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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친박 복당 ‘3인3색’

    한나라당 지도부가 친박연대 및 친박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문제를 놓고 3인 3색의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권영세 신임 사무총장은 16일 하루 동안 각각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발언을 내놨다. 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은 153석으로 우리보고 정치를 하라고 명령한 것”이라며 “민심을 왜곡하면 안 된다.”고 복당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내가 대표를 하는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7월 전당대회 이전에 복당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 반해 권 총장은 이날 취임 첫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잘 가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친박연대를 범여권으로 분류하면서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권 총장은 “한나라당에 153석 과반수 안정 의석을 만들어 주되 독주하지 말라는 숫자의 의석을 만들어 준 것도 민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복당을 내걸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들도 민의라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복당에 대해) 당장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도 “정치가 여러 상황에서 변화되면 그 변화에 따라 정책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얘기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상황이 바뀌면 영입할 수 있다는 얘기냐.”는 질문에는 “정치는 예단해서 얘기할 수는 없고 변화의 정도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여 당외 친박진영의 추후 복당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역사적으로 살펴본 일본 우경화 실체

    역사 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북한 선제 공격론….1990년대부터 급부상한 일본사회 우경화의 단면들이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펴낸 ‘일본 우익의 어제와 오늘’(허동현 등 지음)은 일본 우익의 역사적 뿌리와 실체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책은 ‘우익의 출현과 시대적 흐름’ ‘우익의 주요 인물·단체·사상’ ‘우익과 보수정치의 상호작용’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91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 정치세력으로서의 ‘우익’이란 용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익이란 용어가 정착된 것은 1930년대 들어서다. 일본의 역사시계를 군국주의 시절로 되돌리려는 우익. 그것은 보수정치 세력, 무엇보다 천황제와 밀접히 연계돼 있다. 패전 이전 일본의 군국주의가 여성용 브래지어라면, 일본의 우익은 그 속에 든 찌그려뜨려도 원형으로 돌아가는 형상기억합금, 천황은 호크라는 말이 있다. 침략의 과거사를 성찰하지 않고 영광의 기억에 머물려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은 그만큼 집요하다는 얘기다. 숙명여대 박진우 교수는 “아키히토 이후 일본의 평화주의·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천황상과 황실상이 정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익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여전히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천황제가 민주주의와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여전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현재 일본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우익활동 관여자는 약 12만명, 우익단체는 1700개에 이른다. 그러나 호남대 일본어학과 김태기 교수는 “일본 국민의 우경화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한다. 일본 국민의 우경화는 폐쇄적인 일본 민족주의의 지향이라기보다는 경기 불안, 사회적 정체성의 혼란, 주변 국가와의 관계에 대한 반감 등 현실도피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일본 우익에 의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도 비중있게 다룬다. 경희대 허동현 교수는 일본 역사 왜곡을 비판하며 우리도 국사교과서를 반성적·비판적 입장에서 성찰할 것을 주문한다.“타자와의 공존을 지향한다면 저항적 민족주의에서 기인하는 배타성과 우월의식 같은 우리 안의 ‘특수’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우익의 전체상을 역사적으로 살핀 이 책은 각주를 달지 않는 등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쓰여졌다는 데 미덕이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케이블 채널 M.net에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이하 순결19)가 다양한 호평과 비평을 받아가며 100회를 훌쩍 뛰어넘는 방송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류 문화의 대표주자’를 표방하는 ‘순결 19’는 M.net는 물론 한국 케이블 방송계에서도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DJ.DOC 정재용 외에도 개장호, 개철민, 은석작가, 털피디 등 제작진까지 스타덤에 오르는 반향을 얻고 있다. 서울신문 NTN에서는 ‘순결 19’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 논현동 CJ미디어 사옥을 찾아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날 인터뷰에는 송상엽 PD, 권기수AD, 김현서AD, 김장호AD, 김종민 작가, 정은정 작가, 추정흔 작가가 참석해 상호 비방을 벌이는 등 뜨거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어느덧 100회를 훌쩍 넘었다 송상엽 PD: 예전 다른 방송국에서 비슷한 일을 한적 있는데 당시 한 인기 여자그룹을 조금 심하게 묘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획사 사장이 우리 팀을 수배령까지 내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항의는 가끔 들어오지만 다들 재미 있게 봐주고 있다고 한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 같다.(웃음) ‘순결19’때문에 MKMF(엠넷 케이엠 뮤직 페스티벌)에 출연 섭외가 힘들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인가? 송상엽 PD: 사실이다.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톱스타 A양 등 몇몇 연예인들이 ’순결 19’에 거론 되면서 출연 거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슈퍼주니어와는 무척 친한 사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들도 평소에 우리 프로를 즐겨 본다고 하니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 미안한 연예인이 있다면?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데 왜 미안하지 않겠나? 사실 ‘순결 19’출연 비중이 높을수록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다. 왜곡된 사랑으로 빅뱅 출연 비중이 높은 편인데 빅뱅이 직접 따지러 와 주면 좋겠다.(웃음) 송상엽 PD: (김)장호AD의 경우 아이비 팬이다. 실제로 아이비가 한창 활동 할 때 편집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더라. 김장호 AD: 아이비 무대를 재현하기 위한 안무 연습 때문이었다. (웃음) 지금까지 방송을 만들며 가장 힘든점이 있다면? 송상엽 PD: 소재고갈이다. 재탕을 할 때 마음이 아프다.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소재고갈이다. 소스만 나오면 대본이야 워낙 잘 쓰니…(웃음) 김장호 AD: 편집이다. 사실 출연 같은 건 부담되지 않는다. 아! (정)재용이 형이 늦게 오거나 늦어지는 것도 고충이다. (이날도 역시 정재용은 당초 약속시간인 밤 10시를 훌쩍 넘은 11시에 도착했다) 송상엽 PD: 초심을 잃은 거다. (김)장호나 (김)철민이나 억지로 연기를 하는 그 자체가 웃겼던 건데 이제는 연기를 즐기는 단계에 도달했다. 