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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뻔뻔한 日 “위안부 문제 해결됐다”…세계 곳곳서 인권회복 방해

    뻔뻔한 日 “위안부 문제 해결됐다”…세계 곳곳서 인권회복 방해

    日정부 마치 해결된 것처럼 사실 호도日 “韓 특정 세력이 사과 안 받아줘”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이는 단체들이 일본 정부가 마치 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를 다 해결한 것처럼 호도하고 다니며 피해자들의 인권회복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여성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따리전’ 등은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인권 운동 탄압, 활동가 위협 등 정의롭지 않은 외교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2015년 한일 양국이 체결한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발표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 활동을 둘러싼 일본 정부의 간섭, 방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 솔즈베리대학교 평화비 건립 방해, 미국 글렌데일과 호주 시드니 평화비에 대한 소송·진정 제기 등 많은 지역에서 일본 정부와 우익 단체들은 평화비 철거를 위해 부당하게 개입하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일본 정부의 방해 활동은 전시 성폭력 추방 활동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면서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와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나비 기금’ 활동까지 방해하고 인권 회복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정의연이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추진 중인 ‘김복동 센터’ 건립과 관련해 “우간다 현지 주재 일본 대사관은 나비기금 수혜 단체 중 한 곳의 대표와 접촉을 시도하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설득하는 등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들은 “일본 정부의 뻔뻔한 행태는 인권 활동가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이어진다”면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가들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독일에서 ‘보따리전’이라는 제목으로 일본군 성노예와 여성 인권에 대한 예술 전시 활동을 펼쳐 온 예술인들도 자리를 함께해 “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6월 도르트문트에서 전시회가 열린 뒤 현지 일본 총영사는 전시회 장소를 제공한 관계자를 찾아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에 대해 20년 전부터 사과하려 했지만, 한국 사회의 특정 세력에 의해 거부당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윤미향 정의연 이사장은 “가해국인 일본 정부의 피해자 탄압, 국제 여성 인권 운동에 대한 탄압이 날로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이런 행태에 대해 국제시민연대를 통해 일본 정부를 함께 규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열린 제139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는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시민 등 7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해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참석자들은 “일본 정부는 국제인권 원칙에 따른 일본군 위안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면서 “경제 보복 조치의 볼모로 피해자의 명예, 인권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정의기억연대 등 전국 597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경제보복·평화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가해자이자 전범국 일본의 적반하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시국회의는 “아베 정권의 즉각적인 경제 보복 중단, 과거사에 대한 진실한 사죄와 반성, 배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유한국당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수구 적폐 세력들은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사실상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국적을 의심케 하는 이들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과거로 돌아가려는 퇴행적 시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 문화제를 연다고 예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도 132개 마을에서 3개월간 216명 태어났는데 여아는 0명…“뿌리깊은 가부장제 탓”

    인도 132개 마을에서 3개월간 216명 태어났는데 여아는 0명…“뿌리깊은 가부장제 탓”

    지난 3개월간 인도의 132개 마을에서 모두 216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이 중 여아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뿌리깊은 남아선호 사상 탓에 여아를 선별적으로 낙태하는 관습 탓이라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23일(현지시간) 인도 정부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북부 유타란찰주 우타라카시의 500개 마을에서 모두 947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며, 이 중 여아는 479명으로 남아(468명)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 132개 마을에서는 단 한 명의 여아도 태어나지 않았다. 시 당국은 132개 마을을 ‘레드존’으로 규정하고 25명의 관리들로 팀을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아시쉬 초한 치안판사는 알자지라에 “132개 마을 중 출산율이 높게 나타난 82개 마을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이 마을에서 여아 살해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확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활동가이자 학자인 니베디나 메논은 “3개월 동안 이렇게나 많은 도시에서 단 한 명의 여자아이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이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라면서 “분명 불법으로 사전에 성별을 판별한 뒤 선별적인 낙태가 자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프라바트 쿠마르는 성차별과 여아 영아 살해는 인도 전역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례도 물론 우연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아에 대한 차별과 경시의 한 사례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초한 판사는 “이번 일은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며 여성 인권단체의 문제 제기에 대해 반박했다. 인도는 1994년 여성 태아에 대한 선택적 낙태를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이러한 관행은 여전히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국 의학전문지 렌셋이 실시한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인도에서 최대 1200만명의 여아가 낙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된 인도 인구 구성에서도 남성 1000명당 여성의 수는 943명에 불과했다. 2014년 유엔은 인도에서 태어나는 여아 비율이 “비상 사태”로 규정할만큼 줄었으며 이는 여성에 대한 범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5년 인도 여성·아동개발부 장관은 “남아 선호 사상 때문에 하루 평균 2000명의 여아가 살해되고 있다”면서 “그 중에는 태어나자마자 베개 등으로 눌려져 질식해 사망한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악습의 바탕에는 인도 사회의 오랜 가부장제가 있다. 남아에 대해서는 가정의 한 자산으로 취급하고 결혼 때 지참금을 챙겨가야 할 여아는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힌두교의 영향으로 부모가 사망했을 때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것도 아들의 몫이라 남아를 선호하는 사상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인구와 젠더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단체 인도연구재단의 앨록 바즈파이는 “인도의 사회문화적 규범이 이번 일의 근본적인 원인이자 책임”이라고 지적했다.2015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왜곡된 성비를 해소하고 여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딸들을 구하자. 딸들을 교육시키자”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초 현지 언론이 보고한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에 사용됐어야 할 예산의 절반 이상이 홍보비로 사용됐으며, 25%만 각 주에 배분됐다. 뉴델리에 기반을 둔 사회조사센터 란자나 쿠라기는 “정치 지도자들의 공약과 실제 정책을 실현하는 관료들 사이에 ‘불합치‘가 있다”면서 “실천이 명백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하태경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은 채용비리·취업사기”

    하태경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은 채용비리·취업사기”

