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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왕, 전국 시공능력평가 60위… 5년째 상승세

    태왕, 전국 시공능력평가 60위… 5년째 상승세

    ㈜태왕이 올해 전국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대비 7계단 상승한 60위를 기록했다. 31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7만3천4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2024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태왕의 시공능력평가액은 6373억원이다. 시공능력평가는 국토부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매년 등록된 전국 건설업체의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오는 1일부터 적용되는 평가 결과는 공사발주시 입찰 자격 제한, 시공사 선정, 신용평가, 보증심사 등에 활용된다. 태왕은 시공능력평가에서 2019년 84위, 2020년 75위, 2021·2022년 72위, 2023년 67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구에서 매년 상승세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라는 게 태왕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구 지역 건설업체 중에는 HS화성이 평가액 9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계단 하락한 47위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순위에 있었다. 서한은 7615억원으로 전년대비 3계단 하락한 51위에 올랐다. 한편,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1위는 평가금액 31조8536억원의 삼성물산으로 지난해(20조7296억원) 보다 11조원 이상 늘었다. 시공능력평가 결과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공사발주시 입찰 자격 제한, 시공사 선정, 신용평가, 보증심사 등에 활용된다. 노기원 태왕 회장은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도 미분양 보유물량이 적고 비주거부문 사업확대로 안정적인 매출구조로 전환하는 경영전략이 주효했다” 며 “지역업체로서 지켜야 할 지역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올해도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 이라고 말했다.
  • 과거 급제를 꿈꾸던 길, 주흘산 문경새재 [두시기행문]

    과거 급제를 꿈꾸던 길, 주흘산 문경새재 [두시기행문]

    경북 문경시의 진산인 주흘산은 해발 1108.4m로 아름다운 산세와 문경새재의 역사적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 특히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내려오다 문경에 이르면 웅장하게 치솟아 있는 주흘산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흘산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 이라는 뜻으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주산으로 매년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받들어졌다. 흔히들 사용하는 ‘영남’이라는 말도 문경새재를 경계로 남쪽을 뜻하는 의미이며 현재 경상도를 뜻하는 의미로 ‘교남’이란 말과 함께 사용되는 것만 봐도 주흘산의 명성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영남에서 한양을 오가던 길주흘산은 예부터 돌산이 치솟아 그 기세가 웅장하고 뛰어나며, 영남의 산천은 성질이 중후하여 명현(明賢)을 배출한 동반인재의 부고(府庫)라 말을 만큼 위명이 대단했다. 주흘산 동쪽과 서쪽에서는 물줄기가 발원하여 신북천과 조령천으로 흘러드는데, 이 물줄기는 곳곳에 폭포를 형성하여 아름다움을 더한다. 그 중 10m 높이의 여궁, 파랑폭포가 유명하다. 고려말 홍건적이 쳐쳐들 왔을 때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었다는 일화로 유명한 혜국사는 해발520m의 산기슭에 위치해 있다. 주변 산에 비해 조화롭고 멋진 풍경을 자랑하고 있고 그 기세가 압도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주흘산과 백두대간 조령산 중심에 있는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영남지방에서 한양을 오가던 사람들의 주요 통행로였던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영남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넘나들던 길이었다. 과거급제를 꿈꾸는 선비들이 오가던 고개현재는 편안함을 위해 자동차 통행길이 발전하여 넓어 졌지만 새재에 설치된 3개의 관문을 비롯해 일부 고갯길은 옛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을 연결하는 고갯길인 새재는 1413년에 개통되었다. 문경새재는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양으로 향했던 구간에 속하는 길이었는데 급제를 바라는 많은 선비들이 좋아했던 고갯길로 알려졌다. 지금의 도시 이름의 문경(聞慶)의 옛 이름은 문희(聞喜)로 ‘경사스러운 소식을 처음 듣는다’ 혹은 ‘기쁜 소식을 처음 듣는다’ 라는 뜻을 갖고 있어 멀리 호남지방에서 과거를 보던 선비들까지 이곳까지 먼 길을 돌아 한양으로 향했다고 전해진다. 문경새재 길을 지나는 길손 들은 이 길을 지나면서 한 개의 돌탑이라도 쌓고 간 선비는 장원에 급제하고 몸이 아픈사람은 쾌차하며, 상인은 장사가 잘되고 아들을 못낳는 여인은 옥동자를 낳을 수 있다한다. 새재의 뜻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다. 국방의 요새로 활용된 문경새재하지만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유서 깊은 유적과 설화, 민요 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주흘산과 함께 문경새재를 마주하고 있는 조령산의 뜻은 ‘새도 쉬어 가는곳’ 이라는 뜻으로 어찌보면 문경새재와 같은 뜻을 하고 있다. 문경새재는 국방상의 요충지로 활용되는데 임진왜란 이후 3개의 관문을 설치하여 국방 요새로 삼았다. 이곳이 산성을 쌓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제1관문 주흘관, 2관문 조곡관, 3관문 조령관을 설치하였고 국립여관으로 활용한 나그네의 숙소인 원터 등 주요 관방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자, 주막터, 성황당 그리고 각종 비석 등이 옛길을 따라 남아 있다. ‘옛길 걷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 열려현재의 문경새재 일대는 주흘산과 조령산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식생 경관과 옛길 주변의 계곡과 폭포, 숲길 등 경관 가치가 뛰어나고 ‘옛길 걷기 체험’ 등 옛길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체험행사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곳으로 수안보, 문경온천, 문경도요지, 희양사의 봉암사, 선유동 계곡과도 연계되어 있고 한국방송공사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사극 대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 2000년 문경새재 제1관문 뒤 용사골에 걸립한 촬영징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있다. 인근에 식당가도 잘 조성되어 있고 볼거리가 많아 현대인들이 조선시대 옛길과 선비의 문화도 느끼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 이게 연극이라고? 황정민 제대로 사고 쳤다

