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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러 외교관계 이상기류/북핵해결 관련 러 독자행보 가속

    ◎러,한반도 영향력 강화하려 대북접근/북에 자국경수로 지원주장 등 실리정책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지난 90년 수교한 이후 소련과 이를 승계한 러시아는 대한반도 관계에서 일방적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와의 친밀도를 높여왔다.전통적 맹방이었던 북한과의 관계가 단절상태에 이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졌다.그런 러시아가 최근에는 한반도의 남쪽에 두었던 관심의 무게를 북쪽으로 점차 옮기는 듯 하다. 그러한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이 북핵문제의 해결방식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이다.러시아는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있다.한·미·일 3국 뒤에 물러선 2차적 역할이 싫다는 것이다.단순한 거부정도가 아니라 북한에 공급될 경수로는 한국형이 아니라 러시아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한반도 주변의 4강 가운데 러시아만이 한국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일부에서는 러시아가 순수하게 경제적 목적때문에 북한에 러시아형 경수로를 건설하기 원한다고 믿는다.그러나 러시아형 경수로가 채택되는 「이변」이 온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40억달러에 이르는 경수로 건설비용을 마련할 방도가 마땅치 않아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정부는 그 보다는 러시아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의도로 북한에 접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러시아는 세계초강대국으로서의 위치가 나라 안팎에서 허물어져가는 상황에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이다.강대국으로서의 위치와 위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요충지인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긴요하며,이를 위해 북한측을 지원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같은 전략과 함께 한국민이 대러시아 시각도 양국관계에 틈을 만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르바초프 전대통령은 냉전을 종식한 평화의 수호자로,옐친 현대통령은 난폭한 술주정뱅이로 대비되고,러시아는 장래가 불투명한 빈곤한 국가로 한국의 언론에 일관되게 묘사되는 상황에 대해 러시아는 여러 채널로 우리 정부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난 2년 동안의 협상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됐다는 인식도 러시아의 심기를 틀어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여러 채널로 러시아가 KEDO에 참여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으며,중단됐던 경협 차관협상도 재개할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다.정부의 외교공세가 어떤 효력을 발휘할지는 명확하지 않다.한 당국자는 『러시아는 그동안 필요이상으로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하고 『한번 벌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북,“입지만회” 잇단 방문외교/당정고위급 동남아·아주 등 파견

    ◎비동맹권과 실질협력관계 구축 주력/“부족한 원자재 확보” 경제측면도 고려 북한이 올들어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과 아프리카권에 당정고위인사를 파견하는 등 방문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 1월초 노동당 국제부부장 김양건이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당국제담당비서 황장엽이 3월7일부터 베트남·라오스를 잇따라 방문한데 이어 18일부터 당외교부부부장 김창규가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다. 외교부부부장들인 김영일·강경구등도 최근 서아프리카 및 동아프리카권 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한 바 있다. 정부당국은 북한이 정치적으로 비동맹권과 사회주의권 및 친서방권이 혼재된 이들 동남아 및 아프리카권 국가들에 대한 파상적인 외교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한국의 「북방외교」에 대항하는 「남방외교」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북한은 이들 아시아·아프리카국가들과의 실질 협력관계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소련 및 동구권의 변혁에따른 외교·경제적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쌀·고무·원유 등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까지(겨레의 맥박으로 89년:5)

    ◎매신의 수난과 저항/배설 상해투옥에도 항일필봉 건재/일제,영국과 손잡고 공작… 유죄 판결/양기택 등 민족언론투사들이 맥이어/정간 2회·압수 45회 맞서 고종퇴위 기도 등 폭로 일제의 탄압은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더욱 가속화 되었다.신문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민족지를 짓밟기 위한 술책이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그것은 바로 대한제국으로 하여금 신문조례를 만들도록 하는 외교적 강압으로 나타났다.특히 을사보호조약 체결뒤의 언론탄압은 더욱 심한 양상을 띠었다.한반도 침략정책에 방해가되는 기사나 그 부당성을 비판하는 글을 결코 방관하지 않았다.그래서 신문을 압수하거나 정간시키는 동시에 편집인 문책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편집인 문책 일쑤 이 시기에 일제의 민족지에 대한 탄압은 황성신문의 정간및 주필 장지연의 구속사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수 있다.그러나 민족언론탄압에 서슬 퍼런 칼을 갈았던 일제도 배설이 발행하는 대한매일신보에 대해서는 손을 쓸수가 없었다.치외법권의 보호가 늘 걸리적 거렸던 것이다.따라서 일제의 사전검열없이 발행되기는 대한매일신보가 유일한 신문으로 남게 되었다.그 논조는 말할나위도 없이 반일로 일관된 예봉이기도 했다. 핍박과 강압을 외면한채 강경한 논조를 굽히지 않는 신보.그 존재는 마침내 통감부의 집요한 탄압의 대상이 되고만다.신보를 무력화 시키려는 일제의 탄압은 외교경로를 통한 배설의 추방공작으로부터 시작 되었다.배설에 대한 추방공작은 이미 1905년 9월에 제기 되었으나 통감부가 본국정부에 정식으로 요청하기는 이듬해 7월부터이다.이에따라 일제는 본국외무성을 통해 동경주재 영국대사에게 배설을 추방하거나 신보를 폐간토록 요구하고 나섰다. 일제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영국측은 1904년에 제정된 「청국및 한국에 대한 추밀원령」을 적용키로 했다.그러나 배설을 제재하기에는 그 근거가 미약했다.그래서 제5조를 개정하여 1907년 2월1일 이를 공포하기에 이른다.개정된 내용의 골자는 『영국국민과 본령시행구역내에 있는 영국과 친선국의 소요 혹은 그 국민과의 사이,그리고 청국정부와 그 국민 또는 한국정부와 그 국민 사이에 불화를 도발하려하는 사항은 본조에 규정하는 선동적인 사항으로 간주한다』는 것이었다. 배설과 신보를 제재하려는 일제의 책동에 영국이 동조한 것이다.그러나 배설은 일제의 억압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일제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그의 선언은 신보의 한글판 7월17일자 1면 머리에 『일본이 황제를 퇴위시키고 황제를 일본으로 건너가 사죄케 하려한다』는 폭로기사로 반영됐다. 이어서 이튿날짜 신보는 논설을 통해 『일본이 한국의 황실을 강핍하고 대신을 종으로 부리며 백성을 짐승으로 여기는 행동이 극도에 달했다』고 통렬히 비난하고 나섰다.날이 갈수록 강도 높은 논조로 맞서는 신보의 자세에 통감부는 급기야 1907년 10월 서울주제 영국총영사 헨리 코번에게 배설의 처벌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외교적 탄압을 본격화 한다. 배설은 10월14일 서울주재 영국총영사관에 설치된 영사 재판정에 출두하지 않을 수 없었다.재판이 열린 다음날 코번은 배설의 유죄판결을 선고했다.신보의 논설이 추밀원령 제83조 공안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항에 해당된다 하여 6개월간의 근신에 처한 것이다. 배설에 대한 일제의 책동은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으나 사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특히 배설의 근신기간이 만료된 직후부터 신보는 더욱 강경한 논조로 돌아섰다.민족주의운동을 탄압했던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를 이등박문에 비유한 「백매특날이 불족이압 일이태리」며 「정부당국자의 기량」등의 글로 일제를 규탄하고 통감부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 대한제국의 내각을 신랄히 비판했다. 이렇게 되자 통감부는 또 다른 탄압의 칼을 빼어들었다.1908년 4월29일 이완용내각으로 하여금 신문지법을 개정하여 한국에서 발행되는 외국인의 신문까지도 발매·반포금지 또는 압수할수 있도록 한것이다.광무신문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신문지법(1907년 7월제정)은 신문에 대한 엄격한 통제와 벌칙이 골자로서 민족지를 탄압하는데 적용된 악법이라 할수 있다.법이 처음 제정 공포된 때에는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발행하는 신문과 해외에서 교포들이 발행하는신문에 대한 규제조항이 없어 이를 새롭게 보완한 것이다. 신문지법을 이처럼 개정토록 한데에는 신보탄압이 근본목적이었으나 반일논조의 해외교포신문들이 국내에 유입되는것을 막자는 계략도 포함됐다. ○이완용내각 통박 통감부는 신문지법이 개정된 직후 곧바로 행동을 개시,신보를 압수하기 시작했다.5월1일자 논설 「불필랑경」을 비롯,5월13일자「한국내의 일본」,5월16일자「학계의화」가 통감부 기휘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신보는 잇따라 압수됐다.당시 일제가 집계한 신보압수건수를 보면 1908년 한해동안만도 국한문판 8회,국문판 7회에 이른다.일제는 이같은 신문압수방법외 신보의 구독을 방해하는 행적적 탄압도 병행했다. 뿐만 아니라 통감부 기관지 서울프레스를 동원하여 신보의 기사와 논설을 비난하는등 다각적인 탄압을 자행했다. 그러나 신보의 논조는 좀체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일제는 배설에 대해 어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공작을 벌였다.그리고 영국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펴기 시작했다.이른바 양동작전을 감행한 것이다. 영국은 마침내 배설로 인해 야기된 문제들을 해결키로 하고 배설을 재판에 회부한다는데 동의했다.이렇게 해서 배설의 2차재판은 1908년6월15일부터 3일동안 서울의 영국총영사관에서 열리게 됐다.재판을 진행하기위해 상해고등법원의 판사 본과 검사 윌킨슨이 서울에까지 왔다.이는 한·영·일 3국이 관련된 동양역사상 처음 있는 특이한 재판이었다. 이 재판에서 판사는 배설에게 3주일간의 금고형과 6개월간의 근신을 언도했다.유죄판결을 받은 배설은 잠시 한국을 떠나 상해에서 복역하게 됐다. 그러나 배설이 신보를 떠나 옥고를 치르고 있는 동안에도 이 신문의 항일논조는 변함없이 이어졌다.양기탁을 비롯한 민족언론 투사들이 본래부터 신보의 제작을 주도해온 때문이었다. 배설의 재판직후 통감부의 신보에 대한 감시와 탄압 또한 집요하게 지속됐다.7월2일자 논설 「확실한 언론」을 치안방해로 규정,이날자 신보를 발매금지 처분하는 한편 또 다른 탄압계획을 실행했다.신보사의 총무 양기탁을 국채보상의연금 횡령혐의로 전격 구속한 것이다. 신보의 제작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던 양기탁을 구속함으로써 신보의 제작에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전국 규모의 민족운동이던 국제보상운동의 중심기관을 와해시키려는 2중효과의 탄압책략이었다.궁국적으로는 신보를 중심으로한 항일민족세력에 대한 탄압이었다.일제의 신보에 대한 탄압은 이 신문이 한일합방 직후 통감부에 매수되기까지 줄곧 이어져 국한문판 24차례,국문판 21차례의 압수와 2차례의 정간처분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있다 항일구국지 대한매일신보는 이처럼 끝없는 수난과 저항으로 점철된 역사를 살았다. 정진석저)
  • 올 가을 정상외교 러시 이룬다/나라안팎으로 부산한 행사 계획

