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외교전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대병원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개헌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만화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폭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5
  • 「지옥갔다온 기분」의 허 장관(사설)

    우루과이라운드(UR)의 우리측 협상대표인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마치 지옥에 다녀 온 기분』이란 말로 이번 협상의 온갖 어려움을 표현했다. 실제로 이데올로기적 냉전종식이후 계속 거세지기만 하는 경제전쟁의 세계화 소용돌이속에서 허장관만큼 짧은 시간에 강도높은 시련을 겪은 인사도 우리나라엔 없을 듯싶다. 국민들도 이번 협상을 지켜 보면서 국익과 경제운용의 국제화 관계가 어느정도로 밀접한 것인가를 실감했을 것이다.또 정부기관 종사자들은 『우리는 특별히 봐 줄 것』이란 식의 의존적 수동 자세론 어떤 국제협상에서도 환영받지 못함은 물론 제대로 이득을 챙기지 못할 것이란 점을 큰 교훈으로 얻었을 것이다. 지금의 시대에서 경제다위니즘이 빠른 속도로 팽배해지고 있는 사실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할 뿐이다.19세기 중엽 찰스다윈이 주창한 「약육강식」「적자생존」의 생물진화론이 당시 유럽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을 합리화시키는 정신적 뒷받침을 함으로써 빚어졌던 것과 적잖이 닮은 상황이 오늘의 현실에서 재현되고 있다함은 지나친말이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우리는 국내시장의 협소성 등의 이유 때문에 숙명적으로 대외지향 성장전략을 펼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아직 국력이 약해 경제다위니즘이 판치는 국제무대에서 자주 「약육」의 신세가 되고 있음도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 이밖에 우리는 쌀등 농산물 시장 확대개방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관세인하로 공산품수출이 늘어나 전체적인 손익계산서는 플러스가 된다는 내용의 자위적 전망에도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관세인하등의 유리한 조건은 중국등 다른 수출경쟁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기에 별도의 경쟁력강화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하나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각국이 경제이익을 한가지라도 더많이 확보키 위해 혈안이 되는 마당에 과연 관계당국이 이에 충분히 맞설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이와함께 대통령이 세일즈맨을 자청하는 현실에서 관계당국은 냉전시대외교전략을 얼마나 탈피한 통상외교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이번 쌀문제협상에서 우리측은 관세화유예기간을10년,의무수입쿼터(최소시장접근비율)를 1∼4%로 합의하는 등 그나마 당초 예상보다 유리하게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이 유리한 쌀시장개방 조건의 대가로 쇠고기등 다른 부문의 손해가 예상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 UR협상은 우리에게 국제화의 의미를 한껏 피부로 느끼게 했다. 정부는 이제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국력을 키우고 국민들을 잘 살도록 하기 위해선 능동적이고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는 대외지향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경제각료들이 다시는 지옥에 갔다온 느낌이 안들게 말이다.
  • “북한은 미가 양보할때 받아라”/김일평의 한반도 진단

    ◎미여론 오판해 강경 고수땐 정권유지 불투명 김영삼대통령은 시애틀에서 열렸던 아·태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에 이어 워싱턴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한국 신문들은 한미정상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보도하였다.반면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에 있어서 한미간에는 시각의 차이뿐만 아니라 북한에 핵문제해결의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이냐는 문제에도 이견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새 외교전략 구상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대통령이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하여 새로운 외교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잇는 일괄타결을 위하여 우선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고 북한과 수교하는 동시 경제지원도 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접근방법이라고 신문들은 전했다. 그것은 물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과 특수지역에 대한 사찰도 받아들인다는 조건아래서였다.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도 한미정상회담 일주일전부터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채찍보다 당근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다.미국의 일부 강경론자중에는 북한이 IAEA의 사찰과 특수지역에 대한 특별사찰을 받아들이지않으면 북한 핵시설을 공중폭파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핵무기시설을 공중폭파하려다 실패했던 경험으로 보아 미국의 공중폭격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특히 북한에는 높은 산이 많고 지하에 은폐돼 있기 때문에 완전한 공중파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제재 딜레마 유엔의 경제제재문제도 중국의 협조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여 북한의 요구조건을 받아주기를 바라고 있다.중국은 특히 군사적 방법의 사용을 반대하고 또 국제기구를 통한 경제제재를 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중국은 대화와 외교협상으로 북한 핵문제를 풀어나가기를 일관성있게 강조하고 있다.미국이 중국의 협조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하여 군사적조치를 취하거나 경제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따라서 미국은 당근의 전략을 선택하고 팀스피리트 훈련중단등의 새로운 협상방안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이후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받아들여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지않고 하나의 협상카드로 사용하여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한다면 중단하기로 했다. 냉전시대에는 팀스피리트훈련이 북한에 대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었다.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오늘날 이 훈련이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미국의 강경론자들조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따라서 협상카드로서도 얼마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또한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북한 핵시설의 공중폭격은 주장하면서 북한과 전쟁을 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미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이 참전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31%에 불과하다.국민의 3분의 1도 지지하지않는 전쟁은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군부의 신념이다.월남전에서미국이 실패한 원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월남전의 경험으로 보아 또다시 국지전에 개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미국의 여론도 용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전쟁 못견딜것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여론을 오판하여 또다시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전쟁을 일으킨다면 북한 정권이 계속 존재할 수 있겠는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고 미국이 필리핀에서 철수하였을 때 일본은 미국을 이겼다고 오판했다.그러나 미국은 필리핀을 다시 탈환하고 일본의 항복을 받았다.한국전쟁때도 미국이 한때 부산까지 후퇴하였지만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을 패퇴시켰다. 북한은 미국의 여론과 미국사람들의 심리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미국이 양보하고 새로운 협상조건을 제시하였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미 통상압력 사안별대응은 “무리”/클린턴정부의 전략과 대책

    ◎“경제 최우선” 워싱턴목표 인식 급선무/시간 흐를수록 압박강도 더 심해질듯/개방·국제화로 조정·수용결단 내릴때 클린턴 미행정부의 대한통상압력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지난 23일의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은 크게 보아 금융·서비스 시장의 개방확대,외국인 투자확대촉진조치,쌀 등 농산물의 관세화 수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같은 미국의 경제적 대한압력은 단순히 한미양국의 쌍무적 차원에서만 보지 말고 클린턴행정부의 외교전략,대외통상정책차원에서 봐야 정확한 대응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부시의 공화당행정부 보다 더 강력한 대외통상정책을 추진해왔고 지금도 미국외교의 기본목표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바로 경제안보이다.이는 바꾸어 말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보호와 적극적인 추구가 다른 어떤 외교적 목표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백악관에서 가진배경설명을 통해 한미경제관계는 3가지의 축에서 조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세계적인 차원에서,둘째는 지역적인 차원에서,셋째는 양자관계에서 검토되고 필요한 협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차원은 오는 12월 15일로 시한이 설정돼 있는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인 타결을 위해 한국이 보다 많은 노력을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적 맥락에서 논의될 가장 핵심적인 기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이다.지난주 시애틀에서 논의됐듯이 무역투자자유화를 촉진시키는데 양국이 적극 노력하고 이 지역에서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자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전략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통과에 이어 APEC를 보다 단단한 정책조정기구로 추진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이를 통해 「아주시장개방」을 추구하고 무역장벽의 철폐를 지역기구차원에서 이뤄 나간다는 것이다. 셋째는 한미양자관계로 기본적으로는 양국간 무역균형을 바탕으로 통상·산업·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특히 지난 7월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시 설치한 경제협력대화기구(DEC)를 통해 한미양국이 당면한 현안을 조기에 해결함으로써 불필요한 긴장을 막자는 것이다. 이러한 세가지 맥락에서 볼때 미국의 대한통상압력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시간이 갈수록 압박의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이 자유무역주의를 추구하면서도 NAFTA는 실제로 배타적 무역블록의 성격을 띠고 있고 무역과 투자자유화를 외친 시애틀 APEC회담도 결국은 무역장벽철거를 통한 미국의 아시아시장확보라는 대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미국의 대한통상압력의 가중은 미국의 세계경제 신질서구축이라는 구조적 압력의 하나이기 때문에 사안별 대증요법 보다는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차원에서 신축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경제의 개방화,국제화지향을 통해 미국의 통상압력을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할 것이다.
  • 「쌀개방 예외」 인정받기 총력/우리정부의 외교전략

