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왕이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평안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유로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자백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유치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167
  • 빨간 벽돌의 공장·창고 즐비한 골목… 수제화 역사가 숨쉰다

    빨간 벽돌의 공장·창고 즐비한 골목… 수제화 역사가 숨쉰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성수동 붉은 벽돌마을’ 편이 지난 6일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뚝섬역 1번 출구에 집결한 참가자 40여명은 원조 대학서점 공씨책방을 둘러보고 성수동의 상징 붉은 벽돌마을 길을 찬찬히 걸었다. 성수아트홀~성수동 수제화거리~우란문화재단을 거쳐 서울경찰기마대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코스 중 공씨책방, 수제화거리, 서울경찰기마대가 서울미래유산이다. 이날 올 들어 가장 더운 36도를 기록, 폭염경보가 발효됐지만 한강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서울숲이 내주는 넉넉한 나무그늘 덕분에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투어에는 부부와 모녀가 8쌍이나 참가해 미래유산 투어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줬다. 부인과 엄마를 따라 남편과 딸이 합류한 듯했다. 해설을 맡은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참석자들이 단순히 말을 지켜보는 투어에서 탈피, 말먹이를 주도록 당근을 사전 준비해 액티비티가 있는 투어를 제공했다.조선 최고의 관찬 백과사전 ‘증보문헌비고’에 “살곶이다리(箭橋)는 사람들이 가장 빈번하게 왕래하는 도성 9개 다리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서울에서 뚝섬나루를 건너 청숫골(청담동)로 가거나, 광나루를 통해 강릉 방면으로 향하거나, 송파나루를 거쳐 광주로 나가는 동남지방의 관문이었다.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에 서울에 놓인 가장 큰 돌다리이기도 했다. 이 지역을 ‘화살이 꽂힌 평야’란 뜻인 전관평(箭串坪) 또는 살곶이벌이라고 불렀다. 한강이 중랑천과 합치는 중간에 있어서 너른 퇴적평야가 형성됐다. 말을 먹이는 목장이었기에 마장동이라는 지명을 낳았다. 마장에는 군인이 주둔, 열병과 무예를 검열했다. 성수동 1가와 2가에 걸쳐 있는 진터마을이 그 흔적이다. 왕이 말과 군대사열을 지켜보던 정자가 성덕정(聖德亭)이다. 열병이 끝나면 노루사냥을 즐겼다. ‘태조실록’ 4년 8월 1일자에 매를 관리하는 응방(鷹坊)이라는 관청을 뒀다는 기록이 응봉동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됐다. 왕이 머문다는 사실을 알리는 큰 기를 세웠는데 이를 독기(纛旗)라고 쓰고, 둑기 혹은 뚝기라고 읽었다. 독기를 세운 땅을 뚝섬이라고 불렀다. 이 지역의 이름이 뚝섬(둑섬) 혹은 뚝도(둑도)가 된 까닭이다. 이곳이 섬이라고 불린 이유는 아차산에서 중곡동, 능동을 지나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지류와 중랑천 그리고 한강에 의해 3면이 둘러싸인 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퇴적평야 지대에는 무, 배추, 오이, 미나리 같은 채소 재배가 적합했다. 거대한 소비시장을 끼고 있었고, 노동력이 풍부했다. 말 사육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조선시대 전국목장에서 사육한 4만~5만 마리 중에서 서울로 진상된 말 중 암놈은 자마장(자양동)으로, 수놈은 마장동으로 보냈다. 왕이 친히 말떼를 구경하던 화양정은 화양리에,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마조단은 행당동 한양대 캠퍼스 안에 남아 있다. 뚝섬나루(성수동)와 두모포(옥수동)가 한강변 주요 나루로 쓰였다. 두 나루는 강원도에서 오는 건축용 목재와 연료용 시탄(숯)을 보관하는 천연 창고역할을 했다. 수철리(금호동)의 대장간과 뚝섬의 숯장이가 이름을 날렸다. 뚝도수원지와 기동차, 뚝섬유원지가 뚝섬의 옛 3대 명물이었다. 근대 이후 뚝섬의 변모는 1908년에 준공된 뚝도수원지가 이끌었다. 옛 경성수도양수공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다. 초창기 서울시 5만 6000호 중 3분의1인 1만 8000호가 급수 혜택을 받았다. 일제강점기 뚝섬에 설치된 근대시설물 중 기동차는 추억의 기차다. 1930년 경성교외궤도주식회사가 왕십리~뚝섬 간 4.3㎞ 구간에 운행했으며 1934년 광장리(광장동)까지 지선 7.2㎞가 추가됐다. 애초 37대였던 기동차가 고장이나 노후로 말미암아 1950년대 말에는 18대로 반쪽이 됐다. 운행이 완전히 중단된 1966년까지 뚝섬 주민들은 기동차에 몸과 채소를 싣고 왕십리를 왕래했다. 1960~70년대 여름 피서철 뚝섬유원지에는 하루 평균 10만명의 인파가 몰렸고, 20만명 입장신기록도 세웠다. 당시 뚝섬유원지에는 70척의 놀잇배가 운행됐고, 20여개의 텐트가 난립했으며, 여학생 전용 수영장도 있었다. 사건·사고가 다반사인 서울 최대의 행락지였다. 뚝섬 일대는 1949년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됐다. 성수동이라는 지명은 족보에 없는 새 이름이다. 성덕정에서 성(聖)자를 따고, 뚝도수원지에서 수(水)자를 따서 성수동이라고 융합 작명한 산물이다. 1954년 뚝섬경마장이 이전해오면서 성수동의 장소 관성을 깨웠다. 1928년부터 신설동에 있던 경성경마장이 한국전쟁 때 파괴되자 서울경마장이라고 이름을 바꾼 뒤 이전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승마경기를 치를 국제경기장이 필요해지자 과천경마장으로 옮겼다. 장소성은 경찰기마대가 이어받았다. 오늘의 붉은 벽돌마을을 남긴 성수동 공단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서울의 근교농업지대에서 공단으로의 변화는 1950년대 말 청계천 재개발과정에서 봉제, 섬유, 염색, 금속, 기계 공장들이 성수동으로 이전하면서 가속화됐다. 도심과 가깝고, 땅값이 싸고, 한강변 성수천을 끼고 있어 최고의 입지를 자랑했다. 1970년대를 전후 모토로라코리아, 아남산업, 대동화학, 금강제화, 오리엔트시계, 강원산업, 한일약품, 신도리코 등 종업원 300명 이상 대기업 15개 업체가 옮겨왔다. 100인 이상 업체도 73개였다. 빨간 벽돌로 지은 2~3층 공장과 창고, 연립주택이 성수천을 따라 바둑판 형태로 늘어서면서 공장지대로 면모를 갖췄다. 1971년 말 성수동 공단을 중심으로 한 성동구의 제조업체 총수는 671개로 서울 전체의 20%를 웃돌았다. 지하철2호선 순환선이 놓인 뒤 경마장 부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공장지대나 전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주거기능이 강화됐다. 특히 성수동 한복판을 가로지르던 성수천의 중금속 오염이 문제였다. 성수천은 1977년 복개공사로 덮었지만 공해 유발 업체는 쫓겨나고, 공장 신설도 금지됐다. 1983년 당시 성수동 공단에는 1273개 업체에 5만 2000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형 공장이 지어진 성수동은 대표적인 주택과 공장 혼합지역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의 여파를 겪으면서 1997년 800여개의 공장 중 폐업한 공장이 300개를 넘었다.도시형 전통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수제화, 인쇄, 자동차정비업종이 스며들었다. 성수동의 새 3대 명물이다. 노동집약적 산업 대신 생활밀착형 산업을 앞세워 활로를 모색했다. 한국의 신발산업은 부산이 전략적 기지였으나 부산이 고무제품 중심이었다면, 서울은 가죽 제화산업의 중심이었다. 제화산업은 낮은 자본집약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의 기술투입, 높은 숙련인력 의존도, 높은 노동집약도가 필요했다. 해방 이후 서울의 수제화 산업은 염천교와 명동의 살롱화에서 싹텄다. 성수동은 수제화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다양한 신발공장과 수선에 필요한 부자재와 소재가 뒷받침했다. 강남과 도심 근접의 이점이 빛을 발했다.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수제화 생산업체 400여개와 중간 가공 및 원부자재 유통 100여개 등 500여개의 업체가 모인 국내 최대의 수제화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은 떠났지만 영세, 중소하청 업체들은 남아 수제화 산업 생태계를 복원한 게 더 값지다. 성수동은 한국 수제화 산업의 시간적 변천과 공간적 변천을 온몸으로 말한다. 지금 성수동은 ‘북촌=한옥’처럼 ‘성수동=붉은 벽돌마을’의 등식 성립에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2회 불광동과 은평 한옥마을 ■일시 및 집결장소: 7월 13일(토) 오전 10시 불광역 7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 (www.suci.kr)
  • “0.01초 단축한다면 행복” 만능형 女펠프스 꿈꿔요

