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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경험 녹여 자아 정체성 탐구… “식민주의 다룬 작가 중 최고”

    난민 경험 녹여 자아 정체성 탐구… “식민주의 다룬 작가 중 최고”

    아프리카 출신 흑인작가 35년 만에 영예탄자니아서 태어나 난민으로 영국 도착대표작 ‘낙원’ ‘황폐’… 국내 출간은 안 돼아프리카 등 탈식민주의 관련 담론 관심“디아스포라 문제 조명, 시의적절한 수상”2021년 노벨문학상은 탄자니아의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에게 돌아갔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86년 나이지리아 출신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구르나에 대해 “식민주의의 영향과, 문화와 대륙 사이 격차에 있는 난민의 운명을 단호하고도 연민 어린 통찰로 깊게 파고들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난민 경험을 바탕으로 자아 정체성에 집중해 온 작가”라며 “구르나 소설 속 등장인물은 문화와 대륙 사이에서의 틈, 과거의 삶과 새롭게 떠오르는 삶의 틈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1948년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영국에 정착해 문학과 학문 활동을 해왔다. 스물한 살 때부터 글을 쓴 구르나는 스와힐리어를 모국어로, 영어는 문학적 도구로 삼았다. 최근 은퇴하기 전까지 영국 켄트대 영문학 교수로 지내면서 식민주의 관련 담론을 주로 탐구했다. 장편소설 10편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펴냈다. 대표작으로는 ‘낙원’(Paradise·1994), ‘바닷가에’(By the Sea·2001), ‘황폐’(Desertion·2005) 등이 있다. ‘낙원’과 ‘바닷가에’는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출간된 소설은 없다.한림원은 “그의 소설이 상투적인 묘사에서 벗어나 있으며,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낯선 동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시각을 열어 줬다”고 설명했다. 문학상 선정 위원인 안데르스 올손은 그를 “식민주의 이후 시대 작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구르나의 문학을 꿰뚫는 열쇠말은 ‘정체성’이다. 초기 소설 세 편 ‘출발의 기억’(Memory of Departure·1987),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 ‘도티’(Dottie·1990)는 현대 영국에서의 이민자의 경험을 다양한 관점에서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순례자의 길’은 탄자니아 출신 무슬림 학생이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겪는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을 묘사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네 번째 소설 ‘낙원’ 역시 제1차 세계대전 와중의 식민지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한 여정에서 아프리카의 계급의식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 ‘침묵의 경배’(Admiring Silence·1996)는 잔지바르를 떠나 영국으로 이주한 한 청년이 결혼해 교사가 되는 이야기, ‘바닷가에서’는 영국 해변 마을에 거주하는 노인 망명자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평론가 폴 길로이는 구르나의 소설 속 인물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며, 새로운 삶과 과거의 존재 사이에서 끊임없이 협상한다고 평가했다. 이주민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바닥에 깔고, 식민주의와 노예 제도의 유산이 어떻게 이주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다룬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문학이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길로이에게 “내 잠재적 독자 중 일부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구르나는 동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이주해서 디아스포라적인 삶을 사는 입장에서 차별과 배척을 당한 경험을 일관성 있게 녹여냈다”며 “종교 갈등이 심화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뉜 세계관이 지배적인 현 시점에서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구르나의 소설 ‘출발의 기억’이나 ‘마지막 선물’(The Last Gift·2011) 등은 술술 읽힐 정도로 이해하기 쉬운 어휘 구사가 장점”이라며 “작가 자신이 영국과 고향의 격차와 문화 간 충돌, 개인의 자아가 겪는 문제를 예리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의식에 계속 귀를 기울이는 통찰도 녹아 있는 만큼 난민 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가 된 요즘 돋보이는 수상”이라고 강조했다.
  • MVP는 어차피 강백호? 어쩌면 공백호 될라!

    MVP는 어차피 강백호? 어쩌면 공백호 될라!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누구일까. 시즌 중반까지 이견의 여지 없이 강백호(①·kt 위즈)였다면 지금은 100% 장담할 수 없다. 강백호 천하에서 춘추전국시대로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지난달 17일까지 4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9월 들어 23일까지 월간 타율 0.269를 기록하는 등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0.361을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다른 선수보다는 높지만 또 다른 야구 천재 이정후(②·키움 히어로즈)가 0.360으로 추격하고 있어 타격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정후는 9월 월간 타율 0.435를 기록하며 타격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8월 15일부터 9월 9일까지 26일간 결장한 공백이 무색할 정도다. 시즌 내내 강백호가 지킨 타율 1위 자리가 지난 21일에는 이정후로 바뀌기도 했다. 강백호가 다음날 다시 1위에 올랐지만 누가 타격왕이 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MVP를 위해서는 팀 성적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팀이 1위를 달리는 강백호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다관왕이 관건이다. 타율뿐만 아니라 다른 타격 지표에서도 강백호를 위협하는 선수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우선 타점은 양의지(③·NC 다이노스)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91타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고 강백호는 1타점 모자란 3위에 머물러 있다. 최다안타는 강백호가 146안타로 1위, 피렐라가 142안타로 2위다. 장타율은 1위 양의지가 0.603이고 강백호가 0.552라 격차가 있다. 출루율도 홍창기(LG 트윈스)가 0.457로 1위, 강백호가 0.456으로 2위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자칫하면 강백호는 단 1개의 타이틀을 따지 못할 수도 있다. 홈런과 득점은 선두그룹을 따라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지금 경쟁을 펼치는 분야에서 타이틀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은 선두보다 1승 모자란 공동 3위로 투수 3관왕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역대 투수 3관왕은 정규리그 MVP의 보증수표였다. 게다가 최근 두산이 가을의 기적을 만들며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데 미란다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23일 “팀 성적을 보면 강백호가 유리하지만 타이틀을 하나 정도는 따야 MVP가 될 수 있는데 타이틀을 못 따면 복잡해질 것”이라며 “이정후도 있고 최근에 미란다도 투수 쪽에서 워낙 좋아서 MVP 경쟁이 안갯속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 MVP는 어차피 강백호? 타이틀 없으면 모른다

