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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관 자녀들 ‘화려함 뒤의 그늘’

    외교관 자녀들 ‘화려함 뒤의 그늘’

    푸른 잔디가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에서 뛰놀기, 쾌적한 교실에서 영어로 공부하기…. 외교관 자녀들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화려한 삶의 이면엔 짙은 그늘도 있다. 알고 보면 많은 외교관들이 자녀 교육 문제로 속을 썩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잦은 근무지 변경으로 자녀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것이다. 외교관은 보통 3년 단위로 국내와 해외 근무를 교대로 반복한다. 국내에서 전학을 가도 적응이 힘든 데 언어와 사람, 환경이 전혀 다른 곳으로 3년마다 옮기는 것은 ‘극과 극 체험’처럼 성장기 자녀들한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유럽에서 근무하다 한국에 들어온 A외교관의 자녀는 한국 학교에 적응을 못해 A씨 부부가 학교에 불려가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A씨 자녀는 외국에서 형성된 가치관을 잣대로 한국 학교의 불합리함을 못 참고 걸핏하면 선생님들한테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란을 일으켰다. 이 자녀가 하도 교무실을 찾아오는 바람에 선생님들 사이에 별명이 ‘또 왔어?’였을 정도라고 한다. 외교관 자녀를 향한 가장 큰 부러움은 외국에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실제 영어권에서 자란 외교관 자녀 중엔 영어를 원어민만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자녀들은 영어를 잘하는 만큼 한국어 실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한국어가 중요한 외무고시 합격이 쉽지 않다.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사건처럼 자녀에게 외무고시라는 정공법 대신 특혜를 주려는 유혹에 빠지는 데는 이런 속사정도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비(非)영어권 외국에서 자란 자녀들은 영어 실력도 썩 좋지 않다. 예컨대 폴란드에서 근무하는 경우 영어로 수업하는 외국인 학교를 다니더라도 그리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3년 체류할 때를 빼곤 쓸 기회가 거의 없는 폴란드어도 잘하기 힘들다. 결국 한국어도, 영어도, 폴란드어도 제대로 못하는 ‘언어 결핍자’가 될 수도 있다. 요즘은 특히 우리나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보다 근무환경이 좋은 외국이 몇 되지 않는다. 또 한국의 영어 교육 환경이 좋아져서 전체 과목으로 따지면 외국 근무가 별로 유리하지도 않다. 더욱이 요즘 외교관들은 아프리카, 중남미 등 이른바 험지(險地) 근무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외교관 본인만 외국에 나가고 아내와 자녀는 한국에 남는 역(逆)기러기 가정이 늘고 있다. 한 외교부 간부는 “외교관 중 ‘자식농사’에 성공한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젊은 외교관들 부글 부글

    젊은 외교관들 부글 부글

    외교통상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사건과 무관한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정작 사고는 장관과 그의 측근들이 쳤는데 외교부 전체가 ‘도매금’으로 여론의 돌팔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임재홍 실장 이메일 사과 특히 지난 8일 장관대행인 신각수 1차관이 긴급 소집한 직원조회를 놓고 뒷말이 많다. 한 직원은 9일 “책임선상에서 자유롭지 않은 분이 아무런 책임도 없는 직원들을 불러놓고 잘하자고 훈시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는 “그나마 비공개 조회도 아니고 기자들까지 다 들어오게 해서 밖으로 알리는 것은 진정으로 조직을 걱정하기보다는 사태수습에 직원들을 들러리 세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면서 “카메라가 우리 모습을 찍을 때는 모멸감까지 느꼈다.”고 했다. 이런 ‘외교부 내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특채 사건 책임자 중 한 명인 임재홍 전 기획조정실장은 8일 밤 외교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임 실장은 “우리 고위 간부들의 잘못으로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우리 조직에 들어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께 씻지 못할 상처와 좌절을 주어 부끄럽고 죄송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여러분의 조직에 대한 실망감을 십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천영우 차관 중심 인사쇄신 TF외교부는 천영우 2차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면적인 인사쇄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한 달 이상 어수선한 기간이 이어지면서 업무 차질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9일 청와대가 신 차관의 인사권을 박탈, 장관대행의 권위가 무너진 상황에서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간부는 “장관대행 체제에서 간부들이 매일 아침 모여 협의도 하고 특정주제에 대해 격론도 벌이고 있다.”면서 “조직 전체가 이렇게 불안정해서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폐쇄조직 외교부 환골탈태할 수 있겠나

