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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병세, 日세계유산 등재 저지 ‘외교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2일부터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세계유산위원회(WHC) 의장국인 독일과 크로아티아를 연이어 방문해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윤 장관이 독일을 방문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과 회담을 하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다”며 “독일 방문을 계기로 WHC 의장국인 독일과 유네스코 관련 이슈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오는 28일부터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WHC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윤 장관의 독일 방문은 조선인 강제 노동의 한이 서린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앞둔 것이라 눈길을 끈다. 윤 장관은 조선인 강제 노동의 역사적 사실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독일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의 양자 협의를 설명하고 우리 측 입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독일 방문에 이어 WHC 21개 회원국 중 하나인 크로아티아로 이동해 13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한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세네갈, 카타르, 자메이카, 인도와 함께 WHC 부의장국인 크로아티아와의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유네스코 유산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윤 장관은 유럽 방문에 이어 미국으로 이동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의 독일 방문 등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美 FIFA 수사] 푸틴 “美, 러 월드컵 뺏으려 FIFA 수사 개입”

    미국 정부의 국제축구연맹(FIFA) 수사가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머물던 FIFA 간부 7명을 전격 체포한 것이 차기 회장 선거 등 FIFA 리더십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특히 제프 블라터 FIFA 회장 체제에서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러시아(2018년)와 카타르(2022년) 등은 수사 이면에 미국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을 정조준해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TV 논평에서 “미국이 러시아월드컵을 뺏기 위해 미국 시민이 연루되지 않고 미국에서 일어나지 않은 범죄 수사에 나섰다”고 일갈했다. 격앙된 반응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미국 상·하원의원들이 “월드컵 개최로 러시아의 푸틴 정권이 힘을 받을 것”이라며 번갈아 개최지 변경 요청 서한을 여러 차례 보낸 전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블라터 회장 측은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번번이 미국에 개최지 변경 요청을 묵살하고 러시아의 손을 들어줬다. 중동 국가 중 미국과 우호 관계에 있는 카타르의 분노 강도는 러시아에 비하면 약하지만 잇따르는 구설에 피로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폭염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경기를 해야 하는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가 된 직후 선정 비리가 불거진 탓에 카타르는 2년 동안 FIFA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아야 했다. FIFA 윤리위가 지난해 말 카타르에 무혐의 판정을 내렸지만 이후 국제앰네스티가 경기장 건설에 참여한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지적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 “세계유산 등재 타협안 논의하자”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일본이 빠른 시일 내에 2차 협의를 갖자는 제의를 해 왔다. 최근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시기를 한정하지 말고 전체 역사를 함께 담으라고 권고한 데 따른 반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1차 협의 당시 일본이 정부에 타협 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에서 2차 협의를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2일 도쿄에서 최종문 외교부 유네스코 협력대표와 신미 준 일본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첫 협의를 갖고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다. 정부는 일본의 유네스코 유산 등재와 관련해 등재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역사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등재결정문’에 강제노동을 명시하거나 관련 내용을 적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일본은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등재를 추진하면서 1850년부터 1910년으로 시기를 한정했다. 그러나 ICOMOS는 전체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해 1940년대에 집중됐던 조선인 강제노동도 포함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힘을 실어 줬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나가사키현에 자리한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에 포함된 제3드라이독과 자이언트 크레인, 목형장(木型場), 야하타 제철소 등 7곳은 아예 유네스코 등재 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제 강제노역 현장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를 막기 위해 유네스코 위원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장핑(張平)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과 푸잉(傅瑩) 전인대 외사위 주임은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나경원(새누리당) 위원장 및 신경민(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만나 일제 강제노역시설의 문화유산 등재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위원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은 우리보다 입장이 더 완고했다”면서 “한국은 굳이 (등재를) 한다면 징용 사실을 기록하라는 입장인데, 중국은 아예 등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장핑 부위원장은 일본 측 행보에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중국 외교부 소속 한 참사관은 “전폭적으로 한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23개 시설 중 3개 시설에는 중국인도 수용됐었다. 한국과 중국의 문제 제기를 의식한 일본 집권 자민당은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자국 정부의 분발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2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자민당 외교부회 등이 채택한 결의안은 일본 8개 현에 있는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유산’ 23건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도록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외교전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세계유산을 등재할 때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보코바 만난 윤병세 “日 세계유산 등재 우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9일 방한 중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만나 조선인 강제징용자의 한이 서린 문화유산에 대해 일본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윤 장관은 인천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 가진 면담에서 “하시마 해저탄광 등 조선인 강제징용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유네스코 헌장 및 세계문화유산 협약의 기본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보코바 사무총장은 “세계유산 제도가 유네스코 회원국들의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본의 세계유산 등재 자체를 막진 못하더라도 조선인의 강제징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방향으로 내용이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는 22일 도쿄에서 이 문제를 놓고 양자협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코바 사무총장이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지만 정부 입장을 국제사회에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등재 최종 결정권을 가진 세계유산위원회 21개 회원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명에 나선 상황이다. 