    엠넷 방영 서바이벌 오디션 투표 조작 의혹엠넷 측 “조작할 이유도, 조작도 없다” 해명하태경 “1~20등 득표수 특정 숫자의 배수”수학자 “수학적으로 확률 0에 가까운 결과”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엠넷의 인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이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내용을 살펴보니 투표 결과 조작이 거의 확실했다”고 밝혔다.지난 20일 종영한 프로듀스X101는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11명의 아이돌 연습생을 선발해 ‘엑스원’이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의 표차가 일정하게 같아 제작진이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엠넷 측은 “투표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조작도 없다. 데이터를 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하 의원은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숫자가 특정숫자(7494.44·총 득표수의 0.05%)의 배수”라고 설명했다. 최종 1등을 차지한 김요한은 7494.44의 178배인 133만 4011표를 득표했고, 20등인 토니는 7494.44의 38배인 28만 4789표를 받는 식으로 특정숫자의 배수만큼 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나머지 2~19등도 마찬가지였다. 하 의원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숫자조합이 이렇게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한다”며 투표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투표 조작으로 실제 순위가 바뀐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면서도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사기이자 채용비리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를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청소년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며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임창용 칼럼] 국민에게 친일파 낙인을 찍으려 하나

    [임창용 칼럼] 국민에게 친일파 낙인을 찍으려 하나

    엊그제 친구 예닐곱이 모인 술자리에서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친일파’ 발언을 놓고서다. 지난 20일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이를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썼다. 이런 주장이 일본 정부의 입장과 같아서란 이유에서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개인 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취지의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대법원 판결이 타당하고, 정부도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봤다. 반면 일부 친구들은 판결이 법리·인권 측면에선 맞을지 모르나 국제정치의 현실을 도외시했고, 국익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판결의 타당성이나 우리 정부의 움직임과 별개로, 일본의 경제보복은 치졸하며 철회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조 수석의 글에 격분했다. 그의 친일파 정의대로라면 판결을 비판한 자신들도 친일파 범주에 들어간다고 봤기 때문이다. 스스로 친일파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은 조 수석이 억지스런 흑백 논리로 친일파 낙인(烙印)찍기에 나섰다고 분개했다. 조 수석은 한일 갈등 표면화 후 연일 페북에 글을 올리며 대국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보복에 맞서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신념의 소산일 수 있다. 개인적으론 그 취지와 진정성을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그의 친일파 규정과 같은 이분법적 논리는 외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반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페북에 “경제전쟁이 발발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다”고 썼다. 국민을 애국자와 이적행위자로 갈라치기 하려는 게 아니라면 써선 안 되는 표현이었다. 조 수석의 친일파 규정이 위험해 보이는 것은 그 대상이 광범위할 수 있어서다. 그가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표적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기사 댓글을 일본어판에 내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특정 언론들로 보인다. 언론을 친일파라고 공격하는 것도 언론 자유 측면에서 부적절하지만, 차라리 해당 매체를 콕 찍어 공격했다면 문제는 덜 심각할 수도 있다. 한데 판결을 어떻게 보느냐란 기준으로 친일을 규정하고, 애국과 이적을 구분함으로써 낙인찍기의 전선을 국민으로까지 넓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의 일부라도 조 수석의 친일파 구분을 낙인찍기로 받아들인다는 점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가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친일파 낙인찍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다. 이런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낙인이 역사적으로 권력집단의 지배 수단으로 위력을 발휘해 왔기 때문이다. 16, 17세기 유럽을 휩쓴 마녀사냥이 대표적이다. 신에 대한 사소한 부정이나 모독 행위만으로도 마녀 프레임에 걸리면 처형을 면키 어려웠다. 극적이면서 교훈적인 효과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급속히 번졌는데 권력자들은 오랜 기간 이를 지배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진화적 관점에서 학자들은 낙인을 특정 집단을 배제해 종의 생존을 강화하려는 메커니즘으로 보기도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선 ‘빨갱이’ 낙인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분단 이후 누구든 ‘빨갱이 프레임’에 걸리면 사법적·사회적으로 가혹한 대가를 면치 못했다. 멀리는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가까이는 2013년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까지 수많은 무고한 국민이 빨갱이 낙인이 찍혀 죽거나 고초를 겪었다. 역대 군사정권이 정치적 위기마다 대형 간첩 조작 사건을 터뜨려 국면 전환을 꾀했음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조 수석이라 그의 이런 구분 짓기는 참 실망스럽다. 조 수석은 22일 페북에서도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무도(無道)하다”고 날을 세웠다. 노자의 ‘도덕경’ 첫 머리에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 명가명(名可名) 비상명(非常名)”이란 구절이 나온다. 도를 도라고 하면 이미 도가 아니고,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미 그것이 아니란 의미다. 누군가를 친일파로 규정하고 무도하다고 낙인찍는 순간 피해자는 평생 그 이미지에 갇혀 살지도 모른다. 하물며 피해자가 다수 국민이라면 어떻겠나. sdragon@seoul.co.kr
