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외교전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5
  • 美, 아프리카정책 무게 실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이 아프리카를 향한 정책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7일 “아프리카는 미국에 중요하다”고 전제하고“그들은 지금 문제해결을 원하는게 아니라 해결노력에 협조해 줄 것을 원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아프리카 정상회담 개막 연설에서아프리카를 새롭게 강조한 것은 연두교서에서도 밝혔듯 부국과 빈국에 대한차이해소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클린턴이 아프리카 회의를 주재한 것은 미 행정부가 향후 아프리카쪽의 정책에 무게를 실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며 이에앞서 필요한 관련법안 등 여건 마련에기폭제로 삼으려는 조치라고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클린턴의 이같은 의지는 그가 17개월동안 내전을 벌이고 있는 콩고에 휴전을위한 5,500명의 감시단을 급파하는 계획을 의회가 승인해 줄것을 촉구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클린턴은 또 현재 상하양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려 처리가 안되고 있는‘아프리카 무역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촉구,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의 실현을 강조했다. 아프리카 무역법안은 사하라 사막 이남 70개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유로운 무역을 개시토록 하는 법안으로 지난해 상원에서 앞도적인 표차로 통과됐지만 하원의 반대로 계류중인 법안이다.하원은 섬유류 무역에 대해 상원과 이견,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클린턴은 아프리카의 국가간 협력과 단결,그리고 내전·부패의 종식을 위해 워싱턴에서 열린 이 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개별적으로 회동,국내문제의 해결에 아프리카 국가들 자신이 소신껏 추진할 것을 당부하기도했다. 이날 케냐의 다니엘 모이 대통령과 30분간 면담한 클린턴 대통령은 케냐 정부가 부패청산과 대민서비스에 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클린턴은 한편으로 “여러분들은 미의회에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역법의 통과를촉구하십시오.이 법안은 꼭 통과돼야 합니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의회에 의해 제한되고 있음을 비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정책조명을 위한 이번 회의주재 및 연설은 의회를 비롯한 미정가는 물론 국제외교가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주목을 끄는데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미,아프리카 지원 5대공약■ 아프리카국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공평한 세계무역제도 구축■ 아프리카 빈국들에 대한 국제적인 채무경감조치■ 문맹퇴치등 교육 원조 강화■ 에이즈,말라리아등 질병퇴치노력 지원■ 콩고내전등 유혈사태 종식 지원
  • 김순규문화부 차관,신임 공관장에 특강

    김순규(金順珪) 문화관광부 차관이 16일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 등 9명의 신임 해외공관장들을 상대로 한국의 문화관광 정책을 ‘오리엔테이션’하는자리를 가졌다.우리의 외교전략도 세계적 추세에 따라 문화국가화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문화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이었다. 외교안보연구원이 마련한 이 자리는 15일 시작된 ‘2000년 춘계 초임 공관장부임전 교육’ 과정의 하나이다. 그동안에도 문화부의 국장급 간부가 공관장 회의 등에서 20분 정도 문화관련 정책현안을 브리핑한 적은 있었다.그러나 외교통상부의 요청으로 차관이직접 공관장들에게 1시간30분 동안이나 강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김차관은 강의요청을 받고는 외교부가 문화외교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증거라는 점에서 매우 반가워했다고 한다. 이날 김차관은 외교관계에서 문화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가 왜 중요한지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특히 우리외교나 해외홍보가 그동안 경제성장을자랑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지만,이제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한 차원높이기위해서는 문화의 개입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외교활동에 우리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당부했다. 강의 후반부에는 공관장들과의 대화도 있다.최 주일대사와는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금병목(琴秉穆) 주 칭타오 총영사와는 우리 문화의 중국 진출 방안에 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외교부 조직 대폭 ‘수술’ 할듯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외교조직개편 구상’을 내비쳤다. 이장관은 “40년 외교관 경험을 바탕으로 반드시 경쟁력 있는 외교조직을만들어 나가겠다”며 조직개편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지난 14일 취임때도 “외교부 직원들이 10년,20년 전의 상황에 안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었다. 그의 조직개편 구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나눠진다.구체적인언급은 피했지만 향후 ‘조직개편 위원회’ 등을 구성해 가시화시킬 방침이다. 하드웨어로는 80년대 국보위에서 만들어진 외무 공무원법의 개정을 포함한조직 내부의 개편이다.기존의 관련법이 근본적으로 냉전체제의 산물이란 시각이다.국제화 방향에 맞춰 2000년대의 시대흐름을 방영할 방침이다.법개정을 위한 관련부처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조건이다. 직급체계의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이장관은 “국제무대에서 통용되는 직급이 있으며 진급에 얽매여 일하는 분위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현행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이사관 등으로 이어지는 직급체계 대신 외교관의 대외직급인 서기관-참사관-공사-대사 등의 직제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편은 ‘외교전문가 육성’이 핵심이다.단순한 교육 프로그램개편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 ‘수술’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특히 이장관은 임용제도 개선과 관련,‘해외전문가 특채’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그는 “고시 합격자들을 해외로 연수보내는 방식은 5∼7년이 걸린다”고 전제하고 “해외에서 활동하는,국제감각을 갖춘 외교자원들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해 ‘수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역전문가 육성을 가로막는 ‘냉·온탕식’의 인사관행 개선과 국제 외교환경에 발맞춰 정무·통상·환경 등의 세분된 전문 외교관 육성 등도 우선적 과제다.오는 8월 정기인사가 첫 관문이 될 듯하다. 오일만기자 oilman@
  • 李廷彬 외교팀의 과제