일본 역시 지난 8일 내각부, 외무성, 문부과학성 등의 정무관과 부대신 6명을 10개국에 파견했으며 17일에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일본 외무 부대신이 위원회의 부의장국인 자메이카로 향하는 등 한·일 간 외교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산업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 최종 등재 여부는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대한민국이 자리잡고 있는 지정학적(地政學的) 및 지경학적(地經學的) 공간을 흔히 ‘동북아’라고 표현한다. ‘동북아’는 보다 상위 지역 구분인 동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동남아와 함께 동아시아라는 전략 공간을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안보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걸쳐 대략 12~13개 정도의 지역적 완결성을 가지는 외교안보 지역군(地域群)을 설정하고 있는데, 동아시아는 이 중 하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위 단위인 동북아와 동남아는 최근 들어 괄목할 만한 안보상황의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중국의 부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역내(域內) 모든 국가들은 각자의 전략적 고민과 선택에 따라 매우 적극적으로 정책을 생산해 내고 있다. 최근의 예만 들더라도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미·일 동맹 강화, 동남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개방정책, 심지어 대만 국내 정치의 복잡성 등도 모두 각국의 입장에서 변화에 맞서기 위한 진지한 노력들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제대로 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관련하여 요즘 말로 ‘가성비’(價性比) 높은 효과적인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즉 ‘한국 외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둘러싼 각종 논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각종 언론매체나 정치권 등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중언부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차제에 문제가 제기된 이상 한국 외교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를 좀 더 정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람의 경우처럼 한 국가도 성장을 하고 또 비슷한 무리들 속에서 보다 나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외교강국’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국가성장 프로세스를 매우 체계적으로 밟아 왔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수백 년에 걸쳐 또 때로는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의 과제를 수행하고, 여기서 축적된 국부(國富)가 정치사회적 민주화 달성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됐으며, 나아가 경제발전과 정치사회적 발전이라는 두 축을 자양분 삼아 한결같이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미국처럼 국가 탄생의 순간부터 민주주의를 내재적 가치로 안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보편적인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거의 정확하게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아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거대 국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롭게 출발선에 서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외교 강국이 된 기존 강국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마디로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외교자산(外交資産)을 계발하고 그러한 자산이 가지는 ‘자산특수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로에 서 있는 우리 외교 정책의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우리의 전략적 고민인 북한 문제, 대미·대중 외교, 동북아 공동체 정신, 동북아 다자주의 등에 우리의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유형 혹은 무형의 인적, 정신적, 물리적 자산을 특정 사안에 집중 투자하는 국가 전체 차원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의 외교적 난제를 현 외교안보팀 탓으로 돌리는 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국가 정체성이 반영된 외교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를 중심으로 동북아 및 세계 전체의 외교판을 그려 본 적이 없다. 늘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대응적으로 반응하고, 수동적으로 계산하는 데에만 익숙했던 것이다. 자기 정체성이 녹아들지 않은 외교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법, 이제는 북한, 중국, 일본, 그리고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한 번 더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中 미녀 아나운서, 애플워치 찼다가 ‘뭇매’

    중국 관영 CCTV의 미녀 아나운서가 방송에 애플워치를 차고 나와 중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CCTV 뉴스 프로그램 앵커인 왕인치(王音棋) 아나운서가 지난 5일 방송에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나온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당했다. 이는 이날 방송을 본 한 눈썰미 좋은 네티즌이 해당 장면을 캡처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게시하면서 알려진 것.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애플워치 착용이 문제가 될 것은 없으나, 중국에서는 돈이 있는 것을 과시하는 것으로 비치는 듯하다. 실제로 해당 웨이보에는 “관영 언론이니 검소해야 한다” “돈 많은 애인을 뒀느냐?” 등의 말도 나오고 있다. 애플워치는 아직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일반인에게 판매를 시작했으며, 가격도 대체로 아이폰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또 왕인치 아나운서가 착용하고 있던 것은 매우 비싼 애플워치 에디션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의 금전감각은 다른 나라와 다르지만, 연간 스마트폰이 4억 대 이상 팔리고 있고 그중에서도 고가에 속하는 아이폰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나운서의 애플워치 착용이 문제시된 이유는 현재 중국의 특수한 배경에 있는 듯하다고 포린폴리시는 설명했다. 중국 시진핑 정권은 부패척결에 주력하고 있는데 CCTV에서도 뇌물로 체포되는 사람이 이어지고 있다. 또 2012년에는 한 고위간부가 찬 시계가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이었던 것이 발각돼 뇌물 사건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런 사례를 계기로 공직자의 시계에서 뇌물일 가능성을 찾아내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중국에서는 “비싼 시계 = 부패”라는 이미지가 심어진 것이다. 