  • [시론]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보자/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보자/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코드에 게임이용장애를 등재하겠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우리나라가 이를 수용할지가 논란이다.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에 등재한다는 것은 게임이 치료와 예방의 대상이 되는 질병의 원인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물론 게임이용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세심하게 치료할 필요가 있다. 누구도 이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문제의 포인트는 ‘예방’에 있다. 게임이용장애가 공중보건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순간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까지 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럴 경우 게임이용장애 예방을 위해 게임 이용 시간, 게임 이용 방법 등에 대한 규제 역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아이들이 노는 것’을 가만 보지 못하는 문화, 무슨 일만 터지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식의 국가 기능과 역할에 대한 관념, 모든 역기능적 현상의 원인이 게임이라는 인식 등이 팽배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기구인 WHO에서조차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본다”는 후광효과가 더해진다면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굴절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사회적 낙인이 더욱 강화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더 강력한 규제 도입의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 지금부터 필자는 어떤 예측을 해 보고자 한다. 예컨대 게임이용장애 예방을 위해 도입할 수 있는 가상의 규제다. 우선 ‘강제적 셧다운제’ 강화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막는 규제로, 2011년 이미 도입했다. 19대 국회 당시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률안’은 강제적 셧다운제 적용 대상 청소년의 범위를 모든 청소년으로 확대하고, 적용 시간대 범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셧다운제가 점차 완화되는 추세이지만,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에 등재되면 셧다운제를 강력하게 만들 논거가 추가되는 셈이다. 두 번째, 소위 ‘게임중독세’를 신설할 수 있다. 즉 게임이용장애를 겪는 게임 이용자의 치료와 게임중독 예방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중독기금을 설치하고, 이러한 기금의 재원 조달을 위해 게임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일종의 준조세인 게임중독부담금을 부과·징수하는 일이다. 손 전 의원은 인터넷게임중독예방법의 쌍둥이 법안으로 ‘인터넷게임중독치유지원법률안’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인터넷게임중독 치유기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의 도입이었다. 세 번째, ‘게임 광고 규제’도 새롭게 도입할 수 있다. 주류의 경우 텔레비전 광고가 시간과 도수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 담배 광고도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 내에서나 볼 수 있지 방송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현재 게임 광고는 텔레비전이나 지하철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에 등재되면 게임 광고 규제를 위한 명분이 생긴다. 질병코드의 도입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게임을 텔레비전에서나 지하철에서 광고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관한 강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필자의 예측을 누군가는 과대망상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계에서는 현실이라는 우려가 있다. 업계에서는 ‘게임 규제 3종 세트’가 실제로 강화되거나 입법화되면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지체, 축소, 고사 중 하나를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심지어 불행히도 거의 ‘고사’를 예측한다. 게임에 관해 부정적인 시각이 항상 있었기에 이번 일은 결코 머나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는 게임산업계의 반대를 단순히 ‘사업자들의 과도한 비즈니스 욕구’로만 치부할 수 있다. 이런 시각이야말로 게임을 제대로 보는 시각을 왜곡한다.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무려 13조 9904억원이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로, 전 세계 6.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때문에 말이 많은데,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은 콘텐츠산업 종사자 증가율이 10.7%로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경제’ 시각으로 본다면 게임은 우리가 키워야 할 문화산업이 된다. 정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를 논의하게 될 민관 협의체를 조만간 출범시킨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중요한 점은 게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다. 협의체가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올바른 시각으로 게임을 보길 기대한다.
  •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1910년 8월 29일 밤 서울 남산 기슭 통감관저. 한일병합조약 체결을 자축하는 연회가 열렸다. 첫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경복궁을 향해 술잔을 들었다. 어줍잖은 하이쿠(일본의 단형시) 한 줄이 흘러나왔다. “고바야카와 다타카케, 가토 기요마사, 고니시 유키나가가 살아 있었다면 과연 오늘 저녁 저 달을 어떻게 보았을까.” 1592년 조선을 정복하려다 실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장수들이었다. 전임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심복이 하이쿠를 이어받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땅속에서 깨워 보이리라, 조선 산 높이 오르는 일본 국기를.” 데라우치는 도요토미와 그 장수들 그리고 이토에게 ‘조선 병탄’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역사는 한 번도 끊이지 않았다. 기록된 것만 조선조까지 무려 1000회 이상이다. 663년 4만여 명 이상을 동원해 신라와 전투를 벌였고, 760년에는 발해에 신라 침공을 유혹하기도 했다. 고려 실록엔 600여건의 왜구 침략 기사가 실려 있고, 조선왕조실록엔 312건이 올라 있다. 