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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정책이 대학 못키워”

    정진석 추기경과 가톨릭교수협의회가 정부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75) 추기경은 2일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특별미사에서 “교육정책이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키워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최근 대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대학교육이 직업인과 기술인을 배출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인과 사회의 온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 지식의 습득뿐 아니라 대학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장호완(서울대 교수) 가톨릭교수협의회 회장도 특강에서 “교육시스템 전반에 걸친 획일적 통제, 왜곡된 시장원리, 통제된 입시관리와 평준화 등 교육개혁의 허구성이 교육의 위기와 국가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미사는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가 주최한 2006년 정기총회 경축미사로 전국 각 대학의 가톨릭교수협의회 회장단과 서울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새영화] 8일 개봉 ‘환생’

    [새영화] 8일 개봉 ‘환생’

    엉금엉금 힘들게 우물 밖으로 기어나오는 것도 모자라 기어코 TV화면 밖으로까지 꾸역꾸역 머리를 디밀던 하얀 소복의 긴머리 귀신.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숱하게 패러디됐던 일본 공포영화 ‘링’의 한 장면이다. 8일 개봉하는 영화 ‘환생’은 일본 공포영화하면 딱 떠오르는 ‘링’의 장점을 고스란히 빨아들인 작품이다. 급작스럽고 충격적인 사건, 난자당한 살점, 철철 흘러넘치는 피 대신 ‘느릿느릿함’을 택했다. 마치 관객들에게 “이건 바로 지금 여기서 네가 겪고 있는 일이야.”라고 속삭이듯. 마치 관객 심장에 칼을 던지기보다 관객 피부 위에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한마리를 조용히 올려두듯.‘환생’ 역시 이 악취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더구나 ‘환생’의 감독은 ‘주온’으로 친숙해진 시미즈 다카시다. ‘환생’은 여기에다 하나를 더 얹었다. 누가 누구인지를 헷갈리도록 만들어 둔 것. 제목(원제는 ‘윤회’)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영화의 뼈대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원혼들이 되살아났다는데 있다. 그런데 11명이 죽었는데,12명이 되살아난다. 포인트는, 누가 누구로 되살아났으며 도대체 ‘+1명’은 또 누구인가에 있다. 여기에다 등장인물들이 촬영하는 영화 제목이 ‘기억’이라는 점도 곱씹어볼 만하다. 간사한 게 사람이라고, 기억이라는게 얼마나 자기 편한 쪽으로 왜곡되는가.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단 하루도 견딜 수 없는 게 사람일지 모른다. ‘초짜’배우 스기우라(유카)는 영화 ‘기억’의 오디션에 참가한다.‘기억’은 1970년에 있었던 충격적 살인사건을 다루는 영화. 사후세계 연구를 위해 친자식들은 물론, 호텔직원들 등 11명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며 그 광경을 촬영한 오무라 교수 사건이다. 그다지 경험이 없는 배우임에도 스기우라는 묘하게도 이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다. 마쓰무라(시나 깃페이) 감독의 지휘 아래 당시 사건 현장인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는데, 이 때부터 기괴한 사건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15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대표 반응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대표 반응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대표는 홍윤기 동국대 교수의 비판에 대해 “이게 한국사회 능력의 ‘총량’이라는 비애를 지울 수 없다.”고 응수했다. 우선 ‘철학의 민주화’라는 대목에서 이 대표는 “일반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화·민주화’는 긍정적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래 뜻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비유하자면,30분짜리 어려운 클래식곡에다 자세한 해설을 덧붙인다면 대중화·민주화일 수 있지만,3분짜리 음악으로 편곡해 연주한다면 그게 어떻게 대중화·민주화냐는 것. 그는 “바로 그 점을 지적했는데,‘담론권력’이니 ‘파시즘’이니 하는 비판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하면서 “천규석이야 전문가가 아니라 그랬다 치더라도 철학을 했다는 홍 교수의 글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천규석이나 홍 교수가 들뢰즈·가타리의 ‘유목’개념을 완전히 거꾸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들뢰즈·가타리는 유목을 후기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후기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인 유동성을 크게 늘린 뒤 다시 이것을 자본과 상품의 욕망으로 낚아채는 게 바로 후기자본주의 사회이고, 이것을 깨자는 게 들뢰즈·가타리 철학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표는 “이번 논쟁이 가십에 그칠 게 아니라 상당한 파문을 불러왔으면 좋겠다.”면서 “들뢰즈·가타리 철학을 제대로 알릴 기회인 만큼 아주 본격적이고 상세한 반론문을 써서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발언대] 다시 호국보훈을 생각한다/윤규혁 병무청장

