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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잠수함 버리더니…캐나다, 중국보다 러시아 먼저 봤나 [밀리터리+]

    한국 잠수함 버리더니…캐나다, 중국보다 러시아 먼저 봤나 [밀리터리+]

    캐나다가 한국의 장보고-Ⅲ 배치Ⅱ(KSS-Ⅲ) 대신 독일의 212CD 잠수함을 택한 것은 중국보다 러시아를 우선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새 잠수함을 북극과 대서양뿐 아니라 태평양에도 배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인도·태평양 후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불가리아에 기반을 둔 유럽 외교·안보 전문매체 모던 디플로머시(MD)는 12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독일 잠수함 선택이 “인도·태평양에서 조용하지만 중대한 지정학적 후퇴를 뜻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 차세대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초계잠수함사업(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선정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하는 212CD가 한화오션의 KSS-Ⅲ를 제쳤다. 계약은 늦어도 2027년 말까지 체결하고 첫 4척은 2034년부터 인도할 예정이다. “북극·대서양용 잠수함”…러시아 대응에 무게 기고문은 두 잠수함이 상징하는 작전 방향에 주목했다. 212CD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개발하는 공기불요추진(AIP) 잠수함으로, 북대서양과 북극의 나토 작전에 맞춰 설계됐다는 것이다. 반면 KSS-Ⅲ는 장거리 작전 능력과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춰 원거리 해역에서 더 강한 무장을 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캐나다가 중국 해군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임무보다 러시아 잠수함 활동과 북극 주권 수호, 나토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을 우선했다고 해석했다. 212CD도 태평양에서 운용할 수 있지만, 장거리 이동과 육상 타격 능력 측면에서는 KSS-Ⅲ보다 제약이 있다는 주장이다. 캐나다는 최근 북극 항로를 둘러싼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응해 북부 지역 훈련과 장기 군수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도 북서항로 일대에서 작전 지속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는 ‘나누크’ 계열 훈련을 확대했다. 기고문은 “캐나다가 잠수함 전력을 세 배로 늘리고 나토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은 러시아 억제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 대가로 태평양에서의 역할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태평양도 지킨다”…3개 해역 운용 강조 그러나 이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선정 이유가 아니라 기고자의 전략적 해석이다. 캐나다 정부는 CPSP의 목표를 태평양·대서양·북극 등 3개 해역에서 적을 탐지하고 억제하며 필요할 경우 동맹국을 지원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을 갖추는 것으로 규정했다. 캐나다는 실제로 인도·태평양 군사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 훈련 ‘밸리언트 실드’에 참가했으며 이를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지원하는 ‘오퍼레이션 호라이즌’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외교부도 2026∼2027년 계획에서 이 지역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따라서 독일 잠수함 선정만으로 캐나다가 중국 견제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최종 선택에서 KSS-Ⅲ의 장거리·중무장 능력보다 북극 작전과 나토 공동운용, 러시아 대응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남는다. 이번 결과는 한국 방산에 무기 자체의 성능과 납기, 현지 산업협력만으로는 나토 회원국들이 오랫동안 구축한 공동 운용·군수지원 체계의 이점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과제를 남겼다. 향후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현지 정비망 확보를 넘어 동맹국 간 공동운용과 공급망에 얼마나 깊이 참여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트럼프 “나 암살하면, 미사일 1000발로 몰살”…휴전종료 후 이란과 기싸움 [전황브리핑]

    트럼프 “나 암살하면, 미사일 1000발로 몰살”…휴전종료 후 이란과 기싸움 [전황브리핑]

    1. 주요 이슈① 트럼프 “휴전 끝났다”…대화는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휴전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의 종전 대화는 계속 허용하겠다고 해, 군사적 압박과 외교 채널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② “암살 시도하면 이란 완전 파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시도할 경우 이란 전역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미 1000발의 미사일이 이란을 겨냥하고 있으며 수천발이 뒤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③ 미, 호르무즈 무상 개방 공개 선언 요구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항로를 통행료 없이 개방하고 상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공개 성명을 요구했다. 이란이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군사·경제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해협 관리가 연안국의 주권 사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④ 이란 “MOU 상호 준수만이 해법”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의 신규 제재와 공습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먼저 위반한 것이라며 “상호 준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과 핵시설 복구 움직임을 MOU 위반으로 보고 있다. ⑤ 하메네이 장례 종료…후계 공백 속 강경파 득세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장례식이 9일 마무리됐지만 후계자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례식에서는 반미·반이스라엘 구호가 이어졌고, MOU에 서명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야유를 받으면서 협상파보다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 작전 상황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국의 보복 공습이 이어졌고, 이란도 역내 미군기지를 제한적으로 타격했다. 다만 양측 모두 전면전보다는 외교 협상을 염두에 둔 ‘관리된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성사진에서는 파르친 군사단지 내 ‘탈레간 2’ 시설과 지하 핵시설 의심 지역 주변의 복구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은 이를 핵 프로그램 현상 유지를 규정한 MOU 취지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에서는 이란이 지정 항로 밖을 이용하는 선박을 단속·공격하고, 미국은 이를 국제 항행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해군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3. 각측 전쟁 지도부 의도① 미국은 휴전 종료와 협상 지속을 병행하는 강압 전략을 택했다. 핵심 요구는 호르무즈 전면 개방, 상선 공격 중단과 통행료 철회, 약 400㎏으로 추정되는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이다. 이란이 수용하지 않으면 공습과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② 이란은 MOU 복귀를 주장하면서도 호르무즈 통제권은 양보하지 않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 대신 대폭 희석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는 해협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강경파와 제재 완화를 중시하는 협상파의 경쟁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4. 종합 평가트럼프가 휴전 종료와 압도적 보복을 경고하면서도 대화를 허용한 것은 협상장을 유지한 채 군사·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란 역시 MOU 복귀를 주장하면서 해협 통제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세가지 쟁점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중동에서는 제한적 충돌과 협상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하메네이 사후 이란의 권력구조가 단일 최고지도자 체제에서 혁명수비대·정부·의회가 권한을 나누는 집단지도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런 변화는 향후 MOU 이행과 대미 협상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변수로 평가된다.
  • 李대통령,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권총 선물 받아…靑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

    李대통령,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권총 선물 받아…靑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관련 주최국인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권총을 선물 받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청와대는 해당 총기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해당 총기 선물은 청와대와 외교부가 경찰청과 협의해 반입 승인을 받았다”며 “청와대는 해당 총기를 경호처의 관리하에 대통령기록관으로 안전하게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하는 각국 지도자들에게 이름이 새겨진 리볼버 권총 한 정과 실탄이 담긴 상자를 선물했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각국 지도자들을 당황해하며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곤란해했다고 한다.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튀르키예에 권총을 두고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자국으로 가져간 권총을 경찰에 넘겼다고 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11일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함께 나담축제 개막식에 주빈으로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혐의’ 김태효 구속…“증거인멸 염려”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혐의’ 김태효 구속…“증거인멸 염려”

    12·3 비상계엄 당시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권창영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태효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외교 당국을 통해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당시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헌법 테두리 내 정치적 시위’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 전 차장을 통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가안보실이 작성한 계엄 설명 자료를 국가정보원이 전달받아 미국 중앙정보국(CIA) 측에 설명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이 김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시진핑, 베이징서 박태성 北총리 접견...북중 밀착 과시