    MVP는 어차피 강백호? 타이틀 없으면 모른다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누구일까. 시즌 중반까지 이견의 여지 없이 강백호(①·kt 위즈)였다면 지금은 100% 장담할 수 없다. 강백호 천하에서 춘추전국시대로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지난달 17일까지 4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9월 들어 22일까지 월간타율 0.281을 기록하는 등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0.364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다른 선수에 비해 높지만 또 다른 야구 천재 이정후(②·키움 히어로즈)가 있어 타격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정후는 9월 월간 타율 4할대를 기록하며 타격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8월 15일부터 9월 9일까지 26일간 결장한 공백이 무색할 정도다. 시즌 내내 강백호가 지킨 타율 1위 자리가 지난 21일에는 이정후로 바뀌기도 했다. 강백호가 다음 날 다시 1위에 올랐지만 누가 타격왕이 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MVP를 위해서는 팀 성적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팀이 1위를 달리는 강백호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다관왕이 관건이다. 타율뿐만 아니라 다른 타격 지표에서도 강백호를 위협하는 선수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우선 타점은 양의지(③·NC 다이노스)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22일까지 91타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고 강백호는 1타점 모자란 3위에 머물러 있다. 최다안타는 강백호가 146안타로 1위, 피렐라가 141안타로 2위다. 장타율은 양의지가 0.605로 1위, 강백호가 0.556으로 2위다. 출루율은 강백호가 0.458로 1위지만 홍창기(LG 트윈스)가 0.457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자칫하면 강백호는 단 1개의 타이틀을 따지 못할 수도 있다. 홈런과 득점은 선두그룹과 격차가 커 지금 경쟁을 펼치는 분야에서 타이틀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 공동 2위로 투수 3관왕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역대 투수 3관왕은 정규리그 MVP의 보증수표였다. 게다가 최근 두산이 가을의 기적을 만들며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데 미란다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23일 “팀 성적을 보면 강백호가 유리하지만 타이틀을 하나 정도는 따야 MVP가 될 수 있는데 타이틀을 못 따면 복잡해질 것”이라며 “이정후도 있고 최근에 미란다도 투수 쪽에서 워낙 좋아서 MVP 경쟁이 안갯속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 ‘타이틀 경쟁 춘추전국시대’ MVP로 가는 길, 타이틀이 필요해

    ‘타이틀 경쟁 춘추전국시대’ MVP로 가는 길, 타이틀이 필요해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누구일까. 시즌 중반까지 이견의 여지 없이 강백호(kt 위즈)였다면 지금은 100% 장담할 수 없다. 강백호 천하에서 춘추전국시대로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지난달 17일까지 4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9월 들어 22일까지 월간타율 0.281을 기록하는 등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0.364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다른 선수에 비해 높지만 또 다른 야구 천재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있어 타격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정후는 9월 월간 타율 4할대를 기록하며 타격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8월 15일부터 9월 9일까지 26일간 결장한 공백이 무색할 정도다. 시즌 내내 강백호가 지킨 타율 1위 자리가 지난 21일에는 이정후로 바뀌기도 했다. 강백호가 다음 날 다시 1위에 올랐지만 누가 타격왕이 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MVP를 위해서는 팀 성적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팀이 1위를 달리는 강백호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타율뿐만 아니라 다른 타격 지표에서도 강백호를 위협하는 선수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우선 타점은 양의지(NC 다이노스)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22일까지 91타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고 강백호는 1타점 모자란 3위에 머물러 있다. 최다안타는 강백호가 146안타로 1위, 피렐라가 141안타로 2위다. 장타율은 양의지가 0.605로 1위, 강백호가 0.556으로 2위다. 출루율은 강백호가 0.458로 1위지만 홍창기(LG 트윈스)가 0.457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자칫하면 강백호는 단 1개의 타이틀을 따지 못할 수도 있다. 홈런과 득점은 선두그룹과 격차가 커 지금 경쟁을 펼치는 분야에서 타이틀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 공동 2위로 투수 3관왕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역대 투수 3관왕은 정규리그 MVP의 보증수표였다. 게다가 최근 두산이 가을의 기적을 만들며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데 미란다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23일 “팀 성적을 보면 강백호가 유리하지만 타이틀을 하나 정도는 따야 MVP가 될 수 있는데 타이틀을 못 따면 복잡해질 것”이라며 “이정후도 있고 최근에 미란다도 투수 쪽에서 워낙 좋아서 MVP 경쟁이 안갯속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맥베스가 알려 주는 대선 감상법/북유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맥베스가 알려 주는 대선 감상법/북유튜버

    5년마다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의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 한창이다. 당선자는 또다시 본선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 내내 여론조사라는 시험의 연속이다. 종국에는 역사의 시험대에 끝없이 호출되는 것이 권력자의 운명이다. 학교 시험만도 지긋지긋한데 왜 평생 테스트를 받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일까. 삶의 은밀성이 사라지면 괴물이 된다는데 이름이 좋아 공적 검증이지 사실상 사생활 사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권력을 잡으려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장군 맥베스는 반란을 진압한 공로로 덩컨 왕으로부터 작위를 받는다. 하지만 세 마녀에게서 왕이 되리란 예언을 들은 뒤 부인과 짜고 자신의 성을 방문한 왕을 살해했다. 피의 왕좌에 올랐지만 자책감과 공포로 이상행동을 일삼고 다시 운명을 점치러 간다. 여자가 낳은 사람은 누구도 자신을 죽이지 못한다는 장담에 마음을 놓지만 마지막 결투에서 제왕절개로 출생한 적장의 칼에 숨이 끊어졌다. 마녀의 예언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실현된 셈이다.  가장 충성스런 심복이 보스를 죽이는 일은 흔하다. 1인자가 되려는 인간의 야심은 끝없는 배신과 보복의 권력사를 연출했다. 겉으로 복종하되 속으로 흑심을 품은 기회주의자들이 우글거리는 권력현장에서 반역의 유인은 상존한다. 머리통을 깨부수지 않고 머릿수를 세는 선거 민주주의에서도 배반과 복수는 영원한 테마다. 딸들에게 권력을 다 내주는 순간 버림받은 리어왕은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누구나 맥베스처럼 뒤통수를 치지는 않는다. 배은망덕이라는 부실한 토대는 언제든 붕괴할 수 있기에 개인의 생존과 출세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인의 부추김이 맥베스의 시역을 가능하게 했을까. 왕은 맥베스의 친척이기도 하고 집을 방문한 손님이다. 인륜과 관습에 따라 절대로 해치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악의 꾐에 쉽게 넘어가는 그의 성격이 패가망신을 불러왔을 수 있다. 충동질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밑바닥을 보인다. 평소라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간교하고 비열한 공작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권력의 유혹이다. 하지만 후회와 고통은 저지른 자의 몫이다. 맥베스는 유령을 보고 전혀 안식을 취하지 못하면서 죄의 대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했다.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내려찍은 라스콜리니코프가 인류로부터 떨어져 나온 듯한 고립감과 죄책감에 시달린 것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마녀의 예언이다. ‘왕이 되시리라’는 요언에 맥베스의 뇌는 마비됐다. 요즘으로 치면 대선후보 여론조사와 한몫을 노리는 측근들의 쑤석거림에 ‘구국의 결단’으로 출마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신탁은 이중적이다. 마녀들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이라는(Fair is foul, and foul is fair) 화두를 제시한다. 반역자를 베던 충신의 칼이 군주를 해치니 과연 그렇다. 자연분만이 아닌 남자 의사의 손에서 태어난 맥더프는 맥베스를 무찔렀다. 결과적으로 예언이 맞았다기보다는 예언을 대하는 태도가 예언의 자기실현을 가져왔다. 대수롭지 않은 말장난을 실제로 인식한 맥베스는 신하와 영주로서의 자기동일성을 해체하고 자발적으로 왕권을 향한 패역의 길에 나선 것이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필멸의 인간에게 최고의 적은 방심이라고 단언한다. 만물이 무상한 세상에서 문제없다고 자만하는 자신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선과 악, 미와 추는 맥베스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서도 종이 한 장 차이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그러니 참과 거짓을 멋대로 재단하고 함부로 강요하는 흑백 논리의 허망한 선동에 넘어가지 않게 깨어 있어야 한다. 정의를 독점하고 분노를 쏟아내는 번지르르한 언술에 현혹되지 말고 그것이 놓인 맥락을 살펴보라. 그럴 때 사건과 현상은 저절로 속내를 내비치는 법이다.
  • [씨줄날줄] 일본 새 총리와 한일 관계/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본 새 총리와 한일 관계/황성기 논설위원