    외교장관의 딸 특채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외교통상부가 이젠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책임 논란이 일자 서로 네탓이라며 회의에서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관이 있을 때는 눈치보며 한목소리로 비호하더니 장관이 물러나고 문책 차례가 되니 이젠 다들 장관과 거리를 두는 볼썽사나운 처신을 한다. 이들에게 천안함 외교를 맡겼으니 “외교전에서 북한에 졌다.”는 비난이 나온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저런 외교관들이 어찌 전쟁터나 다름없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위해 희생과 봉사정신을 갖고 일할 것이며, 이번 파문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는가. 외교부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한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대사들에게 “사무실에서 에어컨만 쐬지 말고 밖에 나가 기업을 위해 세일즈한다는 각오로 일하라.”고 했겠는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는 외교관들에 대해 “공무원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외교부와 같은 청사를 쓰던 통일부도 북한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잘난 척하는 꼴 보기 싫다.”며 낡은 정부청사로 이사를 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저런 특권의식이 이번 사태를 야기했음을 외교부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교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외교부 재외공관의 경우 회계처리가 엉망이라고 한다. 주재국 공무원, 기업인 등을 만나는 데 쓰여야 할 외교관의 활동비도 내국인 접대에 더 많이 나간다. 재작년 자원외교를 위해 배정된 80여억원의 예산도 일부 공관에서는 와인 구입과 대사 골프비 등에 쓰였다고 한다. 선진국만 선호하는 바람에 인력배치도 왜곡됐다. 일본은 선진국 외교관을 신흥국으로 배치한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시켰다. 실무인력은 부족한데 고위직은 정원을 초과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문제다. 심의관급 30~40명은 정원외 인력이다. 외교부는 인력과 예산 확충을 운운하기 전에 이같은 인력 운영과 방만한 예산운영 등에 대해 메스를 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이다. 모름지기 발전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
  • [사설] 과연 외교부뿐인가… ‘특채’ 전면 조사하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부적절한 특별채용과 관련, 그제 사퇴의사를 밝혔다. 유 장관 딸의 특채가 불거진 뒤 나온 외교부 간부들의 언행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게 한둘이 아니다. 공직자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일부 간부들은 “장관 딸이라고 시험을 볼 자격까지 박탈하는 건 가혹하다.”거나 “외교부 자녀들이라고 자격을 갖췄는데도 들어오지 못하는 건 역차별 소지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말처럼 들린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아버지가 장관으로 있는데 딸이 공채도 아닌 특채를 통해 지원하고, 또 합격할 수 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이 큰 문제다. 그런데도 외교부 간부들은 엉뚱한 말을 한다. 어떤 간부는 “장관 딸인 줄 몰랐다.”는 거짓말까지도 뻔뻔하게 했다. 기가 막힐 일이다. 더구나 채용자격까지 바꿔가면서 유 장관 딸만 합격시킨 8월31일은 김태호 국무총리·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도덕성 문제로 자진사퇴한 지 이틀 뒤다. 이렇게 감(感)도 없는 외교관들이 닳고 닳은 주요 나라 파트너를 상대로 제대로 국익을 대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외교부에는 외교관 자녀 3명이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 특별인사감사팀은 유 장관 딸을 포함해 외교관 자녀 특채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가려내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실시한 외무고시 2부시험 합격자(22명)의 41%(9명)가 외교부 고위직 자녀들이다. 이 시험은 외국에서 초등학교 이상의 정규과정을 6년 이상 이수한 자로 응시자격이 제한돼 외교관 자녀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이 처음부터 있었다. 공직 특채의 문제는 외교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학이라는 특수성에다 특권의식까지 있다 보니 외교부에 상대적으로 문제가 많을 수 있지만 다른 부처에도 정도의 차이일 뿐 특혜와 불공정성 여지는 있을 수 있다. 감사원이 하든 다른 기관이 하든 전 부처를 대상으로 특채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수이자 선결과제다. 공직이 깨끗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 [사설] 외교장관 딸 특채 ‘취소’로 끝낼 일인가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의 딸이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전문계약직(5급)에 특채됐다가 특혜 논란이 일자 어제 특채가 취소됐다. 그의 딸 현선씨는 필기시험도 없이 서류와 면접만을 통해 채용됐다고 한다. 당초 외교부 측은 “성적이 좋은데 장관 딸이라고 채용하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유 장관 부녀를 옹호했다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의 깃발을 내걸었는데 그 밑의 장관은 자신의 딸을 한 명 뽑는 특채에 합격시키다니 참으로 몰염치한 일이다. 결국 대통령이 진상파악을 지시하기에 이르자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채용되는 것은 특혜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이번 일을 보며 국민들은 과연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 싶다. 사실 고위관료들이 자신의 아들, 딸들을 대기업 등에 줄줄이 취직시킨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것도 모자라 이젠 공직까지 ‘대물림’시키겠다고 나선 것을 보며, 공정한 사회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신기루’인가 싶어 허탈하기만 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직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청년실업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이 어디 실력이 모자라서 놀고 있겠는가. 유씨는 그렇게 실력이 뛰어나다면 특채를 보지 말고 당당히 외무고시에 응시했어야 했다. 유 장관의 처신을 보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행정고시 축소의 부작용을 미리 보는 듯하다. 5급 공무원의 절반을 필기시험 없이 민간전문가 중에서 특별채용한다고 하지만 그 자리는 결국 유 장관같이 힘깨나 쓰는 고위관료 등의 자식들에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외교부만 해도 이미 특채 등의 형식으로 들어온 2세 외교관들이 적지 않다. 행안부가 특별감사에 전격 착수했다니 다행스러우나 이번 기회에 감사원이 나서 다른 부처에는 이런 일이 없는지 챙겨봐야 한다. 그 이전에 유 장관은 스스로 거취를 밝히는 것이 옳다. 그는 이전에도 국회의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외교무대에서 “친북성향의 젊은이들은 북한에 가서 살라.”는 막말을 해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정의사회로 가는 첫걸음”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정의사회로 가는 첫걸음”