    이정빈(李廷彬)신임 외교통상부장관의 첫 ‘관문’은 탈북자정책인 듯하다. 탈북자 7명의 전격적인 북한 송환은 중·러를 포함한 4강외교의 근본적 검토를 요구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홍순영(洪淳瑛)전임 장관의 낙마와도 무관치 않을 정도로 국내외에 미치는 파문이 적지않아 이 장관체제의 안착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탈북자정책의 경우 조용한 외교를 표방한 ‘중·러 접근법’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전술변화의 거센 압력을 받고있다.조용한 외교를 표방하며 탈북자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존의 비공개 외교와 국제여론 환기를 병행하는 공개외교사이에서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정부는 우선 북으로 송환된탈북자의 신변안전 문제의 해결에 외교력을 모으고 있다.중국의 협조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 국제인권 기구와의 연대를 통해 북한의 가혹한보복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북 포용정책을 기조로 하는 4강외교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않을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한·미·일 공조를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역시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북·중·러 3국의 접근 움직임은 동북아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됐다. 이 장관체제의 또 하나의 과제는 ‘조직개편’과 ‘경쟁력 강화’이다.이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임명장을 받을 때 당부받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과감한 개혁 주문을 전하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외교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의 개혁 구상은 크게 두 방향으로 모아진다.하드웨어로는 80년대 국보위에서 만들어진 외무공무원법의 대대적인 개정과 재외공관을 포함한 조직 내부의 개편이다.소프트웨어는 외교전문가 육성이 핵심이다.‘냉·온탕식’의인사관행 개선과 국제 외교환경에 발맞춰 정무·통상·환경 등의 전문외교관 육성 등이 우선 대상이다.오는 8월 정기인사가 첫 관문이 될 듯하다. 오일만기자 oilman@
  • ‘러 강제송환 7명’ 양국의 입장

    탈북자 문제가 연초부터 한·중 외교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최근 러시아 국경수비대에게 체포됐던 탈북자 7명을 둘러싸고 한·중간 미묘한외교전에 돌입한 까닭이다. 러시아측의 돌연한 중국 강제송환으로 한·중 정부는 국제적인 시선을 받으며 ‘외교적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북한의 ‘월경자 송환 협정’ 준수와 한국의 ‘인도적 해결’ 요구 사이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묘책을 낼지도 관심거리다. 표면적으로 탈북자에 대한 중국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는 듯하다.우리 정부의 탈북자 7명에 대한 ‘난민 인정’ 및 한국 송환 요구에도 불구,중국 외교부는 11일 주방자오(朱邦造) 대변인을 통해 “난민이 아니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측의 난민 불인정이 탈북자 7명의 북한 송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한국 정부의 강력한 송환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정치·경제는 물론 군사·안보 분야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는 양국관계를 손상하면서까지 북한의 송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여기에 ‘가혹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 북한으로의 송환은 결국 중국에대한 국제적 비난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중국 인권문제’가 국제적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진해서 매를 맞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남북한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 주지 않는 ‘만만디전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적어도 7명의 탈북자들이 상당기간 중국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탈북자 문제 처리시 인도주의적 관점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중국 외교부의 설명에 주목하고 있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당분간 결정을 유보하면서 국제적 관심이 잠잠해지는 시점에서 조용하게 문제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美 올 외교전망 ‘파란불’

    [워싱턴 AP 연합] 빌 클린턴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중동평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 놓는 등 일련의 굵직한 외교성과를 거둠으로써 미국의 올해 외교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미국은 지난해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사건이 터지면서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중국 대사관 오폭 사건 외에도 미국 중재하에 1998년 타결된 와이리버 중동평화 협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강경입장 돌변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데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노력 등일련의 군사 움직임으로 미 행정부는 지난해 내내 속을끓여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어려운 과제들이 어느정도 해결돼 새 밀레니엄을 희망차게 맞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다음은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적 성과와 일부 인사들의 평가다. ?미-중 관계=중국 대사관 오폭사건을 계기로 악화된 양국관계는 어느정도회복됐다.양국은 지난해 가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코소보 사태=나토의 유고 공습으로코소보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유고 연방 정부에 의해 강제 추방됐던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고향으로 되돌아 왔다.그러나 알바니아와 세르비아계 양 민족간의 화합은 요원하다. ?중동평화=미국의 지원사격으로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거의 4년만에 처음으로 평화협상을 재개했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도 일부 실질적인 문제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개선됐다. ?북한문제=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 계획을 통해 동북아시아에 긴장을 초래했으나 미국의 개입으로 결국 해결됐다.북한은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아일랜드 평화도래=미국의 중재하에 북아일랜드의 신·구교도들은 30년간의 분쟁을 종식시키고 역사적인 연정을 출범시켰다.아일랜드공화군(IRA)의 무장해제 문제가 아직 현안으로 남아 있다. ?유엔 분담금 납부=미 행정부는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유엔 분담금 미납문제를 해결했다.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9억2,600만달러의 분담금 납부를 승인했다.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성과들에 대해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을 지낸 리 해밀턴윌슨 연구소 소장은 “클린턴 행정부는 외교정책 분야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 [뉴 밀레니엄의 전개] ‘남북통일’ 각국 언론사 시각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새로운 세기 세계 평화를 향한 관건이자 필수명제다.새 세기에도 한반도는 지척으로 다가올 통일과업 앞에서 남과 북이,그리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축을 벌여나가는 격전장이 될 것이다.북한의 개혁개방,남북통일이라는대단원의 막은 새 세기 어느쯤에 이뤄질 것인가.새 세기 한반도 주변에서 펼쳐질 기상도를 워싱턴의 대한매일 특파원과 서울에 나와있는 각국 주요 언론사 특파원의 시각을 통해 집중 진단해본다. ◆미국 시각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의 대 한반도정책은 동북아시아지역의 안정과평화유지라는 대명제에 따라 이뤄진다. 