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왕릉
    2026-06-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88
  • [후보자 인터뷰] 김승수 전주시장 후보

    [후보자 인터뷰] 김승수 전주시장 후보

    “가장 한국적인 세계 도시! 미래 비전으로 두근거리는 전주를 만들겠습니다.” 김승수(45) 새정치민주연합 전주시장 후보는 “따뜻한 선거, 소통이 있는 공감의 선거, 시민의 일상이 있는 현장 선거, 정책이 있는 알찬 선거를 하겠다”고 말했다. “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를 지양하고 전주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을 통해 시민의 검증을 받겠습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시민과의 만남을 통해 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시장은 시민의 아픔을 함께하고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따뜻한 정치인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연소 전북도 정무부지사 출신이란 타이틀을 내세웠다. 청렴한 이미지에 강력한 추진력을 무기로 표밭을 누빈다. 새정치연합의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북도와 전주시 근무 때 약자의 편에서 소통 능력을 발휘해 ‘조용한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뜻한 품성과 특유의 친화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김완주 지사 밑에서 성장해 전주시장 후보 반열에 올라 ‘대물림 정치’라는 지적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김 후보는 시민과 동고동락하는 현장 중심, 시민 중심의 전주시정을 실현하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주요 공약은 지역 상권 활성화 센터 신설, 전주시민 복지 기준선 제정, 아동 친화 도시, 노인 복지 1등 도시 등이다. 전주형 공동체 사업을 통한 사회적 경제 1번지 조성, 공공기관 인재 채용 시 지역 청년 최대 50% 할당제 도입,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조성하는 것 등도 약속했다.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컬처밸리 조성, 조선 왕릉길 조성 등도 주요 정책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경주, 신라문화유적 탐방 ‘명품길’ 새달 일반에 개방

    경주, 신라문화유적 탐방 ‘명품길’ 새달 일반에 개방

    신라유물의 보고(寶庫)인 경북 경주 남산 문화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명품길이 조성됐다. 경주시는 사업비 13억원을 들여 신라시대 왕이 거처했던 월성의 입구 월정교에서 출발해 불곡석불좌상~경북산림환경연구원~정강왕릉~통일전~염불사지석탑으로 이어지는 8㎞ 구간에 걸쳐 ‘동남산 가는 길’을 만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시가 2017년까지 총 14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신라탐방길과 전통화원 조성사업의 하나이다. 음지마을~탑곡마을, 산림환경연구원~통일전 구간 길을 황토로 포장하고 데크와 정자, 벤치를 설치해 보행자를 위한 휴식공간을 갖췄다. 도로와 인접한 위험구간에는 안전을 위해 목재 난간과 차단막도 설치했다. 시는 이달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뒤 내달부터 일반에 개방할 예정이다. 동남산은 신라시대 유적이 산재해 있으나 지금까지 보행로가 없어 탐방객이 불편을 겪어 왔다. 시 관계자는 “동남산 가는 길 조성으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의 문화 유적을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3~6일 연휴 주요유적지 개방…5일 어린이 동반 2인 무료로

    3~6일 황금연휴 기간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의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국립고궁박물관, 현충사(충남 아산), 칠백의총(충남 금산), 세종대왕릉(경기 여주) 등의 주요 문화 유적지가 휴무 없이 전면 개방된다. 어린이날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2인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봄철 야간 특별 개방을 하는 경복궁과 창경궁은 5~6일 주간에는 개방하지만 창경궁은 5일, 경복궁은 6일 각각 야간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봉심의식·단종제… 강원서 왕릉 테마 문화제

