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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청자 낚은 주꾸미, 숨겨진 고려의 비밀을 열었다

    고려청자 낚은 주꾸미, 숨겨진 고려의 비밀을 열었다

    1975년 5월 전남 신안 앞바다. 조업을 하던 어선 그물망에 걸린 수십 마리 물고기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빛깔을 뿜는 도자기가 숨어 있었다. 어부의 우연한 발견으로 1976년부터 본격적인 바닷속 탐사가 시작됐고, 무역선 ‘신안선’의 존재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수중 발굴조사로 꼽히는 신안선이 나온 지 45년. 그간 수십 차례 발굴을 통해 건져 올린 보물들은 개발의 손을 타지 않은 모습 그대로, 당시 문화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타임캡슐’을 통해 그 보물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신안선 발굴 이후 한국의 수중 발굴 역사를 새로 쓴 중요한 유적을 꼽으라면, 충남 태안군 근흥면에 있는 태안 대섬과 태안 마도 수중유적을 들 수 있다. 태안 마도 해역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9차례나 발굴이 이루어졌을 만큼 수중 문화재의 보고로 유명하다. 이렇게 발굴된 고선박만 4척이나 되고, 고려청자와 도기, 조선시대 분청사기 등의 도자기와 목간·죽찰, 쌀, 메밀 등의 각종 곡물, 여러 가지 동물뼈, 선원들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유물이 쏟아져 나와 고려시대 생활과 문화를 그대로 보여 준다. ●9차례 발굴… 고선박 4척 찾아 2007~2008년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청자 운반선이 발굴됐고, 이어 2009~2010년 태안 마도 인근 해역에서는 고려시대 곡물 운반선인 마도 2호선이 발견됐다. 이 2척의 배에서 나온 수중 유물 중 5점이 우리나라 수중문화재로서는 처음으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로 지정된 유물 5점은 두꺼비 모양의 청자 벼루와 음각과 상감으로 장식된 청자 매병 2점, 죽찰 2점이다. 태안 대섬에서의 수중 발굴 시작이 사뭇 재밌다. 2007년 5월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 김모씨가 설치해 놓은 소라 통발에 걸린 주꾸미가 고려청자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일대에 대한 탐사에 나섰다. 이후 수심 12m 바닷속에서 수많은 청자들을 확인했다. 그해 7월부터 이듬해까지 두 차례 조사를 거치면서 난파된 고려시대 선박은 물론이고, 무려 2만 5000여 점이나 되는 고려청자와 목간(문자를 기록한 나뭇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최초의 고려시대 목간에는 먹으로 ‘탐진(현재의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隊正·하급 무반) 인수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보낸다’는 내용과 ‘대경(大卿)이라는 관직을 지낸 최씨 성의 사람에게 보낸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이를 통해 이 배가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가다가 난파돼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사실을 확인했다. 배에 실린 발, 접시, 잔, 완, 주자, 향로 등의 청자는 12세기 고려청자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두꺼비 모양의 유일한 도자기 벼루 철화와 퇴화기법으로 장식하고 두꺼비 모양으로 만든 청자 벼루 ‘청자철화퇴화문두꺼비모양벼루’는 보물로 지정될 만큼 단연 눈에 띄었다. 고려시대에는 사자, 용, 오리 등 동물과 복숭아, 참외 등의 과일을 비롯해 식물, 불교·도교의 인물 등을 형상화한 각종 청자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꺼비 모양으로 제작된 도자기 벼루는 태안선에서 나온 이 벼루가 유일하다. 두꺼비는 고개를 위로 들었고, 손과 발은 웅크린 채 앉았다. 겉에는 산화철의 안료와 백토로 점을 찍어 오톨도톨한 피부 돌기를 나타내 질감 표현을 극대화했다. 눈동자는 흑색과 백색이었고, 곡선과 가로로 길게 선을 새겨 꼭 다문 입술을 묘사했다. 뒤집어 안을 들여다보면 속은 비어 있다. 이것은 보통 점토 덩어리로 형태를 만든 후 속을 파내는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휴대를 위한 용도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높이 7㎝, 길이 14㎝로 작고 무게도 가볍다. 먹이 닿아 갈리는 부분인 연당은 물이 모일 수 있도록 아래로 경사가 졌다. 연당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았고, 가장자리에는 켜켜이 쌓인 반원을 새겼는데 마치 두꺼비가 알을 품은 모습이다. 특히 이 부분은 먹이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먹이 잘 갈리도록 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아 있지 않지만 연당 윗부분은 두꺼비의 등을 형상화한 뚜껑을 덮어 먹물이 마르지 않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 두꺼비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여러 설화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특히 물두꺼비는 물속에서 알을 낳고, 대개 물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벼루의 소재로서는 제격이었을 터다.●유려한 곡선 자랑하는 매병 보물로 지정된 또 다른 유물은 태안 마도 2호선에서 나온 ‘청자상감유로죽문매병 및 죽찰’(보물 제1783호)과 ‘청자음각연화절지문매병 및 죽찰’(보물 제1784호)이다. 2010년 수중 발굴에서 건진 청자 매병은 풍만한 어깨, S자의 유려한 선을 자랑하는 형태와 각종 문양을 다채롭게 표현해 절정기 고려청자를 대표한다. 이런 모양의 병은 사극에서 왕실이나 귀족의 생활장면을 묘사할 때도 단골로 등장하는 병으로, 고급 고려청자로는 으레 이 매병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이다. 매병은 박물관이나 개인들도 소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명확하지 않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매병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대를 명확히 알려 주는 죽찰과 함께 난파선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매병은 학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발굴 당시 상감 매병과 음각의 매병이 위아래로 겹쳐진 상태였다. 특히 매병은 죽찰과 함께 발굴됐다. 음각 매병의 죽찰은 매병의 입 부분을 살짝 덮은 상태로, 상감 매병의 죽찰은 매병 입 부분 옆에서 나왔다. 다른 목간의 사용례를 비춰 보면 죽찰은 매병 입 부분에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점의 청자 매병은 높이가 39㎝로 같고, 풍만한 어깨에 유려한 S자형을 그린다. 상감으로 문양이 장식된 매병은 몸체의 여섯 면에 세로로 골을 내 참외 모양을 띠고 있다. 여섯 면으로 나뉜 부분에는 커다란 능화창 안에 각각 국화, 모란, 황촉규(닥꽃),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를 표현했는데, 흑백의 상감기법으로 효과를 줬다. 흥미로운 것은 여섯 면의 모든 문양 아래에는 물가에 노니는 오리를 표현했고, 화와 모란, 황촉규에는 꽃을 찾아 날아든 나비를 그려 넣은 점이다. 매병 아랫부분은 유약이 뭉쳐져 청자의 바탕이 드러나지만, 유색이 맑고 뛰어난 편이다. 음각기법의 또 다른 매병은 몸체 4곳에 연꽃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다. 문양의 테두리는 칼을 비스듬히 뉘어 굵고 깊게 깎아냈고, 문양의 안쪽 부분은 가늘고 얕게 새겨 표현했다. 특히 연꽃의 줄기 밑 부분은 유약을 바른 윗면에서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 점을 찍는 방식으로 연꽃줄기의 가시돌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다. 유약이 매병 전체에 고르게 시유됐고 유색도 뛰어나다. 매병은 12세기 말~13세기 초에 부안 지역 가마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예측되며, 고려 중기 정점을 찍은 고려청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려시대상 알려주는 죽찰도 나와 보물로 지정된 2점의 죽찰에는 고려시대 무반의 최고 협의기구인 중방에 소속된 도장교(都將校·정8품 이하 하급 무반)에게 보내는 것으로, ‘준(樽)에 참기름과 꿀을 담아 올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통상적으로 매병은 술을 담는 용기로 알려졌는데, 술이나 물뿐 아니라 꿀과 참기름 같은 귀한 음식 재료도 담았다는 사실과 고려시대 때는 지금의 매병을 ‘준’이라고 불렀다는 새로운 사실도 같이 알린 문화재다. 또 매병은 당시까지만 해도 대체로 귀족 전유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급 무반의 신분계층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도 알려졌다. 유물을 국보나 보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데는 여러 기준이 있는데, 해당 문화재의 가치와 함께 관리·보존할 대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다. 수중문화재 중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된 이들 5점의 유물은 제작 시기가 비교적 확실하고, 당시 용도와 이름을 알 수 있으며,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데다가 형태가 특이하고 조형미가 뛰어나 예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받은 것들이다. 고려인들은 당시 최고의 기술력으로 그들의 사상과 생활, 취향, 예술적 감각을 담아 고려청자를 만들었는데, 바닷속에서 찾은 보물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수중문화재는 바닷속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어민들이 조업 중에 발견해 신고하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문화재를 찾아내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과 노력이 더해져야 세상으로 나올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명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연구과 학예연구사
  • 조선·대한제국 어보 어떻게 만들어졌나…과학적 분석서 첫 발간

