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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일가 숨은 재산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일가가 해외에 숨긴 재산이 최소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중동정치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위키리크스를 통해 입수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카다피 일가가 리비아 국민경제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카다피는 아들 8명과 딸 1명을 뒀다. ●두바이 등 비밀계좌 보유 ‘카다피 주식회사’란 제목을 단 위키리크스 전문은 수출을 통해 해마다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국영석유회사와 그 자회사들이 카다피 자녀들에게 지속적인 수입원 구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통신과 사회간접자본, 호텔, 미디어, 소비재 유통을 비롯해 리비아 국민경제가 사실상 가족금고로 유용되고 있다. ●자녀들끼리 재산 다 툼도 가디언은 카다피 일가가 재산의 상당부분을 두바이 등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와 동남아시아 등에 있는 비밀계좌에 입금했으며, 유럽 각지의 부동산과 기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최대의 자산 규모를 지닌 우니크레디트 은행과 명문 축구클럽 유벤투스, 파이낸셜타임스를 소유한 피어슨 그룹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다피는 2009년 4월 이탈리아 라킬라 인근에 생수 공장과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 1억 6000만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막대한 이권을 둘러싸고 자녀끼리 암투도 빈번하다. 코카콜라의 리비아 현지 프랜차이즈 회사를 놓고 장남 무하마드와 3남 사아디, 4남 무아타심이 서로 대립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미, 北UEP 별도 안보리 추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가 23일 오전(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를 포함한 활동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한·미는 제재위 보고서 결과와 상관 없이 북 UEP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정부 당국자는 23일 “대북 제재위는 90일 내 활동보고서를 채택, 안보리에 제출해야 하는데 북 UEP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보고서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 두고 봐야 한다.”며 “북 UEP 문제는 대북 제재위 보고서 활동과 상관 없이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위의 북 UEP 보고서 채택이 안보리 논의의 전제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안보리 논의를 별도로 추진한다는 것이다.이 당국자는 “북 UEP에 대한 한·미·일의 입장과 중국 측의 입장이 달라 절충된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서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안보리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한·미·일은 이 문제를 안보리로 가져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제재위 보고서에 북 UEP 부분이 얼마나, 어떻게 담기느냐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안보리 상정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미·일이 제안한 대로 북 UEP 문제의 심각성이 반영된다면 안보리 상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지만, 중국의 입김으로 기본적인 수준만 언급된다면 안보리 논의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4~26일 미국을 방문, 양국 간 대북 제재위 보고서 채택 이후 UEP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한·미와 중국이 UEP를 둘러싼 외교전 ‘2라운드’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포린폴리시誌 ‘올 김정일 생일 4가지 특징’

    올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국제적인 제재로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있고, 국민과 측근들에게도 자신의 생일을 맞아 예전에 했던 만큼의 선심을 베풀지도 못했다고 미국 외교전문 잡지 포린폴리시 최근 호가 전했다. 포린폴리시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지난 16일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는 뜻에서 북한 각 가정에 하루치 분량의 특별배급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측근들에게도 전처럼 로렉스 시계나 고급 외제승용차 등 통 큰 선물 대신 중국에서 대거 사들여 간 ‘짝퉁’ 제품 등을 나눠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포린폴리시는 그러면서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이고 섬세하게 진행된 체육 공연은 대조를 이뤘으며, 올해로 15회째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 ‘김정일꽃’ 전시회는 북한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고 전했다. ‘영원한 이월의 봄’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싱크로나이즈 수영 쇼는 김정일 꽃을 본뜬 모습을 대형 수영장 한가득 펼쳐 보이는 등 장관을 이뤘고, 주요 거리 곳곳에는 백두산 전경과 김정일 꽃을 찍은 초대형 사진이 전시돼 ‘명절’ 분위기를 돋웠다고 전했다. 또 20회 백두산배 국제 피겨 스케이팅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은 김정일의 이목을 끌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북한 당국이 김정일이 시베리아의 항일유격대 거점에서 탄생했음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김일성-정일-정은으로 이어지는 혁명 가문의 전통을 강조하려는 북한 정권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이 잡지는 남한 측 민간 단체들이 때맞춰 풍선에 매달아 북한 영공으로 띄워 보낸 김정일 정권 비난 전단도 이번 생일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대북 전단에는 ‘뚱땡이 공화국’, ‘인민들은 토끼풀 뜯어 먹으며 살아 간다.’는 등의 북한 3대 세습의 부당성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최근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 등 중동 민주화의 진전 등도 담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에 대한 상반된 두 시선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에 대한 상반된 두 시선

