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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톡톡 다시읽기] 김부식 ‘삼국사기’

    [고전톡톡 다시읽기] 김부식 ‘삼국사기’

    “삼국사기를 지을 때 김씨의 마음은 이를 독립의 조선사로 지은 것이 아니라 지나(중국) 역대사 가운데 동이열전의 주석으로 자처함이 명백하도다.”(신채호, ‘조선상고문화사’) “선유들이 말하되 3국의 문헌이 모두 병화에 없어져 김부식이 고거할 사료가 없어 부족하므로 그가 편찬한 ‘삼국사기’가 그렇게 소루함이라 하나, 기실은 김부식의 사대주의가 사료를 분멸한 것이다.”(신채호, ‘조선사연구초’) 단재 신채호는 ‘삼국사기’를 이렇게 맹렬하게 비난했다. 근대 제국주의의 광풍이 몰아치던 20세기 초, ‘삼국사기’는 폐기되어도 아쉬울 게 없는 책으로 전락했다. 근대 애국지사들은 ‘삼국사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한 역적이요 사대주의 화신이란 낙인을 찍었다. 근대 사가들이 ‘삼국사기’에 새겨놓은 낙인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삼국사기’가 중국 역사서들을 그대로 모방하여 민족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고 인식한다. 거기에 관찬 역사서에 대해 갖는 반감이 더해져 ‘삼국사기’는 읽지는 않지만 비난할 수 있는 역사서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삼국사기’를 그저 사대에 찌든 역사서로, 관변적인 역사서로 매도하는 것은 또 하나의 편견이다. 12세기 중세 보편 문화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삼국사기’에서 근대 사가들이 그토록 원했던 ‘민족정신’을 고취할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민족에 대한 개념도 없고, 민중 의식도 없고, 요동벌에 대한 영토 의식도 없다. 신라, 고구려, 백제의 관계는 수나라, 당나라, 돌궐, 왜국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 삼국은 모든 나라와 필요에 의해 연합하고 필요에 따라 전쟁한다. 신라, 고구려, 백제는 서로 적일 뿐이다. 이처럼 김부식에게 역사는 근대 사가들이 생각하는 역사와는 다른 것이었다. ‘삼국사기’는 근대인들의 역사 관념과는 다른 지점에서 역사를 구성한다. 동시에 그런 의미에서 ‘삼국사기’는 역사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구이기도 하다. ●천재지변도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다 ‘우박이 내려 나는 새가 죽었다.’ ‘폭풍이 불어 나무를 뽑고 용이 금성 우물에 나타나고 서울에 누런 안개가 사방에 자욱하게 끼었다.’ ‘큰 별이 월성 서쪽에 떨어졌는데 그 소리가 우렛소리 같았다.’ ‘주력공의 집 소가 한 배에 송아지 세 마리를 낳았다.’ ‘뱀이 남쪽 고방에서 사흘 동안 울었다.’ ‘흰 무지개가 대궐 우물에 박히고 토성이 달을 범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TV 프로그램에나 나올 법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삼국사기’ <본기>는 이 천문현상과 천재지변에 관한 일을 정치적 사건만큼이나 비중있게 다룬다. ‘삼국사기’에서 천재지변은 전쟁이나 반란이나 왕의 죽음과 같은 사건을 경고하거나 예시하는 조짐이다. 그야말로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천하가 혼란스러울 때 나타난다. 천재지변은 인간의 행위에 대한 경고이자 재앙을 예고하는 징표다. 그렇기 때문에 통치자는 천재지변이 닥칠 때 늘 자신의 행위를 돌아봐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천재지변을 제대로 해석하여 자신을 바꾸는 능력이다. 만약 통치자가 천재지변의 경고를 받아들여 하늘의 해와 달처럼 투명하게 잘못을 드러내고, 그 잘못을 고치면 재앙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조짐을 보고도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재앙을 피할 길이란 없다. 김부식에게 천재지변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었다. 천재지변은 인간사에 감응하고 인간사에 개입하는 역동적 실체였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자 사건으로 취급되었다. 김부식에게 역사는 자연과 인간의 연동 작용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현상을 역사적 사실로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 미신으로 치부되어 역사 저편으로 추방될 뿐이다. 김부식의 시대와 우리 시대는 역사적 사실조차 그 함의가 달랐다. 따라서 역사는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 어떤 것을 사실로 인식하는가를 따져야 한다. 우리 시대 어떤 것이 역사적 사실인가? ●평강 공주와 온달, 또 다른 역사 김부식은 고려시대 최고의 문장가다. 대문장가로서의 면모를 ‘삼국사기’ <열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중 ‘온달전’은 문장의 백미다. 한 말의 문장가 창강 김택영은 박지원의 ‘야출고북구기’와 함께 ‘온달전’을 조선 5000년 이래 최고의 명문이라고 칭송했다. 삼국시대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온달전’은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여기에 답한다. 평강왕의 공주는 궁중을 떠나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다. 공주가 울보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공주는 사대부의 처가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의 처로서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다. 가난하여 추레하지만 마음만은 올곧고 순수한 온달은 공주가 찾는 짝이었다. 공주가 온달을 만나 한 말도 바로 동심(同心)이다. 한 말의 곡식과 한 자의 베를 나눠 먹고 입더라도 마음이 맞으면 함께할 수 있다고. 마음이 맞는 자와 함께해야 한다는 믿음이 공주를 움직인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온달은 공주의 내조 덕에 장수로 성공한다. 온달은 신라에 빼앗긴 고구려의 땅을 찾기 위해 아단성 전투에 참여한다. 온달은 공주에게 땅을 되찾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를 던지고 전투에 나아갔다. 온달은 싸우다 화살에 맞아 죽는다. 그는 공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 때문에 온달의 관은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가 ‘생사는 결정되었으니 돌아가시라.’고 마음을 풀어준 뒤에야 관이 움직였다. 자신을 믿어준 공주에게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온달, 그 마음을 알아준 공주. ‘온달전’은 어리석고 미천한 남자가 아내를 잘 만나 성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은 부부이기 이전에 서로를 알아주고 믿어줬던 지기였다. ‘삼국사기’는 주로 국가의 역사를 기록한다. 즉 통치자의 역사를 기록한다. 그렇지만 ‘삼국사기’는 <열전>을 통해 이런 한계를 넘어선다. <열전>은 <본기>에서 담지 못한 삼국시대의 다양한 삶의 결들을 잡아낸다. 정사가 담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열전>에서 풀어내어 역사 너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데스크 시각] MB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MB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이도운 정치부장