애플워치가 그렇게까지 비싼 시계는 아니지만, 현재 희소성이 있고 관영 방송 관계자가 착용했다는 것이 부정부패를 연상시켜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포린폴리시는 설명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론] 아베 방미가 시사하는 것/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아베 방미가 시사하는 것/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번 방미에 대한 평가를 보면 우리의 인식이 아직도 한반도에 머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일본을 경쟁자로 생각해 아베 방미의 결과를 한·일 관계의 득실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의 최대 관심이 그가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얼마만큼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인지에 집중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아베 총리가 지론인 수정주의 역사관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을 배려할 것인지가 초점이 된 것이다. 또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개정에서도 한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2013년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발표된 이래 유사사태 발생 시 ‘한국 주권 존중’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시야에 넣고 한·일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아베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 한국만큼 국제사회도 관심이 많다. 아베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어 이번 방미를 자신의 이미지 변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 아베는 총리가 되기 전 “일본은 사죄를 너무 많이 했다”면서 한국과 중국에 ‘끌려다니는 외교’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략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정의는 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 아베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4월 29일 미국 양원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통절한 반성’을 표명했고, 아시아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4월 22일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깊은 반성’만 표명한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미국 내 팽배했던 ‘역사 수정주의자 아베’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베의 계획대로 미국 의원들은 몇 번에 걸쳐 기립 박수를 보냈고, 그에 대한 평가도 이전보다 후해진 측면이 있다. 두 연설의 공통점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키워드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 ‘마음으로부터의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두 연설을 통해 아베가 마음에 둔 청중은 동북아가 아닌 미국과 국제사회라는 점이 명백해졌다. 아베의 철학적 배경에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말하는 ‘탈아입구’가 자리잡고 있으며, 일본 외교의 ‘구미 협조주의’를 복원한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아베의 전후 70년 담화도 ‘반성’과 ‘아시아에 대한 고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 나갈 것이라는 것은 예상 가능하다. 결국 ‘아베의 길’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있으며, 이를 통해 동북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자 했다. 이번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도 이런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미국의 인정하에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이 원하는 센카쿠열도와 같은 ‘그레이존’(중간지대) 방위에 미군이 참여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중국의 부상에 대해 미·일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로써 미·일은 아베의 구미 협조주의와 미국의 헤게모니 유지라는 이익의 합치를 이루게 됐다. 즉 아베는 자신이 추구하는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 변경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일본은 헌법 개정에 대한 국내의 반대를 잠재울 구실을 마련했고, 동북아에서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미국으로서도 재균형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해 일본의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은 미국이 아베를 동북아 안정의 협력자로 인정하게 된 셈이다. 아베 정권하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국제사회라는 변수로 인해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국제사회에서 ‘외교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며, 한국의 주장이 얼마만큼 정당성을 인정받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한·일 관계의 ‘프레임’을 주도하는 데 있다. 그 결과 워싱턴 정가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과 ‘한국 피로감’ 같은 주장이 심상찮게 나오고 있다. 한국이 한·일 관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미래 전략을 가지고 미국·중국 그리고 일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대일 외교의 역할 분담론은 시기적절한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 [단독] ‘日 징용시설 세계유산 등재’ 뒷북 외교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의 조선인 강제 징용 현장 7곳이 포함된 산업시설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과 관련해 양자 회담을 열어 징용 사실 기재 등 쟁점을 협의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은 이달 중 도쿄에서 양측 외교부 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당국자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 5일 확인됐다. 도쿄 소식통들은 당국자 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강제 징용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과 징용 대상지 7곳에 대해 폴란드의 유대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과 같은 ‘부정적인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신청한 23곳 전체의 문화유산 등재 저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강제 징용과 관련된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세부 일정을 조정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에 대한 외교전 및 한국에 대한 설득 강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양국 협의에서 타결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NHK방송은 이날 “일본 정부가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가치를 한국 등 각국에 이해시키도록 힘을 모으는 한편 세계유산 등록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다음달 28일부터 10일간 독일 본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표결까지 갈 것을 대비해 위원회 의장국 독일을 비롯한 21개 회원국에 설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이 다음달 한·일 수교 50주년과 8월 종전 70주년 담화를 앞둔 상황에서 강제 징용 시설을 유네스코 등재 신청한 것이 한·일 양국의 외교적 악재로 작용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조선인 징용시설’ 세계유산 초읽기… 정부 “등록 반대 외교전”

    ‘조선인 징용시설’ 세계유산 초읽기… 정부 “등록 반대 외교전”