    조선·대한제국 어보 어떻게 만들어졌나…과학적 분석서 첫 발간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500년에 걸쳐 제작된 왕실문화재 어보(御寶)의 재료와 제작 기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 어보 322점(금보 155점, 옥보 167점)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3년 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담은 ‘어보 과학적 분석’ 보고서 3권을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어보는 왕과 왕후의 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릴 때나 왕비·세자·세자빈을 책봉할 때 만든 의례용 도장이다. 2017년 ‘조선왕조 어보·어책’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어보의 구성 재료와 제작 기법에 중점을 두고 비파괴 분석방법으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유물을 전수 조사한 첫 결과물이다. 금보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자체적으로 분석했고, 옥보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공동으로 진행했다.어보는 시대에 따라 재료 및 제작 기법이 변화했다. 금보는 구리·아연 합금 등에 아말감 기법으로 도금해 제작했는데, 시기별로 아연의 함량이 달라졌다. 15∼17세기 10% 내외였다가 18세기 이후 10∼30%로 폭이 넓어졌다. 19세기에는 아연 함량 20% 이상인 금보가 많이 제작됐다. 아말감 기법은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금속 표면에 칠한 후 수은을 증발시켜 도금하는 방법이다. 제작 기법에서도 변화가 발견됐다. 17세기 후기부터 18세기 중기까지 제작된 거북 모양 손잡이(귀뉴·龜紐)가 있는 금보에서만 점으로 새긴 무늬와 조이질(쇠붙이에 무늬를 쪼아 새기는 일)로 장식한 거북 등딱지 문양이 나타났다.옥보는 대개 사문암 계열로 제작됐지만 19세기 이후에는 대리암 및 백운암 계열이 일부 옥보에 사용되기도 했다. 손잡이 머리에 ‘王’(왕)자 등 글자가 새겨진 옥보는 총 25점이며, 거북 눈동자가 검게 그려진 옥보는 11점이었다. 어보에 달린 붉은 끈인 보수(寶綬)는 보통 비단으로 제작됐으나 1740년에 제작된 1점과 1900년대 이후 제작된 5점에서는 인조섬유인 레이온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국내에 레이온이 들어온 시기가 1900년대 초였으므로 1740년 제작된 어보의 보수는 후대에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보고서가 앞으로 어보 환수나 유사 유물의 시기 판별에 기준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전하는 어보는 총 331점으로, 국립고궁박물관 외에 국립중앙박물관이 7점, 고려대박물관이 2점을 소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www.gogung.go.kr)에 공개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광주인권상에 태국 민주화운동가 아논 남파