    오는 2028년 실시될 대학 입학 수능시험에 출제될 만한 가상의 문제다. Q. 다음 중 김영삼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군사정권 시대를 종식하고 문민 통치 확립 2. 군내 사조직 혁파 3.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화 4. 금융실명제 실시 5. 4대 지방선거 실시로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 개막 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7. 대통령 재임시 기업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수 중단 8. 군(율곡감사)과 정보기관(평화의 댐 감사)의 누적된 비리 특별감사 정답은 6번이 될 것이다. 1996년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한 것이 국가적 자부심을 높이기는 했지만, 금융시장이 급속히 개방되면서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가져왔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김영삼(YS) 정부가 물러난 뒤 한 세대가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업적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나 금융실명제 실시, 대통령 재임 중 정치자금 수수 중단은 깨끗한 정치, 투명한 사회로 가는 토대를 닦았다. 이번에는 2033년 실시될 대입 수능시험에 출제될 법한 가상의 문제를 풀어보자. Q. 다음 중 김대중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여야 정권 교체 2. IMF 위기 극복 3. 햇볕정책 4. 노벨 평화상 수상 5. 정보통신기술(IT)산업 육성 6. 건강보험 실행 및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을 통한 복지 정책 확립 7. 한류 문화 육성 8. 한·일 월드컵 성공적 개최 난이도가 조금 높아졌지만 정답은 3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햇볕정책은 DJ의 임기가 끝나고 3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관계 개선을 최고의 정책목표로 삼는 바람에 다른 분야의 희생과 왜곡이 많았다는 외교·통일·안보 당국자들의 증언을 지금도 계속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문항을 보면 DJ 정부도 많은 업적을 쌓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한 복지정책 수립은 이어지는 정부들의 서민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간 여행의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더 밟아 2043년의 대입 수능시험 가상 문제로 가보자. Q. 다음중 이명박 정부의 업적이 아닌 것은? 1. 녹색성장 정책을 통한 그린 비즈니스 활성화 2. 원자력 발전소 수출 3. G20 정상회의 유치 4. 4대강 사업 아직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국제사회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는 녹색성장이나 원전 수출은 부인할 수 없는 성과다. G20 정상회의의 경우 이미 한국이 개최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아시아유럽회의(ASEM) 정상회의와는 얼마나 차별화된 의미를 30년 뒤까지 던져줄지는 미지수다. 특히 궁금한 것은 4대강 사업이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고 30년이 지난 뒤에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하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현 시점에서 볼 때는 YS 정부나 DJ 정부보다 눈에 띄는 업적이 많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이명박(MB) 정부의 임기가 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더 많은 업적의 항목이 추가될 수도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개편에 이어 정부도 이달 말쯤 새 진용을 갖추게 된다.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많겠지만, 30년 뒤에 MB 정부의 업적이 어떻게 평가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dawn@seoul.co.kr
  • [사찰의혹 정치권 파문 확산] “참여정부때 두각 보인 건설사 내사하던 총리실 지원관실 박영준 연계 정황 나오자 덮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친노(친노무현) 인사의 비자금을 캐려고 건설회사를 내사하다가 오히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연계된 정황이 나오자 이를 덮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가정보원이 참여정부 인사를 광범위하게 도·감청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영포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이석현 의원은 22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지원관실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참여정부 때 두각을 보인 서희건설 내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원관실은 서희건설이 2006년 주한미군기지 평택 이전 수주와 관련해 친노 인사들에게 비자금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봤다.”면서 “하지만 특수수사과가 서희건설 대표와 임원들을 조사해 보니 친노 실세에게 돈을 준 일이 없고 오히려 서희건설 대표가 박영준 차장과 밀착돼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2005년 서울 시내 큰 교회 건설을 수주했는데, 당시 이명박 시장 밑에서 일했던 박 차장(당시 서울시 정무국장)이 서희건설 대표와 2년에 걸쳐 접촉하며 서울시로부터 형질 변경과 인·허가를 받는 데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특수수사과는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원관실이 박 차장과의 관계가 드러나자 내사 종결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내사가 진행됐는지도 몰랐다.”면서 “평택기지는 미군이 발주, 결재하기 때문에 한국과는 관계가 없고 골프장·테니스장 등을 만들라는 요구에 지난해 말 조성공사만 해주고 그만뒀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방북한 이해찬 국무총리의 대북 접촉 과정을 조사하면서 당시 총리실에 근무했던 이강진 전 총리실 공보수석에 대해 특별한 혐의점도 없이 지난해 초 영장을 발부받아 2월부터 6월까지 도·감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최근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영장 내용은 휴대전화 위치 및 착·발신 이력 추적, 음성·문자메시지 확인, 부인 명의의 집전화 감청, 우편물 열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총국 연계간첩 박모씨 수사 과정에서 관련 혐의가 발견돼 법원의 영장 발부 등 적법 절차에 따라 내사한 것”이라면서 “법률에 근거한 정당한 안보수사 활동과 관련된 정치권의 일방적인 왜곡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자유선진당의 중앙당사는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용산 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4층에 자리잡은 이회창 대표의 집무실 창밖으로 한나라당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표실은 정치인보다는 선비의 사무실 분위기를 풍겼다. 하얀 벽, 하얀 블라인드, 짙은 갈색 책장 주위로 난초 화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회창 대표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대연합과 개헌, 개각, 7·28 재·보궐 선거, 세종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논리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보수 대연합] →6·2 지방선거 직후 보수대연합을 제기한 이유는. -지방 선거 결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 흔적 없이 사라질 것처럼 보였던 친노세력이 다시 돌아왔다. 유권자를 보수 30%, 진보 30%, 중간 40%로 나누는데 중간층이 2002년 대선 때는 친노 쪽으로 갔다가 2007년 대선 때는 보수 쪽으로 왔다. 지금 이 정권이 잘못해서 실패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보수세력의 실패로 직결돼 다시 친북좌파 정권이 돌아오는 것은 안 된다. 이 정권이 싫어도 ‘보수는 좋다.’는 인식을 확보해야 다음 대선에서 보수정권을 다시 탄생시킬 수 있다. 보수세력이 이같은 의식에 공감하고, 결집하기 위해 친보수적인 국민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보수대연합은 누가 주도해야 할까. -지금 말하면 자칫 보수대연합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보수들이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동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보수대연합의 대상은. -모든 보수세력, 보수 단체, 보수 정당이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인식해야지 정략적인 이합집산으로 생각하면 성공할 수 없다. →보수대연합을 위해 이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그 필요성을 적극 확산시키고,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이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대통령의 실정이 민주당의 회귀를 가져왔다. 보수대연합의 전제 조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수와 실정 없이 제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립론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한나라당 안에서 보수대연합을 아주 정략적으로 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박 전 대표는 보수대연합의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선진당과의 통합보다 중도적인 세력 영입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중도적인 세력의 통합도 필요한가. -안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사실 불쾌했다. 우리 당은 합당의 합자도 꺼낸 적이 없는데 (안 대표가) 제멋대로 선진당 합당 이야기를 운운하는데, 이는 보수대연합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 중심으로 뗐다 붙였다 하는데, 그러면 보수대연합은 성공하지 못한다. 특히 중도대통합이라고 했는데 이는 굉장한 착각이다. 표층에선 중간층이 있지만 정치 세력에는 중도란 없다. 그런데도 중간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이 중도세력화를 하면 이 중간표층에 가까이 갈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말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틀린 이야기다. 중도세력과 통합한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허깨비와 통합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합당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선거 이슈로 꺼냈고, 그것으로 끝난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세 불리기 차원에서 합당 운운하는 것은 안 된다. →보수대연합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보수대연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 이름이 연대든, 연합이든, 합당이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한나라당 쪽에서 합당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면, 이는 한나라당 중심의 세 불리기란 오해가 생길 것이고, 보수대연합도 무산될 수 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과 통합하면 수구보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당의 색깔은. -그 보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집권당 대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진의가 와전된 게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천안함 사건을 비롯한 외교안보 쪽에서 일관되게 우리의 주장을 유지한 것을 두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이 수구라면 도대체 안 대표나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우리가 수구라면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필요할 때만 보수를 부르는 일종의 무늬만 보수, 얼치기 보수다. 잘못된 이야기라고 본다. 외교안보 이외의 부분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수구다. 진정한 보수는 정부나 공권력의 개입을 최소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반면 현 정권은 민간인을 사찰하고, KB금융 경영진을 뽑는 데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게 전형적인 반(反)법치, 반(反)보수적인 행태이자 수구다. [개헌] →보수대연합과 개헌은 어떤 관계가 있나. -없다. 일부에서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이 개헌을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거론하면서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개헌을 정치 의제로 만들어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법률가이자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맞는 권력구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헌법 개정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 현재 헌법은 1987년, 20세기형 민주화 시기에 만들어졌다. 21세기 이후 선진화 시기에 대비하고, 그에 맞는 국가 권력구조를 고민하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과정이 잘못되고 있다. 국가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도 없고, 20세기형 헌법에서 권력구조만 바꿔 대체하겠다는 말만한다. 각 정당들이 누가 정권을 잡을 때 자신에게 뭐가 좋을까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지 진정한 개헌 논의가 아니다. →한국에서 내각책임제도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제가 국민 의사를 결집하고 또 국가의 힘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적합하다. 5년에 한 번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국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결집된 의사 형성 기회를 갖는다. 이것이 우리 정치를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역동적으로 나가는 반면, 일본은 머뭇거리고 처져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내각제와 우리의 대통령제의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세종시 및 국무총리] →세종시 원안을 고수한 것은 양심적 판단인가, 아니면 정치적 계산 때문인가. -지방분권 차원에서 일부 부처의 이전은 필요하다고 과거에도 나는 말했다. 부처 이전은 강소국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화를 위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길은 분권화해서 지금 서울과 같은 발전축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지방분권화로 가기 위한 중간 사업이 바로 세종시다. →통일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정론자들에 따르면 통일이 되면 수도가 평양, 서울, 세종시 3곳에 생긴다고 한다. 그야말로 탁상공론가들이 하는 소리다. 통일이 되면 양쪽이 동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오가지 못한다. 수도를 어떻게 평양에 두겠느냐. 오히려 통일이 되면 세종시를 연방정부의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 →정운찬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위해 들어온 총리다. 떠맡은 과업이 제대로 안된 이상 물러나는 게 맞다. 남은 임기라도 더 이상 실수 없도록 일할 총리가 필요하다. [기타] →현 정부의 이념은 보수적이라고 보는가. -천안함 사건 이후 대통령 담화에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가 점점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흘러갔다. 과연 보수정권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필요할 때는 보수라고 했다가 또 이념을 떠난 중도라고도 한다. 대통령 스스로도 중도실용 정부라고 하면 보수가 아니란 것 아닌가. 헷갈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것은. -금융 위기에서 탈출한 것이다. 다만 피부로 좋아지지 않으니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 정부 가장 큰 실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종시 문제다. 법이 되어 있고, 자신이 하겠다고 수십번 약속해놓고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이 지방선거 패배를 가져왔고, 현 정권의 레임덕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 아주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원칙과 신념을 견지하는 태도다. 쉬운 것 같아도 어려운 일이다. 단점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야당으로서 민주당에 배울 점은 무엇인가. -당내 사정이 여러 정파가 갈려 있어 복잡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싹 뭉친다. 우리 보수는 그런 게 약하다. 그래서 번번이 당하는데 그런 점은 사실 좀 부럽다. →세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는가. -대통령 자리를 잃었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쉽게 얻지 못했을 정치적 경험을 얻었다. →2012년 대선 출마하는가. 대선 출마설과 보수대연합이 상관 있는가. -지금 그런 말할 때가 아니다. 둘을 자꾸 결부시켜 이야기하면 쓸 데 없는 오해가 나올 수 있다. 정리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문화마당] 연예계, 참을 수 없는 경박함/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연예계, 참을 수 없는 경박함/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폭력? 결코 그런 적 없었습니다.” “표절 논란도 팬들의 관심이라 생각하고 감사드려요.” “가창력 논란, 홍보마케팅으로 삼았죠.” 연예계를 경박스런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 없는 왜곡과 거짓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누가 보더라도 상식 밖의 처신으로 자승자박하는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눈 뜨고 나면 거짓으로 밝혀질 일을 뻔뻔하게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진 풍경이다. 뱉은 말에 책임질 일엔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악한 발언이 난무하고, 대범한 꼼수 앞에 대중은 아연실색한다. 자신의 발등을 치는 발언은 재기하기 힘든 상황을 예고한다. 최근 한 남자 연기자가 여자 후배를 주저앉히고, 수차례 발로 차는 영상이 공개되자 뒤늦게 공개 사과를 했다. 오랜 무명 시절 끝에 인기를 잡은 이 연기자는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불운을 겪게 됐다. 인기를 얻는 일은 처절할 만큼 어려운 일이지만, 인기를 잃는 일은 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가요계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가수들이 발표하는 곡마다 표절 시비가 붙는다. 표절이라고 단정하기에 애매한 노래도 상당하다. 특정 곡을 염두에 두고 교묘하게 비켜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창작의 부재다. 이를 두고 불황의 음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자위한다면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다. 최근 한 인기 여가수는 아예 표절을 인정했다. 음반 수록곡이 무더기로 표절된, 가요계 희대의 사건이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던 그 가수는 지금 공중파 방송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요계에서 표절은 이제 죄가 아닌 일로 되어버렸다. 지켜볼 일이지만, 표절 부분은 원작자와 협의만 하면 되는 식으로 결론이 났다. 아무도 그러한 범법에 대해 제재하지 않았고 그저 방관하는 분위기다. 표절 논란에 놓인 또 다른 신인가수의 발언은 점입가경이다. 표절 논란조차 팬의 관심이라 생각하고 감사한다는 발언은 고소(苦笑)를 머금게 한다. 우리 사회에 표절 불감증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를 드러내는 아픈 현실로 기록될 것이다. 며칠 전 데뷔한 여성그룹이 공중파 무대에 올랐다. 팬들은 가창력 부재를 지적했다.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의 진입 장벽이 저리도 낮을 수 있는가. 무엇으로 출연기준을 삼았는가 의아했다. 그 뒤 기획사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가요계의 경박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가창력 논란을 홍보마케팅으로 삼았단다. 가수의 가창력 논란을 홍보 소재로 활용한다는 발상이 가요계를 그만큼 혼탁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질지 손에 땀이 나는 순간이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다양한 미디어의 발전은 연예인의 이미지 구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일순간 희비가 갈린다. 특히 인터넷의 일상화는 연예인 이미지 구축의 결정판으로 자리했다. TV와 신문만 존재했던 시대의 연예인의 이미지는 배역의 성격과 연기력을 통해 가늠됐다. 연예인의 사생활도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대였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고 감시는 혹독해졌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은 숨어 있는 진실을 속속 네티즌들에게 전달하면서 또 다른 이미지 창출에 큰 역할을 했다. 연예인의 선행은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으며 이미지를 탄탄하게 했다. 반면, 범법에 의한 도덕적 추락은 대중의 따가운 지탄과 치명적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 마약, 음주운전, 폭력, 성추행 등에 연루된 연예인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게 된다. 명상 운동가 에크낫 이스워런은 저서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에서 빠름은 악덕이고 느림은 미덕이라 했다. 생각의 반복 끝에 무르익은 실천은 대중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것은 외면할 수 없는 진리다.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숫자로 본 해외입양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숫자로 본 해외입양

