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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성한 월드컵 외교/ 政·經·學 지구촌 ‘토털’외교 제전

    월드컵은 한국의 외교 위상을 업그레이드할 절호의 기회다. 개막식을 전후해 한국을 찾는 지구촌 외빈들은 모두 200여명.개막을 앞두고 속속 입국하고 있는 이들 귀빈 중엔 10여명의 국가정상들과 40여명의 각료 및 왕족,국제적인 체육·문화계 인사 80여명 등이 포함돼 있다. 외교통상부는 월드컵을 계기로 마련된 대규모 외교무대를 양자·다자간 우호·협력·세일즈 외교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 아래 월드컵 상황대책반(반장 김항경 차관)을 중심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대책반 아래 구성된 ‘의전테스크포스팀’과 ‘상황실’에는 최근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외교관 24명이 투입돼 ‘의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화려한 정상외교= 이번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찾는 국가원수와 행정수반 등 정상들 가운데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비롯,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알렉산드르 크바스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이 우선 눈에 띈다.이들은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한편,우리 정부가 마련하는 각종연회와 일정에 참석한다. 특히 오는 6월4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폴란드전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크바스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키로 예정돼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31일 방한한다.결승전 및 폐막식 때는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6월27일 공식 실무 방문하는 라우 대통령 역시 한·독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를 참관한다.라우 대통령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관람한다. 지난 20일 독립국으로 탄생한 동티모르의 구스마오 초대대통령도 한국에서 독립·재건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사적 방문 형식으로 월드컵기간에 방한하며 팔라우,도미니카,벨리즈,나미비아,세인트키츠네이비스 등의 총리도 우리나라에 온다. ●‘축구광’ 정상들= 한국을 찾는 정상들 중에는 특히 열렬 축구팬들이 많다. “대통령보다 축구코치가 훨씬 더 어려운 직업이다.” 이처럼 축구 사랑을 평상시에도 표현해온 크바스니에프스키폴란드 대통령이 대표적이다.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폴란드 선수들에게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도록 권유할정도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도 이에 못지 않다.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패배해 전직 총리가 됐지만 개인자격으로라도 방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아들도 데리고 온다. 독립후 불과 10여일 만에 해외순방에 나서는 구스마오 대통령 역시 축구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한국의 적극적인 독립지원에 대해 김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하기 위해서 방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왕족 가운데는 영국 앤드루 왕자와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4촌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 축구협회 명예총재가 두드러진다.특히 다카마도노미야의 방한은 친선 목적으로 이루어진 해방후 첫 일 왕족의 방한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루나이,아랍에미리트연합(UAE),덴마크 등의 경기관람을 위해 방한하는 왕족 대부분이 열렬한축구팬들이다. ●석학과 CEO들도 한자리에= 정부는 문명 비평가인 프랑스의 기소르망 교수와 피터게트 겐스 베를린대 총장,도널드그레그 및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 대사,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호르타 동티모르 외무장관,유엔사무총장 특보를 맡고 있는 아돌프 오기 전 스위스 대통령 등 세계 석학 11명을 초청했다. 월드컵 개막 이틀째인 6월1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세계 지성인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문화 및 민족간 이해증진’을 주제로 한반도 평화 증진 방안과 문명간대화 등 다양한 이슈들을 토론한다.국내인사로는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장관과 한상진(韓相震) 서울대 교수 등 5명이 참석한다.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제전을 넘어서 문화 외교의 장으로 역할하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다. 이와 함께 BMW의 헬무트 판케 회장 등 50여명의 다국적기업 경영자들도 산업자원부 초청으로 월드컵 기간에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김항경 외교부 차관은 “월드컵 개최는 우리의 외교 역량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말하고 “외교부 차원에서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빈들과 관련부처간 면담 등을주선,월드컵 외교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광장] ‘경제學園’ OECD 적극 활용을

    지난해 말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다.나이 지긋한 호주관리가 1971년 호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이후 얼마나 큰 홍역을 치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아마 우리나라 관리들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OECD의 각종 위원회는 회원국의 경제정책을 심사하는데,흔히 사무국과 지정된 2개의 회원국이 시험문제의 출제위원이 된다.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국가들이라고 해서 완벽한 경제정책을 펼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심사를 받는 국가는 자국의 정책을 항상 최선의 정책과 비교해서 합리화해야한다.호주관리들은 심사현장에서 자국의 정책을 방어해야했지만 결국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후에는 스스로에게 자신의 대답이 정답이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연중 수없이 계속되는 각종 위원회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고,향후 경제정책의 개선방향을 모색한다.이러한 경제정책에 대한 심사를 통해 시험과 숙제를 반복해야 하는 과정에서 OECD 회원국들은 세계경제 속에서우등생의 위치를 유지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흥시장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통화로 차입을 할 수 없는 원죄(原罪)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자국통화로 차입이 가능하게 되면 외채부담도 줄어들게 되고 외환위기의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우리나라도 아직 신흥시장국가들이 공유한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러한 점에서 호주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국제금융체제의 혼란기라고 할 수 있는 브레튼 우즈 체제가붕괴되는 시점에 OECD에 가입하였던 호주는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거시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자국통화의 국제화를 달성하게 되는데,이는 정책학습장으로서 OECD가 요구하는 수많은 시험을 치렀던 경험이주효했을 것이다. OECD에 가입한다고 선진국이 된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우등생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치러야 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시험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책은 발전되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관료들을 매우 바쁘게 만드는 학교에 비유될 수 있을것이다.우등생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좋은 학습프로그램에 따라 시험도 치르고 숙제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OECD에 가입해서 얻게 되는 이득은 바로 경제정책의 학습장인 OECD에서 우리 관료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느냐에 달려 있다.OECD는 평균적인 경제정책의 규범과관행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최선·최고의 엄격한 규범과 선진화된 관행을 관료들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관료들이 열심히 배우고 이를 정책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우등생의 반열에서 쫓겨나 결국 낙제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OECD에 가입한 지 5년이 넘었고,외환위기의 후유증도 상당 부분 걷힌 현 시점에서 과연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OECD는 회원국의 고령화 문제,지속개발 가능성,재정건전화,전자상거래 국제규범,금융·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후진국 지원 개발재원 문제,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의제 등 세계경제의 현안 및 미래지향적 주제를 거의 망라하면서 가장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세계경제를 선도한다. 또한 노동권 및 복지에 있어 가장 선진화된 유럽 국가들이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OECD는 무분별하게 신자유주의정책을 회원국에 요구하지 않는다.이는 OECD가 지향하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OECD는 선진국들과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화려한 외교무대가 아니라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경제관료들이 정책학습을 연마하는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내 입 때문에 사임?