    ◎옐친,16일 방한… 경협차관 재개 모색/노 대통령,17일 방중… 이붕 등과 회담/콜 독총리,새달 입경… 경제현안 등 논의 이번 가을에는 해외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의 방한과 노태우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잇따라 펼쳐져 정상외교의 러시를 이룬다. 우선 마거릿 대처 전영국총리와 아르투어 둔켈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사무총장이 2일 내한,노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지도자들과 연쇄접촉에 들어갔다. 대처 전영국총리는 강연회에 참석,연설하며 둔켈 사무총장은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을 위해 주로 통상관계장관들과 쌀시장개방문제등에 관해 논의한다. 대처 전영국총리는 5일까지,둔켈 사무총장은 4일까지 각각 서울에 머문다. 이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16일부터 18일까지 방한,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회에서 한·러관계의 장래전망에 대해 연설한다.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뒤 서울에 오는 옐친대통령은 한국의 대러시아 경협차관재개문제와 함께 한·러 우호협력조약 체결문제,한중수교이후의 동북아 질서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9월 하순에는 노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중국방문 일정이 잡혀있어 정상외교의 무대가 해외로 옮겨진다. 노대통령은 20일부터 25일까지 뉴욕을 방문,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미국 정계지도자들과 만난다. 노대통령은 이어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양상곤 국가주석,이붕총리등 중국 정계지도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청와대측은 최고실력자 등소평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등소평이 고령을 이유로 최근 외국 국가원수들과의 면담을 고사하고 있어 노대통령·등소평의 명실상부한 정상회담 개최 전망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10월에는 보두앵 벨기에국왕부처가 12일부터 18일까지,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13일과 14일 한국을 방문한다. 보두앵 국왕부처의 방한은 노대통령의 초청에 의한 것으로 양국간 우의를 다지는데 의의가 있다. 콜 총리의 서울방문은 아시아국가순방계획의 일환으로 주로 경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는 찰스 영국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방한이 계획돼 있으며,말일경 프랑수아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한국방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2일부터 5일까지 한국에 머무는 찰스 황세자 부처는 노대통령과 만나 양국관계의 전반적인 증진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경주등 문화유적도 시찰한다. 이에비해 미테랑대통령의 방한은 다분히 대한로비의 성격을 띠고 있다.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테랑대통령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경부고속전철사업에 프랑스 TGV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외교공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11월중 고르바초프 전구소련대통령이 서울에 올 것으로 알려졌고,노대통령이 방중기간동안 공식초청할 것이 틀림없는 양상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빠르면 연내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수교이후의 과제(한·중수교/동북아 새 질서:5)

    ◎북한 개방·핵사찰 「지렛대」로 활용해야/중국의 불가침보장 등 실리외교 펼칠때/새 안보체제구축·경협에 주도적 역할을 한국은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를 펼칠수 있게 됐으며 이에따라 앞으로 우리 외교의 벽과 질에 대한 전반적인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중 수교는 북방외교의 결실이자 동북아 세력판도변화를 예고하고 대만·북한·일본등 주변국에게 충격을 준만큼 우리가 동북아 질서변화에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과제를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이상옥외무장관과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은 「중국은 한반도가 조기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한민족의 염원임을 존중,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이같은 표현은 중국이 남북한 통일을 적극 지지·지원한다는 의미로 해석할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기본적인 대한반도 정책은 남북한에 대해 철저한 등거리외교로 균형정책을 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오히려 중국은 남북한의통일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질투성」주장마저 일본내에서 나오고 있기도 하다. 중국과의 국교정상화로 북경을 경유,평양으로 가는 여건은 충분히 성숙된 셈이다.이제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설득하고 유도하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또 한중수교로 북한은 더욱 심한 고립감을 느껴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리라는 부정적인 예측도 없지않지만 한중수교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남북한 상호 핵사찰에 응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이 문제도 우리가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반드시 이뤄내야만 하는 과제다. 한중수교는 특히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및 경제패턴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한국과의 수교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는 구소련의 붕괴로 인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의 공백을 그들이 메우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하려는 외교공세의 일환이라고 외교안보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아키히토(명인)일본국왕,노태우대통령,김일성·김정일부자등 주변국 정상을 연이어 초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점도 그들의 의도를 분명히 알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동북아 지역의 안보체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한·미·일 3국을 축으로한 기존의 안보협력체제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예상되는 새 안보체제에 대해 균형감각을 갖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국간 경제협력 면에서 한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이전은 「무서운 경쟁자」를 키울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있다.그러나 중국은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만큼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의 발전이 양국에게 모두 득이 될수 있다는 큰 관점에서 대중 시장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수교는 국제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창설,유럽공동체(EC)시장형성등 국제시장의 블록화와 대결주의 양상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쌍무적인 관점에서만 볼수는 없다. 즉 한중수교로 우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바람직한 새로운 경제 위상을 찾아야하고 동북아 지역,크게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그룹에도 대비하는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국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선린우호관계를 규정한 공동성명을 보다 구체화,한중 「기본관계조약」을 체결하는 것도 절실한 대목이다.6·25전쟁 당시 중국의 참전으로 총부리를 서로 겨눴던 입장에서 보다 구체적인 불가침 보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대만 거주 우리 교민및 한국내 화교들의 지위와 국적취득문제,대만과의 냉각관계 조속 청산,대만과의 실질협력 증대문제등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숙제이다.
  • 4월부터 접촉… 한달전 가시권에/한·중수교까지 뒷얘기를