    이게 연극이라고? 황정민 제대로 사고 쳤다

    연극이지만 영화 같다. 카메라가 없으니 NG 없는 영화 촬영 현장을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스크린 밖으로 나온 배우 황정민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연극 무대를 선보이며 제대로 사고를 쳤다. 황정민이 주인공 맥베스를 맡은 ‘맥베스’가 남다른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워낙 장안의 화제이다 보니 매진 행렬이라 최근에 8월 14일 공연을 1회 추가했을 정도다. 회차를 추가하는 일이 드문 연극계에서, 그것도 대극장 작품임에도 매진을 이룬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연극계 대형 사고다. ‘맥베스’는 익히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원작으로 한다.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파멸해가는 이야기다. 인간이 욕망 때문에 서서히 타락하다가 파멸에 이르는 서사의 원조 격으로도 꼽힌다.잘 알려진 이야기가 수없이 많이 반복됐기에 ‘맥베스’ 같은 대중적인 작품은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외면받기 쉽다. 그러나 황정민이 출연하는 ‘맥베스’는 폭 48m의 무대와 1200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좁을 정도로 알차게 만들었다. 전쟁과 잔혹한 권력 다툼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맥베스’는 이를 놓지 않되 대단히 현대적으로 바꿨다. 칼 대신 총을 들었고 첨단 전투복을 입히면서 오래된 이야기를 오늘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여기에 상황을 극대화하는 음악과 22명의 출연진에서 나오는 압도감은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박진감을 준다. 해오름극장의 문까지 활용하면서 객석까지 무대를 넓히면서 입체적인 공간감까지 표현해냈다. 대사를 보면 분명 셰익스피어 시대의 연극인 것은 알겠는데 나머지만 보면 완전 현대극이다. 맥베스가 처한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황정민의 감정선은 역시 대배우는 무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또한 마녀들을 남자 배우들이 맡으면서 레이디 맥베스를 작품의 유일한 여성 배우로 둔 점 역시 작품에서 맥베스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레이디 맥베스의 존재감을 더 돋보이게 한다. 이는 양정웅 연출이 의도한 바로 덕분에 작품의 서사를 추동하는 힘이 더 극대화된 느낌을 준다.보통 연극은 젊은 여성 관객들이 주를 이루지만 ‘맥베스’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관객들이 찾는다. 그만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잘 만든 연극이기에 가능한 성적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에서의 황정민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가 주인공이 된 긴박한 권력 다툼의 또 다른 버전으로 다가와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8월 11일까지. 맥베스에 황정민, 레이디 맥베스에 김소진, 뱅코우에 송일국 등 모든 배우가 대체 배우 없이 단일 출연한다.
  • 김주형 “시상대에서 애국가 듣고 싶다”

    김주형 “시상대에서 애국가 듣고 싶다”

    김주형과 안병훈이 올림픽 남자 골프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24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가 다음달 1일(한국시간) 오후 1라운드를 시작으로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모두 60명이 출전해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메달 주인을 가린다. 컷오프는 없다. 장소는 프랑스 파리 인근 르 골프 나쇼날이다. 올림픽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다. 당시 박인비가 여자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왕정훈과 함께 출전한 안병훈이 공동 11위에 오른 게 남자부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선 남녀 모두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는 안병훈과 김주형이 출전한다. 현재 김주형이 세계 20위, 안병훈이 32위다. 지난달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됐을 때 김주형은 26위였고 안병훈은 27위였다. 김주형은 한 달 동안 조금 상승했고 안병훈은 조금 떨어졌다. 다만 안병훈은 지난 22일 끝난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서 공동 13위로 선전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올해 메이저 4개 대회 중 2승을 따낸 세계 2위이자 디펜딩챔피언인 잰더 쇼플리(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28일 끝난 LIV 골프 영국 대회에서 우승한 10위 욘 람(스페인)도 우승 후보다. 강자가 대거 출사표를 던졌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전 선수 중 세계 순위를 따지면 김주형이 11번째, 안병훈이 17번째다. 충분히 메달권을 노릴 수 있는 실력이다. 한 명이라도 시상대에 서면 한국 남자 골프의 새 역사가 써진다. 26일 파리에 입성한 김주형은 “이왕이면 시상대에서 다른 나라 국가보다 애국가를 듣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29일 파리에 온 안병훈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보며 메달의 꿈을 키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병훈의 부모는 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이자 한중 커플인 안재형, 자오즈민이다.
  • [사설] 올림픽 선전이 입증한 공정경쟁의 가치

    [사설] 올림픽 선전이 입증한 공정경쟁의 가치

    지금 대한민국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연일 날아오는 즐거운 소식에 어느 해보다 무덥게 느껴지는 여름을 견뎌 낼 힘을 얻고 있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오상욱이 압도적 기량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것이 출발이었다. 양궁 남녀 대표팀은 각각 올림픽 3연패와 10연패로 이 종목 세계 최강국 자리를 굳건히 지켜 냈다. 여자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과 김예지가 금·은메달을 차지하고, 앳되기만 한 16세 고교생 반효진이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낸 것도 감동적이었다. 무엇보다 오상욱이 결승에서 넘어진 상대 선수를 공격해 손쉽게 포인트를 올리는 대신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 주면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금·은·동메달이라는 구체적인 성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을 어느 대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과거 한국 선수들은 반드시 메달을 따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마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밝은 표정으로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이다. 이제 우리도 선수들이 필요 이상의 부담을 갖지 않고 쌓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선진국형 스포츠’에 진입했음을 실감케 한다. 우리 선수단이 파리올림픽에서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어 선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올림픽 경기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한국 양궁으로 상징되는 공정한 경쟁이 저변에 있다. 양궁만 해도 대회마다 선수가 바뀌다시피 하고 이번에도 2020 도쿄올림픽의 여자 3관왕이 탈락하는 이변이 있었지만 공정한 선발 과정이 있었기에 ‘무적’의 전통을 이어 갈 수 있었다. 반면 학맥과 인맥이 뒤엉킨 낡은 관행을 벗지 못한 남자축구 등 많은 구기종목은 아예 올림픽 출전 자체가 좌절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아야 했다. 결국 공정한 경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기력도 확보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새겨야 할 일이다. 너무나도 당연히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보여 준 공정의 가치가 스포츠 분야에 교훈을 주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갖가지 불법과 편법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공정으로 포장한 ‘법꾸라지’식 불공정을 정치와 경제 분야 모두에서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이 공정을 바탕으로 실력을 높여 올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듯 우리 사회도 지도층부터 다짐과 실천의 분위기를 넓혀 가야 한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바지런한 헛소리-하기

