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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일부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로 촉발된 독도 문제가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관련 기술로 악화되어 한·일관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동해 표기 문제까지 겹쳐져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매우 예민한 문제이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한 조각의 영토라도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다. 또한 영토 문제는 국민들의 애국적 감성을 가장 예리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쉽게 단결시킬 수 있는 반면 쉽게 흥분시킬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본에 나라 전체를 통째로 빼앗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절실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독도 문제가 표면화되자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의 국민들이 일본에 분노를 표출했다.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실행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 본인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애국심의 발로일 것이지만, 실제로 독도 수호와 우리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토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 올 때마다 정부의 외교력이 질타를 당하곤 한다. 도대체 이렇게 명명백백한 일을 두고 정부는 왜 ‘조용한 외교’ 운운하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인가? 과거 ‘힘의 외교’ 시대에는 영토 문제는 대개 무력에 의해 결판났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강대국도 무력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칼로 무 베듯 해결되지 않는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건 애국심과 직결되어 있어 아무리 근거가 박약한 영토에 관한 주장도 이를 섣불리 포기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그러므로 현대의 영토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고, 정부들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우리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감정 표출은 어느 정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즉, 감정 표출의 대상을 너무 확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이 있고 일반 국민들도 독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데, 우리가 흡사 모든 일본인들을 적대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에 ‘한국의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될 때에는 그것이 정말 독도 수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고, 외양적으로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도발적인 모양을 띠지 않는 게 좋다. 정부로서는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한편,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절절한 애국심에 정부가 속시원하게 부응하기 어려운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통일 과정에서의 협조 확보 등 일본을 우리의 우방으로 묶어 둘 필요성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울릉도 방문 시도를 했던 자민당 국회의원 일행은 같은 날 같은 항공사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 그들은 그러한 해프닝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우리는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분쟁지역화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번 사건이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한·일은 난기류…한국 강경책에 묘책 없는 日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정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6자회담과 관련해 미국, 일본과 공동전선을 구축해온 우호관계가 상당한 난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국회의 독도특위가 독도에서 ‘영토수호대책 특별위원회’를 열기로 한 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0일 의회에 출석해 “극히 유감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돼 있어 냉정하게 대국적 관점에 입각해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그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은 강력한 조치로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한국에 제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한국 정부의 조치에 손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당혹한 기류가 역력하다. 자민당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도 우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해 성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양국 정부의 외교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국회 차원에서 의원들 간 접촉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의 남쿠릴열도 방문에 이어 자민당 의원 3명의 한국 입국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한국 정부도 동해 표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고민에 빠져 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빌 번스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난 자리에서 동해 표기와 독도 문제가 한·일 관계에서 갖는 의미와 함께 폭발성을 설명하면서 “신경 써 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미 국무부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도닐런 보좌관 등은 미국 정부의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이 오래된 기존 입장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이 면담에서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해양국의 입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난 20여년간 본격적으로 동해 표기 문제를 다뤄 온 이후 변한 것이 없다.”면서 “이 정부들만을 상대로 교섭한다고 당장 표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전 세계 지도제작 업체들을 접촉해 1~2%이던 병기율을 28% 정도로 끌어올린 것”이라면서 “일본 외교력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병기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제주 해군기지는 7광구의 전진기지/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제주 해군기지는 7광구의 전진기지/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지난 1968년 유엔 아시아극동 경제위원회는 중국과 일본이 해상영토 분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센카쿠열도에 아라비아해에 필적할 만큼 대량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발표하였다. 센카쿠열도뿐 아니라 동중국해 전역은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어도와 제7광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생존하는 나라이고 그 무역의 90% 이상이 바다를 이용하기 때문에 해상교통로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 남쪽의 바다는 국가 생존은 물론, 막대한 자원으로 인해 국가이익과도 직결되는 곳이다. 최근 외부운동가들이 제주도로 내려오면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급물살을 타게 되었고, 급기야는 야5당뿐 아니라 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까지 공개적인 반대운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해군기지 반대자들의 주된 논리는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의 대(對)중국 미사일방어망(MD)과 미군기지로 이용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실로 무지의 소치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지도만 놓고 본다면 중국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제주도에서 1차 요격하고 일본, 하와이, 미국 본토 등에서 차례로 요격하면 될 것 같지만 이는 무기의 성능을 무시한 2차원적 이야기다. 탄도미사일은 최대 사거리의 약 20~30%를 최대 고도로 본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미국 본토를 노리고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에는 이미 1000㎞ 이상의 고도가 된다. 이지스함에 장착할 수 있는 SM3 요격미사일의 사정 고도는 불과 150㎞에 불과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근처도 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 MD론이 논파되자 반대론자들은 최근 일본 요코스카에 있는 미국 7함대 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차 요격론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 하더라도 고도는 500㎞가량이나 되어 우리가 중간 요격할 수 없고, 명중 오차가 2~5㎞ 정도 되기 때문에 도쿄만(灣) 입구에 있는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강대국 중 하나인 일본의 수도에 미사일을 떨어뜨려 적으로 돌릴 위험부담을 안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반대론자들은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기지가 될 위험성을 지적하는데, 미군이 주둔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몇 배의 면적이 필요하다. 요코스카에는 9000명의 미군이 주둔하는데 면적이 무려 490만평에 이른다. 제주도 동쪽의 일본 사세보에도 200만평 정도의 대형 미군기지가 있다. 그런데 제주 해군기지의 면적은 14만 6000평에 불과하다. 이 면적에 그들이 주둔하는 데 필요한 각종 부대시설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100명도 주둔하기 힘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국민들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 총사업비 9776억원 중 이미 토지보상, 어업권보상, 항만공사비 등으로 14% 정도인 1405억원이 집행된 제주기지 공사를 중단한다면 그 손실은 누가 보전해 주는가? 그 손실보다 더 큰 남방해역 자원 쟁탈에서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해야 된다면 그 손해도 야5당이 보전해 주는가?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이어도까지 481㎞, 21시간을 가야 하는데 중국의 동해함대 기지에서는 14시간(327㎞), 일본 사세보 기지에서는 15시간(337㎞)이 걸린다. 그러나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8시간(174㎞) 만에 이어도에 갈 수 있다. 7광구 또한 마찬가지가 된다. 중국은 해양영토 획득을 위해 베트남을 침공하여 무력으로 서사군도를 빼앗은 전례도 있고, 지금도 수많은 해양영토 분쟁을 하고 있으며,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본 또한 7광구를 50년간 공동개발하기로 해놓고 고의로 미루고 있다. 이런 주변 강대국들과의 해양영토 취득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제주 해군기지는 필수적인 요소다. 군사력은 바로 외교력의 든든한 배경이 되는 수단이며 히든카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민들은 반대론자들의 감언보다는 국가와 우리의 미래를 위하는 마음으로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조속히 재개하도록 하여야 한다.
  • “이것이 한·미 찰떡동맹이냐”