    ‘백악관에서 일하려면 주변사람들의 입부터 단속해라.’ 워싱턴 포스트는 26일 최근 ‘악의 축’ 발언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담당비서데이비드 프럼(41)이 사표를 냈다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충고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이란,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한 발언이 세계 외교무대에서 크게 논란이 되자 용어의 실제 제작자에 대한 궁금증도함께 증폭됐었다. 궁금증은 프럼의 부인이 친구들에게 “부시 대통령이 말한‘악의 축’은 우리 남편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e메일을보내면서 해소됐다.그러나 백악관측은 이에 곤혹스러워했으며,당사자인 프럼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테일러 그로스 백악관 대변인은 “프럼은 의회 국정연설이있기 5일 전인 지난달 24일 사직서를 냈으며 그의 사직은‘악의 축’ 문제와 상관이 없다.”면서 “부시 대통령은프럼이 백악관 비서로서 일한 것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주현진기자 jhj@
  • [오늘의 눈] 부시 오해생산 ‘험구’ 삼가야

    말의 수준만 놓고 보면 미국도 ‘불량국가’의 범주에서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악의 축’ 발언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미사일 장사꾼’이라는 표현은 외교무대에서 흔치 않은 거친 표현들이다.미국의 혈맹인 영국조차 정치성 발언이라고 부시 행정부의 실수를 지적했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지만 제임스 켈리 국무부아태담당 차관보는 “햇볕은 북한의 메마른 땅을 경작할 수없다.”고 말했다.이같은 발언들은 한반도에 혼란을 가져왔다. 햇볕정책에 대해 부시 행정부의 반감을 드러냈다든지,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이다. 실제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냉각시킨것만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부시 대통령의 말 속에 숨은 행간을 읽어야 한다.북한이 고집을 피울 게 아니라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한다.”고 말한다.틀린 말은 아니다.북한의 위협이 실재한다면 미국에 앞서 한국이 먼저 나서야 한다.미국의 일방적인 시각만을 좇을 필요는 없다.한국이 남북간 대화와 협력의 주체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부시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앞둔 회견에서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그러나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중단할 때까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둘수밖에 없다고 말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또다른 오해를불러 불필요한 긴장감을 한반도에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할 예정이다.‘럭비공’과 같은 행보를 보인 그가 냉전의 현장에서 무슨 말을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지적한다면 말릴 수야 없지만 더이상 자극적인 표현만은 삼가야한다. 정부도 포용정책만 구걸할 게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잘못된 표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오늘의 눈] 무색해진 외교부 징계의지

    “외교관으로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감봉 등의 조치는 개인적인 비위사건을 제외하곤 지난 20년간 외교부에서 전례가 없었던 중징계다.” 외교부가 28일 중국인 마약사범 사형파문과 관련,징계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해명들이다.징계 수위와폭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자기식구 감싸안기의 전형’ 등의 비판 여론이 비등한 데 대한 대응논리다. 외교관 개인의 ‘공직생명’을 앞세운 외교부의 논리를한수 접고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번 징계조치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너무 많다.외교부가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지,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시정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피를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중징계가 능사라는 말이 아니다. 신모씨 처형사건은 올해 우리 외교 실책의 대표적인 사건이다.외교부는 97년 9월 마약사범 신씨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뒤 언론에 의해 문제가 제기되자 중국측으로부터재판 등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중국측을 비판하다 뒤늦게 중국 당국이 보낸 팩스를 찾았다고 실토하는 등 국제적망신을 샀다.대통령이 나서 ‘유감’을 표명,외교무대에서 우리의 국가적 신뢰를 한꺼번에 추락시킨 사건이다. 한승수(韓昇洙)외교장관은 지난달말 사과문을 발표,“책임을 통감하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징계조치를 발표하면서 “분위기에 휩싸여 중징계를 하지는 않았다.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려 징계하기보다는 객관적·실체적 진실규명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이로 인해 한 달여 전 장관이 약속한 ‘징계’ 의지는 무색해졌다. 특히 사건발생 이후 거쳐간 주중대사는 4명이나 되지만이번 징계에서는 아무도 언급되지 않았다.실무자들에 대한징계만 있었다.외교부 내부에서조차 “애꿎은 실무자들만당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사건이 터진 뒤 ‘선양사무소의 열악한 상황이 빚어낸 결과’라고 강변해 놓고,결국 환경의 희생자들인 실무자들에게만 방망이가 내려졌다는 말이다. 공직자의 생명은 ‘명예’라고 한다.이는 공복(公僕)으로서 이름을 드높이는 동시에지휘·책임을 지는 자리라는뜻이다.스스로 책임을 지고,진정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단행하는 용기가 절실하다.뼈저린 반성만이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공직자의 ‘명예’를 되찾는 길이다. 김 수 정 국제팀 기자 crystal@
  • [대한광장] 불길한 쌀개방 대세론

