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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프로농구] “토종 코트여왕은 나!”

    2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은행-삼성생명전을 통해 막을 올리는 07∼08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볼 수 없다.7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 그동안 센터는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또 새 시즌은 단일리그로 치러진다. 전체 7라운드로 팀당 정규 35경기, 전체 105경기. 플레이오프도 5전3선승제로 늘었다. 장기 레이스라 체력 안배와 적절한 선수 활용이 승부의 관건으로 꼽힌다. ●센터의 귀환 이번 시즌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다. 부상 등으로 지난 시즌을 뛰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센터들이 많아 외국인 선수가 없는 이번 골밑 경쟁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금호생명의 강지숙(28·198㎝)이 가장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주축 선수로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했었으나 심장 판막에 구멍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코트를 떠났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뒤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은 강지숙은 “하은주를 잘 알기 때문에 막아낼 자신이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신세계에는 허윤자(28·183㎝)와 정진경(29·190㎝)이 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 멤버인 허윤자는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1년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다시 팀 주축으로 일어서야 할 때다. 정진경 역시 국가대표 출신으로 타이완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2005년 국내 코트를 밟았다. 무릎 부상으로 긴 재활을 거쳤고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는 중. 삼성생명은 이종애의 초반 공백 탓에,2002년 코트를 떠났던 허윤정(28·183㎝)을 긴급 수혈했다.‘제2의 정은순´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큰 활약 없이 은퇴했던 허윤정은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모두 약점은 있다 우승 0순위는 신한은행이다. 그 뒤를 삼성생명이 추격하고 있고, 나머지 네 팀이 플레이오프 티켓 2장을 놓고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2강4중 판세. 신한은행은 전주원-최윤아가 번갈아 지키는 앞선에서 정선민-하은주가 버틴 포스트까지 빈틈이 없다. 이영주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임달식 감독의 지휘 스타일에 선수들이 얼마나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삼성생명 또한 박정은-변연하-이미선 등 ‘빅3’가 건재하다. 특히 오랜 부상 끝에 지난 겨울리그 플레이오프부터 팀에 합류한 이미선은 전성기 기량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력이 약화됐다. 물론 김진영-김은경-김은혜-홍현희-김계령으로 이어지는 베스트5는 탄탄하다. 하지만 식스맨 층이 얇고 주전과 기량 차이가 크다. 만년 하위권 금호생명은 강지숙을 영입해 높이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팀의 버팀목이 될 해결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큰 변화가 없다. 세계청소년여자선수권 득점왕 출신인 루키 강아정을 뽑은 것은 전력의 상승 요인. 무엇보다 김영옥-김지윤이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日 왕실/ 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최고의 논픽션 작가로 꼽히는 오야 소이치는 일본 왕실을 메이지 시대까지 적나라하게 파헤친 ‘실록 천황기(天皇記)’란 명저를 남겼다. 그는 “왕실의 가장 큰 사명은 왕실 그 자체를 존속시키는 것. 천황(일왕)은 가미요(神代·천황의 전신)로부터 전해오는 ‘피’를 후세에 잇는 살아 있는 바통이자 성화이다. 이 불은 어떤 일이 있어도 꺼지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이것이 왕실의 모든 조직, 제도, 시설 속에 일관한 사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왕실을 꿀벌 사회에 빗댔다. 꿀벌 사회를 존속시키는 정점인 여왕벌과 그의 ‘성적 예비군’인 수컷 일벌과의 관계를 왕과 왕의 피를 받는 궁내의 여성에 비유했다. 일본 왕실은 대대로 사명을 다해 다산이 이뤄지긴 했지만 성인이 되기 전 사망률이 80%에 달했다. 유아 사망률은 꽤나 높아서 메이지 일왕(1852∼1912)만 해도 왕비 외에 5명의 첩을 둬 15명의 자식을 봤으나 그중 10명이 성인이 되기 전에 죽었다. 오야는 왕실의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의 하나를 조혼에서 찾았다.2차대전 패전과 함께 신의 자리에서 인간으로 내려온 일왕과 왕족들은 현대의 결혼제도인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있는데 왕위를 이을 남자는 귀한 편이다. 뉴욕타임스에 “일본 왕실은 거대한 스트레스 덩어리이며 왕족은 일년 내내 먹고 자기를 반복한다.”고 고백한 도모히토(61) 친왕은 쇼와 일왕의 동생 다카히토의 장남이다. 왕위와 거리가 먼 그는 얌전한 왕족과 달리 튀는 언행으로 유명하다. 수염을 기르고 라디오 DJ까지 했던 그는 왕실의 금기인 병력 공개에 대해 “2세대에 걸쳐 6명이 암을 앓았다.”고 털어놨다. 왕실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사회적 검열의 총칭인 ‘국화 터부’가 철통 같은 일본에서 왕족인 그의 발언은 거침없다. 나루히토·마사코 왕세자 부부의 공주 출산을 계기로 ‘황실전범’을 고치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여성도 왕위를 잇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도모히토는 “첩을 둬서라도 남자가 대를 잇자.”는 과격한 여왕 반대론자이다.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해 9월 여론조사에서 여왕을 인정하자는 일본인이 72%나 됐다. 이쯤되면 여왕대세론이랄 수 있지만 ‘남성의 벽’을 넘기가 어려운 게 일본이기도 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한글날과 영어 광풍/함혜리 논설위원

    오늘은 한글 반포 561돌이 되는 한글날이다.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訓民正音)을 1443년 창제해 1446년 공포했다. 한글의 모음은 우주를 이루는 세가지 요소인 하늘과 땅, 사람이 어우러진 형태이며 자음은 입모양을 관찰한 음성학적 연구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다. 쉽고 간결하며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한글 덕분에 우리는 말과 글이 일치된 문명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해마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 말과 글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해가 갈수록 한글 파괴는 도를 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인터넷과 방송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까지 출처 불명의 ‘외계어’가 범람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영어소통 능력이 바로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인 것처럼 온 나라가 영어광풍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이다. 토플시험 한국 응시생이 세계 전체 응시생의 20%에 육박하고, 그 응시생 중 초·중·고생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는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예산이 한해 3조원이 채 안 되는데 영어관련 사교육비는 14조원 이상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 수가 2001년 7944명에서 지난해 2만 9511명으로 크게 늘었다. 영어를 배울 수만 있다면 지구 끝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영어 발음을 미국식으로 하기 위해 아이의 혓바닥 수술까지 마다않는 부모가 있다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대학에서는 영어졸업인증제를 실시해 토익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하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 영어강의 비중도 점점 높아져서 이대로 가다간 국문학이나 국사 강의도 영어로 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가 필수라고 하지만, 그리고 취업시험에서 영어능력을 최우선으로 평가하는 곳이 많기는 하지만 해도 너무 한다. 언어란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역사와 얼이 담겨 있는 무형의 그릇이다. 고유 언어와 글을 잃은 민족은 더이상 민족이라고 할 수 없다. 영어 한마디 잘 하는 것보다는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계승, 발전시키되 세계화의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외국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국제시민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세종이 발명한 최고의 알파벳 한글/김영욱 지음

