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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위기의 활자매체] 뉴스위크·CSM 인쇄판 중단…‘온라인 승부수’ 더데일리는 수요예측 실패로 폐간

    [커버스토리-위기의 활자매체] 뉴스위크·CSM 인쇄판 중단…‘온라인 승부수’ 더데일리는 수요예측 실패로 폐간

    ‘저무는 종이 시대’는 해외 언론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등 각국에서 종이신문을 폐간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을 통해 제공하는 온라인 매체만 남은 언론사가 최근 5년 새 부쩍 늘었다. 80년 전통의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12월 31일 자를 끝으로 인쇄판과 결별했다. 경영난에 시달려 온 뉴스위크의 인쇄판 폐간과 온라인판 유료화는 언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심층 보도와 특종으로 빛났던 뉴스위크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오프라인 독자를 잃어버린 것이다. 미국 언론이 오프라인을 외면하게 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역 신문을 중심으로 가시화하다가 보스턴 지역의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009년 초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면서 본격화했다. 100년 전통의 이 신문은 지속되는 수입 감소로 고전하다가 온라인 매체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 미국 콜로라도주의 대표 신문인 로키마운틴뉴스의 폐간 소식이 전해졌다. 150년 역사의 이 신문은 2009년 2월 27일 자 ‘굿바이 콜로라도’라는 폐간호 기사 제목을 끝으로 사라졌다. 소속 기자들은 회사에서 나와 별도로 인터넷 신문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46년 역사의 미국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포스트인텔리젠서도 2009년 3월 종이신문을 접고 온라인화했다. 유럽의 경제 위기도 언론 시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경영난으로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 경영진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이 신문은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재정난을 겪어 온 스페인 일간지 푸블리코는 지난해 2월 24일 자를 끝으로 종이신문을 폐간했다. 푸블리코는 당시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며 온라인 매체로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2대 경제지 라트리뷘도 지난해 1월 30일 자 발행을 마지막으로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했다. 프랑스 전국 일간지가 종이신문을 접은 것은 2011년 12월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가 지난해 7월 결국 파산한 프랑스수아르에 이어 두 번째다. 27년 전통의 라트리뷘은 판매 부수가 줄면서 광고 급감 등 재정난을 겪다가 결국 폐간 수순을 밟았다. 앞서 2009년 8월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은 영국 런던에서 발행해 온 무가지 런던페이퍼를 경영난을 이유로 창간 3년 만에 폐간했다. 뉴스코프의 자회사인 다우존스도 63년 역사를 자랑한 홍콩 경제 전문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를 같은 이유로 폐간했다. 머독은 일부 종이신문의 문을 닫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다른 주력 매체인 더타임스 등의 인터넷 서비스 유료화 방침을 천명했다. 종이신문의 잇따른 폐간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온라인 매체의 탄생과 약진이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 워싱턴 정계의 틈새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미디어 폴리티코, 정치 전문 블로그 매체 허핑턴포스트 등은 창간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기존 유력 종이신문들의 온라인 독자 수를 능가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매체로의 전환이 모두 다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2011년 2월 세계 최초로 태블릿PC 전용 신문을 표방하며 창간됐던 머독의 일간 더데일리는 지난해 12월 15일까지 발간된 뒤 결국 문을 닫았다. 아이패드 등의 유로 다운로드 형태로만 발간됐던 이 신문은 머독이 밝힌 대로 “혁신적인 실험이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독자 수를 확보하는 데 실패”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머독은 아이패드 소유자 200만명을 정기 구독자로 확보해 수익을 낼 계획이었지만 유료 구독자는 10만명도 넘지 못했다. 강석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지난해 말 한국언론진흥재단 보고서에서 “더데일리는 콘텐츠 차별화에 실패한 데다 종이신문 기반이 없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언론계의 성패는 기존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콘텐츠를 강화해 수익을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아버지를 잃고 추위에 떨며 굶주리는 일곱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은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어린 딸 코제트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미혼모 판틴은 머리를 자르고 생니를 뽑은 것도 모자라 몸까지 팔았다. 19세기 프랑스는 극심한 빈부격차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거리마다 넘쳤다. 사람들은 왕정에 맞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혁명의 노래를 불렀다. 1862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 속에서 이들의 영혼은 결국 사랑과 용서로 구원받는다. 21세기 프랑스는 세계 초강대국이 됐지만 나라를 버리는 ‘비참한 사람들’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최고부자인 루이비통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부자 증세를 피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 올 초에는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같은 이유로 러시아 시민권을 획득했다. 국민배우로 사랑받던 그의 도피성 국적 포기에 프랑스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비난을 쏟아냈다. 서로 다른 시대 프랑스의 ‘비참한 사람들’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아이러니하게도 150년 전의 ‘그들’은 너무 못살아서, 지금의 ‘그들’은 너무 부자이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롭게도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TV연속극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당대의 비극에 분노하는 장발장 역을 맡았던 그가 마침내 현실에서 뜻을 이뤘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난 연말 뮤지컬 형식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관람하면서 지금의 현실과 묘하게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법이 한 사람의 운명을 불행으로 바꾸어 놓는 일이라든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서민의 현실 같은 것 말이다. 몇몇 지인들은 대선 직후 허탈감에 빠졌던 심신을 영화로 위안 삼았다고 했다. 물론 영화 속 메시지 가운데 어느 부분에 공감했는지는 관객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13년 현재도 각 나라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에 실망한 99%의 시민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150년 전 위고가 책 머리말에 적은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책들도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goseoul@seoul.co.kr
  • ‘행정사 1회’ 자격증 따 노후 대비할까