    “이것이 한·미 찰떡동맹이냐”

    미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해 한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주장하는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대신 일본해 단독 표기가 국무부의 입장인가.’란 질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인 ‘일본해’를 우리 역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미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결정된 표기들을 사용한다. 그 바다에 대한 BGN의 표준 표기는 일본해다.”라고 덧붙였다. 극도로 민감한 영토 문제에 관해 분명하게 일본을 편든 것을 놓고 한국인의 정서를 헤아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인사들이 입으로는 한·미동맹을 ‘린치핀’(linchpin)이니, ‘찰떡’(sticky rice cake)이니 하면서 높이 평가했던 본심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한편 여당인 한나라당은 동해가 반드시 병기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10일 국회를 방문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동해 표기를 위한 협조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표도 9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일본해 단독 표기가 아닌 동해로 병행 표기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미국에 대한 배신감과 우리 정부의 외교력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유소희(24·여)씨는 “이제 여름 휴가도 일본해로 가고, 일출도 일본해로 가야 볼 수 있고, 울릉도와 독도도 일본해에 있는 섬”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이재연·이영준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주목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3일 남북한 등 27개국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연평도 문제를 명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국제회의에서 남북 간 충돌을 피하기로 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7일 “오는 2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 측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소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회의 결과로 도출될 의장성명에 연평도 문제가 명시되지 않을 것이며, 이 문구를 넣기 위해 외교 대결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은 남북 간 문제인 만큼 국제 무대로 끌고 가는 것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남북이 서로 주장하는 내용을 반영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ARF 회의에서 연평도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미 8개월이 지난 사건을 국제회의에서 다시 제기하는 것이 갈등만 유발할 뿐 외교적 효과는 별로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ARF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북핵 문제는 의장성명에 넣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기로 하면서 남북 간 대화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소식통은 “ARF에서 남북 간 별도 접촉을 갖기는 어렵겠지만 모종의 탐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평창, 꿈을 이루다] 세계 6번째 그랜드 슬램… 국가브랜드 새지평 열었다

    [평창, 꿈을 이루다] 세계 6번째 그랜드 슬램… 국가브랜드 새지평 열었다

    마침내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었다. 10년에 걸친 평창의 위대한 도전이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빅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단 6개국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으로, 스포츠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쾌거다. 동시에 대한민국도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스포츠 외교력 입증 뮌헨과 안시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우리에게 유·무형적으로 막대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유치위원회가 발표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개최는 전국적으로 약 20조원의 총생산 유발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의 5배, 2002년 한·일월드컵의 2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또한, 강원도 내에서만 11조원이 넘는 생산 유발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인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강원도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조 생산효과 19만명 방문예상 대회기간 중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19만명의 관광객들과 전 국민을 위한 기반시설 및 사회간접자본 구축 역시 함께 전개된다. 동계올림픽 등에서 거뒀던 성과에 견줘 늘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던 동계스포츠 시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폭 확충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동계스포츠에 대한 접근성의 향상은 강원도 평창을 전 세계적인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레저 문화를 제공함으로써 파생되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 역시 기대되는 효과 중의 하나이다. 국내 미디어 기술의 우수성도 전 세계에 뽐낼 수 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미디어와 스포츠의 융합은 언제나 방송 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 왔다. 한국의 방송 제작 기술 또한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치르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한국의 앞서가는 정보통신(IT)기술과 스포츠의 융합을 통한 유비쿼터스 경기장의 도입은 스포츠 중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 아울러 이번 유치전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는 한 단계 도약하게 되었다. 동계스포츠의 미개발지인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평창으로 초청하는 드림 프로그램은 비유럽권 국가들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곧바로 IOC 위원들의 표심으로 연결됐다. 이러한 노력으로 얻은 동계올림픽 개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많지 않은 기회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 유치의 전체 과정을 매뉴얼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런 경험의 축적을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위한 노하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전문 스포츠 외교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개설 역시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되는 과제이다. ●스포츠 스타 키워 저변 확대 또한, 대회 이후의 시설 활용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 프로젝트 추진을 통한 스타 발굴과 사후 활용을 고려한 경기장 설계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트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또 얼마나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는지를 지켜본 경험이 있다. 김연아와 같은 스타의 등장은 일부 종목에 국한되었던 국내 동계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발전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사후 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벤치마킹하여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한 경기장의 모델을 제시하여야 한다. 캐나다, 노르웨이 등 동계스포츠 강국의 사례들을 꼼꼼히 짚어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뉴 호라이즌’(New Horizon). 새로운 지평이라는 평창의 슬로건이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축하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올림픽사(史)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 더반 출격! 이번엔 태극기 휘날린다

