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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호르무즈 방치하고 종전할 수도

    트럼프, 호르무즈 방치하고 종전할 수도

    이란이 이른바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를 현실화하며 중동 전쟁의 막판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같은 호르무즈 상황을 방치하고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해상 물류망 마비에 따른 피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란 관영 프레스TV는 30일(현지시간)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담은 새로운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통행료를 제도화하고 미국·이스라엘 선박은 통행을 금지해 호르무즈에 대한 이란의 주권·통제권·감독권을 법적으로 명문화하겠다는 의도다. 통행료는 이란 화폐인 리알화로 징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일부 선박에는 비공식적으로 통행료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위안화로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상 교통로 자유 항행 원칙이라는 국제법을 위반한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란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을 새로운 국가 수익 모델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미국에 건넨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이같은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를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의 속내는 전혀 다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이 끝내 개방하지 않더라도 군사 작전을 종결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외교적 압박을 통해 이란이 해협 개방을 재개하도록 유도하겠지만, 이같은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면 유럽 등 동맹국과 걸프국가들에게 해협 개방을 주도하도록 떠넘길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을 콕 집어 언급하며 ‘이해당사자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호르무즈에 발목 잡혀 당초 제시한 4~6주의 전쟁 기한을 넘기는 상황을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도 크지 않다. 하지만 이란을 선제공격하며 전세계에 에너지 위기를 촉발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놔두고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한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은 중동전쟁으로 소요된 막대한 비용을 아랍 국가들에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野 집안싸움에 돌아선 TK 민심… ‘무당층 42%’가 선거 변수되나

    野 집안싸움에 돌아선 TK 민심… ‘무당층 42%’가 선거 변수되나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의 ‘신(新) 접전지’로 떠오른 대구시장 선거는 최근 2배 가까이로 늘어난 무당층 표심의 향배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이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에 실망해 지지를 거둬들인 층으로, 이들 표심이 남은 기간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이다. 한국갤럽의 3월 4주차(이하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구·경북(TK) 지역 정당 지지율은 동률(27%)을 기록한 가운데, 무당층은 42%로 조사됐다. 이 지역 무당층은 1월 5주차 조사에서는 24%였다. 민주당 지지율이 비슷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47%였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줄어든 만큼 무당층이 늘어난 셈이다. 국민의힘과 무당층 비율이 역전되기 시작한 2월 4주차는 절윤(윤석열과의 절연)을 두고 국민의힘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다.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제일 대구 사람들의 염장을 지른 건 집안싸움”이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파동도 무당층 규모를 키웠다. 다만 국민의힘을 이탈한 지지세가 아직 민주당으로 옮겨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소폭 상승 흐름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보수층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만 TK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을 찍어본 경험’이 거의 없다”며 “양쪽 다 못 뽑겠다며 투표장에 가지 않는 유권자가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정당 지지율과 별개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높은 지지세를 보이는 것은 변수다. TBC·리얼미터의 지난 28~29일 대구시장 적합도 다자대결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 포인트)에서 김 전 총리 지지율은 49.5%로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 것을 합친 36.1%보다 13.4%포인트 높았다.
  •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1995년 장쩌민 첫 방한 앞두고… 北 “대만과 수교 검토” 반발했다

    中 내부도 “APEC 뒤 방한” 요청장 주석 “한국 발전경험 정리하라”삼풍 사고 직후 YS “공업화 과정”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1995년 중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이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외교부는 31일 비밀 해제 시한 30년이 지난 1995년 외교문서 총 2621권, 약 37만쪽 분량을 일반에 공개했다. 정부는 탈냉전 이후 외교 다변화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신외교’를 추진하고 있었다. 장 주석의 시장경제 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1995년 11월 13일~17일 중국 정상의 첫 방한이 성사됐다. 북한은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1995년 5월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대표단은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문제연구소와 회의를 했다. 북측은 “11월 장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대만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대만과의 외교관계 수립까지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의 우려도 있었다. 한국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8~19일) 이전 장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중국 내에선 북한의 자극을 우려해 APEC 회의 이후 방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경제에 대해 장 주석이 큰 관심을 보인 정황들도 파악됐다. 당시 중국 측은 장 주석의 엔지니어 경력을 거론하며 한국의 주요 산업시설 시찰과 경제인 면담을 먼저 요청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장 주석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안에서 외교 당국에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정리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도 거론됐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일본 총리는 1995년 10월 국회에서 “한국합방 조약은 당시의 국제관계 등 역사적 사정 속에서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돼 실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토 다카미 총무처 장관도 같은 달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당시 한중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제 관리 차원으로 제3국 관련 질문을 삼가기로 조율했었다. 하지만 한국 측 기자가 일본 관련 질문을 했고 여기에 장 주석이 “역사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는 ‘극언’까지 했다.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은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한국 언론의 특성’을 거론하며 달래기에 진땀을 뺐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혼란스러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장 주석은 북중 고위급 교류가 제한적이고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 높아 정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면서도, 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총 144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관련해 방한한 막심 칼롯 코르만 바누아투 총리가 위로를 전하자 김 대통령이 “공업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가 지나치게 보장돼 있고 민주주의가 발달돼 있어 언론들이 너무 많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서울 서초구 외교사료관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트럼프 “호르무즈 재개방 없이 종전” 폭탄 발언…구체적 시기는? [핫이슈]

