다. ●유명환 “사법자제 원칙에 따라…영구히 판결 안 하는 방안 있다고 들어”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온 유 전 장관은 “(대법원이) 아예 판결을 계속, 영구히 하지 않는 방안, 사법 자제 원칙에 의해서 미국 같이 (재판) 관할권은 있지만 판결을 안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들었다”고 밝혔다. 대응팀에 함께 있던 한 변호사에게 들었다는 것이다. 사법 자제의 원칙은 법원이 외교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판단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이론으로,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 된 뒤 지난해 대법원의 배상책임 인정 판결을 비판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논리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강제징용 사건의 관계자들이 이 같은 방안을 거론했다고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일본대사를 지내기도 했던 유 전 장관은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뒤 김앤장 고문을 맡았다. “한국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안보, 정세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탐문’이라고도 여러 차례 말했다. 특히 주로 일본과 관련된 문제에서 유 전 장관이 일종의 ‘고공’ 탐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현명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한일현인회의’도 유 전 장관이 이끌었다. 그는 2013년 1월 전 주한 일본대사인 무토 마사토시를 만났다. 무토 전 대사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고문으로 취임한 직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다. 유 전 장관은 “6년 전이라 잘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김앤장 고문과 미쓰비시 고문의 만남에서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지적이다. 유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일제 강제징용 사건에 관여한 것은 2014년 가을부터라고 한다. 김앤장에서도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는 외교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이를 계기로 강제징용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 판결을 재검토하거나 미루려는 것. 이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다만 유 전 장관은 “그런 목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판결은 대법원이 하는 거고 외교부 입장을 피력하는 건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2014년 가을부터 ‘김앤장 프로젝트’ 본격 가동…외교부 의견서 제출→판결 번복 목표 증인신문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이 인정한 내용을 종합하면 유 전 장관은 2014년 12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윤 전 장관으로부터 김인철 국제법률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말을 듣고 김 국장을 따로 만났다. 김 국장과는 외교부에서 대법원에 제출할 의견서의 구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그 즈음 한 변호사가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사건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도 들었다.2015년 2월 현 전 대사와 함께 윤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장관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은 대법원 요청이 있어야 하고, (재상고심) 판결 선고는 한일 청구권 협정 50주년 이후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후 외교부 측과 거듭 접촉하며 의견서 제출에 대해 논의했다. 유 전 장관은 2015년 11월 24일 김앤장과 일본 기업과의 회의에서 “행정부가 사법부에 영향을 주려는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회의 자료에 기록돼 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회의 내용이 담긴 메모에 대해 “클라이언트와 변호사 간의 얘기를 기록한 것을 구체적으로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찰이 묻자 “그런 인식은 늘 갖고 있었다”면서 “왜냐하면 사법부의 독립은 존중이 돼야 하는 것이고 그 결정에 대해 따라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 전 장관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적 사안, 국제 협정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의 제도를 보면 (법원에 외교부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한 거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외교부가 대법원에 문서를 제출하려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판결을 번복하거나 아니면 계속 미루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유 전 장관에 앞서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최 변호사는 김앤장의 ‘프로젝트’ 과정에서 임종헌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후 법원행정처 차장)이 김앤장에서 작성한 요청서를 직접 수정 요청하면서까지 관여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프로젝트’에 대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목적이 외교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해 설득하는 활동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최 변호사는 2014년 11월쯤 한 변호사로부터 ‘외교부가 2012년 대법원 판결에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고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싶어하니 방안을 강구해 보자’는 말을 듣고부터 김앤장이 대법원에 외교부 의견을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앤장 변호사 “요청서 초안, 임종헌이 제목 등 수정 요청” 프로젝트는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2015년 1월 현 대사와 유 전 장관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2012년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과 재상고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 다음달 최 변호사는 한 변호사로부터 “외교부가 2012년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공감대가 있고 의견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것을 알지만 대법원의 요청이 있어야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외교부 동향과 함께 그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곽병훈 법무비서관에게 강제징용 사건을 잘 지켜보라고 지시했다는 청와대 동향을 전달받았다. 2015년 5월 임종헌 기조실장과 김인철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외교부 측에선 “대법원의 정식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입장이 엇갈렸다는 점도 한 변호사를 통해 들었다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외교부가 움직이지 않자 임 전 차장은 한 변호사에게 김앤장이 외교부와 법무부의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최 변호사에게 의견서를 내달라는 요청서의 초안을 작성하라 지시했다. 