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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람이 사는 독도는 한국땅”

    “한국사람이 사는 독도는 한국땅”

    “독도에 사는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일까요.” “한국 사람이 사니까 한국 땅이에요.” 25일 오전 서울 흑석동 흑석초등학교 3학년 2반 교실. 김현숙 교사가 묻자 학생들이 입을 모아 외쳤다. 이 반 학생들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독도의 날’로 선포한 이날 공개 특별수업을 받았다. 수업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로 시작하는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따라 부르고, 독도 주변 촬영 영상을 본 뒤 관련 게임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독도의 날 선포 특별수업이 흑석초에서 이뤄진 이유는 이 학교가 일재 잔재를 청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교총은 설명했다. 이 학교는 1968년 명수대국민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지만, 명수대라는 말이 일재 잔재였다는 지적을 받자 1996년 흑석초로 이름을 바꿨다. 특별수업에 이어 학교 4층 강당에서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성희 서울시 부교육감·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의 날 선포식이 진행됐다. 독도의 날 선포식을 준비해 온 정종찬 교총 대외협력국장은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교과서에 강조한 뒤부터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잘못된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독도 문제를 국가 간 영토 분쟁으로 보여지는 걸 꺼리며 ‘조용한 외교전’을 펴는 외교통상부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3월 16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했음에도 지금까지 한국이 ‘독도의 날’을 선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티즌 등 시민들은 이날 행사에 환영의 뜻을 비치며 호응했다. ‘허진태’라 밝힌 네티즌은 ‘단순히 독도의 날을 선포할 뿐 아니라 독도 침탈 과정에 대한 역사 공부도 해야 한다.’고 지지했다. ‘지혜맘’은 ‘민간 차원이긴 하지만 독도의 날이 지정됐다는 건 독도를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독도를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굳은 의지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교총의 독도의 날 선포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빗발쳤다. 2ch(www.2ch.net)에서는 독도의 날 선포와 관련해 250여건의 글이 올랐다. 상당수가 ‘다케시마의 날’을 따라했다’ ‘역사 교육을 잘못 받은 결과’ ‘1년 365일을 혐한의 날로 정하자’ ‘냉큼 일본땅에서 나가라’는 등의 비방성 댓글들이 주로 올라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정현용기자 jrlee@seoul.co.kr
  • “강경한 中외교는 내부 권력투쟁 탓”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위안화 절상에 대한 양보 없는 강수, 자국 민주화 인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격한 반응…. 최근 들어 거칠어진 중국의 국제적인 행보 뒤에는 정권 교체기에 대한 불안정한 상황이 깔려 있다고 영국의 저명한 국제문제 연구기관 채텀하우스의 중국 전문가 케리 브라운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14일(현지시간)자 인터넷판을 통해 지적했다. 브라운은 15일 중국 공산당 17기 5중전회에 맞춰 쓴 기고를 통해 “중국의 외교정책은 전문관료가 아니라 당 정치국, 특히 9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결정된다.”고 지적하고 “최근의 강경한 외교적 대응들도 정치국 상무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오는 2012년 구성될 중국의 제5세대 집단지도체제는 예전과 달리 막후에서 조정할 유력한 원로가 없는 데다, ‘중국 주식회사’의 등기 이사 격인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7명이 연령 제한으로 은퇴하기로 돼 있어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권력 암투 등으로 인한 정치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 같은 불안정성과 일당 지배체제로 인한 공개 경쟁의 배제 속에서 대외 강경 정책은 현 권력자들과 향후 대권 경쟁자들에게 대중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좋은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2012년 권력이양 때까지 중국의 더욱 공격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맞닥뜨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황장엽 사망이후] 반기문·정종욱·김하중과 ‘숨은인연’

    [황장엽 사망이후] 반기문·정종욱·김하중과 ‘숨은인연’