    세종이 발명한 최고의 알파벳 한글/김영욱 지음

    “한글은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모든 언어학자들로부터 고전적인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한글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다.”(영국 역사가 존 맨) “한글이 중요한 까닭은 서방 세계의 모든 알파벳이 수백년에 걸쳐 수많은 민족의 손을 거쳐 개량되어 온 것인 데 반해 한글은 실제로 발명됐기 때문이다.”(미국 메릴랜드대 램지 교수) 한글은 1996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언어학자들의 학술회의에서 세계 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을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종이 발명한 최고의 알파벳 한글(김영욱 지음, 루덴스 펴냄)’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한글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 지은이는 서울시립대 국어국문과 교수로 언어문화사 및 고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세종 10년 영남 지방의 강주(지금의 진주)에서 김화라는 자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효를 중시하는 유교 이념에 따라 움직이던 조선 사회에 살부 사건은 지금보다 훨씬 더한 충격이었다. 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김화의 사건을 보고 받고는 낯빛이 변하여 스스로의 부덕함을 여러 번 자책했다고 한다. 왕은 고심 끝에 살부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 전체의 풍속에 관한 문제라고 진단한다. 백성들이 알기 쉽게 그림을 그려 삼강행실도를 편찬하고 이를 배포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살부 사건이 발생한 지 18년 후에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인 훈민정음을 발명하여 반포한다. 아무리 그림을 그려 이해하기 쉽게 효자, 충신, 열녀의 이야기를 배포한다 해도 백성들이 그 뜻을 알지 못하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세종은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은 백성들이 문자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왕이 백성 위해 만든 최초의 문자 세계 역사상 전제주의 체제에서 왕이 일반 백성들을 위해 문자를 창제한 예는 없다. 하지만 한글의 창제와 반포까지에는 최만리를 비롯한 신하들의 끈질긴 반대 등 많은 고초가 있었다. 특히 훈민정음 반포 6개월 전에는 세종이 끔찍이도 사랑하던 아내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난다. 세종은 소헌왕후와의 사이에 8남2녀를 두었는데, 조선 왕조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자녀를 낳은 왕비가 바로 소헌왕후다. 세종은 죽은 왕비를 위해 580편이 넘는 서사시로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노래한 ‘월인천강지곡’을 짓는다. 이 가운데 기이(期二)는 종결어미가 극존칭인 하소서체로 끝나는데 이 존칭의 대상은 바로 소헌왕후였다. 하늘로 간 아내에게 보내는 비밀 편지와 같은 시의 내용은 현대 국어로 옮기면 “천년 전의 말이지만 귀에 들리는 듯 생각하소서…”란 구절이 된다.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디지털 시대에 한글이 더 각광받는 것은 쉽고 경제적인 ‘가획의 원리’ 때문이다.‘ㄴ’에 ‘ㅡ’를 더하면 ‘ㄷ’이 되고, 여기에 획을 더하면 ‘ㅌ’이 되는 한글은 운용의 효율성에 있어서 알파벳보다 뛰어나다. ●한글의 핵심은 실용성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 교회의 교포 학생들은 열흘 만에 한글을 완벽히 깨우친다. 한글이 반포된 1446년 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국가다. 이처럼 한글은 지구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문자 시스템이다. 문자를 가지지 못한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저자는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될 문자가 바로 한글이라며, 한글의 핵심은 실용성이라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극 르네상스…인적·물적 자원 몰린다

    사극 르네상스…인적·물적 자원 몰린다

    안방극장이 또 한번의 사극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몽’‘연개소문’‘대조영’등 고구려 드라마로 시청률 재미를 톡톡히 본 방송사들이 하반기를 맞아 일제히 사극을 쏟아내고 있는 것. 환관 내시의 삶을 조명한 SBS ‘왕과나’를 비롯해 단군신화와 광개토대왕을 소재로 해 눈길을 모으고 있는 MBC ‘태왕사신기’까지 내용도 다양할 뿐 아니라 장르도 정통사극과 판타지를 넘나든다. 극 초반인데도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왕과나’는 아역 출연분만으로 시청률 25%대까지 올랐고,‘태왕사신기’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등 볼거리 덕에 방영 3회 만에 30%대를 넘보고 있다. 17일부터는 조선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현군으로 일컬어지는 정조의 업적과 사랑을 그린 ‘이산’(MBC)이 전파를 탄다. ●인적·물적 자원, 사극으로 몰린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사극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불치병, 출생의 비밀, 재벌 2세 등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한국형 트렌디 드라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부터다.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만 받쳐준다면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장편이 많은 사극은 충성도 높은 중장년층의 눈에 들기만 하면 끝까지 높은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요즘 사극들은 블록버스터급을 표방하며 통상 1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자해 스케일로 압도하곤 한다. 최근 HD(고화질)TV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사들은 의상과 소품에도 거액을 들이며 볼거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총 43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태왕사신기’는 방영소식과 함께 주식시장도 들썩였다. 특히, 각종 지방자치단체들도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드라마 세트장 건립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이다. 연예계에서도 사극을 중견 연기자의 전유물로 여기던 인식에서 벗어났다. 최근엔 톱스타들은 물론 연기자로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싶어 하는 젊은 탤런트들의 사극 출연이 눈에 띄게 늘었다.‘왕과나’의 구혜선, 고주원, 이진과 ‘이산’의 한지민,‘태왕사신기’의 이지아 등 옛날 같으면 현대극을 선호할 젊은 피들이 사극에 모여들고 있다.‘왕과나’에서 조치겸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전광렬은 “요즘 젊은 후배들의 사극 진출이 현저히 늘었는데 그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퓨전 사극 스타일이 늘어나면서 어투나 분장 등에 현대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정치권·방송가에서도 큰 화두 올 하반기 ‘사극전쟁’이 안팎으로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눈앞으로 다가온 대선과도 무관치 않다. 드라마와 현실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그간 군주드라마들은 대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왔다.‘태왕사신기’와 ‘이산’의 제작을 맡은 김종학 프로덕션의 김종학 PD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의 접촉 제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개토대왕은 방어에 그치지 않고 영토 확장 등 현실에 도전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였다.”며 “드라마를 통해 좋은 지도자뿐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청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왕과나’의 김재형 PD는 애써 정치적 해석을 피했다. 김PD는 “흔해 빠진 임금과 대신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왕의 그늘에 가려진 내시를 통해 진정한 사랑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인공 처선(오만석)과 성종(고주원), 소화(구혜선)의 갈등이 극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만큼 광의의 군주드라마적 성격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사극 대전은 하반기 주도권을 잡으려는 방송가에서도 최대의 화두다. 상반기 ‘내 남자의 여자’와 ‘쩐의 전쟁’으로 연타석 홈런을 쳤지만, 다소 주춤한 SBS는 ‘왕과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시청률 50%를 넘나들던 ‘주몽’이후, 뚜렷한 히트작이 없다가 최근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회생기미를 보인 MBC도 ‘태왕사신기’를 주4회 파격 편성하는 등 초반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사육신’등 주중 미니시리즈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KBS는 내년 1월 세종대왕 일대기를 그린 ‘대왕 세종’과 홍길동을 새롭게 재창조한 퓨전 사극 ‘홍길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사극 전쟁이 방송, 정치권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시론]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지혜/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시론]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지혜/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매사마골(買死馬骨)’이란 말이 있다. 중국 고대에 연(燕)나라의 왕이 인재를 찾아 나섰을 때 왕의 스승이 들려준 이야기다. 어떤 왕이 명마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자 왕에게 천금을 요구한 신하가 있었다. 왕은 돈을 건넸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죽은 명마의 뼈에 불과했다. 당연히 왕이 화를 내자 신하가 말했다. “명마는 워낙 귀해 누구도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 그 뼈를 사느라 거액을 지불했습니다. 이 소문이 세상에 퍼졌으니 비싼 값에 명마를 팔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과연 그 말대로 되었다. 이에 감동한 연나라 왕이 인재를 대우하자 천하의 인재가 몰려와 부국강병을 이루었다. 이 이야기를 새삼 꺼낸 것은, 국가 발전의 동력인 이공계 인재가 태부족하다는 보도에 마음이 답답해졌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올해 2학기에 공대 교수 7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단 한 명도 뽑지 못했다. 대학이 기대한 유능한 지원자가 없었다고 한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젊은이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는 것은 취업률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노동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0% 미만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이공계 출신이 노동력의 30%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다. 독일에선 이공계 출신을 채용하면 국가가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할 정도다. 그래서겠지만 독일의 이공계 박사들은 실업률이 0.4%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국내 대학의 이공계는 인재의 불모지가 되어가고 있다.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의대나 한의대로 몰려들고, 중상류 대학에선 기초학업능력 미달인 학생들이 많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부실한 학사관리다. 입학만 하면 사실상 졸업이 보장된다. 독일의 경우 수학, 물리학 등 이공계에 낙제생이 많다. 졸업생은 입학생의 절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공계 졸업생이라면 평점에 관계없이 성실하고 유능하다는 사회적 평가가 따른다. 국내 이공계 대학은 연구여건도 나쁘다. 연구시설은 하향 평준화되어 있고, 보수는 연공서열 순이다. 동일 직급에선 평등이 거의 철칙이다. 이것은 학문 발전의 적(敵)이다. 사정이 여러 모로 답답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수한 과학자들이 귀국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귀국 후 포부를 펼칠 여건이 안 되어 있어 그들의 애국심에 호소해 귀국을 종용할 수는 없다. 젊은 연구자들은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라도 귀국이 쉽지 않다. 기러기 아빠가 즐비한 현실을 감안할 때 어린 자녀를 데리고 귀국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해결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매사마골’에 담긴 뜻을 되새겨 본다. 왕이 명마를 구하려고 천금을 썼듯, 연구 여건과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큰돈을 투자해야 옳다. 학문의 발전을 방해하는 대학의 무조건적 평등주의도 청산 대상이다. 죽은 명마의 뼈라도 사들이겠다며 세상을 순례할 자세가 요구된다. 앉아서 인재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오산이다. 목마른 이가 샘을 판다. 해외의 유명 대학은 인종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유능한 학자를 찾기 위해 애를 쓴다. 그들은 일부러 국제 학회를 쫓아가 유망한 학자를 데려간다. 축구선수 한명을 뽑기 위해 명감독이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오가는 세상이다.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을 위한 ‘명마’라면 그 정도 고생과 비용은 각오해야 한다. 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 “야비한 X!” 13살소녀 성폭행·동거한 사내