    ‘행정사 1회’ 자격증 따 노후 대비할까

    지난 2010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52년 만에 일반인에게도 처음 문이 열린 행정사 자격 1차 시험이 오는 6월 29일, 2차 시험이 10월 12일 각각 치러진다. 시험 과목은 1, 2차에 걸쳐 7개이며, 모두 300명을 선발한다. 일반행정사 267명, 외국어 번역 행정사 30명, 기술행정사 3명을 뽑는다. 1차 시험과목은 행정법, 민법총칙, 행정학개론 등 3과목. 2차 시험은 4과목으로 민법(계약), 행정절차론, 사무관리론과 행정사실무법(일반행정사), 해사실무법(기술행정사), 해당 외국어(외국어번역행정사) 중 행정사 종류별로 1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외국어 시험과목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우선 7개만 시행하되 외국어능력 검정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사 시험이 일반인에게 개방된 것은 2007년 행정사 시험을 준비하던 안모씨가 경력 공무원에게만 행정사 자격을 주는 것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낸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행정사 일을 경력 공무원 등이 독점하도록 한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올해 뽑는 300명은 전원 경력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행정사협회 관계자는 “능력과 경력에 따라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 노후대비를 위한 국가자격증으로 행정사 자격증의 인기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도시지역의 50대 이하 행정사 월급이 700만~14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행정사의 월평균 수입은 100만~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52년 만에 민간에 개방되는 시험인 만큼 관심도 뜨겁다. 첫 시험이라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또 합격자가 최소 선발 인원인 300명에 못 미치면 전 과목의 점수가 과락(40점)을 넘긴 고득점자 가운데 추가 선발을 해서라도 반드시 300명을 맞춘다는 점도 수험생들의 관심 사항이다. 최소선발인원제가 도입돼 300명이 될 때까지 합격자를 추가하게 된다. 1차 시험 3개 과목은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제가 과목당 20개 출제된다. 2차 시험은 주관식 문제가 4개씩 나온다. 모든 과목의 점수가 40점 이상이고, 전 과목 평균점수가 60점 이상이면 합격으로 다른 공무원 시험과 합격 최저기준은 같다. 현재로선 기출문제가 없지만 1차 시험과목인 민법총칙, 행정법, 행정학은 이미 다른 시험들에서 기출문제가 많이 나와 있다. 서울법학원의 김영석 강사는 민법총칙 과목에 대해 “구체적인 출제 형태는 순수이론 문제, 법조문의 해석으로서 법규정의 이해문제, 사례형 문제, 구체적인 민사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 견해의 대립이 있는 논점에서 다수설과 소수설의 구체적인 견해 내용을 묻는 문제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합격을 위해 법조문의 상세한 탐독, 법조문의 이해, 사례의 분석, 중요 부분의 철저한 내용 이해와 숙지를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법 과목에 대해 조일환 강사는 “총론 15문제 내외, 각론 5문제 내외가 출제되는데 특히 최근에는 판례 위주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험준비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 전체적인 체계 파악, 내용의 숙지 및 정리(다수설, 특히 판례의 취지와 내용의 정리 포함), 기출문제의 분석과 출제경향 파악, 기본서의 반복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 강사는 행정학 과목에 대해 “1980년대 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국정관리론에 바탕을 둔 공공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작은 정부, 고객지향적 정부, 시장 지향주의, 결과지향적 정부, 전자정부, 신국정관리론, 신공공서비스론, 개방형 직위제, 고위공무원단, 책임운영기관 등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행정의 패러다임을 유의하면서 전체 흐름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최근 각종 고시의 출제경향과 빈도를 분석하고 특정이론과 대립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출제된 문제의 상대적이고 탄력적인 해석, 최근에 개편된 제도나 조직·법률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올해 행정사 자격증 시험은 1차와 동시에 2차 시험 준비를 병행해 동차 합격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관련 법률 공부를 해 왔다면 새로 문호가 개방된 행정사 자격증을 반드시 노려볼 만하다. 이경옥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행정사 자격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의 혼란을 예방하고자 조기에 심의위원회를 열어 자격시험 실시 세부기준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첫 시험은 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용어 클릭] 행정사 다른 사람의 위임을 받아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해 주거나 행정기관의 업무와 관련된 서류를 번역하는 일을 한다. 출입국 관련 업무, 인허가 서류, 행정심판서 작성, 환경분쟁 조정, 연금심사 청구, 건의·진정·청구서, 자동차 등록, 어업권 허가, 외국어 번역 등의 일을 대신해 준다. 기존에는 10년 이상 공무원 경력자나 5년 이상 근무한 6급 이상 공무원 경력자에 한해 연평균 260명에게 행정사 자격증을 줬다.
  • [생명의 窓] ‘다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보경 서울 법련사 주지 스님

    [생명의 窓] ‘다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보경 서울 법련사 주지 스님

    칼럼을 쓰게 되면서 가장 많이 생각난 분은 법정 스님이다. 불문에 들던 1980년대 초반, 필자는 송광사에서 행자생활을 시작했고 법정 스님은 불일암에 계셨다. “행자는 논하는 논자도 아니고, 말하는 언자도 아닌 행하는 행자일 뿐이다”라는 말이 금언처럼 행자실에 전해지고 있었는데, 입은 없고 몸만 있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행자들은 후원의 공양과 각 법당의 청소 외에도 스님들의 처소마다 한 명씩 배정되어 시자로서의 소임을 겸했다. 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의 것은 법정 스님이 계시는 불일암에 우편물과 신문을 올려드리는 소임이었다. 여느 행자들이 도량 안에 머물며 후원의 잡무를 치러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1시간 정도의 열외가 주어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 무렵 스님께서는 여기저기 강연도 하고 신문에도 글을 자주 내고 계셨다. 아마 ‘50’ 이쪽저쪽의 연세가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스님의 글을 유심히 보았던 이유는 한 공간에서 보고 듣는 느낌과 그 표현의 감각들이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 ‘다름’에 대한 호기심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여름 장맛비에 오후 소임이 없어 각자 책상 앞에 앉자 있던 어느 날, 스님의 책을 붙들고 있다가 누군가로부터 “행자님은 법정 스님처럼 되고 싶은가 보다”라는 뜻밖의 말을 듣기도 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 스님을 처음 뵈었던 시절의 스님 나이가 되었다. 세상과 한 발짝 떨어져 관조하듯 일깨움을 주셨던 법정 스님과 달리 도심 포교당 주지를 맡고 있는 나는 ‘도시인’으로서 세상을 읽어내야 하는 운명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작금에 나의 관심은 ‘인생50’에 대한 천착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잘 살고 싶고, 더욱 기품 있게 나이 들고 싶은 꿈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바스락거린다. 인도에서는 50세를 ‘바나플러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산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때’라는 말인데, 움직이지 않는 부동의 것을 마주할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간에도 대화가 되지 않으면 오래 마주하고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공자님은 이 나이를 ‘지천명’(知天命 )이라 하셨다. 적어도 인생 오십에는 세상 모든 문제의 답을 자신에게서 찾아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는 나이라고 보셨던 것이다. 최근 한 인터넷 기사에서 ‘행복지수’에 대한 글을 읽었다. 갤럽에서 세계 148개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97위라 했다. 설문은, 잘 쉬었다고 생각하는지/ 하루종일 존중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재미있는 일을 했거나 배웠는지/ 즐겁다고 많이 느꼈는지 등의 다섯 항목으로 되어 있었다. 이 다섯 가지를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떠나 달리 행복을 이야기할 수도 없다. 행복을 위해 몸부림치면서도 어쩌면 그 행복의 정원에는 영영 이르지 못할 것만 같은 현대인들의 어렵고 불안한 삶들이 아프게 다가온다. 세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무역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정작 일상에서는 안락하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며 웃지 않는 사회 속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러시아 출신 신비주의자 구제프는 “지팡이에는 양 끝이 있다”라고 했다. 좋은 사회, 행복한 삶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성숙되어 간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다름’이 인정되고 또 그것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 푸틴 만난 드파르디외 러시아 여권 직접 받아

    프랑스 정부의 ‘부자 증세’ 정책을 피해 자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왼쪽·64)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 여권을 받았다. AP·AFP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은 6일 “러시아를 방문한 드파르디외가 푸틴 대통령과 소치에서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드파르디외에게 러시아 여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드파르디외는 전세기를 타고 푸틴 대통령이 새해 휴가를 즐기고 있는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 드파르디외는 서로 반갑게 포옹하고 인사를 나눴으며, 저녁을 함께 하면서 영화 활동 계획 등을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페스코프 실장과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일 드파르디외에게 러시아 국적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국적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진 드파르디외는 인터뷰에서 국적 신청을 받아준 러시아 정부에 감사를 표시하고 러시아로 이주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드파르디외는 “러시아는 살기 좋은 나라”라고 칭찬하면서 실제로 러시아로 이주하게 되면 모스크바 등의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美선 ‘거물급 의원’도 법 앞에 평등했다

