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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3남의 법칙’ 입증… 철저한 수익 위주 경영 이끈 ‘승부사’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3남의 법칙’ 입증… 철저한 수익 위주 경영 이끈 ‘승부사’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제국을 이룩했던 칭기즈칸은 주치, 차가타이, 오고타이 등 자식들에게 제국을 비슷한 규모로 분할해 나눠주면서 자신의 본류인 몽고일대는 삼남 오고타이에게 물려줬다. 때문에 역사는 오고타이칸을 칭기즈칸의 후계자로 기록한다. 장자 계승원칙이 비교적 잘 지켜지는 한국에서도 삼남의 법칙이 있다. 세종대왕이 태종의 3남인 것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3남, 한솔그룹을 맡고 있는 조동길 회장 역시 이인희 고문의 3남이다. 조 회장은 IMF 외환위기 사태를 계기로 그룹경영 전면에 나섰다. 사내에서 조 회장은 ‘실무를 아는 최고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조 회장의 다양한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철저한 가치 극대화’와 ‘수익 위주 경영’이라는 조 회장의 원칙을 따라오지 못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하는 승부사의 모습도 갖췄다. 한솔에서 진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은 항상 조 회장이 앞장서 실무까지 처리했다. 해외조림 사업 역시 조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1993년 해외진출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을 때 임원회의에서 당시 한솔제지 기획이사를 맡고 있던 조 회장은 “100년 사업인 제지를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조림을 통해 글로벌 경쟁의 무기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다. 이 해외조림 사업은 20년 만인 2013년부터 수익을 거두며 조 회장의 거시적 안목을 입증했다. 조 회장은 골프 마니아로 골프를 경영철학에 도입하고 있다. “골프에서 초보자가 100타를 돌파하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은 일반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되지만, 싱글 수준에 진입하면서 엄청난 연습과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기업에서의 원가절감도 10~20%는 쉽지만, 그 이후 1~2%는 골프의 싱글만큼 힘들다”는 게 그의 골프경영 철학이다. 테니스는 대한테니스협회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애착을 보이며 준프로급의 실력으로 평가된다. 1995년 미국 알라바마리버 펄프사의 조지 란데거 회장과의 술자리에서는 서로의 테니스 실력을 자랑하며 펄프 1000t을 건 내기를 약속하기도 했다. 다음날 시합은 취소됐지만, 당시 가격 기준으로 8억원을 건 테니스 내기였던 셈이다. 조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외에서 지내 국내 인맥이 다른 재벌가에 비해 화려한 편은 아니다. 같은 삼성가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과 허물없이 지내는 정도다.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과는 30년 지기로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며 롯데 신동빈 회장, 풍산 류진 회장, 코오롱 이웅열 회장 등 동년배 총수들과 자주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동길 회장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의 딸인 안영주(56)씨와 결혼, 조나영(31)씨와 조성민(26)씨 남매를 뒀다. 나영씨는 미국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현재 삼성미술관 플라토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2012년 현재의 남편 한경록(35)씨를 만나 지난해 딸을 출산했다. 한씨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투자공사에 재직 중이다. 한상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조효숙 가천대 부총장의 아들이다. 조성민씨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미국투자전문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아흔네살 도어맨 스리랑카 울리다

