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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무료 모바일 웹툰에 뿔난 만화계

    지난 2일 NHN이 모바일 웹 전용 네이버를 공개하며 앱스토어에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만화계의 반발이 일고 있다. 앱스토어는 쉽게 말해 온라인 장터로 보면 된다. 네트워크 접속 상태에서 게임이나 만화 등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일단 개인용 모바일 기기에 내려받은 뒤 저장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앱스토어 선두주자인 애플은 최근 10억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매일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이북재팬은 1만 5000개가 넘는 만화 목록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 권당 400엔 정도에 팔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인터넷 연재 웹툰은 100여개 작품으로, 이 가운데 57개 작품이 모바일로 제공되고 있다. 한 번 내려받으면 한 달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외부 전송이나 복사는 안된다. 웹툰 연재 계약시 작가가 원할 경우 모바일 판권을 추가로 계약하며 이때 추가 원고료가 지급된다고 NHN측은 설명했다. 앱스토어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만화 유료 시장의 개척을 꿈꿔왔던 만화계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만화의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결국 ‘독’이 됐던 대여점 시장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만화계는 한 달 보관 기간이 지나도 또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자가 모바일 웹툰을 공짜로 ‘소장’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만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낮아져 전체 만화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지급 원고료도 적정한 수준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웹툰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지닌 NHN이 앱스토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개별 작가들을 설득해 이용하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우리만화연대 정재훈 사무국장은 “만화는 공짜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은 결국 창작 의욕을 꺾는 일”이라면서 “모바일 웹툰 무료 서비스가 고착화되면 만화계는 고사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앱스토어가 어떤 시장이고 어떤 개념인지 정립이 안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작가들도 있다.”면서 “만화계 내부적으로도 토론을 통해 조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NHN측은 “무료 서비스 제공을 통해 모바일 웹툰의 이용자층 및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향후 유료화 시장 형성을 통해 생산자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화계는 23일 작가, 평론가, 학회 등이 모여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새달 10일 포털 사이트 만화 담당자들과 함께 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이드카 발동기준 강화한다

    한두거래만으로도 발동되는 바람에 되레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코스닥시장 사이드카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사이드카 발동 요건이 충족돼도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때에는 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 급등락에 따른 현물시장의 충격을 막기 위해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변동된 상태가 1분 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이 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는 5분 간 정지된다. 그러나 거래량이 위축된 상황에서 단지 헤지 차원에서 선물시장에서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1~2거래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자 개선 방안이 모색돼 왔다. 개선안은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모두 7차례로, 당시 선물 계약 건수는 1~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19차례 사이드카 발동 가운데 선물시장 거래 건수가 10건이 넘은 경우는 두번뿐이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반크 잉글리쉬(전경식 지음, 비유와 상상 펴냄)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니다’ 등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개선해 나가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의 공식 영어교과서. 글로벌 친구를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로 외국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 역시 반크 소속으로 영어 강사. 1만 2000원. ●빅뱅-어제가 없는 오늘(존 파렐 지음, 진선미 옮김, 앙문 펴냄) 빅뱅이론이나 블랙홀 이론의 효시는? 벨기에 가톨릭 사제이자 과학자인 조르주 르메르트는 ‘원시원자’개념을 도입해 ‘어제가 없는 오늘’이란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제시했다. 르메르트와 현대우주론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과학책. 1만 4000원. ●나의 엄마, 타샤 튜더(베서니 튜더, 강수정 옮김, 윌북 펴냄) 미국의 전설적인 여류 그림책 작가인 맏딸이 전하는 엄마에게 배운 행복의 비밀. 인생의 의미를 묻기보다 인생 자체를 기쁨으로 여기며 자연과 함께 기쁨을 누린 삶의 정수를 보여준다. 1만 2000원.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김부자 지음, 조경희·김우자 옮김, 일조각 펴냄)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교육 실태를 젠더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연구서. 재일조선인 2세인 저자는 식민지 시기 학교 밖 그늘에 남겨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2만 6000원. ●부러진 화살(서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에게 석궁을 쏜 ‘석궁 사건’ 재판을 재구성했다. 화살의 행방, 증거 부족, 일관성 없는 피해자 증언 등의 의혹에도 ‘판사’인 피고인이 승소한 과정을 따지며 사법부의 문제점을 제시. 1만 2000원. ●패러독스 범죄학(이창무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형사사법학에 기초한 30개 테마로 범죄에 관한 상식과 통념을 무너뜨린다. 저자는 9·11 테러 이후 수사의 초점과 인력이 테러 방지에 집중되다 보니 금융 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 부정과 사기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해석한다. 1만 3000원.
  • [PD수첩 수사 일파만파] 형사상 명예훼손 입증될까

