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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특파원 블로그] AIIB 부총재 홍기택 첫 연차총회 실종사건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차이나 월드 호텔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첫 연차총회가 열렸다. 창립 6개월 만에 열리는 총회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4개국에 대한 1호 투자를 의결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57개 회원국 대표들과 대표를 수행하는 각국 공무원들로 호텔은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내 회원국 대표로 기조연설을 했고, 내년 총회 개최지로 제주도가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 공무원들의 얼굴에는 야릇한 불안감이 흘렀다. 한국 몫으로 AIIB 부총재 자리를 꿰찬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등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색이 역력했다. 홍 부총재는 얼마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부실 지원은 청와대·기획재정부·금융당국이 결정한 행위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재가 등장하면 기자들이 달라붙어 대우조선 부실 문제를 물을 게 뻔하고, 나타나지 않으면 잔칫날에 주인이 사라진 것과 같은 꼴이 되는 고약한 상황이었다. 이날 홍 부총재는 결국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홍 부총재는 AIIB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AIIB가 채용한 개인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유 부총리도 ‘홍 부총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만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정말로 홍 부총재는 한국과 상관없는 AIIB 소속의 개인에 불과할까?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 보자. 한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AIIB 가입을 결정했다. 미국 중심의 금융 패권에 도전장을 낸 중국은 한국의 가입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 AIIB의 5개 부총재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하려고 우리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그 결과, 중국은 프랑스의 거센 반발에도 리스크 담당 부총재 자리를 한국 몫으로 돌렸다. 투자금 환수가 불투명한 개발도상국에 인프라 투자를 하는 AIIB 특성상 리스크 담당 부총재는 핵심 요직이다.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수주를 다툴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훗날 AIIB가 북한 투자에 나설 때를 가정한다면 AIIB에 부총재가 있느냐 없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낙하산’으로 산은에 들어갔다가 다시 ‘낙하산’으로 AIIB에 입성한 홍 부총재가 지금 AIIB에서 한국의 위상을 오히려 깎아내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첫 총회에 참석하지도 않은 부총재가 한국 검찰과 국회로 불려다니기라도 한다면 AIIB는 그 자리에 다른 국가의 대표를 앉힐지도 모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朴대통령 “비핵화 없는 北의 대화제의, 국면전환 위한 기만”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북핵 문제와 관련,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대화 제안 등 국면전환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핵 능력 고도화를 꾀해 왔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성급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서 모처럼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모멘텀을 놓친다면 북한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뿐”이라면서 “정부는 확고한 방위능력을 토대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 “국제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 대(對) 북한의 구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라는 지난한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의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단합된 입장하에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대화 공세에도 대북제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북 군사 당국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화 공세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안보 문제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가 없고 남북 주민 모두가 자유와 정의, 인권을 누리는 통일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 남북이 보다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누리는 길을 열어 가는데 제20대 국회가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진행된 이란과 아프리카·프랑스 순방과 관련, “제가 이런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리카 정상외교와 관련, “새마을운동은 그들의 국가발전전략이 되었고 보건과 음식과 문화를 융합한 코리아에이드(Korea Aid)는 우리 대한민국의 세계를 향한 인류애를 상징하는 모델이 됐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
  • 中 보란 듯…대만 총통, 미·일 주재 대표부 대표를 ‘대사’로 호칭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최근 선임된 미국과 일본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를 수교 국가의 공관장을 의미하는 ‘대사’로 불러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9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민진당 당사에서 열린 주일 타이베이(臺北)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로 선임된 셰창팅(謝長廷) 전 행정원장(총리) 환송식에서 “오늘 우리가 여기서 셰 대사를 환송하는 것은 대만과 일본 간 관계가 신기원에 진입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셰)창팅 형님에게 힘을 내라고 요청한다”며 “우리는 모두 어떠한 요구가 있더라도 당신의 방패가 되고 함께 힘을 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셰 대표는 이날 일본 정부의 환대 속에 도쿄에 도착했다.  일본 언론은 전직 대만 총리가 외국 주재 대표로 선임된 것이 처음이라며 대만-일본 관계를 중시하는 차이 총통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과 수교를 맺기 위해 각각 1979년과 1972년 대만과 단교했고, 대만은 대사관이 아닌 대표부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대만은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상대국과의 마찰을 피하려고 정식 국가간의 관계에서 사용되는 대사라는 호칭 사용을 자제해왔다. 따라서 주일 대표를 대사로 부른 배경은 중국에 대응한 친일 노선의 표현이자 대만 외교력 강화를 담은 제스처로 풀이된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달 가오스타이(高碩泰) 전 주미 부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자리에서도 전임과 신임 대표를 모두 ‘대사’라고 불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대해 지난달 25일 “대만 지구가 미국과 민간, 비공식 관계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주재 기구와 책임자의 신분과 지위는 매우 분명하다”고 반발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밖에도 대만과 외국의 원수(정상)가 대면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원수 외교(정상 외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탈 중국·대만 정체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달 말 파나마와 파라과이를 순방하는 길에 미국을 중간 기착하는 ‘경유 외교’로 중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피하면서도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한·일, 북핵 협력과 과거사 문제 투 트랙 접근을