    ‘날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란 구절에 빗대자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퇴진은 9할이 코로나1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상사태에도 여행을 다니자는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강행해 국민을 당혹하게 만든 그다. 확진자가 늘자 정책을 거뒀지만 전임자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비교하면 무표정한 얼굴에 무슨 말인지 모를 낮은 ‘발신력’과 우왕좌왕은 큰 감점 요인이었다. 지지율이 총리 퇴진의 경계선인 20%대로 추락하면서 아베에 이어 코로나로 불명예 퇴진하는 2호 총리가 됐다. 9월 29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다. 스가 사퇴 전 기시다파의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외람되게’ 현직 총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1년 전 스가와 총재를 놓고 다툰 이시바 전 방위상이 정계 최고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의 도움을 받아 출마를 조용히 준비 중이다. 이시바파는 소속 의원이 16명밖에 되지 않아 총재 선거 추천인 20명에 5명 미달(총재 후보는 추천인이 될 수 없다)된다. 하지만 “오래 해먹은 당 간부는 나가라”고 82세의 니카이를 비판한 기시다를 끌어내리려고 니카이가 이시바에게 추천인 5명을 꿔 주고 ‘기시다 자객’으로 써먹을 요량이다. 스가의 전격 사퇴로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에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까지 손을 들면서 선거는 4파전으로 확대됐다. 6일자 요미우리신문은 여론조사에서 고노(23%) 1위, 이시바(21%) 2위, 기시다(12%) 3위이고, 다카이치는 3%라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가 반영되는 유권자 투표가 아니라 자민당 총재는 중의원·참의원 국회의원 383명과 지방 현(縣) 대표 383명의 투표로 뽑는다. 현재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를 제치고 기시다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노 쪽으로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탈원전 이념이 같은 40세의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고노를 지지한다면 3선 이내 젊은 의원들의 지지가 고노로 모아질 수 있다. 한일 관계 개선 측면에서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이던 기시다가 고노보다 말이 통할 상대다. 기시다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스가 총리와는 달리 대한국 협상파로 알려져 있다. 고노 담화의 주역인 아버지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과 다르게 아들 다로는 식민지배에 대해 미안하다는 마음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일본 정치부 기자들의 얘기다. 중의원 과반수 확보까지 흔들렸던 자민당이 스가 퇴진으로 기사회생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누가 총재가 되더라도 지극히 보수화한 일본 풍토에서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부담을 질 총리가 될 수 있는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 “뇌물로 메달 따니 행복하냐”… 中 ‘키보드 워리어’ 도 넘는 선수 악플

    “뇌물로 메달 따니 행복하냐”… 中 ‘키보드 워리어’ 도 넘는 선수 악플

    도쿄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서며 열기를 더해 가는 가운데 중국의 일부 ‘키보드 워리어’들이 자국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외국 선수를 과도하게 비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경기 근성이 부족해 보이는 중국 선수에게도 파상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선수들은 관중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얼굴을 감춘 공격적인 메시지에 적지 않게 상처를 받고 있다. 1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체조 남자 개인 종합 결승에서 일본의 하시모토 다이키가 중국 샤오뤄텅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하자 본토의 누리꾼들이 폭발했다. 당시 결승에서 하시모토는 0.4점이라는 간발의 차이로 샤오를 앞섰다. 체조 개인 종합 종목은 마루운동과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을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하시모토는 도마에서 착지 동작을 하다가 발이 매트 밖으로 나갔음에도 14.7점을 받았다. 같은 동작을 실수 없이 마무리한 샤오도 14.7점을 얻었다. 종합 점수는 하시모토 88.465점, 샤오 88.065점. 웨이보에는 “하시모토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비판과 욕설이 쏟아졌다. 하시모토가 ‘홈 어드밴티지’ 덕분에 감점을 받지 않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시모토의 도마 착지 장면을 패러디한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있다. 하시모토의 SNS에도 “뇌물로 메달을 손에 넣으니 행복하냐”, “다리 한쪽이 삐져나오고도 14.7점” 등 중국어로 쓰여진 악플이 쇄도했다. 도쿄신문은 “훔친 메달이 밤에 너를 죽일 것”이라는 ‘번역기 메시지’까지 SNS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제멋대로 선수를 비방하는 이들을 모두 처벌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내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없다” 등 댓글로 맞서고 있다. 중일 감정싸움이 격해지자 국제체조연맹(FIG)은 이례적으로 해당 경기에 대한 상세 감점 항목을 공개한 뒤 “채점 규칙에 비춰 보면 올바르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심사는 공정했다”고 밝혔다. 은메달 수상자인 샤오는 자신의 웨이보에 하시모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과도한 공격을 멈추라”고 요청했다.중국 애국주의 누리꾼들의 공세가 외국 선수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사격 여자 공기소총 부문에 출전한 왕루야오는 지난달 24일 결승 진출 실패 뒤 자신의 웨이보에 셀카 사진을 올렸다가 봉변을 당했다. 왕은 올림픽 출전 이전부터 수려한 외모로 인기가 높았지만 예선에서 18위를 차지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SNS에 “이번 올림픽은 끝났다”며 “아쉽지만 3년 뒤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거센 비난으로 응수했다. “결승에도 못 올랐으면서 잠옷 차림 사진을 찍어 올렸다”, “중국을 대표해서 출전한 도쿄올림픽을 개인 여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등 악성 댓글로 왕을 공격했다. 결국 왕은 몇 시간 뒤 “사진 게재는 경솔했다”고 공개 사과하고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이처럼 SNS상에서의 선수에 대한 비난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을 위한 상담 전화를 개설했다.
  • [데스크 시각] 올림픽 이후의 일본/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올림픽 이후의 일본/박상숙 국제부장