    ◎평양의식한 중국,“철저 보안” 요구/“20억불 차관제공 거론한적 없다”/“일·대만서 수교사실 먼저 확인” 정부,한때 당황 ○…외무부 당국자들은 임박한 한중수교와 관련,중국측과 교섭중임을 이유로 이상옥장관의 23일 방중예정을 공식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수교교섭은 일체 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강조. 양국 수교교섭을 위해 북경에서는 노재원 주중한국대표가 중국당국과 거의 정례적인 접촉을 가져왔으며 서대유주한중국대표는 양국 수교를 앞두고 20일 귀국. 외무부 관계자들은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수교대가로 중국측에 차관을 제공키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구소련에 대한 30억달러 경협문제로 정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다시 강력히 부인. 한 관계자는 『수교문제가 양국 사이에 오가는 과정에서 일부 중국인사들이 차관문제를 지나가는 말로 꺼냈을지는 몰라도 공식교섭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설명. ○…한중수교가 당초 연말쯤에서 결국 오는 24일로 앞당겨진 데대해 외무부관계자들은 『앞당겨졌으면 이미 지난해 이뤄졌어야지』라며 「조기」수교가 아니라 정상수교라고 설명. 이들은 『연내 실현이라는 시점에서 보면 앞당겨진 셈이나 애초부터 특정 시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지난 4월부터 벌여온 교섭성과가 그동안 착실히 쌓여 수교가 실현되는 것』이라면서 『지난 7월말쯤 8월중 수교가 가시권에 들었다』고 설명. ○…외무부 소식통은 한중수교문제가 대만에서 먼저 터져나오고 한중양국은 교묘한 어법으로 이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것은 한중수교를 방해하려는 주변세력 때문이라고 설명. 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력을 내세워 아프리카 등에서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는 대만으로서는 큰 타격을 받게돼 「20억달러 경협설」등을 흘리며 중국의 자존심과 한국내 여론,북한의 불만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 ○…중국은 당초 수교일정을 고르고 있던증 북한의 반발에 부닥쳐 북한을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1차 연기까지 했을 정도로 북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때문에 중국은 한국측에 철저한보안을 요구했고,한국 역시 주변국의 자극으로 북한이 중국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고 과거의 인맥을 통해 방해할 경우 또 다시 수교일정이 연기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계속 침묵. ○…정부는 미국·일본등 우방들에 대해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사전통고했는데 일본정부는 이를 언론에 확인해줘 한국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특히 대만은 한국정부에서 주한대사관을 통해 수교사실을 통고하자마자 본국에서 당정회의를 거치고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이를 폭로함으로써 불만을 표시.
  • 주목되는 북의 대미동향(사설)

    자의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최근 북한의 대외정책자세에 상당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노골적인 대미화해와 접근의 총력외교를 경주하고있는 인상이다.북한답지않게 애절하게까지 들리는 대미구애호소의 공세를 연이어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국가주석 김일성이 진두지휘하는 전례없는 변화의 모습이어서 그배경과 노림수를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북한의 대미화해제스처가 처음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지난4월 80회생일을 계기로한 김일성의 미워싱턴 타임스회견이었다.하루속히 평양에 미국의 대사관이 개설되기를 바란다는 이례적인 내용의 호소였다.이후 북한은 국제핵사찰수용으로 대미관계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것같다.그것이 남북상호사찰의 장벽에 부딪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그러한 대미관계 교착상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필사의 대미외교공세가 아닌가 분석되고 있다. 작년엔 20만을 동원하는등 해마다 6·25만 되면 대대적인 반미선전선동을 전개해온 북한이 금년엔 김일성의 지시로 그것도 중단했다.노동신문의 6·25사설도 반미적이고 전투적이던 예년과 달리 대미관계개선과 미국의 대북정책수정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하와이학술세미나참석 북한대표 이삼로는 뒤에 수정했지만 통일후의 주한미군인정및 남·북한체결국제조약준수등의 발언등으로 미국의 눈치를 살폈다.두만강개발 국제회의참석 외국대표에 공개한 영화에 일부 반미적내용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자리에서 간부가 실무자를 공개질책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전략및 국제문제연구소 테일러부소장은 자신이 만난 김일성이 또 대미관계개선열망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전했다.「과거는 과거이고 미래는 다르다」고 강조한 김은 시종 대미·일관계개선회망을 역설했다는 것이다.그리고 미·일과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최대장애인 핵문제와 관련 앞으로 수주일내 「매우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표시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러시아등의 원조중단 내지 감소와 무역의 달러결제등으로 곤경에 처해있는 북한이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것은 달러다.그것을얻을수 있는 유일의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에 대일수교를 서둘러온 북한이다.그러나 미국이 반대하는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북한은 뒤늦게 절감하게 된것이 틀림없다. 또한가지 생각할수 있는것은 심화되는 북한의 고립이다.곧 옐친러시아대통령이 방한하고 한·러우호선린조약도 체결된다.아직은 북한유일의 후견우방국인 중국이지만 한국과의 수교를 무작정 막을수만도 없는 상황이다.EC와 미·러시아정상에 이어 미·일정상도 북한의 핵의혹해소를 요구하고 있다.자칫하면 질식사도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 돌파구 마련여부에 대미관계개선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수있는 것이다.김일성이 말했다는 수주일내의 매우 긍정적인 조치가 어떤 것일지 기다려진다.모든 장애를 완전 제거하는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그럼으로써 북한과 미·일과의 관계개선은 물론 남·북한화해공존공영을 통한 평화민주통일의 길도 하루속히 열게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만의 소망이 아닐것이다.
  • IAEA는 어떻게 보나(북한핵:6)

    ◎「핵개발」확충 없으나 “의문투성이”/「재처리」 확신 갖고도 미온적 대응/강제성 없는 규정… 활동에 한계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핵을 바라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각은 애매한 구석이 없지 않다.더욱이 한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못마땅한 부분이 적지않다. 한스 블릭스 IAEA사무총장은 방북직후인 지난달 16일 북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IAEA의 용어로는 녕변방사화학실험실은 재처리시설에 해당되며 그동안 플루토늄도 추출됐으나 지금까지 추출된 양은 핵무기를 만들기에는 불충분한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핵시설및 기술수준이 크게 우려할만한 것이 못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블릭스총장은 그러나 『북한은 녕변의 핵실험실이 실험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단순한 실험용으로 보기엔 규모가 너무 방대하다.길이 1백80m,수개층높이에 달하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재처리공장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서의 의견과 상치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대로 방치했을 경우 핵무기제조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별 것 아니라는 발언은 분명 모순이다. 블릭스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4일 최고 인민회의에서 핵안전협정을 비준한뒤 북한이 보여준 태도에 웬만큼 만족하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블릭스총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개발프로그램을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할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의무를 다했다.핵시설목록을 제출했고,사찰을 허용했으며,그들의 핵개발프로그램을 익히도록 우리를 초청하기까지 했다.우리는 지금까지는 신뢰할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블릭스총장은 정기이사회가 개막된 15일 정근모 한국원자력협력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개발정책및 보유시설과 관련해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 다수 지적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원자로는 핵폭탄제조에 적합한 플루토늄239생산을 위한 모델』이라고 말해 앞서의 입장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했다. 블릭스총장은 이와함께 『IAEA의 사찰과 함께 남북한상호사찰이 보완적으로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남북한상호사찰의 필요성에 관해 최초로 언급했다.하지만 현재 IAEA 정기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회의장분위기는 북한이 현재 갖고 있거나 앞으로 가지게 될 핵무기제조능력보다는 임시사찰결과 새롭게 판명된 「열악한 시설」수준에 논의가 집중되는 듯한 인상이다. IAEA가 북한핵이 군사적 목적에 이용될 경우의 위험성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86년 체르노빌원전 방사능유출사고와 같은 돌발적인 위험에 더많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93년도 예산편성문제가 북한핵문제에 앞서 첫번째 의제로 상정된 것도 IAEA가 북한핵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의 정도를 잘 나타내준다. 한국과 미국등 서방세계의 외교공세에도 불구하고 IAEA는 북한핵은 앞으로 실시될 정기 사찰에서 차차 밝혀질 문제이지 지금부터 요란하게 목청을 높인다고 해서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IAEA이고 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IAEA의 이같은 태도에 찬성할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최근 IAEA가 새로운 규정에 남북상호사찰을 위한 한국측 안에 포함된 특별사찰제도와 같은 개념을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IAEA사찰이 갖는 한계를 감안할 때 상당히 고무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IAEA의 북한핵을 바라보는 기본 시각은 블릭스총장의 발언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겠느냐」는 식이어서 지나치게 여유를 보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서두른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북한핵은 북한당국자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줄 경우 지금보다 해결이 어려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등이 IAEA사찰과 별도로 남북한상호사찰의 실시를 요구하는 것은 북한에 은폐된 핵시설및 핵기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고,IAEA사찰이 갖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IAEA가 지금까지 북한핵에 관해 취해온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 정부의 잇단 대북경고성명 왜 나오나