    트럼프 “호르무즈 재개방 없이 종전” 폭탄 발언…구체적 시기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없이도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끝낼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책임을 동맹에 떠넘긴 채 전쟁에서 발을 빼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현지시간) 미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된 목적인 이란의 해군과 미사일 전력 약화를 달성한 뒤 군사작전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자유로운 교역 재개는 외교적으로 압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적 압박이 실패한다면 미국은 유럽과 걸프 지역의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노력을 주도하라고 압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SNS에 “이란과 합의가 안 되면 이란의 발전소·담수화 시설 등에 대한 초토화 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한 뒤 개전 4~6주 후 군사작전을 끝낸다는 일정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전 6주째가 되는 다음 주 극적인 휴전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이 파병 지상군을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가한 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무관하게 자의적인 승리 선언을 하고 전쟁을 끝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무책임한 트럼프 대통령, 미국도 경제적 피해 올 것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 일방적으로 승리 선언을 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잰 멀로니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이란 전문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을 해협을 다시 개방하지 않고 끝내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은 선천적으로 글로벌하다”면서 “해협 폐쇄가 계속되면 훨씬 더 심각해질 경제적 피해로부터 미국을 격리할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도 호르무즈 해협 장기 폐쇄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으로 인해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동맹국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 미국의 의존성이 낮다고 강조하며 “호르무즈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영국과 독일 등 동맹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을 파견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특정 날까지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민간 에너지 시설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일관되지 않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 82공수사단·네이비실 등 수천 명 중동 도착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메시지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는 가운데 미 지상군은 잇따라 중동 지역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육군 정예 82공수사단 소속 수천 명이 중동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제82공수사단 여단전투단은 육군의 긴급 대응 부대로, 24시간 이내에 전 세계 어디로든 전개될 수 있다. 이들은 적국이나 분쟁 중인 지역에 낙하산으로 투하돼 비행장과 지상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한 소식통은 이란 영토 내로 지상군을 투입할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파병이 향후 지역 내 잠재적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CBS 뉴스 역시 30일 “미군 특수부대 수백 명이 중동에 도착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병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중동에 도착한 특수부대에는 육군 레인저와 해군 네이비실이 포함됐다.
  • [열린세상] 호르무즈 호위 작전의 난제

    [열린세상] 호르무즈 호위 작전의 난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우리를 포함한 서방 7개국에 선박 호위 작전 목적으로 해군 함정 파견을 요청함으로써 여러 정부를 놀라게 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이 요청을 거절했고 일본은 종전 후 기뢰 제거 작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락가락 말을 바꾸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협 봉쇄를 풀기 원하며 이에 한국이 기여해 주기를 바라면서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다. 우리는 이 해협 봉쇄로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 중 하나이다. 또한 해양 수송로의 자유 통항 보장을 원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 요청 방식이 거칠고 불투명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이기에 거절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불가피성이 존재하더라도 우리의 군함을 파견하는 것은 참전에 준하는 사안이므로 깊은 전략적 고려를 한 다음에 결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호위함 파견이라지만 이는 전쟁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에 미국을 도와 참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베트남 전쟁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미국의 전쟁에 참전국이 된다는 결심을 먼저 해야 한다. 이는 이란을 우리의 적대국으로 간주한다는 말이며 이란과 교전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호위 함정만 파견하더라도 이란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란은 여태까지 우리의 선린국이었으며 미국 제재 이전에는 우리와 교역도 많이 한 나라였다. 두 번째, 미국을 도와 참전하더라도 미국의 전쟁 목표와 출구 전략을 명확히 파악한 다음에 참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 말이 서로 다르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계속 바뀌고 있어 미국의 전쟁 목표는 종잡을 수가 없다. 이란 공격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으니 곧 종전할 것이라고 하다가 지상군 투입을 말하고 있다. 미국 측의 진정한 의도를 모르고 참전한다면 우리는 출구 없는 미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세 번째, 단순한 호위 작전이라 하지만 미 해군도 아직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이나 기뢰, 수중 드론을 피해 가면서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호르무즈 해협의 전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함정을 파견한다면 함정의 무장 수준이나 교전 수칙을 정하지도 못한 채 애매하게 파견할 수밖에 없다. 군함 파견을 하려면 이란군으로부터 어떤 수준의 피해를 입을 때 어느 수준으로 대응하라는 명백한 교전 수칙이 있어야 현지 함장이 부대를 지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원칙도 없이 군함을 파견한다면 어불성설인데, 지금 이것을 제대로 작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네 번째, ‘무력은 모든 외교적 방법을 다 소진한 연후 사용해야 한다’는 게 국제정치의 불문율이다. 미국 말만 듣고 파병하지 말고 이란과 외교적 담판을 해 봐야 한다. 이란은 적국 함정이 아닌 경우 통항을 허용한다고 했으며 중국과 인도 선박들은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를 인정받게 되면 호위 작전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우리는 글로벌 강국 지향을 외교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런 강국은 전략적 판단에 입각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동맹인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중요한 나라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는 포괄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우크라이나전에 우리가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했다면 종전 후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이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란과의 미래 관계를 생각해야 하고 유럽 등 다른 서방국들이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사유도 감안해야 한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단답형 답변을 내밀면 안 된다. 미국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어느 정도 필요한 준비는 하면서 국내 여론과 전쟁 동향, 타국 움직임 등을 고려해 맞춤형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기고] 한불 140년 잇는 타케의 제주 벚나무

