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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정조7년(1783) 1월15일, 인정전에 모인 신하들은 ‘정감록’을 되뇌이던 역적들을 일망타진하게 된 사실을 기뻐하며 국왕에게 축하인사를 올렸다. 난리가 토벌되면 되풀이되는 하나의 관습이었다. 이날 정조는 전국에 사면령을 반포하였다. 웬만한 죄인은 다 풀어주라는 것으로, 이 역시 뒤숭숭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상투적인 조치였다. 왕은 포고문에서 문제의 정감록 사건을 일으킨 문인방과 이경래 등 주범들의 죄상을 간단히 요약했다. 사면령을 내리는 동시에, 역모사건의 전모를 백성들에게 간단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실록, 정조 7년 1월15일 정미)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던 문인방의 죄를 성토한다. 문인방은 삿된 술수를 써 백성들을 현혹하였다고 했다. 그가 역모를 꾸민 것은 고대 중국에서 일어난 황건적의 난과 비슷하다고 했다. 매우 심한 과장이었다. 그 옛날 장각이 이끈 황건적은 중국 한나라를 기우뚱거리게 만들었다. 문인방 사건이 미수에 그친 것과는 천양지차다. 정조는 문인방이 각지를 떠돌며 힘센 장사를 모으려 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것이 명종 때 유명한 도적 임꺽정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역시 과장된 표현이다. 문인방은 백천식, 김훈 등과 짜고 상주의 백학산 아래 만든 소굴에 머물렀다. 이 사건이 발각된 것은 그들과 한통속이던 박서집이 밀고했기 때문이었다. 전라도에서 체포된 문인방은 전주 감영에서 취조를 받았고, 곧이어 서울로 붙들려가 본격적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역모 사실을 모두 실토했다. 군량을 담당할 사람, 난리를 일으킬 때 선봉장을 맡을 사람 등 가담자들의 역할은 이미 정확히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는 도원수도 있었고, 대선생(大先生)으로 불리는 선비까지 존재했다. 문인방 사건 때 도원수로 내정된 이는 이경래였다. 이 사건이 뒷날의 여러 정감록 사건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송덕상(宋德相)이란 유학자를 ‘대선생’이라 떠받들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서약했다는 점이다. 정조 즉위 초 산림(山林·재야에 묻혀 있던 큰선비)의 중심인물로 천거돼 조정에서 크게 활약한 송덕상이 정감록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각별히 주목된다. ●산림 송덕상과 권신 홍국영 문인방 사건으로 조정이 한 차례 홍역을 겪기 5년 전이었다. 대대로 충청도 회덕에 살고 있던 성리학자 송덕상은 산림으로 천거되었다. 정조는 송덕상의 학덕(學德)에 크게 감복한 듯, 그의 건의라면 무엇이든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른바 산림이란 명목으로 향리에 묻혀 지내던 큰선비들이 일시에 높은 벼슬에 등용되곤 했다. 그런데 영조 이후로는 산림이란 카드가 집권세력인 노론에 의해 정국수습용 임시방편으로 활용되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마치 1970∼80년대 한국의 국무총리 자리가 그러했듯, 산림은 일종의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가끔 예외도 있었다. 효종 때 북벌론(北伐論)을 내세우며 정국을 홀로 이끌던 송시열(宋時烈)의 경우다. 그는 산림으로서 노론의 명실상부한 우두머리였다. 산림 송덕상은 바로 송시열의 자손이었으나 그 처지는 자기 조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송덕상은 정조 즉위에 공을 세운 홍국영 일파의 추천으로 조정에 등용된 만큼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대변했다. 정조 3년(1779), 이조참판 송덕상은 홍국영 등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김구주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 적이 있다.(실록, 정조 3년 6월18일 경오)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홍국영은 정조의 외척이었다. 그는 영조 말기 세손(世孫·정조)의 집권을 반대하던 벽파 정후겸, 홍인한, 김구주 등을 물리치고 정조를 즉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 뒤 홍국영은 수년간 반대파를 모두 내쫓는 데 부심하였다. 그는 정조의 신변보호를 구실로 숙위소를 창설해 직접 그 책임을 도맡으면서 더욱더 세도를 부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홍국영의 권력은 날로 비대해졌고, 과거에 그의 정적이었던 정후겸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홍국영을 ‘대후겸(大厚謙)’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홍국영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자기의 누이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들여보내 장차 외척으로 세력을 굳히려 했다. 하지만 일년 만에 누이 원빈이 병사하고 말았다. 홍국영은 꾀를 내어 왕제(王弟) 은언군 인의 아들 담을 원빈의 양자로 삼아 훗날 세자로 정할 생각을 가졌다.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담에게 역모죄를 씌워 죽였다. 정조4년(1780)에는 왕비 김씨를 살해하려고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그 일로 홍국영은 실각했고 그 여파는 송덕상에게도 미쳤다. 송덕상은 재빨리 상소를 올려 홍국영과 자기의 사이가 별것 아님을 애써 변명하려 했다. 그러나 홍문관 교리 서유성 등 홍국영의 반대파들은 송덕상이 겉으론 산림으로 행세하면서 실제는 홍국영에게 아부를 일삼아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왕세자 책봉 건에 관여하는 등 수많은 죄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규탄했다.(실록, 정조 5년 4월28일 신미) 결국 송덕상 역시 조정에서 물러나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로선 억울한 점이 있었을 테지만, 이런 식의 정계 개편은 집권세력이 바뀔 때마다 늘 되풀이되어 온 일이다. ●송덕상의 제자 문인방 뜻하지 않은 스승의 정치적 몰락은 제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스승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그들의 미래 역시 어두웠다. 보통 스승이 중벌을 받으면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미래를 기약하게 된다. 일단 죽림으로 들어간 젊은 선비들은 시서(詩書)를 연마하며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운이 좋아 언젠가 관리로 등용되기만 하면 왕에게 스승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종 때 역적으로 몰려 죽은 개혁정치가 조광조의 복권과정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송덕상의 제자들 가운데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문인방 등이 바로 그러하다. 그들은 ‘정감록’을 빙자해 난리를 꾸몄다. 과연 제자들이 스승 송덕상을 위해 역모를 꾀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송덕상과 역적들 사이에 사제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인지, 쉽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여하튼 송덕상의 몇몇 제자들은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다 발각돼 역적으로 처형되었고, 그 여파로 송덕상 역시 옥에 갇힌 것이 사실이다. 노론들 사이에서 박학다식한 큰선비로 통했던 송덕상은 여러 달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고통을 받다 드디어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실록, 정조 7년 1월7일 기해) 다른 역모사건들도 그렇지만 이 사건 역시 피의자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변호하며 남긴 기록은 찾아볼 길이 없다. 있다면 취조문서가 전부다. 사건을 수사한 국가의 입장에서 사건을 완전히 왜곡하였을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그 점을 염두에 두면서 문인방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겠다. 송덕상의 제자 신형하는 황해도 평산 사람이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며 스승을 변호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 그것이 문제로 부각되어 신형하는 마침내 전라도의 한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송덕상을 추종하던 황해도 해주의 선비 박서집은 시를 지어 신형하의 절의를 기렸다. 그 시가 또 문제되어 박서집도 섬으로 귀양을 갔다. 박서집은 유배지에서 우연히 문인방이란 사람과 동거하게 되었다. 평안도 출신인 문인방은 놀랍게도 본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한 처지를 생각해서 장차 군사를 일으켜 서울로 쳐들어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물론 박서집은 그에 찬동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박서집은 겁이 났다. 그는 섬에 파견돼 유배자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문인방의 역모사건을 밀고하였다. 그 섬은 전라도 관할이어서 깜짝 놀란 전라관찰사는 급히 영을 내려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였다. 전주와 서울에서 혹독한 신문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인방은 자기가 역모를 꾸민 사실을 시인하였다. 함께 붙들려온 백천식도 반란혐의를 인정하였다. 그들은 밀고자 박서집과 함께 일의 성사를 기원하며 하늘에 축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민지식인으로 술사이기도 했던 문인방은 ‘정감록’의 한 구절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때 ‘여섯 글자’의 흉악한 예언이 문제로 부각되었으나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그 구절은 문인방이 소지했던 ‘경험록’이란 예언서에도 나와 있다고 하였다. 현재 ‘경험록’이란 책자는 남아 있지 않다. 이 사건 당시 문인방은 모두 4종류나 되는 예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 평소 그가 이른바 비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당류 이경래는 강원도 양양 임천리에 살며, 도창국은 평안도 영원 내락림에 있고, 김정언과 오성현은 함경도 안변에 거주하고, 곽종대는 평안도 순안에 살며, 이밖에 김훈과 백천식이 또 있습니다. 만일 난이 성공하게 되면 대선생으로 청계 선생을 모시려 하는데, 이는 송덕상이며 그 손자 송계유는 지금 나이 28세로 저와 마음을 합해 역모를 꾀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문인방처럼 고향이 평안도인 사람도 있지만 함경도 출신도 상당했던 모양이다. 이밖에 강원도 출신도 역모에 참여했다. 아울러 송덕상의 집안사람들도 일부 포섭돼 있던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송덕상 일가가 역모사건에 참여하였을지는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회덕에 세거하던 송씨 집안은 조선사회에서 손꼽히는 명문 양반이었다. 설사 그들이 송덕상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일이었다. 조선사회에서 그들이 향유한 특권적인 지위는 이런 정도의 일로는 무너질 리가 없었다. 따라서 송덕상의 손자가 모의에 참여했다는 문인방의 진술은 신문과정에서 억지로 강요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송덕상의 제자는 주로 서울과 충청도에 거주했을 텐데, 하필 조선사회의 변경인 서북지방과 강원도 해안지방의 몇몇 제자들만 스승을 위해 난리를 꾸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의 역적모의 사건의 주모자로 분류된 문인방은 힘세고 날랜 평안도 출신의 장사 도창국과 함께 강원도 양양의 선비 이경래와 친했다. 이경래 역시 송덕상의 제자였는데 정조5년(1781) 9월 문인방 등이 이경래를 찾아갔을 때 이경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스승님 송덕상이 조정에 죄를 얻어 뜻밖에 멀리 귀양을 가 계시므로 지금 사태가 급해졌다. 빨리 일을 도모하는 게 좋겠다. 문인방 그대가 인재를 잘만 모집하면 일이 성사된 다음 장수든 정승이든 여하튼 높이 등용하겠다.” 문인방 등은 그 말에 기뻐하며 이경래를 도원수로 삼고, 도창국을 선봉장으로 정했다. 이경래는 양양에 일가친척이 많은 데다가 노복도 숫자가 많으므로, 일단 유사시에 난을 일으켜 양양군수를 잡아 죽이고 무기와 병사를 확보하는 것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이웃 고을인 간성을 공격하고 강릉으로 밀고 들어간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 뒤 반란군은 원주를 함락시키고 곧이어 서울로 진격해 동대문을 거쳐 대궐을 점령하기로 하였다. 거사가 성공한 다음 그들은 송덕상을 ‘대선생’으로 책봉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란을 일으킬 시기는 갑진년(1784) 7월과 9월 사이로 정해졌다. 이경래의 집안은 강원도 양양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명문가였다. 이경래의 친척 공조참의 이택징은 우선적인 포섭대상으로 떠올랐다. 이택징은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해 규장각 운영을 강도 높게 비난한 적이 있다.“규장각은 전하의 사적인 관서에 지나지 않고, 규장각의 관리들은 전하의 사사로운 신하일 뿐입니다.” 이처럼 정조의 정책적 고려에 날카롭게 맞선 인물이었다. 문인방 등은 이런 이택징을 서둘러 합류시키고, 그들을 지렛대 삼아 서울의 여러 양반들을 역모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당시 서울에는 몇 해 전에 거세된 홍국영 일파를 비롯해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던 양반들이 많았다. 조선은 양반의 국가라, 양반들이 국가에 반기를 들 거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조 초년 삼남지방에서 일어난 무신란(1728)을 비롯해 몰락한 양반들이 반란을 꾀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정적(政敵)들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역모사건도 없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17세기 초에 일어난 인조반정(1622)은 양반들이 반란을 통해 정권을 교체한 본보기였다. 그런 점에서 문인방과 이경래 등이 무력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된 것도 전혀 터무니없는 일만은 아니었다. 문인방 사건의 경우 역모사건이 새롭게 달라진 측면도 있다. 권좌에서 밀려난 제일급의 양반들이 서북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평민지식인들 또는 술객(術客)들과 합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의과정에서 평민지식인들의 역할이 점차 강화되었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 될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볼 때 이경래나 이택징과 같은 일급 양반들보다 평민지식인 문인방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또 한 가지 강조할 사항은 ‘정감록’을 포함한 각종 예언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문인방은 양양과 서울은 일단 이경래에게 부탁해 놓고 자신은 삼남지방으로 내려갔다. 힘이 센 장사들을 다수 모집해 거사를 성공으로 이끌 생각이었다. 그가 관헌에 체포되기 직전 충청도 진천에 머물고 있던 것도 장사를 모으기 위해서였다.(실록, 정조 6년 11월20일 계축) ●평민지식인이 송덕상 같은 양반과 결탁하다니 억울하게 멸시받던 평민지식인들로서야 송덕상과 같은 명문가 출신의 양반과 사귀고 싶어도 도저히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짐작은 매우 합리적으로 들리지만,18세기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더 이상 부합되지 않는다. 문인방 사건 때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용케 법망을 빠져나간 평민지식인들 중에 이규운이란 사람이 있다. 전국 각지를 떠돌며 훈장노릇을 하던 평민지식인이었다. 그런 이규운이 산림 송덕상과 서로 가까워진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비롯되었다. 정조 초년 이규운은 강원도 통천에 있었다. 통천은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갔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머물던 곳이라 송시열의 기념비가 있었다. 이 비석을 다시 세우는 일로 이규운은 송덕상을 몇 차례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강원도 김화 수령으로 재임하던 송덕상의 아들까지도 사귀게 된다. 어렵게 대갓집과 연줄을 대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규운에게 돌아올 몫은 아무 것도 없었다. 쥐꼬리만 한 벼슬 한 개도 차지할 운이 아니었다. 이규운은 본래 평안도 선천 사람이었고 진짜 이름은 오도하라고 했다. 이규운은 고향을 떠나 강원도를 떠돌았다. 그는 서울 양반 이찬이란 사람을 대신해 과거시험 답안지를 써주었는데 그 덕에 이찬은 진사가 되었다. 제 이름을 걸면 아예 과거시험장 출입이 불가능한 이규운이었으나 그가 대필해준 글로 다른 사람은 진사가 되었다.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허탈과 공황 속에서 이규운은 ‘정감록’을 읽었고, 반란을 꿈꾸었다. 이규운은 송덕상 같은 양반을 위해 피를 흘릴 사람은 아니었다. 그와 같은 술객에게 송덕상의 명예회복은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한국 친환경 녹색성장 지수 OECD 30개국중 18위 그쳐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의미하는 ‘녹색성장’ 가능성에서 우리 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평균치 이하인 18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승래 전문연구위원은 8일 ‘녹색성장을 위한 최적의 조세ㆍ예산 개혁방안’이라는 연구논문에서 현 경제구조의 환경 효율성과 기존 조세체계의 왜곡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향후 녹색성장 가능성 지수는 5.74로 OECD 30개국 평균치인 7.02에 못미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미주정상회담 성과없이 폐막