    [정은귀의 詩와 視線] 바지런한 헛소리-하기

    여기 영어가 이상하게 들리는 아침 그래서 프릿은 흐릿 혹은 희열 어머닌 공장에서 인형을 조립하고 신발가게에서 일하다 일을 그만둔다 꽃은 온실에서 매끄러운 세포분열을 숨기고 태양은 침묵의 방정식에서 항수 x다. (중략) …… 이야기는 반쯤 전해진다. 거인은 인도 사람. 왕이 그를 납치해 물에다 몸을 불려 고래 같은 뼈들을 발라냈다. ―캐시 박 홍 ‘바지런한 헛소리’ 중 여름이니 무더위에 기대어 헛소리를 좀 해볼까. 방학이라 미뤄 두었던 일로 돌아오니 역시 나를 가장 반기는 것은 시의 언어다. 시가 무엇일까. 시는 알 듯 모를 듯 잘 잡히지 않는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시의 새로운 정의는 바로 ‘바지런한 헛소리’다. 미국 평단의 찬사를 받고 한국에도 많은 독자가 있는 ‘마이너 필링스’의 작가 캐시 박 홍이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올여름 시인이 한국을 다녀가며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있으니, 바로 ‘바지런한 헛소리-하기’의 열정을 다시 지펴 준 것. 그는 2세대 한국계 미국 시인이다. 영어로 시를 쓰지만 부모님이 떠나온 한국 땅과 한국어에 대한 흔적을 시에서 계속 실험한다. 자기 몸에 선험적으로 새겨진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한참 두드리다 보면 다른 언어로 통하는 문으로 변한다”는 친구 시인의 말을 인용하며 시인은 시를 읽는 새로운 눈을 열어 보인다. 그의 어려운 시들을 우리말로 옮기며 나는 그 말을 따라 해 보았다. 파편으로 나뉘고 맥락이 잘 이어지지 않는 문장을 한참 두드리니 어떤 다른 문이 열렸다. 시의 첫 연 “프릿은 흐릿 혹은 희열”의 원문은 “blue is blur or bliss”다. 이를 “파랑은 희미 혹은 행복”이라 옮기면 시인의 언어 실험이 번역에서 죽는다. 그래서 의미를 살살 주무르면서 실험을 최대한 닮은 번역을 시도했다. 번역가가 마음에 드는 번역을 만나는 순간이 드문데 나는 이 번역이 마음에 든다. 시는 이민자의 힘겨운 삶을 비스듬히 비춘다. 새로운 땅에서 영어는 잘 들리지 않고, 하루하루의 삶은 팍팍하다. 시에 등장하는 거인은 커다란 사람이지만 힘이 없다. 왕에게 붙잡혀 잔인하게 죽는다. 그 거인은 시인의 어머니고 아버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 모두를 가리킨다. 시인의 바지런한 헛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리네 부모님의 젊은 날이 영화처럼 스쳐 간다. 그런 날들 속에 아이가 자란다. 두 세계 사이에서 헤매던 어린 캐시는 자라서 시인이자 작가, 버클리대학의 영문과 교수가 됐다. 작년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됐다. 거대한 침묵의 방정식 같은 세상이지만 어제도 오늘도 뜨는 태양이 있고, 이렇게 바지런한 헛소리로 꿈을 심는 시인이 있다. 청년들은 그의 문장에서 눈물을 닦고 힘을 얻는다 하니, 그 꿈을 옮기는 나의 오늘도 행복하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발목 꺾여도 연속 6점… 오상욱, 파리를 찢었다

    발목 꺾여도 연속 6점… 오상욱, 파리를 찢었다

    결승전 특유의 런지 공격으로 승기신·구 어펜저스 위한 완벽 복수전도오 “16강, 원우영 코치 덕 멘털 잡아단체전서도 金 따고 편히 쉬겠다” 프랑스 관중의 터질 듯한 함성 속에서 심판의 “알레”(시작) 소리와 동시에 한국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28)이 칼을 뻗어 상대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 동료들의 복수극을 완성한 오상욱은 펜싱 종주국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오상욱은 대표팀 동료들을 꺾은 선수들을 상대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였다. 16강전에서는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전 국가대표 김정환을 꺾었던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를 15-13으로 제압하며 첫 번째 복수에 성공했다. 아르파는 올림픽 개인전 3회 연속 우승 기록을 가진 실라지 아론(헝가리)을 제압하고 올라온 다크호스였다. 오상욱은 “그 선수가 올라올 거라고 정말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안 좋은 생각도 들었는데 (원우영) 코치가 뒤에서 많이 잡아 주셨다. ‘널 이길 사람이 없다’, ‘네 할 것만 하면 널 이길 사람이 없다’고 많이 해 주셨다”고 말했다.결승전에서 만난 페르자니 역시 32강전에서 한국 펜싱 대표팀 맏형 구본길(35)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선수였다. 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리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오히려 공격을 휘몰아쳐 5-4부터 연속 6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다. 특유의 런지를 활용한 공격이 빛을 발하면서 주도권을 잡은 오상욱이 14-5까지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막판 한 점을 남기고 3점 차까지 쫓기기도 했다. 체조선수를 연상시키는 다리찢기로 유연성을 과시한 오상욱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은 뒤 경기를 매조졌다. 오상욱은 2019년 세계선수권,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올림픽까지 금메달을 휩쓸며 한국 펜싱 선수로는 처음 주요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도쿄 대회 개인전 8강 탈락의 아쉬움, 이번 올림픽을 5개월 앞두고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검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어 흔들렸던 기간까지도 모두 이겨내 기쁨을 더했다. 오상욱은 “어느 때보다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한국 첫 금메달이고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은퇴한) 김정환·김준호 선수가 가장 생각난다”며 “조금 더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한 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오상욱의 금메달로 한국 펜싱은 5회 연속 올림픽 개인전 입상자를 냈다. 특히 이번 금메달은 펜싱 종주국을 자처하는 프랑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얻은 거라 의미가 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펜싱 경기가 열린 그랑팔레를 찾을 정도로 엄청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상욱의 스승인 원우영 코치는 선수 시절이던 2010년 11월 이곳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프랑스 관중들은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 자국 선수인 오리안 말로가 등장하자 휴대전화 플래시를 밝혔고 우레와 같은 환호로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오상욱도 “프랑스 선수와 붙었으면 홈 어드밴티지에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전에서 홀가분한 결과를 얻은 오상욱은 구본길, 도경동(25), 박상원(24)과 함께 오는 31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오상욱과 구본길은 도쿄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오상욱이 단체전까지 석권하면 역시 한국 펜싱 최초의 올림픽 2관왕이 된다. 오상욱은 “엄청 기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 ‘파리에서 사고 한 번 칠까’ 김주형 “올림픽이라 더 설레…시상대에서 애국가 듣겠다”

    ‘파리에서 사고 한 번 칠까’ 김주형 “올림픽이라 더 설레…시상대에서 애국가 듣겠다”

    2024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에 출전하는 김주형(22)이 코스 적응에 본격 돌입했다. 김주형은 27일(한국시간) 국내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고, 준비도 잘 해왔다”며 “올림픽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주형은 지난주 영국에서 끝난 메이저 대회 디오픈을 마친 뒤 계속 영국에 머물다가 전날 캐디 폴 테소리(미국)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이동했다. 현재 세계 20위인 김주형은 32위 안병훈과 함께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지난달 올림픽 출전권이 확정됐을 때는 김주형은 26위였고 안병훈은 27위였는데 김주형은 조금 상승했고, 안병훈은 조금 떨어졌다.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는 새달 1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열린다. 김주형은 이 코스를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카주오픈에 출전해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치며 공동 6위에 오른 것. 김주형은 “그때는 사실 코스 컨디션이 부드럽고, 러프도 길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을 대비해서 코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코스는 샷의 정확도가 높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지난해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일단 달라진 부분도 궁금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코스 파악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김주형은 “같은 골프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조금 더 설레는 기분”이라며 “4년에 한 번 열리는 데다 제 개인보다 국가 성적이 더 중요한 대회라 제게도 큰 의미”라고 올림픽 데뷔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주형은 “이왕이면 시상대에서 다른 나라 국가를 듣는 것보다 애국가를 듣는 것이 목표”라며 금메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올림픽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이후 PGA 투어 남은 시즌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골프에서 남자부 한국 최고 순위는 리우 대회에서 안병훈이 기록한 공동 11위다.
  • 펜싱 종주국 심장부에서 ‘한국 첫 金’ 오상욱…어펜저스 복수극·그랜드슬램 완성