    이제 6월이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조국 광복을 위해 투신했던 순국선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전쟁의 포화속에 한줌의 재로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을 마음속 깊이 떠올린다. 그러나 일제식민지,6·25전쟁,4·19가 점차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젊은이들은 현충일을 단지 하루의 공휴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과거의 힘들고 참혹한 역사를 망각해 버린다면 또다시 과거의 기억하기 싫은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다. 국가의 안전은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의 안전 보장이 로맨틱한 평화주의만으로는 될 수 없다. 이는 최근의 주변정세를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영유권 주장, 넓게는 경제위기, 테러 등 비군사적 측면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직면해 있다. 요즈음 세태가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한 나머지 정말 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나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나와 나의 후손이 길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겠는가. 다만 긍정적인 면은 있다. 징병검사 결과 질병사유로 보충역 또는 면제를 받았으나 그 질병을 치유하고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젊은이들이 매년 300여명에 달한다. 외국영주권을 취득하여 병역의무를 연기 받을 수 있는데도 자진하여 입영하는 사람도 50여명에 이른다. 이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병역회피를 위한 국적 포기,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확대 요구 등 요즈음 제기된 이슈들에 대하여 어떠한 방법을 모색해야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풍토를 조성할 수 있고 이 나라를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방안인가 고뇌하게 된다. 앞으로도 병역자원의 효율적 관리, 의무부과의 공정성 제고, 병역이행자 편의 확대, 민원서비스의 지속적 혁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우수자원 충원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선열들의 값진 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윤규혁 병무청장
  • [신용평가기관 집중분석] “외국 빅3 독식 막자” 토종업체 비상

    [신용평가기관 집중분석] “외국 빅3 독식 막자” 토종업체 비상

    국내 기업신용평가 시장이 7월부터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외국 유명회사들에 전면 개방된다. 외국 신용평가사의 말 한마디에 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정책이 뒤바뀌는 현실에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무차별 ‘신용 공습’에 시장을 송두리째 내주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개방과 신바젤협약 불가피 최근 총수가 구속된 현대자동차는 마침 방한중인 한 외국 신용평가사 임원으로부터 “현대차의 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말 한마디를 듣고 주가가 안정을 되찾았다. 일본의 신용평가사 R&I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조정한다는 소식은 재정경제부를 통해 ‘낭보’로 전해졌다.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로서는 신뢰성이 높은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회사채에 낮은 금리를 적용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말부터는 금융기관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국제협정인 ‘신(新)바젤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은행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사용해야 한다. 재경부는 외국사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신용정보법을 개정, 국내 법인의 설립 요건을 완화하고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외국사의 요구대로 ‘전문평가인력 30명 이상 확보’를 ‘최소 10명’ 등으로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S&P는 한국법인 설립을 서두르고 있고, 한국신용평가㈜의 대주주(지분 50.00%+1주)인 무디스도 전문인력을 곧 한국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있어도 기업인식 문제 연간 6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한국신용정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3개사가 거의 30%씩 공평하게 장악하고 있다. 대부분 1980년대 설립된 뒤 기업신용평가, 기업정보제공, 위험관리 솔루션, 개인신용정보 제공, 채권 추심 등을 통해 자산을 늘려왔다. 신용평가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3년 만기 회사채, 단기 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발행할 때 신용등급을 부여해 매입자가 참고하도록 하는 업무다. 의뢰기업의 재무상태·성장성·경영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결국 해당 기업에 대한 시장평가로 간주된다. 국내 3개사는 시장개방을 앞두고 평가인력 대부분을 석사학위자 이상으로 교체하고,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가를 50∼60명씩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개발자금 조달 목적의 ABS 발행이 급증하고 카드사의 경영실적 호조로 카드채 발행이 늘면서 수익성도 호전됐다. 최근 한국신용정보의 경우 재경부 1급 출신의 이용희 증권선물거래소 감사를 새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체질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신용평가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신용평가를 의뢰하는 곳은 대기업이 대부분이고, 중소기업들은 기업정보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 피해가 우려된다. 신바젤협약은 은행이 대출기업에 일률적으로 100% 부과하던 ‘위험가중치’를 신용등급에 따라 0∼150% 차등적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눈치보기 관행 없애야 2004년 카드채 사태 때 LG카드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부실화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끝까지 투자적격인 ‘A’였다. 부실투자를 막기 위한 신용평가의 선제적 기능이 부실에 빠진 사례다. 신용정보법은 회사채 등을 발행할 때 신용평가사 2곳 이상으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했다. 국내 평가사들은 공평하게 시장을 나눠갖고 있는 처지에서 자기 고객 지키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용등급을 후하게 매기는 ‘신용세일’, 다른 평가사와 등급을 맞추는 ‘신용 키맞추기’ 등이 관행으로 숨어있다. 기업들로선 더 나은 등급을 주는 평가사를 고르는 ‘신용쇼핑’의 유혹도 뿌리치기 힘들다. 이같은 시장 왜곡은 평가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투자자들이 기업을 외면하도록 만든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비중은 40%를 넘었지만 회사채 투자 비중은 1%도 안 된다. 한국증권연구원 김필규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의 취약성은 기업들이 증시에만 의존토록 해 자금조달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목 박사는 “미국은 엔론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신용평가사를 평가하고, 견제하기 위한 국가공인 신용평가(NRSRO)제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하반기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