    지난 10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한국 외교관들의 숨은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인 황 전 비서의 망명 당시 전 과정에 극비리에 관여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 정종욱(전 주중 대사) 동아대 석좌교수 등이 그들이다. 황 전 비서가 지난 1997년 2월12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을 때 한국 정부가 그를 무사히 데려오기까지 가장 노력을 기울였던 일은 중국과의 협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당시 유종하 외무장관 특보였던 김하중 전 장관을 베이징에 급파했다. 김 전 장관은 이후 주중 대사를 6년간 역임, 최장수 대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황 전 비서의 망명 신청 다음날인 13일 베이징에 도착, 중국 측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였다. 중국어에 능한 데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주중 공사로 활약한 중국통이기에 가능했다. 당시 중국 측은 북한 편을 들며 황 전 비서를 돌려보내라고 항의하는 등 우리 측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중국 측은 처음에는 김 전 장관을 만나주지 않았으나 한 달 넘게 진행된 수십 차례의 물밑 교섭을 통해 결국 중국 측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김 전 장관은 그의 저서 ‘하나님의 대사’에서 “황 전 비서 망명 교섭 당시 베이징에서 중국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철저한 비밀 행보를 벌였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측이 황 전 비서의 망명을 국제관례에 따라 처리하기로 결정하면서 황 전 비서는 그해 3월18일 필리핀을 경유해 4월 한국에 왔다. 베이징에서 바로 한국으로 오지 않음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중국 측 결정과, 이를 받아들인 한국 측의 절충안이었다. 김 전 장관의 교섭 활동을 측면 지원한 정종욱 당시 주중 대사도 중국 및 본국과의 조율 등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황 전 비서의 망명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이었던 반 총장은 황 전 비서가 베이징을 떠나 한국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정부 안팎의 필요한 조율 작업을 총괄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특히 그해 3월30일부터 2박3일 간 김영삼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극비리에 필리핀을 방문, 피델 라모스 대통령을 예방하고 황 전 비서의 필리핀 체류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황 전 비서가 한 달 넘는 필리핀 체류를 마치고 그해 4월20일 서울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김 대통령에게 도착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는 역할도 맡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영변 핵기지 보수작업 진행”

    프랑스의 르피가로 신문이 7일 북한이 2007년 폐쇄된 영변 핵 기지에 대한 보수 및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처리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르피가로는 ‘평양, 핵개발 재개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09년 봄부터 시작된 북한의 이러한 핵 재개발 전략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이후에 대비해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수립한 외교전략에 차질을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지난주 유엔 연설을 통해 미국의 항공모함이 북한 연해를 항해하는 한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미국은 이제 북한이 핵폭탄을 협상용으로 이용하기보다는 핵 강대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피가로는 김정은이 최근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군 851군부대 훈련을 참관했다면서 이는 북한 권력의 지속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세밀하게 계산된 연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글로벌 시대]동북아 영토분쟁 그랜드바겐으로/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동북아 영토분쟁 그랜드바겐으로/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국제 외교사회는 상당부분 파티와 오찬·만찬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겉으로는 화려한 연회행사로 보이나 내막적으로는 각국 외교관들이 자국 입장을 홍보하거나 정보를 얻기 위한 외교전의 최전방이기도 하다. 행사장에서는 참석자들이 흔히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등 지역별로 모이곤 한다. 이들 그룹 간에는 보다 높은 수준의 정보교환과 협력이 이루어진다. 한국·중국·일본 외교관들은 어느 그룹에도 끼지 못하고 외곽에서 겉도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한·중·일끼리 짝을 짓지도 못한다. 국제사회가 지역협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오늘날, 동북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역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이다. 협력은커녕 전후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과거사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는 서세동점이라는 지난 100년의 수모를 떨쳐내고 세계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를 주도하는 동북아시대 달성에는 장애도 적지 않다. 과거사 인식, 고대사 해석, 영토분쟁, 통상마찰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폭발력이 강한 이슈라면 단연코 영토분쟁을 들 수 있다. 영토분쟁은 당대에 해결되지 않으면 대대손손에 걸쳐 이어지며 수백년 후에라도 재점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2차대전 후 국제사회는 상호의존성이 증대되면서 상당한 평화시대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영토분쟁 분야는 개선이 없이 곧잘 전쟁 발발의 원인마저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도, 터키·그리스, 인도·파키스탄, 에티오피아·소말리아 등 여러 전쟁의 원인은 영토 때문이다. 동북아도 영토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일 간에는 독도, 중·일 간에는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일·러 간에는 북방도서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독도문제는 과거사 인식과 더불어 한·일 간 진정한 선린관계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일 외교정상화 이래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관계증진이 진전되고 있으나 독도문제에는 변화가 없다.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라면 겉치레 정도의 사과는 한다. 그러나 독도문제는 정권의 여하를 막론하고 초지일관 일본 소유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일관계가 순항한다 싶으면 독도 망언이 터져 한국민의 반일감정에 불을 붙이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중·일 간 불타고 있는 ‘댜오위다오’는 해저 광물자원과 넓은 경제수역을 장악할 수 있고 군사적 가치도 상당하여 양국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을 전개해 오고 있다. 장래 양국 간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 단초는 이곳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농후할 만큼 민감하다. 최근에는 어선 나포문제로 중국 곳곳에서 반일시위가 발생하는 가운데 외교·경제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북아 영토분쟁은 과거사 및 민족감정과도 결부되어 있어 휘발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실마리를 풀기가 어렵다. 영토분쟁이 종식되지 않는 한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을 끈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은 것과 같은 통 큰 그랜드바겐이 요구된다. 물론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일본이 앞장서야 한다. 일본은 우선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일본국민의 엄청난 실망감이 분출되고 정권이 몇 개라도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그마한 독도 섬 하나를 포기함으로써 한·일 간 쓰라린 과거를 청산하고 장구한 미래까지 우호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일본으로서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큰 이득이다. ‘댜오위다오’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의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중국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받았음에도 중·일 평화우호조약에서 대일배상을 포기하였다. 이제는 일본이 대답할 차례다. G2로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대국 일본, 작지만 강한 나라로 뻗어가는 한국 간 미래지향적 그랜드바겐이 실현될 경우 동북아는 과거의 망령으로부터 벗어나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게 분명하다.
  • [요동치는 동북아 패권경쟁] 日 전략은 “수세적 자세서 단호한 대처로”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수세에 몰리던 일본이 역공 모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다음 달 4일과 5일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해 센카쿠열도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에 일본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당초 간 총리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임식국회 출석 때문에 ASEM회의에 참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으나 중·일 갈등이 장기화하자 외교전에 적극 나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충돌사건에 대해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갈등 해결을 위한 정상 간의 직접 담판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현 단계에서 거기까지 생각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외무성 고위관계자도 “일·중 정상회의는 없다.”고 일축, 그동안 중국에 고위급 회담을 요청하는 수세적 자세에서 단호한 자세로 돌아섰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여당인 민주당과 자민당 등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지난 7일 발생한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 당시 촬영한 비디오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오가와 도시오 법무 부상은 비디오 공개에 대해 “국회의 요청이 있으면 적절한 대응을 검찰에 지시하겠다.”고 말해 국회 제출에 적극적인 의향을 나타냈다. 중국 어선이 자국 영해에 침입해 불법어획을 했고 정선을 요구한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을 들이받았다는 주장을 국내외에 증거를 통해 입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세계 장기 독재자들] 北 현대사 첫 3代세습 착수…이집트·카자흐도 대물림 수순

