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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칼럼] 균형있는 신문을 위하여/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언론의 역할과 영향력을 설명할 때 흔히 쓰는 비유가 있다.‘머릿속의 그림’ ‘세계 지도’라는 것이다. 공감하는 말이다.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무엇이 진짜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독자입장으로 볼 때 언론의 기능을 너무나도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보도만을 놓고 보면 이 같은 비유는 2%, 아니 20% 이상 부족하다. 지금 우리는 어떤 사안도 100%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또 이로 인해 높은 사회적 갈등비용을 치르고 있다. 대입제도, 부동산 정책, 외교정책에서부터 대통령이 총기난사 사건 희생장병의 위문을 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을 정도다. 지난주 서울신문 보도만 일별해도 그렇다.6월28일자 “수도권 대책 ‘졸속’”,6월20일자 “2008대입 논술에 달렸다”,7월1일자 “투기지역 주택대출 제한” 등 1면 톱기사만 예로 들어도 사회적 합의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사안들은 하나도 없다. 문제는 이런 사안에 대해 언론이 마치 심판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언론은 사설이나 칼럼 등 의견기사를 통해 어떤 정책에 대한 반대나 지지를 할 수 있다. 이는 여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단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조차 제목이나 교묘한 편집술, 구미에 맞는 취재원을 동원해 한쪽 면만을 부각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행히 서울신문은 이런 비판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신문이다. 지난주 신문을 꼼꼼히 챙겨보면서, 앞으로 서울신문이 지향했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단순전달(스트레이트)기사는 서울신문의 의견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양면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두 의견을 균형 있게 전달하면 될 것이다. 제2의 재향군인회(향군)를 표방한 평화재향군인회(평군)문제를 다룬 2일자 5면의 ‘클릭 이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 의견기사는 선동형 논리전개를 지양했으면 한다. 각급학교에서 신문을 활용한 논술교재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7월2일자 서울광장의 ‘정치권의 허망한 셈법’ 같은 칼럼은 차분하면서도 독자의 공감을 받을 만했다. 매일 세 꼭지씩 실리는 사설도 사안에 따라 두 꼭지로 줄였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대학의 논술 전문가들과 논설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리전개에 대한 토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서울신문만의 기사를 개발했으면 한다.7월2일자 1면에 실린, 기자가 전문가 7명과 같이 현장취재를 나가 보도했던 “독도 균열 더 있다”는 냄비언론이라는 비난을 불식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또 같은 날짜 5면에 “영국에 이튼 스쿨이 없다”라는 기획 기사는 오역(誤譯)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느낄 수 있는 심층 인터뷰였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보도자료 인용기사는 과감하게 연합뉴스를 활용했으면 한다. 우리 언론사들이 버리지 못하는 폐습 하나가 출입처에 나가지 않으면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그릇된 인식이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이런 관행은 아직도 여전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공항입국 취재과열도 이런 관행의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행정기사의 강점을 지속시킬 필요가 있다.6월29일자 6면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는 안내 기사를 한 면 전체로 할애한 신문은 서울신문이 유일했다. 독자가 신문기사에 몰입하는 강도는 자신의 문제와 어느 정도 관계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한때 시민저널리즘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기자들이 출입처나 담당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야 한다. 대중의 스타기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다. 각종 세미나나 전문지에 서울신문기자의 출연이나 기고가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해당분야 전문가들은 해당분야 기사를 가장 관심 있게 읽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저널리즘은 현대의 지도 제작이다. 시민들이 사회를 항해하는데 필요한 안내자다. 이것이 저널리즘의 효용이며, 존재이유다. 필요한 지역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상세하게 그리는 지도는 대탐험의 시대 때 양피지 앞에 앉아 세계지도를 그리던 것과 다름없는 제작기법이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홍석현·박길연 뉴욕서 전격회동 6자회담 재개 논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홍석현(사진 왼쪽) 주미대사가 지난 30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에서 박길연(오른쪽)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와 만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했다. 미국에 주재하는 한국과 북한의 대사가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같은 사실을 언론에 즉각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北에 ‘6자복귀´메시지 전달” 홍 대사는 박 대사에게 북핵 문제와 관련한 워싱턴 정가의 다양한 분위기를 설명하고 “대화의 ‘모멘텀’이 살아 있을 때 북한이 6자회담에 빨리 나오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위성락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사는 “우리는 6자회담을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를 하려면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사는 미국측 인사들의 말에 일일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면서 “(6자회담에) 나오면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남북고위급 대화채널 늘어 이날 회동의 목적과 관련,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간곡한’ 메시지를 북측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의 한·미 정상회담,17일의 김정일·정동영 면담,21일의 남북 장관급회담 및 이날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의 6자회담 참가국 회의 등으로 이어지는 대화의 추동력이 사라지기 전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홍 대사와 박 대사의 회동은 남북간의 고위급 대화채널이 하나 더 늘어났음을 뜻한다. dawn@seoul.co.kr