    일제시대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이 유력해졌다. 한·일 역사 전쟁의 또 다른 불씨다. 공주·부여·익산을 한데 묶은 우리나라의 ‘백제역사유적지구’도 권고대상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메이지시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4일 보도했다. 최종결정은 6월 말 독일 본에서 열릴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내려진다. 우리 정부는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이 인류 보편적 가치의 보호를 지향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위원국들을 상대로 등록반대 외교전을 벌일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세계유산위원국들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설득해 나가는 한편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그간 ICOMOS에 우리 입장서를 수차례 전달하고 ICOMOS 사무국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우리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에도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기술적 측면만을 평가해 등재 권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인도, 독일 등 21개 위원국의 합의체다. 그러나 여태껏 ICOMOS가 권고한 유산 가운데 탈락한 것은 없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1월 일본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의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현 미쓰비시중공업) 등에다 미쓰비시 해저탄광 시설 등 모두 23개 시설을 산업유산으로 등재신청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이 가운데 7개 시설에 5만 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됐다고 밝히면서 등재를 저지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징용된 조선인 중에는 1945년 8월 핵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다. 권고대상에 오른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구체적으로 공주의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의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와 부여 나성,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등 9곳이다. 건축 기술의 발전, 불교의 확산 등을 통해 한·중·일 고대 왕국 간 교류를 잘 드러내 주는데다, 백제만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와 예술 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건이 등재되면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이 한꺼번에 등재된 이래 우리나라는 모두 12건에 이르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일 新밀월시대] “외교 격랑 속 정부는 저울질만… 고립 자초”

    [미·일 新밀월시대] “외교 격랑 속 정부는 저울질만… 고립 자초”

    새누리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개정되는 등 미국과 일본 간 ‘신밀월’ 기류가 형성된 것과 관련,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전략 부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당정은 1일 국회에서 외교안보 당정협의회를 갖고 최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점검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우리 외교의 전략 부재를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뤄진 아베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 우리 정부가 요구해 온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분명한 사죄가 빠졌다는 점에서 외교 무능을 지적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주변 강국이 국익과 실리 차원에서 광폭 행보에 나서는데 우리 정부만 동북아 외교 격랑 속에서 저울질만 하다가 외교적 고립에 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이 새 방위협력지침을 채택함에 따라 일본 자위대가 유사 시 한반도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에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시 제3국 주권의 완전한 존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국의 사전 동의 없이는 자위대의 우리 영토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앞으로 한·일 협정 및 지침을 개정·보완할 때 이번 당정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달 말 개최되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새누리당이 요청한 사항을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국 외교 소외론 및 전략부재 지적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상호 보완적 측면이 있다”며 “한·미·일 3각 관계를 중시하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을 볼 때 한국의 외교전략 부재라는 시각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강제 징용 日제철소 세계유산 등재 저지”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추진 중인 문화재 중 야하타제철소의 경우 강제 동원된 김규수씨 등이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판결에 따라 야하타제철소의 후신인 신일본제철주금이 소유한 포스코 주식을 압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강제 동원 생존자 구술서에는 죽도록 얻어맞고 임금도 받지 못한 비참한 생활이 그대로 묘사됐다. 2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김씨를 비롯한 야하타제철소 강제 동원자 11명은 대법원과 서울고법에 각각 야하타제철소의 후신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신일철주금이 포스코 주식 5%를 소유하고 있어 소송 결과에 따라 주식 가압류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하타제철소는 2014년 1월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추진 중인 23개 시설 중 하나로 1901년 관영 제철소로 조업을 개시해 일본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제철소였다. 1945년 8월 해방 전까지 약 1만여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야하타제철소 관련 강제 동원 피해자로 확인된 것은 모두 709건으로 사망자 18건, 행방불명 4건, 신고 당시 생존자 145건이다. 강제 동원 피해자인 김씨의 경우 1943년 1월 전북 군산에서 모집돼 야하타제철소에서 각종 원료 및 생산품을 운송하는 선로의 신호소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열차 탈선 방지 등을 위한 오염물 제거 등의 노역을 했는데 너무 힘들어 도망가다 발각돼 1주일 동안 구타를 당하고 식사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942년 9월부터 야하타제철소에서 강제 노동을 하다 1943년 탈출한 또 다른 징용자 이천구씨의 경우 야하타제철소에서 40㎏짜리 백회나 석탄 등을 운반하는 가장 힘든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일본 헌병이 감독을 했으며 조선인과 연합군 포로와의 대화는 엄격하게 금지됐다고 전했다. 그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미군 포로와 의사소통을 하고 담배를 나눠 주다 스파이로 몰릴 뻔했다고 말했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의 한이 서린 일본 근대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세계유산위원회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패널회의를 거쳐 정부 간 위원회인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표결에는 불참과 기권을 제외한 찬반 유효투표의 3분2 이상이 필요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21개국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일본 근대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총력 외교전을 펼칠 방침이지만 등재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0일 공석이던 주유네스코 대사에 이병현 국립국제교육원장을 임명해 문화외교 강화에 나섰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리비아 대사 귀국도 몰랐던 외교부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추종세력으로부터 총격을 받을 당시 인접국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이종국 주리비아 대사가 실제로는 인사발령에 따라 국내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사의 귀국 사실을 외교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보고체계에도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감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책임이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4일 “사실 관계 파악을 먼저 해야겠지만 이 대사가 귀국하게 된 날짜와 후임 김영채 대사가 부임하게 된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이들을 관할하는 지역국 등 관련 당사자들이 적절하게 행위를 했는지 광범위하게 살펴본 뒤 책임소재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2일 주리비아 대사관이 IS 추정 세력으로부터 피습을 당하자 기자들에게 “이 대사가 지금 교대하는 상황인데 인사발령으로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정작 이 대사는 지난달 31일 외교전문을 통해 귀국 보고를 한 뒤 지난 1일 귀국했다. 그렇지만 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현지 대사가 아닌 공관 직원과 상황파악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대사는 자신이 현지에서 수습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본 뒤 지난 13일 오후 본부를 전화를 걸어 “현지 공관에 대한 공격에 놀라 전화했다”고 담당 지역국장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외교부가 이 대사의 소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지 출신 대사와 관련 협의도 하지 않고 사고 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사관에 대한 공격으로 경황이 없던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대사님은 한국에 구애 중