    [세계 장기 독재자들] 北 현대사 첫 3代세습 착수…이집트·카자흐도 대물림 수순

    28일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윤곽을 드러낼 김정일 후계체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민주 발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부자나 형제가 권력을 이어받는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3대 세습은 근대 역사에서 유례가 없다.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지구촌 독재권력의 실상을 긴급 점검한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7·8월호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을 바탕으로 10년 이상 장기집권 중인 독재자 22명과 장기독재자 자리를 세습한 독재자 3명 등 모두 25명의 면면과 유형을 추적했다. 세습은 전·현직 독재자 집권기간을 합산했다. 장기 집권하는 독재자들을 권력쟁취 과정을 기준으로 보면 먼저 옛 소련에서 분리독립한 4개국과 과거 김일성 국가주석이 통치하던 북한에서 보듯 ‘건국의 아버지’라는 정통성에 기대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혁명이나 쿠데타를 통해 기존 체제를 뒤엎고 권좌를 차지한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는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독재자 중에서도 가장 퇴행적인 경우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독재자가 된 경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46년간 ‘건국의 아버지’로서 통치하던 아버지 김일성 국가주석이 사망한 뒤 16년째 북한을 지배하고 있다. 두 사람을 합하면 집권기간이 무려 62년이나 된다.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가 될 경우 3대 세습이라는 현대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북한과 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역시 아버지였던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었다. 쿠데타 성공 이후 29년간 권력을 갖고 있던 아버지가 2000년 사망한 뒤 아들 바샤르는 국민투표에서 97.2% 찬성으로 대통령이 됐다. 2007년에도 97.6% 찬성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과거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에서나 보던 득표율을 대내외에 자랑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한과 시리아뿐이라는 비아냥을 받는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대통령이던 부친 게이다르 알리예프가 숨진 뒤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지만 대규모 부정선거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소련공산당 정치국원 겸 소련 제1부총리를 지냈던 게이다르는 아제르바이잔이 옛소련에서 분리독립한 뒤 권력을 잡았다. 그의 아들 일함은 국영석유회사 부사장으로서 1994년 서방 에너지기업들과 석유개발 계약을 성사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낸 이후 국회의원과 총리 등을 거치며 꾸준히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카스피해에 위치한 전략적 입지와 석유자원 등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쿠바는 조금 특이한 경우다. 전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 라울 카스트로 현 의장 모두 바티스타 친미 군사정권을 몰아낸 혁명지도자였다. 동생 라울은 형 피델이 집권한 49년 동안 국방장관 등을 거치며 정권의 한 축을 담당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집권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형 피델이 2008년 물러난 뒤 자리를 이어받은 동생 라울 의장은 현재 경제개혁조치를 연달아 발표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라울 의장은 지금도 국가평의회 회의장에 형의 자리를 비워놓고 자기는 두 번째 자리에 앉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아프리카 대통령은 단연 가봉의 ‘봉고’였다. 1975년과 1984년, 1996년, 2007년 등 무려 네 차례나 한국을 방문했다. 2003년 부성(父姓)을 의무적으로 덧붙여 쓰게 하는 민법 통과 이후 봉고온딤바로 성을 바꿨다. 지난해 그가 사망한 뒤 아들 알리 벤 봉고온딤바는 41.7%의 득표로 대통령 자리를 이어받았다. 장기집권 중인 독재자 가운데 세습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 무아마르 알카다피는 일곱 아들 가운데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차남으로 후계수업 중인 차남 가말도 내년 대선이 후계 여부를 가릴 분수령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카자흐스탄을 20년째 통치 중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맏딸 다리가 나자르바예프는 오는 2012년 대선에서 대권을 이어받을 후보로 꼽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 G20 비회원 5개국 초청… 한국, 세계무대 ‘룰 세터’로

