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왕실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당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제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사무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해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52
  • 역사소설 왜 뜨나?

    한국소설이 ‘역사’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작가들이 내놓는 신작 가운데는 역사 소재의 작품들이 부쩍 많아졌다. 물론 그 자체를 커다란 트렌드라고 흥분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침체된 문학시장의 활로를 뚫는 기제로 역할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심장한 흐름이라는 게 출판가의 중론이다. ●꾸준히 ‘발언’하는 역사소재 소설들 역사는 지금까지 변함없이 인기있는 소설 소재였다. 하지만 근년들어 이른바 ‘역사소설’들이 문학시장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사뭇 달라졌다. 역사소설을 쓰는 작가군이 몇몇으로 한정됐던 예전과는 달리 젊은 인기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이순신 장군의 내면세계를 새로운 각도로 그려낸 김훈의 베스트셀러 ‘칼의 노래’ 이후만 봐도 그 분위기는 감지된다. 예술을 위해 조국을 등지고 신라로 망명한 우륵의 예술혼을 다룬 김훈의 또 다른 역사소설 ‘현의 노래’에 명기 황진이를 주인공으로 불러낸 전경린의 ‘황진이’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8권으로 완간된 김탁환의 ‘불멸의 이순신’, 여성화가 나혜석의 실제 삶에서 모티프를 따온 함정임의 ‘춘하추동’, 신라왕실을 주름잡은 요부 미실의 삶을 그린 김별아의 ‘미실’이 최근작들. 베스트셀러 ‘풍수’의 작가 김종록도 이번주 조선시대 천문학자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전2권)를 내놓았다. 특정인물을 벗어나 역사 자체를 글감으로 잡은 작품들로 눈을 돌리면 사례는 더 많아진다. 장정일이 여성적 시각에서 썼다는 ‘소설 삼국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는 작품이다. ●한승원도 ‘정약전 주인공’ 곧 출간 출간 ‘예약’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달 말엔 중진작가 한승원이 정약전을 주인공으로 한 장편소설 ‘흑산도 하늘길’(문이당)을 내놓는다. 정약전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천주교 선교사로 다산 정약용의 형이다.“주인공을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정약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복원해낼 것”이라는 게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또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덕무가 주인공인 김탁환의 추리소설 ‘열녀문의 비밀’(황금가지)이 여름에 출간된다. 황금가지는 미 군정기에 암약했던 여간첩 김수임을 그린 김탁환의 또 다른 소설(제목 미정)도 겨울쯤 내놓을 계획이다. 김별아도 내친김에 조선시대가 배경인 역사소설을 잇따라 쓰고 있는 중이다. 역사소설 특히 인물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쓰기의 경향은 크게 두가지 배경에서 출발한다. 먼저 이전의 역사소설들과는 달리 최근엔 개인주의적인 서술방식으로 씌어지고 있는 추세다. 문학평론가 장은수씨는 “영웅담에 의존하는 국가주의적 서술태도나 성적 흥미를 추구하는 야사 중심에서 벗어나 요즘 작가들은 개인주의와 페미니즘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집단 속에서 개인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개별인물을 통해 거꾸로 집단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칼의 노래’,‘황진이’,‘미실’, 장정일의 ‘삼국지’ 등이 모두 그런 유형에 든다. ●일부 작가들 “아이디어 빈곤 극복 대안” 일부 작가들은 아이디어 빈곤을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역사소설 장르를 택하기도 한다. 김별아는 “현실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그 속에서 문학적 가치를 짚어내기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고백한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독자들의 관심 또한 역사소재 소설 쪽으로 쉽게 쏠리는 게 사실. 전경린의 ‘황진이’는 15만부나 팔렸고 ‘미실’도 출간 보름여 만에 4쇄(5만부)를 찍었다. 초쇄 3000부를 소화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국내 소설시장의 현실에서 놀라운 성적이다. 민음사 이수은 문학팀장은 “역사소재 소설은 픽션이면서 동시에 실재의 이미지를 가미할 수 있어 상업적으로 봐도 불리할 게 없다.”며 “그들의 선전은 하향 문학시장에 대한 경고이자 반동으로 읽혀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근대명가 서화수장전’ 순회전 12일까지 서울갤러리 전시

    ‘중국근대미술의 아버지’ 치바이스(齊白石),‘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장다첸(張大千), 중국 근대 산수화의 대가 리커란(李可染)…. 대륙의 호방한 기상과 심원한 경지를 펼쳐 보이는 19,20세기 중국 최고 화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근대명가 서화수장전’이 화제의 전시다. 이번 전시는 세계 순회전의 하나로 호주를 비롯해 일본, 미국, 타이완 등 6개국에서도 열렸다. 출품작은 중국화 거장 60명의 작품 100여점. 호주중화문화예술협회 부회장인 다이메이링과 영국왕실 등록 전문감정사인 그의 아들 다이동니의 개인 소장품이다. 치바이스는 그림뿐 아니라 서예, 시문, 전각 등에 모두 뛰어난 천재 화가다. 그는 늘 “그림은 유사한 듯 아닌 듯 하게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화는 의경(意境)을 추구하는 만큼 서양화의 사생과는 달리 정신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치바이스는 실제로 인물이나 꽃, 새 등을 그릴 때 비례에 맞게 그리지 않았으며 실물과 그리 흡사하게 그리지도 않았다. 전시장엔 ‘종규(鐘)’‘남과(南瓜)’‘패엽초충(貝葉草蟲)’ 등의 작품이 나와 있다. 서양화를 중국에 소개한 최초의 중국 근대화가 쉬베이훙(徐悲鴻)이 “5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화가”라고 극찬한 만능 작가 장다첸. 그는 어느 문파의 그림이든 모사를 잘 하기로 유명했다. 둔황에서 2년 7개월 동안 머물며 둔황의 고대벽화를 그대로 본떠 그리기도 했다. 장다첸의 인물화나 불화 속에 나타나는 선들은 매우 유연하고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어람관음(魚籃觀音)’‘송하고사(松下高士)’ 등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리커란은 ‘이가산수(李家山水)’라는 새로운 유파를 낳은 산수화의 거장이다. 리커란은 치바이스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명이지만 그의 작풍은 치바이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리커란의 산수는 대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준다. 리커란은 화면 속에 그저 존재하는 관조적인 수묵산수가 아니라 생생한 현장감을 담은 생활 속의 산수를 즐겨 그렸다.‘춘우강남(春雨江南)’‘목우도(牧牛圖)’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서태후가 그린 화조도와 도광황제, 위안스카이, 매란방 등의 서예작품도 전시중이다.12일까지.(02)2000-973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씨줄날줄] 로열살루트 38년/우득정 논설위원