    광주인권상에 태국 민주화운동가 아논 남파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는 태국 인권변호사인 아논 남파(37)로 결정됐다. 5·18기념재단은 14일 광주인권상심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아논 남파를 ‘2021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논 남파는 2008년 인권변호사로 첫발을 내디딘 뒤 태국의 민주화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형법 제112조(왕실모독죄)를 위반해 수감된 인권활동가와 표현의 자유 등을 위해 투쟁하다 군사법정에 회부된 사람들 변론에 앞장서 왔다. 같은 해 ‘저항하는 시민’이라는 반독재 민주화운동 단체도 공동 창립했고, 2018년에는 군부정권의 퇴진과 총선을 요구하는 ‘우리는 선거를 원한다’ 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7월 자유청년운동과 태국학생연합이 조직한 대규모 청년 시위에서 그가 한 군주제 개혁을 위한 개헌과 민주주의 확립을 요구하는 연설은 태국의 민주화운동에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같이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수차례 폭동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심사위는 이날 격년제로 뽑는 광주인권상 특별상 수상자로 인도네시아의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를 선정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인 안디 판카 쿠르니아완과 단디 드위락소노가 2009년 설립한 다큐멘터리 제작 단체다. 이 단체는 20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와 700편 이상의 TV시리즈를 제작했다. 작품들은 인권, 민주주의, 법치, 환경, 여성, 소수자, 역사 등 사회문제를 조명했다. 심사위는 군사·권위주의 정부가 신변을 위협해도 민주 인권운동에 투신하는 아논 남파와 다큐멘터리 영상제작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큰 영감을 주는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가 5·18 정신을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5월 18일. 본상 수상자는 5만 달러, 특별상은 1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런던탑 까마귀’ 실종에 발칵 뒤집힌 英왕실

    ‘런던탑 까마귀’ 실종에 발칵 뒤집힌 英왕실

    영국 관광 명소인 런던탑에 살던 까마귀 한 마리가 사라지는 바람에 왕실에 비상이 걸렸다. 런던탑에 까마귀들이 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왕가의 전설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런던탑 관계자는 2007년부터 런던탑에 살기 시작한 14살 까마귀 멜리나가 지난 수주 동안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에는 까마귀 6마리가 런던탑 안에 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전설이 있다. 최초로 런던탑 까마귀에 대해 보호령을 내린 왕은 17세기 대영제국을 통치한 찰스 2세였다. 그는 천문관 존 플램스티드로부터 ‘런던탑의 까마귀를 죽이거나 내쫓으면 탑이 무너지고 국왕도 쫓겨날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뒤 적어도 런던탑에는 까마귀 6마리가 살아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2차 대전 당시 런던탑 안의 까마귀 6마리 가운데 한 마리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죽었는데 즈음해서 독일 침략에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게 되자, 영국은 까마귀 6마리의 전설을 신봉하게 됐다. 2007년 멜리나의 합류로 8마리가 된 까마귀들은 런던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먹고 보호를 받으며 관광 명물로 그 몫을 톡톡히 해 왔다. 멜리나의 실종은 영국인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멜리나가 실종되면서 올해 암울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등 ‘국가에 망조가 들 것’이라는 불길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런던탑 측은 멜리나 외에도 7마리의 까마귀가 있고 전설의 6마리보다 한 마리 더 많은 만큼 멜리나의 빈자리를 채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021광주인권상에 태국 인권 변호사 아논 남파씨 선정

    2021광주인권상에 태국 인권 변호사 아논 남파씨 선정

    ‘2021 광주인권상’ 수상자는 태국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37)씨로 결정됐다. 광주인권상심사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태국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아논 남파를 올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논 남파는 2008년 인권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민주주의 및 인권활동가들을 위한 무료 법률지원을 해오고 있다. 그는 특히 2014년 태국 군부 쿠데타 이후 태국 형법 제112조(왕실모독죄)를 위반해 수감된 인권활동가와 표현의 자유 등을 위해 투쟁하다 군사법정에 회부 된 사람들을 위한 변론을 해오고 있다. 그는 2014년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항하고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저항하는 시민’이라는 반독재 민주화운동 단체를 공동 창립하였다. 2018년에는 군부정권의 퇴진과 총선을 요구하는 ‘우리는 선거를 원한다’ 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아논 남파는 또 계엄령과 군부통치가 가져온 인권침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2020년 7월 자유청년운동과 태국학생연합에 의해 조직된 대규모 청년주도 시위에서 그가 한 군주제 개혁을 위한 개헌과 민주주의 확립을 요구하는 연설은 태국의 민주화운동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수차례 폭동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그럼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회는 또 ‘2021 광주인권상 특별상’ 수상자로 인도네시아의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Watchdoc Documentary Maker)를 선정하였다.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는 인도네시아 언론인 안디 판카 쿠르니아완과 단디 드위락소노가 2009년 설립한 다큐멘터리 영상 제작단체이다. 이 단체는 설립 이래 20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와 700편 이상의 TV시리즈를 제작했다. 작품들은 인권, 민주주의, 법치, 환경, 여성, 소수자, 역사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조명했다. 이들이 만든 모든 영상물은 일반 시민에게 무료 제공되면서 인권단체·학교 등지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인권문제를 다룬 다수의 작품은 인도네시아의 인권 증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의 작품들은 브라질 국제반부패다큐영화제, 암스테르담 시네마시아필림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인권증진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심사위는 군사·권위주의에 의한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민주 인권운동에 투신하고 있는 아논 남파와 다큐멘터리 영상제작을 통해 전 세계의 인권운동가들과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는 워치독다큐멘터리메이커가 5·18정신을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5·18기념재단 국제연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이번 수상자를 5·18 41주년 기념식때 초청해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유통단신]

    [유통단신]

    오뚜기 스틱형 ‘아임스틱 유자·생강차’ 오뚜기는 스틱형으로 간편하게 즐기는 ‘아임스틱 유자차’와 ‘아임스틱 생강차’①를 출시했다. 당류 함량을 33% 낮춰 단맛은 줄이고 새콤한 유자차와 알싸한 생강차 본연의 풍미는 높였다고 한다. 스틱형으로 나와 기존에 병을 열어 스푼으로 떠서 타 먹었던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대상웰라이프 ‘마시는 뉴프로틴 바나나’ 건강식품 브랜드 대상웰라이프가 당은 낮추고 맛있고 건강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마이밀 마시는 뉴프로틴 바나나’②를 출시했다. 제품은 100㎖ 기준으로 당류가 2.36g 함유돼 100㎖당 함유된 당이 2.5g 미만이어야 하는 저당 기준에 부합한 단백질음료다. 저당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강원도 1급 A원유를 사용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골든블루 비알코올음료 ‘칼스버그 0.0’ 골든블루는 비알코올음료 ‘칼스버그 0.0’ 330㎖③ 캔제품을 출시했다. ‘칼스버그 0.0’은 덴마크 왕실 공식 맥주인 ‘칼스버그 필스너’의 원재료와 제조 공정을 동일하게 사용했다. 최종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칼스버그 필스너’가 가지고 있는 산뜻하면서도 균형 잡힌 맛, 부드럽고 상쾌한 목넘김은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 94세 英 엘리자베스 여왕·99세 필립공도 백신 접종

