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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법조인 상대 로비 이건희회장이 직접 지시”

    “정치·법조인 상대 로비 이건희회장이 직접 지시”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49)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에 이어 “이건희 회장이 정치인과 법조인들을 상대로 로비를 지시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변호사는 5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2차 기자회견을 열어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형성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왜곡되거나 틀린 내용이 많다.”면서 “5일 기자회견 이후 어떤 형태로든 공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3일 방송된 MBC ‘뉴스후’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어느 대기업이 일본 도쿄지검장의 애첩 생활비까지 댄 사례를 들면서 섭외를 하려면 그 정도로 하라고 (이 회장이) 직접 나에게 말했다.”면서 “꼭 돈은 아니고, 상품권과 골프채 등 정기적인 뇌물로 보통 설과 추석, 정기 여름휴가를 전후해 준다.”고 주장했다.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도 같은 날 김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던 ‘회장 지시사항’이라는 문건을 통해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호텔 할인권을)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 돈을 안 받는 사람에겐 호텔 할인권이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김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사와 임직원간 금융거래를 금지하도록 한 2003년 개정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홍성규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관훈포럼 강연

    “서비스업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제조업이 되어야 합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1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럼에는 전·현직 언론인 외에도 장 교수의 아버지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나와 눈길을 끌었으며 이재훈 산업자원부 2차관, 삼성전자 이인용 전무, 한화 장일형 부사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상하이나 일본이 동북아 금융허브 될 것” 장 교수는 ‘한국경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제조업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제품가격이 점점 싸지기 때문이지 오히려 제조업 생산은 늘고 있다.”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제조업 종말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장 교수는 “기업금융이니 첨단 IT산업이니 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최종 소비자보다는 제조업체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제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론에 대해 “아시아 금융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장기간 영국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로 서구와 역사적 유대가 있고 몇 백년 동안 서구인들이 살아온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동북아 금융허브는 제조업이 가장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상하이나 일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한국경제를 의대·한의대 인기, 주차발매기와 종업원, 영어배우기 열풍으로 설명했다. 뛰어난 인재들이 이·공대를 외면하고 의대로 몰리는 것은 우수자원 배분의 왜곡이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20대 여성들이 주차권 발매기 옆에서 주차권을 나눠주는 것은 서비스업 과잉고용의 한 단면이라는 것이다. 또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언어의 수준이 아니라 언어에 담기는 내용이라면서 전 국민이 영어에 매달리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입시에서 영어 비중을 줄이고 오히려 전문 통역·번역사를 양성하는 등 분업화하고 많은 사람들이 전공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운하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해 이야기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벌이는 것은 좋지만 운하가 우리나라 지형이나 산업분포에 적합한지는 모르겠다. 그 정도 노력이 들어가면 제조업을 지원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좌파정책 편 것 없어” 국제유가가 치솟는 등 세계경제가 불안한데도 국내 주가는 2000을 넘어섰는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돌아간다.”며 “그러나 미국경제의 침체, 중국경제의 타격 등이 우리나라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분배중 어느 것에 우위를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노무현 정부 들어 복지 예산이 GDP의 5%에서 7%로 는 것을 두고 좌파정부라고 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은 24%”라면서 자신이 보기에는 별로 좌파정책을 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성장이냐, 분배냐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이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자신은 성장 쪽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새벽 특강/우득정 논설위원

    “내가 만일 영어공부에 신경 썼더라면 지금의 위치에 이르지 못했을 겁니다.”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어제 관훈포럼에서 한국의 영어 광풍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영어 발음이 원어민에 비하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형편없지만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노력을 전공분야에 쏟았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영어도 능통하고 전문 영역도 탁월한 인재를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영어도 전문분야도 ‘그럭저럭’ 수준이다. 장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꼽는다. 일본 국민의 평균 영어실력은 한국보다 훨씬 뒤진다. 하지만 영어에 목 매진 않는다. 그럼에도 일본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다. 영어는 세계 최고 수준인 통·번역가에게 맡긴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만 매달린다. 국제 협상에서 영어가 서투른 게 들통이 날까봐 애간장을 태우다가 부하직원을 복도로 불러내 “쟤 뭐라고 했어?”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그릇된 영어 광풍을 바로 잡으려면 한국의 최고 직장이라는 삼성그룹부터 승진시험에서 영어를 배제해야 한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이공계 우수인재의 의사 쏠림현상도 영어 광풍 못지않은 이상징후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공급의 법칙과 맞지 않는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의 여파로 철밥통을 선호하게 된 현상을 탓할 수는 없지만 국가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왜곡하는 등 사회의 이익과 상충된다. 이럴 때 국가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해고 공포를 떨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장 교수는 “자동차가 질주할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재교육·고용보험 프로그램이 갖춰져야만 젊은이들의 모험심도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이해할 수 없는 세번째 모습으로 주차권발급기 옆에서 주차권을 나눠 주는 여성 도우미를 꼽았다. 수요자로서는 양질의 서비스일지 모르나 전형적인 과잉 고용이다. 동시에 한국의 인건비 수준을 상징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날 장 교수의 책에서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는 전직 경제관료의 말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조선도공 후예 도고 서울대 초빙교수 “아직도 핏줄이 당긴다”

    조선도공 후예 도고 서울대 초빙교수 “아직도 핏줄이 당긴다”