    며칠 전 서울대 하용출 교수는 ‘한국외교의 구조적 실패’라는 글(문화일보 2001.12.1.)에서 우리나라 외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전략적 사고의 부재’를 손꼽고 있다.오랜 기간 냉전체제의 유산인 대미종속적,군사안보위주의 양자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한국의 외교가 세계화 민주화 시대에 걸맞은 공개적 토론과 정보의 공유 그리고 국내 각 부처와의 유기적 협력의 결여로 구조적 실패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일반적인 일회성 외교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만이 횡행하는 다자간 경제통상 외교무대에서 더욱 여실하다.대통령직을 걸고 쌀 수입을 막겠다던 우루과이 라운드(UR) 실패의 쓰라린 경험이 이를잘 증거해 준다. 그런데 요즘 2004년의 세계무역기구(WTO) 쌀수입시장 추가개방 재협상과 2005년까지의 WTO 뉴라운드 ‘도하 개발의제’ 협상을 앞두고 UR 때와는 정반대인 쌀수입시장 전면개방론이 우리 언론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덩달아 뛴다’고 이제는 1993년 UR협상 실패와 IMF 환란의 주역들마저 신문과 TV에 버젓이 나와 쌀시장 전면개방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시 UR대책으로 세계 각국이 다하는 농가소득 직접지불제를 한사코 반대하여 IMF하에서 수매가 인상 외에는 다른대안이 없었는 데도 이제와서 쌀값을 왜 올려주었냐고 되레 호통까지 치고 있다.그리고 UR 농업협정문에는 엄연히2004년 쌀 재협상시 의무수입량(MMA)을 더 확대하거나 관세화에 의한 시장개방 여부를 다시 협상하도록 규정하고있는데,그 방법론과 이해득실 그리고 전략적 대응방안에대한 정밀한 분석도 없이 너도 나도 관세화 시장개방론을예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정경제부마저 느닷없이 쌀개방관세화를 전제로 과거 정권때의 경제기획원을 흉내내어 신농업정책인지 신포기정책인지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농촌경제의 피폐와 몰락을 재촉했던 박정희 정권 말기의비교우위론적 신개방론과 그와 비슷한 구도하의 김영삼 정권 초기 신농업정책 망령(妄靈)들이 횡행하고 있는 현상에 임하여 모골이 송연해진 전국의 농어민들은 초겨울의 추운 날씨임에도 연일 아스팔트로 떼지어 나와 시위하고 있다.정권은 바뀌어도 관료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현상이다. 이러할 때 레스터 브라운 박사의 미국지구환경연구소는올해 세계곡물생산량이 범지구적 물부족 현상으로 연속 2년째 소비량보다 더 적게 생산되어 이월량이 소비량의 22% 수준으로 하락,2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함으로써 전반적인 가격상승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우리나라도 가뭄이나 냉해라도 들어 쌀농사마저 망칠 경우 식량자급률은 20%선으로 급락할지도 모른다.일본은 2000년 관세화에 의한 쌀수입시장 개방조치에 훨씬 앞서 미질개선과 농촌발전및 농가 실질소득을 보장하는 장치 등을 마련하는 선행조치들을 취하면서 수매가를 동결 인하하였다.그 바탕위에서 쌀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UR협정상의 기준 연도를 수정해 1,300% 가까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쌀 수입시장의추가 개방이 피할 수 없는 국제적 약속 사항인 이상,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관련 부처 및 농민·소비자·시민대표들과총체적인 농업농촌 살리기대책을 다시 협의하고 강화하여야 한다.쌀 협상에 임해서는 의무수입량 제도를 고수하고 불가피하게 관세화에 의한 개방을 해야 할 경우라도 UR 협상때 합의했으니 관세를 388%밖에 부과할 수 없다고 미리 포기할 것이 아니다.일본의 사례와 전략을 참고하여 기준 연도를 달리해 최소 600%선 이상의 관세화 조건을 얻어내야 한다.그래서 전략이 필요하고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같은 조치의 선행(先行)조건으로서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고 농촌발전을 지속케 하는 대책은 물론 국제적으로 우리 쌀의 품질과 안전성·가격경쟁력을 높일 친환경 정보화 농업과 유통구조개선,농가경영 및 소득안정제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先대책 後협상’의 전략이 필요하다.지금이라도 대통령 직속하의 ‘농수산업 발전위원회’를 설치,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김성훈 중앙대교수·전농림부장관
  • 김대통령 유럽방문 의미/ 100억弗 유치 계획 ‘세일즈 외교’

    다음달 2일부터 12일까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영국 노르웨이 헝가리 등 유럽 3개국과 유럽의회 순방은 경제회생을 위한 ‘세일즈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아울러 아시아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연설하고,노벨평화상 제정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첫번째 주제발표를 하는 것도 국제 외교무대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세일즈 외교] 유럽연합(EU)과 교역규모는 연간 약 400억 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3번째 교역상대이다.또 EU는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 가운데 29%를 차지하는 제1의투자주체이기도 하다.또 노르웨이와 헝가리는 북구와 동구외교의 전진기지라는 점에서 우리경제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대통령은 취임초 IMF 위기때 영국방문을 통해 얻어낸 EU국가들의 투자유치 약속과 2차방문 때 합의한 광통신망 구축 등 정보통신분야의 교류·협력 약속을 확실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은 19일 김 대통령의 이번 정상외교를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 35억달러 ▲플랜트 수출 및 건설 수주,선박수출 50억달러 ▲IT(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경제협력 및 수출 15억달러 등 최소 100억달러 수준의 외화획득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벨평화상 100주년 행사 참석] ‘20세기의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생존한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39명 중 35명이 참석한다. 아웅산 수지 여사,아라파트 PLO의장,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참한다. 김 대통령은 첫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서 민주·인권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을 위한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김대통령 아세안 참석 의미/ ‘동아시아경협’기구 띄운다