전업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장호 AD: (불편한 표정으로)의상이 없으면 싫을 때도 있다. 나는 2년 동안 빨지도 않은 옷을 돌려 입게 하고 있다. 송상엽 PD: 암암리에 개철민, 개장호의 이름으로 행사도 뛰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분이 있다면? 송상엽 PD: 100회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편이다. 인터뷰 식의 진지한 프로그램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는데 색다르고 좋았다. 지금 인터뷰처럼 진지했다. 정은정 작가: 푸켓에서 촬영한 해외특집 편이다. 뒷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문어공주 역할은 내가 아니라 김장호 AD였다. 그런데 (김)장호가 호텔에서 술 먹고 아침 촬영에 나타나지 않아서 나로 대체됐다. 송상엽 PD: 다른 방송국이었다면 바로 징계를 받거나… 김장호 AD: 술이 죄다. 그 놈의 데킬라가 너무 좋아서… ‘순결19’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송상엽 PD: 보통 대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은 (정)재용이 형이다. 재용이 형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 녹화 시간이 결정된다. 뒷얘기지만 행사가 많은 연말이나 대학축제가 많은 시기에는 촬영이 힘들다. 요즘 같을 때야 수월한 편이다. 이렇게 촬영 하는 날은 즐거운 날이다. 일주일에 한번 와서 놀다가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재용이 형이야 힘들지 모르지만…… (김장호 AD에게)방송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닌데, 주변 반응은? 김장호 AD: 친구들이 창피하니깐 떨어져서 걸으라고 한다. 가끔 친구들과 술집을 갔을 때 ‘순결19’재방송을 할 경우가 있는데 손님들이 나를 알아보고 “이 XX 개장호다!”라고 한 적도 있다. 송상엽 PD: (김)철민이나 (김)장호나 부모님들 초청해서 대접을 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다. 꼭 모셔서 사죄를 하고 싶다. 앞으로 출연 해줬으면 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송상엽 PD: 장동건과 서태지다. 그들이 출연해 준다면 최고의 꽁트로 대한민국을 예능계를 뒤흔들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서태지의 경우 CF를 패러디 해 뽀글이 파마 가발과 함께 멜로디언 연주를 한다는 구상까지 잡아놨다. ‘순결 19’가 종영되면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 송상엽 PD: 아프리카 초원에 가서 다큐멘터리를 찍던가 정말 순결한…사죄하는 마음으로 보는 사람도 뿌듯하고 모든 사람이 좋아할 방송을 하고 싶다. 김현서 AD: 많은 연예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프로? 일부 신인들의 경우 우리프로에 출연 시켜달라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방식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좋다. 끝으로 ‘순결19’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송상엽 PD: 정말 순결하고 고결한 프로그램이다. 역설적인가? 최홍만과 밥샵이 언약식을 하는 그런 느낌이다. (웃음) 김종민 작가: 전에 잡지에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는데 ‘순결 19’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말한대로 “하고 싶은대로 해서 성공한 프로”다. 한창 제작에 열중할 때 정말 즐거웠다.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는 없었다. 김장호 AD: 연예인 극성팬을 위한 프로? 자기들이 보고 화내고 좋아하는 그런 프로인 것 같다. 서울신문 NTN 김경민 기자 / 사진= 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뉴타운 空約 총선 끝났다고 면책 안돼

    서울지역 총선 후보들이 남발한 뉴타운 공약이 끝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제 “집값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뉴타운 추가 지정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결국 있지도 않은 개발 계획을 유권자에게 약속한 셈이다. 더욱 역겨운 것은 선거 후의 행태다. 한나라당의 해당 후보들은 사과 한마디 없다. 통합민주당은 “뉴타운 사기극”이라며 오 시장과 여당 당선자 3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로 번졌다. 집권세력임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헛공약을 한 여당후보나, 일부 동조했으면서 패배한 뒤 법적 해결책을 찾는 야당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실 뉴타운은 서울지역의 가장 큰 총선 이슈였다.48개 선거구 가운데 여야 가릴 것 없이 29곳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총선 후에 도봉을 선거구에서 낙선한 민주당 유인태 후보만 공약(空約)에 대한 잘못을 뉘우칠 뿐,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지정 권한도 없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속여 놓고 당선만 되면 끝이라는 것인가. 우리는 뉴타운 공약으로 당선한 국회의원들을 임기 내내 똑똑히 지켜볼 작정이다. 당선만 하면 약속을 내팽겨치는 행태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그래야 선거에 이기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못된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 또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 미리 분명하게 선을 긋지 않은 것은 표심을 왜곡하고 헛공약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서다.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시 ‘낙화(落花)’의 첫 대목이다. 이어지는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보건대 이 시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세상에는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보편적 에피그램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총선을 보면서 과연 옳은 소리라고 생각을 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기는 고사하고 갔던 사람이 다시 와서 이곳저곳 물을 흐려놓은 것이 이번 총선이었다는 자조적 관전평이 설득력을 갖는다. 흔히 역사를 되돌리려는 무모한 시도를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비유한다. 사마귀가 앞발을 들어 달리는 수레를 멈추게 하려 했다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로, 그 무모하고 허망함이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일 터이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이 ‘당랑거철’은 주효했다. 듣기만 해도 이에서 신물이 나는 사람들이 나와서 지역감정과 온정주의에 호소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던 지역주의를 되살아나게 함으로써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끌어 내렸다. 총선 초기 국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공천혁명도 이들로 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정치 자체가 희화화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준 사람도 적지 않았으니,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다했다면서 스스로 입후보를 사양한 전·현직 국회의장이 그들이요, 전 총리가 그러하며, 정권교체로서 자기 임무가 끝났다고 정계에서 물러간 보수정객이 또한 그들 중 하나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 내려가 유유자적 슬리퍼 바람으로 산책을 하는 전직 대통령도 보기 좋다. 이들은 우리 정치에 실망해서 정치 허무주의로 전락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한가닥 빛으로 밝혀준다. 물론 그만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맹자(孟子)’에도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지만-‘盡心 上(진심 상)’-아마도 이번 입후보자 대부분이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골고루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혹은 보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일이 있고 그만두어서는 안 되겠기에 나섰을 것이다. 