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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동북공정’ 비난

    여야는 동북공정을 통한 중국의 역사왜곡 기도에 대해 ‘또 다른 침략행위’‘민족 말살 기도’ 등 거친 표현까지 동원한 고강도 비난을 한목소리로 쏟아냈다. 특히 한나라당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동북공정은 역사 후퇴와 동북아 미래의 먹장구름을 가져올 뿐”이라며 “중국 정부에 역사 왜곡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역사 왜곡은 또 다른 침략행위로 역사 왜곡과 공동 변영은 양립할 수 없으며, 어떤 희망도 만들 수 없다.”며 “(동북공정을 지속하는)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하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강도높게 비난한 뒤 “노무현 정부가 자주를 주장하는 정부인데 왜 중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느냐.”면서 “과거사진상규명에 수 천억원씩 낭비하면서 민족 역사 훼손에는 왜 미리 대비하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중국 동북공정 문제 학술·외교 병행대응”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6일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여타 사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대처해 왔으며 중국과의 역사문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내외신 정례브리핑에 참석,“새로 출범하게 될 ‘동북아역사재단’ 등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에 관한 학술적 성과를 축적해나가는 노력을 병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신화사 홈페이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왜곡사례로 보이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정조치했다.”고 설명했다.이 차관은 동북공정을 주도하는 중국 사회과학원(변강사지 연구센터)에 대해 “성격은 국책 연구기관이며 일반 사립 단체와 다르고 국가 공무원으로서 보통 학자와는 다른 신분이라고 생각된다.”면서 “다만 그 결과를 나름대로 정리해서 발표했을 때 그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현실적으로 말하는 게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中, 동북공정 연구물 대거 공개 역사왜곡 재점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중국이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중국 민족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해온 동북공정의 연구 성과물을 2년여 만에 다시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동북공정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백두산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과 맞물려 이뤄지고 있어 중국측 의도가 주목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중국변강사지 연구센터는 최근 ‘고구려 민족과 국가 형성·변천’ ‘발해국사’ 등 ‘동북변강 연구총서’ 제2차분 5권을 내놓았다. 총서는 발해 관련 연구에서 머리말을 통해 “발해는 당(唐)대의 일개 지방정권이자 속국으로 장기간 당과 긴밀한 정치·경제·문화 관계를 유지했고 당의 동북지구 개발에 중요한 역사적 작용을 했다.”고 평가했다. 총서는 “발해의 발전은 말갈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주류민족도 말갈족”이라고 주장했다. 또 발해는 당의 책봉제를 따르고 관리를 받은 중국 변경국가 중 하나며 시종 발해도독부 또는 발해군이라는 이름으로 당의 관할 아래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구려 민족’의 형성에 대해선 “진(秦)나라 말기 대혼란으로 중원의 이민이 대거 랴오둥(遼東)반도를 건너 한반도 북부로 들어갔고 이후 고구려 정권의 통치 아래서 융합하면서 고구려족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한민족의 뿌리는 기원전 11세기 기자(箕子)가 은(殷)나라 유민 5000명을 이끌고 한반도로 이주해 고조선인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jj@seoul.co.kr
  • 대기학회서도 “車오염기여율 10%불과” 예산4조원 날릴판

    대기학회서도 “車오염기여율 10%불과” 예산4조원 날릴판

    수도권대기정책이 근본적 오류에서 출발했다는 연구결과가 환경부 연구용역을 통해 또다시 확인됐다. 자동차의 서울 미세먼지(PM10) 오염 기여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대 연구팀의 결과(서울신문 9월4일자 1·4면 보도)와 엇비슷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최근 이런 연구결과를 보고받고도 “경유차가 서울 미세먼지의 66%를 배출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한국대기환경학회(회장 김신도 서울시립대 교수)는 4일 “서울 미세먼지를 2년 동안 포집해 화학성분·배출원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차와 경유차를 합한 자동차 전체의 오염 기여율이 1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사지점인 인천시에선 이보다 조금 높은 15%였지만, 환경부 발표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서울대팀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경유차뿐 아니라 휘발유차에서도 미세먼지가 배출된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됐다. 대기환경학회는 특히 지난달 31일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등 용역발주 기관을 상대로 연구용역 발표회를 갖고 이런 내용을 통보하는 한편 “(정부가 사용하고 있는)현재의 분석기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기법이 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도 회장은 “그동안 학계에선 자동차 오염기여율이 (정부 발표보다)높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여러 번 내놓았다. 그럼에도 정부·서울시가 다른 오염원은 외면한 채 자동차 대책에만 매달리고 있어 아주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경유차가 66%를 배출한다는 수도권대기정책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4조원에 이르는 예산을)경유차에 집중시켜 놓고 나중에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대학의 교수도 “환경부가 오염원별 미세먼지 배출량 통계를 바탕으로 경유차의 오염기여율을 66%로 잡고 있지만, 한마디로 전혀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된 수치”라면서 “정부가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기초통계 자료의 확보를 비롯해 오류를 바로잡는 조치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아베관방, 日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떠오르는 아베시대] (중) 정치적 인맥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의 인맥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상과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등 집안의 ‘인맥 유산(遺産)’이 한 갈래이고, 본인 스스로 구축한 인맥이 다른 한 줄기이다. 보통 아베 인맥에는 보수강경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베는 실용주의와 현실주의 노선에 따라 정치계는 물론 재계, 관계, 학계, 문화계와도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1일 “아베 인맥에는 진보적 인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베의 사고가 실용적이고 유연하기 때문에 강경파 일색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폭넓은 전문가 두뇌집단이 치밀하게 아베를 보좌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인맥의 핵심은 집안의 유산이다.7월 북한 미사일 발사 뒤 아베에게 대응 방안을 조언한 외무성 핵심간부는 부친 신타로가 외상(1982∼86)일 때 비서관을 역임한 아베 외교인맥의 중추 인물이다. 