    “세상에 이같이 야비한 XX가 어디 있습니까.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13살짜리 초등학교 여학생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는 것도 모자라 공갈·협박해 동거까지 하다니!” 중국 대륙에 한 30대 사내가 집주인 딸인 초등학교 여학생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뒤 이를 미끼로 윽박질러 동거생활까지 하는 파렴치한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중동부 안후이(安徽)성 보저우(*州)시 멍청(蒙城)현 쉬팅(許町)진에 살고 있는 30대 초반의 한 사내는 이제 겨우 13살짜리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폭한 다음 동거까지 하다가 공안(경찰)당국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지 못해 끝내 덜미를 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월24일 멍청현 쉬팅진 주민 가오(高)모씨 부부가 초등학생 딸 징징(晶晶·13)양이 가출했다는 신고를 내면서 알려졌다. 가오씨 부부는 징징양이 한달여전인 지난 6월9일 집안에 편지 한통만 달랑 남겨둔채 가출했다고 밝혔다.그 편지에는 가족들이 자신을 너무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외로워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씌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남긴 편지는 400여자로 씌어져 있었는데,한 자의 오류도 발견할 수 없는 데다 도저히 초등학생이 썼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유창한 어휘를 구사한 점을 중시,공안당국은 그녀가 단순 가출 사건이 아니라 유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공안당국은 이를 위해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조사에 들어갔다.초동수사 과정에서 가오씨 집 주변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폐휴지 한 장을 발견했다.그 종이의 글씨와 징징양이 남기고 간 편지의 글씨와 일치했고 어른이 쓴 글씨임이 분명했다. 공안당국의 조사결과 버려진 폐휴지는 지난 2005년부터 세들어 살다가 지난 4월 가오씨와 한바탕 싸우고 이사간 왕(王·33)모가 가장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다.왕은 가오씨 집에 세들어 살면서 쉬팅탄광 채탄부로 일했다. 이에 따라 공안당국은 왕을 긴급 소환,심문에 들어갔다.하지만 왕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종자는 이어 “만약에 의심이 간다면 증거를 대라.”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한참을 고심하던 공안당국은 우선 정정양의 신변 확보가 사건의 열쇠로 보고 그녀를 찾기 위해 나서 최근 왕이 옮겨간 안후이성 화이베이(淮北)시에서 징징양을 찾아냈다.조사 결과 왕은 지난해 3월 어느날 저녁 그녀를 성폭행한 뒤 지난 4월까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왕은 이사간 뒤에도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면 죽여버리겠다.”며 성폭행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징징양이 가출하도록 욱대겨 동거생활에 들어갔을 정도로 야비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공안당국은 이에 따라 왕을 긴급 체포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펄펄 끓는 증시… 웃고 우는 증권맨

    코스피지수가 2000에 육박하면서 증권맨들 사이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고객 돈을 굴려 투자수익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영업직 직원 중 한 달에 최고 1억원까지 월급(성과급 포함)을 받는 직원이 나오는가 하면 투자수익률이 저조한 영업맨은 몇백만원에 불과하다. 펀드 판매에 치중한 증권사 직원이나 영업과 다소 거리가 먼 본사 직원들에게 성과급은 남의 이야기다. 1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007회계연도 1·4분기(4∼6월) 8개 상장 증권사의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68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3%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이 1325억원, 삼성증권 1141억원, 우리투자증권 1088억원 등으로 2000년 이후 분기 최대실적이다. 코스피지수가 4월 이후 신기록 행진을 벌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4∼6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 83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의 영업왕(최고 성과를 올린 영업직원)들은 3개월 동안 수억원대의 급여를 받았다.주식중개업무의 강자로 평가받는 대우증권의 영업왕은 3억 4000만원을 받았다. 대우증권 영업사원 중 상위 25%에 해당하는 직원들의 분기 평균 성과급은 5000만원이다. 전체 영업사원 1000명 중 80% 이상이 지난달 성과급을 받았고 상위 10%의 성과급은 2000만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왕은 지난 3개월 동안 2억 1000만원을 받았다. 이 증권사에서 성과급만 1억원이 넘는 직원이 4명이다.현대증권 영업왕도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았다. 대신증권 영업왕은 지난달에만 5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증시 호황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수십억원대의 연봉을 받은 영업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펀드판매가 중심인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성과급 지급액이 크지 않다. 본사 직원의 경우 월별·분기별 성과급이 없다. 지방 소재 지점의 경우 굴리는 돈의 액수 자체가 적어 성과급이 몇백만원에 그친다. 모 증권사 지방 지점장은 “영업을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투자액수 자체가 기본적으로 적어 요즘 호황장에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다.”고 전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웨그먼스 LPGA] 민나온 “첫 승 반드시 딴다”