어차피 경쟁이니까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고 그 당락의 결정은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당연히 그 결정이 존중되어야겠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조금은 씁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화의 가치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단군 이래 가장 자유롭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민주주의는 그 완성도에 있어 채워야 할 구석이 아직 많다. 그리고 이만큼의 민주주의도 피와 땀의 대가로 쟁취한 것이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사람들이 여럿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경력이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되는 왜곡된 풍속도도 가끔 목도되었다. 이제 거대담론의 시대는 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일상에 매몰되어 가치중심을 잃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고 빛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지 않아야 할 사람을 국민이 적극적으로 뽑어주고 지켜주는 미덕이 필요하고도 중요하다. 시인 신경림
  •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진]‘기대반 우려반’ 반응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이 발표되자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하남의 고등학교 학부모 이현주(47·여)씨는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틀에 박힌 학습 방법으로 지도하고 있어 평소 불만이 많았다.”면서 “잘 가르치는 학원 강사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교육 여건이 부실한 지방권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0교시 보충수업 등으로 아이들의 학습시간이 늘어나고 부지런해질 수 있다면 이 또한 환영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태백의 초등학교 학부모 이계월(39·여)씨도 “2년 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질 높은 학원교육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에는 학원의 이동거리가 길어 걱정이 많은데 자율화 방안을 통해 교육 기회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2와 초등학교 5학년 두 아이를 둔 정모(42·여)씨는 “비싼 학원비 탓에 아이에게 학원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가슴이 아팠는데 학교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아이를 맡아 공부를 시켜 준다면 학원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초등학교에서 방과후에 학원 강사를 초빙해 영어·수학 교육을 시켜 준다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전유미(16)양은 “학교에서 선별한 학원 강사가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겠냐.”면서 “특히 학원 강사들은 교육자료가 풍부해 학생들의 학습욕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무한경쟁’의 부작용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학교 교사 김모(48)씨는 “방과 후 외부 학원의 강사가 수업을 하게 되면 제도권 교육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학원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자율화 방안을 적용하면 ‘학교의 사설화’를 부추길 뿐”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교사는 “학원의 모의고사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되게 되면 학생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 과열로 사교육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박모(28)씨는 “자율화 방안대로 우열반이 부활하게 되면 성적에 따라 학생들이 나눠져 ‘인성’이라는 교육의 참 목적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지 않으면 누가 잡아 이를 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교사 박철순(42)씨는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우열반까지 편성하는 것은 지나친 경쟁구도”라면서 “현직 교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고등학생 학부모 이강복(51·여)씨는 “우열반이 생겨나면 학부모 입장에서 당연히 좋은 반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입시경쟁’도 부족해 ‘반배정 경쟁’까지 치러야 한다면 결국 학원에 더 매달리게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학생 학부모 박성금(35·여)씨는 “학원의 학교내 모의고사가 부활되면 당연히 학교별 등급이 생겨날 테고 결국 평준화가 깨지는 결과나 나올 것”이라면서 “여기에 우열반까지 시행되면 많은 아이들이 열등감으로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이번 방안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학생들은 0교시 수업 부활과 심야 보충수업 허용 등으로 학업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고 말한다. 고등학생 장지혜(16)양은 “0교시 수업과 심야 보충수업은 너무 큰 부담”이라면서 “0교시 수업과 심야 보충수업을 한다고 해서 학원을 끊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중학생 송민석(13)군은 “학생들은 이런 정책으로 더욱 힘들어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부담은 더 커지고 공부 하나만으로 우리를 평가하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채슬기(16)양은 “지금도 영어나 수학 같은 일부 과목에서 수준별 학습이 시행되고 있는데 어수선할 뿐 효과가 별로 없다.”면서 “전과목을 대상으로 우열반을 시행하면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원 김정은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공기업 개혁 청사진 속히 제시하라

    총선이 끝나자마자 공기업 인사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주요 공기업 사장 등 임원들이 앞다퉈 사의를 표명하고, 각 부처에서는 면직처리하는 등 ‘물갈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10년만의 정권 교체’를 이유로 자발적인 사퇴를 종용하다 총선을 의식해 잠시 중단했던 인적청산이 여당의 과반 의석 획득에 힘입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부문도 새 정부와 국정철학을 같이하는 인물에게 경영을 맡기겠다는 뜻인 것 같다. 우리는 방만한 경영과 각종 비리 및 비효율의 대명사처럼 낙인된 공공부문에 대해 인적 쇄신과 더불어 민영화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새 정부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지난 정부에서 전문성도 없는 인사들이 ‘코드’와 연줄을 배경으로 주요 공기업의 사장과 감사자리에 ‘낙하’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개혁은 선후가 바뀌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공기업 개혁의 전체 청사진은 마련하지 않은 채 감사원의 감사와 경영평가 등 압박수단을 동원해 인적 청산부터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의 또 다른 답습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정부는 민간과의 경쟁이 가능한 부문은 민영화하되 공공성이 높은 공기업은 ‘정부지주회사’ 형태로 묶어 경영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민영화 계획은 오는 6월말, 정부지주회사 방안은 내년 상반기에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정권 초기에 단행해야 하지만 ‘인적청산 후 개혁’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공기업 경영진을 새 정부의 인사들로 교체하게 되면 이들이 정권에 연줄을 대어 자리보전에 나설 것은 너무도 뻔하다. 공기업 개혁이 왜곡되거나 지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기업 개혁이 성공하려면 개혁 청사진부터 먼저 제시해야 한다.