  • 이근 北외무성 미주국장 “6자복귀 시점 협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이근 외무성 미주국장은 29일(현지시간) 4차 6자회담 시기와 관련,“차분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로 열리는 북한 핵문제 민·관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이 국장은 이날 뉴욕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쪽(미국)이 하는 것을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6자회담 복귀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그걸 협의하러 왔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복귀의) 명분을 달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daw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6자회담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이 1년 만에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17일 북한이 7월중에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인하고 핵확산방지조약(NPT) 재가입까지 거론했다는 소식을 들고 왔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침체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이 진전될 기미로 볼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마무리짓기 위해 다음달 초순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후 주석은 북한이 핵협상 복귀를 구체적으로 약속한다는 전제 아래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6자회담이란 6자회담은 남북,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6개국이 모여 북핵 문제 논의하는 다자회담을 말한다. 중국의 중재로 열린 북·미·중 3자회담(2003년 4월23∼25일, 베이징)의 후속 회담이다.2003년 8월27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1차 회담이 열렸고 2004년 6월 3차 회담이 개최된 뒤 1년 동안 회담이 중단됐다. ●6자회담의 배경 6자회담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핵문제가 국제사회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93년부터였다.1993년 3월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하던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음해 제네바 기본합의에서 미국은 핵 개발을 중단하고 핵 사찰을 받는 대신 북한에 체제안전을 보장해 주고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며 중유를 공급해 주기로 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2003년 1월10일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전격 시인하면서 북핵 문제는 다시 강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플루토늄이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협박성 공개였다. 북한은 IAEA 사찰단원을 추방하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다. 미국은 중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완전 핵 포기를 요구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미국은 북한에 ‘선 핵포기, 후 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선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후 핵 문제 논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각국의 입장 ▲한국 반드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완전하며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는 ‘현상동결’ 후 적절한 때 원상회복, 즉 제네바합의 이전 및 농축우라늄 계획 발표 이전 상태로 복귀할 것을 제시했다. 정치협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경제적 보상책임은 한국에 전가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 회담을 통해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미국으로부터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대화의 상대를 미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서면보장이나 집단적 안전보장은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와 법적 구속력을 갖춘 불가침조약의 체결을 핵포기의 선결조건으로 내건다. ▲미국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면 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 양국간 현안들을 다룰 수 있다고 전제한다. 북한 핵 폐기의 진전에 따라 식량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는 등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중국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 체제보장을 제시했다. 미국과 북한의 직접협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극복하려 한다. ▲러시아 한반도와의 안보적 연계성, 즉 러시아 동쪽 국경지역의 안정을 확보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과의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려 한다. 북한에 대한 압력과 제재에는 반대한다. ▲일본 한국,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돌파구를 6자회담에서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도 감추지 않는다.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일 수교회담을 조속히 마무리지어 발언권을 확대하려 한다. ●6자회담의 경과 ▲1차 회담(2003년 8월27일∼29일)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북한의 미사일 문제, 재래식 군사력 등도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먼저 핵 포기를 요구하지 말고 원하는 조치를 동시에 취하자고 했다. 즉 대북지원, 미·북불가침조약 체결 등 미국이 취할 조치와 핵포기, 사찰허용 등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다. 양측이 맞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차 회담(2004년 2월25일∼28일) 워킹그룹(실무회담) 설치,2·4분기내 3차회담 개최 등 7개항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북한이 ‘평화적 핵활동을 제외한 핵무기계획 폐기’ 주장을 제기했다. 요지는 군사적 목적의 핵활동을 폐기하되 평화적 핵활동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를 군사적 목적과 비 군사적 목적으로 세분화해 더 많은 보상을 따내려는 전략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은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로 맞섰다. ▲3차 회담(2004년 6월23일∼26일) 북측은 미국이 200만kw 에너지 지원 참여,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경제제재와 봉쇄 해제 등의 보상방안을 받아들이면 핵무기 관련 시설물과 재처리 결과물을 포함한 핵동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북이 모든 핵폐기 의사를 밝히고 핵동결에 착수하면 중유를 지원하고,3개월 후 폐기절차에 들어가면 ‘잠정적’ 대북 안보보장, 비핵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및 경제제재 해제 협의 등의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반도는 냉전시대에서 탈피했다고 하나 여전히 위기의 지역이다. 