    시진핑, 베이징서 박태성 北총리 접견...북중 밀착 과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를 만났다. 시 주석이 지난달 8∼9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에 북한 고위급 인사를 다시 만나면서 북중 밀착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10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 총리를 접견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교류 확대 방향을 재확인하고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총리는 오는 11일 예정인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이날 오전 고려항공 항공편으로 북한 대표단과 함께 베이징에 도착했다. 북중 우호조약은 1961년 7월 11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와 김일성 북한 수상이 베이징에서 체결했다. 한쪽이 외부의 무력 침공을 받을 경우 다른 한쪽이 군사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담고 있어 북중 관계의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올해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으로 양측이 공동으로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전통적인 북중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리는 베이징 도착 후 중국의 귀빈 숙소인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들어갔다가 오후에 톈안먼 광장으로 이동, 중국 인민영웅기념비에 화환을 올렸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중국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한 것은 2019년 8월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군사 대표단 이후 7년 만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박 총리를 파견한 것은 이례적으로 격을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2019년 중국에서 열린 북중우호조약 체결 58주년 기념행사에 김성남 제1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국제부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통일부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한 2011년 북중우호조약 체결 50주년과 비교해도 이번 대표단의 격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중이 6월 정상회담에서 65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바, 관련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트럼프, 협상도 폭격도 모두 실패”…혼자 신난 이스라엘 “이란 때릴 준비 완료” [핫이슈]

    “트럼프, 협상도 폭격도 모두 실패”…혼자 신난 이스라엘 “이란 때릴 준비 완료”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 종전을 위한 ‘플랜 C’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종전 양해각서(MOU)는 이란에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MOU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고 이란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원유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MOU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종전 실무 협상이 이뤄지는 60일간 한시적으로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석유제품 거래를 허용하고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을 수 있도록 제재를 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뉴욕타임스에 “이란 협상단이 MOU를 자랑스러워한다”며 “그들은 계속 미국의 공격을 받는 것에 지쳤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3척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틀 밤 동안 170곳이 넘는 이란 군사 목표물을 폭격했다. 양측이 전면전은 부인하면서도 충돌을 지속하면서 60일 안에 협상하기로 했던 영구적인 합의는 요원한 상황인다. 뉴욕타임스는 “폭격과 MOU 전략이 모두 실패한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원유 제재와 폭격 기조로 다시 돌아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 초기에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던 베테랑 외교관 리처드 하스는 뉴욕타임스에 “미국은 일종의 전략적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며 “여기에는 딜레마가 있다. 우리가 더 많이 공격할수록 이란은 걸프 국가의 석유·에너지 기반 시설을 더 많이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걸프국의 에너지 시설을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반 폭격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바랐고 그 후에는 항복을 받아내길 바랐으나 둘 다 통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란 상황도 협상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이란 협상단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장례 행렬에서 욕설을 들으며 돌팔매질을 당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은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미국과의 협상을 비판하며 아라그치 장관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분노한 군중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경호원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구출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정치적 문제에서 ‘허우적’뉴욕타임스는 “이란과 미국이 직면한 의견 차이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양국은 MOU 5항의 모호함을 두고 협상 초반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MOU 제5항은 “MOU에 서명하는 즉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에 이르는 해역과 반대 방향을 통항하는 상선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치한다. 무상 통항 기간은 60일로 제한한다”고 명시한다. 이란은 해당 조항을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할 기회로 해석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치한다’의 ‘최선’과 ‘조치’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박들에 자국 해안과 가까운 수로를 이용하도록 강요했고 이를 어기는 선박에는 무력을 행사했다. 궁극적으로는 해협 통과 비용 징수를 목표로 삼았다. 뉴욕타임스는 “모든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난 4월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그는 당시 군사력만으로는 이란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란에서도 어떤 외교적 해법도 그저 미국과 이스라엘의 다음 공습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분쟁 전문가들도 미국과 이란의 ‘애매하고 서투른’ MOU가 결국 갈등의 불씨를 재점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신난 이스라엘 “대이란 작전 재개 준비됐다”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전운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공군 조종사 수료식 연설에서 “앞선 두 차례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지만 분쟁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선 두 차례 작전’은 지난해 6월 치른 ‘12일간의 전쟁’과 올해 2월 미국과 함께 시작한 이란전쟁을 의미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예멘에서 이란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공군의 타격 거리가 닿지 않는 곳이 없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작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같은 행사에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 재개를 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 군은 제공권을 회복하고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3번째 ‘청백 공습’(이스라엘의 독자적 공습)도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한국 잠수함은 탈락시키더니…폴란드가 K2 전차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밀리터리+]

    한국 잠수함은 탈락시키더니…폴란드가 K2 전차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밀리터리+]

    총 210대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3차 실행계약(EC3)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이번 3차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핵심 기술 이전을 포괄하는 전략적 방산 동맹의 성격을 띤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9일(현지시간)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를 최대 1000대까지 구매함으로써 서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기갑 전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며 “진정한 성과는 계약서의 세부 조항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폴란드의 3차 계약 핵심 물량은 현지 조립 생산 방식의 K2PL 210대다. 이번 3차 물량은 폴란드군의 실전 운용 경험을 반영해 현지화 비율을 대폭 높였다. 19포티파이브는 “계약의 골자는 대부분의 전차를 폴란드 국영 공장에서 라이선스 생산하도록 한 약속이다. 한동안 사실상 가동이 멈춰 있었던 공장을 되살려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폴란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구매 사업을 활용해 자국의 전차 산업을 다시 일으키고, 단순한 전차 구매국에서 전차 생산국, 나아가 수출국으로 도약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폴란드가 2022년 한국 K2 전차를 선택한 이유는 빠른 납기와 더불어 실질적인 기술 이전과 폴란드 방위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협력 체계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실제로 한국은 전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전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 능력까지 이전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는 방산 거래에서 매우 드문 조건이었으며, 단순한 구매 계약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바꾼 결정적인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현대로템과 폴란드의 K2 전차 계약 중 또 다른 핵심은 정비 역량의 현지화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4단계 수준의 독자적인 정비 역량을 확보하며, 무장·통신·포탑 구동 등 11개 분야 99개 구성품에 대한 정비 기술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19포티파이브는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에 푹 빠졌다”(Poland Loves South Korea’s K2 Black Panther Tank)며 “폴란드 국방부는 K2 전차 프로그램이 향후 10년 동안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침체되어 있던 산업 기반을 재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팀 유럽’ 넘지 못했던 한국 잠수함, 전차 사업과 다른 점은?폴란드의 K2 전차 3차 계약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앞서 폴란드는 지난해 11월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에서 스웨덴(사브 A26 Blekinge급)을 우선 파트너로 선정했다. 당시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을 이뤄 함께 참여했지만, 폴란드는 유럽 방산 협력과 정치·안보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스웨덴과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폴란드가 잠수함 사업에서 전차 사업과 다른 전략을 취한 것은 잠수함이 수십 년간 운용되는 핵심 전력인 동시에 동맹국과의 군사 협력 체계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차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반면 잠수함은 훈련, 정비, 무장 체계, 부품 공급, 성능 개량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공급국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급 업체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안보 협력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잠수함은 운용 기간이 30~40년에 이르는 전략 자산이다. 건조 이후에도 정기적인 성능 개량, 예비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승조원 교육, 군수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잠수함 공급국은 장기간 전략적 파트너가 되며, 정치·외교 관계와 군사 협력 수준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반면 폴란드에게 K2 전차 사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력 공백을 신속히 메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는 운용 중이던 소련제 전차 상당수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빠른 납기와 대규모 기술 이전, 현지 생산을 제시해 폴란드의 요구에 부합했다. 19포티파이브가 폴란드의 K2 전차 선택 이유로 빠른 납기를 꼽은 배경이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장보고-III 제안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건조 능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폴란드가 가장 중시한 발트해 특화 운용 능력과 북유럽 안보 협력이라는 전략적 요소, 현지화 패키지 등에서 스웨덴보다 불리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K방산의 유럽 진출의 필수 항목한국 잠수함과 전차를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 폴란드의 사례는 한국 방산이 ‘팀 유럽’의 벽을 뛰어넘기 위한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19포티파이브는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K2 전차의 유럽 생산 및 정비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곳에서 전차가 조립될 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른 운용국들을 위해 정비되고, 나아가 재수출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폴란드는 한국의 최대 고객에서 유럽 대륙의 제조 파트너로 발돋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성패는 무기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산업 생태계 구축은 물론 나토 회원국들과의 방산 협력 체계와 공급망에 얼마나 깊숙이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유럽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무기 수출을 넘어 나토 동맹국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팀 유럽’의 산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수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 47세 ‘늦둥이 아빠’의 정치…공감으로 정책 만드는 김영호[주간 여의도 Who?]