    “0.01초 단축한다면 행복” 만능형 女펠프스 꿈꿔요

    “‘여자 박태환’이라뇨. 기왕이면 ‘여자 펠프스’면 더 좋겠는데요”. ●지난해 세계 1위 오하시 넘고 AG 금메달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여자수영 부문 금메달을 따낸 김서영(25·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은 쉬지 않고 달려왔다. “0.01초를 단축할 수 있다면 그게 나의 행복”이라고 했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에서 따낸 금메달(2분08초34)은 당시 세계 랭킹 1위의 ‘라이벌’ 오하시 유이(24·일본)를 제친 것이어서 더 값졌다.김인균(경북도청) 전담팀 감독은 “목표가 누구보다 뚜렷하고 정신적으로 무장이 잘 돼 있다. 신체는 작지만 유연성과 밸런스, 부력이 뛰어나 일을 한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혼영 선수는 접영·배영·평영·자유형 4가지를 모두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한다. 네 가지 영법을 한 레인에서 모두 구사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국내에는 선수도 많지 않다. 이 종목은 그래서 체격 조건이 좋은 미국과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김서영은 키가 164㎝에 불과한데도 오하시와 라이벌을 이루며 아시아 개인혼영의 자존감을 드러냈다.●접영-배영-평영-자유형 두루 잘 해야 김서영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개인혼영 한 길만 걸은 이유는 “여러 종목을 섭렵할 수 있어서”였다. 고교 1학년 국가대표 상비군 때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고 박태환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 메달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꼽힌다. 혼영은 50m 롱코스를 턴할 때마다 영법을 바꿔야 한다. 이때 에너지 소모와 물의 저항이 엄청나다. 이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김서영은 지난 4, 5월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시리즈 1, 2차 대회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내는 등 12일 개막하는 광주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은 건 장점인 배영의 스피드를 살리면서 세 번째 영법이자 맨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자유형의 준비 단계인 평영을 보강하는 게 경영이 시작되는 21일까지의 과제다. ●에너지 소모 완화·평영 보강이 과제 이번 대회의 강력한 경쟁자는 2015년 카잔세계선수권에서 세계 신기록을 신고한 카틴카 호스주(헝가리)와 오하시다. 하지만 호스주는 세계기록을 세운 게 4년 전이고 올해 30세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점에서 오하시와의 맞대결이 전망된다. 개인혼영은 흔히 우리가 일컫는 ‘수영 천재’들이 “참 재미있다”고 말하는 종목이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무려 6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던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개인혼영에서도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2016년 리우대회까지 4개 올림픽 연속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했다. 국내 같은 종목에서는 박태환이 2014년 7월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2분00초31로 수립한 한국신기록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세계의 물, 광주서 하나의 물결로 만난다

    세계의 물, 광주서 하나의 물결로 만난다

    76개 세부경기 5128명 선수 출전 등록‘미래를 향한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 ‘빛고을’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개회식의 키워드다. 5·18 민주화 항쟁의 아픔을 평화의 무대로 상징화된 광주에서 세계의 물이 순환하면서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변화시킨다는 구상이 담겼다. 세부 계획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개회식 당일까지 비공개에 부쳐졌지만, 7일 대회조직위원회가 공개한 기본 구상안을 통해 미리 본 개회식은 다음과 같다. 개회식은 오는 12일 오후 8시부터 100분 동안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다. 핵심 주제는 ‘빛의 분수’다. 전 세계의 물이 민주·평화의 정신을 품은 광주에서 하나의 물결로 솟구친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작은 5·18민주광장 분수대다. 광주의 어린이들이 세계에서 가져온 물을 분수대에 부어 하나가 된다. 5·18민주광장과 개회식장을 이원으로 연계해 분수대에 모인 물이 개회식장으로 이어진 뒤 광주의 빛과 세계의 물이 만나는 환상적인 여정이 펼쳐진다. 물을 따라 펼쳐지는 생명과 문명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과욕으로 변한 죽음의 물을 광주의 ‘빛’으로 치유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물과 신창동 선사 유적지 등 문명의 공간을 배경으로, 남도 민요와 춤, 물과 빛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통해 생명의 경이로운 모습과 문명의 흥망을 표현한다.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입체 영상, 플라잉 등 특수효과로 광주와 남도의 수많은 문화자산, 물과 빛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개회식 총감독은 윤정섭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 전야제, 스페인 사라고사엑스포 한국관, 2012 여수엑스포 해상쇼 등 국제행사를 연출하고, 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 기술상, 한국뮤지컬대상 무대 미술상 등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윤기철 감독은 광복 70주년 경축 전야제, APEC 전야제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 공연을 연출했다. 한편 조직위원회는 “지난 3일 선수들의 엔트리 등록이 마감됐다”면서 “총 6개 종목 76개 세부경기에서 5128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고 7일 밝혔다. 종목별로는 메달 수가 가장 많은 경영 종목에서만 194개국 2462명이 등록을 마쳤고, 아티스틱수영에 47개국 1097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다이빙(571명), 수구(516명), 오픈워터(387명), 하이다이빙(39명) 순이었다. 2017년(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7관왕이자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케일럽 드레슬(미국)은 자유형 50m 등 4개 종목에 등록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의 서원 9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한국의 서원 9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리학 역사적 과정 ‘보편적 가치’ 인정 유산위 권고 ‘통합 보존관리 방안’ 과제조선시대 민간 교육기관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확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종묘(1995년) 등에 이어 14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와 달리 지방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학교다. 지역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에 대한 제사를 올리고(제향), 후학을 양성(강학)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이번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원은 모두 9곳이다. 중종 38년(1543)에 세워진 경북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대구 달성 도동서원, 경남 함양 남계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이다. 이 가운데 병산서원과 옥산서원은 2010년 등재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에도 포함돼 세계유산 2관왕이 됐다.16∼17세기에 건립된 이 서원들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도 굳건히 살아남았고,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국의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어 2015년 공식 등재에 나섰으나, 이듬해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고 연속유산 연계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려’ 판정을 했다. 문화재청은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연속유산 논리를 보완한 신청서를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제출했고, 3년 만에 결실을 일궈 냈다. 향후 과제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권고한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관리 방안이다. 등재와 동시에 보존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특히 선현에 대한 ‘제향’은 정기적으로 이뤄지지만, ‘강학´ 기능은 명맥이 끊긴 곳이 대부분이어서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관련 14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서원 보존관리를 빈틈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안동 도산서원 등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안동 도산서원 등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한국 14번째 유산…“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조선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와 달리 지방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학교로, 성리학 가치에 부합하는 지식인을 양성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성리학자를 사표(師表)로 삼아 배향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모두 9곳이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으로 구성된다. 16∼17세기에 건립한 이 서원들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때 훼철되지 않았고,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병산서원과 옥산서원은 2010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에도 포함돼 세계유산 2관왕이 됐다.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에 대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면서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모두 10개이며, 이 가운데 6개를 문화유산에 적용한다. 그중 하나만 충족해도 세계유산이 되는데, 한국의 서원은 세 번째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을 충족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서원 건축의 정형성과 독특한 입지 등을 근거로 신청한 네 번째 기준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일 것’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자문기구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지난 5월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 유산으로 분류해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됐다. 한국의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5년 세계유산 도전에 나섰으나, 이듬해 이코모스가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고 연속유산 연계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려’(Defer) 판정을 했다.이에 문화재청은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했고, 국내외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비교 연구를 보완하고 연속유산 논리를 강화한 신청서를 새롭게 작성해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은 인정하면서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불교 유산이나 기독교 유산에 비해 유교 유산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례가 적다”면서 “한국의 서원이 조선시대에 보편화한 성리학의 지역적 전파에 이바지한 점이 인정됐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어 “지방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보존관리를 빈틈없이 하겠다”면서 “연속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많은데, 이번에 이코모스와 대화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서원을 등재하면서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을 포함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하게 됐다.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군(2004년),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 고대 고구려 왕국 수도와 묘지(2004년)를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7건에 달하게 됐다. 이 가운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만 자연유산이고, 나머지는 모두 문화유산이다. 내년에는 서남해안 일부 갯벌을 묶은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자연유산 등재 심사를 받는다. 한편 한국의 서원은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을 통틀어 유네스코가 인정한 우리나라의 50번째 유산이 됐다. 한국은 인류무형문화유산 20건, 세계기록유산 16건을 보유 중이다. 다만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은 세계유산과 규모와 성격이 다르며, 세계기록유산 영문 명칭은 ‘메모리 오브 더 월드’(Memory of the World)로 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Heritage)가 들어가지 않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금강송 둘러싸인 계곡에서 트레킹, 더할 나위 없는…