    격렬한 반미 시위 속에 열린 제4차 미주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5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최대 현안이자 2년째 답보 상태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협상도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폐막 시간 넘기며 전례 없이 격론 미주기구(OAS) 34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틀 일정의 회담을 통해 합의문 도출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FTAA 찬성국과 반대국의 의견이 모두 실리는 형태의 선언문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이날 낮 12시30분으로 예정된 합의문 서명 시간을 넘기고 물밑 접촉이 몇 시간 더 이어지기도 했다. 미국과 멕시코 등 29개국은 FTAA의 고위급 협의를 이르면 내년 4월에는 재개토록 시한을 정하자고 마지막까지 밀어붙였다.그러나 베네수엘라·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회원국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선언문 부가조항에 “보조금 및 왜곡된 무역관행이 배제된 공정한 자유무역 협정의 조건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농업보조금을 겨냥한 불만을 표시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교역조건의 평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FTAA 협상 재개의 조건을 둘러싸고 모든 참석자들이 너무 큰 소리로 주장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FTAA 매장 분위기 속에서 ‘불씨’는 살렸다며 자위하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무역 확대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반대 그룹의 참여 없이 FTAA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부시-차베스 어색한 조우는 없어 이날 개최지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에서는 2만 5000여명이 운집해 반미·반부시 시위를 벌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앞서 시민단체 집회인 미주 민중정상회의에 참석,“FTAA를 땅에 묻기 위해 삽을 가져왔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관심을 모았던 부시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의 ‘한판 대결’은 부시 대통령의 회피로 이뤄지지 않았다. 회담장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던 데다 부시측이 의도적으로 무시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박정경기자 외신종합 olive@seoul.co.kr
  •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소재 측면에서 볼 때 1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제작 싸이더스FNH 등·감독 윤태용)는 그대로 한국판 ‘빅’이다.13세 주인공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33세 어른으로 건너뛰어, 사랑과 감동이 어우러진 해프닝을 엮어간다. 키치적 냄새를 마구 풍기는 시중의 포스터 앞에서 많은 관객들은 영화의 정체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맨먼저 요약해줄 이 영화의 정보는, 시간에 최면을 걸어 순정한 사랑을 웅변하는 팬터지 멜로라는 사실이겠다. 80년대로 시계바늘이 옮겨간 화면 속 주인공은 시계수리점을 꾸려가는 미혼모 엄마(조민수)와 단둘이 사는 열세살 소년 네모.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네모는 장래희망을 “미혼모한테 장가드는 것”이라며 능청 떠는 밝고 장난스러운 아이이다. 영화는, 어딘가에 살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에 서러운 젊은 엄마와 철부지 네모의 동거를 전반부에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네모는 시계점에다 새로 만화방을 차린 미혼모(염정아)에게 마음을 뺏기고,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생떼를 쓴다. 나른한 동심의 팬터지에 진중한 무게중심의 추를 달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네모가 만화방 여자의 아들을 구하러 불길에 뛰어든 이후부터 드라마의 시계는 마법에 걸린다. 저승 문턱에 간 네모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조건으로 어른(박해일)이 되어 현실로 되돌아온다.‘좋은 세상을 만들려다’ 뇌사상태에 빠져 저승을 넘나드는 네모 아버지의 분열적 존재는 왜곡된 80년대 정치현실을 발언하려 고민한 설정으로 읽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지나치게 현실감각을 무시했다는 인상이 짙다. 하루를 1년처럼 살며 90대 노인으로 빠르게 늙어가는 네모의 순정이 구체적인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제어로 부각되는 데는 실패했다. 동화를 뛰어넘은 사려깊은 팬터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끝내 ‘그냥 동화’로만 주저앉은 빈약한 드라마는 난감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아무래도 내용보다는 형식 쪽에 놓였다. 시간을 변주한 과감한 소재적 접근(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만화방이 있는 공간적 배치까지 신경썼다.)에 에밀 쿠스트리차의 스크린을 연상시키는 환상적 색감 등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은유 능력을 자랑하는 건 사실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고] 알림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마광수의 섹스토리’ 17·19·20회 내용이 “성에 대한 왜곡된 호기심 등을 갖게 할 수 있다.”고 공개경고 했다.
  • “통킹만 2차공격 없었다”