    ‘비전과 카리스마가 있는 디지털 시대의 체 게바라’ 대(對) ‘극단으로 치닫는 무분별한 테러리스트’. ‘정보 민주주의의 첨병 역할을 하는 민중의 정보기관’ 대 ‘국가 외교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범죄 단체’. 비밀문서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와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엇갈리는 시각이다. 상반되는 견해를 그대로 담은 위키리크스에 대한 두 권의 책이 거의 동시에 나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 50위권에 진입했다. ‘위키리크스: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대니얼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과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마르셀 로젠바흐·홀거 슈타르크 지음, 박규호 옮김, 21세기북스 펴냄)는 제목처럼 저자의 성격이 판이하다. ‘마침내’의 저자 돔샤이트베르크는 위키리크스의 초창기 멤버이자 2인자로 활약했지만 어산지와의 불화로 지난해 9월 위키리크스를 떠났다. 한 술 더 떠 위키리크스의 경쟁 사이트인 오픈리크스를 열었다. 돔샤이트베르크는 책 출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어산지의 여성 취향은 단순하다. 어려야 하고 22세 이하를 좋아한다. 어산지는 18살 때 당시 16살의 여자 친구를 만나 관계를 맺었으며 1년 뒤 아들 대니얼이 태어났다. 대니얼은 현재 20살”이라고 폭로했다. 책을 쓴 목적에 대해서는 “어산지가 광신적인 추종 대상이 되기 전에 바른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었고, 어산지와 불화하게 된 배경을 명백하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권력에’의 저자 로젠바흐와 슈타르크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기자로 수년 동안 어산지, 돔샤이트베르크 등과 접촉했다. 책에는 어산지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기 바로 이틀 전까지 저자들과 나눈 대화내용뿐 아니라 2010년 9월 돔샤이트베르크와 어산지가 채팅으로 싸운 내용도 그대로 실려 있다. 내용이 자극적인 만큼 돔샤이트베르크가 쓴 ‘마침내’의 판매 순위가 좀 더 높다.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에 굴복해 권좌에서 물러난 뒤에는 위키리크스가 있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튀니지 정부의 부패상을 담은 미국의 외교전문은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풍은 이집트로 번져 30년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됐다. 2010년 미 국무부 외교문서 25만여건을 공개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어산지는 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네티즌 선정 ‘올해의 인물’ 1위에 선정됐다. 위키리크스는 올해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이기도 하다. 돔샤이트베르크는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나와 줄리언을 단번에 하나로 묶어 주었다.”고 회고했지만 “어산지처럼 그렇게 극단적인 사람은 지금껏 본 적이 없다. 그는 극단적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지녔다. 극단적으로 에너지가 넘친다. 극단적으로 천재적이다. 극단적으로 권력에 사로잡혀 있다. 극단적 편집증이다. 극단적 과대망상이다.”라고 어산지를 평가했다. 그는 위키리크스에 합류하기 전에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에서 네트워크 보안을 책임졌으며 약 5만 유로의 연봉을 받았다. 카오스컴퓨터클럽이란 커뮤니티가 주최한 행사에서 돔샤이트베르크는 어산지를 만났고, 2008년 위키리크스에 합류하게 된다. ‘슈피겔’의 기자들은 어산지가 돔샤이트베르크를 어떻게 여겼는지 밝혔다. 위키리크스 사람들은 돔샤이트베르크를 그냥 대외적으로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로 여겼다. 어산지는 그를 불안 요소로 보았다. 그는 돔샤이트베르크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겼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그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산지는 그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지 않으려 했고, 이것이 돔샤이트베르크에게는 불만이 됐다. 어산지에 대한 ‘슈피겔’ 기자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위키리크스가 저널리즘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고 전제하면서 “어산지는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을 열광시키고 추종자로 만드는 재능이 있다. 이 점은 다른 많은 문제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마침내’ 1만 3800원, ‘권력에’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위키리크스 폭로, 국제정치 현실 바꿀 것인가?/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위키리크스 폭로, 국제정치 현실 바꿀 것인가?/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정보 폭로를 계기로 이 단체의 활동이 국제정치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하여 사회 각층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익명의 개인이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비밀 정보를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이다. 특히 미 국무부와 해외 공관 사이에 주고받은 외교전문, 미국의 이라크전쟁 기록들을 공개하면서 이 단체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활동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과연 각국의 외교정책을 다시 시민의 손에 되돌리고,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정치의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는 흥미로운 논쟁 주제이다. 위키리크스의 지지자들은 위키리크스가 외교정책의 투명성을 증진하고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 믿는다. 이들은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국가권력과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폭로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정부기관이나 공직자들의 비리나 비행을 폭로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정부는 외교정보의 무차별적 공개는 오히려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을 증가시키고 세계평화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둘러싼 양측의 대응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줄리언 어산지를 간첩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키리크스에 서버와 인터넷 주소를 제공해 오던 회사들도 위키리크스 활동을 불법으로 단정하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에 대응하여 지지자들은 위키리크스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복제사이트인 미러(mirror) 사이트를 만들고 있으며,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제약하는 단체 혹은 정부와 사이버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소유와 공개를 둘러싼 국가, 기업, 시민사회의 갈등은 현재는 위키리크스에 국한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그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위키리크스의 탄생은 국가와 특정 집단에 의한 정보 독점이 점차 종언을 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비용을 낮추어 정보 공개와 공유의 가능성을 높인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와 인터넷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시민들은 국가와 기득권층의 정보 독점에 도전할 것이다. 시민들은 위키리크스가 지식의 생산과 공유에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위키피디아처럼 ‘시민’의 지식창구와 언론이 되어 국제정치 현실을 개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가 위키피디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다수의 참여를 바탕으로 비교적 충실한 검증 과정을 갖추고 있는 위키피디아와 달리 위키리크스는 독단적인 정보 선택과 편집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를 결정할 권한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어 있을 때, 시민들이 확보하고자 했던 공공성은 다시 자의적 지배를 추구하는 소수의 손에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가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공개하면서 진위와 관련된 충분한 검토를 거쳤는지, 또한 편집 과정의 오류와 자의적 선택이 없었는지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설립자의 성폭행 혐의와 불투명한 자금관리 의혹들은 이와 같은 우려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위키리크스를 둘러싼 논쟁의 결론은 사이버 공간의 질서와 국제정치의 미래가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를 결정할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이버공간을 통한 정보 공개는 국제정치의 투명성을 증가시키지만, 무차별적인 정보 공개가 개인의 자유와 세계의 평화를 자동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가 국가의 권력을 시민들의 손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 및 공개와 관련된 원칙이 정해지고 또 이것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위키리크스가 자극적인 폭로를 넘어 국제정치를 좀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 [요동치는 중동] 코샤리 혁명의 승자·패자는 누구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으로 18일 만에 막을 내린 이집트 코샤리 혁명‘을 놓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이 14일(현지시간) 승자와 패자를 꼽았다. FP가 가장 먼저 꼽은 승자는 경찰의 무력진압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와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집트의 혁명을 이끌어낸 시위대다. 아랍 세계의 ‘피플 파워’을 보여줬다.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 단위로 보도했던 알자지라는 아랍세계와 외부를 연결해 주면서 강력한 혁명의 도구 역할을 했다고 FP는 평가했다. 중동의 민주개혁가들도 이집트 혁명을 통해 얻은 게 많다. 이집트 시위에 긴장한 다른 독재자들이 이들의 얘기를 경청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정치적인 위기의 시기에 오히려 자신들의 힘을 더 키운 이집트 군과,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외교에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안 상대적으로 ‘레이더 망’에서 벗어나게 된 중국도 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어부지리의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무바라크 일가가 이번 혁명의 패자라는 것은 굳이 후시대의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테러만이 아랍 세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알카에다의 주장도 더욱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졌다. FP는 주요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승자가 아닌 패자로 지목했다. 무바라크의 대안 세력이라는 인식 때문에 누렸던 대중적 지지는 이제 무바라크와 함께 과거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팔레스타인의 대차대조표는 다음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당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무관심 속에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 패자로 분류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김정일 1순위… 카다피·무가베