아베도 부친이 외상일 때 비서관을 하며 외교·안보 인맥을 구축했다. 최측근 외교 관료인 야치 쇼타로 외무성 사무차관과 사이키 아키타카 주미공사는 대북 문제로 호흡을 맞췄다. 가사이 요시유키 JR도카이 회장은 철저한 개헌론자로 아베의 재계 지원인맥의 핵심인 ‘4계절 모임’을 이끌고 있다. 아베의 숙부 고 니시무라 마사오 전 일본흥업은행장이 “내 조카는 경제를 잘 모르니 잘 부탁한다.”고 해 교류를 시작, 재계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차기 아베 정권의 핵심정책으로 추진 중인 실업자, 사업실패자 등의 ‘재도전 정책’의 시책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도이 기업활력연구소 이사장 등은 부친 신타로가 옛 통산상 시절(1981년 11월∼82년 11월) 비서관을 했던 인사들이다. 현재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아소 다로 외상도 아베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선대에서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아소 외상의 외할아버지)와 혼맥이 닿는다. 아소 외상은 총재선거에서 패배해도 아베를 도울 당내의 중심 인물로 꼽힌다. 아베는 독자적으로 인맥을 개척하는 데도 남다는 재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가능성이 보이며 사람이 모여들기 훨씬 이전부터 아베는 탁월한 친화력으로 다양한 계층을 만나 두꺼운 두뇌집단을 구축했다. 문화계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부인 아키에가 아우르고 있다. 아키에는 아베와 노나카 도모요 산요전기 회장, 대중예술인 등이 속한 ‘말띠(54년생)모임’에 아베의 대리인으로 출석하기도 한다. 라디오 DJ 경력도 있어 방송계와 연결역도 한다. 아베는 귀공자 출신이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닥부터 시작해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을 중용한다. 이노우에 요시유키(43) 관방장관 정무비서관이 대표적이다. 이노우에는 18세 때 국철 기관사로 입사, 대학의 통신과정을 졸업했으며 국철민영화로 인해 1988년 총리부로 옮긴 뒤 2000년 7월 관방부장관이 된 아베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담당하면서 신임을 얻었고 귀국한 납치피해자를 위한 지원법 초안을 만들었다. 이후 관방장관 산하 납치문제·연락조정실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아베가 관방장관으로 취임하자 정무비서관으로 들어왔다. 아베가 총리에 취임하면 파격적으로 젊은 나이에 총리 정무비서관이 될 전망이다. 스가 요시히데(57) 부총무상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동북지방 아키타현 농가 출신인 스가는 66년 취직열차를 타고 상경, 공장에서 일했다. 이후 회사 직원과 통산상 비서를 거쳐 96년 중의원에 당선됐다. 자민당 대북제재시뮬레이션팀장을 맡아 독자제재안을 만들어 아베의 신임을 얻었다. 아베는 흔들림없는 소신파도 신뢰한다. 지난해 우정민영화에 반대, 자민당을 떠났던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대행, 히라누마 다케오 전 경산상, 후루야 게이지 중의원 의원 등이다. 이들은 내년 참의원선거 때 아베가 고전하면 구원군이 될 공산이 크다. 집권 이데올로기를 제공할 학계 ‘5인 그룹’도 주목받는다. 이토 데쓰오 일본정책연구센터 소장, 시마다 요이치 후쿠이현립대 교수, 나카니시 데루마사 교토대 교수, 야기 히데쓰구 다카사키경제대학 교수, 니시오카 쓰토무 도쿄기독교대 교수 등이다. 야기 교수는 역사왜곡을 주도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회장이며, 이토 소장이 이끄는 일본정책연구센터는 ‘새역모’ 후원기관이다. 니시오카와 시마다 교수는 ‘일본인 납북자 구출 모임’의 간부를 맡고 있는 극우논객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네모토 다쿠미 전 후생성정무차관, 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국토교통장관, 시오자키 야스히사 외무부대신 등 50세 안팎의 전후세대들이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아베 장관의 초등학교 시절 2년 동안 가정교사를 했던 히라사와 가쓰에이 의원도 주목받는다. 나카가와 쇼이치(53) 농림수산상도 아베와 코드가 맞는 든든한 후원자다. 경제신문기자 출신인 나카가와 히데나오(62) 자민당 정조회장도 핵심권 인사로 꼽힌다. taein@seoul.co.kr
  • 모든아파트 실거래가 11월부터 공개키로

    오는 11월부터 모든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공개된다. 매 분기에서 매월로 공개 주기가 짧아지고 층수도 공개해 공개 내용을 비교적 구체화한다.집값 통계 왜곡 논란, 단순 실거래가 공개에 따른 시장 혼란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건설교통부는 7∼9월 접수된 거래신고 분부터 모든 실거래가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7∼9월 신고분은 11월 공개된다. 최근 공개된 실거래가는 올해 상반기 거래된 23만여건 중 ‘규모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 단지를 기준으로 한 12만여건에 한정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거래된 모든 아파트의 거래가를 공개하는 한편 아파트의 층도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면서 “공개 주기도 3개월 단위에서 매달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 정보보호를 위해 동까지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공개 대상을 늘린 것은 최근 실거래가가 공개되자 시장에서는 해당 동이나 층에 따른 가격 편차는 고려하지 않고 그 가격에 맞춰 거래를 하려는 부작용이 고려된 것이다. 건교부는 또 향후 실거래가 통계를 주택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실거래가 지수를 개발할 방침이다. 단 지금은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도 층·향·동에 따른 가격 차이가 크고, 월별로 거래된 아파트가 제각각이어서 의미있는 지수를 뽑기가 어려워 상당 시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강남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조작 아닌가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핵심 버블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6월까지 넉달새 14% 떨어졌다고 밝혔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이를 근거로 “거품붕괴의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는 기준시점과 비교시점간에 서로 다른 표본을 사용해 통계오류라는 지적이다. 같은 표본끼리 비교할 경우 오히려 5∼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실거래가 공개는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건교부는 아파트 거래 건수나 개별 가격차를 무시한 채 거래시점별 단순 평균치를 실거래가로 제시하는 등 통계상 오류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평당 4000만원짜리 아파트와 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서로 비교해 가격이 떨어졌다고 발표한 셈이다. 이처럼 통계의 기본원칙조차 무시한 것을 보면 무지라기보다는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과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중대 사안을 발표하면서 통계전문가의 조언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세부적 실거래가 정보의 추가 제공과 신뢰성의 제고를 주문한 바 있다. 실거래가의 왜곡은 당장 정책의 신뢰에 치명타가 되고,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실거래가를 일일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더라도 건교부는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서 정확한 집값 정보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 [송두율칼럼] 몸과 사회

    [송두율칼럼] 몸과 사회