    임진왜란 때인 1598년 전북 남원에서 수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갔다.400년 이상 흘렀다. 그 핏줄을 이어받은 도고 가즈히코(東鄕和彦·62)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뿌리찾기에 나섰다. 그는 규슈 가고시마현 미야마 마을에 정착, 지금도 14개 가마에서 그릇을 굽고 있는 조선도공들 가운데 박씨의 후손이다. 한·일관계는 물론 뒤엉킨 현대사의 한복판에 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도고 교수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할아버지 시게노리 2차대전 때 외무대신 역임 도고 교수의 할아버지는 일본의 태평양전쟁 개전과 패전시 외무대신을 역임한 도고 시게노리다. 아버지도, 그도 고위외교관 출신으로 3대 외교관 집안이다. 도자기노예인 조선도공 박씨 집안 3대가 일본의 고위 외교직을 차례로 역임한 건 역사의 아이러니다. 시게노리는 원래 박무덕이었다. 부친 박수승 대까지 도자기노예 후예로서 모진 삶을 이어갔다. 그런데 메이지유신으로 차별이 심화됐다. 수승은 박씨란 성을 자신의 대에서 끊고 귀화했다.1882년생 시게노리가 5살 때이다. 수재 시게노리는 고향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뒤 도쿄대학에 들어가 독일문학을 공부했다. 그 뒤 외교관 시험에 합격했다. 독일 외교관시절 만난 그의 아내는 독일여자였다. 아이가 다섯 있던 그녀의 사별한 남편 게오르그는 조선총독부 건물을 기본 설계한 건축기사다. 시게노리는 독일과 소련 대사를 역임한 뒤 태평양전쟁 발발 당시인 1941년 외무상에 발탁되었다. 군부에 맞서 전쟁을 피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외무상을 그만뒀으나 종전 직전인 45년 4월 외무상에 재기용됐다. 그때 일왕에게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라고 강력 주장, 조기종전으로 일본사람의 전멸을 피하게 했다는 칭송도 받았다. 시게노리는 A급 전범으로 20년 금고형을 선고받는다. 개전 반대 노력 등을 전범재판소가 평가, 사형은 피했다. 도고 교수는 “다섯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막연한 기억밖에 없다. 어머니, 형과 함께 가끔 스가모형무소로 면회갔을 때 낭하에서 검붉은 환자복을 입고 걸어나오던 모습을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시게노리는 미군병원에서 1950년 7월 숨졌다. 시게노리는 겉으로는 도공 박씨의 후손이라는 것을 숨겼지만 가보지 못한 조선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국장 시절 조선에서 최초로 외교관 시험에 합격, 일본 외무성 과장으로 부임했던 직원에게 자신도 조선의 피를 이어받았다고 토로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시게노리는 현재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돼 있고, 무덤은 도쿄시내 아오야마묘지에 있다. ●DJ납치, 주한미군철수와 아버지 시게노리는 외동딸만을 두었다. 딸과 결혼한 자신의 비서관 출신 사위를 호적에 양자로 입적시켜 도고 후미히코라고 하게 된다. 후미히코의 한국사랑은 유별났다.1973년 한일 각료회의 때 외무성 심의관으로 한국을 방문, 김대중납치사건을 처리했다. 문세광의 74년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뒤 한국을 재방문, 사건수습에 진력했다고 한다. 외무성 차관 때도 한국과 인연을 맺었으며 차관 사임 뒤 부부가 한국을 다시 방문해 판문점과 휴전선 부근의 남침용 땅굴을 보고, 한국의 안보 상황을 체험했다.77년 카터 전 미 대통령 시절에는 주미 일본대사로 카터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하자 워싱턴 조야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안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설득, 한·일 공동외교를 폈다. 부친이 한국과 공동외교전을 폈다는 사실에 대해 도고 교수는 “거의 모르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본다. 아버지는 사무차관 때 중국 및 한국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 오래 전부터(400여년전) 한국과 연결됐다.”고 독백처럼 말했다. 후미히코는 20여년 전, 부인은 10여년 전 숨졌다. ●남원의 박씨 집안 후손… 뿌리를 찾아나섰다 후미히코는 태평양전쟁 말기 노약자 소개정책에 따라 나가노현에서 태어난 쌍둥이 아들을 뒀다. 형 시게히코는 워싱턴포스트지 도쿄특파원을 하다 최근 퇴직했다. 특파원 시절에는 한국도 여러번 방문, 따뜻한 가슴으로 여러편의 기사를 작성해 신문에 실었다.“현재 퇴직후 공부중”이라고 한다. 도고 교수는 도쿄대학 출신 엘리트외교관이었다.17년간 러시아관계 일을 맡아 러시아어, 영어에 능통했다. 한국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두마디만 할 수 있다. 두 아들(각각 34·30세)은 현재 일본의 회사에 재직중이다. 형도 아들만 둘이다. 도고 교수는 “내 핏속에는 독일인 피도 4분의1이 흐른다. 일부 조선인의 피도 흐른다.”며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고민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일본이 나의 유일한 조국”이라며 단호했다. 그러나 핏줄찾기 열의는 대단하다. 최근의 일본인들에게 핏줄의식은 없지만 자신에게는 “조금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가 네덜란드 대사로 부임하기 전 고향 미야마 마을을 찾았다고 밝힐 때는 고향·핏줄을 중시하는 조선도공의 영향이 느껴졌다. 그의 조상들이 남원서 왔다는 것은 형의 ‘조부 시게노리’라는 책에 실려 있다.“한국에 있는 4개월 동안 반드시 가보고 싶다.”면서 남원과 ‘춘향전’,‘광한루’ 등이라고 적은, 소중하게 갖고 온 메모지를 보여주었다. 형 시게히코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조선시대 도자기 사발을 가보로 모신다. 자신도 미야마의 조선도공 출신 심수관씨로부터 받은 몇 개의 도자기를 도쿄 미나토구 한국대사관 근처 자택에 “소중히 보관중”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과 연결된 끈들이다. ●현대사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도고 교수는 2002년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촉망받던 고위 외교관리였다.1997년 유럽아시아 국장이었다.98년 11월 조선도공들의 가고시마 정착 400주년 기념식장에 당시의 한·일 각료회의에 참석한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김종필 한국 총리 등과 동석하는 큰 영광도 누렸다. 그 해에 ‘시게노리 기념관’이 생겨나는 등 고향 미야마 마을은 온통 조선도공의 열기였다고 회상한다. 특히 양국 총리와 외무장관 등이 시게노리의 동상 등을 방문했을 때는 마을의 지도자와 한국측 참석자들이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를 “아주 독특하고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그는 복잡한 일본 현대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측근인 외무성의 사토 마사루가 2차대전 뒤 일·러간 현안인 북방4개 섬 일본 반환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다가 2002년 구속되면서다. 그도 네덜란드대사 부임 8개월 만에 해임돼 유랑생활을 하게 된다. 지난해 6월 사토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까지 4년 이상 일본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 “조국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4개 섬 일괄반환론 틀 안에서 4개 섬의 귀속을 인정해주면 러시아가 언제까지 보유해도 무방하다는 ‘가나와 제안’을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 그것이 안 되면 우선 2개 섬 반환을 확실히 하고,2개 섬은 다음에 교섭하는 단계론을 펴다 우익 학자와 시민단체들의 맹렬한 공격에 사토가 구속되고 실무 추진 당시 상사였던 그는 해임됐다. 도고 교수는 “북방영토가 일본의 영토라는 원칙은 전후에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단지 교섭 방법론이 문제였다.”며 당시에는 자신도 네덜란드에서 귀국하면 구속될 수 있다는 등의 흉흉한 소문이 돌아 일본행을 포기하고 네덜란드에 눌러앉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망명은 저널리즘적인 표현이다. 그저 일본이 싫어서 귀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을 퇴임한 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에서 2년, 미국 프린스턴대학 2년, 타이완 단코대 4개월,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 6개월 등의 교수를 거쳤다. 지난 7월 유랑생활을 청산하고 부인과 함께 일본 도쿄에 주민등록을 해 영주키로 했다. ●“한국학생들 매우 논리적” 그는 미국에서 맺은 인연으로 이번 학기 초빙교수 자격으로 서울대에서 일주일에 3시간짜리 한 강좌를 맡고 있다. 한국 학생 20명과 외국학생 10명에게 한·일관계 등 동북아 외교 현안을 정면으로 가르친다. 도고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감성적이지 않다. 매우 논리적이다. 이들이 한국지도부에 들어가는 날 한·일 양국관계는 매우 밝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학자, 시민단체 등 새로운 형태의 한·일 교류가 활발한 것도 반기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 정권이 한·일 관계를 잘 해갈 것이라며 급한 국내과제를 해결, 일본 내부 반발을 해소해 정권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최근 정치·경제적으로 ‘자신감’을 가진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신감이 북한·일본과의 관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봤다. 대통령선거 뒤 한·일 양국이 정상간 셔틀외교를 재개하길 바랐다. 아울러 ‘일본은 없다’,‘혐한류’ 등 책이 출판돼 양국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도고 교수는 일본이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 동북아시아 평화시대를 열어가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사회가 우경화됐다지만 우경화되거나 반한사상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흐름상으로 한반도는 통일될 시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도고 가즈히코 교수 ▲1945년 나가노현 출생(태평양전쟁말기 노약자의 소개정책으로 인해 모친이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 거주중) ▲68년 도쿄대학 교양학과 졸업 ▲68년 4월 외무성 입성 ▲72년 모스크바 일본대사관 근무(모두 3차례 대사관 근무를 포함 소련과장과 유럽아시아국장 등으로 17년간이나 러시아관계 일을 맡음) ▲91년 워싱턴 일본대사관 총괄공사 ▲98년 외무성 조약국장 ▲99년 유럽아시아 국장 ▲2001년 네덜란드대사 부임 ▲02년4월 네덜란드대사 해임 ▲02년5월 일본을 떠나 유랑 ▲07년7일 5년 만에 일본 귀국 ●최근의 저서 ‘북방영토 교섭비록’(일어) ‘일본외교 1945∼2003’(영어)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李·鄭 검증공방 맞불