    더반 출격! 이번엔 태극기 휘날린다

    “세 번은 울지 않겠다.”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표단이 드디어 ‘결전의 땅’으로 떠난다. 대표단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개최지를 결정짓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장소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향한다. 대표단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진선 유치 특임대사 등 IOC가 정한 공식 대표 100명과 지원단 80명이다. 토고의 수도 로메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ANOCA) 총회 참석차 먼저 출국한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은 2일 현지에서 합류한다. 유치전의 최전방에서 활약했던 이들은 “반드시 유치해 돌아오겠다.”며 결연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조양호 유치위원장 2년 전 평창유치위원장을 맡을 당시 어깨가 무척 무거웠다. 평창은 이미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 도전에서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이 될 세 번째 도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번 도전마저 실패로 끝난다면 강원도민을 포함한 국민이 받을 충격에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지난 2년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종착역에 다다른 지금까지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에 견줘 앞서면 앞섰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남은 기간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마지막 2시간, 마지막 2분 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 지금까지 정부는 평창 유치를 위해 대한체육회, 강원도, 민간 등과 합심해 IOC 평창 실사, 국제 행사 프레젠테이션(PT) 등 모든 유치 과정을 실수 없이 치러왔다. 무엇보다 남은 기간 실수하지 않고 치밀하고 신중하게 유치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은 물론이며 우리 스포츠 외교력을 총동원한 최적의 대표단을 구성해 현지에서 총력전을 펼 것이다. 또한 투표 당일 최종 PT를 통해 아시아 및 세계 동계스포츠 확산이라는 평창의 유치 명분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IOC 위원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이제는 평창’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 정부는 현지에서 꼭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 ●박용성 체육회장 2018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평창 유치를 위해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유치위원회는 물론 정부와 국회, 기업 등과 열심히 뛰어왔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민을 포함한 우리 모든 국민들도 뜨거운 유치 열망 속에 함께 뛰어왔다. 결전의 장소 남아공 더반으로 떠나면서 본인을 비롯한 모든 유치 관계자 일동은 동계올림픽을 기필코 평창으로 유치해 1988년 서울올림픽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제는 평창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은 7월 6일 더반에서 우리 대표단의 함성이 이곳 대한민국까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한마음 한뜻으로 간절히 기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김진선 특임대사 대학 입시를 치르고 합격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더반 총회에 참석한다. 특히 지난 두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더욱 초조하고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어느 때보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평창은 지난 수년간 IOC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시설 등을 대폭 보강한 데다 전폭적인 국민적 지지, 강력한 정부 지원,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확산이라는 명분 등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유치 후보 도시다. 이번엔 IOC 위원들이 표를 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처음 제안했고, 세 번째 유치 활동에 나선 만큼 그간 꼬인 매듭을 시원스레 풀겠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임하겠다.
  • 반총장 연임 한반도에 중요한 3가지 이유