    최근 한국의 인터넷 매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 가운데 ‘몸짱’과 ‘얼짱’이 있다. 거의 매일 날씬한 몸매나 멋진 남녀들의 사진과 함께 등장하는 몸짱과 얼짱에 관한 기사 없이는 신문이나 포털이 존재할 수 없을 것처럼까지 보여진다. 물론 이런 현상이 유독 한국적 현상은 아니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죽을 때까지 우리의 존재를 지탱하는 유일한 장소다. 따라서 몸의 생물학적 의미는 우선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동시에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상징으로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몸은 건강이나 질병과 연관되어 일차적으로 문제되지만, 사회-문화적 가치와 규범, 그리고 이념체계에 의하여 생산되며, 또 몸은 일을 통해서 사회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구성한다. 즉 몸은 사회적 산물이며 동시에 사회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힘이다. 그러나 몸의 사회적 의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잊혀졌다. 1970년대에 들어서서 몸의 문제는 격리나 감금, 또는 고문과 같은 체벌(體罰)과 관련시켜 근대이성의 폭력적 구조를 고발한 프랑스의 철학자 푸코의 연구를 필두로 해서,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서서 여성해방운동과 접목되면서 사회, 문화, 정치적 맥락 속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여성의 몸이 사회적으로 생산되는데 있어서 남성위주의 몸에 대한 이해가 자리잡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런던의 빅토리아와 앨버트(Victoria & Albert)박물관에는 1800년경에 그려진 작자미상의 ‘아름다움을 위한 학교’라는 그림이 걸려 있다. 우락부락한 남성들이 여성을 천장에 매달고 목을 강제로 늘이기도 하고 여성들의 몸매를 자로 재어 보고 야단치며 조련시키는 장면들을 이 그림은 보여주고 있다. 몇년 전 어느 일본의 대기업이 영국에서 여직원을 채용할 때 미모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가 사회적으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고, 중국과 한국에서도 많은 여성이 직장을 얻기 위해서 성형수술까지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이곳 언론매체에 종종 등장하는 것도 여성 몸의 사회적 생산이 아시아사회에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을 들게끔 한다. 한국적 맥락에서 여성의 몸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살아 온 남성의 욕망이 지배적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민족국가 단위의 경계를 허물고 오늘날 지구적 범위에서 움직이는 자본과 이를 연결시키고 있는 정보의 그물망이 한국여성의 몸을 엮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여성의 몸을 서양의 유행산업이 경쟁적으로 개발해온 여성미학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을 포함한 모든 상징적인 것이 상품과 정보로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 오늘날, 지구적 범위에서 우리의 삶을 생산하는 ‘제국(帝國)’의 ‘생물학적 권력’을 문제삼는 네그리와 하트의 견해에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다. 건강과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몸이 사회적 생산과정에서 심하게 왜곡되고 있는 경향에 맞서 진정한 ‘몸의 귀환(歸還)’을 내세우며 여성주체로서의 몸을 정립하려는 서양의 많은 담론이 한국사회에서 몸의 사회적 의미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만 몸짱과 얼짱으로 현재 도배되는 정보와 광고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건강과 아름다움이라는 이름 밑에 몸에 가해지는 폭력과 전횡(專橫)이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몸짱과 얼짱에 대한 공허한 이야기보다는 ‘마음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더 자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서양과 달리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하나로 여기고 진정한 몸사랑(愛身)을 가르친 동양의 사상적 전통을 새삼 떠올려 본다.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 만들기] 남편이 아이들을 심하게 때려요

    Q남편의 폭력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심하게 맞고 자랐는데, 최근 중학생 딸이 심각하게 ‘죽고 싶다.’고 말해 너무 놀랐습니다. 남편의 성격은 불같아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화를 심하게 내고 폭언과 함께 손이 나갑니다. 아빠가 들어올 시간만 되면 아이들은 후다닥 각자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은 또 우리집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늘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이하영(가명·43세) A배우자든 자녀든 가족으로서의 욕구와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상황은 절대 용납돼선 안 됩니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오랜 기간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며 하루하루 불안정하게 살아왔다면 지금이라도 지체 없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알고도 외면하거나 덮어두는 일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제 없어야겠습니다. 폭력행위를 막지 못하는 가족은 결코 불행에서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폭력의 유형이 다양화되고 그 정도가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지요. 부모에게 학대받은 자녀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고 느끼며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또 부모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이 자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 속에서 스스로 감정표현을 억압시키고 자신을 괴롭히던 어른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가출을 하거나 심한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폭력 행위자 역시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분노조절’이 어려운 나약한 사람입니다. 의도적으로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학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이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방어행동으로 스스로 왜곡해서 판단하고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정폭력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서 가정폭력 행위자의 약 70∼80% 정도는 성장과정에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남편의 폭력적 행동에 맞서서 우선 “앞으로 어떠한 경우라도 결코 폭력적인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선포하세요. 그러나 이렇게 선포한다고 남편의 공격적이고 난폭한 행동이 금세 바뀌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아내의 달라진 모습에 더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마세요. 대신 바로 행동으로 옮기세요. 더 이상 폭력을 휘두르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경고한 뒤 그래도 폭력을 휘두르면 주저하지 말고 경고한 대로 경찰 ‘112’를 불러 행동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경고를 했으면 자신이 말한 대로 행동하라는 것이지요. 