    펜싱 종주국 심장부에서 ‘한국 첫 金’ 오상욱…어펜저스 복수극·그랜드슬램 완성

    프랑스 관중의 터질듯한 함성 속에서 심판의 ‘알레’(시작) 신호와 동시에 한국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28·대전시청)이 칼을 뻗어 상대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 동료들의 복수극을 완성한 오상욱은 펜싱 종주국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와의 결승에서 15-11로 이겼다. 2019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우승했던 오상욱은 염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펜싱 역사상 개인전 그랜드슬램은 오상욱이 처음이다. 국제펜싱연맹 세계 4위 오상욱은 32강에서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을 꺾고 파죽지세로 결승에 선착한 페르자니(14위)를 상대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였다. 빠른 공격으로 선제 2점을 따낸 오상욱은 적극적으로 접근하다가 3-3 동점을 허용했다. 상대 스텝을 역으로 이용해 다시 앞서나갔으나 발목을 접질리면서 위기를 맞았다.발목을 부여잡고도 공격을 휘몰아친 오상욱은 5-4부터 연속 6점을 올렸다. 당황한 페르자니는 성급하게 몸을 들이밀다가 실점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연이어 점수를 내준 오상욱은 마스크를 벗고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승기를 잡았다. 오상욱은 경기를 마치고 “어느 때보다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고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에펜저스 멤버였던 김정환(41), 김준호(30·이상 은퇴) 선수가 가장 생각난다”며 “조금 더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한 게 맞아떨어졌다. 남은 단체전도 결과가 (우승으로) 정해져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펜싱 열기는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자국 탁구 선수를 응원하는 중국의 홈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프랑스 관중들은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 오리안 말로(프랑스)가 등장하자 휴대전화 플래시를 밝혔고 우레와 같은 환호로 힘을 불어넣었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한 그랑 팔레 안에 펜싱 경기장과 관중석을 올려 펜싱의 상징성을 과시했는데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현장을 찾았다. 오상욱도 “프랑스 선수와 붙었으면 홈 어드밴티지가 있을 수 있었는데 빨리 떨어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오상욱은 4강전에서도 3전 년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전 국가대표 김정환을 꺾었던 페레스 아르파(캐나다)를 15-5로 제압하면서 첫 번째 복수에 성공했다. 선제 실점한 오상욱은 급하게 전진하다가 0-3까지 몰렸지만 속임 동작을 가미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상대가 들어오는 움직임을 활용해 승부를 뒤집었다. 기세가 꺾인 사말레는 칼을 뻗지 못하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다가 스스로 무너졌다. 개인전에서 홀가분한 결과를 얻은 오상욱은 구본길, 박상원(24·대전시청), 도경동(25·대구시청)과 함께 31일 같은 곳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오상욱과 구본길은 도쿄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오상욱이 단체전까지 석권하면 역시 한국 펜싱 최초 올림픽 2관왕이다. 한편 여자 에페의 기대주 송세라(31·부산시청)는 개인전 16강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낸 에스테르 무하리(헝가리)를 만나 6-15로 패배했다.
  • “이게 말이 되냐”…역대급 카공족, 스타벅스에 작업실 차린 日남성

    “이게 말이 되냐”…역대급 카공족, 스타벅스에 작업실 차린 日남성

    일본의 한 스타벅스에서 역대급 민폐를 끼친 남성이 등장해 논란이다. ‘나오미’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일본 네티즌은 25일 X에 “스타벅스에서 이거 허용되는 거냐”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을 개재했다. 이 글은 불과 하루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 속 한 남성 손님은 매장 출입문 부근 한쪽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채 두 대의 노트북과 태블릿PC, 4대의 휴대전화를 거치해 두고 마치 자신의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있다. ‘카공족’(카페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의 끝판왕이 따로 없다. 테이블도 지저분하다. 먹다 남은 음식과 음료 잔, 종이컵 등이 USB 연결선 사이에 빼곡하고 테이블 위엔 휴대용 충전기도 있다. 더욱 황당한 건 곳곳에 인형을 세워 마치 개인 작업실인 것처럼 꾸며놨다는 것이다. 게시물을 본 일본 누리꾼들은 남성의 행동을 질타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본 누리꾼들은 “영업 방해가 될 수 있다”, “노트북이랑 스마트폰으로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기 요금 청구해라”, “카페에서 며칠째 살고 있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국내에서도 앞서 이와 비견할 수 있는 카공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4월 한 손님이 카페에서 노트북과 모니터를 설치하고 테이블 2개를 차지하면서 작업을 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카공족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일부 카페에서는 3시간 이상 좌석을 점유할 경우 음료를 추가 주문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 두 달 만에 라오스에서 만난 한중 외교장관…왕이 “뗄 수 없는 이웃”

    두 달 만에 라오스에서 만난 한중 외교장관…왕이 “뗄 수 없는 이웃”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중 외교 수장의 만남은 지난 5월 조 장관의 방중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양측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에서 약 40분간 회담을 하고 지속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과 교류 협력의 필요성에 합의했다. 미중경쟁 심화와 맞물려 한동안 냉랭하던 한중관계는 최근 빈번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추세다. 왕 부장은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 각 분야 교류가 밀접하다며 “이익도 깊이 있게 융합돼 있다.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한관계는 좋게 발전해야지 나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복합도발 양상과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 한반도 긴장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탈북민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조 장관은 “최근 북한의 복합적인 도발과 러북 밀착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했다.
  • 남양주시립박물관 마을기록화 아카이브전 ‘안녕? 안녕! 안녕...왕숙’ 개막

    남양주시립박물관 마을기록화 아카이브전 ‘안녕? 안녕! 안녕...왕숙’ 개막

    경기 남양주시립박물관의 마을기록화 ‘아카이브전 ‘안녕? 안녕! 안녕’이 25일 개막했다. 24일부터 10월 24일까 열리는 이번 전시는 주민들의 기억·소장자료 등을 바탕으로, 왕숙지구 개발로 사라지는 마을의 기록을 시각화해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엔 홍지선 부시장, 시의원, 유물 기증자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증증서 수여식과 함께 ‘왕숙지구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한 샌드아트 공연을 감상하고 전시를 둘러봤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전시물 대부분은 해당 마을 지역주민들이 기증하거나 전시를 위해 제공한 자료로써, 남양주시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홍 부시장은 “유서 깊은 삶의 터전인 남양주시는 현재 변화의 중심에 있다”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남양주의 옛 모습을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전시 의도를 설명했다. 모두 7부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차례로 ▲유서 깊은 남양주 ▲왕숙(王宿), 왕이 잠든 곳 ▲변화하는 길, 변화하는 마을 ▲우리 마을 이야기 ▲최후의 서울 근교농업지 ▲그 시절, 우리들의 학교 ▲마을의 안녕을 위한 제사 등으로 구성했다.
  • 350억 짜리 러軍 전투기 ‘후두두’…“무례한 적군, 처벌 받았다” [포착](영상)