    아흔네살 도어맨 스리랑카 울리다

    “왜 로비보이(벨보이)가 되려고 하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니까요!” 올 초 상영돼 국내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오는 로비보이 ‘제로’의 대사다. 영화는 10대 소년일 때 잔심부름꾼으로 유서 깊은 호텔에 들어와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한 직장을 지킨 극중 화자 ‘제로’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등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풀어놓는 독특한 구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 로비보이와 똑같은 삶을 산 스리랑카의 호텔 도어맨이 94세를 일기로 18일(현지시간) 숨졌다. 스리랑카 최고(最古) 호텔인 갈페이스 호텔 로비를 무려 72년이나 지킨 코타라푸 차투 쿠탄은 세계 최장수 도어맨으로 호텔 업계에선 전설 같은 인물이다. 현지 언론은 물론 영국 BBC 등도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스리랑카 일간 콜롬보가제트는 “갈페이스 호텔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역사이고 문화였던 도어맨이 마침내 호텔을 떠났다”고 전했다. 멋들어진 하얀 콧수염 주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아유보완”(오래 사세요)이라고 속삭이던 도어맨을 잊지 못하는 전 세계 고객들은 그의 사망 기사에 댓글을 달며 애도를 표했다. 인도 남부 케랄라에서 태어난 쿠탄은 18세 때 부모를 잃고 일자리를 찾아 배를 타고 실론섬(옛 스리랑카)으로 건너왔다. 1942년 경찰관의 도움으로 갈페이스 호텔에 들어왔다. 근속 72년 가운데 그가 자리를 비운 적은 10일 정도다. 1970년 어느 날 호텔 회장이 “고향에 한번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쿠탄은 “누이들이 반갑게 맞아주면 고향에 눌러앉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 당장 돌아오겠다”고 했다. 쿠탄은 반갑게 맞아 준 누이들과 열흘간 함께 지내다 호텔로 돌아왔다. 쿠탄은 2010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천직을 오래 하다 보니 전 세계 단골 고객을 대부분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들에게 인사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 1864년 세워진 호텔의 로비 한가운데에서 쿠탄은 스리랑카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식민지 스리랑카를 지배했던 영국 해군 제독 마운트배튼 경도 이 호텔의 단골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전투기가 호텔 앞바져로 추락하던 장면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히로히토 일왕,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자와할랄 네루 전 인도 총리, 영국 여왕이 되기 전의 엘리자베스 공주, 엘리자베스의 부군인 에든버러 공도 쿠탄의 서비스를 받았다.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 영화 ‘007시리즈’의 1대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 극작가 버나드 쇼도 쿠탄의 단골이었다. 19일 시신이 힌두교식으로 화장되는 동안 호텔의 종업원과 고객들은 1분간의 묵념으로 그의 명복을 빌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다. 반도 안팎으로 전쟁이 잦았던 오랜 역사의 흔적이다. 그 가운데 특히 많은 산성이 몰려 있는 곳은 중부 내륙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명산 가장 좋은 곳에 사찰이 있듯 산자락 전망 좋은 곳에는 산성이 있다.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도 그렇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국경을 맞댄 요충지에 세워진 산성으로,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성벽을 들여다보면 돌 틈마다 오랜 전쟁의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듯하다. 여기에 이웃한 선병국 가옥과 속리산 국립공원 등을 묶어 돌아본다면 늦가을 나들이로 제격이지 싶다. 한데 의아하다. 보은 같은 골짜기가 무슨 요충지 노릇을 했다는 걸까. 시계추를 되돌려 보면 의문은 간단히 풀린다. 삼국시대 때 영남에서 한양을 거쳐 북진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열린 ‘고속도로’다. 이웃한 이화령도 일제 강점기 때 열렸다. 그나마 156년 신라왕 아달라가 문경에서 충주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계립령(하늘재)을 열었지만 많은 인원과 물자가 오가기엔 턱없이 좁았다. 당시 보은은 지금과 달랐다. 상주에서 청주, 한양 등으로 나가는 길목이자 대처였다. 그러니 걸핏하면 북진하려던 신라나 호시탐탐 아래쪽을 째려보던 고구려 등이 이 자리를 놓칠 리 없었던 것이다. ●신라 축성술 정수… 높이 20m, 3년간 쌓아올려 몇 차례 주인이 뒤바뀌었던 보은을 사실상 지배한 쪽은 신라였다. 신라는 자비왕 13년(470년)부터 3000여명의 인부를 동원해 3년 동안 보은의 요지에 성을 쌓는다. 성의 이름이 ‘삼년’이 된 건 이런 까닭이다. 당시 보은의 지명이 ‘삼년산군’ 또는 ‘삼년군’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년산성은 둘레 약 1.7㎞, 너비 8~10m, 높이 13~20m 규모다. 전체적인 면적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곧추선 성벽의 높이는 그야말로 까마득하다. 조선시대까지 축조됐던 성곽들이 대부분 3m 안팎인 것에 견줘 여간 기골이 장대한 게 아니다. 삼년산성은 신라 축성술의 정수다. 당대 최고의 기술이 총동원돼 세워졌다. 구들장처럼 납작한 자연석을 한 칸은 가로, 한 칸은 세로로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가지런하게 쌓아 올린 뒤 내부를 돌로 가득 채웠다. 당시 대부분의 성들이 밖에만 돌을 쌓고 내부는 흙으로 받쳤던 것에 견줘 대단히 견고한 형태다. 어지간한 투석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이 덕에 크고 작은 15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면서도 단 한 차례도 함락되지 않았다. 뚫을 수 없는 방패라 불러도 좋을 만큼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셈이다. ●옛 봉수대 오르면 속리산 품에 안긴 듯 삼년산성의 들머리는 서문터다. 예서 길은 세 갈래로 나뉜다. 양옆은 산성길이고 가운데는 산성 내 보은사로 드는 길이다.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서문에서 출발해 남문, 동문, 북문을 거쳐 다시 서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서문터 바로 앞은 연못이다. 아미지(蛾眉池)라는 고운 이름을 가졌다. 연못 바로 옆 바위에 그 이름이 음각돼 있다. 글쓴이는 신라 명필 김생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물이 빠져 형체만 어렴풋하지만, 김생이 이름을 새길 당시엔 아리따운 여인의 고운 눈썹을 닮은 연못이었지 싶다. 이름과 달리 연못이 품은 속뜻은 섬뜩하기 이를 데 없다. 서문은 산성의 네 문 가운데 가장 낮다. 적들이 만만하게 볼 만한 높이다. 한데 서문을 나서면 곧바로 연못이다. 이는 서문 양쪽 성곽에 병사들이 매복해 공격할 경우 공성에 나선 적들이 꼼짝없이 연못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른쪽 성벽을 따라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힘이 들 정도는 아니다. 복원된 성벽은 반듯하게 잘 생겼다. 한데 너무 희고 반질반질하다. 서문 건너 거무튀튀한 옛 성벽에 견주자니 꼭 ‘기생오라비’를 보는 듯하다. 이 때문에 복원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흔아홉칸 ‘선병국 가옥’서 명당의 氣 받자 가쁜 숨 몇 차례 내쉬고 나면 남문터다. 아직 복원되지 않은 옛 성벽이 잡초와 함께 이지러져 있다. 외려 이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 말끔하게 복원된 성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옛 병사들의 밭은 숨결도 그제야 온전히 전해오는 듯하다. 성벽은 야트막한 산릉을 휘감아 돌며 넘어간다. 군데군데 무너진 곳에는 목책을 둘렀다. 동문터는 동쪽 성벽의 중간에 뚫린 문이다. 예전엔 ‘ㄹ’자 형태로 문을 만들어 적의 침입에 대비했다고 한다. 산성에서 가장 전망이 빼어난 곳은 옛 봉수대다. 지금은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다.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장쾌하게 자락을 펼친 속리산과 너른 보은의 들녘 그리고 정겨운 시골마을들이 두 눈 가득 들어찬다. 사방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신라가 삼년산성을 지키기 위해 고구려, 백제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까닭을 옛 봉수대 자리에 오르면 확연히 알게 된다. 북문에서 된비알을 하나 넘으면 다시 서문이다. 산성을 한 바퀴 도는 데 두 시간이면 족하다. 산성에서 8㎞쯤 떨어진 곳에 ‘선병국 가옥’이 있다. 삼가천 옆자락에 세워진 보성선씨 종갓집이다. 호남에서 첫손 꼽히는 만석꾼이었던 보성선씨 가문이 당대 최고의 풍수사를 대동하고 전국을 돌다 찾아낸 명당자리에 지었다. 1903년부터 1925년까지 건립기간만 무려 22년을 헤아린다. 칸 수는 예의 ‘아흔아홉칸’이다. 궁궐을 제외하고 민간에 허용되던 최대치까지 지었던 셈이다. 길게 이어진 행랑채와 헛간은 고시원으로 운영됐는데, 거쳐간 고시생만 4000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예까지 와서 속리산 국립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553년 신라 진흥왕이 세운 법주사와 팔상전 등 고풍스러운 볼거리들이 많다. 보은의 상징인 정이품송도 빠뜨리지 말 것.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소나무다. 1464년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가지에 걸릴 뻔하자 소나무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임금을 안전하게 통과시켰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세조가 소나무에게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고 한다. 한때 완벽한 삼각형을 자랑하던 나무였으나 지금은 한쪽 면이 병들어 완전치 않다. 글 사진 보은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 수도권에서 가자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보은 나들목으로 나온다. 보은 방면으로 1㎞ 직진하면 막다른 삼거리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보은읍 방향이다. 삼년산성은 보은군청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 542-3384. 법주사를 먼저 보겠다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법주사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고속버스는 센트럴, 남부, 동서울에서 각각 출발한다. 10여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니는 청주까지 간 뒤 직행버스로 보은까지 갈 수도 있다. 보은군 관광안내소 542-3006. →맛집 경희식당(543-3736)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용궁식당(542-9288)은 오징어볶음과 매운 닭발볶음이 맛있다. 김천식당(543-1413)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순대전골 맛집이다. 국보식당(543-6369)도 순대를 잘한다. 대추왕순대찜으로 이름났다. 신라식당(544-2869)의 된장뚝배기와 북어찌개 등도 좋다. →잘 곳 숲에서 잠들고 싶다면 말티재자연휴양림(543-6282),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543-1472)이 좋다. 선병국 가옥(543-7177)의 고택 체험도 권할 만하다. 그랜드호텔(542-2500), 힐파크(543-1996) 등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다.
  • 새끼 사자, 강건너다 ‘악어 밥’ 될 뻔