    해외입양의 역사가 50년을 넘었다. 1980년대 ‘아동 수출국’ 1위라는 불명예는 벗었지만 지난해도 1125명의 한국 아이가 미국·캐나다·스웨덴 등 9개 나라로 떠났다.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이 해외로 보낸 아이는 16만 2683명. 전 세계 해외입양아의 3분의1에 해당한다. 20~30년 후 입양아는 되돌아와 ‘뿌리 찾기’에 도전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입양정보원 통계를 토대로 해외입양인의 오늘을 조명한다. [3700명-작년 방한한 입양인] 5년 사이에 ‘뿌리’를 찾으려고 방한한 해외입양인이 4만 6000명이다. 지난해만 해도 3700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를 확인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5~2005년 7만 6646명이 친부모를 찾아나섰지만, 2113명(2.7%)만 성공했다. 입양기관별로 기록을 따로 쥐고 있는데다 관리 미흡으로 손실되거나 왜곡·조작된 경우가 많다. 일부 기관은 친부모의 사생활 보호를 내세우며 입양기록의 공개를 거부한다. 1980년대 떠난 입양아 6만 5321명이 성인이 됨에 따라 귀환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64.2%-해외 입양아중 남아비율] 지난해 해외입양아는 1125명으로 남아가 722명(64.2%), 여아가 403명(35.8%)이었다. 국내입양아 1760명 가운데 남아가 459명(34.9%), 여아가 855명(65.1%)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입양부모가 여아를 선호하기에 남아는 주로 해외로 입양된다. 친모의 나이는 20세 이상(823명), 학력은 고졸 이상(685명)이 대부분을 차지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자녀를 키울 여성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는 내다봤다. [2007년-국내입양 > 해외입양] 국내입양아동이 해외입양아동을 처음 앞지른 것은 2007년. 입양아 2652명 가운데 국내입양이 1388명(50.4%), 해외입양이 1264명(46.6%)이었다. 한국의 해외입양은 한국 전쟁 직후에 시작됐다. 50년대는 혼혈아동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1960~70년대에는 가난으로 아이를 떠나보냈다. 최고조는 한국 경제가 발전한 1980년대로 한해 평균 6532명이 해외로 떠났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아동수출국’이라고 외신이 비판하자 정부가 해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때부터 18년간 매년 해외입양은 2200명 안팎을 유지했다. [3분의 1-전세계 입양중 한국비율]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 보낸 아동은 16만 2683명이다. 이 가운데 67%인 10만 9072명이 미국으로 보내졌다. 다음으로 프랑스(1만 1173명), 스웨덴(9381명), 덴마크(8723명) 순이다. 미국에서 한국 출신 해외입양인은 전체 24%로 1위다. 해외입양아가 줄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과테말라, 중국, 러시아, 에티오피아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학자들은 한국 출신 입양인을 20만명으로 추정한다. 해외입양을 입양기관(4곳)이 주도해 한국 정부가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입양기관은 민영이라 한국아이를 입양하기 위한 비용을 받는다. 홀트인터내셔널의 수수료는 1만 7215달러(약 2069만원)이다. 등록비, 서류작업 비용, 에스코트 비용 등은 별도다. 비용은 현지 입양기관과 한국 입양기관이 나눠 갖는다. 입양 특례법에 따르면 한국 입양기관은 최대 961만 6000원을 받아야 한다. 국내 입양수수료(220만원)보다 4.3배나 많다. 연간 1300만달러(약 156억원)가 넘는다. 미혼모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보살피는 비용 등에 쓰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만선사관’ 식민사관이냐 아니냐