    올해 삼성동 아이파크 63평형 집주인이 내는 재산세와 종부세는 모두 1618만 8000원으로 지난해(654만 1000원)보다 964만 7000원이 늘어난다. 대치동 은마 34평형 가구주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더해 235만 8900원으로 전년(154만 4250원)보다 53% 높아진다. ‘8·31대책’과 ‘3·30대책’으로 도입된 주요 정책이 하반기부터 시행됨에 따라 집주인들은 대폭 강화된 보유세 고지서를 받게 된다.6월1일 보유 부동산을 기준으로 7월과 9월에는 재산세,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재건축 조합원에게 부담을 주는 기반시설부담금과 재건축개발부담금도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다음달 1일부터는 부동산 실거래가격이 등기부등본에 기재된다. 지난 1월1일부터 시행된 부동산실거래가 신고제도가 정착되는 셈이다. 정부는 6월말부터 개별 아파트의 평형별 가격도 공개할 방침이다. 이 경우 부녀회나 정보업체의 시세 왜곡 행위를 막을 수 있어 호가 부풀리기로 인한 가격거품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월12일부터는 모든 신축·증축 건축물 건축허가때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된다. 부담금은 연면적이 넓고 공시지가가 비쌀수록 커진다. 재건축아파트는 증축분에 대해서만 부과하는데 강남권의 경우 500만∼2000만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 상업지의 경우 땅값이 비싸 부담금도 늘어난다. 강남 4층 상가는 1억원 정도 내야 한다. 7월과 9월엔 재산세가 부과된다. 주택분은 7월과 9월에 두차례 나눠 내고, 토지는 재산세를 9월에 한 번 낸다. 재산세 과표인 공시가격이 20% 이상 올라 그만큼 세부담도 늘어난다. 공시가격별 재산세(지방교육세, 도시계획세 포함)는 ▲1억원 18만 3000원▲2억원 43만 8000원▲3억원 81만 3000원▲4억원 118만 8000원▲5억원 156만 3000원▲6억원 193만 8000원이다. 9월부터 재건축개발부담금이 시행된다. 시행일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단지가 대상. 강남권의 100여개 단지,8만여 가구가 대상으로 추정된다. 조합추진위 설립부터 준공 때까지의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때 부과한다. 개발이익이 1억원이면 1600만원,2억원이면 6500만원,3억원이면 1억 1500만원이다. 12월부터는 6월1일 기준으로 확정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부과대상은 6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과 3억원 초과 토지를 가진 사람이다. 토지는 부재지주와 비업무용토지 소유자만 해당된다.7억원짜리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는 54만원,8억원은 108만원,9억원은 162만원,10억원은 258만원 등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日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韓·日FTA 지연”

    정세균 산업자원부장관은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인식이 공유돼야 하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의 인식변화가 있어야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일본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최로 26일 열리는 제12회 아시아의 미래 심포지엄 참석에 앞서 25일 배포한 ‘동아시아 공동체로의 길’이라는 강연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한·일 양국의 경제인들도 일본 일부 정치인들의 왜곡된 역사인식과 그에 따른 신사참배 등이 양국의 정상적인 경제협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역사인식에 기인한 상호불신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책임있는 국가가 진심으로 사죄와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上)] 학부모·학생 교권 침해 실태