위기의 원인은 사회주의의 붕괴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생존전략과 미국의 패권주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면서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런 주변국들의 움직임은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외교정책을 수립해서 시행해 나가야 한다. 여전히 위협적인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한편 주변국들의 지원과 도움을 이끌어내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뉴욕서 ‘예비 6자회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한반도 문제 토론회가 ‘예비 6자회담’이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6자회담 참가국 모두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정부 관리들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이근 외무성 미주국장이, 한국에서는 위성락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참석하며 일본과 중국, 러시아도 북핵 담당자들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다. 다만 미국은 28일(현지시간)까지 조지프 디트러니 6자회담 담당 특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의 참석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 정부내의 대북 강경파들이 “참석해봐야 북한의 입지만 강화시키고 미국은 얻을 것이 없다.”며 디트러니 특사 등의 참석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디트러니 특사와 포스터 과장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참가국들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판을 깼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참석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디트러니 특사가 참석하면 토론회에서 이근 미주국장으로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밝힌 ‘7월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진의를 직접 파악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6자회담 재개 날짜와 관련, 양측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도 주목된다.dawn@seoul.co.kr
  • [씨줄날줄]유럽의 중국 선호/이목희 논설위원

    유일초강대국 미국의 힘은 군사·경제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를 우방·동맹 체제로 거미줄처럼 엮어 놓고 있다. 특히 서유럽국들은 2차대전 후 ‘팍스아메리카나’가 유지되는 데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국가로는 중국이 꼽힌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인에게 미국과 중국 중 누가 좋으냐고 물으면 당연히 미국이라는 답이 나와야 한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16개국에서 1만 7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일반의 예상을 뒤집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스페인 국민들 중 중국을 좋아하는 비율이 미국 선호도보다 앞섰다. 프랑스·독일 등 이라크전에 반대한 국가들은 그렇다 치고, 미국의 외교정책을 전폭 지지해온 영국에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놀랍다. 올초 중국 인구는 13억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4배가 훨씬 넘는다. 중국과 미국의 국토면적은 비슷해서 남한의 100배가량 된다. 경제규모는 2004년 미국 GDP가 11조 7335억달러였고, 중국은 1조 6480억달러였다. 하지만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금세기 중반쯤에는 경제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팍스시니카’의 도래를 성급하게 점치는 견해도 있다. 유럽인들이 미국의 국제위상을 중국이 대체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영국·프랑스 국민의 70%는 중국이 미국에 비견되는 군사대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반대했다. 특히 프랑스 응답자의 85%는 미국과 군사적 균형을 맞출 세력으로 유럽연합(EU)을 희망했다. 미국의 군사·외교 독주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중국을 새로운 보스로 모실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다. 유럽인들이 미국 견제, 중국 선호를 내비친 것은 다극화(多極化)의 욕구 표출로 이해해야 한다. 주춤거리는 유럽통합이 계속되리라고 믿는 배경도 유럽이 다극화의 한 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극화가 군사대치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게 앞으로 인류의 과제다. 세계가 몇개의 경제공동체로 나뉘어 협력·균형 상태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균형자보다는 통합자로서 남북한·중국·일본의 경제공동체를 지향, 경제 다극화의 중요축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볼턴없는 美외교정책 ‘온난화’

    존 볼턴 미국 유엔 대사 지명자가 국무부를 떠난 뒤 러시아와의 핵연료 관련 협상의 돌파구가 열리고 북한과의 뉴욕채널이 재개되는 등 미 외교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이었던 볼턴 지명자는 강경외교노선을 견지해 왔다. 신문은 우선 테러리스트들이 핵연료를 입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협상이 2년 동안 지지부진하다가 볼턴이 떠난 뒤 급진전돼 다음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달부터 북·미간 뉴욕채널이 다시 가동됐고, 이란 핵문제에 대해 미국이 유럽과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선에 성공한 것 등도 볼턴이 떠난 뒤 국무부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군축지지자들은 물론 동료 외교관들까지 미 외교정책이 보다 실용주의적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라며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는 볼턴 지명자를 유엔 대사로 임명하기 위한 인준투표 시도가 민주당의 반대로 또 한번 무산됐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휴회 중 임명’이라는 권한을 행사, 상원을 거치지 않고 볼턴을 임시로 유엔 대사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권한은 상원 휴회 중 발생하는 행정부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상원의 비타협적 태도에 대처하기 위한 대통령의 무기로 종종 이용돼 왔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반도 평화통일 학술대회

    영세중립통일협의회(회장 강종일)는 24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2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외국의 외교정책 사례연구’라는 주제로 하계학술회의를 개최한다.
