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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 ‘깍두기’외교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나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 ‘깍두기’외교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나

    외교부 국감 ‘장관은 전략회의 멤버냐’에“경제부처 5곳 중 하나가 외교부”라고 답변 경제·외교안보부처 명확히 구분했던 정부한 달 안 돼 외교부를 ‘경제부처’로 만들어 미일은 경제안보부처 통합해 대응 기민한국도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 조직 시급미중 전략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로 ‘경제의 안보화’ 현상이 뚜렷해지자 정부가 장관급 협의체인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전략회의)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은 경제부총리, 나머지 정규 멤버는 경제부처 장관 5명에 국가정보원·국가안전보장회의(NSC)·청와대 관계자 5명 등 10명이다. 경제안보를 논하는 회의체인 만큼 외교부도 들어간다. 다만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외교부의 현 위상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왔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지난 18일 1차 전략회의에 갔느냐면서 이 회의의 주 멤버인지 재차 확인했다. 이에 정 장관은 “경제부처 5곳 중 하나가 외교부”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이 회의체가 경제 관련 부처 장관, 외교안보부처 장관 및 NSC 상임위 위원 등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경제 관련 부처와 외교안보부처를 명확히 구분했던 정부가 한 달도 안 돼 외교부를 애매한 ‘깍두기’ 신세로 만들었으니 외교부 장관이 스스로 경제부처 장관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통상교섭본부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이관시킨 뒤에도 외교부에는 양자경제외교국, 국제경제국 등 경제외교 부서가 남아 있긴 하다. 교섭권 등 정책 결정권이 없어 비중이 예전만 못 하다. 미국 국무부처럼 경제차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미 국무부 경제차관의 카운터파트인 외교부 2차관은 다자외교도 함께 챙겨야 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이러고도 ‘경제부처’라니 서로 민망한 형국이다. 외교부는 8년이 지난 지금도 ‘통상이 없는 경제외교’의 정체성을 똑 부러지게 찾지 못해 고민이 많은 분위기다. ‘재외공관의 해외진출기업 지원에 관한 규정’을 새로 만들어 현지 진출한 기업들을 지원하고 우리의 국익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위한 첫발을 뗐지만, 외교관·주재관들의 역량·마인드셋이 그대로이면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정무와 경제 부서 간 칸막이도 견고하다. 그렇다고 외교부를 외교통상부로 돌려 놓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무역, 투자, 과학, 기술 등을 하나의 외교정책 ‘글러브’에 넣으면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은 늘어나겠지만 구속, 제구력, 상황판단능력 등 전체적인 실력이 함께 좋아지려면 숙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경제위원회(NEC)를 중심으로 부처들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말 출범한 ‘미국·유럽연합(EU) 무역·기술협의회’의 미국 측 대표로는 국무부·상무부 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모두 출동했다. 일본도 지난해 4월 국가안전보장국(NSS)에 각 부처 에이스를 집합시킨 ‘경제반’을 만들어 대응해오다 이번에 경제안보상까지 신설했다. 경제 현안에 전략·정무적 판단이 중요해지면서 외교부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외교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NSC 상임위라도 통상·기술 전담을 두고 글로벌 기술 경쟁의 판도를 조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략회의도 이런 맥락에서 출범시켰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가끔 만나는 회의체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TF 위원장은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조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수혁 “美 한일관계 적극 개입, 日 불편해 한다”

    이수혁 “美 한일관계 적극 개입, 日 불편해 한다”

    국회 외통위원회,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쿼드 가입,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미국은 한일관계 경색 원인이 일본의 강경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수혁 주미대사가 밝혔다. 또 한국의 쿼드 가입과 관련해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관련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한일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입장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미국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사는 “미국 고위 인사가 일본에 가서 얘기도 하고, 국무부 고위인사도 한일 두 나라의 고위층을 불러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일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이유로는 “한미일 3각동맹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사는 “미측 핵심 고위인사와 15차례에 걸쳐 대면 협의를 했는데 이중 7∼8차례는 한미일 관계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했다. 이런 미국의 노력이 수면 위로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나 북한 문제나 조용한 외교를 통해서 (접근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4개국서 확대, 쿼드 공식 입장 아니다” 이 대사는 또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에서 쿼드 가입을 제안받은 적이 있냐고 묻자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기술, 기후, 공공보건 3개 분야에 개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면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 그런 격인 것 같다”며 “우리가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쿼드가 확대할 생각이 없기에 시기상조 논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그간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밝혀왔다. 이 대사는 박 의원이 쿼드 가입에 소극적일 경우 국익 확대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미국은 한국이 가진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독특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한국이 아주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며 “한미동맹만 강조해서 미국이 하자는 대로 가는 것이 꼭 미국의 이익이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한국이 쿼드,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파이브아이즈(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에 모두 속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종전선언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찬반 양론을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정권 말에 무리한 수로 미국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은 다음 정권을 위한 토대를 남기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대사는 “동의할 수 없다. 미국은 진지하게 다루고 있고 합목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미국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미국 정부가 결정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봐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전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면담을 한 이후 한국 고위 당국자가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 입장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백악관 발표 자료에는 종전선언이 언급조차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서 실장이 일방적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한미 합의를 통해 종전선언을 협의할 필요가 있어서 방문한 것”이라며 미국 측도 종전선언 논의에 관심이 있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외교통상부 복원 목소리도 이 대사는 이날 올해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졌을 당시 현지를 찾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당시 한인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이 대사는 물론 애틀랜타 총영사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또 1998년부터 15년간 있었던 외교통상부를 복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이 대사는 정무, 과학,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 대사가 한 부처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우리 국익을 확보하는 목적에 어느 조직이 부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외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오커스 회원국인 호주와 공유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핵잠을 건조 계획까지 줄거냐, (핵잠을) 대여할거냐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오커스 회원국인) 미국, 영국, 호주가 향후 방향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 대선판에 北 미사일 쐈는데도 덤덤한 후보들, 왜?

    대선판에 北 미사일 쐈는데도 덤덤한 후보들, 왜?

