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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도 축소”...검찰개혁위 ‘윤석열 개혁안’ 저격?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도 축소”...검찰개혁위 ‘윤석열 개혁안’ 저격?

    검찰개혁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 대폭 축소돼야”“외부·내부 파견 통한 직접수사 확대도 통제돼야”지난 1일 ‘윤석열 자체 개혁안’ 사실상 반박 취지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4일 “모든 직접수사 부서가 축소·폐지돼야 한다”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부서를 제외하고 전국 특수부를 폐지하겠다’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체 개혁안을 사실상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개혁위는 이날 임시회의를 개최해 지난달 30일 발표했던 ‘1호 권고안’인 직접수사 축소와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효적 조치를 의결했다. 개혁위는 이날 의결된 안건을 법무부에 바로 전달했다. 우선 개혁위는 ‘직접수사 부서 축소’와 관련해선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등 직접수사부서의 규모가 비대하므로 대폭 축소돼야 한다고 의결했다. 나아가 궁극적으론 전국 각 검찰청의 형사·공판부를 제외한 모든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폐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가 축소되더라도 형사부 검사를 파견해 특수부 규모를 키우는 ‘편법’을 막으려는 조치도 의결했다. 개혁위는 “검찰청끼리, 혹은 검찰청 내 직무대리 명령(검찰 내부 파견)이 직접수사 확대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한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사건 배당 및 사무분담 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혁위의 의결 내용은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밝힌 자체 검찰개혁안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대검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하고 ▲검찰 밖의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하고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을 중단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특수부 규모가 가장 큰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해 3개 검찰청에 직접수사 부서를 남겨놓은 것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이날 개혁위까지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등이 대폭 축소돼야 한다고”고 직접적으로 명시했다. 윤 검찰총장이 제시한 개혁안과 달리 서울중앙지검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어 주요 특수수사가 진행될 때 다른 검찰청이나 검찰청 내부 인력을 특수부로 파견하는 관행 역시 “통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은 담당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외에 특수1·3·4부 검사는 물론 서울남부지검 등 외부 검찰청 검사도 파견받았다. 이전에도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의 수사에서 기존 특수부 편제 인원 외에 외부 파견을 받곤 했다.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관계자는 이날 임시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원래 정기회의는 월요일에만 열리지만, 다음주 논의할 분량이 너무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16명 위원 가운데 10명이 찬성해 임시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남준 개혁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개혁 방안을 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특수부) 권한이 줄어들지 알 수 없다”면서 “3개 특수부를 남기더라도 힘을 더 키울 수 있고, 형사부를 특수부처럼 운용할 수도 있다. 대검이 제대로 특수수사를 줄일 의지를 갖춘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경북 봉화에 기존 춘향전과 사뭇 다른 버전의 춘향 이야기가 담긴 문화재가 있습니다. 물야면의 계서당이 그곳입니다. 고택의 옛 주인은 성이성입니다.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인물입니다. 그의 삶을 되짚어 올라가면 춘향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춘향전 프리퀄’(오리지널의 과거 이야기)쯤 되려나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말은 다릅니다. 소설과 현실의 차가운 괴리를 여기서 봅니다. 폭설을 뚫고 광한루로 간 어사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만든 ‘소년 시절의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초로의 나이가 돼서야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에게 전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춘향의 남자를 찾아 경북 봉화와 영주로 갑니다.●“이몽룡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 성이성” 여정을 떠나기 전에 알아 둘 것이 있다. ‘춘향전 프리퀄’이라 할 성이성(成以性·1595∼1664) 이야기는 온통 정황증거들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는 ‘기록에 근거한 추정’이 거의 전부다. 그 기록 중엔 성이성 본인이 남긴 것도 있고, 후손이 남긴 것도 있다. 기록은 ‘전북 남원에서의 일’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지 않다. 정인과의 일들에 대해 완곡하게 드러내고는 있지만 겨우 한두 줄에 그친다. 사대부가 가져서는 안 될 감정의 일단이라고 생각했을지, 혹은 당대의 터부가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이같은 정황증거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다. ‘춘향전 프리퀄’의 발단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이몽룡의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의 성이성이며 춘향전은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 소설의 효시”라는 요지의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춘향전의 실제 작가가 성이성의 글공부 선생이었던 조경남(1570~1641)이란 주장 등이 덧붙여지며 ‘이몽룡=성이성’설이 일정 부분 사실(史實)처럼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봉화 물야면은 우리나라 오지를 상징하는 ‘BYC’(봉화, 영양, 청송) 중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성이성의 호를 딴 계서종택(중요민속자료 171호)이 있다. 성이성이 기거했을 사랑채의 당호 ‘계서당’으로 더 흔히 불리는 집이다. 붉게 익은 사과나무 너머로 ‘ㅁ’자형 구조의 옛집이 고풍스럽게 앉아 있다. 팔작지붕의 계서당 옆은 사당이다. 성이성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사당 오른쪽 텃밭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가로로 길게 누웠다. 성이성과 함께 성장했다는 ‘이몽룡 소나무’다. 굵기는 가늘어도 수령이 5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고택 마루에 걸터앉아 성이성의 프로필을 살핀다. 성이성은 선조 28년인 1595년 현 경북 영주시 동면 문단리 외가에서 태어났다. 성이성의 13대 손 성기호(78)씨는 “외가 창고에 있던 뱀바위를 끌어안고 아기를 낳으면 큰 인물이 된다는 당시 믿음에 따라 어머니 예안 김씨가 바위를 붙잡고 출산한 분이 성이성”이라고 했다. 성이성은 남원부사를 제수받은 아버지를 따라 12세 때인 1607년(선조 40년) 전북 남원으로 간 뒤 1611년(광해 3년) 광주로 옮겨 가기까지 5년 가까이 남원에서 살았다. 이팔청춘의 팔팔했던 시절을 남원에서 보낸 셈이다.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바로 이 시기에 벌어진다. 성씨 문중에서 성이성을 춘향전과 연결짓는 것을 내심 꺼려하는 것도 바로 이 ‘사건’ 때문이다. 성이성은 당대의 대표적인 청백리 중 한 명이다. 한데 공부도 안 하고 주색잡기에 빠진 인물로 묘사되는 것을 후손들이 반길 리 없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뒤 고향 봉화로 돌아온 성이성은 32세(1627)에 문과에 급제했고 44세 때인 1639년에 마침내 호남 암행어사를 제수받아 남원에 ‘출두’했다. 정인을 남겨 두고 남원을 떠난 지 28년 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때 그가 남긴 일기는 남아 있지 않다. 정작 ‘춘향전 프리퀄’의 모티브가 된 건 성이성이 52세 되던 1647년 두 번째 호남 암행에 나서 첫 번째 암행을 회상하며 기록한 일기였다. 성이성의 일기를 바탕으로 후손들이 펴낸 ‘계서선생일고’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52세에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 “12월 초하루 아침 어스름에 길을 나서니 채 10리가 못 되어 남원 땅이다. 오후에는 눈바람이 크게 일어 지척이 분간되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광한루에 도착했다. 노기(老妓) 여진(女眞)과 노리(老吏) 강경남이 와서 절했다. 날이 저물어 누각 난간에 나가 앉으니, 흰 눈빛이 들에 가득 차고 대숲이 모두 흰색이었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며 밤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한 “소년 시절의 일”이란 과연 뭘까. 그리고 늙은 기생 여진은 누구였을까. 어사가 돼 첫 번째로 남원을 찾았던 그날 밤 성이성은 어지러운 심경의 일단을 ‘조선의 셰익스피어’ 조경남에게 털어놓는다. 이어지는 일기에 그 단초가 나온다.“원천부사 송홍주가 나와 조진사 경남댁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조진사는 내가 어릴 때 송림사에서 공부를 가르쳐 주던 분이다. 기묘년 역시 암행으로 이곳을 지날 때 진사가 살아 있어 광한루에서 같이 자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제는 이미 그가 몰(沒)하고 없고….” 당시 성이성과 조경남이 밤새 나눴던 정담의 내용은 뭘까. 필경 이때 나눈 정담이 훗날 춘향전의 모티브가 됐을 것이다. 춘향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암행어사 출두 장면’은 성이성의 4대 손 성섭의 ‘필원산어’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성이성이 지은 한시는 춘향전 속 이몽룡이 지은 시와 정확히 일치한다. “독에 든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소반 위의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진다.” 이제 ‘춘향전 그 후’ 이야기. 해피엔딩이었던 소설과 달리 실제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새드엔딩이었을 거란 견해가 대부분이다. 관기로서의 삶을 거부하다 끝내 고을 수령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거란 것이다. 후손의 증언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성이성은 광주로 간 뒤 1년여 만에 봉화로 돌아왔다. 봉화 금씨란 여성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성이성의 문집 어디에서도 남원에서 만난 여인을 데려왔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습속에 비춰 보면 성혼도 하지 않고, 과거도 치르지 않은 유생이 아버지 부임지에서 만난 여인을 결혼 상대자라며 데리고 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이라면 물론 다를 수 있었겠지만. 지금 봉화에 남은 성이성의 흔적은 달랑 집 한 채 뿐이다. 하지만 유품은 무려 700여점에 달한다. 임금이 내린 어사화와 어사출두 때 썼던 얼굴가리개인 사선(紗扇), 계서선생문집 등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성기호씨의 기탁을 받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하고 있다. 다만 수장고에 있어 일반 관람은 어렵고 특별 전시 때나 만나 볼 수 있다. 이웃한 영주시 이산면의 계서정도 둘러볼 만하다. 성이성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이야 계서당이 있는 봉화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모두 순흥 지역에 속했을 것이다. 영주시가 계서정 주변에 ‘이몽룡 인문학 둘레길’을 조성해 뒀다. 계서정과 성이성 묘를 잇는 1㎞ 남짓한 둘레길이다.●인근 명소 백두대간수목원·만산고택·축서사 봉화와 영주 여정에서 들러야 할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름 그대로 백두대간에 터를 잡은 수목원이다. 그만큼 수목원의 규모가 ‘어마무시’하다. 수십 헥타르에 달한다는 전체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다. 호랑이들이 살고 있는 방사장 규모만 축구장 일곱 개 크기이고, 트램을 타거나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면적은 어지간한 대학의 캠퍼스보다 넓다. 호랑이숲에는 현재 5마리 호랑이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암컷 한청(14세)과 수컷 우리(8세) 등 두 마리만 방사장에서 볼 수 있다.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해야 영역 순찰 등에 나서는 녀석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수목원은 규모만 너른 게 아니다. 고산식물원, 야생화 언덕 등 볼거리도 빼곡하다. 시드 볼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지구상 식물종의 절멸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식물을 위한 방주’다. 세계 각국의 식물 씨앗을 보관하고 있다. 북극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수목원은 오는 13일까지 ‘봉자페스티벌’을 연다. 구절초, 감국 등 다양한 가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춘양면 쪽엔 한수정, 권진사댁 등 고풍스런 옛집이 여럿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이름난 집은 만산고택이다. 조선 말 문신이었던 만산 강용이 지은 이래 130여년 동안 후손들이 계속 살고 있는 고택이다. 전형적인 조선 사대부집으로 행랑채와 솟을대문, 사랑채, 안채 등이 있고, 담장으로 분리된 후원과 칠류헌 등도 빼어나다. 물야면의 축서사는 ‘독수리가 사는 절집’이란 뜻의 사찰이다. ‘독수리 축(鷲)’ 자에 ‘살 서(棲)’ 자를 쓴다. 절집 뜨락에서 맞는 소백산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112개의 진신사리가 담겼다는 오층석탑, 보광전 비로자나불좌상 등 볼거리도 많다. 글 사진 봉화·영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정경심 비공개 소환, 의혹 수사에는 예우 없어야