    금강송 둘러싸인 계곡에서 트레킹, 더할 나위 없는…

    휴식(休息)은 쉼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쉴 휴(休)’ 자에 ‘호흡할 식(息)’ 자를 씁니다. 글자를 형태대로 풀자면 ‘나무에 기대 호흡하는 것’이 휴식의 사전적 정의지요. 쉴 만한 나무야 여러 가지일 것이고, 각자 좋아하는 수종의 나무도 따로 있겠지만, 이번엔 금강소나무 아래서 쉬는 것은 어떨까요. 쭉쭉 뻗은 나무에 기대 콧등을 스치는 솔향을 맡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많은 금강소나무가 있다는 곳, 경북 울진의 솔숲을 다녀왔습니다.●‘토종 소나무’ 금강송… 일본에서도 유명 금강소나무에 대한 이야기 한 자락. 울진군청 산림녹지과의 ‘소나무 박사’ 이현원씨가 들려준 이야기다. 먼저 금강소나무의 이름부터. 색이 붉어 적송(赤松), 늘씬하게 뻗어 미인송(美人松), 봉화의 춘양역에서 운반됐다고 해 춘양목(春陽木) 등으로 불리던 금강송은 지난 2007년부터 ‘금강소나무’로 통일됐다. 수형이 유난히 곧고 길어 외래종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우리 땅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 온 토종 소나무다. 황장목(黃腸木)으로도 불린다. ‘황장’은 금강소나무의 속심을 일컫는 말이다. 겨울철 박달대게 다리처럼 속이 꽉 찬 금강소나무를 황장목이라 부른다. 예부터 궁궐 건축, 왕실의 능침목 등으로 쓰였던 ‘왕의 나무’다. 황장목은 금강소나무에만 있다. 하지만 모든 금강소나무가 황장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속심이 꽉 차고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라야 황장목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조선시대 소나무는 왕, 밤나무는 사대부, 느티나무는 선비의 나무였다. 그럼 서민의 나무는? 없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서인(庶人)은 나무를 심을 수 없’었다. 베는 것은 더더욱 금기였다. 특히 금강소나무를 베었다가는 관가에 끌려가 치도곤을 맞아야 했다. 대신 서민들은 소나무의 부산물을 이용했다. 솔잎, 송이버섯, 복령, 송담 등을 생계를 잇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소나무에게서 대가 없는 베풂을 받은 셈이다. 어머니처럼 말이다.●수령 200~300년 금강송 8만 그루 솔숲 걷기 금강소나무는 일본에서도 유명했다. 일본 교토 고류지(廣隆寺)의 목조반가사유상이 대표적이다.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가 “인간 존재의 가장 정화된, 가장 원만한,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이라고 상찬했다는 그 목조 불상이다. 당시 대부분의 일본 목불들이 녹나무를 사용한 것과 달리 고류지 반가사유상은 금강소나무로 제작됐다고 한다. 우리의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에 영향을 받은 목불은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국보로 인정받고 있다.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안일왕산 등 주변 산자락에만 수령 200~300년의 금강소나무가 8만 그루에 이른다. 솔숲의 크기는 서울의 절반 정도. 서울을 통틀어 임야가 차지하는 면적은 23% 정도지만 울진은 85%에 달한다. 울진 사람들이 서울에 올라가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하소연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소광리 일대에 솔숲을 따라 걷는 걷기 코스가 마련돼 있다. 3~4시간 소요되는 대왕송 구간부터 7~8시간에 이르는 코스까지 다양하다. 지난달 문을 연 ‘금강송 에코리움’이 코스의 들머리다. 에코리움에서 따로 운영하는 숲길도 있다. 역시 금강소나무를 따라 도는 길인데 1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다. 트레킹이라기엔 다소 짧고 산책로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국내 최대 규모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금강소나무 군락지의 몇몇 ‘스타 금강송’은 모두 살펴보는 게 좋겠다. 너삼밭재 인근의 ‘오백년 금강송’은 조선 성종 때 싹이 터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이 땅의 풍파를 모두 지켜본 늙은 소나무다. 코스 좀더 위의 산자락 중턱엔 ‘못난이 소나무’가 서 있다. 나이는 ‘오백년 금강송’과 동갑이다. 코스 가장 끝자락엔 ‘미인송’이 서 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늘씬한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금강소나무와 계곡 트레킹을 함께 즐기려면 왕피천이 제격이다. 왕피천 계곡은 울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왕피천 트레킹 출발지는 굴구지 마을이다. 아홉 굽이 산자락을 돌아가야 나온다는 마을이다. 계곡 옆으로 생태탐방로가 잘 조성돼 있다. 탐방로를 버리고 아예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걷는 것도 좋다. 여름철엔 외려 이편이 더 낫다. 속사마을까지 완주할 수도 있지만, 용소까지만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다. 산림초소에서 용소까지 거리는 4㎞ 정도다.새로 알려진 울진의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후포 등기산에 스카이워크가 조성됐다. 바다 위 높이 50m, 길이 135m 규모의 관광시설물이다. 스카이워크와 등기산은 41m 길이의 출렁다리로 연결돼 있다. 등기산 정상에는 신석기 유적관이 들어섰다. 선사시대 동해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성류굴·이현세 만화거리 ‘명소’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은 이미 울진의 명소지만, 최근 신라시대 명문이 확인되면서 재조명 받고 있다. 560년 신라 진흥왕이 성류굴에 행차했다는 내용 등 ‘금석문의 보고’라고 할 만큼 다양한 명문이 동굴벽 곳곳에 적혀 있다. 다만 1500여년 전 글씨를 소개하는 푯말이 없어 아쉽다. 제8광장 일대에서 유독 많은 명문이 발견됐다.매화리 쪽엔 ‘이현세 만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아마겟돈’ ‘남벌’ 등 이 작가의 만화 속 명장면이 그려져 있다. 매화면사무소 옆 도서관은 만화도서관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현세, 허영만 등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과 일반 도서들이 진열돼 있다. 누구나 무료로 만화를 보면서 쉬어 갈 수 있다. 글 사진 울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금강소나무 숲길은 인터넷(www.uljintrail.or.kr)을 통해 예약을 해야 출입할 수 있다. 숲해설사가 동행하며 안내한다. 최근 금강송면 소광리에 ‘금강송 에코리움’이 문을 열었다. 금강소나무를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전시관과 치유센터, 치유길(탐방로) 등으로 이뤄졌다. 숙박과 체험 프로그램, 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만 판매한다. 따로 식사만 팔지는 않는다. 후포항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관람료가 없다. 오전 9시~오후 6시 30분(여름철) 문을 연다. →맛집: 갈매기 회센터(782-3775)는 자연산 생선회만 내는 집이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는 물회도 별미다. 울진항(옛 현내항) 안에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 앞의 솔밭펜션(782-4609)은 음식점과 숙소를 겸하는 집이다. 집에서 면을 뽑은 능이칼국수, 토종닭 능이백숙 등을 맛볼 수 있다. 미리 주문해야 한다.
  • ‘파라오 저주’로 유명한 투탕카멘 두상… 경매에 나와