    미국 정보당국이 1964년 베트남전 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된 이른바 ‘통킹만 사건’의 정보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면서도 이라크 정보 왜곡과 맞물려 비판이 가중될 것을 우려,5년 가까이 고의적으로 은폐해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통킹만 사건’은 1964년 8월2일과 4일 북베트남측이 통킹만에 주둔 중이던 미군 구축함을 2차례에 걸쳐 공격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가 같은 달 7일 전면전이 필요하다는 당시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인 베트남전에 돌입하게 된다. 미 국가안보국(NSA) 산하 ‘암호해독술 역사센터’의 로버트 한요크 박사는 통킹만 사건에서 8월4일의 2차 공격은 아예 없었으며, 이는 당시 미군이 입수한 북베트남측의 암호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점을 지난 2001년 초 밝혀내 비밀 내부 문건을 통해 상부에 보고했다. 한요크 박사는 역사학자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2002년부터 이 내용을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그러나 행정부 고위관료들은 2003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 왜곡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전 정보 왜곡 사실까지 공개될 경우 비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 지금까지 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위층에서 처음에는 이 문건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이라크전 정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통킹만 사건을 유도·조작했다는 점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지만, 북베트남이 2차 공격을 하지 않았고 미 정보당국이 일부러 이를 숨겼다는 게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통킹만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을 벌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국방장관으로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통킹만 사건에 대한) 정보보고서가 전쟁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고교 ‘사설 모의고사’ 여전