    검찰이 어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소환했다. 지난 8월 27일 압수수색을 벌이며 강제 수사에 나선 지 37일 만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또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의 당사자를 휴일에 비공개 소환한 것은 이례적이다. 당초 검찰은 공개 소환 원칙이라고 했으나 정치권에서 압력이 쏟아진 뒤 비공개 소환으로 전환했다. 그래서 서울중앙지검이 기자들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봉쇄하고, 검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비상구 문에는 ‘출입을 통제합니다(검사장님 지시 사항)’라는 문구도 붙여 놓았다. 정 교수는 이 경로로 포토라인을 거치지 않고 검사실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의 압박에 자체 개혁안을 낸 검찰이 ‘망신 주기 수사’ 논란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소환 방식보다 중요한 문제는 의혹의 해소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의 조카인 조범동씨가 실소유주로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조씨가 지난해 8월 투자처인 더블유에프엠(WFM)에서 빼돌린 13억원 중 10억원을 넘겨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 교수의 딸과 아들이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등에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의혹 해소에는 예우나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 처리 문제 역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칙대로 하면 된다. 조 장관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최순실씨 등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그제 조 장관을 수십억원의 뇌물 수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참여연대의 김경율 경제금융센터 소장도 “조국 펀드를 분석한 결과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반드시 옳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쏟아졌던 의혹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속도를 내 수사하면서도 진실 규명에도 철저함을 보여야 한다.
  • [아하! 우주] 시공간을 뒤트는 블랙홀 ‘기괴한 움직임’ 영상으로 보다