침탈의 주력은 일본의 서남단 지금의 야마구치현(옛 지명 조슈번)이거나 구마모토, 가고시마현(옛 지명 사쓰마번)이었다. 이 중에서도 조슈번은 특별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물론 1, 2대 조선 총독이 모두 조슈번 출신이었다. 조슈번은 외지고 작았지만, 특유의 공격성으로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에 성공했다. 유신 이후 총리만 무려 8명이나 배출해 하나의 벌(閥)족을 이뤘다. 두 번째로 많은 도쿄는 4명뿐이다. 한국에서 대통령 12명 중 5명을 배출하고, 정부 수립 후 70년 가운데 40여년을 집권한 ‘TK’(대구·경북)와 비슷하다. 군벌이 주력이었다는 점도 같다. 다만 조슈번 벌은, 무작정 권력만 추구한 ‘TK 벌’과 달리 나름의 이념과 책략이 있었다. 그 스승은 요시다 쇼인. 지난 17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우호적으로 인용했다가 망신을 당한 인물이다. 지금도 야마구치현에선 그에게 ‘선생님’이란 경칭을 쓰지 않으면 바로 외면당한다. 그가 제시하고 가르친 책략이 바로 정한론(征韓論·조선정복론)과 ‘일본 굴기’다. 조슈번에는 사이코데이(채향정)라는 130년 전통의 요정이 있다.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메이지유신 이후 100여년간 일본 요정 정치의 꽃이었다. 거기엔 박정희 군사정권 실세들을 불러들여 한일협정을 성사시킨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별실도 있다. 채향정의 대연회장인 오히로마에는 좌우 벽을 따라 묵서가 20여점 걸려 있다.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모토, 이노우에 가오루, 미우라 고로 등 ‘정한’(征韓)의 주역과 현대의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그리고 아베 신조 등이 그 필자다. 아베의 묵서 내용은 “적연부동”(寂然不動).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해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은 아베 신조는 자신의 지역구(시모노세키)에 머물며 채향정을 드나들었다. 숭배하는 인물의 신조가 빼곡하니, 권토중래를 꿈꾸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아베가 묵서를 가져온 것은 2009년 9월. 다시 출사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마음은 조용하고 편안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곧 도쿄로 올라간다. 아베는 2012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두 번째로 총리가 된다. 그때 내건 슬로건이 ‘강한 일본’, 현재 한일 관계를 흔드는 책략이다. 아베는 총리가 되고 전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1차 집권 때 참배하지 않은 것을 두고 ‘통한의 극치’라고 했다. 이어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전쟁 가능한 국가 만들기, 역사 왜곡, 도덕 교과서 부활 그리고 지금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탈이 뒤따랐다. 그런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이다. 그는 외조부 기시로부터 요시다 쇼인과 그의 수제자 다카스기 신사쿠의 이야기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성장했다고 자랑처럼 말하곤 했다. 아베 할머니의 할아버지(외고조부)는 요시다 쇼인의 제자 오시마 요시사마다. 1894년 일본군 8000명을 이끌고 경복궁을 점령한 자다. 이토와 오시마가 조선 정벌에 앞장섰다면, 기시는 일제의 괴뢰 만주국 창설의 주역이었다. 기시는 A급 전범으로 체포됐지만, 재판도 받지 않고 3년 만에 출소해 ‘쇼와의 요괴’로 불리며 일본 정계를 주물렀다. 아베의 할아버지 아베 칸은 조슈번 향리에서 ‘현세의 요시다 선생’이라고 불렸다. 아베의 이름 신조(晉三) 가운데 ‘신’, 아버지 이름 신타로 가운데 ‘신’은 요시다의 수제자 신사쿠에서 따왔다. 요시다의 ‘지성’(至誠)은 아베의 정치적 신념이 됐다. 아베는 “지성이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없다”는 그의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2006년 8월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했던 “사무라이 된 자, 그 뜻(志)을 세워야 그 뜻한 바, 기(氣) 또한 따른다”는 말도 요시다의 말이다. 새로 출간된 도덕 교과서엔 요시다의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2013년 8월 총리가 된 뒤 현역으로는 처음으로 요시다 묘소를 참배했다. 무릎을 꿇고는 이렇게 다짐했다. “올바른 판단을 하겠다.” 요시다는 1830년 조슈번의 하급무사 집안에서 태어나, ‘존왕양이’를 위한 과격한 행동으로 수감된다. 금고 상태에서 송하촌숙(쇼카손주쿠)이라는 학당을 만들어 인근의 젊은이들을 가르쳤다. 그때 지은 ‘유수록’엔 그 내용이 잘 담겨 있다. ‘왕조가 바뀌는 중국과 달리 황손이 만세일계를 이루는 일본이 우월하다.’ ‘신성이 있은 연후에 창생이 있다.’ ‘조선의 나라들은 덴노(일왕)의 속국이었으나 국체(덴노 중심체제)의 쇠퇴와 함께 교만해졌다.’ 요시다의 몽상적 역사 인식은 이런 결론에 이른다. “국체가 손상된 도쿠가와 막부 시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이 신성의 도에 부합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신공황후(3한을 정벌했다는 신화 속 인물)나 히데요시야말로 황도를 밝게 하고 국위를 신장한 것으로서, ‘신주의 광휘’다.” 요시다가 수감됐을 때 미국와 프랑스가 함포를 앞세워 개항을 압박했고, 막부는 이에 굴복했다. 요시다는 ‘국난 극복’의 책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疆域(강역)을 소중히 하고 조약을 엄히 지켜 二虜(이로·미국과 러시아)를 제어하고, …쉬운 조선을 취(取)하고, 만주를 꺾고, 지나(支那)를 누르고, 인도에 臨(임)함으로써 진취(進取)의 세를 펴고, 이로써 退守(퇴수)의 기반을 굳히고, 신공과 히데요시의 나라가 달성하지 못한 바를 이룩해야 한다.” 그 세례를 받은 자들의 면면은 이렇다. 다가스키 신사쿠는 자타가 인정하는 수제자로 막부 타도의 1등공신이다. 이토는 그를 “동하면 우레 같고, 발하면 풍우 같았다”고 평가했다. 기도 다카요시는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와 함께 메이지유신의 3걸. 조슈 군벌의 수장으로 ‘일본 육군의 교황’이었던 야마가타 아리모토는 청일전쟁 때 조선군 사령관이었다. 아베의 외고조부 오시마는 청일전쟁 전날 경복궁을 점령해 조선을 청일전쟁의 교두보로 만들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의 총리대신을 2차례 역임하고, 조선에 을사늑약을 강제한 뒤 초대 통감이 됐다. 이노우에 가오루는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조선에 불평등조약을 강제한 뒤 주한 공사를 역임했으며, 그의 후임 미우라 고로는 부임하고 불과 한 달 뒤 명성황후 살해를 지휘했다. 가쓰라 다로는 미국으로부터 조선의 병탄을 묵계받은 가쓰라·태프트 조약의 주역이었으며, 다나카 기이치는 총리 시절 중국 침략을 기획했고, 데라우치와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1, 2대 조선 총독이었다.요시다는 1858년 막부의 2인자 마노베의 암살계획을 추진하다가 체포돼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편지를 보낸다. “민초들을 산처럼 일으켜 체제를 바꾸라.” 이른바 ‘초망굴기’(草莽起)다. 유신을 주도하고, 힘을 길러 조선부터 인도차이나까지 집어삼킨 뒤 미국과 맞붙고, …제자들은 그 길을 갔다. 아베의 ‘강한 국가’도 그 연장이다. (평화헌법) 체제를 뒤엎어, 쉬운 나라부터 취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경제적 침략을 앞세워 우리 정부를 친일 정권으로 바꾸려는 것은 1894년 외고조부 오시마가 군대를 앞세워 했던 짓과 다르지 않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베를린 화단 작가들, 부조리 사회를 비틀다