    다음달 4∼6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에서 열리는 제5차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익증대 외교무대가 될 전망이다.특히 이번회의에서 98년 김 대통령의 제안으로 설치된 ‘동아시아 비전그룹(EAVG)’ 보고서가 중점 논의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기대 성과] 동아시아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반(反)테러협력 강화,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지지 확보,무역·투자 원활화 방안 등 논의에서 김 대통령의 주도적인 역할이 예상된다. 특히 EAVG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동아시아통화기금(EAMF),동아시아투자지역(EAIA) 설치등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보고서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Summit)로 발전시키고,민·관으로 구성된 동아시아포럼을설치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김 대통령이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회의에서 제기한 것들이다. 한·중·일 정상회동에서는 경제·통상·문화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3국간 협력문제를 자유롭게 논의하고 정상간신뢰도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와는 서울과 상하이 정상회담에 이어 세번째로만나게 되는 셈이다. 중국에서는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대신 주룽지(朱鎔基)총리가 참석한다. [아세안+3] 동아시아 지역내 유일한 정상간 협의체로 아세안에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싱가포르·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브루나이 등 10개국이참가하고 있다.한·중·일은 97년부터 아세안 초청으로 참석하고 있다.99년 마닐라 정상회의 때 아세안+3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 정상회동은 99년 일본측의 제의로 처음 개최됐으며 이번이 세번째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꽁치’ 韓·日 정상회담 의제로

    정부는 러시아와 일본이 내년부터 남쿠릴열도 주변해역에서 한국어선 조업을 금지키로 합의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와 관련, 오는 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7일 “9일 열리는 러·일 차관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 같다”면서 “이에 따라 어업문제가 교과서문제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와 함께 한·일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앞서 조만간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한국의 전통적 어업이익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오는 10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일 수산당국 회담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우리 선박의 남쿠릴 조업 착수에 항의,일본이 금지하고 있는 한국 어선의 산리쿠(三陸)해역 조업허가를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1일 외교·수산당국자를 러시아에 보내 로슈코프 외교차관과 협의를 갖고 ▲가능하면 금년 방식의 조업을 계속하고 ▲일·러 협의결과가 한국의 어업이익을 훼손해선 안되며 ▲3국간 만족할 만한 합의를 통해 우리 어선이 안정적인 조업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러·일 양국이 남쿠릴 열도 조업에 대해 협의를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양측에 우리의 어업이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양국이 제3국 배제안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한·러,한·일간 추가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업 문제가 한국내 반일 정서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일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측은 어렵게 마련한 총리의 외교무대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의있는 대응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일·러간 제3국 어선의 남쿠릴 조업금지에 대한 합의가 내주중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일·러의 남쿠릴 열도주면 제3국 꽁치조업 금지 합의'보도와 관련,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이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강력 규탄하고, 우리 어민의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특히 야당은 정부의 외교적 실책을 거론하며 “”정부는 구체적인 경위를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러 아·태硏소장 인터뷰

    [모스크바 전경하특파원] 블라디미르 리(李) 러시아 국립외교아카데미 아·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일(金正日) 북한국방위원장의 이번 방문을 ‘조사 차원의 방문’이었다고평가했다.북·러가 모스크바 선언 외에는 구체적인 협정을아직 맺지 못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위한 토대를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선언 이후 한반도 정세는=현재 한국은 외교적으로 매우 위험한 시기다.북한은 유럽 국가와의 국교 수립,러시아와 유대관계 강화 등 국제무대로 나오고 있다.반면 한국은 미국에 휘둘려 독자적 외교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또 한반도 문제에 있어 러시아를 배제시키고 있다.한반도문제는 남북한과 미·중·일·러가 참여하는 6자 회담의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 ◆일본의 참여는 힘들지 않은가=한국 내 반일 감정은 이해하지만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일본은 아시아에서강력한 국가다.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러시아보다는 중국과 긴밀하지 않은가= 중국은 타이완에 관심이 많다.경제적으로도 중국은외국자본에 신경을 쓰고 있지 북한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없다. 하지만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는 남한,정치적으로는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추구하고 있다.북한의 미사일 개발,미·러간에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추진 등에 있어서도 러시아와 북한은 양측의 입장을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북한의 무기 구입 여부는=러시아는 현재 시장경제다.신형 무기와 관련,러시아의 입장은 남북한 모두 살 수는 있지만 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북한은 신형 무기를 살 경제적 여유가 없다.러시아가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깨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방러와 서울답방의 관계는=러시아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했다.러시아가 남북한의 대화의지를 국제적 외교무대에서 지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장애물은 북한보다는 남한에 있다.남한에서는 야당,유력 언론사 등 답방에 반대하는세력들이 많다.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의 연결에 대한 전망은=철도 연결은 분명 돈이 되는 사업이다.북한 내 철도 개·보수를 포함,사회간접자본의 건설에 있어 국제적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우선 남·북한과 러시아가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을 만든 뒤 이를 타이완,일본,싱가포르 등 외국 자본에개방해야 할 것이다. lark3@
  • ‘도약 21세기’ 날개 단 중국