    [아하! 우주] 시공간을 뒤트는 블랙홀 ‘기괴한 움직임’ 영상으로 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블랙홀의 기괴한 작동 모습을 시각화한 동영상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블랙홀은 물질의 밀도가 극도로 높은 영역으로 주변의 공간을 뒤틀어 빛까지 탈출할 수 없게 하는 강력한 중력을 행사하는 천체다. 만약 어떤 어떤 물체가 블랙홀에 가까이 접근해 사건 지평선이라고 불리는 경계선을 넘어선다면, 그 물질은 절대로 블랙홀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빛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블랙홀은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런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진 심우주에 존재하기 때문에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단일 망원경으로는 이미지를 잡아낼 수가 없다. 전 지구적인 전파 망원경 집단을 결합해 구축한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이 등장한 후에야 우리는 블랙홀의 이미지를 볼 수 있었는데, 2017년 이래 공동작업으로 과학팀에 의해 M87 은하의 초거대 블랙홀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한 것은 올해 초의 일이었다. 이번 NASA에서 제작한 블랙홀 시각화 동영상은 기존의 블랙홀 이미지보다 더 자세한 블랙홀 물리학을 보여주는데, NASA의 설명에 따르면, 이 애니메이션은 카니발 거울처럼 블랙홀이 어떻게 주변부를 뒤틀어버리는가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가스와 같은 천체의 잔해들이 블랙홀 쪽으로 떨어지면 이런 물질은 강착원반(accretion disk)이라고 하는 얇은 회전원반을 형성하게 된다. 이 원반을 둘러싼 뒤틀린 자기장이 가스 덩어리를 매듭처럼 꼬이게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 매듭들은 빛과 어둠의 통로를 따라 블랙홀에 더욱 가까운 궤도로 급속이 빨려들어가기 때문이다.애니메이션은 블랙홀 주위에서 회전하는 가스가 지구의 관찰자에게 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이 시나리오에서, 회전 디스크의 왼쪽에 있는 가스는 오른쪽에 있는 물질보다 밝게 보인다고 NASA는 설명한다. 왼쪽의 가스가 우리를 향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 왼쪽에서 발산되는 빛이 파동은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압축되어 밝게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오른쪽의 가스는 우리에게서 멀어지므로 빛의 파장이 늘어나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도플러 효과로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은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방차가 당신을 향해 달려올 때 사이렌 소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당신을 지나쳐 멀어질 때는 소리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이 바로 도플러 효과이다. 소리나 빛이 다 파동이므로 관측자와의 거리에 따라 그 파장이 압축되거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블랙홀 물리학의 다른 측면은 상상하기가 더 어렵다. 예컨대, 애니메이션은 빛이 블랙홀에 매우 가까워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빛은 광자라고 불리는 입자이다. 빛이 블랙홀을 두세 번 이상 돌면 광자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데, NASA의 설명에 따르면, 광자들이 약간 다른 궤도로 블랙홀 주위를 여러 번 돌면서 왜곡되고, 이것이 우리의 망원경이나 눈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생성한 제레미 슈니트만은 “이 같은 시뮬레이션은 중력이 시공간의 구조를 왜곡시킨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뜻하는 내용을 시각화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비틀고, 뒤집고, 희화화한 50년 전 여배우 살인사건

    비틀고, 뒤집고, 희화화한 50년 전 여배우 살인사건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시간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해에는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였던 그녀는 로스앤젤레스 집에서 참혹하게 희생당했다. 범인은 찰스 맨슨 추종자들. 이들에게 살해 이유를 묻는 것은 부질없다. 무논리의 광신도들이었으니까. 그럼 우리는 이런 아픈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안타까움에 당신은 그저 혀만 끌끌 찰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의 전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과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를 보라. 타란티노는 무논리 광신도나 다름없는 인종차별주의자의 행태를 그냥 두지 않는다. 그는 두 영화에서 나치와 노예를 부리는 농장주를 처벌했다. 악을 통째로 뿌리뽑아 버리는, 타란티노 특유의 폭력적인 제거 방식을 불편해하는 관객도 물론 있으리라.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할 따름이다. 그가 역사의 반복에 관한 다음의 명제를 자기 나름대로 따르고 있다고.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다음에는 희극으로.”(마르크스, ‘루이 보나파르트 브뤼메르 18일’) ‘비극으로 끝난 첫 번째 역사를 바꿀 수 없다면, 되풀이될 두 번째 역사는 철저한 희극으로 바꿔 놓아야지.’ 그런 의도 아래에 타란티노는 역사를 다시 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마찬가지다. 그는 액션스타 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과 스턴트맨 클리프(브래드 피트 분)를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샤론(마고 로비 분)이 아닌, 옆집 이웃이던 두 사람에게 찰스 맨슨 추종자들과 맞닥뜨리게 한다. 결말은? 스포일러라 결말을 밝힐 수는 없으나, 나는 아까 언급한 대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타란티노식 역사 다시 쓰기의 희극 버전임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실제의 아픈 과거는 그가 창안한 가상의 두 인물에 의해 전혀 다르게 변주된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한데 놀랍게도 정말 소용이 있다. 역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역사 재해석은 지난날의 오류를 똑같이 겪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현실 재창조의 선언이다. 타란티노는 이런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논점에 전부 동의할 필요는 없다. 가령 타란티노가 이소룡을 희화화하는 장면은 어떤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을 테다. 그래도 하나 분명한 점은 그가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희화화한다는 사실이다. 릭이나 클리프도 예외가 아니다. 의외로 타란티노는 공평하게 비튼다. 릭과 클리프는 정의의 사도라기보단 흠결 많은 인간이다. 영광의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상실감을 곱씹는 그들의 활극. 숭고하기만 한 영웅은 타란티노 세계에서 역사의 주연을 맡지 못한다. 이게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한국·베트남서 버려진 ‘투명인간’ 아이들… 대준이 존재 증명은 만료된 한국 여권뿐

    한국·베트남서 버려진 ‘투명인간’ 아이들… 대준이 존재 증명은 만료된 한국 여권뿐

    ‘고국 잃은 아이들.’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쩨는 5년 전 베트남에서 무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사는 국제결혼 자녀들의 실태를 다루며 이런 표현을 썼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한·베 아동)이었다. 남편과 시댁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베트남 여성들은 자녀를 데리고 쫓기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국적은 한국이지만 이를 증명할 서류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실거주지인 베트남에서조차 이들은 무등록 외국인으로 숨죽인 채 살고 있다. 어느 국가에서도 온전히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 아이들은 어른의 필요로 만들어진 중개 국제결혼의 희생양이다. 뚜오이쩨는 2014년 8월 허우장시에 사는 홍대준(13)군의 사연을 소개했다. 베트남 국적이 없어 8살(베트남 취학 연령은 6세)이 될 때까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방치됐다는 이야기였다. 엄마 뜨티무어이(32)는 한국인 남성과의 결혼 생활 중 아픈 친정아버지를 잠깐 보기 위해 베트남에 들어왔다가 강제로 ‘귀환여성’이 돼 버렸다. 귀국편 비행기표를 보내 주기로 한 남편과 시댁이 모두 연락 두절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학교에 다니려면 현지에서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버지의 동의서와 기본적인 증명서들이 필요하지만 갑작스레 버려진 모자에게 그런 서류는 없었다. 아이 양육비를 벌어야 하는 엄마는 도심에 나가 일자리를 구했고 대준군은 홀로 외가에 맡겨졌다.그로부터 꼬박 5년이 지난 올해 8월 서울신문은 대준군을 찾아갔다. 허우장시 외곽 마을에서 만난 대준군에게는 그동안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언론 보도 후 껀터·허우장 지역에서는 지방정부 지침을 통해 학교장 재량으로 한국 국적의 무등록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학교에서는 알아주는 모범생이다. 3학기 연속으로 ‘성적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가장 잘하는 과목이 무엇이냐고 묻자 “국어(베트남어)를 제일 잘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준군과 어머니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듯 불안하다. 엄마 무어이는 “학교에 정식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라서 졸업장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 학교에서는 한·베 아동들이 공식 문서 없이 입학하면 일반 학생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한다. 또 대준군은 법적으로 베트남에 살 근거도 없다. 비자도 진작 만료됐다. 불법체류 상태로 사는 셈이다. 그의 존재를 증명할 유일한 서류는 2015년 1월 15일자로 만료돼 버린 한국 여권이 유일하다.그럼에도 대준군은 현지 한·베 아이들 가운데 운이 좋은 편이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무등록 한·베 아동의 수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껀터시에서 2014년 가정방문 조사를 통해 집계한 160여명이 유일한 ‘힌트’다. 현지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은 “당시 집계 목록에서 NGO가 파악하고 있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빠지는 등 통계가 완전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껀터 지역의 한·베 아이들만 해도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이 아이들은 기초적 복지와 의료권에서 소외돼 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가 지난해 베트남 거주 귀환여성과 한·베 아동 301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아동의 55.8%가 미등록 체류 상태였다. 귀환여성 가운데 42.7%가 자녀를 뒀고 이 중 87.4%가 자녀와 함께 귀환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베 가족 해체 자녀는 최소 3858명이다. 전체 국제결혼 이혼 부부 자녀의 수는 최소 1만 2281명으로 조사됐다. 허우장·껀터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버려진 ‘투명인간’ 아이들…대준이 존재 증명은 만료된 한국 여권뿐