    북핵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 전선에서 크고 작은 틈이 여러 군데서 벌어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를 북핵 제재 대상 기업으로 지목하자 중국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만난 한·일 국방장관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문제에서 엇박자를 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공동보조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사에 대한 불신으로 서로 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또 결정적 국면에서 북한에 뒷문을 열어 주는 악습을 되풀이할 조짐이 아닌가. 한·일 양국이 북핵 협력과 과거사 협상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으로 국제 공조의 빈틈을 메울 때다.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려면 협상이든 제재든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관건이다. 특히 이란 핵문제 타결 사례를 되짚어 보더라도 일사불란한 제재가 생명이다. 그런 맥락에서 작금의 미·중 갈등이 매우 걱정스럽다. 사드 한반도 배치나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에 중국이 사사건건 딴죽을 걸면서 제재 공조에 누수가 생기면서다. 어제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 부참모장은 아시아안보회의 주제 연설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개리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선 “능동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려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그물망처럼 촘촘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말까인데 가장 큰 지렛대를 가진 중국이 어깃장을 놓고 있는 꼴이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우리로선 매우 실망스러운 노릇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을 삐걱거리게 만들 우려를 무릅쓰고 대중 설득에 공을 들여 왔지 않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날 미 조야 일각의 의구심을 뒤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올랐다.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방 해역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연평도 어민들에 의해 직접 나포되는 황당한 사건의 원인(遠因)도 뭐겠나. 북핵 공조를 위해 중국과는 가급적 마찰을 피하려 한 관성이 낳은 부산물이 아니겠나. 그간 우리 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식 불법 조업이 다반사였지만, 우리 해경이 무력을 동원한 제재와 나포에는 매우 신중했다면 말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효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중국의 ‘마이웨이’는 배신감을 느낄 만한 상황 전개다. 정부는 대중 설득 노력과는 별개로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국제 공조 강화에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한·일 간 북핵 협력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다. GSOMIA도 2012년 체결 직전에 보류된 사안이다.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 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국의 모호한 태도로 중대 기로에 선 상황이다. 우리는 한·일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한·미·일 대북 정보 공유에 추호도 허점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김정은, 외교라인 ‘실무通’ 정비… 대미 접촉 의지

    김정은, 외교라인 ‘실무通’ 정비… 대미 접촉 의지

    7차 당대회서 외교 엘리트 약진 전문가 “외교적 여백은 적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인물” 평가 제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북한의 외교라인이 정비되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외무상에서 당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리수용과 외무성 부상에서 외무상에 오른 리용호가 그 중심에 있다. 지난 9일 폐막한 당 대회에서 외교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외교라인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는 김영남, 리수용, 리용호 등 전·현직 외무상 3명이 모두 위원으로 유·보임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8일 “이번에 외무상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진입하게 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까지 외교 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나 외교 엘리트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부위원장은 2014년 외무상으로 전격 발탁된 뒤 국제기구에서 침묵을 지키던 전임자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며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에서 북한 외무상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하는 등 대미외교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외교에도 공을 들여 왔다. 특히 리 외무상은 6자회담을 경험한 대미·다자외교 실무자다. 이 때문에 리 외무상의 중용에는 북핵 문제, 평화협정 등에서 미국, 유엔 등과 접촉면을 늘려 나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리 외무상에 대해 ‘외교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리 외무상에 대해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리 외무상에 대해 “미국과 협상 국면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외교적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 리 외무상을 만난 적이 있는 한 외교부 관계자도 “리용호는 다른 북한 외교관들보다 협상 태도가 세련되고 유연한 면도 있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면 쉬운 인물이 아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정책도 ‘핵보유’, ‘핵강국’에 맞춰진 만큼 리 외무상이 미국 등을 상대할 외교적 여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기존의 외교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리 외무상도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리 부위원장과 다를 바 없이 자리만 지키다 물러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트럼프 당선돼서라도 대한민국 정신 차려야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트럼프 당선돼서라도 대한민국 정신 차려야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 주한 미군 철수한다며?” “우리도 핵 개발해야겠구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선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할 때는 그저 실없는 농담으로 주고받았다. 그런데 그것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한국, 미국은 미국이라는 식의 트럼프가 유일 동맹국의 대통령 당선? 당황스럽지만 역으로 생각하자.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래에 대한 꿈도 비전도 없이 우물 안에 갇혀 개구리 싸움만 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도록 만드는 강력한 외부의 충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 전쟁할 준비 돼 있어? 2010년 8월 31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의 오찬. “우리 군이 큰일 났습니다. 상층부는 정치만 생각하고, 중·하층부는 재테크만 생각하고….” 천안함 사건 이후 군 상황을 점검하고 한 말이었는데, 몇 달 뒤에 다시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다. 1993년 감사원을 출입할 때 차세대 전투기 선정 등 각종 군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처벌이 이뤄졌다. 지난해 검찰의 방산비리 합동조사 결과를 보니 군은 22년 동안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 10월 두 번째 정치부장을 맡고 나서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군 개혁 시리즈를 시작했다. 인사, 훈련, 무기체계, 군납, 병영 등 각 분야의 문제점을 세세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이었다. 파장도 컸고 국방 전문가 등 주변의 격려도 있었다. 그러나 좋은 기사로만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군은 내부의 힘으로 개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국방을 미군에 의존하면서 한국군이 전투조직이 아니라 행정조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63만명의 인력에 연간 39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그리고 평소에 별다른 임무도 없는 행정조직. 문제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주한 미군 철수 문제가 공론화되면 우리 군은 스스로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쯤 되면 군도 바뀌지 않을까. #외교, 이제 ‘냉온탕’에서 나와라 외교부를 출입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내면서 훌륭한 외교관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교는 그다지 훌륭하지 못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냉온탕’이라 불리는 하향평등주의적 순환 인사의 결과다. 외교부에 워싱턴 근무를 한두 번 경험한 자칭 미국통은 너무나 많지만, 20~30년을 몰두한 진짜 미국 전문가는 거의 없다. 둘째는 그러면서도 미국에 편중된 외교력 때문이다. 윤병세 장관, 임성남·조태열 차관,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형진 차관보…, 외교부의 고위 간부 전원이 미국통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 어학연수도 기피하는 나라가 됐고, 중국은 김하중 대사의 퇴임, 황정일 공사의 사망 이후에 제대로 된 ‘베이징 스쿨’조차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우리는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러시아와 의전을 걷어치우고 진짜 맨 얼굴로 외교 전쟁을 해야 한다. 외교부에 그럴 준비가 돼 있을까? #정치, 우물 밖에서 날아온 돌 맞는다 야당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보다는 당권에 관심을 가진 집단으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제 보니 여당도 그러고 있었다.