    한 차례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직전에 발동된 4차 긴급사태로 1000명가량의 귀빈만 참석한 썰렁한 개막식 풍경부터 승자에 대한 환호가 사라진 경기장까지 올림픽 역사에서 다시 없을 진기록을 세웠다. 개최 반대 여론도 80%가 넘었으니 김이 빠질 대로 빠졌다. 8년 전 도쿄가 선정됐을 때 ‘슈퍼마리오’로 변신해 세계인 앞에 섰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도쿄의 두 번째 올림픽 개최에 총리가 됐을 때보다 더 기뻤다고 했던 그다. 당시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마법이 간절했다. 아베는 올림픽이 ‘요술 지팡이’가 될 것으로 믿었다. 1964년 열린 첫 번째 도쿄올림픽은 소년 아베에게 2차대전으로 폐허가 됐던 열도를 재생시킨 부활의 상징이었다. 평화의 제전을 통해 일본은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씻고 국제사회에 떳떳하게 재편입됐으며, 경제 강국의 면모를 다졌다. 57년 만에 열린 올림픽은 아베와 일본에게 ‘어게인(Again) 1964’였다. 쇠락일로인 국운을 반전시켜 아베의 선언처럼 ‘일본이 돌아왔다’를 증명하겠다는 회심의 카드였지만 팬데믹 사태로 한여름의 꿈이 될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 지지 없이 강행한 탓에 대회 이후 방역 상황이 악화된다면 심각한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달갑지 않은 민심은 나루히토 일왕의 개회 선언에서도 드러났다. 일왕은 올림픽 헌장에 있는 ‘축하’라는 표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지지율 제고를 노리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가을 총선(중의원 선거)을 앞둔 집권 여당 자민당의 위기감도 한층 커졌다. 작년 9월 건강 문제로 물러난 아베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스가는 애초부터 ‘1년짜리’라는 조롱을 받아 왔다. 말이 씨가 된 건가. 올해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고, 축복받지 못한 올림픽으로 정치적 수명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는 자민당의 가장 손쉬운 선택은 아베의 재등판이 될 공산이 크다. 역대 최장수 총리인 아베는 임기 동안 치른 6번의 선거를 모두 이겼다. 심지어 각종 추문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에도 연전연승을 거둔 억세게 운 좋은 ‘복장’(福將)이니 자민당은 염치 불고하고 ‘아베’를 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베의 재등판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악재다. 돌아온 아베가 선거에서 설사 이기더라도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올림픽 강행으로 악화된 여론을 누그러뜨릴 묘수는 딱히 없다. 흔히 내부의 불만이 팽배할 때 외부에 적을 만들어 위기를 탈출한다. 특히 아베는 두 번째 임기에서 과거사와 관련한 우경화 행보로 재미를 톡톡히 봤기에 주변국에 화살을 돌리는 경로의존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짙다. 무엇보다 일본은 올림픽 직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 기술을 한층 강화한 국방백서를 냈다. 한술 더 떠 성화 봉송 루트에 독도를 떡하니 자국 영토로까지 표시했다. 명색이 평화를 도모하는 스포츠 대회에서 이미 싸움을 걸어온 셈이다. 독도, 위안부 및 강제징용,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무수한 도발을 감행해 온 일본은 우리를 한층 더 진흙탕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더 독하고 뻔뻔하게 나올 일본의 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죽창가’를 입에 올리는 감정적 방식은 일본의 덫에 빠지는 자충수다. 동아시아 분열로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일본의 방해를 뚫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성취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라도 감상주의적 선전선동에서 벗어나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정책이 필요할 때다.
  • “역시 베이징때가 최고”…개회식 본 中네티즌들 ‘자화자찬’

    “역시 베이징때가 최고”…개회식 본 中네티즌들 ‘자화자찬’

    13년전 베이징대회 개막식 회고中네티즌들 ‘자화자찬’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TV 등으로 지켜 본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을 회상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24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압도적 스케일을 뽐냈던 베이징올림픽 개회식과, 코로나19로 인해 절제된 분위기로 진행된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비교하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 네티즌은 베이징 개회식을 회상하며 다시금 찬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이미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넘어설 수 없다. 그날 밤 중국은 3시간 동안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이번 개회식은 일본 특색이 선명했다”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크게 보여준 ‘중국홍(중국적인 요소)’처럼 자신들의 특색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베이징올림픽을 돌이켜보면 역시 베이징올림픽이 정말 좋았다”고 자화자찬했다.중국 매체들은 도쿄올림픽 개회식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이전 대회와 달리 화려함을 자제하고, 메시지 발신에 집중했다는 점을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이전 올림픽 개회식의 오랜 레퍼토리인 대규모 군무도, 관중도 없었다고 소개하면서 “올림픽 역사에 남을 색다른 개회식”이라고 썼다. 또 “일본은 스케일을 축소한 개회식에서 현실을 타개할 메시지를 제시했다”며 “그것은 단결해서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2008년 8월 8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군인, 학생, 전문 예술단원 등 1만 4000명을 투입해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함으로 주목받았다.“‘축하’ 단어 없었다”…일왕,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축하’ 표현 없이 개회 선언을 했다. 23일 오후 도쿄도 신주쿠구 소재 올림픽 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일왕은 “나는 이곳에서 제32회 근대 올림피아드를 기념하는, 도쿄 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이 ‘축하’라는 단어 대신 ‘기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열리는 올림픽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일본 국민이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축하’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일왕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 일왕 개회 선언에 ‘축하’ 없었다... “총리관저 낙담 커” [올림픽]

    일왕 개회 선언에 ‘축하’ 없었다... “총리관저 낙담 커” [올림픽]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을 하면서 ‘축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나루히토 일왕은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올림픽 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나는 이곳에서 제32회 근대 올림피아드를 기념하는, 도쿄 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며 올림픽 개막을 선포했다.올림픽 헌장에는 개막 선언은 국가원수가 읽는다고 규정돼 있으며, 영문 헌장에는 ‘셀러브레이팅’(celebrating)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정해져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공개한 일본어 번역에서 ‘셀러브레이팅’은 ‘이와우’(祝う·축하하다)로 표현돼 있다. 앞서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 당시 히로히토(裕仁) 일왕도 이 표현을 사용하며 올림픽 개회 선언을 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축하’ 대신 ‘기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가운데 열리는 올림픽임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내부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축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일왕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왕이 ‘축하’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코로나19 확산 속 도쿄올림픽을 축복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궁내청(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관청) 등 내부의 의견에 따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협의해 ‘기념’이라는 표현으로 정해졌다고 아사히 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도쿄신문은 축하를 기념으로 바꾼 것에 대해 “이례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올림픽에서 정권 부양을 목표로 하는 총리관저의 낙담이 크고, ‘폐하(일왕)의 불신의 표시’라는 목소리도 커진다”고 진단했다. 통신에 따르면,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 관방부장관은 물밑에서 종전과 같은 축하 표현을 하도록 니시무라 야스히코(西村泰彦) 궁내청 장관과 조율을 계속했다. 그러나 궁내청 측 의지가 확고했으며 스가 총리도 “궁내청이 결정한 것에 참견할 수 없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웨딩드레스는 어떻게 흰색이 되었나/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웨딩드레스는 어떻게 흰색이 되었나/미술평론가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이 결혼 등록부에 서명을 하고 있다. 신부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오렌지꽃 화관과 베일을 썼다. 흰 바지와 흰 셔츠, 검은색 재킷을 입은 신랑은 톱해트를 손에 들고 신부가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한 세기 전의 그림이지만, 신부의 모습은 지금과 다름이 없다. 혼례가 가지는 의미는 시대와 종족에 따라 다르다. 어떤 문화에서는 결혼을 여성이 어린 시절과 작별하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에서 유리되는 것으로 생각해 애도하는 방식으로 결혼 의식을 치른다. 어떤 문화든 혼례를 사회적으로 공식화하는 점은 같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옛날처럼 획일적인 결혼식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주례를 생략하기도 하고, 신랑과 신부가 함께 손잡고 입장하기도 한다. 코로나라는 괴변은 하객이 없는 결혼식을 낳기도 했다. 그래도 변함없는 것은 신부의 순백색 웨딩드레스가 아닐까 한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웨딩드레스 색이 다양했다. 부유층은 황금색, 푸른색 등으로 드레스를 지어 입었고, 보통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색깔과 상관없이 제일 좋은 옷을 골라 입었다. 어쩌다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이 있었는데, 흰색이 선택된 이유는 값비쌌기 때문이었다.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흰옷은 부와 지위의 과시였다. 19세기 후반은 산업혁명으로 물자가 흔해져서 유행이란 게 처음 생겨난 시기였다. 1840년 빅토리아 여왕은 앨버트 공과 결혼할 때 흰색 예복을 입었다. 영국인들은 여왕 부부를 낭만적으로 이상화했으며, 축복받은 가정의 모범으로 생각했다. 젊은 여성들은 판화에서 본 여왕의 패션을 모방해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오렌지꽃 화관을 쓰기 시작했다. 패션 잡지들은 이에 가세해 흰색이 신부의 순진함과 순결함을 상징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술도 흰 드레스를 부추겼다. 흑백 사진에서는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영국의 제국적 영토 확장과 더불어 빅토리아 여왕이 입었던 허리를 조이고 스커트를 잔뜩 부풀린 흰색 웨딩드레스도 전 세계로 퍼졌다. 오늘날 영국은 식민지를 잃고 유럽 서북쪽의 섬나라로 되돌아갔지만, 흰색 웨딩드레스의 제국은 여전하다. 미술평론가
  • [나우뉴스] ‘이런 모습 처음’...모나코 왕비의 파격 스타일 화제