    94세 英 엘리자베스 여왕·99세 필립공도 백신 접종

    엘리자베스 2세(왼쪽·94) 여왕과 남편 필립(오른쪽·99) 공이 윈저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지난 9일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다만 여왕 부부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진도 제공되지 않았다.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을 인용한 보도는 “통상 여왕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은 외부에 알리지 않지만, 억측을 막기 위해 접종 소식을 공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왕은 소아마비 백신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던 1957년 당시 8세이던 찰스 왕세자와 6세 앤 공주의 소아마비 백신 접종 사실을 알렸고, 이것이 소아마비 백신에 대한 우려를 걷어내고 접종이 보편화된 계기가 됐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에서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으며 코로나19가 빠르게 번지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4일 잉글랜드 지역에 3차 봉쇄령을 내리고 다음달 15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을 지난 2일 승인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의 사용도 승인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도 9일 한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이곳 바티칸에서도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나도 예약했다. 우리는 그것(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면서 “나는 윤리적으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걸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 백신 접종, 교황은 “이번주 맞겠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 백신 접종, 교황은 “이번주 맞겠다”

    영국이 코로나19 누적 확진 300만명을 넘어선 날,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이 남편 필립(99) 공과 함께 백신을 접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르면 이번주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혔다.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9일(현지시간) 여왕 부부가 윈저성에서 주치의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통상 여왕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은 외부에 알리지 않지만, 억측을 막기 위해 접종 소식을 공표하기로 했다는 게 왕실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여왕 부부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접종 간격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진도 제공하지 않았다. 지난달 8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약 150만명이 백신을 맞았다. 정부 지침에 따라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과 직원에게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먼저 주어졌고, 80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다음 차례가 돌아갔다. 여왕의 백신 접종 소식이 알려진 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 9937명 늘어 총 301만 740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035명 증가해 8만 868명이 됐다. 지난달 29일 이후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고, 신규 사망자는 이달 6일부터 나흘 연속 1000명을 넘어섰다. 영국에서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결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4일 잉글랜드 지역에 3차 봉쇄령을 내리고 다음달 15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도 승인했다.교황은 9일 이탈리아 방송 ‘카날레5’(Canale5)의 뉴스 프로그램 ‘Tg5’와 가진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다음주 이곳 바티칸에서도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나도 예약했다. 우리는 그것(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면서 “나는 윤리적으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걸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한 의회 폭동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그들이 민주주의에 잘 단련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매우 놀랐다”면서 민주주의와 공동선을 거스르는 이들은 누구든지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교황이 관저로 쓰는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진행됐다. 교황은 다양한 정치 이슈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함께 코로나19가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놨는지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은 전했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10일 밤 Tg5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조선 숙종 때 공신(功臣)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길이 25m의 왕실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해 1694년(숙종 20년) 제작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회맹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이며, 회맹제를 기록한 어람용 문서가 회맹축이다. ‘20공신회맹축’은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말미에 제작 사유 및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를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벽한 형식을 갖췄다. 길이가 25m 이상인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두루마리 막대로 마무리했다. 문화재청은 “회맹제가 열릴 때마다 어람용 문서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종이며, 이 중 국새가 날인돼 있고 실물이 남아 있는 완전한 형태의 회맹축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문화재청은 “숙종 재위 시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길이 25m 조선 공신 충성서약문 국보 된다

    길이 25m 조선 공신 충성서약문 국보 된다

    조선 숙종 때 공신(功臣)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길이 25m의 왕실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해 1694년(숙종 20년) 제작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보물 제1513호)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회맹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이며, 회맹제를 기록한 어람용 문서가 회맹축이다. ‘20공신회맹축’은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말미에 제작 사유 및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를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벽한 형식을 갖췄다. 길이가 25m 이상인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두루마리 막대로 마무리했다.회맹제가 거행되고 14년 후에 회맹축이 조성된 것은 경신환국, 기사환국, 갑술환국 등 서인과 남인 세력 간 정쟁을 거치며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보사공신은 1680년 4월 서인이 집권한 경신환국 때 공을 세운 이들에게 내린 훈호(勳號)였다. 그러나 1689년 숙종의 계비였던 희빈 장씨의 원자 책봉 문제로 남인이 서인을 몰아내고 재집권한 기사환국 때 공신 지위가 박탈되었다가 1694년 폐비 민씨(인현왕후) 복위 운동을 전개한 서인이 재집권하면서 복훈됐다. 문화재청은 “17세기 후반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는 사료로 역사·학술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왕실유물 중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로 제작된 조선 후기 왕실 공예품의 백미”라고 설명했다. 조선 시대에는 공신회맹제가 있을 때마다 어람용 회맹축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1910년까지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건에 불과하다. 1646년(인조 24)년과 1694년(숙종 20년) 제작된 회맹축, 1728년(영조 4년) 분무공신 녹훈 때의 회맹축 등이다. 이 중 영조 때 만들어진 이십공신회맹축의 실물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1646년에 제작된 보물 제1512호 ‘20공신회맹축-영국공신녹훈후’는 국새가 날인되어 있지 않다. 문화재청은 “어람용이자 형식상·내용상 완전한 형태로 전래된 회맹축은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가 유일하다”고 했다.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구미 대둔사 경장’과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630년(인조 8년)에 조성된 구미 대둔산 경장(經欌· 불교 경전을 보관한 장)은 조선 시대 불교 목공예품 중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가 명확하게 파악된 매우 희소한 사례다.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은 높이 11m의 대형 불화 1폭과 복장유물로 구성돼 있다. 괘불도는 경상도 지역 화승 23명이 참여해 제작한 것으로,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사우디, 카타르에 국경·영공 개방… 바이든에 ‘중동 훈풍’ 선물