    MBC PD수첩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에게 배당됨으로써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에게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도 같은 판단을 할지는 미지수다. 법원은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 민사상 명예훼손보다 엄격한 증명을 검찰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명예훼손죄에 관한 국내외 판례 1000여건을 검토했다. 특히 언론의 공인 관련 명예훼손 판례가 많이 축적된 미국의 사례 및 법리를 치밀하게 분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제작진의 명예훼손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판례는 명예훼손에 관해 무죄를 선고한 형사사건 2건, 민사사건 4건에 그쳤다. 검찰은 “미국의 경우 언론의 자유를 더 크게 보장하고 있다.”면서 외국 사례를 내놓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사든 형사든 명예훼손의 기본적인 법리는 같다. 하지만 법원이 요구하는 입증 수준은 다르다.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우리 법원은 민사와 달리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 검찰의 ‘엄격한 입증’을 요구한다.”면서 “특히 언론의 공적인물과 공적 관심사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선 ‘대단히 엄격한 입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제작진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려면 PD수첩의 보도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실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검찰이 확증해야 한다. 또 검찰은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허위이며, 이를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해야 한다. 제작진이 정 전 장관과 협상팀의 명예를 실추시킬 뚜렷한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방송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일부 오역이 있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방송 내용이 명백히 허위이거나 취재내용을 왜곡할 의도가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법원은 공공의 이익과 관련한 보도에서 다소 과장이나 실수가 있더라도 취재진이 보도할 당시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하고 있다. 때문에 번역상 오류나 일부 과잉 편집을 곧바로 허위사실로 연결하긴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언론의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관련, “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해 PD수첩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임수빈(변호사) 부장검사가 제작진을 기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엄마는 왜 의사·변호사가 되라 하지?

    공부 좀 꽤 하는 아이들이라면 나중에 커서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살지도 모르겠다. 직업 선택이 일생의 가장 중요한 일이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 중차대한 일에 한국의 부모들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왜죠?”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그 직업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돈 많이 벌어 편히 살 수 있으니까.”라는 세속적인 속내를 감추고 “훌륭한 사람이잖니.”라는 궁색한 대답을 내놓았던 부모들에게 이 책의 출현은 반갑다. 창비에서 ‘직업 탐색 보고서’ 시리즈의 1탄으로 ‘궁금해요! 기자가 사는 세상’ ‘궁금해요! 의사가 사는 세상’ ‘궁금해요! 변호사가 사는 세상’ 등 3권을 출간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할 중학생을 대상으로 삼았다. 의사와 변호사는 부모와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에 속할 테지만 기자는 좀 의외다. 창비는 지난해 여름방학에 아이들이 관심있는 직업을 알아보기 위해 캠프를 열었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했다고. 책에 나온 기자는 신문기자가 아닌 방송기자로, 연예인처럼 TV에 나온다는 것에 호기심을 가졌을 수도 있다. 세 직종에 대해 매우 쉽고 소상하게 알려주는데 ‘직업 탐색 보고서’라는 이름표가 무색하지 않다. 이러한 장점은 아이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보통 직업의 세계를 알려준다며 일방적으로 정보를 쏟아내기 일쑤인데 이 시리즈는 쌍방향의 교류를 통해 태어났다. 캠프를 통해 선발된 중학생 5명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사, 변호사, 기자를 찾아가 3시간 동안 인터뷰를 한 내용을 실었다. 순진하고 다소 엉뚱한 질문은 오히려 송곳이 되어 직업 세계 구석구석을 파헤친다. 드라마, 영화에 의해 잘못 채색돼 온 부분들이 책을 통해 바로잡힌다. 덕분에 독자들에게 이 책은 그 직업과 인생에 대한 유용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인터뷰 대상자가 된 세 명의 저자는 서홍관 국립암센터 의사, 이상호 MBC 기자, 금태섭 변호사로 자신의 분야에서 반듯한 걸음걸이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이다. 얼마 전 열린 간담회에서 이들은 “인터뷰만 하면 된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에세이까지 써야 해서 힘들었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후속 기획으로 요리사와 디자이너가 예정돼 있다. 각 95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비열한 법치주의, 불온한 시민을 만든다