    [나우뉴스] ‘이런 모습 처음’...모나코 왕비의 파격 스타일 화제

    모나코 왕비가 최근 아프리카 멸종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파격적인 스타일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3월 중순 남아공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며, 솟커트에 가까운 짧은 기장과 반삭발의 투블럭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결혼 초반 선호했던 기품있는 메이크업이 아닌 눈을 강조한 짙은 메이크업으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알베르2세 모나코 군주의 부인인 샤를린 왕비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왕실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한 샤를린 왕비는 화려한 패턴의 의상과 짙은 메이크업, 역시 반삭발의 투블럭 스타일을 처음 공개했었다. 당시 현지에서는 대담하고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 여왕이 남편 알베르 2세 국왕과 왕실에 대한 반항이자, 동시에 로열패밀리만의 외로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평을 내놓았었다. 샤를린 왕비는 결혼 전 남편인 알베르 2세의 이성관계가 복잡하고 혼외 자녀가 둘이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결혼을 취소하고자 했다. 하지만 무려 3번의 ‘탈출’ 시도가 모두 무산됐고, 결국 2011년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장에서 줄곧 눈물을 훔치기 바빴던 샤를린 왕비는 2014년 쌍둥이를 출산했고, 왕실에 적응하며 잘 지내는 듯 보였지만 2년 전부터 다시 심경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019년에 샤를린 왕비는 지난해 “삶이 고통스럽다”면서 “내게는 (왕실의) 삶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지만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슬프다”고 고백했었다. 모나코 왕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제나 화젯거리가 되어 온 만큼, 샤를린 왕비와 알베르 2세 군주가 1월 말 이후 공개적으로 함께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사실도 세간의 관심거리가 됐다. 샤를린 왕비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대신, 파격적인 스타일과 자신만의 행보로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공개된 사진 속 활동은 자신의 고향인 남아공에서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보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샤를린 왕비는 “코뿔소와 환경을 보호하는데 엄청난 열정을 가진 지역 관계자들 및 밀렵 방지 단체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아프리카 사람들과 다시 연결돼 매우 기쁨을 느꼈으며, 이 지역의 역사화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어 나는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기금 마련을 포함해,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은 미국 유명 영화배우 출신인 그레이스 켈리 왕비의 아들이다. 알베르 2세 국왕은 혼외정사로 낳은 딸과 아들을 두고 있으나, 이들은 전통과 법에 따라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모나코 왕비의 파격 스타일 또 화제…남아공서 동물보호 활동

    모나코 왕비의 파격 스타일 또 화제…남아공서 동물보호 활동

    샤를린 그리말디 모나코 왕비가 최근 아프리카 멸종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파격적인 스타일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3월 중순 남아공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며, 솟커트에 가까운 짧은 기장과 반삭발의 투블럭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결혼 초반 선호했던 기품있는 메이크업이 아닌 눈을 강조한 짙은 메이크업으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알베르2세 모나코 군주의 부인인 샤를린 왕비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왕실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한 샤를린 왕비는 화려한 패턴의 의상과 짙은 메이크업, 역시 반삭발의 투블럭 스타일을 처음 공개했었다. 당시 현지에서는 대담하고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 여왕이 남편 알베르 2세 국왕과 왕실에 대한 반항이자, 동시에 로열패밀리만의 외로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평을 내놓았었다. 샤를린 왕비는 결혼 전 남편인 알베르 2세의 이성관계가 복잡하고 혼외 자녀가 둘이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결혼을 취소하고자 했다. 하지만 무려 3번의 ‘탈출’ 시도가 모두 무산됐고, 결국 2011년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장에서 줄곧 눈물을 훔치기 바빴던 샤를린 왕비는 2014년 쌍둥이를 출산했고, 왕실에 적응하며 잘 지내는 듯 보였지만 2년 전부터 다시 심경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019년에 샤를린 왕비는 지난해 “삶이 고통스럽다”면서 “내게는 (왕실의) 삶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지만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슬프다”고 고백했었다. 모나코 왕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제나 화젯거리가 되어 온 만큼, 샤를린 왕비와 알베르 2세 군주가 1월 말 이후 공개적으로 함께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사실도 세간의 관심거리가 됐다. 샤를린 왕비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대신, 파격적인 스타일과 자신만의 행보로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공개된 사진 속 활동은 자신의 고향인 남아공에서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보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샤를린 왕비는 “코뿔소와 환경을 보호하는데 엄청난 열정을 가진 지역 관계자들 및 밀렵 방지 단체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아프리카 사람들과 다시 연결돼 매우 기쁨을 느꼈으며, 이 지역의 역사화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어 나는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기금 마련을 포함해,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은 미국 유명 영화배우 출신인 그레이스 켈리 왕비의 아들이다. 알베르 2세 국왕은 혼외정사로 낳은 딸과 아들을 두고 있으나, 이들은 전통과 법에 따라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나우뉴스] “애들 두고 못간다” 죽은 새끼 묻지말라 애원한 어미개의 모성애