    중국을 빼놓고 국제문제를 논하지 말라. 지난 4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어15년에 걸친 숙원을 마무리지은데 이은 두번째 낭보를 기다리고 있는 중국 국민들은 요즘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13일로 예정된 2008년 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에서 베이징이선정될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한축을 담당하는 대국(大國)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이같은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을 견제할 유일한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난 4월중국 전투기와 미 정찰기간 충돌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고 대등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국제외교무대에서 강국으로 우뚝 선 중국의 위치를 분명히 과시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최대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다는 경제 잠재력 때문.여기에 WTO 가입을 목전에 두게 됨으로써 중국은 ‘호랑이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WTO 가입으로 중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외국자본·소비·수출 3두마차 중 외국자본 유입과 수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도성장이 지속되는 등 중국 경제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경제의 국외자 입장에서 벗어나 세계경제의 틀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행한 연설에서 21세기를 이끌 강한 공산당을강조한 대목에서도 이같은 자신감은 잘 나타나있다. 하지만 중국은 근본적으로 미국과는 별개의 목소리를 낼수 밖에 없다.이는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취임이후 미·중관계가 대부분 긴장과 대립으로 일관됐던 데에서도 알 수 있다.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5’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공화국들과 함께 미국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많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정찰기 충돌사건을 처리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최대한 노력한 것이 이를 엿보게 한다.이 때문인지 미·중관계는 최근 급격히 안정되면서 중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중 두 정상이 지난 5일 가진 첫 전화통화에서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고 두나라간 협력을 강조한 것은 양국간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현 상황에서 서로를 자극해 쓸데없이힘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공통된 상황인식이 깔려있다. 중국은 13일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베이징의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 중국의 강대국 반열 등극을 확정짓는 최종관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달초 장길수 일가족 사건에서 드러난 탈북자 문제 등 중국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인권 문제해소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또 중국이 강대국으로자리잡는 것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우려와견제도 해결해야만 한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중국공산당 창당 80돌] (3)개혁·개방의 성과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이만큼 먹고 사는 것도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한 덕분이지요.”국유기업에 근무하는 류잉찬(劉英燦·47)씨는 아내 월급까지 합치면 한달에 5,000위안(약 80만원) 정도는 된다며 대학에 다니는 아들 학비 등을 내고도 한달에 한두번씩 외식을 할 정도가 됐다고 말한다. 창립 80돌을 맞는 중국 공산당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업적은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중국의 위상을 나라의 규모와 인구에 걸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1949년국민당을 쫓아내고 대륙에 정권을 수립한 공산당은 50년대의 인민공사와 대약진운동,60∼70년대의 문화대혁명 등 ‘내부 투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국가경제는 수렁속으로 빠져들었다. 30년 가까이 허송세월을 보낸 중국은 그러나 비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그 기회는 78년 공산당 제11기3중전회(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잡았다.장칭(江靑)·왕훙원(王洪文)·장춘차오(張春橋)·야오원위안(姚文元)문혁 4인방과 화궈펑(華國鋒)을 밀어낸 ‘오뚝이’ 덩샤오핑은 소모적인 이념투쟁에 종지부를 찍고 10억의 중국인들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끈 것이다.이후 ‘검은 고양이든흰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소위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 일세를 풍미한다. 개혁·개방정책의 결과는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한데 힘입어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외환보유고는 1,600억달러로 늘어나세계 2위,교역량은 4,700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7위의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은 점진적인 개혁·개방정책을 선택한 덕분이다.80년대 5대 경제특구에서 실험적으로 산업개혁을 실시한 뒤 도시의 공장들로 확산시킨 게 주효했다.노동자들을 노동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생산성의 향상과 소득증가로 이어져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의 최의현(崔義炫) 박사는 “중국 경제는 현재 중복된 산업구조,국유기업 및 금융부문의 비효율성 등의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일정 구매력을 갖춘 13억 인구의 거대한 내수시장에다 풍부한 노동력이 견인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 기간 고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급신장된 경제력은 중국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제목소리를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회의에서 “중국은 국력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 중심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탕 부장의 언급은 곧바로 가시화됐다.중국은 미국과 지난4월 발생한 군용기 충돌사고 협상을 통해 완강히 버티던 최강 미국으로부터 ‘사과한다’는 수준의 말을 이끌어낸데이어,타이완에 대해 이지스함의 판매를 유보시킴으로써 ‘판정승’을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중국은 다음달 13일 결정되는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와 올해안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성사시켜 명실상부한 강대국 반열로 도약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khkim@
  • ‘한반도’국제외교무대 중심에