    이 땅의 주당들은 양주 선물을 받으면 가장 먼저 ‘스카치 위스키’인지,‘몇 년 산’인지부터 확인한다. 스카치 위스키라면 당연히 ‘로열 살루트’나 ‘밸런타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산 스카치 위스키가 아니고 미국이나 캐나다산이면 가격이나 맛에 상관없이 한 수 아래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선물용이나 접대용이라면 최소한 15년산 이상의 스카치 위스키여야 한다는 인식이 불문율처럼 각인돼 있다. 한국이 세계 위스키 업계에서 명품의 ‘봉’으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민속주가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듯이 양주도 상술에 걸맞은 역사를 담고 있다. 대표적인 위스키가 로열 살루트다.‘시바스리갈 21년’이 아니라 로열 살루트가 된 데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도사리고 있다. 이 술은 엘리자베스2세가 5살 때인 1931년 숙성을 시작해 여왕 대관식이 열린 1952년 여왕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뜻의 로열 살루트에, 축포 21발과 숙성기간 21년을 따와 ‘로열 살루트 21년’이라는 상품명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몰트 위스키의 대명사처럼 꼽히는 글렌피딕이 빅토리아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것과 같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 땅의 주당들은 영국 여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병당 수십만원짜리 수입 양주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숙성기간 5∼6년은 스탠더드급,12년은 프리미엄급,15년 이상은 딜럭스급으로 분류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숨어 있다. 위스키를 숙성하는 오크통의 향 발산은 12년이 한계다.15,17,21,30,50년산은 희소성의 가치이지 맛의 가치가 아니다. 그래서 위스키 업체에서는 병당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50년산의 병마다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상술을 동원해 주당들의 허영심을 충족시킨다. 게다가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동안 매년 원액의 3% 정도가 증발해 그만큼 원액을 보충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술병에 표기된 숙성기간과 원액의 숙성기간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시바스 브러더스가 세계 최초로 한국시장에 병당 170만원짜리 ‘로열 살루트 38년 스톤 오브 데스티니’를 내놓는다고 한다. 세계 4위의 위스키 소비국에 대한 예우라며 영국 왕실을 대리해 공작이라는 귀족도 온단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국서 10일 첫 출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울트라 프리미엄급 위스키인 ‘로열 살루트 38년’산(産)이 국내에서 첫 출시된다. 스카치 위스키의 명가(名家)로 알려진 시바스 브러더스가 새로 선보이는 것으로, 정식 명칭은 ‘로열 살루트 38년 스톤 오브 데스티니(Royal Salute 38YO : Stone of Destiny-운명의 돌)’. 출시는 이달 중순이며, 가격은 170만원대로 일부 최고급 호텔 및 백화점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오는 10일 서울 강남에서 열리는 38년산의 출시행사 때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대리인이자, 왕실 직계가족 다음으로 최고 위치인 아가일 공작이 국내 시장공략을 위해 방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가일 공작의 방한은 세계 위스키 판매시장에서 우리나라가 4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소비국인 데다, 로열 살루트의 경우 국내 울트라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숙성연도 21년 이상)에서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점 등이 크게 감안됐다고 알려졌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문화단신]

    ● ‘국립고궁박물관’ 올 8월 개관 문화재청 궁중유물전시관은 경복궁내 옛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에 들어서는 왕실박물관(가칭)의 명칭을 공모한 결과 ‘국립고궁박물관’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시대를 비롯한 왕조시대의 격조 높은 궁중유물을 전시해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과 연계한 문화공간 및 관광명소로 조성될 계획이며, 오는 8월 개관 예정이다. ●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발간 조선 전기의 문집에 나타난 세시풍속 관련 자료를 추출해 번역한 ‘한국세시풍속 자료집성-조선전기 문집편’이 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세시풍속 연구 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한국세시풍속 자료집성 시리즈의 하나로, 조선 전기 세시풍속의 유래와 변화상, 당시의 생활사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 소설가 김별아 ‘화랑세기’속 요부 ‘미실’ 출간

    작가 김별아(36)가 1500년 전의 여인을 불러냈다. 새 작품 ‘미실’(문이당)은 신라시대의 요부(妖婦) 미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얽은 장편소설이다. 지난해 말 국내 문학상 사상 최고상금인 1억원의 세계문학상을 따내 문단의 시샘이 쏠렸던 작품이다. 왜 ‘미실’이었을까. 소설집 ‘꿈의 부족’(2002년) 이후 3년 만에 내민 장편의 여주인공이 하필이면 왜 우리 역사 최고의 팜 파탈이었을까. 역사의 먼지를 헤집어 소환해낸 주인공에게 작가의 애정은 유별나다.“미실은 어머니로서, 한 여자로서도 어느 한쪽 꿇리지 않고 당당한 인물이었어요. 요녀와 성녀의 이미지를 한 몸에 끌어안고 살았던.‘모성’과 ‘욕망’이 충돌하지 않고 한 인물 속에서 용해된 여성 캐릭터를 구현해 보고 싶었죠.” “남성 작가들의 소설에서는 여주인공이 늘 모성과 욕망의 어느 한쪽 이미지로만 치우치는데, 그 극단적 묘사법은 옳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자기운명에 굴하지 않은 주체적 여성 미실(549∼606)은 김대문의 ‘화랑세기’에서 “백 가지 꽃의 영겁이 뭉쳐 있고 세 가지 아름다움의 정기를 모았다.”고 수식될 만큼 미색이 빼어났던 여인. 진흥·진지·진평 등 3대 신라왕을 섬긴 데다 사다함·세종·설화랑·미생랑 등 네 명의 풍월주(화랑의 우두머리), 태자 동륜(진흥왕의 아들)과도 염문을 뿌리며 왕실을 주물렀던 역사 속 인물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뛰어난 미모로 본능에 충실했으면서도 운명에 굴하지 않는 ‘현대적’ 여성상”은 소설에 제대로 녹아났다. 왕실에 색(色)을 바치는 전문여성집단 ‘대원신통’에서 태어난 미실은 어려서부터 온갖 기예와 미태술을 익힌다. 지소태후의 아들 세종의 눈에 들어 입궁한 뒤 곧 권력다툼에 휩쓸려 밖으로 내쳐진다. 화랑 사다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지만, 왕실의 부름으로 다시 입궁한다. 이후 미실은 스스로 권력을 움켜쥐려는 욕망을 실현해 간다. 작가의 설명처럼 “권력을 키워 가는 과정에서도 아이를 8명이나 낳으며 모도(母道)를 충실히 걸었던 독특한 여성상”을 묘파하는 데 소설은 전력투구한다. ●용어 하나하나 史實에 맞춰 사용 작가는 이 소설에 3년여를 공들였다.“중국 후한의 장수 삭매의 사랑과 운명을 무협소설풍으로 그린 단편 ‘삭매와 자미’(소설집 ‘꿈의 부족’)를 쓸 무렵 역사 소재 소설을 구상했다.”며 “그러나 역사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쓰겠다는 원칙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그 원칙은 철저히 지켜졌다. 소설에 등장하는 꽃 이름, 고사성어 하나까지 시대적으로 들어맞는 것인지 따졌을 정도다. 신라시대에 나올 수 없는 용어들은 추려냈다. 때로는 고어투의 문체가 적당히 끼어들어 소설에서는 고졸한 맛이 난다. 최근 여성 작가들이 황진이·나혜석 등 역사인물들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아이디어 빈곤 때문이 아닌지 짐짓 물었다. 대답은 솔직했다.“인정할 부분”이라더니 힘센 변명 한마디를 덧붙인다.“요즘처럼 빨리 돌아가는 현실에선 소설의 ‘영원성’을 포착해 내기가 힘드니까.” 받아 놓은 큰 상금은 대체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열살짜리 아들과 9월쯤 캐나다로 날아가 한 2년 지내다 오겠다.”며 엉뚱한 소리다.“죽을 때까지 쓰는 게 삶의 목표”라니 작가의 좌표에서 발을 빼려는 계산은 아닐 테고. “역사소설을 좀더 써보겠다.”고 한다. 청계천 복원 기념으로 서울시에서 주문한 조선시대 배경의 소설을 준비하느라 요즘은 조선왕조실록에 푹 빠져 지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찰스왕세자 재혼 ‘산 넘어 산’

    30여년의 밀애 끝에 연인 카밀라 파커 볼스(사진 오른쪽·57)와 오는 4월8일 재혼하는 찰스(왼쪽·56) 영국 왕세자가 예식 준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가 윈저궁 근처의 시청에서 세속 예식으로 치러지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킹엄궁이 22일 공식 발표했다. 대신 여왕은 예식 직후 윈저궁의 성 조지 예배당에서 열리는 봉헌 미사에 참석하고 피로연에서 하객들을 맞을 계획이다. 이같은 여왕의 결정은 전례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왕위를 계승할 경우 영국국교회 수장에 오를 찰스의 이른바 ‘등록소 결혼’을 여왕이 추인하는 모양새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식장이 터무니없이 비좁은 것도 문제다. 당초 이들 커플은 성 조지 예배당에서 예식을 올리려 했으나 지난주에야 이곳이 세속 결혼식장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 급히 시청 회의실로 예식장을 바꿨다. 그런데 이 회의실은 100명밖에 수용할 수 없어 찰스가 초청하고 싶어하는 하객 700명 중 상당수는 길거리에서 예식을 지켜보게 됐다. 이런 가운데 법학자들은 왕실 인사가 잉글랜드에서는 세속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봄의 유혹이 시작됐다. 남도에는 ‘봄의 전령사’ 동백을 시작으로 벌써 춘색이 완연하다. 