    ‘파라오 저주’로 유명한 투탕카멘 두상… 경매에 나와

    이집트 정부 “훔쳐간 것… 경매 중지하라”크리스티 “장물 아냐”… 소유자 연대기 출판이집트 정부는 3일(현지시간) 세계적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 3000년 전의 ‘소년왕’ 투탕카멘 두상의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투탕카멘은 이집트 제18왕조의 12대 왕으로 18세에 요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는 4일 열린다. 이집트 정부는 이 흉상은 1970년대에 고대 이집트 유적지로부터 아무도 도난당한 것이고 밝혔으나 크리스티는 이를 부정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BC 1336년 전후에 파라오가 된 투탕카멘은 9살이었다. 투탕카멘의 왕릉은 수천년이 흐른 1922년 발굴되었다. 당시 소년왕이 재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엄청난 관심과 흥미를 일으켰다. 당시 투탕카멘 무덤의 입구에는 ‘잠자는 왕을 방해하는 자에게는 죽음의 날개가 스치리라’라는 경고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파라오의 저주’로 알려졌다. 발굴과 관련 고고학자 22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고 전한다.이번에 경매에 붙여지는 것은 젊은 투탕카멘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28cm의 갈색 수정 두상이다. 크리스티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얼굴은 미소를 머금고, 입술은 두텁고, 귀와 코의 일부는 뭉개져 있다. 이집트 외무장관은 투탕카멘 두상은 1970년대 초 이집트 카르나크 신진에서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크리스티 측은 법적인 우려로 한 번도 경매에 나서지 못했다며 최근 50년간 유물 소유자의 연대기를 발행했다. 이에 따르면 두상은 1970년에 독일 왕자가 소유한 것으로 돼 있지만 당시 이집트에서 유럽으로 어떻게 넘어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BBC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말빛 발견] 베풀다/이경우 어문부장

    “그 임금은 선정을 베풀었다.” 왕이 절대권력을 가진 왕정 시대 이 말은 자연스럽다. 임금은 곳곳에서 ‘베풀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시시때때로 은혜를 내리고, 자비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베푸는’ 것으로 표현됐다. 민주주의 시대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런 것들이 해당되지 않는다. “그 대통령은 선정을 베풀었다”고 하면 불편하다. ‘베풀다’가 낯설게 한다. ‘베풀다’는 주체를 제한한다.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는 자연스럽지만, ‘손주들은 할머니에게 사랑을 베풀었다’는 어색하다. 어떤 손주도 할머니에게 사랑을 ‘베풀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위가 높거나, 권력을 가졌거나, 존경받는 위치에 있거나 한 이들이 ‘베풀다’의 주체가 된다. 그렇다 보니 도움이나 혜택을 받게 한다는 사전적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 여기에 ‘권위’, ‘존중’이란 사회적 의미가 더해진 말이 됐다. 한때 ‘의술’은 대부분 ‘베풀다’로 서술됐다. 단순한 의료행위일 때도 습관처럼 ‘베풀다’가 왔었다. 권위를 붙인 것이다. 지금은 생각과 말이 바뀌었다. ‘의술을 펼치다’가 더 많이 보인다. ‘베풀다’가 쓰이는 공간이 좁아지고 있다. 권위가 물러간다. wlee@seoul.co.kr
  • UAE 두바이 통치자의 부인 하야 공주, 왜 런던에 숨어 지낼까

    UAE 두바이 통치자의 부인 하야 공주, 왜 런던에 숨어 지낼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통치자(에미르)의 부인이 목숨을 잃을 것이 두려워 영국 런던에 머무르고 있어 밀접한 두 나라 외교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영국 BBC가 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2004년 셰이크 무함마드 알막툼(69)과 결혼한 요르단 왕실의 하야 빈트 알후세인(45) 공주가 주인공. 남편의 여섯 번째 부인이자 가장 어린 배우자였다. 남편은 여러 부인들과의 사이에 2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도셋의 브랸스톤 학교를 다닌 뒤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할 정도로 영국 생활이 익숙하다. 압둘라 요르단 국왕의 배다른 누이이기도 하다. 영국 여왕이 매번 참석할 정도로 권위있는 경주마 대회인 애스콧 대회에 2012년 나란히 참석해 여왕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영국에서 유명한 경주마 마굿간 고돌핀의 주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은 남편으로부터 달아나 런던에서 숨어 지내며 두바이에 돌아가면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남편 셰이크 무함마드는 인스타그램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인으로부터 “반역과 배신”을 당했다는 분노의 시를 올려놓은 적이 있다. 하야 공주는 올해 초 독일로 달아나 망명을 신청했다. 지금은 런던 한복판 켄싱턴 팰리스 가드의 8500만 파운드(약 1252억원) 나가는 타운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 그녀는 대법원에 소송을 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그러면 그녀는 왜 두바이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마다하고 런던에서 숨어 지낼까? 남편의 딸들 가운데 한 명이자 지난해 아버지로부터 달아나 각국 언론의 화제가 된 셰이카 라티파가 고국에 돌아오는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라티파 공주는 한 프랑스 남자의 도움을 받아 바다를 통해 UAE를 떠나는 데 성공했으나 인도 앞바다에서 무장군인에게 붙잡혀 두바이로 돌아왔다. 두바이 당국은 공주가 “이용당하는 데 취약했다”며 “지금은 두바이에서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인권단체들은 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끌고 간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두바이 당국이 어쩔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나서 변호하기도 했던 하야 공주는 그 뒤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남편 집안과도 계속 관계가 틀어지고 험악해지자 더 이상 두바이가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그녀와 가까운 소식통은 자신도 라피나 공주처럼 납치당해 두바이로 송환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주재 UAE 대사관은 부부 사이의 일이라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의 런던 체류는 조금 더 복잡한 국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셰이크 무함마드가 하야 공주를 UAE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영국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르단 왕실도 난감하기 짝이 없다. UAE에서 일하며 본국으로 송금하는 요르단인이 25만명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두바이와 갈등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는 것이다. 요르단으로선 두바이에 시집 간 공주가 얌전히 남편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인 상황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송송커플’ 파경 소식에 中도 들썩…포털 검색어 1위