    이제 ‘북풍(北風)’은 다한 것일까. 여야의 대선 경선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북한이 잇단 도발을 자행했지만 대선판은 의외로 잠잠한 분위기다. 북한의 총탄 한방에 소란이 일며 판이 흔들리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대선에서 북한발 이슈는 이대로 후순위로 밀려 국민들의 관심 영역 밖에 남겨질까.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2발 쐈지만… 북한은 지난 15일 북한 중부 내륙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를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 훈련’으로 “800㎞ 계선의 표적지역을 타격할 데 대한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공격 패턴이 다양화됐다는 의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12일에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도 자행했다. 지난 3월 미사일 시험 이후 반년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1주일 사이 신형 무기를 잇따라 공개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북한의 도발은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여권 대선 주자들은 대부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후보 중 소신파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정도가 페이스북에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 경고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을 뿐이다. 야권 주자 캠프에서는 비판 메시지가 여럿 나왔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북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면서 실체도 없는 북한과의 평화 놀음에만 매달리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정부에 대한 단발성 비판을 넘어 여야 주자간 이슈로 다뤄질 기미는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역대 대선마다 북풍은 선거 구도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는 2016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이 상당한 이슈가 됐고, 2012년 대선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제기됐다. 2007년에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대선 전 큰 주목을 받았다. 北 도발보다 고발사주·대장동 의혹이 더 강해 정치권에서는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선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큰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체적으로 보고 있다. 한 야권 캠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빌미는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여기 매달려 얻을 게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우선 이번 달에 진행된 북한의 도발은 수위가 낮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위반에 분명 해당하지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국제사회도 추가 제재 없이 넘어간 경우가 많다.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오랜 기간 누적된 북한의 도발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물론 정치권의 날도 무뎌진 셈이다. 북한의 도발로 여야 후보 간 ‘각’이 서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1위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는 평화경제체제,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스냅백) 등을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계승하겠다고는 했지만 ‘실용적 남북 관계’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 관여하지 않아 북한 도발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한 상황이다.무엇보다 현재 대선판은 윤 전 총장 고발사주 의혹, 이 지사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 유력 주자가 직접 거명되는 의혹을 두고 대대적인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북풍이 명함을 내밀 틈이 전혀 없는 판인 셈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다른 이슈가 없다면 모르지만 지금 북한 이슈는 각 캠프에서는 관심밖일 것”이라면서 “그걸 가져오면 지금 터진 핵폭탄급 화제가 오히려 희석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에서 여야 주자 간 격돌 가능성 결국 대북 문제는 본선에 가서야 여야 후보 사이에서 치열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보수, 진보 진영 간 입장 차가 분명한 분야라 경선보다는 본선에서 주목받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아직 정리된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출마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군사적으로 주적이지만,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협력할 것 협력해야 된다”며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밝힌 상태다. 반면 윤 전 총장과 야권 양강 구도를 형성한 홍준표 의원은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강경한 대북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과의 완전한 단절’을 강조하며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 등을 주장하고 있다. 본선에서 여권 후보와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공약들이다.
  • [데스크 시각] 2007년 겨울 ‘로비 투쟁’의 트라우마/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2007년 겨울 ‘로비 투쟁’의 트라우마/김미경 정책뉴스부장

    악몽 같은 기억은 될 수 있으면 소환하고 싶지 않은 법이다. 2007년 늦봄부터 한겨울까지 이어졌던 노무현 정부의 ‘언론 탄압’에 맞선 투쟁 경험은 특히 그렇다. 논란 끝에 그해 5월 정부가 확정한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따라 10월 모든 정부 부처 기자실이 당시 외교통상부 1층에 하나로 통폐합되면서 외교부 기자실에 가장 먼저 ‘대못질’이 강행됐다. 언론의 건설적 비판에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담합한다’며 기자실마저 없애는 탄압에 나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당시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기자실에서 쫓겨난 뒤 2층 로비에 앉아 한 달 넘게 ‘로비 투쟁’을 벌였다. 정부는 11월이 되자 로비의 전기마저 끊어 버렸다. 엉덩이가 시렸던 로비에서도 내쫓긴 기자들 일부는 인근 커피숍과 식당으로, 일부는 근처 기업 기자실로, 일부는 인근 오피스텔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정보 통제에 따른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는 거센 비판을 받게 된 노무현 정부의 언론 대못질 탄압은 6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정당성을 잃어버렸다. ‘언론 개혁’ 운운하던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을 향한 일부 여론의 지지도 급속히 꺾였다. 여기저기 흩어져서도 투쟁을 이어 갔던 기자들은 그해 12월 19일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 기자실이 복구되면서 정상적인 언론 활동을 다시 이어 갈 수 있었다. 2021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강행을 통한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언론 탄압은 2007년 당시 상황과 너무나 닮아 있다. 첫째, 소위 진보 정권의 적대적 언론 행태가 정권 말기 다시 발현된 것이다. “비판만 할 줄 알지 비판받을 줄 모르는” 진보 정권은 언론과 사사건건 각을 세우다가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법과 제도를 손대면서까지 언론 탄압을 강행한다. 둘째, 언론만 장악하면 정권에 유리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야당은 물론 이해당사자인 언론계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 셋째, 정치권의 비판뿐 아니라 국내외 언론계의 반대에 부딪혀 후진국형이라는 국제적 비난의 도마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언론 탄압에 개입하는 여당과 정부 인사들의 상당수가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 개탄스럽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언론계 출신인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창호 국정홍보처장 등이 앞장섰다면 지금은 역시 언론인 출신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 등이 숟가락을 올리고 있다. 특히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청와대 대변인까지 했던 김 의원은 국회에서 언론을 대기오염물질에 빚댄 혐오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누가 봐도 언론에 재갈 물리기다. 정권에 유리한 정보만 흘리며 언론을 이용하려는 소위 개방형 브리핑제가 실패한 뒤 기자실마저 없애 언론을 옭아매려고 했던 노무현 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권은 법까지 바꿔 가면서 언론 길들이기를 하려고 한다. 노무현 정부는 소위 보수언론 손보기로부터 탄압을 시작했고 이번에는 포털 등에 넘치는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더니 결국 전체 언론을 겨냥하며 마수를 드러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 같은 ‘언론재갈법’은 어렵사리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을 후퇴시키는 흑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언론 자유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청와대는 “국회가 논의할 일”이라며 방조하고 있다. 진정한 언론 개혁은 6개월 남은 정권이 나설 일이 아니다. 언론 스스로가 사회적 합의하에 추진하도록 제발 놔둬라.
  • 막말에 고가 선물 의혹… 기강 풀어진 주미 총영사들