    강원도에서 ‘준경·영경묘 봉심의식’과 ‘단종문화제’ 등 조선시대 왕릉을 테마로 한 문화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17일 삼척시와 영월군에 따르면 조선시대 국왕의 준경·영경묘 등 왕릉급 참배를 재현한 봉심의식과 비운의 왕 단종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가 줄줄이 펼쳐진다. 삼척지역 주민들이 오래도록 지켜온 조선왕조 발상지 준경묘·영경묘 봉심행차를 재현하는 행사가 19일과 20일 삼척 죽서루 등에서 열린다. 봉심행차는 국왕이 종묘나 왕릉을 참배하던 의식으로, 국왕을 대동한 관찰사와 수호군, 유생, 나졸들이 행차하는 화려한 모습을 재현한다. 국가사적 제524호로 지정된 준경·영경묘는 태조 이성계의 선조묘다. 19일 각종 세미나와 관찰사 봉심행차가 재현되고, 죽서루 광장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줄타기 한마당 행사가 펼쳐진다. 48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도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장릉과 동강 둔치 등 영월읍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 단종제는 ‘단종, 몸짓으로 말하다’를 주제로 25일 장릉에서 전국 일반 및 학생백일장과 도전퀴즈탐험이 열리며 동강 둔치에서는 민속예술경연대회와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개최된다. 저녁에는 개막식과 함께 불꽃놀이·유등 띄우기도 펼쳐진다. 26일에는 가장행렬을 시작으로 장릉에서 단종과 충신 제향이 거행되고 헌다례와 제례악·육일무·소품발표가 선보인다. 동강 둔치에서는 국장을 치르기 전 단종의 넋을 기리는 견전의(遣奠儀)를 거행한 뒤 야간 칡줄행렬에 이어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축하공연과 단종 위패를 모시고 숙종 때부터 시작된 길이 70m, 무게 6t의 동서 양편 칡줄다리기·칡줄 돌며 소원빌기가 진행된다. 삼척·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떠나가기 전에… 당신께 숨겨진 벚꽃을 전송해 드립니다