행동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겠다고 경고하지 말고 자신이 섰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가정폭력을 바로잡겠다고 말하면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 것은 단호하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폭력행위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흔들림 없이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서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하세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만큼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남편을 도와 주는 길입니다.<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열린세상] ‘민생 우선’의 국회로 가는 길/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8월 임시국회가 재산세·거래세 인하를 골자로 한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 수해복구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안 편성, 작년도 결산안 심사 등을 위해 소집됐다. 그러나 사행성 성인 오락게임 ‘바다이야기’의 인·허가 관련 의혹과 이를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와 여권 인사 연루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논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 등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생은 뒷전인 국회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바다이야기’사건을 참여정부 최대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05년 11월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의 일환으로 실시한 주요 단체 및 조직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 국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25.7%로 나타났다. 시민단체(63.1%), 사법부(50.2%), 행정부(46.9%), 대기업(46.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국민 4명 중 3명 정도가 국회를 불신하는 셈이다. 미국 국민들의 75%가 미 의회를 신뢰하는 것과 비교할 때 참담한 실정이다. 국회가 이렇게 국민에게 버림받는 근본 이유는 정치는 실종된 채 오로지 상대방을 흠집 내는 정쟁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 의혹 제기도 필요하고, 정부의 정책적 오류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시국회에서는 민생 살리기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년 대선의 주도권을 장악하고,7·11 전당대회 이후 추락하고 있는 당 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한 정략적인 자세로 국회에 임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05년 11월에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이전에도 한나라당을 싫어했고, 현재도 한나라당을 싫어한다.’는 ‘절대 혐오층’의 규모는 29.0%였다. 그런데 2006년 8월 조사에서는 31.8%로 약 3%포인트가량 늘어났다.‘절대 호감층’보다는 무려 10%포인트 정도 높았다. 5·31지방선거에 압승했고, 정당지지도에서 우리당을 3배 정도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현 주소이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결과를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정부 여당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반사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위험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사실에 근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비판의 정수를 보여야 한다. 우리당도 무조건 정부를 옹호하는 ‘거수기 정당’의 구태에서 탈피해야 한다. 특히, 습관적으로 국민을 가르치고 꾸짖는 ‘계도 민주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는 듯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몇몇 언론사 논설위원들과의 모임에서 “내가 임기 중에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보라.”고 발언했다. 이런 발언의 기저에는 임기 중에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각종 선거에서 우리당이 참패한 것은 기존 보수 언론과 야당이 정부 여당을 집요하게 흠집내고 잘못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유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대통령의 논리에는 일반 국민들이 왜곡된 정보를 무분별하게 믿고 행동하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고전한다는 국민 불신이 숨어 있다. 우리당은 대통령의 이와 같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판하고 과감하게 저항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여야가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실종된 정치가 실질적으로 복원될 수 있는 ‘상생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방의 역할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충실히 준수해야 한다. 이 때만이 국회가 정쟁을 접고 민생 우선의 정치를 펼치며 잃었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사설] 실거래가 더 자세히 공개해야

    건설교통부가 올 상반기에 거래된 13만여건의 아파트 실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지역에 따라 미세한 편차는 있으나 실거래 가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호가나 담합에 의한 인위적 가격 조정행위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늦었지만 정부가 집값 가이드 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은 이제야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수도권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매도자와 중개업소, 시세제공업체 등의 실체 없는 호가와 농간으로 몸살을 앓았다. 거래는 없으면서 호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 왜곡현상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그러나 실거래가의 공개로 조만간 거품이 걷히고 집값의 하향 안정세가 기대된다. 매수자가 매도자의 횡포에서 벗어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협상이 이루어지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거래가 공개에는 아파트의 층·방향·조망·위치, 그리고 내부 개조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빠졌다. 실거래가가 ‘평균가’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특정지역 아파트에 거품이 끼었다고 반박해 온 정부가 그 가격을 그대로 인정한 점도 문제다.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층과 위치에 따른 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나, 거래 당사자간 마찰을 줄이려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격정보뿐만 아니라, 통계적 가치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공개 대상을 소규모 단지로 확대하고, 단지별 특성과 가구수 등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정교함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실거래가를 공개했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곳에서는 언제라도 가격폭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서울광장] ‘태백산맥’에서 ‘서울1945’까지/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태백산맥’에서 ‘서울1945’까지/황진선 논설위원