    새끼 사자, 강건너다 ‘악어 밥’ 될 뻔

    제 아무리 뛰어난 사냥 능력을 자랑하는 동물도 본인의 활동 영역 밖에서는 맥을 못 추는 법이다. 특히 육지에서 활동하는 녀석들이 물을 만나면 더더욱 그렇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서는 이러한 동물들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다. 영상에는 강을 건너기 위해 물에 들어가는 새끼 사자를 볼 수 있다. 물가에 발을 담근 채 잠시 망설이고 있던 사자는 이내 물속에 몸을 담그며 강을 건너기 시작한다. 그런데 강을 건너기 시작하는 사자 뒤로 갑자기 악어 한 마리가 수면 밖으로 머리를 내민다. 악어가 사자를 먹잇감으로 정한 것이다. 잠시 후 악어는 큰 입을 벌려 사자를 공격한다. 악어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처한 사자는 다행히 재빨리 몸을 피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다. 새끼이긴 하지만 밀림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사자의 굴욕적인 장면은, 때로는 처한 환경에 따라 강자가 뒤바뀔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영상은 18일 크루거 국립공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Kruger Sighting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왕의 얼굴(KBS2 밤 10시) 선조(이성재)는 자신이 군주의 상이 아니라는 관상가 백경(이순재)의 말 때문에 왕이 된 지금까지 악몽에 시달리며 산다. 게다가 왕의 관상에 대한 비책이 담겨 있는 책 ‘용안비서’를 사람들이 알게 될까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어느날 밤 ‘용안비서’를 훔치러 궁으로 들어온 침입자들에게서 별 5개가 그려진 표지를 발견한 광해군(서인국)은 그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MBC 밤 11시 15분)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김범수와 기타리스트 박주원,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와 양평이형으로 더 잘 알려진 하세가와 요헤이가 출연해 뮤지션다운 음악방송을 선보인다. 한편 MC 김구라는 사유리가 하세가와에게 관심이 있다며 전화 연결을 해 하세가와를 당황하게 한다. 그런데 전화 연결된 사유리는 엉뚱한 매력을 선보이며 하세가와의 진땀을 뺀다. ■피노키오(SBS 밤 10시) 인하는 대학 졸업 후 방송기자 시험에 매달리지만, 피노키오 증후군(거짓말을 하면 딸꾹질 증세를 보이는 가상 증후군) 때문에 3년째 낙방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다 겨우 엄마가 있는 방송국에서 최종 면접시험을 보게 되고, 13년 만에 엄마를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푼다. 한편 택시 운전을 하며 생활비를 보태는 달포는 엄마에 대한 기대가 큰 인하가 걱정스럽다.
  • ‘베이비 S클래스’ 벤츠 C220 블루텍 타보니…