무채색 도화지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갖가지 빛깔의 봄꽃들이 고혹스럽게 피었다. 훈훈한 봄바람은 새색시의 수줍음처럼 살포시 빰을 스친다. 산과 들녘을 수놓은 붉은 동백과 진녹색 새싹은 마치 고운 색동저고리를 차려입은 봄처녀의 거부할 수 없는 손짓으로 다가온다. 한발 앞서 봄이 찾아오는 곳 남도. 겨울의 체취를 털어버리고 봄의 설렘을 찾아 남도로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새생명이 움트는 그 곳에서 새 희망을 품어보자. ●봄향기에 취한 남도 “봄∼처녀 제∼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진초록 보리밭과 고혹스럽게 핀 붉은 동백, 여기에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남도로의 봄나들이는 봄노래의 흥얼거림으로 시작됐다. 봄을 맞으러 차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서울을 떠난 지 반나절 만에 땅끝마을 해남과 완도가 봄내음을 품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 내리쬐는 따스한 봄볕과 뺨을 스치는 봄바람이 향긋한 미소로 다가왔다. 해남을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자 201개의 섬으로 이뤄진 푸른섬 완도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완도(莞島)의 완(莞)자는 ‘빙그레 웃을 완’. 경치와 음식, 인심이 좋아 빙그레 미소짓는다는 섬이다. 완도는 사실상 우리나라 최남단. 얼마전 땅끝마을인 해남과 ‘신땅끝 논쟁’을 벌이기도 한 곳이다.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이 섬인데 완도는 다리로 이어진 지 40년이 넘은 육지”라는 게 완도 사람들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남도의 봄은 동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던가. 가장 먼저 봄을 느끼게 해준 것은 완도의 동백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푸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자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대 난대림 수목원인 완도수목원(061-552-1544)은 완연한 봄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다른 수목원과 달리 자연생태 원시림. 샛노란 꽃술과 진홍빛 꽃잎, 그리고 진초록의 잎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동백이 장시간 여행의 피곤함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린다. 지난 91년 문을 연 수목원은 1050㏊(약 30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난대성 희귀식물 1400여종이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다.30분쯤 걸어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자 온 산이 올록볼록 ‘엠보싱’을 해 놓은 듯하다. 이 곳에 가면 수백여종의 동백과 왕실에서 황금색 도금을 위한 색소로 사용했다는 황칠나무, 약용으로 쓰이는 후박나무 등을 볼 수 있다. ●해상왕의 숨결 따라 봄나들이 완도가 가장 자랑하는 인물은 단연 해상왕 장보고(790∼846)다.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를 따라 봄나들이를 하면 지루하지 않게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에는 장보고의 일생을 다룬 KBS드라마 ‘해신’의 세트장 두 곳이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진행될 경우에는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데 촬영이 없는 날인 일∼수요일에는 일반에게 공개된다. 오는 5월말까지 드라마를 촬영할 예정이어서 재수좋으면 최수종(장보고역)과 채시라(자미부인역), 수애(정화역), 송일국(염장역) 등 연기자도 만날 수 있다. 먼저 완도대교를 건너 왼쪽 동부대로(13번 국도)를 따라 5㎞쯤 가면 불목리 세트장(신라방)을 만난다. 이 세트장은 중국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 세트장은 중국사람이 설계하고 중국에서 기와 등 자재를 가져와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붉게 칠한 외벽과 건물, 도로 등이 벽돌로 만들어져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드라마가 끝난 뒤 영구보존을 위해 다른 곳과는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목자재를 사용했다. 또다른 세트장은 완도대교 오른쪽 서부대로(77번 국도)를 따라 10㎞가면 소세포세트장(청해포구)이 나온다. 1만 6000여평의 부지에는 부두와 선박,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동의 건물이 완공되어 있다. 앞 바다 풍경은 120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장보고의 시대로 돌아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바다 멀리에는 보길도 등 섬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해신 촬영지를 따라 돌다 보면 자연스레 완도의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우선 만나는 곳은 장보고가 본영인 청해진을 설치했던 장도 청해진 유적지(국가사적 308호). 물이 빠지면 본섬과 연결이 되는데 170m의 자갈길을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현재 고대 망루와 판측토성, 우물 등을 2009년까지 복원할 계획인데 현재도 관람이 가능하다. 장보고를 기리기 위해 세운 이 섬의 장좌리 굿당의 앞에 핀 동백이 일품이다. 이어 만나는 어촌민속전시관(550-5558)은 2002년 개관한 어촌의 민속 관련 박물관이다. 각종 어류 박제와 조개류, 희귀 산호 등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요금은 어른 1000원. 이렇게 다가온 완도의 봄은 봄처녀의 가슴을 울렁이기에 충분하다. ●봄비에 촉촉해진 남도 들녘 완도대교를 넘어 다시 해남으로 나오자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서울에 영하의 혹한이 이어지고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다는 말이 딴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됐다. 해남군 마산면 산막리에 이르자 가학산을 배경으로 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청자빛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진초록 보리밭의 절경은 고향마을의 추억을 되새겨 보게 한다. 이어 봄비와 어울리는 곳 녹우당(사적 167호·530-5548)을 찾았다. 고산 윤선도(1587∼1671)의 고택인 녹우당은 이름 그대로 푸르름이 한창이다. 입구에는 수백년된 은행나무가, 뒷산에는 오백여년된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 241호)이 반갑게 맞이한다. “앞바다에 안개걷고 뒷산에 해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녹우당에 들어서면 마치 고산의 어부사시사 봄노래의 읊조림이 들리는 듯했다. 기념관에는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산중신곡, 금쇄동기 원본, 고산의 친필로 쓴 여러 편지 등 고산의 유품 등을 볼 수 있으며, 고산의 4대 증손인 공제 윤두서의 화첩들과 해남 윤씨 부녀자들의 규방문집 등이 전시돼 있다. 현재 녹우당에는 고산의 14대 종손인 윤형식(72)씨 내외가 살고 있다. 남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맛. 어느 곳에 가도 청정해역을 낀 남도 앞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완도는 우리나라 김과 다시마, 톳, 미역, 전복의 70%이상을 생산하는 곳이다. 완도대교를 지나면 바로 있는 산해진미식당(552-5466)의 신선한 가오리회인 간자미회(4인기준·2만원)와 간자미 무침(3만원)이 일품이다.청실회집(552-4559)에서는 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회와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해남의 땅끝기와집(534-2322)에서는 해남 특유의 해산물 정식(2만원)을 맛볼 수 있다. 꽃게찜과 매생이, 전복, 새우, 삼합 등 남도 음식 전부를 섭렵할 수 있다. 완도읍 선착장 인근 씨월드관광호텔(552-3005)의 해수탕은 바다 수면아래 있어 해수탕 안의 창문을 통해 파도가 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도로의 봄맞이는 승용차를 이용해도 크게 지루하지 않다. 여행 길 곳곳에서 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길가에 핀 꽃을 감상하고 보리밭에 들러 밝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며 쉬엄쉬엄 다녀오면 좋다.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IC로 나온 뒤 해남과 완도로 갈 수 있으며,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광주에서 강진을 거친다. 