    마이클 샌델(57)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렸다. 정치철학자인 샌델 교수는 1982년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라는 저서를 내놓으면서 존 롤스의 ‘정의론’이 여전히 자유주의에 뿌리박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진행하는 정의론 강좌로 명성을 굳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최고의 인기 강의’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로 대중적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책은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지 3개월만에 32만부(8월12일 현재)가 팔려 나갔다. 인문서로는 8년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유된 가치를 합의한 사회가 정의사회”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샌델 교수의 일정도 빠듯하다. 이날 아침 아산정책연구원 소속 대학(원)생들과 비공개 강좌를 진행했고, 기자간담회에 이어 저녁에는 주한외교관들과 정치인·학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강연회를 진행했다. 20일 오후 7시에는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400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공개강좌도 연다. 2005년에 이어 두 번째 방한인데 열기가 처음과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문답식 강의 진행자답게 사려깊고 조심스러운 태도와 말투는 여전했다. 다음은 간담회와 강연회에서 오간 문답. →한국에서 책이 이렇게 많이 팔릴 줄 알았나. 소감이 어떤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나도 그 답을 찾고 싶다.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많은 관심을 보여 준 한국 독자들에게 고맙다. 내 생각엔 수십년간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정치를 밀어냄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 독자들이 제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한국민들도 그런 회의감을 느낀다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책은 미국 국내 문제를 다룬다. 국제문제에서 정의는 어떤가. -정의는 한 사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안정적인 정치시스템 아래 있는 한 사회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이해관계에 따른 타협을 따라야 하는 국제문제는 다르다고 본다. →현대 사회는 대단히 복잡하다. 정의는 고정불변인가. -맞다. 현대는 다원주의이자 다문화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반드시 제기되는 것이 ‘합의’의 문제다. 일단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공유된 가치를 합의한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데, 궁극적인 합의가 가능하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공동선을 어떻게 합의할 것이냐다. 내 대답은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얘기다. ●“합의 안될수록 더더욱 토론해야” →합의가 좋긴 한데 안 되면 어떡하나. 의회에서는 몸싸움이 생기고, 국제적으로는 테러도 있다. -결론이 안 난다면? 그렇다면 더더욱 토론해 합의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이고, 다른 방법은 없다. 엄격히 말해 도덕적인 이슈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이미 결론을 내린 문제라도 언제든 재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미국 헌법도 노예제를 인정했다가 나중에 없애지 않았느냐. →한국에서는 독재정권의 역사적 경험 때문에 아직은 자유주의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 공동체주의는 이르다는 정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익숙한 질문이다. 나도 무비판적으로 과거를 받아들이자는 얘기라면 공동체주의라는 단어가 불편하다. 내가 공동체주의라는 말을 쓴 것은 앵글로색슨적인, 자유방임주의적 시장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다. 앞에서 경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회의감은 커졌다고 했다. 그 부분을 지적하고 또 극복하고 싶은 거다. →경제에 대해 공동체주의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은 뭔가. -전 세계적으로 논의가 많은 주제다. 근본적인 자원 배분 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시장이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할 것인지다. 3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자유방임주의, 시장에 맡기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자유주의적 평등주의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재분배해서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공동체주의적 접근인데, 이는 시민도덕과 공공선을 강조한다. 정부가 시장을 제어해 응집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빈부차가 심해 공공적 관심이 멀어질 경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민주적인 삶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이테크 글로벌 교실’ 만들려 공개강의 →한국 대학은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공개 강의는 이채로운 형식인데 어떻게 시작했나. -하버드에서도 일종의 실험이었다. 공개 강좌 뒤에 강의를 온라인(www.justiceharvard.org)에 공개했다. 지금도 볼 수 있다. TV에도 24회 분량으로 방영됐다. 강연내용을 그런 식으로, 또 책으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주저해 왔다.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면서 느끼게 될 흥분과 열의, 기대감을 놓치지 않고 싶어서였다. 그럼에도 공개한 것은 ‘하이테크 글로벌 교실’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전문적인 철학자들도 원칙과 도덕적 추론 등의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생각하는 원칙과 추론을 말해 보라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경희대 공개 강의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나. -나도 그건 궁금하다. 언어의 문제도 있고, 주최 측에 들으니 참가자도 4000명이란다. 대화와 토론이 내 강의의 성공요인이었는데, 이게 통할까. 내게도 이것은 도전이다. 적극 참여해 달라.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마지막 길까지 순백의 예술혼으로…