    막말에 고가 선물 의혹… 기강 풀어진 주미 총영사들

    외교부가 미국 주재 재외공관장 두 명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10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권원직(외시 27회) 주시애틀 총영사는 부임 반년 만인 지난 6월부터 총영사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승인 부총영사가 지난 6월 26일 올림피아의 워싱턴주 청사에서 열린 6·25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대외 활동을 대신 하고 있다. 권 총영사는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분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권 총영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권 총영사는 외교통상부 장관 비서관, 주중국 참사관, 주필리핀 공사,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등을 거쳐 16대 시애틀 총영사로 부임했다.외교부는 박경재(행시 22회)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에 대한 투서도 접수해 진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JTBC는 그가 비자 신청 서류가 미비한 경우에도 담당자에게 비자 발급을 강요하고 직원에게 막말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총영사가 외부 인사에게 고급 와인 등 청탁금지법 한도를 넘어서는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총영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교육부 고위공무원과 대학 총장 등을 지낸 특임공관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를 졸업했고, 지난 대선 당시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 윤석열, 文정부 북핵 실무 총괄했던 이도훈 영입

    윤석열, 文정부 북핵 실무 총괄했던 이도훈 영입

    정책 미흡 지적에 정책자문단 공개김소영·안상훈·윤덕민 교수 등 합류위안부 합의 담당한 이상덕도 영입정책적 준비가 미흡하다는 평을 받아 온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대선캠프 정책자문단을 공개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외교 실무를 총괄했던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 겸 6자회담 수석대표를 비롯해 외교·안보 분야에 무게를 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자문단은 42명으로 꾸려졌으며 ▲경제 ▲사회 ▲외교·안보·통일 ▲교육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간사를 맡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해 온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 등이 분과 간사를 맡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자 최장수 본부장 기록을 세운 이 전 본부장의 영입이 우선 눈에 띈다. 그는 미국 측 카운터파트 스티븐 비건 당시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이슈를 논의했으며, 한미 워킹그룹 수석대표로 제재 면제 문제를 협의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물러난 뒤 춘계공관장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대선 캠프로 움직일 것이란 말이 돌기도 했다. 외교분과 간사인 윤 교수는 박근혜 정부 당시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합류를 강조하며 “두 분(이도훈·김홍균) 다 비핵화를 완성하고 우리 외교의 허물어진 모습을 정상화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담당한 이상덕 전 주싱가포르 대사도 합류했다. 그는 동북아국장으로 위안부 합의를 조율할 당시 피해 할머니들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외교·안보·통일 분과에는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 4개 분과 중 가장 많은 19명이 참여했다. 경제 분과에는 전문가 7명이 함께하며, 부동산 대책은 김경환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맡는다. 사회 분과에는 고용노동 분야의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 아동복지 분야의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 등 10명이 포진했다. 윤 전 총장은 자문단 명단 공개를 시작으로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둔 탈이념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1호 공약을 서둘러 제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총괄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은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되 1호 공약이나 중점 공약은 본격 선거에 들어가 공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다”면서 “이념 중심이 아닌 민생과 실용, 국리민복의 가치로 정책 행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 ‘직원에 부적절 발언’ 주시애틀 총영사에 ‘분리 조치’...외교부 조사

    ‘직원에 부적절 발언’ 주시애틀 총영사에 ‘분리 조치’...외교부 조사

    부총영사가 대외 활동지난해 12월 부임한 권원직 주시애틀 총영사가 한 달 넘게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권 총영사는 지난 6월부터 총영사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분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권 총영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외 활동은 부총영사가 대신 하고 있다고 한다. 홍승인 부총영사는 지난 6월 26일 올림피아의 워싱턴주(州) 청사에서 열린 6·25 기념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총영사는 외교통상부 장관 비서관, 주중국 참사관, 주필리핀 공사,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등을 거쳐 16대 시애틀 총영사로 부임했다.
  • 광주 간 윤석열 “5·18 정신 헌법에 넣어야”

    광주 간 윤석열 “5·18 정신 헌법에 넣어야”

    장외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율 하락세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급부상으로 위기감이 몰려오자 전략을 정비하며 대권 행보에 고삐를 쥐고 있다. 강경 보수에 경도됐다는 비판을 타파하고자 제헌절에 광주를 찾아 5·18 정신을 헌법에 넣자고 했다. 정무 판단 미숙, 콘텐츠 부족이라는 지적에는 4선 출신 김영환 전 의원과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를 합류시키며 캠프 재정비에 나섰다. 대변인단 외 캠프 구성원을 공개하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은 최근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캠프는 18일 “30여년간 공직자로 한반도 평화 문제 해결 등에 공헌한 황 전 대사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황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박근혜 정부 당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 회담 한국 수석대표를 맡은 북핵 전문가다. 지난 16일에는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도 합류했다.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인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급 인사로는 처음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 행보를 마치는 대로 정책 대안을 선보일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문가단과 함께 이미 분야별 정책을 마련했으나, 윤 전 총장이 ‘민생 행보’를 통해 우리 캠프가 마련한 정책이 현장과 괴리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8월 중 민생 행보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책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제헌절인 지난 17일 윤 전 총장은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에 찬성했다. 이런 행보는 야권 주자 가운데 이례적으로 호남 지지세가 있는 후보로서 호남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광주에 이어 20일에는 민심 행보의 일환으로 대구를 방문한다. 영호남 화합과 국민대통합의 의미를 담았다. 각종 의혹에 침묵해 검증을 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검증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광주 일정에서 ‘무분별한 가족 검증을 지양하자는 취지의 이재명 경기지사 발언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주 불법·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국민의 공복으로 나서는 정치 지도자에 대해서 의문점을 파헤칠 수도 있다”고 했다.
  • [황성기 칼럼] 비핵화, 다자 틀 써볼 만하다/평화연구소장