    31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및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송환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 대선 후보를 겨냥한 의혹 제기와 수사 촉구가 빗발쳤다. 대통합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은 “김씨가 2주일 뒤면 송환되는데도 그동안 검찰은 김씨가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이유로 증거 수집 노력을 게을리했다. 직무방기인데 의도적 수사 회피 아니냐.”면서 “검찰이 이 후보 관련 의혹을 밝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수사 종결을 선언한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과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당장 수사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 전에 많이 수사한 상태에서 혐의가 있다고 볼 때만 청구한다. 김씨가 들어오면 차근차근 들여다 보고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는)최선의 결론이었다. 지금 새로운 범죄 단서를 찾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김씨에 대한 송환 소식이 전해지자 이 후보 관련 의혹을 부추기려는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5년 전 김대업 사건이 떠오른다.”면서 “잊지 말자 김대업, 속지 말자 김경준”을 외쳤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도 “검찰은 ‘BBK 고소’ 사건과 관련해 2002년 1월 이명박 후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통보해 BBK와 이 후보는 무관함을 입증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세환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처남은 2001년 20억원대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지만 검찰은 다른 한 명의 1인극으로 결론을 냈다. 철저히 왜곡·축소됐다.”고 주장하고 “재수사를 통해 공모 여부와 실제 이익을 본 사람이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에 정 총장은 “2001년 처리한 사건이며,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장은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최근 제기한 의혹에 대한 수사 계획을 묻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어떤 경위로 내부 일을 언론에 보도하게 된 것인지뿐만 아니라 자료의 신빙성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한 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필요하면 그 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홍성규 오상도기자 cool@seoul.co.kr
  • “9급 응시연령 제한은 차별”