    딜레마다. 가령 광해군을 두고 벌어진 이덕일-오항녕 논쟁이 그랬다.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한국사를 왜곡한 식민사관의 뿌리를 조선 후기 노론사관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광해군을 끌어내린 인조반정을 그 시초로 꼽았다. 오항녕(수유너머 구로 연구원)은 광해군을 숭상하는 것이야말로 식민사관이라 되받았다. 광해군은 심각한 내치 실패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정권이었는데, 명·청 교체기에 중립외교를 폈다는 이유만으로 광해군을 재평가한 것은 바로 일제 식민사학자들이었다는 주장이다. 상반된 주장이지만 공통점은 있다. 비판의 근거를 양측 모두 식민사학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이런 딜레마를 다룬 논문이 한국고대사학회 주최로 22~23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동학산장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식민주의적 한국고대사 인식의 비판과 과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고구려 별자리 연구자로 유명한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의 ‘일제 시기 고구려·발해사 연구 동향’이다. 김 교수는 일제시대 편찬된 ‘조선사(朝鮮史)’에 주목한다. 왕조가 교체된 뒤 뒷 왕조가 앞 왕조에 대한 기록을 남기듯, 삼국사기는 고려 때 지어졌고 고려사는 조선 때 지어졌다. 일제 역시 1925년 조선사편수회를 조직, 1932년부터 1938년까지 35권에 이르는 조선사를 펴냈다. 준비기간과 색인작업까지 합치면 편찬작업에 16년을 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을 들여다 보면 묘한 일이 있었다. 일단 초기에는 조선을 ‘깔아뭉개야’ 하는 일제의 입장이 반영돼 한국 고대사 깎아내리기에 열중했다. ‘조선반도사관’에 따라 고대사를 모두 조선반도 안에 구겨넣고 임나일본부를 지어냈다. ‘망인(亡人)의 관점’도 등장한다. 고조선은 중국에서 도망온 기자와 위만이 만들었고, 고구려는 부여에서, 발해는 거란에서, 청나라는 조선에서 도망간 사람들이 만든 국가라는 것이다. 그러다 일제가 만주를 점령하면서 변화가 생긴다. 이제 일본은 만주로 조선인들을 이주시켜야 했다. 조선에 이어 만주 진출도 합리화해야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만주와 조선은 역사적으로 하나였다는 만선사관(滿鮮史觀)이다. 일제가 조선을 먹었으니 원래 조선의 선조였던 고구려와 발해 영역은 당연히 일제에 귀속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중국,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야 하는 우리에게 역설적인 상황을 준다. 김 교수는 “조선과 만주의 역사주권을 일본의 종주권 아래 두려 했던 만선사관이 식민사관의 극복이라는 점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통일적 다민족론에 따른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되레 만선사관과 비슷한 지점에 있어야 하는 역설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식민사관이냐 아니냐, 뜨거운 이분법이 만들어낸 역설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나운서 되려면 다 줄 생각해야” 與, 성희롱 발언 강용석의원 제명