    350억 짜리 러軍 전투기 ‘후두두’…“무례한 적군, 처벌 받았다” [포착](영상)

    러시아군 전투기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땅으로 추락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의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주(州) 포크롭스크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수호이(Su)-25 전투기를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식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사격을 시도하던 적의 전투기를 격추했다”면서 “앞서 4일 전에도 포크롭스크 인근에서 또 다른 러시아군 수호이-25 전투기를 격추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 조종사들은 우리 진지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 무례함으로 인해 즉시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공개된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수호이-25가 좌측 날개 및 꼬리 부분부터 화염에 휩싸이더니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후 해당 전투기는 땅으로 추락했으며, 조종사는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한 수호이-25는 소련의 수호이가 개발한 근접항공지원 공격기로, 1975년 첫 비행을 시작한 러시아 공군의 대표 무기다. 현재 수호이-25의 대당 가격은 한화로 348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에서 러시아군 전투기를 격추한 무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도네츠크에서 동일한 전투기를 격추시킬 당시에는 휴대용 대공미사일(방공무기)인 맨패즈(MANPADS)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패즈는 미국과 폴란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게 다량 제공한 무기로, 보병이 휴대하고 다니면서 저고도로 비행하는 적의 항공기를 격추하는 데 유용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9월에도 크림반도 인근 해상에서 맨패즈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수호이-30 전투기를 격추한 바 있다. 치열한 교전 이어지는 포크롭스크 등 동부 지역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7일과 20일 연이어 도네츠크 포크롭스크 인근 지역에서 수호이-25를 격추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장악한 동부 요충지인 차시우야르에서 남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있는 포크롭스크는 올해 들어 가장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는 격전지로 꼽힌다. 지난 8일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에 있는 어린이병원 등을 공습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을 당시, 포크롭스크에도 미사일이 강타하면서 3명이 사망했다.예상보다 장기화한 전쟁에 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주변국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은 3년 만에 러시아와 대화 및 협상에 나설 의향을 밝혔다. 24일 중국을 방문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하기를 원하고 이를 준비 중”이라면서 “협상은 응당 이성적이고 실질적 의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 실현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추진한다. 이 자리에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혀 러시아와 협상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중국을 중재국 삼아 전쟁 종식을 위한 실질적 협력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中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차관은 한국과 대화…‘북러 밀착’ 견제?

    中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차관은 한국과 대화…‘북러 밀착’ 견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속에 한국과 중국이 24일 서울에서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었다. 2021년 12월 화상 형식으로 한 9차 대화에 이어 2년 7개월 만에 열린 이번 대화는 중국에서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청사에 들어선 마 부부장은 회의 주제나 한중관계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고맙다’는 인사만 했다. 우리 측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 등 복합 도발을 감행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밀착 수위를 높여가는 데 대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 또 탈북민의 강제 북송을 중단해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간의 군사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대화를 통해 중국이 한국과 한반도 문제를 두고 공감대를 넓혀갈지 주목된다. 최근 중국은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 격상한 북러에 대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불참해 우방인 러시아 편을 든단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 우크라이나를 챙기며 ‘중재자’ 역할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북한과의 이상기류도 거듭 포착되고 있다. 현재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3일부터 3박 4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중국을 찾은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카노사의 굴욕, 명분과 현실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카노사의 굴욕, 명분과 현실

    중고교 시절 세계사 내용 중 한국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하게 다가오는 사건 중 하나는 ‘카노사의 굴욕’(1077)이다. 통상 황제보다 강력한 권력자란 생각하기 어려운 동아시아 역사에서 명색이 황제가 너무나 처절하게 교황에게 3일 동안 용서를 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시아의 역사적 맥락에서 실질적 무력과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는 세속 권력자, 즉 황제나 국왕이 특정 종교 세력의 수장에게 굴복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과연 교황이 어떤 존재였길래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황제와 교황 간의 갈등은 직접적으로 누구를 밀라노 대주교에 임명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사실 11세기 중반까지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황제가 성직자를 임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교황부터 말단 성직자까지 세속 권력의 일부를 이루거나 세속 권력자의 관계망에 긴밀하게 포섭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제후의 장남은 작위와 성을, 차남은 주교직과 성당을 물려받기도 했고 아예 교황이라는 직위부터 권력 게임의 결과로 결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10세기 말부터 시작된 교회개혁 운동은 성직을 가산으로 보는 모든 관습과 절연하면서 교회 조직에서 세속 권력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했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성직매매와 결혼풍습 근절이었다. 11세기 후반부터 이러한 개혁 운동이 교회 내부에서 힘을 얻어 가면서 세속 권력의 개입이 없는 추기경단에 의한 교황 선출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밀라노 대주교 임명과 관련한 분쟁이 발발했다. 황제 하인리히 4세는 로마제국의 전통과 현실적인 힘의 논리에 입각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고자 했다. 반면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교회 조직의 중요한 직책에 황제의 개입을 더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특히 밀라노는 독일과 이탈리아 중부 가운데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경제 거점지였다. 양자의 승패를 가른 중요한 사건은 파문장이었다. 동시대의 이슬람 세력권과 달리 기독교 세력권인 유럽에서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는 말은 인간 자격을 박탈한다는 뜻과 같았다. 그렇다 한들 종이 쪼가리 한 장에 실질적인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황제가 그렇게 굴욕을 자처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황제가 두려워했던 것은 교황권 자체가 아니라 파문장으로 인한 연쇄반응, 지역 제후들의 봉기였다. 중앙집권적 황제에 대항하려는 제후들에게 파문장은 반황제 봉기에 기독교 윤리 차원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황제 입장에서 전국적인 봉기를 가라앉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황에게 찾아가 파문장 철회를 간곡히 요청하는 것뿐이었다. 교황은 다음해 독일 남부에서 개최할 공의회 참가를 위해 알프스 아래 산골 마을인 카노사에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자객을 피해 간신히 거기까지 찾아간 황제는 거친 수도복을 입고 3일 동안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명분은 명분일 뿐 현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명분이 매서운 현실이 되는 때도 있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행복의 나라’ 추창민 감독 “이선균, 조정석 때문에 영화 출연”

    ‘행복의 나라’ 추창민 감독 “이선균, 조정석 때문에 영화 출연”