최근 북한과 이뤄진 일련의 완화조치들은 이 커다란 대의명제 하에서 조직되고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와 올해초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북미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지역의 안보와 평화유지라는 명제를 가장 극명하게보여주는 정책실행의 단면이다. 단기적으로 핵의혹을 해소하고 계속되던 미사일 발사실험의 유예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당면한 미사일·핵확산금지에 더 초점을 둬 한국의 한반도 통일이라는 최종목표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한다. 어쨌든 그동안 북한의 핵의혹과 미사일발사 위협 등이 간헐적이나마 꾸준히이어진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에서 다소 해소되거나 정지된 것은 새해 한반도지역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미국은 99년 한해동안 계속된 설득끝에 결국 북한이 대화의 장에 임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최근 북한은 외무성 성명에서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클린턴 행정부와는 대화를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북한의 대화의지는 강렬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이다.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이번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물론 북한의 미국과의 대화는 체제를 위협하는 계속된 극심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노린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지난 수년동안과 같은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대화의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북한은 미국과는 물론 경제적·외교적 실익을 노린 한국과의 직접적인 대화 역시 비록 형태는 달리할지라도 속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새해 첫 북미관계의 하이라이트로 떠오를것이다.북한측에서 아직 고위급회담을 위한 대화 준비가 덜 됐다는 분석이있지만 어쨌든 북미회담은 미국이 북한을 국제사회에 이끌어내고 체제의 완만한 변화를 꾀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인 북미수교의 첫단추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고위회담을 반드시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성과는 어느 선까지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hay@] ◆중국 시각 20세기 지난(至難)했던 한반도 문제는 풀리지 않고 금세기로 넘어왔다.그러나 21세기를 맞아 한반도 정세에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크게 보아4가지다. 첫째,북한과 미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북한의 경제제재를 완화한데 대해,북한측이 미국과양측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북·미 고위급 회담에 동의하고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적극 호응하고 있다. 둘째,긴장완화를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미국·북한·중국간의 ‘4자회담’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지금까지 6차례에걸친 회담의 성과로 볼때 4개국은 협상 시스템을 계속 가동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북한·일본관계도 해빙 조짐이 무르익고 있다는 대목이다.지난해 12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를 단장으로 한 일본 초당파의원단이평양을 방문,북한측과 7년동안 중단됐던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수교협상을 벌이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이와 함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도 최근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해제하겠다고 화답했다.북·일 관계정상화 회담의 개최는 얼어붙었던 양국관계가 서서히 풀릴 가능성을 예고하고있다. 넷째,남북 민간교류와 경제합작 사업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금강산관광,현대그룹의 공업단지 조성,남북 농구대회,남북 가수공연,남북교역의 증가 등은 남·북한 민간 및 합작교류의 성과를 의미한다.이는 앞으로 남북한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적 토대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취약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99년 6월 남북한간의 서해교전이 잘 설명해준다.한반도는 동북아의 잠재적 화약고로 남아 있다.수십년간 적대시하면서 대치해온 데다 계속된 상호간의 제재 및 통제정책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어렵게 하고 위기를초래할 수 있는 복병이다. [가오하오룽(高浩榮) 중국 신화통신 서울특파원] ◆러시아 시각 한반도는 종말을 고한 20세기 중 가장 극적인 일들이 많았던,끊임없이 정치적 대립과 격동을 경험했던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러시아는 한반도와 역사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탓에 지난 수백년 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에직·간접적으로 개입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21세기와 새 천년의 시작은 양국간 국교정상화 10주년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지난 10년동안 서울과 모스크바는 상호관계에서서로 다른 경험을 해왔다.그러나 대체적으로 한·러관계라는 기관차는 현재가속도를 얻고 있으며 ‘친밀한 우호관계’라는 이름의 역(驛)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양국간의 정치관계에서 특히 중요했던 대목은 지난해 옐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다.이는 97년 12월과 98년 8월의 한국과 러시아 경제위기 이후 다소 냉랭했던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또한 이고르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예브게니 셀레즈뇨프 국가두마(하원) 의장의 방한 등 다른 공식적 접촉도 있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보브린 아이스 발레단의 성공적 내한공연과 타간카극단의 공연 ‘아프간’에 대해 언급하고싶다.이 비극의 내용은 관객의 마음에 매우 가까이 다가간듯하다. 새해는 양국 지도층의 방문 뿐아니라 무역,경제,과학 및 기술협력 회의 등 많은 교류계획이 있다.한국 음악애호가들이 올해도 볼쇼이 오페라의 공연을 즐기기를희망한다.양국관계 10주년 기념 한·러포럼 계획도 있다. 한·러우호협회 의장인 비탈리 이그나텐코 이타르 타스통신 사장과 후원단체들이 러시아 박물관에 소장중인 양국관계 역사를 포괄하는 외교문서,공예품과 귀중품,19세기 양국 조정의 전통의상 등을 보여주는 전시회의 서울 개최를 추진중이다.이는 러시아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소중한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볼때 한반도를 둘러싼 새해 정세는 원만한 양국협력 하에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블라디미르 쿠다호프 러시아 이타르 타스 서울지국장] ◆일본 시각 올해 한반도 정세를 푸는 키워드는 ‘대화’다.북한내부에서 대화노선을 둘러싼 대립이 있어 한반도에 곧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큰 흐름을 볼 때 대립이나 긴장을 초래하는 요소는 적고 북한 및 주변국을 둘러싼 토론의 장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흐름을 구체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일이 가능한지가 초점이 될 것이다. 