    “아나운서 되려면 다 줄 생각해야” 與, 성희롱 발언 강용석의원 제명

    한나라당 윤리위원회가 여대생 성희롱 논란을 빚은 강용석(41·마포을) 의원을 제명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주성영 윤리위 부위원장은 20일 “강 의원이 당원으로서 당의 위신을 훼손,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윤리위원 11명 가운데 출석위원 7명과 위임받은 2명의 찬성으로 제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당헌·당규상 최고 수위의 중징계인 제명 처분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확정되고, 확정시 5년 안에는 재입당이 불가능하다. 중앙일보는 이날 “강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의장배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여학생에게는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전화)번호 따갔을 것”이라고 하고, 학생들에게 “심사위원들은 (토론)내용을 안 듣고 참가자의 얼굴을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윤리위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나운서와 방송기자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여학생에게 기자가 더 나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했을 뿐이고, 청와대에 갔던 사실이 기억나서 ‘그때 대통령께서 전공과 학교를 묻지 않았느냐.’고 한 것”이라면서 “해당 여학생과 오전에 통화해 봤는데, 실제로 문제가 되는 말을 들은 사실이 없고 기자에게도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허위·왜곡 보도를 한 중앙일보를 상대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 부위원장은 “강 의원의 소명이 윤리위원들을 설득시키기에 부족했다.”면서 “여러 관련 보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황을 확인했고, 두 차례 회의를 연 결과 제명 결정을 내릴 만큼의 사실관계는 규명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리위의 결정은 지도부와 사전 상의 없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해진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대표가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전체 여성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회의원의 품위 손상은 물론 젊은 여성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중대한 실수”라고 규탄했다. 한국아나운서협회는 성명을 내고 “강 의원의 천박한 여성관과 비뚤어진 직업관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망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강 의원이 강하게 부인하는데도 한나라당이 사태가 불거진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 것은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최대한 차단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2006년 5·31 지방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두고 발생한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에 이어 또다시 성희롱 ‘이력’이 불거진 데다 당장 야당들이 일제히 성명을 내 한나라당을 ‘성희롱정당’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친 것도 위기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변인은 “비슷한 일로 당이 많이 힘들었는데, 다시는 없어야 할 일이 또 일어나 개탄스럽고, 강경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라고 전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韓-과거사 청산이 먼저 우리 대학생들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과거 청산’을 꼽았다. 양국의 뒤얽힌 과거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서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믿음의 관계로 발돋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경(25·여·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는 ‘일본통’을 자처한다. 어려서부터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했고, 현지 여행도 자주 다녔다. 중학교 때부터는 일본 학생과 펜팔을 계속해 오면서 속을 다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김씨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과거사 청산’이란 화두를 일본 친구들에게 꺼낸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친구들은 과거에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아예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면서 “윗세대와 아랫세대 모두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의식 없이 무작정 덮어두고 넘어가려 한다거나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한·일관계를 계속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생각하면 늘 불편 송하원(24·성공회대 사회학과 4학년)씨는 “일본의 과오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보상이라는 역사의 수순이 완료되지 않아 우리가 일본을 생각하면 늘 불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매듭짓지 못한 과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정당한 평가도 내리지 못한다.”면서 “그 때문에 일본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폄훼하는데 이는 한·일 양국의 손해”라고 덧붙였다. 정다혜(23·여·연세대 총학생회장·사학과 4학년)씨는 “한·일관계 문제의 근원에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서로를 믿기 위해선 역사적 사건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사회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친일파 잘살고 독립운동가 후손 시달려 젊은이들은 우리의 과거사 문제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환(22·고려대 정경대 학생회장·경제학과 3학년)씨는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 안 돼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받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송씨도 “친일파들이 버젓이 국가적 위인으로 숭상받고 후손들이 떵떵거리고 잘사는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잘못을 지은 것처럼 가난에 시달리면서 조국땅에도 못 들어오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씨는 “양국의 상호 발전과 관계개선을 위해서라도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갈등의 원인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서로 평가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와 연대해 日사과 받아야 아울러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와의 연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일본의 역사의식이 잘못됐다고 감정적으로 교역을 끊기보다는 일제 강점기의 만행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인류적으로도 참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게 피해를 본 다른 나라들과 이념과 정치체제는 달라도 함께 연대해 일본의 죄과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조건 일본이나 일본인을 배척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무조건 일본 사람이 싫다고 해서는 일본인을 설득할 수도 없고 우리땅을 불합리하게 불법적으로 강점한 일본인과 형식적으로 같은 모습을 띨 수 있다.”고 경계했다. ●양국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 부족 오히려 양국의 문화·사회적 교류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씨는 “양국에 대한 이해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친구들은 한국의 아이돌 가수, 영화배우 등 연예인에게만 관심이 있지 한국문화나 한국인에 대해선 거의 관심이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을 매우 좋아한다고 해서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우리 학생들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일본 연예인, 만화를 좋아하는게 대부분”이라면서 “문화를 음악, 만화, 공연 같은 작은 범주가 아니라 생활습관과 생각하는 방식 등에까지 서로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섭·윤샘이나·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日-서로를 인정해줘야 일본 젊은이들이 지난 18일 한국 상점들이 몰려 있는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도리(거리)에 모였다. 직장인과 대학원생들인 이들은 평소에도 한국에 관심을 가진 터라 새로운 100년을 맞는 한·일관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일본을 짊어져 나갈 이들이 보는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해법을 들어봤다. 몇 달만에 신오쿠보 도리에 왔다는 다야 모리(27·일본어 예비학교 교사)는 “일본의 유명 번화가에서 한국 식당이 많아져 일본 사람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가까워지는 한·일관계를 이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한국인 김주임(29)씨와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고바야시 가즈토(27)는 “몇 년 새 일본 남성과 한국 여성 커플뿐만 아니라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결혼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자주 보고 있다.”며 “한국이 그만큼 경제·문화적으로 일본과 대등해진 게 아니냐.”고 반문하며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선전을 꺼냈다. ●한국기업 장점 진지한 연구 시작 그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5개사를 합친 매출액보다 많은 것에 일본 젊은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30년 전에 일본이 강했던 산업이 잇따라 한국에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강한 게 결단력이 빠르고 국가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관·민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도 한국의 장점을 각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일본 중·고등학교 예비교사 교사인 와타누키 아이미(26·여)는 “최근 외무성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제3세계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일본 기업도 좀 더 위기감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한국기업의 최근 활약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선 한국어, 한국선 일본어 교육을 그는 “앞으로 일본과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서로를 필요로 할 텐데 서로를 이해하는 데는 언어가 제일 중요하다.”며 “일본은 중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좀더 일본어 교육을 늘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는 후지마쓰 겐스케(24·도쿄외대 대학원생)는 양 국민 간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을 잘 모를 때는 그들의 엄격한 상하관계에 무척 답답한 느낌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같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술도 마시면서 대화를 자주 하다 보니 유교문화의 장점이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동 역사교과서 만드는 일 중요 물류회사에 다니는 미야타 다케히토(27)는 “일본인이 한·일 간의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일본과 한국의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서로를 객관적으로 아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에 두 번 갔는데 정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며 “거리는 가까운데 서로 동떨어진 교육을 통해 양국을 먼나라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다.”고 전했다. 예비 교사로서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다야는 “얼마전에 NHK가 일본과 한국 간의 역사에 대해 방송했는데 과거처럼 일본이 한국보다 우수하다는 시각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방송해 일본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방송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류의 바탕은 한국의 도전정신 고바야시는 “두 나라 국민 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객관적인 사실도 안 보이고 역사적으로도 서로 겉돌 수밖에 없다.”며 양 국민 간의 진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한류의 열풍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방신기, 빅뱅에 이어 최근에는 카라, 티아라, 소녀시대 등 여성 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일본 연예인들은 일본말만 하지만 한국 그룹은 한국말뿐만 아니라 일본어, 영어까지 배워 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며 일본도 연예계까지 퍼진 한국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제주 전·현직 지사 갈등 심화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우근민 제주지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6·2지방선거에서 불거진 갈등이 선거 이후에도 확산되고 있다. 신 전 지사는 20일 제주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2 지방선거 당시 우근민 후보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우 지사를 최근 제주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신 전 지사는 “우 지사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삼다수, 관광복권, 4·3특별법, 공무원 줄세우기, 골프텔, 우주발사기지, 성추행사건 등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98년 선거에서 유세현장에 버스 120대를 동원해 불법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돼 당선무효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한 명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검은 형사2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신 전 지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우지사를 비난하며 무소속 현명관 후보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삼다수 생산업체인 제주개발공사 특별감사를 둘러싼 정치 보복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최근 제주개발공사에 대한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우근민 민선5기 도지사직 인수위가 개발공사의 방만한 조직운영과 부적정한 예산집행, 과도한 재고물량, 감귤가공공장 경영합리화 노력 미흡, 삼다수 제2공장 및 삼다수공원 조성사업 과잉 투자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특별감사’ 필요성을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고계추 전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인수위가 지적한 내용들은 지나치게 사실을 왜곡시킨것을 넘어 완전 조작됐다.”며 “정치보복의 전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고 전 사장도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현명관 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홍루몽’서 北·中우호 다시 봤다

    “이 더러운 세상, 나는 이제부터 나의 길을 갈 테야.” 지난 18일 오후 10시 다롄(大連) 개발구 대극원. 주인공 가보옥(賈寶玉)이 연인 임대옥(林黛玉)의 빈소를 찾아가 울부짖으며 왜곡된 사회질서를 통렬히 비난하는 장면과 함께 북한 피바다가극단의 가극 ‘홍루몽’이 막을 내리자 극장 안에 빼곡히 들어찬 1500여명의 중국인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퍼부었다. 한 중국인 관객은 “어쩌면 이렇게 중국 문화를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지 경이롭다.”고까지 말했다. 지난 5월 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함께 중국 순회공연을 시작한 북한 가극 홍루몽이 18일 밤 랴오닝성 다롄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청나라 시대 작가 조설근의 장편소설을 대형 가극으로 표현해 낸 홍루몽은 2개월여에 걸친 중국 공연 내내 많은 화제를 뿌리며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 지난 5월6일 베이징에서 첫선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후허하오터(呼和浩特), 창사(長沙), 우한(武漢), 푸저우(福州), 충칭(重慶), 시안(西安), 선전, 톈진(天津), 창춘(長春) 등 12개 성과 시를 돌며 31차례 무대에 올렸다. 280~1280위안(약 5만~23만원)의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공연마다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며 4만 5000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홍루몽 순회공연 종결 소식을 전하면서 “홍루몽의 중국 순회공연은 단순한 예술문화의 교류를 뛰어넘어 양국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이회창 “한나라 중심 보수대연합 없다”

    이회창 “한나라 중심 보수대연합 없다”

    자유선진당 이회창(얼굴) 대표는 19일 “한나라당에서 경선을 계기로 보수대연합 얘기가 나오면서 선진당과의 통합 문제가 거론됐는데, 이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합쳐간다는 발상이 깔려 있는 것이고, 진정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언급한 ‘보수대연합론’과 관련해 일각에서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통합론이 나온 것을 두고 “너무 앞서 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도 “단합의 과정에 들어가기도 전에 불쑥 튀어나온 합당론은 보수대연합의 본뜻을 왜곡하고 전략적인 한나라당 중심의 세 불리기로 보여질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선진당과 합당을 거론하기 전에 먼저 자기 당의 통합부터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성남시의회 모라토리엄 내홍