    美선 ‘거물급 의원’도 법 앞에 평등했다

    미국의 중진 연방 상원의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돼 유치장에 갇혔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재판에서 집행유예형과 음주안전교육 수강 등을 선고받았다. 상원의원이라도 범법 행위를 했다면 예외 없이 처벌하는 미 사법 당국의 준엄한 ‘법 앞의 평등’ 기준을 보여 주는 사례로 국회의원들이 각종 특권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마이크 크레이포(61·공화·아이다호)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달 22일 밤 워싱턴DC 의사당 근처 자신의 아파트에서 보드카 칵테일을 마신 뒤 승용차를 직접 몰고 밖으로 나섰다. 그는 다음 날 0시 45분 워싱턴 인근 알렉산드리아시에 진입해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다 경찰에 걸렸다. 스티커를 발부하려던 경찰은 차내에서 술 냄새가 나자 내리도록 명령했다. 그러고는 ‘한쪽 발로 서 있기’, ‘직선으로 걷기’ 등 음주운전 테스트를 했다.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 0.11로 위반 기준인 0.08을 넘었다. 크레이포 의원은 현장에서 체포돼 즉각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신원 조회를 통해 현직 연방 상원의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경찰의 법 집행은 예외가 없었다. 그를 체포한 경찰관은 보고서에 “(크레이포의) 눈이 충혈돼 있었고 술 냄새가 났다”고 적었다. 크레이포 의원은 4시간쯤 뒤인 새벽 5시 보석금 1000달러를 납입한 뒤에야 풀려났다. 그는 다음 날 성명을 통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간) 크레이포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두해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50달러, 운전면허 1년 정지, 음주 안전교육 수강 명령 등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일반 음주운전 사범들과 함께 음주 안전교육에 참석해야 한다. 크레이포 의원은 선고 후 취재진 앞에서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음주를 금하는 모르몬교 신자인 그는 “의정 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으며, 바람을 쐬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1998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한 크레이포 의원은 지난 의회에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여야 협의기구인 ‘6인그룹’ 멤버로 활약했고 차기 재무위원회 간사단으로 거론될 만큼 정치 거물이다. 그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난 직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45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에게 일일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새해 마그네슘 덕담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새해 마그네슘 덕담

    상상의 동물 용의 해는 가고, 현실의 동물 뱀의 해 태양이 높이 솟았다. 뱀은 난생이고 둥글고 긴 선형이며, 발이 없고 허물을 벗는다. 다른 10간지 동물들과 생김은 다르나 생태적 덕목은 교훈적이고 상징적이다. 뱀은 많은 알을 낳는 다산(多産)으로 풍요와 번영을 상징한다. 발이 없는 선형이라 직선에서 곡선, 그리고 원으로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유연함에서 변화에 잘 대처한다는 교훈을 준다. 의신(醫神)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를 감은 뱀은 허물벗기로 치유를 나타낸다. 탈피(脫皮)는 불사와 재생은 물론 혁신을 뜻한다. 세상이 어지럽고 혼탁했다는 거세개탁(擧世皆濁)의 지난해 허물을 벗고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땅은 넓고 인구는 적고, 규제는 많고 타당성은 수요 논리에 밀려온 강원도의 경제는 오랜 세월 위축의 길을 걸어왔다. 1980년대까지 전국의 4%대를 유지해 오던 경제는 2000년 2.9%, 2005년 2.7%, 2010년에는 2.5%로 떨어졌다. 에너지 수입으로 무연탄이 퇴출되고, 환경기준이 강화되면서 국산 시멘트 소비가 감소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1990년대 이래 지금까지 힘들고 어려운 산업 조정기를 겪어오고 있다. 최근 들어 신소재·바이오·의료기기·콘텐츠 등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를 집중 발굴하고, 소홀했던 제조업의 육성으로 눈을 돌리면서 광업과 관광업의 역할이 컸던 산업지형에 변화가 나타났다. 강원도 경제가 전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강릉 옥계에서 포스코가 생산을 시작한 마그네슘은 동해안경제자유구역의 기반이 되고 산업의 체질을 바꾸며, 강원도의 성장과 도약에 전기를 열어 가고 있다. 마그네슘은 철과 합금되어 강판을 경량화하고 자동차 연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핵심 비철 소재로 전기차량과 정보기술(IT) 분야 등에 널리 쓰인다. 충전하는 데 오래 걸리고 부존량이 부족해 문제가 있는 리튬전지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게 바로 마그네슘 전지다. 가볍고 단단하며 고열에 견디는 소재인 지르코늄이나 티타늄을 생산하려면 마그네슘을 환원제로 써야 한다. 사진관에서 섬광을 만드는 데 쓰이다 퇴출된 것으로 알았던 마그네슘의 변신과 진화가 놀랍기 그지없다. 마그네슘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는 세계 매장량의 50%가 북한의 함북 단천지역에 묻혀 있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의 87%를 생산하면서 사실상 독점 공급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도의 돌로마이트 원료를 이용하여 포스코가 생산하는 마그네슘은 전략 희소금속 확보의 안전판일 뿐만 아니라, 세계 마그네슘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일이다. 자국 내 마그네슘 생산이 없는 일본의 자동차업계가 동해안 자유경제구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남북 경제협력이 원활해져 북한의 마그네사이트가 옥계의 첨단 생산능력과 결합하면 시너지는 매우 커질 것이다. 이는 7000조원이 넘는 북한의 자원을 남북이 본격적으로 합작 개발하는 서곡이 되고, 동북아 산업지도의 강원도발(發)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원도는 2013년 성장률이 전국 평균 전망치 3.1%보다 2.1%p 높은 5.2%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성장률은 전국 평균 2.3%보다 1.7%p 높은 4.0%를 달성한 것으로 추계됐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평균을 앞지른 성장이다. 국내외가 유럽의 경제위기로 고전하는 가운데 달성된 이 성과는 유의미한 일이다. 2013년의 전망과 2012년의 성취는 소득 2배, 행복 2배, 하나된 강원도의 지향에 대한 청신호로 읽힌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연 10% 이상 7년 넘게 지속성장하며 지역 총생산을 2배 이상 달성했다. 뱀이 지닌 덕목처럼 유연하게 변화를 수용하고 성장을 위해 껍질을 벗는 혁신을 통하여 마그네슘의 섬광처럼 빛나게 웅비하는 강원도를 그려 본다. 날아라 강원도, 마그네슘과 함께!
  • ‘실버 푸어’ 노인가구 67% 빈곤… 할머니가 더 힘들다