    버려진 ‘투명인간’ 아이들…대준이 존재 증명은 만료된 한국 여권뿐

    [2019 이주민 리포트](3)국제결혼의 빛과 그림자 중개 국제결혼의 또다른 희생양한국父·베트남母 태어난 ‘한·베 아동’실거주 베트남서 무등록 외국인 생활홍대준군 8살까지 학교 못 가며 방치한·베 아이들 기초적 복지·의료도 소외‘고국 잃은 아이들.’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쩨는 5년 전 베트남에서 무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사는 국제결혼 자녀들의 실태를 다루며 이런 표현을 썼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한·베 아동)이었다. 남편과 시댁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베트남 여성들은 자녀를 데리고 쫓기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국적은 한국이지만 이를 증명할 서류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실거주지인 베트남에서조차 이들은 무등록 외국인으로 숨죽인 채 살고 있다. 어느 국가에서도 온전히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 아이들은 어른의 필요로 만들어진 중개 국제결혼의 희생양이다.뚜오이쩨는 2014년 8월 허우장시에 사는 홍대준(13)군의 사연을 소개했다. 베트남 국적이 없어 8살(베트남 취학 연령은 6살)이 될 때까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방치됐다는 이야기였다. 엄마 뜨티무어이(32)는 한국인 남성과의 결혼 생활 중 아픈 친정아버지를 잠깐 보기 위해 베트남에 들어왔다가 강제로 ‘귀환여성’이 돼 버렸다. 귀국편 비행기표를 보내 주기로 한 남편과 시댁이 모두 연락 두절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학교에 다니려면 현지에서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버지의 동의서와 기본적인 증명서들이 필요하지만 갑작스레 버려진 모자에게 그런 서류는 없었다. 아이 양육비를 벌어야 하는 엄마는 도심에 나가 일자리를 구했고 대준군은 홀로 외가에 맡겨졌다. 그로부터 꼬박 5년이 지난 올해 8월 서울신문은 대준군을 찾아갔다. 허우장시 외곽 마을에서 만난 대준군에게는 그동안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언론 보도 후 껀터·허우장 지역에서는 지방정부 지침을 통해 학교장 재량으로 한국 국적의 무등록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대준군도 또래와 마찬가지로 학교생활을 하며 친구들을 사귀었다. 학교에서는 알아주는 모범생이다. 3학기 연속으로 ‘성적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가장 잘하는 과목이 무엇이냐고 묻자 “국어(베트남어)를 제일 잘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준군과 어머니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듯 불안하다. 엄마 무어이는 “학교에 정식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라서 졸업장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 학교에서는 한·베 아동들이 공식 문서 없이 입학하면 일반 학생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한다. 또 대준군은 법적으로 베트남에 살 근거도 없다. 비자도 진작 만료됐다. 불법체류 상태로 사는 셈이다. 그의 존재를 증명할 유일한 서류는 2015년 1월 15일자로 만료돼 버린 한국 여권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대준군은 현지 한·베 아이들 가운데 운이 좋은 편이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무등록 한·베 아동의 수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껀터시에서 2014년 가정방문 조사를 통해 집계한 160여명이 유일한 ‘힌트’다. 현지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은 “당시 집계 목록에서 NGO가 파악하고 있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빠지는 등 통계가 완전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껀터 지역의 한·베 아이들만 해도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이 아이들은 기초적 복지와 의료권에서 소외돼 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가 지난해 베트남 거주 귀환여성과 한·베 아동 301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아동의 55.8%가 미등록 체류 상태였다. 귀환여성 가운데 42.7%가 자녀를 뒀고 이 중 87.4%가 자녀와 함께 귀환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베 가족 해체 자녀는 최소 3858명이다. 전체 국제결혼 이혼 부부 자녀의 수는 최소 1만 2281명으로 조사됐다. 허우장·껀터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은퇴 5년 뒤 청빙”…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인정

    “은퇴 5년 뒤 청빙”…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인정

    변칙적으로 세습 관행 확산될 가능성 반대 단체 “한국교회의 심각한 퇴행”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이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2년 이상 끌어온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총회 재판국에서 내린 ‘무효 판결’을 뒤집은 데다 교단 헌법의 ‘예외조항’을 만들어버린 셈이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예장통합 교단은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열린 제104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명성교회 수습안’을 의결했다. 수습안은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 1일 이후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참석 총대 1204명 가운데 920명이 찬성했다. 2015년 12월 김삼환 원로목사가 정년퇴임한 뒤 2017년 3월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해 ‘부자 세습’ 논란을 불렀다. 이후 재판국은 명성교회가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교단 헌법(제28조 6항·세습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청빙 무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신자가 10만명에 달하는 명성교회가 재판국 판결에 반발하며 탈퇴까지 거론하면서 교단이 진통을 겪었다. 이번 총회 수습안으로 김하나 목사 청빙 시점이 2021년으로 정해지면서, 교회 세습이 ‘은퇴 5년 뒤’는 가능하다는 예외가 생겼다. 이어 총회장인 김태영 목사는 “수습안은 법을 초월한 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누구도 교단 헌법 등 교회법과 국가법에 근거해 고소, 고발, 소제기, 기소제기 등 일절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번 수습안이 각종 변칙적 방식으로 확산하는 목회직 세습 관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에 따르면 2013년 3월~2017년 11월 전국 교회 143곳에서 대물림, 세습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교계 시민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힘 있고 돈 있는 교회는 교단 헌법도 초월한다는 극단적 우상 숭배의 추악한 행위라는 것 외에는 오늘의 이 사태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개신교 법조인 500여명으로 구성된 기독법률가회는 “예장통합 총회의 이번 결정은 교단의 최고법인 헌법에 위반되므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성명서를 통해 “정의롭지 못하고 한국교회의 심각한 퇴행을 가져올 수 있다”며 총회의 결의 철회와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피 말리는 1위 싸움