  •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의 반환과 관련,“신사측은 남북간에 반환처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를 하고 일본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하면 반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북의 정부당국이 조속히 조정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관대첩비는 일제에 의해 100년 전 약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온 임진왜란 승전비로, 정부가 반환협의를 위해 북측에 문화재회담을 제의해 놓은 상태다. 마치무라 외상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1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현 상황인 채로 관세협상을 개시하는 데 신중한 자세”라면서 한국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한·일관계 ▶한·일 우정의 해인 올해 초 독도문제가 발생했다. 독도문제로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는가. -2005년은 아직 반환점에 오지 않았다. 양국간의 교류를 이어감으로써 우정의 해를 보낸 양국민이 올해를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대단히 의미가 깊은 한해였다.”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한·일 관계개선에 좋은 복안이라도 있는가. -올해 전반부는 양국관계가 곤란을 겪었다. 양국이 이런 곤란을 뛰어넘어,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동성명에 있는 것처럼 ‘동북아시대를 향한 한·일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간에 더한층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한때의 긴장상태에서 평정한 상황으로, 나아가 양국의 우호협력을 한층 확고하게 하는 좋은 기회다. 지난달 도쿄에서 ‘한반도 출신 옛 군인·군속 및 민간징용자 등의 유골문제에 관한 한·일협의’를 여는 등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 착실히 대응하는 것도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항구적인 무비자 전환 같은 성과를 기대해도 좋은가. -일본 각지에서 ‘가깝고 가까운 나라’로부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의 비자면제(아이치 만국박람회 기간 중 시한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항구적 면제에 대해 검토하겠다. ▶한·일 FTA에 대해 일본 정부는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나. -협상 재개에는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두 정상간에 확인된 연내 실질합의를 향해 계속해서 한국과 협력해 갈 생각이다. #역사문제 ▶(주변국 침략과 관련해)일본은 독일보다 사과를 더 했다고 발언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 -일본은 전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한·일기본조약 등에 따라 국가간 배상 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했으나, 독일은 동서로 분단돼 있어 우리같은 국가간 배상문제 등을 일괄처리할 수 없었다. 전혀 다른 상황인 일본과 독일의 대응을 단순히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어떻게 보는가. -총리 본인이 설명한 대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참배 때마다 ‘부전(不戰·전쟁을 하지 않는다)’을 맹세하고 있다. 군국주의의 미화나 A급 전범을 위한 참배는 아니다. #국제관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일은 국제사회, 동북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일본과 여러 가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해주도록 부탁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시아 균형자론’을 밝혔는데,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실제 외교정책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 같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중요한 과제에 대처해 가기 위해서는 일본, 한국 및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 스스로가 ‘균형자론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것’임을 밝힌 점에 유의하고 있다. #북한 문제 ▶북핵문제가 악화될 경우 미국이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은 미국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관계국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중시해 왔다.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이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핵문제의 악화를 상정해 관계국의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일 수교협상의 재개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대북 제재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북 협상의 조건은 무엇인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성실한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생사가 불분명한 납치피해자와 관련해 생존자의 즉시 귀국 및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과의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해 가겠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정부 “우리땅… 거론땐 단호대처” 한·일 양국이 2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선정 작업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도 문제의 경우 정부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분명한 우리나라 영토인 만큼 의제로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14일 열린우리당의 인터넷방송에 출연,“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 야스쿠니 문제, 다음에 역사왜곡, 세번째 독도문제”라면서 “특히 독도문제는 명백하게 우리 영토가 분명하기 때문에,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 시비를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독도 문제를 얘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단호하게 받아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 정부는 이번에 정식의제로 올려 일본의 무성의를 분명히 따지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하면 의제에서 제외했으면 하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도 우리 정부는 중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장관은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인터넷방송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2001년 검토를 약속한 대로 제3의 추도시설 문제를 검토하도록 정상회담에서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마치무라 외상 ‘왜곡 교과서’ 검정때 문부상 역임 마치무라 노부타카(60) 외상은 중의원 7선의 집권 자민당 내 중진이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 통상산업성에 들어가 13년간 공직생활을 했다.1983년 정계에 입문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해당되는 문부상을 두 차례 지냈으며, 외무성 정무차관과 자민당 간사장 대리도 역임했다. 2001년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때 문부과학상이었다. 지난해 9월 개각의 외교·안보팀 개편 때 외상으로 발탁됐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과제를 떠안고 있으나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 겹쳐 유엔에서의 영향력이 큰 중국, 한국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역사왜곡 시정을 요구하는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던 지난 4월 “한국인에게 대단한 아픔을 드린 데 반성한다.”고 밝히고 5월 뉴욕의 유엔개혁회의에서는 “일본은 역사를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일보다 훨씬 여러 번, 더 많이 사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4월 일본 NHK에 출연해 “한국과 중국의 역사교과서가 하나밖에 없다니 이런 바보같은 일도 없다.”고 말해, 외교통상부가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강력 항의하는 공식논평을 낸 바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최근 한일분쟁 일지 ▲2월22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상정. ▲2월25일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 “독도는 일본 영토” 발언. ▲4월5일 일본 문부성, 왜곡 교과서 검정. ▲5월11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한국과 북핵 정보 공유 불가” 발언. ▲6월1일 신풍호 한·일 경비정 대치 사건. ▲6월11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원래 없었다.”발언.