    ‘실버 푸어’ 노인가구 67% 빈곤… 할머니가 더 힘들다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의 수훈갑으로 꼽히는 ‘노인’. 열에 여덟명꼴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했지만 이들의 현실은 ‘씁쓸’했다. 전국 268만여 노인가구 가운데 180만여 가구가 ‘빈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부모와 손자녀가 사는 조손가구나 장애인가구보다 빈곤층 비중이 훨씬 높았다. 소외계층 중에서도 노인들의 경제적 소외가 특히 심하다는 의미다. 노인가구의 빈곤 통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빈곤율은 16.5%다.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연간 평균 가처분소득(세금·연금 등 꼭 필요한 지출을 빼고 실제 처분 가능한 소득)의 절반이 빈곤층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방식으로는 998만원이 지난해 빈곤층 기준이다. 빈곤율이 16.5%라는 것은 우리나라 인구의 6분의1 정도가 998만원도 안 되는 가처분소득으로 1년을 살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6명 중 1명꼴이다. 가구 유형별로는 모든 가구원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이뤄진 노인가구의 빈곤율이 67.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는 조손가구(59.5%), 장애인가구(38.9%), 한부모가구(37.8%), 다문화가구(20.8%) 순서였다. 노인가구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은 1207만원으로 다문화가구(3304만원)의 36.5%, 전체 가구(4233만원)의 28.5%에 불과했다. 이들은 소비지출의 대부분을 식료품비(35.5%)와 주거비(19.3%), 의료비(15.2%) 등에 쏟아붓고 있었다. 특히 의료비 지출 비중은 전체 가구(5.8%)의 3배나 된다. 장애인가구(10.1%)에 비해서도 5.1% 포인트 높다. 이렇듯 ‘실버 푸어’가 심각한데도 40세 이상 인구(2327만 1000명) 가운데 노후 준비를 안 하는 비율은 38.5%(895만여명)나 됐다.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층도 대부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36.5%)에 의존하고 있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노후 무방비는 더 심각했다.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비중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에서는 17.0%에 불과했지만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는 64.7%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남성(26.5%)보다 여성(49.7%)의 준비 부족이 심각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할머니’가 갈수록 늘어날 것임을 말해주는 통계다. 살기가 팍팍한 노인들이 야당보다 상대적으로 노인복지에 더 많은 공을 들인 여당을 선택,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다른 소외계층에 비해 노인층에 대한 복지정책이 부족했다.”면서 “야당이 복지정책을 내놓긴 했지만 여당에 비해 노인층에 대한 지원이 크지 않아 표로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구 특성별로는 1인가구의 빈곤율이 50.1%로 절대적이었다. ‘나홀로 세대’는 두 집 중 한 집이 빈곤층이라는 얘기다. 가구원이 많을수록 빈곤율은 낮아졌다. 취업자가 없는 가구의 빈곤율은 66.7%로 뛰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14.6%인 반면 여자는 18.3%로 여성이 빈곤에 더 취약했다. 교육수준별로는 ▲초졸 이하 27.1% ▲중졸 21.0% ▲고졸 13.4% ▲대졸 이상 6.4%로 학력이 낮을수록 가난했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15.2%는 가구주가 돈을 벌지 않고 있었다. 은퇴 연령은 평균 62세였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노인가구, 1인가구, 무직자가구의 재무상태가 특히 취약한 만큼 복지정책을 짤 때 이들 계층을 우선 배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박근혜 당선자는 독신이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 사이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박 당선자는 어머니를 1974년 8월 15일 저격범 문세광의 손에, 아버지를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손에 잃는 비운을 겪었다. 여동생 근령(58)씨와 남동생 지만(54)씨, 이들과 결혼한 신동욱(44) 전 백석문화대 교수, 서향희(38) 변호사가 당선자와 가장 가까운 피붙이 및 배우자다. 지만씨 부부 외아들로 초등학교 1학년인 세현(7)군은 당선자의 유일한 친조카다. 박 당선자는 각종 인터뷰에서 “단란한 가족을 보면 저 가족의 행복을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해 왔다. 비운의 가족사를 겪으면서 평범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내외는 당선자 남매를 엄격하게 훈육했다. 어린 시절 청와대 생활을 하면서 특권의식이 몸에 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박 당선자는 1999년 쓴 ‘나의 어머니 육영수’에서 어머니에 대해 “부드러운 성품이셨지만 훈육방식은 엄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당선자가 성심여중 때 우연히 관용차량을 타고 등교했던 날 따로 불러 꾸짖을 정도였다고 한다. ●친·외가 대식구… 정·관·재계 ‘화려’ 지만씨는 16살 때 어머니를, 육군사관학교 3학년인 21살 때 아버지를 총탄에 잃고 방황을 거듭했다. 1986년 육군 대위로 전역한 이후 31살 때인 1989년 코카인 흡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2002년까지 다섯 차례나 구속됐다. 그러나 고 박태준 전 총리의 도움으로 삼양산업(현 (주)EG) 부사장으로 취직한 이후 안정을 찾게 된다. 2004년 16살 연하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했다. 서씨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박 당선자는 지만씨 부부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서향희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그의 조카 사랑은 유별나다. 2005년 9월 서향희씨가 세현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당선자는 조카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가 최고회의 중간에 나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07년 잃고 싶지 않은 세가지로 ‘조카 세현이’를 꼽았다. 최근 한 여성지 인터뷰에선 조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태어나서 저와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나면 케이크가 없어도 허공에 대고 후후 하면서 촛불을 끄는 척하기도 한다.”고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케에 대한 박 당선자의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동생인 근령씨와는 몇 차례 갈등을 겪은 뒤 소원한 사이다. 경기여고,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근령씨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언니의 개인비서를 자청해 활동하다 10·26을 맞았다. 1986년 4월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1990년 귀국한 근령씨는 언니로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3남매 간에 운영권을 놓고 18년여간 지리한 다툼이 이어진 끝에 자매 사이는 틀어졌다. 근령씨는 현재 한국재난구호 총재, 대한댄스스포츠실업연맹 총재, 세계바둑표준화협회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올해 4·11 총선 때 무소속으로 어머니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출마했지만 곧 사퇴했다. 지만씨 부부는 몇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저축은행 비리로 수감 중인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개인 친분, 서 변호사가 이 회사 법률고문을 맡았던 전력 등이 그것이다. 서 변호사는 결혼 이후 활동 반경을 크게 넓혀 왔다. 씨엔에이치(CNH) 감사, 케이엠에이씨(KMAC) 사외이사,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 코오롱 법률고문 등 각종 사외이사, 법률고문 경력이 화려하다. 2009년 4월엔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주원에서 탈퇴해 법무법인 새빛을 설립, 공동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 이후 별다른 경력이 없던 서 변호사의 약진은 박 당선자의 후광 효과라는 말도 나왔다. 서 변호사는 2007년 뉴욕과 바하마를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고 2009년엔 하루 81홀을 도는 철인골프대회에 출전해 화제를 뿌렸다. 이런 그에 대한 언론 관심도 지대하다. 서 변호사가 지난 7월 세현군 영어연수 차 홍콩으로 출국한 것을 두고 박 당선자의 사전 가족관리라는 세간의 평도 나왔다. 근령씨와 2008년 10월 결혼한 신동욱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14살 연하이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근령씨는 1982년 풍산그룹 창업자의 아들과 결혼했다 6개월 만에 이혼한 바 있다. 신 교수는 부산 성도고, 경상전문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영화 수입 일을 하다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5년 말 한나라당 디지털정당 위원장에 응모, 한나라당 전국위원이 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 총선 때 서울 중랑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신 교수는 지난해 8월 박 당선자와 지만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박 당선자는 직계가족은 단출하나 친인척들은 친·외가 양쪽으로 화려하다. 정·관계는 물론 사돈관계를 통해 연결된 기업인과 재벌가 인물들이 많다. 정치권에선 박 당선자의 사촌오빠이자 4선을 지낸 박재홍 전 의원, 외삼촌인 5선 육인수 전 의원, 사촌형부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한승수 전 총재가 있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정권 2인자로 김대중 정부 때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형 박상희의 딸인 박영옥씨 남편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다. 한 전 총리는 육영수 여사 언니인 인순씨 딸 홍소자씨와 결혼했다. 박 당선자에게도 한 전 총리는 사촌형부가 된다. 한 전 총리의 사위가 고 김진재 전 국회의원 아들인 김세연 국회의원이다. 박 당선자의 이모인 육인순씨는 전 혜원학교 이사장을 지냈고 남편 홍순일씨 사이에 3남 5녀를 뒀다. 딸 소자씨는 대한적십자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딸 은표씨와 재희씨는 정치인과 결혼했다. 은표씨는 재무부국장, 농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장덕진 전 의원과, 막내 재희씨는 기업인이자 11대 국회의원이었던 윤석민 전 의원과 결혼했다. 윤 전 의원의 경우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서주산업) 명의로 불법 융통어음을 발행해 32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김희철·허동수 회장 등 ‘사돈 인연’ 박 당선자의 막내이모 육예수씨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조태호씨와 결혼했다. 선거운동 때 박 당선자 지원유세에도 나섰던 가수 은지원씨는 5촌 조카로 박 전 대통령 누나인 귀희씨 손자다. 재계 쪽으로는 친가 사돈관계를 통해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이 연결되어 있다. 박 후보 친사촌인 박설자씨가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주 둘째 아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과 결혼했다. 김 회장 형인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허동수 GS 칼텍스 회장 누나 허영자씨와 결혼해 먼 관계이기는 하나 허 회장과 박 당선자는 사돈지간이다. 친인척이 많다 보니 이에 얽힌 불미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박 당선자 사촌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친박연합’을 만든 뒤 3500만원을 받고 시의원 공천을 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박 후보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또 다른 5촌인 박용철씨를 채무 등의 이유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국민은 시대교체를 명했다 - 박근혜 당선자에게 바란다