    법대에 들어가 법조인의 꿈을 키우던 시절, 모래알을 씹는 것과 같다는 법서를 뒤적이며 생각하던 ‘좋은’ 법과 법률가의 모습을 그렸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마주한 시민들과 관료, 군인들의 모습이 있었다. 실제 마주한 법률가들과 우리 법의 현실은 감성적으로 이해한 우리사회의 민주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였다. 교과서 속의 법과 권리는 늘 사람에 의해 왜곡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법을 마주하였을 때를 스스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법은 늘 우리 곁에서 우리 삶을 규율하고 있지만, 그 법이 자신의 근처에서 늘 서성인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은 아직 우리에겐 낯선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민들의 무관심은 ‘침묵하는 다수’로 호도되어 늘 권력자들의 구미에 맞게 이용되고 조작된다. 그 모습을 최근 우리 사회에서 여실히 목격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권력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2007년 가을 한 주간의 뉴스를 통해 법이 담고 있는 의미와 실체를 분석하는 코너를 맡아 근 1년 가까이 라디오 방송을 했다. 그러나 KBS 인사파동 중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퇴보하는 징후가 노골화되는 가운데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많이 아쉬웠다. 그런데 방송원고를 모아 책으로 묶어 내자는 제의를 받았다. 방송도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난생 처음 출판하자는 제의를 받고 보니 무척 당황스럽고 망설여졌다. 그 때 다루던 주제들이 이미 시의성을 잃고 있어 어렵겠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찬찬히 살피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효한 주제로 남아 있다는 의견 앞에 시의성 부족의 항변은 더 이상 통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못내 씁쓸하기도 했다. ‘무엇이 시민을 불온하게 하는가’(갤리온 펴냄)는 그렇게 나왔다. 진실은 여전히 땅 속을 맴돌고 정의는 도무지 활짝 피어나지 못한다. 과거에 비해 퇴보하고 있다는 우리 민주주의의 현실을 애써 포장하는 법률 기술자들의 행태는 변함이 없다. 집시법 개악, 집단소송제 도입, 광고주 불매운동, 김용철 변호사 양심고백사건, 삼성특검, 대법관 재판 개입사건 등을 헌법과 인권의 관점에서 다뤘다. 권력을 가진 쪽은 비열한 법치주의를 강요하며 불온한 시민을 양산한다. ‘불온’한지의 여부를 권력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수많은 ‘불온’이 모여 발전해 왔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자 교훈이다. 군주의 절대적 권력이 사라진 오늘에도 ‘불온’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활보하고 있음은 우리가 성취한 민주주의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생각게 한다. 원래 생각했던 제목은 ‘삶의 법, 사람의 법’이었다. 시민들이 삶 속에서 항상 관심을 갖고 법과 그 법을 집행하는 권력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때 진정한 사람의 법이 완성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회초리를 든 법이 아니라 푸근한 울타리로서의 법이 피어날 때 우리는 분명 살 만한 세상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천학비재(淺學菲才)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스스로를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민이 좋은 법을 만들고 좋은 나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1만 2000원.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변호사
  • 역사적 비호감 김춘추 영웅으로 되살려내다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 김춘추. 진지왕의 친손자이자 진평왕의 외손자, 선덕여왕의 조카로 고구려, 백제, 신라 삼한통합의 기반을 마련한 춘추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편이다. 현행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신라의 삼국 통일은 외세를 이용했다는 점과 대동강에서 원산만까지를 경계로 한 이남의 땅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고대사학자인 이종욱 서강대 교수는 이러한 역사인식이 광복 이후 한국 사학계의 주류로 자리잡은 관학파의 민족사학에 의해 왜곡된 시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춘추가 기틀을 닦은 통일신라야말로 진짜 한국과 한국인의 기원이라고 강조한다. 오는 29일 서강대 총장 취임을 앞두고 최근 출간한 ‘춘추-신라의 피, 한국·한국인을 만들다’(효형출판 펴냄)는 춘추의 일대기와 삼한통합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춘추를 영웅으로 되살려낸다. 30년 넘게 신라사 연구에 매달려온 저자의 시각이 명료하게 압축돼 있다. 저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더불어 ‘화랑세기’ 필사본을 주요 사료로 삼고 있다. 신라인 김대문이 지은 ‘화랑세기’는 1989년 필사본이 발견된 뒤 저자가 주도적으로 번역·출간을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신라와 신라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개됐지만 진위여부를 둘러싼 학계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 ‘화랑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단군을 시조로 하는 한민족’이란 개념은 애초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현대 사학이 외세를 물리쳐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에 따라 창안해낸 것이었다고 비판한다. 즉 삼한통합 당시 세 나라는 서로 다른 국가였다는 주장이다. 한국인 상당수가 김, 박, 이, 정, 최 등 신라인을 시조로 하는 성과 본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근거로 들고 있다. 안식년이었던 2007년 한해 경주에서 머물며 춘추에 주목하게 됐다는 저자는 “춘추는 민족사의 평가처럼 비난을 받아야 할 인물이 아니며, 한국·한국인이 오늘과 같은 모습을 갖게 한 정치 천재이자 위대한 군주”라고 강조한다. 2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검찰 ‘PD수첩’ 기소] ‘젖소→이런소→광우병 걸린소’ 등 30곳 의도적 왜곡