    ◎실현가능성 1∼2% “실낱 희망”/UR타결땐 조건부 개방 불가피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 창구인 주제네바 허승대사는 기회있을 때마다 마치 녹음기 틀어놓듯이 『쌀개방 절대 불가』 입장만을 되풀이해서 천명하고 있다고 한다.이를 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북핵문제와 엇비슷하다는 게 그동안 협상을 맡아온 외교관들의 설명이다.자동차·철강·가전제품등은 해외시장에 마구 수출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빗장」을 걸려는 태도를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다음달 15일이 타결 시한인 UR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점차 우리의 처지가 사면초가의 형국에 빠져들고 있다.끝까지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던 일본이 최근 미국과의 쌍무협상에서 쌀시장 개방을 타결지으면서 공동 대응 대열에서 이탈해 버렸고 관계국들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협상안은 95년부터 쌀소비량의 4%를 수입하고 2001년에는 8%까지 확대하며 시장개방 6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관세화 이행을 위한 협의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일본언론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있으면서도 국내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아직까지 이러한 조건부 쌀시장 개방을 공식적으로 보도하지 않고있다. 일본이 서방측의 「무조건 개방 압력」에 맞서 조건부 개방안을 끌어내는데는 장장 6년이나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그동안 「불가」입장을 고수하면서 유예기간이 붙은 유리한 조건을 끌어낸뒤,이제 다자간 협상테이블에 올려 공론화하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입장은 여전히 「불가」이다.최근 사회 일각에서 「쌀개방 문제를 공론화에 부쳐보자」는 분위기가 일고있긴 하나 기본적인 입장엔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쌀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식량안보,전통적인 농가구조의 측면에서 볼때 개방을 허용하긴 실제 어려운 게 사실이다.더욱이 이 문제는 그동안 국내 정치적으로 숱한 파문을 불러와 누구도 선뜻 나서 거론하기 조차 어려운 사안이다. 협상을 맡고있는 외무부·상공부·농수산부등 주무부서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강구되어야 하는데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지금이라도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개발도상국인 만큼 일본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수 있는데 참 답답하다는 게 이들의 속마음인 것 같다.쌀문제 때문에 이번 APEC회의 때도 종이·과학기술장비·철강·완구등에서 엄청난 양보를 감수해야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항변이다. 다음달 15일 UR가 타결되든,결렬되든 우리로선 위기이다.우리의 기본입장은 「쌀개방 예외」를 인정받는 길이고,여기에 총 외교적 역량을 쏟고있다.정부의 관계자는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그 가능성은 1∼2%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기실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외에 프랑스등 일부 국가가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반대하고 있지만 결국 UR는 타결되리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타결이 되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길은 두가지 밖에 없다.GATT 체제를 탈퇴하든지,아니면 쌀개방을 수용하는 방안이다.만약 GATT 체제를 탈퇴하게 되면 우리는 세계 1백80여개국과 새로이 무역을 위한 개별 쌍무협상을 벌여야 하는데,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수용해야 하는데 일본의 선례가 있으니 잘 해야 조건부 개방안을 받아들이는 길밖에 없다. 만약 UR가 결렬된다 해도 기존 국제협약에 따라 내년 3월까지는 GATT에 농산물을 포함한 자유품목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그리고 세계는 블록화에 따른 무역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 광범하게 철저히 북핵해결한다(사설)

    김영삼대통령은 외교에서도 특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8박9일간의 방미정상외교 나들이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워싱턴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환호하는 교포들을 격려하고 아시아태평양 정상들과 정력적인 외교전을 펼쳤다.클린턴미대통령과도 손색없는 정상외교를 전개하는 노련함을 보였다.김영삼 신외교의 화려한 출발이었다. 평생을 야당정치인으로 살아오다시피한 김영삼대통령이다.민주투사가 경력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닌 지도자요 외교는 초면이라 할수있는 대통령이었다.그래서 더욱 큰 기대속에서 그 성과를 지켜보게 된 것이다. ▷정상외교,성공적인 첫선◁ 지난 8일간의 방미순방외교는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대통령은 그동안 국내에서 해오던대로 당당하게 정공법으로 나갔다.외교경험없는 민주투사적 야당지도자 경력은 오히려 정상외교의 훌륭한 자산이란 것을 보여주었다.강택민주석도 지적했듯이 세련되지않은 진솔한 스타일이 상대방에 감명을 주는 효과도 발휘했다. 워싱턴방문은 그러한 김영삼스타일이 특별히 돋보인 한국신외교의 클라이막스라 할수있는 것이었다.북한핵문제가 최대의 관심사였다.북한은 한미가 제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수용과 남북대화의 진전이라는 전제조건을 계속거부하고 있는데도 미국에선 팀스피리트 선중지를 포함하는 일괄내지 포괄타결 혹은 새로운 이니셔티브등 논의가 연일 보도되는 혼선때문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었던 문제였다. 그러나 회담결과는 그동안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었거나 미국의 양보움직임에 제동이 걸렸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북한에의한 IAEA사찰 완전수용과 남북대화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전제조건이 재강조되었을 뿐아니라 남북상호사찰의 필요성이 새로이 추가되었다.그리고 최종적인 해결을 위한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노력을 경주하기로 한것으로 발표되었다.한마디로 그동안의 혼선을 불식하고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공동의 강경대응인식이 확인된 것이다. ▷북핵해결의 주도권 장악◁ 김대통령은 그동안 대도무문의 평소신조대로 북한핵문제에 관한한 사찰수용과 대화진전의 선수용및 한국주도라는 원칙을 강조해왔다.이번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한핵문제에 관한한 한국의 동의없인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김대통령의 원칙이 그대로 관철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북핵문제에관한 명백하고도 확고한 한미공동의 최후통첩같은 것이라 할수있다.북한은 이 메시지를 정확히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김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밀어붙인것이 분명하며 클린턴대통령은 그것을 양해하고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이런경우 대개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것이 관례였던 그동안과는 크게 다른 당당한 대미정상외교의 새로운 모습이었다.김대통령은 민주투사로서의 경력과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는 문민개혁 대통령으로서의 강점을 이번 대미정상외교에 유감없이 활용,성공을 거두었다고 할수있다.그는 전임자들과는 달리 미국에 빚진것이 전혀 없으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워싱턴서 주먹으로 탁자를 치면서라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지도자라는 미국신문의 평가를 실천해 보여주었다고 할수있다. 일본인의 76%가 김영삼대통령을 존경한다는 여론조사결과도 있었지만 미국인들의 평가도 대단히 높은것으로 알려지고있다.클린턴대통령의 특별예우나 워싱턴에서의 NDI민주주의상 수상식장등에서 보인 미국인들의 반응은 과거의 우리대통령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진심의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보도되고있다.그것은 쌀개방등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경제외교에서 큰 자산이 될수있는 것이며 김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그것을 확인하고 강화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경쟁있는 협력」의 세계로◁ 워싱턴방문에 앞선 시애틀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및 개별정상회담도 한국외교의 새로운 가능성및 지평을 개척한 중요한 기회였다.아태지역을 망라한 최초의 다변적 정상회담에서 발제와 평가연설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것이었다.협력있는 경쟁시대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각국정상들의 큰 호응을 얻은것은 APEC를 주도하는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한껏 과시한 성과라 할수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APEC회의에 앞서 중국 호주 캐나다정상들과 개별회담을 가짐으로써 우리외교역량이 국제무대에서 처음으로 동시다발적인 정상외교를 펼칠수있는데까지 성숙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로스앤젤레스등 가는곳 마다에서 교포들의 시위없는 일치되고 단결된 환영을 받은것도 처음 본 모습이었다. 김영삼대통령의 방미정상외교는 많은것을 얻고 남겼다.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민주개혁의 선진개발도상 한국과 그 한국을 이끄는 김영삼대통령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미국은 물론 아태및 세계에 심고 과시했다는 사실일것이다.개혁문민외교의 강점이 어떤것인가를 실감한것도 좋은 교훈이다.그것을 살리고 키우며 활용해나가는 일이야말로 이제부터의 가장 중요한 신외교의 과제일 것이다.
  • 개방 기류속 「신경제질서」 가속/NAFTA 미 하원 통과이후

    ◎APEC와의 관계/미,여세 몰아 아주시장 주도권 노릴듯/아태국선 태평양외교로 전환 불가피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APEC(아·태경제협력체)로 이어지는 경제질서구축은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세계질서형성이라는 맥락에서 짚어야 그 의미가 잡힌다.동시에 이는 미국의 신외교전략의 방향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프타의 「대도박」을 성공시킨 클린턴 미대통령은 18일 APEC 경제지도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시애틀의 미국 항공기제작회사인 보잉사 전용 비행장에 도착,제1성으로 『우리의 경제전략은 간단하다』면서 『그것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여 이기고 미국의 상품과 용역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외교의 기본목표는 미국경제안보라고 일찌감치 정의를 내렸었다.그는 취임 10개월동안에 나프타라는 북미자유무역지대를 창출했고 이어 나프타의 하원통과라는 「워싱턴의 탄력」을 시애틀로 그대로 가져와 아시아·태평양의 시장확보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2차 대전후 집단안보라는 군사적 맥락에서 세계질서를 구축,반세기가까이 동서냉전의 구도를 이뤄왔다면 이제는 90년대 냉전체제 붕괴를 기점으로 21세기 세계질서의 축을 경제외교로 대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나프타의 출범은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연결하는 인구 3억7천만명,6조5천억달러의 북미 단일시장의 태동을 의미한다.동시에 북미 역내에선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흘러가지만 역외 국가에 대해선 배타적인 경제블록이 형성된 것을 뜻한다.말하자면 미국이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북미경제블록을 통해 EC에 대항하고 일본의 경제를 견제하자는 것이다. APEC는 미국에 있어 무엇인가.세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그것은 첫째,전통적 유럽지향외교에서 태평양외교로의 대전환이다.냉전시대의 동서관계,유럽중점의 서­서관계에서 서­동관계로 비중을 옮기고 있음을 말한다.둘째는 미국외교의 틀이,그리고 국제관계의 틀이 「공동의 적」으로부터 「공동경제리해관계」로 바뀌는 것이다.셋째는 미국의 새로운 시장확보를 의미한다.미국의 중국·아세안등 아시아시장은 20억인구에 향후 수년간에 걸쳐 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사회간접자본의 수요만도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앞으로 10년간 이 지역의 경제성장은 평균 6∼7%로 전망되며 이 아시아시장에 대한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1%씩 증가할 때마다 미국의 일자리가 30만개가 새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미국이 지향하는 APEC가 그들의 시장확보만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은 무역의 자유화,투자의 자유화를 통한 역내의 경제활성화와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또 APEC국가들의 경제발전과 여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미국이 당초 의도했던 『단단한 경제기구화』의 목표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의 서부 태평양연안도시,시애틀의 블레이크섬에 아시아·태평양연안국 정상들을 한 자리에 초청하여 『무역장벽철폐,아주시장개방』을 외치는 것은 세계자유무역주의 제창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나프타에 이어 APEC,그리고 오는 12월 15일로 시한이 박두한 우루과이라운드로 연결되는 새로운 경제질서구축은 자유무역의 추구라는 기류속에서 「경제안보」라는 미국 신외교전략이 구체화되는 역동적인 동태로 봐야할 것 같다.
  • 손잡는 아·태/APEC 블록경제·다자안보의 고리