    피 말리는 1위 싸움

    NC 5강 확정… KS 직행 팀 예측 불허 SK 부진 와중 두산·키움 맹추격 ‘혼전’NC 다이노스가 지난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7-7 무승부를 기록하며 올 시즌 KBO리그 5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SK 와이번스와 두산, 키움 히어로즈 중 누가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지가 마지막 승부처가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일찌감치 양극화 현상으로 고착된 순위가 반전 없이 끝났다. 가을야구에 진출한 5팀은 지난 4월 11일 상위권을 형성한 이후 시즌 내내 구도를 지켰다. kt 위즈가 깜짝 선전하며 후반기 들어 5위에 올랐지만 막판 NC가 거센 상승세로 두산전에서 매직넘버를 지우며 시즌 초 5강 구도를 지켰다. 시즌 내내 승패가 예측되는 승부가 결국 프로야구 흥행에는 독이 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달성한 800만 관중 기록도 올해 무너질 게 유력해졌다. 반면 1위 싸움은 마지막 반전과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SK가 지난 5월 30일 선두에 올라 4개월여 독주하며 만들어 낸 1강 구도가 시즌 후반 무너진 탓이다. 지난 1일만 해도 SK가 81승으로 두산과 3.5경기 차, 키움과 6경기 차로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SK는 25일까지 4승을 더 보태는 데 그쳤다. 80승에 선착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까지 거머쥐는 것이 법칙으로 여겨졌지만 처음 예외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는 이제 무조건 두산, 키움보다 승률이 높아야만 1위를 할 수 있다.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을 따지는데 두산이 올해 SK에 9승 7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키움이 SK와 공동 1위를 이룰 경우 상대 전적 8승8패인 두 팀은 다득점 원칙에 의해 순위를 결정하게 되며 키움이 773점으로 전체 1위에 올라 SK에 앞서게 된다. 서로 간의 정규시즌 맞대결을 모두 치른 세 팀은 나머지 하위팀들과의 승부가 관건이다. 특히 SK와 2경기, 두산과 1경기를 남겨 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 향방을 가를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NC 5강 확정… KS 직행 팀 예측 불허

    NC 5강 확정… KS 직행 팀 예측 불허

    SK 부진 와중 두산·키움 맹추격 ‘혼전’NC 다이노스가 지난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7-7 무승부를 기록하며 올 시즌 KBO리그 5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SK 와이번스와 두산, 키움 히어로즈 중 누가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지가 마지막 승부처가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일찌감치 양극화 현상으로 고착된 순위가 반전 없이 끝났다. 가을야구에 진출한 5팀은 지난 4월 11일 상위권을 형성한 이후 시즌 내내 구도를 지켰다. kt 위즈가 깜짝 선전하며 후반기 들어 5위에 올랐지만 막판 NC가 거센 상승세로 두산전에서 매직넘버를 지우며 시즌 초 5강 구도를 지켰다. 이는 시즌 내내 승패가 예측되는 승부가 결국 프로야구 흥행에는 독이 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달성한 800만 관중 기록도 올해 무너질 게 유력해졌다. 반면 1위 싸움은 마지막 반전과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SK가 지난 5월 30일 선두에 올라 4개월여 독주하며 만들어 낸 1강 구도가 시즌 후반 무너진 탓이다. 지난 1일만 해도 SK가 81승으로 두산과 3.5경기 차, 키움과 6경기 차로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SK는 지난 24일까지 3승을 더 보태는 데 그쳤다. 80승에 선착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까지 거머쥐는 것이 법칙으로 여겨졌지만 처음 예외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는 이제 무조건 두산, 키움보다 승률이 높아야만 1위를 할 수 있다.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을 따지는데 두산이 올해 SK에 9승 7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키움이 SK와 공동 1위를 이룰 경우 상대 전적 8승8패인 두 팀은 다득점 원칙에 의해 순위를 결정하게 되며 키움이 773점으로 전체 1위에 올라 SK에 앞서게 된다. 서로 간의 정규시즌 맞대결을 모두 치른 세 팀은 나머지 하위팀들과의 승부가 관건이다. 특히 SK와 2경기, 두산과 1경기를 남겨 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 향방을 가를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뼈만 앙상했던 스리랑카 코끼리, 축제에 빠졌지만 끝내 저세상으로

    뼈만 앙상했던 스리랑카 코끼리, 축제에 빠졌지만 끝내 저세상으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 축제 준비에 내몰리던 사진이 공개돼 동물 학대 논란이 일어 축제에서 열외가 됐던 스리랑카 코끼리가 끝내 저세상으로 떠났다. 코끼리 구호 재단(SEF)을 세운 렉 차일러트는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키리의 고통은 이제 끝났고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졌다. 이제 더 이상 해를 입지 않게 됐다”며 “평화롭게 잠들라. 너와 친구들에게 잔인하기만 했던 이 세상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적었다. 올해 일흔 살의 티키리는 지난달 이 재단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진을 통해 학대받는 처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축제를 위해 화려하게 꾸민 의상을 걸친 사진도 있었지만 실상은 갈비뼈가 그대로 보일 정도로 심하게 말라 있었다. 축제에 동원될 몸 상태가 아니었다. 티키리는 지난달 칸디란 마을에서 매년 거행되는 페라헤라 불교 축제에 동원된 예순 마리 코끼리 가운데 한 마리였다.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 등을 볼거리로 내세워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코끼리 구호 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열흘 내내 밤 늦게까지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몇 ㎞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축제를 주관한 사찰은 티키리가 소화기가 좋지 않아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이라며 “이 질병은 티키리의 체력이나 근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하지만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스리랑카 관광부 장관은 티키리를 축제 공연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키리는 결국 축제가 끝난 지 한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재단은 주인에게 돌아간 뒤에도 티키리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고립된 채 지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스리랑카 전역의 불교 행사에 코끼리들이 동원된다. 동영상을 보면 갑자기 흥분한 코끼리가 폭도로 돌변해 질주하는 바람에 사람들을 다치게 만드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에 따라 동물 보호단체들은 코끼리를 학대한 사람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와 코끼리 관광을 자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야만과 광기에 희생된 예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야만과 광기에 희생된 예술

    20세기에 들어서자 베를린은 새로운 예술 중심지가 됐다. 파리는 건재하는 듯 보였지만 지는 해였다. 보불전쟁의 승리로 힘이 커진 프로이센은 그 여세를 몰아 다른 독일 연방국들을 설득, 회유해 통일을 이루었다. 통일된 독일 제국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프로이센의 수도에서 독일 제국의 수도로 위상이 높아진 베를린은 그 중심이었다. 1905년 키르히너는 드레스덴공대 친구들과 ‘다리파’라는 작은 그룹을 만들었다. 이들은 1911년 베를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불과 2~3년 사이에 다리파는 새롭고 독특한 세계에 도달했다. 반 고흐와 고갱의 업적을 흡수해 그들을 뛰어넘은 것이다. 키르히너는 독일 표현주의의 대표 화가다. 표현주의는 기존의 미술 언어로는 전달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 충동, 힘을 표현하기 위해 묘사의 사실성을 희생했다. 키르히너는 단순 명료하고 날카로운 선과 서너 가지 원색의 조합으로 강렬한 효과를 만들어 냈다. 익명의 군중이 어깨를 부딪치며 오가고, 깃털 모자로 치장한 매춘부들이 어슬렁거리며 고객을 찾는다. 현대 도시로 팽창한 베를린 거리의 역동성과 소외가 모던하게 표현돼 있다. 그러나 나치는 아방가르드 미술을 혐오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사회 비판 정신을 불온시했고, 형태 왜곡은 독일 민족의 순수함을 위협한다고 보았다. 1933년 집권하자 표현주의, 신즉물주의, 추상 등 아방가르드 미술을 전부 ‘퇴폐미술’로 규정하고 말살 정책을 폈다. 미술관에 소장된 현대 미술 작품을 압수했고, 1937년 그 작품들로 ‘퇴폐미술전’을 열어 모욕하고 조롱했다. 순회 전시회를 마친 후 작품들을 헐값에 처분하고 나머지는 불태워 버렸다. 한 시대의 문화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된 것이다. 키르히너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화가 중 하나였다. 전시회는 취소됐고 미술관에 걸렸던 작품은 뜯겨 나갔으며 베를린 예술아카데미는 그를 쫓아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정신질환을 얻은 키르히너는 오랫동안 병과 싸우며 작품에 매달렸다. 그러나 1937년의 폭풍에는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절망과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던 키르히너는 1938년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다. 미술평론가
  • [핵잼 사이언스] 차가운 남극바다 사는 해면에 ‘말라리아 신약’ 숨어 있다