    [기고] 한불 140년 잇는 타케의 제주 벚나무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0여년 전 식물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 한 프랑스인을 떠올리게 된다. 프랑스 출신 선교사 에밀 타케(1873∼1952), 한국 이름 엄택기 신부다. 타케 신부는 1898년 조선에 도착해 55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부산, 진주, 대구, 목포 등지에서 선교와 교육 활동에 헌신했다. 그가 식물 분야에 큰 족적을 남긴 시기는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 서귀포 홍로본당에서 사목하던 시절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포리 신부의 영향을 받아 시작한 식물 채집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서귀포 중문과 산방산 일대까지 폭넓게 이뤄졌다. 그가 채집한 우리나라 식물 표본은 약 1600종, 1만 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좀갈매나무, 한라부추 등 특산식물을 비롯해 여러 한반도 식물의 학명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것만도 58종에 이른다. 타케 신부가 수집한 표본들은 유럽과 북미의 연구기관으로 보내져 제주의 식물을 세계 학계에 알렸고, 한반도 식물 연구의 중요한 기록으로 남게 됐다. 오늘날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알려진 구상나무도 그의 채집에서 학문적 연구가 시작됐다. 타케 신부가 1909년 한라산 해발 약 1400m 지점에서 채집한 표본은 1920년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수목원의 식물학자 윌슨이 구상나무 신종을 발표할 때 포함됐다. 지금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한라산 정상부에서 빠르게 고사하고 있다. 타케 신부가 과거에 표본을 채집했던 지역은 100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가 남긴 기록은 오늘날 구상나무 복원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식물은 제주왕벚나무다. 타케 신부는 1908년 제주 서귀포 해발 약 600m 지점에서 채집한 벚나무 표본을 독일 식물학자 쾨네에게 보냈고, 쾨네는 이를 왕벚나무의 새로운 변종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제주왕벚나무는 왕벚나무와 달리 자연 상태에서 교잡으로 형성된 우리 자생식물로, 한반도 식물의 진화와 생물지리적 역사를 보여 주는 중요한 식물이다. 타케 신부는 식물학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삶에도 흔적을 남겼다. 1911년 포리 신부로부터 받은 온주밀감 14그루를 제주에 시험 재배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제주 감귤 산업의 시작이 됐다. 선교 활동 속에서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그의 관심이 결국 지역의 먹거리와 산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55년을 한국에서 보낸 그는 1952년 1월, 78세를 일기로 대구에서 선종했다. 평생을 이름 없이 산을 오르고, 표본을 정리하고, 씨앗을 심었던 한 사람의 조용한 마지막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남긴 것들은 지금도 제주의 땅과 숲속에 그리고 전 세계 연구기관에 표본으로 남아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는 벚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국립수목원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올해 식목일을 기념해 제주에서 분양받은 제주왕벚나무 35그루를 전시원에 식재할 예정이다. 이는 100여년 전 한 식물의 발견을 기념하는 일이자 자연과 식물을 통해 이어진 한국과 프랑스의 인연을 되새기는 작은 상징이 될 것이다. 벚꽃이 피어나는 그 공간이 식물이 이어 준 한국과 프랑스의 140년 인연을 기억하며, 자연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외교 상징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임영석 산림청 국립수목원장
  • 北, 이란전 보며 ‘드론 잡는 전차’ 꺼냈다…김정은 무엇 노리나 [밀리터리+]

    北, 이란전 보며 ‘드론 잡는 전차’ 꺼냈다…김정은 무엇 노리나 [밀리터리+]

    북한이 29일 신형 주력전차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방과학원 장갑무기연구소가 진행한 전차 성능 평가를 직접 참관했다. 북한은 이 전차가 대전차미사일과 자폭 드론 같은 위협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추정되는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도 함께 공개했다. 북한이 전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한꺼번에 꺼내 들며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번에 내세운 것은 전차 한 대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꿔놓은 전장 환경에 자신들도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성격이 짙다. 공개 영상에는 로켓추진유탄(RPG) 계열 로켓과 코넷급 대전차미사일, 재블린형 상부공격 무기, 소형·자폭 드론으로 보이는 표적이 잇따라 등장한다. 전차도 이제 장갑만으로 버티는 무기가 아니라 날아드는 미사일과 드론까지 직접 막아내야 살아남는다는 메시지를 북한이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미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타격 능력을 키우는 장면과 지상전 생존 확률을 높이는 장면을 같은 날 함께 내놨다. 미국의 시선과 군사 자산이 중동에 쏠린 국면에서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는 경고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김 위원장이 이날 진짜 보여주려 한 것은 신형 전차의 외형보다 핵과 재래식 전력이 함께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가까워 보인다. ◆ 우크라 전장이 바꾼 전차의 운명 능동방호체계는 센서가 날아오는 위협체를 포착한 뒤 요격 수단으로 공중에서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 체계가 실전 수준에 가까워졌다면 북한 전차는 기존의 수동 방어 중심 단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특히 최근 전장에서는 전차 정면보다 포탑 상부와 차량 윗면이 더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값싼 FPV 드론과 상부공격 미사일이 전차를 손쉽게 무력화하는 장면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반복해서 나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 시험에서 상부공격 미사일과 드론 대응 장면을 집중적으로 내보낸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신들은 공개된 차량을 천마-2 또는 M2020 계열로 추정한다. 포탑 형상과 장비 배치도 과거 북한 전차와 확연히 다르다. 북한은 낡은 기갑전력 이미지를 벗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각인하려 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세계 어느 전차도 견줄 수 없다”고 치켜세운 대목도 기술 설명이라기보다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다만 과대평가도 금물이다. 공개 장면은 통제된 시험 환경일 가능성이 크다. 생산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센서 성능과 요격탄 재장전 능력도 알 수 없다. 다수의 드론과 미사일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포화 상황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분명한 것은 북한이 실전 완성형 전차를 증명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런 인상을 만들기 위한 연출에 성공하려 했다는 점이다. ◆ 미사일과 전차를 한날 묶은 북한의 계산 더 의미심장한 장면은 따로 있다. 북한은 이날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도 함께 공개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새 엔진의 최대 추력은 2500킬로뉴턴으로 지난해 공개한 고체 엔진보다 약 27% 높아졌다. 북한이 이미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과시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출력 증강은 단순한 사거리 확대보다 다탄두 ICBM 개발 기반을 다지는 쪽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 많다. 엔진을 더 가볍고 더 강하게 만드는 이유도 결국 더 무거운 탑재체를 싣기 위한 방향으로 읽힌다. 이 대목에서 신형 전차 공개의 의미도 또렷해진다. 북한은 핵 투발 수단만 키우는 나라가 아니라 지상전 생존 확률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나라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 미국의 전략 자산과 외교적 시선이 중동에 쏠린 시점에 이런 장면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도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이란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자신들이 이란처럼 일방적으로 얻어맞을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 위원장이 29일 꺼낸 메시지는 두 갈래다. 하나는 더 멀리 때릴 수 있다는 경고다. 다른 하나는 쉽게 뚫리지 않겠다는 경고다. 신형 엔진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전략적 신호라면 신형 전차의 능동방호체계는 현대전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재래식 신호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과 전차를 따로 보여준 것이 아니다. 핵과 재래식 전력을 한 묶음으로 내놓으며 자신들의 전쟁 억제력이 동시에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북한이 진짜 노리는 것도 여기에 가까워 보인다. 미국을 향해 함부로 계산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일이다.
  • 트럼프 “오늘 이란에서 큰일”…테헤란 타격에 IRGC 지휘관 사망 보도까지 [핫이슈]