    영화 ‘행복의 나라’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이 고인이 된 배우 이선균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극찬했다. 추 감독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에서 “이선균과 작업하게 되면서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느냐’라고 물었더니 이선균이 ‘조정석 때문’이라 하더라. 좋은 배우 같아서 조정석에게 배우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추 감독은 이와 관련 “‘이렇게 좋은 배우도 호기심과 열망이 있구나,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는구나’라는 태도가 나를 굉장히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4일 개봉하는 영화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암살당한 1979년 10·26 사건 이후 벌어진 최악의 정치재판을 그렸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 감독 신작으로, 최근 개봉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함께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유작이어서 주목받는다. 고 이선균은 10·26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으로 재판받았던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한 군인 박태주를 연기한다. 추 감독은 박태주 역에 대해 “좌우를 나누지 않고 인간적인, 군인으로서도 칭찬이 자자했던 분이라고 들었다. ‘이런 분이 역사에 휘말렸을 때 어떤 행동을 취했으며 그 부분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 생각하면서 이선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 조정석은 박태주의 변호인 정인후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정인후에 대해 “법정 싸움에 능한 사람인데, 박태주를 변호하는 동안 잘못된 재판에 분노하면서 조금씩 변해 간다”면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부터 박태주를 변호하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고, 이야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다른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고 이선균 배우의 묵직하고도 진중한 모습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석은 “너무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즐겁지 않은 순간들이 없었다. 장난기 많은 저를 다 받아주는 너무 좋은 형님이셨다”며 “촬영장에서는 누구보다도 집념이 대단하셨다. 연기하는 순간에는 굉장히 뜨거웠고, 촬영 종료 후에는 따뜻한 형님으로 기억한다”고 눈시울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도 보고 싶다”고 덧붙인 조정석은 이선균이 자신을 출연 계기로 삼았다는 추 감독 말에 대해서는 “형이 농담하신 줄 알았다. 그런 말씀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저도 형에게 많이 의지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10·26 사건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전상두는 배우 유재명이 연기했다. 극 중 전상두는 박태주 등에 대한 재판을 도청하면서 불법적으로 재판에 관여한다. 유재명은 전상두에 대해 “편법과 비상식적인 술수로 진실을 은폐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한 살 차인데 저를 많이 놀렸다. 이선균을 생각하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멋진 친구이자 좋은 동료”라고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 “국회가 다 쥐고 있으면 싸움만… 시장·공동체·국가 기능 재분배를”[박성원의 직설대담]

    “국회가 다 쥐고 있으면 싸움만… 시장·공동체·국가 기능 재분배를”[박성원의 직설대담]