    [핵잼 사이언스] 차가운 남극바다 사는 해면에 ‘말라리아 신약’ 숨어 있다

    말라리아는 가장 치명적인 감염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 추정에 따르면 2017년 2억 1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 가운데 43만 5000명이 사망했다. 비록 말라리아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오래전 개발된 약물로 점점 내성을 지닌 말라리아 원충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천연 물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매우 독특한 장소에서 말라리아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이들은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열대 지역이 아니라 차가운 남극 바다에 서식하는 해면의 일종인 '인플라텔라 코엘로스패레오데스'(Inflatella coelosphaeroides)을 연구했다.(사진) 해면동물은 전 세계 바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동물로 당연히 남극 바다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생 바다 밑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해면동물이 말라리아와 접촉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연구팀은 극한적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체에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신물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 해면에서 여러 가지 물질을 추출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헥사펩타이드(hexapeptide)인 프리오마라미드(Friomaramide)라는 물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의 구조가 말라리아 원충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간세포에 열대열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 falciparum)을 감염시킨 후 말라리아 치료제인 프리마퀸(primaquine)과 프리오마라미드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프리오마라미드의 말라리아 원충 역제 효과가 프리마퀸만큼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말라리아 신약 후보를 찾아낸 것이다. 물론 실제 신약 개발은 여러 단계로 이뤄지며 대부분 도중에 실패한다. 하지만 후보 물질이 많을수록 실제 약물 개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보고로 생각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 학회 저널인 자연 물질 저널(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발표됐다. 이번 발견은 남극 바다를 비롯해 독특한 서식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독특한 환경에 살아가는 생물이 다른 장소에서 살아가는 생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물질이나 대사 과정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간의 남획과 서식지 파괴,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생태계는 큰 위협을 받고 있으며 남극 바다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남극 바다 생태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큰 위협이다. 생태계 보호는 물론 생물 자원 보호라는 측면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검찰도 문민통제가 필요하다

    [이종수의 헌법 너머] 검찰도 문민통제가 필요하다

    현행 헌법은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로 그리고 국무위원으로도 임명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1948년 제헌헌법 때부터 그래 왔다. 주권자인 국민의 지지와 동의가 아니라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 했던 마오쩌둥 주석의 말대로 우리 역시 현대사에서 마치 고려조의 무신정권과도 같았던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그리고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군사정권을 경험했다. 오늘날 미국과 서구(西歐)의 대다수 국가들에서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은 국방장관직을 현역을 면한 장군 출신이 아니라 민간인, 주로 유력한 정치인에게 맡기는 것으로 확립돼 있다. 이번에 유럽연합(EU)의 최초 여성 집행위원장이 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바로 직전까지 독일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방장관직을 맡아 온 인물이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군국주의로 치닫던 당시에 내각에는 육군성 장관과 해군성 장관이 따로 있었다. 관행상으로도 육군과 해군, 각각의 참모본부에서 현역 고위급 장군들 가운데 적임자를 추천해서 내각의 장관직을 맡겨 왔는데, 육군 원수인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총리대신을 맡고서 해당 장관직은 반드시 현역 대장이나 중장에 한정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로써 군부의 협조 없이는 내각이 성립할 수도 그리고 존속할 수도 없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새로이 조각을 명받은 총리대신이 못마땅한 군부가 이 장관직에 현역 장군을 추천하지 않아서 내각을 꾸리지 못한 총리대신이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즉 비토권을 손에 쥔 군부가 내각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러일전쟁의 승리로 해군과의 경쟁에서 기선을 뺏긴 육군, 특히 관동군이 주도해 일으킨 전쟁이 1931년의 만주사변이었다. 그리고 이후 진주만 공습과 함께 태평양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일본의 제국주의가 끝내 비참한 몰락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폭주하는 군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데 있었다. 과거 김영삼 정부 때 하나회 해체 등으로 군부가 권력의 정점에서 사라지고서는 그 이후로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세간에서 내내 회자됐다. 이번에는 총구가 아니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손에 쥔 검찰이 정치판을 좌지우지하고, 권력이 검찰에 의존하는 정치 현실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로써 한동안 정치검찰이 득세했다. 그리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판검사 출신의 국회의원들도 부쩍 많아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회 법사위에 포진해서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에 걸림돌이라고 줄곧 비판됐다.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검사 출신의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확인됐듯 민주헌법 국가에서 그 어느 고위공직자라도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면 법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가 없다. 그게 바로 법치주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서 ‘논두렁 시계 사건’ 등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해졌던 정치검찰의 횡포가 확인되면서 검찰개혁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와 기대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전임 법무장관의 의지 부족인지, 아니면 역량 부족 때문인지는 몰라도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소기했던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했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개혁의 소명감과 큰 기대를 안고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후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싸고 불거진 여러 의혹들로 인해 한 달여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야당과 보수단체의 고소, 고발이 난무하던 가운데 검찰이 이례적으로 후보자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인사청문회 당일 밤늦게 후보자의 배우자를 전격적으로 기소하기까지 했다. 앞서 밝혔듯이 그 누구라도 법의 준엄한 심판에서 예외가 없다는 게 법치주의의 요청이고 명령이다. 그러나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듯이 자의적이고 편파적인 정의 실현 역시 공정(公正)이 아니다.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이례적인 검찰의 이 같은 행태가 행여나 당면한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대응이 아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과거에 군부가 정권의 명줄을 손에 쥐었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요청되듯이 칼날을 휘두르는 검찰에도 마찬가지로 문민통제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향후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직을 비검찰 출신의 인물에게 맡기는 관행이 굳게 정착되기를 바란다.
  •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관해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부진 진단은 6개월 째 계속됐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지난 4월호부터 6개월 연속 사용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후 가장 긴 사용이다. 다만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수출지표가 부진 판단의 대상이었다면, 6∼9월에는 ‘수출, 투자’로 범위가 축소됐다. 7월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 등의 호조로 전월 대비 2.6% 늘어 6월(0.1%)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면서 1.0% 늘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1.2%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1% 늘었다. 다만 소매판매는 0.9%, 건설투자는 2.3% 각각 감소했다. 8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8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보합을 나타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 측면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가 나타났지만, 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며 “다만 일본의 사례를 보며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서는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해 도매가가 급등했지만 소매가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홍 과장은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낮춘 데 대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갈등 등으로 본격적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OECD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고, 한국이라고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하향 폭은 주요 20개국(G20) 평균 수준이고, 2.1%는 G20 중 다섯번째로 높은 성장률 전망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4년 연속… 사자에겐 가을이 없다