    47세 ‘늦둥이 아빠’의 정치…공감으로 정책 만드는 김영호[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제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는 ‘공감 능력’입니다.” 22대 국회 전반기 교육위원장을 지낸 3선 김영호(59·서울 서대문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서울신문과 만나 “교육위원장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과의 공감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47세에 늦둥이를 얻은 뒤 교육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대체로 자녀가 장성해 고등교육에 관심이 많지만 저는 초등학생을 키우는 아버지였다”며 “교육위에서도 초·중등 교육 현장의 고민이 상대적으로 잘 다뤄지지 않았는데, 학부모들이 겪는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독서국가론을 담은 저서 ‘교육을 반대합니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구상이 ‘알파폰 프로젝트’다. 교육부가 인증하는 ‘에듀 안심폰’을 개발·보급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영국 시민단체 ‘스마트폰 없는 어린 시절(SFC)’과 교류하고 국내 제조사와도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김 의원은 교육부와 시도교육감들에게도 필요성을 설명하며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스마트폰을 언제 사줘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디지털·게임·도박 중독 등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데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공감’ 정치는 교육 분야에 머물지 않는다. 10여년 전 친한 친구의 발달장애 자녀와 하루를 함께 보내며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가까이 지켜본 경험은 장애인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17년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지난 3월 장애인이 영화나 드라마에 ‘특별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등장하도록 독려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 정책의 핵심은 비장애인의 인식 개선”이라며 “장애인이 행복한 나라가 결국 모두가 행복한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경제 규모에 걸맞은 선진국이 되려면 장애인들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용 치과와 수어 통역사 확대 배치 등 추가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 아이디어도 소개했다. 공감과 함께 김 의원이 자주 꺼낸 단어는 ‘효능감’이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하천·계곡 불법 시설물 정비 사업’을 언급하며 “효능감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계곡을 정비했던 이 대통령의 결단처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과 민주당 모두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최고위원 출마 공약에도 담겼다. 지난달 25일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의원 전원이 민생 현안을 하나씩 맡는 ‘1의원 1특위’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거창한 문제보다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불편과 잘못된 관행을 법과 제도로 바꾸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을 운영하면서 정당 최초로 권리당원협의체를 만들었다”며 “이를 16개 시도당에 다 설치해서 161개 특위에 대한 평가를 당원들이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청년 민심 회복 태스크포스(TF), 청년참여예산제, 청년담론위원회 신설 등 3대 청년 공약도 제안했다. 그는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수많은 정치인들이 선거 책임론을 말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여러 탓을 들기는 했지만, 정작 상처받은 청년들을 향해 진심으로 사과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기성세대가 답을 정하기보다 청년들이 직접 의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통합’을 꼽았다. 그는 정청래 전 대표에 대해선 “당을 너무 작게 운용하고 폐쇄적이었다는 점에서 여당 대표로서는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을 작은 운동장이 아니라 큰 운동장처럼 넓게 쓰겠다”며 “미드필더 역할로 당대표가 잘못 갈 때는 할 말은 하되, 후배 정치인들을 보듬으며 토론 중심의 여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원내부대표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서울시당위원장, 교육위원장 등을 지냈다. ‘DJ 최측근’으로 불린 6선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의 아들이다.
  • “여동생이라 불러줘” 요청…印총리에 ‘오빠’ 호칭 쓴 日다카이치, 짙은 아베 그림자 [핫이슈]

    “여동생이라 불러줘” 요청…印총리에 ‘오빠’ 호칭 쓴 日다카이치, 짙은 아베 그림자 [핫이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여러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다카이치 총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가 조금 전 저를 아름다운 여동생이라고 불러줬다”며 “앞으로도 서로 오빠와 여동생처럼 관계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름다운’ 이라는 표현에서부터 시작됐다. 모디 총리의 실제 발언은 “나의 여동생 다카이치 총리”였고 인도 외무부가 공개한 영어 번역본에도 “My younger sister”, 나의 여동생으로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는 실제 발언에도, 인도 외무부 발표 자료에도 없었다. 이는 동시통역 과정에서 발생한 오역 때문이었다. 공동 기자회견은 모디 총리의 발언을 영어로 통역한 뒤, 이를 다시 일본어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동시통역사가 ‘여동생’을 아름다운 여동생으로 잘못 통역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이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릴레이 방식의 동시통역은 상당히 어렵고 단순한 오역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타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진행해야 할 정상 외교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지나치게 전통적 여성성을 드러내며 자신을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동생’ 표현, 다카이치가 먼저 요청”모디 총리가 다카이치 총리에게 “여동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먼저 요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임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사전에 모디 총리에게 자신을 ‘여동생’이라고 불러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외교 석상에서 정치 지도자로서의 위치보다 여성인 점을 부각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당시, 백악관 앞에 마중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하며 악수를 하려 손을 내밀었다. 이때 다카이치 총리가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을 포옹하며 ‘깜짝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두 정상의 체격 차이 때문에 마치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품에 안긴 것처럼 비치면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만찬 자리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는 스스럼없이 팔짱을 끼기도 해 일각에서는 ‘비정상적인 신체 접촉’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베의 과거 행보 따라하는 다카이치다카이치 총리가 세계 주요 정상, 특히 미국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보인 일련의 제스처는 그가 정치적 스승으로 삼는 아베 전 총리의 과거 행보와 매우 유사하다. 아베 전 총리는 과거 모디 총리를 ‘형’,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라고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미일 정상회담에서 “‘도널드’가 방금 말씀했지만 (미국이) 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이합니다”라고 말했다. 보통 성을 부르는 관례를 깨고 이름을 부른 것이다. 이는 주요 정상들과 인간적인 유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이번 인도 외교에서는 이미지를 연출하려다 잡음을 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오역 해프닝과 관련해 인도 측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제37회 일본 주얼리 베스트 드레서상’에서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당시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주얼리의 광채처럼, 일본에 있는 많은 분이 ‘일본의 미래는 밝다’고 느낄 수 있도록 힘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총 2600만 엔(한화 약 2억 4000만원)어치의 진주와 다이아몬드 귀걸이, 목걸이 등을 착용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민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며 “지금 보석으로 몸을 치장할 여유가 있는 일본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 측은 “해당 보석은 행사 참석을 위해 대여했다가 모두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 K컬처의 뿌리 ‘K헤리티지’… 부산서 글로벌 축제로 만난다