    ‘베이비 S클래스’ 벤츠 C220 블루텍 타보니…

    명품 브랜드에서 엔트리 모델은 장기전을 위한 미끼 상품이다. 높은 가격이 만든 진입 장벽을 낮춰 일단 소비자의 첫 구매를 끈 뒤 재구매까지 이끌어 낸다. 타깃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기는 소비자들이다. 구매자가 ‘좀 더 비싼 건 어떨까’라는 기대감을 만들면 작전은 성공이다. 물론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상을 주는 상품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의 엔트리 모델인 C220 블루텍은 ‘잘 만든 미끼 상품’이다. ‘베이비 S클래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벤츠 C클래스 블루텍 익스클루시브를 타 봤다. 블루택은 벤츠가 최근 개발한 친환경 디젤엔진 기술을 뜻한다. 디젤 엔진(CDI)의 성능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엔진에서 배출되는 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을 80%가량 없앴다. 신형 벤츠 C클래스를 처음 몰아본 것은 지난 7월 초 경기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주행 시험장 트랙에서였다. 트랙 주행의 장점은 안전하게 차량의 극한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흡사 대형 사이클 경기장과 같은 원형 트랙에서 속도계를 시속 200㎞까지 끌어올렸다. 과거에 비해 잘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포츠 세단’으로 이미지를 굳힌 경쟁자 BMW 3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작심하고 변했다. 이전 모델보다 몸무게를 최대 100㎏까지 줄인 덕인지 가볍게 도로를 내닫는 느낌을 준다. 마지노선을 향해 올라가는 속도계와 분당 회전수(RPM)에도 정숙성을 유지하면서 차체는 노면에 달라붙듯 차분함을 유지한다. 사실 시승차를 타다 보면 머리가 아닌 몸으로 차를 느끼는 일이 많다. 대략 두 가지다. 속도를 일정 구간 이상으로 올리면 몸이 움찔하며 불안감을 느끼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다. 신형 C클래스는 이 중 후자에 속한다. 즉각적인 응답성이 장점인 7단 자동변속기(7G 트로닉 플러스)와 직렬 4기통 터보차저는 스포츠카처럼 엄청난 폭발력으로 속도가 높아지지는 않지만, 어느 구간에서든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일반 도로에서의 두 번째 시승에선 세단다운 안정감에 높아진 연비를 체감할 수 있었다. 복합연비는 17.4㎞/ℓ로 이전 모델보다 11%가량 향상됐다. 고질적인 내비게이션 조작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이쯤 되면 그냥 태블릿 PC를 달아 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벤츠라는 이름값 때문인지 경쟁 차종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비싼 가격도 구입을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라인업은 총 4개로 뉴C200 모델 4860만원, 뉴C200 아방가르드가 5420만원, 뉴C220 블루텍 아방가르드 5650만원, 뉴C220 블루텍 익스클루시브 5800만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길섶에서] 동상(銅像) 유감/서동철 논설위원

    아침 신문에 서울 종로 사직단에 있는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동상이 갈 곳을 잃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사직단은 조선왕조의 제사 시설이지만, 제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다행히 사직단 복원을 위한 발굴 작업이 내년 3~4월 시작된다고 한다. 집물고(什物庫) 같은 옛 건물터를 차지하고 있는 두 기의 동상은 옮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율곡과 그 어머니인 사임당과 인연이 깊은 장소는 동상을 받아들일 형편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임당의 친정으로 율곡이 태어난 강원 강릉 오죽헌과 율곡 일가의 무덤이 있는 경기도 파주 자운서원에는 이미 세워졌거나 세워질 예정이다. 정 갈 곳이 없다면 파주의 또 다른 율곡 유적인 화석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 집중적으로 세워진 역사 인물의 동상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갖가지 비판에도 하나쯤은 더 세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종대로에 세계 중심 문화국가로 일으켜 세운 세종대왕과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이 계시다면 세계로 영토의 지평을 넓힌 인물의 동상도 세우는 것이 진취적인 나라의 자세다. 주인공은 당연히 광대토대왕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인국 이성재 한증막서 ‘복근대결’ 과거 화보보니 ‘큰 근육vs잔 근육’

    서인국 이성재 한증막서 ‘복근대결’ 과거 화보보니 ‘큰 근육vs잔 근육’

    ‘서인국 이성재’  배우 서인국과 이성재의 사우나 장면이 공개돼 화제다. 이와 관련돼 두 사람의 과거 노출화보도 눈길을 끈다. 19일 KBS 드라마 ‘왕의 얼굴’ 측은 사극 최초로 시도된 한증막 장면을 공개했다. 서인국과 이성재는 운동을 통해 만든 탄탄한 복근을 과시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극중 한증소에 대해 “선조와 광해가 서로를 견제하는 공간이면서, 선조가 자신의 부정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현대의 찜질방과 같은 한증소는 세종 초부터 병의 치료에 활용됐으며 동·서 활인원에 각각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 안에는 한증원이 따로 설치돼 운용됐다. 한편 ‘왕의 얼굴’은 서자 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끝내 왕이 되는 광해의 성장과 비극적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19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몸 관리 열심히 했구나”,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기대된다”,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재밌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인국 이성재 한증막서 ‘복근대결’ 과거 화보도 ‘후끈’

    서인국 이성재 한증막서 ‘복근대결’ 과거 화보도 ‘후끈’

    ‘서인국 이성재’  배우 서인국과 이성재의 사우나 장면이 공개돼 화제다. 이와 관련돼 두 사람의 과거 노출화보도 눈길을 끈다. 19일 KBS 드라마 ‘왕의 얼굴’ 측은 사극 최초로 시도된 한증막 장면을 공개했다. 서인국과 이성재는 운동을 통해 만든 탄탄한 복근을 과시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극중 한증소에 대해 “선조와 광해가 서로를 견제하는 공간이면서, 선조가 자신의 부정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현대의 찜질방과 같은 한증소는 세종 초부터 병의 치료에 활용됐으며 동·서 활인원에 각각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 안에는 한증원이 따로 설치돼 운용됐다. 한편 ‘왕의 얼굴’은 서자 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끝내 왕이 되는 광해의 성장과 비극적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19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몸 관리 열심히 했구나”,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기대된다”, “‘왕의 얼굴’ 서인국 이성재, 재밌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王 될 남자 新 될 남자