비행기나 철도는 광주나 목포에서 해남·완도행 시외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전라남도 관광진흥과 (061-607-3333), 완도군청 (550-5224), 해남군청 (530-5224). ■ 명소 베스트5 훈훈한 봄바람이 한 번 불어올 때마다 봄꽃들이 수선수선 눈을 뜬다. 동백과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유채 등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된 것. 남도에 가면 봄꽃과 봄내음에 취할 수 있다. ●섬진강 매화마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일대는 3월이면 하얀 매화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섬진강을 따라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다.10만평의 매화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중턱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제일이다. 매화에는 청매와 홍매가 있는데 청매나무에는 푸른 빛이, 홍매나무에는 연분홍빛이 돌아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3월 12일부터 20일까지 매화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 광양시 문화홍보과 (061)797-3363. ●제주 대정들녘 야생 수선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제주도 산방산 부근의 대정들녘에는 봄소식을 전하는 야생 수선화의 꽃향기가 그윽하다. 이 곳에서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던 추사 김정희가 수선화를 각별히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의 도로변과 송악산 해안도로변 등지에서 야생 수선화를 볼 수 있다. 남제주군 대정읍사무소 (064)794-2301.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충남 서천군 서해바다의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량리 언덕배기에는 80여 그루의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약 400여년 전 서면 마량리 수군첨사가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려면 이 곳에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제단을 만들고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그때의 나무가 자라서 오늘날의 명물인 동백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서천군 문화공보실(041) 956-7868. ●여수 거문도 동백 전남 여수에서 배로 2시간 떨어진 거문도에서 붉은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거문도 등대를 보러 가는 산책 코스인 신선바위와 365계단, 목넘어 잔교를 지나 동백터널 숲이 있는데 온통 붉은 빛으로 깔려있는 그 길은 산행자의 발걸음을 잡아끄는 신비한 마력이 있다.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2249. ●구례 산수유마을 예로부터 전남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산수유나무가 많은 곳이다.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이곳은 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온통 샛노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 780-2224. 남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英~ 못서겠네

    |런던 연합|영국 육군 ‘최악의 보직’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거처인 버킹엄궁 경비인 것으로 밝혀졌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30일 붉은 색 군복에 곰털로 만든 모자를 쓰고 부동자세로 버킹엄궁을 지키는 경비병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지만 육군 병사들 사이에는 가장 견디기 힘든 보직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전했다. 런던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왕실 사단의 세바스찬 로버츠 소장은 “왕실 경비병들은 단조롭고 반복적인 업무로 고통받고 있다.”며 “경비병으로 보직이 정해지면 전역 신청이 급증한다.”고 말했다. 몇 시간씩 군복을 다리고 군화에 광택을 낸 뒤 부동자세로 서 있어야 하는 단조로움이 가장 큰 애로사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츠 소장은 “끝없이 단조로운 일을 반복하는 것은 큰 고통”이라며 “일주일 만에 영광은 사라지고 고통만 남는다.”고 말했다.
  • ‘인간 119’ 정동남 泰왕실 보은의 초대

    탤런트 정동남(55)씨가 태국 왕실로부터 ‘보은의 초청’을 받았다. 정씨는 최근 서남아시아에 몰려온 쓰나미로 인해 대재앙이 일자 가장 먼저 태국 푸껫으로 달려가 구조활동을 펼쳤다. 이때 그가 현지에 안겨줬던 훈훈한 감동을 태국 왕실 등이 잊지 않았고, 태국 푸미폰 국왕부부의 55주년 결혼기념으로 태국정부와 타이항공에서 주관하는 ‘어메이징 드림 포 러버’란 수중결혼식 행사가 열리게 되자 정씨와 그의 아내에게 특별 초청장을 전한 것. 정씨는 14일부터 4일간 태국 남부 뜨랑을 방문한다. 갓 결혼한 커플들을 위한 태국 정부주관의 웨딩 이벤트인 이번 행사에는 태국의 톱스타 커플 및 전세계 55쌍의 VIP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해일피해를 입은 태국 남부사람들로부터 자신들에게 진정한 도움은 여행을 와주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가족을 잃고 생활 기반을 잃은 태국인을 위한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태국 카오락지역에서 실종자 및 실종 경비정 수색 활동을 펼쳤던 그는 태국 해군 특수부대의 초청으로 피피섬 살리기 해저 오물청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구조연합회 중앙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붕괴 참사, 괌항공기 추락사고 등 국내의 재난은 물론, 이란ㆍ이라크ㆍ인도 등의 지진 등 해외 재난이 벌어졌을 때도 구조활동을 펴 ‘인간 119’별명을 갖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 왕위승계 양자입적 검토

    |도쿄 이춘규특파원|왕실내에서 왕위를 승계할 자격이 주어지는 아들이 태어나지 않아 왕위계승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일본 왕실에 ‘양자(養子)’를 인정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고 언론들이 23일 전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자문기구인 ‘왕실전범에 관한 전문가회의’는 2차대전 후 왕족의 지위를 잃었던 옛 왕족중의 ‘남자’를 일왕 또는 왕족의 양자로 용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지위를 잃은 옛 왕족은 수백년전에 분가, 양자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일본 왕실은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아들이 없고 왕실 전체에서도 왕세자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 이후 남자가 태어나지 않아 왕위 계승이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 [17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는 정애의 도움을 받으며 쌍둥이 딸을 키우고, 은수는 두 번째 소설을 탈고한다. 진국은 영화 개봉 준비를 서둘러 마침내 시사회를 개최한다. 민섭은 진수의 재능을 살려주기 위해 그림전시회를 제안하고, 영실은 전시회 준비에 발벗고 나선다.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온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은 유난히 낙상골절 사고가 많은 계절이다. 실내에서 손쉽게 따라하는 균형감각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법을 김상현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서 배워본다.18년 동안 이란 왕실 주치의로 이란 국왕의 건강을 지켜주었던 한의사 이영림. 그녀가 말하는 지압법과 식사법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날씨가 추워지면서 집안에만 있는 아이들의 감각체험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데, 특히 오감을 통한 감각교육은 지능발달뿐 아니라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 신체의 다섯가지 감각, 즉 오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감체험전을 찾아간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1시40분) 성인 애니메이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에서 철학적 깊이와 회화적 이미지를 만들며 작가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성강 감독이 특별 출연한다.