    18대 대통령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선출됐다. 64년 헌정사의 10번째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이다. 국민은 2013년 2월 25일 0시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고 대내외의 격랑을 헤쳐가야 할 책무를 박 당선자에게 부여했다. 치열한 선거였다. 선거 막판 극심한 네거티브 공세가 펼쳐질 정도로 박 당선자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은 유례 없는 격전을 벌였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에서 보듯 국민은 절반으로 나뉘었고, 세대와 지역의 표심도 크게 갈렸다.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치러진 6차례의 대선 가운데 처음으로 박 당선자가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선 이후 시급한 과제가 둘로 갈라진 민심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일임을 말해준다.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당장 선거에서 패한 야권과 이들을 지지한 국민들의 상심을 보듬고 추스르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박 당선자의 승리는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뛰어넘는 시대 교체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외쳤던 시대 교체는 이제 득표용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가 됐다. 박 당선자는 임기 5년을 이 시대 교체의 소명을 이뤄나가는 데 바쳐야 한다. 그 첫 과제는 국민 통합이다. 박 당선자는 ‘100%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국정쇄신정책회의를 설치해 계층·세대·이념·지역·정파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대탕평 인사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의지만으론 되지 않는 일이다. 박 당선자 스스로 ‘친박’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대선에서의 논공행상을 최대한 배격하고, 정파를 뛰어넘어 폭넓게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 박 당선자의 두번째 소명은 민생 안정이다. 지금 지구촌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향후 10년 세계 경제가 연평균 3%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즐비하다.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마저도 날로 쇠진해 가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는 한국 경제가 2013~2018년 연평균 2.4%, 2019~2025년엔 연평균 1.2%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속에 가계 부채와 자영업 폐업 사태가 불거지면 우리 경제는 하루아침에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하고, 각종 복지정책도 나라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하며, 경제 각 부문의 성장 동력을 견인하고 중산층을 복원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다. 여야를 떠나 국가적 지혜를 모아 내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 쇄신과 경제 민주화를 두 축으로 한 정치·경제 부문의 정의 구현 역시 화급한 소명이다. 박 당선자는 대선 기간 대통령 권력 분산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부 및 국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경제민주화에 있어서도 재벌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엄단하는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는 등 공정시장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을 감안할 때 취임 첫해 강력한 의지로 실천에 나서지 않으면 자칫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각오로 매진해야 할 과제들이다.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야 할 책무도 그에게 주어져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하며, 일본의 우경화에 맞서 영토 주권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한편으로 남북 간 화해·협력을 위한 전향적 대북정책도 펼쳐 나가야 한다. 고도의 전략적 사고와 정교한 외교 전술,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하는 일들이다. 박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역이자, 한 시대를 군사독재의 질곡으로 몰아넣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고스란히 품어 안은 인물이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펼쳐진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화의 숨가빴던 대한민국 반세기 영욕의 역사를 한몸에 체화한 인물이다. 박 당선자는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진심을 담아 행동에 나선다면 국민 모두가 흔쾌히 그 장정에 동참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지난 50년 고도 성장 속 대립과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상생 번영의 새로운 50년을 활짝 여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박근혜 당선자의 당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父女) 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청와대에서 영애(令愛)로 유년기를 보낸 퍼스트레이디 대리는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박 당선자의 삶과 정치 여정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빼놓을 수 없다. 박 당선자도 자신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는다. 그는 1990년 일기에서 “비범하셨던 부모님을 모셨던 것부터가 험난한 내 인생 길을 예고해 주었던 것”이라고 기록했다. 20대에 부모님을 모두 흉탄에 잃은 비운의 삶을 표현한 것이다. ●전차 타고 등교한 대통령의 딸 박 당선자는 1952년 2월 2일 대구시 삼덕동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맏딸로 태어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구 주재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작전차장이었고 육 여사는 중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현 구미시 상모동)에서 소작농 박성빈과 부인 백남의의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구미보통학교, 대구 사범학교(현 경북대 사범대학)를 거쳐 만주군관학교 예과와 일본육군사관학교 본과를 졸업하고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여 중위 때 해방을 맞아 귀국, 국방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 제2기로 임관해 재직 중이었다. 육 여사는 충북 옥천군의 대지주인 육종관과 부인 이경령의 차녀로 태어나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옥천공립여자전수학교(현 옥천여중)에서 가정과 교사로 1년 반 동안 일했다. 박 당선자의 외조부인 육종관은 육 여사가 과거 혼인 경력이 있고 가난한 군인에 불과한 박 전 대통령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육 여사는 어머니 이경령, 동생 육예수와 함께 대구로 가서 결혼식을 강행했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딱딱한 군인 이미지와 달리 가족에게 더할 수 없이 다정한 분”, “젊은 시절 아버지는 로맨티스트”라고 회상했다. 육 여사에 대해서는 “고등학생이 될 무렵부터 내 안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어머니가 자리 잡았다.”고 할 만큼 신뢰와 애정을 가졌다. 특히 육 여사에 대해서는 단아한 외모와 검소하고 겸손한 성품을 떠올린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의 어린시절 의장 또는 대통령의 자녀라고 해서 특권의식을 갖지 않도록 평범한 생활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대통령의 자식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린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내게 청와대 생활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청와대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이 빼곡한 날이었다.”고 적었다. 박 당선자는 서울 장충초등학교에 입학해 1964년 졸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초등학교 동창이다. 이어 성심여자중학교와 성심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74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학점은 4.0 만점에 3.82였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가 사학을 전공하길 바랐으나 박 당선자는 산업 역군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전자공학을 택했다. 졸업 직후에는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을 마친 뒤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지만 순식간에 운명이 바뀌었다. ●육 여사 장례 6일 만에 퍼스트레이디역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육 여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해 저격당해 서거했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 당선자는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영문도 모른 채 귀국길에 올랐다가 가판대에 놓여진 신문 1면에 육 여사의 사진과 ‘암살’이라는 글자를 보고 “온 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 왔다.”고 회상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의 장례식을 치른 지 엿새 만에 영부인배 쟁탈 어머니 배구대회에 참석하면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다.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영세 기업, 소외 계층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토시찰이나 산업현장을 수행했고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 주며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기도 했다. 1974년부터 걸스카우트 명예총재를 맡고 새마을운동의 일환인 새마음운동을 전개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박 당선자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삶은 누에고치에서 깨어나 나비가 되어 가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외국 귀빈들을 접대하며 외교적 식견도 넓어졌다.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당시 주한 미군 철수 문제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박 당선자가 로절린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원활하게 풀어가 ‘근혜·카터 회담’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육 여사를 잃은 박 전 대통령은 맏딸인 박 당선자에게 많은 의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근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네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려고 너를 두었는가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자는 1974년 11월 일기에서 “지금 나의 가장 큰 의무는 아버지로 하여금, 그리고 국민으로 하여금 아버지는 외롭지 않으시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마저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또다시 비극을 맞았다. 27일 새벽 박 전 대통령의 소식을 접한 박 당선자는 가장 먼저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고 물었지만 ‘그날 밤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고 기록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피 묻은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박 당선자는 장례를 치른 뒤 청와대를 떠나 신당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공개되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1980년대 후반에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매진했다. 박 당선자는 이 기간을 “외롭고 긴 항해”라고 표현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가 청와대 시절 자신들에게 겸손을 강조한 이유도 신당동에 돌아와서야 절실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권력의 중심부인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다. 당시 박 당선자가 적은 일기들에는 특히 사람들의 배신에 대한 언급이 많다. 청와대에 있을 때에는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느낀 감정들이다. 신뢰를 가장 중시하고 배신에 대해서는 체질적인 반감을 갖게 된 것도 그 당시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달리 먹고 배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했지만 어차피 약한 인간이기에 차츰 권세와 명예와 돈을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1981년 8월), “계속해서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는 일들이 생긴다. 충성을 얘기하고 뭐가 어떻고 말이 많았던 그도 결국 마음에 있는 것은 자리 하나였다.”(1989년 1월 17일) 등 박 당선자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실망을 느끼게 된 기간도 오래 지속됐다. 박 당선자는 1980년대 후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를 바로잡는 등 기념사업회 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1989년 박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추도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청와대를 떠난 18년의 세월이 은둔, 칩거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 박 당선자는 “쓴웃음이 나온다.”면서 “그때도 나는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살고 있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평범함’을 갈구했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제목으로 1980~1990년 사이 일기를 묶어서 책으로 냈다. 박 당선자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결국 평범함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마음의 평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배로 여기는 것이며 가장 누리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계기로 박 당선자는 1997년 정치에 입문한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뿌리 깊은 가난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을 따라 경제 안정에 주력했고 가까스로 일으켰는데 무너져 내렸다는 허탈함과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야당 대표를 지내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박 당선자의 정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佛 국민배우 드파르디외 “국적 포기”