    4년 연속… 사자에겐 가을이 없다

    양창섭 수술·외국인 투수 부진 등 겹쳐 최장기 PS 실패… 새 감독 영입에 무게삼성 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982년 구단 창단 이후 4년 연속 가을 없는 시즌의 흉작이다.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진출해도 굴욕이라는 말을 듣던, KBO리그 원년 멤버이자 역대 첫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년) 기록을 보유한 야구 명가로선 상상하기 싫은 악몽을 거푸 꾸는 셈이다. 삼성은 17일 현재 1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8위(56승1무77패)를 기록 중이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2.5경기 차로 멀어졌다. 9경기를 남긴 NC가 모두 패하고 삼성이 10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5위 반등은 불가능해졌다. 2015년 정규시즌 우승 후 2016년과 2017년 연달아 9위로 추락하더니 2018년 6위에 이어 올해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삼성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1994∼1996년보다 더한 암흑기를 겪고 있다. 올 시즌 전 젊은 선발진에 대한 기대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컸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에 영건 양창섭(20)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실타래가 꼬이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외국인 투수 잔혹사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덱 맥과이어(30·4승8패, 평균자책점 5.05), 저스틴 헤일리(28·5승8패, 평균자책점 5.75)는 시즌을 마치지도 못하고 KBO 무대에서 방출됐다. 그나마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해 선발 한자리를 꿰차며 4승8패, 평균자책점 4.82로 한때 신인왕 경쟁을 펼치던 원태인(19) 정도가 위안거리가 될 정도다. 팀타율은 0.258(8위)로 무기력하기만 하다. 2017년 삼성 사령탑에 오른 김한수 감독은 올해 계약이 만료된다. 삼성은 새 감독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귀환한 마무리 오승환(37)이 내년 4~5월부터 뛸 수 있지만 확실한 전력 보강이 없으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흑역사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와우! 과학] 머리로 숨을 쉬는 바다뱀이 있다?!

    [와우! 과학] 머리로 숨을 쉬는 바다뱀이 있다?!

    뱀은 육지는 물론이고 바다에서도 크게 성공한 파충류다. 바다뱀은 전 세계 바다에 널리 분포하며 지금까지 보고된 종만 69종에 달한다. 바다뱀은 오랜 세월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큰바다뱀 (Laticauda)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잘 움직이지 못한다. 사실 바다뱀은 육지 생활에 적응했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척추동물 가운데 고래류를 제외하고 가장 바다 생활에 잘 적응한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본래 폐로 숨 쉬던 동물의 후손이고 어류처럼 아가미가 없기 때문에 호흡을 위해서는 반드시 바다 표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놀라운 예외가 발견됐다. 플린더스 대학의 알렉산드로 팔치 (Alessandro Palci)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다뱀의 일종인 얼룩바다뱀 (blue-banded sea snake, 학명 Hydrophis cyanocinctus)을 연구하던 중 머리 부분에 변형 머리 혈관망 (modified cephalic vascular network, MCVN)라고 불리는 복잡한 혈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혈관 네트워크의 용도를 조사하기 위해 마이크로 CT 및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상세히 분석했다. (사진) 그 결과 놀랍게도 이 혈관 망의 목적은 몰 속에 있는 산소를 추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이 바다뱀은 머리로도 숨 쉴 수 있다. 물론 이 혈관 망이 어류의 아가미만큼 효율적인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얼룩바다뱀은 여전히 숨쉬기 위해 바다 표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그래도 이런 보조적인 산소 획득 기관 덕분에 더 오래 물속에서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마나 더 오랜 시간 물속에서 지낼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래 살던 장소를 떠나 물, 하늘, 육지로 이동한 생물체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완전히 그 환경에 적응해 본래의 형태를 바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펭귄이나 고래 모두 날개와 앞다리가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한 형태로 변했다. 하지만 이런 형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가미처럼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복잡한 장기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목적의 장기가 초보적인 수준에서 독립적으로 다시 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우당상·영석상 제정해 올 11월 시상 임정기념관 김원봉 기록도 남길 것”11~14대 국회의원, 국가정보원 원장을 지낸 이종찬 우당기념관장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회영·이은숙의 손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도 맡고 있다. 우당기념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은 우당의 선조 이항복이 살았던 서울 배화여고 뒤 필운대와 지척에 있다. 이 전 의원은 “‘우당상’과 ‘영석상’을 새로 제정해 독립운동 연구에 매진하고 사회공헌에 공로가 많은 인물에게 오는 11월에 시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석(潁石)은 독립운동 자금의 대부분을 댄 우당의 형 이석영의 호다. -우당은 어떤 인물인가. “우당의 삶 자체가 기성에 대한 저항이었다. 성리학에 저항해서 양명학을 했고 과거시험을 안 보고 신학문을 공부했으며 독립운동을 하면서 아나키스트 운동을 했다. 시대 조류와 타협하는 법이 없었다.” -이은숙 할머니는 어떻게 기억하는가. “영특하고 의식이 있는 분이셨다. 갓 낳은 젖먹이 고모(이규숙)를 안고 망명을 가 극한 상황을 견디고 살았다. 마적 떼에 습격당하는 등의 변을 겪으면서도 남편이 하는 모든 것을 뒷바라지했다. 북경에서 ‘새우젓 보내라’, ‘어리굴젓 보내라’는 등의 암호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그대로 다 해냈다.” -6형제의 삶은 어땠는가. “넷째 우당은 만주 망명 후 국내에 다시 들어와 종로구 통인동 제자 윤복영(교육부 장관과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윤형섭의 부친)의 집에서 숨어 지내며 고종 망명 사건을 모의했다. 그 정보가 새서 고종이 독살당한 것으로 믿고 있다. 둘째 석영은 영의정 이유원에게 양자로 가 재산을 다 물려받았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이유원은 경기 양주에서 서울까지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올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 있던 석영은 윤봉길 사건 이후 고립돼 있다 굶어 죽었다. 어머니(조계진) 말씀이 당시 아버지(우당의 전처 소생 이규학)는 전차매표원으로 근근이 살며 40원을 받으면 10원씩 석영을 위해 내놓았다고 한다. 그것이 끊겨 죽은 것이다. 첫째 건영은 맏형으로서 선영을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1924년 귀국했다. 신흥무관학교장을 지낸 철영은 병사했고 호영은 일가족이 몰살당했다. 마적 떼의 짓 아니면 배후가 일제일 것이다.” -아버지 이규학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인데. “아버지는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김달하를 처단한 다물단원이었다. 어머니는 대원군의 외손녀로 외가는 중국에 가서도 남은 재산으로 우당 뒷바라지를 했다(이 전 의원의 외조부 조정구는 일제의 자작 수여를 거부하고 베이징으로 망명해 있었다). 외숙이 우당과 가까운 동지적 관계였다. 딸 둘을 병으로 잃는 등 어머니의 고생이 극심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상하이로 가서 아버지와 살았다. 나도 거기서 태어났다. 일제에 붙잡혀 고문을 몹시 당해 청력을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했다. 어머니 삶을 정정화 여사의 ‘장강일기’처럼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 -고모 이규숙과 숙부 이규창은. “숙부 이규창(건국훈장 독립장 추서)은 친일 앞잡이 이용로를 사살하고 13년 형을 받아 마포형무소에서 복역했다. 같이 복역하던 정이형씨에게 면회 오던 그의 딸과 광복 후에 결혼하고 반민특위 검찰관으로 일했다. 고모도 사실은 독립운동을 했는데 훈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서대문 독립공원 옆에 2021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승만부터 김원봉까지 임정에 참여한 분들의 역사를 다 담으려 한다. 김원봉도 월북했지만, 임정에 참여한 분이니 기록을 남겨둬야 한다. 역사를 묻어버리면 안 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악마가’ 정경호 영혼 사수기가 보여준 인간의 본성 [SSEN리뷰]