    “페테르센 한 번 더 붙어보자.”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깜짝 스타’ 민나온(19)이 22일 밤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파72·6328야드)에서 개막하는 웨그먼스 LPGA대회에 출전, 생애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2주 전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3위에 입상, 무명에서 스타로 깜짝 변신한 그에게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전까지는 ‘월요예선’에 나가 해당 대회 출전권을 따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사실상 올시즌 잔여 대회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 상금랭킹도 27위(21만 8014달러)로 훌쩍 뛰어 내년 풀시드도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다.“이번 대회를 잘 치러야 다음 대회 순번도 돌아온다.”는 초조함과 압박감에서 일단 해방된 셈. LPGA챔피언십 직후 민나온은 “목표를 조금 끌어올릴 때가 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 목표가 바로 1승. 한창 주가가 치솟은 직후 치러지는 이번 대회가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더욱이 자신을 포함해 두 차례나 한국선수를 물리치고 2승을 달성한 상금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출전해 전의를 불태운다. 그의 말대로 큰 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본 경험이 가장 큰 자산. 여기에 드라이버샷이 258.1야드(24위)로 거리싸움에서 뒤지지 않는 데다 67%의 녹록지 않은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 그리고 평균 퍼트수 1.76개(3위) 등 기량으로 보면 우승컵을 잡는 데 모자람이 없다. 올해 최고의 루키가 거머쥘 신인왕은 덤으로 붙은 목표. 동갑내기 안젤라 박이 루키포인트 516점으로 1위를 달리는 데 견줘 민나온은 이제 287점으로 절반을 조금 넘었을 뿐. 그러나 치른 대회 수 역시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신인왕 경쟁은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고 사실상의 시작은 이번 대회부터”라는 게 그의 각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1) 태국(상)

    [이젠 포스트 BRICs] (11) 태국(상)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태국 방콕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수완나품 국제 신공항은 지난해 9월28일, 아시아 허브 공항을 꿈꾸며 문을 열었다. 터미널 내부 면적은 56만㎡로 세계에서 가장 넓고, 관제탑은 132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도착한 공항은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고압선이 뒤엉킨 천장은 머리에 닿을 듯 낮고, 회색 콘크리트 벽에는 크고 작은 금이 가득했다. 면세점이 빼곡하게 들어선 터미널 복도는 너무 좁아서 오가는 사람과 부딪치기 일쑤였다. 연간 처리 승객 수가 4500만명이라는데 화장실에 대변기칸은 3∼4개뿐이다. 어린이 화장실이나 수유실은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몇 개월 만에 활주로와 유도로에 균열(100여곳)이 생겨 국내선 항공편은 40㎞ 떨어진 돈무앙 공항으로 옮겼다. 태국 국민들은 수완나품 공항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권력남용·부패의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수출·관광 등 대외부문이 성장 이끌어 인구 6423만명(세계경제 2005년)이 한반도 면적의 2.3배(51만 4000㎢)에 모여 사는 태국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19일 18번째 군사 쿠데타가 발생, 손티 분야랏끌린 육군 총사령관이 부정부패와 국왕 모독 혐의로 탁신을 국외로 추방했다. 경제에도 짙은 안개가 드리워졌다. 지난해 태국의 경제성장률은 5%.1분기는 6.1%로 출발이 좋았지만 5%(2분기),4.7%(3분기),4.2%(4분기)로 계속 떨어졌다. 게다가 연간 성장률도 2003년(6.7%),2004년(6.3%)에 비해 크게 둔화된 상태다. 올해는 3.8∼4.8%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경제사회개발원(NESDB)은 지난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2061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DP 기준)을 3179달러로 추정했다.“국내소비·투자 등 내수가 계속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관광 등 대외부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규모 38.3% 감소 시장경제에 반하는 과도정부의 외환규제조치,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도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말 수라윳 쭐라논 과도정부가 밧화의 평가절상을 막겠다며 외국자본 규제책을 발표하자 외국자본 230억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 증시가 15% 폭락했다. 놀란 정부는 규제책을 두 달 만에 폐지했다. 올 초에는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가 태국 주요 기업의 소유 지분이나 주주총회 의결권을 5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제한 업종은 신문 TV 쌀농사 천연자원 부동산 법률 등이다. 개정안은 태국 의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코트라(KOTRA) 주덕기 태국 무역관장은 “탁신 전 총리가 통신회사인 친코퍼레이션 지분 49.6%를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하자 국민들이 자국내 기반시설을 외국에 팔아넘겼다며 분노했다.”며 개정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외국인 투자 규모는 81억 1100만달러로 전년보다 38.3% 감소했다. ●국왕 중심의 삶… 월요일마다 노란 물결 월요일이면 방콕 거리는 노란 물결로 넘실거린다. 아이들도, 직장인들도 노란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악마와 닮았다. 우리가 축구를 위해 붉은 옷을 입었다면, 그들은 푸미폰 아둔야뎃(80) 국왕을 위해 노란 옷을 선택했다. 지난해 즉위 60주년을 맞은 국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국왕을 존경하는 마음을 노란색에 담았다.16년간 태국에서 산 이민 1.5세대 박창수씨는 “국왕이 그려진 지폐를 꾸기지 않도록 교육받을 만큼 태국 국민은 국왕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왕은 태국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이에 국왕이 살아 있는 한 정치 불안이나 경제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히려 숨고르기가 끝나면 태국이 더 높게, 더 멀리 비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태국투자청(BOI)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은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는 태국의 ‘열린 경제’ 정책은 흔들림이 없다.”면서 “호주·일본에 이어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해 동남아시아 수출·생산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달 일본과 FTA를 공식 체결해 앞으로 10년 동안 태국은 철강, 자동차부품, 전기·전자제품 등의 관세를, 일본은 농수산품 등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특히 태국은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5년 이내에 없애 ‘아시아 디트로이트’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방침이다. 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매년 20∼25% 늘어나 180만대(세계 10위)에 육박한다. 수출이 40%를 차지, 수출액이 100억달러에 달한다.10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전혀 수출하지 못했던 이 나라가 호주, 아세안(ASEAN) 회원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자동차 수출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미국의 관세 25% 벽도 FTA 체결로 무너뜨릴 계획이다. 국가경제사회개발원 타닌 파엠 고문은 “올해는 정치 불안으로 경제가 다소 침체되겠지만, 내년부터는 자동차·정보통신·연구개발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jung@seoul.co.kr ■태국사람들 외국기업에 거부감 없어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태국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가. 국가경제사회개발원(NESDB) 타닌 파엠 고문과 태국투자청(BOI)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 코트라(KOTRA) 주덕기 태국 무역관장의 입을 통해 태국 시장의 특징을 살펴본다. 태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과 국제교역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다. 면적 450만㎢, 인구 5억 3000만명의 거대한 아세안 시장이 태국을 통해 무역개방의 길로 나가는 셈이다. 게다가 이 나라는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미개척 시장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주덕기 무역관장은 “외국 자본 유치에 막 눈을 뜬 주변 국가들이 태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태국어를 비즈니스 언어로 사용하고, 태국통화인 밧화로 결제한다. 주변 6개국이 참여하는 ‘메콩강 유역 개발계획(GMS)’ 프로젝트에서 태국이 중심축을 맡고 있다. 국가경제사회개발원 타닌 파엠 고문은 “베트남·인도네시아에 비해 태국은 산업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1860년대부터 발을 내디딘 덕택에 선진적인 공항·도로·항만·철도·통신망이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도로 25만㎞ 가운데 국제적인 고속도로가 40%를 웃돌고 방콕과 주변 도시를 잇는 내부순환도로도 225㎞에 달한다. 항구 122곳의 연간 처리실적은 450만TEU(1TEU는 20pt짜리 컨테이너 1개)이다. 방콕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20㎞)과 지상철(55㎞)도 놓았다. 지반이 약해 지하철 건설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다. 국제학교와 의료시설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태국은 식사할 때 포크와 숟가락을 사용한다. 손으로 음식을 먹던 태국인들이 동·서양에서 필요한 식기류를 하나씩 받아들인 것이다. 태국투자청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은 “포크와 숟가락은 다른 문화를 포용하지만, 독자성을 잃지 않는 우리 문화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1,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독립을 유지한 비결이기도 하다. 다른 것에 관대한 태국인들은 외국인, 외국 기업에 거부감이 없다. 일본이 태국을 동남아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한 이유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독특한 문화 덕분이다. 빈부 격차가 극심한데도 상류층은 맘껏 소비하고 서민층은 이를 지탄하지 않는다. ejung@seoul.co.kr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 “편법경영 제동일 뿐 투자 배척 아니다”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은 태국의 뿌리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외국인 투자를 배척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 지난달 24일 태국 수완나품 국제 신공항에서 만난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은 전쟁을 앞둔 장군처럼 결연했다. 과도정부에서 장관으로 승진한 그는 국내외 신망이 두터운 경제통이다.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무역기구(WTO)와 관광부 차관, 상업부 차관을 지내며 명성을 얻었다. 그런 크리륵크라이 장관이 올해 초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제안해 외국 투자가의 눈총을 받고 있다. 그는 “핵심은 만연한 불법행위를 바로잡는 것인데 언론이 ‘국수주의’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태국 외국인 기업법은 외국인 참여 영역을 3개 그룹으로 분류한다.1그룹은 치안·환경·무기매매·광고·출판·신문·부동산 거래 등이며 외국인의 지분이 50%를 넘지 못한다.2그룹은 회계사·건축사·법률업 등 16개 전문직종으로 관련 부처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3그룹은 100% 외국인 지분 참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행, 편법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모든 업종에서 이루어졌다. 외국인이 현지인을 고용해 기업을 설립하고 소유지분을 50% 미만으로 보유하는 대신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해 기업을 실질적으로 경영했다. 크리륵크라이 장관이 이 편법에 칼을 들이댄 것이다. 그는 “더 이상의 불법은 허용하지 않는다.(개정안이 시행되면)소유 지분이 50%가 넘는 외국인 투자가는 1년 안에 주식을 매각해야 하고, 의결권이 50%를 넘는 외국인 투자가는 2년 안에 의결권을 그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50% 제한은 국가 안보나 천연자원, 태국 문화와 관련한 기업에만 국한된다.”면서 “이는 국제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태국 의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쯤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0년간 태국은 다국적 기업과 공존해 왔다. 풍부한 노동력과 관대한 문화, 맛있는 음식이 태국 시장의 장점이다. 이 매력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jung@seoul.co.kr
  • “아들 낳은 값은?”… 백만장자 vs 씨받이 법정싸움