  • 姜·朴 ‘친박 복당’ 정면충돌

    4·9총선 이후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입당을 놓고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강 대표는 1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뒤 중앙당사에 돌아와 “탈당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지금으로선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친박연대의 ‘당 대 당’ 통합 요구에 대해서도 “그것은 정계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치는 민심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무소속 영입 여부에 대해 “당장 순수 무소속 4∼5명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쉽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공작정치’ ‘강압정치’라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언급은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친 직후 밝힌 것이어서, 여권 지도부가 외부 영입을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인지 주목된다. 강 대표는 또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추진과 관련,“대통령이 외국순방을 다녀오면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실 것”이라며 “서로 정치적 파트너, 국정의 동반자라고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만나는 자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날 대구달성 선거사무실에서 친박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연히 (친박연대·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을) 당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만약에 받지 않겠다고 하면 그것은 공천을 잘못했다는 것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총선을 통해서 나타난 민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당내의 선별적인 복당 허용 주장에 대해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사설] 정상회담 앞두고 도진 日의 독도 도발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독도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란 게시물을 올려놓고는 우리 측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두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새 게시물은 기존 내용을 보다 강화해 지난 2월 올렸다.‘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포인트’라는 14쪽짜리 팸플릿을 추가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세가지로 제작해 인쇄까지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게시물을 강화한 2월은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한·일 신시대를 열자고 했던 때이다. 말로는 한·일관계를 복원하자면서 행동으로는 독도 도발의 강도를 높인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더욱이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일과 정상회담을 이달 하순 계획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누누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돼온 과거사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은 일본의 역사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참배 등과 관련해 문제를 덮자는 것이 아니라 일본 측의 성의와 진정성을 에둘러 촉구한 뜻으로 우리는 받아들인다. 일본이 진정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있는 것을 없다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 일본이 어떤 해괴한 논리를 펴든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몇년간 악화된 양국 관계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일본도 달라졌다는 징표를 보여야 한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 때 이번 일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길 당부한다.
  • [사설] 한국 민주주의 위기 드러낸 18대 총선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18대 총선 투표율이 46%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 최저투표율을 기록했던 16대의 57.2%보다 11.2%포인트 낮은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담화문과 함께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지만 허사였다. 어느 것도 표심에서 멀어진 유권자의 발길을 돌려놓지 못했다. 이는 선관위의 잘못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은 투표율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먼저 민의가 왜곡될 공산이 크다. 동수이면 연장자, 한 표라도 더 얻으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그런 다음 민의의 대변자로 대의(代議)정치에 뛰어들게 된다. 전체 유권자의 10∼20%만 얻고도 당선된 이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는가. 이를 볼 때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에게도 일단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침묵이 능사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참여 없는 자유민주주의는 모래탑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총선의 최대 패배자는 한국의 민주주의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정치권은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유권자는 무관심과 외면 속에서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총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같은 어리석음을 답습하지 말자.
  •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이번엔 일자리 비상이다. 정부가 지난 2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내린 진단이다. 새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물가 불안보다 고용 불안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급격한 일자리 감소가 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 불안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1월까지 28만∼30만명 수준을 유지했던 신규 취업자는 12월 26만 8000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1월에는 23만 5000명,2월에는 21만명으로 급락했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3월의 고용동향에서는 신규 취업자가 2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울한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당시 공약한 연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서 수정제시한 연 35만개에도 60%를 밑도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용변동 내용이다. 연간 4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던 서비스부문에서 10만개 이상 줄었다. 지난 2월 임시·일용직 10만 8000명, 비임금근로자 8만 7000명이 줄어든 데서 확인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채권)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경기 변동성이 큰 변두리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특히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고용 유연성의 이점이 사라진 비정규직의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탓할 바가 못된다. 그렇다고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일자리 붕괴의 재앙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는 총선이 끝나면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주택을 비롯한 건설 수요를 부추기는 식의 내수진작 방안을 궁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한층 드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양책은 자칫하면 시장의 흐름을 왜곡시켜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차라리 오는 7월로 예정된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에 대한 2단계 비정규직보호법 적용을 일정기간 유보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해 7월 공공부문과 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비정규직보호법을 적용한 결과,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커녕 도리어 일자리에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저임금제 시행 확대가 아파트 경비원 등의 일자리 소멸로 귀결됐듯이 선한 의도로 출발한 제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만 낳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된 것이다.‘보호’보다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옥죄는 ‘규제’로 작동한 탓이다. 아직도 끝모를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가 이를 방증한다. 