‘마리 이야기’,‘천년여우, 여우비’ 등 그의 작품을 총정리하면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의 이성강과 다양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숙으로부터 용빈이 홍섭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극은 마음이 조급해져 은행으로 용빈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용빈은 강극을 친척 오빠 정도로만 생각한다고 말해 강극을 절망하게 만든다. 한편, 용빈이 다니는 은행에 홍섭이 새로운 지점장으로 발령난다. ●쾌걸 춘향(KBS2 오후 9시55분) 춘향의 도움으로 한국대에 합격한 몽룡. 내심 춘향에게 고마워하는 몽룡의 어머니는 그가 밤무대 가수의 딸인 것에 자존심이 상해 춘향을 구박한다. 결혼식을 서두르려던 월매는 사기를 당해 야반도주 신세. 이에 심란한 춘향은 학도와의 약속을 지키러 스키장에 갔다가 채린과 마주친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영웅(MBC 오후 11시40분) 2003년 제75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 중국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천하통일을 눈 앞에 둔 영정(진시황)을 암살하려는 무술 고수들에 얽힌 이야기를 다뤘다. 칸과 베니스를 석권했던 장이머우 감독이 처음으로 무협물을 연출했고, 리롄제와 장만위, 량차오웨이, 장쯔이 등이 출연했다. 리롄제가 펼치는 검술 대결 장면과 하늘을 뒤덮는 화살 발사 장면이 볼거리. ‘전국 7웅’이라 불렸던 막강한 일곱 국가들이 지배하던 춘추전국시대의 중국대륙. 각각의 왕국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 무자비한 전쟁을 수없이 치렀다. 그 결과 무고한 백성들은 수백년 동안 죽음과 삶의 고통을 견뎌내야만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는 진나라의 왕 영정은 중국대륙 전체를 지배해 첫번째 황제가 되려는 야심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항상 나머지 여섯 국가의 가장 큰 암살 표적이 되곤 했지만,1만 명이 넘는 왕실의 호위 군사와 항상 왕의 100보 안에서 움직이는 최정예 호위대 7인에게 둘러싸여 있어 암살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영정도 자신을 노리는 은모장천과 파검, 비설 등 세 명의 전설적인 자객에게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100분. ●영웅 알베르(EBS 오후 11시50분)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1996년작.2차대전 말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전쟁 막바지에 인생을 바꾸고 영웅이 되려고 한 한 남자의 이야기. 주인공 알베르(마티유 카소비츠)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가상의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작품이다. 아누크 그랑베르가 알베르의 새로운 연인 세르반으로 출연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지만, 주인공의 가짜 인생이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은 영화 전체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어 제목은 ‘스스로 만든 영웅.’1996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107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日 왕세자/이목희 논설위원

    일왕(日王)의 인간화(人間化)는 동북아에서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다. 왕(천황)을 신으로 모시고 침략전쟁에 나섰던 일본의 역사 때문이다.2차대전 직후 맥아더가 히로히토 일왕을 초라한 모습으로 곁에 세워놓고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히로히토보다는 현재의 아키히토 일왕이 좀더 인간적으로 비친다. 그럼에도 한국에 일왕은 아직도 서먹한 존재다. 아키히토가 중국·미국 등 50여개국을 방문했지만 이웃나라 한국은 찾지 못했다.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간 골은 근본적으로 메워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올가을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의 한국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나루히토는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을 다녀왔다. 왕위 계승자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1993년에는 5개국어에 능통한 직업외교관 출신 마사코 왕세자비와 결혼했다. 평민 출신의 마사코는 한때 왕세자와의 결혼을 주저했으나 나루히토는 삼고초려 끝에 사랑을 얻었다. 나루히토 부부는 결혼후 8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다.2001년 어렵게 임신했으나 딸을 낳았다.2차대전 후 만들어진 왕실전범에 따르면 아들만이 왕위를 계승하게 되어 있다. 나루히토 부부는 왕위 계승자를 생산하지 못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마사코는 2003년 12월 대상포진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궁내청은 그녀가 적응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나루히토의 인간적 면모는 이때 ‘폭발’했다.“왕세자비의 커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충격발언’을 했고, 고부갈등설이 불거졌다. 이 때문인지 일본 왕실과 정부내에서는 여성도 왕위계승자가 될 수 있도록 법규를 고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마사코는 새해초 1년1개월만에 공식행사에 나타났다. 찰스 왕세자와 고인이 된 다이애나비는 너무 인간적이어서 스캔들도 굉장하지만 영국은 물론 세계인들은 그들을 사랑한다. 나루히토 왕세자도 스스럼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한국을 방문하길 바란다. 아키히토 일왕이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 방일때 언급한 ‘통석(痛惜)의 염(念)’은 과거사를 깨끗이 사과 못하는 일본의 자세를 대표하는 말이 되어 있다.‘인간’ 나루히토가 한국을 찾아 화끈하게 과거사를 정리하기를 기대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日 노리노미야공주 결혼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장녀인 노리노미야(사진 오른쪽·35) 공주와 도쿄도 직원 구로다 요시키(왼쪽·39)가 결혼할 계획이라고 왕실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이 30일 공식 발표했다. 아사유 도시오 궁내청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두 사람이 내년 여름 이후 결혼하는 것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일본 왕실에서 공주가 결혼하는 것은 1960년 히로히토 일왕의 다섯째딸 시마즈 다카코 이후 45년 만이다. 일본 국민들은 이들의 결혼 소식을 큰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혼식은 민간 식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발표에 앞서 아키히토 일왕은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는 ‘재가’를 내렸고 궁내청은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노리노미야 공주는 결혼하면 왕실전범에 따라 왕족의 지위를 잃고 평민의 신분이 되며 이름도 남편 성인 구로다에, 유아명인 사야코가 더해져 구로다 사야코로 바뀐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왕실의 맏사위가 될 구로다는 1988년 가큐슈인 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은행에 입사해 외환업무 등을 담당했으나 수도 도시계획에 관심이 커 경력직으로 도쿄도에 들어가 지금은 도시정비국 건설업무과 주임으로 일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는 이날 결혼 발표를 맞아 발표한 ‘감상’에서 “새로운 인생에 발을 디디게 된 두 사람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日 노리노미야공주 결혼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장녀인 노리노미야(사진 오른쪽·35) 공주와 도쿄도 직원 구로다 요시키(왼쪽·39)가 결혼할 계획이라고 왕실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이 30일 공식 발표했다. 아사유 도시오 궁내청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두 사람이 내년 여름 이후 결혼하는 것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일본 왕실에서 공주가 결혼하는 것은 1960년 히로히토 일왕의 다섯째딸 시마즈 다카코 이후 45년 만이다. 