    경기도 성남시가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국토해양부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성남시의회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시의원들 간 책임공방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성남시의회 한나라당협의회는 16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시장이 일방적이고 무모한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100만 시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 시장이 개인적이고 다분히 정치적인 쇼를 연출해 전국적인 스타반열에 올랐지만, 성남시민은 전국적으로 빚쟁이 시민이라는 오명과 함께 부정적 이미지로 추락한 도시의 시민으로 낙인되었다.”며 이 시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이 시장과 같은 당인 민주당 시의원협의회는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모라토리엄 선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민주당협의회는 “판교 조성에 써야 할 특별회계를 전용해 신청사 건립 같은 사업에 방만하게 예산을 집행해 성남시 재정이 급속하게 악화한 현실을 시민에게 알리는 일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재정과 관련한 주민의 알권리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협의회는 이어 “시의회, 집행부, 시민이 합심해 성남시 재정 악화를 극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국토부, LH공사가 350억원만 갚으면 된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정쟁으로 몰아 본질을 훼손하려는 것은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18석, 민주당 15석, 민노당 1석으로 구성된 성남시의회는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의 생각이 달라 원 구성을 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개헌론·박근혜 총리론 잘못 짚은 듯”

    “개헌론·박근혜 총리론 잘못 짚은 듯”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 11명 가운데 10위. ‘초계파 쇄신 대표’를 자임하고 나선 초선의 김성식 의원에게 주어진 경선 성적표는 얼핏 초라해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에게는 ‘성장통’이 된 것 같다. 김 의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결과에 후회는 없다.”면서 “당은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평가는. -역대 최악의 계파·오더 선거였다. 극심한 계파투표로 당심이 왜곡됐다. 과거에 ‘당권파 vs 비당권파’ 또는 ‘주류 vs 비주류’의 대결은 있었어도 이번처럼 같은 계파 안에서도 서로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거나 교통정리로 갈등하는 모습은 없었다. →전대 후유증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새 지도부가 세세한 당무에 신경쓰기보다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모두 경선 때 밝혔던 대로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국정쇄신에 앞장서야 한다. 특히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때에도 보다 참신한 이슈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상수 대표가 ‘개헌’과 ‘박근혜 총리론’ 등을 제기했는데. -그것은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뜻을 아직 잘 못 짚은 것 같다. →당내 쇄신모임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이다. 15일 모임을 갖고 책임 당원 모두에게 투표권을 주는 전당대회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공감했다. 계파의 근본적 원인인 공천제도를 상향식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또한 당 지도부가 변화를 머뭇거릴 때 과감히 문제를 제기하고 쇄신의 동력을 잇기 위해 대오를 어떻게 정비할지 논의했다. 7·28 재보선 이후 결론이 날 것이다. 개혁성향 초선모임인 ‘민본21’의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계파색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초계파 의원들만 모여서 쇄신을 추구하는 방향도 고려되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얻은 과제는 무엇인가. -앞으로 스킨십을 넓히고 콘텐츠로 승부하겠다. 무엇보다 내 것을 남에게 설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의원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스페인 현대미술 대표작 한눈에

    스페인 현대미술 대표작 한눈에

    세기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나라 스페인. 하지만 피카소 사후인 1970년대 이후 스페인 현대미술이 국내에 소개되는 자리는 드물었다.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언어의 그늘-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소장품’ 전은 안토니 타피에스, 마르셀 브루타에스, 호안 라바스칼 등 스페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회 1995년 개관한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MACBA)은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소장품을 수집하는 전략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과 더불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꼽힌다.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언어를 주제로 MACBA 소장품 가운데 미국 작가 리타 맥브라이드, 프랑스 작가 마린 위고니에 등 외국 작가까지 포함해 63명의 작품 138점을 선보이고 있다. ‘언어의 그늘’이란 타이틀 아래 언어가 지닌 다양한 형태와 층위의 소통 방식을 미술과 연관시킨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의 작품을 모았다. 언어와 미술의 관계는 시 쓰기, 기하학, 행동, 정치적 표현, 미디어, 연극과 영화 등 8개 소주제로 구분했다. 바르토메우 마리 MACBA 관장은 “언어가 예술작품을 통해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미술가인 마르셀 브루타에스의 16㎜ 고전필름은 비 오는 야외에서 시를 쓰는 시인의 모습에서 시적 경험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은 타피에스는 흙, 석고가루, 하드보드 등의 다채로운 재료를 통해 물질과 사유를 연결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드러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오랜 내전과 독재의 아픈 과거사를 다룬 비판적 미술작품들이다. 호안 라바스칼의 ‘스페인은 달라요’ 시리즈는 프랑코 독재 정권 시절 스페인의 정치와 문화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호안 라바스칼 등 63명 138점 선봬 TV 화면에 꽉 찬 축구공 아래 ‘Cultra(문화)’란 단어를 넣은 작품은 정치적 반발을 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왜곡시키려 했던 권력의 속성을 노골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 월드컵 우승과 맞물려 묘한 감흥을 느끼게 한다. ‘스페인은 달라요’는 당시 스페인 관광사업을 위해 제작된 광고 문안이다. 다비드 라멜라스의 작품 ‘시간의 상황’은 전원이 켜져 있지만 화면에는 아무것도 등장하지 않는 수상기 12대를 통해 미디어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낸다. 여성성의 왜곡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조앤 조너스의 작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실험미술 필름, 이그나시 아발리의 영화 포스터 등도 전시된다. 전시장 중앙홀에 설치된 리타 맥브라이드의 ‘아레나’도 주목할 만하다. 투우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나선형 계단 형태의 이 작품은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매일 두 차례 전시 설명회가 개최된다. 10월3일까지. 관람료 5000원. (02)2188-60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국토부 “과장됐다… 연내 350억만 정산하면 돼”