    서울 G20 비회원 5개국 초청… 한국, 세계무대 ‘룰 세터’로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는 비(非) G20 5개국이 확정됐다. 지금까지는 의장국이 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초청국을 골랐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 주도로 셰르파(교섭대표) 회의에서 초청국 선정 기준을 세웠다. 그동안 정해진 룰을 따르기만 하던 한국이 ‘룰 세터’(규칙을 만드는 자) 역할을 했음을 말해 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24일 “스페인과 베트남, 싱가포르, 말라위, 에티오피아 등 5개국을 서울 정상회의에 초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등 대부분의 국제기구와 달리 G20에서는 초청국도 정보 공유는 물론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다. 때문에 초청국에 포함되기 위한 물밑 외교전이 뜨겁다. 이 같은 소모적인 경쟁을 배제하기 위해 셰르파 회의에서 확립한 기준은 저개발 국가나 신흥시장, 비회원국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국가들을 초청하자는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어젠다인 개발 이슈의 실수요자 입장을 반영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개발 이슈의 주요 대상인 ‘검은 대륙’에서는 말라위가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자격으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NEPAD) 의장국으로 초대됐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 베트남과 유엔에서 G20과의 협력을 담당하는 28개국 모임인 3G(Global Governance Group) 의장국 싱가포르도 함께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스페인은 G20 정상회의에 네 차례 모두 초청된 관례와 셰르파 간 합의에 따라 초청하기로 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더불어 네 번 모두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유럽 국가가 너무 많아서는 G20의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G20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지역적 안배’가 대두되면서 싱가포르에 밀렸다.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종전처럼 셰르파 회의에서) 누구를 초청할지 ‘멤버십 이슈’에 허비하기보다는 정상회의 의제에 집중해야 G20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회의에서 5개 나라 정상들이 발언할 수 있는 특별 세션을 만드는 안을 검토하는 등 이들이 회원국과 동등하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20 준비위는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 등 7개 국제기구도 서울회의에 초청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아주 특별한 촛불을 켜자. 자유와 생명의 촛불, 병마와 배 곯음에서 벗어나는 촛불을 켜자. 이건 자유를 만끽하는 행복한 이들의 반정부 촛불이 아니다. ‘어린 소녀들의 죽음’을 핑계 댄 반미의 촛불시위도, 미국 쇠고기 광우병 규탄하러 유모차 끌고 광화문을 메운 그런 촛불시위도 아니다. 4대강 사업 반대 피켓 들고 나선 신부-수녀들의 정권규탄 촛불행진은 더더욱 아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서 도대체 존재할 수 없는 무자비한 속박, 헐벗음과 배 곯음의 생지옥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부지하는 2500만 북한 동포를 구해내기 위한 ‘구원의 촛불’이요, ‘생명의 촛불’을 말함이다. 넉넉지는 않아도 하루 세 끼 배 곯지 않게 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창가에 켜 두고 북녘을 생각해야 할, 그리하여 매일매일 우리의 행복에 감사하고 형제의 불행을 기억하는 그런 촛불인 것이다. 그 촛불의 궁극 목표는 독재의 땅을 자유의 천지로 확대하는 ‘통일’이다. 통일이 되지 않고는 북녘의 동포를 온전히 해방시킬 재간이 없다. 쌀과 시멘트 몇 십만 톤을 보내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독재냐 자유냐, 억압이냐 해방이냐 양단간에 결판을 내야 북녘의 주민들을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통일세를 거두면 어떨까 제안했다. 그런데 험담이 터져 나왔다. 북 정권 쓰러뜨려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냐, 남북 긴장 더해 전쟁하자는 얘기냐…. 의심이란 의심들이 몽땅 얼굴을 내민다. 북녘 동포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 통일세 걷어들이면 결국 서민들만 쪼들릴 터이니 가슴이 철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좀 색다른 제안을 하고 싶다. 큰 부담 없이 통일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가정마다 ‘통일 촛불’을 준비하자. 1개의 촛불 값을 1000원으로 해도 좋고, 넉넉한 이는 1만원을 내도 좋을 것이다. 2000만 가정마다 그리고 관공서, 기업, 학교, 상점, 방방곡곡에 통일 촛불을 장만하고 통일 촛대를 세운다면 제법 많은 씨돈(시드머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사적 당위성과 민족 최대의 숙원인 ‘통일사업’을 언론-공익-시민단체나 훌륭한 독지가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나는 청와대 창가에 통일 촛불을 당장 켤 것을 제의한다. 대통령 집무실에 장식된 통일 촛불은 통일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외에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성하의 녹음 우거지고 설한에 눈 덮인 청와대 상춘재에 비친 통일 촛불의 정경을 상상해 보라. 통일을 위해선 누구보다 대한민국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1981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취재할 때, 미국의 ‘새로운 출발’을 내걸고 백악관에 진주한 로널드 레이건의 대소(對蘇)외교전략을 면밀히 지켜볼 수 있었다.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한 뒤,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이제 마르크스·레닌주의 또한 역사의 잿더미 위에 던져 버릴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투쟁에 있어 궁극적인 결정 인자는 폭탄이나 로켓이 아닌 우리의 의지와 신념입니다.” 헤이그 국무장관 같은 비둘기파의 반대마저 물리치고, 마치 마법사의 주술처럼 소련의 몰락을 반복해서 외쳐댔다. 1989년 11월9일, 드디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레이건의 ‘십자군 대장정’은 대단원을 맺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그래야 한다. 정상회담이나 열어 김정일과 포옹하고 나란히 기념사진 찍는 데만 목을 매는 몰역사적-정략적 욕망에만 사로잡혀선 안 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총동원해 북한 공산주의를 단연코 거부하는 외교-군사-홍보전의 전사가 돼야 한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홍보전이다. 줄기차게 북한 체제의 몰락을 압박하는 자유의 메시지를 날려야 한다. 용기 있는 대통령만이 통일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될 수 있다. 한 자루의 통일 촛불을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고귀한 몫이다.
  • [사설] 국정공백 언제까지…후임 인선 서둘러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두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이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퇴로 국정 공백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총리와 3명의 국무위원이 공석이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총리와 외교 장관이 동시에 공석이어서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 총리 권한대행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설명,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수행해야 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총리 및 장관 후보자 후임 인선 작업을 서둘러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인사 요인이 생길 때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장고(長考)로 적기를 놓쳐 쇄신 효과가 떨어진 것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국정공백 장기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 인사 스타일 탓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어제 이 대통령에게 “공직사회 공전이 장기화되지 않기 위해 후임 국무총리 후보자를 가급적 추석 전에 임명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는 “새로 임명될 총리와 장관은 개편되는 인사검증 시스템에 따라 임명했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도 동시에 개선해야 된다는 의미다. 대행체제인 총리실이나 전임자를 유임시킨 문화체육관광부·지식경제부 등은 벌써 기강해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총리 인선부터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실제 총리를 당장 지명해도 인사청문회는 20일이 지난 뒤 열리고, 국회의 인준 절차 등을 거치려면 추석 연휴 전 새 총리 임명은 불가능하다. 총리 지명이 지연되면 총리의 장관 제청권 행사도 늦어져 교체대상 장관 후임자 인선도 순연된다. 10월에야 제대로 된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과장이 아니다. 지금 외부 환경은 불확실하다.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따른 외교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G20 정상회의를 위해 참가국들과 협의·조율해야 할 사안도 많다. 세계경제도 더블 딥 가능성 등 여전히 불안정해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검증은 철저히 하고, 인선은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국정 공백을 줄이면서 민심도 수습할 수 있다. 인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기회에 인재풀도 재검토해야 한다. 대한민국 인재풀 전체를 활용, 예비 후보군을 사전에 준비하면 인사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폐쇄조직 외교부 환골탈태할 수 있겠나