일본 국민들은 이들의 결혼 소식을 큰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혼식은 민간 식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발표에 앞서 아키히토 일왕은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는 ‘재가’를 내렸고 궁내청은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노리노미야 공주는 결혼하면 왕실전범에 따라 왕족의 지위를 잃고 평민의 신분이 되며 이름도 남편 성인 구로다에, 유아명인 사야코가 더해져 구로다 사야코로 바뀐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왕실의 맏사위가 될 구로다는 1988년 가큐슈인 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은행에 입사해 외환업무 등을 담당했으나 수도 도시계획에 관심이 커 경력직으로 도쿄도에 들어가 지금은 도시정비국 건설업무과 주임으로 일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는 이날 결혼 발표를 맞아 발표한 ‘감상’에서 “새로운 인생에 발을 디디게 된 두 사람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0)포항 호미곶의 해맞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0)포항 호미곶의 해맞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재론의 여지없이 독도나 울릉도다. 그러면 육지에서는 어디일까. 이 역시 재론의 여지없이 포항시 호미곶이다. 동경 129도 34분 03초인 이곳은 동해로 돌출되어 있어 몇 분이라도 먼저 새해 해맞이를 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다.12월21일, 동짓날 그곳을 찾았다. 옛날에는 동지를 아세(亞歲·작은 설)라 하여 동지제사를 지내며 액운을 물리치는 날이다. 또한 한해를 동지에 시작하였으니, 옛 전통을 되살려 호미곶으로 달려 내려간 것. ●육지서 가장 먼저 해뜨는 호미곶 호미곶을 가려면 포항 시내에서 삼십여분을 더 달려야 한다. 일출의 짧은 순간을 놓칠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부터 내내 동행한 해수부 항로표지담당관실의 진한숙 사무관이 선뜻 장기곶등대에서의 1박을 권하였다.“체험하고, 그냥 들르는 것하고는 천지차이입니다.” 등대는 많이 다녀보았지만 하룻밤 체험은 쉽질 않아 선뜻 등대의 관사에 여장을 풀었다. 마침 울릉도등대에서 찾아온 박영식·정태영 등대지기와 포항항만청의 정용호 과장과 조재준 계장 등 ‘등대사나이’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이바구’에 여념이 없었다. ‘등대지기’, 좀 더 정확히 말하지만 이들 항로표지원들의 삶 자체가 워낙 외롭고 고달프기 때문에 대단한 단결력을 과시한다. 그러지 않고는 고립된 등대의 삶을 견뎌낼 수가 없을 것이다. 유물 수집 과정을 묻자, 이문희 등대박물관장은 “전국 등대에 연락을 취하고 긴밀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과거의 등대유물을 속속 수집하여 올린 덕분에 인멸해 가던 근대 문화유산이 집결되어 오늘의 등대박물관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준다. 밤새 북풍이 불었다. 등대의 칸델라가 빙빙 돌아가면서 쏘아대는 불빛이 요동치는 파도에 떨어지자 물빛이 기괴한 빛을 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칸델라는 일일이 손으로 깎은 렌즈들의 집합체로 빛이 없어도 그 자체로 영롱한 빛을 내뿜고 있으니, 그냥 퍼지는 파장이 아니라 렌즈의 오묘한 프리즘이 연출해 내는 ‘빛의 향연’인 셈이다. 해맞이광장 한편에 자리잡은 육중한 풍력발전기의 대형 풍차가 엄청난 가속도로 돌았다. 동해로 돌출된 삼각지대답게 호미곶 바람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곳을 일제가 ‘토끼 꼬리’라 불렀으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땅의 기세가 호랑이 꼬리가 분명하다. 그것도 잠자는 호랑이가 아니라 태산을 흔들며 포효하는 호랑이 꼬리다. 일찍이 남사고가 호미곶을 호랑이 꼬리로 보았음은 역시 조선시대 절세의 풍수지리가다운 안목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국토의 튀어나온 부분을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무려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에 호미곶이 한반도의 가장 동쪽임을 분명히 하였다. 동물의 꼬리란 ‘꼬리곰탕’이나 끓여먹는 대상이 아니다. 돌진할 때 몸의 균형과 스피드를 조절하고, 꼬리를 움직여서 온갖 신호를 보낸다. 꼬리치는 강아지에게서 꼬리를 뺏는다고 상상해 보라. 어쨌든 호랑이 꼬리에 얹혀서 잠을 잔 것 치고는 아주 편한 잠을 잤다. 등대의 침실이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이다. ●바닷가 한복판 ‘상생의 손’ 감동 새벽 6시 바다로 나갔다. 해가 가장 짧아서 ‘노루꼬리’ 같다는 동지답게 해가 뜨려면 아직 이르다. 신년도 아닌데 벌써 해맞이를 나온 이들이 서성거린다. 필자처럼 새해맞이를 ‘당겨서’ 맞으려는 사람들이다. 미국에서 나왔다는 교포 1.5세를 만났다. 부친은 미국인, 모친은 한국인이란다. 한국문화 체험을 하려고 겨울연휴를 이용해서 ‘어머니 나라’에 왔으며, 동해 일출을 한반도의 제일 끝자락에서 맞이하고 싶어서 서울에서 달려왔단다. 해가 뜬다. 늘상 그렇듯 일출 조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구름이다. 구름이 가린다면 만사가 틀어진다. 수년 전, 동해 일출을 지켜보는데 먹장구름이 흘러가면서 끝내 해가 제 모양을 보여주지 않았다. 사람들의 실망이란, 해맞이가 아니라 흡사 해의 죽음을 조문하러 온 표정들 같았다. 천만다행으로 해가 떠올랐다. 일출은 그야말로 순식간. 뻘건 혓바닥, 아니면 좀 험하게 표현해 갓 잡은 동물의 붉은 간 같다고나 할까. 진홍색 빛을 불쑥 내밀며 천천히 바다로부터 치고 올라온다. 신라의 고승 원효의 이름을 풀면 ‘첫 새벽’이다. 새해 첫 날, 첫 새벽에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해맞이 전통은 흡사 힌두교도들이 빛의 주인인 크리슈나의 현현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 불가의 무량수경(無量壽經)에 ‘빛은 외관(外觀)하고 생명은 내감(內感)한다.’고 하였으니, 빛이 있는 곳에 무한한 공간이 조견되고, 목숨 있는 곳에 무한한 공간이 심증된다는 뜻이다. 기독교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빛은 생명 그 자체로 인식된다. 그러한 즉,‘생명있는 온갖 것’들이 해맞이 광장에 모여들어 빛에 감응하고 생명을 느끼고 돌아감은 새해 일출이 선사하는 가장 값진 선물일 것이다. 호미곶광장의 연오랑과 세오녀 기념비에 쓰여 있듯, 그들 부부가 일본으로 떠나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사신을 보내어 비단을 받아오자, 해와 달이 다시 온전해졌다. 해와 달이 빛을 잃는 것처럼 비극적인 것이 없으니, 호미곶 해맞이에서 해마다 연오랑과 세오녀를 시민 가운데서 선출해 가장(假裝)의 축제를 벌이는 것도 빛을 간구하는 축제의 오랜 전통을 재현해 낸 것이리라. 호미곶 해맞이가 한결 유장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닷가 복판에 세워진 상생의 손 때문이다. 청동으로 빚어진 그 거대한 손 위로 해가 올라선다. 흡사 손으로 해를 받쳐올리는 모습이다. 손노동으로 이룩된 인류의 문명을 상징하듯이 해와 손이 어우려져 감동을 자아낸다. 바닷가에 세워진 온갖 군더더기 조형물과 달리 상생의 손으로 해를 감싸 안으면서 한해 내내 싸우지들 말고 오순도순 잘 살아나가길 바라는 성싶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단체로 이곳에 와서 이런 가르침을 배워야 할 듯하다. ●등탑 층마다 새겨진 배꽃 문장 눈길 해맞이를 끝낸 이들은 등대박물관을 방문하곤 한다.1908년 12월20일에 완공되었으니,2008년이면 100년. 서양 건축양식을 도입, 무려 26.4m 6층 높이의 건조물을 철근 하나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벽돌로만 축조했다. 이러한 축조기술은 오늘날에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니 근대건축사의 살아 있는 학습장 아닌가. 반드시 등탑의 층마다 붙어 있는 조선왕실 상징물인 이화(梨花) 문장을 보아둘 것을 권한다. 가문이나 왕실을 표시하는 특별한 꽃모양이나 동물문양을 뜻하는 문장으로 ‘오얏 이’의 상징물인 배꽃이 등대마다 각인되어 있다. 풍전등화 신세였던 통감부 시절에 등대를 세우면서 무슨 연유인지 배꽃을 층마다 새겼다. 일제강점기에 일인들은 배꽃을 철판으로 가리고 자신들의 국화문장을 새겼다. 해방이 되어 철판을 떼내자 아무도 몰랐던 배꽃이 제 모습을 드러내어 오늘에 이른 것. 누군가 농을 던진다.“이화여대생들은 반드시 한번쯤 와야 할 필수 코스 아닙니까.” 호랑이 꼬리가 토끼 꼬리로 강등되면서 모진 세월 내내 서러움을 받던 호미곶에 수십만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동해바닷가에서 한해의 염원을 실어보내는 것 자체가 이제 ‘신(新)세시풍속’으로 자리잡은 것이니 감개무량할 뿐이다. 호미곶 일대는 보리판으로 뒤덮여 있다. 어려운 물사정으로 논농사가 불가능한 지형의 특성을 살려 곳곳에 보리를 심어 마치 겨울바다에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호미곶에는 이육사가 포항의 포도원에서 시상을 떠올려 그의 명시 청포도를 창작하였다는 청포도비도 서 있어 바닷물과 더불어 이래저래 청색과 녹색의 시대를 연출하고 있는 중이다. 겨울보리의 녹색이 추위를 녹인다면, 호미곶의 봄바다에는 화사한 유채꽃이 만발하여 다시금 찾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하니 유혹의 강도가 너무 강하여 좀체 벗어나기 힘든 곳이 아닐까. ●태양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더라 이제 정신 없던 연말도 끝나가면서 새해맞이를 떠날 이들이 엄청 많을 것 같아 차제에 사족을 달아본다. 