현행 비정규직보호법은 노사 모두가 불만이다. 양측의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는 중소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밀어붙이기보다는 1단계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아웃소싱 비율, 비정규직 일자리 감소와의 인과관계 등을 먼저 세심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영세사업장에 몰려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소사업장의 아웃 소싱이나 일자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비정규직보호법의 영향이라고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중국동포들에 대한 방문비자 취업허용 이후 최소한 5만명 이상이 국내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취업 통계에서 누락된 것은 문제다.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시기 조절과 더불어 취업 통계도 현실에 맞게 조사 샘플링 대상을 수정할 것을 권고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르코지 中 압박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티베트에서 또 다시 중국 공안의 발포로 유혈사태가 발생한 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압박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어조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중국이 먼저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마 야드 인권담당 국무장관이 5일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요구사항에는 수감돼 있는 정치범의 석방, 티베트에 대한 폭력행위의 중지 등도 포함됐다. 이는 지금까지 티베트 사태와 관련한 세계 정상들의 입장 가운데 가장 강경한 것이다. 반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같은 날 런던에서 열린 국제진보정상회의에서 “달라이 라마 자신이 올림픽 보이콧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 주최국으로서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에서 일어나는 어떤 폭력도 규탄받아야 하며, 모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한다.”며 “중국과 티베트가 갈등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라고 강조했다.●달라이 라마 “무력감 느끼지만 비폭력 고수해야” 이에 앞서 중국 쓰촨(四川)성 가르제(甘孜) 티베트 자치주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시위에서 중국 무장경찰이 시위 진압과정에서 발포,8명이 사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티베트 망명정부가 6일 밝혔다. 이날 망명정부 측은 이들의 신원을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여성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폭동이 발생, 공안이 시위진압 과정에서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공안들이 극도로 자제하면서 법규를 준수할 것을 시위대에 당부했으나 관리와 주민들이 큰 부상을 당하자 경찰은 경고탄을 발사하고 폭동을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망명정부측은 무장경찰이 현지의 불교 사원에 진입, 달라이 라마의 초상화를 몰수한 뒤 2명의 승려를 체포하자 승려·주민들이 항의의 표시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시위로 인해 희생자가 속출하는 데 대해 “무력감을 느낀다.”면서도 비폭력주의를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현 상황이 계속되면 중국 정부의 억압도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中 `서방언론 공세´ 네티즌 서명 운동 중국은 서방 언론들이 왜곡보도하고 있다며 네티즌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서방언론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서 3일부터 왜곡 보도에 항의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져 114만여명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라싸에서 폭행·약탈·방화가 자행된 폭력 범죄가 일어났음에도 CNN,BBC 등 서방 언론은 사실과 다른 왜곡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여러분의 서명이 필요하다.”며 네티즌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 군인의 승려 위장’ 논쟁과 관련, 문제가 됐던 사진은 2001년 영화 촬영을 위해 시짱(西藏) 무경부대에 승복을 나눠주던 사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베이징 올림픽 성화는 6일 영국 런던에 도착했지만 반중국 시위자들이 성화봉송 대열에 끼어들어 경찰과 한바탕 몸싸움을 겪었다. 성화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런던 서부로 넘어갈 즈음 시위자 1명이 성화봉을 빼앗으려고 달려들고 이어 한 시위자는 소화기로 성화를 끄려고 덤벼들었지만 실패했다. AP통신은 런던 경찰이 성화 봉송 시작 후 2시간 만에 3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성화가 지나는 거리 곳곳에서 반중국 시위자들이 티베트 국기를 흔들면서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jj@seoul.co.kr
  • [총선 D-5] 여야 지도부 표심잡기 총출동

    4·9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3일 각당 지도부는 사력을 다해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부터 부재자투표가 시작된 만큼 이들의 지지 호소는 더욱 절박했다. 한나라당은 수원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수도권 공략에 가속도를 붙였다. 강재섭 대표는 제주를 찾아 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하고 광주로 이동,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과반 의석 확보의 분수령인 수도권에는 지도부의 힘을 응집하면서 동시에 강 대표를 호남으로 ‘급파’해 통합민주당의 텃밭에서 두자릿수 득표를 노렸다. ●한나라, 수도권·호남 양동작전 안상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견제 세력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는데 국정 파탄의 책임부터 져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를 향해서는 “정당의 기본이념부터 무시한 이상한 정치집단이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고 표심을 잠식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도부가 수도권 유세를 맡자 수도권 선대위원장인 맹형규 의원은 충북으로 영역을 넓혀 청주와 영동 지역에서 지원유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강금실 선대위원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미경 전 최고위원 등 지도급 인사들이 선거운동을 잠시 접고 오전부터 당사로 달려 왔다. 이들은 ‘불안한 일당독주 통합민주당이 막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채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론’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속임수로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북한을 자극하고 신북풍을 조성해 민의를 왜곡하려고 한다면 국민이름으로 단호히 규탄할 것”이라면서 “소중한 한 표로 건강한 야당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우리가 국회 소집권을 가질 수 있는 국회의원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회는 무력화된다.”면서 개헌 저지선 확보를 위한 100석을 강조했다. ●선진당 이회창 총재 충남 표몰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텃밭인 충남 집중 유세를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남 천안 야우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도병수(천안갑) 후보 지원유세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경제가 더 나빠지고 안보도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며 “정권만 바뀌었지 지난 10년과 다를 게 없다.”고 현 정부와 한나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은 옷만 갈아 입고 분칠만 새로 했을 뿐 노무현 정권 시절 여당”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지 국회에 보내 달라고 말할 자격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는 오전 제주도 4·3평화공원에서 개최된 ‘기념식과 합동위령제’ 참석을 시작으로 제주도 집중 유세를 시작했다. 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초대받고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나길회 한상우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총선 D-5]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경제

    [총선 D-5]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경제