    [무너지는 학교(上)] 학부모·학생 교권 침해 실태

    교사의 권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반윤리적인 행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교사의 자질 저하가 이런 결과에 1차적인 원인을 제공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너져 가는 교권의 실상과 회복 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24일 오전 11시40분 경기도 부천의 A중학교. 김기범(29·가명) 교사는 학생 두 명이 실내화를 신고 교문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걸 목격했지만 모른 척했다. 학부모로부터 받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다. 김 교사는 며칠 전 이틀간 무단 결석한 학생을 종례시간에 2∼3분간 꾸짖었고 종례 후에 남도록 해 3시간가량 상담지도를 했다. 바로 다음날 그 학생의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아이가 사춘기라 예민하니 학생들 보는 앞에서 훈계하지 말라. 종례 후 혼자 남겨 상담하는 등 아이의 자존심을 구기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 올해 임용된 ‘새내기’인 김 교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정당한 교사활동에 대해서도 학부모가 반대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그는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무릎 꿇려지는 것 같은 큰 사건만 교권침해가 아니라 이런 전화 한 통도 심각한 교권침해”라면서 “자녀를 그냥 방치해 두길 원하는지 학부모들에게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일선 학교에서 ‘스승의 권위’는 실종된 지 오래다.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보다는 학원 선생님의 말을 더 잘 듣고,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손끝 하나라도 까딱하면 교사를 찾아 불호령을 내리기 일쑤다. 과거와 같은 빡빡한 통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행동규범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교사들은 좀체 나서지 않는다. ●교권 실추→교사 위축→교권 실추 악순환 교권의 실추가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이것이 교권을 더욱 실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교육시장의 확대에 따른 공교육의 약화 ▲자녀 수 감소에 따른 부모의 왜곡된 애정표현 ▲인터넷·게임 등 새로운 문화를 둘러싼 교사·학생간 괴리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서울 강북의 한 실업계 고교. 점심시간인 낮 12시50분부터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오기 위해 담을 넘고 있다. 점심시간이라도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런 ‘월장’(越牆)은 다반사다. 담을 넘어 나온 이모(2학년)군은 “점심 때마다 나오는데 매일 ‘담탱이’(담임교사)에게 말해야 하나요.”라고 말한 뒤 인근 가게로 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도 학생들을 단속할 의지가 없다. 얼마 전 담을 넘던 학생을 붙잡은 H교사는 “교무실로 데리고 가던 중 학생이 도망쳤다. 몇 반 누군지 다 알고 있는데도 교사를 무시하고 멋대로 달아났다.”며 허탈해했다. 24일 아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는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중학교 여교사의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2001년 한 학생을 체벌한 일로 교육청의 경고를 받았다. 그 학생의 학부모에게서 50만원의 촌지를 받았다는 투서까지 들어가 조사를 받는 등 맘고생이 컸다. 이 여교사는 결국 학생을 체벌한 것을 사과했지만 학부모는 지금까지 “학교를 그만두라.”며 협박전화를 걸고 있다. 모교에서 근무하는 박모(39) 교사는 “선생님인 동시에 선배로서 학생들을 대하다 보니 자연스레 스킨십이 많아지고 학생·학부모와의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다.”면서 “체벌에 대해서도 다른 선생님에 비해 비교적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벌을 자주 하는 편인데 만일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 있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촌지관련 학부모·교사 무소통·몰이해가 원인”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는 “학부모와 교사간 매개역할을 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 최근 심각한 교권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고소·고발 등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 학운위를 어떻게 제 기능을 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1000만여명 이상이 교육계에 얽혀 있는데 어떻게 갈등이 없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 갈등을 해소하는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구축하는 것이 교원, 학부모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총 관계자는 교권추락의 원인으로 ‘촌지’를 들었다. 그는 “촌지로 인한 구설수가 겁나는 교사와 촌지를 줘야 하는지 헷갈리는 학부모가 서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무(無)소통’‘몰(沒)이해’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기용 김준석기자 kiyong@seoul.co.kr
  •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5·31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선거권 연령 인하로 1987년 6월1일 이전에 출생한 19세의 학생 등 61만명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민주 시민으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새로 편입된 젊은 유권자들의 사회·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최대 관심사는 취업과 진학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실용주의적인 현실 인식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표현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 의향은 낮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여러분을 철부지로 여기거나, 개인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기우에 그친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표로써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고민하는 취업과 진학 문제를 우리 사회의 긴급한 의제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한국사회의 20대 여러분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관해 깊은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개 대학생·대학원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일 것입니다. 최근 몇년 새 대학생들의 재학 기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해지자 어학 연수, 인턴십 등으로 각종 취업에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4년제 대학을 6년만에 졸업하는 것입니다. 요즘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취업준비생’이라고 한다지요.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족’이 늘어나고 특별한 목표 없이 학원 수강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도 꽤 많습니다. 설령 직장을 가졌다 해도 이젠 평생 직장 개념은 사라졌지요.100대 대기업의 평균 직원 근속 연수도 1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방황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각자의 미래를 펼쳐갈 일자리 선택, 직장 구하기가 그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세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인 것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여야간에 ‘노 정권 중간 심판’‘지방권력 심판’이라고 서로 핏대를 올리지만 왠지 그들만의 정치판 같은 느낌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각종 잡음도 그렇고, 후보들이라고 나왔지만 세금 안 내고 전과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투표할 마음이 내키지 않겠지요.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첫해인 1995년에 68.4%,1998년 52.7%,2002년 48.8%로 점차 떨어졌고, 이번에도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율은 대통령선거가 가장 높고, 다음이 국회의원 선거, 제일 낮은 것이 지방선거지요.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한국 정치가 늘 중앙집권 정치, 대권 정치, 민주화·개혁 등 거대담론 정치가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된 탓이 큽니다. 따져 보면 지방자치와 같은 생활 주변의 작은 정치들이 주민들의 이해에 더 직결되어 있습니다. 지역 개발, 환경, 상·하수도, 교통, 주택 문제들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도 지방자치 기능의 큰 몫입니다. 청년 여러분들의 힘은 한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19∼29세의 젊은 유권자들은 표로써 이념 과잉의 추상 정치를 민생 정치, 생활 현장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공동체는 여러분들이 희망입니다. 무관심, 냉소주의로는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khlee@seoul.co.kr
  • 시민은 ‘콜록’ 통계는 ‘클린’

    시민은 ‘콜록’ 통계는 ‘클린’

    전국 5930개 다중이용시설의 99.8%가 실내공기 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깨끗하다는 ‘믿기지 않는’ 정부 통계가 나왔다. 실내공기질 오염이 심각해 국민건강이 우려된다는 학계·전문단체 등의 연구조사 결과(서울신문 4월24일자 2면 참조) 및 국민 체감도와는 전혀 딴판이어서 통계 신빙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다중이용시설 0.2%만 기준초과” 환경부는 24일 지하철역과 터미널, 병원, 찜질방 등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전국의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 법정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5930개 시설 중 12개 시설(0.2%)의 실내공기질이 오염기준치를 초과했고, 나머지는 기준 이내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실내공기질 관련 법 규정에 따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처음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상태를 지난 한 해 동안 의무 측정한 것으로, 환경부가 각 지자체 측정치를 취합해 이날 발표했다. 측정 대상 법정 오염물질은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부유세균 등 다섯 종류다. 조사 결과 법정 기준치를 위반한 시설은 ▲지하도상가 62곳 중 3곳 ▲의료기관 1013곳 중 4곳 ▲실내주차장 2193곳 중 2곳 ▲대형점포·국공립노인의료복지시설 및 보육시설이 각각 1곳 등 모두 12곳으로, 전체 4268곳의 0.3%에 불과했다. ●“지자체 이미지 고려 소홀한 조사가능성” 환경단체들은 이에 대해 “실내공기질 측정방법·시기에 문제가 있거나 지자체들이 이미지 저하 등을 우려해 조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환경연구소 장재연(아주대 교수) 소장은 “실내공기질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 때 측정해야 실상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데, 이번 조사가 그렇게 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장례식장의 경우 야간측정이 정상인데 지금은 낮 시간대에 측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기관들의 조사결과도 정부발표와 달랐다. 본지가 입수한 ‘서울시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특성 연구’(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지하철역·찜질방·대형점포 등 319개 시설,650여 지점의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6%가량인 37개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환경산업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서울지하철 1∼4호선의 미세먼지 농도 측정결과에서도 1호선은 ㎥당 168㎍(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으로 법정기준치인 150㎍을 넘어섰다. ●환경부 “의도적 왜곡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조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통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은 아니다.”면서 “지자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생각나눔] 국내평가 “22위” 해외평가 “38위”