    [프로야구] 王 될 남자 新 될 남자

    ‘홈런왕이냐, 안타왕이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4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 신인선수를 발표하고 부문별 시상식도 연다. KBO는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9일 이미 기자단 투표를 실시했고 이날 개표를 통해 주인공을 확정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MVP. 후보는 박병호(28), 강정호(27), 서건창(25), 밴헤켄(35·이상 넥센), 밴덴헐크(29·삼성) 등 5명이다. 모두 올 시즌 최상의 활약을 자부하지만 4명이나 이름을 올린 넥센의 ‘집안 싸움’이 될 공산이 짙다. 한 구단에서 후보 4명이 나온 것은 1987년 삼성(장효조 김시진 김성래 이만수) 이후 27년 만에 두 번째다. 넥센은 개인 타이틀을 독차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당한 아픔을 달랠 것으로 믿는다. 이 가운데서도 박병호와 서건창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박병호는 이승엽(삼성 2001~2003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년 연속 MVP에 도전한다. 그는 무려 52홈런을 폭발시켜 2003년 이승엽, 심정수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활짝 열었다. 타점(124개)과 득점(126개)에서도 1위와 2위다. MVP감으로 손색이 없지만 서건창이 걸림돌이다. ‘호타준족’ 서건창은 사상 초유로 200안타(201개)를 돌파하는 새 역사를 썼다. 득점(135개)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했고 타격왕(타율 .370)까지 올라 박병호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평균자책점(3.18), 탈삼진(180개) 2관왕 밴덴헐크,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작성한 장타율(.739) 1위 강정호,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에 선 밴헤켄도 무시할 수 없다. 신인왕은 박민우(21·NC), 박해민(24·삼성), 조상우(20·넥센) 등 3명이 다툰다. 박민우는 타율 .298에 50도루(2위)로 톱타자 입지를 굳혔고, 박해민은 튼실한 수비에 타율 .297로 배영섭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불펜 조상우도 48경기에서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로 활약해 접전이 불가피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최연소 신인상’ 17세 리디아 고

    ‘최연소 신인상’ 17세 리디아 고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최연소’ 혹은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17)가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올해 미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LPGA는 13일 “리디아 고가 LPGA의 기록을 계속해 새로 쓰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신인상 수상을 확정 지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프로에 입문,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과 마라톤 클래식에서 2승을 거두는 등 맹활약한 리디아 고는 이로써 후보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생애 단 한번뿐인 영예를 안게 됐다. 1997년 4월 생으로, 11월 현재 만 17세 7개월인 리디아 고는 또 LPGA 투어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최고의 루키’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최연소 신인상 수상자는 1973년 당시 18세(6개월)였던 로라 보(미국)였다. 세계랭킹 3위, LPGA 상금 4위(156만 5000달러)에 올라 있는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신인으로서 꿈인 신인상 수상을 하게 돼 기쁘다”며 “전설과도 같은 역대 신인상 수상자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이 상이 제정된 1962년 이후 데뷔 첫 시즌에 2승 이상을 거둔 8번째 신인왕이 됐다. 또 40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하는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지금까지 참가한 LPGA 투어 대회에서 컷 탈락한 적이 없다. 최병규 전문 기자 cbk91065@seoul.co.kr
  • 가을 끝자락길 번뇌 내려놓길 마음 쉬어가길