    트럼프 “오늘 이란에서 큰일”…테헤란 타격에 IRGC 지휘관 사망 보도까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오늘 이란에서 큰 일(Big day in Iran)”이라고 적으며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어 “오랫동안 노려온 많은 표적을 우리 군이 제거하고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어떤 표적을 뜻하는지, 실제 어떤 작전이 벌어졌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짧았지만 표현은 강했다. 그는 미군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치명적인 군대”라고 치켜세웠고 “오랫동안 노려온 표적들”이 파괴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 글은 추가 공격 예고라기보다 이미 이뤄진 타격 성과를 과시한 메시지에 더 가깝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표적과 작전을 뜻하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 “큰일”이라더니…무슨 표적 때렸는진 안 밝혔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글을 곧바로 전했지만 구체적 작전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작전의 실체를 뒷받침할 세부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같은 시점 이스라엘군도 테헤란 타격 사실을 공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스라엘군이 테헤란에서 이란 정권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여기서도 구체적인 목표물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오랫동안 노려온 표적들”은 최고지도부 재타격이라기보다 정권·군사 시설 전반을 가리킨 표현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여기에 앞서 일부 아랍권과 지역 매체에서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하산 하산자데흐의 사망 보도도 나왔다. 다만 이 보도는 트럼프 게시물보다 앞선 시점부터 돌았고, 같은 작전이나 같은 타격을 가리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협상 말하면서도 강공 신호…또 엇갈린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정반대 메시지도 함께 내놨다. 그는 에어포스원 약식회견에서 이란과 협상을 “극도로 잘하고 있다”고 밝혔고 조기 합의 가능성도 거론했다. 또 현 이란 협상 상대를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이미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들을 전하며 파키스탄이 미·이란 대화를 중재하려는 흐름도 함께 보도했다. 반면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는 신호도 이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 석유 확보 의사를 드러내며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WSJ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군사적으로 확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론을 꺼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 옵션을 계속 흔들고 있는 셈이다. 가디언도 이런 흐름을 두고 이란이 미국의 협상 제의를 그대로 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협상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지상 공격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역시 협상 움직임과 별개로 중동 병력 증강과 추가 군사 옵션 관측이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외교가와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게시물을 단순한 수사로만 보지 않게 됐다. 다만 현재까지 백악관과 미군은 이 글이 가리킨 작전의 실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게시물의 핵심은 내용보다 시점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론을 꺼낸 직후 다시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메시지를 던졌다. 외신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실제 전황 변화를 알리는 신호인지,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압박 카드인지는 아직 누구도 단정하지 못한다.
  • 트럼프 입 열기 직전 ‘7560억 베팅’…“누가 미리 알았나” 美 발칵 [핫이슈]

    트럼프 입 열기 직전 ‘7560억 베팅’…“누가 미리 알았나” 美 발칵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대 정책 발표 직전마다 거액 베팅이 반복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란 공격 유예 발표 직전 수천억원대 원유 선물 거래가 한꺼번에 쏟아진 정황이 드러나자 “시장 조작 아니냐”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들어 주요 정책 변화 직전 결과를 미리 안 듯한 거래 정황이 최소 4차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이란 관련 발표와 베네수엘라 사안, 지난해 관세 유예 발표 등이 포함됐다. 로이터는 전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집행 책임자와 법학자들 의견을 인용해 시장 공정성을 지키려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지난 23일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유예 발표 직전의 원유 거래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5일 미루겠다고 밝히기 직전 1분 동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5100계약이 거래됐다. 로이터는 이를 5억 달러, 약 756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발표가 나오자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달러에서 99달러로 떨어졌고 WTI도 99달러에서 86달러로 급락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도 이 거래를 별도로 조명했다. 매체는 당시 1분 사이 약 5억 8000만 달러, 약 8770억원어치 원유 선물이 움직였고 발표는 불과 15분 뒤 나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등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누군가 미리 알고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졌다. 악시오스는 더 직설적으로 썼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한 결정 때마다 “수상한 거래의 전염병 같은 패턴”이 나타났다고 표현했다. 전쟁과 외교, 관세 같은 대형 변수에 일반 투자자들이 흔들리는 사이 일부 계좌만 반복해 큰돈을 벌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 이란뿐 아니었다…관세·베네수엘라 때도 “이상 거래” 로이터가 짚은 의심 사례는 이란 한 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발표하기 직전 S&P500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콜옵션에 막판 대량 베팅이 몰렸다. 발표 뒤 증시가 9.5% 급등하면서 수백만 달러 규모 평가이익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에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가능성에 베팅한 익명 계정이 41만 달러, 약 6억 2000만원의 이익을 챙긴 사례도 거론됐다. 2월 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제거와 관련한 예측시장 베팅에서도 공격 직전 자금이 들어온 일부 계정들이 120만 달러, 약 18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로이터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거래 규모와 타이밍을 수상하게 봤다. 로이터가 인용한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거래가 단순한 ‘운 좋은 한 방’일 수는 있다고 봤다. 하지만 시점과 베팅 강도를 보면 내부정보 유출 여부를 들여다봐야 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로이터도 현재까지 해당 거래가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 연결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 백악관은 “근거 없는 주장”…그래도 의혹은 커진다 백악관은 즉각 반발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로이터에 연방 공무원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런 증거 없이 행정부 인사들이 이런 활동에 관여했다는 식의 주장은 “근거 없고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논평을 거부했고 법무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당국은 구체적인 조사 착수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문제는 시장의 불신이 이미 커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관련 발언 한마디가 유가와 증시를 동시에 흔드는 상황에서 발표 직전 반복된 거액 거래는 정치 리스크를 넘어 시장 신뢰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불법 여부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외신들이 한목소리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 北, 美 보란 듯 ‘다탄두 ICBM’ 위협… ‘이란과 다르다’ 부각