    [여기는 중국] ‘송송커플’ 파경 소식에 中도 들썩…포털 검색어 1위

    송중기, 송혜교 부부의 파경 소식이 전해진 27일 중국 대륙이 들썩였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배우 송중기 측은 송 씨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파경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했다. 해당 글 전문에는 두 사람의 파경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 향후 배우 활동 등 작품을 통해 인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곧장 중국 유력 언론을 통해 공유되는 등 화제로 이어졌다. 실제로 현지 유력 언론 환구시보(环球时报), 봉황왕(凤凰网), 왕이(网易) 등 수 백여 곳의 매체는 두 사람의 파경을 내용으로 한 기사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하루 동안 해당 내용을 담은 기사 수 십 만 건이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를 통해 공개됐다. 특히, 27일 오후 3시 현재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검색어 순위 1위에 ‘송혜교, 송중기 이혼’이 링크된 상황이다. 해당 단어로 검색한 네티즌의 수만 약 1778만 건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 바이두 측은 해당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정면 오늘의 중요 기사로 다루는 등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해당 포털에 게재된 기사에는 ‘쌍송 커플 이혼, 이전의 소문들이 모두 헛소문이 아니었다’, ‘충격, 송송 커플 파경 이유는 첫사랑을 못 잊어서?’ 등의 자극적인 제목이 달렸다.실제로 앞서 수차례 중국 언론들은 두 사람의 외부 활동 중 촬영된 사진 속 결혼 반지가 부재하다는 점을 들어 파경 위기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식은 중국 네티즌 SNS 계정을 통해 공유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의 대표적인 SNS에는 두 사람의 파경 이유에 대한 추측성 글이 공유되는 형편이다. 일부 네티즌 중에는 파경 이유에 대해 “혼인 전 두 사람이 만났던 과거 연인을 잊지 못해서 이 지경에 이르렀을 것”, “성격차이라고는 했지만, 이혼 조정 절차 중이라는 점에서 한 쪽 중 절대적인 유책 사유를 가졌을 것”이라며 추측성 비방 댓글을 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상당수 네티즌은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5번도 넘게 봤다. 송송 커플이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헤어진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6년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주연 배우로 출연한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해당 16부작 드라마는 중국 동영상 전문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를 통해 방영, 송송 커플은 이후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6월 현재 송중기, 송혜교는 본인 명의 계정으로 된 웨이보를 운영, 각각 1780만 명, 908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더위야 가라…양천, ‘쿨 썸머 시네마’ 운영

    서울 양천구는 7~8월 두 달간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줄 무료 영화관 ‘쿨 썸머 시네마’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30분, 구청 지하 1층에서 상영된다. 7월 3일 ‘춘희막이’를 시작으로, 10일 ‘덕혜옹주’, 17일 ‘동네사람들’, 24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31일 ‘나는 왕이로소이다’, 8월 7일 ‘해적’, 14일 ‘흥부’, 21일 ‘아이캔스피크’, 28일 ‘계춘할망’ 등 9편이 선보인다. 박종균 총무과장은 “무더운 여름 구민들이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세대가 좋아할 만한 작품들을 마련했다”며 “많은 구민들이 영화를 보면서 무더위를 잊고 가족들과 좋은 추억도 남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미스터 에브리싱’ MBS/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스터 에브리싱’ MBS/이지운 논설위원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는 해외 유학 경험이 없다. 상당수 형제·친척들이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것과는 다른 이력이다. 2005년 압둘라 국왕이 십수만명에게 수조원의 유학 장학금을 지원하며 인재 육성 사업을 본격화할 때 20세였으니 한번 나갈 법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킹사우드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2009년 현 국왕인 부친이 리야드 주지사를 지낼 때 특별고문을 맡은 뒤 부친 곁을 떠나지 않으며 집중적으로 정치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MBS가 2018년 3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록스타’에 버금가는 환영을 받은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이력 덕분인지도 모른다. 워싱턴부터 실리콘밸리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같은 정보기술(IT) 거물, 월스트리트의 최고경영자, 연예인들이 그를 만났다. 왕세자가 되자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고 30여년 만에 할리우드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그는 국제사회 지식인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별칭 ‘미스터 에브리싱’도 이 때 얻었다. 사우디가 보수적 종교 국가에서 좀더 온건한 나라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물론 반정부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 이전 얘기다. 이후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유엔 차원의 압박도 있었다. 예멘 내전 책임론이 다시 일었고, 사우디판 ‘형제의 난’도 크게 조명됐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는 그의 나이도 한몫했을 수 있다. 1985년 8월 31일생으로 아직 33살이다.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이 계산한 전 세계 ‘스트롱맨’ 17명의 예상 정치적 수명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가장 오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총리 겸 국방장관일 뿐이지만,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사실상 사우디의 실권자로 본 것이다. 일부 서양 매체들은 그를 ‘중동의 김정은’으로 부른다. 집권 전망치가 ‘최소 2044년 이후까지’로 제시됐지만, ‘장수 왕가’의 이력을 고려할 때 권력을 50년 이상 유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국제사회가 MBS의 관찰에 열심인 것은 중동의 맹주로서, 세계 경제의 ‘큰손’으로서뿐만 아니다. ‘억압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났지만, 여전히 ‘개혁가’로서의 그의 정책과 행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방한하면서 제2의 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 우리도 그를 본격 연구해야 할진대, 아차! 일본이 몇 걸음 더 빠른 것 같다. 제2왕세자 시절부터 계승자로서의 그를 주목하는 보고서와 책들이 출간된 게 한참 전이다. jj@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북한 음식 그 쓸쓸함에 대하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북한 음식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한식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타입은 아니다. 애써 멀리까지 왔는데 기왕이면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가자는 주의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몇 차례 쓰디쓴 경험을 통해 어차피 외국에서 먹는 한식의 맛이란 그리 기대할 만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외국에서 한식을 파는 식당 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할까. 과연 한국의 맛을 재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을까, 아니면 가능한 한 현지의 식문화를 존중한 현지화된 맛을 내는 데 방점을 두었을까. 북한 음식과 관련한 취재를 위해 탈북 요리사들을 차례로 만났다. 남한에서 요리를 하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지만 공통점은 ‘제대로 된 북한의 맛’을 지키고 알리고 싶다는 사명감이었다. 문득 해외의 한식당 사례가 떠오르면서 궁금해졌다. 지금의 북한 사람이 남한에 내려와 북한 식당에 가 음식을 맛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게 바로 고향의 맛이지’ 하며 고개를 끄덕일까, 아니면 ‘이건 이북의 맛이 아니야’ 하고 화를 낼까. 음식에 있어 종종 오해하는 게 있다. 어떤 음식의 맛에 진짜 또는 원형이 있다는 착각이다. 그것은 마치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와 같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다. 모두가 평양냉면의 참맛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개념적인 것일 뿐 각자가 먹어 보았던 맛의 기억에서 비롯되는 개별적인 경험일 뿐이다. 평양냉면의 이데아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는 건 어떤 형태의 의자가 진정한 의자이냐를 따지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서초동 ‘설눈’의 평양냉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평양냉면과는 달리 양념장이 딸려 나온다. 평양냉면 하면 심심한 육수 맛으로 먹는 게 아니었던가. 탈북한 지 4년째 되는 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는 옥류관 말고도 유명한 냉면집이 많다고 한다. 옥류관이 대중식당이라고 한다면 청류관이나 고려호텔의 냉면은 달러를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고급 냉면집에 속한다. 요즘 평양의 상류층을 중심으로 자극적이고 강한 맛을 즐기게 되면서 평양냉면도 양념이 된 게 인기라고 하니 설눈의 냉면은 북한에서 유행하는 최신 스타일인 셈. 조리법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레시피가 성문화된 법이 아닌 이상 먹는 이의 입맛, 그리고 요리사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따라 변주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설눈의 냉면이 지금 북한의 맛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에게 익숙한 평양냉면은 과거 평양냉면의 맛에 서울 사람들의 입맛이 반영돼 있다. 속초 함흥냉면 원조집으로 알려진 ‘함흥냉면옥’의 2세도 본인이 어릴 적 맛본 아버지의 함흥냉면의 맛과 지금의 맛은 다르다고 한다. 그것은 의도된 차이다. 맛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옳은 길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변하는 재료와 기술의 문제도 있다. 전통을 이어 가면서도 변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맛을 개선시켜 나가야 망하지 않기에 혁신은 2세들의 숙명이다. 요리사에게 ‘당신이 만드는 음식이 현지의 맛이냐 아니면 현지화된 맛이냐’ 따지듯 물을 수 있지만 요리라고 하는 것이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굳이 헤겔의 변증법을 들먹이지 않아도 양 극단의 길 중 하나를 취하지 않고 제3의 길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태백에서 전통된장을 만드는 허진 명인이 그러한 경우다. 탈북한 그는 북한에서 먹던 된장 맛을 재현하고 싶어 가능한 한 북한의 방식으로 된장을 만들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기후와 재료, 거기에 따른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는 남한에서 된장 만드는 방식을 연구한 끝에 북한의 방법과 남한의 방법 중 장점을 취해 본인만의 전통된장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된장은 온전한 북한 된장이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남한 된장이라고 하기도 모호하다. 되레 남북이 통일되었다고 한다면 그때 만들어질 수 있는 된장 제조법이 미리 세상에 나온 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 맛보고 있는 북한 음식은 실제로 북한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그 맛이 아닐 수 있다. 남한에서 장사를 하려면 남한 사람 입맛에 맞춰 조리법을 현지화해야 살아남는다는 건 탈북 요리사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개별 음식의 맛을 걷어내고 남은 자리엔 공통적인 식문화와 음식의 문법이 남는다. 우리가 기대해야 할 건 아마도 맛보다는 한식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이 아닐까. 그래서 이번 해외 출장 땐 그동안 피해 왔던 한식당에 들러 보려 한다. 한식이 어떤 모습으로 이역만리에 피어 있을지.
  • 종로 한복판 그 무심한 푯돌… 독립열망·피땀이 서려 있다