    K컬처의 뿌리 ‘K헤리티지’… 부산서 글로벌 축제로 만난다

    196개국 대표단 등 3000여명 방문숙박·보안·안전 등 개최 준비 끝내13일부터 청년 전문가 등 사전 포럼‘피란수도’ 부산의 역사·문화 소개조선왕조실록 특별 관람도 마련연대와 협력 ‘부산 선언’ 채택 주목글로벌 국제회의 도시 부산에서 또 하나의 메가 이벤트가 펼쳐진다.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열릴 문화올림픽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등재 심의·결정을 비롯해 보존과 관리 안건을 다루는 세계유산 분야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우리나라는 1988년 협약에 가입한 지 38년 만에 처음 정식 회의를 유치했다. 개최 도시는 문화와 역사의 도시, 부산이다. 부산은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회의장 여건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 유네스코 사전 실사에서도 국제회의 운영을 위한 기술적 적합성과 수송, 숙박, 보안, 안전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주관 부처인 국가유산청과 함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21개 위원국 장차관급을 포함한 196개 협약국 대표단,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3000여명이 부산을 찾을 예정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회의 의장국이자 핵심 당사국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참이다. 위원회는 사전 포럼과 본회의로 나눠 열린다. 먼저 사전 포럼으로 ‘세계유산 청년 전문가 포럼’(13~21일), 세계유산 보존·관리 실무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16~23일)이 열린다. 이병현 전 유네스코 주재 대표부 대사가 의장을 맡을 본회의는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세계유산총회에서 투표로 선출된 회원국 대표 21개국이 중심이 되어 주요 안건을 결정한다. 개최 도시로 부산이 선정된 이후 국가유산청과 부산시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협력 체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준비기획단’은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K헤리티지 홍보’에 초점을 맞춰 손님맞이 준비를 해왔다. 특히 정적인 회의가 아닌 축제로 승화하기 위해 ‘K헤리티지’에 기반한 역동적인 대한민국만의 행사 기획에 심혈을 기울였다. 개회식에선 국가무형유산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원일 총감독이 K헤리티지의 아름다움을 담은 전통음악 기반 종합예술 무대로 참가자들을 맞이한다. 경복궁 수문장들이 부산으로 내려와 회의장을 지키는 가운데 벡스코 K컬처 홍보 부스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관’(20~29일)에서는 K헤리티지와 K컬처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대한민국과 유네스코 간 협력의 역사, 한국의 세계유산 17건, 세계기록유산 20건, 위원회 개최 도시인 부산의 역사·문화·관광 콘텐츠 등을 소개한다. 국가무형유산 전통 기술 보유자 시연과 무형유산 보유 단체 공연 등 한국 전통 체험의 장도 마련했다. 국가기록원 부산분원에 보존 중인 조선왕조실록을 특별히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대한민국의 철저한 기록 정신과 역사도 알린다. 부산은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전방위적 사전 홍보로 힘을 보태며 세계인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회의 기간 부산시는 벡스코 내 부산홍보관 운영과 함께 지난해 11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으로 선정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2030년 등재 실현을 위해 피란수도 유산을 비롯한 다양한 역사 문화 자원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950년대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을 소개하며 그 시절의 애환을 풀어내는 피란수도 부산 국가유산 야행(24~25일)과 유산 필드 트립(18~28일)도 곁들일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과 일본을 잇던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26일), ‘세계유산을 시네마에 담다’라는 주제의 부산여행영화제(18~19일),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념 부산시향 음악회(19일) 등을 기획해놓고 있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세계유산위원회 성공 개최로 글로벌 국제회의 도시 부산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킬 것”이라며 “부산을 찾은 세계인이 K헤리티지 진수와 더불어 부산의 매력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본회의 말미에 기후 위기와 전쟁, 재난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인류 공동의 자산인 세계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담은 국제 선언 ‘부산 선언’ 채택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조 국장은 “부산 선언이 채택될 경우 부산이 오랫동안 세계유산 보존을 위한 국제 협력 중심 도시, 문화 외교 중심 도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과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는 13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마이스(MICE, 국제회의·전시회·포상관광) 산업 관련 지역 기업의 수혜와 더불어 유산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모두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종묘,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을 처음 세계유산 대표 목록에 올린 이후 창덕궁,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한국의 갯벌 등이 뒤를 이었다. 생태계 보고로 평가받는 ‘한국의 갯벌’ 2단계는 이번 회의에서 확장 등재에 도전하며 지난해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초안을 제출한 한양도성 성곽은 내년에 18번째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 ‘피란수도 부산’ 경무대·임시중앙청 등 11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

    ‘피란수도 부산’ 경무대·임시중앙청 등 11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

    평화와 국제 연대와의 협력의 상징인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노력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 9일 국가유산청과 부산시에 따르면 203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피란수도 부산 유산에 대한 예비평가서가 올해 하반기 세계유산센터에 공식 제출될 예정이다. 마침 오는 19~29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려 피란수도 부산 유산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유산으로 부상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6·25 전쟁 당시 대통령 관저 등으로 활용된 경무대를 비롯한 임시수도 흔적, 포화를 피해 몰려들었던 피란민의 애환, 국제원조와 협력의 기록을 ‘잊힌 역사가 아니라 기억해야 할 세계유산’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2016년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피란수도 세계유산 등재 작업은 등재 신청과 보류 등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세계사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23년 5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유산 분야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1월 국가유산청이 ‘우선 등재 목록’으로 선정하면서 비로소 본궤도에 올랐다. 피란수도 부산 유산은 11곳으로 이뤄진 연속유산이다. 먼저 근대기 동양과 서양 건축양식이 결합한 구조의 국가 지정 문화유산 경무대는 피란수도 시기 정부 기능의 지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전쟁 중 대통령 관저로서 주요 정책 결정은 물론 유엔기구, 유엔지원국 주요 인사와의 면담 등 외교활동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현재 임시수도기념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동아대 석당박물관인 임시중앙청은 피란수도 정부종합청사 역할을 하며 국무총리실 포함 8개 부처가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1925년 경남도청으로 조성된 건물로 지금까지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국립중앙관상대는 군사전략 관련 기상정보를 발신하던 곳으로 현재도 부산기상관측소로 기상관측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 창구 역할을 했던 미국공보원(현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유엔군과 군수물자, 원조 물품이 들어오던 부산항 제1부두, 유엔한국위원회, 유엔통일부흥위원회 등 국제구호기구와 유엔군이 주둔한 하야리아 기지(현 부산시민공원), 참전 유엔군 전사자 추모시설인 유엔묘지도 주요 유산이다. 피란민들의 고단했던 피란살이 흔적이 담긴 유산도 포함됐다. 우암동 소막마을의 피란민 주거지, 공동묘지 위 피란민 임시주거지였던 아미동 비석마을, 피란민의 만남의 장소였던 영도다리, 당시 수도공급시설 복병산배수지도 연속 유산의 하나로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자부심 고취 및 유산 보호 책임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며 “특히 세계유산은 국제적 협력의 대상으로 국제기구 및 단체들의 기술적, 재정적 지원 및 정부의 추가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보존·관리의 수준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인지도 제고에 따른 방문객 증가와 고용 기회 및 수입 증대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도의 경우 세계유산 등재 이후 8년간 10조원 이상의 직간접적 경제 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도 2015년 등재 이후 1년 만에 관광객이 160만명 늘었고, 경북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등재 후 1년 사이 관광객이 30만명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 [임혁백 칼럼] 민주당, 독일 사민당에서 해법 찾아라