    어느 날, 동료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한국방송(KBS)의 주말 드라마 ‘서울 1945’가 화제가 됐다. 그런데 잠자코 얘기를 듣던 한 선배가 “그런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어?”하고 물었다. 정말 그랬다.‘서울 1945’는 막말을 하자면 ‘빨갱이’들이 주인공이다. 안방극장에서 그동안 좌익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있었는가. 소설 ‘태백산맥’이 떠올랐다. 태백산맥 1부(3권)의 초쇄 일자는 1986년 10월이다. 그 무렵, 초년 기자였던 필자는 서울시내 한 경찰서의 기자실에서 A신문의 기자에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소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상상이 안돼”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는 곧 태백산맥을 구해 읽었다. 그런데 과연 그랬다. 좌익인 염상진, 하대치, 정하섭 등도 그들 나름의 좋은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다가 스러져간 영혼들이었다.‘빨갱이’에 대한 그런 시선은 그 때까지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작가 조정래 선생이 20년 가까이 이적 표현물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는 2005년 4월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래도 태백산맥에서는 중도민족주의자인 김범우가 더 중요한 인물이었다. 좌익 염상진은 김범우에 비해서는 비중이 떨어졌다. 그런데 ‘서울 1945’에서는 처음부터 광산노동자의 아들인 최운혁(류수영 분)에게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해방공간에서 몽양 여운형을 돕고 한국전쟁에서는 인민군 장교로 활동한다. 자유주의자인 이동우(김호진 분)는 이승만을 돕고 국군 장교로 활약하지만 극중 비중이 떨어진다. 단순화하면 태백산맥에서는 중도 민족주의자가 남자 주인공이었는데 ‘서울 1945’에서는 ‘빨갱이’가 남자 주인공인 것이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서울 1945’는 순항하고 있다. 제작진은 “좌든 우든, 자신이 믿는 이상에 따라 그 시대를 헤쳐나간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보수단체들은 “대한민국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건국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조기 종영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청률도 높은 편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반공 냉전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2004년의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2005년의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의 보훈대상자 인정도 그런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봐야 한다.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사학)가 지난해 펴낸 ‘한국현대사’를 보면서 충격을 받은 대목이 있다. 선구회라는 단체에서 해방 후 첫 여론조사를 했는데,‘최고의 인기 지도자’ 중 대통령 후보로는 이승만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조선을 이끌어갈 양심적인 지도자’와 ‘생존 인물 중 최고의 혁명가’에는 각각 여운형이 1위, 이승만이 2위였다. 김일성과 김규식은 김구·박헌영에 이어 각각 5,6위를 차지했다. 그런 조사에 놀라는 것은 그동안 냉전 이데올로기에 짓눌려 전혀 그런 사실을 접해보지도,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운형, 김일성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나?”하고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 동구권의 붕괴로 체제 경쟁은 이미 끝났다. 우리는 그동안 반공이데올로기 때문에 왜곡됐던 현대사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되돌아보고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편견에서 벗어나 진실과 화해, 통합과 통일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책꽂이]

    ●세상을 바꾼 사진(페터 슈테판 엮음, 이영아 옮김, 예담 펴냄) 20세기 역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사진들을 실었다. 영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극복하기 위해 물레를 돌려 실을 잣는 고전적인 생산방식을 장려한 간디, 최초로 8848m 에베레스트 최고봉에 올라 영웅이 된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 우드스톡….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사진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는다. 그 영향력을 온 사방으로 퍼뜨릴 뿐이다.”라는 비키 골드버그의 말을 증명하듯,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3만원.●지혜는 천 개의 눈을 가졌다(마빈 토케이어 지음, 김하 엮어옮김, 토파즈 펴냄) ‘책의 민족’이라 불리는 유대인에게 배움은 곧 신에게 봉사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유대인은 배움, 즉 교육에 열성이다. 유대인들은 종교적 계율을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민족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신의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고 항상 권위를 의심하라고 교육받아 왔다. 심지어 신에 대한 조크도 서슴지 않으며, 그리스도교도처럼 신을 두려워 하거나 무서운 존재로 여기지도 않는다. 이 책은 ‘탈무드형’ 인간으로 거듭나라고 충고한다.9000원.●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3,4권(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이동희 옮김, 물병자리 펴냄) 트로이아 전쟁은 영웅들끼리 싸운 것만이 아니다. 배후에서 조종하고 개입하는 신들이 있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리스 편, 트로이아 편으로 갈라져 인간들을 돕고 세력다툼을 벌였다.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는 그리스 편을 들었다. 한편 영웅 아이네이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와 아폴론, 아르테미스, 레토는 트로이아 편이었다. 이런 신들의 세력다툼을 읽어내지 못하면 트로이아 전쟁은 밋밋한 이야기가 돼 버린다. 이런 점들을 분명히 한 게 이 책의 특징이다. 각권 1만원.●미디어렌즈(데이비드 에드워즈·데이비드 크롬웰 지음, 복진선 옮김, 한얼미디어 펴냄) 세계적인 미디어비평 그룹 ‘미디어렌즈’의 공동설립자가 쓴 미디어비평서. 스스로 진보적이라 말하고 세상도 진보적인 미디어라고 믿는 영국의 가디언과 BBC, 그리고 세계의 유수 주류미디어들이 세상을 어떻게 왜곡하고 진실을 감추는지 밝힌다. 세상의 진실을 전달하지 못하는 미디어기업의 구조적인 무능력도 살핀다. 이 책은 새로운 미디어 모델로 ‘동정적인 미디어’를 제안한다. 언론, 그 너머의 진실을 밝힌 책.1만 8000원.●푼돈의 경제학(장순욱 지음, 살림 펴냄)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란 게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밑에서 알코올로 서서히 가열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개구리를 점점 올라가는 온도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비커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죽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낭비되는 푼돈도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9800원.