    종로 한복판 그 무심한 푯돌… 독립열망·피땀이 서려 있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9회 3·1운동 푯돌을 찾아서’ 편이 지난 22일 종로구 탑골공원과 인사동 일대에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지하철 종각역 4번 출구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운동의 진앙지이자 발화지점인 보신각과 서울YMCA, 태화관 터를 거쳐 승동교회~탑골공원~천도교 중앙대교당을 차례로 걸었다. 이날 여정은 독립선언서를 인쇄한 보성사 터와 이종일 선생 동상 앞에서 마무리했다. 어느 한 곳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독립 성소다. 평소 번잡한 도심에서 무심히 바라봤던 푯돌에 선열들의 독립열망과 피땀이 서려 있음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평소보다 젊은층의 참여도가 높아서 3·1운동 100주년의 힘을 느끼게 했다. 부부, 모녀, 친구, 동료끼리 서울에서 손쉽게 찾는 3·1운동 성지 순례길이었다. 해설을 맡은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3·1만세운동의 막전막후를 현장감 있게 들려줬다.우리 민족사 미증유의 거국적 시위인 3·1운동은 식민지 수도 경성(서울)을 중심으로 일어나 전국으로 퍼졌다. 그동안 우리는 3·1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영향이라는 거시적 관점에 천착했다. 시위대는 어디로 행진했으며, 시위 참가자는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시위의 양상과 전개는 어땠는지 같은 미시사에는 무심했다. 이 같은 시시콜콜한 지식은 경성이라는 도시의 도시공간과 상관관계가 있다. 대한제국(1897~1910) 시기에 시작돼 일제강점기에 재편된 도시공간의 변화가 3·1운동 시위 동선과 전개 양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울이라는 도시에 초점을 맞춘 3·1운동 연구는 빈약했으나 최근 도시사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100주년을 맞은 3·1운동의 새로운 해석과 접근이 가능해진 것이다.국사편찬위원회의 ‘3·1운동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3·1만세 시위 참여자는 대략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1919년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2000만명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전 인구의 10%가 시위에 참가했다는 계산이다. 전체 시위 발생 건수는 1648건으로 파악됐다. 이 중 경성에서 17건, 경성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에서 332건이 일어났다. 경성과 경기도가 내연기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성은 시위 발생 건수는 작지만 중요도와 파장 면에서 비중이 컸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조사·투옥 등 처벌을 받은 사람(조선총독부가 피고인으로 분류한 기준)은 모두 1만 9054명이었다. 경성에 주소지를 둔 피고인은 모두 1337명으로 인구 1만명당 피고인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에 시작돼 5월 2일까지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학계에서는 운동의 전개과정을 3월 1일부터 14일까지는 시발기, 15일부터 28일까지는 전환기로 본다. 절정기는 3월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5월 초 이후를 퇴조기로 보았다. 경성 만세시위의 양상도 비슷했다.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의 보고서와 매일신보 보도에 따르면 3월 1일 저녁 대한문 앞에 집결한 3000여명의 학생과 시민이 만세를 불렀고 이어 8시쯤 연희전문학교 부근에서 학생 200명, 11시쯤 마포 전차종점에서 1000여명의 시민이 만세를 외쳤다. 고종의 국장일(3월 3일)을 제외한 2일, 5일, 8일, 22일, 23일, 25일 사대문 안과 밖에서 수백명 단위의 산발적 시위가 줄을 이었다.3월 1일 시위대는 탑골공원을 나와 크게 세 갈래로 갈라졌다. 한 갈래는 창덕궁~안국동~광화문~프랑스영사관~미국영사관~서소문~대한문 코스를 따라 행진했다. 또 한 갈래는 종로~남대문정거장~의주로~미국영사관~이화학당~대한문~광화문~서대문으로 향했다. 마지막 한 갈래는 프랑스영사관~소공정~대한문~미국영사관~광화문 등으로 이동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펴낸 ‘경성과 평양의 3·1운동’은 시위 동선을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법을 통해 지도상에 복원하고 구현한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 준다.동선을 조사한 결과 사대문 안 경복궁 광화문, 경운궁(덕수궁) 대한문, 정동 프랑스영사관과 미국영사관 앞을 반복해서 지나다녔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 같은 동선은 대한제국 시기에 형성된 경운궁 중심의 도로망을 따라 움직인 결과다. 3·1운동의 전개는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인 경복궁이나 창덕궁이 아니라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새로운 황궁 경운궁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조선왕조 최후의 왕이자 대한제국 최초의 왕인 고종이 머물던 곳이고 인산일 운구가 시작된다는 점도 작용했을 터다. 시위대가 특정 장소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까닭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현재의 사직터널과 율곡로가 없던 시절 양쪽이 막혀 있는 광화문보다 경운궁 대한문 앞은 광화문과 종로, 을지로, 서대문, 서소문을 잇는 사통팔달 간선도로의 출발점이라는 이동상의 이점이 컸다. 두 번째로 동선이 자주 겹친 정동은 민족자결주의가 제창된 서구제국의 공관이 몰려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시위의 목적과 지향성을 알려주는 단서다. 세 번째는 사대문 안과 주변을 반복적으로 행진하면서 시위 목적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했다는 측면에서 근대적 도시 시위의 특징이 뚜렷하다. 1896년 아관파천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쥔 고종이 경복궁이나 창덕궁으로 환궁하지 않고 경운궁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한 게 경성의 도시공간 개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경복궁과 경운궁을 연결하는 태평로가 닦였고 경운궁과 원구단을 연결하는 소공로, 정동 공관과의 연결로인 정동길, 도성 서쪽 용산과 마포로 나가는 서소문로 등이 각각 정비됐다. 경운궁을 중심으로 형성된 방사상 도로망이 3·1운동 만세시위의 중요 루트가 됐다. 경운궁은 도심부 교통의 기점이자 종점이 됐다. 대한문 앞 시청 앞 광장은 현대 서울 도심부의 열린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1912년 조선총독부가 시행한 경성시가지 도로정비사업, 즉 경성시구개수를 통해 형성된 도로망을 따라 시위대가 옮겨 다닌 셈이다.시위 참여자의 주거지를 조사해 보니 대부분이 청계천 북쪽 이른바 북촌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조선인의 전통 주거지가 3·1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북촌에서 쏟아져 나온 시위대가 일본인 거주지이자 권력의 심장부인 남산 아래 남촌과 용산 쪽으로 쫓아가는 흐름을 보였다. 촛불시위에서 보듯 오늘날 모든 시위대가 청와대를 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시 시위대의 최종 목적지는 남산 아래 총독부와 총독관저였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시위는 대체로 사대문 안에서 외곽으로 확산됐다. 외곽지역 중에서는 경성에 면한 경기도 고양군 연희면이나 숭인면과 시흥군 영등포면 등 1936년 행정구역 개편 때 서울에 편입되기 전의 지역에서 시위가 빈번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도시 시위문화의 원조는 1898년 3월 종로 백목전 앞에서 열린 제1차 만민공동회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고 대중연설이 실시된 게 특징이다. 또 이를 주도한 독립협회는 궁궐 앞에 모여 만세를 하는 시위문화의 정형을 만들었다. 일제 강점 이후 경성시내에서 이뤄진 각종 행사는 국기(일장기)를 들고 만세(천황)봉창과 행진의 순으로 이뤄졌는데 삼일운동도 이를 답습했다. 특별한 행사 없이 독립선언서 낭독과 대한(조선)독립 만세 삼창 그리고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는 단순한 시위양태였다. 시위의 단순함이 3·1운동을 들불처럼 번지게 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0회 서울의 영화 2(이용민 감독의 ‘서울의 휴일’) ■일시 및 집결장소:6월 29일(토) 오전 10시 서대문역 5번 출구 앞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反보호무역주의’ 문구 없는 G20 공동성명 초안