    [검찰 ‘PD수첩’ 기소] ‘젖소→이런소→광우병 걸린소’ 등 30곳 의도적 왜곡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의도적 오역, 사실에 대한 왜곡보도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정을 사실과 달리 보도하고 비난함으로써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협상 대표인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언론이 허위사실을 근거로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며 공직자 개인인 장관과 정책관도 그 피해자임을 분명히 했다. ● 허위사실로 정책비판 장관 명예훼손 검찰은 제작진이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와의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오역해 방송에 내보냄으로써 이 단체가 동물학대를 고발할 목적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는 장면으로 보이게 했다고 분석했다. 제작진이 마이클 그래거가 ‘젖소(dairy cows)’라고 말하는 부분을 ‘심지어 이런 소’라고 의도적으로 오역했고 방송을 진행한 송일준 PD가 이를 ‘아까 광우병 걸린 소’라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놨다. 또 고(故)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과 관련한 인터뷰를 오역하고 임의로 편집해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단정해 보도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아레사 빈슨은 위절제술 이후 뇌 영양공급 결핍으로 발생한 베르티케 뇌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인간 광우병(vCJD)’으로, ‘걸렸을지도 모르는(could possibly have)’을 ‘걸렸던’으로, 의사들이 ‘인간 광우병이 의심된다(suspect).’라고 한 부분을 ‘걸렸다.’로 오역했다는 것이다. 또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가 인간 광우병 의심진단을 내린 구체적 근거가 없음에도 ‘인간 광우병 의심진단을 내렸던 의사를 만났다.’는 해설을 넣고, 그녀가 위절제술을 받고 지속적으로 건강이 악화된 사실을 알면서도 생략한 것도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지적됐다. ● 30개 장면 의도적 오역·사실 왜곡 검찰은 “한국인의 94%가 MM형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하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는 아나운서의 멘트도 ‘유전자형만으로 발병위험이 커지거나 작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재 내용과 다른 보도임을 지적했다. 또 협상체결로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가 수입된다는 부분과 협상 전에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인터뷰, 협상단이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을 몰랐거나 고의로 은폐·축소했다는 것도 사실을 왜곡한 보도라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제작진이 중요한 30개 장면의 의도적 오역과 사실 왜곡을 바탕으로 ‘다우너 소는 광우병 걸린 소’→‘미국산 쇠고기는 위험’→‘섭취하면 인간 광우병 걸려 사망’→‘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돼 섭취하면 감염확률 94%’→‘협상 준비과정·결과 허술’의 전개로 방송을 구성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시청자에게 협상단이 실수 혹은 고의적으로 국민을 인간 광우병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는 인상을 줬다는 결론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검찰 ‘PD수첩’ 기소] PD수첩 제작진 “정부 정책 비판한 언론인 고소는 코미디” 정운천 前 장관 “분노 다 털었지만 잘못 인정할 줄 알아야”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MBC PD수첩 제작진은 ‘정치검찰’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조능희 당시 책임프로듀서(CP)는 18일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고 정부가 언론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처벌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코미디”라면서 “담당 부장검사가 (기소가 무리라며) 사표를 냈는데도 수사팀을 바꿔 무리하게 수사해 기소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검찰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작진이 각자 의도를 갖고 사실을 왜곡한 것인지 공모를 통해 한 것인지, 공모했다면 누가 주범이고 종범인지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농민단체들로부터 고소당했는데 이에 대해 수사한 적이 있느냐. 당시 정 장관은 우리가 재협상을 하면 일본, 중국, 타이완 등이 따라할 것이라고 했지만 어느 나라도 재협상하는 곳은 없다. 이에 대한 진정성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장관은 “오늘 잔칫날같이 전화가 많이 온다. 그분들(PD수첩 제작진)도 잘못했다는 얘기 정도는 이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며 검찰 수사 결과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정 전 장관은 또 “분노는 다 털어버렸지만 사실이 사실대로 밝혀지고,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국가·사회의 품격이 올라간다.”면서 “이번 기회로 국가가 한 단계 발전하고 상생과 화합의 길로 가야 한다. ”고 덧붙였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 청와대까지 가세 난타전

     지난 18일 검찰이 지난해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TV ‘PD수첩’ 제작진을 불구속 기소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는 검찰 조사를 통해 PD수첩이 의도적인 오보를 통해 국민들을 우롱했다며 비난을 이어가는 반면 야당과 진보진영은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인 보복이며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19일 검찰의 PD수첩 수사발표와 관련,”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면 (방송국)경영진이 총사퇴할 일”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청와대는 전날 PD수첩 사건을 놓고 “충격과 공포”라며 맹공을 가했었지만 이날 발언은 경영진의 사퇴를 거론하는 등 더 수위가 높아져 주목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작은 오보에도 책임을 지는데 하물며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한 편파 왜곡방송을 한 것으로 드러난 것을 거꾸로 언론탄압,정치적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 대변인은 특히 그 동안 민감한 사안의 경우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하는 관행을 깨고 실명을 써줄 것을 요청하는 등 그 동안 쌓인 불만을 강도높은 어조로 질타했다.  이어 PD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게이트키핑 기능이 없는 주관적인 판단이 객관적 진실을 압도하는 것은 언론의 본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는 PD수첩을 겨냥,”음주운전 하는 사람에게 차를 맡긴 것 같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이어 “이런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니라 흉기”라면서 “반성과 사죄는 하지 않고 ‘언론탄압’ ‘정치수사’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다시 한 번 호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역시 PD수첩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결국 온 국민이 PD수첩에 속은 것”이라면서 “PD수첩의 의도적인 왜곡 조작 방송은 국민을 호도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등 천문학적인 국가손실 사회적 비용 치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안 원내대표는 특히 검찰이 공개한 PD수첩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언급하면서 “경악 금할 수 없다.그리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국민적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장광근 사무총장 역시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정부의 명줄을 끊기 위해 먹거리를 가지고 시대와 국민을 우롱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과 진보진영 시민단체는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기소는 MBC를 무너뜨리겠다는 정권 차원의 정치보복 행위”라고 꼬집었다.노 대변인은 PD수첩 사건을 조사했던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처벌이 어렵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제와 무슨 정당성을 가지고 수사하는 것이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이어 “검찰의 기소방침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감옥에 가두겠다는 의지만을 볼 수 있을 뿐”이라며 거듭 비판했다.  정세균 대표 역시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이 PD수첩 수사과정 중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수색한 것과 관련,”명백한 현행법 위반이고 70년대 막걸리 보안법 시절 검찰의 행태”라고 질타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맞게 과학적 사실까지 왜곡하며 무리하게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했다.”면서 “검찰이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제작진의 의도가 왜곡됐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은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이메일을 공개한 김은희 작가 역시 “검찰이 비열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검찰과 언론의 합작으로 인해 사생활이 짓밟힌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김 작가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은 수백 통의 이메일을 검토한 것 같다.”면서 “그중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몇 개를 찾아서 ‘김은희는 이런 사람’이라고 몰아갔다.”고 주장했다.그는 “하지만 PD수첩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수사를 해야지,왜 일개 프리랜서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조사했는지 묻고 싶다.”며 이번 수사가 MBC에 불온한 낙인을 찍으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檢 “PD수첩 광우병 위험 왜곡·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18일 지난해 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프로듀서(CP) 등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프로그램 가운데 30개 장면을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방송에 내보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PD수첩 측은 “검찰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보도를 농림수산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기소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반발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법의 심판대에 선 PD저널리즘