    반총장 연임 한반도에 중요한 3가지 이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은 단순히 5년 더 유엔 수장으로 일하는 ‘개인적 영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의 연임은 향후 한반도 정세와 한국 내 정치·외교 지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다분히 한국적·한반도적 이슈다. 앞으로의 5년은 한반도 정세에 아주 중요한 시기다. 내년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이 모두 대선을 치르거나 권력이 교체되는 해다. 그만큼 내정은 물론 외교안보 정세가 극히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남북대화의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이는 북한 정권은 남한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3차 핵실험이나 추가 대남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북한의 경제난을 감안할 때 5년 안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한반도 급변사태 때 유엔의 리더십에 한국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어도 한국이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능하게 한다. 61년 전 북한의 6·25 남침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한국이 유엔군의 극적인 참전으로 기사회생한 역사를 돌이켜봐도 짐작할 수 있는 문제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반기문이라는 잠재적 대선주자가 사라졌다. 반 총장은 올 초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2.2%의 지지율로 박근혜(29.8%)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었다. 이런 잠재력을 갖고 있는 반 총장이 후보군에서 제외됨에 따라 차기 대선은 좀 더 예측 가능해졌다. 반면 2017년 12월 치러지는 차차기 대선에서는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2016년 12월 31일)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차기를 꿈꾸는 잠룡들은 이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국제기구 수장으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 국내 권력의 물망에 오르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드문 일이 아니다. 반 총장의 ‘10년 유엔 사무총장 재임’은 한국 외교력에 큰 자산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한국은 지난 1996~199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2년간 활동하면서 많은 외교적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다. 이 노하우는 북한의 핵실험,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안보리 제재안 도출 과정에서 활용된 것은 물론 5년 전 반 총장의 사무총장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발현됐다. 명실상부한 다자(多者)외교 전문가로 인정받는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당시 유엔에 파견돼 비상임이사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물론 한국인이 10년 동안이나 대표적인 국제기구 수장으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질 것이다. 특히 한국이 지향하는 국제 역학관계 조정자, 국제분쟁 조정자로서의 이미지도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를 잘 닦고, 한국 외교 지평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에너지·자원 외교, 개발 협력 외교를 확대하기 위해 젊은 신임 공관장 3인이 뭉쳤다. 11일 아프리카·중동 지역 공관의 공관장으로 임명된 유준하 주바레인 대사대리, 박종대 주우간다 대사대리, 이헌 주르완다 대사대리가 주인공이다. 이달 중 출국하기에 앞서 공관 재개설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접견실에서 만나 공동 인터뷰를 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자원 공관 재개설에 맞춰 선임 과장급이 공관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분관장 등으로 과장을 마친 외교관들이 임명된 사례는 있었지만, 3명의 ‘젊은 피’ 공관장은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어깨가 무거워 보였지만 눈들은 반짝였다. 다음은 공관장 3인과의 일문일답. →선임 과장급이 대거 공관장이 됐다. 지원 계기와 선발 과정은. -이헌 대사대리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 차원의 공관 재개설과 젊은 간부급을 발탁해 공관장 경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조직 내 필요성이 결합돼 인사가 이뤄졌다. 기존에도 공관 개설에 따른 대사대리 제도가 있었지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에너지·자원 외교 및 공관장 경쟁 강화 방침에 따라 확대된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 -유준하 대사대리 바레인 공관이 외환위기(IMF) 이후 1999년에 철수했는데, 현지 교민들의 공관 재개설 요구가 많았다. 다행히 여건이 나아져 공관이 다시 열리게 돼 의미가 크다. 중동 불안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신속 대응팀 차원에서 바레인에 다녀오는 등 그동안 준비를 해 왔다. -박종대 대사대리 개도국, 특히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유럽 선진국 공관업무에 이어 개도국 공관장 역할에 도전하게 됐다. 외교관이셨던 아버지(박영철 전 주말라위 대사)를 따라 우간다에서 2년간 생활했던 경험도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우간다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 →공관 개설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유 대사대리 공관 철수 당시 건물을 처분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백지상태에서 공관·관저 건물을 마련하고 현지 고용원도 채용해야 한다. 일단 호텔 방에 캠프를 차리고 혼자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속히 정식 대사관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대사대리 삽과 곡괭이를 다 들고 가야 한다.(웃음)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땅부터 열심히 파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 -박 대사대리 가족과 같이 가는데 현지 행정 인력 1명 외에 당장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 비서 역할을 시키려고 한다.(웃음) →경력이 화려한데 아프리카·중동 공관으로 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각오와 포부는. -박 대사대리 예전처럼 험지는 힘드니까 안 가려고 할 게 아니라, 한국 위상에 맞게 개도국 외교에 전념해야 국익도 신장시킬 수 있다. 한국이 국제적인 역할을 하려면 다른 선진국들처럼 개도국을 상대로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개도국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람을 느끼고, 우리 역량을 새롭게 발휘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유 대사대리 워싱턴 참사관으로 일하면서는 조직의 톱니바퀴 역할을 했다면, 작은 공관이지만 책임자가 되면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백지상태에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스릴과 성취감, 매력을 느꼈다. 미국과 중동 관계를 다루면서, 중동이 정말 중요한 지역인데 관심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아프리카 외교는 1990년대 초반 남·북 동시 유엔 가입 이후, 그리고 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공관이 문을 닫는 등 많이 위축됐다. 외교부가 경제외교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외교에 기여하게 돼 각오가 남다르다. 르완다는 엄밀히 말하면 자원·에너지 공관이라기보다는 한국처럼 인력 자원이 중요한 곳이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새마을운동 등 발전 경험을 더욱 알리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자원·에너지 공관으로 재개설된 공관의 첫 대사대리로서 역할은. -유 대사대리 바레인이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재스민 혁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만큼 현장에서 정세를 살피면서 한국이 앞으로 중동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본부에 건의할 것이다. 또 현지 교민들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에는 우리 교민이 300여 명 있다. 오랫동안 터전을 닦은 분들과 사업하는 분들, 봉사단원 등이다. 교민들을 위한 서비스는 물론, 에너지·자원 외교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르완다는 교민이 130여 명인데, 50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고 KT 직원 30명이 현지에서 광케이블을 깔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인력 개발에 관심이 큰 르완다에 한국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재외 공관이 155곳에 이른다. 하드웨어는 갖췄다. 소프트웨어 측면의 발전 방안은. -유 대사대리 예전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작은 공관이라도 기존의 틀에 매여 답보적이고 형식적인 역할, 본부 훈령만 따를 것이 아니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민·교민들의 기대 수준에 맞게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교민들의 말을 많이 듣고 고민하겠다. 에너지·자원 외교라는 기치 아래 현지 건설업체를 지원함은 물론, 어떤 사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는 에너지·자원 공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공관이다. 이미 선진국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뛰면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수 인원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다. 외교 수준을 높여 현지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 -이 대사대리 현지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본부와 공관 모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유기적인 협력과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부와 외교관 후배들에게 격려나 조언을 한다면. -유 대사대리 저희가 가는 것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 보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 후배들에게는 영어로 ‘vocation’(소명)과 ‘vacation’(휴가)이 있는데, 일을 즐기면서 하면 그것이 휴가가 된다는 취지로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외교관 일을 택했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뜻한 바대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본다. 당초 뜻했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 대사대리 주인 의식을 갖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고 나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더라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풀었을 때의 희열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열정을 갖고 해야 외교부 내 불찰로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프로 정신을 가져야 외교부가 큰 탈 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관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사대리 외교관 생활을 20년 했는데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언젠가부터 했다. 외교부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나도 죄인이라고 생각했다.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20년을 했고 과장도 했으니 나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는 외교부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창피함도 느꼈다. 그래서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불상사가 없었으면 하고, 더욱 열심히 그러나 겸허하게 생활하겠다. 인터뷰 도중, 외교부 인사과에서 이들이 대사대리로 공식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이 대사대리는 13일 가장 먼저 르완다로 출국하고, 박 대사대리는 오는 16일 우간다로 출국할 예정이다. 유 대사대리는 이달 중 출국하기로 하고 바레인 정부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험지 공관에 대한민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어깨에 한국 외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박근혜식 외교력 검증”