    외교장관의 딸 특채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외교통상부가 이젠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책임 논란이 일자 서로 네탓이라며 회의에서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관이 있을 때는 눈치보며 한목소리로 비호하더니 장관이 물러나고 문책 차례가 되니 이젠 다들 장관과 거리를 두는 볼썽사나운 처신을 한다. 이들에게 천안함 외교를 맡겼으니 “외교전에서 북한에 졌다.”는 비난이 나온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저런 외교관들이 어찌 전쟁터나 다름없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위해 희생과 봉사정신을 갖고 일할 것이며, 이번 파문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는가. 외교부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한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대사들에게 “사무실에서 에어컨만 쐬지 말고 밖에 나가 기업을 위해 세일즈한다는 각오로 일하라.”고 했겠는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는 외교관들에 대해 “공무원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외교부와 같은 청사를 쓰던 통일부도 북한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잘난 척하는 꼴 보기 싫다.”며 낡은 정부청사로 이사를 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저런 특권의식이 이번 사태를 야기했음을 외교부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교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외교부 재외공관의 경우 회계처리가 엉망이라고 한다. 주재국 공무원, 기업인 등을 만나는 데 쓰여야 할 외교관의 활동비도 내국인 접대에 더 많이 나간다. 재작년 자원외교를 위해 배정된 80여억원의 예산도 일부 공관에서는 와인 구입과 대사 골프비 등에 쓰였다고 한다. 선진국만 선호하는 바람에 인력배치도 왜곡됐다. 일본은 선진국 외교관을 신흥국으로 배치한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시켰다. 실무인력은 부족한데 고위직은 정원을 초과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문제다. 심의관급 30~40명은 정원외 인력이다. 외교부는 인력과 예산 확충을 운운하기 전에 이같은 인력 운영과 방만한 예산운영 등에 대해 메스를 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이다. 모름지기 발전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
  • 외교아카데미 공정성 도마에