    국가인권위원회는 31일 9급 국가공무원을 채용할 때 응시연령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무원임용시험령 제16조 별표 4’ 규정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중앙인사위에 9급 응시연령 개정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모(33)씨와 최모(29·여)씨는 “국세청 세무직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시 응시연령 상한을 28세로 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지난 7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중앙인사위는 이에 대해 “임용 뒤 능력발전ㆍ봉사기간ㆍ승진소요 최저연수 등을 고려해 응시연령을 설정했다.”며 “연령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할 경우 공직사회의 고령화가 초래되며 수험기간 장기화로 민간채용 시장의 왜곡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28세가 넘었다고 세무직 9급 공무원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나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인권위는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인 57세까지 30년 복무기간이 직업 공무원으로서의 능력발전과 봉사기간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돼야 할 기간은 아니며 공직 사회가 고령화돼도 조직의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는 혁신과 개혁 등 운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권고에 대해 “9급 국가공무원 채용시 응시연령 제한과 관련, 작년 9월 중앙인사위에 시정을 권고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권고 수용 여부를 회신하지 않아 재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기고] 자치단체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언젠가 서울의 한 방자치단체가 외국 도시에 1억원 상당의 의약품 등을 전달하고 화물차까지 기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글로벌시대에 지자체 차원에서 보여준 국제교류의 한 단면이다. 이젠 국제교류도 국가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기업, 민간단체, 개인 등으로 다원화됐다. 실제로 광역자치단체와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들은 선진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문화 및 경제교류 등의 지자체 차원의 외교를 하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20개국 22개 도시와,25개 자치구에서는 58개국 66개 도시와 인적·물적 교류를 한다. 이런 국제적인 교류는 선진제도를 벤치마킹해 해당 지자체의 발전을 꾀하고, 우리의 문화 등을 해외에 알려 관광객과 투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 국내 도시, 나아가 세계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이 같은 해외교류가 필수다. 물론 해외교류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적잖은 비용이 소요되고, 장기적인 계획과 그에 따른 조직과 인력 확보, 그리고 치밀한 전략이 있어야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정적 뒷받침이 가장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선 해외교류 사업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교류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현행 여권 발급에 따른 수수료와는 별도로 단순 부담금 성격인 ‘국제교류기금’의 일부를 떼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원구는 이를 위해 외교통상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에 관련법을 개정, 소요경비로 지원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다. 하지만 관련 부처는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엄연히 지방재정법상 국가 위임업무의 경우 소요경비 전액을 주도록 돼 있는데도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여권 발급때 내는 수수료에 이 같은 국제교류기금이 얹혀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주민들의 항의가 늘어나고 있다. 준조세 형식의 기금 강제징수가 여권법 어느 조항에도 없는 것이라며 따지는 것이다. 대행 업무를 맡은 일선 창구 직원들이 주민설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 사정이 이러하니 기금징수를 대행하는 지자체에 그 소요경비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현재 노원구가 매년 평균 13억원의 기금을 징수하고 있으니 10%만 지원해도 재정이 열악한 구의 입장에서는 해외교류사업에 숨통이 트인다. 1991년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해외에 우리나라를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취지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을 설립,‘국제교류기여금’ 징수를 법으로 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이 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따져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해 국제교류재단은 432억원의 기금을 거뒀다. 이 가운데 여유자금 회수액 456억원을 포함한 총 1017억원 중 국제교류사업 261억원, 해외동포 지원 156억원, 운영비 등 54억원을 합해 총 471억원을 쓰고 546억원을 예치했다. 매년 절반이 넘는 기금이 금융기관에서 잠자고 있다. 이젠 한 나라의 경쟁력보다는 도시의 경쟁력, 도시의 브랜드가 부가가치를 창출, 경제를 살려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16년 전 만든 국제교류기금 관련법은 바뀌어야 한다. 우선 현행 법령에 국제교류기금을 지자체에 지원할 수 없다는 금지규정이 없는 만큼 방침으로 10% 정도를 해당 지자체에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관련 지자체에 지원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령 개정을 촉구한다. 국제교류사업은 중앙정부의 독점 사업이 아니다. 중앙과 지방이 따로 일 수도 없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 鄭 해병대 방문… ‘용병발언’ 만회용?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30일 경기도 김포 해병대 제2사단을 방문했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군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다. 정치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정 후보도 정치적 발언을 아꼈다. 그러나 정 후보가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는 ‘평화대통령’ 이미지에 안보를 챙기는 모습까지 더하려는 전략으로 읽혔다. 최근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된 ‘용병발언’을 의식한 행보로도 보인다.‘진의가 왜곡돼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게 정 후보측 입장이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면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인 듯하다. 해병대를 행선지로 택한 이유는 또 있다. 정 후보의 차남은 지난해 해병대 제2사단에 입대했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 후보는 부대에 도착해 “힘내시라고 왔다. 국민들이 발뻗고 잘 수 있게 안전판 역할을 해줘서 감사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지난해 새로 단장한 생활관(구 내무반)도 둘러봤다. 침상에 앉아보고 군복도 걸쳤다.“많이 좋아졌네.”하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장병들과 족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모처럼 대선레이스의 긴장을 내려 놓은 표정이었다. 애기봉 관측소에 올라서는 ‘개성동영’이미지를 살짝 선전했다. 그는 “여기서 개성공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안내를 맡은 군 지휘관은 “23㎞다. 저기 보이는 희미한 산 너머가 개성”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제대군인지원법을 손질하겠다. 제대군인 고용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 D-50일 전략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밖에서 하자.”며 한사코 대답을 피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과기정위 ‘국감향응’ 진실게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의원들이 피감 기관으로부터 국감 직후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의원들은 성매매 연루설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 즉각 “사실 왜곡”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파문은 ‘진실게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과기정위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대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사태의 진위는 검찰의 손에 맡겨졌다. 파문은 “국감 의원들 피감 기관서 거액의 향응을 받아, 단란주점 뒤풀이…일부는 모텔 2차까지”라는 제목으로 일부 언론이 26일자 1면 톱기사를 보도하면서 확산됐다. 이 신문은 “의원 2명 여종업원과 함께 나가”라는 주점 사장의 증언과 ‘보좌관 등을 포함해 식사비, 술값이 모두 2500만원’이라는 부제도 달았다. ●해당의원 3명 “사실 왜곡”… 검찰 수사 착수 과기정위는 지난 22일 대전에서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7개 기관을 상대로 국감을 벌였다. 과기정위 소속 의원 등에 따르면 국감을 마친 뒤 의원 20명 중 5명이 피감기관 관계자 등과 유성구의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박형준 대변인 등 3명은 국감 자체에 불참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국감 직후 서울·청주 등 다른 지역으로 갔거나 대전에 머물렀지만 함께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식사 비용은 피감 기관 2곳이 나눠서 계산했다. 이에 대해 임인배 과기정위원장은 “만찬은 공식 행사이고, 그 비용은 행정실에서 사후 처리하는 게 관례”라면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류근찬·김태환 의원 등과 호텔 옆 허름한 3층짜리 술집에 들어갔는데 피감기관장 5∼6명이 들어오자 류근찬 의원이 ‘피감기관하고 술마시면 되나.’라며 나가자고 해서 폭탄주만 한 잔씩 먹었다.”고 해명했다.“술집에 있었던 시간은 30분 정도고 (술값은)한 피감 기관 관계자가 ‘20만원도 안 되는데 그냥 가세요.’라고 해서 바로 호텔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성접대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임 위원장은 “모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여자도 없는 술집이었다.”고 전면 부인했다. 류근찬 의원은 “성매매 이런 것은 절대 없었다.”고 했고, 김태환 의원은 “우리끼리 한잔 더 하자고 해서 갔는데 피감기관이 따라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먼저 나온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국민이 심판해야” “당차원서 철저 조사” 각 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행태를 보이는지 한심스럽고 잃어버린 10년 얘기하는 것도 과거로 돌아가려는 행태”라면서 “오만한 정당에 대해 국민들이 잘 좀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당 윤리위가 아닌 당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중심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이 향응을 제공받은 곳으로 확인된 대전 유성의 A주점 업주 J(36)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 언론에서 성매매까지 했다고 보도했는데 아가씨는 부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軍 과거사위 진상 조사] ‘법난’신군부와 불화가 도화선