    대사님은 한국에 구애 중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서울 주재 대사가 치열한 공공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공공외교란 자국에 유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일반 국민과의 접촉면을 늘리거나 언론 접촉을 활발히 하는 것을 말한다. 포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11월 부임한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먼저 열었다. 40대 초반의 사상 최연소 미국 대사인 리퍼트 대사는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달 5일 강연회에 참석하려다 습격을 당한 뒤에도 자신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한국민을 위해 트위터 등에 “상태가 괜찮다. 같이 갑시다”라는 글을 올려 인지도를 올렸다. 지난달 19일에는 부인인 로빈과 아들(세준), 애견 그릭스비와 함께 경복궁 주변과 미 대사관 등 서울시내 일대를 산책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아침에 미국 대사관으로 산책했어요, 재미있어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알렉산드르 티모닌 러시아 대사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월 부임한 티모닌 대사는 리퍼트 대사에 비해 유창한 한국어가 강점이다. 그는 2012년 5월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로 부임해 2년 6개월 동안 근무한 한반도 전문가로, 잘생긴 외모로 호감을 자아내는 스타일이다. 그는 주한 러시아 대사로는 이례적으로 오는 23일 아예 외교부 담당 기자들을 서울 중구 정동 러시아 대사관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다. 러시아 대사가 다수의 한국 기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카메라까지 초청한 이번 간담회를 위해 티모닌 대사는 미리 인터뷰 연습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주한 러시아 대사는 언론과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티모닌 대사가 얼마 전에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론을 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티모닌 대사는 앞으로도 한국 언론은 물론 일반인과의 접촉을 늘려 러시아를 알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국 美中 줄타기 외교] 사드 논의 초읽기… 샌드위치 정부, 이번엔 협상 주도권 잡나

    [한국 美中 줄타기 외교] 사드 논의 초읽기… 샌드위치 정부, 이번엔 협상 주도권 잡나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이제 한국은 원하든 원치 않든 미국과 중국을 놓고 줄타기 외교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중국의 손을 일정 부분 들어준 이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에 대한 논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두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정부가 사전에 AIIB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때 미국은 ‘어서 가세요’라는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한 해 2000억 달러가 넘는 교역량을 고려한다면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참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세다. 그러나 AIIB 가입 과정에서 정부가 과연 몸값을 얼마나 높였느냐에 대해서는 되새겨 볼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AIIB 가입 선언 과정에서 중국의 애간장을 녹이며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극적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린 나라는 영국이다. ‘미국의 애완견’이라 불릴 만큼 강력한 동맹인 영국이 미국의 뒤통수를 치며 AIIB에 가입해 중국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배치 논의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도 않고 있는 사드는 더욱 예민한 부분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나 “지휘·통제, 통합 미사일 방어, 연습 및 훈련 등 다양한 한·미 동맹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드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사드가 미국이 추구하는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 자산임을 감안하면 사드를 포함한 큰 틀의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로서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안보적 관점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조만간 한·미 양국이 사드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사드 배치를 놓고 비용 부담과 같은 문제에서 협상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느냐도 외교적 과제다. 중국의 경우 AIIB 가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를 미·중 대결 구도 속의 문제로 간주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질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사드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 자칫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수도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전략적 모호 포기… 韓·中 외교전 불가피”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배치를 둘러싸고 대중 강경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면서 그동안 사드를 놓고 강조해 오던 ‘미국 측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3NO’ 입장은 확실히 허물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드를 둘러싼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자국의 핵심 이해관계로 규정할 경우 한·중 간 외교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부담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중국을 향해 이렇듯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목소리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몇 가지 외교적 실익을 놓쳤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우선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대중 강경 목소리를 내면서 향후 사드 배치 협상 시 대미 협상 레버리지(지렛대)를 상실했다. 미국은 가만히 앉아 한국과 중국의 입장을 속속들이 알게 됐다. 