    외교통상부가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로 추진하고 있는 외교아카데미가 유명환 장관 딸의 특채 사건을 계기로 공정성 시비에 직면하고 있다. 외교부는 2012년부터 현행 외무고시를 폐지하고 비학위 특수과정인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5급 외교관 5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존 외무고시에서 필기시험 비중을 크게 줄이고 서류와 면접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어서 면접관의 주관에 따라 외교관 자녀 등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런 논란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외교아카데미 설립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6월 외교아카데미에 대한 공청회를 여는 등 내부적으로 준비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외교관 역량강화를 위한 외교아카데미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선발과정의 투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게 되면 제도의 투명성을 더욱 철저히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이달 중 ‘외교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인 ‘로스쿨’처럼 외교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에게 외교관 채용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해 10월 송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교아카데미 입학생 선발 기준이 특정 집단에 유리한 것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각수 차관은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외교아카데미 운영과 관련, “외교아카데미 선발 자체는 고시 병폐를 완화하고 엄중한 절차 통해 시험과 면접을 병행해서 선발하는 제도”라면서 “앞으로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연·홍성규기자 carlos@seoul.co.kr
  • 佛·이란언론 ‘브루니 설전’ 격화 “매춘부” 표현 이어 “죽어 마땅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의 말 한마디가 프랑스와 이란 외교전의 불씨로 비화하고 있다. 이란의 보수강경 일간신문 카이한 등이 지난달 27일 브루니를 “매춘부”로 묘사한 데 이어 31일에는 또다시 “죽어 마땅하다.”고 극단적 표현을 쓰자 프랑스 외무부가 공식 항의성명을 내고 맞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브루니를 포함해 프랑스 일부 인사들에 대해 이란의 언론들이 되풀이한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이란 당국에 알린다.”고 밝혔다. 브루니는 최근 간통 혐의를 받고 있는 이란 여성에게 돌을 던져 처형하는 이른바 ‘투석형’을 비난하고 이란 당국에 사형선고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 보수단체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신문 카이한의 비난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이란 당국도 수습에 나섰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외국 관리들을 모욕하고 적절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란 정부가 승인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우다웨이·위성락 訪美 6자회담 외교전 가열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북한에 이어 한국, 일본, 미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잰걸음 외교 행보를 보이면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관계국 간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방중 후 6자회담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한·미·일과 북·중 간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다웨이 대표는 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등 한반도 담당 당국자들과 만나 북핵문제를 협의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3단계 접근’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안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앞서 지난달 31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관계국에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우다웨이 대표가 방한했을 때 특별히 새롭다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6자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일 방미 길에 올라 3일 스타인버그 부장관을 비롯,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김 6자회담 특사,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등을 만나 최근 상황 및 향후 대책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는 이번 협의에서 6자회담 재개 관련뿐 아니라 대북 제재 국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북한을 상대로 압력과 대화라는 ‘투 트랙’ 접근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대북 정책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3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9·19 공동성명 약속을 이행하고, 이웃 국가에 대한 호전적이고 도발적 행위를 중지하며, 비핵화를 위해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하고, 국제법과 의무를 준수하기를 원한다.”며 “북한이 이 방향으로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우리는 향후 대화에 열린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국치 100년, 이제 한반도 주변 격변 주체 돼야