    김정일 1순위… 카다피·무가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호스니 무바라크에 이어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독재자 5명을 꼽으면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목록의 맨 위에 올렸다. 최근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은 “무바라크의 실각으로 전 세계 독재자들이 다음 차례가 누구일지 걱정스럽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을 거명한 뒤 이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를 지목했다. 포린 폴리시는 1994년부터 집권한 김정일 위원장과 46년 동안 집권한 그의 아버지 김일성이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국가로 만들었다면서 북한에는 약 15만명이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김정일은 시민들이 외부 소식을 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고 외국 방송을 차단하고 있으며 노동 수용소와 구금 시설 등을 이용해 저항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김 위원장의 69회 생일을 앞두고 북한은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주도 아래 성대한 경축 행사를 준비하는 등 후계 체제 구축에 부심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열린북한방송이 전한 바 있다. 한편 포린 폴리시는 올해 68세인 카다피도 41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이래 지금도 권좌를 지키고 있다면서 그의 폭압적인 통치로 주요 기관들이 국민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약 500명이 정치범으로 수감돼 있다고 소개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집권 후 3만명에 이르는 소수민족을 학살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들을 통해 야당 인사까지도 살해하는 등 통치 행태가 점점 더 잔혹하고 대담해지고 있다고 이 잡지는 주장했다. 이 밖에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권력을 물려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도 언론과 인터넷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나 최근 경기 침체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벨라루스의 루카셴코는 16년 동안 통치하면서 자신의 나라를 정치·경제적으로 황폐하게 만들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軍 1인자 탄타위 vs 차기후보 1위 무사 ‘스포트라이트’

    軍 1인자 탄타위 vs 차기후보 1위 무사 ‘스포트라이트’