    고교 ‘사설 모의고사’ 여전

    서울지역 일부 고교가 교육당국이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사설모의고사를 여전히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31일 “사설 D학원 등이 지난 26일 실시한 모의고사를 전후해 ‘우리학교가 몰래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는 신고가 10여건 접수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확인되면 1차로 ‘앞으로는 실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2차로는 ‘기관 주의’, 그래도 시정되지 않으면 ‘기관 경고’의 행정조치가 뒤따른다. 실제 서울 중구 J고와 노원구 S고 등은 10월 사설모의고사를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각서 조치가 17건, 기관 주의 조치가 13건 내려졌다.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절반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사립고교를 중심으로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면서 “시험 당일 장학사에게 적발돼 1∼2교시를 치르는 도중에 시험을 중단시키는 경우도 매번 서너건씩 있다.”고 말했다. ●불안한 학부모들이 요구 교육인적자원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997년부터 사설모의고사 실시 횟수를 점차 제한하다 2001년 전면 금지했다. 대신 2002년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시·도교육청 주관의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고3의 경우 6회,1·2학년은 3회 실시한다. 일부 학교가 사설모의고사를 강행하는 이유는 일부 학부모들의 요구와 사설기관이 제공하는 입시 자료 때문. 사설모의고사는 7000∼1만 2000원의 시험대금을 학생이 부담하며,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제공하지 않는 ‘배치표’ 및 지원대학·학과별 석차를 토대로 한 ‘예비지원결과’를 제공한다. 그러나 표본이 작고 영역별 반영 등 입시 전형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줄세우기식 분석 자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50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전수조사’격인 전국연합학력고사에 비해 10만∼15만명 정도가 치르는 사설모의고사의 분석 결과는 상대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 시교육청 평가담당 김현중 장학관은 “제공되는 배치표 등은 오히려 왜곡된 자료로 혼란을 줄 수도 있다.”면서 “예비지원 결과도 실제 입시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일선 진로지도 교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대도시 위반사례 더 많아 사설모의고사는 지방 대도시 학교들이 더 많이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월 교육부가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36개 고교 가운데 12.5%가 사설모의고사를 치렀으며, 특히 부산·대구 등은 60% 이상의 고교가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상담실장은 “학부모들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시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국단위 학력평가만으로도 충분하며 사설모의고사의 신뢰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미술경매시장 경쟁체제로