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세계는 빛의 속도로 변해 가고 있는데, 한국의 정치는 좁디좁은 우물 안에서 난쟁이 키 재기식 경쟁만 벌이고 있다. 국민은 새로운 비전, 새로운 세상을 목말라 하는데, 정치인들은 아직도 20세기식 이념·지역·세대의 싸움 틀에만 갇혀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물 밖 세상에 엄청난 변화가 오고, 우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우리 정치인들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물 안 싸움에서 이겨 봤자 모두의 생존이 위태롭다는 사실도 짐작은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라도 대안을 제시할지 모른다. 우리 국민도 우물 안에서 해답을 찾을지, 아니면 아예 우물 밖에서 해답을 찾을지 고민할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겸 정치부장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오바마 측근들 끊임없이 공략…日 ‘외교력 승리’ 자축 분위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외교력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결정된 지난 10일 밤 “일본 정부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피폭지 방문의 중요성을 호소했다”며 외교적 성과를 숨기지 않았다. 핵무기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실현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비핵화 희망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는 비핵화와 핵군축의 실현을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들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비핵화에 대한 프라하 선언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에게 핵무기로 인한 비극을 보여주는 히로시마에 대해 호소해 왔다. 아베 정권 전에도 히로시마의 비극과 이에 대한 각국 지도자 방문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국제 여론에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미, 北 5차 핵실험 때 민생 품목도 제재 검토”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25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추가 제재안에 대해 “이미 한·미 양국이 세부적인 분야까지 상당한 준비를 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추가 핵실험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추가 제재에 즉각 직면할 것이라고 고강도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리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어떤 추가 도발이 있을 때 어떤 제재를 했으면 좋겠다는 세부적인 검토가 돼있다”며 “한·미가 내부적으로 검토한 추가 제재 리스트를 이미 공유하며 협의 중인데, 실제 (핵실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하나의 조율된 입장으로 여타국과 협의하는 수순을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추가 제재 시 안보리 결의 2270호에서 예외로 규정한 민생 목적 품목들까지도 경우에 따라 제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예외를 남겨놨는데 이게 악용되는 듯한 증거가 축적되면 우리로서는 최대한 (빈틈을) 메우는 노력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당대회의 해외 사절단에 대해선 “지금까지 여기 참석하겠다고 알려진 나라는 거의 없다”며 “초청을 받은 동남아 어떤 나라의 고위 인사는 (우리 측에) 그런 행사에 갈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이 이미 기술적 측면에서는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지도부의 결정만 기다리는 상태로 보고 있다. 이에 한·미·일 공조는 물론 중·러와의 전략적 연대를 통해 이를 억지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차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도 이 같은 취지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CICA에서 북한 관련 문안이 추진된 적이 없지만 이번에 이를 포함시키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G7외무장관 히로시마 피폭지 방문 … 아베 ‘핵 피해자’ 꼼수?

    새달 오바마 방문 위해 외교력 동원 “피폭 강조해 정당성 끌어올리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주요 7개국(G7)의 외무장관들이 원자폭탄 피폭 현장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NHK는 3일 오는 10~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외무장관회의 기간에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 외무장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피폭지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들 G7 외교장관은 원폭이 떨어진 원폭 돔과 이를 중심으로 건설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및 원폭자료관을 단체로 방문해 원폭위령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와 함께 핵 군축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정리한 히로시마 선언을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 발표하고 이에 ‘핵무기의 비인도성’ 등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의 주장을 넣기 위해 관련국들과 조정하고 있다. 교도통신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세계 지도자가 피폭지를 방문해 피폭 실상을 접하는 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는 기운을 북돋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부터 핵 군축·비확산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 나아가 일본 정부는 오는 5월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일본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피폭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는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의 피해를 강조하는 동시에 핵 문제 및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도덕적 정당성과 외교적 영향력 등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아베 신조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왜 원자폭탄을 맞게 됐는가”를 강조하며 역사에 대한 각종 기술을 뜯어고쳐 “핵의 피해자”란 점만을 강조하려고 시도해 왔다. 이번 G7 외무장관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및 원폭자료관 방문도 그런 점에 활용하려는 시도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주민 인권문제 적극 제기해 北 변화 이끌어야

    북한이 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6발을 쐈다.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이번 ‘결의안 제2270호’는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안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동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김정은 정권이 여하한 제재도 감수하면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가뜩이나 곤궁한 북한 주민들일 수밖에 없다. 그제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북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적극 공론화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때라고 본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육·해·공 입체 검색을 포함해 촘촘한 제재 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빈틈없는 이행을 전제로 국제사회가 북측에 ‘체제 유지냐, 핵 보유냐’를 선택하도록 압박한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이 동해상 도발이라는 어깃장을 놓은 배경은 뭘까. 중·러가 결국 뒷문을 열어 줄 것으로 보는 등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습 왕조’나 다름없는 김정은 체제가 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게 근본적 요인이란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측에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실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경제 제재로만 충분하지 않음은 불문가지다. 역대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랬듯이 ‘인권 카드’를 포함한 가용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주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라고 백번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였지 않은가. 때마침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문제 등을 의제로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우리의 인권 상황을 지목하는 회의에 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측의 이런 인권이사회 보이콧 선포야말로 인권문제가 북한 정권의 급소임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국제사회에서 북의 인권문제를 우리가 앞장서 제기할 때 경제 제재안도 상승 효과를 얻을 듯싶다. 예컨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발의 후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간 우리 내부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세력도 적지 않았다. 이들을 죄다 종북으로 몰아선 안 되겠지만, 북한 정권을 자극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주민의 1년치 식량을 조달할 돈을 장거리 미사일 한 방으로 날리곤 하는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라.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판 극단적 전체주의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핵문제도, 인권문제도 영구미제로 남게 될지 모른다. 냉전기에 주민을 탄압하던 구소련이나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권이 국제 여론의 지탄과 함께 무너진 전례도 있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 “국제사회 한목소리 北규탄”… 대북 옥죄기 5자 공조 강조