    이집트에도 혁명의 꽃은 피었다. 이제는 그 꽃이 맺을 열매라 할 ‘포스트 무바라크’의 주인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군부의 수장인 무함마드 탄타위(76) 국방장관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암르 마무드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에게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무바라크의 측근 오마르 술레이만(75) 부통령과 시위 정국에서 존재감을 새롭게 드러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빚어낼 변주곡이 관심을 더하고 있다.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 1956년 보병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20년간 국방장관직을 지켜온 탄타위는 무바라크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군 최고위원회의 위원장이다. 차기 대통령이 집권할 때까지 사실상 이집트 내 1인자이다. 술레이만과 함께 무바라크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국민들로부터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술레이만 이상의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8년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군 중간 간부들은 그를 ‘무바라크의 푸들’로 부르는 등 불만을 갖고 있다. 또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은 탄타위를 “개혁에 저항하는 인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파트너다. 시위 발생 이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다섯 차례나 전화 통화를 했고, 게이츠 장관은 지난 10일 이집트 군부에 대해 “민주주의 진전에 기여를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건강이 좋지 않고 정치적인 야망이 없는 인물로 알려진 데다 이집트 군부도 12일(현지시간)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힌 점 등에 비춰 당장 그가 대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역대 대통령이 군부 출신이었고, 군이 늘 막후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던 것을 감안할 때 ‘킹 메이커’로서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물론 상황 변화에 따라 직접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인 무사 총장은 군이 아닌 외교관 출신이다. 이집트의 최고 명문 카이로 대학 법학과를 졸업, 1958년 외무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내 ‘뉴 페이스’와는 거리가 멀지만 무바라크 정권의 관리로는 드물게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중동 정책에 있어서는 친이스라엘적인 무바라크와 달리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 해제를 촉구하기 위해 아랍연맹 관리로는 처음으로 가자지구를 찾기도 했다. 그는 혁명 이전부터 오는 9월 대선 후보로 자주 거론돼 왔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고 결국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지난 2001년 아랍연맹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바라크 퇴진 운동이 전개되면서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1위에 올랐다. 그동안은 사실상 무소속 후보의 입후보를 차단해온 헌법 때문에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아랍연맹 사무총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아들 가말이 후계자 후보에서 지워진 뒤 권력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부통령에 임명된 이후 무바라크와는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했다. 특히 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군부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무바라크가 지난 10일 연설에서 퇴진을 거부한 채 술레이만에게 권력을 넘겨주면서 국민들에게는 ‘무바라크=술레이만’의 등식이 더욱 강하게 각인됐다. 무바라크가 하야를 발표했던 11일 시위대는 술레이만을 향해 “무바라크와 함께 떠나라.”고 촉구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시위 발생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급거 귀국, 야권의 대표 주자로 지목돼 왔다. 2005년 IAEA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무바라크 대통령과 달리 부패에 물들지 않고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 언론들의 지대한 관심과는 달리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한 괴리감 등으로 정작 이집트 국민들로부터는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국내 정세에 어둡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럼에도 본인의 대선 출마 의지는 강하다. 2009년 IAEA 총장에서 물러난 뒤 비상계엄법의 폐지와 대통령의 3선 연임 제한 등 개헌을 촉구하는 등 개혁에 앞장서 왔다. 한때 불출마 보도가 나오자 “국민들이 이집트에 변화를 지속시키길 원한다면 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 곤경에 빠뜨릴 동맹 8國’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요르단, 에티오피아,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8개국이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동맹국’으로 꼽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일(현지시간) 이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전제주의적 성격을 지닌 정치지도자, 선거나 의회 등 민주적 절차 부재, 인권 무시, 부정부패, 민생고 등을 꼽았다. 하지만 가장 역설적인 공통점은 이 나라들이 모두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FP는 경제와 안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 때문에 민주주의를 바라는 현지 국민들의 바람에 역행하고 있다며 이를 ‘부끄러운 동맹’으로 표현했다. 최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예멘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예멘 정부가 올해 미국으로부터 받을 지원금만 2억 5000만 달러나 된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978년 북예멘 대통령이 된 뒤 1990년 통일 예멘공화국 대통령이 돼 현재 33년째 집권 중이다. 재임 중인 국가 정상으로는 리비아 카다피(42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세기 이후 역대 기록으로 따져도 쿠바 카스트로(49년), 북한 김일성(46년), 가봉 봉고온딤바(43년), 카다피에 이어 5위다. AP통신은 최근 미국 등 서방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쓰라며 예멘에 제공하는 현대식 무기와 하드웨어 대부분은 대통령 측근과 가족들이 이끄는 엘리트 부대 차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절대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는 둘도 없는 동맹국이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치하는 사우드 왕족에게 민주주의를 요구한 미국 대통령은 지금껏 한명도 없었다. 대신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제공한 군사원조는 전투기와 미사일을 포함해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역시 나란히 소련에서 독립한 뒤로 21년째 한 대통령이 장기집권 중이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데다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와 막대한 천연자원 때문에 미국과 좋은 친구로 지내는 실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혼돈의 이집트] 이집트 개혁 ‘총감독’ 군부… 경제도 좌우 ‘막강파워’