    ‘5말,6초를 주시하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무대에서 5월말∼6월초 보름여 동안관련 국가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부시 미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양자 및 다자간 접촉이 숨가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의를 시작으로,다음달초한승수(韓昇洙)외교장관의 방미에 이르기까지 연쇄접촉 결과가 미국의 대북정책 및 남·북,북·미 대화의 향방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ASEM 외무장관회의=24∼25일 제3차 ASEM 외무장관회의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ASEM 합의사항 이행을점검하는 자리다.한 장관은 정치분야 대화에서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26일 일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상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일본의 왜곡 교과서재수정 문제를 놓고 ‘솔직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또 지난 1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처음인 탕자쉬안(唐家璇)중국 외교부장과의 한·중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TCOG 회의=26∼27일 열리는 한·미·일 3국간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는 이달말 미국의 대북정책검토작업 완료를 앞두고 막바지 조율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북·미,남·북 관계의 풍향을 점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북 포용정책 추진방안과 북·미 대화 재개시기,제네바합의 수정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임성준(任晟準)외교부 차관보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마키타 구니히코 일본 외무성아시아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이른 시간 안에 북한과 ‘의미있는’ 대화에 나서도록 적극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와이 한·미·일 비공식협의회=클린턴 미 행정부 당시대북정책을 주도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한·미·일관련 인사들을 초청,민간 차원의 의견교환을 한다. TCOG 직후인 28∼29일 열리며 임동원(林東源)통일장관과 반기문(潘基文)전 외교차관,박용옥(朴庸玉)전 국방차관,김경원(金瓊元)전 주미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 한·미 외무·국방장관 회담=한승수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작업이 마무리된 직후인 6월초 미국을방문,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대북·안보 정책 고위인사와 연쇄 회담을 한다. 한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이행할지 등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 장관의 방미기간중 북한의 김계관(金桂寬)외무성부상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반도문제 세미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워싱턴에서의 남·북·미 3국간 연쇄접촉 가능성이 기대된다. 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도 6월 17일 방미,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국방정책에따른 상호 동맹관계 강화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박찬구기자ckpark@
  • 북한 외교정책 방향

    북한의 외교활동이 올들어 부쩍 강화되고 있다.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북한은 53개 외국 대표단을 초청하고 74개 대표단을 해외에 파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총규모면에서 28% 포인트증가한 수치다. 특히 차관급 이상 고위 대표단의 해외방문은 지난해 13건에서 29건으로,123% 포인트 늘어나 실리·개방 외교활동이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는 북한이 경제시찰 및 국제회의 참석 등 개혁·개방과 관련한 현장학습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올들어 유난히 유럽연합(EU)지역이 북한의 새로운 외교무대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일본과는 정치적 답보상태 속에서 경제분야에서의 연수나 시찰 등의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EU권과는 점진적인 수교 확대 및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교류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 관계자는 “향후 북한의 외교활동이 EU권과의 수교 마무리 및 스웨덴·중국·러시아 등과의 수뇌 외교 등을 통해 더욱 개방지향적 실용주의 외교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달 2일부터 2박3일 동안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EU의장국 대표 자격으로 북한과 남한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페르손 총리의 이번 일정은 서방 정상으로서 첫 북한 방문이라는 상징성을 띠는 것은 물론 북한 외교정책과 경제교류의 향방,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의 해법 등을 점쳐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방문단에 크리스 패튼 대외관계 집행위원과 하비에르 솔라나 공동외교안보정책 대표 등 EU 외교정책의 핵심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EU권과의 경제교류 확대와 국제사회의 동참이라는 부수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전망된다. 북한은 또 EU권과의 교류확대를 통해 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쪽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페르손 총리에 이어 주한 미 상공회의소 투자조사단,일본의 동아시아무역연구소 소속 경제시찰단,호주 무역대표단,싱가포르 경제사절단 등이 북한측의 공식 초청을받아 잇따라 방북할 예정이다.이들은 통신산업과 사회간접자본,농업,광업,에너지 등 북한내 필수산업과 관련,상호 무역활성화와 협력 증진을 모색할 방침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전방위 외교 노력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이들의 방북결과에 따라 북한의 경제회생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한국인 첫 유엔총회의장 누가

    오는 9월 우리나라의 제56차 유엔총회 의장국 진출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의장 후보 인선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별 순환원칙에 따라 아시아지역에서 맡게되는 이번 의장국 후보 ‘0순위’로 지목되고 있다.국제사회에서의 지위 및 영향력 향상과 적극적인 의사표명 등으로유엔 아주그룹회의에서 사실상 의장국가로 내정된 상태라는게 정부당국자의 설명이다. 1년 임기의 첫 한국인 유엔총회 의장은 총회 사회를 보는것은 물론,189개 유엔회원국 대표자격으로 주요 국가를 순방하고,국제적 현안을 협의·조정하는 등 외교무대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의 국제무대 진출사상 최고위직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정부의 인선과정에서는 국제무대에서 ‘마당발’로 통하는거물급 인사들이 집중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첫 주미대사를 지낸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와 94년 북핵 위기 당시 외교장관을 지낸 한승주(韓昇洲) 고려대교수, 선준영(宣晙英) 주 유엔대사,이시영(李時榮)·유종하(柳宗夏) 전 유엔대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민주국가만이 자유무역협정 수혜자”