  • [씨줄날줄] 백의종군/김경홍 논설위원

    동북아균형자론은 숱한 파장을 몰고왔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국방부의 리처드 롤리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주미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동북아균형자론을 거론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과 양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면서 “만일 동맹을 바꾸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다고 한다. 어쩌다가 부차관보급 인사에게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되는가. 아무리 쓴소리라지만 듣기에 거북하기 짝이 없다.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과 양립할 수 없는 전략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초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거론했을 때는 전자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북핵 등을 둘러싼 동북아의 질서는 그동안 크게는 한·미·일과 북·중·러가 맞물리는 형국으로 진행되어 왔다. 중국의 팽창을 미국과 일본이 견제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 와중에 한국이 균형자를 자처하고 나섰으니 미국과 일본의 심기가 편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동북아균형자론이 국내의 반발과 한·미동맹에까지 파문이 일자 정부는 그 의미를 설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 동북아균형자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위에서 그 역할이 있다는 설명은 애교에 가깝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천영우 외교정책홍보실장의 균형자 해석은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그는 동북아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겹의 균형자가 있다고 했다. 또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는 미국이라고도 했다. 이쯤 되면 말이 말을 만들고,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도 이해가 됨직하다. 최근 청와대의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주제로 군수뇌부들에게 한 강연내용은 그나마 정리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과, 독창적인 학익진을 예로 들면서 “우리가 주변강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은 약하지만 이순신의 지혜와 국민의 신뢰를 갖춘다면 충분히 균형자와 조정자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은 한반도에서 일어났는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전쟁터가 되었다는 역사는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말로 인해 괜한 평지풍파만 일으킨 동북아균형자론은 이제 접고, 구국과 백의종군의 정신을 가슴에 새길 일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롤리스 부차관보 발언 이후 균형자론 궤도수정 본격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 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는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서울신문 6월9일자 보도), 최근 우리 정부의 갑작스러운 동북아균형자론 개념 수정이 미국측의 불만에 따른 연쇄적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최후균형자는 美國’ 언급 돌이켜보면, 우리 정부가 균형자론 개념을 크게 수정한 시기와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석현 주미대사에게 불만을 털어놓은 시점이 묘하게 일치한다.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이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는 미국이다.”라고 말해 사실상 균형자론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킨 때가 바로 지난 1일이었다.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 대사를 만나 불만을 표시한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외교가에선 천 실장의 급작스러운 균형자론 개념 수정이 나오자 ‘한국 정부가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딱히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궁금증 차원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롤리스 부차관보의 발언이 천 실장의 개념 수정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하는 추론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두 사안간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 대사에게 불만을 털어놓기 몇 시간 전인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균형자론의 ‘저작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며 사실상 개념 수정을 꾀했기 때문이다. ●‘美 반대기류 이미 포착’ 주장도 이런 정황까지를 감안해서 본다면, 우리 정부가 롤리스 부차관보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 이미 미국 정부내의 심상찮은 기류를 포착해 진화에 나섰다는 추론도 성립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내 실세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롤리스 부차관보가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출할 정도라면, 이미 그런 기류를 우리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감지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사]

    ■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 재정기획관 이태로△의전장실 의전1담당관 신재현△〃 의전2담당관 장재복△외교정책홍보실 인권사회과장 김문환△〃 공보담당 김형△아시아·태평양국 동남아과장 서정인△중남미국 남미과장 박동원△조약국 조약과장 김인철△문화외교국 홍보과장 박상식△재외국민영사국 영사과장 이영호△다자통상국 통상전략과장 김원경△지역통상국 동남아통상과장 최용진△〃 구주통상과장 윤성덕△국제경제국 경제기구과장 정진규△〃 환경과학과장 박흥경 ■ 재정경제부 △혁신기획관 崔光海 ■ 한국공항공사 ◇전보△부산지사장 崔共林△항로시설본부장 趙台衍 ■ 대한지적공사 △부사장 宋鎬龍△사업이사 趙東洙△경기도본부장 郭正完 ■ MBC △보도국 부국장 겸 기획취재센터장 정관웅 ■ 현대증권 △충주지점장 柳福基 ■ 신한생명 (지점장)△반포 金鑽洙△익산 金春福△여수 鄭京來△기업고객 邊衡文
  •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자꾸만 뒷걸음질치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후진(後進)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을 때 전적으로 군사력을 근간으로 한 세력균형자 역할로 해석됐다.“이제 우리 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로서…”란 연설은 지금 봐도 호기가 느껴진다. 2주 뒤인 같은달 22일 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동맹’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뒤흔드는 위험한 망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총출동,“힘(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등 연성국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그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균형자론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10일로 잡힌 최근 들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과는 달리 정부쪽에서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균형자론 정의가 크게 달라졌다. 윤태영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느닷없이 일본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는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지난 3개월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논리다. 노 대통령도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일본 원인론’을 꺼냈다.1일에는 아예 균형자론을 스스로 철회한 수준의 언급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언론에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 겹의 균형자가 있는데,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성공하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의 균형자론 대상에서 미국을 완전히 뺀다는 것으로, 노 대통령이 처음 천명한 균형자론의 ‘유전자’ 자체가 바뀐 셈이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유화 제스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헷갈리는 균형자론 언급 자제하라