    [軍 과거사위 진상 조사] ‘법난’신군부와 불화가 도화선

    25일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밝힌 ‘10·27법난’의 근본 원인은 월주 당시 총무원장 등 조계종단 지도부와 신군부의 불화다. 종단 내 비리와 부정에 대한 내부 투서가 계기가 됐다는 신군부측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신군부측과의 불화가 도화선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0년 2월 문화공보부는 당시 종권을 장악하고 있던 월주 스님 등 개운사측 승려들의 이념성향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문공부는 개운사의 일부 승려들이 ‘호국불교’라는 순응종교를 버리고 저항불교로 변화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 판단에는 월주 총무원장이 신군부측이 요구한 전두환 장군 지지표명과 문공부의 자율정화 지침을 거부하고 불교재산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신군부측과 갈등이 심화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위원회 판단이다. 신군부는 종단 집행부 35명을 사회정화 척결대상으로 지목한 종정측 일부 승려들의 진정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서 허위 판명에도 사퇴 강요 10월27일 새벽 45명을 연행한 합동수사단은 수사 결과 투서 내용이 대부분 허위이며, 월주 총무원장에게 법적 정통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나 강제로 총무원장 사퇴서를 받아낸 것도 새롭게 확인됐다. 서울과 지역 보안부대에 연행돼 조사받은 승려들도 취조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강요받았다. 월주 총무원장에 대한 비리를 투서한 승려 4명은 무고혐의로 합수단 조사를 받고 형사 처벌된 것으로 밝혀졌다. 11월 합수부가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도 왜곡·과장됐다는 게 위원회 판단이다. 당시 합수부는 승려들의 부정축재액이 200억여원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사찰이나 재단법인의 재산을 개인 재산으로 판단해 산정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승려들의 승복을 벗기고 군복으로 갈아입힌 뒤 몽둥이로 구타하고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가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수사3국에서 조사받은 혜성(현 서울 도선사 원로) 스님은 25일 동안 구금된 상태에서 구타와 각목으로 오금치기 등의 가혹행위를 당해 석방 뒤 탈장수술을 받았고, 정수(서울 화개사 원로) 스님은 고춧가루와 빙초산 섞은 물을 코에 붓는 고문과 함께 전기고문을 받았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박근혜측 “짜맞추기 결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김대중 납치사건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최소한 묵시적으로 승인했다는 24일 국정원 진실위의 발표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측은 “(박 전 대표가) 관련해서 일체 말씀이 없었고, 특별한 논평을 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은 반발했다. 경선 과정에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혜훈 의원은 “이랬을 것이다, 저랬을 것이다 식의 추측을 이야기하는 진실위의 발표는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증거는 없는데 정황이 그렇게 보여 최소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진실위 발표야말로 역사 왜곡”이라면서 “역사를 누군가를 흠집낼 목적으로 짜맞추듯 결론을 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진실위가 발표한 사건마다 이런 식이었는데,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두고 활동해온 진실위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과거사에 대한 정치적인 되새김질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할리우드 속 코리아는 어떤 모습일까?

    할리우드 속 코리아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한 R&B의 알파걸 시아라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한국 팬들을 만나서 기쁘다”며 “특히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 어제는 꽃등심을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름답고 의미 깊은 한국에 일년에 한번씩은 방문할 생각이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반면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아드레날린 24’ 속에는 총격전을 보고 “멋지다”고 인터뷰하는 이상한 정신세계를 가진 한국인 소녀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총격전이 벌어져도 노동자에게 “괜찮다”며 “그냥 앉아서 일하라”고 하는 파렴치한 한국인 공장장이 등장한다. 이처럼 외국인이 한국을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과연 할리우드 속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 러브 코리아 할리우드 스타 중에는 유독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친한파 스타가 있다.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는 국내 의류 브랜드 빈폴 모델로 출연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한국 의류의 세련된 디자인과 소재가 세계 수준이라며 촬영후 의류를 선물받고 즐거워했다. 이후 선물로 받은 국내 의류를 입고 외출을 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의해 자주 목격됐다. 또 배우 시에나 밀러는 국내 화장품인 아모레 퍼시픽을 애용하는 스타로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받고 나오다 파파라치를 피해 아모레 퍼시픽 쇼핑백으로 얼굴을 가려 미국 대중들에게 국산 화장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르네 젤위거 등은 한국을 방문해서 먹은 비빔밥에 매료돼 한국에 반한 스타들이다. 육식을 즐기는 이들에게 각종 야채와 영양이 담겨 미각을 자극하는 비빔밥은 미국으로 건너가도 잊지 못하는 단골 메뉴가 됐다. 이밖에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고 한국에 호감을 가진 영화 ‘트랜스 포머’의 여주인공 메간 폭스와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한국의 연극 ‘점프’ 관람후 “놀랐다(It was amazing). 공연이 좋았다(I love it)”고 밝힌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등도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있다. ◇영화속 어글리 코리안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는 오랫동안 한국인을 왜곡된 시선으로 그려왔다. 1997년 마이클 더글라스가 주연한 영화 ‘폴링다운’에서 돈만 아는 한국인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한국인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크래쉬’에서는 한국인을 돈벌레로 묘사했고 올 봄 개봉한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에서는 실력없고 말많은 한국인 안마사를 등장시켜 할리우드 영화 속 한국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또 뤽 베송 감독의 ‘택시’에서는 자동차 트렁크를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한국인을 등장시켜 ‘일에 미쳐 살아가는 한국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한편 영화 ‘스파이더맨’에서는 스파이더맨이 뉴욕 마천루를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삼성의 로고가 등장했는데 감독은 처음에는 화면에서 이를 삭제를 하려 했지만 건물 주인의 항의로 어쩔 수 없이 삼성 로고가 그대로 나왔고 ‘고질라’에서 등장하는 동원참치는 사실 영화 제작진이 한글과 일어를 구분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의도되지 않은’ 한국 브랜드 표출로 할리우드 영화는 아직 한국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한국인 아내를 소개합니다 영화 ‘JFK’를 연출한 올리버 스톤 감독은 한국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그는 ‘무사’. ‘쉬리’. ‘친절한 금자씨’는 물론 ‘그녀를 모르면 간첩’까지 이야기할 정도로 한국영화를 즐기는 친한파다. 올리버 스톤이 친한파가 된 이유는 1996년 결혼한 아내가 한국인 정전선씨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없는 환갑을 맞은 스톤 감독은 한국식으로 차린 환갑상도 받고 “연장자를 공경하는 한국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환갑상을 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배우 니컬러스 케이지 역시 한국인 앨리스 김과 결혼한 스타다. 케이지는 올리버 스톤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 출연을 위해 자신의 출연료를 깎는가 하면 스톤의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상업성 시비에 휘말리자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 한국인 아내를 둔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케이지는 또 지난 2004년 영화 ‘내셔널 트레져’ 홍보를 겸해 아내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포장마차 떡볶이를 먹고. 기자들에게 자신을 가리켜 “케서방”이라고 부르는 센스를 보였다. ‘스서방’ 웨슬리 스나입스 역시 할리우드의 한국 사위다. 한국인 니키 박과 결혼한 스나입스는 지난 2002년 인터넷을 통해 아내가 디자인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올려 화제가 됐다. 또 한국인을 만나면 “김치! 아리랑!”이라고 말하며 친분을 과시한다. 이처럼 한국 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한국 여성 특유의 자상하고 가족에 헌신하는 모습을 칭찬하며 한국 홍보에 열성적이다. 케이지와 스나입스는 영화 홍보시 한국 방문 일정을 반드시 넣고. 스톤 감독은 한국 영화를 주변에 알리는 등 한국 사랑에 열성적이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이상주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영선 주장은 사실 왜곡”