    “박근혜식 외교력 검증”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10일 인터넷 미니홈피에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유럽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9박 11일 동안의 유럽 특사 활동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대통령 특사로서 외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독일, 덴마크, 프랑스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 외교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리스와 포르투갈, 네덜란드를 방문했던 박 전 대표의 특사 활동에 대해 측근들은 큰 만족감을 보였다. 박 전 대표가 이번 방문을 통해 외교력을 검증받았으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특사 활동을 동행했던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외교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학재 의원은 “상대국을 치켜세우며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거듭 ‘고맙다’고 인사하는 박 전 대표의 외교술에 각국 대사들과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이 감탄을 하더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일 그리스 드루차스 외교장관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가 한마디 해 주는 것이 다른 나라의 열 마디보다 훨씬 영향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드루차스 장관은 “좋다.”며 지지의 뜻을 보였고, 박 전 대표는 곧바로 그리스어로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권영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방문국들에 대해 상당히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사실 세 나라가 우리와 절대적인 중요성을 지닌 관계가 아니어서 자칫 소홀할 수 있는데 각국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정치적 비중이 크다는 인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의원은 “동포 간담회나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정치적 철학을 밝혔고 교육, 외교 등 준비하고 있는 정책을 다지는 시간이 됐다.”고 평했다. 측근들은 이 밖에도 네덜란드에서는 공업과 농업 분야를, 그리스에서는 조선·해운, 신재생에너지 등 각국의 발달된 산업시스템을 익힌 것도 도움이 됐다고 해석한다. ●참여정부 시절 이수 혁 전 차관보 외교안보 참모진 가담 한편 참여정부 시절 6자회담 한국 측 초대 수석대표를 지낸 이수혁 전 외교부 차관보도 박 전 대표의 외교 안보 분야 참모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외교가 국력이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외교가 국력이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상하이 스캔들, 한·미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독도 영토 분쟁…. 여러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외교다. 그리고 하나같이 국가의 현안 및 장래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들이다. 한반도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지도를 펼쳐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우선 반세기 이상 계속되고 있는 남북의 분단과 대치 현상이다. 주변국으로 눈을 돌려 보자. 이해관계가 다른 강대국들이 에워싸고 있다. 중국·러시아와는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고, 일본과는 동해란 작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다. 안보는 물론 경제 등에 지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은 지리적으로야 태평양 저 너머 멀리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도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해도 우리는 이들 주변의 강대국에 비해 여전히 약소국이며, 특히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는 자주적 외교 노선을 펼친다는 것은 꿈같은 소리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이미 서독은 경제대국이었다. 하지만 서독의 외교적 입지는 그야말로 하잘것없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입지를 살펴보면 군사력의 강화만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남북 분단 상태에서 북의 예상치 못한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할 적절한 군사력의 보유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훌륭한 전문외교 인력을 하루속히 양성하는 것이 한반도의 현재와 장래를 위해 더 급한 일이고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지나친 교육열은 그것이 만들어 내는 부작용만큼이나 훌륭한 인재들을 여러 분야에서 배출했다. 지하자원이 별로 없는,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높은 교육을 받은 인적 자원은 유일한 자원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외교 분야의 인적 자원은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의 중요성에 걸맞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우리의 외교 수준이 갑자기 향상된 것은 아니다. 우수한 외교 인력을 외무고시란 한번의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는 것은 매우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훌륭한 외교관은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만들어진다. 로스쿨과 같이 장기적이고도 전문적인 교육을 전담할 외교학교의 설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해외의 여러 공관이나 국제기구 등에서 체계적이며 오랜 실습도 겸해야 한다. 외교란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외교 인력은 일찌감치 해외 실습 등을 통해 국제적 인맥 네트워크도 형성해야 한다. 한국인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종사하는 분야나 그 사회의 동화가 어느 정도이든 관련 국가에서 몸으로 체험하면서 획득한 현실 감각이 있다. 이는 전문 외교관들에게 부족한 점이다. 따라서 교포들을 특정 분야별로 주재 공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 특정 사안이나 프로젝트별로 전문 해외 교포를 계약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그들은 현지 물정에 밝고, 언어적으로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자기 분야에서 현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어느 하나 단순 방정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남북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가 자국의 이익은 물론 지역의 이익을 위해 블록화되고 있다. 동북아도 단순한 국가 간 협력의 차원을 뛰어넘는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볼 때 중국이나 일본이 전방에 나서면 주변 국가들의 견제나 위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두가 상당 부분 우리의 외교력에 달렸다. 동북아 통합과 그 큰 틀에서 통일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는 새로운 비전으로 무장한 전문 외교 인력을 서둘러 키워야 하는 이유다.
  • 특사 박근혜, 외교참모 직접 챙긴다