    동북아균형자론이 갈수록 그 해석이 복잡해져 가고 있다. 한마디로 헷갈릴 지경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언급했을 때는 동북아 질서가 미·일 대 중·북·러 등의 구도로 발전되면 한국이 그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미동맹의 균열까지 거론됐고, 실제 미국은 균형자론 등장 이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동북아균형자론은 한국의 균형자 역할은커녕 오히려 미국과 일본과의 불신만 증폭시킨 꼴이 됐다. 그동안 정부는 한·미동맹을 새삼 강조하고 균형자론을 해명하는데 공연한 헛고생만 한 셈이 됐다. 외교는 말과 구호로 하는 것이 아니다. 미리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할 일도 못 된다. 그런 점에서 균형자론은 아무리 우리에게 유리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내놓고 피아를 가릴 사안이 아닌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게야 동북아의 균형자가 되겠다면 시원할지 모르지만 주변강국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일본과 중국과도 실리외교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 균형자론을 언급했다. 일본이 군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 준비한 것이라며 우리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일본에 대한 우려가 균형자론의 양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윤태영 제1부속실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동북아 미래정세의 변수를 중국이나 일본으로 보고 있다고 균형자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을 겨냥한 설명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심지어 외교통상부의 천영우 외교정책홍보실장은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는 미국’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외교정책을 말하는 것인지 어설픈 이론을 내놓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솔직히 동북아균형자론이 실익도 없이 괜한 평지풍파만 일으켰다면 더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옳다. 이런 식으로 희망사항도 아니고 변명도 설득도 아닌 모호한 수사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 [서울광장] 한국이 왕따 당하고 있다는 우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이 왕따 당하고 있다는 우려/김경홍 논설위원

    최근 정치인과 학자, 재미교포 등이 어울린 자리에서 이런 화제가 올랐다. 주한 미국대사가 공석이 된 지 석달이 다 됐는데 미국은 왜 후임자를 내정하지 않는가. 한 정치인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니까 대사 임명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격했다. 한·미동맹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어서 그의 분석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미국에 거주하는 한 학자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미국이 대사를 임명하는 데는 절차가 있다는 것이다. 원칙과 프로세스의 문제이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잣대와 다르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렇지만 그도 미국이 한국에 대해 썩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는 동감했다. 한·미관계가 껄끄럽다는 일치된 지적들이 목에 가시로 남는다. 오는 6월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주요 의제는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의 점검이 될 것이다. 북핵은 평화적 해결에 대한 공동노력을 약속받아야 할 문제다. 한·미동맹도 오해를 줄이고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외교통상부의 김숙 북미국장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꺼냈다. 김 국장은 한 방송인터뷰에서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금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북아균형자론을 꺼낼 때인가. 동북아균형자론은 발설 단계부터 웃음거리가 됐다. 균형자의 역할이란 싸움을 말릴 수도 있고, 붙일 수도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의 중재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중국과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재자가 아니라 홀로 중간자가 되고 만 것이 현실이다. 외교는 힘이고 실리다. 구호나 주장만으로는 얻을 게 없다. 오죽하면 일본 외무성의 야치 쇼타로 사무차관이 “미국이 한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어 일본도 한국과의 정보공유 협력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겠는가. 분명히 야치 차관의 발언은 오만하고 비아냥거리는 투가 섞여있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한국이 이 발언으로 들끓으리라는 것도 염두에 두었음직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좀더 속내깊게 대처해야 한다. 과연 우리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정보협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가.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실리를 되찾을 것인가를 먼저 심사숙고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야치 차관의 발언을 전한 한나라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야치 차관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다음달 열릴 한·일 정상회담과 연계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에 온통 얼굴을 붉힌 꼴이다. 야치 차관의 발언은 외교관례상 무례임은 틀림없지만,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의도야 어떻든 ‘쓴소리’로 받아들일 성숙한 외교적 역량이 있어야 한다. 야치 차관의 발언은 독도나 교과서왜곡 문제와는 본질이 다르다. 정부의 정치적 대응에 속시원해 할 사람보다 걱정하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대북유화정책이 계속되는 한 북한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측이 의외로 냉랭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한 재미 인사는 워싱턴의 분위기가 과거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을 ‘디스 맨‘이라고 불렀을 때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한국정부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적어도 왕따를 자초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 동쪽을 보면서 서쪽을 챙기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씨줄날줄] 한반도 우범지대론/이목희 논설위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반도 주변을 ‘우범지대’에 비유했다. 