    정부가 성남시의 판교신도시 특별회계 ‘모라토리엄 선언’이 과장됐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성남시가 지난 12일 “특별회계에서 전용한 5200억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단기간에 갚을 수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정확한 전용 액수조차 모른 채 나온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국토해양부는 14일 “어제 오후 판교 신도시 조성사업을 해온 경기도와 성남시, LH 관계자 등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표에 대해 진위를 파악한 결과, (발표의) 사실이 왜곡됐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성남시가 전용한 특별회계 중 국토부와 LH 등에 지급해야할 비용은 3300억~3900억원 선이다. 성남시가 발표한 5200억원과는 큰 차이가 난다. 성남시의 주장과 달리 올해 350억원가량을 정산하고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 안팎을 단계적으로 갚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양측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것은 채무액을 구성하는 ‘공동공공시설비’와 ‘초과수익 부담금(재투자비)’ 규모가 판교에서 진행 중인 알파돔시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의 성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체 판교신도시 사업비 산정과 개발에 따른 수익률도 추후 결정된다. 특히 5조원대 복합단지 건설인 알파돔시티 사업의 경우, 사업이 지지부진해 LH의 이익이 줄어들수록 성남시가 부담해야할 몫은 그만큼 늘어난다. 전체 판교신도시 지분율은 LH가 81.5%, 성남시 18.5%다. 국토부 신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성남시가 부담할 공동공공시설비는 350억~1800억원, 초과수익 부담금은 2100억~29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5200억원을 이달 말까지 당장 채워넣으라고 할 것 같아 지급유예를 선언했다.’는 성남시 주장은 다소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성남시는 판교특별회계에 아직 700억원의 잔액이 남았고, 학교용지 등 판교에서 분양할 수 있는 택지도 2000억원에 달해 LH에 돈을 정산(공동공공시설비)하거나 주변 개발에 재투자(초과수익 부담금)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올해 한푼도 못 갚아” vs “사실 왜곡”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올해 한푼도 못 갚아” vs “사실 왜곡”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놓고 중앙정부와 성남시간 공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판교특별회계의 관장 부서인 국토해양부는 14일 “과장됐다”고 받아쳤다. 총리실과 행정안전부도 성남시의 일방적인 선언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성남시는 “당장 빚을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모라토리엄 아니냐.”고 재반박하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채무이행 시기가 다가왔는데 줄 돈이 없으면 모라토리엄 아닌가.” 국토부가 성남시의 지불유예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곧바로 자신의 조치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특히 올해는 단 한푼도 값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올해 갚아야 할 돈이 350억원에 불과하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 성남시는 “단지 국토부의 견해 일 뿐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시는 당장은 아니지만 LH와 정산과정에서 1~2년 사이 외곽순환도로 이전 건설비(1000억원) 등 분담 비용이 16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는 판교 이주자택지 소송반환금(589억원)으로 사용해야 할 돈도 포함됐다. 시는 그러나 연말까지 LH에 정산할 금액이 1400억원이라는 기존 입장은 잘못된 것으로 정정했다. 성남시는 자체 계산한 결과 공동공공시설비 2300억원 중 LH에 정산할 금액이 1400억원이며 국토부가 투명한 회계 관리를 이유로 특별회계에서 전용한 5400억원을 당장 채워넣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지급유예를 선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갚을 돈만 계산해 지불유예를 선언한 것이 아니라 내년부터 판교 입주완료시까지 단기간에 들어가야 될 돈 역시 모두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모라토리엄 선언이 다소 성급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지불유예 취소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초과이익부담금으로 연간 1000억원씩 재투자해야 하는 마당에 은행2동 재개발사업이나 공원·도로 건설, 사회복지 투자 등 굵직굵직한 사업이 예정돼 있다.”며 “2000억원 이상 투입될 분당~수서 간 도로 건설 등 판교신도시 개발에만 거의 모든 예산을 쏟아붓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초과수익률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정산금 등에 차이가 있지만, 올해 예산 상황으로는 LH에 정산할 여력이 없고 판교 입주가 거의 마무리돼 취득·등록세 등 세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판교 신도시 사업에 재투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민간인 사찰의혹·與권력투쟁 논란… 8人의 발언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영포(영일·포항)라인, 선진국민연대의 ‘권력 사유화’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한 권력투쟁이 정치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12일 이번 논란의 중심이 된 관련자들의 연쇄 회견 및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을 짚어봤다. ■ 정두언 “권력투쟁설로 본질 희석” “이번 사건의 핵심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조직의 존재와 불법 행태, 그리고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다.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촉발된 여권 내 권력투쟁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 대통령이 조사하라고 했고, 정리·처벌 수순에 들어간 만큼 그 과정을 지켜보면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 사태를 두고 저를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모는 것은 (기자)여러분이 할 일이 아니다. 이 정부 들어 내가 한나라당에서 얼마나 외롭게 희생해왔는지 아느냐.”며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권력투쟁으로 모는 세력, 야당의 분열책에 당이 놀아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가 권력투쟁 논란을 경고했다.’는 보도와 관련, “‘권력투쟁으로 몰거나 대통령의 뜻을 왜곡시키는 일이 있으니 정 의원이 이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고, 경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영포목우회’ 관련 내용을 민주당의 신건 의원에게 제공한 인물로 총리실 김유환 정무실장을 지목한 것과 관련, “이 의원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했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박영준 “인사관여 주장 법적대응”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진사퇴설과 관련,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고 총리실 김창영 공보실장이 전했다. 박 국무차장은 총리실 직원 간담회에서 “어제 보도된 것(국무차장 사퇴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자신을 포함한 선진국민연대 출신 인사들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공기업 등 정부 내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과의 직접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은 이날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영포목우회(영포회) 관련 내용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거짓 주장으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보도자료에서 “이 의원은 더이상 의혹만 키우는 선동 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 의원이 주장한 문건의 작성이나 민주당에 제공한 일에 만의 하나 제가 단 1%라도 관련된 증거를 제시한다면, 공직 사퇴는 물론 어떠한 처벌도 자진해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성헌 “총리실문건 버젓이 야당에” “이번 사태의 본질은 권력내부의 추악한 암투다. 권력 사유화로 내부 권력투쟁을 벌이게 되면 권력의 밑동 뿌리가 썩는다.” 한나라당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당사자에게 단순히 경고했다.’고 들었는데 경고만 하고 끝낼 사안인지 신중히 생각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총리실이 영포목우회 관련 자료를 민주당 쪽에 제공했다.’는 전날 자신의 주장과 관련, “가장 충격적인 것은 총리실에서 생산한 문건이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민주당 쪽으로 넘어갔다는 점”이라면서 “그 내용 중에는 한나라당의 지도부를 공격하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료를 민주당에 제공한 당사자로 총리실 김유환 정무실장을, 전달받은 당사자로 신건 의원을 거명했다. 김 실장과 정 의원의 친분도 거론했다. 이 의원의 문제제기가 경쟁자인 정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 “‘정 의원의 추천으로 김 실장이 총리실에 들어갔다.’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정운찬 “철저조사·상응조치 필요” 정운찬 국무총리는 총리실 공직윤리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 “내가 부임하기 전의 일이지만 불미한 사건이 벌어져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고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이 전했다. 정 총리는 총리실 간부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우처럼) 법과 제도상의 주어진 권리 이상 행사하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그러나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이 권한이 있어도 일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복지부동’(伏地不動)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이어 “고위직에 오르면 임기가 없는 만큼 모두 언제까지 지금의 자리에 있을지 모르지만, 마지막까지 소임을 챙기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으로부터 ‘영포목우회’(영포회) 관련 내용을 민주당의 신건 의원에게 제공한 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관련 경과 보고를 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김창영 실장이 전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홍준표 “정총리·박차장 물러나야” “대통령을 정점에 두고 작은 권력을 서로 누리겠다고 투쟁하는 게 영포게이트의 본질이다.” 한나라당 7·14전당대회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는 영포목우회 파문을 ‘여권 내 권력투쟁’이라고 진단했다. 홍 후보는 서울 여의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경선 때부터 (권력의) 양 축을 이뤘던 정두언·박영준 두 사람 사이 힘의 축이 박 차장 쪽으로 넘어가자 2008년 6월 정 후보가 ‘권력 사유화’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정 후보가) 그 작은 권력에서 밀려났다고 해서 또다시 권력 투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후보의 ‘국정농단’ 주장에 대해서도 “국정농단보다는 인사 개입으로 본다.”면서 “박 차장이 국가 의사결정에 개입할 만한 큰 힘이 없고, 핵심실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차장이 대선 때 선진국민연대 사람들을 공기업 감사 등으로 취업시킨 것은 국정농단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애들 불장난(권력투쟁)이 산불(게이트)로 번져 버렸다. 산불을 끄기 위해선 정운찬 총리부터 퇴진해야 한다.”면서 “박 차장도 이제는 물러나야 하고, 정 후보도 자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무성 “정권 흔들기 발언 자제를”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여권 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져가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무성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더 이상 야당의 정권 흔들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모두 애당심을 발휘해 관련 발언을 삼가주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인규(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권력남용사건’이라고 규정, “야당 특유의 과장과 왜곡으로 이명박 정권 흔들기, 여권 분열조작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 나쁜 전략에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이용될 것이 우려된다.”면서 자제를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함구령’은 전날 전대 후보인 이성헌 후보가 정두언 후보를 향해 화살을 돌리는 등 여권 내 권력투쟁은 물론이고 당내 계파간 갈등양상의 조짐까지 보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또 “지금은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다음 정권 재창출을 함께해야 하는 동지인 만큼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 상호비방은 삼가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성식 “정두언·이성헌 사퇴해야”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성식 후보는 영포목우회 파문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두언·이성헌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일한 초계파 쇄신후보로서 끝까지 대의원 혁명으로 승리하겠다.”면서 “전당대회가 끝나면 권력투쟁과 계파싸움에 앞장설 수밖에 없는 정 후보와 이 후보는 사퇴하고, 쇄신과 화합의 과제를 저에게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권력의 사유화’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미 권력 투쟁의 당사자가 된 정 후보는 스스로 말하는 당의 변화를 위해 사퇴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에게도 “계파적 이익에 집착해 황당한 폭로전으로 전당대회 판을 흐리지 말고, 화합을 위해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안상수 후보 역시 도마에 올렸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가 기득권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청와대의 밀어붙이기 대리인이자 계파갈등의 한 축으로 활동해 왔고, 군대도 안 갔다 온 안상수 후보를 당의 얼굴로 만들려는 세력이 바로 대통령에게 부담만 안기면서 인사농단에 앞장서왔던 세력 아니냐.”고 되물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박지원 “박영준-이상득 라인 주시” “이간질로 흔들릴 한나라당이라면 집권여당의 자격이 없다. 총체적 국정문란이 이간질로 밝혀진다면 계속 이간질하겠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불거진 여권 내 권력투쟁과 ‘영포(영일·포항) 라인’의 국정문란 의혹 폭로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영포회 명단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고문으로 등재된 것도 밝혀지고 있다.”면서 “사표를 낸 이영호 비서관 하나로 정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전광석화처럼 환부를 도려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등에 칼을 꽂는다.’ ‘KB금융회장 같은 것은 100건도 넘는다.’ ‘형님, 옛날 박영준이 아닙니다.’ 등은 모두 한나라당에서 나온 말”이라며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특히 10여년간 보좌했던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상득 의원의 관계를 한나라당이 언급한 데 주목하며 “‘박영준-이상득 라인’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이르게 한 박연차 게이트 당시 세무조사를 전담했던 조홍희 서울지방국세청장의 비위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적발하고도 처벌하지 않은 의혹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 중국의 티베트, 티베트의 중국