    미술경매시장 경쟁체제로

    그동안 서울옥션의 단일체제로 운영되어오던 미술품 경매시장이 9일 K옥션의 출범으로 경쟁체제로 접어들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술품 거래 양성화와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의 기대가 있는가 하면 화랑과 경매회사가 엄격히 분리되는 선진국과 달리 대형 화랑이 경매시장마저 움직여 자칫 미술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격적인 행보 보이는 K옥션 후발주자로서 최고가 경매기록 갱신 목표를 내세우며 대규모 물량 공세에 나섰다.9일 경매에는 박수근·김환기 등 작고·원로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김홍도·정선 등의 고미술품, 데미언 허스트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117점을 내놓는다. 최고 추정가 기준으로 60억∼80억원 규모다. 특히 경매에 출품됐다 하면 늘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박수근의 3∼4호 크기의 유화 ‘나무와 사람들’이 출품됐다. 추정가는 5억 5000만∼7억원. 지난 1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3호 크기의 ‘노상’(5억 2000만원)의 기록을 깰지 벌써부터 화제다. 김순응 대표는 31일 “작품의 질로 승부를 걸겠다.”면서 “유명화가도 우수한 작품은 높은 가격에, 그렇지 못하면 낮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차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급자 위주의 미술시장을 소비자 위주로 재편,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외 미술품들을 많이 소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성에 나선 서울옥션 99년 출범한 서울옥션은 올 초 경매에 출품한 이중섭 화백 유작이 검찰 수사 결과 가짜 그림으로 밝혀지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동안 경매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서울옥션으로서는 경쟁자의 출현에 당황, 오는 15일 강남점을 오픈하는 등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학준 상무는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미술시장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특집 기획전과 새로운 아이템 개발 등을 통해 개성있는 경매를 선도해 ‘맏형’역할을 다하겠다.”며 내심 자신감을 비쳤다. ●대형 갤러리가 경매시장까지 좌지우지 미술계는 경매회사의 경쟁구도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미술시장이 확대되고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을 미술품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대형 화랑이 미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미술품 가격을 점차로 올릴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돈벌이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선 양질의 작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해 가짜 그림 파문으로 잃어버린 미술시장에 대한 신뢰부터 얻어야 할 것이라는 뼈아픈 충고도 나오고 있다. 서울옥션은 현재 가나아트갤러리,K옥션은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 등이 공동 출자자로 관여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정책·신임연계 국민투표?

    “싱거운 소리 한 번 하고 수수께끼를 내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뒤의 북악산 산행을 마치고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열린우리당의 지도부 사퇴와 당·청 갈등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생뚱맞은’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현직과 전직 캐나다 총리인)마틴과 멀로니 가운데 누가 소신있는 정치인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노 대통령이 꺼낸 캐나다 얘기는 1989년 캐나다 보수당의 멀로니 총리가 169석(전체 301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로 집권했으나 1991년 연방부가세를 도입하면서 2년 뒤 선거에서 단 2석만 남기고 ‘전멸’했다는 것이다. 파산위기에 있던 재정은 1997년에 흑자로 전환했고, 당시 마틴(현 총리) 재무장관의 인기는 폭발했다.●“임기·방법이 아닌 내용에 초점” 노 대통령은 대통령 헬기와 공군 1호기 등을 예로 들면서 대통령은 “멀리 미래를 내다보면서 일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연금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내년초에 집권기간에 대한 평가와 ‘내 진로’에 대해 전체를 정리해서 국민에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중장기 정책과 신임을 연계하는 국민투표 방식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임기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아니라, 한국의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시효가 이렇게 부당한지 몰랐다” 노 대통령은 한국경제는 파란불이고 민생은 빨간불이라고 진단하고, 국가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면 빨간불과 파란불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민생경제를 챙기라는 야당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어디 나가서 국민 몇 사람과 악수 몇 번 한다고 죽고 사는 게 아니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왜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느냐.”고 톤을 높였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신경제 100일 계획을 겨냥해서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왜곡된 관념으로 대통령, 정치평가를 하는 한 수준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1996년 총선 당시에 살포된 1100억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 양반 통이 큰 사람은 큰 사람”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엄청난 정치자금이지만 그 시점에서는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1100억원 하니까 심장이 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시효라는 게 이렇게 부당한지 몰랐다.”면서 “도청이고 뭐고 하는 얘기를 보면서 시효 지나간 사람들은 좋겠다는 단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발언은 김영삼·김대중 정부 시절의 일에 대한 시효차이가 부당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특별인터뷰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30일 정부 과천청사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특별 인터뷰를 갖고 “반(反)기업 정서의 핵심은 재벌의 부당한 상속과 소유지배 구조”라면서 “기업들이 과거에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따르는 조치를 받되 개선된 사항은 평가를 받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독점이 심한 분야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데. -무선인터넷, 철강, 보증분야, 자동차부품 등 4개 분야에 대해 조사와 시장분석을 마쳤다. 조사·분석결과를 토대로 시정조치할 사항이나 제도를 바꿔야 하는 사항이 발견되면 적극 반영할 것이다. ▶분야별 구체적인 진행상황은. -자동차부품은 현대모비스 등이 서비스·유통시장에서 자사제품만을 강요한 사례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다른 회사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경쟁제한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보증보험 분야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이 독점사업자라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에)공적자금이 투입돼 협의에 시간이 걸린다. 무선인터넷은 지난 24일 통신위원회가 무선인터넷망 개방의 미흡함을 들어 이동통신 3개사에 과징금을 부과해 일단락됐다. 이와는 별도로 시장구조 개선 차원에서 유선(케이블)방송 업체의 시장진입제한 행위 등을 조사 중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업자(PP) 간의 불공정거래, 유선방송과 방송채널 사업을 같이 하는 교차복수사업자(MSP)나 복수종합방송사업자(MSO)들의 내부거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반기업 정서가 부쩍 늘었다고 보는가. -반기업 정서가 있지만 많지는 않다. 삼성의 X파일 사건,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 논란,(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이재용씨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취득에 대한 배임죄 판결 등 과거의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국민들이 현재도 그런 일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반기업 정서는 기업들의 의욕을 꺾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 ▶기업들의 경영지배구조는 좋아졌나. -공정거래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기업들의 경영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된 것 같다. 과거 잘못은 그에 상응한 조치를 받고 개선된 것은 나름대로 평가를 받아야 공정한 것이다.(하지만)국민들의 감정이나 정서가 그렇지 못해 아쉽다. 특정 그룹 소유주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판을 전체 기업, 전체 기업인에 대한 반감으로 파악하는 것도 올바른 시각이 아니다. 삼성,LG 등 세계적 기업과 앞으로 더 나올 세계적 기업들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도와줘야 한다. 공정위가 기업에 대해 (일부)규제하는 것은 잘되라는 뜻에서다. 잘못되라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순환출자를 아예 금지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계열사간 순환출자가 소액주주권 침해, 독립기업과의 시장경쟁 왜곡, 계열사들의 동반부실화 위험, 기업 내·외부의 감시장치 작동 제약 등의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순자산의 25%를 다른 회사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도입했고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따라 졸업제도를 만들었다. 졸업제도는 기업이 스스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토록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끊임없이 공개, 정부의 직접 규제방식에서 시장의 자율규제로 바꿔나가려 노력 중이다. 따라서 법으로 순환출자를 아예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출자총액제한 제도만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출자총액제한 대상 대기업 집단이 2004년 18개에서 올해 11개로 줄었다. 주력계열사가 지주회사가 된 LG와 GS를 제외하면 실제 9개만 대상이다.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합쳐지면 2008년에 출자총액제한제도 자체가 폐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조사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에 불공정거래행위 혐의가 있으면 직권조사에 들어간다. 최근 은행업종에 대한 직권조사에서 한국씨티은행이 포함된 게 그 예다. 지금 조사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은 신고도 있었지만 공정위도 알고 있었다. 도요타의 부당광고와 국제 해운업계의 운임담합은 신고로 시작된 사안이다.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소수 기업들이 가격담합을 하거나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아 외국 기업이 이런 행위를 하면 국내 경쟁사업자와 소비자의 피해가 클 수 있다. 국내시장과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는 국내 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다. ▶대기업집단의 위장계열사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데. -위장계열사는 법적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총수의 지배력을 늘리거나 계열사간 부당지원 등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결과적으로)법을 잘 지키는 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다. 위장계열사는 철저히 조사, 있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의성과 활용 정도 등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경고나 고발 등이 이어질 것이다. ▶독과점에 따른 폐해는 공기업 분야에도 있다. -공정위는 공기업의 활동분야에 대해 계속 조사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공기업에 대한 견제와 균형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공정위의 영역은 아니지만 공기업 내부나 외부에 견제와 균형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외부적 방법인 민영화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공기업이 대부분 독점사업자라 민영화를 잘못하면 사적 독점만 되고 개선이 안된다. 민영화든, 분리매각이든 경쟁체체 도입이 불가능하면 업종별 경영관리위원회 등 견제와 균형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정책에 국민들의 실망이 큰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다. 참여정부의 많은 개혁들은 지금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야 진가가 나타나는 것들이다.‘시간의 함수’다. 백문일·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로브, 특검 칼날 피해가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개월 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온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2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를 대배심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리비와 함께 주요 수사 대상이었던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로브에 대한 위증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고 피츠제럴드 검사는 밝혔다.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로브 부실장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이날로 임기가 만료된 대배심의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소된 리비 비서실장은 법정 싸움에 대비해 형사 사건에 정통한 변호사들을 추가로 기용했다. 그러나 리비 비서실장은 금명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로브 부실장도 법률뿐만 아니라 민주당으로부터의 정치적 공세에 대비하기 위해 홍보전략팀을 구성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리비 실장은 지난 2003년 6월 플레임의 신분을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처음 듣고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들은 것처럼 대배심에서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리비에 대한 기소는 부시 행정부내 매파를 대표하는 체니 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네오콘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리비 실장은 체니 부통령을 도와 미국의 이라크전을 추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리비의 기소와 로브에 대한 계속되는 수사는 백악관 전체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브 부실장은 지난해 11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정치뿐만 아니라 국내외 중요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아왔다. 로브 부실장이 기소돼 사임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법적·정치적 투쟁에 몰두할 경우 그가 해온 백악관 내에서의 역할은 상당부분 허공에 뜨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리크게이트 수사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사실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며 침공을 감행한 사실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dawn@seoul.co.kr
  • 女 PD가 만드는 드라마 色 다르겠네