    ◎우리정부의 구상/강대국 포함,분쟁위협 해소 포석/북핵 등 지역현안 본격논의 기대 아·태경제협의체(APEC)를 지역내 정치·안보적인 측면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시각에 정부관계자들은 매우 조심스런 반응이다.APEC가 아직 지역경제 협력기구로서도 제대로 「영글지 않은」 상태인데 그게 가능한 얘기냐고 반문하고 있다. 외무부 권병현외교정책실장도 『APEC의 현 위상으로 볼때 당분간 경제에 주력해야 한다.국제경제 협력기구로서 자리를 잡는 일조차 현재로선 극복해야 될 과제가 많다』며 설명했다.우선 회원국간 현실적 이익과 욕구를 서로 맞아 떨어지게 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리의 유일한 「국제마당」인 APEC는 상당기간 경제기구로의 발돋움 작업에 주력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태평양을 축으로 하는 우리의 외교전략엔 크게 경제와 정치·안보 두 측면으로 나눠져 있다.경제는 APEC를 기본 틀로 태평양 연안국가를 포괄하는 「신태평양공동체」 실현 구상이며,다른 하나는 이 지역내 강대국을 포함시켜 분쟁 위협을 해소하는「동북아다자안보」구상이다.이 상이한 두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유일한 고리가 현재로선 APEC이다. 그러나 조심스런 관측이지만 정치·안보적 목표를 추구하는 징후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먼저 APEC 창설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이다.정상회담이란 그성격상 경제문제 하나에만 매달리기가 어렵고 정치·안보·외교등 국제,국내적 문제를 포괄해 논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실례로 클린턴대통령은 이번 미·일,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것은 아·태지역내 안보의 최대 걸림돌인 북핵문제가 APEC내에서 사실상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수 있으며 앞으로 선례로 남을 게 틀림없다. 정상회담은 클린턴미국대통령 제의로 이뤄졌다.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이 이에 앞서 일부 회원국들간 논의 차원에 머물던 것을 지난 5월24일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총회 개막연설에서 이를 지지함으로써 개최의 물꼬를 텄다.그것은 북핵논의에서 보듯정상회담이 우리의 외교적 목표,즉 아·태지역의 협력강화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안보 측면의 논의는 꼭 우리만의 목표는 아니다.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아세안국가들도 「동아시아지역포럼(ARF)」을 추진중이다.호주,뉴질랜드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19,20일 열리는 정상회담의 의제가 상당히 포괄적이라는 점도 안보 논의틀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징후중 하나다.김대통령은 21세기 아·태지역의 비전과 더불어 한국의 개혁및 신경제정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상회의가 정례화되느냐의 여부와 과연 APEC가 안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냐이다.현재로선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회의에서도 정상회의가 추진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TIF채택이후/역내 「자유무역지대화」 실현 촉진/일 건설시장 등 개방유도 효과 이번 APEC 회의의 경제적 의미는 역내 무역자유화를 위한 「새로운 기반 구축」이라는 데 있다.탈냉전 이후 가시화된 EC통합 등 지역주의에 대처하고 아·태 지역의 경제활력을 유지하자는 게 APEC의 목적이다.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뒤 미국과 유럽의 공동보조가 흐트러지고 있다.EC가 먼저 경제공동체로 결속되며 우루과이 라운드(UR)등 다자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UR협상에서 농산물 보조금 문제 등으로 EC와 첨예하게 대립해온 미국으로선 EC를 견제할 필요가 절실해졌다. 아·태지역은 연간 교역이 3천억달러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아·태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경제공동체」로 묶으려는 구상이 바로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아·태무역 및 투자자유화 선언」(TIF)이다. 미국은 당초 「협정」으로 끌어올릴 심산이었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선언」으로 바뀌었다.형식은 선언이라도 내용은 아·태지역의 실질적인 무역·투자자유화를 지향하고 있다.TIF는 역내 무역과 투자자유화를 기본원칙으로 하며 이를 수행할 「무역·투자위원회」를 둔다는 내용이다.위원회는 연례 각료회의가 부여하는 「실천계획」에 따라 무역 및 투자자유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주도로 방향을 잡아가는 「아·태 경제공동체」구상에 대한 회원국의 입장은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클린턴의 「신태평양 공동체 선언」을 계기로 보다 강화된 APEC를 원하고 있다.초기엔 UR타결을 위한 부수적 수단으로 여겨 미온적이었으나 최근 EC통합 가속화에 자극받아 매우 적극적으로 돌아섰다.APEC를 통해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경제 블록화를 막고,EC의 대항세력으로 활용하며 아·태지역의 시장개방을 통해 실리를 얻자는 계산이다. 캐나다도 미국과 입장이 같다.호주와 뉴질랜드도 EC와 아세안 등 여타 그룹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으려고 APEC를 적극 지지한다. 일본은 미국의 쌍무적 시장개방 압력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APEC를 활용하려는 속셈이다.농산물을 제외하고 산업의 경쟁력이 있어 역내 무역자유화를 지지한다.단지 미국 주도로 인한 아시아에서의 기득권 상실 및 농산물과 건설시장의 개방을 걱정한다.말레이시아 등 아세안국가는 APEC의 기능확대에 소극적이다.아세안과 한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경제회의」(EAEC)를 선호한다. 우리는 아세안과 미국 등 선진국의 중간 입장이며 동남아를 내심 지배하려는 일본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사이에 있다.이러한 위상 때문에 한국이 새로 구성되는 「무역·투자 위원회」의 의장국이 되리라는 예측도 있다. APEC가 강화돼도 우리의 이 지역 수출이 70%나 돼 큰 손해는 없다.일본 건설시장과 중국의 개방효과도 누릴 수 있다.서비스 분야 등은 아세안과 합세해 개방시기를 늦출 수 있다.APEC는 우리에게 동서간,남북간 조정자 역할까지 기대되는 「꽃놀이 패」인 셈이다. ◎국제세미나 중계/“가트수준 넘는 광범위협약 필요/「소지역경협」 우선 착수도 바람직 세계 제1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방안을 집중 조망한 「아·태경제협력 국제학술회의」가 11,12일양일간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이 주최한 이 회의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대만 홍콩등 10개국에서 권병현외무부외교정책기획실장을 비롯한 정부고위관리와 경제전문가 30여명이 참석,APEC 등을 통한 아·태지역내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집중 토의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표요지. ▲아·태지역에서의 확대경제협력방안(양수길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서유럽과 북미지역에서의 지역주의 부활은 동아시아 경제주체들의 범세계적인 무역정책의 효율성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되어왔다.갈수록 악화돼가는 국제무역환경 속에서 동아시아는 얼핏 상호 모순적으로 보이는 두개의 행동양식을 동시에 추구해야만 한다.그중 하나는 개방적 지역주의의 추구다.이는 각 지역경제주체들간의 문화적·언어적·물리적 차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투자와 제도,관행및 국가정책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을 함축하고 있다.이와 함께 또 다른 행동양식은 다자간 무역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다.우선 우루과이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나아가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넘어선보다 광범위한 협약을 맺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중국중심의 경제권 형성과 그 의의(융 유맨 홍콩 중국대학아태홍콩연구소장)=중국의 경제성장은 주로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광동성과 복건성,그리고 홍콩과 대만을 포함하는 남지나지역이다.이곳은 중국 2개성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과 홍콩과 대만의 자본이 결합,서로의 경쟁력을 보완할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정치적인 데탕트와 지역경제권 추세에 따라 일본 한국 몽골 북한 러시아극동을 포함한 동북아지역과의 협력및 집단적 연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중국과 북한은 잉여노동력과 원자재를 갖고 있고 일본과 한국은 자본·기술및 경영능력,몽골과 러시아극동은 원자재와 에너지의 보고이다.이 지역에는 황해경제특구,일본해연안경제특구,두만강개발계획등 몇가지 세분화된 소지역경제권 추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태평양연안 아시아국가들의 소지역 경제협력체제는 개별국가및 역내경제를 촉진하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힘이 될게 틀림없다. ▲동아시아에서의 중국 역할(지 종웨이 중국국무원발전연구중심 고급연구원)=동아시아는 넒은 영토를 갖고 있어 지리적인 경제여건은 매우 복잡하다.따라서 우선 소지역적인 경제협력을 우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예컨대 첫 단계로 인접국들 사이의 양자 또는 다자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황해와 발해지역을 잇는 경제협력지대,남중국지역협력지대,중국 러시아 몽골 북한등의 국가들간의 접경경제지대등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들수 있다.또 유럽의 기업들이 이러한 소지역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중국은 농업발전의 퇴보경향,개발된 해안지역과 낙후된 내륙지방 사이의 격차확대등 아직도 많은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2050년대까지 중국을 선진공업국 중간수준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등소평의 발전전략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정책(마커스 롤런드 미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수석연구원)=미국에 대한 아·태지역의 중요성은 점증하는 반면 아·태지역에 대한 미국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저하할 것이다.아·태지역은 90년대의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전체적으로 미국보다 빠르게 성장,북미지역을 제치고 세계최대 경제지역으로 자라게된다.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교역보다 아시아 국가들간 교역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결국 미국은 아·태지역에서 다자간 협력체제의 구축에 착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며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APEC이다.APEC은 ▲GATT의 강화를 촉진시키고 ▲GATT 수준 이상의 역내 무역자유화를 가속화하며 ▲GATT 범주밖의 정책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APEC은 또 현재 양자적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거시경제정책 조정등 다자적 이해관계 분쟁을 해결하는 장소로도 이용될 수 있다. ◎기구의 역사·구성/호주 캔버라서 89년 태동/한·미·일 등 15국으로 구성/멕시코·뉴기니 가입 단계 아·태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는 지난 89년 11월6일 호주 캔버라에서 아·태지역 최초의 범지역적 정부간 협력체로 발족됐다.처음 회원국은 한국을 비롯,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등 12개국이었다.그러다 91년 서울회의 때 우리의 거중조정으로 중국 대만 홍콩등 이른바 「3개 중국」이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현재는 15개국이다.올해 멕시코와 파퓨아 뉴기니가 새로 가입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비공식 협의포럼으로 출발했으나 91년 서울회의를 거치면서 국제기구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고,이젠 최초의 정상회담이 열릴 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특히 올초 산하에 사무국이 설립되고 기금설치가 이뤄져 공식협력체로 발전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주요 협력사업으로는 경제동향에 대한 정보교환및 정책대화,현안분석을 통해 역내 무역자유화를 추진하는데 두고있다.이를 위해 무역진흥,투자및 기술이전 확대,인력자원 개발,에너지협력,해양자원 보전,통신·관광·수산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이의 결정체가 이번에 채택될 「APEC 무역·투자 기본틀(TIF)」이다.
  • 중­일,“아시아맹주” 쟁탈전 가열/미 뉴스위크지 커버스토리