    [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 중국의 티베트, 티베트의 중국

    라싸(拉薩)의 대표적 티베트 유적 포탈라궁 앞 광장에는 20여m 높이의 ‘해방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1950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이 봉건주의 농노 상태의 티베트인들을 평화적으로 해방시켰다는 기념물이다. 이 기념탑으로부터 20여m 앞에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앞 광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대가 설치돼 있다. ‘포탈라궁-베이징중로-국기게양대-해방기념탑’ 구도는 베이징 중심가의 ‘자금성(紫禁城)-창안(長安)대로-국기게양대-혁명열사기념탑’ 배치와 닮았다. 작은 베이징이 연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티베트나 달라이 라마 문제만 거론되면 ‘핵심이익’에 대한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8년말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자 중국은 프랑스와의 모든 교류를 끊었다. 프랑스가 여러 차례 화해사절단을 보낸 뒤에야 중국은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올 초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긴장된 이면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등 티베트 문제가 끼어있다. 중국은 왜 이처럼 티베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티베트 취재를 떠나기 전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의 한 간부는 “오랫동안 서방 언론들은 티베트의 진실을 왜곡해 왔다.”며 “서방 언론의 티베트 보도와 중국인들의 티베트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다르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티베트의 독립을 원하는 중국인은 0.01%도 안되고, 중국인의 99.9%는 중앙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문제가 타이완, 남중국해 등과 함께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존에 관한 ‘핵심이익’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티베트의 독립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티베트 제2도시인 시가체의 상하이실험학교 황융둥(黃永東) 교장도 이 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시키며 달라이 라마 등 분리주의 세력의 ‘반(反)애국적인 행동’의 실태를 여과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티베트인들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지에서 만난 티베트인들은 민감한 질문에 대부분 입을 닫았다. 오히려 중앙정부의 티베트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물론 취재진이 티베트인들을 만나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현지의 사복 기관원들이 눈길을 번뜩이고 있었지만 대체로 현지인들은 그런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강경한 목소리는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 등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1959년 라싸 봉기 이후 티베트인들을 이끌고 망명한 14세 달라이 라마는 7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해외활동을 통해 티베트 문제를 국제쟁점화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티베트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알리는데 주력하면서 망명정부에 대한 지지와 서방권의 대중국 압력행사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티베트 세력간에도 독립과 자치를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 달라이 라마 등 망명정부 인사들은 독립보다는 ‘고도자치’를 내세운다. 쓰촨, 윈난, 간쑤성 일부분과 칭하이성 등 중국이 쪼개놓은 옛 티베트 땅을 한데 묶어 티베트인들에 의한 자치를 허용하라는 것이다. 중국은 독립이 아닌 자치를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종교를 가장해 조국을 분열시키려는 분리주의자”라고 힐난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 티베트 망명정부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양측의 대화는 서로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티베트의 안정에 더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자칭린(慶林) 주석은 7일 베이징에서 열린 티베트 관련 회의에서 “앞으로 일정기간 티베트와 4개 성(쓰촨, 윈난, 간쑤, 칭하이)의 티베트 지역 업무는 경계를 뛰어넘는 발전 및 지원과 사회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에 모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2개국(G2)으로 커진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잠재우면서 균형발전을 통해 내부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취지다. 베이징·라싸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민간사찰 파문] 친이 주류 ‘영포회 충돌’

    [민간사찰 파문] 친이 주류 ‘영포회 충돌’

    여권 주류에서 7일 영포목우회와 선진국민연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내분 양상이 나타났다. 정권 창출에 앞장섰던 친이(친 이명박)계 개별 분파들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개각, 7·14 전당대회 등 권력 재편을 앞두고 공개적인 책임공방을 벌이기 시작하면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정국 주도권을 놓고 대척점에 섰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과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을 정점으로 한 친이상득계가 또다시 정면충돌 조짐을 보였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이자 친이상득계인 장제원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정·청 개편 등 정권 후반기 쇄신에 총력이 쏠린 시점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권력의 이득을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참을 수 없다.”며 정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최근 정 의원이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2년 전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 입장에서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언급한 게 화근이 된 셈이다. 이는 2008년 6월 그가 권력사유화 의혹의 핵심으로 이상득 의원과 당시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목하며 “청와대엔 전리품 챙기기에만 골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차관 자리, 공기업 임원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는 게 전리품이요, 이권이 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던 사실과 연장선상에 있는 언급이라는 게 장 의원 등 친이상득계의 판단이다. ●이상득계 장제원, 정두언에 직격탄 정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이 주최한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 TV토론회에서도 “집권한 지 2년 동안 (핵심부 인사들이)권력의 눈치만 보아왔기 때문에 이런 일(영포회 사건)이 생겼다. 나는 정권창출의 주역이라는 소릴 들으면서도 남들이 모두 양지로 향할 때 음지에 남아 비판해야 할 때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은 “‘양지’의 실체와 대상, 의혹의 대상을 분명히 밝히라.”며 맞받았다.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쇄신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중요한 시기에 여권 내 권력 투쟁으로 오해받을까봐 참았지만, 앞뒤 실체도 분명치 않은 의혹을 부풀리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조만간 정 의원에 대한 공개 성명 발표 등 후속조치 강행 의지도 드러냈다. 이에 정 의원 쪽에선 확전을 경계하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진 않았다. 다만 친이 주류 내부의 갈등은 전대 경쟁 속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이끼리 전대 표 분산 신경전 정 의원은 이번 전대에 함께 출마한 친이상득계인 김대식 후보와 같은 호남 출신으로 ‘표 분산’ 문제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 의원과 김 후보는 각각 미승인 소책자 홍보물, 장미꽃을 대의원들에게 배포한 사실이 적발돼 전날 대구·경북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를 비난한 한선교 후보와 함께 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다만 당 지도부는 7·28 재·보선을 앞두고 터진 영포회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영포회 사건’이 아니라 ‘이인규 사건’”이라면서 “검찰은 한점 의혹 없는 수사로 잘못된 행위에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전혁의원 당권레이스 포기 한편 초선의 조전혁 후보는 당권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그는 “완주보다 지금 접는 것이 저의 출마에 대한 진심이 왜곡당하지 않고 더 많은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국민과 당원에게 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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