    “일부 국가 北 외교 관계 재검토” 중·러 역할론 따로 언급 안 해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한·미·일·중·러 5자 간 공조를 강조했다. 또 최근 중·러 측에서 연일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한·미 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가 ‘대북 억제력’ 유지 차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 등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러의 ‘역할론’을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이날 연설이 국회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대외적으로 예민한 문제는 구태여 부각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금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차 핵실험 이후 이미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북한 도발을 규탄했고 최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비판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유엔 안보리에서는 역대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도출해 가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미국 상·하원이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까지 포함해 통과시킨 대북 제재 법안과 일본 및 유럽연합(EU)의 대북 제재 준비 상황까지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우리 정부와 보조를 함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은 북한과의 외교 관계까지 재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에 우호적인 일부 국가들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조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북핵 실험 이후 30여개 국가, 국제기구가 북한과 고위 인사 교류, 공관 개설 문제, 대북 협력 사업 등에 대해 보류 내지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에 대해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연합 방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며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국제사회 공조를 강조함에 따라 계속해서 우리 외교력은 한반도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 공조 강화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핵 국면 이후 5자 당사국 중 한·미·일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목소리를 낸 반면 중·러는 대북 제재 등에 다소 온도 차를 보이고 있어 ‘한반도 평화’라는 5자의 공감대를 구체적인 결과물 형태로 도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강조하며 “중·러와의 연대도 계속 중시할 것”이라고 분리해 언급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쿠바 위기에서 배우자/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쿠바 위기에서 배우자/박홍환 논설위원

    1962년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며칠간 수십억 년 지구사에 운명적 찰나로 기록될 사건이 벌어졌다. 전 세계를 핵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은 쿠바 미사일 위기다. 취임 2년차인 45세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지상군을 남진 배치하고, 함정들을 카리브해로 집결시켰으며, 데프콘2를 발동해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출동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쿠바에 대한 강력하고도 대대적인 봉쇄가 실시됐다. 처음부터 대응책이 확고했던 건 아니다. 정보 입수부터 며칠간 ‘매파’와 ‘비둘기파’ 간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다. 소련이 미국 코밑인 쿠바에 대미 공격용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정보가 케네디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은 그해 10월 16일이다. 케네디는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 집행위원회, 이른바 엑스콤을 소집했다. 엿새간의 비밀회의에서 미사일 기지 공습, 쿠바 침공, 해상 봉쇄 등 다양한 대응책이 나왔다. 회의 초기에는 항상 그렇듯 강경파 군 인사들의 목소리가 우세했다. 이들은 즉각적인 공습과 침공을 제안했다. 의회 내 강경 세력도 케네디를 압박했다. 하지만 케네디는 전쟁 발발 때의 치명적 결과를 우려한 온건파들과 뜻을 같이했다. 최종 결심을 굳힌 케네디는 10월 22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쿠바로 향하는 미사일 관련 물자의 해상 검역을 골자로 한 대응책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케네디의 연설은 솔직, 단호했다. 그는 우선 미국 연안에서 17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나라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소련의 ‘파렴치한 도전’과 전쟁 위험을 국민들에게 솔직하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그 같은 도전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소련 지도자였던 흐루쇼프를 상대로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 중단을 호소하는 등 여지를 남겨 뒀다. 즉각 “해상 봉쇄는 전쟁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던 흐루쇼프는 나흘 만에 미사일 배치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윽고 미국이 터키에 배치한 중거리 핵미사일 동반 철수를 전제로 소련은 쿠바에 배치한 미사일을 철수했고, 핵전쟁 위기는 막을 내렸다. 이 같은 쿠바 미사일 위기 해소 과정은 너무도 극적이어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영화 소재로 차용되곤 한다. 북핵·미사일 위기를 껴안고 사는 우리로서는 쿠바 위기를 반추할 때마다 느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냉전이 해소된 지 30년이나 흘렀는데도 여전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현실이 괴로울 수밖에 없지만 언제까지 자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북의 핵무기는 곧 실천 배치된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로 이어진 이번 북핵·미사일 위기 국면의 우리 대응은 우려할 만하다. 미국이 쿠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교안보팀의 정확한 분석과 조언, 리더의 솔직한 고백,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지지 등에 기인한다. 우리의 위기 대응은 어떤가. 외교안보팀은 우왕좌왕했고, 정치권은 분별없는 주장을 쏟아냈으며, 국민은 양분됐다. 4차 핵실험 직후 외교안보팀은 중국의 대북 ‘지원사격’을 장담했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공들였던 대중 외교는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 흐루쇼프의 유연성을 확신했던 미국과의 차이점이다. 얼마나 다급했던지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임금의 핵개발 전용’ 증거 논란까지 자초했다. 정치권은 더욱 가관이다. 여당에서는 핵무장론을 넘어 김정은 제거론까지 나왔다. 야당은 시대착오적인 북풍 기획설 전파에 열중했다. 힘을 하나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놓고 국민 여론은 갈라졌다. 결국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4차 핵실험 이후 41일이 지났지만 만시지탄이라고 할 것은 없다. 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통해 직접 북핵·미사일 위기의 실상과 그동안의 대응을 설명하고 초당적인 협력과 국민 단합을 호소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북핵·미사일 위기는 길고 먼 시공간적 간극만큼이나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기를 대하는 자세까지 달라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말 한마음, 한뜻으로 북핵·미사일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 [전문] 대통령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전 10시부터 30분 간 국회에서 ‘국정에 관한 국회연설’을 했다. 