이 때문에 향후 사드에 대한 공식 협의를 갖게 될 경우 손쉽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대중 강경 목소리를 내면서 미국은 한국 정부의 카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향후 사드 배치를 놓고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2조원에 달하는 비용 중 상당부분을 요구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중 강경목소리를 내면서 외교적인 측면도 고려했어야 하는데 충분한 조율 없이 주권적 사안이란 명분으로 감정적 대응을 하면서 한·중 관계에 경제적 사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문제를 안보주권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패착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중국이 정부를 향해 우려를 내놓는 것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즉 차분하게 중국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넘어가면 될 일을 안보주권 운운하면서 모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번 문제의 경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한·미 간에 사드를 둘러싼 협상이 시작되면 지역안보와 안정을 위한 책임 있는 국가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중국에 설명하면 됐다”면서 “일본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정부가 중국이 우리에게 의견을 내는 것을 놓고 불쾌해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당장 한국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할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카드를 갖고 있다”며 “사드에 대한 불만을 다른 카드를 이용해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사드 문제를 대만이나 티베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로 간주할 경우 외교적 보복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2000년 한·중 마늘 파동이나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직후 희토류의 대일수출을 금지하는 등 누구보다 강력한 칼을 휘두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사드가 모든 문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도 중요한데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리퍼트 효과 내세워 中에 반격

    美, 리퍼트 효과 내세워 中에 반격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10분가량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전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이례적일 만큼 중국의 입장을 강하게 표현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었다. 그는 기자들이 첫 질문부터 사드 문제를 거론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3국’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며 중국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주 업무가 사드와 같은 군사 문제가 아닌 지역협력인 점을 감안하면 기자들의 질문을 예상해 준비한 답변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 동맹을 유난히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과 관련해 “그가 보인 용기와 한결같음은 가장 훌륭한 미국의 일면을 보여 줬으며 한국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과 존경은 이번 위기를 거치며 빛을 발했다. 대통령이 한국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이로 그를 고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를 근거로 한·미 동맹의 분열을 꾀하고 있지만 소용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 러셀 차관보가 중국에 직격탄을 날리며 전면에 등장했다면 리퍼트 대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지난 10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퇴원한 리퍼트 대사는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드를 둘러싼 미·중 간의 외교전이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러셀 차관보가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할 때 배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리퍼트 대사는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러셀 차관보 면담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소개했다. 리퍼트 대사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키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한편 러셀 차관보의 외교부 방문을 앞두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회원 10여명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러셀 차관보와 리퍼트 대사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면담이 끝난 뒤 외교부 청사가 아닌 정부중앙청사 쪽으로 이동해 대사관으로 돌아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中 때리고 달랜 정부… 사드엔 “우리 문제” AIIB는 “가입 검토”

    정부가 논란이 일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에 대해 처음으로 중국을 겨냥해 불만을 나타내면서 동북아를 둘러싼 외교 지형도 복잡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사드와 관련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수차례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렇다 할 공식 반응을 자제한 채 침묵을 지켰다. 그렇지만 정부는 17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주변국이 사드에 대해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 불만을 쏟아 냈다. 정부 관계자는 “김 대변인의 발언은 당연히 관계기관과 조율한 것”이라며 “중국의 태도가 지나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례적일 만큼 중국을 겨냥해 불만을 나타낸 것은 도입하지도 않은 무기체계에 대한 중국의 지나친 간섭을 묵인할 경우 ‘주권 침해’ 논란 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이런 단호한 메시지는 미국과도 어느 정도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이경수 차관보 등을 잇달아 면담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역시 중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제3국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며 이론으로만 남아 있는 안보 체계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는 제3국을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사드 문제가 점증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책과 대응책 관점에서 비롯된 사안인데 중국이 이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한·중 외교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사드는 한·미 간에 공식적으로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고 현재로서는 이론적인 측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이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사드 우려 발언과 관련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아마 해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데도 외교적 확전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실제로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흘리면서 중국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까지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긴 하지만 참여 선언이 시간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터소장은 “앞으로도 미·중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이 발생할 텐데 양쪽에서 선택을 강요당하지 말고 한·미·중 3자가 논의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빠진 美… 내부서도 가입 목소리