    [나우뉴스] “애들 두고 못간다” 죽은 새끼 묻지말라 애원한 어미개의 모성애

    죽은 새끼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끝까지 그 곁을 지킨 어미개의 모성애가 눈물겹다. 16일 중스신원왕은 죽은 새끼들을 묻지 말아 달라는 듯 주인에게 매달린 어미개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며칠 전 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진모씨 집에 경사가 났다. 2년 전부터 키운 개가 새끼를 낳은 것이다. 두 달 전 인공교배로 임신한 진씨의 반려견은 첫 출산을 통해 새끼 5마리를 얻었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새끼 중 2마리가 숨을 거두면서 어미개는 깊은 상심에 빠졌다. 현지언론은 먼저 태어난 새끼 3마리는 정상이었으나, 뒤이어 나온 새끼 2마리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전했다. 새끼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어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차가워진 새끼들의 사체를 품에 안았다.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고 죽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려 애를 썼다. 그 모습을 본 주인 진씨의 가슴도 찢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주인은 차라리 어미개 눈앞에 보이지 않도록 새끼들을 한시라도 빨리 묻어 버리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집 뒤뜰에 구덩이를 판 그가 새끼들 사체 위로 흙을 덮으려는 순간, 집 안에서 어미개가 뛰쳐나와 그 앞을 가로막았다.구덩이 앞에 주저앉은 어미개는 마치 새끼들을 묻지 말라고 애원하듯 눈물을 떨궜다. 털을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주인의 손길도 소용없었다. 죽은 새끼의 몸을 핥다가 나중에는 아예 입에 물고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 했다. 어미개가 좀처럼 죽은 새끼들 곁을 떠나려 하지 않자 주인은 어미개가 새끼들과 작별할 수 있도록 한동안 자리를 비켜주었다. 주인은 “새끼들을 묻어두고 갈 수 없다는 듯 구덩이를 지키고 앉았다. 배 아파 낳은 새끼들이 죽었으니 어미된 심정이 오죽했겠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 새끼들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어미개는 슬픔에 몸부림쳤다. 주인은 서둘러 새끼들을 땅에 묻고, “나도 너만큼 슬프다. 같이 돌아가자”며 어미개를 다독였다. 현지인들은 사람 못지않은 위대한 모성애를 보여준 어미개에게 응원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슈플릭스] 죽은 새끼 묻지말라 애원한 어미개의 모성애

    [이슈플릭스] 죽은 새끼 묻지말라 애원한 어미개의 모성애

    죽은 새끼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끝까지 그 곁을 지킨 어미개의 모성애가 눈물겹다. 16일 중스신원왕은 죽은 새끼들을 묻지 말아 달라는 듯 주인에게 매달린 어미개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며칠 전 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진모씨 집에 경사가 났다. 2년 전부터 키운 개가 새끼를 낳은 것이다. 두 달 전 인공교배로 임신한 진씨의 반려견은 첫 출산을 통해 새끼 5마리를 얻었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새끼 중 2마리가 숨을 거두면서 어미개는 깊은 상심에 빠졌다. 현지언론은 먼저 태어난 새끼 3마리는 정상이었으나, 뒤이어 나온 새끼 2마리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전했다. 새끼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어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차가워진 새끼들의 사체를 품에 안았다.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고 죽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려 애를 썼다. 그 모습을 본 주인 진씨의 가슴도 찢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주인은 차라리 어미개 눈앞에 보이지 않도록 새끼들을 한시라도 빨리 묻어 버리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집 뒤뜰에 구덩이를 판 그가 새끼들 사체 위로 흙을 덮으려는 순간, 집 안에서 어미개가 뛰쳐나와 그 앞을 가로막았다. 구덩이 앞에 주저앉은 어미개는 마치 새끼들을 묻지 말라고 애원하듯 눈물을 떨궜다. 털을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주인의 손길도 소용없었다. 죽은 새끼의 몸을 핥다가 나중에는 아예 입에 물고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 했다. 어미개가 좀처럼 죽은 새끼들 곁을 떠나려 하지 않자 주인은 어미개가 새끼들과 작별할 수 있도록 한동안 자리를 비켜주었다. 주인은 “새끼들을 묻어두고 갈 수 없다는 듯 구덩이를 지키고 앉았다. 배 아파 낳은 새끼들이 죽었으니 어미된 심정이 오죽했겠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 새끼들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어미개는 슬픔에 몸부림쳤다. 주인은 서둘러 새끼들을 땅에 묻고, “나도 너만큼 슬프다. 같이 돌아가자”며 어미개를 다독였다. 현지인들은 사람 못지않은 위대한 모성애를 보여준 어미개에게 응원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필립공 떠나보낸 찰스 英 왕세자 “디어 파파, 70년간 놀랍도록 헌신”

    필립공 떠나보낸 찰스 英 왕세자 “디어 파파, 70년간 놀랍도록 헌신”

    “‘사랑하는 아빠’(Dear papa)는 매우 특별한 분이었다. 우리 가족은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가 10일(현지시간) 전날 세상을 떠난 아버지 필립공을 기리는 추모 물결에 왕실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색 양복을 입고 검은색 넥타이를 맨 찰스 왕세자는 하이그로브 저택 앞에서 촬영한 1분 30초짜리 영상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버지는 지난 70년 동안 여왕, 가족, 국가 그리고 영연방 전체에 놀라울 만큼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그는 많은 사랑과 인정을 받은 인물이었다”며 “가족과 나는 아버지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왕실 안팎에서는 100번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눈을 감은 필립공을 애도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남편을 떠나보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내 삶에서 큰 공허함을 느낀다”고 했고, 차남 앤드루 왕자는 “우리는 국가의 할아버지를 잃었다.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슬퍼할 어머니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앞서 9일 오전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국가를 틀었고, 런던 중심가 피커딜리서커스의 대형 전광판에는 필립공의 사진이 24시간 걸렸다. 군은 런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웨일스 카디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해상에서 1분 간격으로 예포 41발을 발사하며 추모했고, 영국 정부는 장례식 다음날까지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장례식은 오는 17일 잉글랜드 버크셔주의 윈저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거행된다. 국장이 아닌 왕실장으로 치러지는 식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가족만 모이는 등 비교적 조촐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30명만 참석할 수 있고, 참석자 명단은 15일 공개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왕실을 배려해 필립공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일반인 참배를 위해 유해를 공개하는 행사도 없다. 왕실에서 독립해 미국으로 떠난 뒤 지난달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을 폭로하며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 온 손자 해리 왕자는 참석 의사를 밝혔다. 아내인 메건 마클은 임신 중이라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1947년 결혼한 필립공은 슬하에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과 윌리엄·해리 왕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뒀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기내식이 61만원’ 만우절 거짓말처럼 보였지만 진짜였던 10가지 소식