우선 북한과 미국을 살펴보자.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회담에서북한 고위관리의 방미에 대해 합의했다.방문시기,논의내용은 명확하지 않지만 방문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대북(對北) 경제제재도 한층 완화돼 국교정상화까지 내다본 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초 일본의 초당파 의원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올해안에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을 재개하는데 합의했다.일본도 예상치 못했던 큰 진전이었으며 얼어붙었던 양국이 관계개선을 향해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낸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98년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일관계가 급속히 차가워진 것처럼 양국이 다시 어색해질 가능성도 적지않다.일본인 납치 의혹이나 미사일 발사의 전면중지 등의 조건을 일본측에서 제기하면 북한은 식민지배때의 보상금 등을 내걸어 대화는 간단히 중단될 것이다. 단지 북한은 최근 경제재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일본으로부터 식량지원이나 경제협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하고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국교정상화교섭은 예상외로 빨리 진전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한의 대화는 지난해 6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차관급회담이 결렬된 이후 끊긴 상태다. 총선이 있는 올해도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는 어려울 것이다.6월의 차관급협의에서도 한국정부가 먼저 비료를 보내는 대폭적인 양보를 하면서도 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당하는 등 북한측 외교전략에 휘말려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기 때문이다.현시점에서 대화를 재개한다면 야당측에게 절호의 공격요인을 제공할 따름이다. 그러나 좋은 요인도 있다.남북간 경제분야의 교류가 진행되는 일이다.대화재개의 토대가 될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담 직후 인 지난해 9월18일 임기중에 반드시 한반도 냉전구도를 종식시킨다고 강한 결의를 표명했다.이런 의미에서 4월 총선이 끝난뒤 다시 한번대화재개의 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고미 요지(五味洋治) 일본 도쿄신문 서울특파원
  • ‘포용정책과 새로운 남북관계’ 학술회의 주제발표 요지

    북한연구학회는 11일 동국대학교 90주년 기념문화관에서 ‘대북포용정책과새로운 남북관계의 모색’을 주제로 김대중(金大中)정부의 대북정책 평가 학술회의를 갖는다.청와대 통일비서실의 최성(崔星)박사는 미리 배포된 ‘2000년도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개선방안’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접근을 시도하면서 전격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등 당국회담에호응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또 오는 22일 서울서 열리는 통일농구대회에 참여하는 북한측 당국자와 다양한 대화채널 가동도 검토 가능하다고밝혔다.다음은 발표문의 주요 요지. 북한은 새 천년을 앞두고 대내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10년간의 마이너스 경제성장과 지난 4년동안 심화돼온 경제난으로 식량배급제가 붕괴되는 등 사회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외 지원과 경제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몇몇 변화징후가 두드러진다. 첫째,‘물질적 보상’을 추구하는 외교전략을 통해 체제유지에 주력하는 등국가관계에서 실용적 방식을 취하고 있다. 둘째,북한은 ‘가용자원의한계’로 한·미·일 3국의 포괄적 접근구상에불가피하게 동조하는 추세다.국제사회와의 더 많은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고있다.셋째,대남정책의 변화가능성이다.대북포용정책에 비판을 제기하면서도금강산사업,대북비료지원,북·미,북·일 관계개선 지원 등 포용정책의 몇 사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북한의 변화가능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정부’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남북간 평화공존의 확립,남북연합의 달성 등 남북화해를 위한 중장기적 정책을 세워놓고 있다.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론 안보와 화해·협력의병행 추진,한·미·일 3국 공조하의 포괄적 대북 접근,남북한 상호의존도의제고로 요약된다. 남북협력과정은 긴장완화의 과정이며 교류협력의 활성화는 안보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다.정부는 남북교류협력이 지속적으로 추진·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에 노력하면서 대화의 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분단의 안정적 관리와 남북관계의 근본 개선을 위해선 책임있는당국간의대화채널이 상설적으로 운영돼야 한다.정부는 남북대화의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북한의 입장에서 새 천년의 첫해인 2000년에 북·미관계나 북·일수교에 일정한 전망이 보일 경우 북한은 이를 실현시킬 분위기 조성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남북정상회담에 전격적으로 호응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정부는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 용의를 표명한 바 있으며 북한이 호응한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북·일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란 점에서 주변여건을 활용해야 한다.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군비통제 등을 다루는 4자회담역시 적극 활용하는 정부의 주도적인 평화외교가 절실히 요구된다.
  • 美·이스라엘 관계 급속 악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첨단 레이더시설을 중국에 판매하려는 문제를 둘러싸고 중동평화 협정의 매듭을 앞두고 원만해졌던 양국관계가 날카로운 설전이 오갈 정도로 악화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스라엘이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팰콘이란 첨단 레이더 장치를 중국에 판매하려는데 대해 미국이 반대,이를 강력히 저지하려는데서 비롯됐다. 팰콘 레이더는 공중조기경보레이더로 보잉 707에 장착,적기의 동태는 물론미사일 동향,지상군과의 통신중계 등 다목적에 쓰일수 있는 첨단무기이다. 미국으로서는 최근 중국이 미국의 핵미사일 기술을 절취한데다 막강한 외환을 근거로 첨단무기를 대량구입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와 함께 판매될 레이더가 미국의 기술을 원용한 것이라고 판단,중국의 미제무기 확보는 힘의 균형을 깨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보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11일 “우리는 이문제에 대해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서 “우방국가가 미국제일지 모르는 첨단무기를 판매하려 할때 의심을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지노력이 정당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데이비드 레비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의 이익을 해칠지 모르는 기술이전에 우려해야만 한다”고 거들었다.미국의 입장피력에는 백악관 대변인들 외에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페리조정관 등 유력인사들이 모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은 문제의 레이더는 전적으로 이스라엘 기술진이 만든 것이며 합법적인 무기판매라고 맞대응하고 있어 양국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자칫 국가 자존심문제로 비화,이스라엘내에 반미 분위기를 조성할 경우 중동평화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對北 전세기 운항재개 의미