다음은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위기감에 대해 정부의 대처 방안을 설명드리고 국회의 협력과 동참을 당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새해 벽두부터 4차 핵실험을 감행하여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평화에 대한 기대에 정면도전을 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가 논의되는 와중에  또 다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까지 공언하고 있는 것은 국제 사회가 바라는 평화를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극단적인 도발행위입니다.  만약 이대로 변화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수없이 도발을 계속해 왔습니다.  최근만 하더라도,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소중한 우리 장병의 목숨을 빼앗았고, 연평도 포격 도발로 우리 영토에 직접적인 무력 공격을 가했으며,  작년 8월에도 DMZ 지뢰와 포격 도발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떻게든 북한을 변화시켜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상생의 남북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저는 국정의 무게중심을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기반구축에 두고 더 이상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자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북한의 핵은 용납하지 않고  도발에는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되,  한편으론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기조를 표방했습니다.   2014년 3월에는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여 민생, 문화, 환경의 3대 통로를 함께 열어갈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작년 8월에는 남북간 긴장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도 고위 당국간 회담을 열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UNICEF, WHO 등 국제기구에 382억원과 민간단체 사업에 32억원을 지원해서 북한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작년 10월에는 북한 요청에 따라 우리 전문가들이 금강산을 방문하여 산림병충해 방제사업을 실시하였고,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개성만월대 공동조사‧발굴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그 밖에도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협력도 적극 지원해 왔습니다.  작년 8월에는 경원선 우리측 구간에 대한 복원 공사를 착수했고,  북한 산업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구상도 착실하게 검토해왔습니다.   돌아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만도 총 22억 불이 넘고 민간 차원의 지원까지 더하면 총 30억불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정부의 노력과 지원에 대해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대답해 왔고,  이제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며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며,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4차 핵실험이후 이미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북한 도발을 규탄했고,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비판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유엔 안보리에서는 역대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도출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의회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별도 법안을  전례 없이 신속하게 통과시켰고,  일본과 EU 차원에서도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북한과의 외교관계까지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의 1차적인 피해자는 바로 우리이며,  이 문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 역시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수시로 대남 핵공격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을 위협해 왔습니다.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 이후 우리 측을 향해  ‘핵불소나기’, ‘핵참화’, ‘핵공격’, ‘핵전쟁’, ‘핵보복타격’ 등  핵무기 사용 위협을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오래 북한의 위협 속에 살아오면서  우리 내부에서 안보불감증이 생긴 측면이 있고, 통일을 이뤄야 할 같은 민족이기에  북한 핵이 바로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더 이상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과  국제사회에만 제재를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하여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를 이끌고,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이번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외화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입니다.    잘 아시듯이, 개성공단을 통해 작년에만 1,320억 원이 들어가는 등 지금까지 총 6,160억 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김정은의 체제유지에만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북한으로의 현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하면서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했던 것은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무사귀환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 중단 당시, 우리 국민 7명이 한 달 가량 사실상 볼모로 잡혀 있었고, 이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피 말리는 노력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 국민들을 최단기간 내에 안전하게 귀환시키기 위해 이번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알릴 수 없었고,  긴급조치가 불가피했습니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자와 설비 반출 계획을 마련하고 북한에 협력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예상대로 강압적으로 30여분의 시간만 주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피땀흘린 노력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입주기업들이  공장 시설과 많은 원부자재와 재고를 남겨두고 나오게 된 것을 저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개성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뜬눈으로 걱정해야만 하고,  우리 기업들의 노력들이 북한의 정권유지를 위해 희생되는 상황을  더는 끌고 갈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부는 입주기업들의 투자를 보전하고, 빠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갈 것입니다.  남북경협기금의 보험을 활용하여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의 90%까지 신속하게 지급할 것입니다.   대체 부지와 같은 공장입지를 지원하고, 필요한 자금과 인력확보 등에 대해서도 경제계와 함께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합동대책반을 가동해서  입주기업 한분 한분을 찾아다니면서 1:1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공조는 물론  한・미・일 3국간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도 계속 중시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5자간 확고한 공감대가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도 한반도가 북한의 핵도발로  긴장과 위기에 빠지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 공감대가 실천되어 갈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조치가 취해진다 해도 그 효과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자기 자리를 잡고  결연한 자세로 제재를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뒷받침될 때 나타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각종 도발로 혼란을 야기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선전·선동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원인보다는  ‘북풍의혹’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에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균열에도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북한의 도발로 긴장의 수위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데 우리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안보위기 앞에서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위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 달라고 한 것이지  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장성택과 이영호, 현영철을 비롯해  북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잇따른 무자비한 숙청이 보여주듯이,  지금 북한 정권은 극한의 공포정치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은 예상하기 힘들며,  어떤 극단적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철저한 대비를 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국민 모두의 결연한 의지와 단합, 그리고 우리 군의 확고한 애국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국민여러분의 안위를 지켜낼 것입니다.  