    ◎“대중화”­“대동아” 표방,곳곳서 마찰/「APEC」 계기 더욱심화… 미선 “주시” 『사무라이와 드래곤의 아시아맹주 쟁탈전이 시작됐다』 미국 시애틀에서의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0일부터 일본및 아시아지역 판매에 들어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의 커버 스토리 제목이다.뉴스위크는 정상회담 주최국인 미국이 그동안 아시아는 물론 세계만방에 홍보해온 「APEC 15개 회원국간의 우의를 돈독히 한다」는 슬로건 따위는 아예 모른 체하고 이 역사적 회동 뒤에 숨어있는 아시아 두 주축간의 상호경계와 갈등을 강렬한 톤으로 부각시켰다.다음은 이 기사의 요약이다. 그간 명칭만 떠들썩하게 알려진 「태평양시대」의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질 이번 합동정상회담에서 특히 미국·중국·일본의 세 지도자들은 이 만남이 미래의 황금기에 초석을 놓은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그러나 이 멋진 비전에 마냥 흐뭇해하기에는 이 3대 강국의 자부심은 너무나 크고 뿌리 깊다.이 3개국의 만남과 접촉은 서로 얽히고설킨 과거역사의 인연으로 인해 화학적인 폭발성을 안고 있는데 특히 새로운 경제적 풍요로 일본과 중국 두나라에는 자기나라가 최고라는 국민정서가 높아만 가고 있다. 과거에도 어찌됐든 아시아정치의 최강국이었던 중국은 이제 경제 거국으로 변신중이다.아시아의 경제 초강국인 일본은 부에 걸맞는 정치력을 발휘하고자 한다.이같은 경향이 계속되면 양국간의 경쟁의식과 그 실제 양상은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지금도 대만 북동쪽의 센카쿠열도 영유권 문제로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섬 자체 보다는 기선제압의 심리적 측면이 엿보인다.아시아개발은행에서 가입순으론 후배중의 후배인 중국이 이 은행의 돈줄인 일본에 고분고분하기는 커녕 틈만나면 맞서 경제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려는 중국의 저의가 드러나곤 했다. 일본과 중국은 또 중동지역에 누가 더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를 두고 조용하나 결의에 찬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말할 것도 없이 중동은 양국에 석유 공급국으로서 언제나 안전한 파이프라인이 확보돼야 한다. 이 중동석유와 관련,동아시아와 중동지역을 연결하는 해상로 요충인 말라카해협의 경유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말라카해협 뿐아니라 동남아는 양국 경제적 주도권 싸움의 최전선을 형성하고 있다.홍콩과 동남아제국의 화교경제력은 중국 남부지역과 연결돼 흔히 「대중화」로 확장 지칭된다.그런데 화교의 경제지배력이 뚜렷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에 경제발전이 연계되는 정도가 아주 심하다.조금 과장해 이 지역을 일본의 「대동아」로 부르기도 하는데 중요한 점은 대중화와 일본의 대동아가 갈수록 충돌이 심해진다는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제3의 축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아시아는 일본과 중국간에 한쪽의 우세를 용납하지 않는 끊임없는 상호견제로 이번 시애틀회담의 슬로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위기의 시대」를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 미­북,어제 북경회담/미,남북대화 재개 촉구한듯

    【워싱턴=이경형특파원】 미국무부는 15일 정오브리핑을 통해 『오늘 북경에서 제35차 미·북한 참사관 접촉이 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접촉이유는 진행중인 외교사안이므로 얘기할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번 접촉에서 갈루치미국무부 정치­군사 담당차관보의 방한결과를 설명하고 남북대화및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한 미·북한 3단계회담은 재개할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갈루치차관보 방한시 한·미 양국간 합의한 미·북한 3단계회담 관련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접촉은 미측이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교전문가들은 뉴욕채널이 아닌 북경채널을 활용한데 대해 주목하고있다.
  • 서방의 대응(열리는 중동평화:2)

    ◎「PLO공식승인」 미 이미 구체작업/“협정이행 최대한 지원” 각국 나서/중동특수 계산,불·독등 적극접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의 박토에서 평화의 싹을 함께 키워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얼어붙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서방과의 관계에도 해빙이 기대되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만 보더라도 미국을 위시한 서방 각국은 10일의 이스라엘­PLO 상호승인에 환영일색의 평가를 내리면서 지원을 다짐하고 있다. 러시아는 외무부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를 『베를린장벽 붕괴와 맞먹는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하고 『협정이행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영국의 존 메이저 총리도 『수년래에 가장 괄목할만한 성공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독일은 『앞으로 PLO와의 관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프랑스와 터키는 상호승인 발표 바로 다음날 아라파트 PLO의장에게 방문초청장을 보내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같은 평가들은 협상의 한 당사자인 PLO의 공적 인정과 위상강화를 부축해주는 것으로 일단 PLO­서방간 관계개선의 청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서방의 대표주자격인 미국의 PLO에 대한 반응은 양자간의 관계개선과 관련,예상밖의 빠른 진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현단계에서 미국의 PLO 공식승인을 점치기에는 좀 이르지만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10일 PLO와의 대화재개를 발표한 당일 튀니지주재 미국과 PLO 대사들이 즉각 공식접촉을 가진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클린턴대통령은 이날 PLO를 공식승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지만 미정부 일각에서는 이미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관련,마이클 매커리 국무부 대변인은 행정부가 곧 의회와 함께 PLO 승인조건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미국의 이같은 관계개선을 향한 발빠른 행보는 다른 서방국들의 대PLO 접근을 한층 재촉할게 분명하다. 한편 냉전종식에 따라 각국의 외교전략이 실리와 경제위주로 흐르고 있는 국제환경도 PLO와 서방간의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동인이 될것으로 관측된다. PLO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자치를 실현하려면 최소 30억달러에서 많게는 1백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따라서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서방쪽으로의 PLO의 밀착을 예상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반면에 평화조성으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중동지역에서의 외교적 영향력 강화와 예상되는 중동특수란 실익을 챙기기 위해 PLO와의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는 서방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관계개선의 전도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우선은 PLO가 국가가 아닌 단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관계개선의 정도에도 일정한 수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동시에 팔레스타인 또는 이를 대표하는 PLO의 지위문제는 대이스라엘 협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따라서 앞으로 자치이행 등을 둘러싸고 필연적으로 대두할 수밖에 없는 PLO와 이스라엘간의 불협화는 PLO­서방간의 관계진전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PLO와 서방간의 관계개선은 이미대세로 굳어지고 있다.『현안들은 남아 있지만 대세를 역전시킬 수는 없다』는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의 평가처럼 양자간의 관계를 구속하는 중동의 평화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와있기 때문이다.
  • 한·인 정상 개혁으로 만난다/라오총리 내일 내한 의미