    캐나다 퀘벡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한 34개국 대통령과 총리들은 21일(현지시간)민주주의 국가들만이 앞으로 조인될 자유무역협정의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하자는 민주주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가 밝혔다. 극렬한 반세계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지난 20일 개막된 제3차 미주정상회담에서 미주 대륙 국가 정상들은 실질적인 회담 첫날인 이날 미주 대륙 전체를 단일시장으로 묶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과 민주주의,마약 문제 등을 논의했다. 크레티엥 총리는 첫날 회담을 마친 후 “정상들이 미주 대륙 내에 적용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했음을 밝히게돼 기쁘다”며 “우리가 마련하게 될 협정의 혜택은 민주주의 법규를 준수하는 민주 국가만이 누리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이 민주주의 법규는 FTAA를 포함해 미주정상회담에서 논의되는 모든사항에 대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부드럽고 솔직한언변으로,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개막연설을 함으로써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약속했던 ‘겸손한 외교정책’의 첫선을보였다. 그는 개막연설에서 미주 대륙 국가 정상들에게 “모두가힘을 모아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자유의 (미주)대륙에 번영의 시대를 건설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 앞에는 선의와 자유무역으로 결합된,민주주의가 꽃피는 미주대륙이라는 위대한 비전이 있다”면서 이번정상회담이 2005년 FTAA 창설의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는뜻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번 회담에 유일하게 불참한 쿠바를 겨냥해 “여기에 모인 정상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이회담이 민주 국가들의, 민주 국가에 의한,민주주의 국가를위한 회담임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극렬한 반세계화 시위를 벌여 정상회담 개막식을 1시간30분 가량 지연시켰던 수많은 시위대는 이날도정상회담장 주변에서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반세계화 행진을벌였으며 이중 수천 명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과 시위대의 공방으로 경찰 34명 등 모두 69명이 부상했으며이틀간의 시위에서 150명이 체포됐다고 로버트 포에티 캐나다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퀘벡 AFP AP 연합
  • 美·日 우경화… 한반도 ‘냉기류’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대외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강한미국’을 표방한 미 부시 행정부 출범에 따른 동북아지역의역학관계 변화에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일본의 역사교과서왜곡사건과 ‘집단적 자위권’ 부활 움직임을 계기로 역내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변정세 변화에 따라 우리 정부도 4강의 외교전략를 정밀하게 재점검,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미·일의 우경화 경향/ 최근 동북아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진현상은 미국과 일본의 우경화 경향이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자민당정조회장의 ‘자위대 한반도 파병 가능성’ 언급 등 극우보수파의 움직임은 동북아지역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다.자민당 총재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일제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도쿄의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공식 참배하겠다고 나선 것도 선거전략의 차원을 넘어선 이상기류다. 외교통상부의 고위당국자는 “자위대의 한반도 파병 가능성언급 등 최근 일련의 우경화 움직임은 1868년메이지유신과45년 패전 이후 평화헌법 도입에 이은 ‘제 3의 개국(開國)’이라고 일컬을 만큼 정치·사회적 영향이 심대하다”고 말했다. 미 부시 행정부가 내건 강경한 외교정책은 한반도 주변 4강의 역학관계에 최대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부시의 안보담당 보좌관인 콘돌리자 라이스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로버트 죌릭 등이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압도적 군사력’의 확보와 사용을 공화당 외교정책의 기본원칙으로 천명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을 둘러싼 양국의힘겨루기는 ‘군사력 우위의 국익추구’라는 부시 행정부의외교정책 기조가 동북아지역의 외교무대에 본격 투영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4강의 패권 경쟁/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세계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의 적극 추진에서 보듯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일본내 우경화 조짐도 미국의 동북아지역 외교전략과 함수관계를 맺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주의강화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미국의 입장과정면으로 배치된다.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러시아의 푸틴 정부도 대륙간 철도문제나 대북관계 개선 등을 통해 역내 영향력 확대와 발언권강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한반도가 엄청난 격랑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와 전략적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북아지역의 패권을 차지하기위한 4강의 동상이몽(同床異夢)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2001 남북한 주변4강] 러시아는 지금(2)달라진 한반도觀