    프랑스 정부의 부자 증세 정책에 반발해 ‘세금 망명’을 선택한 프랑스의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63)가 끝내 프랑스 국적 포기를 선언했다. 드파르디외는 벨기에 저택 구입에 대한 장마르크 에로 총리의 비난에 모욕을 당했다며 “프랑스 여권을 반환하고 국적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에로 총리는 프랑스2 TV에 나와 “세금 내는 것을 피하려는 행동이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느냐.”면서 “드파르디외가 참으로 애처롭다.”고 말했다. 드파르디외는 자신이 14세 때 인쇄공으로 일하기 시작해 배달원도 해 보고 결국에는 영화배우가 됐다면서 “나 자신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존경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죽인 적도 없고 비난받을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45세에 1억 4500만 유로(약 2030억원)의 세금을 냈고 80명을 고용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불평하지도 자랑하지도 않지만 ‘애처롭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14일 그를 겨냥해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윤리적인 처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4대보험 카드수수료 인상으로 50억 폭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의 통합 징수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카드업계를 상대로 적극적인 맞대응에 나섰다. 카드 수수료 인상으로 연간 50억원을 앉아서 손해 보게 생긴 탓이다. 건보공단은 지난 11일 각 카드사에 수수료율 재산정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보냈다. 지난달 22일 7개 신용카드사들은 4대 보험의 수수료율을 현행 1.50∼1.75%에서 1.99∼2.40%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공단에 통보했다. 이는 기존 대비 33~37% 높은 것이다. 건보공단 측은 이렇게 되면 4대 보험을 카드로 받으면서 카드사에 줘야 할 수수료가 연간 12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5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번 요율 재산정은 건보공단과 같은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를 부담해 온 것을 합리화하는 수준”이라면서 “4대 보험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국세와 마찬가지로 4대 보험료도 카드 수수료를 공단이 아닌 납부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대통령상 수상 3개 우수사례