최 변호사가 작성한 초안에 정부 기관 등 참고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 민사소송규칙의 내용이 언급되지 않자 임 전 차장은 “요청서에 민사소송규칙을 언급하고 제목을 수정해 달라”며 ‘첨삭’ 요청을 하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한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수정 요청을 받아 지적된 내용들을 한 번에 수정해 다시 한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5년 5월 프로젝트 회의 당시 한 변호사로부터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장에게 (의견서 요청서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보이고 전원합의체 설득을 위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하다”고 들은 적 있냐는 검찰의 물음에 최 변호사는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이후 2015년 10월쯤 한 변호사는 “임 실장에게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니 대법원에 시동을 걸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했고 임 실장이 ‘외교부에서 준비가 되었다. 외교부 차관하고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회의에서 언급했다. 그리고 다음달 한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서 초안을 받았다는 점을 알려줬다고 팀원들에게 알렸다. 한 변호사는 지난달 8일 증인으로 나와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 시절일 때부터 대법원장 재직 시절에도 여러 차례 사무실과 외부에서 만났다고 했고 특히 그 과정에서 2012년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정작 대법원은 2016년 6월 16일 윤리감사관실 명의로 ‘재판의 공정성 훼손 우려에 대한 대책’ 보도자료를 내고 연고관계에 따른 변호사 선임을 차단하고 ‘법정 외 변론’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도록 규정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은 석달 뒤 직접 이 같은 방침을 규정으로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김앤장의 프로젝트 활동이 재판부의 공정서을 훼손한다는 논의가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최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모르는 입장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공무상 방북자 ‘무비자 방미’ 된다지만… 그래도 헷갈리는 공무원

    공무상 방북자 ‘무비자 방미’ 된다지만… 그래도 헷갈리는 공무원

    전자여행허가제 통한 무비자 입국 제한 통일부 방북확인서 인정 여부 확인 안 돼 방북했던 文대통령 퇴직 후 무비자 가능 국회의원도 공무원 간주… ‘무비자’ 허용 지자체장·지방의원 적용은 회신 못 받아미국 정부는 2011년 3월 1일 이후 북한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여행객은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예고 없이 시행된 제도에 국민들도 적잖이 당황했지만, 방북 경험자 비율이 높은 공무원들도 혼란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특히 미국 국토안보부가 홈페이지에 ‘군대에서 군사적 업무를 행하거나 공무원으로서 공식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방북했을 경우 이를 증명할 서류를 제시하는 조건으로 무비자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문구에 대해 해석 논란이 불거졌다. 예외 대상 공무원의 범위나 예외 적용 절차 등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평양에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전자여행허가제(ESTA·무비자)로 미국을 가지 못한다는 소문이 관가에 퍼졌고,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경우도 무비자 미국행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퇴직 후 무비자 미국행이 가능하다. 공무원 신분으로 공무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경우는 퇴직 뒤에도 무비자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에 공무원 신분으로서 공무 목적으로 방북했다면 미국을 방문하는 시점에 공무원이냐 아니냐와는 무관하게 무비자 미국행이 가능한 것으로 미국 측에서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북 경험이 있는 선출직도 무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을까. 외교부가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 문의한 결과 국회의원은 가능하다. 하지만 방북 이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경우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그냥 미국 비자를 받는 게 안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무원이 공무수행을 위해 방북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의 종류에 대해 미국과 양해된 것이 없어서다. 우선 통일부는 방북 이력이 있는 국민들을 위해 ‘방북 승인 확인서’를 온라인으로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 측의 확답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북 경험이 있는 공무원이 ESTA 홈페이지에 방북 시기와 목적을 적어 무비자 신청을 하고 미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더라도, 실제 입국 심사장에서 방북 이력을 문제 삼아 입국을 거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같이 미국 VWP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리비아를 공무로 방문했었는데 이후 미국 무비자 방문을 문의했다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결국 비자를 발급받았다”며 “애매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비자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특히 북한은 방문·체류 시 미국 VWP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7개국(이란, 이라크,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과 상황이 다르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이 관용 여권을 이용해 시리아 등을 방문하면 출입국 도장이 찍히기 때문에 공무 목적의 방문이었다는 점이 증명된다”며 “하지만 북한은 남북 관계의 특성상 여권 없이 가기 때문에 방북확인서 외에는 공무상 방문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북 교류 사업을 맡고 있는 공무원들은 외려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더 걱정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 가는 게 업무이기 때문에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이나 정부행사 차원에서 방북한 국민들이나 앞으로 방북할 국민들에게 어떻게 불편해진 상황을 설명해야 하나 고민이 있다”고 했다. 남북 관계의 개선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장기적으로 북한 관광이 확대될 경우 이번 미국의 조치가 관광 수요를 축소할 수도 있다. 실제 북한 측도 관광객 감소를 우려해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대응에 나섰다. 북한전문여행사인 고려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을 방문했거나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미국에 못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간 한국민은 관광·비즈니스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미국을 방문할 경우 입국 72시간 전 ESTA 인터넷 사이트에 신청해 입국 전에 승인을 받으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방북 이력이 있는 국민들은 사전에 서류를 제출하고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영어 인터뷰를 받고 비자를 취득해야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방북 경험이 테러 등과 무관함을 증명하기 위해 통일부에서 방북 승인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지난 19일부터 통일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발급이 가능하다. 다만 방북 승인 확인서는 비자 발급의 필수 서류는 아니다. 이 외 방북 경험자가 괌과 사이판을 방문할 때는 미국령임에도 무비자로 45일간 체류가 가능하다. 한국이 별도로 미국 정부의 ‘괌·북마리아나 제도 전용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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