    ◎고자세 일관 45년만의 첫 방문/경제협력­우호증진 진전계기 인도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라오총리가 김영삼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오는 9일부터 11일 까지 사흘동안 방한한다.따라서 10일 열리는 김대통령과의 회담도 자그마치 45년만에 이뤄진 한·인도 양국간 첫 정상회담이 되는 셈이다. 정부는 그동안 제3세계 지도적 국가이며,남아시아 최강국인 인도와의 긴밀한 관계유지를 위해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인정해왔다.그래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양국 정상회담을 꾀해왔으나 인도측은 『한국정부가 먼저와라』는 다소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이런 와중에 지난 83년 전두환전대통령이 아·태지역 국가 순방시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다.그러나 미얀마 랑군사태로 무산,흐지부지된 상태로 오늘까지 이어온 것이다. 그러던 것이 우연인지는 몰라도 정확히 만 10년만에 이뤄지게 됐다.이번 라오총리의 방한의 큰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수 있다.「45년만에 이뤄진 정상회담」인 동시에 우리의 달라진 국제위상을 재확인하는 자리인것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라오총리가 먼저 방한을 강력히 희망해왔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라오총리는 집권후 지난 91년 부터 대대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해오고 있다.그의 경제개혁의 주요 골자는 시장기능에 입각한 자유경쟁원칙,경제활동주체의 민영화 추구,개방경제등 3가지로 압축된다.사회주의 경제원칙을 이념으로 고수해온 인도의 입장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인 개혁이다.우리도 새정부 출범후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대대적 개혁을 추진중이다.얼마전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된데 이어 불과 이틀전엔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공개됐다.양국 모두 「개혁정상」들의 국가 경영철학에 의한 엄청난 변화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깊은 의미는 다름아닌 이 부분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결국 양국의 강력한 개혁 주체간 만남의 자리인 것이다.라오총리가 먼저 방한을 제의한 것도,11일 서울에서 북한·일본·중국·몽골·홍콩등 동북아지역 인도공관장회의를 주재하는 이유도 이러한 상징적 의미에서 출발하고 있다.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보고,그 개혁의 추진방향과 강도를 피부로 느끼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두 정상은 또 관료가 아닌 정치가 출신들이다.각자의 오랜 정치생활을 토대로 나름의 철학을 갖고있는 지도자들이다.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개혁과정에서 느낀 점과 향후 개혁방향을 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양국간 특별한 현안이 없는 만큼 「개혁」이 주 의제가 되리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라오총리의 경제개혁은 모델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그의 방한일정은 주로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한·인도 민간경제협의회 참석,산업시찰,경제4단체장과 오찬,주요 경제인 접견등이 그의 경제관련 일정이다.방한전 라오총리가 중국을 먼저 들른 것도 다 이 때문이다.인도와 버금가는 인구,체제,자원등을 갖춘 그 중국이 한국과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경제협력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은 라오총리의 또다른 방한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다.즉 한국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아 그 경제정책과 개발경험을 배우기 위한 방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이처럼 인도는 현안으로 다가설 나라가 아니고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나라라는 측면에서 볼 때 라오총리의 방한은 결국 상징적 의미를 가득 담은 방문이라 할수 있다. ◎라오 총리는 누구/독립운동가 출신… 외무·국방등 지내 나라사마 라오총리는 그의 개혁정책 강도로 보면 믿어지지않을 고령이다.1921년생으로 우리나이로는 올해 72세.지주가정에서 태어나 4살때 친척집안에 입양됐으며,10살때 양모의 인척과 결혼했다.인도 오스마니아,봄페이,나구푸르대학등에서 인문과학과 법학을 수학했으며,학창시절에는 수학을 좋아했다.문학,악기연주에도 재능을 보였다. 영국 통치 기간중 토착지방정권에 반대하는 반영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55년 안드라 프라데시 주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뒤 주정부 법무·보건·교육장관을 거쳐 71년 주 총리에 취임,3년동안 재임했다.그뒤 74년 콩그레스당 전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발을내디딘뒤 77년 연방하원의원,외무·내무·국방·인력자원개발·외무장관등을 두루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다.83년 외무장관 재임시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다.91년 6월 총리에 취임,오늘에 이르고 있다.
  • 우리는 중국을 알만큼 아는가(사설)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역사적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옛소련과함께 2대 공산종주국의 하나였으며 6·25땐 북한을 편들어 참전했던 적대국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개방과 개혁을 서두르고있다.그 결과의 하나가 우리와의 적대관계를 청산시킨 1년전 오늘 24일의 수교였다. 이후 양국관계 변화와 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한것은 역시 경제였다.수교전 1년에 비해 교역규모가 2배(82억달러)나 늘어 중국은 미일에 이은 제3의 우리 무역대상국으로 부상했으며 우리는 중국의 일곱번째 교역국이 되었다.항공협정의 지연에도 불구하고 해운항공노선이 분주하며 인적교류도 10만명 규모를 기록했다. 우호와 협력을 강화하는 정치·외교적 조치도 연이어졌다.새정부출범 불과 6개월에 3차례 외무장관회담이 있었으며 오는 10월엔 우리외무장관이 또 중국을 방문한다.북한핵과 관련해서도 중국은 제한된 것이긴 하지만 우리입장에 협력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최근의 상해임정요인 유해봉환 협력은 우리정부의 상해임정 법통계승을 중국이 사실상 인정한 우호적 조치였다. 그러나 지난1년의 대중국관계에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측면만 있었던것은 아니다.북한핵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아쉬웠으며 6·25참전에대한 유감표명의 유보와 휴전40주년에 맞춘 기념행사및 축하사절 대북파견등은 유감이 아닐수없는 중국의 비우호적 행동이었다.중국이 여전히 우리에게 알수없는 나라이며 그럴수록 그들을 철저히 연구하여 알만큼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이에 연유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않으며 대북한 관계는 북한에대한 영향력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갖고있다.북의 무책임한 행동이나 도발의 억제를 위해서란것이다.수긍의 측면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빌미로 남북쌍방 견제의 2중외교를 한다든가 대한미일 외교전략 수단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붕괴를 원치않는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그러자면 핵을 포기하고 한미일과의 관계개선및 개방개혁을 서두르는 길밖에 없다.그러나 북한은 그것을 완강히 거부하고있다.중국이 해야할 일은 그것을 북한에 적극 권유하는일이다. 우리는 대륙의 영향을 받지않을 수 없는 역사적·지정학적 입장에서도 한중관계의 계속적인 발전강화를 희망한다.중국도 그러할 것이다.그러기위해선 불가피한 통일한국의 상황까지 감안한 중국의 보다 냉철하고 현실적인 한반도인식과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북한의 개방개혁및 한반도 평화민주통일」을 전제로한 정책의 추구가 정도일것이다.우리는 그런 투명한 중국을 적극 돕고 지원할것이다.
  • 한·중,40년단절 단숨에 메우다/오는24일 수교1주년…평가와 전망