    北, 美 보란 듯 ‘다탄두 ICBM’ 위협… ‘이란과 다르다’ 부각

    중동전쟁 속 핵무기 능력 과시해북미 대화 때 협상력 높이려는 듯정부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참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해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신형 대출력 고체엔진 시험을 진행했다. 미 본토에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고중량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미국과의 협상 능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9일 “(김 위원장이)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발동기(엔진) 지상 분출 시험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갱신된 엔진의 최대 추진력은 2500kN(킬로뉴턴)이라고 밝히며 해당 시험은 “전략적 타격수단들의 부단한 갱신을 중요 목표로 제시한 새로운 5개년기간의 국방발전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매체의 보도대로라면 이번에 공개된 탄소섬유 고체엔진 최대추진력은 지난해 9월 공개된 1971kN에서 6개월만에 대폭 향상된 수준이다. 2500kN은 약 255t 물체를 띄울 수 있는 힘이다. 북한이 이미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1만 5000㎞)의 ICBM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도 엔진 출력 향상에 집중하는 것은 동시 타격이 가능한 다탄두 ICBM 개발 목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개된 신형 ICBM 화성-20형에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핵무기체계 고도화를 강조해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오는 5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최근 중동 사태를 지켜본 북한이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고 과시하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탄두화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미사일의 존재 여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다분히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의식한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28일“북한 주민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 하에 정부 관계기관 내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파키스탄·태국 “이란과 통행 합의”… ‘호르무즈 톨게이트’ 현실화하나

    파키스탄·태국 “이란과 통행 합의”… ‘호르무즈 톨게이트’ 현실화하나

    이란 ‘1척당 30억원’ 제도화 논의파키스탄 선박 20척 통과 허용美 루비오“불법 용납할 수 없어” 전 세계 원유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 일부 선박에 선별적으로 약 200만 달러(약 30억원) 상당의 통행료를 부과했는데, 이란 의회에서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미국은 “자유 통행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에 안전을 제공하는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일부 선박에서 약 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전문 정보업체 로이드리스트인텔리전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중 최소 2척이 위안화로 통행료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이란은 라라크섬과 케슘섬 사이 수로를 ‘톨게이트’처럼 운영하며 일부 선박에 거액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선박당 약 200만 달러의 ‘특별 안보 서비스’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예시하면서 이 경우 연간 1000억 달러(151조원) 이상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체계 도입 가능성에 대해 “이는 불법일 뿐만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전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앞서 이란에 전달한 15개 종전 조건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도 통행료 징수는 국제법상 위반 소지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상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는 모든 선박에 통과 통행권이 보장된다. 이란은 이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지만 국제 관습법으로 통용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당국과 협의한 ‘비적대적 국가’의 선박에 한해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태국은 자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해 이란과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엑스에 “이란 정부가 하루 2척씩 총 20척의 파키스탄 국적 선박이 통행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는 평화의 전조”라고 언급했다.
  • “국가폭력 공소시효 폐기… 나치 전범처럼 영구 책임”

    “국가폭력 공소시효 폐기… 나치 전범처럼 영구 책임”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폭력 가해자들이 받은 훈·포장도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고문 기술자’ 이근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책임자 박처원 등의 서훈이 취소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시의 한 호텔에서 4·3 희생자 유족들과 오찬을 하며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와 피해자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재입법을 통해서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2024년 12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관련 법안은 현재 민주당 의원들의 발의로 총 5건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 대통령이 재입법을 강조한 만큼 여당도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김혜경 여사와 함께 4·3 평화공원에 참배를 한 뒤 유족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참배 후 방명록에도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남겼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추념식이라 이번에 꼭 그 시기에 맞춰 참석하고자 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가폭력 가해자들에게 수여된 훈·포장도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엑스(X)에 경찰이 군사정권 시절 고문 수사와 간첩 조작에 관여하고도 포상을 받은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한 사실을 언급하며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1945년 경찰 창설 이후 경찰관들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약 7만건의 공적 내용을 이달 초부터 전수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훈장이나 포장을 취소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경찰과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에서 간첩 조작에 가담한 74점의 서훈을 취소했다. 올해 1월에는 이 대통령이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 11명의 서훈을 추가로 취소했다. 그러나 상당수 포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 25일 사망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도 생전에 16개의 상훈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취소된 것은 1986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받은 옥조근정훈장 하나뿐이다. 남영동 대공분실 책임자였던 고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 역시 서훈이 유지되고 있다. 보국훈장 2개와 근정훈장 2개 등 공개된 포상만 13개에 이른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밖에도 1960년대 서유럽 유학생과 학자들이 동베를린 방문 등을 이유로 간첩으로 몰린 ‘유럽간첩단 사건’ 등 각종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 관련 수사관들 역시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모든 범위에서 폭넓게 들여다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물 전투기의 화려한 부활…中 ‘자폭 드론’ 개조해 대만 해협 대규모 배치 [밀리터리+]

    고물 전투기의 화려한 부활…中 ‘자폭 드론’ 개조해 대만 해협 대규모 배치 [밀리터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의 공세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중국이 구형 초음속 전투기를 드론으로 개조해 대만 해협 인근 공군기지에 대규모로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달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의 룽톈(龍田)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여러 대의 J-6 전투기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 싱크탱크 미첼 항공우주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 전투기는 J-6을 개조한 드론인 J-6W로, 200대 이상이 대만과 인접한 중국의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됐다고 밝혔다. J-6은 1960년대부터 중국이 소련의 MiG-19를 면허 생산한 기체로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 전투기 전력의 핵심이었다. 이제는 고물과도 같은 기종이지만 J-6은 놀랍게도 공격용 자폭 드론으로 부활했다. 보도에 따르면 J-6W은 조종석을 비우고 대신 원격 제어 및 자동 항법 장치를 탑재해 자폭 드론으로 개조됐다. 특히 250~500㎏의 폭탄이나 유도 무기를 싣고 마하 1.4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사실상 순항 미사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이 구형기를 드론으로 개조한 노림수는 명확하다. 초기 공격에서 J-6W를 대량으로 투입해 대만의 값비싼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해군 정보 장교 출신 J. 마이클 담은 “J-6W은 대만 침공 초기 몇 시간 동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규모로 대만과 미국 동맹국의 목표물을 공격하면 사실상 방공망을 압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전략은 특히 샤헤드 드론을 앞세워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등을 공격하는 이란과도 비슷해 가성비 높은 전쟁을 추구하는 현대전의 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중국은 2027년까지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해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다른 분위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미국 정보공동체(IC)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7년에 대만을 공격할 계획이 없으며 무력 사용 없이 대만을 통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IC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하여 통일을 강제하고,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약화하려 한다면 맞서 싸우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무력 사용 없이 통일을 이루는 것을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IC는 미국의 외교 정책 및 국가 안보 이익을 위해 정보 활동을 수행하는 미 연방 정부 정보기관과 산하 조직들의 집합체로, 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지휘를 받는다.
  • [포착] 美 지상군 벌써 중동 도착했는데…부통령 “이란서 곧 철수”, 진실은?