    마지막 길까지 순백의 예술혼으로…

    만인의 사랑을 받은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마지막 길도 순수한 흰색이었다.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원로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의 장례식이 유족과 지인들의 애도 속에 15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숙하게 치러졌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고인의 장례식은 불교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유족과 지인, 연예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스님들의 독경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생전 흰색을 가장 사랑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영정사진은 물론 관과 운구차량까지 모두 흰색으로 맞춰졌다. 아들 김중도(30)씨가 부인, 세 자녀와 함께 시신의 뒤를 따랐으며 배우 권상우를 비롯해 많은 지인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시신은 고인이 30년 넘게 살았던 서울 압구정동 자택과 강남구 신사동의 앙드레 김 아틀리에, 고인이 지난해 완공했던 경기도 기흥의 앙드레 김 아틀리에까지 고인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을 거쳐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됐다. 정치인과 연예인을 비롯해 전·현직 주한 외교사절도 앙드레 김의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각국 외교관들은 장례 기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고 빈소에는 스페인과 우즈베키스탄, 부탄 등 각국 대사들이 보낸 조화가 줄을 이었다. 특히 글레브 이바셴초프 전 주한 러시아대사는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통해 애도 성명을 냈다. 2005~2009년 주한 러시아 대사로 근무했던 그는 “앙드레 김은 하이패션과 디자인의 진정한 마에스트로였다. 그의 작품은 그 자신과 한국에 영광을 안긴 세계적인 자질을 가진 예술이었다. 위대한 한국인 앙드레 김은 안팎으로 많은 친구를 갖고 있었으며 우리도 그 일원이었다는 데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며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앙드레 김은 2008년 열린 한·러 교류축제에서 이바셴초프 전 대사 초청으로 패션쇼를 열었다.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무초 마사토시 일본 대사 부부와 비탈리 편 우즈베키스탄 대사 부부, 조지프 필 주한 미 8군 사령관이 직접 찾아와서 조문했다. 앙드레 김은 패션계나 연예계 못지않게 ‘민간 외교관’로서 활약이 컸기에 주한 외교사절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그는 1962년 데뷔 직후부터 주한 외교 사절을 초청해 패션쇼를 열었고 매년 해외 각국의 대표적 명소에서 패션쇼를 열어 한국 패션 문화를 세계에 알렸다. 2002년 5월 서울에서 열었던 유니세프 자선 패션쇼에는 영국과 핀란드, 캐나다, 스위스, 독일 대사 부인 등이 앙드레 김과의 인연으로 패션쇼 무대에 직접 모델로 나섰다. 앙드레 김은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굵직한 클래식 공연이 열리면 자비를 들여 입장권을 사서 외교사절을 초청하여 함께 관람하곤 했다. 28년간 앙드레 김의 패션쇼를 함께 한 도신우 모델센터 인터내셔널 대표는 앙드레 김 브랜드의 계승에 대해 “추후 결정되면 알릴 것”이라며 “(유언장 공개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hyun@seoul.co.kr
  • 주미대사관 고위간부 천안함때 ‘퇴폐마사지’

    주미대사관 간부가 업무시간 중 퇴폐마사지 업소에서 마사지를 받다가 현지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적발된 시기는 천안함 사건 직후인 5월 초로 외교관들에게 처신을 조심하라는 지시가 있던 시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대사관 간부인 A씨는 지난 5월 초 업무시간 중에 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 소재 마사지업소에서 안마를 받다가 단속을 나온 현지 경찰에게 체포됐다. 이 업소는 현지에서는 마사지 팔러(massage parlor)라고 불리는 곳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칸막이식 퇴폐마사지 업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부는 현지 경찰에서 퇴폐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석방됐으며 지난 6월 귀국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日 니와 주중대사 파격발언 논란

    오는 31일 부임할 니와 우이치로(71) 중국 주재 일본 대사가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관련해 “대국으로서는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도 있다.”고 발언, 물의를 빚고 있다. ‘중국이 대국답게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맥락에서 한 말이긴 하지만 중국의 국방비가 지난해까지 21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점에 일본과 미국이 잔뜩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말인 탓에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금껏 일본 대사들이 중국에 대한 자극을 자제하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니와 대사는 또 “(중국은) 이전의 작은 중국이 아니고 세계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국이 됐다.”며 중국 지도부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말과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도전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대사직 제의 수락 이유에 대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할 수 있다면 개운하게 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나고야대 법대 출신인 니와 대사는 지난 1962년 이토오츄 상사에 입사, 사장과 회장을 역임한 민간인 출신 외교관이다. 중국과 일본이 1972년 국교를 재개한 이래 정통외교관이 아닌 민간인 출신이 주중 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일본 정부 안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외무성은 일단 진화에 나섰다. 외무성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니와 대사의 발언은 중국의 국방비를 포함한 국방 정책이나 군사력에 투명성을 한층 높이도록 요구하고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니와 대사의 돌출적인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사로 임명된 뒤 “‘차이나 스쿨’로 대표되는 전문가 외교 시대는 끝났다.”고 밝혀 직업 외교관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주중 일본 공관 직원이 여성문제로 자살하자 “주중 대사관 직원들이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노래방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힐러리는 메모중’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열렸던 지난 21일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청와대를 예방했을 때 동행했던 우리 외교 당국 관계자의 전언이다. 26일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은 힐러리가 가방을 뒤지더니 뭔가를 꺼냈다. A4 용지 3분의2 크기의 수첩이었다. 이 대통령이 발언을 시작하자 힐러리는 그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이었다. 인사차 예방한 자리에서, 실무진도 아니고 장관이, 직접 수첩에 메모를 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어서 외교 관계자들이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힐러리의 수첩을 힐끗 훔쳐본 한 관계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뭔가가 촘촘하게 적혀 있었다.”고 했다. 관계자는 “힐러리를 만나 본 각국의 외교관들은 하나같이 ‘전 세계를 커버하는 미국의 국무장관치고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정확하다.’는 평을 한다.”면서 “평소에 어떤 장소에서든 현안을 메모하고 복기하는 습관 덕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하노이 ARF] ‘하노이의 ☆’이 된 힐러리