    [임혁백 칼럼] 민주당, 독일 사민당에서 해법 찾아라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는 ‘외연 확장 전략’과 ‘핵심 지지층 결집 전략’ 간에 선거전략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1차 대전 이후 독일 사민당이 당면했던 딜레마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노동계급정당인 사민당의 선거 참여는 보통선거권하에서 수적 다수인 노동계급이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근거하고 있었다. 사민당은 제1당으로 올라섰으나 정권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거듭된 선거를 통한 집권 실패로 사민당 내부에선 선거전략 투쟁이 벌어졌다. 사민당의 핵심 지지층은 순수 계급정당 전략을 고수했다. 이들은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순수 단순 생산직 노동자가 다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낙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민당은 다수가 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갈수록 노동계급의 비율은 줄어들어 영구적 선거 패배에 직면했다. 이에 사민당은 순수 계급전략을 버리고 중산층을 포섭하는 미텔 클라세 전략을 채택했다. 미텔 클라세 전략은 노동계급을 단순 생산직 노동자로 한정하지 않고, 한줌의 착취계급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노동계급으로 재정의하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생산직 임금노동자뿐 아니라 예술가, 문필가, 시인, 과학자와 같이 ‘머리로 하는 노동자’, 화이트칼라 노동자, 주부, 연금생활자, 학생과 같은 ‘국민’까지 노동계급으로 재정의해 인구의 절대적 다수를 노동계급의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사민당의 계급기반을 확대해 선거 승리를 도모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텔 클라세 전략도 사민당에 집권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산층의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은 핵심적인 노동계급의 이탈과 지지 감소를 가져와 ‘선거 트레이드오프’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1959년 바트 고데스베르크 강령을 채택하면서 선거정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사민당은 계급정당을 탈피하고 국민의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마르크스주의와 결별하고 시장경제를 전면 수용했다. 케인스주의를 수용해 생산수단의 국유화가 아닌 ‘소비의 국유화’로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실현했다. 이후 노동계급 정당인 사민당은 국민에 호소하는 정당으로 거듭났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전략’ 대 ‘외연 확장론’ 간의 경쟁은 독일 사민당의 순수 계급 전략 대 중산층 계급 전략 간의 경쟁과 닮았다. 핵심 지지층 전략은 강성 권리당원의 결집을 우선시한다. 그런데 “당원이 주인”이라는 당원 주권론은 민주당의 지지 기반과 정체성을 당원으로 좁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에 대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을 품어야 한다는 외연 확장론은 국민정당을 지향한다. 한줌의 내란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주권자인 국민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 모두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연 확장론은 단순히 중산층을 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 보수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국민 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재산세 완화, 상속세 개편 논의를 통해 민주당이 재산몰수 좌파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외연 확장론은 독일 사민당의 미텔 클라세 딜레마를 피하기 힘들다. 첫째, 가장 목소리가 크고 조직력이 강한 강성 권리당원은 새롭게 쟁취한 당원주권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외연 확장론은 강성 당원들의 민주당 정체성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힘들 것이다. 만약 외연 확장론이 강성 당원들을 온전히 설득해 내지 못한다면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트레이드 오프에 직면할 것이다. 핵심 지지층 올인 전략은 민주당을 ‘크고 단단한 소수정당’으로 전락시키는 반면 외연 확장 올인전략은 위기상황에서 당을 지탱해 줄 콘크리트 지지층을 와해시킨다. 이러한 트레이드 오프를 극복하고 민주당이 헤게모니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새로운 이념적, 정책적 헤게모니를 구축하는 것이다. 루스벨트의 뉴딜 무지개 연합, 스웨덴의 계급타협 연합과 같이 청년실업자, 플랫폼 노동자, 성차별 여성 등 다양한 소외계층을 연대와 연합을 통해 포용함으로써 민주당을 ‘국민 모두의 정당’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 李 “핵심광물·공급망 협력 강화”… 한·몽골 ‘황금시대’ 연다

    李 “핵심광물·공급망 협력 강화”… 한·몽골 ‘황금시대’ 연다

    멈췄던 CEPA 협상 원칙적 타결2030년까지 교역 10억 달러 달성후렐수흐 “남북관계 개선 역할 할 것”李, 신조어 ‘몽탄’ 소개 “상생 확산”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약 1조 5000억원)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5년 만에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타르에서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라는 이름으로 공동 언론 발표문을 내고 “(양국 간)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몽골을 가리켜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주요 파트너”라 부른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공동선언은 한몽 양국이 30여 년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 위에 앞으로의 시간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로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다. 특히 한·몽골 CEPA 협상은 2024년 11월 몽골 측 사정으로 중단됐다가 이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번에 원칙적 타결됐다.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사업 등에서 한국과 협력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도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AI와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인적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후렐수흐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후렐수흐 대통령님께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으며 대통령님께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해 줬다”고 밝혔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북한과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 대화 재개에 (몽골이)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몽골 국영 뉴스통신사 ‘몬짜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정상화, 그리고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몽골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과 몽골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청정에너지 관련 몽골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에너지 전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20건의 MOU와 1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후렐수흐 대통령과 함께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울란바타르가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몽골의 합성어인 ‘몽탄’이라고 불린다고 소개하며 몽탄 같은 상생의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 李 대통령 “2030년까지 몽골과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할 것”

    李 대통령 “2030년까지 몽골과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할 것”

    이재명 대통령의 9일(현지시간)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1조 5000억원)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5년 만에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타르에서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라는 이름으로 공동 언론 발표문을 냈다. 몽골을 가리켜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주요 파트너”라 부른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공동선언은 한몽 양국이 30여년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 위에 앞으로의 시간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로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 정상은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지속 확대하고 지역과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며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다.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 사업 등에서 한국과 협력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도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AI와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문화·인적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몽골 근대 의료 발전에 헌신한 이태준 열사를 비롯해 양국 우호의 역사적 자산을 함께 기리고 계승함으로써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후렐수흐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한편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후렐수흐 대통령님께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으며 대통령님께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해 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몽골 국영 뉴스통신사 ‘몬짜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그리고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몽골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했다. 한국과 몽골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청정에너지 관련 몽골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에너지 전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20건의 MOU와 1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앞서 후렐수흐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국빈으로의 예우를 다했다. 후렐수흐 대통령 부부는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직접 맞이했고 몽골 국민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박수로 환영했다. 애국가와 몽골 국가가 연주될 때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으며 몽골 의장대는 몽골어로 “훈디트 유릉히루크치, 아므릭 이리(존경하는 대통령님, 충성)”이라고 외쳤다.
  • “중국 어선이 싹쓸이” 아프리카, 中 ‘식량안보’ 위협에 골치…한국도 강경 대응 나서