    베를린 화단 작가들, 부조리 사회를 비틀다

    교실 밖은 진공상태처럼 고요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는 연발 총탄 소리가 비극을 깨우쳐 줄 뿐이다. 아직 죽음을 알기엔 너무 이른 나이의 아이들은 총을 메고 다니는 어른들의 모습과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말들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상에 새기고 그리며, 불안한 마음을 지워 보려 애쓴다. 1986년 코소보의 한 마을에서 태어나 내전의 총탄을 피해 이탈리아로 입양된 작가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기록하고 기억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피난 입양아에서 유럽에서 주목받는 예술가로 성장한 페트릿 할릴라이(33)는 그렇게 2015년부터 설치·조각 시리즈 ‘철자법 책’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남미 국가에서 나고 유년기를 보냈지만 유럽에서 미술을 배운 작가의 눈길은 ‘문화’라는 옷을 입은 권력의 지배구조에 쏠렸고,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작가의 눈에는 특히 부조리한 사회구조가 밟혔다. 현대미술 중심지로 떠오른 독일 베를린에서 창작 세계를 펴고 있는 이 젊은 작가들이 처음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들고 한국을 방문했다.●‘현대미술 중심’ 베를린 화랑가 볼 기회 아라리오갤러리가 올해 여름 전시로 서울 삼청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은 각기 국적과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현재 베를린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4명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공동체에 대한 개념을 저마다 독특한 예술 세계로 풀어내며 창작자가 품은 에너지를 마음껏 쏟아낸다. 내전을 피해 유년기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할릴라이는 종전 후 방문한 코소보의 한 학교에 버려진 책상에서 내전의 흔적과 아픔을 발견했다. 그는 아이들이 낙서가 고스란히 담긴 책상을 대형 설치물로 만들었다. “사소하게 잊히는 학생들의 낙서를 통해 우리 개인의 기억이 상실되거나 희미해지는 것을, 나아가 한 사회의 역사가 왜곡돼 기록되는 것을 보존하는 행위”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네덜란드 출신 조라 만(40)은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기를 토대로 제작한 작품 ‘코스모파기’를 선보인다. 해양보호 활동에도 참여한 적 있는 작가는 케냐의 해변과 수로 등에 버려진 플라스틱 슬리퍼로 대형 커튼을 만들어 갤러리에 내걸었다. 작가는 “인도양의 가장 큰 오염원이기도 한 슬리퍼들은 인류의 욕망이 되돌릴 수 없는 환경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공동체적 인식을 강조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프리카 토착부족의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문화를 녹인 ‘방패 시리즈’도 함께 공개했다.●매달린 새우 등 예상치 못한 감각 빛나 베네수엘라 출신 솔 칼레로(37)의 작품 중에서는 건축구조적 요소에서 권력의 지배구조를 표현한 회화 ‘남쪽의 학교’가 눈에 띈다. 유럽 열강이 남미 국가들을 지배했을 때 남긴 ‘유럽풍’ 건축물들을 재해석해 캔버스에 담았다. 그는 “사회가 특정 문화를 빌려 권력의 지배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이 밖에 런던 출신 카시아 푸다코브스키(34)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패널들을 연결한 설치미술작품 ‘지속성 없는 없음’을 가지고 왔다. 새우를 매단 커튼, 앉아 있던 사람들의 흔적만 남은 대합실 의자 등을 엮어 전시관 한편에 놓았다. 서로 관련 없는 사물들을 엮어 개인의 자유가 통제·감시받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표현했다. 전지영 아라리오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들은 하나로 규합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미술적 영향을 동시에 받으면서 다양한 사회의 정체성과 위계의 정치학에 얽혀 있는 모습을 예상치 못한 감각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런던에 뜬 산발한 존슨 인형

    런던에 뜬 산발한 존슨 인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하게 꼽히는 강경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우스꽝스러운 인형을 선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20일(현지시간) 영국의 EU 잔류를 주장하는 친(親)유럽 시위대가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광장에서 ‘노(No) 투 보리스, 예스(Yes) 투 EU’라는 제목의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존슨 전 장관을 삐죽한 금발머리를 가진 어린아이로 희화한 한 인형이 시선을 끌었다. 빨간 하트 무늬가 들어간 바지와 흰색 셔츠를 입은 어린 존슨의 가슴에는 ‘£350m’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존슨 전 장관이 ‘영국은 EU에 매주 3억 5000만 파운드(약 5100억원)를 보낸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했다. 해당 금액은 영국이 EU로부터 환급받는 액수와 기타 재정보조를 모두 뺀 것이라 존슨 전 장관이 브렉시트 찬성표를 얻으려고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었다. 차기 영국 보수당 대표 겸 총리 자리를 놓고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과 경선 중인 존슨 전 외무장관은 자신이 총리가 되면 EU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10월 31일 브렉시트를 감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매국” “친일” 여론전 앞장선 조국… 보수野 “반일감정 조장”

    “매국” “친일” 여론전 앞장선 조국… 보수野 “반일감정 조장”

    페이스북 글 통해 연일 대일 항전 주문 한일갈등 정부책임론 보수와 피아 구분 이인영도 “한국당 한일전 백태클 경고” 나경원 “국가적 위기에 친일 프레임 한심” 하태경 “생각 다르면 친일파? 국론 분열”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 여론전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밤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소개한 이후 21일까지 41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특히 그가 ‘매국적’, ‘이적’(利敵), ‘친일파’란 표현을 써 가며 한일 갈등이 깊어지는 책임을 현 정부에 지우려는 보수진영과 ‘피아 구분’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보수야권은 부적절한 ‘반일감정 조장’이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서희’와 ‘이순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고 했다. 이어 “법적·외교적 쟁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는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한다.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수석은 또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고성 일갈”이란 글과 함께 “한국당이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신(新)친일”이라고 밝힌 이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기사를 링크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보수야권의 태도를 문재인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이자 ‘친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조 수석의 발언과 공통분모가 발견된다. 조 수석은 지난 20일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무지하거나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자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을 부정·비난·왜곡·매도하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이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18일에는 “중요한 것은 진보·보수, 좌·우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이다”라고 했다. 조 수석이 여론전에 앞장서는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이자 여권 내 가장 울림이 큰 ‘스피커’로서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죽창가’ 언급 등 지나치게 선명한 메시지가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페이스북 활동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조 수석은 “대통령의 법률보좌가 업무 중 하나인 민정수석으로서”라고 쓰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신친일’,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고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반일감정 조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정권에 충성하면 ‘애국’, 정당한 비판을 하면 ‘이적’이라는 조 수석의 오만함에 치를 떨 지경”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생각이 다르면 친일파? 한국 사회에서 제일 심한 모독이 친일파”라며 “생각 차이가 있어도 존중하며 일본에 맞설 방법은 안 찾고 같은 국민을 매도해 국론 분열에 앞장서는 사람”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안세력 없는 ‘아베 1강’ 재확인…모리토모 등 학원비리 의혹 여전