호미곶 해맞이공원처럼 그야말로 시설과 조건이 두루 갖추어져 볼 것도 많고 편리한 곳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고, 아니면 조그마한 어촌의 언덕에 올라 가족이나 연인끼리 동해 일출을 바라봄도 권할 만하다. 유명세 치르는 곳만 찾을 일은 아니란 뜻이다. 가령, 부산의 기장 같은 곳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의 너른 공간 속에서 수산과학관이 주관하는 자그마한 새해맞이도 열려 해마다 ‘귀밝이 술’도 권하면서 조촐한 축제를 벌이고 있으니, 이렇듯 전국 곳곳을 찾아보면 주차 걱정없이 일출의 관해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곳이 산재해 있다. 구름이 끼어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지 못하면 또 어떠랴. 마음의 빛이 더욱 소중한 것일진대, 눈 감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내일의 태양을 향하여 소리칠 일이다. 해는 어김없이 뜰 것이며, 일출은 어느 누구도 한 장소에서 한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이니, 만인은 해 앞에서만큼은 평등한 것이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9)구룡포와 과메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9)구룡포와 과메기

    동지 무렵이면 춥다. 옷깃 여미는 추위가 계속되면 구룡포 과메기가 한층 그리워진다. 추운 겨울에 제격이다. 초고추장에 찍어 파와 마늘을 얹고 다시마로 싸 한 입에 털어넣은 뒤 소주 한잔 곁들이면 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이 무렵, 포구에 사내들이 둘러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다면 십중팔구 과메기다. 그만큼 과메기는 구룡포 특산품으로서 주소 성명이 분명하다. 구룡포는 서울 기준으로는 가장 먼 곳 중의 한 곳. 그러나 먼길 찾아온 만큼 제값을 하는게 또한 과메기다. 구룡포 읍내는 물론이고 영일만 해변 곳곳의 덕장에서 과메기들이 맛을 들이며 입맛을 돋우고 있다. 본디 관목청어를 관목(貫目)으로 줄여 부르다가 관목이 관메기로, 다시금 과메기 또는 과미기로 변하였다. 오늘날은 꽁치 과메기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과메기하면 단연 청어였다. 그래서 과메기의 역사적 진실에 한결 가깝게 다가가려면 청어부터 제대로 알아야한다. 젊은층에게는 청어의 각인된 이미지가 거의 없지만 노인들은 아직도 청어를 기억한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초기만해도 동·서·남해안을 막론하고 상당히 많이 잡혔다. 서해의 경우, 황금조기가 높은 지위를 누리기 전 ‘물고기의 임금’은 단연 청어였다. 푸른 등의 깔끔한 신사, 프록코트를 입은 것처럼 세련미를 풍기면서 해변으로 몰려와 알을 낳던 청어. 천청어(薦靑魚)라고 해서 왕실에도 진상했으며, 상인들이 많이 팔았다고 기록돼 있으니, 다수 어획되었음이 분명하다. 조선시대는 그야말로 ‘청어의 전성시대’였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청어를 집안에서 먹는 일은 거의 없다. 동네마다 ‘비웃’이라 하여 말린 청어를 팔러 다니던 비웃장사꾼의 걸쭉한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 대신 21세기 초반의 한국인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수입 청어구이를 즐겨먹는다. 꽁치를 가공한 ‘신식 과메기’를 먹으면서, 예전에는 이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혀져 가고 있다. 일식집 초밥에 섞인 ‘가스노코’가 청어알이란 사실을 아는 이도 많지 않다. 청어문화가 시쳇말로 ‘종을 쳤다.’는 증거다. 청어는 등어(동해안), 비웃, 구구대(서울), 고십청어(전남), 푸주치, 눈검쟁이(포함), 갈청어, 울산치(울산), 과목숙구기(경남·북) 등 지역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이다. 성호 이익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청어는 울산(蔚山) 장기 사이에 난다. 북도에서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하여 강원도의 동해변을 따라 내려와 11월에 이곳에서 잡히는데,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점점 작아진다. 어상(魚商)들이 멀리 서울로 수송하는데, 반드시 동지 전에 서울에 대어야 비싼 값을 받는다. 모든 연해에는 청어가 있다. 청어는 서남해를 경유하여 4월에 해주까지 와서는 더 북상하지 않고 멈춘다. 그러므로 어족이 이곳(영남)처럼 많은 곳이 없다.” 또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보면, 청어를 잡아 군량미와 바꾸는 대목이 확인된다. 물물교환의 중심이었던 쌀과 바꿀 정도로 환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증거. 어획량에서도 절대적이었을 뿐더러 기름지고 크기도 커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기름기도 많고 맛도 좋을 뿐더러 큼직하고 값도 싸 예로부터 가난한 선비들을 살찌게 한다는 의미의 비유어(肥儒魚)를 별명으로 얻기도 했다. 청어는 주로 말려서 유통되었다. 교통이 불편하고 유통 방식이 지극히 제한적인 조건 탓에 말린 청어를 두름으로 엮어 유통시킨 것. 건조품으로는 관목이 중요하다. 정약전은 관목청(貫目鯖)이라 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모양은 청어와 같고, 두 눈이 뚫려 막히지 않았다. 맛은 청어보다 좋다. 이것으로 얼간포를 만들면 맛이 매우 좋다. 때문에 청어 얼간포를 관목청어라 부른다. 영남 바다에서 잡히는 놈이 가장 드물고 귀하다.”오늘날 구룡포 일대의 명물 과메기를 말함이다. 과메기는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뼈를 추린 편과메기, 내장까지 통째로 말린 통과메기로 구분된다.20마리를 한 두름으로 친다.12월 첫 추위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듬해 1월 초순까지는 주로 통과메기를 만들며, 설날에 맞추어 출하한다. 배지기라 부르는 편과메기는 11월 정도면 만들기 시작한다. 통과메기는 짚으로 엮어서 덕장에 걸쳐만 놓으면 작업이 끝이지만 편과메기는 상당히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할복과 세척 등을 거쳐야 하므로 인건비도 그만큼 많이 든다.1두름에 통은 6000원, 편은 9000원 정도 하니, 노동력이 시가에 반영된 결과다. 사실 도시민들이 먹기에는 편과메기가 편하다. 따로 손볼 필요없이 젓가락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통과메기를 먹으려면 상당한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내장을 모두 발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편과메기는 취식의 편리성에 부합되게 근년에 개발된 것이다. 편과메기는 불과 3∼4일이면 상품이 되지만 통과메기는 무려 보름여를 말려야 한다. 과메기의 참맛을 즐기려는 이들은 전통적인 통과메기를 선호한다. 추운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내장의 즙이 살에 스며들어 오묘한 맛을 내기 때문. 덕장에서 눈을 맞아가면서 명태가 황태로 변신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과메기를 아는 이들은 통짜를 즐기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주 감포나 영덕 강구 쪽에서도 과메기를 많이 엮었으나 오늘날은 구룡포에만 남아 있다. 왜 수많은 동네 중에서 구룡포가 과메기 명소로 떠올랐을까. 실제로 포구에 들어서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답은 바로 겨울 바람의 힘이다. 동해로 삐죽 튀어나온 일명 ‘호랑이꼬리’쪽은 여간 춥지 않다. 같은 온도라도 바람으로 인하여 체감온도가 훨씬 낮다. 게다가 바람이 산을 넘어오면서 적절히 습한 기운을 품게 되고, 바람막이 산을 넘느라 적잖이 기세가 꺾여 구룡포쯤에 이르러서는 과메기 건조에 딱 들어맞는 기후조건을 만들어 준다.‘구룡포과메기’ 영어법인의 정재덕(66) 회장도 북서풍을 구룡포 과메기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꼽는다. 여기에 온도, 습도가 더해져 과메기를 만드는 3대 조건이 된다. 상품화되어 전국으로 퍼진 지는 불과 10여년 안팎. 지역 상품이 전국 상품으로 확산된 좋은 모범 사례다. 물론 전국 상품은 먹기 편한 배지기가 주종이다.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 역사 역시 10년이 채 안된다. 청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구룡포 일대만큼 청어가 많이 잡히던 곳도 드물었다. 장기곶 가장 끝쪽인 구만리에 가면 까꾸리개란 갯마을이 있다. 그곳에서는 풍파가 심한 날, 청어가 뭍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해 그걸 까꾸리(갈고리의 방언)로 끌어들였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 하니, 청어의 자취가 지명에도 묻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등푸른 생선인 꽁치가 대거 잡히면서 청어는 곧장 대체되었다. 꽁치도 국내산이 줄어들자 북태평양산 수입 꽁치를 쓰고 있다. 