    일본의 대북 전세기 운항금지 해제 조치는 단기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유예 조치에 대한 ‘화답’으로 볼수 있다. 일본이 지난해 8월 북한 대포동 미사일 발사 직후 단행한 ▲식량지원 중단▲북·일 수교협상 동결 ▲전세기 운항동결 중의 하나를 해제함으로써 북·일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북한 미사일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일본으로선 한·미·일 3국 공조속에서 향후 북·일 수교협상 등의 관계개선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분석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최대 고비는 북·일 수교협상이다.북한은 50억∼100억달러에 이르는‘수교 배상금’에 적지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북한의 경제회생에 결정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로선 선미후일(先美後日) 또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은 북·미간 관계개선이 가시화되면 자연스레북·일 수교 또는 경제지원 문제도 해결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외교전략을 설명했다. 이에따라 북·일 관계개선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베를린 북·미 고위급회담이 분수령이다. 내달로 예상되는 북·미 고위급 정치회담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북·일 수교회담도 급류를 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미·일 3국의 대북접근은 ‘페리 구상’과 함수관계에 있다.궁극적으로 한반도 냉전체제 해제를 겨냥한 페리의 3단계 대북 포괄적 접근구상에 따라대북 관계개선의 속도가 조절된다는 의미다. 지난 92년부터 답보상태에 머무른 북·일 수교협상도 보다 진전될 것이란분석이다.현재 뉴욕,북경의 외교라인과 싱가포르 비공식 라인 등 3개 채널이 가동중이란 전문이다. 현재로선 수교회담의 예비회담에도 못미치는 과장급 라인이 가동되고 있지만 조만간 국장급으로 상향조정될 조짐도 보인다.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이다.일본은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신병확인 및 즉각 송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접근도 대북 포용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음미해야 할 대목이다.북한의 정상적인 국제사회 복귀라는 측면과 함께 우리로선 대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오일만기자oilman@
  • 金대통령-李光耀 前총리…다시 보는 ‘아시아적 가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리콴유(李光耀) 전싱가포르총리를 면담한다.김대통령과 리전총리의 만남은 각별한 관심을 끈다.지난 94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를 통해 벌였던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논쟁 때문이다.김대통령은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문화는 숙명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과거 아시아에서도 서구와 같은민주이념이 존재했다”고 주장했고 이에앞서 리전총리는 ‘문화는 숙명이다’는 인터뷰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했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기고문과 리전총리의 대담 요지. ●문화는 숙명인가(김대통령) 리콴유 전총리는 미국인을 향해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을 (아시아 등의)사회에 미국의 체제를 무분별하게 강요하지 말라’고 충고했다.이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동아시아에 부적합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지난 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와 더불어 사회주의는 퇴각의 일로를 걸었다.나는 이것이 독재에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믿는다.인터뷰에서 리콴유는 줄곧 문화적 요인을강조한다.그러나 문화만이 사회의 운명을 결정한다거나 불변하는 것이라고생각하지 않는다.인간의 역사에서 영원불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보다 철저한분석을 해보면 아시아에 민주주의적인 철학과 전통이 풍부하다는 것이 분명해진다.아시아는 민주화에 있어서 상당히 발전했으며,서구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로 발전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국의 정치철학자 존 로크보다 거의 2,000년 앞서 중국의 철학자 맹자는 왕이 악정을 하면 국민은 하늘의 이름으로 봉기해 왕을 권좌에서 몰아낼 권리가 있다고 했다.중국의 민본정치 철학에 의하면 ’민심은 천심이다’ ‘백성을 하늘로 여겨라’하고 가르치고 있다.한국의 토착사상인 동학은 그보다 더나아가 ‘인간이 곧 하늘이다’고 했으며,‘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분명히 아시아에는 서구사상만큼이나 심오한 민주주의 철학이 있다.나는 다음 세기 초에는 아시아 전역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가장 큰 장애는 문화적 전통이 아니라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의저항이다.아시아의 풍부한 민주주의적 경향의 철학과 전통은 전지구적 민주주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문화는 반드시 우리의 숙명일 수만은없다.민주주의가 우리의 숙명인 것이다. ●문화는 숙명이다(리전총리) 무분별하게 자신의 시스템을 다른 사회에 강요하지 말라고 미국에 충고하는것이 나의 임무다. 동아시아 사람으로서 미국을 보면,매력적인 면도 있고 그렇지 못한 면도 있다.예컨대 사회적 지위와 종교,인종 따위를 떠난 미국식열린 관계를 나는 좋아한다.그러나 전제 시스템을 보면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총기,마약,폭력,부랑인,공공에서의 무례한 행위 등.시민사회의 붕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함부로 처신할 수 있는개인적인 권리가 확장되면서 질서정연한 사회를 대가로 지불했던 것이다.나는 아시아적 모델 그 자체는 없다고 본다.그러나 아시아적 사회는 서구적 사회와는 다르다.사회와 국가에 대한 서구적 개념과 동아시아적 개념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바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개인이 가족속에존재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념을 집약하는 중국 격언이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정부는 끊임없이 명멸하지만,아시아 문명의 기초적인 개념인 이것은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는 자립에서 출발한다. 서양은 정반대다. 우리는경제적 성장을 진작하기 위해 가족을 활용했다.문명이 붕괴하고 왕조가 침략자들에게 쓸려나간다 해도 가족·친족·족벌이라는 생명의 뗏목이 문명을 계승해 다음 단계로 전수해 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서구식 정부가 모든 상황에서 개인을 부양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종말의 위기에서,지진이나 폭풍 같은 재해에서도 당신을 보살펴 줄 것은 바로 당신의 인간관계인 것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金대통령·리콴유前총리 청와대 초청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적 가치’ 논쟁을 벌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리콴유(李光耀)전싱가포르 총리가 오는 22일 청와대에서 만난다.아시아 국가들의 IMF위기 이후 김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등을 통해 여러차례 리 전총리와의 논쟁을 소개한 적은 있다.그러나 직접 대면은 처음이다.