    대안세력 없는 ‘아베 1강’ 재확인…모리토모 등 학원비리 의혹 여전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아베 1강’의 본질과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여기에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는 야권의 지리멸렬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에 적극적인 일본유신의회를 포함해 이른바 ‘개헌세력’의 전체 참의원 의석 3분의2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에 무리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한 것도, ‘자위대’ 명기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 9조 개정을 선거전에서 부르짖은 것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위한 전략들이었다. 실제로 이는 보수세력 또는 잠재적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2012년 12월 정권을 잡은 후 치러진 세 번째 참의원 선거로 아베 장기정권, 올 10월 소비세율 8→10% 인상, 불안한 노후 연금제도 등의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이 이뤄질 기회였다. ‘정부의 대규모 소득통계 왜곡’, ‘노후생활 불안’ 등 소재들도 있었지만 한 자릿수 지지율에 허덕이는 야당들은 미미한 존재감을 극복하는 데 끝내 실패했다. 야권은 압도적인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32개에 이르는 ‘1인 선거구’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자민당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권의 강점으로 ‘경제’와 ‘외교’를 꼽는다. 경기상승 국면에 집권해 ‘아베노믹스’라고 명명한 금융완화·확대재정 정책을 구사한 것이 결과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 국면’이라는 지표상의 결과 만큼은 이끌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광폭외교도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집권이 6년 반을 넘어서면서 ‘제왕적 총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모리토모’, ‘가케’ 등 대형학원 비리 연루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등 정권에 대한 견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있는 일본 정치의 한계를 이번 선거에서 그대로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이 외려 줄어드는 등 국민들의 실질적인 생활향상과는 연결되지 않는 허울뿐인 아베노믹스의 문제점도 선거에서 제대로 짚어지지 않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매국’ ‘이적’ ‘친일파’… 대일 여론전 최전선 나선 조국

    ‘매국’ ‘이적’ ‘친일파’… 대일 여론전 최전선 나선 조국

    “문재인 정부는 서희·이순신의 역할 동시 수행 … WTO 제소, 일본에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 “대법원 판결 비난·왜곡하는 한국 사람은 ‘친일파’” 보수야권 “유아기적 이분법” “낙인찍기 공격” 반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과 연장선에서 일어난 일본의 수출규제를 반박하는 여론전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이후 1주일새 페이스북에 올린 30건의 글 중 29건이 일본 경제보복 이슈와 관련됐으며, ‘매국적’ ‘이적(利敵)’에 이어 ‘친일파’란 표현까지 써서 ‘피아 구분’에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조 수석은 21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국익수호를 위하여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993년 거란 침략 때 외교 담판으로 옛 고구려 땅을 지켜낸 고려 문신 서희(942~998)와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일본 침략에 맞선 이순신(1545~1598) 장군을 거론하며 청와대가 외교 협상과 함께 ‘경제전쟁’을 병행하고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조 수석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관련, “전례를 보건대 몇 년 걸릴 것이며 어려운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 국력, 분명 한국보다 위다. 그러나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며 “당연히 정부는 이러한 (외교적 타결) 노력을 하고 있지만 법적·외교적 쟁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는 싸워야 하고 또 이겨야 한다.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0일에는 “근래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무지하거나 또는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하여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소멸한 것이 아니고 ▲2005년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원회는 한국인 개인이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대법원 판결은 ‘외교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 이어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비난·왜곡·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18일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라고 했다. 16일에는 조선·중앙일보의 일본판 기사 제목을 거론하며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이튿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가 사실관계 오류를 지적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적은 있지만, ‘주장’을 담는 칼럼 논조를, 공개 비판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선명한 메시지를 앞세운 조 수석의 페이스북에 대한 평가는 지지층 내에서도 조금은 엇갈린다.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나 대 언론관계를 의식해 발언수위를 조절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참모이자 여권내 가장 주목받는 ‘스피커’로서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극적인 메시지가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앞서 조 수석이 ‘죽창가’를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보수 야당·언론 태도를 보면 일본 경제보복 이슈로 현 정권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최소한의 금도도 없는 것 같다”며 “청와대나 정부가 공식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을 조 수석 같은 이들이 SNS(소셜네트워크) 영역에서 대응하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반면 보수 야당은 ‘이적’ ‘친일파’ 프레임을 내세운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애국과 이적이라는 유아기적 이분법으로 문재인 정권 수준을 떨어뜨리는 조국 수석부터 단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조국 수석이 짚은 부분은 엄밀하게 따지면 시각에 따라 논쟁적 사안이 될 수 있다”며 “논리가 안되면 반일과 친일, 애국이니 이적이니 하는 ‘낙인찍기’로 공격하는가”라고 했다. 그럼에도 조 수석의 ‘페이스북 여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정수석으로서 SNS 활동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이라도 한 듯,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법률보좌가 업무 중 하나인 민정수석으로서”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사죄하라” 옛 日대사관 앞 ‘경제보복·아베 규탄’ 촛불집회