    [생각나눔] 국내평가 “22위” 해외평가 “38위”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국내외서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산업정책연구원(IPS)과 국제경쟁력연구원(IPS-NaC)은 23일 발표한 ‘IPS 국가경쟁력연구 2006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전세계 66개국 중 지난해와 동일한 22위(48.63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지난 11일 발표한 ‘2006년 세계 경쟁력 연감´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9단계나 후퇴한 38위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된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으로 정부의 주요 정책자문 등을 맡고 있지만 정부 예산을 지원받거나 정부에서 이사장 등을 임명하지 않는 ‘민간연구기관´이라고 밝혔다. IPS 국가경쟁력 평가 항목은 물적요소 4개(생산요소, 시장수요, 관련 및 지원산업, 경영여건)와 인적요소 4개(근로자, 정치가 및 행정관료, 기업가, 전문가) 및 23개의 하위 부문으로 나뉘어 있고 그 아래 총 275개의 세부 항목(IMD는 312개 항목,238개만 순위산정 자료로 사용)으로 구성돼 있다. 비중은 국내외 통계자료와 설문조사가 반반이다.IMD의 경우 통계자료가 3분의 2, 설문조사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국내 설문조사는 IPS가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해외는 전 세계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진행된다. 설문조사 대상은 IMD가 기업인 중심인 반면 IPS는 교수, 기업인 등이다. 전체 66개국의 종합순위는 미국이 68.99점으로 2001년 보고서 발간 이후 부동의 1위를 지켰고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이 8위로 유일하게 ‘톱 10´을 유지했다. 일본이 16위로 3단계 상승했다. 중국은 지난해와 동일한 24위를 기록했다. 평가 순위는 달랐지만 IMD와 IPS 모두 한국의 ‘약점´으로 행정(관료)과 교육을 지목했다. IPS 조사에서 정치가 및 행정관료 부문은 지난해 32위에서 올해 37위로 추락해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었다. 세부적으로 정치가는 40위에서 42위로, 행정관료는 30위에서 33위로 하락했다. 교육부문 역시 41위에서 43위로 두 단계 후퇴했다. 근로자는 지난해 꼴찌 수준(61위)에서 7단계나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았다. IMD 보고서에서도 정부행정효율성 항목은 지난해 31위에서 47위로 추락했고 교육부문은 42위(초등학교 학생·교사비율 56위, 대학교육의 사회요구 부합정도 50위 등)에 머물렀었다. 노사관계는 61위로 꼴찌였고 노동시장은 26위에서 43위로 급전직하했었다. 연구의 공동책임자인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장수요조건과 전문가의 경쟁력이 중요한데 한국은 올해에도 두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임으로써 선진국형 경쟁력 구조가 한층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동 연구자인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가경쟁력은 흔히 국가간 순위 비교를 통해 표현되고 있으나 엄정한 모델과 적절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왜곡될 수 있으며 해외에서 발간되고 있는 몇몇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IMD의 ‘신뢰도´를 문제삼은 것이다. IMD 보고서에서 국가 순위가 크게 후퇴한 것을 두고 정부측 인사들도 “국가경쟁력의 근본적인 펀더멘털은 양호하며 기업인들의 경제상황 인식(설문조사)에 크게 좌우된 것이므로 해석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경제계 인사들은 정부측 주장에 대해 “각종 통계보다는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인 기업인들이 상황을 암울하게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반박했었다. IPS 연구결과가 ‘국내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임민영 연구원은 “IMD의 4대 평가항목 가운데 경제 성과는 종속변수이고 나머지 발전 인프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은 설명변수인데도 IMD는 이를 구분하지 않는 등 ‘허점´이 많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1)농·수산물 분야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1)농·수산물 분야