    [하노이 ARF] ‘하노이의 ☆’이 된 힐러리

    23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의 국립컨벤션센터. 누군가 모습을 나타내자 1층 로비가 돌연 술렁였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었다. 검은색 정장의 옷깃을 세운 맵시 있는 차림의 힐러리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 쪽으로 다가가자 입구에 모여 있던 각국 외교관들이 연예인을 만난 듯 앞다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들이 힐러리와 악수하려 몰리면서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그 전에 도착한 다른 나라 외교장관들한테는 무관심하던 것과 대조적인 태도였다. 힐러리는 이날 슈퍼스타답게(?) 국립컨벤션센터에 맨 마지막에 도착했다. 그가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으로 난 ‘레드카펫’을 걷는 모습은 영화제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힐러리는 전날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위해 컨벤션센터에 들렀을 때도 인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확인했다. 경비를 맡은 베트남 직원들이 본업은 제쳐 두고 힐러리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몰리면서 ‘경호라인’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힐러리가 22일 만찬을 위해 하노이 시내 한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베트남 시민들이 몰리는 등 ‘한류스타’에 버금가는 인기를 과시했다. 하노이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北 통치자금 봉쇄… “비핵화 행동없인 대화없다”

    美, 北 통치자금 봉쇄… “비핵화 행동없인 대화없다”

    21일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는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 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사건 관련 의장성명 채택 이후 처음으로 한·미 양국의 대북 입장이 표출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를 전격적으로 밝힘으로써 북한의 ‘대화공세’를 일축했다. 양국 장관들은 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심각한 응징이 따를 것임을 경고했다. 앞으로 상당기간 한·미의 대북 입장은 대화보다는 압박에 더 무게가 실린 인상이다. ■ <천안함> BDA식 금융제재 시사… 외교관 여행금지도 ‘금융 저승사자’ 아인혼 곧 방한 미국 측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수준의 대북 압박책을 내놓았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밝힌 대북 제재의 골간은 유엔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추가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필요 없이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뼈아픈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채택된 1874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북 제재는 북한 지도부와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힐러리의 발언 역시 북한 지도부에는 심각한 타격이 될 만하다. 이렇게 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줄이 막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힐러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제재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는 독자적인 제재도 추가할 것임을 밝혔다. 무엇보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식 금융제재의 부활을 시사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BDA식 금융제재’는 미 재무부가 2005년 9월 애국법 311조에 따라 마카오 소재 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결과적으로 BDA에 예치된 북한 예금 2500만달러를 동결한 조치를 일컫는다. 충격파는 엄청났다. 전 세계 금융기관은 미국 재무부로부터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고자 스스로 북한 기업과 금융거래를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북한은 이 제재에 대해 “피가 마르는 고통”이라고 표현하면서 두 손을 들었다. 미 정부도 “북한이 그 정도로 아파할 줄은 몰랐다.”고 놀랄 정도였다. 정부 관계자는 “연간 북한에 유입되는 달러가 10억달러 정도인데,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와 남측의 교역중단으로 이미 6억∼7억 달러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국이 추가적으로 현금흐름을 차단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힐러리는 또 “(핵 확산과 관련있는) 북한 외교관들에 대해 여행 금지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미국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추진할 때 검토했던 방안이다. 미국이 이런 요청을 할 경우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상당수 국가가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북한의 손과 발을 모두 묶고 숨통을 조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가 ‘금융제재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이 조만간 방한할 것이라고 구체적 일정을 밝힌 데서도 그의 언급이 엄포성 경고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 <6자회담> “北 비핵화 조짐없어 6자 거론은 가식적 행동” 힐러리 “北 뭘 해야할지 알 것” 공동성명에는 ‘6자회담’이란 단어가 보이지 않았다. 성명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한 의지를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만 언급했다. 북한이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기 무섭게 출구전략 차원에서 ‘대화공세’를 펼치는 모습을 가식적 행동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진정한 태도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힐러리는 이날 북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가능성 있는 노력을 하고 6자가 모두 합의를 하면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 북한이 비핵화를 하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줘야 하며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어떻게 해야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힐러리는 “북한은 그 답을 알고 있다.”면서 “다만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정부의 5·24 대북 제재조치는 계속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 <한미동맹> 차관보급 2+2회의 지속… 동북아 안보축으로 SCM·SCAP 함께 ‘안보구축’ 앞으로 한·미동맹의 구체적인 그림이 드러났다. 일정을 조정하기 힘든 장관급 2+2 회의는 필요할 경우에만 재개하기로 했고, 대신 차관보급 2+2 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 따라서 앞으로 한·미 안보 협력 구도는 기존의 ‘안보협의회’(SCM), ‘전략대화’(SCAP)에 ‘차관보급 2+2회의’가 가세하면서 3대축이 떠 받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CM은 국방장관 간 만남, SCAP는 외교장관 간 만남이란 점에서 사실상 2+2 장관회의의 컨셉트가 유지되는 셈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대해서도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올해 10월 열리는 SCM때까지 새로운 계획인 ‘전략동맹 2015’를 완성키로 시한을 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아프가니스탄전 공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민감한 현안들을 공동성명에 두루 올린 것 역시 현재의 양국 관계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8가지 영역서 한·중 문화비교