    사우디, 카타르에 국경·영공 개방… 바이든에 ‘중동 훈풍’ 선물

    단교 상태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영공과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하며 중동 정세가 새해부터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스라엘이 적대 관계였던 아랍국가들과 연이어 관계 정상화에 나서며 시작된 중동 내 훈풍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AP통신 등은 사우디와 카타르가 3년 7개월여간 지속된 단교를 끝내기 위한 첫 단계로 영공과 육지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대한 양국 간 서명은 이튿날 사우디 알울라에서 열릴 연례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진행된다. 정상회의에는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카타르 국왕도 참석한다. 카타르 국왕의 사우디 방문은 단교 이후 처음이다. 걸프 지역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둘러싸고 입장이 갈려 왔다.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은 2017년 6월 카타르가 이슬람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다. 이에 이란과 터키가 카타르를 지지하고 나섰고, GCC 회원국 가운데 쿠웨이트와 오만이 단교에 동참하지 않으며 중동 정세는 양분됐다. 이번 관계정상화의 막후에는 쿠웨이트와 미국의 중재가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이란 압박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간 수교를 성사시켰던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중동외교에서 또 하나의 성과를 이루게 됐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조 바이든 행정부를 의식해 카타르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 배후에 사우디 왕실이 있다고 믿는 등 사우디의 인권문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 최근에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이 여성인권 운동가 루자인 알하틀룰에게 징역 5년 8개월을 선고한 사우디 법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동안 분열상을 보였던 GCC가 이번 사우디와 카타르의 ‘화해’를 계기로 다시 손을 잡을지도 주목된다. 사우디와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 지역 수니파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카타르 단교 문제와 유전 개발에 대한 이견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갈등을 빚어 왔다. 하지만 회원국 사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등 국제 정세 급변에 맞서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해빙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당장 사우디 등이 단교 철회 조건으로 내걸었던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등 1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카타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터키가 카타르를 매개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GCC 국가들의 부정적 시각도 여전하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상주연구관 캐런 영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카타르와 걸프 지역의 경쟁국들은 여전히 장기적 비전에 대해서는 대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세 딸과 40세 아버지의 죽음…노르웨이 산사태 현장 시신 7구 수습

    2세 딸과 40세 아버지의 죽음…노르웨이 산사태 현장 시신 7구 수습

    노르웨이 산사태 현장에서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CNN 보도에 따르면 3일 추가로 발견된 시신 3구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7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5번째, 6번째 희생자 시신이 수습된 곳 근처에서 7번째 희생자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산사태 관련 사망자는 7명, 실종자는 3명으로 좁혀졌다. 지난달 30일 새벽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30㎞ 떨어진 예르룸 아스크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가로 300m, 세로 700m 크기의 구덩이가 생기면서 주택 여러 채가 무너져내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10명이 실종되고 10명이 다쳤으며, 1000명 가까운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즉각 실종자 명단을 추린 노르웨이수자원에너지관리국(NVE)과 경찰은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추가 붕괴 가능성이 커 지상 구조대를 투입하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사고 지역의 모든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고 공중 수색을 이어간 노르웨이 당국은 순차적으로 지상 구조를 시작, 사고 사흘 만에 30대 남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2일과 3일에는 연달아 6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발견된 희생자 7명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사람은 50대 어머니와 29세 아들, 40세 아버지와 2세 딸 등 5명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중에는 13살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노르웨이 경찰 대변인은 “5개 구조팀이 위험을 무릅쓰고 동시다발적으로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생존자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지언론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하랄5세 국왕과 소냐 왕비, 호콘 왕세자 등 노르웨이 왕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노르웨이 국왕은 신년사를 통해 “슬픔 속에 신년을 맞이한 예르룸 지역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이번 사태로 집을 잃고 절망감에 빠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난길에 오른 주민 1000명이 머무는 호텔을 방문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위로했다.앞서 현장을 찾은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 역시 “그야말로 대참사다. 역사상 최악의 산사태”라면서 “자연의 힘에 황폐해진 예르름을 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주민들도 사고 현장에 촛불을 밝히는 등 추모를 이어갔다. 사고 지역은 ‘퀵 클레이’, 즉 예민비가 극히 높은 점토질 지반으로 알려졌다. 강한 압력을 받으면 액체 상태로 변할 수 있는 위험 지대다. 노르웨이 정부는 2005년 이 지역에 주택을 건설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소처럼 뚜벅뚜벅… 상맛 봤으니 올해 목표는 3위권”

    “소처럼 뚜벅뚜벅… 상맛 봤으니 올해 목표는 3위권”

    덩치는 산처럼 큼지막한 그가 지갑에서 조그마한 메모지를 빼 들었다. 깨알 같은 글자로 가득했다. 더블보기 10개 이하, 스리퍼트 1개 이하, 우승 3번, 평균타수 70타 미만…. 그리고 맨 끝에 가장 작은 글씨로 쓴 한마디, 몸무게 100㎏ 아래로 줄이기. 이원준(36)은 해마다 시즌 목표를 메모지에 적어 이를 뒷주머니에 늘 지니고 다녔다. 올겨울 가장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지난달 30일 인천 청라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세운 목표 14개 중에 5개밖에 이루지 못했다”면서 “목록에도 없던 신인상은 받을 줄 미처 몰랐다”고 반색했다. 그는 최종전 당시 만 35세 16일로 2020시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최고령 신인왕(명출상)에 올랐다. 이원준은 “쟁쟁한 20대 후배가 받아야 할 상을 받아 어쩐지 쑥스러웠다”고 했다. 이원준은 호주교포다. 시드니올림픽이 열렸던 14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처음 잡은 뒤 입문 3개월 만에 400m짜리 파4홀에서 잡은 생애 첫 버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로골퍼의 길을 준비했다. 2005년 호주국가대표가 되고 이듬해에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선정한 세계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랐다. 프로 전향 이후 아시안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등을 거쳤지만 별다른 성적은 내지 못했다. 이원준은 “욕심 때문이었다. 스스로 만든 압박감 탓에 번번이 무너졌다. 그걸 고치는 데 무려 13년이나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19년 6월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에서 프로 무대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때 골프채를 놓게 할 만큼 성가시던 오른 손목 부상도 털어냈다. 지난해 10월 전자신문 오픈에선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해 그의 메모지는 어떤 목표로 가득할까. 이원준은 “2007년 초청선수로 데뷔한 매경오픈 이후 13년 만에 국내 투어에 정식으로 입문하고 첫해를 시작으로 매 시즌 1승씩을 했다. 올해도 빼먹지 않고 승수를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 이후 ‘루틴’(습관)으로 삼았던 덥수룩한 수염도 이젠 깎으려 한다”고 다소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이원준은 “(신인)상 맛을 봤으니 올해는 (제네시스)대상 3위 안에 들겠다.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면 머지않아 대상도 들어 올릴 것이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일왕 피난 타진…일왕이 거절”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일왕 피난 타진…일왕이 거절”