국민여러분들께서도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대응을 믿고,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앞으로 정부는 북한의 불가측성과 즉흥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모든 도발 상황에 만반의 대비를 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확고한 군 대비태세 확립과 함께  사이버 공격, 다중시설 테러 등의 비군사적 도발에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0일 발표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입니다.  국회의장님, 국회의원 여러분,  북한이 언제 어떻게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지 모르고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위험에 국민들의 안전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제가 여러 차례 간절하게 부탁드린 테러방지법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막기 위한 북한인권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의 선택받으신 여러 의원님들께서 국민의 소리를 꼭 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여러분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고 처음 이 자리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하신 것을 잊지 않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5년 만에 찾아온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고향 가는 바쁜 걸음도 멈춰선 채,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였습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하루빨리 이겨내기 위해 하나 된 힘을 보이자는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입니다.  의원 여러분께서는 지난 설 명절에 지역 곳곳을 돌며  우리 경제에 대해 많이 걱정하시는 민심을 생생히 듣고 오셨을 것입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겠다고 약속하셨고  각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하셨던 그 말대로 경제활성화와 민생법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켜 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제출된 지 벌써 3년 반이 넘었습니다.  서비스산업 육성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청년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과거처럼 제조업과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 우리 경제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비스산업은 일자리의 보고(寶庫)입니다.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2배나 되고, 특히 관광, 의료, 금융, 교육, 문화 등 우리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최대 69만개나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13~14년 OECD 자료에 따르면, 고용율 70% 이상을 달성한 선진국들 중에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만 고용율 70%를 달성할 수 있고,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부에서 보건·의료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지나친 억측이고 기우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어디에도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는 조항은 없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서 의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고급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어느 순간 ‘의료영리화’로 둔갑되어 3년 반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을 주고, 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들어 근로자를 보호하며, 상생의 고용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도 하루가 시급합니다.  노동개혁은 일자리 개혁입니다.  하루 속히 노동개혁 4법을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서민의 아픔을 달래고, 경제 활력의 불쏘시개가 될 법안들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거두고 국민의 입장에서 통과시켜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위협 앞에서도 정부를 신뢰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정부와 저는 더욱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와 정부는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켜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도록 만들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 번영의 과실을 북녘 땅의 주민들도 함께 누리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잘못된 통치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삶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길을 가는데 지금보다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지지해주시고 함께 해주신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국회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핵 해법 주도권 미·중에 맡겨선 안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동상이몽이 확인됐다. 그제 5시간 가까운 마라톤회담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 북한 광물수입 금지 등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지만 면전에서 거부당했다. 왕 부장은 “제재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대화와 협상이 북핵 해법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양국 외교장관이 강력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필요성에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핵실험 직후 강경한 반대 성명을 발표한 중국은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되고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또다시 북한 감싸기로 돌아섰다. 특히 한·미 양국이 중국의 역할 확대를 강력히 주문하자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중국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우리가 북핵 대응책으로 사드 배치를 거론하자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역대 최상의 한·중 관계’를 들먹이며 이번에는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던 우리만 머쓱해진 꼴이다.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의 핵심 당사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만큼 절박할 수는 없다. 게다가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군사·외교·경제적으로 충돌하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북핵 문제 악화의 원인에 대해서도 미국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몰아세우고 반면 중국은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국익과 실리를 좇는 두 나라가 북핵 문제를 주도하는 한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오기 어려운 역학구도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꿈꾸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대북 제재 균열 조짐 속에 북한이 기습적으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중 양국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에서 북한은 차근차근 핵무장을 완성해 가고 있다. 이번에도 뜨뜻미지근한 제재로 북한이 판단을 잘못하게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외교안보팀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견인하겠다”는 둥 하나 마나 한 얘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도대체 어쩔 것인지 구체성이 안 보인다. 북핵은 결국 우리의 문제다. 미국도, 중국도 제3자일 뿐이다.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며 7년간 의도적으로 북핵 문제를 외면해 왔다. 사실상의 북핵 방치다. 중국은 핵실험 때만 발끈했을 뿐 북한의 핵 개발을 막겠다는 의지도, 노력도 없었다. 왜소한 국력, 무능한 외교력을 탓하며 자책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화들짝 놀라 적극적으로 북핵 공조의 손을 잡도록 우리가 북핵 해법을 주도해야 한다. 핵무장론이든 뭐든 강력한 ‘카드’를 내보여야 한다.