    “최 교수, 우리 외교관들 명함을 보면 앞쪽은 한자로 되어 있고 뒤쪽은 영문으로 되어 있거든? 이 명함을 다른 나라 외교관에게 건네면 한국 문화는 중국 문화의 연장 혹은 복제 아니냐는 거야. 그때마다 항변하려고 했는데 우리 문화에 대해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자존심이 확 상해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문으로 된 명함을 다 찢어 버렸어. 그래서 부탁인데 우리처럼 우리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문화의 차이를 쉽게 설명한 ‘다이제스트 한국 문화’ 같은 걸 써주면 안 되겠는가?” 외교부의 대변인을 지낸 조희용 주(駐) 스웨덴 대사가 친구인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에게 한 말이다.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인가?’(소나무 펴냄)가 쓰인 배경이기도 하다. 공동저자 대표인 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흔히 날아갈 듯한 처마선 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고유의 것인 양 주장한다. 하지만 한옥은 중국에서 들어온 양식으로 처마 선은 당송(唐宋)대의 건축에 가깝다. 현대 한옥의 겉모습은 전적으로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국과는 그 내용이 판이하다. 온돌과 마루를 겸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온방법이 중국과 완전히 다르고 방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 등 차이점이 많다. 한옥은 양식은 중국 것이되 내용은 한국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한옥의 양식만 보고 자신들 것의 ‘짝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듯이, 한국인들은 한옥이 기본적으로는 중국집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오류에 빠진다. 책은 종교·민속·언어·음악·자기·건축·음식·복식 8가지 영역으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비교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대학 교수들이 자문을 맡고 막 박사과정을 끝낸 젊은 층이 현지답사 등에 참여하며 실제로 연구를 하는 이원 체제를 통해 책이 출판됐다. 연구의 목적은 누구 문화가 원조인지를 가려 국가적 자만심을 높이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과 미래지향적인 실용성을 살리자는 것이다. 요즘 한창 사회적 의제가 된 ‘한식의 세계화’만 해도 김치를 세계화하려면 아시아 공통의 채소 절임이 언제 어떻게 한국 고유의 김치로 발전했는지 먼저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문화를 비교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 각 분야 전문가가 지역 문화를 체득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여러 학문 분야가 함께 연구하는 학제적 연구도 드물었다. 최 교수는 한국과 일본 문화를 비교 연구할 연구진이 갖춰져 있는데 ‘돈’이 문제라며 아쉬워했다. 2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외교관들 밥값은 누가 낼까

    #문제1=주미 한국대사관 외교관이 미 국무부 관리와 식사를 했다. 밥값은 누가 낼까. #문제2=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이 한국 외교통상부 관리와 식사를 했다. 밥값은 누가 낼까. 정답은 두 문제 다 ‘한국 외교관’이다. 외교관끼리 밥을 먹으면 보통 대사관 쪽에서 내는 게 ‘철칙’이다. 아무래도 주재국 정부에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재국 정부가 갑(甲), 대사관 쪽이 을(乙)인 셈이다. 예컨대 주한 일본 대사관 외교관과 한국 외교부 직원이 밥을 먹으면 일본 외교관이, 반대로 도쿄에서 주일 한국 대사관 외교관이 일본 외무성 직원과 식사를 하면 한국 외교관이 밥값을 낸다. 주재국 정부의 차관급 이상은 주로 대사관저로 초청하고, 그 아래 직급은 외부 식당에서 대접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미국은 예외다. ‘슈퍼 파워’답게 본국에서든, 주재국에서든 갑의 대접을 받는다. 미국으로부터 얻어야 할 정보가 많고 미국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에 미국 외교관은 각 나라로부터 밥 먹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식사 제의를 먼저 하는 쪽에서 지갑을 여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이유도 꼽힌다. 미국 외교관은 판공비가 다른 나라 외교관에 비해 빈약한 편이어서 밥을 잘 사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미국도 중국에서는 우리 외교관한테 밥을 산다. 주중 미국 대사관 관계자와 주중 한국 대사관 관계자가 밥을 먹으면 미국 쪽에서 지갑을 꺼낸다. 우리가 특별히 미국보다 정보가 많아서라기보다는 정서상 중국의 화법과 심중을 더 잘 이해하기 때문에 한국의 분석을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심지어 일본 외교관도 우리한테 만나자고 먼저 제의한다고 한다. 예외는 또 있다. 서울에 주재하는 아프리카 등의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나라 외교관들에게는 갑의 위치에 있는 한국 외교부 관리들이 밥을 산다. 남자 외교관과 여자 외교관이 밥을 먹는 경우 역시 갑·을 관계가 엄밀히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로 남자 외교관이 밥값을 낸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갑·을 관계가 분명치 않은 외교관끼리는 초대한 쪽에서 먼저 밥을 사면 나중에 상대편이 답례로 식사대접을 하는 게 보통이다. 재미있는 것은 ‘더치페이(ducth pay)’의 본산지인 네덜란드 외교관들도 더치페이는 잘 안 한다고 한다. 그들도 일반적인 외교가의 ‘밥 사기’ 관행을 따른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아공 北대사 한국대사 협박