    도쿄서 수백㎞ 떨어진 교토 염두일왕 손자 피난도 검토 과제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직후 당시 민주당 정권이 아키히토 당시 일왕을 도쿄에서 피난시키는 방안을 비공식 타진했지만 왕실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정권은 간 나오토 당시 총리의 의뢰를 받아 아키히토 일왕이 교토 또는 교토보다 서쪽으로 피난하는 방안에 관한 일왕 본인의 의향을 하케타 신고 당시 궁내청 장관에게 비밀리에 물었다고 당시 정권 간부를 지낸 복수의 취재원이 밝혔다. 그러나 궁내청 측이 “국민이 피난하지 않고 있는데 (왕실 피난은) 있을 수 없다”고 반응해 실행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당시 궁내청 관계자는 “거절한 기억이 있다. 정부라기보다는 정치가 개인의 이야기로 들었다”며 아키히토 일왕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달했는지에 관해서는 “사후에 전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피난 목적지로는 교토고쇼(御所)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토고쇼는 메이지유신 직후 수도를 도쿄로 옮기기 전인 1331∼1869년 일왕의 거주 및 집무에 사용된 시설이다. 현재는 도쿄에 있는 고쿄(皇居)가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일왕 피난 구상에 관해 간 전 총리는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 쪽에서 (당시) 폐하(아키히토)에게 타진하거나 누군가에게 말하거나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이자 왕위 계승 1순위인 후미히토 왕세제의 장남 히사히토를 교토로 피난시키는 구상도 ‘방사성 물질이 수도권에 퍼진 경우 검토 과제’로 총리관저에서 부상했으나 결국에는 보류됐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전력이 차단되면서 냉각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원자로 1·3·4호기는 수소 폭발을 일으켰다. 현재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대표인 에다노 유키오 당시 관방장관은 대지진 5일 뒤인 3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에서) 20∼30㎞ 지역에서 옥외 활동을 하더라도 즉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피난을 즉각 결정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정부는 원전 반경 80㎞ 이내에 있는 자국민에게 피난을 촉구했다. 당시 아키히토 일왕이 도쿄를 탈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가와시마 유타카 시종장(일왕을 보좌하는 ‘시종’직 중 최고위급)은 한 월간지 2011년 5월호에 실은 수기에서 “폐하가 도쿄의 사람들을 내버려 두고 도쿄에서 나가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돈세탁·성추문 딛고 국민 위로… 성탄 메시지 전한 스페인·英 왕실

    돈세탁·성추문 딛고 국민 위로… 성탄 메시지 전한 스페인·英 왕실

    올 한 해 각종 사건사고로 체면을 구긴 유럽 왕실들이었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뒷심은 있었다. 이들이 전한 성탄 메시지는 국가 상징으로서 왕실의 역할을 재확인시켰다. 유로위클리뉴스는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의 크리스마스 대국민 연설이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리페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원칙은 개인이나 가족을 포함해 어떤 시민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인물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거액의 돈세탁 혐의에 휘말린 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사실 2020년은 스페인 왕실에는 치욕적인 해였다. 상왕의 부패 스캔들로 여론이 악화되자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카를로스 전 국왕은 사실상 망명을 선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국왕의 메시지에 어느 때보다 귀를 기울였다. 역대 최대인 1075만여명의 스페인 국민이 이번 연설을 들었고 스페인 중부 지역의 시청률은 86%를 기록하기도 했다. 펠리페 국왕은 재임 중 가장 길었던 이날 연설에서 대부분 메시지를 코로나19 극복에 할애했다. 그는 “많은 가족들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서로 만날 수 없고, 가족이 떠난 빈자리를 채울 수도 없다”며 “2020년은 정말 힘들었지만, 국민들이 단호히 미래를 맞기 바란다. 스페인은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국민 크리스마스 연설에 나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얼굴에서도 어떤 근심이나 지친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인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이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위로했다. 영국 왕실은 새해 시작과 함께 터진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선언과 왕위 계승 서열 1·2위인 찰스 왕세자·윌리엄 왕세손의 코로나19 감염, 앤드루 왕자의 성추문 연루 의혹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각종 스캔들과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68년을 재임한 여왕의 관록은 오히려 빛났다. CNN은 “올해 각종 행사에서 전한 희망의 메시지로 여왕은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했다”면서 “여전히 여왕의 자리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엘리자베스 2세(94) 영국 여왕은 성탄을 맞아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사람들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산안 서명을 미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는 데 아랑곳 않고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을 통해 전파된 연례 성탄 메시지를 통해 “놀랍게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떨어져 있게 한 올해가 여러 면에서 우리를 더 가깝게 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펼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원했던 것은 단지 포옹이나 손을 맞잡는 것뿐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가까운 이들을 잃어 슬퍼하고, 다른 이들은 친구나 가족들과 떨어져 그리워한다”면서 “당신이 그들 중 한 명이라도 혼자가 아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대국민 연설 중계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아주 이례적인데 지난 4월 코로나 1차 확산 당시 여왕은 연설에서 영국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달 2차대전 전승기념일(Victory in Europe Day·VE Day) 75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거리에 인적이 드문 것과 관련해 “우리의 거리는 텅비지 않았다. 서로를 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여왕은 윈저성에서 조용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 여왕은 보통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을 보냈으나 올해 연말연시는 남편 필립(99) 공과 함께 윈저성에 머물며 왕실끼리 서로 방문하지 않는다. 군중과 거리를 두고자 교회 방문도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예배를 마쳤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발표한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란 뜻의 라틴어)를 통해 “백신은 인류 모두에게 제공될 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며 시장 논리와 백신 특허 관련 법이 인간 위에 있을 수 없다며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촉구했다. 또 폐쇄적인 국가주의가 진정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려는 인류의 뜻을 방해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면서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모두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통 성탄 메시지 낭독과 강복은 성베드로대성당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에서 이뤄졌는데 이날은 성당 안에서 이뤄졌다. 광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날 광장은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휑했다. 지난 23일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코스를 방문했다. 코로나19의 심각한 재확산 속에 의회가 어렵사리 마련한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그가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자금이 28일 고갈되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된다. 또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현금 지급과 실업급여 추가 지급, 강제퇴거 보호 조치 등이 중단된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하기 위해 하원이 28일, 상원이 29일 회의를 각각 소집해 놨지만, 이후 회의 일정은 잡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이 내년 1월 3일 임기를 시작하면 새 의회가 출범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까지 서명하지 않으면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이 자동 폐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불만을 표시하긴 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는 언급하지 않아 막판에 서명할 가능성은 있다. 그가 예산안 서명을 미룬 것은 의회의 법안 타결 과정에 자신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공화당이 대선 불복 운동을 적극 돕지 않는다는 불만도 작용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유행의 와중에 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는 수류탄을 던져놓고 플로리다에서 이틀이나 골프를 치며 보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자고 일어났더니 그 자리에 정치·권력이 발 뻗고 누웠네