    검찰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다룬 MBC ‘PD수첩’의 제작진 5명에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어제 불구속 기소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수사를 의뢰한 지 1년만이다. 검찰은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오역하거나 설명을 생략해 광우병 위험을 과장했다고 기소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PD수첩은 모두 30곳에서 왜곡 보도함으로써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김모 작가(기소)의 PD수첩 제작 관련 이메일에는 지난해 총선 직후 정부에 대한 ‘반감’을 담은 내용이 들어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 당시부터 방송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광우병 보도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한층 철저한 취재로 사실 보도에 만전을 기해야 했다. PD수첩은 검찰의 기소와 별도로 엊그제 서울고법의 항소심에서도 ‘광우병 정정보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에 대해 “‘정치검찰’이 민주주의의 원칙인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며 반발한다. 다시 PD저널리즘의 위기다. PD저널리즘은 특정 사안에 대한 심층 보도라는 매력적인 순기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취재·보도의 전 과정을 체로 치듯 거르는 게이트키핑 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사실과 진실이 왜곡될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이번에 PD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법원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 것이 그 한 예다. 1년이 지났지만 PD수첩의 내용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엇갈린다. 하지만 PD저널리즘의 언론기능에 대한 지적은 한결같다. 언론의 정도(正道)에 좀더 충실하라는 것이다.
  • 55명 성폭행범 무기징역

    7년여 동안 10대 소녀에서부터 40대 부녀자에 이르기까지 55명을 무차별 성폭행한 30대에게 무기징역의 중형이 선고됐다.창원지법 형사합의3부(박형준 부장판사)는 17일 여성 55명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A(32)씨에게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왜곡된 성욕을 채우기 위해 7년4개월 동안 무려 55명의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성폭행했고, 피해 여성은 10대 어린 소녀부터 40대 부녀자에 이른다.”며 “이들은 아직도 정신적·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검찰, ‘PD수첩’ 제작진 5명 불구속 기소[동영상]

    검찰은 18일 지난해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TV ‘PD수첩’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제작진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제작진이 미국 현지 인터뷰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보도했다고 결론짓고 제작을 총지휘한 조능희 CP와 송일준·김보슬·이춘근 PD, 김은희 작가 등 5명에게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4월 말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부풀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미국산 쇠고기 판매업자들의 가맹점 모집 업무 등에 차질을 빚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의도적인 오역 및 번역 생략(10개 장면) ▲객관적 사실 왜곡(11개) ▲설명 생략(7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만 골라 적시(1개) ▲화면 편집 순서와 연결 등 왜곡(1개)를 했다고 설명했다.이로 인해 관련 지식이 없는 시청자들이 정부의 부실한 수입협상 탓에 광우병 우려가 큰 미국산 쇠고기가 무방비로 수입되고 국민이 광우병에 노출됐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또 미국 현지 인터뷰 장면 중 의도에 맞는 부분만 발췌하거나 임의로 번역,자막으로 내보내 방송심의규정 중 공정성 원칙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에 정부에 강한 반감을 표현한 내용이 들어있는 점을 들어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 당시부터 방송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검찰은 제작진의 왜곡이 의도적인 것이 분명하므로 위법성 조각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4월 PD수첩 방송이 나간 뒤 미국산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농식품부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었다.이후 정 전 장관과 민 전 정책관이 제작진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해 7월 말 보도 내용의 상당 부분이 왜곡됐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제작진의 소환 불응으로 난항을 겪었다.이 과정에서 임수빈 전 형사2부장은 “보도에 일부 오역과 과장이 있긴 했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비춰 처벌이 어렵다.”고 밝힌 뒤 사표를 던졌고, 올해 초 형사6부로 사건이 재배당돼 수사가 재개됐다.  새 수사팀은 제작진이 소환에 응하지 않자 지난 4월 이춘근 PD를 시작으로 제작진 6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인 뒤 석방했고,방송에 포함된 인터뷰 원본을 확보하려고 두차례나 MBC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현우 “임신한 아내 위해 요리하겠다”

    이현우 “임신한 아내 위해 요리하겠다”