    女 PD가 만드는 드라마 色 다르겠네

    ‘여성 드라마 PD, 앞으로 갓!’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진부한 이야기이거나 시대착오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금녀의 집’으로 남아 있는 분야가 많다. 방송사에서는 드라마 연출이 특히 그렇다. 작가는 남성보다 여성이 월등히 많은 시대가 됐다. 하지만 프로듀서(PD)에 있어서는 시사교양국이나 예능국에 비해 드라마국 여성 PD가 눈에 띄게 드물다. 현재 KBS에 4명,MBC에 2명,SBS는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시청자는 여성 연출가가 메가폰을 잡은 드라마를 만나기가 힘들었다.10여년 전 KBS 단막극 ‘드라마게임’을 통해 첫 여성 감독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거친 환경 탓인지, 이후에는 조연출 단계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요즘, 차츰 달라지고 있다. MBC는 6개월 만에 부활시킨 ‘베스트극장’의 첫 작품이자,29일 시작하는 4부작 초미니시리즈 ‘태릉선수촌’의 연출을 이윤정 PD에게 맡겼다. 입사 9년차인 이 PD는 MBC 여성 연출가 1호. 지난해 일일드라마 ‘귀여운 여인’의 야외연출을 거쳐 올 2월 옛 ‘베스트극장’의 ‘매직 파워 알콜’로 입봉(영화, 드라마의 정식 감독이 되는 것)했다. 또 연작주말드라마 ‘떨리는 가슴’의 ‘바람’편을 담당하며 극찬을 받았다. 새로 출발하는 ‘베스트극장’의 서막을 거머쥘 정도로 MBC의 신뢰가 두텁다. 31일 시작하는 KBS 아침 드라마 ‘걱정하지 마’에서는 ‘진주목걸이’ ‘불멸의 이순신’ 등의 조연출을 거친 이소연 PD가 선배 한정희 PD와 공동연출로 드디어 입봉하게 됐다. 지난해 일일연속극 ‘금쪽같은 내 새끼’의 공동연출로 감독이 됐고, 이후 단막극 ‘드라마시티’에서 ‘수수께끼 보물섬’ ‘다함께 차차차’ 등 이색소재, 이색형식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던 KBS 권계홍 PD도 12월 말 ‘에덴으로 돌아오다’(가제)를 선보일 예정. 이 작품도 4부작 초미니드라마로 형식 파괴를 예고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이고 관성적인 소재를 다뤘던 드라마 제작 풍토에 벌써부터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태릉선수촌’은 엘리트 체육인들의 땀과 눈물, 사랑을 그릴 계획이며,‘걱정하지 마’ 또한 아침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명랑물이다. 흥신소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에덴’는 본격 추리극 형식. 여성 감독들의 물결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그동안 남성 연출가 위주 국내 드라마가 여성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1970∼80년대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다. 여성 PD들의 손에서 더욱 다양한 소재가 다뤄지고 현실감 있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정 PD는 “여자이기 때문에 여성을 사실적으로 그릴 수 있겠지만, 몇 안 되는 여성 감독이라고 해서 특별한 느낌은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 좋은 연출가가 되고 싶다. 그래야 후배들도 늘 것 ”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왜곡 언론에 인터뷰 말라”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정책홍보기준은 왜곡을 일삼는 언론에 대해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것이지 일반적인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부 부처 정책홍보관리관과의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히고 “일반적인 취재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의무는 다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왜곡보도 언론에는 기고·인터뷰·협찬 등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일반적 서비스는 브리핑·보도자료 배포 등을 의미하는 것이고, 특별서비스는 기고·인터뷰 등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홍보처가 지난 8월30일 ‘정책홍보 업무처리에 관한 기준’이라는 제목의 공문에서는 ‘정부 정책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현저하게 사실과 다른 보도를 지속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공평한 정보제공 이상의 특별회견·기고·협찬 등 별도의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보처가 금지한 ‘별도의 요청’은 언론사의 특정기념일 등에 대통령 및 정부 고위 관계자의 특별회견 요청, 정부 당국자에 대한 특별기고 요청, 언론사 주최 행사에 대한 정부의 특별협찬 요청 등이다. 노 대통령은 “경쟁과 협력의 과정에서 언론의 부당한 흔들기는 극복해야 한다.”면서 “언론의 잘못된 의견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정책이 부당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그 정책은 무너진다.”고 지적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대정부질문 대북사업 중단 논란