  • 주택정책 홍보 통계 짜맞추기?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주택정책 성공을 홍보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입맛에 맞춰 분석,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평당 평균 가격이 1927만원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강남 3구의 평당 가격은 2663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의 경우 건교부가 발표한 6월 현재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아파트 평당 평균가는 1711만원이었지만 홈페지에 공개된 아파트 평당가는 2587만원에 이른다.송파구의 경우도 비슷하다.건교부가 발표한 송파구의 6월 아파트 평당가는 1760만원이었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2365만원이었다. 그래서 건교부의 발표는 체감 아파트 가격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평균가격이 낮게 발표된 것은 상반기에 거래된 비싸지 않은 소형 빌라들까지 모두 포함,평균값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빈도가 낮은 소형 빌라나 값싼 아파트까지 모두 더해 분석한 평균가를 시세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정확한 아파트값 정보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하락률 통계도 입맛에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홈페이지에서 공개한 단지 변동률은 3월 평당 2903만원에서 6월에는 2663만원으로 8.3% 내렸다.그러나 건교부는 모든 아파트 거래치를 기준할 경우 같은 기간에 14.4%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교부가 24일에는 3·30대책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강남지역 평당 가격이 2000만원도 안 된다는 의미없는 통계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통계를 내서 정책에 반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홈페이지에 실린 매매가격은 국민은행이나 시세 정보업체가 분석한 시세보다 높다.국민은행이나 시세정보 업체에서도 최소 100가구 이상 단지를 기준으로 통계를 만든다. 건교부도 전날 자체 홈페이지에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아파트의 실거래가격만 공개하는 것은 이 정도 규모는 되어야 부동산 자료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韓·中 수교 14돌…양국 교류현황과 명암] 對中관계 악화로 北고립 심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지금까지 동북아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북한의 고립’을 꼽을 수 있다. 북한과 중국간의 관계 악화는 북한의 고립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한·중 수교이후 중국과 북한은 전반적으로 소원해졌다. 정부는 “한·중 관계의 지속적 발전에 따른 북한의 대중(對中) 신뢰감이 낮아진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냉전 종식과 함께 군사 동맹 의식이 약화되고, 이념적 결속력이 이완된 것도 큰 이유다. 본격적인 갈등은 북한이 97년 타이완 핵폐기물을 북한이 반입하려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북핵관련 4자회담에서 북한은 중국을 배제하며 실질협의를 회피할 정도로 불협화음을 드러냈다.98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승계이후 양국간 고위인사 교류를 복원하면서 관계를 회복했으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다시 관계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14년간 다른 주변국과 비교해서도 중국과 거의 마찰없이 지내왔다. 전문가들은 마늘파동과 고구려사 왜곡 문제 정도를 들고 있다. 일본만해도 95년 일본의 달라이라마 방일 허용, 유엔인권위에서의 ‘중국 인권결의안’ 지지, 중국의 지하 핵실험에 따른 대중국 무상원조 동결, 신사참배 등 문제로 수시로 반목해 왔다. 중국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제기한 데 대해 일본은 ‘중국위협론’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미국은 99년 나토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2001년 미 정찰기와 중국 공군기 충돌사건 등으로 외교관계가 냉각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90년대 중반부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오며 정치·외교적 특수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실질 교류 측면에서는 빈약하다. 지난해부터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추세다. 물론 중국에 있어 한국과 미국·일본·러시아는 위상과 전략적 가치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과는 세계 전략 차원에서, 일본과는 아시아 패권을 놓고 경쟁·협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정치·안보적 이해관계는 지대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한·중 관계의 양적 발전은 계속되겠지만 마찰 요소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민족주의 움직임이 빚어낼 일련의 일들과 탈북자 문제 등 ‘북한 요소’로 인한 정치·외교적 갈등 등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jj@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70년대의 상징,‘아침이슬’ 김민기 (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70년대의 상징,‘아침이슬’ 김민기 (2)

    71년 첫 독집음반을 발표했던 가수 김민기씨는 오랜 ‘금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22년만인 93년, 넉 장의 앨범 ‘김민기 1,2,3,4집’을 동시에 발표하며 대중들 앞에 돌아온다.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음반을 냈다.’는 것이 당시 인터뷰에서 한 첫마디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과장된 평가, 아울러 신비주의와 편견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처음 만들었던 악보 그대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노래의 제 모습’과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도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그동안 구전으로만 알려졌던 노래들, 심의 반려로 음반화되지 못한 노래들, 왜곡된 채 발표된 노래들, 작사 작곡자가 다른 이름으로 표기되었던 노래들까지, 뮤지컬 형식의 긴 노래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노래 40곡을 한꺼번에 본인 목소리에 담아 발표했다. 자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인물, 김민기씨가 비로소 노래로써 ‘고해성사’를 한 셈이었다. 이 음반은 그동안 ‘시대를 담은’ 그의 노래들이 어떻게 굴절되었는지를, 동시에 불행했던 한 시대를 극명하게 증언하고 있다. 당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그리고 수집한 자료들을 통해 그 치열했던 기록의 장을 펼쳐본다. 