    “박영선 주장은 사실 왜곡”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23일 “피해자인 이 후보를 마치 공범을 넘어 주범으로 호도하려는 정치공작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나 대변인은 “펀드 투자와 지배권 행사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면서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공동설립한 LKe뱅크가 역외펀드인 MAF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600억원 규모의 MAF를 운용한 것은 김경준씨”라고 선을 그었다. LKe뱅크는 김씨의 권유에 따라 투자했다가 한푼도 건지지 못했고, 박영선 의원이 제시한 소장은 피해자 LKe뱅크가 김씨를 상대로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청구한 소송이라는 지적이다. 이 후보가 MAF를 통해 BBK 운영과정에 관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박 의원이 제시한 LKe뱅크-MAF-AM.pappas 순환출자 규모에 대해서도 나 대변인은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그 모형은 김경준씨의 펀드 자금유용 과정을 보여주는 것일 뿐 곳곳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대변인은 “박 의원이 제시한 소장을 갖고 있지 않고, 이 후보가 아직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관련 소장 등을 검토한 오세경 변호사와 김재수 미국 변호사도 “박 의원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예를 들면 ‘LKe뱅크 이사회에서 MAF 투자계획을 승인했다.’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어감의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제대로 해석하면,‘이사들이 계획을 승인했다.’라는 것이 맞다.”면서 “그 근거로 소장 24번 항목에 ‘당시 이사회 정기모임을 갖지 않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박 의원은 이를 누락시켰다.”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따지고 보면 이 후보도 피의자인 김경준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면서 “LKe뱅크의 투자 자체를 범죄행위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LKe, MAF 전환사채 매입 李후보 사전승인 했었다”

    LKe뱅크가 역외펀드 MAF의 전환사채와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를 이명박 대선후보가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음을 이 후보측이 스스로 인정하는 소장을 올초 미국 법원에 제출했다고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23일 주장했다. 이는 전날 한나라당이 “이 후보와 함께 LKe뱅크의 공동대표로 있던 김경준씨가 LKe뱅크 회사 인감으로 이 후보 몰래 계좌를 개설해 매입한 것인 만큼, 이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박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이 후보의 2000년 무렵 순환출자를 통한 자금세탁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박 의원이 내용을 왜곡, 확대해석했다고 재반박하고 나서 진실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측이 올 1월5일 미국 법원에 직접 제출한 소장을 공개했다.‘사건번호 BC332728’이 붙은 소장에는 ‘2000년 8월에 김경준은 김백준과 이명박에게 LKe자본금을 MAF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계획은 이사회에서 승인됐다.’고 적시돼 있다. 박 의원은 “이 사건은 이 후보측이 김경준씨에 대해 사기·횡령 혐의를 걸어 미 법원에 맞고소를 제기한 것인데 법원이 소장 내용이 부실하다고 거듭 기각하자,5번째로 수정해서 낸 소장”이라며 “이 후보측이 김씨의 사기 혐의를 무리하게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연루 사실을 시인하는 자충수를 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600억원 규모의 MAF에 일부를 가입했을 뿐인데, 이를 놓고 지배권을 행사했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이 후보가 MAF 투자 사실을 사전에 승인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고, 소장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소장을 찾지 못해서 확실히 알 수 없다. 소장이 기각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상연 홍희경기자 carlos@seoul.co.kr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경제·교육·대북 분야의 정책공약을 놓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1.금산분리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판이한 경제관은 금산분리 정책에 집약된다. 금산분리정책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1980년 전두환 정권이 은행 민영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될 것을 우려해 도입했다. 최근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놓고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업들과 보수 진영은 “금산분리 때문에 신성장동력인 금융 분야를 외국 자본에 다 넘겨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특정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자본 흐름이 왜곡돼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망가진다.”고 맞받아친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18일 ‘세계지식포럼’에서 “금산분리정책이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지배를 심화해 국내 산업자본을 역차별한다.”면서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공정경쟁의 질서를 지켜 내는 것이 정통 시장경제”라면서 “특정 재벌을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반박했다. 2. 3불(不)정책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교육공약이 실현되면 3불정책 중 2불(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은 자연스럽게 폐지될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3불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3불정책 유지를 주장한다.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원칙에는 두 후보가 뜻을 같이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다르다. 이 후보는 3불정책을 “대표적인 과잉규제”라고 규정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경쟁 시스템을 확대하는 자유주의적 교육관을 견지하고 있다.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자율형사립고 100개 설립 등의 공약을 보면 그렇다. 반면 정 후보는 차별없는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3불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약에서 보듯이 평등주의적 교육관이 강하다. 다만 대학교육은 수월성을 인정해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3. 대북정책 대북문제 해법 순서를 놓고도 두 후보는 입장을 달리한다. 이명박 후보는 핵문제 해결에, 정동영 후보는 경협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둔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획기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비핵·개방 3000’구상을 내놓았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인프라 구축, 경제·복지분야 지원을 통해 10년 뒤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높여 주겠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 후보의 좌표가 조금씩 왼쪽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의 전제조건이 ‘완전 핵폐기’에서 ‘핵폐기 단계’로, 다시 ‘핵폐기 협상과정에 들어가면’으로 완화됐다. 반면 정 후보는 ‘평화 경제론’을 주장한다. 평화로 경제 협력의 기반을 닦고, 경제 협력으로 평화를 정착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9·19 공동성명 합의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 수교 등과 병행해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 측은 ‘경제 이슈’를 선점한 이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 ‘평화 이슈’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참여연대 “최소 3400명 돼야”…수정 요구