    어제로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에 나라를 빼앗겨 식민지로 전락한 국치(國恥) 100년을 맞았다. 36년의 일제 식민통치 기간 우리 민족은 존재를 깡그리 부정당했다. 비참한 처지였다. 이런 굴욕은 일제의 침략 야욕도 문제였지만 우리 민족 내부의 준비 부족에도 기인했다. 서구 제국주의가 세계 이곳저곳에서 정복 쟁탈전을 벌이던 19세기 후반 무능한 조선의 지배층은 눈과 귀를 닫고 국제정세에 무지했다. 뒤늦게 서구 제국의 힘을 빌려 일본의 야욕을 분쇄하려 했지만 미국과 일본, 영국과 일본 등 제국주의 국가 간 뒷거래에 무참하게 농락당하고 말았다. 일제 패망 뒤엔 남북으로 분단됐다. 오늘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는 격변의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0년을 제외하고 민족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던 중국이 올 2분기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미국과 G2(양강 체제)를 형성했다. 중국은 한반도 안보에 열쇠를 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정면으로 시비를 걸고 있다. 자연 한·미, 북·중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두 번째 정상회담은 한·미와 북·중 간 대결구도 심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과 중국의 접근에 미국은 이번 주초 추가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등 한반도 주변 동아시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주변 격변에서 이번에는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한다. 면밀한 정세분석을 통해 빈틈없는 질서 재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정세를 이끌 외교전략을 펴자. 100년 전 국치의 굴욕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 교훈을 살려내야 한다. 특히 북한이라는 변수는 오늘 대한민국 외교에서는 숙명이다. 정부나 국민 모두가 정신 바짝 차리고 북한과 중국의 접근을 포함한 동아시아 격변에 주체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국가의 치욕, 더 이상은 안 된다.
  • [서울광장]한국, 장기판의 卒은 안 된다/이춘규 논설의원

    [서울광장]한국, 장기판의 卒은 안 된다/이춘규 논설의원

    내일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100년 전 제국주의 국가들의 잔인한 정복 쟁탈전에 휘말렸을 때 무기력했다. 인재도 없었다. 국제정세에 무지했다. 자체 방어를 위한 군사력도 약했다. 재정은 거덜났다. 결국 미국, 일본, 영국의 식민지 나눠먹기 제물이 되었다. 강국들에 무참하게 농락당하다 나라를 잃고 말았다. 한반도는 ‘동아시아 장기판’의 졸(卒) 신세였다. 1907년 주한 영국 총영사였던 헨리 코번은 우리의 처지를 강국 일본, 러시아, 중국 세력의 틈바구니에 끼여 고통받는 장기판의 졸에 비유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은 무력한 나라들을 문명국의 합법적인 먹잇감이라고 했다. 미국인들은 조선인을 퇴화한, 몰락중인 인종으로 봤다고 ‘임페리얼 크루즈’(프리뷰)라는 책이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필리핀과 대한제국 지배를 용인하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굴욕의 결정판이었다. 고종은 미국·일본의 나눠먹기를 전혀 몰랐다. 미국을 형님 같은 나라로만 생각했다. 1905년 을사늑약 두 달 전까지 미국에 애처롭게 매달렸다. 일본과 비밀거래를 계속한 미국은 을사늑약을 묵인, 조장했다. 그리고 일본의 대한제국 통치를 인정한 첫 번째 나라가 된다. 국제외교는 비정했다. 일본은 어땠던가. 17세기 초부터 쇄국정책을 펴면서도 네덜란드에만은 나가사키의 작은 섬에서의 교역을 허용, 세계정세를 계속 파악한다. 외교전을 통해 19세기 말 근대화를 단행, 부국강병책으로 제국주의 열강 일원이 됐다. 비백인, 비기독교 국가로서는 유일한 제국주의 국가였다. 인접국을 집어삼키며 욱일승천했다. 태평양전쟁 패전으로 엄한 대가를 치렀지만 경제외교력으로 부활했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국가에 외교는 중차대하다. 외교력은 경제력, 국운을 좌우한다. 2008년 경제위기는 외교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유일 초강대국 미국 중심 외교시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이라는 다극화 구조도 시동을 걸었다. 미국에만 외교를 의지해서는 안 될 시대다. 국익에 따른 치열한 합종연횡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종연횡의 시대, 외교무대에 천사는 없다. 긴장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 변수라는 숙명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싸움 속에서 힘겨운 줄타기 외교를 해야 한다. 리비아, 이란 제재 문제 등 절박한 외교적 선택을 해야 하는 팍팍한 처지다. 오늘도 국제외교 현장에서 속내를 감춘 채 미소짓는 비정한 외교전을 수시로 체험하고 있다. 정복 쟁탈전은 없지만 외교전은 여전히 살벌하다. 우리는 100년 전 처참한 굴욕을 당했다. 그 굴욕을 씻기 위한 노력이 아직도 부족한가. 많은 유학생과 상사원들이 세계로 나가 국제정세 흐름 파악은 빠르다. 하지만 자원확보 경쟁 등 경제외교를 포함한 총체적인 외교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경제외교전을 펼 촉수인 기업과 배후지원을 할 외교관의 협조 체제가 미약하다. 외교의 일관성, 정교함, 치밀함을 보강해야 한다. 장기전략에 따른 외교를 해야 한다. 21세기 원대한 외교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외교 정책의 큰 틀이 바뀌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냉정하게, 기민하게 국제정세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 일관성 있는 외교정책만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다. 지역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외교관 선발과 양성에 아낌없이 투자, 외교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100년 전처럼 오늘날 외교현장에도 천사 같은 미소가 넘친다. 미소 뒤에는 여전히 날카로운 비수가 숨겨져 있다. 그 시절 미국은 대한제국을 속였다. 등에 비수도 꽂았다. 결국 일본도 속였다. 각국이 속고 속이는 외교전은 여전하다. 지금 외교 현장에서 미소 뒤에 숨겨진 비수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이 다시 장기판의 졸 신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taein@seoul.co.kr
  • “美, 곰즈 석방위해 고위급 대북특사 고려”