    “5만 위안(약 600만원)이냐,100만 위안(1억 2000만원)이냐.” 중국 대륙에 아들을 대신 낳아준 값을 둘러싸고 백만장자와 씨받이간에 법정 소송이 벌어지는 바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스옌(十堰)시에 살고 있는 한 백만장자가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젊은 여성과 씨받이 계약을 맺고 아들을 봤으나,씨받이한 값을 제대로 주지 않않아 법정 소송이 벌어져 주변 사람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고 북경일보(北京日報) 인터넷신문인 첸룽(千龍)망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건축업자인 쾅젠밍(況建明)씨는 아내와 알콩달콩 살며 지난 몇년간 큰 돈을 모아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부를 쌓았다.이 덕분에 이들 부부는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은 한 구석에는 육장 돌덩이을 얹어 놓은 것처럼 답답함이 자리잡고 있었다.백만장자의 가산을 이뤘으나 아내가 불임이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바람에 자식 문제가 제대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에 따라 아내 대신 아이를 낳아줄 씨받이를 들이기로 결심했다.2005년 여름 쾅씨는 젊은 여성 왕아이친(王艾琴·가명)을 알게 됐다. 서로 눈이 맞은 쾅-왕씨 이들 두사람은 동거에 들어가기 직전 “만약 아이를 낳아주면 우선 10만 위안(약 1200만원)을 주겠다.”고 구두 계약을 맺었다.왕은 2006년 7월 아들을 낳았다. 쾅씨는 왕이 아들을 낳자마자 구두계약과는 달리 5만 위안(약 600만원)만 달랑 던져주고 아들을 데려가 버렸다.왕씨와 함께 동거하던 집을 찾아가지 않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왕씨는 아들이 생각나 쾅씨에게 아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몇번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이에 화가 난 왕씨는 스옌시 장완(張灣)구 법원에 쾅씨를 상대로 아이를 돌려주고 생활보상비조로 100만위안(약 1억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쾅씨와 왕씨는 올초 이후 물밑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들 두사람아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들 낳은 값은? 백만장자-씨받이 법정싸움

    “5만 위안(약 600만원)이냐,100만 위안(1억 2000만원)이냐.” 중국 대륙에 아들을 대신 낳아준 값을 둘러싸고 백만장자와 씨받이간에 법정 소송이 벌어지는 바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스옌(十堰)시에 살고 있는 한 백만장자가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젊은 여성과 씨받이 계약을 맺고 아들을 봤으나,씨받이한 값을 제대로 주지 않아 법정 소송이 벌어져 주변 사람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고 북경일보(北京日報) 인터넷신문인 첸룽(千龍)망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건축업자인 쾅젠밍(況建明)씨는 아내와 알콩달콩 살며 지난 몇년간 큰 돈을 모아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부를 쌓았다.이 덕분에 이들 부부는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은 한 구석에는 육장 돌덩이을 얹어 놓은 것처럼 답답함이 자리잡고 있었다.백만장자의 가산을 이뤘으나 아내가 불임이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바람에 자식 문제가 제대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에 따라 아내 대신 아이를 낳아줄 씨받이를 들이기로 결심했다.2005년 여름 쾅씨는 젊은 여성 왕아이친(王艾琴·가명)을 알게 됐다. 서로 눈이 맞은 쾅-왕씨 이들 두사람은 동거에 들어가기 직전 “만약 아이를 낳아주면 우선 10만 위안(약 1200만원)을 주겠다.”고 구두 계약을 맺었다.왕은 2006년 7월 아들을 낳았다. 쾅씨는 왕이 아들을 낳자마자 구두 계약과는 달리 5만 위안(약 600만원)만 달랑 던져주고 아들을 데려가 버렸다.왕씨와 함께 동거하던 집을 찾아가지 않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왕씨는 아들이 생각나 쾅씨에게 아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몇번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이에 화가 난 왕씨는 스옌시 장완(張灣)구 법원에 쾅씨를 상대로 아이를 돌려주고 생활보상비조로 100만 위안(약 1억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쾅씨와 왕씨는 올초 이후 물밑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들 두사람아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상속인은 풍수사