    ■금융산업 규제 완화 한나라 “국제경쟁력 강화” 민주 “기업 사금고화 우려” 기업의 은행소유 등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정책’ 완화에 대해 각 당은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계적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사금고화 우려와 세습수단 악용 등 부작용이 많은 만큼 현행 유지 입장을 보였다.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 기업 규제 완화 측면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공약한 한나라당은 “제2금융권에 대한 금산분리의 우선 완화와 금융감독기능 강화를 전제로 은행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금산분리 원칙은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은행 소유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보다 많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박연대도 “외국 투기자본과 비교해 국내 자본이 역차별받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의견을 냈다. 다만 금융감독기능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통합민주당은 “산업자본에 의한 은행 소유는 내부거래에 대한 견제 기능 축소와 산업과 금융의 동반부실 가능성 등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면서 “대기업의 은행 경영권 장악을 허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사금고화와 세습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는 만큼 금융감독 역량강화와 제도 보완이 이뤄질 때까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국내 은행의 70%가 외국계 자본 소유인 현실에서 적대적 M&A 등 외국계 투기자본으로부터 금융권을 지켜 내기 힘들다.”면서 “제조업만으로는 1인당 소득 3만∼4만달러 선진국에 오를 수 없고 금융산업의 대형화, 글로벌화를 가로막는 규제는 완화, 폐지해 금융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산업자본이 주요 은행을 지배하는 사례가 없다.”면서 “선진국에서는 (금산분리가)경영권 세습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에 동원될 우려가 있어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창조한국당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민간 매각안을 철회하고 오히려 공기업 은행자산 비중을 높여 중산층 서민의 낮은 이자 대출 등 은행활용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수 평택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나라당은 기업 규제를 풀자는 대원칙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고, 다른 당들은 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환경은 이해하지만 금산분리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면서 “한나라당은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 상생 협력을 이끈다는 입장이며, 열린우리당 등은 금산분리 완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주종관계를 심화시키는 만큼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 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수도권 규제 완화 대체로 표 의식 ‘조건부 당론’ 민노당만 반대 입장 뚜렷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규제완화’를 주창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토지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나라·창조한국·친박연대 ‘조건부 찬성´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한나라당·창조한국당·친박연대는 ‘조건부 찬성’, 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은 ‘조건부 반대’, 민주노동당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민노당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당론이 명쾌하게 수렴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워낙 입장차가 커 각 정당에서 표를 의식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한나라당은 “좋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에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대신 지방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출확대 정책으로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단서를 내걸었다. 창조한국당은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지 않도록 하되, 성장관리권역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는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박연대는 “국토균형발전의 기조는 유지하되, 내·외국인의 역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균형발전 비전제시 미흡” 반면 통합민주당은 “수도권 규제는 중앙정부·수도권과 지방간의 합의에 의한 수도권·지방 상생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조건부 반대의사를 밝히면서도 “수도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산업, 동북아 허브구축을 위한 금융 및 물류산업 등을 위한 규제완화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자유선진당은 “지방경제 공동화와 수도권·지방간 갈등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적인 수도권 규제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건부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은 “수도권은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100대 기업 본사의 92%, 벤처기업 77%, 중앙행정기관 84%, 주요대학 65%가 집중되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한다면 각종 개발사업이 쏟아져 인구집중과 환경오염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문석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간 합의 등 고민의 흔적이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하면서 “집중화를 통한 효율보다 균형발전이 의미있게 논의되는 현실에서 각 정당이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없이 정리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부동산 보유세 인하 각 당 보수적·소극적 태도 한나라는 입장 표명 유보 경제분야 총선 공약 가운데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인하 문제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참여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며 보유세를 강화, 일부 납세자를 중심으로 ‘세금폭탄’ 논쟁이 제기된 사항이다. 당별로 일부 시각차가 있긴 있으나 부동산 공약은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측면이 강하다. 다른 분야 공약들에 비해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보유세만 놓고 볼 때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 친박연대는 완화 또는 과세 대상 축소 입장을 밝혔다. 대선 때 완화 입장을 밝혔던 한나라당은 총선에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투기 방지 위해 필요 vs 1가구1주택자 완화 부동산 보유세 인하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부동산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주택가격의 변화율을 감안해 종합부동산세율, 기준시가, 재산세율의 적정한 조정방안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보유세 인상은 왜곡된 세금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 중 하나이며, 오히려 투기로 인한 소득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1가구1주택 법제화를 공약하는 등 다른 당들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종부세 면세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1가구1주택 장기거주자, 노령자에 대해 종부세를 감면해 주는 등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찬성의견을 냈다. 창조한국당도 “부동산 보유세의 과표 적용을 고가 보유자와 저가 보유자로 나눠 적용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했다. 친박연대도 투기적 요인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단서아래 조건부 찬성했다. ●보수적이고 구체성없는 공약 많아 한나라당은 대선 과정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부동산 정책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총선에서는 “종부세의 근간을 유지하되 과세 대상을 축소하고 장기보유 1가구1주택에 대한 부담완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재산보유세 증가에 맞춰 등록세와 취득세의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으나 찬반 입장은 유보했다. 노태욱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관련 공약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재정부담이 많기 때문에 구체성이 더 요구되지만 각 당들의 공약은 당의 성향에 맞춰 각색된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각 당들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측면에서 소극적인 공약을 내세워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는 큰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당진 이번엔 전출 소동