    ‘악마가’ 정경호 영혼 사수기가 보여준 인간의 본성 [SSEN리뷰]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판타지 세계관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짚어내며 깊은 공감과 여운을 안기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연출 민진기, 극본 노혜영 고내리, 제작 (주)이엘스토리, 이하 ‘악마가(歌)’)는 악마와 인간의 ‘영혼 매매 계약’이란 판타지적 소재에 현실적이고 풍자적인 요소를 가미한 ‘코믹 판타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와 인물들은 판타지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짜릿한 긴장과 유쾌한 웃음, 찡한 감동까지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선과 악’을 조명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혼과 삶에 관한 ‘악마가’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악마가’ 속 인물들을 통해 판타지 세계관 속 ‘인간과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밀착해 들여다봤다. #하립, 인간의 이기심과 양심을 보여주는 입체적 캐릭터→공감+몰입도 선사 하립(정경호 분)은 목숨이 위태로운 아들 루카(송강 분)를 살리기 위해 악마가 원하는 김이경(이설 분)의 1등급 영혼을 빼앗아야만 했다. 그러나 과거 김이경의 인생을 망가뜨린 것이 자신이었다는 사실과 그녀의 불행한 처지를 보며 갈등을 시작한 하립. 악마 모태강(박성웅 분)은 ‘양심’ 때문에 흔들리는 하립이 하루빨리 계약을 이행하도록 그를 다시 늙고 초라한 서동천(정경호 분)으로 되돌려놨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부와 명예, 젊음까지 다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서동천은 자신이 고작 라면 냄새에 흔들리는 나약한 영혼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양심과 이기심, 죄책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하립의 모습은 인간의 입체적인 면모를 고스란히 담아낸 캐릭터였다. 선도 악도 아닌 이 인물은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인간의 마음을 다면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하립의 ‘영혼 사수기’는 욕망과 희생이 복잡하게 얽힌 과정이었다. 때문에 하립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김이경의 영혼마저 빼앗기로 결심한 순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끌어내고, 다음 선택을 궁금하게 했다. 이제 영혼을 회수당한 하립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소시오패스가 됐다. 과연 그는 아들 루카를 살리기 위해 김이경의 영혼을 빼앗을 수 있을까? #‘악마’ 류 X ‘천사’ 공수래의 대결! 선과 악의 한 끗 차이, 인간의 본성을 자극 지난 방송에서는 천사에서 악마로 타락한 류의 전사가 드러났다. 어린 시절 류는 인간의 일을 지켜보기만 할 뿐 나쁜 이들을 벌하지 않는 신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고, 아버지인 공수래(김원해) 앞에서 더는 신을 따르지 않겠다며 돌아섰다. 수전령이었던 공수래는 신을 거부한 류의 한쪽 날개를 잘라버렸다. 그 후로 류의 증오는 깊어졌고, 복수심은 자라났다. 류는 인간들과 영혼 계약을 하며 그들이 자신의 ‘욕망’에 귀 기울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악의 구원’이라 불렀다. 악마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유일하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그와 계약하는 순간이며, 영혼이 사라지고 양심과 배려가 없어지면 그들의 욕망은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회수당한 하립은 이제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망설이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욕망만 남은 인간이 됐다. 관점을 달리해 또 다른 ‘구원’을 만들어낸 악마의 ‘영혼 계약’은 진정한 선과 악은 한 끗 차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신의 뜻에 반하며 “모든 선에서 악을 드러내겠다”고 선언한 류. 그를 막기 위해 공수래가 정체를 드러냈다. 인간들이 어둠 속에서도 밝은 곳을 찾아가리라 믿는 신의 전령은 류의 악행을 막기 위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 루카를 살려냈다. 전령천사들이 모태강을 벌하기 위해 주변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공수래가 타락한 류의 악행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둘 밝혀지는 영혼 계약자, ‘삶과 영혼’의 이야기 지난 12회에서 김이경은 마침내 하립과 악마의 영혼 계약에 관해 알게 됐다. 하립과 모태강의 일들을 곁에서 지켜본 강과장(윤경호 분)이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기 때문. 강과장은 김이경에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들은 상상보다 많고, 그들은 스스로 악마를 찾아와 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듯한,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인간들이 있다. ‘악마가’는 기획 의도에서부터 “이 팍팍한 세상에는 누구라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릴 이유가 하나쯤 존재한다”고 말하며 악마의 유혹 앞에서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돌아보게 하고, 하립의 영혼 사수기를 통해 사랑과 양심의 가치에 대해 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악마가’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영혼 계약자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갔다. 아들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이 꿈꾸던 음악을 하고 싶었던 하립, 자신을 무시하는 이들을 망하게 하고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고 싶었던 이충렬(김형묵 분), 죽은 딸을 다시 보고 싶었던 강과장, 인기와 사랑을 얻고 싶었던 주라인(이화겸 분), 영혼을 팔아서라도 남을 해치고 싶었던 쇠파이프남(강훈 분)까지. 이들은 모두 다른 사연을 가졌지만, 결국 악마에게 구원을 바란 사람들이었다. 이제 이들의 삶과 영혼에 관한 이야기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반전 속에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넘어 가슴 먹먹한 감동까지 안길 남은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13회는 오는 11일 수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올 추석엔 도련님·아가씨 대신 이름으로 불러보는 건 어때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도련님’, ‘아가씨’ 등 가족 내 성차별적인 호칭 문제를 개선하자는 온라인 캠페인이 전개된다. 여성가족부는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고정된 성역할의 구분 없이 음식준비, 설거지, 청소 등 명절 가사노동을 함께하고 서로 배려하는 평등한 명절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8일 밝혔다. 여가부는 오는 16일까지 118만명의 기혼 여성이 이용하는 아줌마 닷컴(www.azoomma.com), 여가부 홈페이지(www.mogef.go.kr), 여가부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실천 다짐 댓글 달기’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배우자의 부모를 모두 아버님·아버지 또는 어머님·어머니로,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이름이나 이름에 ‘씨’를 붙여 부르자는 게 캠페인의 주요 내용이다. 201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데 반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계에 친할 친(親)자를 붙여 친가라고 부르고, 모계를 바깥 외(外)자를 써서 외가라고 부르는 것이나,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장인, 장모’도 개선돼야 할 호칭으로 꼽혀 왔다. 여가부 관계자는 “그동안 호칭 문제가 계속 제기돼 설문조사, 사례 공모, 토론회 등을 통해 가족 호칭에 관한 국민 여론을 수렴했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그간 논의를 종합한 가족 호칭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가위 한마당, 명랑 가족 운동회, 떡케이크 만들기 등 다양한 가족 참여 프로그램을 9월 중 진행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경우 다문화가족이 추석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가족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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