    “중국 어선이 싹쓸이” 아프리카, 中 ‘식량안보’ 위협에 골치…한국도 강경 대응 나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아프리카도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서아프리카 연안 국가인 시에라리온의 어부들이 외국 어선, 특히 중국 트롤(저인망) 어선의 불법 조업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최근 그 실태를 조명했다. 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수도 프리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셔보 섬으로, 이곳에서는 해안에서 그물을 당겨 도미, 고등어, 가오리 등 생선을 낚는 전통적인 어업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 트롤어선이 서아프리카 현지 어부 그물 잘라버려그러나 주민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며 그 원인으로 한결같이 대형 외국 어선을 지목했다. 한 주민은 “공식적인 조업 금지 구역이 있는데도 연안 해역에 진입하는 외국 트롤 어선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어부 무사 가시모는 “우리가 저녁에 그물을 던지고 해안에 돌아오면 밤사이 트롤 어선들이 와서 (고의로) 그물을 잘라 버린다”고 토로했다. 트롤 어선이란 배에 매단 그물을 바닷속에서 끌면서 물고기를 잡는 대형 어선을 뜻한다. 그물을 끄는 위치에 따라 바다 밑바닥을 훑는 저인망, 수심 중간층을 훑는 중층 트롤, 해수면 가까이에 펼치는 표층 트롤 등으로 나뉜다. 한번에 대량의 어획량을 올릴 수 있어 상업적 어업에 널리 쓰인다. 그렇기에 규모가 작은 연안 어선과 달리 수십~수백톤급의 대형 선박인 경우가 많다. 특히 저인망 방식은 바다 밑바닥을 훑고 지나가기 때문에 산호초나 해저 서식지를 훼손하고, 목표로 하지 않는 어종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 올리기 때문에 혼획의 문제까지 지적된다. 게다가 종종 남획이 이뤄지면서 해당 해역 수산물의 씨를 말린다는 비판도 받는다. 가시모는 수평선 너머 대형 외국 어선을 가리키며 “그물을 새로 장만하는 데 매번 최대 250달러(약 38만원)가 든다”고 말했다. “불법조업 대부분 중국국적”…식량안보 문제로 떠올라 서아프리카는 전 세계 불법 조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2024년 발표된 한 국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무허가 어획량의 약 40%가 이 지역 해역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입는 손실이 총 100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르며, 수백만명의 식량 안보를 위협한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 발표 이후 2년 동안에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시에라리온 어민연합회의 토마스 투레이 회장은 회원들의 평균 어획량이 최근 몇 년 사이 약 40%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책임 소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불법 조업을 일삼는 외국 어선에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투레이 회장은 “바다는 우리 것인데 외국 트롤 어선들은 밤에 몰래 7마일 조업 금지 구역을 침범해 해안까지 밀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프리타운 인근 톰보 항구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수평선에 떠 있는 대형 트롤 어선을 가리켰다. 그 어선들이 단속이 이뤄지는 낮에는 조업 금지 구역 밖에 정박해 있다가 밤만 되면 거의 매일 구역을 침범한다는 것이다. 어부 아부 와이시세(70)는 소형 어선들의 그물이 죄다 잘린 적이 있다고 했으며, 어부 모하메디 카마라(55)는 외국 국적의 대형 트롤 어선이 자신의 배에 부딪혀 배를 파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국제환경단체 환경정의재단(EJF)의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설립자인 스티브 트렌트는 외국 어선의 절대다수가 중국 선박이라고 말했다. 트렌트 CEO는 “과거에는 한국 선박, 대만 선박, 유럽 선박들이 불법 조업을 했는데, 현재 이 지역을 보면 압도적으로 중국 선박들이다”라고 주장했다. 현지 정부와 결탁 의혹…“국제적인 대중국 압박 필요” 지역 어민들은 시에라리온 수산부에 항의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투레이 회장은 관료들의 부패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당국이 지역 어민들을 위해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불법 조업을 하는 자들이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고 매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산부 관계자는 이러한 유착관계를 강하게 부인했다. 셰쿠 세이 수산부 국장은 “불법 조업 문제가 예전엔 심각했을지 몰라도 현재는 대책이 가동돼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조업하는 외국 선박들에 위치 추적 트랜스폰더를 의무적으로 장착케 했고, 정부 소속 감독관들이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트랜스폰더를 꺼버리는 사례가 해운업계에서 비일비재하다고 취재진이 지적하자 세이 국장은 “시에라리온 해역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그는 7마일 조업 금지 규정을 위반할 경우 벌금이 부과돼 불법 진입을 강력하게 억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실제로 벌금이 부과된 사례를 묻자 단 한건의 사례도 내놓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시에라리온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는 BBC의 입장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중남미 해역에서의 중국 불법 조업 의혹에 대해 지난달 중국 외교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책임 있는 어업 국가로서 원양어업 활동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국제법에 따라 관련 국가들과 호혜적인 수산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렌트 CEO는 중국 정부가 현실을 못 본 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계속하는 것은 결코 신뢰할 수 없다. 중국은 지금까지도 자국 어선단을 통제하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보조금 지급과 감독·통제 체계의 부재를 통해 사실상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선박 추적 시스템 구축, 수산물 소비자를 포함해 국제 사회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네갈도 中트롤어선에 피해…“연 3억 달러 손실” 중국 트롤 어선의 불법 조업에 피해를 입는 곳은 시에라리온뿐만이 아니다. 역시 서아프리카 연안 국가인 세네갈 역시 외국 어선, 특히 중국의 트롤 어선의 불법 조업에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곳이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사는 어부 이브라히마 마르(55)는 지난 4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어리와 전갱이 같은 작은 원양어종을 비롯한 세네갈의 어류가 우리 해역에서 사라졌다. 이제 희망이 없다”고 착잡해했다. 무허가(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위험 지수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양 어선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불법 어업 국가로 지목된다. 전 세계 불법 어업에 관여하는 상위 10개 기업 중 8개가 중국 기업이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외국 트롤 어선들은 규격 외 그물 사용, 조명 사용, 심지어 폭발물까지 사용하는 등 각종 규제를 깡그리 무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무차별적인 저인망 낚시는 치어의 씨를 말려 어족 자원 감소를 초래하고 해양 생태계까지 파괴한다. AFP에 따르면 불법 어업으로 세네갈은 매년 약 3억 달러(약 457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해외개발기구(ODI)의 2020년 보고서는 전 세계에 떠도는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선 1만 6966척 중 90%가 중국 어선인 것으로 추산했다. 또 중국과 연관된 원양어선 중 927척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 선적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 중 518척이 서아프리카 국가에 등록돼 있었다. 이 대통령도 中불법조업 지적…양국 공동대응키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의 100t급 어선이 서해 서격렬비열도 인근 어업협정선을 2.4㎞ 침범해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허가 없이 조업하다 해경에 적발돼 나포된 바 있다. 당시 중국 어선은 해경의 정선 명령을 무시한 채 그물까지 잘라내고 도주했다가 항공기와 경비함정을 동원한 추격 끝에 붙잡혔다. 나포된 어선은 저인망 트롤 어선이었으며 당시 배 안에서는 이미 포획한 물고기 30t이 발견됐다. 이후에도 문제가 나아지지 않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연평도 평화전망대를 방문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실태를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NLL 남쪽으로 중국 어선들이 내려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군이) 이렇게 보고 있는데도 넘어와 있다는 건가. 우리도 단속 선박을 상주시키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우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NLL 선을 넘어와 있다는 것인데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 대낮에 너무 심하지 않나”라고 지적하며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후 우리 해양수산부와 중국 해경국은 한중 어업협정 수역 내 불법 조업 근절을 위한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양측은 최근 고도화·지능화되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조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우리 정부가 제공하는 채증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 항·포구 내 자체 단속을 강화하고 결과를 신속히 회신하기로 했다. 또한 중대 위반 어선 처벌을 위한 규정 개정과 비밀어창 개조 등을 단속할 관련 규정 마련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관련 내용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제26차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구체화할 방침이다. 오는 10월에는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약 10일간 한국 어업지도선과 중국 해경이 공동 순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 트럼프, 전면전 안 한다더니…“美 공중급유기, 이스라엘로 복귀 중” 전쟁 재개되나 [핫이슈]