    지난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 한국 대사를 직접 협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요하네스버그 시티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에 각국 대사들을 초청했다. 개막식에는 김한수 주 남아공 한국 대사도 참석했다. 당시 김 대사가 잠시 화장실에 갔을 때 북한의 안희정 대사가 뒤따라와 김 대사의 한쪽 팔을 뒤에서 잡으면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요.”라고 위협조로 말했다는 것이다. 안 대사는 이 말만 불쑥 남기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남아공 한국 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던 인물로, 현지 우리 외교관들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그동안 남북이 해외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 각국 정부를 상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졌으나 양측 외교관이 직접 충돌하기는 처음이다. 소식통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 우리 정부가 해외 공관을 통해 각국 정부에 대북 규탄성명을 내달라고 호소하는 등 외교전을 본격화한 데 따른 불만을 북측이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외교통상부 내부 보고를 통해 전달된 이후 우리 재외공관들은 테러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들은 이 밖에도 천안함 사태 관련 대북 규탄성명을 발표한 나라들의 외교부 청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전례 없이 ‘거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가 과거 비동맹권으로서 북한과 가까웠던 나라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외교전을 펼친 결과 총 53개국 중 케냐와 모로코, 콩고민주공화국, 보츠와나 등 4개국이 대북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MB 기대 충족 못하는 외교부

    MB 기대 충족 못하는 외교부

    기자는 최근 만난 몇몇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통상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이 대통령이 외교부의 업무처리에 만족한다는 대답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대통령이 외교부에 매우 불만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여러 행정분야 중에서도 외교에 특히 관심이 많다.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우리 국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외교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이런 대통령의 기대치를 외교부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대통령은 외교부가 창의력을 발휘해 시시각각 변모하는 국제무대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외교관들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접하고는 아주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 대통령은 외교 일정을 짜더라도 기왕이면 우리 기업이나 국가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인데, 외교부는 기존 매뉴얼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일정을 잡는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최근 신임 주 인도 대사 후보로 외시 기수 등 일반적인 임명 기준에 입각해 인물을 올렸다가 이 대통령이 “인도는 앞으로 자원 외교가 중요한데 경제통을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부랴부랴 다른 후보자를 물색한 것도 ‘무(無) 창의성’의 사례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기업인 시절 해외공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행태를 목도하고 안 좋은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외교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외교관은) 화려한 직업이기 전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아프리카 같은 오지로 파견돼도 보다 편한 곳으로 이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 분야 전문가가 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아무리 지적해도 외교부의 행태가 고쳐지지 않자 이 대통령은 근본원인이 외무고시를 통한 기계적인 외교관 선발방식과 외교부 ‘순혈(純血)주의’에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고시 제도 개선을 지시했지만, 외교부는 대통령의 ‘개혁 마인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소극적인 개선안을 수차례 올렸다가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결국 지난달 말 서류전형과 면접, 연수를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선발 제도가 확정됐지만, 실제 시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회의론도 없지 않다. 새 제도 적용 시점(2012~2013년)이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때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전례로 봤을 때 정권이 바뀌면 결국 흐지부지될 개연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북 남남갈등 조장에 돌출행위로 장단맞추나

    북한 정권이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호전성을 강화한 가운데 일부 남측 인사들이 돌출 행위로 북한의 남남갈등 조장에 장단을 맞추는 것 같은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가 정부의 승인 없이 북측의 6·15 1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불법 방북하는가 하면 참여연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과 15개 이사국에 대해 한국 정부의 조사를 다 믿지 말라고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통일과 남북 화해를 위한 충정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점은 그동안의 남북관계가 잘 보여준다. 남북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행위는 즉각 자제되어야 한다. 한 목사의 불법 방북 직전 진보적 비정부기구 참여연대가 안보리에 접수시킨 서한은 대한민국의 내부 갈등 조장 행위로밖에 해석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망신을 당한 꼴이다. 어찌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이런 어이없는 일을 저지를 수 있는가. 이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행위로, 다른 시민단체들로부터는 보수·진보를 떠나 노골적인 매국행위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어떻게 우리 민간과 군 그리고 미국, 호주에다 중립국 스웨덴까지 참여해 내린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결론에 대해 “많은 의혹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안보리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가. 참여연대에 해명과 각성을 촉구한다. 천안함 국제외교는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흔쾌하게 동의하지 않고 있어 힘을 모아도 어려운 형편이다. 일선 외교관들은 사명감 하나로 총력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사회적 명망이 있는 비정부기구가 정부의 외교를 저해하는 행위를 한 것은 유감스럽다. 나라 안에서야 정부 조사를 강력히 비판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에서의 문제제기는 어떤 변설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정부의 외교노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합동조사단의 안보리 이사국에 대한 예정된 브리핑을 충실히 해 진실이 모든 것을 말한다는 입장에 서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 터키 시놉원전 2기 연내수주 유력