    ◎“상호핵사찰 수용”… 대북 전방위압력/“IAEA사찰론 「핵면죄부」 못준다”/경협·수교 연계… 한·미·일 3각대응/“대화와 도발”… 북의 2중전략 제동걸기 의미도 최근 경색조짐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한반도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한·미·일 3개국 관계자들의 강력한 대북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고위급회담 우리측 단장인 정원식 국무총리가 1일 북측 단장인 연형묵 정무원총리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낸 것을 비롯해 1일 저녁 최창윤 공보처장관이 한·미정치학회주최 학술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만찬연설에서 강도 높은 톤으로 북측의 2중적 태도를 성토했고,2일에는 고위급회담 우리측 이동복 대변인이 남북대화에 임하는 북측의 불성실한 자세를 비난했다. 또 로널드 리먼 미국무부 군축국장은 2일 북한연구소및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공동주최 한반도 군축세미나에서 행한 주제연설을 통해 북한만이 국제적인 화해무드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나카히라 노보루(중평립)일·북한수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도 2일 노창희 외무부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은 일·북한수교교섭테이블에서조차 평양쪽을 의식한 발언만을 늘어 놓는다면서 남북관계에 관한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앞서 로버트 리스카시 주한미사령관은 전략핵무기의 재배치와 주한미군병력 감축 보류,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를 시사했고 지난달 말 방한했던 척 카트만 미국무부 한국과장 역시 최근의 남북대화 일시중단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현홍주 주미대사의 지난달 23일 급거귀국도 최근 북측의 공세적 태도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정부관계자들과 미·일 외교및 안보담당자들의 발언은 한결같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촉구하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은 이라크의 예가 증명하듯 불충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북상호사찰이 필수적이며,북한이 지금까지 누차 강조했다시피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면 남북상호사찰을 회피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이들은 이와함께 핵문제의 해결없이는 경제협력과 군비축소등 남북관계의 진전이 전혀불가능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같은 한·미·일 정부관계자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지난달 22일 발생한 북한의 비무장지대를 통한 무장침투조 남파기도,5차례의 전체회의와 3차례의 위원접촉에도 겉돌고 있는 핵통제공동위,북측의 일방적인 불참으로 휴회된 군사정전위등 북측의 갑작스런 공세적 태도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특히 국무총리가 직접 대북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대북관계에 있어 조심스런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보여왔다.이러한 낙관론은 가깝게는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7차 고위급회담에서 군사·경제·사회문화등 3개 공동위와 연락사무소의 설치에 합의했고 특히 8·15 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및 예술단 교환을 북측이 아무 전제조건없이 선뜻 수락한 점 등에 고무됐기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이와함께 멀게는 지난해말 소련의 해체로 북한이 최대동맹국을 잃게 됐다는 점,북한이 대일및 대미 관계개선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연내 한·중수교 가능성이 점쳐지는 점 등으로 미루어볼 때 북한이 이미 남북관계에서 선택권을 상실했다는 분석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북한이 곧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을 수 없는 국내외적 분위기조성이 상당히 진척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들어 잇따라 나온 우리 정부관계자들의 성명은 이같은 낙관적인 견해를 수정하려는 시도로 보기에 충분하다. 정총리가 1일 상오 고위급회담 단장자격으로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발표했는 데도 정부대변인 최공보처장관이 그날 저녁 북한이 대화와 도발의 2중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 점,그리고 고위급회담 대변인인 이동복국무총리특별보좌관이 정총리의 대북메시지와 대동소이한 내용의 성명을 거듭 발표했다는 사실은 이제는 더 이상 북한의 지연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정책변화를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1일 정총리의 대북메시지 발표후 곧바로 아세안 6개국,EC 12개국 등 18개국 주한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그간의 남북대화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은뒤 남북상호사찰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외교공세를 벌일 것에 대비해 사전외교를 펼치는 신속함을 보였다.그동안 느슨해졌던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의 정도를 다시 높이자는 의도에서다. 한편에서는 한반도 이해당사국들의 급해진 행보를 북한에 대한 일종의 시위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일과성 경고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엇갈린 시각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성실한 자세로 나오지 않는한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강경쪽으로 기울것이란 점만은 분명하다.
  • “노 대통령 화해시대의 창시자”

    ◎홍콩 스탠다드지,취임 4돌맞아 대대적 보도/북방정책으로 민족통일대업의 씨앗뿌려 홍콩의 더 스텐다드지는 15일 「노태통령,화해시대의 창시자」라는 제목으로 최근의 남북한관계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이 기사의 주요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다음주 평양에서 열리게 되는 남북한 총리회담시에 양측 총리는 45년에 걸친 적대와 상호비방으로 점철된 남북한을 보다 근접시키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두개의 중요문서를 상호 교환할 것이다. 이달은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이 지난 88년 2월25일 대통령에 취임한지 4돌을 맞는 달이기도하고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이 남북화해의 전기를 여는 달이기도 하다. 남북한 화해의 클라이맥스는 노태우대통령과 금년 4월15일 80회 생일을 맞는 북한지도자 김일성과의 정상회담이다.이 회담은 지난해 말 서울에서 개최됐던 총리회담에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빠르면 김일성 생일 이전에 개최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평양측은 정상회담 조기개최를 바라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서울측에서도 향후 2∼3개월내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노대통령의 외교적 업적이 최고의 절정에 이르게 될것이다. 지난 45년간 북한을 통치해온 김일성은 20여년전부터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정해왔는데 바로 그는 지난해말 북한의 군최고사령관이 되었다. 또 김일성은 각 군사령관들을 소집하여 새 최고사령관에게 충성을 바치도록 강요했는데 이같은 사실들은 그가 권력이양을 준비하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게하고 있다. 북한의 어린학생들이 김일성을 『할아버지』,그의 아들을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최근 보도들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김일성이 권력이양 이전에 한국의 지도자와 사상 최초의 정상회담을 갖기 원한다면 그 시기는 3월이나 4월초가 될것이며 장소는 판문점 북쪽에 위치한 개성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이 노태우대통령 재임기간중 성사된다면 그는 지금까지 다른 어느 지도자보다도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하여 그처럼 짧은 기간중에 많은 업적을 이룬 지도자로 남게 될것이다. 노대통령의 북방정책은 냉전과 동서 양진영간의 이데올로기 대립이 종식되는 국제정치정세의 변화를 최대한으로 활용한 현명한 정책이었다.그의 성공적인 대공산권 외교공세가 국제질서의 변화로 점점 더 고립돼가고 있는 북한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였음이 틀림없다. 노대통령은 독일통일에서의 어려움들을 교훈삼아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신중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재임기간중 대업을 완성시키지 못할는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는 반드시 결실을 맺게될 민족적 대업을 착수시킨 창시자인 것이다.
  • “유엔 동시가입 한국 북방정책의 승리”

    ◎홍콩 스탠더드지 논평/소·동구등과 수교로 북 입장 수정 유도/노 대통령 민주 개혁,시위도 고개 숙여 홍콩 스탠더드지는 14일 남북한의 동시 유엔 가입은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의 승리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지는 이날 지역 초점란에서 장문의 논설기사를 통해 16일 유엔총회가 개막되면 남북한 유엔 가입 승인안이 첫 의제의 하나로 처리될 것이며 이 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남북한의 동시 유엔 가입은 노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이 가져다 준 승리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의 북방정책은 소련및 동유럽의 민주화 대변혁과 시기적으로 잘 들어맞아 마침내 소련및 동유렵 여러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됐으며 중국에 대한 끈질긴 외교공세로 중국과도 무역대표부를 상호 교환개설하는 외교적 결실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지는 북한은 남북한의 동시 유엔가입이 항구적인 남북 분단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때문에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나 지금은 소련과 중국 모두가 이같은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소련과 중국은 북한이 유엔 가입 문제와 통일정책에 관한 종래의 강경입장을 철회 내지 수정하도록 평양측에 대해 강력한 압력을 가해 왔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이 집권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당시만 해도 한국은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통치체제하에 있었으나 그는 민주개혁요구에 양보하겠다는 용감한 선언을 하여 군부와 민주화 요구 시위대간의 유혈충돌 위험을 막았다고 논평했다.
  • 소 대변혁이 동북아에 미친 영향