    가수 겸 배우 이현우가 ‘애처가’다운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현우는 18일 오후 경기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대결 스타 셰프’(연출 변진선 이창재)의 제작발표회에서 평소 로맨틱하게 요리를 잘 만들고 있냐는 질문에 “저에게 로맨틱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왜곡된 것”이라며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었다. ‘대결 스타 셰프’를 통해 요리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맡게 된 이현우는 “평소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오랜 전에 책도 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누가 대신 만들어 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며 억울해 했다. 지난 2월 결혼식을 올린 이현우는 현재 아내가 임신 중인 사실을 언급하며 “에드워드 권에게 많은 걸 배워서 요리 실력을 갈고 닦겠다. 임신한 아내에게 많은 음식을 해주고 싶다.”면서 “제가 원래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데 (임신한)아내에게 밀가루 음식이 안 좋다고 들었다. 아내에게 좋은 음식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많은 걸 배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지난 설날, 특집 방송됐던 SBS ‘대결 스타 셰프’는 두바이 칠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수석총괄 조리장 에드워드 권과 5명의 연예인 셰프들이 등장해 요리 실력을 펼치며 음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SBS ‘대결 스타 셰프’는 19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검찰 ‘PD수첩’ 기소] ‘젖소→이런소→광우병 걸린소’ 등 30곳 의도적 왜곡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의도적 오역, 사실에 대한 왜곡보도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정을 사실과 달리 보도하고 비난함으로써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협상 대표인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언론이 허위사실을 근거로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며 공직자 개인인 장관과 정책관도 그 피해자임을 분명히 했다. ● 허위사실로 정책비판 장관 명예훼손 검찰은 제작진이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와의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오역해 방송에 내보냄으로써 이 단체가 동물학대를 고발할 목적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는 장면으로 보이게 했다고 분석했다. 제작진이 마이클 그래거가 ‘젖소(dairy cows)’라고 말하는 부분을 ‘심지어 이런 소’라고 의도적으로 오역했고 방송을 진행한 송일준 PD가 이를 ‘아까 광우병 걸린 소’라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놨다. 또 고(故)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과 관련한 인터뷰를 오역하고 임의로 편집해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단정해 보도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아레사 빈슨은 위절제술 이후 뇌 영양공급 결핍으로 발생한 베르티케 뇌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인간 광우병(vCJD)’으로, ‘걸렸을지도 모르는(could possibly have)’을 ‘걸렸던’으로, 의사들이 ‘인간 광우병이 의심된다(suspect).’라고 한 부분을 ‘걸렸다.’로 오역했다는 것이다. 또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가 인간 광우병 의심진단을 내린 구체적 근거가 없음에도 ‘인간 광우병 의심진단을 내렸던 의사를 만났다.’는 해설을 넣고, 그녀가 위절제술을 받고 지속적으로 건강이 악화된 사실을 알면서도 생략한 것도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지적됐다. ● 30개 장면 의도적 오역·사실 왜곡 검찰은 “한국인의 94%가 MM형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하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는 아나운서의 멘트도 ‘유전자형만으로 발병위험이 커지거나 작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재 내용과 다른 보도임을 지적했다. 또 협상체결로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가 수입된다는 부분과 협상 전에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인터뷰, 협상단이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을 몰랐거나 고의로 은폐·축소했다는 것도 사실을 왜곡한 보도라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제작진이 중요한 30개 장면의 의도적 오역과 사실 왜곡을 바탕으로 ‘다우너 소는 광우병 걸린 소’→‘미국산 쇠고기는 위험’→‘섭취하면 인간 광우병 걸려 사망’→‘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돼 섭취하면 감염확률 94%’→‘협상 준비과정·결과 허술’의 전개로 방송을 구성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시청자에게 협상단이 실수 혹은 고의적으로 국민을 인간 광우병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는 인상을 줬다는 결론이다. 글 / 서울신문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와 산] (11) 천안 광덕산