  • 정부, 강력한 대북 제재에 방점… ‘5자 회담’ 中 설득이 관건

    정부, 강력한 대북 제재에 방점… ‘5자 회담’ 中 설득이 관건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안보부처 연두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6자 회담 무용론’을 제기한 것은 북핵 문제 해결법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정부 당국에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과 비슷한 외교적 수단을 이어갈 경우 5차, 6차 핵실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6자 회담 당사국 정상 가운데 6자 회담 무용론을 제기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어서 국제사회의 북핵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이 고조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 13일 신년 대국민담화에서도 “이번 북핵 실험은 북핵 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번 북핵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6자회담 무용론과 함께 ‘북한을 뺀 5자 회담’을 예로 들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6자 회담은 2003년 출범 이후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채널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8년간 회담이 재개되지 않았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도 꾸준히 무용론이 제기되던 상황에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운운하며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하자 무용론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하지만 5자 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북한을 대화에서 제외하는 듯한 모양새를 중·러가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6자 회담 개최국으로서의 위상을 놓치기 싫어하는 데다 북한이 빠지면 한·미·일 3국에 포위·압박당하는 형세가 되기 때문에 달가울 리가 없다. 당장 이날 중국 측이 박 대통령의 5자 회담 발언에 대해 ‘6자 회담 조속 재개’를 표명한 것은 이런 속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중국 측을 설득하기가 만만찮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에 정부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5자 회담을 포함해 창의적 대안을 최대한 도출하기 위해 외교력을 발휘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총체적 접근 ▲능동적 동북아 외교로 한반도 평화 공고화 ▲전방위적 평화통일 지역 외교 전개 ▲통일 지원을 위한 국제 인프라 강화 등 추진 과제를 내세웠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언론브리핑에서 “5자 회담은 여러 차원에서 거론됐고 갑작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지금 상황이 5자 회담을 가동하기 좋은 시점이 아니냐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가 이날 북핵 대응 차원에서 중·러의 역할을 재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또 외교부가 강조한 ‘3각 협력체제’ 중에서도 한·미·중 협의체가 활성화된다면 우리 정부는 미·중 양대국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며 5자 또는 6 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 정부는 5자 회담이라는 대안을 말하면서도 6자 회담 틀을 완전 부정하는 것이 아닌 만큼 중국 측과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최상의 한·중 관계’를 언급했지만 올해는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한다”고만 표현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북핵 국면에서 중국이 우리 기대만큼 역할을 해주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업무보고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윤 장관은 “이번에는 북핵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위안부 내용이 직접 들어가진 않았다”고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결국… 美·中 담판으로 흘러간 대북제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논의를 위한 관련국 간 외교전이 결국 미·중 양대국 간 담판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핵 대응 국면에서 국제사회 공조를 끌어내기 위해 전방위 외교전을 벌였지만 결국 양대 강국 사이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애쓴 만큼 성과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중을 하루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것은 미·중 담판에 앞서 북핵 당사국인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외교적 제스처로 이해된다. 우리 정부가 지난 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 통화 등 노력에도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자 미국이 한·미·일 대표로 직접 중국과의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오는 2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양국의 쟁점 정리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날 우리 정부는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하는 등 북핵 대응 외교를 이어 갔다. 5자를 하나로 묶으려는 전략이었지만 이미 미·러 정상 간 통화로 의견 개진이 이뤄진 상황이라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은 만남이었다. 지난 13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추가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한·러 외교장관 통화와 같은 내용이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국면에서 기대와 달리 중국이 소극적 자세로 나오자 일찌감치 외교적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이후 이렇다 할 추가 전략이 없는 상황에 결국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미국 중심의 한·미·일 남방 3각의 한 축으로 대중(對中)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출범 이후 공들인 미·중 균형 외교의 성과도 퇴색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면 이후 한·중 관계 재정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가 게임을 주도할 전략과 정책, 역량이 부족해 결국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핵은 남북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역학이 작용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한계도 물론 있다. 그러나 2013년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의 대응과 2016년 초 4차 핵실험 이후의 대응에 별다른 차이기 없다는 것은 우리 외교가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朴대통령, “뼈아픈 대북 제재 조치”언급…中에 “어려울 때 손 잡아줘야”

    朴대통령, “뼈아픈 대북 제재 조치”언급…中에 “어려울 때 손 잡아줘야”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이전과 다른 강력한 제재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강력한 대북 제재 등을 통해 북한이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북핵 문제 대응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에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중국의 역할에 대해 공개 담화를 통해 이같이 촉구한 것은 외교적으로도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우선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으로 동북아의 안보 지형과 북핵 문제의 성격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핵 문제 대응과 관련,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양자·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 제재조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 등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선(先) 안보리 제재 후(後) 양자 차원 제재' 방침을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의 발언은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를 하는데 정부의 외교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담화를 통해 한미 양국이 이미 북한의 핵 실험 시 취할 제재조치에 대해 논의해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융, 무역 등 새롭고 다양한 조치들을 포함시켜서 ”아주 강력하고 포괄적인 결의안을 만들겠다“면서 ”정말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안보리 제재로 대북 제재가 끝나는 것이 아니고 주변 관련국과 함께 양자적 차원의 제재도 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전과 다른 양자·다자적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인식된다. 박 대통령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어 ”중국은 누차 북핵 불용 의지를 공언해왔다. 그런 의지가 실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 실험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에 적극적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지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대북 공조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 및 회견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해 남북 교류나 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후속 협상·정책 이슈 ‘투트랙 진행’