    여야가 연일 ‘채상병특검법’과 검사 탄핵안,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등을 놓고 극한대결을 벌이고 있다. 국정 운영 자체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학계, 정부, 경제, 정치 현장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으며 국정의 성공과 실패라는 주제와 평생 씨름해 온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만나 본 이유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서울신문 사옥에서 진행됐다.―국회의 파행과 대결로 경제·민생은 물론 국가 미래와 생존에 필요한 정책·법안들이 모두 고사될 상황이다. “의회제도가 갖는 한계가 있다. 저출생·고령화, 금리, 인적자원 양성, 산업 구조조정 문제 등 국가가 풀어야 할 문제가 빠르게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국회가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특히 중앙집권이 강한 한국에선 정부와 국회가 다 쥐고 있으니 문제 해결이 더 안 된다. 서로 네 탓이라며 상대를 비판하는 것으로만 풀려고 한다. 시장, 공동체, 국가의 기능 재분배가 필요하다.” 김 회장은 여야 갈등을 조선시대 당쟁에 비유했다. 조선 중기 이후 유통업,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던 농경시대형 왕정에서 서로 네 탓을 하면서 당쟁이 생겨난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런 국회에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 다 들어가도 맨날 저 모양 저 꼴로 싸움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가 시비만 하다 보니까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뒤에 가 있고, 항상 앞에는 말꼬리 잡고 싸움하는 꾼들만 나와 있다.” ―민주당은 수사기관 무고죄, 판검사의 법왜곡죄 등 형사사법 입법과 추경 요건 확대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 행정 각부 시행령의 국회 수정·변경 요구권 도입 등 입법·행정·사법의 거의 모든 시스템을 손볼 기세다. “다수니까 맘대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선출된 권력이라고 자기 맘대로 해선 안 된다. 자기들이 수사받고 있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는 게 말이 되나. (한숨을 쉬며) 한쪽(여당)이 성하면 이런 짓 못 하지. 얼마나 얕보였으면…. 이런 짓 해도 또 당선된다고 믿는 거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회 청원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모녀까지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하겠다고 하는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탄핵인가?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뭐가 달라졌나. 힘 없고 돈 없는 사람이 잘살게 됐나?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나? 산업구조가 강해지고 출산율이 올라가기라도 했나? 진영논리와 패권주의, 대중영합주의만 더 기승을 부리고 있지 않나.” 김 회장은 민주주의 이론의 석학인 필립 슈미터 전 시카고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야당의 탄핵 추진 움직임을 비판했다. “국내 어느 인사가 슈미터 교수에게 촛불시위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시민에 의한 명예혁명’이라고 말을 했더니 슈미터 교수는 ‘그건 혁명이 아니라 같은 성격을 가진 정치세력 간의 권력이양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또 다른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았을 뿐이라는 말이다. 서로 상처만 주고, 이념과 지역의 골만 깊게 했을 뿐인 탄핵은 이제 국민을 쉽게 동원할 수도 없다. 헌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어찌 됐건 ‘교착정국’을 타개해야 할 국정의 최고책임자는 결국 대통령인데, 지지도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머물러서는 국정 동력이 생기기 어렵지 않을까.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여대야소라 해도 3년쯤 지나면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을 밀어 주지 않는다.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임기 중간쯤 지나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을 믿고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설득해서, 그 지지를 획득해서 그걸 갖고 의회를 압박해야 한다.” 김 회장은 ‘국민 설득’의 전제조건으로 “대통령에게 시빗거리가 없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빨리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대한민국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시빗거리를 해소해 주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대통령이 국민을 끌고 가겠나.” ―윤 대통령이 야당에 가장 크게 발목이 잡혀 있는 건 채상병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 같은데. “디올백이, 도이치모터스가 사라져도 시비를 계속 걸 것이다. 그런 정도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감당해야 할 문제다. 도덕적 문제가 걸려 있으면 빨리 설명하고, 사과할 건 하고 가야 한다. 더이상 확산될 명분을 없애 버려야 한다.” 김 회장은 ‘물러서는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과는 내가 잘못해서만 하는 게 아니다. 사법적으로는 내가 잘못한 게 없으면 끝까지 가야 하지만 정치는 다르다. 다소 억울하더라도 한발 물러설 때가 있는 게 정치다. 이건 사법의 영역도, 정의의 영역도 아니다. 지금 다른 영역들이 너무 많이 밀려 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정책 면에서도 대국민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비에 걸려 휘청거리다 제대로 못한 게 많다. 의사 정원 문제만 해도 의사 숫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몇 명이고 우리는 몇 명이라는 식의 숫자 비교만 할 게 아니다. 우리는 앞으로 메디컬사이언스·메디컬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이런 쪽으로 가야 한다, 이런 쪽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길을 터줘 가면서 의사 숫자를 늘려 가면 의사들도 저렇게 저항 안 하고 갈 수 있는데…. 동해 유전도 단순히 얼마짜리 이렇게 갈 게 아니다. 우리가 석유가 필요한 건 경제성도 경제성이지만 무엇보다 에너지안보 차원이다, 이렇게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 지지를 얻어서 정치권을 끌고 가야 한다.”탄핵정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박근혜 탄핵 후 패권주의 기승 네 탓만 하던 조선 당쟁과 비슷이순신·세종대왕 와도 싸울 판 거야, 선출됐다고 맘대로 하나진영 위한 탄핵은 결국엔 실패 자유주의 실현으로 위기 극복을尹, 시빗거리 해소해 국민 설득억울해도 한발 물러서는 게 정치정책기획위 같은 ‘브레인’ 필요철학·깃발 없는 보수 공부할 때규제완화·지방분권 성공시켜야 ―국민의힘의 7·23 전당대회 이후 당정 관계는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는지. “앞으로 대통령 지지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 올해 정기국회 끝나고 다음 대선 구도가 가시화돼 갈 때 대통령 지지도가 안 올라가면 여러 문제가 생길 것이다. 대선을 하려는 사람들의 차별화 시도가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총선 이후 예고됐던 인적 쇄신이 아직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다. “윤 대통령의 철학은 자유주의 원칙, 시장과 공동체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국가권력을 줄이고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방분권과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그런 철학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그 일에 맞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최근 서방 주요국 선거에서 집권당의 잇따른 패배의 공통 요인으로 경기침체와 고물가, 일자리 쇼크 등 민생·경제 악화를 불러온 경제정책 실패가 지적되고 있다. “국가의 처리 능력은 제한돼 있고 정부의 실패로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다. 국가 실패의 가장 뚜렷한 증거는 첫째 국가부채와 통화량 증가, 인플레이션이고, 둘째는 국가 지도자들의 신뢰도, 지지도 하락이다.” 김 회장은 국가 실패의 극복 방법으로 자유주의 정신의 구현을 강조했다. 그는 “자유가 35번 들어간 윤 대통령의 취임사를 다시 한번 읽어 보라. 자유주의 정신이 다 들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벙벙하게 떠다니니 답답한 거다. 장관들이 내각에서 받쳐 주고 당도 자유주의 입법을 하고, 자유주의로 가면 나라가 어떻게 가는지 설명해 주고, 시장은 어떻게 키우고, 관치는 어떻게 줄일 것인지 설명해 줘야 하는데, 지금은 철학과 깃발이 없는 당 같다. 그걸 제대로 못하니까 저 야당이, 자유주의와 반대로 가는 국가주의 정당이 우습게 알고 멋대로 하는 거다. 국가주의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자유주의 접근을 제시해야 한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도 역사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았다. “우리 역사는 자유주의 쪽으로 흐른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결국은 자유주의를 중시하는 보수가 이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가 공부를 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자유주의는 사회적 안전망까지 갖춘 자유주의다. 경제공학만 집어넣거나 반공주의적 자유주의만 넣어서 오염되다 보니 적절한 상징성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자유주의 지도자가 나왔는데도 여기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 상징성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건가. “과거 정부엔 정책기획위원회가 있었다. 브레인 집단은 있어야 한다. 이런 상태로 가다가 정권을 그냥 넘겨주면 윤석열 정부가 다음 대선에서 심판의 기준이 된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기치, 상징,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 정책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주의 기조와 관련된 것인데, 규제완화와 지방분권·지역균형발전을 들 수 있다. 규제완화는 시장을 자유롭게 한다는 의미가 있고, 지방분권·지역균형발전엔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자유롭게 하는 동시에 그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최근의 ‘밸류업’ 프로그램 또한 기업 가치 제고를 막고 있는 여러 모순을 바로잡아 시장이 성장과 분배를 위한 순기능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결국 누가 하느냐 하는 사람의 문제일 텐데. “과거 김영삼·김대중 시대만 해도 가신이라고 해서 주군과 생사를 같이하고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다음 노무현 때는 동지의 시대였다. 분권이다, 균형발전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이후에는 서로 이권만 주고받는 권력적 이해관계로만 모여 있게 됐다. 윤 대통령은 가신은 물론 동지를 모을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정치는 이상과 명분, 가치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정치를 오래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 김병준 회장은 노무현 정부서 부총리·교육장관 역임 尹후보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1954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났다. 영남대 정치학과, 한국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대 교수와 대학원장을 지낸 뒤 노무현 대선후보 정책자문단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정책실장,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2021년 윤석열 대선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2023년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박성원 논설위원
  •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네 가족 체험기 #고통 #도파민 급구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스마트폰 과의존 #이제라도 제대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가 실험에 참가한 이유다. 언젠가부터 부부의 다툼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보는 아내에게 “그만 좀 하지”라며 쏘아붙일 때가 많았다. 식사 후 침대에 누워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이번엔 선진씨가 “당신이 그런 말할 처지야?”라고 되받아쳤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실험 참가 의지가 가장 강했다. 실험 기간 현수씨가 줄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53분. 개인 기준 실험 참가자 중 성적 1위다. 선진씨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확 줄였다. 현수씨는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23점이 나왔는데 이번에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24→19점)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몸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 측정 결과 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에서 93.2bpm으로 낮아졌다.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수씨의 깊은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멀어지는 우리 사이박현수·김선진 부부식사 중에도, 침대에서도 스마트폰가족 간 대화 중에도 시선 못 떼부부 모두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이대로는 안 돼” 강한 참여 의지사용시간 하루 3시간 53분 줄여 스트레스 줄고 깊은 수면은 늘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였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둘은 첫날부터 고비를 겪었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지난달 20일) 스마트폰을 1시간에 수십 번 쳐다봤다. 지루해서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중력은 30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지 선진씨가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현수씨도 함께 미뤄 둔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짧은 독서와 폭풍 집안일로 어색하고 날 선 이틀을 겨우 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되자 위기가 왔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부부는 두 딸과 대형 마트에 갔다. 계획에 없던 쇼핑몰에 들러 옷을 사는 등 충동구매도 했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끝내 유혹에 졌다. 스마트폰을 만지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1시간이 지났다. 얼른 다시 내려놨다. 괄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말을 걸 때 스마트폰을 보느라 ‘응, 응’ 하며 건성으로 대답할 때도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가족 간 대화가 느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변화를 절감한 현수씨 부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 주는 데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끊으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은 절대 못 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이의 ‘게임 중독’을 막으려고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실험에 참가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스마트폰을 못 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일찍 잠자리에 든 동균이가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 2~3년 전까지 즐겨 했던 레고 장난감도 다시 꺼냈다. 진혁씨 부부는 아들과 공원 산책도 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엄마는 “감격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성공이 보이는 듯했다. #게임 중독을 막아라임진혁·권미선 부부초등 5학년 “게임 안 하니 일찍 자”유튜브 안 보고 블록·가족과 산책주말 고비 ‘로블록스’ 유혹 넘어가“게임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어요”부부는 사용 시간 절반으로 줄여식탁에 모여 “휴가 어디 갈까” 수다 하지만 동균이는 주말에 무너졌다. 미선씨는 “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평일 잘 참다가…”라고 씁쓸해했다. 동균이의 일주일간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었다.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게임을 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동균이의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 준 동균이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실험으로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진혁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3시간 10분으로 사용 시간을 두 시간여 줄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8시간(실험 이후 5시간 3분)이나 됐던 미선씨도 잘 버텨 냈다. 부부는 첫주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유튜브가 없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실험 2주차에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무얼 할지’를 식탁에서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도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안 하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낼지 방법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지털 디톡스 도전 #포기 못 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 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이나 됐던 엄마 전민수(44)씨. 청소년 참가자 중 가장 오랜 시간(4시간 9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민수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이는 실험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실패를 예상했다. 주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들고 갈 정도로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여기는 걸 알아서다.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실험 중 주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으로 이전보다 46분 되레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이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통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대화하고, 유행하는 쇼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 올린다. 주현이는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하루에 7시간 33분전민수·박주현 모녀40대 엄마 스마트폰 과의존 심해10대 맏딸도 하루 4시간 9분 사용“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화장실 갈 때도 손에서 놓지 않아실험 끝나고 오히려 사용량 46분↑“어른도 어려운데 애들은 더 힘들어” 다행히 민수씨 본인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넘게 사용했던 민수씨는 의미 없는 단톡방부터 하나둘씩 나왔다. 알람이 줄었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귀가하는 시간이 각각 다른 만큼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가 어려웠다.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온다”며 “회사일에 지쳐 퇴근 이후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멍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실험을 계기로 주현이도 느끼는 게 있었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를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모범 가족’도 있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구성원 모두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시간을 오롯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말자이숙경씨와 초등 남매초등 6학년 “재밌겠다” 적극 참여‘파워J’ 엄마, 차박 등 철저히 계획스마트폰 ‘빈자리’ 쉴 틈 없이 채워혼자 있을 때도 유튜브 대신 산책가족 모두 ‘1시간 이내 사용’ 성공“안 쓸 수 없지만 적당히 거리 둘 것” 숙경씨는 처음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이겸(12)이가 실험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이는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게임하는 것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숙경씨는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에서 계획형으로 분류되는 ‘J’형이라 그런지 계획을 짜서 움직였다”고 했다. 우선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디톡스박스)에 넣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 뒀던 보드게임을 하나씩 꺼내 질리도록 했다. 평소라면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했다. 캠핑 축제, 해수욕장 등도 찾았다. 차박(차로 하는 캠핑)도 했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안에 틀어박혀 혼자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즐겨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몸도 편해졌다. 실험 전 숙경씨의 깊은 수면 상태는 하루 평균 33.8분에서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만이 아니다. 이겸이는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공부할 때 실수가 줄었다”며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둘째 이엘(10)양도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 한다”며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하느라 집에 있어도 영상에만 집중한 채 각자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숙경씨는 실험에 참가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 기능 등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못 가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 넘게 했다”고 말했다. 때로는 지도나 정보 검색을 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에 웃기도 했다. 숙경씨는 스마트폰과 적절한 ‘안전 거리’를 찾기 위해 가족과 당분간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 갈 예정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삶에서 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의 시간을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해법을 계속 찾아보려고요.”
  • 금천구, 노리개 만들고, 명상 즐기며... 시흥행궁 역사 배우기