    [혼돈의 이집트] 이집트 개혁 ‘총감독’ 군부… 경제도 좌우 ‘막강파워’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와 야권이 헌법개혁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해 소요 사태 2주일 만에 대화 국면을 형성하면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막후의 군부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9월 선거 이후 누가 새 대통령이 되더라도 부유하고 비밀스러운 군부가 이집트 통치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에서 보듯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의 열쇠는 결국 술레이만과 군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 정치 개혁 논의의 ‘주연’이 술레이만이라면, 군부는 이를 연출하는 ‘총감독’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형국이다. ●현대 이집트 권력의 원천 사실 이집트의 현대정치는 군부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1953년 ‘자유장교단’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린 뒤 초대 대통령이 된 무함마드 나깁부터 가말 압델 나세르, 안와르 사다트는 물론이고 무바라크 현 대통령까지 역대 모든 최고 권력자가 군부를 기반으로 권력을 잡았다. 이집트 군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이나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왔다. 상대적인 청렴성과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덕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조차 군대와 별다른 충돌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까지 얻고 있다. 이스라엘을 빼고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하는 이집트군은 약 47만명에 이르는 현역에 예비군도 48만명이나 된다. 고졸자까지는 3년, 대학생 이상은 1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단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 신자는 병역을 면제한다. 군부는 막강한 경제력도 갖고 있다. 국방예산도 2009년도 기준 58억 5000만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1891억 달러의 3%나 된다. 군부는 무기뿐 아니라 도로와 주택건설, 소비재, 리조트 경영 등 사업에도 관여한다. 대통령에게만 보고할 뿐 구체적인 국방예산 내역 등 대다수 군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등 상당한 독립성과 특권을 누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 “최근 군 장교들의 임금이 사기업 직원들에 비해 떨어지면서 군의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지만 이집트군은 전자제품이나 의류, 심지어 식품 생산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다.”며 막강한 군부의 부와 영향력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 유지 이집트군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배경 중 하나로 이스라엘과 벌였던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1948년 제1차 중동전쟁에서 겪은 치욕적인 패배가 쿠데타로 이어졌고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승리는 아랍권의 자존심을 세우며 위상을 높였다. 특히 당시 공군을 이끌었던 무바라크가 이 전쟁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면서 이후 대통령에 오르는 배경이 됐다. 이집트군은 1979년 사다트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미국으로부터 해마다 막대한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 2009년 지원액도 13억 달러에 이른다. 덕분에 미국제 F16은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됐고, 미국제 M1A1 에이브럼스 탱크는 이집트 육군을 이스라엘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많은 차세대 전차를 보유한 군대로 만들었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거치며 성장한 이집트 군부가 1979년 이후로는 미국·이스라엘과의 밀월 관계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온 셈이다.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 등 주목할 인사 이집트 정세가 요동치면서 군부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들의 면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술레이만 부통령이다. 육군 중장 출신으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오른팔로 꼽히는 그는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정보국장에 재직했다. 그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군 안팎에서 전쟁 영웅으로 명성이 높다. 군 원수 출신이며 전형적인 야전 군인이다. 1956년 이스라엘과의 수에즈 전쟁에서부터 1991년 미국의 이라크전 때까지 중동에서 벌어진 전투에 빠짐 없이 참전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전문에 따르면 일부 군 장교들은 탄타위 국방장관을 ‘무능력한 무바라크의 딸랑이’로 묘사했다. 해외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미 에난 참모총장도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다. 사실상 최대 야당인 무슬림형제단도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위키리크스가 이끈 정보혁명/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열린세상] 위키리크스가 이끈 정보혁명/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하면서 시작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이어 이집트에서는 30년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위협을 가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예멘, 알제리 등 이웃 중동 국가는 물론 전 세계로 민주화 열기는 확산될 전망이다. 이처럼 위키리크스가 우리 앞에 혜성처럼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인권과 규칙 위에 아직도 초법적으로 군림하려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점과 이런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해야 할 언론 같은 공공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디지털 환경에서 전자화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익명성이라는 보호 가면을 쓰고 자신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정의를 실천하는 새로운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위키리크스는 변화된 환경에 최적화한 다른 형태의 ‘소통 도구’인 셈이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사가 아닌데도 최초로 2010년 퓰리처상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한 ‘프로 퍼블리카’나 조지 소로스가 투명사회 구현을 위해서 후원하는 ‘CPI’(미국공직청렴센터) 등이 정보 유통에서 변화의 선봉에 서 있다. 새롭게 탄생한 위키리크스의 활동도 눈부시다. 대표적인 폭로 매체이자 닉슨 대통령도 하야시킨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30년간 수행한 것보다 위키리크스에서 4년간 더 많은 특종거리를 전 세계 언론에 제공하였다. 폭로 저널리즘의 속성상 처음에는 유명인의 선정적인 이슈에 주목하지만 점차 사건의 배경이나 심층을 깊게 파고든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한 문제만 보더라도 처음 폭로했을 때는 김정일의 주벽과 같은 기이한 행동에 주목했다가 그후 점차 북한 체제 붕괴 시나리오나 중국과의 외교 관계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주제 측면에서는 줄리언 어산지가 앞으로 비윤리적인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평판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와 같이, 위키리크스는 정치 이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비윤리적인 다국적 기업을 타깃으로 경제문제 폭로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격언과 같이, 지난 1971년 ‘뉴욕타임스’가 미 국방부 비밀문서를 폭로한 일명 ‘펜타곤 페이퍼’ 사건 이후로 잠잠했던 폭로 저널리즘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펜타콘 페이퍼와 위키리크스 모두 ‘국가기밀 보호’와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논란을 불렀다. 하지만 폭로의 주체는 주류 언론에서 시민기관으로 바뀌었다. 폭로 범위와 대상도 한 국가에서 세계로 지평을 넓혔다. 언론은 더 이상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40년 동안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변화했다. 주류 언론도 충분한 반성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치 판도라 상자와 같이 위키리크스에서 쏟아내는 정보는 상당 기간 논란을 부를 것이다.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갑론을박이 쏟아져 나올 터이지만 정부나 기업은 ‘투명성 확보가 최선의 전략’이라는 점을 차츰 인식하게 될 것이다. 위키리크스와 같은 익명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뉴미디어 기관의 부단한 노력으로 공정사회와 투명사회를 향한 민초들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키리크스가 어산지라는 기인의 단독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오히려 위키리크스는 세상을 민주화로 이끌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를 폭로하려고 지난 수십년간 정보 민주화에 관심을 가졌던 익명의 집단지성이 꾸준하게 협력하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비밀정보의 축적이야말로 죄악이라는 신념을 가졌던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위키리크스를 만들어 내었다. 어산지를 어떠한 방법으로 제거하더라도 위키리크스의 폭로전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더 나아가 설사 위키리크스를 폐쇄할지라도 이와 같은 성격을 가진 새로운 사이트들이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그 기능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혼돈의 10년이 지나고 또다른 밀레니엄을 맞는 지금 정보 유통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 암르 무사 ‘차기’ 급부상