    미국은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믿었던 우방국들이 잇따라 참여를 결정하거나 저울질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겉으로는 AIIB의 투명성 등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AIIB가 미 주도의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서는 형국이 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영국의 AIIB 가입 결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영국이 (AIIB가) 높은 기준들을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데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많은 토론의 결과로 볼 때 우리는 AIIB가 지배구조, 환경·사회적 안전망 등과 관련된 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영국의 결정에 대해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AIIB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혀왔다.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은 지난해 7월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국의 AIIB 가입을 제안한 것에 대해 “현 시점에서 AIIB가 지배구조 등 높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고, WB나 ADB 등과 협력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기 전에 중국이 주도하는 AIIB 가입을 결정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고려할 때 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 일각에선 미국도 AIIB에 가입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참여는 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내부 비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AIIB에) 가입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 지역 개발에서 AIIB가 발휘할 자금 제공력을 인정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호주 등과 가입을 위한 공동 원칙을 수립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명예소장도 FT에 기고한 글에서 “투명성이나 부패방지 등에 대한 기준이 후퇴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는 정당하지만 표현방식이 잘못됐다”며 “밖에서 투덜대는 것이 더 효과적이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지난 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전투함과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주요 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신형 무기체계 시연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그 존재가 식별되었던 스텔스 선형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공개되었다. 지난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된 이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테스트에서 북한은 ‘해삼급’으로 명명된 신형 전투함에 이 미사일 4발을 탑재해 1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수년간 첩보 보고 수준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었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대함 미사일이 공개됨에 따라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그동안 남한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군력의 우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北 최초의 스텔스 전투함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스텔스 전투함은 사실 지난 2012년경부터 식별되기 시작한 함종이다. 남포와 원산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되던 5종류의 신형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 함종에 해삼급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 1,200톤급 선체와 헬기 갑판을 가진 2종류의 신형 전투함을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1척씩 건조하기 시작했고, 침투용으로 추정되는 VSV(Very Slender Vehicle) 선형 함정, 76mm 함포 또는 신형 기관포탑과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SES(Surface Effect Ship) 함정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나진급 등 노후한 호위함을 대체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의 기함으로 사용될 1,200톤급 호위함은 사실 큰 위협이 되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해삼급과 농어급으로 명명된 SES 전투함이다. SES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배의 밑바닥을 약간 움푹하게 만들면 선체와 수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켜 고속 주행과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수면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뜻한다. 즉, SES 선형을 채택한 해삼급이나 농어급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40노트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50~60노트 가까운 속도 성능을 낼 수 있고, 갯벌이 발달해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운항이 용이해 서해안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에 적합하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무장은 우리 해군의 윤영하급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함수 부분에는 구소련제 AK230 기관포를 개조한 신형 기관포탑이 보인다. 총열이 2개인 AK230의 포탑에 6총신의 기관포를 얹어 화력을 보강하고, 함교 위에는 이 기관포를 자동으로 운용하기 위한 사격통제장치와 이 기관포 전용의 레이더(Drum-Tilt)가 보인다.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한 14.5mm 기관총탑도 2개가 보이며, 새로 공개된 신형 함대함 미사일도 4발이나 탑재된다. 함미 부분에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SA-17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카피판의 다연장 발사기도 식별된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배에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무장 가운데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번에 시험 발사가 이루어진 신형 대함 미사일이다.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 공격 가능 이번에 새로 공개된 신형 대함미사일의 존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었다.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기록영화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신형 대함 미사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었다. 당시 영상 판독 결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신형 함대함 미사일인 3M24, NATO 분류명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일명 ‘우란'(Uran)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군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다 주었다. 이 미사일이 북한 해군에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면 우리 해군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력 대함 미사일로 운용해 온 P-15, 일명 ‘스틱스'(Styx) 계열은 사거리가 짧고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부터 접근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원형인 구소련제 P-15는 약 40km, 개량형인 중국제 HY-2 미사일은 80~100km 가량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사 직후부터 명중 직전까지 4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도 비교적 쉬웠다. 