    터키 시놉원전 2기 연내수주 유력

    한국이 터키의 원전 2기를 연내 수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 이은 한국의 두번째 해외 원전 수주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진행된 ‘한·터키 에너지부 장관 회담’을 마치고 “터키 정부의 시놉지역 원전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과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터키 시놉원전 사업에 대한 공동 연구를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원전계약 성사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다.”면서 “시놉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한국 외에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가 없다.”고 덧붙였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원전 수주 금액은 약 100억달러(약 12조원)로 추정된다. 터키 정부에 1400㎿급 한국형원전(APR-1400) 2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APR-1400은 지난해 말 UAE에 수출하기로 한 원전과 같은 기종이다. 터키의 현지 분위기도 좋다. 전병제 코트라 이스탄불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지난 4월 터키 주재 외교관 모임에서 각국의 외교관들이 한국의 터키 원전수주가 굳어졌다며 미리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시놉원전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한 변준연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 “시놉원전은 수의계약 방식인 만큼 지금은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해서) 공사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주사업자는 터키가 맡고 우리는 보조하는 차원에서 지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최 장관은 “실무 협의를 통해 계속 의견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면서 “언제 계약을 할지, 계약 내용이 어떻게 될지 추측하는 것은 앞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다음주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의 방한 때 타네르 에너지부 장관이 동행하는 만큼 좀 더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앙카라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北, 제3국에 결백주장 유엔서 치열한 외교전”

    “北, 제3국에 결백주장 유엔서 치열한 외교전”

    박인국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7일 천안함 사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와 관련,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나타냈다. 박 대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보리 회부 직전 한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점을 상기시킴으로써 대(對)중국 설득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북한이 유엔에서 다른 나라 유엔 주재 대사들을 상대로 천안함 외교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 안보리 논의를 둘러싸고 유엔에서 남북간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박 대사는 안보리에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 공격 사건과 이란 핵 문제가 먼저 회부돼 있기 때문에 천안함 사태 논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박 대사는 지난 4일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의 클라우데 에예르 유엔 주재 대사를 만나 천안함 사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내용의 서한을 직접 제출하는 등 천안함 유엔 외교전의 선봉에 서 있다. →유엔에서 중국의 입장이 어떤가. 여전히 변화가 없나. -(한·중)정상회담을 했으니까 좀 두고 봐야 한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간단한 게 아니다. 정상회담을 했다고 당장 뭐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들이 만나서 논의한 만큼 두고 보자. →우리가 안보리 의장국에 천안함 사건을 회부하는 서한을 제출했는데, 북한에서 혹시 그에 대한 반박 서한을 의장국에 제출했나.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 여기가 지금 주말이라….(한국은 지난주 금요일 서한을 제출했다.) →주 유엔 북한 대사 등의 움직임은 어떤가.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는 결백을 주장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는데. -유엔에서도 다른 나라(제3국) 대사들을 만나서 자기네 입장을 얘기한다고 들었다. →무슨 얘기를 한다고 하나. -그런 걸 다른 나라 대사들한테 일일이 물어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북한의 동태에 목매고 있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서다.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북한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만하지 않나. →북한 외교관들이 우리에게 접근해서 무슨 주장을 한 적은 있나. -그런 적은 없다. →중국, 러시아 외에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은 협조적인가. -평소에는 다들 우리와 사이가 좋다. 하지만 안보리 표결은 그 나라의 대표로 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 공격 건, 이란 핵 건 때문에 천안함 논의가 후순위로 밀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안 그래도 (먼저 회부된)순서가 있는데 중간에 끼어들기 힘든 측면이 있다. 사람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듯이…. →안보리에서 이달 안에 결론을 낼 수 있겠나.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빨리 끝내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서 의견을 개진할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워낙 바쁜 분인데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北 수교국에 ‘결백’ 강변… 냉랭한 반응

    [對北제재조치 이후] 北 수교국에 ‘결백’ 강변… 냉랭한 반응

    북한이 160개 수교국을 상대로 천안함 사태는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결백을 강변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이후 세계 각국의 해외공관 등을 통해 주재국 정부에 “우리는 천안함 침몰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외교관들은 “한국정부가 증거를 날조해서 생사람을 잡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지르겠느냐.”고 결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의 주장을 접수한 각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그 사실을 귀띔해 주면서 드러나게 됐다. 소식통은 “외교 관행으로는 다른 나라와의 외교 교섭 내용을 다른 이해 당사국에 알려주지 않는 게 보통”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엔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워낙 압도적인 데다 한국의 국력이 북한을 한참 앞서기 때문에 주저없이 한국 편에 서려고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천안함 외교전은 전체 수교국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서방국가를 비롯해 한국과 가까운 여러 나라가 조사결과 발표 직후 신속하게 대북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바람에 역부족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베트남과 같이 북한과 비교적 가까운 나라까지도 조사결과가 나온 직후 대북 비난 성명 발표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외교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한국이 최근 집중적으로 추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맺기’가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입장을 같이하는 국가 관계를 말한다.”면서 “여러 나라와 적극적으로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이번에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또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가 이번에 예상보다 신속하게 대북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인도를 방문해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덕택이라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캄보디아, 라오스, 그리고 아프리카와 동구권 일부 나라들의 경우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대북 비난 성명을 발표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나라들도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결과는 의심치 않는다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북한과의 관계를 들어 한국 정부에 곤혹스러운 속사정을 털어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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