    [황성기 칼럼] 비핵화, 다자 틀 써볼 만하다/평화연구소장

    대화하자는 미국의 요청을 북한이 “잘못 가진 기대”(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미국과의 접촉, 가능성 생각하지 않아”(리선권 외무상)라며 걷어찼다. 북한에서 미국을 담당하는 두 고위급의 반응만 보자면 구체적인 카드도 내보이지 않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저강도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비핵화에 진전도 없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나 적대시 정책의 일부 완화를 먼저 제안할 것이라 상상하기 어렵다. 2019년 2월 하노이 이후 교착된 북미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남한과 중국이 가세하는 4자 혹은 일본과 러시아도 끼는 6자회담 체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자회담론은 미국 혼자로는 북핵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전제로 깔고 있다.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해 북미, 북미중 3자, 4자, 6자 등 그때의 상황에 가장 맞는 회담의 틀을 만들어 대응해 왔다. 하지만 평양의 희망과 달리 북미 양자보다는 다자회담에서 성과가 나왔고, 북한의 도발도 억제된 측면이 있다. 4자론부터 보자. 6자회담 경험이 있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4자회담을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 북핵 해결의 주요 변수가 된 중국, 대립하면서도 비핵화 이해가 일치하는 미중을 고려하면 4자회담을 최적화한 틀로 본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기고문에서 한반도 질서가 변했고, 더이상 중국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4자회담은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에 합의했고,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핵 협상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역시 4자회담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핵을 수십년 걸릴 장기 프로젝트라고 규정하고 한중의 역할을 키운 4자회담을 역설했다. 6자론에서는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독보적이다. 그는 북미로는 해결이 난망한 것으로 증명된 만큼 6자 구도로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국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6자든 뭐든 상관없지만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면서 이해 당사국을 관여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비롯된 1차 북핵 위기는 제네바합의로 수습된 뒤 1997~98년 제네바에서 6차례 4자회담을 낳는다. 하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남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합의 사항에 대한 북한의 이행을 강조했지만 북한의 눈은 미국에만 가 있었다. 그래도 성과라면 한반도 관련 당사국이 한자리에 모인 전례를 만든 데 있다. 2002년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에서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HEU) 개발을 북한이 시인하면서 시작된 2차 북핵 위기는 2003~2008년의 6자회담을 성사시켰다. 4차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나왔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의 대북 불가침 의사 확인, 대북 경수로 제공 논의,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 등에 합의했다. 북핵 신고 내용의 검증을 합의하지 못해 6차 회담으로 종료됐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개발 이후 가장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한반도 위기 직후 북미의 정상회담 방식이 도입됐다. 톱다운으로 신속히 결론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자회담보다 못한 두루뭉술한 싱가포르 합의만 남긴 채 2차 회담에서 끝났다. 북핵은 북미 이슈이지만 양자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남북, 북중, 미중의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임을 증명했다. 중국이 다자회담에 가장 적극적이다.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일본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북핵 대표 4명과 접촉했다. 한반도 문제의 중국 주도를 용인하지 않으려는 미국, 뒷배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간섭은 꺼리는 북한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떡 줄 사람(북미)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다자회담)부터 마시는 일일 수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면 가능성 낮고 실속 없는 남북 정상회담보다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4자회담 체제를 꾸리는 게 어떤가. 4자 틀 속에 북미 양자를 마주 앉히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다.
  • ‘방랑식객’ 임지호 요리연구가 별세

    ‘방랑식객’ 임지호 요리연구가 별세

    요리연구가 임지호씨가 12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65세. 자연 요리연구가인 고인은 40여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식자재를 찾고 요리를 만들었다. 이런 활동으로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2006년에는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TV 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등으로 대중에 친숙한 이미지를 심었다. 최근에는 ‘집사부일체’, ‘정글의 법칙’ 셰프 편 등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박혜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고인의 두 어머니와 ‘길 위의 어머니’ 김순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신의 삶과 요리 철학 등을 10년에 걸쳐 담아낸 영화다.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더 먹고 가’를 찍고 시즌2를 준비하던 김시중 MBN CP는 “모두에게 따뜻한 아버님 같았고 모두 존경해 마지않는 분이었다”고 추억했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요리 밑에 깔리는 돌이며 기와의 맛까지 꿰고 있다. 그 막대한 데이터는 모두 자연에서 왔다”며 “그의 음식을 한참은 더 받아먹어야 하는데 황망하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식사하셨어요?’ 방랑식객 임지호, 12일 심장마비로 별세

    ‘식사하셨어요?’ 방랑식객 임지호, 12일 심장마비로 별세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요리연구가 임지호가 12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5세. 자연 요리 연구가인 고인은 40여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식자재를 찾고 요리를 만들어 ‘방랑 식객’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06년에는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고인은 지난 2013년 방송된 SBS ‘방랑식객 식사하셨어요?’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파일럿 방송 당시 큰 사랑을 받아, 2014년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라는 이름으로 정규 편성됐다. 그는 자연에서 채취한 식재료로 매회 사연에 맞는 밥상을 준비했고,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방송을 찾은 게스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최근 예능 프로그램 SBS ‘집사부일체’, ‘정글의 법칙’ 셰프 편, MBN ‘더 먹고 가’ 등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2월에는 자신의 삶과 요리에 대한 철학,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10년에 걸쳐 담아낸 박혜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으로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쉴낙원 김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이며,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백신 보릿고개 넘길 물량 기대감… 美, 반도체 기술동맹 요구할 수도