    금천구, 노리개 만들고, 명상 즐기며... 시흥행궁 역사 배우기

    서울 금천구는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시흥행궁전시관에서 관내 성인을 대상으로 규방공예와 다도 명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금천구 관계자는 “조선시대의 효, 예, 예술을 체험할 기회와 정조 대왕이 화성 행차 시 하룻밤 머물던 시흥행궁의 역사적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매주 화요일은 규방공예 체험 4회, 수요일은 다도 명상 체험 4회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총 8회 운영된다.체험 전에 시흥행궁전시관을 관람하면서 시흥행궁과 정조대왕 능행차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규방공예 체험은 ‘한 땀에 깃든 정조의 소망’이란 주제로 진행된다. ▲1회차 물고기 키링(7/30) ▲2회차 거북이 매듭팔찌(8/6) ▲3회차 두루주머니(8/13) ▲4회차 괴불노리개(8/20)로 조선시대 전통 공예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다도 명상 체험은 “복사꽃 향기로 가득한 차(茶)”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다도 예절을 배우고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가족 간의 화합을 느껴보는 시간과 정조의 효와 예 정신을 배우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참여 신청은 17일부터 문자 접수(010-3370-4043)로 진행되며 각 회당 15명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규방공예는 7/30, 8/6, 8/13, 8/20 총 4회, 다도 명상은 7/31, 8/7, 8/14, 8/21 총 4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여 희망자는 문자로 <규방공예, 이름, 회차(날짜)> 또는 <다도명상, 이름, 회차(날짜)>로 신청하면 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시흥행궁전시관에서 처음 진행하는 성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으로 구민들이 적극 참여하여 정조의 효와 예, 조선시대 예술을 체험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역사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철저한 계획을 세워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가족도 있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던 다른 가정과 비교해 가장 성공적으로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를 해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여자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가족 구성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1시간 이내인 참여자는 숙경씨 가족을 제외하면 단 한 명도 없었다. “스마트폰 줄이는 도전도 게임처럼 재미” 숙경씨는 처음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김이겸(12)군이 실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또래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할 나이. 이겸군이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군은 숙경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그런 것도 게임하는 것 만큼이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결심이 선 뒤에는 스마트폰을 집어들 틈도 없이 몸을 움직였다. 숙경씨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16분에서 56분으로, 이겸군은 3시간 4분에서 20분으로, 동생 김이엘(10)양은 14.5분에서 1.8분으로 줄었다. 스마트폰에 쏟던 서너시간을 축구·여행·보드게임으로 채웠다 숙경씨 가족은 스마트폰 화면만 보던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온전히 대체한 유일한 가족이기도 하다. 우선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보드게임을 질리도록 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에 넣고 나선 그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 평소라면 스마트폰을 했을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하기도 했고, 캠핑 축제, 차박, 해수욕장 등을 찾았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 안에 틀어박혀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스마트폰과 멀어진 이후의 변화는 몸에서도 나타났다. 실험 전 하루 평균 33.8분 정도 깊은 수면 상태였던 숙경씨는 실험 이후 깊은 수면 상태가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 만이 아니다. 이겸군은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실수가 줄어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했고, 이엘양은 “전에는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스마트폰 제로’는 불가능하지만 ‘디지털 디톡스’는 계속 이런 경험 덕분인지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어둔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한다”며 “이전에는 각자 스마트폰을 하느라 같은 집에 있어도 떨어져 화면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했다. 숙경씨는 실험에 참여한 2주간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다시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가지 못해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을 넘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숙경씨 가족도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떼어내 버릴 수는 없었다.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려고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이 웃기기도 했다.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지를 찾기 위해 숙경씨와 이겸군, 이엘양은 당분간 이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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