    오는 24일로 한중수교 1주년을 맞는다.냉전종식과 더불어 과거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동반자시대를 함께 연 지난 1년을 서울과 북경의 시각에서 회고·평가해보고 바람직한 양국관계의 발전방향을 주중·주한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늠해본다. ◎서울의 시각/임정요인 유해봉환 허가 큰 의미/항공협정등 미해결현안 과제도 최근 상해임정 요인들의 유해봉환이 있었다.유해봉환을 보는 외교전문가들의 시각은 남다르다. 한 외교전문가는 『상해임정 요인들의 유해봉환은 지난 80년대 초부터 북한이 중국측에 집요하게 요구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이 작업은 상해임정의 법통을 북한정권이 잇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외에 과시,우리보다 도덕적 우위를 점유하기 위한 전략에서 추진해왔다는 것이다.그런데도 한국전쟁 참전등 맹방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을 제치고 우리에게 봉환을 허가한 것은 『대단한 정치적 의미』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에앞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문제로 열린 유엔안보리에서는 기권으로 우리의 입장을 간접 지지한바 있다.냉전시대의 오랜 적국과 불과 수교 1년의 변화치고는 놀랄만한 것이 아닐수 없다. 중국과의 발빠른 유대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상호의존성의 증대와 오랜 역사관계에서 생긴 동질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국 외교사령탑인 한승주,전기침 외무장관이 새정부들어 짧은 기간인데도 벌써 3차례나 만나 회담을 가진 것도 이에서 기인한다.그러나 이것으로 올 접촉이 모두 끝난 게 아니다.지난 7월말 싱가포르에서 양국외무장관이 만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앞으로 유엔총회 때,오는 10월 전외교부장의 초청으로 한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때,아·태경제협의체(APEC)각료회의 때등 3번이나 더 만나게 되어있다』며 서로 웃었다 한다.물론 북핵문제라는 뜨거운 현안이 있긴했지만 미·일이 아닌 다른 나라 외무장관을 불과 10개월만에 6차례나 만난다는 것은 결코 흔치않은 일이다.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관계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무엇보다도 북경 주재 한국공관의 확대이다.노재원전중국대사가 한국을 대표해 부임한 것은 지난 90년초 무역대표부 대표 자격이었다.그뒤 공관의 규모는 급속히 팽창,수교전에 이미 16명의 공관원이 상주하는 중형공관의 모습을 갖추었고 수교 이후에는 30여명이 넘는 대형공관으로 성장했다.이는 워싱턴과 도쿄공관의 규모를 넘보는 수준이다.또 지난 7월에는 상해총영사관이 설치됐고 중국도 조만간 부산총영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여기에 올해안에 중국 심양과 광주 두곳에 총영사관이 새로 설치된다. 그래서인지 공관 선호경향이 뚜렷한 외교관들로부터 인기 있는 공관으로 급부상했다.이것은 한·중관계가 그만큼 비중있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앞으로의 역할,즉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 있다.비록 상징적이긴 하지만 전부장은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런데도 중국어를 고집,통역관을 붙이고 그 통역관이 상대 장관의 대화내용을 중국어로 바꿔 전하는 동안 다음 답변을 생각한다는 것이다.외교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무서운 일면』이라고 말한다. 아직 항공협정을비롯,2중과세방지협정및 환경협력협정,보건의료협정등이 체결되지 못한 것도 「무서운 일면」이라고 여기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다.중국의 「타임스케줄」상 적기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대한반도 2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자국의 전통적 이익을 효과적으로 확보할수 있을때 까지는 한반도의 분단현상을 타파하는 것 보다 현상유지를 통한 긴장완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있는 것이다.우리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이는 수교 1년이 양국 관계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북경의 시각/최적 경협파트너 인식,교류 급증/올 교역규모 1백억불 돌파 기대 한국과 중국에 있어 지난 1년은 참으로 역동적인 한해였다.한중양국은 수교후 불과 1년만에 40년 단절의 역사를 단숨에 메우기라도 할듯 숨가쁘게 오가며 이해와 협력의 장을 다졌다. 교류와 협력이 이뤄진 분야는 문화·체육으로부터 과학기술·환경·교육·국제평화·예술·경협에 이르기까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했던 쪽은 무역·투자등 경제분야였다.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중국이 한국 경제가 뻗어나갈 「최후의 땅」이라는 인식이 기업인들 사이에 보편화 돼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중국 역시 의식구조나 경제기술수준,지리적 인접성 등의 이유에서 한국을 최적의 경협 파트너로 생각하는 가운데 양국간 수교를 만시지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기업들은 중국행열차를 놓치면 영영 낙오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듯 재벌총수들을 비롯,수많은 기업가들이 분주히 중국을 드나들었다.그래서 수교이전 한국에서 발붙이기 어려웠던 일부 한계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중국을 찾아들던 시절은 이젠 옛날 얘기가 됐다.투자규모만 해도 85년부터 92년 6월말까지 7∼8년간엔 중소기업 위주로 약 3백건,2억5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 1년동안에만 4백여건,4억5천만달러로 급증했다.지금 추진중인 사업만 해도 약 1억달러 규모의 대우산동시멘트공장을 비롯,현대의 대연자동차 생산공장,동아건설의 북경지하철·고속도로공사 등 수억달러의 대형 프로젝트가 수두룩 하다. 양국간 무역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82억2천만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중국은 우리의 3대 교역국으로 성큼 다가섰고 우리는 중국의 7대 교역국에 올랐다.지난 수년간 지속된 한국의 대중무역적자가 지난해 7억6천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올 상반기 5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몇몇 전문가들은 양국교역 규모가 올해 1백억달러를 돌파한 후 2∼3년내에 2백억달러를 넘어 현재의 중일무역수준에 접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기도 하다. 양국이 지난 1년동안 경협과 관련한 각종 제도와 장치를 거의 마무리 지은 것도 놀랄만한 변화이다.민간차원에서 체결됐던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 등이 수교직후 곧바로 정부차원협정으로 전환된데 이어 지난 연초 건설협력 양해각서가 양국 건설장관에 의해 서명된 것을 시발로 해운협정,우편및 전기통신협정등이 뒤따랐고 한중무역실무회의를 비롯한 경제분야회의나 세미나,시찰단교류,각종 친선협회 결성등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북한을 의식해서인지 한국과의 접촉을 꺼리던 중국관리들도 수교 이후에는 아무 거리낌없이 접근해오고 있으며 중국의 업계 관계자,관리,학자들의 방한도 급증추세에 있다.수교이전 방한 중국인은 80%가 친지를 방문하는 조선족동포들이었으나 이제는 상용비자에 의한 방한비율이 70∼80%로 늘어나 완전 역전됐다고 주중한국대사관의 한 담당자는 밝히고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아직도 중국을 특정지역국가로 묶어 방문시 특인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는 것과 중국이 국제민간항공기구가 규정한 관제이양점 수용을 거부하며 서울∼북경간 직항로개설을 미루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어쨌든 지난 1년동안 협력과 교류에 따른 제도적 장치들을 거의 매듭지은 상황이어서 이같은 틀을 바탕으로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일상화하고 정착시키는 일이 이제부터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연립정부 출범을 보는 서울의 시각(호소카와 새일본:4)

    ◎일의 대북정책 “당분간 불변”/오자와 그룹의 「일본개조계획」 주시/과도기정권 규정… 「생명력」 낙관유보 정부는 일본 호소카와(세천)정부가 공식 출범하자 성명을 통해 곧바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그리고 기존의 긴밀한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길 기대했다.떠나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가 이끈 자민당 정부에 대한 사의 표명도 빠뜨리지 않고 적시했다.비록 세 문장의 짧은 성명이지만 이 속엔 호소카와정부의 출범을 보는 정부의 기본 시각이 함축되어 있다. 한일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듯이 정부는 대한정책등 일본의 외교정책이 당분간은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그 근거로 비자민 「8정파 정권」의 최대 목표가 38년만의 비자민정권 탄생에 있었다는 점을 들고있다.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개 정파는 정파간 상이한 정책들에 대한 조정을 새 정부 출범이후로 미뤄놓은 상태이다.그래서 아직까지 연립정권의 국정운영 노선및 방향,즉 통일된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따라서 무엇이 담길지 불투명하다.그러나 8개 정파의 성격상 통일된 정책을 내놓기란 연립정권의 출범작업보다 더 어려워 자칫 연립의 붕괴까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호소카와새총리는 일본신당을 이끌때만 해도 잡지 문예공론을 통해 「5조엔의 관세수입」등을 주장했으나 연립정권의 총재로 선출되자 타정파의 반발을 우려,즉각 취소했다.통합된 정책 마련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여기에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의 반격이다.5일로 예정된 중의원 구성과 호소카와총리 선출이 늦어진 것도 결국 자민당이 주장한 호소카와의 정책연설 요구때문이다.아직 통일된 정책이 없다는 점을 역이용,일본국민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려는 것이 자민당의 전략이다.자민당은 앞으로도 계속 연립정권의 이 점을 건드릴게 분명하다. 따라서 연립정권은 외교정책등 주요정책에 대해 당분간 손대지않고 입장천명도 회피하는 자세를 견지할게 확실하다.외교전문가들은 『일본정국의 새 리더들이 역량을 발휘하긴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며 안보문제,외교기본정책등은 당분간 관리들에 의해 움직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새 리더,특히 신생당의 실질적 「소유자」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그룹의 등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복잡하다.오자와는 최근 우리 정부관계자들 사이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6개월뒤 자민당이 다시 집권하든 비자민연립 정권이 계속되든 미야자와총리같은 전전세대의 인물을 우리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는 일본의 새 리더들이 한일관계에 있어 미안함과 일종의 죄책감을 가진 세대들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특히 오자와그룹은 「총체적 대국으로서의 일본」을 지향하는 어찌보면 과거에 대해 「향수」비슷한 것을 갖고있는 세대들이다.오자와가 신일본 구상으로 내놓은 「일본개조 계획」에는 그들의 지향점이 잘 드러나 있다.헌법을 개정하고 군사적 대미의존도에서 벗어나 자주역량을 갖추는등 기존 한·미·일 3각 동맹관계는 물론 국제질서 변화를 초래할 내용들이 태반이다. 그들의 성격은 새로 선출된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자민당총재의 총재경선때 행한 연설에 잘 나타나있다.고노는 당시 『군국주의의 색채가 짙은 정치운영을 기도하는 세력』에 비유했다. 이 그룹의 등장에 대해 정부의 뾰족한 대응책이 있는 것같지는 않다.정부도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이다.정책노선이 다른 연립정권의 생명은 결국 막후 정치력에 달려있다.호소카와 중심의 막전과 오자와그룹의 막후라는 운영의 이중성이 어떻게 돌아가느냐가 그 집권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따라서 연립정권은 과도기적 성격의 정권이며 신당사키가케의 다케무라를 관방장관에 기용하고 사회당의 도이(토정)전위원장을 중의원의장으로 임명한 것등을 보면 연정의 장래가 꼭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그래서 떠나는 미야자와정부에 대한 사의표명을 빠뜨리지 않은 것이다. ◎거대야당 자민의 진로/내부개혁 부진땐 제2분열 가능성/소선거구 후보조정 난제… 재집권 비관론 우세 「자민당 신화」는 과연 되살아날 수 있을까.자민당이 38년간의 장기독점지배라는 정치신화와 함께 일본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업적을 이룩한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그러나 그 자민당은 부패와 자기개혁 실패로 내부로부터 무너졌다. 자민당은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신당대표가 6일 비자민연립정부의 총리로 선출됨에 따라 아뭇소리 못하고 야당으로 전락했다. 자민당의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신임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재생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자민당의 최대 당면과제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정권탈환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강한 결의를 천명했다. 자민당이 고노 전관방장관을 새 총재로 선출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 선거에 대한 준비라 할 수 있다.고노는 정조회장으로 임명된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낭)전대장상과 함께 자민당에서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정치 지도자이다.자민당은 인기가 높은 이들을 당의 얼굴로 내세워 다음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고노총재의 지상명제는 다음 선거에서 과반수 의석을 회복,정권을 탈환하는 것이다.자민당은 이를 위해 연립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공세를 구상중이다.자민당은 국회질의에서 장관을 지낸 중진 의원을 질의자로 내세워 날카로운 질문과 정책논쟁으로 많은 정책 차이를 보이고 있는 연립정권의 기반을 흔들어 놓는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연립정권은 자민당의 이같은 공세에 정책의 불협화음을 내며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더욱이 자민당은 2백27석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일뿐만 아니라 풍부한 행정경험과 관료조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립정권에는 무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자민당은 반복되는 정치자금 스캔들 등의 구조적 부패와 파벌중심의 당운영체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말한다.그래서 자민당은 국민의식의 다양화와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스로의 개혁이 필요하다. 고노총재는 「참신한 자민당」을 구상하며 개혁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미 당3역 인사에서 파벌안배라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도력의 한계를 보였다.그의 더 큰 과제는 소선거구제로 바뀔 다음 선거에서의 후보자 조정문제다.현역의원이 많은 자민당의후보자 조정은 매우 어려운 과제로 고노가 어느 정도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자민당내에는 후보자 조정이 제대로 안될 경우 파괴적 참패를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다.비자민세력은 연립정권을 탄생시킨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신생당대표간사에 의해 후보자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제2핵분열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자민당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개혁파들이 당을 떠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일본신당과 신당 사키가케는 자민당이 다시 분열될경우 이들과의 제휴를 계산하고 있다. 자민당의 최대의 구심력은 집권당이라는 메리트였다.그러나 야당으로 밀려나면서 그 구심력이 사라지고 있다.자민당은 재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동안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 정권장악 앞두고 이견 덮어두기/7당 대외정책 합의 안팎