    암르 무사 ‘차기’ 급부상

    이집트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방미를 3개월 앞둔 2009년 5월 외교전문에서 암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2011년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며 그를 ‘다크호스’로 지칭했다. 후보로 거론되긴 하지만 파괴력은 검증되지 않았던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타임誌 “아랍권서 가장 사랑받는 관리”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해 귀국 후 맨 먼저 만난 이가 무사였지만, 언론의 관심은 엘바라데이의 입에만 집중됐다. 미 주간 타임은 “아랍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관리”라고 했을 정도로 10년간의 외교장관 시절 그는 대중의 존경을 받았다. 한 가수는 “암르 무사를 사랑해요.”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발표했을 정도다. ●임기 두달 남아… 정계 복귀 초읽기 최근 무사의 위상은 존경받는 관리에서 야권의 주요 대선 후보로 달라졌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나는 후보가 아니다. 헌법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시위대 사이에서는 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31일 사무총장 연임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다시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임기는 두 달 남았다. 이집트 정계로 조만간 복귀한다는 얘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위키리크스 충격’ 힐러리 재외공관장 첫 소집

    미국 국무부가 2일 사상 처음으로 재외공관장 회의를 연다.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해외 180개국 재외공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사, 총영사 등 260여명의 공관장들이 참석한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재외공관 조직과 가장 많은 외교관을 운용하고 있어 공관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일이다. 이처럼 국무부가 전례 없이 재외공관장 전원에 대해 ‘소환령’을 내린 것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국무부의 기밀 외교전문이 대량으로 유출된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 차원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회의에서 공관장들로부터 기밀유지 강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한 뒤 새로운 보안 시스템을 정해 하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자신이 주창해 온 스마트파워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외교 일선에서 활동하는 공관장들이 이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개년 외교·개발 검토 보고서’(QDDR)를 완성했다. QDDR 보고서는 미국의 외교관, 국제원조·개발전문가, 민간외교단체 등의 인력과 자원을 결집해 책임 있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민간외교를 이행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공관장 회의에서는 또 수전 라이스 주 유엔 대사가 유엔개혁 등 올해 유엔의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 초청 연사로 나와 ‘21세기의 민·군 운용’에 관해 강연할 계획이다. 특히 재외공관장들은 지난달 31일과 1일 양일간 국무부의 각 지역국 당국자들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태평양 부문에서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안 등에 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 세계의 대사들이 사실상 다 알고 있는 강연을 듣기 위해 워싱턴으로 모일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부분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 독재·부패·高물가… 북아프리카는 ‘피의 혁명’