    특사 박근혜, 외교참모 직접 챙긴다

    28일 대통령 특사로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유럽 3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복지정책을 내놓은 박 전 대표는 외교·안보 분야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측근 의원들은 공언해 왔다. 과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정상외교 경험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외교력은 탁월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 분야 참모로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을 지낸 윤병세 전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말 발족한 국가미래연구원에는 윤 전 차관보와 함께 류길재 경남대 교수, 백승주 국방연구원 교수 등 10명의 전문가들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 전 차관보는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병기 전 안기부(국정원) 2차장의 추천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이 전 차장이 “출장을 다녀와 소개를 하겠다.”고 하자 그의 출장 중에 박 전 대표가 직접 윤 전 차관보와 연락해서 만났다는 후문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유기준·윤상현·구상찬 의원 등도 주요 외교 현안이 있을 때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구성됐던 외교안보 자문그룹에는 공로명 전 외교부 장관, 홍순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원로그룹이 주를 이뤘다.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론은 지난 2009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이 주축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핵의 완전 폐기를 주장하며 1998년 미국의 페리 프로세스와 같은 동북아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을 설득하기 어려우면 미국·중국·일본·러시아·한국 등 5자가 합의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구축, 핵 문제를 넘어선 전반적인 북한문제를 논의하자는 구상도 담겨 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 참모들 가운데 일부가 박 전 대표의 이번 특사 방문국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국가 재정의 악화로 디폴트 우려를 안고 있고 네덜란드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않아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서운함을 표시했던 나라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더욱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실상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브로커 ‘파랑’과 직접 통화해보니

    “베트남 새언니가 아이와 함께 사라졌는데, 도와주세요.” 25일 서울신문이 한 유명포털사이트의 국제결혼 카페에 도움을 요청하자 10분도 안 돼 브로커 ‘파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음에 그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기자가 “우리 오빠가 지금 아이와 도망간 새언니 때문에 폐인이 됐다.”고 말하자 브로커는 “전화 잘했다.”면서 “나는 경찰청, 출입국관리소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람이라 금방 알아낼 수 있다. 베트남 공안과도 친해 지금까지 4명의 아이를 찾아줬다.”며 자랑하듯 말했다. 이들 브로커들은 대개 결혼중개업자를 겸하고 있다. 파랑도 마찬가지. 무책임한 중매로 결혼 파탄의 원인을 제공하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다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찾아주겠다고 광고를 하는 대신 ‘국제결혼피해자지원본부’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피해자들이 올린 글을 보고 접근한다. 브로커들은 합의만 되면 현지 공안을 매수, 아이를 데려다 준다. 비용은 1000만~2000만원 선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의뢰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A씨는 2008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같은 해 10월 아이를 얻었지만 2009년 11월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나버려 지난해 파랑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브로커들이 돈을 받고 다른 나라에서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현지법상 불법이지만 실태 파악이 어렵다. 가족들이 신고를 꺼리기 때문이다. 조성민 한양대 법학과 교수는 “상대국에서 형사적으로 공조한다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 경우 강제성이 약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다.”면서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한·중관계 새봄 오나

    주중 한국대사가 1년 반 만에 대통령 측근에서 직업 외교관으로 바뀌게 되면서 우여곡절이 많은 대중 외교가 나아질 것인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주중 대사가 정치적 임명에서 커리어 외교관으로 바뀐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대중 외교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어는 물론, 대중 관계를 아는 외교관이 내정됐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읽힌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장 출신인 류우익 대사가 지난 2009년 12월 주중 대사로 임명됐을 때는 실세 대사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대중 외교는 지위보다는 인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정치권 출신 대사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중국 근무를 오래 했던 한 외교관은 “중국은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친분이 얼마나 쌓이고 신뢰가 생겼느냐에 따라 외교 관계가 이뤄진다.”며 “그런 의미에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것은 필수적이며, 정보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중 대사로 6년 7개월 재직, 최장수 대사를 기록한 김하중 전 대사는 유창한 중국어에다 폭 넓은 인맥으로 중국 고위층과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관계를 형성했다. 후임 신정승 전 대사도 한·중 수교 시 실무를 맡는 등 경험을 바탕으로 무리 없이 업무를 진행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난 21일 주중 대사로 내정된 이규형 전 주러시아 대사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사 내정자는 중국을 비롯, 일본·러시아·유엔 등에서 근무한 전천후 외교관으로, 다자는 물론, 양자 외교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북·중 관계와 미·중 관계가 미묘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신임 주중 대사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언어는 기본이고 중국과의 미묘한 관계를 풀 수 있는 외교력과 함께, 북한·미국 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외교 전략이 중요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중 외교가 심화되려면 주중 대사와 본부 간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기껏 도와줬더니 뒤통수… 日, 왜 한국 무시할까