    자고 일어났더니 그 자리에 정치·권력이 발 뻗고 누웠네

    개인의 가장 내밀한 공간 침대에서처칠은 히틀러를 물리칠 전략 구상루이 14세는 400개 이상 침대 소유불과 150년 전부터 사적 공간 정착영국 미술가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 ‘나의 침대´(1999)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침대로 꼽힌다. 그는 속옷, 빈 술병, 담배꽁초, 쓰고 난 콘돔, 정리 안 한 이불 등이 널린 자신의 침대를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왔다. 이 작품이 예술이냐 아니냐를 차치하고라도, 개인의 가장 내밀한 공간을 전시장으로 가져온 것에 사람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리 인생 3분의1을 보내는 침대는 안락한 잠을 자고 사랑을 나누는 공간만은 아니다. 잉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정치와 각종 사회상이 내밀하게 얽힌 곳이자 때로는 예술작품이다. 예전 TV광고 말마따나 ‘침대는 가구가 아니었던’ 셈이다. 두 고고학자가 쓴 ‘침대 위의 세계사’는 우리가 그동안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침대의 역사를 훑으며 각종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침대는 남아프리카 더반 지역의 한 절벽 동굴 안에서 발견됐다.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대략 7만 7000년 전쯤 잠을 잤던 곳으로, 강가 근처에서 자라는 잡초와 골풀을 베어 촘촘히 쌓아 만들었다.여러 문헌이나 실험에 따르면 인간은 오후에 3~5시간 정도 잠을 잔 뒤 1~2시간 깨어 있다가 또다시 3~5시간 정도 자는 ‘이중 수면’이 가장 자연스럽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수면 형태가 바뀌었다. 학교에 가거나 일하기 위해 밤부터 긴 잠을 자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윈스턴 처칠처럼 정오의 낮잠을 신봉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는 밤늦게 침대에 들어 단 4시간 동안 잠을 잤고, 침대에서 히틀러를 물리칠 전략을 짜고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항상 우울증을 앓았고, 이를 ‘검은 개’(블랙 독)라고 불렀다. 침대가 분만의 장소로 바뀐 건 16세기 프랑스에서 근대적인 산부인과 수술이 시행되면서다. 당시 한 산부인과 의사가 누운 산모 앞에 서서 의료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8세기 들어 프랑스에 세계 최초 산부인과 오텔디외가 들어섰고, 1860년대 조지프 리스터가 개발한 무균 소독법 그리고 1847년 영국 의사 제임스 심프슨이 마취 때 클로로폼을 사용하면서 출산 시 사망률이 급격하게 줄었다. 침대를 가장 사랑한 이로는 태양왕 루이 14세를 들 수 있다. 그에게 침대는 많은 호위병이 지키는 안락한 공간이자 집무실이었다. 25가지 이상 다른 디자인의 침대를 가지고 있었고, 왕실 침대 창고에 400개 이상 침대를 보관했다. 그는 죽기 이틀 전까지 침대에서 집무를 보기도 했다.침대가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 자리잡은 건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이 생겨난 150년 전에 불과하다. 침대는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이들에게 휴식과 쇄신의 장소가 됐다. 물론 1969년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호텔에서 ‘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를 펼치며 정치적인 공간을 만들어 낸 사례도 있다. 최근엔 도시에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번쩍 들어 올려 벽에 세울 수 있는 ‘머피 침대’까지 생겨났다. 이 침대에 끼어 죽은 이가 상당수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침대는 우리 생활에서 필수 가구가 됐지만, 우리가 그 위에서 보낸 시간은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책은 고대부터 미래까지, 또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등 종횡으로 이야기를 펼치며 그 공백을 메운다. 책은 간결한 문체와 빠른 이야기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다. 느슨하게 침대에 누워 읽기에 좋을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20년 된 초콜릿과 빅토리아 英 여왕, 그리고 호주 시인