    대통령상 수상 3개 우수사례

    ■서울 은평구 주민참여예산제 작년 예산 132억 감액 조정… 주민제안사업 반영 서울 은평구는 주민들이 구정 살림살이를 직접 결정하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전국에서 가장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은평구는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 약 132억원을 감액 조정했으며 주민들이 선정한 주민제안사업 약 20억원을 반영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김우영 구청장이 2010년 7월 취임식에서 “보다 많은 주민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출하고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은평구는 이를 위해 곧바로 주민참여 전담기구인 주민참여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주민 스스로가 주민참여 기본 조례안을 작성하도록 해 같은 해 12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주민참여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먼저 주민참여위원회에 운영위원회와 참여예산시민위원회,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공무원과 주민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대화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하면서 발전해 나갔다.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는 자치경제, 장애인, 노인, 여성·아동, 건설·환경, 복지·보건, 교육·청소년 등 7개 분과를 뒀다. 또 16개 동별로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동별 지역회의도 꾸렸다. 올해에만 약 80여 차례 회의에 3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참여예산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4개 주민제안 사업 중 주민투표를 통해 20개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아울러 지역 내 중고등학교 학생 42명으로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들이 교육청소년분과 예산 심의와 청소년 정책을 발굴, 건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더욱 많은 주민의 구정 참여를 위해 지난 9월에는 전국 최초로 주민제안사업에 대한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다. 모바일 투표에는 주민 1만 1080명이 참석해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 중 32개 사업을 최종 선택했다. 구는 앞으로 참여예산 운영 문제점과 개선 방안,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운영 평가 보고회’와 ‘공청회’를 개최해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민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부산시의 하수고도처리 공법 3년간 시범실시… 수질 개선·시설비 대폭 절감 부산시는 ‘하수고도처리 특허공법’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예산과 사업비를 절약했다. 그동안 하수 처리는 주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과 물속의 부유물질(SS) 제거를 위한 2차 처리에 치중돼 왔다. 하지만 2차 처리를 통한 유기물질과 부유물질 제거만으로는 방류 수역에서의 부영양화 촉진 및 용존산소(DO) 고갈로 하천의 자정 능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따라서 방류 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기물뿐만 아니라 부영양화의 원인이 되는 질소와 인을 제거하는 시설 도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공공 수역의 수질 개선과 보전을 목적으로 지역·수계별 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기준 강화, 수질오염총량관리 대상 물질에 BOD 외 인 총량(T-P)을 추가하는 제2단계 수질오염총량제를 추진하고 2009년 11월까지 모든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원격감시제어시스템(TMS) 수질자동측정기기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하수도 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의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거시설 설치에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기존 표준활성슬러지법의 운전 방식을 일부 수정하는 운전 개선 방식과 기존 처리 공법 자체를 변경하는 새로운 고도 처리 기술을 도입하는 시설 개량 방식 등 2가지 시스템을 병행해 처리 수질을 개선하는 실험을 했다. 해운대하수종말처리장에서 3년간(2008~2011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 질소와 인이 크게 줄어드는 등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시설비를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시는 표준활성슬러지법을 일부 변경하는 시설 개량으로 해운대 공공하수처리시설 하수 고도 개량에 소요되는 시설비 투자 예산 164억여원을 절감했다. 혐기조 운영으로 T-P 제거 효율을 향상시켜 연간 3억 8000만원의 약품 비용도 절약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존의 활성슬러지 처리시설을 개선한 하수 고도 처리 장치와 이 장치를 이용한 고도 처리 방법’으로 예산을 절감한 것은 물론 특허기술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부산 해운대구 스마트비치 시스템 해수욕장 쓰레기투기·바가지요금·무질서 없애 부산 해운대구는 전국 최대인 해운대해수욕장에 세계 최초로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운영해 피서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예산도 절감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올리고 있다. 해수욕장은 여름철 짧은 기간에 관광객이 몰리는 특성 때문에 무질서, 바가지요금, 쓰레기 투기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많았다. 해운대해수욕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한 후 이런 문제점이 해소됐다.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는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도입 전까지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위해 해수욕장 파라솔을 구청이 직영해 보기도 하고 공익봉사단체에 맡겨도 봤지만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또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에서 현금을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각종 소지품 도난 사고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했다. 이와 함께 파라솔 운영단체들의 과열 경쟁 때문에 발생하는 호객 행위, 운영 요원들의 현금 탈루, 현금 거래 수익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문제 해결도 시급한 과제였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초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하고 피서철에 시범 운영했다. 민간 자본 37억원이 투입됐다. 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부채납 받을 예정이다. 시범 도입 첫해에는 파라솔 운영단체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시행 2년차인 올해는 반발이 상당히 줄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 비치 매출액도 지난해 2억 7300만원에서 올해에는 5억 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운영단체 매출액 소득 신고 증가에 따라 부가가치세(국세)도 크게 늘었으며 대학생 아르바이트 공개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줬다. 올해에는 ‘미아 발생 방지를 위한 스마트비치 큐알(QR) 손목밴드 무료 발급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김태원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장은 “스마트 비치 시스템 운영으로 파라솔, 튜브 등 각종 피서용품 대여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고 부당 요금 제로화로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시비도 근절됐다.”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 갓 두살이 된 스마트 비치가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재계 인사 연말 트렌드…세대교체·성과주의·여성 파워

    지난달 28~29일 LG그룹을 시작으로 재계의 연말 인사 시즌 막이 올랐다. 이번 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비롯해 현대기아차, SK, GS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연이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본격적인 세대교체 움직임 ▲신상필벌에 근거한 엄격한 성과위주 원칙 ▲홍보 및 여성 인력 중용 등이 꼽힌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같은 인사 특징은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정기인사를 실시한 LG그룹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간 LG그룹은 인화를 강조하며 성과보다는 조직운영 원리에 맞춰 승진 인사를 단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LG전자에서 창사 54년 만에 첫 고졸 출신 사장이 나왔고, LG화학에선 30대의 젊은 임원이 탄생했다. 구본무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강유식 ㈜LG 부회장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신세계도 계열사 대표 7명을 교체하는 등 사상 최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의 두 축인 백화점과 이마트의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등 13개 계열사(경영전략실 포함) 가운데 9개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새로 바뀌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그룹 핵심들이 2선으로 물러나는 게 올해 인사에서 두드러진다.”면서 “경제 위기를 명분 삼아 조직을 ‘젊은 피’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성과에 근거한 신상필벌 인사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곧 있을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대대적인 승진잔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금융계열사 등에서는 큰 폭의 물갈이가 인사가 점쳐진다. 최근 인사가 난 코오롱그룹에서 짐을 싼 임원만 30명에 육박한다. CJ 등 몇몇 그룹에서는 예년보다 인사가 늦어지면서 “12월까지의 성적표를 보고 인사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국에서 터진 연비 논란과 집단소송 사태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0월 최근 사태에 책임을 물어 남양연구소 수뇌부를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홍보담당 임원들의 약진 또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LG그룹은 유원 ㈜LG 상무, 전명우 LG전자 상무, 조갑호 LG화학 상무 등 홍보 임원 3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한 기업에서 홍보 담당 임원들을 한꺼번에 3명이나 승진시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코오롱그룹도 김승일 홍보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고, 한솔그룹도 김진만 홍보이사를 상무로 한 단계 높였다. 여성인력 중용 움직임도 눈에 띈다. 코오롱그룹은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전략사업본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54년 코오롱 창사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글로벌 불황과 경제 민주화 이슈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 홍보 및 여성 인력 등에 힘을 실어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외가’ 충청으로 달려간 박근혜 “실패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외가’ 충청으로 달려간 박근혜 “실패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7일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 정권을 잡자마자 이념투쟁으로 날밤을 새운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면서 “이런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실패한 과거로 되돌아가느냐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대전역에서 가진 첫 선거 유세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당시는 대학등록금도 부동산도 역대 최고로 폭등하고, 양극화는 심화됐고 비정규직이 양산됐는데도 한 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 적이 있느냐. 지금도 남 탓만 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나와 새누리당은 편가르지 않고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백호주의/박정현 논설위원