    ◎일­한·미조약 준수등 기존정책 유지/「자위대합헌성」등 언젠간 갈등 전망 새 출범을 앞둔 일본의 연립정부가 현 집권 자민당정권의 주요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일본의 외교·방위정책은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당의 기본정책 차이로 중요 대외정책 등의 정치적 결정과정에서는 적잖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일본의 뉴 리더들이 대개 민족주의적 성향이 짙은 인물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보다 독자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연립정부를 구성할 비자민7당은 지난 29일 열린 당수회담에서 『헌법의 이념과 정신을 존중하고 외교·방위정책은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정책합의각서를 발표했다. 정책합의는 ▲일·한기본조약을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협력한다 ▲일·미안보조약을 계승하고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한다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한다는 등의 내용도 명기하고 있어 「전쟁책임」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엿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연립정부구성의 전제조건이었던 정책합의 이면에는 상당 부분 각당의 정책차이가 그대로 상존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비자민세력은 정권교체라는 「큰뜻」을 전면에 내세우며 구체적인 정책대립은 일단 덮어두고 큰 테두리의 정책합의를 도출해냈다는 얘기다. 최대의 초점이었던 방위정책과 관련,신생당과 공명당 등은 당초 「자위대의 합헌」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자위대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강조해온 사회당은 난색을 표명했다.그래서 합의는 사회당의 이같은 입장을 고려,『자위대에 대해서는 종래의 정부정책을 계승한다』는 쪽으로 이뤄졌다.그러나 최종적으로 발표된 정책합의에는 「자위대」라는 말이 빠지고 그대신 「외교·방위정책」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바로 정책마찰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일단 뒤로 미뤄놓고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에 무게를 실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정책합의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방위·외교,헌법,원자력정책 등을 둘러싼 사회당과 다른 당과의 차이였다.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예상밖으로 정책협의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이는 협의과정에서 사회당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사회당 역시 연립정부의 정책과 자당의 고유정책은 다를 수 있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정책차이라는 문제점이 그대로 잠복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의 국정운영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의견충돌이 예상된다는 게 관측통들의 얘기다.
  • “자민정책 틀 유지”… 대체로 낙관/일 「정변」보는 우리정부 시각

    ◎북핵 등 급격한 궤도수정은 없을듯/일부선 “새 면모 구실 변화 시도” 우려 일본의 정권교체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정부는 향후 대일관계를 어떻게 이끌 것이냐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체로 낙관적이다.연립정부수립을 선언한 7개 야당중 사회당과 사민연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책에 있어 자민당과 공통점이 많다.특히 대외문제에 있어서는 7개당이 함께 자민당노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북한핵문제에 있어서도 보조가 일치한다. 반자민 7당이 집권하더라도 일본의 대한반도정책이 변치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근저에는 연립정부가 「잠정내각」에 그치리라는 예측도 깔려있다. 오랫동안 같은 정권을 유지하기에는 신당계열과 사회당계열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결국 대외정책에 있어서 한목소리로 기존과 다른 방향을 추구할수 없고,그러는 사이 조만간 재선거가 실시돼 본격적 정계개편이 다시 이뤄지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도 심상치않아 정부는 내심 긴장을 풀지 못한다.반자민7당은 정책대강에서 한반도문제에 대해 「한일기본조약을 인정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협력한다」고 밝혔다.얼핏 우리에게 고무적 내용같지만 외교전문가들은 해석을 달리한다. 자민당 집권시에는 따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수사」였다.원론을 반복한 것은 변화여지를 시사하며 사회당 입김이 반영된 것같다고 정부관계자는 분석했다. 또 일반의 전망과 달리 7당연합이 나름대로 보조를 맞춰가며 2년이상 정권을 이끌어간다면 대한반도정책의 상당한 수정이 이뤄질수도 있다. 신당세력들이 일본의 국제발언권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부정,긍정 양면으로 투영된다.무역수지의 과감한 개선노력,과거사에 대한 솔직한 정리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과거사와 관련,국회결의형식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일본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은 그들에게 피침을 당했던 우리로서는 껄끄럽지 않을수 없다. 정부는 8월초 중의원 특별회의 표결에서 자민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않고 있다. 그러나 야7당의 정권획득여부를 떠나 일본정계가 2∼3년내에 양대보수정당으로나아가는 것이 필연적이라 보고 과거 자민당중심의 외교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신생당을 주도하고 있는 하타,오자와는 한국에 우호적인 다케시타파출신으로 선린관계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오자와는 우리 일부 기업인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쌓고 있다. 공명당,민사당은 한일의원연맹에 가입되어있어 그런대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수립할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사회당의 경우 김영삼대통령이 야당총재시절 쌓아놓은 개인적 친분이 도움을 주리라 기대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국력신장으로 일본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한국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대외정책 변화(일본은 변하는가:4·끝)