    대정부질문 대북사업 중단 논란

    25일 국회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은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중단 논란이 부각됐다. 참여정부의 대북관을 놓고 해묵은 여야 시각차도 그대로 재연됐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가시 답변’으로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대 대북사업 왜 중단됐나.” 대정부 질문에서는 북측이 현대측에 잠수함 설계도를 요구했다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이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북측에서 이런 제의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현 회장은 ‘다른 것을 달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지만 그것만은 차마 양심상 줄 수 없다.’고 거부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현 회장이 김윤규 전 부회장을 해임시킨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김 전 부회장이 8억원을 유용했다고 해서 해임시켰다는 것은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 장관도 현대측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정부도 현대아산을 압박하다가 지금은 발을 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중앙정보국(CIA)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답변했고, 이 의원이 “현 회장에게 직접 확인해 봐라. 엄청난 사실이….”라는 거듭된 추궁에도 “유언비어 수준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현대아산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맞지않는, 한마디로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현대아산 주변 사람으로부터 제보된 내용”이라면서 “제보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총리,“훈계하지 말라.” 이 총리의 ‘깐깐한’ 답변태도를 놓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먼저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이 “국민을 대표해서 정부를 비판하는 곳이 국회인데 의원의 다소 쓴소리에 총리나 각료가 공격 대응하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총리도 의원 시절에 불성실한 국무위원 답변을 질타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 총리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이 의원이 “총리의 대부도 땅 투기 의혹이 일었을 때 여론조사를 해봤다.”고 소개하자 목청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 총리는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한 것에 돈을 들여 여론조사를 했다니, 가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고 또다시 독설을 날렸다. 이어 “총리는 훈계나 들으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고 쏘아붙였다.‘강정구 파문’과 관련해서도 “유신체제 내내 수배·감옥생활을 했는데 당시 빨갱이로 몰던 사람들이 요즘 이념·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 살면서 참 별꼴 다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날렸다. ●다양한 제안도 쏟아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통일·외교 전문가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86.5%가 제4차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도 60%가 “향후 이행이 잘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당 임종인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은 입국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장기적인 한·일관계에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서울에 온다면 우리측 고위인사 면담 등에서 구분해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답변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언론단체들 속속 ‘새진용’

    각종 언론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24일 이창우 전 부산일보 논설고문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진흥회는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왜곡된 연합뉴스의 지분을 바로 잡아, 독립성과 경영안정성 등을 보장해 주기 위한 뉴스통신진흥법에 따른 것으로 연합뉴스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진흥회는 3년 임기의 이사 7명으로 구성된다. 이 초대 이사장은 부산일보와 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을 거친 언론계 원로다. 또 개정 신문법에 따른 신문유통원도 이달 내 공식출범한다. 문화관광부는 곧 원장선임, 법인설립신고 등의 절차를 마무리해 11월부터는 신문사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참가 독려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문화부는 내년 수도권·광역시에 공동배달센터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해 2010년까지 전국에 700개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문화부는 신문사들에 출자를 요구하는 매칭펀드 방식을 주장하고 있어 성패는 불분명하다. 한편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사임한 김태진 위원장의 후임으로 24일 이춘발 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 신임위원장은 KBS·문화일보를 거쳐 한국기자협회장을 역임했으며 5일 지역신문발전위원으로 선임됐다. 김 전 위원장은 지역신문기금 대상자 선정작업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8월 사표를 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신연숙칼럼] 公보육 시작도 전에 私보육?

    [신연숙칼럼] 公보육 시작도 전에 私보육?