    백신 보릿고개 넘길 물량 기대감… 美, 반도체 기술동맹 요구할 수도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공동성명은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를 규정지을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북핵 해법을, 미국은 대중 견제 공조와 한국 기업의 대미 대규모 투자를 원하는 등 관심사가 다른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을지 주목된다. 양측은 18일에도 공동성명 문안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이어 갔다. 핵심 의제로 거론되는 북핵, 백신,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재편, 쿼드(미·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우선 의제로 꼽히는 백신 협력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 만큼 가시적 성과가 절실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더나·화이자·존슨앤드존슨 백신 2000만회분에 대해 6월 내에 해외 공여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모더나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백신 보릿고개’인 5~6월에 모더나 등 수백만회분 조기 도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면 양국은 백신 파트너십의 주춧돌을 놓게 되는 셈인데, 관건은 조기 도입 물량 규모다. 백신이 시급한 인도나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아프리카 저개발국과 달리 한국은 확진자 관리가 안정적이어서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미 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기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공동성명에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긴다면 한국 정부로선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다만 미측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짚고 가려고 할 수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정부는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면서까지 협상한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되 실리 차원에서는 미국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문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을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기술동맹’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기술동맹이란 표현이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미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성명에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쿼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중국을 의식해 소극적 입장을 취했지만 백신 협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한미 정상 간 만남은 상대에 대한 신뢰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강조하는 민주주의·가치 외교, 다자주의·글로벌 협력에서 함께 갈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면 우리가 원하는 여러 현안(백신, 북핵 등)에서 미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현재로선 다른 나라를 초빙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쿼드 내 워킹그룹(기후변화, 백신, 신기술 등)을 중심으로 적극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김헌주·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dream@seoul.co.kr
  • 관심사 다른 韓美...정상회담서 접점 찾을까

    관심사 다른 韓美...정상회담서 접점 찾을까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협력·북핵 미국은 대중 견제·한국 기업 투자21일 회담 앞두고 공동성명 조율바이든, ‘기술동맹’ 요구 가능성도“쿼드 협력 분야 참여, 국익 도움”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공동성명은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를 규정지을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북핵 해법을, 미국은 대중 견제 공조와 한국 기업의 대미 대규모 투자 등 관심사가 다른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을지 주목된다. 양측은 18일에도 공동성명 문안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이어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 내지 성명에 들어갈 구체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이 시간 현재도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의제로 거론되는 북핵, 백신,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재편, 쿼드(미·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얼마나 구체적 내용이 담길 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우선 의제로 꼽히는 백신 협력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 만큼 가시적 성과가 절실하다.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더나·화이자·존슨앤드존슨 백신 2000만회분에 대해 6개월 내 해외 공여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모너나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백신 보릿고개’인 5~6월에 모더나 등 수백만회분 조기 도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면 양국은 백신 파트너십의 주춧돌을 놓는 셈인데, 관건은 조기 도입 물량 규모다. 백신이 시급한 인도나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아프리카 저개발국과 달리 한국은 확진자 관리가 안정적이어서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미 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기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공동성명에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긴다면 한국 정부로선 바랄 나위가 없다. 다만 미측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짚고 가려고 할 수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정부는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면서까지 협상한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되 실리 차원에서는 미국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문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일 정상회담 때 발표된 공동성명을 보면 미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간 공동성명에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담기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을 대화로 이끌만한 획기적인 방안이 공동성명에 들어갈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을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기술동맹’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기술동맹이란 표현이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미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성명에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쿼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중국을 의식해 소극적 입장을 취했지만 백신 협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회담에선 특별히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평화·안정에 대해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기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한미 정상 간 만남은 상대에 신뢰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강조하는 민주주의·가치 외교, 다자주의·글로벌 협력에서 동맹인 미국과 함께 갈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우리가 원하는 여러 현안(백신, 북핵 등)에서 미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현재로선 다른 나라를 초빙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쿼드 내 워킹그룹(기후변화, 백신, 신기술 등)을 중심으로 협력 분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김헌주·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dream@seoul.co.kr
  •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오늘은 한국의 어버이날인데 부모 품에 안겨 웃고 있는 이 소녀는 부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2019년 11월이다. 아버지 딜린은 7일(현지시간) 호주 상원 청문회에 나와 “막내딸의 가슴에 슬픔이 깃든 것이 보인다. 그녀는 진짜로 우리가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딸 조핸나는 다섯 살이다. 인도의 조부모 곁에서 지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호주로 귀국하지 못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173명의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조핸나의 부모도 호주 정부가 마련해 시드니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딸을 태우려 백방의 노력을 했지만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혼자서 태우는 일은 안된다고 했다. 콴타스 항공 역시 보호자가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여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부의 유일한 선택은 전세기를 얻거나 에어인디아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었는데 조핸나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 늘 걸림돌이었다. 드리샤와 딜린 부부는 인도로 돌아가 딸과 함께 지내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항공편이 형편없이 적어 모험을 감수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 호주로 돌아오지 못한 인도계 호주인이 9000명에 이르는데 딸이 포함될까봐 부부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다 뱅갈루루에서 시드니로 떠나는 전세기에 딸의 좌석 하나를 구했다. 개인 항공사라 미성년자가 혼자 타도 괜찮다고 했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지난 6일 막내딸이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호주 정부가 인도발 모든 여객기 운항을 막아버리겠다고 발표했다. 딜린은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모든 옵션이 소진된 상태였다. 우리는 글자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희망의 빛이 뻗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부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조핸나가 타려고 했던 전세기에 7명의 다른 어린이들이 혼자 탈 예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게중에는 조핸나보다 어린 아이도 있었다. 딜린은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소셜미디어로 소통한다며 “부모들 모두를 대신해 간청하는데 동반자가 없어도 미성년 자국민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귀국 항공편이든 개인 전세기든 옵션을 고려해달라”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 고위 관리인 리넷트 우드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항공편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정부는 가족들과 협력해 아이들을 귀국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주재 호주 총영사인 배리 오패럴은 지난해 12월 이후 20명의 미성년자들이 동반자 없이 귀국하도록 도왔다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원래 조핸나 가족은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었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조부모 집에 조핸나를 데려다놓고 부부만 말레이시아로 귀국해 몇달 뒤 시드니로 이사할 준비를 할 요량이었다. 팬데믹이 덮쳐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귀국편은 취소됐다. 계속해 다른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줄줄이 취소됐다. 조핸나는 아주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귀국편 자리에서 늘 다음으로 밀렸다.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비자가 만료됐다. 어쩔 수 없이 부모는 딸 없이 시드니로 이사해야 했다. 딜린은 상원 청문회에 “딸을 다시 만나면 엄청 커버렸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시간을 잃어버린 셈이며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부모로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아이의 어린 시절이다. 거의 일년 반이 돼가는데 우리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드리샤는 밤새 우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막내딸이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딸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좋아하는 책을 사서 선물하지만 지금 그애가 겪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난 상상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애의 심경을 생각해보면 부모들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막막함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연평 바다에 시커먼 중국 배들,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우리 바다