    참여연대 “최소 3400명 돼야”…수정 요구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vs‘앞날을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로스쿨 총정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정부의 로스쿨 총정원 계산법에 대해 ‘100% 불량품’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반면 교육부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지 구체적인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총정원 계산법을 열거해 가며 반박했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변호사 1인당 인구 수를 교육부가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OECD 변호사 1인당 인구 수를 한국을 포함해 1482명으로 소개했다. 문제는 여기에 한국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 참여연대는 정확한 통계를 위해서는 한국을 뺀 28개국 변호사 1인당 인구 수인 1329명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53명의 차이가 생긴다. 한국을 제외하고 교육부식으로 계산하면 로스쿨 첫해 정원을 3400명으로 해야만 목표대로 2021년에 지난해 OECD 국가 평균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 번째 지적은 판·검사를 포함한 변호사 수다. 교육부는 OECD 변호사 1인당 인구 수를 인용하면서 우리나라 통계는 판·검사를 포함한 법조인 1인당 인구 수를 적용했다. 반면 외국 통계는 판·검사를 제외한 순수 변호사 수만 활용했다. 때문에 참여연대는 판·검사는 물론 공무원이나 기업 법무팀 등에 진출하는 법조인까지 감안하면 최소 4000명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목표치의 적정성이다. 교육부는 2021년에 도달할 한국의 법조인 수를 목표로 잡으면서 기준은 2006년 OECD 국가 평균을 잡았다. 참여연대 한상희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2021년이 되면 OECD 국가의 변호사 수는 지금의 두 배 반이 되기 때문에 한국은 여전히 국민 1인당 변호사 숫자가 OECD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남수 차관은 “어차피 여러 상황을 전제로 해 가정하는 것이므로 불확실할 수 있다.”면서 “ 중요한 것은 로스쿨 제도를 제대로 잘 도입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21년까지 전망을 내놓으면서 합리적인 통계를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26일 국회에 재보고할 때 자세한 설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어정쩡하게 해명했다. 청와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참여연대는 “청와대는 대통령자문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에서 총정원을 1200∼1300명 정도로 하는 것이 다수 의견으로 합의됐다.’고 했지만 법조 출신 위원 9명이 찬성한다고 ‘간주’된 것에 불과하다.”면서 “학계와 시민단체, 언론계 위원들이 모두 반대했고 사개위 자료에도 1200∼1300명이라는 숫자는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9일 사개위에서 총정원을 1200∼1300명 정도로 하는 것이 다수 의견으로 합의됐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이 있었던 것을 합의로 표현한 것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그 부분은 제가 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개위는 다수 의견에 소수 의견을 첨부해 건의문을 작성했고,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다수 의견에 공감하고 이를 기초로 법안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를 규탄하는 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변호사 3000명 배출만이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로스쿨 총정원 고수 방침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로스쿨 신청을 ‘보이콧(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장인 장재옥 중앙대 법대 학장은 “당연히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당연히 로스쿨 신청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법대 김문현 학장은 “교육부가 대학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근거를 두고 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자꾸 도입 취지를 왜곡하면 제도 운영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천 강국진기자 patrick@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in] 미스터리 ‘궁녀’

    [강유정의 영화in] 미스터리 ‘궁녀’

    달이 가득 차면 이지러져야 한다. 초생달, 보름달을 그쳐 그믐달로 사위어가는 달의 순환은 그 원리가 여성의 것과 닮아 있다. 그래서 달은 여성에 대한 비유이자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차면 기울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채우기만 하고 비울 수 없는 여성들이 있다. 깨끗한 피로 채워진 자궁이 매달 경혈을 거듭해야 하고, 그곳에 신성한 아이가 들어설 확률은 0퍼센트이다. 욕망도 자궁처럼 차오르지만 해소할 방법도 없다. 그녀들의 이름은 궁녀, 여성이지만 억압만 있을 뿐 욕망의 실체와 만나본 적 없었던 불행한 여성들, 그들이 바로 궁녀이다. 영화 ‘궁녀’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축시(丑時)가 되자 지밀상궁이 왕과 왕비를 깨워 잠자리에 들라고 고한다. 축시라면 새벽 한 시 즈음, 꾸벅꾸벅 조는 나이든 상궁 곁의 나인은 문틈을 열어 왕과 왕비의 교접을 훔쳐본다.“당신의 씨를, 왕손을 달라.”는 호소를 신음과 섞는 왕비를 보며 어린 나인은 호기심에 빠져든다. 성욕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차단당한 채 상상만 해야 하는 여인들. 이 첫 장면은 궁녀의 욕망이 어떻게 단속되고 처리되었는지 잘 보여준다. 영화는 ‘궁’이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발효하는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성이 금지된 궁 안에서 몸 속 깊숙이 쌓인 욕망들은 왜곡된 형태로 드러난다. 물건을 훔친 자는 손목이 잘리고 처녀성을 잃은 나인은 참형에 처해진다. 수많은 법칙과 금기로 가득 찬 궁녀들의 세계는 자신의 욕망을 폭력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히스테리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녀들의 증세는 실상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녀들의 욕망은 음탕의 결과가 아니라 자손을 잇고자 선천적으로 내재된, 너무도 근원적인 욕망이기 때문이다. 차단당한 성욕은 재물에 대한 욕심,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나인에 대한 폭력 등으로 전도된다. 수백명의 나인 중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는 불과 10명 안팎, 나머지 나인들의 삶이란 고단하기 그지없다. 영화가 밀폐된 공간에서의 여성의 욕망을 보여준다는 점은 내명부 여인들의 면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왕손을 낳지 못한 중전은 먼저 원자를 생산한 희빈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다. 왕이라는, 남근을 가진 유일한 남자, 아버지가 될 수 있는 단 한 남자를 둔 싸움은 치열하다 못해 잔혹하다. 영화는 이 모든 행태를 귀신의 원한으로 풀어가지만 실상 그것은 귀신의 해코지나 저주라고 보기 어렵다. 궁안에서 벌어진 그 모든 해괴한 일들은 모두 사람의 소행이라 보는 편이 옳다. 혈기왕성하고 순결한 여성들을 궁 안에 가둬두는 순간, 단 한 남자만을 바라보도록 시선이 고정되는 순간, 도착은 시작되고 불운은 침잠한다. 아무나 아들을 얻을 수 없지만 누구나 아들을 원하는 상태, 자체가 일종의 광기이고 비정상이다. 결국 ‘궁녀’는 구중궁궐의 문을 켜켜이 닫아 걸어서 이 부패한 욕망의 공간을 격리시킨다. 조선조라는 시기만큼 이 도착적 공간은 아련하지만 어쩌면 이 억압과 도착은 여전할 지도 모르겠다. 비밀은 사후적으로 드러나니 말이다. 영화평론가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단일화의 추억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단일화의 추억