    “아베 사죄하라” 옛 日대사관 앞 ‘경제보복·아베 규탄’ 촛불집회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4일부터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등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해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20일 서울 옛 일본대사관 인근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민중공동행동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경제보복 아베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과거사 왜곡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반인도적 가혹행위와 인권유린 등 범죄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아베 일당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구실로 잡고 배상을 거부하며 군사 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일본 측을 규탄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역사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흘린 피눈물의 역사를 모독하고 다시 역사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그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한국 노동자들의 기억을 향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이 끝나고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가로 20m, 세로 15m의 대형 욱일기를 머리 위에 들고 함성을 지르며 함께 찢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참가자들은 “아베 총리는 사죄하라”고 외치기도 했고 ‘NO 아베!’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묵상을 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쯤에는 평화나비, 민중당, 진보대학생네트워크 등 6개 대학생 단체 회원 6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7.20 대학생평화행진’ 집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과거사 왜곡을 비판했다. 이태희 평화나비 전국대표는 “우리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출 규제를 강화해서가 아니라,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보복이기 때문”이라면서 “과거 전범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우리를 분노케 했다”고 말했다. 곽호남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전국대표는 “아베 정부는 한국이 ‘북한으로 전략물자를 불법 반출했다’며 경제보복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이 극우파 총집결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전환하고 군사 대국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베 가고 평화 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워 안국동 사거리에서 인사동 거리, 종각역 사거리를 거쳐 평화의 소녀상 앞까지 다시 돌아오는 약 2.2㎞ 구간을 행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옛 日대사관 앞 ‘日경제보복 규탄’ 촛불집회

    [속보]옛 日대사관 앞 ‘日경제보복 규탄’ 촛불집회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한·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20일 서울 옛 일본대사관 인근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오후 내 일본 규탄 집회가 열렸다. 민중공동행동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경제보복 아베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과거사 왜곡을 강하게 비판했다. 발언대에 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반인도적 가혹행위와 인권유린 등 범죄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아베 일당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구실로 잡고 배상을 거부하며 군사 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일본 측을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이 끝나고 대형 욱일기를 함께 찢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국 “일본 강제징용 배상 책임 인정한 대법원 판결 부정하면 친일파”

    조국 “일본 강제징용 배상 책임 인정한 대법원 판결 부정하면 친일파”

    최근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이 “매국적”이라면서 페이스북 글로 강하게 비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번엔 일본에 강제징용 배상 책임을 물은 대법원 판결 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조국 민정수석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학에서 ‘배상’과 ‘보상’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전자는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갚는 것이고, 후자는 ‘적법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갚는 것”이라면서 “근래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이 점에 대해 무지하거나 또는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다음 세 가지 사례를 들어 ‘1965년 한일 양국의 청구권 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의 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은 역대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자 최근 대법원에서 인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조 수석은 “1965년 한일 협정(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는 받았지만, 이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배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시에도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 등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수석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민관공동위원회는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받은 자금에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정치적 ‘보상’이 포함되어 있을 뿐 이들에 대한 ‘배상’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다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안 되지만 한국인 개인이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반영됐다’고 발표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 수석은 “2012년 대법원이 “외교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해 신일본제철에 대한 ‘배상’의 길이 열린다”면서 “이 판결은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사이의 ‘사법거래’ 대상이 되었으나 지난해 확정된다”고 밝혔다.앞서 대법원은 2012년 5월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면서 2003년 10월 일본 최고재판소의 확정 판결 등에 근거해 1941~43년 신일본제철(당시 구일본제철)에서 강제노역한 피해자들에게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서울고법은 신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신일본제철이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5년이 넘도록 시간을 끌었고, 지난해가 돼서야 신일본제철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사건은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부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고, 청와대가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조 수석은 앞의 세 가지 사례를 제시한 뒤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65년 일본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한국 경제가 이만큼 발전한 것 아니냐?’는 표피적 질문을 하기 전에, 이상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일본의 한국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느냐가 모든 사안의 뿌리”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수석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에 대해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조선일보는 (지난 4일자에)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했다”면서 (지난 5월 10일) 중앙일보가 일본어로 게재한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거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與일본특위 “日규제 지속시 한일관계 전면 재검토 필요”

    與일본특위 “日규제 지속시 한일관계 전면 재검토 필요”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19일 “향후 일본 수출규제가 철회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한일관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위 간사인 오기형 변호사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어떤 경우든 책임은 일본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간사는 “아베 정부가 말하는 수출규제는 자유무역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한국 기간산업인 반도체를 타깃으로 한 것은 경제침략”이라고 했다. 오 간사는 일본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수출규제를 넘어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선동하는 것은 중단돼야 하고 정중한 사과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흔들고 친일정권 수립 선동은 내정 간섭을 넘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정치적 공격”이라며 “이것이 지속되면 한일관계는 파국이 날 것이며 일본은 불량국가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위 위원인 권칠승 의원은 “국내 일부 언론이 2005년 8월 한일회담 문서 공개 후속 대책과 관련한 민관공동위 의견을 의도적으로 발췌·왜곡해 강제징용 배상이 한일협정에 포함됐다고 주장한다”며 “당시 보도자료는 위안부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선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할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고 기재됐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5·18망언’ 김순례 복귀에 한국당 뺀 4당 집중포화

    ‘5·18망언’ 김순례 복귀에 한국당 뺀 4당 집중포화

    5·18민주화운동 망언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9일 당 지도부로 복귀하는 데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이 일제히 비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의의 전당에서 5·18 역사를 부정하고 거짓 선동한 사람에게 지도부 자리를 돌려준다니 기가 막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5·18 망언 관련자의 징계를 회피한 것은 5·18 운동을 인정하지 않고 극우세력에 구애하고 싶었던 한국당 지도부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화 역사를 폄훼하고 모독하는 한국당에는 국민의 강력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5·18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온데간데없고 망언 당사자의 사과도 없이 5·18 유가족의 상처만 남게 됐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국민들은 ‘징계 쇼’를 보는 것 같다”며 “5·18 기념식에 참석했던 황교안 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국민의 의심은 확신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유공자 전체를 괴물집단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며 “좀더 센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최고위 복귀는 개인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김 최고위원의 복귀에 대해 “당원권 정지 3개월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직을 박탈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법조인의 해석이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내 세금을 축낸다”고 말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18 망언’ 김순례 복귀에 한국당 뺀 4당 집중포화