    ◎한·소 수교 버금가는 충격… 평양이 흔들린다/사상통제 강화… 시간 지나야 개방 나설것/북한/집안 단속속 보혁 갈등,서방 압력에 고심/중국/일본/“영토문제 해결 기회” 특사 보내 옐친과 접촉 소련의 새 국가구조의 기본구상및 당면의 정치운영 형태가 구체화됐다. 「새연방」은 각공화국이 각자의 영역내에서 완전한 주권행사를 인정하는 「주권국가연방체제」로 하고 연방참여는 정치동맹과 경제동맹의 2중구조아래 각공화국이 자유로이 참가토록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일단 이것으로 연방의 급격한 완전붕괴는 막게됐으나 행정의 실권을 공화국주체의 국가평의회와 경제위원회에서 맡도록함으로써 당장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중앙정부의 권한은 대폭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신문및 소련문제전문가들은 국가연합형태와 2중구조채택은 연방의 해체를 막기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분석하고있다. 발트3국으로서는 정치·국방조직의 연방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에너지 원자재의 공급을 다른공화국에 의존해와 연방과의 완전한 절연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서 경제관계 유지를 위한 이같은 경제동맹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고 각공화국간 이같은 관계유지로 소련경제의 붕괴를 막겠다는 필사적인 의도로 풀이하고있다.(마이니치신문) 또 근본적으로 이 새체제가 당면한 소련의 혼란을 수습할수 있겠느냐고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적지않다.연방의 참가형태를 둘러싼 각공화국의 이해관계하며 국력및 정책노선의 차이가 개혁에 장애요인이 될것이라고 보기때문이다.어떤 형태의 합의가 이루어 진다해도 소련내부는 상당기간 불안정한 상태에서 진통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도쿄신문 이사가와 겐지·천천건차외보부장) 그러나 어쨌든 쿠데타사건이후 공산당해산,고르바초프대통령의 서기장사임·이번의 신국가형태 구성제안으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정치생명은 더욱 「실질적으로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에 일본의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소련문제전문가인 기무라 히로시(본촌범)국제일본문화센터교수는 『가까운 시일내에 아무리 길어도 내년 이맘때쯤이면 그는 연금생활을 하고 있을것』으로 단정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현지특파원을 통한 인터뷰에서 독일의 유수한 소련문제전문가인 올프강·레오하늘씨의 견해를 전하고 있다.그는 앞으로 2∼3개월이면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의 견해가 이곳에서 돋보이는 것은 그와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인기가 모스크바에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는 것에 큰 원인이 있으나 앞으로 연방대통령을 자유선거로 뽑게될 경우 그가 이길 승산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후임으로 옐친의 등장을 지적하고 있으나 옐친이 소련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이유로 내세워 고사하거나 러시아공대통령으로만 남으려고할 경우 르츠고이 러시아공부통령이나 셰바르드나제전외무장관,레닌그라드시장등이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번의 새체제 구상 발표이후 중국을 비롯한 북한의 움직임이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그것은 소련의 대중·대북관계가 여전히 미묘하고 일본의 대북한관계·남북대화등 한반도정세에 소련의 상황전개가 상당한 영향을 계속 미치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문들은 최초의 반응이 지난번 제4차 일·북한회담에서의 북한의 느닷없는 반발에서 나타났고 이같은 반동은 당분간 여러곳에서 표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의 연구원으로 일본에 머물고 있는 미조지워싱턴대학의 개스턴 J 시글교수는 『앞으로 소련은 더욱 한국과의 관계강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면하기 위한 개방의 필요성을 더한층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는 정치관계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동시에 소련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경제관계유지를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련은 현안의 경제문제해결을 위해 대일접근이 불가피하고 그때 북방영토반환문제가 옐친대통령의 측근 참모들에 의해 긍정적으로 검토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으로서는 보수파에 의한 쿠데타실태가 한·소국교정상화에 다음가는 충격이 될것이라는 고마키 데루오(소목휘부) 아시아경제연동향분석부장은 북한은 국내적으로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대일본 외교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무라 교수는 소련사태가 북한으로 하여금 반동으로 작용해 일·북한회담의 분위기가 예상치도 않은 상태에서 돌연한 태도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태도변화는 그대로 남북한대화에도 똑같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북한관계는 어떤 형태로든 내년까지는 대충 매듭이 지어지게될 것이나 소련의 사태진전상황이 그때마다 영향을 줄것으로 이곳에서는 보고 있다.(일본의 북한문제전문가들).한편 서방은 앞으로 대소경제지원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그것은 소련내부의 안정이 서방에 필요하고 나아가서는 핵무기감축,소련국방예산의 25%나 되는 국방비삭감등과 같은 자국의 이해관계는 물론 불안요인의 제거가 시급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북방영토 반환의 해결을 위한 절호의 기회」(오부치 자민당간사장)로 보고 자민당 방소단및 외무부특사등의 파견을 통해 옐친과의 회담을 갖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국은 이미 소련이 하나의 국가가 아닌 다원국가라는 인식아래 각 공화국을 상대로 대소교섭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 「수세국면」 탈출의 몸부림/「전대협」은 왜 2명 파북 꾀했나

    ◎핵심수배·총리폭행사건 뒤 세력위축/통일열기 재부각시켜 공세전환 모색/자민통 주도… “실이 더 많다” 반대도 다수 「전대협」이 임수경양의 밀입북사건 2년 만에 또 다시 건국대생 성용승군(22)과 경희대생 박성희양(21)을 평양에 파견하기 위해 몰래 출국시킨 것은 점차 위축되고 있는 학생운동권의 분위기를 전환,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전대협」 핵심간부들이 수배중이라는 내부적 어려움과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까지 받고 있는 2중의 수세국면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노태우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미자주화통일」 노선을 내걸고 있는 「전대협」이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전개해왔던 「5월투쟁」의 열기가 정 총리서리 폭행사건 이후 시들해진 데다가 광역의회선거에서 자신들이 밀은 후보들이 대부분 낙선하는 등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은 사전에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돼 오다 일정만 최근 들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군과 박양은 지난 4월16일 배제여행사에 유럽배낭여행 신청을 냈으며 이는 강군치사사건 등 일련의 변수가 발생하기 훨씬 앞서 이뤄진 것으로 보아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짠 것으로 보인다. 「전대협」은 『정부당국이 한소 수교 등 적극적인 외교공세로 92년 총선 및 93년 대선에서 승리,장기집권을 꾀하고 분단고착화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 8월 「범민족대회」 일정에 맞춰 「남북해외청년학생 통일대축전」을 계획했었다. 「전대협」은 이 행사를 오는 8월14,15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기로 하고 이를 위해 같은 달 7일 판문점에서 「북한·해외청년학생대표」와 실무회담을 갖기 위해 정부에 북한학생접촉 승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임양사건과 지난해 「범민족대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창구단일화정책에 따른 철저한 봉쇄정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대협」은 정부의 승인이 없더라도 대표단을 파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대협」은 남북한학생이 참가하는 행사는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임양의 경우처럼 하나의 「상징」을 내세워 정부의 탄압을 유도,남북한 학생의 공동투쟁을 벌여나가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같은 결정을 하기까지에는 「전대협」 내부의 반발도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양사건으로 인해 학생운동권에 대한 대규모 검거선풍이 일어 결국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반대의견이 내부에서 강하게 대두됐다는 것이다. 한편 수사기관은 「전대협」의 이같은 일정을 실제로 지하조직인 「자민통」 계열에서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민통」은 북한의 대남선전 선동방송인 「구국의 소리」의 강령을 그대로 옮겨 반체제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하조직이다. 따라서 「자민통」 출신의 핵심운동권 학생들이 『임양사건으로 통일열기를 고양시키고 운동권 전체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자신들의 논리를 앞세워 반대파를 배제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어쨌든 「전대협」은 「5월 투쟁」을 「8월 통일투쟁」으로 이끌기 위해서「또 다른 임수경양사건」을 계속 이슈화시켜나가 학생들의 투쟁심리를 자극하는 게 필요하다는 계산이 짙게 깔렸다고 판단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전대협」측이 자신들의 수세국면을 공세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으나 임양사건 때처럼 오히려 자신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는 계기를 자초할 수도 있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라 할 수 있다.
  • “안보환경 호전” 예측은 아직 금물/「탈냉전이후의 동북아」 세미나