    28일 한·일 외교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면서 양국은 새로운 관계 정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양국 관계 개선의 가장 큰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위안부 문제에 어느 정도 큰 물줄기가 정해지면서 양국은 추후 경제협력 같은 여타 이슈에 외교력을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위안부 후속 협상 역시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위안부 후속 협상과 그외 이슈에 관한 논의를 병행하는 ‘투트랙’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우선 이날 합의로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한 한·미·일 공조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을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미, 미·일은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한 반면, 한·일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앙금으로 남아 3국 공조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위안부 문제가 타결되면서 이후 양국의 대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 협력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총리는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검토에 대해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일본이 상황에 따라 구체적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교력의 여유가 생긴 만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5월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협상만으로 양국 관계가 완전히 일반적인 관계로 안착할 것이란 예단은 어렵다. 강제 징용, 독도 문제 등 역사 논쟁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로서는 국내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느냐도 큰 과제다. 이날 회견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당장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추후 국제사회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할 기회를 차단한 것은 국민 정서상 수용이 쉽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발표대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일 관계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도 “피해자 할머니들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합의 성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할머니들을 찾아 뵙고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그는 하나의 정치 기관 그 자체다. 그의 조언과 판단력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국가가 그에게 큰 빚을 졌다.” 10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전역에선 TV 생중계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추모 연설이 흘러나왔다. 전날 96세로 타계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기리려는 것이었다. 독일 dpa통신은 “헬무트 전 총리가 혈전증으로 함부르크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의 자택은 조문객들이 갖다 놓은 양초와 꽃다발로 둘러싸였다. 독일인이 가장 존경하는 총리로 꼽히는 슈미트 전 총리는 서독의 경제와 안보 위기를 타개했으며, 유로화와 유럽 통합의 기초를 마련한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전임자인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이어받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다졌다. 빌리 브란트 내각에서는 재무장관으로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좌파 사회민주당(SPD)에 가입했다. 사민당에 들어간 후 그의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1953년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1974년 자유민주당(FDP)과의 연정으로 총리에 올랐다. 당시 독일은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을 겪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공공부문 투자를 늘려 일자리 16만개를 창출했다.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독·불 정상 협력으로 유럽 통합을 이끌었다. 이런 노력으로 1975년 세계경제정상회의(G6)가 출범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안보 분야에서도 외교력을 발휘했다. 1977년 10월, 독일 적군파(RAF)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과 함께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납치했다. 그는 국경경비대를 급파해 승객 86명을 모두 무사히 구출해 냈다. 구소련이 유럽을 겨냥해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했을 때도 소련과 협상하면서 실패할 경우 서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1976년, 1980년 재선됐지만 1982년 연정이 해체되면서 총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에도 원로 정치인으로서 독일인의 존경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와 절친한 독일계 유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종종 “슈미트보다 먼저 죽고 싶다.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슈미트 전 총리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유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는 위대한 유럽인”이라며 “독일인들에게 유럽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고 그를 평가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슈미트 전 총리는 나의 아버지(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그리고 캐나다의 위대한 친구”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지독한 애연가였던 그는 TV 인터뷰나 정상회담에서도 항상 담배를 입에 물었다. 국회 토론 중에도 욕을 할 정도로 거침없고 직설적인 성격이었던 그를 독일인들은 ‘슈미트 주둥이’라고 불렀다. 1936년까지 히틀러 소년단에 있었고 군 복무를 한 것에 대해선 ‘유대인 할아버지를 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가였던 그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의 위상과 외교력의 간극/이호령 한국 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열린세상] 국가의 위상과 외교력의 간극/이호령 한국 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최근 남중국해 중국의 인공섬을 둘러싼 미·중 간의 대립과 아세안(ASEAN) 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보인 아세안 국가들의 분열과 미·중 간의 입장 차이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관을 가진 홉스의 현실주의 돋보기로 보는 21세기 같아 보인다. 일본 안보법제 통과 이후 일본 자위대의 작전범위 등을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과 4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종료 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국제법에 근거한 동맹론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시기와 후진타오의 화평굴기(和平?起)에 이은 시진핑의 신형대국론에 기초한 중국몽은 지난 9월 대규모의 전승 70주년 열병식을 통해 가늠해 보면 경제굴기와 군사굴기를 통해 꿈의 실현을 더 적극적으로 추구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중 간 이해 충돌의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시진핑 체제는 5년 연속 국방비를 두 자릿수로 대폭 증강해 최첨단 무기 개발 및 군사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을 완료해 이에 대한 12해리 영해권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또 남중국해에서 가상 적국을 가정한 실탄훈련 실시는 중국과 영토 분쟁 상태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아시아 중시 정책을 내세우며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는 해양 세력인 미국의 대립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녹록지 않은 국제 정세는 한국 외교에 대한 국내외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압박의 기저에는 두 가지 개념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절대 개념의 안경을 끼고 미·중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권’의 과민 반응이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우리 국방의 직접적 위협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같이해 온 60년 넘는 동맹 국가로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를 심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중국은 바로 이웃하고 있는 상호 의존도가 높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관계의 내실화를 발전시키고자 노력을 해 오고 있는 국가다. 그런데 이 중 어느 국가인가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외교정책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급급한 약소국의 편승 외교에 불과하다. 우리는 2014년 국력이 주요20개국(G20) 중 9위를, 2015년 포브스의 글로벌 2000개 기업의 보유 숫자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다음인 5위를 차지하는 중견 국가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의식에는 어느 국가에 편승해야만 이익을 보다 높일 수 있다는 사고가 여전히 잔존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중국 경사론’에 대한 우려와 ‘눈치 보기’ 외교 등의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일본 안보법제 통과에 따라 유사시 한반도 불안정 사태에 따른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놓고 사전에 우리 동의를 얻어야 하는 주권 범위에 대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일본 방위상이 남한 지역으로 제한한다는 발언과 이어 47차 한·미 SCM에서 주권 범위는 국제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미 국방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가중되는 핵위협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어떻게 한·미·일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가보다는 ‘주권’의 해석 범위를 놓고 3자 간의 균열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련의 이러한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국력과 외교력 간의 간극이 여전히 크지 않나 싶다. 우리의 힘을 과대 평가해 우를 범하는 것도 문제다. 스스로 과소 평가해 실기를 범하지 않는지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고 증대시키려면 외교적 수사보다는 정공법이 때로는 더 효과적이고 필요하다. 우리가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정답을 듣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정답을 구하고자 힘과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21세기는 손실보다 이익의 파이를 키우고자 협력을 추구하는 논제로섬 게임의 장이다. 제로섬 게임의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국가의 위상에 맞게 당당하면서도 섬세한 외교를 펼쳐 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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