그 일부. ●혼혈아(71)-이 노래는 결국 ‘종이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같은 노래도 제목에 따라 심의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 ●주여 이제는 여기에(73)-김지하 희곡 ‘금관의 예수’ 도입부를 토대로 만든 노래. 이 제목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어 ‘주여 이제는 그곳(북한을 지칭)에’라고 제목과 가사를 바꿔 재취입해야 했다.‘여기’에서 ‘그곳’에 이르는 여정에 당시 한국 대중가요의 초라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기지촌(73)-이 제목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어 ‘황혼’으로 바꾸었으나 그나마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음반화되지 못한 음반’으로 남아 있다. ●강변에서(73)-가사 중 ‘16살 순이’가 ‘19살 순이’로 바뀌었다,16살은 근로기준법 상 취업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공륜의 개작지시 이유. 하지만 주변에서 ‘16살 순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하나이었다더라(74)-공륜의 ‘심의 거부’로 음반화되지 못함. ●고무줄놀이(78)-가사 중 ‘살찐 송아지’부분이 ‘살찐 강아지’로 바뀜.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공화당의 상징동물이 ‘소’였기 때문. ●늙은 군인의 노래(76), 상록수(77) 등-김아영 혹은 한규정, 양희은 등의 이름으로 발표. 이전까지 본인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들은 이미 모두 금지되었고 아울러 ‘김민기’라는 이름으로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래 자체보다 작가 이름이 더 문제였으니 기막힌 심의기준이 아닐 수 없었다. 더 이상의 합법적인 음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이 깊숙이 각인되자 그는 아예 ‘빵에 갈 각오’로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완성, 자신의 이름 석자를 떳떳이 밝힌다. 결국 이 일로 그는 또다시 연행되는 고초를 겪어야 했고 더욱 위험한 인물로 간주, 늘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시대가 ‘투사’로 내몰았던 ‘김민기 노래’, 그 메시지는 어느덧 우리나라의 중심축에까지 작용한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2의 건국’을 외치는 정책 캠페인에도 그의 노래가 대신한다. 정부수립 50주년 TV캠페인 배경으로 깔렸던 노래가 바로 ‘상록수’였으며 메달권에서 탈락한 올림픽 대표 선수단 조기귀국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노래 또한 ‘봉우리’였다. 정치인들이 앞 다투어 ‘아침이슬’이 본인의 애창곡임을 강조하고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틴 루터킹 인권상 수상기념식 축가 역시 ‘아침이슬’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식 축가는 ‘내 나라 내 겨레’. 93년, 본인의 육성으로 직접 나서 ‘고해성사’를 한 후 스스로 마이크를 거둬들인 ‘가수’ 김민기. 그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 한번, 전혀 다른 모습의 ‘투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sachilo@empal.com
  •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구한말 서세동점(西勢東占) 시기에 우리는 외세로부터 숱한 약탈을 당했다. 약탈의 주된 목표물은 광산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조차권 등이었다. 약탈의 선봉에 러시아와 일본이 있었다. 그 때를 연상케 하는 일들이 한 세기가 더 지난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다. 북한 내 주요 광산의 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개발권들이 하나둘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북한이 부존자원들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이라는 미명 하에 경제침탈이 자행되고 있는 건 아닐까. 올들어 지금까지 중국에 넘어간 광산채굴권만도 10여건에 이른다.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무산철광, 북한 최대 무연탄광인 용등탄광, 혜산 구리광산, 만포 아연광산, 회령 금광, 평양 인근의 몰리브덴광 등이다. 특히 무산철광은 50년간 채굴할 수 있는 권리가 중국에 넘어갔다. 지린성 훈춘시는 나진항 3·4호 부두 50년 독점사용권을 확보했다. 투먼(圖們)∼함북 남양∼나진∼청진간 철도부설권도 들어 있다. 북한은 중국식 경제특구 모델 도입과 ‘7·1조치‘를 통해 경제재건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내자 동원은 불가능하고 외자유치 실적은 미미하다. 외화가 바닥나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경제재건에 필요한 외자조달을 위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자금난에 몰린 북한은 지금 부존자원을 헐값에 내다 파는, 하지 않아야 할 선택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팔려나간 이권들이 모두 민족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팔아먹은 이권들은 북한이 그대로 안고 있어도 지금 당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남북한의 공동 번영을 위한 밑거름으로 한 몫을 해낼 자원들이다. 지금이라도 북의 풍부한 부존자원을 남쪽의 자본력·기술력과 결합시킨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이 재고정리 왕창세일을 하듯 부존자원을 허겁지겁 내다 팔고 있는 북한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마땅한 대처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당국의 자세는 더욱 한심하다. 중국은 왜 북한의 자원을 사재기 하고 있는 걸까? 우선 이권사업들이 그 자체로 경제적 잠재가치가 큰 알짜배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잠재가치가 큰 자원들을 선점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배력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 지배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북한 붕괴와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를 내다본 중국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금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된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을 대대적으로 개발 중이다.2020년까지 이 지역을 남쪽의 주장(朱江) 삼각주 지역에 버금가는 대규모 공업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계획의 수행에는 막대한 자원과 원자재가 소요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출하려면 철도·항만 등의 인프라 시설도 있어야 한다. 동북3성 경제권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 공급기지와 수출품 수송 인프라를 북한에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3성 경제권에 편입하려는 것 같다. 고구려 유적지를 대대적으로 복원해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사왜곡에 이은 제2의 동북공정이 아닐까. 관계당국의 심층적인 분석과 대응을 촉구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문화부 주무부서 물갈이 왜?