    ‘1일 500명의 주민 전출에 이어 2일에도 1100명 이상 전출’ 충남 당진군 당진읍에서 전출해 빠져나가는 주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군청이 시 승격을 위해 지난해 9∼12월 4개월 사이 1만 2000명의 주민을 당진읍에 위장전입시킨 것이 문제가 되자 전입자들이 처벌 등을 우려해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일 당진군내 각 면사무소에는 전입신고하러 온 주민들로 북적댔다. 정미면사무소 직원은 이날 “평소에는 하루 전입신고자가 1∼2명에 그쳤는데 오늘은 20명이 넘게 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군청이 무리하게 당진읍으로 주민을 전입시키면서 예고됐다. 시로 승격되려면 군 인구가 15만명을 넘어야 하지만 현재 13만 6000명에 불과하다. 아니면 2개 읍이 모두 2만명을 넘어야 하나 합덕읍이 1만명에서 계속 정체돼 있다. 군청은 결국 1개읍 인구를 5만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지난해 8월에 3만 8000명인 당진읍에 그해 말까지 주민을 집중 전입시켜 목표를 이뤘다. 군청은 공무원까지 동원, 외지인과 학생은 물론 인근 면주민까지 물불 안 가리고 당진읍으로 주소를 옮기게 했다. 읍내에 살고 있는 군 공무원 집에 많게는 수십명이 주소를 올렸다. 심지어 주거지가 아닌 문예회관(90여명), 새마을회관(100여명), 건강식품판매장(80명) 등에 주소를 옮기는 편법을 썼다. 시로 승격되면 조직과 정부 교부금 등이 불어난다. 당진군은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에 승격안을 제출했으며 올해 내 시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가 되자 행정안전부는 이날 충남도에 특별조사를 지시했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2006년 읍 승격을 노리고 위장전입을 주도했던 당진군 송악면 공무원 4명과 주민 48명을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었다. 주민등록법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4·9 총선 명부가 확정된 상태로 위장전입자들이 당진읍에서 투표를 할 수밖에 없어 포기자들이 늘어나 민의의 왜곡이 불가피하게 됐다.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티베트 시위 허위보도”… ‘안티CNN’개설

    “티베트 시위 허위보도”… ‘안티CNN’개설

    최근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와 관련 허위보도를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서방국가 국영 방송들이 급기야 안티사이트까지 생겨나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미국 CNN은 중국 네티즌과 세계 각지 화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CNN은 성명에서 “최근 ‘anti-CNN.com’이라는 사이트와 세계 각지 화교들이 CNN의 티베트 관련 보도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을 안다.”며 “최근 비난을 받고 있는 문제의 사진(중국 공안을 공격하는 티베트 인들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삭제한 사진)은 적절히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보도에서 티베트를 ‘국가’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CNN은 “우리는 티베트를 ‘중국시장(西藏)자치구’라고 표기하고 있다.”면서 “시위와 관련한 수 십 만 건의 보도 중 단 두 건의 보도에서만 ‘국가’라고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유명 일간지 환추스바오(环球時報)는 이에 대해 “CNN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성명을 내보냈지만 다른 서방 매체들은 아직 이러한 움직임이 없다.”면서 “CNN 또한 중국 인민들이 지적한 허위보도에 대해 일부만 인정할 뿐 대부분은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NN은 문제의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티베트 독립분자(藏獨)‘들이 이를 디딤돌 삼아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대학 미국연구소 스인홍(時殷弘) 소장은 “CNN은 매우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티베트는 중국 영토의 한 부분이다. 중국 인민들은 CNN이 티베트를 ‘국가’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CNN은 중국 인민과 국가·사회에 매우 큰 손해를 끼쳤다. 더욱 공식적이고 정중한 사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네티즌들에 의해 만들어진 ‘anti-CNN.com’에는 지금도 CNN의 티베트시위 관련 보도 중 지적을 받았던 기사와 동영상 등이 올려져 있다. 이중에는 중국 네티즌들이 티베트 시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거나 사실을 왜곡한 채 보도됐다고 주장하는 몇몇 기사들이 예시되어 있으며, CNN 뿐 아니라 독일, 영국 등 기타 국가의 보도 캡쳐도 볼 수 있다. ‘반(反) 티베트 독립세력’의 반발도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anti-CNN.com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동통신비 20% 인하 방안 이달부터 마련”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동통신비 20% 인하 방안 이달부터 마련”

    “언론 장악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방송통신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일 서울 세종로 방통위 건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먹이를 보면 먼저 동료를 부르는 사슴의 울음(녹명,鹿鳴)처럼 나도 녹명 같은 울림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동통신비 인하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5년내 적어도 이동통신비 20% 인하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다음주 조직정비가 완료되는 대로 이달부터라도 인하 방안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방송 겸영, 공영방송 민영화 등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부 조직정비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게 조직의 안정이다. 방송위에 속해 있던 분들의 ‘공무원화’ 과정이 생각보다 쉬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서서히 가닥이 잡혀지고 있다. 간부 진용 인선 작업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규정대로 10일 이내에 완료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지만, 다음주엔 반드시 정상화되리라 본다. ●“언론 장악의 시대는 종언 고했다” ▶취임사에서 규제완화 입장을 밝혔는데, 종합편성채널 허가 등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있나. -규제완화에 대한 방향성은 그대로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에 들어가진 못했다. 외부인과 만나는 자리도 이 자리가 처음이다. 조직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3년의 임기 동안 이것만은 꼭 실행하겠다고 정한 것이 있다면. -편파·왜곡·과잉 보도가 발을 붙일 수 없는 언론 풍토를 만들고 싶다. 외풍이 있다면 온몸으로 막아 그런 일들이 빚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언론자유가 개인·조직에 의해 좌우되는 언론장악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재임 동안 우리 언론환경이 제자리를 찾도록 해주고 떠나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 ●“신문방송 교차소유 의견 수렴 충분히” ▶이동통신요금을 5년 동안 20% 낮추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제시한 공약이다. 재임 기간 동안 적어도 20%는 인하하겠다는 말이며 그 약속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꾸준히 인하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다. 인하율의 적정선을 따져봐서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신문방송 교차소유와 공영방송 민영화 등에 대한 입장은. -오래되고 중요한 과제인 만큼 풀기가 무척 어렵다. 여기서 답을 드리는 것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위원회에서 깊이 있는 토의를 거쳐야 결론이 날 것이다. 또 국민들과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기관과 업무영역이 충돌할 수도 있는데.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 업무영역이 상충하는 부서가 적지 않다. 정부조직법 개정 과정에서 충분히 조율되지 못해 생긴 일이라 본다. 방통위의 고유 업무를 어느 선에서 자리매김할 것인지 법과 시행령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과정에서 확실히 하도록 하겠다. ▶사옥을 지배적통신사업자인 KT와 같이 쓰고 있는데 부적절한 것 아니냐. -형편이 되면 독립청사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건물을 공유한다고 해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예단은 어림없는 이야기다. 위원회가 그렇게 정신적으로 미숙하지는 않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위장전입으로 시 승격하겠다는 당진군

    충남 당진군이 시 승격을 위해 주민 1만여명의 위장전입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민등록법상 시장·군수·구청장은 불법을 감독·조사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런 행정권한을 악용해 기관장과 공무원들이 앞장서 불법을 부추긴 꼴이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구나 선거철을 맞아 위장전입자의 투표 포기 속출로 민의를 왜곡할 수도 있다. 결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이다. 위장전입 실태를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방 두칸짜리 집에 20가구가 거주하고, 원룸에 22명이 주소를 두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거주지가 아닌 건강식품 판매장, 새마을회관, 문예회관에도 수십명에서 수백명이 주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군청에서는 공무원들에게 전입운동을 독려하고 개인별 실적을 평가했다고 한다. 지역을 위한다는 구실로 위장전입에 거리낌없이 동조한 주민들의 빗나간 애향심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진군이 시로 승격하려면 당진읍의 인구가 5만명을 넘어야 한다. 그래서 위장전입을 통해 지난해 인구 3만 8000명에서 불과 몇달 사이에 5만명을 채웠다는 것이다. 인구 격감에 따른 지방자치단체들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이렇게 시로 승격해서 공무원 조직 늘리고 교부금 더 받는다고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겠나. 당진군은 즉각 위장전입을 원상복구하고 정당한 절차를 밟기 바란다. 중앙정부와 충남도도 실태 확인을 거쳐 계류 중인 당진군의 시 승격을 반려해야 한다.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법적·행정적 책임도 엄정히 물어야 할 것이다.