    가을 끝자락길 번뇌 내려놓길 마음 쉬어가길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다. 봄엔 신록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가을엔 단풍이 고운 갑사를 찾으라는 뜻이다. 개창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올라가는 고찰을 어찌 풍경으로만 찾으랴. 조붓한 숲길 여기저기에 숱한 가르침이 배어 있을 터. 한데 범부로선 당최 그 뜻을 헤아릴 수가 없으니, 하릴없이 절집 구경만 해야 할 판이다. 꼭 가을이 아니라도, 갑사는 한번은 가봐야 할 절집이다. 이름부터 도저하지 않은가. ‘하늘과 땅과 사람 가운데서 으뜸(甲)’이라니 말이다. ●420년 백제시대 창건… 탱화 등 문화재도 가득 충남 공주의 계룡산 자락에 깃든 갑사는 420년(백제 구이신왕 원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556년 혜명대사가 중건했으나, 1597년 정유재란(선조 30년) 당시 1000여 칸에 이르렀다는 당우가 죄다 불타 사라졌다. 현재 모습은 전란 이후 중창 불사를 통해 새로 세워진 것이다. 오랜 연혁만큼이나 문화재도 많다. 국보인 갑사 삼신불괘불탱화(국보 제298호)와 보물 다섯 점, 도 유형문화재 일곱 점 등이 남아 있다. 특히 철당간과 지주는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다. ●초입엔 노오란 눈 흩날리는 은행나무길 일반적인 인식이 그렇듯, 갑사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먼저 은행나무가 이방인의 시선을 잡아끈다. 공주에서 갑사로 드는 길목 양편에 늙은 은행나무들이 400~500m 남짓 터널을 이뤘다. 혈기방장했던 시절, 위로만 솟구치려 했던 나무는 나이 든 지금 옆으로 넓게 가지를 펼쳤는데, 그 가지마다 노란 이파리가 한가득이다. 꼭 노란색 눈 폭탄을 맞은 듯하다. 무엇보다 매표소부터 갑사에 이르는 이른바 ‘오리숲길’의 오색단풍이 일품이다. 인위적으로 전나무나 소나무를 일렬로 심어 놓은 절집들과 달리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그야말로 다채롭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특히 팽나무와 느티나무는 수백년은 족히 넘은 자세로 이방인을 맞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몸 안에서 물을 모두 빼낸 나무의 이파리는 단풍으로 물든 뒤 낙엽이 돼 떨어진다. 이런저런 낙엽들이 쌓여 만든 푹신한 길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갑사에서 출발해 용문폭포,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의 단풍도 놓칠 수 없다. 이름난 절집으로 난 길은 들머리부터 시끌벅적하다. 승속의 경계를 지나는 느낌이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면 소음은 멀어지고, 그제야 새소리, 물소리가 가까이 다가온다. 오리숲길은 갑사로 가는 길에 소나무와 느티나무 숲이 약 2㎞(5리) 정도 이어져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리숲길 아래엔 힘을 다한 나뭇잎들이 그득하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절집까지는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살아온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운 느티나무들이 곁을 지키고 있는 일주문을 지나면 네 명의 사천왕이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문이다. 숲은 사천왕문을 통과하면 한층 울울창창해진다. 경내로 들어서려면 해탈문을 지나야 한다. 말 그대로 부처의 세계로 드는 문이다. ●세 개의 문 지나면 승속 경계속으로 불자가 아니더라도 갑사의 자태는 누구나 감탄할 만하다. 단청은 퇴색됐다. 강당 등 일부 건물의 단청은 겨우 무늬의 흔적만 남아 있다. 그 위에 시간이 더께로 내려 앉았다. 대웅전 건물이 공사 중이어서 다소 아쉽지만 기교를 부리지 않은 건물들의 웅장함에 아쉬움은 저만큼 사라지고 만다. 갑사 위쪽의 계곡을 따라 걷는 맛도 각별하다. 이를 ‘갑사구곡’이라 부른다. 일제강점기 때 중추원 부의장과 경기도 관찰사를 역임했던 윤덕영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경치가 빼어난 곳마다 아홉 가지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다. 이름이 지어진 경위야 떨떠름하지만, 사람의 일로 풍경이 가려지는 법은 없다. ●빼어난 경치 9곳 갑사구곡서 신원사까지 계곡 초입의 한옥 건물이 인상적이다. 윤덕영의 별장 ‘간성장’으로 지어졌다가 훗날 ‘전통찻집’으로 쓰여진 건물이다. 사방에 유리창을 댄 한옥은 계곡의 물길과 어우러져 독특한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계곡을 굽어보는 문설주에 기대앉아 차 한 잔 마실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아쉽게도 출입이 통제돼 멀리서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다. 내친걸음 신원사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겠다. 갑사에서 차로 20분 남짓 떨어져 있다. 신원사는 640년 백제 의자왕 때 보덕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신원사는 살아낸 세월에 견줘 소박하기 짝이 없다. 전각들의 단청은 흑백 사진처럼 낡았으되, 절집 마당에 깔린 잔디의 연초록 빛깔만큼은 여태 싱싱하고 영롱하다. 무엇보다 대웅전 오른쪽의 중악단 건물이 독특하다. 계룡산 산신에게 제사 지내던 산신각으로, 한때 명성황후(1851~1895)가 머물며 국운 융성을 기도했다는 곳이다. 중악단은 생김새부터 독특하다. 입구에 솟을대문을 세웠고, 사방을 둘러친 담장엔 아름다운 문양의 글귀를 새겨놓았다. 얼핏 규방을 보는 듯하다. 탱화 속 산신 또한 임금이 입는 용포를 걸쳤다. ‘이색적인 패션 감각’의 산신이다. 이 산신 덕에 평일에도 무속인들의 발걸음이 잦다고 한다. 글 사진 공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잘 곳:갑사 초입에 갑사 유스호스텔(856-4666)이 있다. 공주한옥마을(840-2763)은 단체가 묵기 좋다. 공주박물관 인근에 있다. 반포면의 동학산장(825-4301)도 깔끔하다. →맛집:초당칼국수(856-4331)는 담백한 칼국수가 일품이다. 인공의 맛으로 치장하지 않은 소박한 육수에 쫄깃한 면을 끓여 먹는다. 새이학가든(854-2030)은 공주국밥, 금강관(857-6700)은 깔끔한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동해원(852-3624)은 짬뽕 하나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집이다.
  • 한·중·일 ‘美 구애’ 선물외교 삼국지

    한·중·일 ‘美 구애’ 선물외교 삼국지

    각국 정상 간 외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선물이다. 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정부 고위 인사들이 집권 2기 첫해인 2013년 전 세계 정상과 관료로부터 받은 선물 목록을 공개했다. 목록을 보면 정상 등 고위급들이 어떤 선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려고 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정상과 외교장관 등은 미 정부를 상대로 3국 3색의 ‘선물 외교’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5월 방미 때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에게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유기 수저, 영어로 된 한식 요리책을 선물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가족사진용 은제 액자를 증정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월 캘리포니아 서니랜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색 타원형 도자기를 선물했고 9월 러시아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장밋빛 자두모양 도자기를 전달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4월 부임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나라 시절 황소 문양으로 디자인된 금장 병을 선물했다.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11월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그린 아크릴화를 증정했다.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 전 도자기를 선물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과 같은 발음으로 눈길을 끈 일본 오바마시 시장은 옻칠 젓가락을 선물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한·중·일로부터 특색 있는 선물을 받았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지난해 4월 케리 장관에게 옻칠을 한 8폭 병풍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9월에 용 그림의 왕홀(王笏·최고 왕권 심벌)을 증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월 케리 장관에게 445달러(약 49만원)짜리 골프퍼터를 선물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선물 목록에서 가장 비싼 선물은 브루나이 왕비가 미셸 여사에게 준 보석 귀걸이·반지·목걸이 세트로, 7만 1468달러(약 785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참 쉽죠?” 사자 가족의 점프교육 순간 포착

    “참 쉽죠?” 사자 가족의 점프교육 순간 포착

    아무리 차기 야생 생태계의 제왕이라도 처음부터 모든 부문에 우수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어미 사자의 교육에 따라 장거리 점프를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해 흙탕물에 빠지는 새끼 사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Masai Mara National Reserve) 한 구석에 위치한 개울가에 어미 사자 한 마리와 새끼 사자 다섯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개울에는 흙탕물이 흐르고 있고, 이를 뛰어넘어야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 어미 사자는 이를 새끼사자들의 점프 교육시간으로 활용하려는 듯, 몸을 움츠렸다 펴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 뒤 순간 탄성력을 이용해 손쉽게 건너편으로 건너간다. 이어 이를 따라해 보라는 듯 고개를 돌려 새끼들을 바라본다. 이후 앞선 세 마리 새끼사자들은 엉거주춤 어설픈 폼이나마 점프를 성공시켰지만 남은 두 마리에게는 아직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이들은 열심히 엄마의 모습을 상기하며 점프를 시도하지만 거리가 턱 없이 짧아 흙탕물에 빠지고 만다. 비록 깔끔한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새끼사자들의 생애 첫 점프교육시간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해당 모습은 지난 달, 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 폴 골드슈타인의 카메라 렌즈에 빠짐없이 담겼다. 골드슈타인의 설명에 따르면, 새끼사자들이 모두 개울을 건너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였으며 어미와 다섯 마리 새끼 모두 무사히 점프를 마친 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가던 길을 갔다는 후문이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가을의 끝자락 우리 소리에 빠져 봅시다