두 사람이펼칠 아시아발전 방법론에 대한 ‘설전’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담은 김 대통령이 지난 6월 고촉통(吳作棟)싱가포르 총리의 방한때 리 전 총리를 한번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데 따른 것이다.김 대통령이 리 전 총리를 만나고 싶어하는 심경은 22일 일정에서도 확인된다.김 대통령은 다음날까지 열리는 전경련 국제자문단회의 참석차 내한한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 해외 저명인사 10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리 전 총리도 포함돼 있다.그러나 3시간 뒤 별도로 리 전 총리를 불러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김 대통령과 리 전 총리가 당시 벌인 논쟁의 개요는 이러하다.리 전 총리가 먼저 94년 3,4월호 포린 어페어스에 ‘문화는 숙명이다’는 제하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자신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다른 사회에 무분별하게 강요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아시아적 가치’를 내세웠다.그러자 김 대통령은 같은해 11,12월호에 맹자와 동학의 인내천(人乃天)사상을 인용한 ‘문화는 숙명인가’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리 전 수상의 주장을 반박했다.아·태평화재단이사장 자격으로 게재했다.“아시아에도 민주주의 가치는 내재한다.민주가치가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진정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양승현기자
  • [뉴질랜드 APEC 정상회담] 무엇을 협의하나

    오는 12∼13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협력을 강화하고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한단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협력 방안의 강화를 주요 의제에 올린 것은 아시아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아직도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특히 중국 정부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세계 금융시장의 핵폭탄으로 등장한 위안(元)화 평가 절하문제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큰 점도 작용하고 있다.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한단계 높이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95년 오사카에서 채택된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위해 관세·비관세·서비스·투자·규제완화 등 14개 분야의 무역 및 투자 자유화 조치가 각 회원국들의 경제력 차이로 아직까지 미흡하다고 판단,주요 의제에 올림으로써 역내 회원국들이 투명성 및 형평성 제고를 위한 공동 노력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APEC 정상회의의 가장 큰 볼거리는 정상회의 전에 이뤄지는 회원국들간의 개별 회담을 통한 치열한 장외 외교전.중국과 타이완(臺灣)간의양국론(兩國論)을 둘러싼 치열한 설전과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험악해진 중국과 미국간에 벌어질 머리 싸움이 그것이다. 지난 7월 리덩후이(李登輝) 타이완 총통의 ‘양국론’ 파문이 확산되면서무력 맞시위를 하는 등 양안(兩岸)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과 타이완의 외교전은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의 빅 이벤트.‘하나의중국정책’을 견지하고 있는 중국측은 “리 총통이 양안관계를 공공연히 ‘국가 대 국가’관계라고 말한 것은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노선으로 매우 위험한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규정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무력을 사용할수도 있음을 강조하는 강수를 둠으로써 회원국들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주도록 은근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타이완은 중국의 계속된 정치·군사적 압박에 대해 표면적으로 신중하고 침착한 태도를보이면서 중국측의 ‘호전성’을 부각시키는 한편,‘넘치나는 달러’를 퍼붓는 ‘은탄(銀彈·달러) 외교’를 통해 회원국 정상들의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게 복안이다. 지난 79년 관계정상화 이후 애증의 관계를 보이는 미국과 중국 정상들의 한바탕 머리 싸움도 지켜볼 만하다. 미국 측으로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라는 카드를 앞세워 중국을공략할 것인데 비해 중국측으로서는 타이완에 대한 무력시위·오폭 사건 등을 최대한 부각시켜 미국의 전의를 꺾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외교가 자국의 이익 극대화 추구라는 측면에서 볼때 두나라가 어느 선에서 타협을 볼 것이냐가 관심거리다. 김규환기자 khkim@
  • [외언내언] 유엔총회 의장 입후보

    우리나라는 유엔 가입 10년째를 맞는 오는 2001년 유엔총회 의장에 입후보하기로 했다.2001년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은 대륙별 순환원칙에 따라 아시아에 배정되며 이를 계기로 유엔총회 의장에 도전할 계획이다.유엔총회 의장선출은 2001년 유엔총회 이전까지 아시아대륙의 단일후보를 정한 뒤 총회에서 합의추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제56차 유엔총회 의장선출과 관련,아시아몇몇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며 정부는 단일후보로 선정되기위해 총력외교전을 펼칠 방침이다. 지난 91년 함께 가입한 북한과의 신경전도 예상된다.정부가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직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그동안 유엔활동에서 거둔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한국은 유엔 가입 4년 만인 95년에 안전보장이사회 15개비상임 이사국에 선출됐고 96년에는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한국의 외교는 국민의정부 출범 이후 인권부문의 획기적 개선과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경제위기 극복,대북 포용정책의 국제적 지지기반확충 등 전방위 다변화 외교정책에 힘입어 유엔무대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이같은 맥락에서 한국이 유엔총회 의장 입후보를 결정한 것은 상당한 설득력과 함께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48년 유엔감시하에 자유총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6·25동란시는 유엔 16개국의 도움으로 나라를지킬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유엔총회 의장 도전은 유엔역사상 유례가 없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전쟁의 폐허 위에서 우리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국가발전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뿌듯한 자긍심마저 갖게 된다. 특히 유엔에 가입한 이후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총회의장에 도전할 만큼 국제사회의 위상이 제고됐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남북이 유엔에 함께가입한 이후 유엔무대에서 국력의 우위를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지난 8년간 남북한의 유엔활동에 대한 외교력의 격차는 한국의 국가 발전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다. 또 비현실적 주체외교 노선 고수와 핵·미사일등과 관련된 반평화적 문제야기로 인한 북한 외교 딜레마에 따른 상대적 이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아무튼 정부의 유엔정책이 성공을 거둬 2001년 제56차 유엔총회 의장국이되기를 기대한다.한국이 유엔총회 의장국이 돼 세계평화를 주도하는 역할은물론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앞당기는 민족염원을 성취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적극적인 협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으로 평화적 통일을 위해 민족의 위대한 저력을 발휘하는계기를 만들어야겠다. [장청수 논설위원 csj@]