    연평 바다에 시커먼 중국 배들,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우리 바다

    “연구 자료로만 보다가 이렇게 정말 많은 중국 배들을 보니 기가 막히네요.”(한 대학 교수) “지난해와 또 다르네요. 중국 배들의 장비가 한결 좋아져 깜짝 놀랐어요. 우리가 조기 치어를 방류하는데 그네들 좋을 일만 하는 것이죠.”(연평도 문화관광해설사 김영순) “우리 정부와 공무원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하나도 안 달라졌어요.”(서해5도 평화운동본부 박태원 상임대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근절된다는 전제 아래 북방한계선(NLL) 위아래 일정 수역을 얼마동안 조업 금지 구역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우리 어민들의 미래도 있습니다.”(연평 어민회장을 지낸 최율씨) 꽃게철이 돌아왔다. 어김없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지면과 방송, 인터넷에 오르내린다. 정부와 정치권은 또 못 들은 척하고 넘어갈테니 어민들만 죽어날 일이다. 지난 1월 15일~3월 5일 서울신문의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기획에 참여한 전문 학자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현장을 돌아보고 주민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자료도 모을 겸 지난 22~24일 연평도와 소연평도를 찾았다. 연평도의 동북단 망향전망대, 서단 조기박물관, 정중앙의 연평평화전망대 세 곳 모두에서 중국 배들을 볼 수 있었다. 평화전망대는 지난 16일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니 오성홍기가 선명했다. 지난달 하순 백령도를 찾았을 때 북한 옹진군 장산곶 사이에 무수히 많은 중국 어선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는데 연평도도 북한 강령군 장재도, 갈도, 석도 주변의 NLL 선상에 30~40여척의 중국 배들이 떠있는 것을 사흘 연속 황망히 지켜봤다. 낮엔 잠을 자고 밤새 조업한다. 우리 어선들은 허가된 구역에 출어하더라도 일몰 이후 돌아와야 하는 반면, 중국 배들은 7개월 이상 머무르며 저인망을 드리워 잡고기마저 싹쓸어간단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중국 어선들이 잡은 고기들을 본토에 실어나르는 화물선이 등록된 선박으로 버젓이 항행한다. 실제로 22일 연평도 해경파출소의 브이패스(VPass) 화면에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것들이 등록된 중국 운반선이라고 했다. 중국 어선들은 북한 군부의 조업 허가증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수 중 한 분은 유엔 대북제재 패널 보고서에 5만 달러 허가증이 첨부된 것을 본 일이 있다고 했다. 불법조업을 하는 어선들에 부식을 전달하고 어획한 물량을 본토에 운반하는 대형 화물선들이 분주히 오가 이들의 장기 불법 조업을 가능케 한다.문제는 우리 공권력이다. 연평도 남쪽 당섬선착장 앞바다에 군함 한 대가 떠있다. 항만의 수심이 얕아 군함이 기항할 수도 없다. 일년 내내 엔진을 돌리며 떠있어야 해 빨리 노후해진다. 국가항만이라는데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군함은 중국어선을 단속할 수 없고, 해양경찰청 서해특별경비단 함정이 출동하면 재빨리 중국 배들은 NLL 북쪽으로 달아나버린다. 10분 안에 중국 배들을 따라잡아야 나포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경은 6척의 중국 어선들을 나포했다. 올해 나타난 중국 어선은 200여척 정도이니 적은 숫자인데 그나마 해경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 예년과 다른 성과를 올렸다. 중국 배들이 한강 하구에까지 들어왔는데 최근에는 우도 근처에서 막고 있다고 했다. 그것도 유엔사령부가 강력한 차단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나포된 중국 배들은 인천항까지 끌고 가 조사한 뒤 벌금을 물리거나, 등록된 중국어선은 다시 보호해 공해로 끌고 간 뒤 그곳에서 놓아준다. 200여년 전 청나라 어선들을 대하던 것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뭍과 달리 바다는 경계를 표현하고 주권을 선언하기 애매한 구석이 적지 않다. 우리 지도를 봐도 어떤 것은 NLL이 석도 위에, 어떤 것은 석도 아래 그려져 있다. 조현근 서해5도 운동본부 정책위원은 11개 좌표를 이어 선을 그은 것이라 그렇다고 말했다. NLL을 지키자는 말은 독도를 지키자는 말과 같은 값을 지니지만 현장 상황은 여의치않다. 남과 북이 NLL을 놓고 대립하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NLL을 김정일에게 넘겼다는 남남 갈등이 여전한 허점을 파고들어 중국 어선들이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겠다는 듯 불법 조업에 열심이다. 북측은 외화벌이에, 남측은 이념 갈등의 깊은 골을 메우지 못해 바다를 내주고 있다. 조현근 정책위원은 “중국인이 육지 휴전선을 넘어와서 우리 무, 배추를 뽑아가는 거랑 마찬가지다. 우리 공권력이 북한이나 중국의 불법 행위를 차단하기보다 어민들의 월선을 막는 데 더 매달리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며 “NLL 중국어선 문제는 해경뿐 아니라 해군도 적극적인 해양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어선의 문제는 결국 남북 접경수역의 관리 문제로 귀결된다. 정치권도 NLL을 정쟁화 시키지 말고 남북간 실효적인 관리 방안을 찾고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원 대표는 “수십년 동안 현행 법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고 외쳐왔는데 똑같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큰 문제만 일으키지 말자고 넘어가려고만 한다”고 분개했다. 그는 특히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북녘의 5호 담당제처럼 이웃들을 감시하게 했고, 지난해 월선하는 우리 어선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 것이 이 정부라고 비분강개했다.최율씨는 2005년 수십척의 어선들을 지휘해 중국 배 일곱 척을 직접 나포해 해군과 해경, 나아가 우리 정부를 발칵 뒤집은 싸움의 주도자였다. 공권력이 못하면 우리가 직접 한다는 것이었다. 2012년 중국대사관 앞 시위, 정부 상대 피해소송 등 어민들의 다양한 생존권 촉구 운동을 하였었다. 그는 지난 2007년 남북 공동수역과 관련해 서해 5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했다는 정부 주장에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아주 개별적으로는 이견이 없지 않겠지만 어민 대표로서 ‘남과 북이 함께 일정 수역을 설정해 조업을 금지해야만 공동의 미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는데 자신들이 공동수역 설정에 찬동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놀랐다고 돌아봤다. 그는 바다 생태계를 복원해야만 후대들의 어업이 가능할 정도로 현재 어족 자원이 고갈돼 있으며 중국의 불법 조업 못지 않게 남북 당국이 고민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에 따르면 NLL 부근 중국 어선 수는 4월 기준 2015년 340척, 2016년 250척, 2017년 200척, 2018년 50척, 2019년 90척, 2020년 80척, 올해 240척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속에 소극적인 점, 중국의 수산물 수입 급감, 북한의 적극적인 외화벌이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다시 늘어난 것으로 짐작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 정부가 중국에 강력히 항의하면 줄어든 것처럼 호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과거부터 중국 어민들을 상당히 배려하는 편이었다. 2012년 한 국제세미나에서 외교통상부의 한 서기관은 “일부 폭력적인 중국 어선을 일반화하여 모든 중국 어선이 폭력적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은 한중 양국의 협력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더한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당당히 얘기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과장은 “중국통계를 보면 어업인 약 1억명, 어선만 2000만척이다. 이런 어업세력을 유지해나가는 데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 보인다. 동북아 어장을 더 효율적,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 당국은 물론 연구자, 어업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믿기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봐 긴 문건(117쪽과 118쪽)을 첨부한다.file:///D:/SEOULADM/My%20Document/Desktop/%EC%A4%91%EA%B5%AD%20%EB%B6%88%EB%B2%95%EC%96%B4%EC%97%85%20%EB%8C%80%EC%9D%91%EB%B0%A9%EC%95%88%20%EC%97%B0%EA%B5%AC_%EB%86%8D%EB%A6%BC%EC%88%98%EC%82%B0%EC%8B%9D%ED%92%88%EB%B6%80_rev201205.pdf 이렇게 배려한 결과 중국 외교부는 최근 우리 해경의 나포에 대해 “중국 어민들 중에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으니 단속을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는 식으로,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NLL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고, 더욱이 김대중 정부의 한중 어업협정을 근본적으로 부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이나 북한과의 해양경계 획정에도 결연히 나설 수도 없어 중국 배들이 서해 5도 해역에 출몰해 어민들의 생계에 타격을 주고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현재의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일행의 의견이 일치됐다. 다음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는 것도 속시원한 구석은 있지만 복잡다단한 서해5도와 접경 수역 문제를 심도깊게 돌아봤는지 의문이다. 연평도에 머무르는 내내 날이 흐렸는데 떠나면서 하늘이 맑아졌다. 하지만 일행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가뭇없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 野, 靑 압박하며… 檢 ‘원전 수사에 힘 싣기’ 기대