무엇보다 미사일 자체가 워낙 대형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고속정에 최대 4발을 탑재해 운용하거나 지상에서 지대함 미사일 포대로 운용하는 정도만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이러한 미사일 고속정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접근해 오면 함대공 미사일을 준비시키거나 남쪽으로 피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미사일의 외형은 러시아의 3M24와 판박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미얀마 또는 베트남으로부터 은밀히 들여와 뜯어본 뒤 재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개발해 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미사일이 원형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미사일의 원형인 3M24 미사일은 사거리가 130km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방식을 사용해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다. 기존의 스틱스 미사일이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300m 안팎의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표적과 가까워지면 4~15m 아래로 내려가 초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이용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을 계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우리 해군에게 대단히 치명적이다. 우선,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근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다. 야간에 남포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함을 출항시킨 뒤 남포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백령도 인근에 있는 남한 함정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미사일이 야간에 발사될 경우, 백령도 인근까지 접근해도 우리 함정은 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를 마주보고 있는 황해남도 용연반도에는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이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이 산맥은 낮은 곳은 400m, 높은 봉우리는 9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맥이며, 용연반도 백령도 앞까지 길게 뻗어 있다. 바로 이 산맥들이 남쪽의 우리 군 레이더로부터 미사일을 감춰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야간 특히 취약...'제2 천인함' 가능성도 북한이 남포 앞바다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이 불타반도 북쪽으로 비행 시키는 코스를 설정하면 미사일이 불타반도 끝자락, 즉 용연반도 해안에 나타나기까지 산맥에 가려 서북도서나 인근 해역의 아군 함정 레이더로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할 수 없다. 백령도 인근을 초계중인 아군 함정이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미사일이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서 백령도 앞바다에 나타났을 때이다. 이 때 함정과 미사일의 거리는 약 20km이며, 1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의 미사일 접근을 일찌감치 탐지해줄 수 있는 자산은 공군의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뿐이지만, 북한 공군의 야간 활동이 거의 없고, 조기경보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즉, 조기경보기가 떠 있지 않은 야간에는 언제든지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기관포를 갖춘 인천급 호위함 이상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 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지 못한 구형 호위함이나 초계함,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에게 1분이라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천안함이 적의 어뢰 접근을 효과적으로 탐지, 경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전방 해역을 초계하는 구형 전투함들과 유도탄 고속함 역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평시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한은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대함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초계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전시에는 소형·경량화된 신형 미사일의 장점을 이용, 소형 전투함과 폭격기, 지상 발사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해군 함정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외에서도 수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 워싱턴 소재 안보전문 민간연구단체 CNS(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담당국장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박사와 영국 BBC, 미국 외교전문지 The Diplomat은 이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식별되었던 지난 6월, “한국해군은 북한 해군의 신형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전방 지역에서 초계를 맡고 있는 구형 함정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단히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미사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은 어차피 도태될 전력이기 때문에 추가 개량은 예산 낭비이고, 유도탄 고속함은 이제 막 전력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곧바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는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전방에서 작전하는 함정들에게 함대공 미사일과 교란기 등 방어 수단을 장착하고, 멀리서부터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띄울 수 있도록 조기경보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우리는 돈 얼마 아끼려다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소중한 마흔 여섯의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다. 이제 소를 더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쳐놓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美·中 ‘한반도 사드 외교전’ 가열

    美·中 ‘한반도 사드 외교전’ 가열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9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4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이 방한해 사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지 5일 만에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찾아 이에 대해 해명하며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미·중 양국의 ‘사드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며 전적으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선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언급은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드를 포함할지도 모르는 한반도 미사일방어(MD)는 지역 내 최대 불안정 요소인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조 차관과의 만남에서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켰다. 중국 국방부장의 우려 발언과 지난 5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드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우회적 반박인 셈이다. 그는 또 끈끈한 한·미 동맹을 부각시키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그는 한국에 도착한 8일 서울의 한 삼계탕집에 들러 식사를 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부장관으로서 내 첫 출장지와 첫 일정이 각각 동북아와 서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이 이 지역과 한·미 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올해 말 박근혜 대통령을 미국에서 맞이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블링컨 부장관은 10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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