    지난 3일 사망한 아시아 최대 여성부호 니나 왕이 남긴 유산 4조원이 그녀의 전속 풍수사인 토니 찬(47)에게 상속될 것이라고 홍콩 빈과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니나 왕은 지난해 작성한 유언장에서 현재 소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늘어나게 될 모든 종류의 재산에 대한 권한을 토니 찬에게 넘겨 처분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유언장에는 “토니 찬은 바람직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내 재산을 분배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적혀 있다. 홍콩 태생으로 캐나다에서 의대를 졸업한 토니 찬은 홍콩의 정치권 인사들에게 풍수지리를 봐준 인물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 니나 왕과의 인연이나 관계 등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니나 왕이 2002년 입회인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성한 유언장에는 모든 유산을 자신과 남편이 공동 설립한 ‘차이나켐 자선기금 유한공사’에 넘기겠다고 쓰여 있어 향후 유산상속을 둘러싸고 법정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연합뉴스
  • 중동지역 핵개발 ‘도미노’

    이란의 핵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인근 국가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 프로그램 착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중동 지역에 핵에너지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요르단을 방문 중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15일 요르단 압둘라 국왕과 면담에서 요르단의 평화적 핵 에너지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IAEA회원국이자 핵확산금지조약 협약국인 요르단은 “핵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활용하는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욕을 나타냈다.IAEA는 다음주중 요르단에 연구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 1월 처음으로 핵시설의 평화적 활용 계획을 공표했다. 요르단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집트, 터키 등 인근 중동 국가들이 원자력 계약과 핵물질 구입, 원자로 지원시설 건설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이들 중동 국가는 핵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미국과 민간 전문가들은 중동지역의 핵개발 경쟁이 이란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국가들이 고비용과 까다로운 규정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에 왜 집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중동 지역에서 핵 개발 경쟁이 촉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40년전 핵무기를 구입했을 때 일부 국가들이 핵개발로 맞불 작전을 놓은 적이 있다.이순녀기자 연합뉴스 coral@seoul.co.kr
  • 원성진-백홍석 바둑 신인왕은 내것

    원성진-백홍석 바둑 신인왕은 내것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 타이틀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서울신문과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비씨카드가 후원하는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이 12일부터 시작된다. 비씨카드배에서만 세번째 결승 무대에 진출했으나 번번이 정상을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켜야 했던 원성진(22) 7단과, 신예기전 2관왕을 노리는 백홍석(21) 5단의 대결이다. 윤준상 6단을 203수 끝에 흑불계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원성진 7단은 차분하게 대국을 이끄는 끈질긴 ‘계가 바둑형’. 이에 비해 초단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오른 박승화 초단을 누르고 결승에 나온 백홍석 5단은 거침없이 달려들어 허점을 찌르는 ‘한방형’ 기사로 통한다. 판이하게 다른 기풍의 두 기사는 지금까지 3번의 대결을 펼쳐 백 5단이 2승1패의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결승 대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력에 비해 운이 잘 안따랐던 비운의 원 7단과 각종 기전 본선 진출을 통해 주목받는 백 5단이 결승 대국에서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기대를 모은다. 원성진 7단의 경우 11기를 포함해 이번이 비씨카드배 3번째 결승 진출. 지난 16기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으나 허영호 5단에 패해 준우승에 그쳐야 했다. 백홍석 5단은 이번이 첫 신인왕전 결승 진출이지만 지난해 SK가스배 신예프로 10걸전에서 이영구 6단을 꺾고 우승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백 5단은 이번 신인왕 타이틀을 딸 경우 신인 기전으론 신예연승최강전 1개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국이 신인 기전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룰 중요한 판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신인 기전 그랜드슬램을 이룬 기사는 이세돌(24) 9단이 유일하다.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7기까지 모든 기사가 참여하는 프로기전으로 운영하다 8기부터 신예기전으로 바뀌었으며, 연령에 상관없이 프로 입단후 만 10년 이내의 모든 기사가 출전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90명의 프로기사가 참가해 열려온 이번 기전은 66국의 예선과 24국의 본선을 치러 이가운데 본선에 오른 24명이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우승은 결승 3번기로 결정하는데 12일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1국이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19일,5월1일 각각 2,3국이 진행된다. 우승자는 2500만원, 준우승자는 1000만원의 상금을 각각 받게 된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14) 광해군과 누르하치,그리고 명나라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14) 광해군과 누르하치,그리고 명나라Ⅰ