그런데 과메기로 먹기에는 국내산보다 기름기가 많은 수입 꽁치가 오히려 제격이다. 기름기가 많아 쫄깃하고 한결 구수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과메기에 ‘환장한’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십마리를 먹어 치운다. 과메기 같은 얼간 생선은 의학적으로도 대단히 몸에 좋다. 기름기가 많아 비만에 영향을 줄 것 같지만 불포화지방산이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메기를 담아 놓은 접시를 유심히 지켜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밑에 고인 기름들이 허옇게 엉겨붙는 소나 돼지기름과 달리 과메기 기름은 그대로다. 좋은 지방이라는 증거이다. 등푸른 생선이 바람과 만나 숙성되면서 빚어낸 오묘한 맛은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 환경조건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바닷가의 명품이 탄생된 것이니, 비록 청어의 문화사는 종막을 고했어도 과메기의 문화사가 보란 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이같은 특산품은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철마다 주문이 쇄도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생선문화관은 대단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자신들이 먹던 것 말고는 꺼리거나 조심스러워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수입 꽁치를 사다 생으로 구워파는 것보다 이같은 특산물로 특화시켜 보급한다면 수입은 물론 겨울 식탁도 한결 풍성하지 않을까. 다행히 초밥, 무침, 튀김, 구이, 회 등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어 인터넷 등을 통해 전국의 식탁으로 한창 퍼져가는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과메기를 부산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는 대신 대구 사람들은 무척 즐긴다. 필자를 안내한 국립 등대박물관의 대구 출신 이형기 박사는 “아마 부산은 대용 수산물이 풍부한 반면 내륙인 대구는 대용 어류가 없어 그런 선호도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과메기가 구룡포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기준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500여명의 주민들이 전업으로 이 일에 종사한다. 구룡포 28개동 대부분에서 과메기가 생산된다. 교통의 오지인 구룡포에 과메기마저 없다면 관광객들이 이처럼 많을 까닭이 없다.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라 불린 곳. 한때 일본인들이 대거 유입돼 개척했던 포구. 그 구룡포가 과메기 한 가지로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형산강 강물의 유입과 퇴적으로 갈대가 우거졌던 염습지에서 동해안 최대의 재래 어시장으로 변신한 포항 죽도시장에 가도 지금은 과메기 천지다. 이쯤 되면 포항을 상징하는 겨울철 제일의 특미로 과메기를 손꼽는다고 조금도 이상할 것은 없지 않겠는가.
  • 강의/신영복 지음

    강의/신영복 지음

    논어 ‘위정’(爲政)편에 보면 ‘군자불기’(君子不器)란 구절이 있다. 직역하면 군자는 그릇이어선 안된다는 뜻. 유가 사상이 제시하는 이상적 인간상이다. 하지만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를 논하면서 동양사회가 비합리적이며 근대사회 형성에서 낙후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이 구절에서 이끌어냈다. 그는 기(器)는 한마디로 전문성이고 직업윤리인데 이에 대한 거부가 동양사회의 비합리성으로 통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한데 신영복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는 이 전문성이야말로 오로지 노동생산성과 관련된 자본의 논리일뿐 결코 인간적 논리가 못되며,‘군자불기’는 오히려 오늘날의 전문성 담론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즉 논어의 이 구절을 신자유주의적 자본논리의 비인간적 성격을 드러내는 구절로 읽는 것이 바로 오늘의 고전 독법이라는 것이다. ‘강의’(신영복 지음, 돌베개 펴냄)는 이처럼 동양고전을 통해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은 책이다. 그가 성공회대에서 ‘고전강독’이란 강좌명으로 진행해 왔던 강의를 정리한 것. 그는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독법 전체에 걸쳐 관철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강의를 진행했으며, 해석 하나하나에서 진보적 색채를 강하게 보여 준다. 책에서 지은이는 기원전 7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 즉 부국강병이라는 목표아래 각축을 벌이던 무한경쟁시대에 터져 나왔던 거대 담론들을 ‘고전’이란 통로를 통해 오늘의 상황에 연결하고자 한다. 현대 자본주의, 특히 그것이 관철하고자 하는 세계체제와 신자유주의적 질서는 춘추전국시대 상황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강의를 이끌어가는 동안 ‘관계론’이란 화두를 놓지 않는다. 즉 고전은 서양철학의 개별적 ‘존재론’과 달리 사회와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 담론을 담고 있다는 인식하에 강의를 진행한다. 이를테면 동양고전의 입문이라고 할 수 있는 ‘시경’(詩經)에선 사실성에 근거한 진정성이 있음을 주목한다.“저 강둑길 따라 나뭇가지 꺾는다./기다리는 임은 오시지 않고 그립기가 아침을 굶은 듯 간절하구나…방어 꼬리 붉고 정치는 불타는 듯 가혹하다….”(遵彼汝墳 伐其條枚 未見君子 如調飢…魚 尾 王室如….) 서주 말기, 한 여인이 멀리 떠난 낭군을 그리는 모습을 그린 듯한 이 시에서 지은이는 단순한 그리움을 너머 땔감으로 나무를 꺾는 여인의 가난을 보고, 몇년째 낭군이 전쟁이나 사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난세를 읽는다. 또 피로하면 꼬리가 붉어진다는 방어는 곧 백성의 피곤함이요, 왕실이 어지럽다는 것은 정변과 전쟁이 잦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전쟁은 가난을 불러오고, 정치가 어지러우면 국민이 피곤한 상황은 오늘의 세계, 아니 지금 우리사회가 겪는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맹자’ 앞 부분에 나오는 ‘여민락장’에선 함께하는 즐거움, 즉 여민동락(與民同樂)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다. 진정한 즐거움이란 여럿이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며, 이를 주나라 문왕에 비유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혼자만의 즐거움 즉, 독락(獨樂)을 추구한 하나라의 폭군 걸왕은 “저놈의 해 언제나 없어지려나. 차라리 저놈의 해와 함께 죽어버렸으면.”이란 노래를 들었음을 지적한다. 백성들이 그와 함께 죽어 없어지기를 바랄 지경이라면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 지천이라도 어찌 혼자 즐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지은이는 오늘날 사람들이 바로 ‘걸왕의 독락’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고 있음을 본다. 개인적인 정서 만족을 낙의 기준으로 삼고, 차별성만 강조한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공감이 얼마나 한 개인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무지함을 질타한다. ‘노자’와 ‘장자’에선 이같은 관계론이 최대한의 범주로 확장된다. 자연(自然)이라는 개념으로 사회와 인간을 포용하며, 지배층이 아닌 민초의 철학, 약한자의 철학으로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묵자의 겸애(兼愛)와 순자의 교육론은 물론, 비정한 군주철학으로 규정되고 있는 한비자의 법가이론도 결국 ‘사회와 인간 관계’란 화두를 걸고 오늘에 관철되고 있음을 시종일관 이야기하고 있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조선왕실역사박물관’ 새이름 공모

    문화재청은 광복 60돌을 맞아 경복궁내 옛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에 내년 여름 개관하는 ‘조선왕실역사박물관’(가칭)의 명칭을 공모한다. 새 궁중박물관은 경복궁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서 조선시대의 궁중문화 전체를 알리는 역사교육 및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된다. 이달 말까지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 또는 우편(서울시 중구 5-1 궁중유물전시관 명칭 공모담당자)을 통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당선작(1명) 및 우수상(3명), 가작(5명)으로 뽑힌 사람에겐 각각 50만∼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과 새 궁중박물관 가족평생관람권이 주어진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