    ‘기내식이 61만원’ 만우절 거짓말처럼 보였지만 진짜였던 10가지 소식

    올해 만우절 앞뒤로 거짓말인 것처럼 보이고 들리지만 진실이었던 소식 10가지를 영국 BBC가 한자리에 모아 눈길을 끈다. 1. 기내식은 모두에게 환영받는 음식이 결코 아닐지 모른다. 활주로에 계류돼 있는 항공기에서 마치 길거리 음식을 팔 듯이 한다. 일본 최대의 항공사 전일본공수(ANA)가 지난달 31일 5만 9800엔(약 61만원)이란 비싼 가격에 내놓았는데 순식간에 팔려 4월에 더욱 많은 판매 날짜를 편성하기로 했다. 2.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심사위원 윌아이엠(Will.i.am)이 지난달 29일 씹어먹어야 하는 음식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며 자신의 식단을 “리퀴터리언(liquitarian)”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매주 특정한 날을 골라 액체 상태의 음식만 먹고 다른 날은 뒤섞은 음식이나 매시간 주스를 마시곤 했다고 팟캐스트 테이블 매너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3. 친환경 미용실이 대양을 깨끗이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고객의 머리카락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들로티안 달케이스에서 미용실 루블리를 여는 주인 젬마 힐은 “머리칼은 물을 흡수하지 않지만 기름은 흡수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잘린 머리카락은 한데 모은 뒤 바다의 기름 오염띠를 흡수하는 데 쓰인다고. 4. 진짜 도마뱀처럼 벽을 타고 오를 수 있는 로봇 도마뱀이 만들어졌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대학 팀이 도마뱀의 움직임을 연구해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 팀은 진짜나 로봇 도마뱀이나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게 움직이지 않는 게 최선이란 점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5.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초콜릿 상자를 옆에 두고 늘 즐기는데 다른 사람은 먹을 수 없다고 새로운 ITV 다큐멘터리가 폭로했다. 여왕의 두 번째 조카인 파멜라 힉스 부인은 ‘여왕과 함께한 내 세월(My Years with the Queen)’에서 여왕 폐하의 치아 건강 상태를 알리기도 했다. 6. 미국 흑곰이 이상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인간과 친해지겠다며 덤벼들었다. 네바다주에서도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흑곰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들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사람들 무리에 가까이 있었던 어린 곰이 완전히 편해 보였다. 사람들에게 사과를 건네받아 안뜰 뒤에서 먹었다. 물론 불행히도 이런 식이 아니라면 치명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일이었다.7. 구조대 임무를 수행하던 조랑말 미키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예사롭지 않은 임무를 찾아냈다. 영국 윌트셔주 훌라빙턴 북클럽 회원들에게 소설책을 배달하는 임무다. 엘리자베스 패리윌리엄스의 어머니인 애비 엘리엇윌리엄스가 북클럽을 운영하는데 회원들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사서가 책을 조랑말 등의 바구니에 책을 담아준다. 8. 대다수 사람은 슈퍼마켓에 가면 염가할인 상품을 가득 실을 수 있길 바란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불운한 남성은 차에 1만 5000 마리의 벌이 차지하고 있었다. 식료품점에 장 보러 가면서 창문을 올리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는 차를 움직일 때까지도 까마득히 몰랐다. 하지만 운 좋게도 이 남성의 차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한 비번 소방대원이 안전하게 벌들을 쫓아내줬다..9. 영화 ‘매리 포핀스’의 스타 딕 반 다이크(95)가 길거리에서 한움큼의 현찰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의 한 은행 앞에서 였는데 일자리를 찾아주는 한 단체에 줄지어 서 있던 이들에게 얼마씩을 쥐어주었다. 10.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에 대한 만화책이 발간됐다. 돌리 파튼이나 테레사 수녀처럼 만화로 그려지는 대접을 받았다. 아울러 색칠하기 책도 이달 말쯤 발간될 예정이다. 이른바 ‘여성의 포스(Female Force)’ 시리즈인데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을 다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언론 “왕실 폐지” 英여왕 “사적 문제”

    美언론 “왕실 폐지” 英여왕 “사적 문제”