    트럼프, 전면전 안 한다더니…“美 공중급유기, 이스라엘로 복귀 중” 전쟁 재개되나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간 이스라엘에서 철수했던 미군 공중급유기가 다시 복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란을 둘러싼 중동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에 위치한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 미군 공중급유기가 순차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항에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돕기 위해 파견됐던 공중급유기 32대가 배치됐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달 17일부터 해당 공중급유기들은 이스라엘에서 유럽 기지들로 철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 등 내각 주요 인사들도 안보 협의를 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전날부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공격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란 남부 해안지대에 대한 공습을 실시하는 등 재공습을 시작하자마자 안보 회의를 시작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방위군(IDF) 안팎에서는 이란군의 기습, 갑작스러운 사태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작전계획과 최신 정보에 기반한 공격 목표를 다시 세웠으며 전투기도 무장 대기 상태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상호 공격이 재개되고 사실상 휴전 협약과 종전 협상이 백지가 되면 곧바로 이란과 레바논을 향한 공격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면전 재개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이란과의 전면전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공격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美 공습에 이란 북동부 철도 교량 피격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선을 그었지만 미국의 공습에 이란이 큰 피해를 보며 향후 이란 전쟁 재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9일 “미군은 골레스탄주 아크칼라시 외곽에 있는 ‘아크 테케 칸’ 철도 교량을 폭격했다”면서 “이날 오전 1시 30분쯤 교량 일대에 적의 발사체 7발이 떨어졌으며 이 가운데 2발이 철로에서 폭발했다”고 전했다. 아크칼라는 이란 북동부 골레스탄주에 위치한 도시로, 해당 철도 노선은 북부 지역의 물류와 교통을 연결하는 기반시설 가운데 하나다. 이번 공격으로 철도 교량이 피해를 입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 여부나 철도 운행 차질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마!” 파키스탄, 자제 촉구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잇따라 공격하고 미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본토를 타격하면서 현재 양측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파키스탄이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다시 무력 충돌한 양국에 자제를 촉구하면서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약속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라. 지속적 협력, 대화, 외교 외에 다른 대안은 없으며 분쟁 재발은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당사자가 이슬라마바드 종전 MOU에 따른 각자의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이 MOU는 상호 존중과 공동 번영을 위한 지속적 토대”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하르그섬 점령” vs 이란 “어서 와라,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핫이슈]

    트럼프 “하르그섬 점령” vs 이란 “어서 와라,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끝났다며 미군이 하르그섬을 공습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 있다. 이란이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공습 당시 군에 파이프는 건드리지 말고 다른 모든 것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석유 기반 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향후 미국이 섬을 점령해 석유 인프라를 통제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이 알려진 직후 이란은 강력히 반발했다.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가 또다시 하르그섬 점령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어서 오라.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단 한 명의 미군 병사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고 경고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국 간의 충돌이 휴전 3주 만에 다시 불붙은 이유는 6~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라이베리아 국적의 민간 상선 3척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다. 미국은 이를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대이란 타격에 나섰고,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에 반격을 가하면서 다시 충돌이 거세졌다. 먼저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7일 상선 3척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80여개 표적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어 다음 날에도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 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 반대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첫 번째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직후 몇 시간 만에 미군 기지가 있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타격했다. IRGC는 “이번 침략에 대한 초기 대응으로 IRGC 해군과 항공우주군이 미사일 및 드론 작전을 합동으로 수행해 두 국가 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미군의 MQ-9 드론 1대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미군의 추가 군사 작전이 단행되자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또 다른 보복 공습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본토 해안에서 25㎞ 떨어진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동쪽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특히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90% 이상이 이곳을 거친다. 이란의 핵심 수입원이기 때문에 ‘이란의 금고’라고도 불리는데,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워 이곳 상황은 국제 유가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미국은 이곳을 점령하거나 파괴하면 이란의 주요 수입원을 완전히 차단해 정권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李대통령 “北소통하는 몽골, 한반도 평화 역할 기대…공급망 전주기 협력”

    李대통령 “北소통하는 몽골, 한반도 평화 역할 기대…공급망 전주기 협력”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몽골 국영통신 몬차메가 이날 공개한 사전 인터뷰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꾸준히 기여해 왔다. 이러한 몽골의 외교적 자산이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도 “지금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장기간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국제사회가 북한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 나가고 역내 평화를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과 소통 가능한 몽골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도 몽골이 축적해 온 외교적 신뢰와 ‘울란바타르 대화’라는 중요한 자산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더욱 큰 기여를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처음 열린 울란바타르 대화는 동북아 안보·에너지·환경 등 전통·비전통적 안보 이슈를 다루는 국제회의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개최됐다. 이번 순방 기간에 나담축제에 주빈으로 초청받은 것에 대해선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 현장에서 몽골 국민들과 함께 숨 쉬며 양국이 공유하는 자유와 독립 그리고 주권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이 한몽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전환점이자, 한-몽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몽 간 협력 모델 관련 질문에는 “오늘날 핵심광물은 산업과 기술 그리고 국가 안보를 떠받치는 전략자산이 됐다”며 “우수한 광물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몽골과 광물 탐사 개발 기술 및 제조 혁신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중요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양국은 2023년 한몽 희소금속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켜 제도적 협력의 틀을 만들었다”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사업의 전 주기에 걸쳐 함께 참여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개소한 ‘희소금속센터’가 공급망 협력 확대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와 관련해서는 “국가와 국가를 진정으로 이어주는 힘은 결국 사람의 마음과 신뢰”라면서 지난해 양국 국민의 상호 방문자 수가 역대 가장 많은 36만명을 기록한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민 간의 신뢰와 호감은 어떤 협정보다도 강력한 한몽 관계의 토대”라며 “양국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편익을 늘리기 위해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하고 영사 협정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몽골 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의 처우와 생활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또한 항공 노선과 운수권 확대 등 양국 국민들이 더 쉽고 편리하게 오가며 교류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도 함께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몽 관계를 외교 문서 속에 머무는 협력이 아니라 양국 국민이 일상에서 몸소 체감하는 동반자 관계로 만들고 싶다”며 “수교 40주년이 되는 2030년 인적 교류 50만명 시대를 열고 몽골 청년들이 한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몽골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실질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포토] 몽골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