    [포착] 美 지상군 벌써 중동 도착했는데…부통령 “이란서 곧 철수”, 진실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상황에서 미 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더 베니쇼’에 출연해 이란 전쟁은 단기적인 충돌이며 미국이 곧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군사적 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내 생각에도 우리가 군사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주장해도 무방하다”면서 “우리는 곧 그곳에서 철수할 것이고 유가도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이란이 다시 이런 일을 벌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이란 군사작전을 조금 더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지상전 준비, 해병대 병력 중동 도착”미국이 이미 군사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으며 곧 이란에서 미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현재 미군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온도 차를 보인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같은 날 X를 통해 “미 해군과 해병대가 탑승한 트리폴리(LHA-7) 함이 27일 중부사령부 작전 책임 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에 도착한 아메리카급 상륙함은 해군·해병대 약 3500명과 수송기, 전투기, 상륙 작전·전술 자산으로 구성된 트리폴리 상륙준비단(ARG)·제31 해병 기동부대(MEU)의 기함 역할을 맡는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이란 인근에 이미 배치를 명령한 해병대 5000명과 제82공수사단 소속 병력 2000명을 포함해 총 1만 7000명 규모의 지상군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8일 보도에서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 주간에 걸친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방부가 고려하고 있는 지상 작전은 전면적인 침공 수준은 아니지만,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 부대가 합동으로 수행하는 기습 작전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상군이 전선에서 전투를 시작하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주장대로 곧바로 미군을 철수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란은 미국과의 지상전에 대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했으며 예멘 후티 반군도 참전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지난 26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전을 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한 것 외에도 최근 며칠간 바시즈 민병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규군(아르테시) 센터엔 참전하겠다는 이란 청년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이 말한 100만명의 지상 병력은 혁명수비대, 정규군 병력에 바시즈 민병대의 예비군 등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 자한샤히 육군 사령관은 이날 국경을 방문해 “지상전은 적에게 더 위험할 것이며 회복하지 못할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국경에서 적들의 모든 동태는 매 순간 정확히 감시되고 있고 우리 군은 어느 시나리오에도 준비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개시된 이후 이란 육군 사령관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한샤히 사령관은 “육군은 이란 국경의 모든 곳에서 적과 대면할 각오가 됐다”며 “적들을 지상에서 함정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 희생 피할 수 없는 지상전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지상군 전면 투입을 공식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지상전에서 필연적으로 미군 희생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마이클 아이젠스타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군사·안보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28일 워싱턴포스트에 “미군의 하르그섬 점령 작전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이란이 드론에 더해 포병까지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좁은 공간에 갇혀 있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퇴역 고위 장교는 “31해병원정대는 상당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부대이나, 추가 보급 없이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기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SNS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 중지(pause)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새로 설정된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4월 6일까지다. 이는 공격 유예 시한 만료 하루 전에 재차 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협상을 통해 종전을 모색할 ‘외교의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당초 설정했던 ‘4∼6주’의 전쟁 기간 내에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된다.
  • 이란 미사일 공격 받은 태국 선박…‘유령선’으로 표류하다 결국 좌초 [핫이슈]

    이란 미사일 공격 받은 태국 선박…‘유령선’으로 표류하다 결국 좌초 [핫이슈]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사실상 ‘유령선’이 된 태국 국적 화물선이 바다를 떠돌다 섬에 좌초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나리’ 호가 수주간 표류 끝에 좌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마유리나리호가 호르무즈 해협 게슘섬 해안에 좌초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실종된 마유리나리호 선원 3명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외교부는 오만-이란 합동구조대가 선박에 도착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앞서 마유리나리호는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 할리파 항구를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승선한 선원은 전원 태국인으로, 이들 가운데 20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3명은 이날 현재까지 구조되지 못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태국 선박의 좌초를 보도하면서 해당 선박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수 미사일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차별 공격을 받은 것은 태국 선박만이 아니다.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 해역에 있던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MOL) 소속 화물선 ‘원 마제스티’호도 정체불명의 충돌로 선체가 훼손됐다고 당시 NHK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선원들은 큰 충격음을 들은 뒤 선박 뒷부분에서 약 10㎝ 크기의 구멍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UAE 두바이 북서쪽 약 50해리(약 92.6㎞) 해상에서 마셜제도 국적 선박 ‘스타 귀네스’ 호도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 위험관리업체 밴가드에 따르면 해당 선박의 승무원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라크 영해에 정박 중인 해외 유조선 2척도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 항만 당국은 이날 이라크 바스라 항구에서 발생한 미확인 공격으로 유조선 2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승무원 25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 이란 “100만명 조직, 역사적 지옥” 경고…트럼프, 왜 공격 미뤘나 [핫이슈]

    이란 “100만명 조직, 역사적 지옥” 경고…트럼프, 왜 공격 미뤘나 [핫이슈]