    다음달 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된다. 정부는 외교통상부를 주축으로 각 부처 전문가들로 협상팀을 꾸려 분야별 대응전략을 다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농민단체 등은 원정시위대를 워싱턴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불법 시위는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서 충돌도 예상된다. 분야별 쟁점과 협상 전략, 전문가 조언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 이번 FTA는 최종 협정문과 양허안(이행계획서·컨트리 스케줄)에 따라 산업별 파급효과가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농업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루과이라운드(UR)와 쌀 협상으로 한두차례 홍역을 치른데다 현재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1위 농업 강국인 미국과의 협상에선 우리나라가 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농민·시민단체 등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농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하지만 국책연구기관들은 한·미 FTA로 9000억∼2조 2830억원의 피해를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철폐 대상 제외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미간 농산물 교역 불균형 더욱 심화될 듯 우리나라와 미국간 농산물 교역은 우리나라가 일방적으로 수입하는 구조이다. 물량 기준으로도 89%가 대미 수입품이며 금액상으로도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면치 못해 지난해에만 19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수입품의 성격도 곡물류, 축산물, 견과류 등 대량이거나 고부가가치 품목들이 주종이다. 반면 미국에 수출하는 국산 제품은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과일류, 채소류, 인삼류와 라면, 과자, 담배 등 가공품이다. 한·미 농업 교역량의 18%에 불과하며 소량 다품종으로 수출의 일관성은 매우 낮다. 게다가 농산물 가공품은 미국내 관세율이 낮아 FTA로 인한 추가적인 관세인하를 기대할 것이 없다. 과채류를 중심으로 일부 농산물이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겠지만 앞서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나 칠레 등과 경합이 예상돼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부문에서 대규모 실직과 수조원의 피해도 예상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F)은 한·미 FTA 체결 이후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 감소액이 각각 2조 2830억원과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모두 쌀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한 뒤의 분석이다. 쌀을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시킨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분석 결과는 더 참담하다. 한국의 농업 생산액 피해액을 8조 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농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20조원을 감안하면 전체 농업의 40%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쇠고기와 분유 등 낙농제품과 과일류, 마늘, 양파, 인삼, 잎담배 등 고관세 품목의 피해는 클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생산 감소가 고용 감소로 이어져 고령 농업인 등의 대규모 실직사태도 우려된다. 최근 농업부문에서 7만∼14만명, 축산물 분야에서 최대 5만여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품무역 협상분야에 포함된 수산업의 경우 원양어업에서 458억∼5774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해양수산개발원(KMI)은 예상했다. 특히 고관세인 냉동어류의 수입은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측 개방압력에 맞서 관세철폐 제외품목 늘려야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쌀과 쇠고기 등을 포함한 모든 품목의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 농산물의 세계무역기구(WTO) 평균 양허관세가 52%인 것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미 농무부도 최근 홈페이지에 FTA 타결로 미국산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증대할 기회를 가졌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특히 뼈가 포함된 이른바 ‘LA 갈비’와 내장, 혀, 간 등 추가적인 쇠고기 수입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입 물량이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가격이 기준점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농산물 특별긴급관세’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공산품 등과 별도로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 한두봉 교수는 “경쟁력이 약하고 농가의 주요 소득원인 쌀, 감귤, 사과, 포도, 쇠고기, 낙농유제품, 인삼 등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빼거나 장기간의 유예를 받아야 한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왜곡시키는 미국의 국내보조금과 수출보조금을 철폐하도록 미국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KT의 LGT ‘기습공격’

    지난 달 출시된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 대응 방식을 놓고 오락가락하던 KT가 LGT에 대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KT는 LGT가 기분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와 공정 경쟁이 확보될 수 있도록 통신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KT는 이 날 통신위에 접수한 신고서를 통해 LGT 기분존 서비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선전화보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기분존 광고를 유선전화 해지 유도로 간주했다. 기분존 서비스가 통신료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에게 통신료 부담을 더 지운다고 주장했다. 유선전화를 해지하게 되면 친척, 친구 등 지인들이 기분존 서비스 이용자의 집으로 유선전화(3분당 39원)를 걸 수가 없어 유선전화 요금보다 7배 이상 비싼 요금(3분당 261원)으로 무선전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기분존 서비스 가입시 1인당 기본료 1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약 38만원짜리 전용 단말기와 2만 9800원대의 기본존 알리미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등의 비용 부담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LGT에 대한 정면대응을 놓고 내부 이견이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는 기분존 서비스의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맞대응을 반대했다. 하지만 정책 부서에서는 LGT의 기분존 서비스가 유선전화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정면 대응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LGT는 ‘손해 볼 게 없다.’는 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홍보효과’를 감안해 확전을 은근히 바랐던 것이 LGT의 입장이었던 게 사실이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대통령자문위 예산 3년새 10배나 늘어”

    2003년에 비해 대통령 자문위원회가 크게 늘고 예산도 10배가 넘게 뛰는 등 규제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지식 포럼에서 ‘우리나라 정부 계획의 특징과 문제점’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조 위원은 “2003년 18개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전체 예산은 173억원이었으나 올해에는 위원회 29개에 예산은 1976억원으로 3년만에 10배가 넘게 뛰었다. 위원회 등을 통해 무려 257개 법률에 537개의 정부계획이 규정돼 있을 정도로 정부계획이 만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법률에 규정된 수많은 정부 계획이 규제개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지난해 발간된 한국경제연구원 자료를 인용, 대대적 규제개혁으로 1999년 7124건으로 대폭 줄었던 정부규제가 다시 늘어 올해 2월 8053건에 이르렀고 정부 조직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상당수 정부계획의 수립과 검토가 위원회 또는 심의회에 의해 이뤄지고 여기에 여러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규제시장’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부 계획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편향되게 수립될 가능성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조 위원은 “정부 계획 수립 과정에 공기업 등의 참여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평상시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해당 기관이 관련 정부계획에 따라 이해가 첨예하게 달라지는 경우라면 이같은 관행은 ‘이해상충’의 문제에 부딪히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위원회나 심의회를 만들게 되면 정부 계획의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전문가의 의견’‘개인이 아닌 집단적 의사결정’이라는 보호막이 생긴다.”면서 “위원회의 남발은 관련부처와 공무원들이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는 관료주의적인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마지막으로 전력수급계획과 주택종합계획을 구체적 사례로 들며 “시장에 개입하고 특정산업을 지원·활성화하려는 계획은 자원배분을 왜곡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술 취해 범행” 경찰 초동수사 오류 논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초동단계부터 축소은폐 및 늑장대응 의혹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21일 “이 사건은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제1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정치테러”라고 규정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축소·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피의자들에 대한 음주측정 등 조사도 없이 술 때문에 그런 것처럼 발표했다며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대문경찰서를 찾아 피의자 조사를 지켜본 김정훈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초동단계의 늑장대응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들의 석연찮은 조사 ▲경찰청장의 피의자 음주 발표 ▲범행동기·배후 등에 대한 미온적 조사 등을 들어 경찰이 사건을 왜곡·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한나라당 당원들이 피의자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는데 30분이 지나서야 교통경찰이 겨우 한 명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학원 진상조사단장 등 한나라당 의원 23명은 이날 오후 이 경찰청장을 항의방문하고 “서대문서 연행 직후 피의자들을 함께 수용하고 이들이 휴대전화를 그대로 소지하도록 해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었으며 애초부터 야당대표 경호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음주 오인발표’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지씨와 박씨 두 명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은 채 술냄새가 난다고 했고 내부적으로 그런 보고가 있어 개연성 차원에서 말한 것일 뿐이다. 이후 사실 확인을 위해 음주측정을 했고 지씨에게서 알코올 반응이 나오지 않아 발표내용을 수정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또 늑장대응 의혹과 관련해 “신고 자체가 사건 발생 후 15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면서 늑장대응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의 최초 신고는 피습시점으로부터 약 15분이 흐른 오후 7시35분에 이뤄졌고 1.5㎞ 떨어진 거리를 달려 7시47분 서대문서 신촌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전광삼 윤설영기자 hisam@seoul.co.kr
  • 제국의 후예들/정범준 지음