    누르하치를 치는 데 동참하라는 격문을 받았을 때 광해군(光海君)이 보인 반응은 신중했다. 아니 냉정했다. 그는 누르하치가 ‘천하의 강적’이기 때문에 미약한 조선군의 힘으로는 당해낼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왕가수가 격문을 보낸 것은 조선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명의 요구를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비변사(備邊司) 신료들의 주장은 달랐다. 그들은 격문에서 대의(大義)를 내세워 ‘재조지은(再造之恩)’에 보답하라고 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고 적어도 7000명 정도의 병력은 보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광해군이 일갈했다.‘곧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대병을 동원하여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모험을 벌이려는 명군 지휘부의 수준을 알 만하다.’는 것이었다. 파병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광해군 정권의 존폐, 나아가 조선의 운명에 영향을 줄 만큼 격심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한반도에 강대국 입김 커질때마다 ‘부활´ 몇해 전, 모 방송사에서 고등학교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에서 다시 평가해야 할 인물들을 꼽아보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교사들은 ‘다시 평가해야 할 대상’으로 광해군을 가장 많이 거론했다. 광해군이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폐위된 뒤 ‘폭군(暴君·포악한 군주)’ ‘혼군(昏君·어리석은 군주)’ 이라는 낙인이 찍혔던 것을 고려하면 뜻밖의 일이었다. 광해군(1575∼1641)은 16세기 말엽과 17세기 초반을 살다간 인물이지만 오늘날 그는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지정학적 조건에서 외교문제와 관련된 현안들이 불거질 적마다 그는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이라크에 파병하는 여부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을 때도 반대론자들은 그를 불러낸 바 있다. 한반도에 미치는 강대국의 입김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에 대한 관심 또한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광해군은 선조의 둘째 아들이었다. 선조는 정비(正妃) 의인왕후(懿仁王后) 박씨와의 사이에 아들이 없었다. 대신 후궁들과의 사이에 13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공빈(恭嬪) 김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왕자가 임해군(臨海君)과 광해군이다. 선조는 54세 때인 1606년, 늘그막에 새로 맞이한 정비 인목왕후(仁穆王后)에게서 다시 영창대군(永昌大君)을 얻었다. 하지만 선조가 죽은 뒤, 그의 아들들 가운데는 비명횡사하는 왕자들이 속출한다. 광해군이 즉위한 뒤 임해군과 영창대군이 역모 혐의를 받아 죽었다. 광해군은 인빈(仁嬪) 김씨의 손자인 능양군(綾陽君-정원군의 아들, 인조)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났다. 인조대에는 인성군(仁城君)이 역모죄에 걸려 죽었고, 이괄(李适)에 의해 국왕으로 추대되었던 흥안군(興安君)도 반란 실패후 비명횡사했다. 선조는 과연 이같은 상황을 예측했을까? 여하튼 첩자(妾子)이자 차자(次子)인 광해군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왕은 물론 왕세자가 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얼마 되지 않는 사료들 가운데는 ‘광해군이 총명하고 학문에 힘쓴다.’고 유년 시절의 그를 칭찬하는 내용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총명’과 ‘면학’ 만으로 적자(嫡子)도 장자(長子)도 아닌 그의 태생적인 한계가 극복될 수는 없었다. ●“총명하고 학문 좋아해 세자 책봉” 광해군의 운명을 바꿔놓은 것은 임진왜란이었다.1592년 4월28일, 충주에서 배수진을 치고 일본군과 맞섰던 신립(申砬) 휘하의 조선군이 참패했다는 소식이 서울로 날아들었다. 일본군이 곧 들이닥칠 것이란 소문에 도성의 분위기는 공황 상태에 빠졌고, 조정 신료들은 선조에게 파천(播遷)할 것을 건의했다. 뾰족한 대책이 없었던 선조는 건의를 받아들였다. 파천하기로 결정한 직후 우부승지 신잡(申)은 선조에게 빨리 왕세자를 책봉하여 민심을 수습하라고 건의했다. 그는 충주에서 전사한 신립의 형이었다. 선조는 대신들을 선정전(宣政殿)으로 불러모았다. 선조가 ‘왕세자로 누가 좋겠냐?’고 물었을 때 대신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그것은 전하께서 스스로 결정하실 문제입니다.” 선조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대신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신하된 처지에 ‘미래의 주군(主君)’을 선택하거나 추천하는 것은 엄청난 불충(不忠)이기 때문이다. 선조의 고민과 대신들의 침묵은 낮부터 한밤까지 이어졌다. 영의정 이산해(李山海)가 지쳤는지 자리를 피하려 하자, 신잡이 ‘오늘 끝장을 봐야 한다.’고 잡아끌었다. “광해군이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하니 세자로 삼고 싶은 데 경들의 뜻은 어떠한가?” 선조의 이 한마디에 대신들은 “종묘 사직과 생민들의 복입니다.”라고 외쳤다. 광해군이 엉겁결에 왕세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4월30일, 선조와 광해군은 북으로 파천 길에 올랐다. 이윽고 조정이 평양에 머물고 있던 5월, 선조는 광해군에게 분조(分朝)를 맡아 함경도로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일본군의 북상을 막아낼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선조는 최악의 경우, 의주(義州)를 거쳐 명나라로 귀순할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압록강을 건너는 순간, 선조는 더 이상 ‘조선의 왕’일 수 없었다. 분조란 바로 그같은 상황에 대비,‘조정을 쪼개’ 광해군에게 넘기는 것이었다. 광해군은 왕세자가 되자마자 ‘나눠진 조정’을 이끄는 왕이 되었다. 그에게는 전쟁으로 지친 민심을 위무(慰撫)하고, 근왕병을 모집하여 전란을 수습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조명연합군 승리뒤 明의 힘 통감 광해군의 분조 활동은 1592년 6월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12월까지 평안도·함경도·강원도·황해도 등지를 옮겨다니며 민심을 수습하고, 일본군에 대한 항전을 독려했다. 그가 순행(巡行)했던 지역의 주변에는 곳곳에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어 경호 문제가 심각했다. 때로는 험준한 산악과 고개를 넘거나 노숙을 하는 것도 피하지 않았다. 광해군의 분조 활동이 남긴 성과는 컸다. 국왕 선조가 궁벽한 국경 도시 의주에 머무는 한, 황해도 이남의 사서(士庶)들에게 조정의 존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 당시 의주의 조정은 강화도를 매개로 서해(西海)를 통해 삼남지방과 겨우 연결되고 있었다. 따라서 일본군이 할퀴고 간 내륙지역의 백성들 가운데는 나라가 이미 망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바로 그때 광해군이 분조를 이끌고 나타나 조정이 건재하고 있음을 알렸다. 광해군의 출현은 백성들에게 ‘충성을 바칠 대상’이 아직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1592년 12월, 이여송이 이끄는 명의 원군이 들어오고 이듬해 1월, 평양전투에서 조·명연합군은 승리를 거두었다. 전세가 역전되고 일본군이 후퇴하자 전쟁이 곧 끝날 것이란 기대가 넘쳐났다. 하지만 명군이 벽제(碧蹄) 전투에서 일본군에 참패하면서 상황은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패전 이후 명군 지휘부는 입장을 바꾸었다. 일본군과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조선을 위해 피를 흘릴 수는 없다고 했다. 지루한 강화(講和)협상이 시작되었다. 협상 시작 이후 명군 지휘부는 조선 조정에 대해 일본군을 공격하지 말라고 강요했다. 일본군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명군 지휘부는 자신들의 명령을 어기고 일본군을 공격한 조선군 장수들을 잡아다가 매질을 하기도 했다. 조선군의 작전통제권은 명군 지휘부에 의해 박탈되었다. 선조가 명군 지휘부의 방침에 격렬히 반발하자, 명나라 조정에서는 국왕을 교체하겠다는 협박이 흘러나왔다. ‘무능한 선조를 퇴위시키고 유능한 광해군을 즉위시킨다.’는 것이다.‘광해군 카드’로써 선조를 길들여 자신들의 강화 방침을 관철시키겠다는 심산이었다. 이에 선조는 ‘광해군에게 양위(讓位)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광해군의 위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임진왜란을 통해 명나라의 실체와 권력의 속성을 뼈저리게 체험하게 되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어린이 책꽂이]