  • 「남북한 서해 대치」정부의 외교대응

    서해 해상에서의 남북 교전 이후 정부당국은 ‘평화적 대화해결 원칙’ 아래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국제적 압력을 통해 언제 재발할지 모를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고 자위권 발동 측면에서의 ‘당위성 확보’가 주요목표로 보인다. 정부의 당면과제는 ‘한·미 공조체제의 구축’이다.서해 교전 직후부터 정부가 미국과의 다각 채널을 풀가동,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이른바 북·미간 ‘뉴욕채널’을 통해 ‘평화적 해결 원칙’을 북한측에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과의 공조체제도 급가동시켰다.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사건 진전상황을 ‘속보식’으로 전달했고 일본측도한국에 대한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중·러의 ‘조정역할’이다.북한에 보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양국을 통해 ‘사태확산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파문의 조기매듭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장관이 16일 우다웨이(武大偉) 주한 중국대사를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홍장관은 “서해안 교전사태는 북한측의 선제공격에 대한 자위권 발동”이라고 강조하고 ‘평화해결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조만간 주한 외교사절들을 상대로 설명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함께 유엔안보리를 통한 ‘외교전’도 병행할 방침이다.15일 서해안 사태 경위를 보고받은 유엔안보리 비쿠카르 자그네 의장(주 유엔 감비아대사)은 17일 비공식 안보리회의를 통해 15개 이사국들에 이번 사건의 경위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만기자 oilman@
  • 정부, 주요 우방에 협력 요청

    정부는 서해안 남북 교전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원칙을 정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이해확산과 지지확보에 본격 나섰다. 이와함께 베이징 남북 차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갖기 위한 수순을 진행하는한편 대북 비료 10만t 수송작업도 재개키로 하고 16일 저녁 전날 회항시켰던 비료운반선 갈리나3호를 인천항에서 북한으로 출발시켰다. 나머지 비료운반선도 17일부터 차례로 북측으로 출발시킬 예정이다.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장관은 16일 세종로 청사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주한 중국대사와 리처드 크리스텐슨 주한 미국 대리대사를 잇따라 만나 “이번 사태가 북한의 선제공격과 우리의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발생했다”고 전하고 사태확산 방지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이에 앞서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 주요 우방국에“한국은 사태 확산을 원하지 않으며 평화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한다”는외교전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베이징 회담에서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 등을 들고 나오면 추후남북 군사공동위 개최를 요구할 방침이다.정부는 또 금명간 우리측대표단 명단 및 회담 장소에 대한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낼 예정이다. 구본영 오일만기자 kby7@
  • 외교부 “對北 신중접근” 목소리

    - “北 체제유지 ·변화 저울질, 페리 권고안 낙관은 금물” 요즘 외교부 내에선 ‘페리보고서’가 화제다.이달 말께로 예정된 윌리엄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권고안’ 제시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전환점을 맞게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담당특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페리 조정관의 방북에 많은 질문을 던졌고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적어도 북한이 페리의 대북 권고안을 일축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외교부 내에서의 ‘경계기류’도 만만치 않다.오랫동안 북한 관리들과 협상을 해왔던 외교부 관리들은 한결같이 “북한의 최대 관심은 체제유지이고 핵과 미사일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쉽게 내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대북 권고안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알려진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단과 남북합의서 이행 등도 북한으로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체제유지’를 지상명제로 여기는 북한 지도부로서 상당한 ‘변화’를 감수하는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이 ’판 자체를 깨지 않는 범위’에서 밀고당기는 ‘줄다리기 외교’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그동안 북한의 외교행태에 비춰 일부 언론이 예상하는 ‘급진전’이나 극적 타결은 현재로서 다소 성급한 분석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의 ‘실리외교’도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하는 잣대로 보인다.지난 3월 타결된 금창리 핵사찰 협상이나 최근 현대 풍악호 입항금지 통보 등을 볼 때 북한의 최대 관심은 항상 ‘보다 많은 대가’였다. 페리의 대북 권고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농업개발사업 지원 ▲식량및 중유 등 에너지 제공 ▲대북 장기 경협차관 제공 등도 북한의 ‘절망적’경제상황에 비춰 ‘군침’이 도는 제안일 것이다.하지만 북한은 체제유지와실익을 저울질하면서 한·미·일이 선호하는 포괄적 접근보다는‘사안별’협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 「對北韓정책 좌표 설정 브레인 총점검」국무부·민간연구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평화 5개안 제안으로 남북한 관계개선 흐름이급진전될 전망이다. 6월에는 윌리엄 페리 미행정부 대북정책 조정관의 보고서가 나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큰 좌표가 설정될 예정이다. 미행정부의 북한정책은 싫든좋든 남북한 관계개선의 폭과 속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온게 사실이다.남북한 관계개선의 본격적인 재시동을 앞두고 미국무부 및 주요싱크탱크들의 한반도 정책 라인을 망라해본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미국무부에는 장관과 부장관 아래 정무차관을비롯한 5명의 차관이 있어 각각 맡은 분야의 일을 종합해 관장하도록 돼 있으며 차관밑에는 다시 차관보가 있어 지역별 또는 업무별로 차관을 도와 업무를 추진토록돼있다. 이 가운데 한국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정무차관 및 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가 관리하는 한국과이다.따라서 한국과 관련된 정책은 매들린 올브라이트장관을 비롯,스트로브 탈보트 부장관,토머스 피커링 정무차관,스탠리 로스 동아태차관보,애반스 리비어 한국과장 등 계선조직에 따라 모두 5명이 핵심을 이룬다. 지난 94년 워렌 크리스토퍼 전임 국무장관에 의해 임명된 스트로브 탈보트부장관(53)은 타임지에서 20년간 일했던 전직기자 출신.클린턴 대통령과 옥스퍼드대 룸메이트였던 그는 언론인 시절 외교관계 분야에 탁월한 기사를 써냈는데 타임의 워싱턴지국장을 거쳐 편집국장에 오른뒤 국무부 신생독립국자문 특별보좌관으로 관계에 발을 디딘 외교통이다. 미·소 군축문제를 비롯해 냉전문제에 해박한 그는 보스니아사태와 관련 러시아 특사역을 훌륭히 해내는등 외교술도 능해 크리스토퍼장관 후임 국무장관 하마평까지 있었던 외교전문가이다. 