    바싹 말라 있던 북아프리카의 민심이 불똥 하나에 거칠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계기로 시작된 민주화 도미노가 이집트와 알제리, 예멘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권 전역을 휩쓸고 있다. 독재와 부패 등 ‘상수’에 지쳤던 시민들은 물가 폭등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자 기다린 듯 분노를 표출한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촉매작용을 하면서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혁명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내닫고 있다. ●이집트·예멘 등 반정부시위 열기 튀니지발(發) 시민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다. 지역 맹주인 이집트에서는 나흘째 이어진 정권 퇴진 시위로 최소 7명이 숨졌고 예멘에서도 지난 24일 시민 1만 6000여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요르단과 알제리, 오만, 모리타니 등 북아프리카·중동지역에서 반정부 시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아랍권 내 민주화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질 수 있었던 것은 국경을 뛰어넘어 지역민 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 집권 중인 권력자의 존재가 눈에 띈다. 축출당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은 23년간 권좌를 지켰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30년간 통치하고 있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이 지역 국가의 대통령과 관료는 일상적으로 뇌물을 챙겼다. 특히 인터넷 확산으로 정부의 정보통제가 무력화되면서 독재정권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고,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튀니지 혁명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벤 알리 대통령의 부패상이 폭로돼 불붙었다. 독재·부패에 대한 정치적 불만이 턱밑까지 차 있는 상황에서 북아프리카 전역에 떨어진 ‘물가폭탄’은 정권 퇴진 요구라는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중위연령 20代 불과… 트위터 참여 높아 이집트는 2006~2008년 평균 7%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서민들은 10%에 이르는 실업난에 울었고 최근 곡물 및 에너지 등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노가 폭발했다. 알제리 역시 곡물 가격 급등이 정권 퇴진 운동의 단초가 됐다. 북아프리카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젊은 국민’도 민주화 운동의 토양이 되고 있다. 이집트의 중위연령(총 인구를 연령별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은 24세, 알제리 27.1세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37.9세)보다 10세 이상 젊다. 튀니지의 중위연령은 29.7세로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뤄낸 직후인 1990년 중위연령(27세)과 비슷하다. 트위터 등 SNS가 시위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의 공통점이다. 이집트는 국민 4명 중 1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정부가 아무리 언로를 틀어막아도 사이버 공간에서 움트는 민주화의 싹을 꺾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권력층이 결자해지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시위대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정치 분석가 아므르 함자위는 “이제 질문은 어느 나라가 다음이냐가 아니라 어느 정권이 살아남느냐.”라면서 “중동의 일부 군주제 산유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랍국가가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2代 세습 방법 고심했다”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2代 세습 방법 고심했다”

    30년간 장기 집권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오는 9월 대선에서 자신의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물려줄 방법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사실이 28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카타르 도하 주재 미 대사관이 지난해 2월 24일 본국으로 보낸 이 외교전문에는 11일 전인 13일 카타르의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총리가 존 케리 미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어떻게 아들(가말)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지 고심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가말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둘째 아들로, 2002년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정책위 의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1973년 중동 전쟁 당시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파일럿 출신의 아버지와 달리 군 경험이 없다. 이를 근거로 미 대사관은 2009년 5월 외교문서에서 무바라크가 다시 출마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대사관은 위키리크스가 이날 공개한 같은 해 7월 외교문서에서는 청년 장관을 지낸 NDP 소속 알리 에딘 엘 데수키 박사의 말을 인용, 이집트 군부가 아들 가말로의 권력 승계를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데수키 박사는 “군이 여전히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그는 이집트의 야권은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알 타니 총리는 무바라크가 최대 야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세 확산을 차단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라면서 “현재 이 단체 소속 1만명이 재판 없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NYT, 위키리크스에 등 돌리나

    세상을 뒤흔든 미국 외교전문 폭로에 손을 맞잡았던 뉴욕타임스(NYT)와 위키리크스가 등을 돌리게 생겼다. NYT가 위키리크스와 어떻게, 왜 손을 잡게 됐는지 밝힌 디지털북 ‘공개된 비밀: 위키리크스, 전쟁과 미국외교’를 오는 31일 펴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위키리크스 측이 트위터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린 얘기”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빌 켈러 NYT 편집장과 기자들이 쓴 이 책은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를 스웨덴 작가 스티에그 라르손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술수에 능하고 변덕스러운 캐릭터와 닮았다며 어산지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 위키리크스는 “NYT는 자기 잇속만 차리는 또다른 오점을 남겼다.”면서 미국 저널리즘의 암흑시대라고 신랄하게 날을 세웠다. NYT 측이 책을 통해 밝힌 미 외교전문 폭로의 발단은 지난해 6월 켈러 편집장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에서 비롯됐다. “안전하게 통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부터 던진 영국 가디언 편집장 앨런 러스브리저는 자신이 위키리크스로부터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 관한 미국의 비밀 군사문서 50만건을 입수했다고 밝히고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함께 보도할 것을 요청했다. 켈러는 이렇게 처음 위키리크스와의 관계에 ‘초대’됐고, 이후 6개월간 첩보영화 같은 폭로전이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켈러는 시간이 갈수록 어산지와의 관계는 ‘조심스러운’에서 ‘적대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NYT는 위키리크스가 취재원일 뿐이라고 관계에 선을 그었다. 켈러는 “나는 위키리크스를 파트너로 생각지 않고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을 ‘저널리즘’이라 부르기도 망설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어산지는 분명한 자신의 어젠다를 가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어산지에 대한 기소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냉엄한 실리외교 일깨운 미·중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어제 끝났다. 양국 정상은 워싱턴에서 웃음을 머금고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공식회담에 들어가서는 자국의 실리를 철저하게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까지 파고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지도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후 주석은 이를 외면하면서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미·중 정상회담은 냉엄한 실리외교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었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정치적 타협에 그쳤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추가 도발은 없어야 한다. 건설적인 남북대화는 필수다.”면서 ‘선(先)남북대화, 후(後)6자회담’ 재개를 강조했다. 남북이 직접대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만들고 길을 닦으라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던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프로세스로 돌아가자는 방향만 제시한 것이다.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우리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미·중 정상은 한반도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할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외교적 이해 절충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예사롭지 않다. 다음 주중 남북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남과 북을 대화의 장으로 떼밀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를 주문하고도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자신들이 설정한 로드맵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다. 한반도 문제 해법에 우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해법을 찾기 위해 북한과 직접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직접 나서야 할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과 중국에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니고 차순위일 뿐이란 게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남북이 대화 제스처만 주고 받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성사시키려 해야 한다. 떼밀려서 대화를 하는 척하다가는 한반도 논의의 주도권이 당사자들의 손을 떠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외교당국은 뜨거워질 한반도 주변 외교전에 긴장하고 임해야 한다. 미·중 공동성명 문안 자체보다도 양국이 테이블 밑에서 주고 받은 진짜 얘기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 “한반도서 北위협 평화적 해결시 中, 주한미군 철수 요구 가능성”