    외화 ‘마지막 황제’는 근대화의 소용돌이 속에 기구한 인생을 살아야 했던 청나라 황손의 이야기를 담아 감명을 준 영화다. 봉건 군주제가 무너지고 그 후손이 겪어야 했던 고난과 애환은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일까? 대한제국이 일제 침탈로 무너진 뒤 그 황손들 또한 심한 부침을 겪어야 했다. 격변하는 한반도 역사의 최전선에서 온갖 질곡을 견뎌온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우리의 근현대사였으나 지금껏 ‘역사’로 대접받지 못한 채 풍문으로 떠돌아 다녔다. ‘제국의 후예들’(정범준 지음, 황소자리 펴냄)은 한반도 근현대사의 발화점이자 심장부인 대한제국 황실 이야기다. 망국에 대한 책임의 일차적 표적이 되었지만, 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의 자리조차 갖지 못했던 이들의 삶을 있었던 모습 그대로 복원함으로써 한반도 근현대사의 빈 페이지를 채우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프리랜서 르포라이터로 활동해온 저자는 수백권의 관련서와 당대 신문, 잡지를 샅샅이 살피고 관련 인물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대한제국 후예들의 삶을 복원해내고자 했다. 책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인물들은 고종황제의 아들인 영친왕 이은과 의친왕 이강, 영친왕비 이방자, 딸 덕혜옹주, 영친왕의 아들 이구 등이다. 거기에 어려서 황태자 이은의 간택단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평생 수절하며 살아야 했던 민갑완도 비중있게 소개했다. 영친왕 이은은 순종 황제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오를, 우리나라 역사상 단 하나뿐인 황태자였다. 이 때문에 역사의 풍랑이 일 때마다 가장 먼저 그 예봉을 얻어맞았다. 어려서 일본에 볼모로 끌려간 그는 일제의 속박과 친일파 황태자라는 오명 사이에서 오랫동안 고통스러운 줄타기를 해야 했다. 광복 후에도 정치 권력자들의 이해에 의해 귀국이 한없이 늦춰졌고, 결국 귀국의 기쁨을 한 마디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병이 들어서야 이 땅을 밟았다. 영친왕과 평생을 함께한 이방자 역시 시대의 모진 바람을 전 생애로 감내한 인물이다. 정략결혼이긴 했으나 부군의 조국을 자신의 나라로 받아들이려던 그녀의 구애를 조국은 모른척했고, 일본 황족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평생에 걸쳐 ‘왕비’ 이방자에 대한 의심을 낳는 빌미가 됐다. 의친왕 이강은 무수한 풍문과 논란의 진원지였다. 일부 학자들은 그를 주색으로 허송세월했다고 폄하했지만, 당시 대다수의 민중들은 그의 독립운동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고종이 고명딸로 귀여워했던 덕혜옹주는 고종 황제의 죽음, 일본인과의 정략결혼, 불행한 생활이 불러온 심리적 고통으로 오랫동안 정신분열증을 앓다가 한으로 가득한 삶을 마감했다. 영친왕의 아들 이구는 MIT를 나온, 총명하고 패기만만한 청년 건축가로 장성했지만, 조국에 돌아온 이후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가 매몰차게 버린 전 부인 줄리아만이 남편마저 떠난 낙선재의 정신을 오롯이 지켰다. 벽안의 황세자비 줄리아는 이 땅을 온 마음으로 사랑한 황실의 여인이었다. 저자는 책 집필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의도에 의해 왜곡된 기록에서 과장과 거짓을 걷어내고자 했다. 일례로 1995년 한 방송사가 ‘비련의 황태자비 이방자’를 쓴 혼다 세쓰코의 말에 의지해 이방자의 ‘석녀설’을 사실인 것처럼 몰아갔으나, 저자가 직접 세쓰코와 접촉한 결과 방송이 근거없는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광복 후 황실재산이 정부에 의해 대부분 몰수되면서 황실 후예들의 삶은 고단해졌고, 언론과 대중들은 ‘거지가 된 왕자’와 같은 선정적인 이야기에만 흥미를 가졌다. 이 때문에 많은 후손들이 세상의 이목을 멀리하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 조용히 살고 있다. 저자가 우직하게 기록한 대한제국 후예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둠 속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던 과거 이야기가 선명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듯하다.3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오늘의 눈] 고분, 그대로 잠기게 할 것인가/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17일 베이징에서 중국 쑨자정(孫家正) 문화부장을 만났다. 온갖 좋은 얘기가 오갔는데, 최근 압록강 윈펑(雲峰)댐 수몰지구에서 발견된 2000여기의 고분에 관한 대화는 없었다고 한다. 김 장관은 특파원들과 만남에서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죠. 처음 만났는데…”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김하중 주중 대사와도 상의를 했다.”면서 “정부가 제기해야 할 문제인지, 민간 차원에서 할 얘기인지, 또 교류·만남의 자리에서 꺼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발언은 2004년 양국간 합의 사항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한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불거진 뒤 양국은 ‘정치문제화 방지’를 약속했다. 게다가 “엄격히 말해 문화재는 문화재청 소관이지 문화부의 일은 아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뒤집어 보면, 고분 얘기를 들어야 할 중국쪽 인사가 쑨자정 장관만 있는 것도 아니긴 하다. 여기에 김 장관은 중국 체육총국장의 초청으로 방문하면서 쑨 장관을 만난 것이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했다. 이런저런 점을 감안할 때 김 장관이 고분 얘기를 꺼내기 쉽지 않은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실리적 측면에서든 외교적으로든 거론하는 게 옳은지 여부도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러고 나니, 고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문제는 고스란히 남게 됐다. 나중에 문화재청이 나서야 하는 건지, 외교부가 손을 들어야 하는 건지, 정리가 어려우니 총리실이 개입할 일인지 생각을 좀 해볼 일이다. 아니면 정부 차원은 부담스러우니,‘활빈단’ 같은 민간 단체가 나서야 하나. 고구려 시대의 고분이 유력해 보이니,‘고구려 재단’이 맡을 일인가. 고분들은 6월이면 다시 물속으로 ‘조용히’ 사라질 전망이다. 발견된 고분이 중국의 주장처럼 한나라 시대의 것이길 바라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일 수 있겠다. 그런데, 만약 또 다른 무덤들이 대량 발견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업계소식-서적] 역사적 자료로 ‘다빈치 코드’ 비판