토머스 피커링 정무차관(68)은 러시아대사를 비롯,인도,유엔대표부,이스라엘,엘살바도르,나이지리아 등지에서 대사를 지낸 정통 외교관이다.대사를 지낸 이후 부장관이 아닌 차관으로 재직하는 특이한 경우를 보이는 충직한 외교전문가이다. 대사 재직이전 국무부 산하 정보연구국에서 근무했던 그는 군축문제에 혜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이후 정치군사담당 부국장,키신저와 로저스 전장관특별보좌관을 지낸 그 역시 올브라이트 장관과 함께 장관직 경합을 벌였던인물로 국제전략문제연구소와 외교관계위원회 회원이다. 러시아 대사시절 일본북방 4개섬이 일본쪽 영토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러시아로부터 항의를 받아 소환되기도 했던 소신파 관리이다.부장관과 정무차관 아래 아시아지역을 책임지는 인물인 스탠리 로스 차관보는 이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주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내면서 주로 북한핵문제를 다뤄왔던 인물이다. 당초 한반도관계에 정통한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지내면서 일찍부터 동아시아쪽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아태소위 전문위원으로 한국과 아세안 관련 정책건의 임무를 수행했었고,의회를 떠나면서 국방부소속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냈었다. 한국과 실무직원 10여명을 관장하는 애반스 리비어 한국과장은 프린스턴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아시아학구파이다.79년 국무부에 들어온 이래 주일미대사관 정치군사담당관과 주중대사관 경제담당관을 지내는등 동아시아쪽에서만 12년을 줄곳 일했다.98년부터 한국과장으로 일해오고 있다.한국어를비롯해 중국어,일본어등에 능통하며 부인이 한국인이다. hay@ 국가정책에 대한 민간연구소 입김이 어느 곳보다 거센 미국에서 대북정책역시 이들에 의해 적잖이 영향받고 있다.흔히 ‘싱크탱크’라고 불리는 미국 민간 정책연구소는 나름의 대북관에 입각한 다양한 보고서 및 정책대안을재생산하면서 때로 미 행정부 대북정책을 선도하고 때로 비판세력으로 일정한 재갈을 물리기도 한다. 미국 정치연구소의 양대 산맥인 헤리티지재단과 브루킹스연구소는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영향력이 막강한 집단들.정치적 성향대로 대북관도 헤리티지재단은 보수적 입장을,브루킹스 연구소는 유화적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북한연구는 산하 아시아연구센터에서 대부분 주관된다.지난 82년 창설된 이 센터는 아시아전략문제 학자인 리처드 피셔를 필두로 대북강경론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북한에 모든 원조 중단,일본 및 아시아에 조속한 미사일 방공망 배치 등을 주장하며 북한 핵위협에 정면대응할 것을 촉구,때때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강공 돌출 발언을 유도해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경사되온 브루킹스 연구소는 최근 각 신문기고 등을통해 ‘포괄적 협상론’을 제기하며 클린턴 행정부 대북정책에 많은 영향을끼치고 있다.브루킹스 연구소는 지난 98년 동북아정책연구센터를 창설하면서 한반도문제연구를 상설조직으로 끌어들였다.동북아 및 비핵화문제 전공인질 베이츠,군축 및 국제협력 전공 제임스 구디,아시아 안보문제담당 마이클오핸런 등의 학자들로 팀을 이루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창립한 ‘카터센터’도 한반도 문제에 지속적관심을 보여왔다.‘국제분쟁 개입 및 평화모색’을 목표의 하나로 내걸고 있는 이 단체는 북한의 핵위협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94년 카터 방북을 통해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트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소장으로 있는 한미센터도 한반도문제 이해집단으로 빼놓을수 없다.전 주한미대사들과 대미관련 한국의 핵심 브레인들이 멤버인 이 단체는 싱크탱크라기 보다는 하나의 압력집단으로 워싱턴 정가에 만만찮은 로비력을 행사하고 있다.이밖에 대표적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를 발행하는 ‘대외관계협의회(CFR)’,전직 고위관료들이 주축이 된‘전략문제연구소(CSIS)’ 등도 대북문제를 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는 단체다. 싱크탱크는 기본적으로 미국 대북정책팀을 주축으로 한 행정부나 의회를 상대로 거래를 하거나 언론 등에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 핵심인사와 직접 접촉하거나 정부측에서 공조를 요청해오기도 한다.말 그대로 워싱턴 정가의 민간 ‘정책브레인’인 셈이다.한국 정부가 이들과 좋은관계를 유지하는데 신경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페리 보고서’ 하반기 美의회 제출될듯

    미국의 대북정책을 재조명할 ‘페리 보고서’가 미 의회 제출 예정이었던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상황에 따라서는 올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북한의 ‘금창리 사찰’과 국제전으로 번지는 코소보사태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았다.섣불리 대북정책을 결정해 스스로 행동을 제약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외교전략도 한몫 거들고 있다. 이에따라 월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은 핵시설 의혹을 받고 있는 ‘금창리 문제’가 보다 명확히 해결되는 시점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원체 사안이 복잡하기 때문에 섣불리 대북 정책을 고정시켜 스스로 발목을 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5월로 예정된 금창리 1차 조사 이후에도 상당 기간 보고서 제출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확전으로 치닫는 ‘코소보 사태’도 보고서 연기와 무관치 않다.외교부의한 관계자는 “유고와 전쟁을 치르는 상태에서 대북정책을 쟁점화시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코소보 사태로 공화당 등 미 의회의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문제를 쟁점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페리 보고서가 제출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대북정책 자체를 뒤흔들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페리 자신이 한국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데다 초강경 대북정책도 ‘실익(實益)’면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 北 외교전략 수정?

    북한 외무성이 최근 부상(차관급)을 10명에서 6명으로 줄이고 해외공관을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6명의 부상은 궁석웅,김계관,박길연,박동춘,이인규,최수헌이다. 이들은 백남순외무상과 강석주제1부상의 지휘아래 30여개에 이르는 지역국과 기능국을 5개 정도씩 분담해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기존의 외무부상 가운데 최우진은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전보됐고,고령인 김재숙은 은퇴했으며,김창규·이원국 부상은 각각 실무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해외공관을 30% 가량 줄여 ‘거점공관’ 중심체제로 재편하기도 했다.북한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10기 1차회의에서 정무원 외교부를 내각 외무성으로 개편하면서 구조조정 방향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정부 관계자는 “부상을 줄인 것은 북한의 전략변화를 실증하는 지표”라며 “현재 외무성의 하부조직과 해외공관의 재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궁석웅부상은 중동·아프리카를,김계관부상은 북미지역을,박길연부상은 중남미지역을,박동춘부상은아시아를 각각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규부상은 독립국가연합(CIS) 가맹국들과의 외교관계를,최수헌부상은 유엔 산하 각 국제기구 및 서유럽과의 외교문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李度運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