    野, 靑 압박하며… 檢 ‘원전 수사에 힘 싣기’ 기대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적행위’ 발언 이후 북풍 논란으로 번져 가고 있다. 야권이 북한 관련 문제를 전면화하며 지지층 결집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북풍 논란과 닮았지만, 이번에는 남북 관계가 아니라 검찰이 수사 중인 ‘에너지 정책’이 그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북풍’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1987년 대선 전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발 사건, 1992년 대선 전 국가안전기획부가 발표한 ‘남조선노동당’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사흘 연속 무장시위를 벌여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의 승리를 견인했다. 최근까지도 ‘북풍 논란’은 주로 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남북 관계와 연계돼 있었다. 2012년 12월 대선 투표를 5일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부산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 10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고록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 북한의 의사를 사전에 물어봤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를 주도했다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 북한 원전 추진 의혹은 ‘북한 퍼주기’라는 프레임 외에 문재인 정부의 ‘모순적인 원전 정책’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는 원전 폐쇄를 추진하며 북한에는 오히려 원전을 지어 주려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이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정권 막바지에 치명적 부담을 주는 포인트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향하면서 북풍 논란으로 이슈 몰이를 하면 검찰 수사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북한원전건설추진’ 의혹, 과거 북풍논란과 다른 점

    ‘북한원전건설추진’ 의혹, 과거 북풍논란과 다른 점

    과거 ‘북풍 논란’은 주로 정부의 대북 정책 연계이번엔 검찰이 수사 중인 ‘에너지 정책’이 그중심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적행위’ 발언 이후 북풍 논란으로 번져 가고 있다. 야권이 북한 관련 문제를 전면화하며 지지층 결집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북풍 논란과 닮았지만, 이번에는 남북 관계가 아니라 검찰이 수사 중인 ‘에너지 정책’이 그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북풍’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1987년 대선 전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발 사건, 1992년 대선 전 국가안전기획부가 발표한 ‘남조선노동당’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사흘 연속 무장시위를 벌여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의 승리를 견인했다. 최근까지도 ‘북풍 논란’은 주로 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남북 관계와 연계돼 있었다. 2012년 12월 대선 투표를 5일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부산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 10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고록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 북한의 의사를 사전에 물어봤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를 주도했다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 북한 원전 추진 의혹은 ‘북한 퍼주기’라는 프레임 외에 문재인 정부의 ‘모순적인 원전 정책’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는 원전 폐쇄를 추진하며 북한에는 오히려 원전을 지어 주려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이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정권 막바지에 치명적 부담을 주는 포인트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향하면서 북풍 논란으로 이슈 몰이를 하면 검찰 수사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 “北원전구상 이명박 때부터 언급…망국적 색깔론”