    [도시와 산] (11) 천안 광덕산

    충남 천안 광덕산(廣德山)은 연꽃처럼 생겼다. 산 줄기들이 꽃잎처럼 포개져 있다. 산세의 곡선이 부드럽다. 거칠지 않고 여성적이다. 운무가 끼면 더 부드럽게 보인다. 광덕산은 천안시 광덕면과 아산시 송악면에 펼쳐져 있다. 700m에서 단 1m가 모자란다. 높지 않지만 연꽃 모양이라 속은 꽤 깊어 보인다. 광덕산은 ‘태화산’이라고 불리다 조선 초에 바뀌었다고 한다. 광덕산이란 이름은 세조실록에 처음 등장한다. 자비를 널리 중생들에게 베푼다는 ‘광덕보시(廣德布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 어귀의 광덕사가 불교 포교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기 때문이란다. 지금도 광덕산 주변에는 태화산이라고 쓰인 푯말과 비석 등이 적잖게 남아 있다. 천안 쪽 산행은 광덕사에서 시작한다. 광덕사는 그다지 크지 않은 절이다. 역사는 천 년이 넘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수행하고 돌아오면서(643년) 가져온 진신사리를 승려 진산에게 건네 창건됐다고 한다. 문화유산해설사 황서규(74)씨는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광덕사 사람은 부역을 면제한다.’는 교지를 내릴 정도로 대찰이었다.”면서 “죽은 사람을 천도하는 큰 지장 도량이었다.”고 설명한다. 대웅전 앞에는 천안이 호두과자로 유명하게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4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398호다. 안내판에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에 유청신 선생이 원나라를 다녀오면서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에, 열매는 광덕면 매당리 자신의 집 앞에 심었다.’고 쓰여 있다. 이 호두나무가 그 묘목은 아니지만 시배지임을 강조한다. 광덕면 일대엔 25만여 그루의 호두나무가 있다고 한다. 기록이 확실하게 남아 있지 않다 보니 다른 해석도 있다. 천안 직산위례문화연구소 백승명 소장은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백 소장은 “유청신은 귀국하지 않았다. 천안 호두과자를 알리려고 만든 허구다.”라면서 “광덕사도 진산의 생존연대와 광덕사 사적기로 미뤄 832년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됐다. 선덕이니 진덕여왕이니 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에서 나온 역사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역사는 산속에 고요하고, 사람은 논쟁한다 역사와 유래에 이견은 있어도 광덕사의 고졸한 분위기는 그만이다. 대웅전 계단 밑 양쪽에 석사자가 있다. 세월에 얼굴이 닳아 부드럽다. 천진난만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웃는다. 그 모습이 친근하다. 100m쯤 가면 천불전이 있다. 10m가량 되는 다리로 건너야 한다. 홀로 떨어져 호젓하다. 주변 산길과 어우러진 풍경이 정겹다. 1998년 소실됐다 중건돼 예스러움은 떨어진다. 조선조 3000불 탱화도 지난해에 복원됐다. 과거, 현재, 미래를 나타내는 탱화 3점이다. 각각 불상이 1000개씩 그려져 있다.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란다. 황씨는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이 광덕사 개보수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귀띔했다. 광덕사 위쪽에 기생 시인 운초 김부용의 묘가 있다. 잡초가 무성하다. 풀이 바람을 못 이겨 쓰러진다. 부용은 애초 유학자의 딸이었으나 집안이 기울면서 기생이 됐다. 그 과정에서 함경관찰사 등을 지낸 김이양을 만나 소실이 됐다. 그녀는 시재가 출중했다. 황진이, 이매창과 함께 조선의 3대 명기로 꼽힌다. 김이양이 죽자 ‘임이 묻힌 광덕산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60년 가까운 나이 차를 뛰어넘는 사랑이 처연하다. 황씨는 “이 묘는 소설가 정비석(1911~1991년)이 ‘명기열전’을 쓸 때 찾아내 봉분을 만들고 비석도 세웠다.”면서 “매년 4월 마지막 일요일 묘지 앞에서 다례식이 열린다.”고 말한다. ●산행하기 딱 좋은 산 광덕산은 정상까지 갔다가 오는 데 3시간쯤 걸린다. 광덕사 앞 좁은 돌담길을 지나자 단풍나무 길이 펼쳐진다. 그 너머 숲 속에 호두나무가 더러 보인다. 연두색 둥근 잎이 싱그럽다. 얼마를 지나가자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사람을 맞는다. 산은 가팔랐다. 돌산은 아니다. 나무턱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이 길다. 금방 숨이 찬다. 팔각정과 헬기장을 지나 정상까지 오르막이다. 정상의 북쪽 앞에 설화산이 펼쳐진다. 낙타 등처럼 생겼다. 서쪽에 봉화산이 있다. 정상에서 막걸리를 팔던 김춘경(61)씨는 “날씨가 좋으면 서해대교도 보이고, 남쪽으로 계룡산도 보인다.”면서 “설화산부터 망경산을 거쳐 이곳까지 오는 등산객도 있다. 4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름에는 아산 쪽이 낫다. 등산로가 모두 그늘이고, 계곡에 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산 쪽은 강당골과 외암민속마을이 있다. 장군바위가 있는 길로 돌아 내려온다. 허약한 청년이 이 물을 먹고 장군처럼 몸이 커졌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올라갈 때보다 경사가 덜하다. 중턱에 민가 2곳이 보인다. ‘안산’이란 곳이다. 주막처럼 국수 등을 판다고 쓰여 있다. 집 앞에 샘물이 있다. 잠시 쉰다. 물을 마시던 천안 쌍룡동에 사는 박현석(32·회사원)씨는 “광덕산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산타기에 딱 좋아 자주 온다.”면서 “가을에는 호두도 줍는다.”고 웃는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천안 시민만 즐긴다구요? 수도권 어디서나 지하철로 OK! 수도권 전철이 충남 아산 온양온천만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광덕산이 대표적이다. 이제 광덕산은 천안시민의 산이 아니다.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산이 됐다. 천안역 역무원 이용훈(33)씨는 “2005년 1월 수도권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된 뒤 승객이 30~40% 늘었다.”고 말했다. 천안 전철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2만 4000명에 이른다. 기차 승객 2만여명보다 많다. 이씨는 “출퇴근자가 많은 평일과 주말 이용객수가 비슷하다. 주말 승객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오는 관광객이다.”라면서 “등산복 차림의 사람도 많이 눈에 띄는데 거의 광덕산 가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광덕산은 천안역이나 천안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 600번과 601번이 있다. 둘 모두 역과 터미널을 거친다. 600번은 30분마다 있고, 601번은 하루 4번 오간다. 천안시내에서 광덕산까지 50분쯤 걸린다. 남부오거리, 풍세면, 보산원 등 남부지역을 거쳐 광덕사로 빠진다. 삼안여객 운전사 유효창(40)씨는 “주말에는 앉을 자리가 없다. 평일 오전에도 크게 붐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천안시민만 탔는데, 요즘에는 수도권 사람이 많다고 했다. 수도권 전철 개통 덕이다. 버스에서 내리던 30대 여성은 “경기 평택에 살고 있는데 가끔 전철을 타고 광덕산을 찾는다.”면서 “평택 근방에는 큰 산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광덕산 입구에 늘어선 식당들도 손님이 늘었다. 산채비빔밥과 동동주 등을 파는 음식점 주인 이정희(60)씨는 “등산객, 손님 모두 적잖게 늘었다.”면서 “나이 든 사람과 여자도 많다.”고 귀띔했다. 등산객이 늘었지만 광덕산으로 가는 교통편은 변하지 않았다. 천안시 담당직원 이명창씨는 “천안이 워낙 급팽창하다 보니 버스가 부족하다.”면서 “광덕산 교통은 여력이 생기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얇고 쉬워 보이지만 불편한 책