최근까지 주한대사를 지낸 힐 차관보는 한국을 이해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힐 차관보 스스로 ‘한국산(made in Korea)’이라고 부르는 둘째딸 클라라는 서울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한반도를 비하하려고 그런 용어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힐 차관보의 뉴욕타임스 인터뷰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한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우범지대라고 번역된 원문은 ‘high-crime neighborhood’. 전후 맥락을 살펴볼 때 ‘침략다발지역’이라고 풀이하는 게 낫겠다. 그는 또 “과거에, 아마도 지금은 아니겠지만”이란 전제를 달았다. 지난 수세기 동안 침략과 전쟁이 많았다는 부연설명을 했다.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일본과 청, 러시아의 한반도 각축전을 염두에 두고 그런 언급을 한 듯싶다. 힐 차관보의 선의(善意)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논리상 모순을 지적해야겠다. 그는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물음에 우범지대론으로 답했다. 한국 정부는 멀리 위치해 있으며, 우범자가 아닌 미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뒤집어말하면 중국·러시아·일본 등 인근국은 우범자군(群)에 속하게 된다. 힐 차관보가 ‘과거 사실’을 강조한 배경은 이들 나라의 눈치를 본 때문이다. 현재가 그렇다고 하지 않으려면 어설픈 비유를 자제해야 했다. 미국은 한 세기 전 일본의 한반도 침탈에 도움을 줬다.1905년 태프트·가쓰라 밀약을 통해 미국은 필리핀, 일본은 한반도를 각각 식민지로 삼는 것을 양해했다. 앞서 1871년에는 미국 아시아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했다. 동북아 근세사에서 미국도 광의의 우범자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멀리 있는 강대국’이 침략의사가 약하다는 시사도 문제가 있다.2300년전 중국 전국시대에 설파된 ‘원교근공(遠交近攻)’ 외교정책이 현대까지 이어져온 것은 사실이다. 영국의 세력균형정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경이 무너지고,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없어지는 미래상황에 맞지 않는 외교정책이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균형자라는 모호한 개념을 제시해 당황스럽긴 하겠으나 이런 식의 대응은 설득력이 없다. 한·미동맹 약화를 막으려면 양국 외교당국자의 발언 하나하나에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라이스, 獨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초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다음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혀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한 미국의 진정한 입장이 무엇인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은 WP 보도 직후 비상한 관심을 표명했다. WP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은 지난 5일 미 의회 산하 유엔개혁 특별위원회와 가진 비공개 간담에서 “유럽연합 국가에 추가로 상임이사국 자리를 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리는 이미 유럽이 공통의 외교정책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장관은 유엔 안에서 임무를 할당할 때 지리적 안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독일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함께 타진중인 일본,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지난 16일부터 안보리 개편안 초안을 마련, 기존 상임이사국을 상대로 회람시키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그동안 일본의 진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으나 독일 등에 대해선 이렇다할 의견을 표명하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었다. 바우처 대변인은 “어떤 나라가 6번째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아직 판단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안보리가 더욱 효율적인 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제정된 현재의 유엔헌장은 독일과 일본을 여전히 세계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확대된 전쟁’에 포괄적 균형 필요/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동북아균형자론은 기존의 미국중심적 외교정책을 수정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와 안정, 그리고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는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궁극적으로 한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따져볼 점이 있다. 한반도 주변의 4강이 패권주의적 경향을 유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균형자적 역할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평화란 어떤 것일까? 물론 평화의 가치는 특히 약소국일수록 강대국에 대해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 2차대전 이후 선진 민주주의 국가 사이에서 최소한 전쟁이 없었다고 할 때도, 이 평화가 전제된다. 그러나 이것은 좁은 뜻의 전쟁과 평화가 아닐까. 현재 오히려 변형되고 확대된 전쟁이 도처에서 일어난다. 어떤 점에서 살상무기가 더는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전환되고 확대된다. 모든 국가가 시민들의 복지를 책임지는 복지국가가 될수록, 국가들은 경제전쟁이나 무역전쟁에 돌입한다. 국가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수록 과수원 농민들도 ‘무역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뿐인가? 문화다양성을 위해 모든 사회가 벌이는 활동은 ‘문화전쟁’에 대비한 활동이며, 한 국가가 과도하게 문화적 팽창을 시도할 경우 다른 사회는 그것을 문화적 침략으로 느끼는 판이다. 점점 치열하게 벌어지는 교육전쟁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사교육전쟁에 이어, 내신전쟁에 논술형본고사 전쟁을 거쳐 교육시장개방 전쟁까지 수행해야 할 판 아닌가. 미국대학을 제외하고 미국박사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이 서울대다(미국을 포함해도 버클리대학에 이어 2위이다). 그뿐 아니라 연세대가 5위, 고려대가 8위다. 끔찍한 식민화 현상이 아닌가. 문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내 유학생 중 한국인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의 기득권 쪽은 미국으로, 새로운 중심을 좇는 사람은 중국으로 쏠리는 판이다. 이들은 미래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서로 다른 집단적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이다. 그뿐인가. 여유있는 계층은 영어권으로, 그럴 여유가 없는 계층은 동남아로 자식을 유학보낸다. 세계화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많지만, 지난해 조기유학생은 전년보다 34%나 증가했다. 이 전쟁들을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부인할 수도 없다. 여기서 정말 필요한 것이 과장과 부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여러 전쟁들’은 단순한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행여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한동안 이 변형되고 확대된 전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차적으로 전쟁 없는 평화를 추구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포괄적 평화가 쉽게 오지는 않을 듯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그저 평화만을 외치는 일은 어쩌면 무책임한 일이 아닐까. 