    미국이 중동에 병력을 더 보내며 지상전 선택지를 넓히자 이란도 즉각 맞불을 놨다. 이란은 미국의 지상 침공에 대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실제 개입하면 “역사적 지옥”을 안기겠다고도 경고했다. 다만 이 숫자는 이란 관영·준관영 매체를 통해 나온 주장일 뿐 주요 서방 통신이 독자 검증한 수치는 아니다. 26일(현지시간) 카타르 기반 매체 뉴아랍은 이란 타스님 통신과 ISNA 보도를 인용해 최근 며칠 사이 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 민병대에 합류하려는 지원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타스님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100만명 이상이 전투 참여를 위해 조직됐다고 주장했다. ISNA에 따르면 이란 육군 지상군사령관 알리 자한샤히 준장은 지상전이 적에게 훨씬 더 위험하고 비용이 큰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00만명 조직’의 실체…예비전력·바시즈까지 더했나 이 대목에서는 숫자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란의 현역 병력은 통상 약 61만명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공개된 군사력 집계에는 육군 35만명, 혁명수비대 19만명, 해군 1만 8000명, 공군 3만 7000명, 방공군 1만 5000명 안팎이 포함된다. 예비전력은 35만명 수준으로 잡힌다. 이란 군사 체계는 일반 정규군과 혁명수비대가 별도로 움직이는 이중 구조에 가깝다. 여기에 혁명수비대 산하 준군사 조직인 바시즈 같은 동원 인력까지 더하면 숫자는 훨씬 커진다. 바시즈는 평시 상비군이라기보다 유사시 후방 지원과 치안 유지, 지역 방어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 민병대 성격이 강하다. 결국 이란이 말한 ‘100만명 조직’은 순수 현역 규모라기보다 예비전력과 바시즈까지 폭넓게 묶은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 ◆ 하르그섬 점령 카드 만지작…트럼프 유예에도 전운 여전 미국 쪽 움직임도 가볍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와 군 당국이 하르그섬 점령을 포함한 지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 통신은 미군이 해병대와 공수부대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지프 보텔 전 미 중부사령관도 800~1000명 정도면 섬 장악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다만 점령 뒤에는 드론과 기뢰,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병력 증강도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추가로 최대 1만명의 지상군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다른 외신과 군사 매체들 사이에서도 82공수사단과 해병 전력 전개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이 공습만이 아니라 상륙과 공수까지 염두에 둔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서방 군사 매체들도 하르그섬의 방어 움직임에 주목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블로그는 26일 친이란 성향 계정들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하르그섬 일대에 일인칭시점(FPV) 드론과 방어진지, 탄약 저장시설로 보이는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 보도 역시 공개 출처 기반 분석에 머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실제 공격은 또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10일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새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다. 그는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미국 제안이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며 직접 협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흐름은 분명하다. 미국은 병력을 더 보내며 지상전 선택지를 키우고 있다. 이란은 ‘100만명 조직’과 ‘역사적 지옥’ 같은 표현으로 맞서며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또 미룬 것을 두고 외교 공간 확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하르그섬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상전 부담과 확전 리스크를 다시 계산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커진다. 이번 유예를 긴장 완화 신호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 트럼프 “이란전 책임은 헤그세스”라더니…에너지 시설 공격 또 미뤘다 [핫이슈]

    트럼프 “이란전 책임은 헤그세스”라더니…에너지 시설 공격 또 미뤘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이란전 강경론자로 잇달아 공개 지목한 뒤, 정작 본인은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또 미뤘다. 헤그세스 장관과 군 수뇌부는 협상보다 승리에 무게를 둔 인물로 세우고, 자신은 공격 시한을 조정하며 “대화가 매우 잘 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드라이브의 부담은 측근들에게 넘기고, 자신은 전쟁의 출구를 관리하는 인물처럼 보이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 행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을 향해 “당신이 가장 먼저 ‘해보자’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둬선 안 된다고 주장한 인물로 직접 지목했다. 이어 24일 백악관에서는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을 두고 “합의에는 관심이 없었고, 이기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시한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10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닷새 유예를 선언한 데 이어 다시 시간을 늘린 것이다. 그는 대화가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미국 제안을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 며칠 사이 헤그세스 장관은 강경론의 얼굴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 결정을 쥔 인물로 각각 부각됐다. ◆ 헤그세스에겐 ‘개전 책임’, 트럼프에겐 ‘종전 주도권’ 이 흐름은 최근 백악관의 역할 배분을 더 뚜렷하게 보여준다. 헤그세스 장관과 군 수뇌부는 ‘더 강하게 밀어붙인 쪽’으로 비치고,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과 유예를 조정하는 쪽에 선다. 전쟁을 시작한 책임과 끝낼 권한을 분리해 보여주는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커진 정치적 부담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의 이유와 목표, 종료 시점을 여러 차례 바꿔 설명해 왔다고 짚었다. 미국 안에서는 전쟁 피로감이 커졌고, 대이란 군사행동에 반대한다는 여론도 60% 안팎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휘발유 가격 불안 역시 백악관에는 부담이다. 전장 부담도 적지 않다. 로이터는 3월 중순 기준 미군 부상자가 약 200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짧고 결정적인 작전” 이미지를 강조해도, 숫자가 쌓일수록 미국 내 여론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 시한을 또 늦춘 것은 외교적 여유라기보다 커지는 정치·군사적 비용을 의식한 선택으로 읽힌다. ◆ 이란은 거부, 걸프는 회의적…반복된 유예가 키운 불신 걸프 지역도 이번 유예를 마냥 안도 신호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미루기 전부터 걸프 국가들과 지역 분석가들이 오판과 확전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협상 진전을 강조하지만, 이란은 공개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시한은 계속 바뀌고 메시지는 엇갈리는 데 실질적 합의가 또렷하지 않다면, 유예는 외교적 인내보다 시간 끌기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화법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룰 때의 트럼프식 접근과도 닮았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미국의 직접 부담을 줄이려는 메시지를 우크라이나전에서 반복해 온 흐름을 고려하면, 이란전에서도 강경 드라이브의 부담은 옆으로 밀고 종결의 주도권은 자신에게 모으려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흐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란은 미국안을 거부했고 걸프 지역은 회의적이며 백악관의 목표와 시한도 계속 흔들렸다. 유예를 거듭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력보다 ‘책임은 남에게, 공은 자신에게’라는 비판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또 안 때린다?”…트럼프 유예 반복, ‘양치기 소년’ 비판 커졌다 [핫이슈]