    미 국무부의 부인에도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석방시키기 위해 미국이 고위 인사를 북한에 특사로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천안함 사태 출구전략으로 중국과 6자회담 재개 카드를 만지기 시작한 북한이 지난해 미국인 여기자들 억류 때처럼 이번 사건을 국면 전환을 위한 지렛대로 삼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곰즈 사건에 대해 인도적 문제일 뿐이라며 북·미 현안 전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북한이 곰즈 석방을 적극 제안하고 나온다면 특사 카드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대북 특사설은 지난달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 가능성이 보도된 뒤 수면 위로 떠올랐고, 지난 9~11일에는 미 국무부 영사 담당 관계자 등 4명으로 구성된 방북팀이 평양에 가서 곰즈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온 뒤 다시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지난 20일자 인터넷판에서 또다시 미 국무부가 곰즈 석방을 위해 고위 인사를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는 이 문제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존 케리 미 상원외교위원장과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에 갈 고위인사 후보라고 전했다. 특히 케리 위원장은 외교 문제에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곰즈가 지역구인 매사추세츠 출신이어서 곰즈 어머니를 대신해 국무부와 처음 접촉하는 등 초기부터 관여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서울 ‘글로벌도시’ 10위…초고속 통신망 등서 높은 점수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6일 서울을 세계 10대 대도시로 선정했다. FP가 컨설팅업체 AT커니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2010 글로벌 도시 인덱스’에 따르면 서울은 65개 글로벌 대도시 가운데 10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포린폴리시는 서울이 초고속 통신망 확산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선정사유를 밝히면서 현재 모든 서울 시민이 영화 1편을 12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을 만큼 빠른 인터넷망을 갖추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미국 인터넷망 평균 속도의 200배에 달하는 속도다. 미국 뉴욕은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도시임을 과시했고 영국 런던,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도시로는 도쿄, 서울과 함께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가 10대 도시에 포함됐다. 이에 비해 유럽에서는 런던과 파리 2개 도시만 10대 도시 안에 들었다. 포린폴리시는 점점 더 많은 글로벌 대도시가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가 15일 완공됐다. 중국이 총 건설비의 85%인 4억 2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중국은 이 항구에 수백만t의 원유 저장시설을 세웠다. 중동과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는 원유 등의 중계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이 과연 이런 경제적 이유만으로 스리랑카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을까.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의 2기 건설공정에도 8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상태다. 일각에선 미국의 ‘동남봉쇄’ 전략에 맞선 ‘서출남하(西出南下)’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인도양 등 서쪽을 통해 남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 이외에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파키스탄과는 과다르 항구와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의 카스(喀什) 사이에 철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도 중국 남부 윈난성과 철로로 연결된다. 미국과의 충돌로 동·남중국해의 해안선이 봉쇄된다 해도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확보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원유 수송도 가능해졌다. 인접국인 인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주변국들에 이어 인도양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인도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이들 항구를 군사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의 인줘(尹卓) 해군소장은 지난해 말 해외 군사기지 건설 필요성을 제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국은 인도양은 물론 이미 동해 진출길도 열었다. 비록 민간기업이 획득하긴 했지만 북한의 나진항 부두를 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홍콩의 남화조보(南華早報)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중국은 앞으로 해양 관할권을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중국의 외교전략이 덩샤오핑 이래의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시대를 끝내고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함)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 “이란 - 한국 정상적 무역거래 양해”

    이란에 포괄적인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지난달 한국 정부에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와 연관성이 없는 정상적인 무역거래 및 원유 수입에 대해서는 사실상 양해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밝힌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 방한 이전에 벌써 한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제약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자적인 이란 제재방안을 수립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미국에서 포괄적 이란 제재법이 발효된 이후 외교통상부가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미 재무부에 WMD와 관련되지 않은 이란과의 무역거래와 원유 수입이 가능한지를 공식 질의했다. 이에 미 재무부는 ‘양해한다.(excuse)’라고 명시적으로 답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괜찮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 정부의 반응은 외교전문 형식으로 주미 대사관을 통해 외교부에 전달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독자제재안을 추진하더라도 원유공급과 정상적인 무역거래는 정부의 승인을 거쳐 허용하는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다만 이 같은 국제적 조치의 범주 밖에 있는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우리 기업의 활동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독자 제재방안은 이란 혁명수비대 관련 기업을 비롯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40개 조직과 개인의 자산을 동결하고 일반적인 수출행위는 일정기준 하에 허용토록 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연·임일영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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