기존의 냉전적 정책을 극복하기 위해서 평화와 협력을 마땅히 강조해야 하겠지만, 맹목적이거나 공허한 주장으로 흐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균형자론’은 단순히 영토에 관한 안보문제로 그쳐서는 안 되고, 사회·경제·문화·교육을 아우르는 포괄적 안보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것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전담하고 책임질 의제의 범위를 훨씬 넘어간다. 단순히 ‘선진’통상국가를 지향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자기계발에 직접 관계된 교육영역에서 시민들은 현재 일종의 내전과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겠지만, 거꾸로 그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제대로 된 균형자론은 동북아에서 평화와 안정을 외치는 수준을 넘어, 확대된 전쟁 상황을 염려해야 한다. 더구나 이 전쟁에 대내외적으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변형된 내전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해 시민들은 서로 힘들게 만드는 황폐한 구조에 깊이 빠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서울대는 국제적 경쟁력을 높일 구조조정은 하지 않은 채 단기적 입시제도 변경으로 국민만 피곤하게 하고 있고, 정부 역시 단기처방만 내놓고 있으니 끔찍하다. 확대된 내전 및 전쟁 상황을 통제하고 조정하지 못한다면, 평화와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 미·러 핵감축 나서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시작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일부 서방 국가들까지 이런 입장에 동조해 주목된다. 이란·북한 등의 핵개발 억제와 제재에 이번 회의의 초점을 맞추려던 미국의 구상이 첫날부터 어긋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란 “우라늄 농축하겠다” 카말 카르자이 이란 외무장관은 3일 열린 이틀째 회의에서 “모든 국가는 핵기술을 개발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평화적인 핵기술 개발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난 총장은 2일 “핵 없는 세상을 진정 원한다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핵물질 감축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 돼야 한다.”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조기 가입 약속을 재확인하고 냉전의 두 라이벌은 핵탄두를 수천개가 아닌 수백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체결된 모스크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로 하여금 2012년까지 핵탄두를 각각 1700개와 2000개로 감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난 총장은 이란 등을 겨냥,“평화적 목적의 핵개발을 구상한다면 무기 제조에도 혼용될 수 있는 개발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못박고 “이들 나라가 핵물질 농축이나 재처리 시설 개발을 포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이란과 북한, 평화적 핵개발도 금지” 강성 발언 그러나 미국 대표로 나선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핵무기 감축을 위해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우리의 노력이 마무리되면 1990년대 배치된 전략 핵탄두의 80%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과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연구와 개발도 일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은 이날 NPT 회의 개막에 발맞춰 서유럽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들을 즉각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독일에 150기를 비롯, 서유럽 전역에 480기의 미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또 한국 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실장은 3일 기조연설에서 “미국 등의 감축 노력이 냉전 이후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더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주문했다. 천 실장은 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핵물질 농축 및 재처리 기술의 이전 금지와 관련,“이를 일절 금지하자는 미국의 주장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野 “친미·반미 이분법적 사고”

    동북아균형자론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내 친미주의자’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는 1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NSC(국가안정보장회의) 사무차장을 각각 출석시켜 동북아균형자론 등 현 정부 외교정책의 허점을 따졌다. 특히 야당은 노 대통령의 ‘친미주의자’ 발언을 “친미·반미의 이분법적인 사고”라며 강력 비난했다. 여야는 북한인권 문제를 놓고도 시각차를 보였다. ●균형자론 및 친미주의자 발언 야당 의원들은 능력과 효과에 대해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인기영합적 외교를 경계하면서 “차리리 ‘탈미친중(脫美親中)’이 더 솔직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송영선 의원도 갈등조정 능력을 강조했고, 통외통위 박계동 의원은 “자기 힘의 과대 평가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방위 소속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은 “균형자론은 누구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번영을 위한 것”이라면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균형자론의 근본 취지”라고 정부를 거들었다. 통외통위 김원웅 의원은 “야당도 큰 차원에서 뜻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방위에선 노 대통령의 ‘친미주의자’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은 건전한 비판을 친미주의라고 했다면서 발끈했고, 열린우리당은 굳건한 외교정책 수립을 당부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국가 미래를 위해 건전한 비판을 하는 사람을 친미주의라고 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면서 “친미·반미의 단세포적인 이분법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한·미 동맹에 금이 가도록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극우파나 지나치게 친미적인 사람들이 시비를 걸어도 굳건하게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방위에선 NSC의 위상과 관련해서 야당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NSC가 자문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일 독트린’을 공표하는 등 국가 외교·안보정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권경석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대일 독트린’을 발표한 것과 관련,“자문기관의 상임위원장이 어떻게 대외정책을 발표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안영근 임종인 의원 등은 “(작계 5029는) NSC가 대처를 잘했다.” 등의 발언으로 NSC를 옹호했다. ●북한 처형 동영상 공개 통외통위에서는 북한의 공개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지난달 북한 함경북도 회령에서 진행된 공개처형 장면을 ‘몰래카메라’ 형태로 찍은 동영상을 10여분간 상영했다. 그는 “판사가 사형을 선고하면 항소권한 없이 즉시 형이 집행된다.”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폭로했다. 상영 전 열린우리당이 남북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비공개를 요구해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공개 처형과 관련,“야만적 행동에 통일부가 그냥 넘어간 것은 유감”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박준석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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