    우리 정치에서 후보 단일화의 유혹은 쉽게 떨치기가 어렵다. 대선 구도를 일거에 뒤집는 마력이 있다고 믿는 걸까. 일각에서는 무조건 대선 승리를 위한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한다.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이런 징후가 더 심하다. 원내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가 결정되기 전부터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는 더 큰 어젠다였다. 까닭에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준플레이오프 정도로 여겨졌다. 경선의 낮은 투표율도 이런 측면이 감안된 것일 게다. 후보 단일화는 코끝을 찡하게 하는 노스탤지어일까, 아니면 때 되면 되풀이되는 타령일까. 단일화 문제가 주요 이슈로 처음 등장한 때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영삼(YS)·김대중(DJ) 두 후보는 단일화를 바라는 민주진영의 여망을 외면하고 각자 출마, 노태우 정권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이때가 단일화 논의의 시발점이다. 92년 YS의 대선 승리는 3당 합당 때문이다.3당 합당 역시 보수세력의 통합을 거친 후보 단일화이다.97년 DJ의 국민의 정부 탄생은 김종필(JP) 자민련 총재와의 DJP공조에 기인한다. 수평적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건 선거 연합 성격의 단일화였다.2002년의 후보 단일화는 이전보다 드라마틱하다. 여론조사로 단일후보를 결정해서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이회창 대세론을 일거에 뒤엎고 보수세력의 정권탈환 의지를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5년 후 단일화는 여지없이 대선 정국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한데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정권 쟁취에만 지향점을 두는 기계적 단일화에 그치는 느낌이다. 단일화 세력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 당위성이나 역사성, 가치와 비전은 제쳐두고 오로지 반(反)한나라당과 ‘이명박 집권 저지’가 목표다. 이념과 가치의 공유 없는 단일화는 국민들에게 감흥을 주기 힘들다. 정당정치를 크게 왜곡하는 길이기도 하다. 또 그런 단일화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되지 않는다.DJP 공동정권 붕괴나 대선 전야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파기가 좋은 예다. 그럼에도 단일화에 목숨을 건다. 대선 이후 단일화 유지 여부는 뒷전이다. 이쯤 되면 단일화가 5년 주기로 나타나는 고질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은 5년마다 단일화 홍역을 치르는 셈이다. 이번에는 단일화 대상이 많아졌고 단일화를 포장하는 수사(修辭)가 현란해졌다.‘문국현 신당’의 영향 탓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가치 연대를 내세우며 단일화에 자락을 깔고 있다. 정동영·이인제·문국현 후보 저마다 지지율 제고에 혈안이지만, 올해 단일화 환경은 2002년과는 다른 점이 많다. 첫째, 단일화 효과가 보장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당시 노무현과 정몽준의 지지율을 합치면 1위인 이회창을 앞질렀고,‘이회창 집권 저지’가 목표였지만 세대교체와 변화·개혁을 내세운 명분도 국민들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 사람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명박의 절반가량밖에 안 된다. 내세울 명분도 마뜩하지 않다. 반복되는 단일화 논의에 국민들도 감흥을 덜 받는 것 같다. 총선이 곧바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단일화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다. 둘째, 지금은 전·현직 대통령의 개입을 비롯한 복잡한 양상으로 단일화 협상이 전개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그때와 다르다. 단일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단일화의 성공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단순한 선거 연합이 아니라 핵심 가치 중심의 정책 연합이 되어야 한다. jthan@seoul.co.kr
  • 中언론, 태왕사신기 의도적 무시하기?

    中언론, 태왕사신기 의도적 무시하기?

    최근 중국 언론이 드라마 ‘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극본 송지나)에 대한 의도적인 등돌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각단’의 죽음과 본격적인 삼각관계의 스토리로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태왕사신기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드라마 이슈 중 하나이다. 그러나 방영 전과 방영 초기 ’역사왜곡’을 들어 불쾌한 반응을 쏟아냈던 중국 언론들은 높은 인기에도 불구 최근에는 이에 대한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인기 검색사이트 ‘baidu.com’, 연예전문사이트 ‘tom.com’등 주요 중국사이트에는 배용준의 개인신상에 관한 기사 몇 건을 제외한 태왕사신기에 관련된 최근기사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유명사이트 ‘tom.com’과 ‘소후닷컴’에서는 ‘가장 기대되는 한국 드라마’ 와 ‘10월 셋째 주 최고 한국드라마’의 인터넷투표가 진행중인데 이 후보 목록에 태왕사신기는 모두 빠져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로비스트’ 와 ‘얼렁뚱땅 흥신소’도 후보 목록에 포함되어 있으나 태왕사신기는 빠져있어 의도적인 무시하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 지난달 중국 유력일간지 ‘동팡자오바오’(東方朝報)는 “왜곡된 역사를 그린 태왕사신기가 중국국가방송국(中国国家广电总局)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으며 대륙(중국)내에서 방영이 금지될 예정”이라고 보도해 이같은 추측의 신빙성을 더한다. 한편 지난 18일 방송된 태왕사신기 11회는 28.3%(TNS미디어 코리아 조사)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유류세 이제는 내려야 한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올해 안에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어제 장중 사상 처음으로 88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 에너지정책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새로운 고유가 대비전략을 수립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소비 효율성 제고 노력을 배가하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단기적으로는 기름값의 58%나 되는 유류세를 인하해 고유가로 인한 기업들과 자영업자, 서민들에게 닥칠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 휘발유는 이제 생필품이나 다름없다. 기름값 상승에 따른 서민 가계의 부담증가와 유류제품을 필두로 한 물가 상승은 경제 전반에 걸쳐 비용을 증가시키고 소비를 위축시킨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생필품에 세금폭탄을 물리는 것은 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지름길이다. 우리는 여러차례 정부에 유류세 인하를 권유했지만 소 귀에 경 읽기였다.“세금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힘들다.”“유류세를 낮춰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는 나라는 없다.”며 국민의 고통을 외면했다. 그러면서 고유가로 인해 참여정부가 지난 5년간 거둬들인 기름 관련 세금은 104조원에 이른다. 유류세 인하 시기를 늦출수록 국가경제에 미치는 충격만 더 커질 뿐이다. 기업과 소비자들의 고통을 국제유가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유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정확히 말하면 외환위기 이후 왜곡된 유류세 구조를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정유 업계도 홍보·판촉에만 열 올리지 말고 휘발유 가격 거품빼기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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