    미국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경우 중국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음이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이 19일 공개한 2009년 1월 6일 자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당시 주중 미 대사관은 ‘향후 30년간 미·중 관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동아시아의 미군 주둔으로 인한 이익을 인정해 왔으나 일본의 미사일방어체제(MD) 가입이나 미국의 첨단 군사기술에 위협을 느낀다면 이를 재평가하는 동시에 태국이나 필리핀 등 미국의 우방에 경제적 압박을 통해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은 이어 중국 관료들은 아직 중국이 ‘글로벌 리더’라고 주장하길 꺼리고 있으나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30년 뒤에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역할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은 또 많은 중국의 전문가들이 중국과 한국, 미국, 일본,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아시아·태평양 주요 8개국’(G8)의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중국을 ‘G9’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교전문에 따르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006년 4월 미국 방문 당시 입은 수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듬해 4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을 경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5월 24일 상하이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전문에 따르면, 후 주석은 2006년 방미가 ‘국빈 방문’으로 격상되지 못한 데다 워싱턴의 환영식장에서 파룬궁 수련자의 소동이 있은 점 등을 들어 리자오싱을 질책했다는 것이다. 20 07년 당시 중국 정부는 리자오싱이 정년이 다 차서 퇴임하게 됐다고 밝혔으나, 국제 외교가에서는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부, 2009년 美요구로 對이란 수출불허

    미국이 2009년 한국 대기업이 수출한 기계설비가 이란 미사일 개발에 전용됐을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한국 정부가 해당 거래에 대한 허가를 취소한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입수, 공개한 2009년 5월 15일 미 국무부발 외교전문에는 터키 업체 AK마키나가 현대기아차그룹이 생산한 각종 컴퓨터 수치제어(CNC) 공작기계를 수입, 이란 업체 ‘알달란’에 공급하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전문은 알달란이 이란의 액체연료 추진 탄도미사일 개발업자인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과 연계돼 있다면서, 알달란이 SHIG 대신 실사용자 행세를 했을 개연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해 3월 한국 정부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4월 미국이 지적한 거래가 2008년 12월에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대기아차가 AK마키나에 수출한 제품은 무기 수출 통제와 관련된 국제 및 국내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적법한 거래였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그러자 미국 측은 재차 한국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하라고 주한 미대사관에 지시했고, 이후 2009년 12월 3일 작성된 다른 국무부발 전문에 한국 정부가 결국 허가를 취소한 사실이 적시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접 이란에 CNC 공작기계를 수출한 것이 아니고 우리 회사는 터키의 한 업체에 수출했다.”면서 “터키업체가 이란에 수출을 했는지 등을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김상연·한준규기자 carlos@seoul.co.kr
  • “北, 서울 멜라트銀 통해 무기판매금 받아”

    북한이 모두 250만 달러(약 27억 8000만원) 상당의 대(對)이란 무기 수출 대금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통해 송금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서 드러났다.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이 17일 공개한 2008년 3월 24일자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2007년 11월 이란 내 기업인 홍콩일렉트로닉스가 이란 내 파르시안은행 계좌에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으로 250만 달러를 세 차례에 걸쳐 보냈다. 전문은 홍콩일렉트로닉스가 북한 무기 수출의 금융지원을 담당하는 회사인 단천은행의 페이퍼 컴퍼니(장부상 회사)라는 점을 근거로 문제의 대금이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각종 무기의 판매 대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대금은 모두 유로화로 송금됐고, 이 가운데 150만 달러는 중국·러시아 내 계좌로 빠져나갔다. 앞서 미 국무부는 2007년 8월 한국 정부에 모든 이란 관련 금융거래를 정밀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이 핵·미사일 개발사업과 관련한 해외 금융거래의 주요 거점으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활용한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멜라트은행과 다른 이란 은행인 세파은행을 조사한 46쪽 분량의 보고서를 미 정부에 제공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핵·미사일 관련 거래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사전허가 없이 금융거래 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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