    120년 된 초콜릿과 빅토리아 英 여왕, 그리고 호주 시인

    호주 국립도서관에서 120년 전에 만들어진 초콜릿이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화제란 소식이 지난 22일 국내 언론에도 소개됐다. 지난 1900년 벽두를 앞두고 남아프리카 보어 전쟁 당시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영연방 군인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사한 이 초콜릿은 호주의 대표적인 자연 시인 앤드루 바톤 ‘밴조’ 패터슨의 유품 가운데 발견됐다. 호주 국립도서관이 21일 벤죠의 유품을 확인하는 과정에 아이 손바닥 만한 크기의 상자에 든 막대 초콜릿 6개와 포장에 들어간 짚과 은박지가 나왔다고 공개했다. 도서관 직원인 제니퍼 토드는 “‘밴조’ 시인의 습작품·일기·신문기사 더미 가운데 전혀 예상치 못한 초콜릿이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뚜껑을 열자 포장된 초콜릿 막대에서 아주 독특한 냄새가 풍겼다”고 말했다. 100년이 훨씬 넘었지만 외형이 잘 보존돼 있었지만 먹을 만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호주 공영 ABC방송이 전했다. 상자 뚜껑에는 ‘남아프리카 1900’과 ‘빅토리아 여왕이 행복한 새해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초콜릿은 영국의 유명 초콜릿 회사 캐드베리의 것이었다. 이 회사 창업자는 전쟁을 극도로 혐오해 군인들에게 하사한다는 왕실의 제안을 마뜩찮아했다. 하지만 왕명을 어길 수 없어 결국은 납품하기로 했고, 대신 여왕은 깡통 상자 만드는 비용을 부담해 하사품이 제작됐다. ‘밴조’ 시인은 호주의 두 번째 국가로 쓰인 ‘마틸다와 왈츠를 추며’ 가사를 썼고 10 호주달러 지폐에 얼굴이 들어갈 정도로 이 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1899년 시드니모닝헤럴드의 종군기자로 일년 동안 보어 전쟁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이때 기념 초콜릿을 구해 호주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그가 1941년 사망할 때까지 40년 넘게 이 초콜릿을 먹지 않고 보관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영국 BBC 방송은 이 깡통 상자 디자인이 병사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 당시로선 20파운드에 거래될 정도였다며 아마도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른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호주 국립도서관은 ‘밴조’ 시인의 초콜릿 등 관련 유품들을 전시하는 한편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호주 ABC방송 홈페이지 캡처
  • “매우 노골적” 태국 국왕 배우자 누드사진 유출

    “매우 노골적” 태국 국왕 배우자 누드사진 유출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왕(68)의 ‘배우자’로 불리는 시니낫 웡와치라피크디(35)의 나체 사진이 유출됐다. 22일 영국 언론 더타임스에 따르면 시니낫이 2012~2014년 직접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나체사진 1000여장은 태국의 군주제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써 온 영국 언론인 앤드루 맥그리거 마셜과 태국 왕정을 비판한 후 기소돼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는 태국 학자 파빈 차차발퐁펀에게 보내졌다. 마셜은 페이스북에서 “수십장은 매우 노골적인 사진들”이라며 “시니낫이 국왕에게 보내기 위해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낫의 복권을 방해하기 위해 이 사진들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 타임스는 누가 누드사진을 해외에 유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왕의 배우자인 시니낫과 왕비 사이의 경쟁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2019년 5월 즉위한 태국 국왕 마하 와치랄롱꼰은 대관식에 앞서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41) 근위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그를 왕비로 임명했다. 국왕은 과거 3번 이혼했으며, 수티다가 4번째 부인이다. 이후 두 달 만인 같은 해 7월 자신의 생일에 왕비가 보는 앞에서 시니낫을 왕의 배우자로 임명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시니낫은 2008년 왕실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정글전과 조종사 교육 등을 받았다. 2019년 5월에는 왕실 근위대 소장으로 진급했고 태국 왕실 역사상 약 100년만에 ‘왕의 배우자’라는 칭호를 부여받을 정도로 총애를 얻었다. 그해 10월 ‘왕실의 훌륭한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왕과 여왕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위를 박탈당했다. 지난 9월 국왕은 11개월만에 시니낫의 복권을 결정하고 ‘왕의 배우자’ 지위와 계급을 모두 회복시켜줬다. 시니낫이 어떻게 다시 왕실에 복귀하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숙종과 신하들이 늙음 축하한 서화집 ‘기사계첩’ 국보됐다

    숙종과 신하들이 늙음 축하한 서화집 ‘기사계첩’ 국보됐다

    조선시대 숙종 46년(1720년)에 제작된 ‘기사계첩’이 국보로 지정됐다. 이는 태조 이성계의 전례에 따라 숙종이 신하 11명과 함께 기로소(耆老所·만 70세가 넘은 노년의 정2품 이상 문관을 우대한 기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해 만든 궁중기록 서화집이다.충남도는 22일자로 문화재청이 아산시 홍만조(1645~1725) 후손집이 소장 중인 ‘기사계첩 및 함’을 보물(제629호)에서 국보 제334호로 승격했다고 밝혔다. 만퇴당 홍만조는 형조판서를 지낸 관리로 아산시 배방읍 세교리에 터 잡은 풍산홍씨 가문이다. 올해 300년이 된 기사계첩에는 숙종의 글, 신하 11명의 명단과 반신 초상화, 서로 축하하는 시, 행사 장면을 그린 기록화 등이 있어 궁중기록화로도 가치가 높다. 또 비단에 채색한 서화집을 내함(나무), 호갑(종이와 가죽), 외궤(나무) 등 삼중으로 보호한 당시 왕실의 공예기술도 학술 가치가 크다. 화첩 53.3×37.5㎝, 외궤 63.3×46.5㎝×11.5㎝(높이) 크기다. 당시 제작된 기사계첩은 기로소 1권 보관, 신하 11명에 하사 등 모두 12첩이었으나 현재 남아있는 것은 국내 5점, 일본 1점 등 6점이다. 이 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국보 제325호)과 아산 것 둘만 국보로 지정됐다. 김성수 도 주무관은 “아산 계첩에 ‘만퇴당장(晩退堂藏·만퇴당 소장)’으로 써 있어 유일하게 소유자가 분명하고, 보존상태가 뛰어나 매우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김 주무관은 “개인 소장으로 훼손 위험도 있었으나 3중 보호장치가 워낙 뛰어나 계첩이 잘 유지됐다”면서 “계첩은 풍산홍씨 종손이 2000년쯤 서울로 이사해 소장지가 바뀌었으나 아산시에서 귀향을 유도해 지난해 충남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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