    대지진·원전 누출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의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 및 물품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 한국의 뒤통수를 때렸다. 또 최근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방출하면서도 최인접국인 한국에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등 정보 공유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일본 지진 지원과 독도 대응은 별개로 한다는 원칙하에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계속 지원하고 있는데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안타깝고 섭섭한 생각이 든다.”며 “일본이 한·일 관계보다 영토 주장과 국가주의 강화를 선택한다면 미래지향적 관계로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한국의 지진 피해 지원에 감사하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발표 및 외교청서 발간 등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예정대로 진행하며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수위를 높였다. 특히 지난 5일에는 권철현 주일 대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독도 해양과학기지 설치 중단을 요청하는 등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 위한 속셈을 거듭 드러냈다. 또 지난 4일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 1500여t을 바다에 방출하면서 우리 측에 한마디 얘기도 없다가 4일과 5일 우리 측이 우려를 표명하자 6일 뒤늦게 관계자를 불러 설명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 측은 또 우리 119구조대를 가장 먼저 받아 가장 늦게까지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사태 수습을 위한 원자력 전문가 파견이나 공동 모니터링 등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원전 정보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차분하고 단호한 외교’를 앞세워 신중한 입장이지만 일본이 한국을 무시해도 이에 대응할 힘이 없고, 외교적으로도 무기력함을 보이면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 일본 순시선과 고의로 충돌한 혐의로 선장을 체포했으나, 중국 측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고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대한 거래 조사 등으로 압박하자 선장을 석방했다. 중국이 외교적·경제적으로 힘을 발휘하자 일본 측이 뒤로 물러선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세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돼 대일 외교 3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며 “특히 원전사고에 대한 공조는 외교적 역량을 발휘, 공동대처할 대화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습성이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에는 저자세이면서 한국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만큼 우리가 우위인 분야에서 외교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권대사 두번 박대만에 日외상 면담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가 1일 일본 외무성을 방문, 중학교 검정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우리 정부의 뜻을 전달했다. 권 대사와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상의 면담은 오전 10시 10분부터 15분간 이뤄졌다. 권 대사는 면담에서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라며 일본의 억지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마쓰모토 외상은 “한국 정부의 독도 시설물 설치 등이 일·한 관계를 어렵게 하지 않겠느냐.”고 맞섰다고 권 대사는 설명했다. 마쓰모토 외상은 지난달 30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직후부터 이틀간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권 대사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 측의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권 대사의 때늦은 외무성 항의 방문은 오히려 권 대사의 외교적 대응이 미흡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정부 간 서로 일정이 맞지 않으면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교적 결례라고만 볼 수 없다.”며 “일본 측에서 우리가 30일 오후 늦게 면담을 신청했고, 외상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방일 및 국회 일정 등으로 바빠 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교과서 관련 발표가 나올 때마다 주일 대사 또는 공사가 발표 당일 바로 외무성을 방문,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2005년 4월에는 라종일 주일 대사가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났고, 2008년 7월에는 권 대사가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나 항의한 뒤 본부의 소환 조치에 따라 일시 귀국했다. 권 대사는 3주일 이상 국내에 머무는 등 강력한 항의 외교를 펼친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외교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권 대사가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발표가 30일에 나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본 측의 거부로 항의 방문이 늦춰진 것은 사전에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한국의 대일본 지진 피해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권 대사가 의지만 있었다면 사전에 당일 면담을 충분히 추진했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한편 마쓰모토 외무상은 지난달 31일 국회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독도가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와 관련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는 우리 고유의 영토이기 때문에 우리 영토가 타국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우리 영토가 공격받은 것으로 취급된다.”고 밝혔다고 산케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jrlee@seoul.co.kr
  • “지진성금으로 이해 폭 넓혀 독도·교과서 문제 등 현안 긍정적 발전 계기 될 것”

    “지진성금으로 이해 폭 넓혀 독도·교과서 문제 등 현안 긍정적 발전 계기 될 것”

    한국인으로 일본 릿쿄대 부총장으로 재직 중인 이종원(58)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일 간에 놓인 여러 갈등이 상당히 완화되면서 양국 관계가 대립보다는 협조관계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일본이 향후 5년 정도는 대지진 피해복구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 외교력을 구사할 수 없다.”며 두나라 간에 껄끄러운 부분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는 “역사 문제 등 양국 간 갈등요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요인이 중심 문제가 아닌 주변 문제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심리적으로 밀접해졌다. 일본이 고전하고 있으니까 동아시아 문화권에 있는 한국이 일본과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일본이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많았는데 공격적인 측면이 약해질 것이다. 실제로 일본도 여러 분야에서 한국을 필요로 한다. 양국 관계는 대립보다는 협조 관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를 보더라도 큰 재난을 당하면 인접국가 간의 관계가 대립갈등보다는 협조부분이 많이 나타났다. 양국 간 갈등이 상당히 완화되고 중심 문제에서 주변 문제로 축소될 것이다.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 성금이 쇄도하는 등 온정의 물결이 넘치는 현상을 일본에서도 경이롭게 보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최근 대지진을 계기로 양국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는 보도도 했는데. -한·일 국교정상화가 지난 1965년에 이뤄졌지만 양국 간 보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다. 하지만 불과 23년 만에 양국 사회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이런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의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솟아 나온 것이다. 한·일관계가 감정적으로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기존의 한·일관계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나. -1990년대 이후 한국은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 20~30대 젊은이들은 일본 젊은이들에 비해 열등감이 없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국이 일본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할 것이다. →두 나라 국민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있지만 이번달 말에 문부과학성이 중등 역사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독도 영유권을 표기할 것으로 알려져 양국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양국 관계가 친밀하더라도 역사와 영토문제 등 현안은 남는다. 문제가 전부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지적을 할 것은 지적하고 외교적으로 대응을 할 것은 대응해야 한다. 일본도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독도 문제 언급을 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지금까지는 그런 현안들에 전부 휘둘렸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협조적 측면이 더 커지고 갈등적 측면은 축소될 것이다. →‘역사문제는 한두번의 사죄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역사문제는 프로세스(과정)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역사 인식은 잘 좁혀지지 않는다. 외교적으로 역사인식을 정리한다고 해도 양국 사회에 깔려 있는 개별적인 역사인식은 쉽사리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지 않는다. →대지진 이후 일본 정치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현 간 나오토 정권이 대지진 이후 위기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은 다음 달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고전할 것이다. 아마도 2~3개월 이후에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져 선거나 연립을 통해 정치적 틀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개혁·미국적 시각” 국가개발의장 지내