    [업계소식-서적] 역사적 자료로 ‘다빈치 코드’ 비판

    도서출판 동이(www.fpi.or.kr)는 ‘다빈치 코드의 족보´(저자 차동엽·라은성)를 펴냈다. 소설 ‘다빈치 코드´의 내용을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비판한 이 책은 소설형식으로 구성돼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다빈치 코드´는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상상력을 가미해 예수 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이라 말하고 실존하는 인물에 대한 사실 및 평가가 왜곡되는가 하면, 존재하지도 않았던 조직이나 인물이 실존했던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1만원.
  • “역사 기억 바르게 하는게 지식인 역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작가 오에 겐자부로(71)가 18일 고려대 강단에 섰다. 오에는 ‘개인적 체험’‘만연원년(萬延元年)의 풋볼’ 등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비판하고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하는 등 현대 일본의 대표적인 양심으로 존경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대강당에서 열린 ‘나의 문학과 지난 60년’이라는 강연에서 “역사의 기억을 바르게 하는 것이 지식인의 일”이라면서 “미래 사회를 건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가들로부터 반성을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문과대 60주년 기념 ‘제1회 금호아시아나 석학 초청 학술강연’ 연사로 초청받은 그는 “고려대가 101년 전 조국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구국교육의 기치를 들고 설립됐다는 내용을 보고 일본인으로서 가슴이 벅차고 매우 괴로운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흔히들 역사를 잊지 말자고 하지만 정말 맞는 말입니다. 특히 지식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권력이 매스컴이나 여러 통로를 통해 비튼 역사의 기억을 항상 바르게 하고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집값 담합 처벌 법규 마련해야

    청와대는 그제 ‘부동산, 이제 생각을 바꿉시다’라는 특별기획물을 통해 서울 강남 3개구(강남, 서초, 송파)와 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 7개 지역을 ‘버블 세븐’으로 규정했다.2004년 이후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26%로 전국 평균 상승률 5%의 5.2배에 달한다는 근거에서다. 지금 집값이 꼭짓점에 이르면서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이들 7개 지역이 사실상 원흉이라는 말도 된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폭등세가 이들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집값 대란의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틀린 말도 아니다. 최근 이들 지역과 이웃한 산본신도시에서 평당 1500만원 이하 매도 금지 사발통문이 나돌면서 산본의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의 10배를 웃돌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별 부녀회가 중심이 된 집값 끌어올리기 열풍이 지역 단위로 광역화되고 있는 것이다. 담합 가격이 집값을 왜곡시키면서 집값 공시마저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공시가격을 시가 수준으로 높여 보유세의 부담을 늘리겠다는 엄포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값에 관한 한 정부가 ‘아줌마’에게 밀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법률적인 검토를 한 결과, 부녀회는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정거래법의 적용이 어렵고 업무방해죄 적용도 쉽지 않다는 핑계로 집값 담합 행위에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양극화 심화와 국가경쟁력 잠식의 주범인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위헌 논란이 있는 제도의 도입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정신이라면 집값 담합 행위도 제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기존 법률의 적용이 어렵다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서라도 집값 담합 행위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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