    ◎한반도 비핵지대화등 구체 논의 가능성 커져/미·소·중·일 세력균형의 「신열강시대」 본격화 미소의 신 데탕트선언,중소정상회담,일북 수교원칙합의,한소 수교 등 최근 2∼3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같은 동북아 질서의 지각변동은 향후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남북관계에는 어떻게 작용하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탈냉전시대에 있어 동북아질서는 결국 미·소·중·일 등 4강이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세력균형을 형성하는 새로운 열강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과정에서 비핵지대화 논의 등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논의들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대한 독자적 대책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민족통일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환기의 동북아질서와 남북한 관계」란 세미나에서 박영규 민족통일연구원 국제연구실장은 이와 관련,「미소의 대동북아 정책과 동북아 군사질서 재편가능성」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기본입장 변화,소련의 획기적인 양보,그리고 지역분쟁과 영토문제 등 역내 국가간의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는 한 동북아 및 아태지역에서의 군사질서 재편은 가까운 시일내에 커다란 진전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핵무기의 감축 및 제거와 함께 아태지역의 비핵지대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미국의 동북아 군사력 재편과 미소간의 군사적 절충,그리고 미·북한 접근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군이 결정된 현상황에서 미국은 고립된 북한에 긴장완화의 명분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 및 한반도 비핵지대화 문제가 미소간에 동북아 군사문제의 일환으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남한내에서는 현실적인 안보상황이 변화된 것 같은 환상이 너무 빨리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남한내의 여론을 자극함으로써 남한의 안보정책 수립 및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소련의 대아태지역 평화공세 강화,한중수교 및 한중,일소 관계증진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미·일 평화공세가 강화되고 이러한 외교공세의 일환으로 대남평화공세 역시 일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남한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림으로써 남한의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박경서 중앙대 교수는 질의를 통해 『동북아질서 개편에 있어 한반도의 핵문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에 있어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핵철수 주장의 이면에 중소의 요구가 반영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종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군축협상 또는 핵 논의라는 단어만 나오면 움츠러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핵협상에 과감히 응해 그 내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종욱 서울대 교수는 또 「동북아질서와 중일의 역할」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은 현재 전략군과 해외고정배치병력을 위주로 하는 방어전략을 수정,기동력에 의존하는 신속대응전략 개념으로 방향을 전환시키는 한편,대외적으로 동맹국가들에 대해 방위분담금 증액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동북아에서의 긴장이 완화된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가 불가피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이의가 없으나 이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좋아진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아시아에서의 냉전체제의 와해는 오히려 안보문제의 중요성을 보다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 일본이 모두 한반도에서 남북한간에 세력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스스로의 안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유럽에서는 통일독일의 출현이 나토라는 안보체제의 테두리 안으로 실현됨으로써 주변국가들의 의구심을약화 또는 해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한반도의 경우에는 통일한국을 견제할 수 있는 다자간 동맹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모두 분할통치(Divide and Rule)의 이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의철 민족통일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한반도의 주변 4강이 만일 한반도의 통일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통일외교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가 하는 데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단기적 측면에서 통일한국의 출현이 달갑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에서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발언권을 높이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통일한국의 출현을 필요로 하는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붕의 평양 나들이(사설)

    남·북한의 한반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열강의 움직임이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활발해지고 있다. 89,90년이 소·동 유럽을 축으로 하는 유럽지각변동의 해였다면 91년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지각대변동의 해가 될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와 불안을 갖게 한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16일 일본 방문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소련의 대아시아 외교공세이지만 19일 한국방문은 유동적인 것이었다. 이에 뒤질세라 이붕 중국 총리가 갑자기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때맞추어 남북한 직교역이 발표되는가 하면 한국은 금년중에 남북동시가 아니면 한국 단독으로라도 유엔에 가입할 방침을 공식화했다. 일본·중국,중국·소련의 외무장관회담이 연이어 개최되었으며 5월엔 중국의 강택민 공산당 총서기가 소련을 방문한다.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대북한 외교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전개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그것을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가 없다. 고르바초프 바람의 본격적인 동아시아 상륙이 아닐수 없다. 탈냉전의 동아시아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그것을 가속시키고 그에 적극 참여하며 적응함으로써 자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총력외교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남북한이,한반도가 서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슬기롭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부과되고 있는 역사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초청의 정상외교도 그런 시각에서 이해되고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주변국 외교의 소용돌이도 같은 시각에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붕 중국 총리의 갑작스런 북한방문의 경우도 예외일 수가 없다. 이 총리의 북한방문에 대해선 특별히 주목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때문이다. 지금 세계에서 북한에 대해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는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총리의 이번 북한방문의 중요한 목적이 고르바초프의 한국방문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북한의 심각한 고립화분위기를 완화하고 해소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의 연내 유엔가입강행결의 표명에 따른 대응문제를 논의하고 일,소 외무장관 등과의 회담결과도 설명하는 한편 북한의 실정과 분위기를 현지에서 파악하는 것 등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오랜 우방으로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배려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북한을 보호하고 중국에게도 필요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중국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남북대화중단,핵사찰 거부,유엔동시가입 반대,권력의 세습,개방과 개혁의 거부 등 북한의 무모한 고집을 방조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버리도록 설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적인 새시대 조류를 설명하고 냉철한 현실인식의 바탕 위에서 현명하게 행동하도록 충고해 주는 것이 우방의 도리일 것이다. 아무튼 동아시아는 지금 엄청난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 기대도 부풀게 하지만 위험성도 수반하는 시기다. 정신 바짝차린 현명하고 빈틈없는 대응이 요구되는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 미,페만사태 해결에 화·전 양면작전

    ◎“팔인 자치선거 보장” 새 타협안 준비설/“군사행동 불사” 엄포속 「막후외교」 계속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요구대로 페르시아만 사태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서서히 연계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미 고위관리들은 그러한 연계를 공개적으로 단호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은 지난주 유엔에서 아랍­이스라엘 분쟁에 대한 미국 입장에 주요 변화의 신호를 나타냄으로써 그러한 협상의 길을 열었다. 최근 이스라엘의 마리브지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협력하여 이스라엘 점령지내 1백70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치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평화회담의 개최 제의를 미 국무부가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무부의 정책기획 책임자 데니스 로스가 오는 1월7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은 이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1월9일 바그다드를 방문,후세인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로스의 이스라엘 방문과 베이커의 바그다드 방문 계획에 대해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크리스마스날 이라크 외상과 접촉을 가졌던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1주일만에 재개된 이 접촉에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문제에 관한 진전은 없었으나 미 부대사 조셉 윌슨은 「나는 외교적 해결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라크는 서방 등 외국주재 대사 26명을 불러들여 비밀협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선 이라크가 신년초에 취할 외교공세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또 강경자세를 약간 누그러뜨려 당초 주장보다 하루 빠른 1월11일에 베이커장관이 바그다드를 방문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는 전쟁회피를 위한 고위사절의 교환방문 일자를 둘러싼 교착상태를 아직 타개하지 못했다. 미국은 1월3일 이전에 베이커를 바그다드에 파견하겠다고 주장했으나 후세인은 유엔이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으로 정한 1월15일의 3일전인 12일에나 베이커를 만나겠다고 버티고 있다. 백악관은 12일이 철수 시한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후세인이 베이커와 회담후 미 제안을 검토할 시간이나 쿠웨이트서 철군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구실로 시한을 넘길 우려가 있다며 이의 수락을 거부하고 있다. 베이커의 바그다드 방문일자는 1월5일과 8일 사이에서 절충될 것으로 미­이라크 양국관리들은 시사하고 있다. 이라크군의 쿠우에이트 철수엔 5∼6일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시한내 철군을 실현시키려면 늦어도 1월9일 이전에 이라크로부터 철군결정을 끌어내야 한다. 후세인은 그의 쿠웨이트­팔레스타인 연계정책을 알제리의 평화제안에 연결시키려 들지 모른다. 바그다드의 아랍소식통들에 따르면 알제리의 차들리 벤제디드대통령은 곧 페르시아만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재에 나서 팔레스타인 분쟁과 페르시아만 사태가 동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라크 주장에 대한 타협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타협안은 국제사회에 대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페르시아만 사태와 동일한 기준 및 동일한 긴급성을 갖고 고려하겠다는 보증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의 샤트 알 샤브지는 아랍 외교 소식통 말을인용,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사태 및 기타 주요 중동문제의 해결을 보증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해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쿠웨이트 점령 10일 후인 지난 8월12일 쿠웨이트 철수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과 우선적으로 연결시켰다. 지난주 미국은 과거 어느때 보다도 강경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규탄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지지했다. 미 고위층들은 미국이 후세인의 요구대로 쿠웨이트와 팔레스타인 문제의 연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했으나 외교 소식통들은 유엔 결의안이 그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 종전에 미국은 아랍­이스라엘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에 단호히 반대하는 정책을 취했다. 미국이 이 유엔 결의안을 지지한데 대해 유태인 단체들은 「전례 없는 부당한 처사」 「전례 없는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이 결의안 지지는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땅에 관해 마침내 워싱턴이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위협하는 내용이 담긴 유엔 결의안을 미국이 수락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 강석진특파원,「아랍뉴스」 편집국장 인터뷰