    [포토] 몽골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

    외교 지평 확대를 위해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이 대통령 내외는 현지 환영객들의 뜨거운 환대 속에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회생법정 앞에 선 청년 부채의 현실낭비와 절제 부족 보다 사회구조 탓자산 격차가 키운 청년 빚의 악순환생활비 대출 몰리다 범죄 유혹까지은행 수익 뒤에 가려진 채무자 위험개인 회생은 시혜 아닌 재기의 권리‘클린 바우처’로 회생절차 개선해야희망 잃은 청년들 일어설 기회 절실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청년 고용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 불안은 빚 문제로도 번진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의 평균 채무액이 7000만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사고 중산층으로 올라선다는 경로도 희미해졌다.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들 사이에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중간’에도 가기 어렵다는 좌절감이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좌절이 빚과 쉽게 만난다는 점이다. 생활비와 주거비를 메우기 위한 대출이 쌓이고, 격차를 따라잡으려는 투자와 도박성 선택도 빚을 키운다. ‘청년파산’의 저자 박기태 변호사는 청년 부채를 개인의 낭비나 절제 부족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가 책에서 주목한 것은 빚의 규모보다 빚에 이르는 과정이다.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부담, 생활비 부족으로 시작된 빚은 카드 돌려막기와 고금리 소액대출로 이어진다. 전세사기 피해, 불법 금융, 범죄조직의 유혹이 겹치면 청년은 더 깊은 수렁으로 밀려난다. 그를 만나 청년 부채의 현실과 회생의 해법을 물었다. -요즘 청년 문제가 부각되는 와중에 책이 나온 시점이 공교롭다. “처음에는 빚과 이자 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풀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청년 채무자들의 사례가 워낙 강렬했다. 기성세대나 언론은 청년 부채를 낭비나 투자 실패, 도박으로 쉽게 단정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고 참혹한 현실이 있었다.” -15년간 노숙인 지원 활동을 해 왔다. 회생·파산 분야에 관심을 쏟은 계기였나. “노숙인센터와 로스쿨 시절 법률 상담을 하며 만난 이들의 사정은 제각각이었다. 실직, 질병, 주거 상실 등 벼랑 끝에 몰린 이유는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남는 문제는 하나, 결국 빚이었다. 빚은 이미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못하게 붙드는 마지막 족쇄처럼 작용했다.” 박 변호사에게 회생·파산은 빚 정리를 넘어 사람이 다시 사회 안으로 돌아오게 하는 최소한의 통로다. -과거 중장년층의 문제로 여겨졌던 상담실에 왜 청년들이 늘었나. “2021년 무렵부터 20대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사회에 막 들어섰거나 아직 자리잡기도 전인 이들이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찾아왔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계급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 구조를 이유로 본다. 노동소득만으로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지면서 일부 청년은 영끌, 공격적 투자, 불법 도박, 사채 같은 위험한 선택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력 감당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첫 경계선은 어디인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을 넘어서는 순간이다.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 이자가 한꺼번에 돌아오면 처음에는 카드 돌려막기로 버틴다. 그러나 연체가 시작되고 독촉이 이어지면 일상적인 노동도 흔들린다. 일을 해도 머릿속은 빚 생각뿐이다. 가족 안전망이 있는 청년은 그 전에 멈출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은 악순환으로 곧장 밀려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청년들은 어떤 상황까지 내몰리나. “빚이 일정 선을 넘으면 돈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력의 문제가 된다. 당장 갚을 돈이 없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흔들린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명의나 통장을 넘기고, 보이스피싱 수거책이나 불법 도박, 해외 범죄조직의 유혹에 노출되는 식이다. 위험을 알아도 멈출 힘이 별로 없다.” 박 변호사는 캄보디아 범죄조직 문제도 언급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상담 현장에서 위험 신호를 보고 있었다. 사채에 시달리다 자살 시도까지 했던 한 청년은 ‘600만원을 준다’는 말에 캄보디아로 갔다가 범죄조직에 구금됐다. 그 청년은 나중에 박 변호사에게 “바닥 밑에 지하, 지하 밑에 지옥이 있었다”고 했다. -청년 부채 문제에서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회사는 못 받을 위험까지 계산해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채무자가 무너지거나 금융사기를 당하면 책임은 개인에게만 돌아간다. 은행의 보안이나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했는지는 제대로 따지지 않고, 결국 ‘왜 속았느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은행은 정부가 허용한 이자사업을 독과점 체제 안에서 해 왔다. 국내 은행권 이자이익은 연간 60조원을 넘었다.” 박 변호사는 “꿀은 은행이 빨고, 위험은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라고 했다. 미국처럼 금융기관에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은행도 보안과 대출 관리에 신경 쓴다는 것이다. -청년 부채와 좌절이 정치적 극단화로도 이어진다고 보나. “청년들의 정치적 선택을 단순히 극단화됐다고만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2000년대생들은 정보도 많고 자기 처지도 잘 안다. 문제는 자기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는 데 있다. 기성세대가 자산과 자리를 선점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내 몫은 어디에 있나’라고 묻는다.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분노로 이어진다.” 그 분노는 냉소, 혐오, 정치적 극단 선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도덕적으로 꾸짖기보다 그 배경을 읽어야 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개인회생 제도가 있어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했다. “우선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인생의 낙인처럼 여기고 끝까지 사채로 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회생을 고민할 때쯤에는 이미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는 상태가 대다수다. 그런데 신청하려면 변호사 비용 등으로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 돈이 없어 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도는 다시 돈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는 책에서 ‘클린바우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클린바우처는 개인회생·파산 절차 비용을 공공이 먼저 지원하고, 이후 회생 절차 안에서 채무자가 갚아 나가게 하는 방식이다. 무상 지원이 아니라 재기 비용을 먼저 빌려주는 구조에 가깝다. -채무조정이나 탕감 논의에는 늘 ‘도덕적 해이’ 비판이 따라온다. “개인회생은 빚을 없던 일로 해 주는 제도가 아니다. 신청 단계부터 비용이 들고, 절차에 들어간 뒤에도 채무자는 3년 동안 최저생계비만 남기고 자기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 갚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원금의 70~80%까지 갚는 사례도 있다. 결코 쉬운 절차가 아니다.” -그렇다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청년들이 개인회생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보나. “당연하다. 많은 청년이 공포 때문에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미루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사채나 돌려막기로 버티는 건 고통의 기간만 늘릴 뿐이다. 법이 정한 회생 제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합법적인 권리다. 국가 입장에서도 청년이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것보다 회생을 통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복귀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회생·파산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낀 경우도 있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무급 휴직을 하다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이 수천만 원까지 불어난 30대 직장인이 있었다. 회생을 신청하자 반복되던 독촉 전화가 끊겼다. 그 소음이 멈추니 마음이 회복되고 다시 일할 수 있었다. 회생은 빚을 탕감받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고, 정해진 생계비 안에서 생활하면서 소비를 통제하고 규모 있게 사는 법을 익히는 효과도 있다. 노숙인 상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봤다. 파산 면책을 받고 공공근로로 한 달 60만~70만원이라도 벌게 된 사람이 그 돈을 자녀에게 보내고 싶어 했다. 중요한 것은 돈의 액수보다 삶의 의미다. 내가 번 돈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청년 채무 위기를 방치하면 어떤 비용을 치르게 되나. “가장 무서운 대가는 희망의 상실이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며, 범죄조직의 말단으로 흘러 들어가는 비용은 초기에 이들을 구제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청년 부채는 금융 문제이지만 금융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용, 주거, 자산 격차, 가족 안전망, 범죄, 정치 불안이 모두 연결돼 있다.” 청년에게 ‘각자도생하라’고만 말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남기 어렵다. 박 변호사가 말하는 청년파산은 단순히 빚을 갚느냐 못 갚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일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연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최소한의 출발선을 보장할 책임과 의지가 있는지를 재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박기태 변호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같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산·손해배상·경제범죄 분야에서 활동하며 회생·파산 사건을 12년째 다뤄왔다. 대학 시절부터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노숙인 지원 활동을 이어왔고 현재 센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청년 채무자 증가를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파산’을 썼다. 개인회생과 파산을 낙인이 아니라 재기의 권리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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