    민주 “北원전구상 이명박 때부터 언급…망국적 색깔론”

    윤준병 “원전 파일 220개 朴정부 당시 문서”우원식 “선거철만 되면 색깔론 소재 찾아”더불어민주당은 31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북한 원전 추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망국적 색깔론”이라고 반발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극비리 북한 원전건설’이라는 적반하장식 막장 시나리오에 나경원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까지 가세한다”며 “현실 판단력을 상실한 제1야당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원전 건설 구상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이 처음 언급했다”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 방해를 위해 파쇄됐다는 문서 대부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설 생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김 위원장 논리대로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북한 원전 건설을 주장한 언론사들이 모두 이적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국적 색깔론과 북풍 공작 정치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이 월성원전 1호기 감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530개 파일을 삭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는데, 이 중 220여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원전국 문서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그는 “북한 원전 검토 자료는 산업부에서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비해 박근혜 정부 때부터 단순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내부자료’라고 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통일대박론’까지 주장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우원식 의원은 “국민의힘의 주특기는 선거철만 되면 색깔론 소재를 찾아 눈에 불을 켜는 것”이라며 “근묵자흑인지, 초록동색인지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똑같은 짓을 한다”고 힐난했다. 우 의원은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생각하려 했으나 선을 넘었다. 감히 어디서 이적행위를 운운하나”라며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무책임한 흑색선전을 즉각 중단하고 대국민 사과 등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원전 1기 건설비용이 5조원이라는데, 야당 동의없이 5조를 어떻게 마련해 몰래 건네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18년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발전소 USB’를 건넸다는 주장에 대해 “악의적 왜곡”이라며 “전 세계에 생중계된 장면을 이리 왜곡할 수 있다니, 기가 찰 뿐”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SK, 지금껏 없었던 초대형 배터리 공장 짓는다

    SK, 지금껏 없었던 초대형 배터리 공장 짓는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지금껏 없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신설 공장의 생산 능력은 30GWh로 세계 생산 기지 가운데 가장 크다. 투자 규모도 2028년까지 2조 6000억원으로 유럽 공장 가운데 최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헝가리 자회사에 약 1조 2674억원을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29일 공시했다. 헝가리 이반차에 들어설 유럽 3공장의 생산 능력은 30GWh로 규모다.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1·2공장을 합친 것보다 1.5배 이상 더 큰 규모다. 올해 3분기에 착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2조 6000억원(22억 9000만달러)을 투입한다. 이번에 출자한 자금은 총 투자금액의 50%에 해당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이반차에 약 70만㎡(21만평)의 땅을 확보했다. 축구장 98개와 맞먹는 면적이다. 이 공장이 2024년부터 본격 가동하면 연 전기차 43만대(1회 충전 시 400㎞ 이상 주행·70KWh 용량 기준)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반차는 철도·도로 등 물류·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대도시 부다페스트와 인접해 인력 수급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최종 입지로 낙점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유럽 3공장 신설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 목표치를 ▲2023년 85GWh ▲2025년 125GWh 이상으로 제시했다. 기존 목표는 2025년 100GWh였다.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정부와 협업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최고 경영진과 헝가리 정부 측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투자를 공식 결정하는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헝가리 씨야르트 피테르 외교통상부 장관, 몰너 터보 이반차 시장, 이식 로베르트 투자청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공장(4.7GWh), 헝가리 1공장(7.5GWh)을 가동 중이다. 올해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을 20KWh 생산 규모로 본격 가동한다. 각각 9.8GWh 규모의 헝가리 2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11.7GWh 규모의 미국 2공장도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헝가리 3공장까지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은 전 세계 모두 6개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전 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을 과감한 투자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550GWh로,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70조원 이상 수준”이라면서 “다임러, 현대차 등 기존 고객 외에 다양한 제조사들과 신규 공급 계약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키우려는 결정”이라면서 “이번 투자로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의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단독]이용수 할머니 “정의용 외교장관 후보자 청문회 출석 원해”

    [단독]이용수 할머니 “정의용 외교장관 후보자 청문회 출석 원해”

    23일 위안부 배상 판결 확정일본 외무상, 판결 시정 요구이 할머니 “여전히 무법천지”9년 전 외교부 장관에 호통“일본으로부터 사죄 받을 것”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에서 패소했는데도 한국 정부를 향해 큰 소리를 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정 후보자는 과연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아낼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문회 출석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판결을 인정 않는) 일본은 그때나 지금이나 무법천지”라면서 판결을 시정하라는 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3일 0시를 기해 일본국을 상대로 한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 주도의 시정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 담화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즉각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 외무대신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고 “일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추가적인 청구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간 공식 합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뒤따라 나온 내용인데,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안 받겠다는 뜻이냐”면서 피해자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런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이용수 할머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정의용 후보자 청문회에 직접 가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겠다는) 약속을 꼭 받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설 연휴 이전인 다음달 첫째 주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용수 할머니는 2012년 1월에도 강일출(93) 할머니와 함께 당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는 조선의 딸로 태어난 죄밖에 없다.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느냐”면서 20년 넘게 위안부 문제를 방치한 정부를 향해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피해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는 데 외교부는 뭘 했나”라면서 “한국 외교부인지 일본 외교부인지 모르겠다”고 호통을 쳤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자 이용수 할머니는 정 후보자가 공식적으로 견해를 밝히는 자리인 청문회를 통해 우리 정부의 해결 의지를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들에게 ‘제가 사죄를 받고 왔습니다’는 말을 전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사죄를 해야 내 명예도 회복이 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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