    ‘反보호무역주의’ 문구 없는 G20 공동성명 초안

    오사카서 中송환법 철회 시위 예고 中, 日에 시진핑 완벽한 경호 요구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될 공동성명 초안에 직접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의미하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반보호무역주의’라는 문구에 반대하는 가운데 ‘자유무역의 촉진’이라는 문구가 대신 들어갔다”면서 “이는 활발한 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나타내는 최소한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유럽 등은 미중 무역마찰 등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는 문구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미국과 중국 등이 공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안은 각국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만큼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공동성명은 정상회의의 폐막과 함께 발표된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에 사상 초유의 경비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완벽한 경호를 요구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오사카 도착에 맞춘 시위를 우려해 “시 주석의 정치적 존엄을 지켜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바라는 소수민족 위구르인들은 시 주석의 방일에 맞춰 오사카 시내에서 항의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 시민단체들도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완전 철회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G20 정상회의 기간 오사카 현지에서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사카의 대표적 환락가인 도비타신치 일대 유흥업소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영업을 일제히 중단하기로 했다. 총 159개 점포가 가입해 있는 도비타신치요리조합 산하 모든 업소가 임시철시를 하는 것은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했던 1989년 1월 이후 30여년 만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의 요청은 없었지만 업소들이 “유흥가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길 경우 중요한 국제행사 경비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경찰을 힘들게 할 수 있다”며 자진해서 영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북, 찬란한 세계문화유산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

    경북, 찬란한 세계문화유산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

    경북, 광역단체 중 세계유산 최다 보유 소수서원, 임금이 현판 하사한 사액서원 병산서원은 교육기관 넘어 사림 공론장 하회마을 年 100만명 이상 관광객 찾아 울릉도와 가야고분군도 세계유산 추진경북이 보유한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잇따라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육성되고 있다. 경북은 25일 현재 세계유산이 4건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다. 여기에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해 모두 5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경북도의 문화유산 브랜드 가치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자 도는 관광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라며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경북의 문화재들을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민선 7기 핵심 공약인 관광산업을 육성시키는 도약대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서원 9곳 가운데 경북에는 조선시대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4곳이 모여 있어 경북이 ‘선비의 고장’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나머지 5곳은 대구 달성 도동서원, 경남 함양 남계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이다.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달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했고 오는 30일 아제르바이잔에서 개막되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확정될 전망이라고 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코모스의 등재 권고는 이변이 없는 한 바뀌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경북의 세계유산은 모두 5건이 된다. 전남이 4건으로 늘어나 뒤를 이으며 충남은 서울과 같은 3건이 된다. 경북은 현재 ▲경주 석굴암·불국사(세계문화유산 지정 연도 1995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 역사마을(안동 하회마을 및 경주 양동마을·2010년)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등·2018년) 등 4건을 보유했다.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1495~1554)이 세운 서원으로, ‘사액서원’으로 유명하다. 사액서원은 조선 시대 임금이 현판과 토지 등을 하사한 서원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서원 교육, 제향과 관련한 운영 규정을 처음으로 만들어 이후 세워진 서원 교육 규정에 영향을 미쳤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기리기 위해 1574년 지어졌으며 자연 친화적 경관 입지를 보여 주는 한국 서원의 전형으로 학문과 학파, 학술, 정치,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서원으로, 만대루에서 보는 낙동강의 풍광은 수려하기로 이름이 높다. 교육기관을 넘어 만인소 등 사림 공론장으로 확대됐으며 만대루는 한국 서원 누마루 건축의 탁월성을 보여 준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1491~1553)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한 서원으로도 알려졌다.앞서 지난해 통도사(경남 양산),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경북의 부석사와 봉정사는 이코모스로부터 1000년 한국 불교 전통을 계승해 온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부석 사는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625~702)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화엄종찰이다. 국내 최고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점과 보물 4점 등이 있다. 조사당 벽화는 목조건물에 그려진 벽화 중 가장 오래된 유산이다. 의상대사의 제자 능인 스님이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봉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국보 제15호)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임진왜란 때 피해를 보지 않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물, 불상, 불화가 잘 보존됐다. 1999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찾아 더 유명해졌다.특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다녀간 이듬해인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안동 하회마을은 지난해까지 5년째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세계적인 명사들도 즐겨 찾을 정도가 됐다. 각국 주한 대사는 물론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가 2005년과 2009년 연이어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즐겼다. 2017년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추석 연휴에 하회마을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가야고분군과 울릉도의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돼 앞으로 경북도의 세계문화유산 보유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군은 2021년까지 가야고분군인 지산동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며, 경북도는 최근 울릉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올리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지산동고분군은 이미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울릉도는 지형지질학적 가치, 다양한 생물종 및 희귀·멸종식물에 대한 보존가치 등과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13건 가운데 자연유산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일하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새로 발견된 ‘조선왕조실록’ 96책 국보 지정

    새로 발견된 ‘조선왕조실록’ 96책 국보 지정

    문화재청은 25일 새로 발견한 ‘조선왕조실록’ 일부를 국보로 추가 지정하고, 그동안 보물이었던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국보로 승격했다고 밝혔다. 국보로 추가된 조선왕조실록 96책은 정족산 사고본 누락본 7책, 적상산 사고본 4책, 오대산 사고본 1책, 봉모당본 6책, 낙질 및 산엽본 78책 등이다. 적상산 사고본은 조선 4대 사고(史庫)인 정족산, 오대산, 적상산, 태백산 사고 실록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자료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북으로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가 국립중앙박물관(1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3책)에 나눠 보관하고 있었던 게 확인됐다. 역대 국왕과 왕비들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일대기인 봉모당본 6책은 조선 후기에 따로 제작한 어람용 실록으로서 가치가 있다. 낙질은 사고에서 제외한 추가 중간본 실록이 다수이며, 산엽본은 정족산 사고본 실록 낙장을 모은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 때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 역사를 연월일 순으로 정리한 책으로,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다.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문화재청이 2017~2018년 소재지 일괄 파악에 나서 추가 발견했다. 이에 따라 국보 제151호 1~6호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은 모두 2219책으로 늘었다.국보 제327호로 승격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현존 우리나라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됐다. 사리기는 부처나 승려의 몸속에 생긴 구슬 모양 유골(사리)을 보관하는 용기다. 왕흥사지 사리기는 청동제사리합, 은제사리호, 금제사리병 3가지 용기로 구성됐다. 청동제사리합 겉면에 새겨진 글귀로 사리기가 577년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빌고자 만들도록 한 왕실 공예품임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측은 “역사적·예술적 가치,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절대 연대(명확한 연대)를 가진 작품이라는 희소성 등 그 위상이 매우 높다”고 승격 이유를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 도쿄 중심부 왕궁까지 진도4 지진...수도권 중심 규모 5.5 지진