    언제나 어린 소년 피터 팬이 사는, 모든 것이 있는 상상의 나라이자 호주 퀸즐랜드 북서부의 ‘상상의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곳. ‘네버 네버 랜드’(Never Never Land)는 어디일까. 1788년 배를 타고 시드니 항에 도착한 유럽의 죄수들에게 다시는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유배의 땅, ‘네버 네버 랜드’는 바로 호주였던 것이다. 유럽의 죄수들이 원주민 애버리진을 말살하면서 호주는 백인의 역사를 열었다. 후손들은 자신들의 조상을 머나먼 땅으로 쫓아낸 영국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영연방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의 유럽’이라고 불린다. 호주는 아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1851년 금광이 발견되면서 호주 땅에는 중국인들이 몰려들었고 중국인 유입은 백인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백인들은 앵글로색슨 우월주의에 젖어 중국인을 견제했고, 지방정부 차원의 백인 우월주의는 1901년 호주 연방 결성과 함께 국가적 차원으로 확산됐다. 아시아인의 이민과 취업을 제한하는 백호주의(白濠主義)는 1973년까지 지속됐다. 백호주의 정책을 편 호주는 아이로니컬하게도 21세기 들어 아시아 때문에 먹고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성공은 아시아 국가들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학·관광산업은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3대 산업. 유학과 관광 분야에서 아시아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국인 유학생 3만명, 워킹 홀리데이 체류자 3만명 등 모두 14만명의 한국인이 호주에 체류 중이다. 중국인 유학생도 많을 때는 20만명에 이르렀던 적도 있다. 백호주의를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는 인종테러범죄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며칠 전 또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올들어 3월 이후 네번째라고 한다. 중국인과 일본인들도 무차별 테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백인들은 “아시아의 개들”이라면서 폭행을 한다고 하니 신(新)백호주의라고 할까. 호주 직장인 72%가 직장 내 유색인종 차별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30%는 실제 인종차별을 직접 겪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호주를 찾는 아시아 관광객과 유학생은 2009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도 호주 투자에서 백호주의를 우려할 정도라고 한다. 백호주의의 잔재가 남아 있는 한 호주는 관광객과 유학생들이 꺼리는 ‘네버 네버’로 남을 것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줄인다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줄인다

    환율 하락에 대응해 외환당국이 1단계 개입을 단행했다. 내년부터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25% 줄여 달러 공급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주에 예고됐던 바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27일 3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1단계 대응조치를 결정했다. ‘1단계 대응’이라고 명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대외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추가 대책이 가능함을 예고했다. 한 달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가 국내은행은 현행 40%에서 30%로, 외국은행 지점은 200%에서 150%로 줄어든다. 선물환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약속한 환율로 교환하기로 정한 외환을 말한다. 선물환포지션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로 포지션 한도를 줄이면 외화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기존 거래분에 대해서는 예외가 인정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변경되는 한도 이상의 선물환 포지션을 보유한 금융사는 6~7개다. 강순삼 한은 국제총괄팀장은 “한도가 넘어도 계약 시점이 1년 이상인 장기 선물환은 당국에 신고하면 용인하기로 했다.”면서 “한 달 이하 단기물은 유예 기간 안에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어 금융사의 부담이나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10월 1일부터 27일까지 달러화에 대해 원화는 2.44% 올랐다. 호주달러(1.18%), 필리핀 페소(1.71%), 싱가포르달러(0.68%) 등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 수출경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앞으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한도, 외국인채권과세, 외환건전성부담금)의 하나인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강화 등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채무감축 목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일 대비 1.4원 내린 1084.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관객 1억… 우리영화 발자취

    1935년 3월 23일 밤, 경성 시내에 호외가 날렸다. 종로 4가 제일극장에서 화재가 일어 2층 건물이 전소했다는 내용이다. 시내 모든 소방서가 총출동하고 50분 정도 도심 거리가 꽉 막혔으나 관객 200여 명은 무사하다고 상세히 전한다. 당시 영화가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였기에 영화관 화재 기사를 호외로 뿌렸을까. 더 앞선 기사 하나. 1920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의 ‘풍화를 괴란케 하는 경성의 제극장’이라는 기사다. “최근 경성 각 극장의 상황을 조사한 바를 듣건대, 풍속을 개량함은 고사하고 도리어 문란케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로다. (중략)거반 도적당의 교묘한 수단이나 계집 등의 음탕한 모습을 찍어서 몰지각한 아이들과 여자들이 한 번 보고 두 번 봄에 자연히 그 악행과 악습이 물에 젖듯…” 영화가 사회적 병리의 원인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다. 누적관객 1억 명을 넘어선 한국 영화, 그 시작점에는 영화에서 희망을 찾는 ‘견지동 청년’과 영화를 ‘도덕적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보는 양극의 시선이 있었다. 세종대 국문과 부교수이자 영화 컬럼니스트 김승구는 신간 ‘식민지 조선의 또다른 이름, 시네마 천국’(책과함께 펴냄)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현상을 조명한다. 1910년 경성 일본인 거주 구역인 종로구 관철동에 상영 시스템을 갖춘 경성고등연예관이 들어서면서 영화는 대중문화로 정착할 기반을 닦는다. 극장 안에는 남녀가 분리돼 영화를 즐겼고, 마치 마당놀이를 보듯 수시로 환호와 야유를 보냈다. 192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는 할리우드 스타를 다룬 연예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언론들은 조선영화에 대해 인상, 희망, 불평으로 구분해 140~700자짜리 독자 비평을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 치면 140자 트위터의 원조격일 수도. 책은 이 밖에 조선식 ‘할리우드 키드’와 스크린의 꽃으로 불리는 여배우, 영화 관람료와 마케팅 수단의 변화상 등을 세세히 살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일제 강점기에 관한 한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러한 무지를 넘어서고자 노력한 일련의 탐색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일간지와 잡지, 삽화 등이 빼곡히 들어찬 책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의 발자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책꽂이]

    ●최강의 팀을 탄생시킨 안트러리더십(데이브 램지 지음, 김무겸 옮김, 물병자리 펴냄) 안트러리더십이란 표현은 모험적인 기업가와 보수적인 리더를 한데 합쳐놓은 개념이다. 저자는 26살에 백만장자가 됐다가 3년 만에 전 재산을 다 날린 뒤 다시 재기에 성공한 금융전문가. 저자는 창업 초기 기업가로서 어떻게 사업상 문제점들에 도전할 것인지, 수성기에 접어들면서 리더로서 어떻게 조직은 안정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충고를 들려준다. 1만 8000원. ●과학 기술 민주주의(대니얼 리 클라인맨 엮음, 김명진 등 옮김) 황우석, 광우병, 천안함, 원자력발전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라는 것이다. 과학 앞에서 민주주의는 늘 멈춰선다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 예산이 어떻게 배분되고 쓰이는지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에서 과학 연구 자금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학 연구에도 민주적 참여가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는 목소리들을 담았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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