  • 조직융합 ‘실패에서 배운다’

    정부부처 통폐합을 계기로, 과거 유사 사례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분석·정리한 매뉴얼이 제작돼 눈길을 끈다. 31일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조직융합관리(PMI) 매뉴얼’에 따르면 1994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한 재정경제원,1997년 총무처와 내무부를 합친 행정자치부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과거 조직개편에서는 교차 인사와 사무실 재배치 등 물리적 통합에 중점을 둬 유기적 연계가 부족하고, 직원간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통합 등 장기적·체계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재경원은 조직 통합 이후 조직원을 맞바꾸는 대규모 ‘섞기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5년 경제정책국(옛 기획원)과 금융정책실(옛 재무부)이 금융시장 관련 정책자료를 공유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또 1997년에는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갈등과 이견이 반복돼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이어졌다. 행자부 역시 조직 통합을 위한 ‘섞기 인사’가 옛 총무처·내무부 출신간 ‘밥그릇 싸움’,‘나눠 먹기식 인사’ 등으로 변질돼 충돌 양상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기업에서도 인수·합병(M&A) 성공률이 낮은 주요 원인은 합병 후 조직간 융합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차이 등을 인정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뉴얼에서는 또 실패 사례는 물론 LG그룹 계열사들의 전산실을 통합한 LG CNS, 기아자동차를 흡수한 현대자동차, 주(州)정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한 미국 미시간주 등 국내외 성공 사례와 원인에 대해서도 꼼꼼히 적시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14개 통합 부처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매뉴얼과 수요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조직융합을 위한 진단 및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방시대] 일대 전환기 맞은 도시정책/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지방시대] 일대 전환기 맞은 도시정책/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정부의 도시정책이 일대 전환을 맞고 있다. 규제를 줄여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반길 일이다. 이제까지 각종 규제가 건전한 도시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것도 사실이다. 지방도시의 입장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과거 정권에서 국토의 균형발전이 도시정책의 큰 축이었다면 지금은 도시의 경쟁발전으로 바뀐 듯하다. 논의가 무성한 한반도 대운하 계획도 그렇고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적 발전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지자체간의 개발이나 환경을 두고 벌이는 힘겨루기와 싸움을 보면 도시간 경쟁이 자칫 상생이 아닌 공멸이 될까봐 걱정이다. 얼마 전 중앙의 도시계획 관련 결정권을 대폭 지자체로 이양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방자치 초기였던 1990년대 초에는 도시계획 결정권의 단계적 지방 이양이 화두였다. 웬만한 건 다 쥐고 있었던 중앙정부가 그 권한을 지방에 위임하거나 이양하는 정책은 대체로 환영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도시계획 결정과 토지이용 규제의 중요한 몇 가지만 중앙에서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도시기본계획 승인권이다. 이것을 올 연말부터 특별시나 광역시가 자체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4월부터는 도시기본계획의 하위 계획인 도시관리계획도 수원 등 50만명 이상의 10개 도시는 자체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단 환영할 일이다. 보도대로라면 서울과 6개 광역시는 이제 도시기본계획의 결정을 중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체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도시기본계획 승인권은 건설교통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됐기 때문에 이에 목을 매고 있었던 지자체들은 갖가지 묘수를 내어 건교부의 입맛에 맞게 정책을 입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관·관 접대가 생겨났고 시장이 위원들을 직접 설득하러 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그럴 필요없이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지역 실정에 맞는 도시계획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마냥 환영하고 있을 상황만도 아닌 것같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도시계획 수준과 철학을 생각할 때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정책은 선출직 단체장의 시정 철학과 표를 의식하지 않는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이고, 현실은 그런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단체장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개발 압력과 정치적 고려 없이 도시계획을 입안하고 추진할 토대가 문제인 것이다. 도시는 임기 안에 끝내는 대상이 아니며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 지방이양이 해답이 될 수 없는 까닭이다. 도시 계획에 관한 한 정부 주도가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지방 이양이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특히 도시계획은 자칫 자율성을 강조하다 보면 더 큰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일견 그럴싸해 보여도 속으로 곪는 경우가 태반이다. 도시계획의 본질 중의 하나는 방임이 아닌 강제성(anti-laissez-faire)이다. 도시계획은 ‘강제적 공공선(公共善)’이 지상의 목표이고 ‘공공복지적 타협’의 산물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공공성 명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왔고 때로는 정치현실주의의 희생양이 돼 왔다. 도시계획의 결정이 지방의회의 견제와 압력 속에 변질되고 왜곡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의회의 결정은 존중돼야 하지만 지나치게 지역구를 의식하거나 지역의 개발 압력에 손을 들면서 도시환경의 보존이나 개발 유보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때 도시기본계획 승인권 이양을 비롯한 기반시설부담금제의 폐지 등은 정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지방에 많은 권한을 준다는 의미에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권한에 따른 책임이나 효율에 따른 환경 파괴 등 도시환경의 본질적 수준을 위협할 우려도 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지방자치의 수준과 자치단체장의 도시철학 및 정책의지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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