    日 도쿄 중심부 왕궁까지 진도4 지진...수도권 중심 규모 5.5 지진

    24일 오전 9시 11분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가까운 이즈 지방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인해 별다른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중심부에 닥친 비교적 강한 진동에 월요일 아침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특히 나루히토 일왕이 사는 왕궁과 정부기관, 고층빌딩 등이 밀집한 도쿄 지요다구에서는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 도쿄의 다른 지역 및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에서 진도 3~4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10단계 등급 중 4~5번째 수준인 진도 3~4는 보행 중에 흔들림을 느끼고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는 수준의 진동이다. 지진으로 도쿄 주변 지역의 일부 구간 철도 운행이 안전 점검을 위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곧바로 재개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60일 지정생존자’ 배종옥, 야당 대표 ‘넘치는 카리스마’

    ‘60일 지정생존자’ 배종옥, 야당 대표 ‘넘치는 카리스마’

    배우 배종옥이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에서 강력 포스를 지닌 야당 대표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첫 방송을 단 일주일 앞둔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배종옥은 뛰어난 정치적 수완을 가진, 정치 9단 야당 대표 윤찬경 역을 연기한다. 최근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배종옥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 짧은 장면으로도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윤찬경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에 “윤찬경은 아주 강력한 파워를 지닌 여자”라는 배종옥. “협박과 협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정치 세계에서 여성 선두주자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카리스마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캐릭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힘 역시 배종옥을 매료시켰던 부분. “작품 자체가 아주 흥미진진했다. 국회의사당이 폭발했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와 의문이 많이 생기는 작품이었다. 시청자의 마음으로 긴장감 있게 대본을 읽었다”고. 또한 “대본을 읽는 내내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색다른 묘미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과 함께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이 사망하는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는 말 그대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정치 베테랑 윤찬경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야당 대표로서 청와대를 견제하면서도 동시에 표면적으로는 함께 힘을 모아 국가적 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기도 했다. 배종옥 역시 “상상도 못할 대담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에, 윤찬경이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불어 이런 윤찬경이 정치 세계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과 과연 어떤 정치적 ‘밀당’을 할지 궁금증을 더해간다. 마지막으로 배종옥은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이후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수많은 캐릭터들이 바쁘게 움직이는데, 그 안에서 과연 폭탄 테러의 배후가 누구일까를 염두에 두고 보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라는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첫 방송이 딱 일주일 남았다.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니 다가올 첫 방송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편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동명의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가 한국 실정에 맞는 로컬화로 재탄생, ‘굿와이프’, ‘마더’, ‘왕이 된 남자’ 등 tvN의 리메이크 성공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태희 작가와 유종선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어비스’ 후속으로 7월 1일 월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아시아의 허브(중심지)’로 자처하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의 민주적인 사법시스템 안에서 누리던 홍콩이 점점 ‘중국의 입김’이 커지면서 정치적, 경제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채널 CNBC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으로 대규모 시위에 따른 업무 마비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곳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 탈출을 고려하고 있다. 타라 조셉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몇몇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아시아 본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에 아시아지역 본부를 두고 있는 것은 홍콩이 ‘법의 지배’를 받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과 별개로 독립적인 사법시스템과 자본시장 친화적인 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덕분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갈수록 ‘입김’이 확대되는 바람에 정치적 불안이 커지면서 홍콩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환경 여건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산당과 정부가 사사건건 개입하는 중국 본토식으로 경영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서방은 ‘중국의 홍콩화’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홍콩이 중국처럼 바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홍콩의 자치권이 훼손되면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평가하는 영국 지엔(Z/Yen)그룹의 평가에서 홍콩의 세계 금융 허브 순위는 3위로 4위인 싱가포르를 앞선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에는 1억 달러(약 1163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가 싱가포르의 2배를 넘는 853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 및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면 홍콩의 순위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엔그룹은 금융 허브 순위를 다섯 가지로 평가하는데, 첫 번째가 비즈니스 환경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안정성이다. 홍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자치권과 정치적 자유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엔그룹은 전했다. 특히 홍콩 당국이 중국으로 범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면서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 9일 100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나선데 이어 16일에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28~29일)에 앞서 27일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8시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 때문에 송환법 추진은 보류됐으나 홍콩 정부의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자리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면서 홍콩 정국은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람 장관의 퇴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홍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송환법이 다시 추진된다면 홍콩은 법의 지배가 아닌 공산당의 지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근의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대체지로 보고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판국에 중국 정부는 서방 세력들이 홍콩 문제에 뻗친 “검은 손을 거두라”고 경고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은 19일 홍콩에서 범죄자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조례 연기를 결정한 것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서방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일부 서방 세력이 이 문제를 이용해 풍파를 일으키고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며, 홍콩의 안정을 해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파괴하려 한다”며 “당신들의 검은 손을 거두라고 외치고 싶다. 홍콩 사안은 중국의 내정이고 홍콩은 당신들이 날뛸 곳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시위 이후 중국 최고위 관리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도리어 홍콩의 정치적 불안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 싱가포르 등 홍콩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콩 재벌들의 일부가 개인 재산을 싱가포르로 빼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산당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 재벌이 홍콩 씨티은행 계좌에서 싱가포르 씨티은행 계좌로 1억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고 홍콩 금융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다른 자산가들도 이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를 도피처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홍콩에서 93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영국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 기업들이 홍콩 시위를 이유로 현지에서 계획했던 행사를 줄줄이 연기했다. 부동산개발업체 골딘파이낸셜홀딩스는 홍콩 사회 동요와 경제 불안정을 이유로 14억 달러 규모의 부지 입찰 계획을 접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사무소를 싱가포르 등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던 기업들의 상장 연기도 줄을 잇고 있다.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일가가 거느리고 있는 CK허치슨 그룹 산하의 제약업체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당초 20일 홍콩거래소에 추가 상장하려고 했으나 이를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연기 배경에 대해 ”최근 시장 불안 속에서 상장을 위한 적절한 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도 투자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시가총액이 35억 달러에 이르는 암 치료제 개발업체로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5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다. 물류·부동산 개발업체인 ESR 케이먼 역시 “현 시장 상황”을 이유로 홍콩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이 기업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12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던 만큼 올해 아시아 지역 최대의 IPO로 시장의 주목받았다. 중국 핑안(平安)보험그룹의 핀테크 기업 진룽이장퉁(金融壹賬通·One Connect)도 홍콩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으나 뉴욕증시로 방향을 돌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이 회사는 지난해 자금 조달 때 75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부동산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BI는 홍콩의 대부업체 골딘파이낸셜이 “최근의 홍콩의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불안정” 탓에 111억 홍콩 달러에 낙찰받은 상업용지를 포기했다. 홍콩 정부도 13일로 예정됐던 17억 달러 규모의 옛 공항 부지 매각을 연기하기도 했다. 매각 연기 이유에 대해 도심 시위로 전날 정부청사가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가 겹치면서 입찰자가 적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홍콩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홍콩이 싱가포르나 도쿄 등 라이벌보다 중국 본토와의 근접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금융회사인 킹 앤 우드의 로널드 아큘리 수석 파트너는 “다른 금융 허브가 홍콩의 위상을 넘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렇게 분석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홍콩, 싱가포르, 도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도쿄는 영어권이 아니다. 결국 싱가포르와 홍콩이 남는다. 이중 중국 본토에 더 가까운 홍콩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