    리비아 반군 임시정부를 이끌 마무드 지브릴(59) 총리는 국제무대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1987년 아랍 최초로 리더십 양성에 관한 회의를 주최했고, 리비아 국가계획위원회 대표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서방과 대화가 통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전략계획과 의사결정’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이곳에서 강의를 해온 까닭에 서구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하고 영어에도 능통하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에서는 지브릴 총리를 ‘개혁적 마인드의 소유자’, ‘미국적 시각을 가진, 진지한 협상 상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터진 뒤 반군의 거점인 벵가지에서 결성된 국가위원회의 비상위원장을 맡으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 10일에는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국가위원회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지지와 승인을 이끌어냄으로써 외교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반군의 의회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모하메드 압델 잘릴(59) 위원장은 카다피 정권의 관료 출신이다. 압델 잘릴은 반정부 시위 이전에도 카다피 정권 내 가장 양심적인 인물로 평가 받아 왔다. 지난달 21일 카다피 정권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진압을 비난하며 법무부 장관직을 사임했다. 최근에는 1998년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사고가 카다피에 의한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압델 잘릴은 반정부 시위 전부터 정부 내에서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죄수들을 마구 잡아들여 가두는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이들의 석방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동부의 법무행정을 맡았을 당시 정권이 무고한 시민을 교수형에 처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한 적도 있었다. 온건하고 독실한 이슬람 신자로 알려진 그는 사임 직후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현재 카다피 정권에 의해 50만 디나르(4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미국, 리비아 공습 2선 후퇴 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에서 미군이 곧 2선으로 빠져 연합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참여한 전쟁에서 미군이 ‘조연’을 자처하기는 처음이다. 초유의 일인 만큼 미국 언론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리비아 전투 현황보다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주연 반납’ 결정은 전쟁 주도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91년 걸프전 이래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 2003년 이라크전 등 대형 전쟁을 잇달아 치르면서 미국은 돈을 너무 많이 썼고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필요 이상 많은 적을 만들었다. 미국이 체력을 소모하는 사이 중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등 신흥대국들은 부쩍 덩치를 키웠다. 가까이는 대영제국, 아주 멀리는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때 제국의 쇠퇴가 결국은 잦은 전쟁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경험도 있다. 더욱이 아직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아에서까지 주연을 맡는다면 미군은 3개 전장에 ‘겹치기 출연’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아무리 미군이지만 이것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게이츠 장관 등 군사전문가들이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군사개입에 회의적 태도를 보인 것은, 반미 정서 촉발 우려와 함께 이런 현실적 한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듯하다. 미국 내 정치적으로도 적극 참전은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별로 득될 게 없다. 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의회에서는 예산 삭감 여부를 놓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시 새로운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은 민심 이반을 자초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에 주연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짐을 나눠 지운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양보가 역설적으로 제국으로서 미국의 쇠퇴를 반영한다는 시각도 가능하다. 미국이 옛날처럼 힘이 아주 셌다면 이런 어정쩡한 배역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미 언론은 지금 ‘오바마의 지나친 동맹 배려인가, 아니면 외교력이 약해진 것인가.’를 주제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력’이라는 말을 ‘국력’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볼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부고] 90년대 ‘美 외교의 대명사’ 워런 크리스토퍼

    [부고] 90년대 ‘美 외교의 대명사’ 워런 크리스토퍼

    1990년대 미국 외교의 대명사처럼 한국 국민에게 그 이름이 각인된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신장암과 방광암에 따른 합병증을 앓아 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성명을 통해 “고인은 단호하게 평화를 추구한 유능한 외교관이자 꿋꿋한 공무원, 충성스러운 미국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는 기본적으로 협상론자였다. 그는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이 터지자 52명의 인질 석방 협상에 참여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국무장관으로서 1993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탄생시킨 오슬로 평화협정, 1994년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평화조약 체결, 1995년 보스니아 평화협정 중재 등에 참석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인 자유훈장(Medal of Freedom)을 받기도 했다. 크리스토퍼는 한국의 김영삼 정부와 클린턴 정부 당시 한·미 외교 마찰의 전면에 서 있었다. 1996년 8월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발생 직후 크리스토퍼는 “모든 당사자가 추가적 도발 행동을 말아주기를 촉구한다.”며 남북 쌍방의 군사적 행동 자제를 요청하는 발언을 해 대북 강경노선을 외치던 한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당시 독자적인 대북 군사적 응징까지 검토하던 김영삼 대통령은 “만약 일본이나 미국이 고도로 훈련되고 무장한 외국의 특수부대 침투를 받았다면 아마 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했을 것이고, 특히 미국은 벌써 그 나라를 공격해 이미 그 나라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며 크리스토퍼의 발언에 대해 불만을 피력했다. 당시 크리스토퍼는 김영삼 정부의 대북 군사행동을 막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카터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크리스토퍼를 가리켜 “내가 알았던 최고의 공무원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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