    ◎“후세인 권좌에 있는한 철군은 없을 것”/“외교공세 성과 없으면 대안은 전쟁 뿐/쿠웨이트주권 회복이 원유지키는 길” 중동사태의 해결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서 발행되는 가장 권위있는 아랍뉴스지의 칼리드 Aㆍ알 마이나 편집국장으로부터 현 사태 및 중동문제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랍뉴스지는 사우디ㆍ이집트ㆍ영국ㆍ미국에서 동시 발행되며 중동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분수와 종합적인 보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신문이다. ­중동사태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은….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평화적인 해결은 이라크가 유엔 결의에 따르는 길 뿐이다. 또 쿠웨이트가 입는 피해에 대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평화적 해결이 이뤄진다 해도 쿠웨이트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에게 입힌 물질적ㆍ심리적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되며 또 역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후세인이 권좌에 있는한 평화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개인적 생각으로는이라크의 전격적 침공ㆍ합병,점령하의 비인도적인 행동으로 미뤄볼때 평화적 해결은 힘들 것으로 본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원인은 무엇인가. 아랍권 국가간의 빈부격차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후세인의 탐욕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빈부격차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라크는 몇가지 점에서 부유한 나라다. 무엇보다 물을 갖고 있다. 또 교육수준도 높다. 원유도 나온다. 인구도 많다. 국력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이라크가 주변국가나 다국적군에 대해 선제공격을 할 것으로 보는가. ▲이라크의 행동은 예측불허다. 이라크는 전통적으로 아랍문화의 중심지였는데 불행하게도 현재 이라크 정권은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으며 전혀 인명을 귀중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다국적군의 진주가 그로 하여금 한번 생각할 것을 두번 생각토록 만들었다고 본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다. ­많은 쿠웨이트인들이 호텔에 기거하면서 조국을 찾기 위한 싸움엔 나서지 않고 있다. 그들은 미국이 만들어 주는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는가. ▲쿠웨이트의 인구는 70만에 불과하다. 또 쿠웨이트의 지형은 평평해 쿠웨이트군이 다시 침투하기에도 어렵다. 아울러 쿠웨이트가 아무런 준비없이 당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나라만 찾을 수 있다면 전쟁을 통해서든 평화적이든 미국에 의하든 어떤 해결책도 바라지 않겠는가. 그들이 호텔에 있는 것은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유한데다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난민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등 다국적군 없이 쿠웨이트 주권회복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라크군이 철수할 때까지 쿠웨이트군의 재정비는 불가능하다. 주권회복을 위해서는 미군등 다국적군의 무력사용이 불가피하다. 쿠웨이트의 주권회복은 세계경제의 생명선인 원유의 원활한 공급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쿠웨이트의 주권회복을 위해 사우디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우선 유엔ㆍ아랍연맹ㆍOIC(Organization of Islamic Countries) 등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공세를 취하고있다. 외교적 공세가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전체주의 국가다. 따라서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대안은 전쟁뿐이다. 사우디정부는 또한 쿠웨이트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담이 스스로 철수하리라고 보지 않으며 철수한다해도 그는 전범으로 처형돼야 한다. ­사우디에 외국군이 오래 주둔하면 문화적 충격이 클텐데. ▲외국군의 주둔을 장ㆍ단점의 관점에서 보고 싶지 않다. 세계가 하나가 됐고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외국군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임무를 띠고 왔기 때문에 그 임무를 벗어난 영향을 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번 페만위기를 계기로 약한 군사력,부족적인 전통,여성의 사회진출 차단,제3국인 노동력의 과도한 유입 등 사우디 사회의 약점이 노출됐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사회는 강점과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사우디의 강점은 사회의 응집력과 가족생활에 있다고 본다. 약점은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것,전문기술교육ㆍ기술인력의 부족 등이라고 생각한다. 군사력이 약한 것은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부족적인 전통이 있으나 모두 사우디의 공동목표를 향해 집결돼 있다. ­이슬람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힘을 모으지 못했다. 이라크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가난한 회교국들은 부유한 나라의 인색함에 불만을 품고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에 대한 귀하의 전망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50,60년대에는 국제적인 주목을 끌지 못한채 단순히 난민문제로 여겨졌다. 이란­이라크전,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인이 국가를 세우겠다는 인티파다운동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난민문제로 인식되지는 않게 됐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는 미국의 중동정책 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또 팔레스타인인도 인티파다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의 노력은 미국내에서 전개돼야 한다. 여기에는 팔레스타인인의 평화적인 투쟁방식이 긴요하다. ­사우디 여성들이 사회에기여할 수 있도록 사회활동의 길을 열 가능성은 없는가. ▲여성진출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이슬람 때문이 아니다. 단지 사우디의 문화적 전통이다. 사우디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봉쇄된 것은 아니다. 기자도 있고 박사도 있고 은행과 전문기술 영역에서 일하는 여성도 많다.
  • 일­북한 관계개선의 “창구탐색”/일 사회당대표단의 평양행 안팎

    ◎한반도정세 변화 틈타 정부차원 외교공세/긍정반응 얻을땐 정치교류 급진전 가능성 일본사회당의 구보 와타루(구보선ㆍ61ㆍ참의원)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회당 북한방문단 일행 5명이 19일 상오 10시 일항기편으로 나리타(성전)를 출발,북경경유 평양방문길에 올랐다. 사회당 대표단의 이번 북한방문은 지난해 4월 다나베 마코토(전변성)전서기장의 방문이래 1년 4개월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동안 동서관계의 변화속에 남북한총리급회담이 합의되는등 한반도정세가 유동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사회당 대표단의 북한방문은 일ㆍ북한정부차원의 관계개선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가에 최대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번 방문단은 20일부터 24일까지 평양에 머물며 조선노동당 김용순 국제담당서기, 허담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등과 회동한다. 구보단장은 김일성주석에게 보내는 도이 다카코(토정태□자)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조선노동당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방문단의 일본방문도 초청할 예정이다. 이번 사회당 방문단에는 유럽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다나베전서기장도 고문자격으로 합류한다. 일본에서 북한과의 창구역할을 자처하는 사회당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일은 자주 있어 왔다. 그러나 이번 대표단의 북한방문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일ㆍ북한관계개선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ㆍ북한관계개선을 위해 그동안 일본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여러 갈래의 길을 모색해 왔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을 방문했던 사회당의 후카다 하지메 (심전조)국민운동국장과 북한측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외상이 의견을 청취했으며,4차례에 걸쳐 정부ㆍ자민당ㆍ사회당의 3자회담을 갖기도 했다. 또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도 구보ㆍ다나베양부위원장과 회담을 갖는등 대북한관계 개선의 길을 모색해 왔다. 이같은 일련의 작업 가운데 가이후총리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식민지지배에 대한 사죄 및 전제조건 없는 정부간 접촉을 갖자는 뜻을 정식으로 북한측에 전달해 주도록 요청하는등 관계개선을 위한 여건조성을꾀해 왔다. 일본은 북한측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빠르면 오는 9월중 일본 정계의 실력자인 가네마루 신(금환신)전부총리를 북한에 파견,본격적인 합의를 본다는 일정표를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북경을 방문중인 자민당 아베파(안배파)방중단(단장 삼총박전정조회장)도 18일 이붕 중국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가네마루 전부총리의 북한방문을 간접지원해 주도록 요청했다. 그동안 일본정부ㆍ자민당ㆍ사회당의 3자회담에서는 여권에서 북한지역제외사항의 삭제,일ㆍ한ㆍ북한ㆍ중국간의 직행항공로의 개설,통신위성이용 및 상호 무역사무소의 설치등의 문제가 거론됐었으나 이번 북한방문단이 직접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정부ㆍ자민당ㆍ사회당은 모두 지금이 일ㆍ북한관계개선에 절호의 찬스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며 벌써 7년을 경과한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승무원의 억류문제 해결에도 다시 없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회당 대표단은 과거와 달리 북한노동당과 반당관계에있는 사회당만의 대표단이라기보다 정부특사라는 성격을 진하게 띠고 있다고도 볼수 있다. 이같이 일본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평양방문길에 오른 사회당 대표단의 최대임무는 북한측으로부터 관계개선 추진의 긍정적인 회답을 받아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무역사무소설치,특파원 교환 등을 들수 있다. 이번 사회당방문단이 북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회답을 받기만 하면 북한노동당 정치국원급의 방일,가네마루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초당파적 북한방문단의 파견,정부간 접촉이라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은 틀림없다 하겠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과연 관계개선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냐라는 점이다. 일본으로서는 최근의 국제정세와 북한이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에 대해 관계개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지만 북한은 일본의 관계개선촉구에 아직까지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오히려 일본에 대해 구체적인 화해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일변도 정책을 포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바로 남북교차승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는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ㆍ북한사이에 종교ㆍ학술ㆍ경제단체간 교류가 활발한 점에 비추어 정치관계도 다소 풀리지 않을까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 남북대화에 재뿌리기전술「범민족대회」/북한,「판문점대회」왜 열올리나