    마리아는 열 네살 먹은 소녀다. 가슴이 봉긋 올라오지 않아 걱정하고, 이웃집 오빠 루까스를 생각하면 가슴이 야릇하게 울렁거림을 느끼고, 뇌졸중에 걸린 할아버지 병환이 한층 나았다며 진심으로 기뻐하고, 가정교사에게 지리와 산수·외국어 등을 배울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오가는 ‘평범하고 천진난만한’ 사춘기의 소녀다. 하지만 마리아는 열 네살 생일 선물로 커다란 쟁반 위에 얹혀진 꼬마 흑인 ‘꼬꼬’를 아빠로부터 선물받은 소녀이다. 여기에 ‘핸드백에 넣기엔 좀 큰 채찍’도 함께 선물받는다. 그리고 엄마의 친구들로부터는 채찍을 언제,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를 배운다. 흑인 노예의 따귀를 이유없이 갈기거나 채찍을 휘두르곤 한다.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싹싹 핥아먹으라고 꼬꼬에게 시키는 엄마를 무심히 지켜본다. 또한 까만 이들과 다르게 자신의 피부 색깔이 하얗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꼬꼬를 팔아버린 뒤 새로 들여온 여자 흑인 노예가 낳은 아기를 ‘그것’으로 부른다. 네덜란드 출신의 돌프 페르로엔이 쓴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이옥용 옮김·내인생의책 펴냄)는 얇고 쉬워 보이지만 아주 불편한 책이다. 200년 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남아메리카 수리남의 커다란 커피 농장주의 외동딸, 작중 화자 ‘마리아’의 일기체 형식을 띠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이고, 200년이 지난 뒤에도 인권과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 현재진행형의 고민을 던지는 일종의 보고문학이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병권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악녀일기는 노예주의 폭력과 위선, 광기에 대한 해맑은 고백이자 어른들 마음 속 인종주의의 추악함의 천진난만한 외양”이라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체 일부를 사고 팔고,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 등 노예제와 인종주의의 온갖 변형들이 우리 옆에 있다.”고 말했다. 사심(邪心)없는 마리아는 자신의 아빠가 흑인 노예를 성착취하는 사실도 알고, 자신이 좋아했던 루까스가 흑인노예에게 아이를 갖게 한 것도 알지만 잠시 언짢아할 뿐이다. 마리아는 금세 새로운 삶을 꿈꾸며 자신의 일기장 맨 마지막에 이렇게 적는다. ‘인생은 얼마나 멋진가!’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 외면하거나 당연시하는 사이에 길러진 ‘왜곡된 착함’은 이렇게 성장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檢, 노 前대통령 혐의 확신

    검찰이 12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구체적 증거관계를 통상적 관례에 따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공여자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내사종결 이유에는 “제반 증거에 의하면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뇌물을 준 사람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도 인정된다는 의미다. ●청와대 통화내역 확인 가 요구 그러나 정황·진술 등을 들이미는 검찰에 대해 되레 노 전 대통령이 박 전 회장이 자신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진술하는 시기의 청와대 통화 내역 확인을 요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이 박 전 회장의 진술을 신뢰한 나머지 둘 사이의 통화내역도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검찰은 “보존기간 경과로 확인불가”라는 청와대 경호처의 회신이 오기 직전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에게 40만달러를 보냈다는 사실을 밝혔다. 둘 사이의 통화기록이 없을 경우를 대비한 국면전환을 위한 사전포석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와 신병결정 지연, 보복수사 및 피의사실 공표 등 검찰에 쏟아지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가족들에 대한 수사는 증거와 진술에 따랐고, 신병결정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늦춰졌으며, 측근에 대한 수사는 금품수수 단서가 나왔기 때문에, 수사브리핑은 최소한도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주장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검찰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책임회피와 자기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두 번 욕보이는 행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은 검찰이 누구의 지시로 어떤 목적으로 왜 ‘정치적 기획수사’ ‘짜맞추기 표적수사’를 했느냐에 대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등 이번 수사와 관련된 검찰의 행태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檢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보존” 검찰은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보존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역사적 진실이 그리 오래 묻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은 서울남부지검에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 1과장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박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구체적 증거관계를 확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언소주 “언론 광고주 불매운동 계속”

    검찰이 보수신문에 광고를 내는 기업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언소주측은 검찰수사와 상관없이 불매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노승권 부장검사)는 12일 언소주가 첫 불매운동 기업으로 지목한 광동제약 임원 1명을 전날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언소주와 실무 협상에 나섰던 광동제약 직원을 조만간 불러 광고를 중단하거나 다른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라는 강요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언소주가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2차 불매운동 기업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등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카페에서 조직적으로 광고주에 대한 압박을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언소주가 광동제약을 상대로 지난해와 같이 광고중단을 요구하는 집단적인 전화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전화를 건 소비자와 언소주의 연관성은 물론 기업의 피해를 밝혀야 업무방해, 협박, 강요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균 언소주 대표는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합법적인 권리”라면서 “왜곡·편향보도를 일삼는 조·중·동에 편중 광고를 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광고를 그만둘 때까지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형우 오달란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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