    ◎미 그늘 벗어나 독자외교 펼듯/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총력/경제대국 걸맞는 정치·군사대국화 겨냥/오자와등 “새 국제질서에 적극 참여” 표방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분쟁해결 역할을 담당하고 적극적인 국제공헌을 위해 상설 유엔대기군을 창설하는 등 자위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일본의 차세대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신생당대표간사는 최근 발간한 그의 정책집 「일본개조계획」에서 냉전종식후 일본의 새로운 국제질서에의 적극참여를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오자와를 중심으로 하타 쓰토무 신생당당수등 신세대지도자들은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역할증대를 주장하며 강력한 일본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일본은 7·18 총선을 계기로 한동안 정치적 혼돈을 경험할지 모르지만 자민당이 계속 집권하더라도 멀지않아 신세대지도자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일본에서는 이미 「95년 신체제」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1995년은 세계사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의미있는 해가 될것으로 보인다. 1995년은 제2차대전의 종결과 유엔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인 동시에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일단 발효만료되는 해다.현재 일본은 95년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기까지에는 적지않은 걸림돌이 남아있지만 미국 등은 이미 지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은 세계전략에서 자신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제대국인 일본과 독일을 상임이사국에 진입시킨 다음 경제만이 아닌 정치적 책임도 맡게 하려는 외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유엔의 상임이사국이 될 경우 일본은 세계무대에서의 군사적 역할의 급속한 확대와 더불어 국제정치의 결정자가 되는 것이다. 일본이 경제력에 이어 군사력도 갖출 경우 미국의 세계전략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 독자적인 외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이는 오자와의 외교목표이기도 하다.일본은 물론 미일동맹을 안보·외교정책의 기본축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외무성 일각에서는 미일동맹이 완만한 해체과정에 들어갔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키신저 전미국무장관도 『일본은 앞으로 미국의 종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외교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외교정책의 변화가 대한외교에 영향을 미칠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한국은 기왕에 일본의 침략사를 지적하며 경제지원 등 여러가지 요구를 해왔다.그러나 한국침략에 죄책감을 느끼는 정치세대는 미야자와총리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신세대지도자들은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종래와 같은 양국외교는 통하지 않을지 모른다.신세대지도자들은 전임자들과 달리 한국에 요구할 것은 보다 당당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외교및 정치경제정책은 국제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일본이 엔화관리와 무역정책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세계경제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일본국회가 해산된 지난달 18일 세계시장에서 엔화가치가 폭락한 것은 일본정치가 국제화됐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드골 전프랑스대통령은 『거대 경제력은 그 자체가 정치적 영향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그는 독일의 경제성장을 경계하며 이같이 말했으나 그의 말은 바로 지금 일본에적용되고 있다.영국외교관은 『패전국의 외교는 50년간 침묵한다』는 말을 잘 인용한다고 한다.1995년은 일본이 패전 50주년을 맞는 해다.일본은 지금 오랜 침묵을 깨고 있다.
  • 한미 정상/북핵·아태안보체제 집중 논의/

    ◎내일 「서울회담」… 무슨얘기 오갈까/NPT유지 일환 북에 단호한 경고/미군역할 「지역방위」 전환도 거론될듯 한미 양국의 새정부 출범후 처음 열리는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정상회담은 21세기를 대비한 새로운 국제질서 마련이 요청되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특히 클린턴대통령이 취임후 사실상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했다는 사실은 한미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재확인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대통령은 7일 일본 와세다대학 연설에서 신태평양공동체 창설을 주창하고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정상급협의체로 격상,이를 공동체 추진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것은 클린턴대통령이 이번 한국과 일본 방문의 첫 목표가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한다.미국은 그동안 「태평양 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한반도는 미국이 안보와 관련된 자신들의 역할을 내보일수 있는 최적지이다.더욱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14일 제네바에서 북한과 2단계 고위급회담을 가져야 할 판이다.클린턴대통령이 순수한 양자관계의 정상외교를 위해 첫 대상지로 왜 한국을 선택했는지는 여기서 자명해진다.북한핵과 관련된 한반도의 안보정책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가늠할 주요 동인이며,나아가 냉전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신국제전략 수립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다. 두 정상은 신태평양공동체 구성과 한미안보협력관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국의 안보정책이라는,태평양지역 경제와 안보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클린턴대통령의 신태평양공동체구상은 21세기에 대비,우리 외교가 그동안 꾸준히 지향해온 국가목표와 일치하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일본에서 경제부분을 천명했으나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한반도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안보를 축으로 한 대아시아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김대통령은 APEC 경제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서울회담엔 도쿄 G7정상회담에는 수행하지 않은 애스핀국방장관이 나타나 11일 권령해국방장관과 국방회담을 가질 예정이다.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한승주외무장관과 별도회담을 갖는 한편 백악관의 레이크안보보좌관도 클린턴을 수행한다.이들 모두는 클린턴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들이다. 외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서울회담의 주의제는 북한핵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대통령은 최근 북한핵문제의 최우선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북한핵이 남북한 긴장완화는 물론 북한체제의 개방및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정책적 판단이다.클린턴대통령도 최근 북한핵문제에 관해 전례없이 강경한 입장을 천명,주목을 끌고있다.이것은 NPT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기도 하지만 이문제가 자칫 미국의 향후 대아시아 안보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두 정상은 북한핵문제에 대해 강경하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점쳐진다.또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을 지원적 위치에서 지역적 방위차원으로 전환하는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문제에선 양국간에 특별한 쟁점 현안이 없다.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말 서울에서 한·미경제협의회가 열려 어느정도 현안 조율을 마친 상태이다.다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양국간 경제동반자대화(DEP)를 공식 발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상회담에서는 태평양지역의 안보및 경제 협력체계와 북한핵문제,한미 안보협력관계,통상분야의 원칙적 문제등에 대해 개괄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보다 구체적인 협의는 11일의 외무·국방장관회담에서 다뤄질게 확실하다.외무장관회담에서는 북한핵문제와 2단계 미·북한회담에 대한 대응책이,국방장관회담에서는 미국의 2개지역 동시전쟁 수행정책에서 한반도의 비중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독/불/고속전철수주전 불꽃/사상 최대역사… 치열한 각축

    ◎콜총리 이어 외무장관 “서울 판촉”/독/한국차 수입개방… 미테랑도 곧 방한/불 경부고속전철 기종선정을 놓고 프랑스와 독일간의 「외교전」이 치열하다. 지난 3월1일 새정부 들어 첫 외국정상으로 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경제인 20여명을 이끌고 방한한데 이어 5일에는 킨켈 외무장관이 방문,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도 오는 9월14일쯤 방한,우리정부에 협조를 공식 요청할 계획으로 있다. 총연장 4백30㎞에 공사비 10조7천4백억원,단군이래 최대의 역사인 이 사업에 프랑스와 독일이 눈독을 들이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일이다.더구나 최근 일본의 신간선이 떨어져나가 이제 독일의 ICE와 프랑스의 테제베(TGV)두 기종만이 남아 있는 판이다. 방한중인 독일 킨켈외무장관은 6일 힐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특별한 관계이다.그러나 경제분야에선 경쟁국이며,실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 경부고속전철 기종선정과 관련,프랑스와 합작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그러면서 그는 『독일장관으로서 독일회사에 낙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여 독일측의 바람과 방한의 또다른 목적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킨켈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뿐아니라 5일의 외무장관회담 때도 이 문제를 거론,우리 정부의 의사에 대한 일종의 「탐색전」을 가졌었다. 프랑스의 움직임도 결코 이에 뒤지지않는다.이미 한·프랑스간 첨예한 통상문제였던 한국산 자동차 수입 시장까지 개방했다. 한승주외무장관이 지난 6월초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쥐페프랑스외무장관은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테제베는 프랑스의 한 회사가 운영하는 게 아니다.프랑스 국민과 정부가 함께 운영하는 프랑스인들의 것』이라고 말해 이 사업이 「프랑스의 자존심」과 직결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정부차원의 외교전과 함께 현재 독일·프랑스 양국은 자국 주한대사관에 전담상무관을 파견하고 홍보전담관까지 두는등 민·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접근방식도 프랑스의 경우는 「문화적」이며,독일은 「실용적」이라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시간이 지날수록 양국의 수주전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이는 경부고속전철의 규모도 규모이지만 이 사업이 21세기 아시아대륙과 유럽을 연결하는 유러시아 철도사업권 확보의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 러,6·25관련 문서목록 전달/외무부 인수

    ◎김일성­스탈린 외교전문 포함 수백건/사전 남침준비·중개입경위 밝혀질듯/“김 대통령 방러때 문서사본 제공” 러시아정부는 6·25한국전쟁 발발 43주년을 맞아 당시 소련의 스탈린과 북한 김일성 사이에 주고받은 전문을 비롯해 러시아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한국전쟁 관련문서의 목록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왔다고 홍순영외무부차관이 24일 발표했다. 이 목록에 들어있는 문서들은 북한이 전쟁발발 전해인 49년1월부터 전쟁준비를 위해 구소련과 주고받은 전문을 포함,중공군이 참전한 50년 10월까지 소련의 군투입및 무기제공 내용을 밝혀주는 것들이라고 홍차관은 말했다. 이들 문서 내용 자체가 공개되면 한국전쟁이 한국군과 미군의 북침에 의한 것이라는 북한측의 주장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고 북한측이 일찍부터 남침준비를 해왔다는 사실과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중공군의 개입경위가 밝혀지는 등 한국전쟁의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40페이지 분량의 이 목록은 한승주외무장관이 유럽을 순방하면서 러시아를 방문중이던지난 7일 옐친러시아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옐친대통령이 직접 한장관에게 건네준 것이다. 옐친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정부는 한국전쟁 관련 문서의 발굴과 수집및 정리작업을 하고 있으나 워낙 방대한 분량이어서 우선 목록을 전달한다』면서 『목록외의 문서 사본은 김영삼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직접 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목록은 러시아정부 문서보관소와 국방부,구KGB등에 산재해 있는 한국전쟁 관련 문서 수백건의 제목과 이에대한 간단한 요약설명이 첨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문서목록은 물론 앞으로 러시아측으로부터 전달받을 문서사본도 일단 국사편찬위에 넘겨준 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전쟁의 진상규명 차원에서 중국 정부측에도 보관중인 관련 문서 사본의 공개와 인도를 요청할 방침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