    가을의 끝자락 우리 소리에 빠져 봅시다

    국립국악원이 독특한 공연을 마련했다. 합주나 군무가 아닌 단원들 개개인의 예술 역량이 발휘되는 ‘예술가의 무대’다. 서울, 남원, 진도, 부산 등 전국 4개 국악원 단원 19명이 참여해 창작국악, 무용, 정악, 산조, 판소리 등 5개 분야에서 각자의 기량을 뽐낸다. 민속악단 관악 연주자 김충환은 대금, 단소, 퉁소를 연주한다. 색소폰, 기타 등 서양 악기와의 협연으로 ‘사랑가’ 등 창작곡 일곱 작품을 선보인다. 창작악단 관악 연주자 류근화도 대금, 거문고, 플루트, 오보에, 피아노 등 동서양 악기의 조화를 보여줄 곡들을 마련했다. ‘홍애기’ ‘청’ ‘숲소리’ ‘한노가’ ‘풀꽃’ 등 국악 작곡가 김대성의 대표적인 다섯 작품을 들려준다. 무용단원 최형선·이지연·이정미는 ‘춤, 한결같이 흐른다’라는 제목 아래 합동 무대를 펼친다. 궁중무용 ‘춘앵전’을 비롯해 승무, 태평무, 살풀이, 장구춤 등 절제와 신명을 넘나드는 민속춤을 준비했다. 정악단 해금연주자 김주남·윤문숙·류은정은 해금의 고요하면서도 밝고 경쾌한 운치를, 민속악단 거문고 연주자 한민택은 거문고 산조 특유의 멋을, 피리 연주자 한세현은 피리 산조의 다양한 음률을 선사한다. 창극단 서진희는 정광수제 ‘수궁가’를 완창한다. 토끼와 자라, 용왕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3시간에 걸쳐 열창한다.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3주간 서울시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과 풍류사랑방에서 개최된다. 1만∼2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에서 자세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APEC 외교전] 아베 ‘센카쿠’ 굽히고 對中실리 찾나

    2012년 5월 이후 2년 반 만의 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오전 베이징(北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단에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와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최종 조율을 했다. 당초 10~15분의 비공식 접촉으로 끝날 뻔했던 양국 정상의 만남은 외교 책사들의 막판 조정에 힘입어 공식 정상회담으로 방향을 틀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일 공식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장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의 ‘심야 담판’ 덕분이다. 야치 국장은 지난 7일 오후 양국 정부가 동시에 발표한 관계 개선과 관련된 ‘네 가지 합의안’을 들고 중국 측에 정상회담 개최를 확약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결국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오전 4시) 양제츠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센카쿠 열도 관련 내용이 결정적이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합의안 3항에는 ‘최근 센카쿠열도 등에서 긴장 상태가 발생한 배경에 (양국 간) 다른 의견이 존재함을 인식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그동안 센카쿠 열도에서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 일본 정부가 중국에 양보하는 내용이 됐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은 없지만 2항에 ‘역사를 직시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곤란을 극복하는 것에 약간의 인식 일치를 보았다’고 포함함에 따라 중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모양새를 갖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최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센카쿠 열도상 갈등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 위기에 직면한 것과 관련, 충돌은 막아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실리 외교’ 판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는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등 공식·비공식 외교라인을 총동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박한이 아내 조명진, 200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야구장에 뜬 여신’

    박한이 아내 조명진, 200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야구장에 뜬 여신’