    보육문제 때문에 여성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보육료 자율화를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보육료 자율화는 2002년부터 경제부처에서 말이 나오기 시작해 지난 5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서 구체화됐다가 여성계의 반발에 부딪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사안이다. 얼핏 보기에 사소한 문제 같지만 저출산대책, 사회양극화 해소 등 나라의 장래와도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다. 치밀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율화 주장은 대개의 자율화 논의가 그렇듯이 경제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보육을 사적 서비스상품으로 보고 시장 경쟁에 맡길 것을 주장한다. 경제부처의 보육료 자율화 추진 배경에도 큰 틀에서 교육·의료 서비스산업 육성 목적이 들어있다. 현재 부모들은 민간보육시설보다는 국·공립보육시설을 선호한다. 민간보육시설은 대체로 영세한 규모에다 국·공립보육기관에 비해 가격이 높아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공립보육시설 숫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모들 중엔 지역에 따라 가격이 높더라도 높은 품질의 민간보육서비스 수요가 분명히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만족시켜 주는 민간서비스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따라서 자율화 주창자들은 보육료 상한제, 영리법인의 시장진입 금지 등의 정부규제를 풀어 민간 업자들이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성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지난 6월에는 ‘보육료자율화 반대’연대를 결성해 자율화 논의를 제지했다.9월에 출범한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는 양극화해소 21개 정책과제에 보육료 자율화 반대를 포함시켜 정기국회에 청원할 태세다. 이들은 보육료를 자율화할 경우 보육료가 상승해 부모부담이 가중되며 일부 고소득층만이 고급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보육시설은 비용과 서비스 질 이외에 접근의 용이성이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개방과 경쟁이 서비스 개선효과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 등을 반대 근거로 내세운다. 실례로 유치원의 경우 자율화 이후 2년만에 학비가 21% 인상됐고 영재교육, 부모참가교육 등 특별프로그램들을 다투어 편성해 표준프로그램을 왜곡하고 잡부금은 증가했지만 서비스 품질이 향상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보육료 자율화가 민간 시설의 품질 향상시키는 방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보육정책의 결정기준은 당장의 품질보다는 당초 공보육 도입의 정책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지 여부에 둬야 한다고 본다.2002년 대선을 전후하여 논의가 본격화된 보육정책은 미래세대 교육의 목적과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지원, 저출산 해결 대책으로서 제시되었다. 여성의 육아부담, 살인적인 사교육비는 여성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보육정책의 핵심은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비용과 위치에 있는 보육기관의 공급일 터이다. 중·고생 자녀에도 힘겨운 ‘사교육비’부담을 0∼5세 아동에게 추가로 부담케 하여 우리 사회의 여성문제와 출산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보육료 자율화는 장기과제로 삼을 수는 있으되 당장의 정책목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국·공립보육기관 비율이 지난 6월현재 5%대 이하로 떨어졌다는 국감보고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사보육’은 공보육제도가 어느정도 정착된 이후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아프리카인 김일성 추앙은 왜곡”

    ‘아프리카인들은 김일성을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는 동국대 장시기 교수의 글에 대해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이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현실왜곡”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내 정치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사안과 관련, 주한 외국공관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대사관측은 이날 낮 한글과 영문 자료를 통해 “(장 교수의 글 중)‘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걸림돌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이다.’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가정”이라면서 “어떻게 남아공에 체류한 지 2개월밖에 안된 학자가 현실이 왜곡된 내용으로 남아공인과 아프리카인의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에 연구교수로 체류중인 장 교수는 지난 13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이다.’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일부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뒤 오후에 홈페이지의 글을 돌연 삭제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이웃도, 위헌판결도 무시한 日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또다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지난해 첫날에 이어 1년 10개월만이자,2001년 취임 이후 다섯번째다. 한국과 중국의 거듭된 참배 중지 요구를 “다른 나라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고 묵살하고 심지어 자국 오사카 고등법원의 위헌 판결을 “개인적인 참배를 왜 위헌이라고 하느냐.”고 무시한 채 또다시 태평양전쟁 전범 1068명의 땅을 밟은 것이다. 일본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부정하고 책임을 외면해 온 것은 물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태평양전쟁 패전 60주년을 맞은 올해만도 반성은커녕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교과서를 왜곡하는가 하면 종군위안부 피해보상 요구를 거부하는 등 군국주의로 돌아가는 듯한 몸짓을 보여왔다. 그의 신사 참배 강행으로 한·일, 중·일 관계는 다시 한번 얼어붙게 됐고,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일, 중·일 정상회담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뻔히 예견하고서도 신사참배를 강행한 고이즈미 총리의 외교적 무모함에서는 지난날 동아시아를 해방시키겠다며 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주의의 오만함마저 느껴진다. 일본은 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자신들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지적했듯 과거에 대한 성찰과 이웃나라에 대한 존중, 대립 해소를 위한 노력이 없었고 경제력에 걸맞은 도덕적 권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맹세의 기분으로 참배한다.”는 후안무치의 총리를 둔 것을 일본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나아가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 없이는 영원히 ‘2등 국가’에 머물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고이즈미 참배 파장] ‘먹구름’ 한·일관계 전문가진단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우리 정부가 즉각 반발하면서 한·일 관계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특히 청와대가 12월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의 취소를 포함한 극단적 조치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예상보다 험악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의 초강경 대응은 일차적으로 고이즈미 총리 등 일본 조야의 국수주의적 ‘도발’이 더 이상은 용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당위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보다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철희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우리 정부가 자칫 과잉대응을 해서 한·일 관계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청와대 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정말로 보이콧하려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독도 문제는 양국이 당분간 거론치 않기로 공감대를 이뤘고, 일본내 왜곡 교과서 채택률도 0.4%에 머무는 등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국면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이번 사건을 모든 한·일 관계에 전면적 걸림돌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임기 후반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이 ‘이 문제만큼은 확실히 매듭짓고 말겠다.’고 작심했을 때는 초강경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면서 “순전히 정치적 득실로만 따지더라도, 경기침체와 강정구 교수 문제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취소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반전을 꾀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12월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가 표면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천명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다른 외교적 변수들과 득실을 종합 판단한 뒤 적정한 시점에 최종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진창수 교수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한때 취소설이 만만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결국은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사건이 한·일 관계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정상회담 무산 등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진 교수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외교적으로 일본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일본을 적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는 ‘분리대응’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얼굴을 세워줄 명분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게 사태 해결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해외간접투자 수익률 높아질듯

    뮤추얼펀드, 투자신탁,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등 투자펀드를 통한 해외간접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간접투자도 해외에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에 직접투자한 경우에만 외국에 낸 세금을 돌려받았다. 재정경제부는 16일 해외 투자펀드에 대한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마련,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이경근 국제조세과장은 “나라마다 해외 투자펀드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장치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투자펀드가 세금을 내는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를 꺼려 생기는 투자자산의 왜곡, 국내 투자펀드와 외국 투자펀드간의 차별 등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예컨대 해외채권에 1000만원을 간접투자, 이자소득이 100만원이라고 치자.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체결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에 대한 최고 세율은 10%다. 따라서 해당국가에서 세금 10만원을 내고, 국내에서는 이를 뺀 90만원에 대해 12만 6000원(원천징수세율 14%)을 내 세금부담은 22만 6000원이 된다.내년부터는 외국에 낸 10만원을 돌려받고 세금은 100만원의 14%인 14만원만 내면 된다.세후 투자수익률이 7.7%에서 8.6%로 높아진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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