    ‘도박공화국’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경품용 상품권은 이미 지난해 그 폭발성이 예고됐었다. 지난해 8월 전격적으로 단행된 문화관광부 인사에서 게임 주무부서인 문화산업국 국장과 게임음반과장, 담당 사무관이 한꺼번에 경질된 것. 동일 업무 선상의 공무원을 통째로 바꾼 것은 정부의 업무 지속성을 감안하면 유례가 드문 인사였다. 이같은 조치는 그에 앞선 5월20일 경품용 상품권 인증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보도한 KBS의 메인뉴스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KBS 기자가 김용삼 게임음반과장과 나눈 대화내용을 토대로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정치권 외압 파문이 일었고, 김 과장과 문화부는 대화내용이 확대·왜곡됐다며 크게 항의, 얼마 후 반론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주무국장과 과장, 담당 사무관이 동시에 바뀐 인사를 두고 당시 문화부 안팎에선 ‘8월 대파동’이라고 부를 만큼 파장이 컸다. 문화부 모 서기관은 이에 대해 “사실상 문책성 인사였다. 방송의 메인뉴스를 통해 게임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부분이 걸러지지 않은 채 부정확하게 보도된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문화부는 곽영진 문화산업국장을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에, 김용삼 과장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무과장에 발령, 사실상 좌천인사를 단행했다. 게임 담당이었던 윤석모 사무관은 문화미디어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방송보도가 부적절하다며 반론보도까지 신청해놓은 마당에 이를 문제삼아 국·과장과 담당 사무관 모두를 물갈이했다는 것은 그 사유가 설득력이 모자란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언가 다른 사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 특히 경품용 상품권 관련 업계에서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선정을 놓고 문화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워낙 로비가 심해 그같은 고리를 끊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었느냐란 추측도 있다.”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계양산 개발 놓고 인천 ‘시끌’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개발을 놓고 부지 소유주인 롯데와 시민단체 간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1989년부터 시작됐으나 최근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발을 추진한 업체들이 시민단체의 환경보전 논리에 밀려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해당 자치단체도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계양산 북쪽 자락인 목상·다남동 일대 74만평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안(2007∼2011년)을 지난 6월30일 인천 계양구에 제출했다.2900억원을 들여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위락시설 등을 갖춘 수도권 최대의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땅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1974년 사들였다. 롯데는 2003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이 땅에 대한 개발을 시도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계양산 개발을 처음 떠올린 대양개발은 1989년 계양산내 9만평에 위락단지를 조성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1992년과 1999년에도 계속 개발을 시도했으나 역시 환경단체의 반발로 상처만 입은 채 물러났다. 계양구도 롯데측이 계획안을 제출하기 전인 지난 4월 독자적으로 테마파크 조성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마련해 인천시에 제출했으나 사전 환경영향평가 미비 등으로 반려됐다. 계양구로부터 롯데의 사업계획안을 제출받은 인천시는 건설교통부에 통보, 현재 사전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시는 건교부의 사전협의 결과를 토대로 관리계획안을 만든 뒤 주민의견 수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건교부에 최종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건교부의 사전협의 결과에 따라 계양산 개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올해 안에 개발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로서는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에 개발안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 향후 5년간 개발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절박하기만 하다. 한편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인천의 주산인 계양산에 고라니, 너구리, 반딧불이, 버들치, 도롱뇽, 두꺼비 등의 동물은 물론 이삭귀개, 삼지구엽초, 서어나무 등 진귀한 식물이 서식해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자연생태계의 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매일 1만명 이상이 찾고 있으며, 인천의 ‘허파’라 할 수 있는 계양산에 특정인들을 위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민 환경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우선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에 롯데의 개발안이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계양산을 도시자연공원으로 조성하는 환경친화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 가운데서도 개발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계양 주민들로 구성된 ‘계양발전협의회’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계양산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단체들이 주민 실익을 외면하고 골프장이 들어서면 계양산이 모두 파헤쳐지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바다이야기’ 의혹 확산] “비판도 책임있게 해야” 靑, 언론·정치권에 ‘불쾌’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화가 났다.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조카 지원씨의 ‘바다이야기’ 연루 의혹과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에 대한 ‘보복 인사설’에서 비롯됐다. 노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정치권과 언론을 겨냥,“정부 비판이 본분이지만 책임있는 비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적어도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최소한 민간인이 고소장을 쓸 때 가지는 긴장감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떠한 월권적·특권적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은 이제 정치 영역으로부터 시민 사회의 영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인과 언론에 대해 “비겁하다.”면서 “정권 실세, 측근이라는 용어를 사용, 마치 참여정부가 마치 비리가 있는 것처럼 보도와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자신이 있으면 ’측근 실세’의 이름을 밝혀야 한다.”면서 “익명으로 의혹을 부풀리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정 대변인은 최근의 ‘게이트’ 주장과 관련,“역사는 ‘정치공세 게이트’,‘언론왜곡 게이트’라고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전날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언급한 집권 후반기 넘어야 할 다섯번째의 고개는 ‘권력기관의 이탈’이 아닌 ‘게이트 고개’라고 설명했다. 즉 ‘과거처럼 임기말에 각종 ‘게이트’로 인해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을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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