    ‘박한이 아내 조명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극적인 결승 홈런을 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선수의 부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한이 선수의 부인 조명진은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과 졸업 후 2000년 MBC 29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에 데뷔했다. 박한이 선수의 부인 조명진은 송일국 주연의 드라마 ‘주몽’에서 유화부인(오연수 분)을 보좌하는 무덕 역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조명진은 ‘선덕여왕’에서는 신녀 설매 역을 맡기도 했다. 박한이와 조명진은 지난 200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3년 열애 끝에 2009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한편 박한이 선수의 부인 조명진은 7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한이 선수의 부인 조명진은 박한이 선수가 홈런을 터트리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이 중계방송에 나가면서 조명진의 빼어난 미모 역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박한이 아내 조명진 응원에 네티즌은 “박한이 아내 조명진..저렇게 예쁜 아내가 있었어?”, “박한이 아내 조명진..부럽다”, “박한이 아내 조명진..내조의 여왕이네”, “박한이 아내 조명진..역시 배우 출신이었어”, “박한이 아내 조명진..잘 어울린다”, “박한이 아내 조명진..야구 좋아하나 보네”, “박한이 아내 조명진..비현실적인 미모”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박한이 아내 조명진) 연예팀 chkim@seoul.co.kr
  •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안동은 유교문화의 보고다. 보유한 지정 문화재만도 307점에 이른다. 국가지정 문화재 87점(국보 5점, 보물 39점 등), 경북도도지정 문화재 220점(유형 69점, 무형 5점 등)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안동을 찾는 많은 관광객은 무엇을 돌아봐야 할지를 몰라 난감해한다. 하지만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봉정사와 한국국학진흥원의 유교목판,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이 하회마을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돼 이들 문화재만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회마을 연간 10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한 안동 관광의 1번지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문과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강이 곡선을 그리며 감싸는 하회는 풍산 류씨가 600여년간 살아온 동성마을이다. 마을에는 조선 5대 명재상으로 이름 높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이 7년 동안 겪은 임진왜란의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국보 제132호) 등 많은 보물급 유적이 있는 충효당(보물 414호), 풍산 유씨의 대종가 양진당(보물 36호) 등 중요문화재 18점이 있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160여채의 전통 기와집과 210여채의 초가집이 끊어질 듯 연결되는 길, 돌담과 어울려 있다. 마을 서북 쪽에는 해발 64m의 절벽인 부용대가 있다. 하회마을은 물 위에 핀 연꽃처럼 보이는데 그 연꽃을 보는 자리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마을에는 서민들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선유줄불놀이’가 전승되고 있다. ■도산서원·병산서원 도산서원은 사적 제170호로 조선 최고의 유학자였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동서재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집으로, 전체적으로 간소하다. 당초 퇴계가 1561년에 도산서당을 건립, 후학양성에 힘썼던 ‘성리학의 성지’였으나 선생이 타계하자 후학들이 서당이 있던 자리에 서원을 건립했다. 서원 안에는 400여종에 달하는 4000권이 넘는 장서와 장판 및 이황의 유품이 남아 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았다. 선조는 도산서원이란 현판을 사액했는데 그 편액은 명필가인 석봉 한호(1543~1605)의 글씨다. 도산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강 건너편에는 과거시험을 보던 곳인 시사단이 있다. 서원 인근에는 퇴계가 태어나고 묻힌 태실과 묘소, 종부가 손님을 맞는 퇴계종택, 제자 금난수(1530∼1604)가 지은 고산정, 퇴계의 14대 후손으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묘소와 문학관이 있다.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사적 제260호이다. 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고미술연구가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는 이유다. 두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으며 유네스코 실사를 거쳐 2016년쯤 등재가 확정될 전망이다. ■봉정사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625~702)의 제자 능인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우리나라 목조 건축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인 극락전으로 유명하다. 하회마을처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간 뒤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사찰 입구 솔 숲길은 여왕이 다녀간 길이라고 해서 ‘퀸스로드’로 이름 붙여졌다. 1987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등 영화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이 다녀간 곳으로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극락전(국보 제15호)을 비롯해 대웅전(국보 제311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보물 제449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1614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620호), 영상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등 14점이 있다. 경내 영산암은 사찰이라기보다 사대부가의 아름다운 정원처럼 뛰어난 미를 갖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까이서도 아름답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절집이다. 안동시는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학진흥원 유교목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쓴 책을 찍어내기 위한 목판 기록물로 우리나라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기록유산 중 하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는 718종의 유교책판 6만 4226장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내년 6월쯤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들 목판의 유형으로는 문집류가 583종(81.2%)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성리서 52종, 족보류 32종, 예학서 19종, 역사·전기류 18종, 몽훈·수신서 7종, 지리 3종, 기타 4종으로 유학자들이 만든 기록물이 대부분이다. 유학 집단의 사회적 공론을 거쳐 후손이나 후학이 자발적으로 경비를 모아 책을 인쇄하기 위해 목판을 제작했다는 점과 주요 등재 기준인 진정성, 독창성, 세계적 중요성이 뛰어나 등재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목판은 현재 자동통풍시스템, 자동항온항습시설, 가스식 자동소방시스템, 출입통제 및 도난방지시스템 등 첨단시설을 갖춘 목판 전용 수장 시설인 장판각에 보관 중이다. 사전 예약(054-851-0764)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에서 800여년의 긴 역사를 이어 전승돼 온 탈에 담긴 웃음, 풍자, 해학으로 민중의 희로애락을 대변한다.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의 허위성을 폭로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그려 내는 게 특징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에 사는 허 도령이 제작했다는 하회탈은 모두 14개였으나 3개가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됐다. 탈놀이 전 과정은 모두 10개 마당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상설공연(1~2월 매주 토~일, 3~12월 매주 수·금·토·일요일)에서는 6개 마당만 무료 공연된다. 영국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관람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근간이기도 하다. 예술성과 민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길섶에서] 꿈/오일만 논설위원

    나이: 30. 경력: 트럭 운전사. 학력: 대학교 중퇴. 이런 경력으로 세상살이가 힘들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상소설에 열중한 왕따, 찌질이였고 대학 때는 전공 학과를 옮기다가 중퇴를 했다.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 그렇다고 이력서에 놀라운 상상력을 갖고 있는 영화광이라 적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영화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피식 웃기만 한다. 그래도 꿈을 버리지 않고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틈틈이 시나리오를 썼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나리오를 갖고 제작사를 노크했지만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단돈 1달러에 넘기면서 단 하나의 요구 조건을 건다. 자신이 영화감독을 맡겠다고. 이렇게 탄생한 영화가 바로 1984년 세상을 경악시킨 ‘터미네이터’다. 이후 한이 맺힌 듯 에이리언, 어비스, 타이타닉, 아바타 등 금세기 최고의 히트작들을 토해 낸다. 제임스 캐머런. 그는 오스카상을 거머쥔 채 세상을 향해 외친다. “나는 세상의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 ‘찌질이 캐머런’을 성공시킨 것은 이력서란을 채울 수 없는 꿈이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시진핑·아베 내주초 정상회담”

    중국과 일본이 10~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NHK는 이날 양측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조정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양측의 정상회담 개최가 굳어졌다고 일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타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정상회담을 위한 환경 정비가 됐다고 상황을 평가하고 “일본도 중국도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양국에 유익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현시점에서 (정상회담 개최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개최를 시야에 넣고 구체적인 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8일께 회담을 하고 정상회담과 관련한 후속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양국 간에 정식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2012년 5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민주당)가 러시아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 만난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 사이에서는 첫 정식 회담이 된다. 한국 정부는 일단 중·일 정상회담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날 중국과 일본은 양 국무위원과 야치 국장 사이의 회담에서 센카쿠 열도 관련 사항을 담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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