    ◎“통일논의 주도”인상심어 대외선전 악용/무산땐 고위급회담 거부빌미 삼을수도/재야의 대회참가 부추겨 우리내부의 혼란도 획책 북한이 최근 이른바 「판문점 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해 일본 미국 유럽등지에서 선전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회의 성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측이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개최합의에 따라 오는 9월초 서울에서 열리게 되는 제1차 본회담준비에 부산하고 이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는 의지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북한측은 「범민족대회」에 집착하고 있어 남북국회회담 제11차 준비접촉의 연기선언과 아울러 남북관계개선에 또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범민족대회」는 원래 한국의 재야단체들이 88년 8월 28일 북한측에 먼저 제의했었다. 당시 민통련민청련등 21개 재야운동단체들은,서울올림픽기간중 남북한 및 해외동포들이 참가하는 「한반도평화와 통일을 위한 세계대회 및 범민족대회」를 개최하자고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준비기간이 짧고 정부가 해외 반한인사들의 입국을 제한해 무산됐으며 북한에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뒤늦게 그해 12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으로 이를 환영한다고 발표했으며 89년 2월에는 조평통부위원장인 윤기복을 단장으로 한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의 북측대표단을 구성했다. 북한이 오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이 대회의 정식 명칭은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 북한은 지난 6월2일과 3일 베를린에서 북한대표단(단장 김금철)과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소련 등지의 해외 반한인사들만 참가한 가운데 「범민족대회 실무회담」이란 모임을 갖고 이번 대회의 목적 및 세부일정 등을 결정했다. 지난 5일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북측지역을 오는 8월15일부터 일방적으로 개방한다고 선언하고 한국도 이에 호응할 것을 촉구,「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이 결정한 이번 대회의 목적은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 대단결의 3대원칙에 기초,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하는데 있으며 대회규모는 남과 북,해외에서 각 50∼2백명 정도씩의 대표단이 참가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참가자격은 정당단체 대표들과 개별적 인사로 하며 당국대표도 일부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대회운영은 남ㆍ북ㆍ해외측에서 가 1명씩 공동의장을 구성,윤번제로 대회를 진행하며 「연구토론회」「문화의 밤」「체육행사」 등의 행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범민족대회」개최에 대해 북한문제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통일문제에 대한 주도적인 입장을 부각,국제사회에서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일부 급진세력 및 해외동포들사이에 통일논의를 촉발시킴으로써 『북과 남,해외의 모든 정당 사회단체와 여러 조직들,각계층인사들을 망라하는 전민족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하여야 한다』는 김일성의 올 시정연설을 구체화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 이후 예상됐던 인민외교 및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외교공세가 현실화된 것으로도 보여진다는 해석이다. 한편 정부당국은 북한의 「범민족대회」개최는 남북대화가 실효를 거두려면 쌍방의 책임있는 당국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먼저 정착되고 이를 통해 당국자간의 회담을 성사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측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으로 한국의 재야세력들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회참가를 고집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즉 전민련등이 대회참가를 위해 실정법을 어기고 정부가 이를 법에 따라 봉쇄할 경우 일부 재야인사가 구속될 것이고 이 경우 북한은 우리측 국회사정을 이유로 국회회담준비접촉을 일방 연기했듯이 또다시 이를 빌미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의 본회담개최를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동북아에도 「신데탕트 바람」분다/한ㆍ소 정상회담의 파장

    ◎모스크바­북경­평양은 어떻게 보나/북한에 개혁압력 부수효과 기대 모스크바/신중한 반응속 새 기류 관망자세 북경/대소 의존 고려,대항조치 없을 듯 평양 오는 4일 하오 4시(한국시간 5일 상오 8시)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사상 최초의 한소정상회담이 냉전후의 세계재편을 가속화 시키리라는 것은 틀림없다. 아직 국교조차 없는 한소양국의 정상이 이처럼 전격회담을 갖는 것은 냉전후 재편성되는 국제정세의 급전개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필연적으로 아시아 태평양의 장래에 새로운 개혁의 물결을 초래하리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한다. 노태우­고르바초프 회담은 동북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본의 언론과 외교소식통들이 분석한 동북아시아 관련국가의 표정을 정리해본다. ▷모스크바◁ 한소 정상회담에 관해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소련의 한 관계자는 31일 워싱턴에서 『이것은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말하고 국교정상화를 중심으로 경제협력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에 관해 『소련과 북한간의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이 관계자는 한소 정상회담이 소련과 북한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논평을 회피했으나 소련측에는 한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일방적으로 진척시킴으로써 북한에 개혁을 촉구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또 『이니셔티브는 한국측에 귀속한다』고 밝혀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측의 적극외교에 의해 성사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아사히(조일)신문은 1일자 모스크바 특파원발신 기사에서 『한소정상회담이 갑자기 실현되는 배경에는 양국의 국교정상화를 이룩함으로써 한반도정세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경제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의 외교공세를 본격화 하겠다는 소련측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또 소련이 지금까지 대한 관계개선에 신중한 방식을 취해왔다는 사실을 생각할때 이번 일거에 수뇌회담으로 비약한 것은 그동안 「장애」가되어온 북한의 대응에 하나의 단호한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유럽을 무대로 진행되고 있는 서방측과의 협력관계에 있어서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의 규제완화문제등 생각대로 본격화 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타개를 노린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련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도 미소 수뇌회담에 맞춰 노태우­고르바초프회담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소련에 있어서는 아시아에 대한 외교정책의 흐름의 일환이다.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되었기 때문에 「다음은 한국」이 라는 논리이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르바초프 정권의 대아시아정책은 86년 7월 아시아의 안전보장체제 확립을 호소한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에서 시작됐으며,88년 9월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행한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대한관계에 언급,한소접근의 흐름이 본격화 했다. 그를 위해서는 남북분단ㆍ대립이 계속되는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불가결하며 대공산권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북방정책을 표방한 노대통령과생각의 일치를 보았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모스크바의 동양학연구소 한반도문제 전문가나 프라우다지의 저명한 정치평론가도 노­고르바초프 회담소식에 『전혀 들은 바 없다,정말인가』라고 되물었으며 외무성 정보국도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번 회담은 전격적이며 고도의 「정치적」인 것이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북경◁ 한소 정상회담에 관해 중국측은 일응 「무관심」을 가장하고 있다. 31일 이 문제에 관해 논평을 요청받은 중국 외무부대변인은 『그것은 그들 양쪽(한국과 소련)의 일이다』라고만 답변,중국과는 관계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공산당의 강택민총서기도 이날 일본 창가학회 이케다(지전) 명예회장과의 회담에서 한소 정상회담의 평가에 대해 『중국은 남한과 경제ㆍ무역을 중심으로 민간 왕래를 계속하고 있다. 한소 정상회담은 미묘한 문제이나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에 유의하고 있다. 역사적인 관계가 있고 통일이 중요하다. 남북통일을 바란다』며 직접적인 논평을 피하고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그러나 중국이 내심으로는 한소접근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일본언론들은 분석한다. 정경분리라는 명목하에 실질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파이프는 굵어지기만 한다. 그러나 소련처럼 한국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중국의 약점이다.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외에 지난해 천안문사건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돼버린 중국에 있어서 북한은 일당독재를 견지하는 극소수의 맹우이다. 한국을 인정하는 쪽이 경제적으로는 유리하다는 것은 알면서도 외교ㆍ국방ㆍ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볼때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중국의 일반대중이 북한을 보는 눈은 따뜻하지 않다. 중소논쟁이 벌어지면 북한은 중국편에서 서지 않고 『배반했다』라고 대중은 보고 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있으나 북한정권의 「세습」을 강력히 비판한다. 중국국민의 기분은 북한보다는 남한쪽에 기울어 있다. 소련의 한국접근이 어디까지 이루어질 것인가. 그 결과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중국지도부는 그것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중국의 앞으로의 한반도정책에 영향이 나올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보고 있다. ▷평양◁ 한소 정상회담의 실현은 한국외교의 승리이며,북한에 있어서는 믿었던 한쪽 기둥이 완전히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일본언론들은 지적한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은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경제적ㆍ군사적 원조를 받고 있는 이상 소ㆍ북한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대항조치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북한은 중국에 더 한층 기울어져 소련을 견제함과 동시에 대미ㆍ대일정책에서는 점차 융화적인 자세를 보이며 한국에 대해서는 남북대화에 관한 제안공세 등으로 쫓기고 있는 국면의 타개를 꾀할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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