    “또 안 때린다?”…트럼프 유예 반복, ‘양치기 소년’ 비판 커졌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공격을 또 미루며 전면전과 협상 사이를 오가는 압박 전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한을 거듭 늦추는 사이 “진짜 협상인지 시간을 버는 전술인지 모르겠다”는 의구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외교 공간을 넓히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유예와 경고를 반복하는 방식이 오히려 미국의 신뢰를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를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10일 더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며 “아주 잘 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닷새간 유예를 선언한 데 이어 다시 열흘을 연장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번 조치는 확전보다 협상에 무게를 싣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거론한 4~6주의 전쟁 종료 구상과 맞물리면서, 4월 안에 일정한 형태의 종전 또는 휴전 틀을 만들려는 계산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계속 공격하겠다”는 취지의 경고도 함께 내놨다. 외교와 군사 압박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협상 방식이라는 해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낙관론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데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는 미국이 협상 진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의 종전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대화의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미국안을 편향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낙관론과 이란의 반응 사이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다. 걸프 지역의 시선도 차갑다. 가디언은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진짜 협상인지, 아니면 트럼프식 압박 전술의 연장선인지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과거 중재 시도 뒤 곧바로 군사행동이 이어진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외교 메시지와 실제 전략이 다를 수 있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15개항 제안을 거부한 상황에서, 주변국들 역시 이번 유예를 곧바로 협상 진전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 안도 대신 피로감…시장도 “또 바뀔 수 있다” 반응 금융시장도 즉각 안도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전쟁 종료 기대가 약해지자 뉴욕증시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예 연장이 나왔는데도 시장이 안정 신호보다 변동성에 먼저 반응한 셈이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은 “공격을 미룬다”는 말보다 “정말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시설 공격 유예만으로는 공급 불안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재개방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고 있고, 이란도 미국의 요구를 쉽게 수용할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결국 시장은 이번 연장을 신뢰 회복의 신호보다 “또 바뀔 수 있는 시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 “외교 공간”인가 “시간 벌기”인가…더 커진 불신 이번 연장을 두고는 두 가지 해석이 맞선다. 하나는 미국과 이란이 합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시간을 더 확보했다는 시각이다. 닷새 안에 결론을 내기 어려웠던 만큼, 열흘의 추가 시간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른 하나는 결정적 군사행동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해석이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만 유예했을 뿐 모든 대이란 군사 행동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결국 핵심은 반복되는 유예가 협상을 위한 인내로 읽히느냐, 아니면 신호를 너무 자주 바꾸는 불안정한 리더십으로 보이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바뀌는 시한과 엇갈리는 메시지가 쌓일수록 시장과 동맹국, 중재국의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쟁의 끝을 향한 포석일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트럼프의 유예 정치는 오히려 미국의 신뢰를 깎아내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씨줄날줄] 한불 수교 140주년

    [씨줄날줄] 한불 수교 140주년

    전등사와 정족산사고가 있는 강화도 정족산성의 동문으로 들어서면 ‘순무천총양공헌수승전비’가 보인다. 흔히 ‘양헌수 승전비’라 부른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이곳에서 프랑스군을 격퇴한 양헌수 장군을 기리는 비석이다. 강화성을 점령한 프랑스군이 외규장각의 왕실 의궤를 약탈하고 건물에 불을 지른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프랑스군은 강화도에 이어 한양도성을 점령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앞서 프랑스 함대는 한강 물길을 탐사하고 서강에서 하루를 머물기도 했다. 조선과 프랑스가 외교 관계를 맺은 것은 1886년이다. 미국과 1882년, 영국·독일과 1883년, 이탈리아·러시아와 1884년 수교했으니 다른 서구 국가들보다 늦었다. 조선이 “프랑스는 전쟁을 치른 나라로 배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병인양요는 베르뇌 주교를 비롯한 프랑스인 천주교 사제들이 순교한 병인박해가 원인이었으니 사실상 종교전쟁이었다. 병인박해 때 탈출한 프랑스인 페롱 신부는 1868년 독일 상인 오페르트의 악명 높은 남연군 시신 도굴 미수 사건에 가담하기도 했다. 조불수호통상조약에는 ‘조선에서 학문 혹은 언어, 과학, 법학, 예술을 배우고 가르치는 프랑스 시민은 친선의 증거로서 언제든 원조와 교섭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가르치다’라는 표현으로 프랑스인은 선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니 문화 협정의 성격이 짙다.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 140주년을 맞았다. 두 나라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식 기념식이 6월 덕수궁에서 열리는 등 관련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넘볼 수 없는 문화 선진국’이었던 프랑스에 대한 ‘존경심’이 옛날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프랑스 문화가 정체에 빠진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가 숨가쁘게 뒤쫓은 결과일 것이다. 150주년을 맞는 2036년에는 19세기 얽혔던 실타래를 풀어내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라도 열면 어떨까 싶다.
  • 이란 대사 “한국은 비적대국이나, 美 연관된 선박은 호르무즈 통과 못 해”

    이란 대사 “한국은 비적대국이나, 美 연관된 선박은 호르무즈 통과 못 해”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26일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검토하기 위해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관련된 모든 선박은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쿠제치 대사는 26일 CBS 라디오에서 “우리는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란 군과 관계 당국의 조율 및 검토를 거쳐 해당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8명이 고립돼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선박 항행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은 비적대 국가”라며 “한국이 미국 제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이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관련된 모든 대상에 대해서는 이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제재는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기업 및 유전 개발에 투자한 미국 기업과 그 주주들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적대국’인 한국 선박도 미국·이스라엘 기업과 관련된 화물을 싣고 있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3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의 통화에서 한국 선박의 통항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선박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전 통항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이 이를 모든 한국 국적 선박의 통항 요청으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움직이겠다는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두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과 따로 통항을 얘기하는 것은 외교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프랑스 측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항행 문제를 논의하는 다국적군 회의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이 말레이시아 유조선들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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