    ●스물일곱 송이 붉은 연꽃(이경혜 지음, 알마 펴냄) 16세기 조선 문인 허난설헌의 시 27편을 번안에 가깝게 옮기고 해설을 붙였다. 허난설헌은 선조 때의 명사 허엽의 딸이며 허성과 허봉의 누이동생이며 허균의 누나이다. 자식을 둘씩이나 먼저 하늘로 보낸 불행한 어머니였던 허난설헌은 스스로를 이 세상에 귀양 온 여자 신선으로 여겼다.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평생 쓴 원고를 불사르게 한 불우한 시인이었다. 허난설헌의 작품은 중국에서 처음 인쇄, 발행됐다. 임진왜란 때 종군한 명의 지식인들은 조선의 시문 수집에도 열심이었다. 허난설헌은 중국과 일본에도 많은 독자를 뒀다.9800원.●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2(김문태 지음, 뜨인돌어린이 펴냄) 정조대왕은 1752년 영조의 둘째 아들인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서 태어나 8세의 나이로 세손에 책봉됐다. 신임사화를 비판한 아버지 사도세자가 노론 세력의 음모로 뒤주 속에서 죽는 광경을 직접 본 정조는 독서로 슬픔과 두려움을 극복했다.‘독서기’라는 책을 만들어 어려서부터 읽은 모든 책을 경·사·자·집 각 분야별로 나눠 소상히 기록했다. 정조는 24년 재위 중 150여종 4000권의 책을 편찬했고,‘홍재전서’ 184권 100책의 개인문집을 남겼다. 책엔 정조를 비롯해 이황, 서경덕 등 책벌레 7인의 독서비법이 실렸다.9000원.●청개구리(이금옥 지음, 보리 펴냄) “청개구리네 마을은 강둑 아래. 바람이 속삭이는 푸른 갈대숲. 청개구리 집은 포근한 갈대 밑. 아침하늘 별하늘 아름다운 곳.”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온 청개구리 이야기를 재일조선인 작가가 시적인 언어의 그림책으로 펴냈다. 작가는 죽은 엄마를 강가에 묻은 뒤에야 잘못을 뉘우치는 청개구리를 아이다운 모습을 간직한 사랑스러운 대상으로 그린다. 일본의 조선청년사에서 출간한 ‘조선 명작 그림책’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출간 방식을 그대로 살려 책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도록 했고 글도 가로쓰기 대신 세로쓰기를 택했다.9800원.●회색곰이 보고 싶을 거예요(알렉산드라 라이트 지음, 김길원 옮김, 킨더랜드 펴냄) 회색곰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넓은 초원을 좋아한다. 미국에서 알래스카 말고는 회색곰을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북아메리카의 산에는 마운틴라이언 또는 쿠거라고 불리는 퓨마가 산다. 지금은 미시시피강 동쪽에 사는 플로리다 퓨마를 빼고는 다른 퓨마를 찾아보기 힘들다. 몸무게가 270㎏이나 되는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은 나팔 소리 같은 울음소리를 낸다. 어찌나 큰지 1.6㎞나 떨어진 곳에서도 잘 들린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흥미로운 생태를 만날 수 있다.8000원.
  • 사우디 美와 거리두기?

    대표적인 친미 아랍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분쟁과 관련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28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개막한 아랍연맹(AL)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대해 “불법적인 점령”이라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 서방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금융 봉쇄를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아랍 국가들이 종파주의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압둘라 국왕의 이러한 발언은 사우디가 지난달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간의 공동내각 구성 원칙을 담은 ‘메카 선언’을 중재하는 등 아랍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달 초 레바논 분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리야드로 초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불편한 심기에 아랑곳 없이 이란과의 협상에 기꺼이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무스타파 하마르네 요르단대학 전략연구소장은 압둘라 국왕의 이같은 독자 행보에 대해 “사우디가 언제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편을 들기보다 동맹 국가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 정부에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연맹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2002년 베이루트 회의 때 채택했던 평화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사우디가 당시 제안한 이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땅을 모두 반환할 경우 모든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한다는 내용이다. 평화안의 수정을 원하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하는 미국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결정이다. 한편 아랍 정상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해 이라크, 레바논,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지역 현안들에 대한 공통의 입장을 정리해 29일 발표하고 이틀간의 회의를 마칠 예정이다. 압둘라 국왕을 비롯한 친미 아랍 국가들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問鼎輕重(문정경중)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 때의 일이다. 육혼 지방의 융족(戎族)을 토벌하고 낙수 일대로 진출한 장왕이 주나라 도읍 낙양 인근에 군대를 주둔시키자 주나라 정왕은 대부 왕손만을 보내 장왕을 회유토록 했다. 왕손만을 만난 장왕은 대뜸 주왕실의 대보(大寶)인 구정(九鼎)에 대해 물었다. 정(鼎)은 천자(天子)의 상징. 구정은 하나라 우임금이 구주(九州)의 구리를 모아 만든 거대한 솥으로, 장왕이 이에 대해 물은 것은 천자의 자리에 앉아보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간파한 왕손만은 장왕에게 이렇게 말했다.“솥의 경중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덕이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입니다. 천자의 덕이 있으면 작은 솥이라도 무겁게 버틸 수 있고 덕이 흐려지면 큰 솥이라도 가볍게 옮길 수 있으니 솥은 항상 덕이 있는 곳으로 옮겨져 왔지요. 하나라 걸왕의 덕이 쇠퇴하자 솥은 은나라로 옮아가고 은 주왕의 덕이 쇠하자 다시 주나라로 옮아갔습니다. 오늘날까지 주나라가 솥을 전해온 것은 하늘의 명(命)입니다.” 이에 장왕은 무력만으론 주나라를 칠 수 없음을 깨닫고 헛된 야욕을 접었다.‘춘추좌씨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비롯된 문정경중(問鼎輕重)은 제위를 엿보거나, 상대의 형편을 떠보며 공격하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놓고 좌고우면하는 행보를 거듭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 향우회에서 “충청도에는 나라가 어려울 때 일어난 의인과 지사가 많다…”며 노골적인 지역감정 자극 발언을 해 정치자질을 의심케 했다.‘불쏘시개론’‘꽃가마론’ 등을 들먹이더니 또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 출마를 하든 안 하든 본인의 자유이지만, 끝없이 정치적 이득을 저울질하며 연막을 피우는 기회주의적 ‘좁쌀정치’에 국민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더이상 정(鼎)의 가볍고 무거움을 묻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jmkim@seoul.co.kr
  • [새영화] 300 - 300인 전사, 100만 대군과 맞붙다

    [새영화] 300 - 300인 전사, 100만 대군과 맞붙다

    영화 ‘300’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 크세르크세스 왕이 100만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를 침공한다. 그리스 연합군의 결성이 늦어지고 부패한 의회가 전쟁에 반대하자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은 300명의 최정예 전사들을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키러 나선다. 이 협곡은 산과 바다 사이에 위치한 좁은 길로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곳. 스파르타 전사들은 이곳의 지형을 십분 활용하며 뛰어난 전술로 페르시아 군을 번번이 격퇴시킨다. 그러나 배신자로 인해 샛길이 알려지고 궁지에 몰린 레오니다스 왕을 비롯한 전사들은 치열한 전투 끝에 모두 장렬하게 전사한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118분간 끌고 가는 힘은 화려한 영상이다. 영화 ‘300’의 원작은 프랭크 밀러의 동명 만화(그래픽 노블).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그의 작품이 영화화된다는 것은 새로운 볼거리를 얻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총 제작 지휘까지 맡아 ‘씬 시티’와는 또 다른 차원의 영상미를 선보여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했지만 만화가 원작인 만큼 영화 ‘300’에서 재현된 스파르타는 초현실적이다.‘글래디에이터’나 ‘트로이’ 같은 기존의 전쟁 서사물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인 것. 감독 잭 스나이더는 원작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크러쉬 기법(특정 이미지가 가진 어두운 부분을 뭉개서 영화의 콘트라스트를 바꿔 색의 순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안했고 결과는 대성공. 마치 그림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은 시적이고 비장미가 넘친다. 슬로 모션이 빈번하게 사용되지만 적절한 강약 조절로 오히려 역동성이 강조돼 시종일관 시선을 붙잡는다. 캐릭터들도 상상력이 넘쳐 난다. 크세르크세스 왕은 위용에 걸맞게 거인처럼 묘사됐고, 전투 장면에 등장하는 페르시아 정예군 ‘임모탈’을 비롯한 괴수와 동물들도 기기묘묘하기 그지없다. 전쟁 영화인 만큼 유혈이 낭자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은 물론 목이 잘려나가는 등 신체 훼손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화체적인 영상 때문인지 정서적 충격은 그리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15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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