    ‘5·18 망언’ 김순례 복귀에 한국당 뺀 4당 집중포화

    5·18민주화운동 망언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9일 당 지도부로 복귀하는 데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이 일제히 비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의의 전당에서 5·18 역사를 부정하고 거짓 선동한 사람에게 지도부 자리를 돌려준다니 기가 막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5·18 망언 관련자의 징계를 회피한 것은 5·18 운동을 인정하지 않고 극우세력에 구애하고 싶었던 한국당 지도부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화 역사를 폄훼하고 모독하는 한국당에는 국민의 강력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5·18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온데간데없고 망언 당사자의 사과도 없이 5·18 유가족의 상처만 남게 됐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국민들은 ‘징계 쇼’를 보는 것 같다”며 “5·18 기념식에 참석했던 황교안 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국민의 의심은 확신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유공자 전체를 괴물집단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며 “좀더 센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최고위 복귀는 개인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김 최고위원의 복귀에 대해 “당원권 정지 3개월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직을 박탈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법조인의 해석이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내 세금을 축낸다”고 말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친 등 30명 불법촬영’ 제약사 대표 아들 징역 2년

    ‘여친 등 30명 불법촬영’ 제약사 대표 아들 징역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신상 공개 3년·아동청소년 기관 취업 제한 5년집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성 30여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은 제약회사 대표 아들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18일 오전 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5)씨에 이같이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3년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 5년 등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이씨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피해자와의 성관계, 샤워 장면 등 사적 장면을 촬영해 일부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이 계획적이고 상당기간에 걸쳐 이뤄져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자 24명과는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볼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초범이고 반성을 하고 있는 점, 촬영 영상이 유포됐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봤다. 앞서 검찰은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고지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택 곳곳에 초소형 몰래카메라 설치해 여성 피해자 30여명의 신체 부위, 샤워 장면, 본인과의 성관계 등을 몰래 촬영했다.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가정환경과 성격 등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로 성장했다”면서 “왜곡된 성적 탐닉에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후 진술에서 이씨는 “잘못된 의식과 생각으로 절대 해서는 안될 짓 저지른 것 같아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靑 “국민의 목소리 반영한 것인지 의문” 조 수석 “국민으로 강력 항의… 답변을” 조선일보, 논란된 일부 기사 홈피서 삭제 조 수석 “신속히 처리” 페북에 글 남겨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6일 일본 경제보복과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과 관련,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의 공개비판 뒤 조선일보 일본어판 홈페이지에서 논란이 된 일부 기사들이 삭제되자 조 수석은 17일 관련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조선일보, 신속히 처리했다”는 글을 남겼다. 고민정 대변인도 이날 “(해당 보도가) 진정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특정 보도의 사실관계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 등을 한 적은 있지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가 이처럼 강한 톤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조 수석은 전날 페이스북에 MBC 시사프로그램(15일 방송)을 인용해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도 했다. 조 수석이 캡처한 화면에는 ‘관제 민족주의가 한국을 멸망시킨다’(3월 31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7월 4일), ‘북미 정치쇼에 들뜨고 일본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7월 3일·조선),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4월 22일),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 10일),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에 좋지 않다’(5월 10일·중앙) 등이 나열됐다. 고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정부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디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일본인이 한국 기사를 번역한 이런 기사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며 “모두 각자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민정수석과 대변인이 연이어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 비판적 논조를 보여 온 조선·중앙일보의 보도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본격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보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적전 분열’을 막는 한편 일본에 잘못된 ‘시그널’이 가지 않도록 왜곡 보도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고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반영됐다’고 발표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당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만 왜곡·발췌한 것으로 일본 기업 측 주장과 동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민관공동위는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에서 받은 무상 자금 3억 달러에 강제징용 보상금이 포함됐다고 본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위원으로 참여했다”고 썼다. 이에 고 대변인은 “민관공동위는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림동 여경 동영상’ 남자 경찰 뺨 때린 조선족 집행유예 왜?

    ‘대림동 여경 동영상’ 남자 경찰 뺨 때린 조선족 집행유예 왜?

    ‘대림동 여경 동영상’ 속에 남자 경찰관의 뺨을 때려 현장에서 제압됐던 조선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찬우 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선족 강모(41)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선족 허모(53)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모두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고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판결로 국내 체류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5월 13일 오후 10시쯤 서울 구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업주와 술값 시비를 벌이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뺨을 때린 혐의, 허씨는 음식점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강씨가 경찰의 뺨을 때렸다가 제압되는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네티즌에 의해 편집된 동영상에서는 현장의 여자 경찰관이 허씨를 제압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쳐 ‘여경 효용성 논란’으로 비화돼 파문이 일었다. 여경은 규정에 따라 침착하게 범인을 제압했다고 경찰은 말했다.한편 이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들은 당시 현장 경찰관들이 제기한 민사소송도 앞두고 있다. 당시 출동한 서울 구로경찰서 신구로지구대 소속 A경위와 B경장은 지난 8일 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인 강씨와 허씨에게 112만원씩 총 224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두 경찰관은 피의자들의 폭행과 욕설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봤고, 불필요한 논란까지 불거져 공무원으로서 사기 저하를 겪었다는 점 등을 소송 사유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소송 금액은 범죄신고 전화번호인 112를 상징한다고 경찰관 측은 밝혔다. A경위는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경찰관의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사실이 본질인데도 ‘대림동 여경 사건’으로 왜곡돼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면서 “현장 경찰관들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작은 계기를 만들려고 ‘112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당시 남성 경찰이 자신을 때린 피의자 한 명을 즉시 제압한 상황에서 또 다른 피의자가 심하게 저항하자 여성 경찰이 무전으로 경찰관 증원을 요청하는 모습 등이 동영상으로 공개됐는데, 경찰의 제압 과정이 미숙한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경찰은 현장 경찰관들의 대응이 차분하고 당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도 “나무랄 데 없이 침착하고 지적으로 대응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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