    [모스크바 백문일기자] 모스크바에서 만난 언론인,학자들은한결같이 “한반도에서 이제 냉전은 더 이상 없다”고 말한다.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공교롭게도 ‘강력한 미국’과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며 긴장관계조짐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이제 한반도 주변을 러시아와 중국,미국과 일본의 양대축으로 양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는옳지 못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주변 4강의 발걸음은 외견상 매우 빨라지고 있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남·북한 교차 방문과 부시 미 행정부의 출범에 맞춘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둘러보기.푸틴의 27일 한국 방문에 이은 3월7일 한·미 정상회담,계속 연기되고 있는 러·일 비공식 접촉.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에 대항한 러시아와 중국의밀착.중국과 북한의 미사일을 우려하는 미국과 일본의 시각….그렇다면 한반도에 냉기류는 정말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것일까.푸틴이 한국을 찾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의 알렉세이 보즈넨스키 동북아 담당교수는 “한반도문제에 관련되지 않은 나라는 앞으로 동북아지역의 활동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한반도 상황은일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향후 아·태지역과 세계 군사·정치·외교·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주요 좌표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국내문제에 매달리느라 그동안 한반도문제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그러나 연해주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과 전통적 북·러관계 등을 감안해도 러시아는한반도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푸틴의 서울 방문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나홋카공단 등 경제적 이슈를 앞세우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이방인’이 아님을 대외적으로 재천명하는 컴백 무대가 될 것이다. 러시아 내 강경파로 알려진 게오르그 쿠나제 전 주한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전략적인 의도를 띠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와 정상적이고 비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주변 4강들은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붕괴되기를 바라지 않고 가능한 한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이곳 전문가들은 말한다.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 V P트카첸코 한국센터 소장은 “러시아가 바라는 한반도의 영구적인 지위는 한반도가 중립 자유독립국으로 남는 것”이라며 “주변 국가들은 한국이 통일되면 군사적·경제적 강국으로부상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외교아카데미 예브게니 바자노프 부원장은“한반도 주변에서 진정으로 남북 통일을 바라는 나라는 러시아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3년간 한국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러시아가 갑자기 한국에 미소를 보내는 것은 동북아 진출이 국가 경쟁력회복에 불가피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세계정치·경제·외교무대의 ‘들러리’로 남겨두려 하는 한 러시아는 유럽 중시의 대외정책을 수정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지역에 힘을 쓸 수밖에 없다고 바자노프 박사는 강조한다. 러시아와 한국은 닮은 점이 많다.첫째 한국과 러시아 모두97년과 98년 경제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를받았다.이후 한국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당선돼 공공·금융·기업·노사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 왔고 러시아는 푸틴호 이후 조세·금융·토지 분야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같은 유사점을 들며 남북한과 러시아와의 ‘3각경제협력’ 구도를 쌓으려고 한다. TSR 구상이 대표적이다.러시아가 북한의 발전소 건설에 지원하고 남한은 이를 북한에 대한 투자로 간주해 한국에 대한경협차관을 상환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TSR과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막대한 규모의 일본 자본이 연해주와 시베리아로 좀더 손쉽게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보즈넨스키 교수는 “한반도 주변의 다른 3강도 러시아처럼다목적 관심사를 갖고 남·북한에 접근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한반도 당사자들이 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쌍방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의 방한은 재수교 10여년 만에 한·러 양국 관계가 이념적,지정학적 고려를 떠나 진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발이 될 것이라고 이곳 전문가들은입을 모은다. mip@
  • 과외공부 부시 외교에 자신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국제문제에 문외한이라는 혹평을 떨쳐버리기 위해 ‘개인지도’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같은 개인지도로 국제문제에 대한 그의 이해가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취임 이후 CIA가 국제정세에 관한길잡이로 작성해 올린 10쪽짜리 ‘대통령일일 보고’를 읽는 것으로일과를 시작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CIA 고위 분석가의 브리핑을 들으며 외교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조지 테닛 CIA국장도 부시대통령의 외교 개인지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개인지도를 배경으로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외교정책에 대한공개발언을 시작했다.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 일본 영국이집트 요르단 독일 폴란드 이스라엘 등 세계 19개국 지도자들과 전화로 접촉하는 등 모험도 시작했다. 5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와회담을 갖고 국제외교 무대에 신고식을 치렀다. 16일에는 멕시코를방문하는 등 외교무대에서의 활동을 본격화한다. 한편 국제문제에 무지하다는 취임 전의 혹평은 부시 대통령에게 오히려 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인으로서 경력을 쌓아오는 과정에서 여러번 그랬듯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점수를 깎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아셈 정상 탐구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의 볼거리 중 하나는 모처럼 한 자리에모이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유럽과 아시아지역 정상들이 대륙간 벽을허물고 축제의 장에서 친분을 다진다. 아셈 정상들의 프로필은 각국 거물 정치인들은 물론,한편으론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가속도를 붙여온 국제정치의 세대교체 바람을 보여준다.물갈이는 특히 사회주의 정당 전통이 깊은 유럽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1997년 이후 대륙을 휩쓴 선거열풍을 타고 15개국 중 12개국에서 개혁적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중.아시아에서도 의미있는투표혁명이 이뤄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리오넬 조스팽프랑스 총리와 함께 유럽 신좌파의 삼두마차로 꼽히는 인물들.블레어 총리가 ‘제3의 길’이라는 명칭 아래 전통적 좌우대립 구도를 초월한 중도적 신좌파 노선을 개척했다면,슈뢰더 총리는 ‘노이에 미테(새로운 중도)’ 슬로건으로 이를 전 유럽에 확산시켰다.중산층 위주정책개발, 시장경제 포섭 등 21세기 유럽 사회민주주의의 방향타를제시한 인물들. 아시아쪽의 거물급 개혁세력으로는 주룽지 중국총리를 빼놓을 수 없다.98년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총리로 취임,국유기업·금융·행정 등 3대 개혁을 표방하며 중국대륙의 뉴밀레니엄 설계사가됐다. 71세 고령이지만 경제 혜안에다 개혁에 대한 비전,국제감각까지 갖춰 지난해 ‘아시아위크지’의 가장 강력한 아시아인 순위에서김대중대통령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아시아지역에서 선거 민주주의를 꽃피운 인물.와히드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에스트라다 대통령 역시 98년 선거에서 장기집권 여당에 예상을 뒤엎고 승리해 필리핀 건국 50년만의 역사적 선택으로 평가받았다.추안 릭파이 태국총리는 국민 신망 속에 92년 이래 집권해온 온건파 지식인. 버티 어헌 아일랜드 신임총리,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안토니오 구테레스 포르투갈 총리 등은 인권의 기여자로 유럽 현대사의 한페이지씩을장식하고 있다.노조 분규,정당내 갈등,정적과의 대치 등에서 뛰어난 해결사로 명성을 날려온 아헌 총리는 97년 취임 이후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개입,그간 갈고 닦은 중재력을 발휘해왔다.할로넨 대통령은 얼마전 북유럽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선출돼 화제가 됐다.노조변호사로 사회운동을 시작해 정계입문후 사회복지 및 남녀평등에 주력했으며,95년 외무장관 발탁 이후 국제사회에 인권개선의 목소리를 드높인 인권주의자.구테레스 총리는 99년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 의장으로 선출돼 유럽 신좌파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와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대통령은 아시아 고도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역들.90년 이광요로부터 고성장 기반과 총리직을 물려받은 고총리는 정보통신,첨단기술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싱가포르의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있다.마하티르 총리는 19년째 집권하며 말레이시아에 연평균 8% 고도성장을 안겨준 ‘경제통’이다. 인구 3억의 EU합중국 선장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은 이탈리아총리 재직당시 과감한 재정개혁으로 경제구조를 뜯어고친 인물.당시경험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부패스캔들로 출렁인 EU집행부를 제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사 사장 빌 게이츠와 세계 갑부 수위를 다투는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의 방한도 눈길을 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등 국제외교무대의 전통적 거물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시라크는 74년 이래 총리,국무장관,농무장관,파리시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프랑스 현대 행정의 틀을 만들어온 인물.모리 총리는 자민당내 미쓰즈카(三塚) 파벌을이끌어온 10선 정치인으로,지난 4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급작스런 서거 이후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손정숙기자 js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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