    영국의 인기 뉴스 앵커가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아 하차했다. ‘젊은 왕실’을 상징하던 이들 부부의 왕실 내 인종차별 폭로에 미국 언론에선 구습에 얽매인 왕실을 없애야 한다는 폐지론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며 영국 왕실도 방송이 나간 지 이틀 만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마클에 막말한 인기 영국 앵커 하차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방송사 ITV는 9일(현지시간) 유명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55)이 6년여간 진행해 온 자사 주요 프로그램인 ‘굿모닝 브리튼’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마클에 대한 모건의 비난이 적정 수위를 넘어섰다는 논란을 부른 탓이다. 전날 방송에서 모건은 마클의 CBS 인터뷰에 대해 “미안하지만 마클의 말을 한마디도 신뢰하지 않는다. 마클이 일기예보를 읽어 준다고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왕실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멸시당할 만하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흑인 혼혈인 마클이 “왕실 일원이 아기의 피부색을 문제 삼았고 인종차별을 느꼈다”고 한 대목을 거짓말로 규정한 모건은 ‘피노키오 왕자비’란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인종차별 논란을 두고 영미 간 반응에 온도차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다. 인종차별에 민감한 미국에선 ‘유연성이 결여된 왕실의 모습’(CNN), ‘왕실이 극복하기 어려운 (쇄신의) 문제’(ABC) 등의 진단이 나왔다. 영국에선 입헌군주제 전통을 공격하는 해리 부부의 인터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피노키오 왕자비’라고 매도한 모건의 불신에는 “정신적으로 약해진 이들의 어려운 고백을 공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당국은 모건의 발언에 대해 4만 1000건의 진정이 접수되자 발언에 가학성이 있다고 보고 방송윤리에 부합하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정신보건 단체 ‘마인드’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英여왕 “인종차별, 심각하게 다룰것” 인터뷰 이후 파문이 이어지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왕실은 이날 성명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면서도 ‘왕실 내부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론] ‘매국노 고종’은 일제의 역사 왜곡이다/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시론] ‘매국노 고종’은 일제의 역사 왜곡이다/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3월 26일은 영웅 안중근 순국일이다. 1910년 2월 14일 그는 뤼순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사흘 뒤 법원장을 만난다. 그 자리에서 그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상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렇게 하면 일본의 통치를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이어서 그는 이토 히로부미가 앞세운 동양 평화론의 거짓을 낱낱이 지적하면서 이토가 우리 황제의 ‘총명’을 이기지 못해 강제로 퇴위시켰다고 하였다(‘청취서’). 안중근 의사가 고종 황제를 평가한 귀중한 사료다.  최근에 고종을 매국노라고 지칭하는 책이 나왔다. 매우 선동적이다. 저자는 서문에 “누가 고종을 변호하는가?”, “고종은 악의 근원”이라고 했다.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폭언을 일삼는가? 안중근이 바로 고종 변호 1호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이 책은 고종이 뇌물을 받고 신하들에게 ‘보호조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2005년 한 일본 역사학자가 고종 황제 협상지시설을 내놓았다. 한국 측에서 이토가 황제의 저항 사실을 인멸하기 위해 사후에 ‘실록’ 기록을 조작한 것임을 낱낱이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 측에서 나온 반론은 없다. 고종이 뇌물을 받았다면 어찌 헤이그 평화회의 특사 파견이며, 강제 퇴위의 역사가 있었겠는가.  저자는 ‘주한 일본공사관기록’ 1905년 12월 11일자 하야시 공사가 가쓰라 총리에게 보낸 보고서에 근거해 고종이 뇌물을 받고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주장한다. 11월 17일 ‘보호조약’ 강제 후 20여일 지난 뒤에 올린 사후 보고서다. 기밀비 10만원 중 2만원을 황제 쪽에 보냈다고 하지만, 황제가 직접 받았다는 말은 없다. 청일전쟁 때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일본 군부는 러시아가 주동한 삼국간섭으로 랴오둥반도를 내놓게 되자 뒷날을 도모해 한반도의 전신시설 관리를 위해 일본군 1개 대대의 한반도 잔류를 희망했다. 전신시설은 조선 정부가 시설한 것인데 저들이 제 것처럼 계속 쓰겠다는 것이다. 이노우에 가오루 공사가 성사를 위해 조선 왕실에 300만엔을 내놓았다. 고종은 크게 노하여 물리치고 일본군의 즉각 철수를 두 번, 세 번 명령했다. 수모를 당한 일본 군부는 이듬해 왕비 살해 만행을 저질렀다.  책의 저자는 고종을 비난한 서양인 기록도 활용했다. 서양인들 것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다. 나는 서양인의 평가라면 ‘코리안 레포지터리’(1896년 11월)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추천한다. 한국 체류 10년 된 호머 헐버트와 헨리 아펜젤러가 취재한 기사다. 감리교 닌드 주교가 서울에 와서 알현할 때 왕은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신문명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들이므로 더 많이 보내 달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이 기사는 우리 서양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결코 잊을 수 없는 말씀이라는 평도 붙였다. 군주는 이 나라 최고 지식인으로 ‘개혁적’이라고도 했다.  고종 황제 무능설은 일제가 1905년 ‘보호조약’ 강제 후 저들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은 군주가 무능해 일본의 보호를 받게 됐다고 선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죽은 지 오래인 대원군을 환생시켰다. 대원군은 서원 철폐를 단행할 정도로 개혁적이었는데, 왕과 왕비가 그를 실각시켜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왕비 살해 만행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모면해 보려는 음흉한 수작도 붙였다. 일본인들이 왕비를 죽인 것이 아니라 대원군이 왕비를 없애려는 것을 보고 조선의 장래를 위해 도왔을 뿐이라고 했다.  ‘고종실록’은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것으로 1904년 러일전쟁 이후 기록은 저들에게 유리한 것들로 채웠다. 이를 활용하는 데는 전문적 통찰력이 필요한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고종 죽이기에 급급해선지 사료를 잘못 읽은 곳이 한둘이 아니다. 미숙한 책의 폭언을 취해 시국을 비판하는 논설까지 언론에서 몇이나 나왔다. 어리석은 역사 남용이다.  광복 70여년에 아직도 일제 역사 왜곡의 덫이 작동하다니 어이가 없다. 고종 죽이기는 미청산 상태인 한일 간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종은 강제로 퇴위당할 때 연해주 최재형 등에게 군자금을 보냈다. 그 돈으로 ‘대한의군’이 창설됐다. 안중근은 이 부대의 우장군이었다. 안중근은 이토 처단 후 신문 초기에 ‘이토 히로부미 죄악 15가지’를 서면으로 내놓았다. 후세 역사가라도 빼고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타당한 것들을 열거했다. 그의 ‘고종 황제 변호’를 누가 왈가왈부할 것인가.
  • [금요칼럼] 태종의 청렴한 공신/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태종의 청렴한 공신/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고려 평장사 박송비의 후손과 영해 호장 황단유의 후손이 재산을 둘러싸고 싸웠다. 양측은 조선 초기의 유력한 공신들로 평장사의 후손은 청성군 정탁이요, 호장의 후손은 금천군 박은이었다. 노비 소송을 전담하는 기구(노비변정도감)에서 조사한 결과, 양측은 소유권을 입증할 문서가 없었다. 그런데도 관청에서는 노비를 실제로 사역하던 박은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정탁이 이의를 제기하고, 문제의 노비를 국가 소유로 하든가 또는 양측에 똑같이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태종은 국가 소유로 하라고 명령했다(실록, 태종 14년 11월 20일). 노비를 빼앗긴 박은이 억울해하자 태종은 사건을 대간과 형조에 넘겼다. 그들은 말썽 난 노비 20명은 국가 소유로 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이에 왕은 도감의 관리들에게 판결을 잘못 내린 책임을 묻고, 소송이 재연하지 못하게 서류를 불태우게 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왕은 흔들렸다. 가타부타 설왕설래가 한참 이어지다가 새로운 법이 제정됐다. 일단 국가 소유가 된 노비는 원주인에게 반환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태종 15년 1월 21일). 태종의 총애로 박은이 좌의정으로 승진하자 노비 소송 건이 다시 일어났다. 과거의 일은 도승지 유사눌의 책임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태종은 형조와 대간에 사건의 재심을 명령했다(태종 17년 윤5월 9일). 그러나 사리에 어긋난 일이라 일이 지지부진했다. 한 달쯤 뒤 박은이 노비의 반환을 왕에게 간청했다(태종 17년 6월 6일). 연사흘 동안 같은 청원이 반복됐다. 태종은 측근인 승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네 명의 승지는 그들은 이미 국가 재산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조말생은 달랐다. 그는 왕의 속생각을 눈치채고 그들은 본래 호장 황단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태종은 조말생을 통해서 박은을 편들기로 작심했다. 그래서 지난날 해당 사건을 다룬 관리를 모두 옥에 가두었다. 이어서 아직도 미적거리며 이 사건을 왕의 뜻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던 관리도 무더기로 체포했다. 왕은 10여명의 신하를 의금부에 가두고, 대신 윤향과 조말생에게 그들의 죄를 추궁하라고 했다. 취조관 윤향도 왕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미움을 산 승지 4명과 함께 감옥으로 보냈다(태종 17년 6월 12일). 수감자의 수를 늘리며, 태종은 조말생을 수족으로 부리며 조정을 위협했다. 이제 그깟 20명의 노비가 누구 것인가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칫하면 조정에서 영영 쫓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관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때도 올곧은 신하가 있었는데, 사헌부 장령 정흠지였다. 그는 대뜸 박은을 공격했다. “정승인데도 국가의 사무는 꺼내지 않고, 개인적인 일만 보고 있습니다. 대신의 체모가 없습니다.”(태종 17년 6월 12일) 이 한마디로 정흠지는 파직돼 세종 때에야 다시 임용됐다. 한 차례 큰 소동 끝에 사건이 종결됐다. 박은은 노비를 되찾았고, 신하들은 옥에서 풀려났다. 실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소송의 당사자들은 소유권을 증명하는 문서가 없었다. 도감의 고위관리 박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박은은 황단유의 직계 자손도 아니었다. 그는 호장과 성이 다른 6촌 아우 이지성의 외가 쪽 자손이었다. 상속권도 없이 후손 노릇을 했으나, 후세는 도리어 그의 청빈함을 기렸다. 눈치 빠른 조말생은 수년 뒤 뇌물을 받고 남의 소송에 간여하다 귀양까지 갔으나, 다시 출세했다. 나는 세상일을 모르나, 비슷한 일은 지금도 있을 법하다. 권력은 늘 이리저리 움직이나, 눈치가 빠르거나 배짱이 두둑한 이는 횡재도 하고 아름다운 이름을 남길 때도 많다. 이치로 보면 우스운 일이지만, 어디 그게 잘 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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