    떠나가기 전에… 당신께 숨겨진 벚꽃을 전송해 드립니다

    올봄 벚꽃과 얽힌 독특한 현상이 화제였다. 중심은 서울 윤중로 벚꽃이었다. 철없이, 그것도 보름 가까이 일찍 피었다. 제주나 경남 진해 등보다도 다소 빠를 정도였다.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벚꽃 엔딩’ 운운했지만 사실 남녘의 벚꽃 명소들에선 제철보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벚꽃이 피고 또 지는 중이다. 한데 최근 회자되는 벚꽃 경승지 가운데 세간의 관심에서 쏙 빠진 곳이 있다. 경북 경주다. 여기 벚꽃 만만치 않다. 품은 내력도 그렇고, 드러낸 풍모도 그렇다. ‘벚꽃 왕도’란 표현에서 단 반 푼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다. 대한민국 벚꽃의 최고봉을 꼽으라면 단연 경남 진해(현 창원시)다. 35만 그루에 달하는 벚꽃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런데 경주 벚꽃도 숫자에서 다소 뒤질지언정 품고 있는 풍경의 수려함에선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진해 벚꽃이 항도(港都)의 서정과 맞닿아 있다면 경주 벚꽃은 고도(古都)의 유장한 아름다움과 어우러졌다. 그 덕에 그윽하고 고색창연하다. 경주가 벚꽃의 도시로 탈바꿈한 건 1970년대부터다. 1971년 경주관광개발 계획에 따라 10년생 안팎의 벚나무들이 경주 일대 가로수로 식재됐다. 그때 심은 벚나무들이 이제 수령 50년의 아름드리로 자라났다. 경주 주요 도로와 사적지 외에도 꾸준히 벚나무가 식재됐다. 그 덕에 경주 전역의 벚나무가 30만 그루를 넘나들 정도가 됐다고 한다. 경주는 도처에 벚꽃이다. 이즈음 경주를 찾는다면 발 닿는 곳 절반은 유적지, 절반은 벚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경주시내로 진입하는 순서로만 보자면 충효동의 김유신 장군묘 진입로가 첫손에 꼽힌다. 450m쯤 되는 구간의 아름드리 벚꽃들이 화려하게 꽃등불을 내걸었다. 밤에는 한결 요염해진다. 울긋불긋 밤을 밝히는 경관 조명 덕이다. 다만 60여개에 달하는 노점상 때문에 소란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경주 한복판으로 들면 어디나 벚꽃이 흐드러졌다. 그 가운데 대릉원과 첨성대, 반월성 일대는 유독 도드라진 풍경을 선보인다. 보문호 일대는 호수와 벚꽃이 어우러져 화사한 풍경을 펼쳐 낸다. 벚꽃의 규모, 탐화 인파 등 여러모로 경주 벚꽃의 ‘갑’이다. 여기에 이제 막 움이 돋기 시작하는 수양버들이 연초록빛 추임새로 박자를 맞춘다. 숱한 사람의 발길이 머무는 보문관광단지 안에서도 경주 사람조차 잘 모르는 경승지가 있다. 바로 보문정이다. 수양벚꽃과 왕벚꽃, 그리고 아담한 정자 등이 작은 연못과 더불어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화를 펼쳐 내는 곳이다. 힐튼 호텔에서 대각선 방향의 버스 정류장 뒤편에 있다. 예전엔 일부 사진작가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카메라 성능이 일반 카메라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른 지금, 장삼이사라도 이 같은 풍경 앞에 서면 능히 작가가 될 터다. 피안앵(彼岸櫻)이 아름다운 절집으로는 기림사가 꼽힌다. 벚꽃 숫자야 몇 그루 안 되지만 절집과 어우러져 장중한 풍경을 선보인다. 특히 대적광전의 소박한 자태는 정말 일품이다. 풀 한 포기 없는 뜨락과 황토빛 일색의 건물이 기막히게 어울렸다. 기림사 가기 전 골굴사도 둘러볼 만하다. 밤 풍경도 곱다. 경주시는 장군교, 흥무로, 보문로 등 3개 구간에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동궁원에서 보문교 구간, 불국사 등에도 발광다이오드(LED)등을 조성했다. 그 때문에 매일 밤 12시까지 고도는 잠이 들지 않는다. 복원 공사 중인 월정교도 13일까지 오전 10시~오후 9시 임시 개방한다. 신라 경덕왕 19년(760년)에 축조된 석조 교량으로 왕경(궁성)의 주요 통로로 사용됐다. 경주최씨 집성촌과 맞닿은 월정교는 원효대사에 얽힌 일화로 유명하다. 삼국유사는 원효대사가 월정교를 건너 요석공주와 만나 설총을 낳았다고 적고 있다. 월정교가 ‘사랑의 다리’라고 불리는 이유다. 월정교도 밤에 경관 조명을 켠다. 여기까지는 익히 알려진 벚꽃 명소. 경주엔 덜 알려진 명소도 적지 않다. 먼저 덕동호에서 암곡동 무장사지로 이어지는 벚꽃길이다. 경주 주민과 일부 사진작가만 찾을 뿐 이곳에서 일반 관광객은 찾기 어렵다. 그만큼 호젓하게 벚꽃을 완상할 수 있다. 개화 시기도 경주시내의 벚꽃보다 다소 늦다. ‘지각 꽃놀이’를 즐기기 맞춤하다. 다만 길이는 다소 짧다. 안강읍의 풍산 공장도 주민들 사이에서 명소 반열에 든다고 한다. 방위산업체라 평소엔 문을 닫아걸지만 벚꽃 축제가 열리는 13일까지는 문을 연다는 것. 경주시내에서 차로 20분 남짓 걸린다. 경주까지 와서 꽃만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검푸른 동해바다까지 휘휘 돌아보는 게 좋겠다. 경주시내를 벗어나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일별하고 나면 곧 갈림길이 나온다. 경주의 등줄기를 두루 꿰고 달리는 31번 국도다. 왼쪽은 포항 방향. 감포 등 작은 포구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오른쪽은 울산 방향이다. 이쪽에 볼거리가 많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양남면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제536호)과 문무대왕릉, 읍천항 등이 늘어서 있다.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7㎞ 구간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도 조성됐다. 해안을 따라 자박자박 걸으며 싱싱한 동해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맛집:경주엔 오랜 역사만큼이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소문난 곳이 많다. 식도락 기행, 시쳇말로 ‘먹방 로드’를 즐겨도 좋겠다. 경주최씨 집성촌인 교촌마을 초입의 요석궁(775-7557)은 경주최씨 14대 종부가 만드는 반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다만 음식에 따라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바로 옆 최가밥상(772-3347)은 경주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육개장 등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나 홀로 여행자’에게도 기꺼이 1인분을 내주는 흔치 않은 집이다. 육개장 1만 3000원. ‘눈 내리는 갈비찜’은 경주 사람들이 부모님 생신상에 케이크 대신 올린다는 소갈비찜이다. 갈비찜 위에 찹쌀을 뿌려 눈이 내리는 것처럼 장식했다. 흰눈소갈비찜(772-8450)이 알려졌다. 3만 2000~4만 2000원. 삼릉 일대엔 칼국수집이 몰려 있다. 삼릉고향칼국수(745-1038), 옛집칼국수(745-1129) 등이 유명하다. 시내 성동시장엔 정식골목이 형성돼 있다. 뷔페식 한정식 등을 판다. 우엉김밥도 별미다. 김밥에 우엉을 곁들여 먹는다. 보배김밥 등이 알려졌다. ■잘 곳: 벚꽃 개화 시기의 교통 체증에 대한 우려를 덜려면 보문호 주변에 숙소를 잡는 게 낫다. 대명리조트는 건물 자체가 풍경 전망대다. 숙소 안에서 보문호 일대의 벚꽃 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화리조트는 보문호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아름드리 벚꽃들이 시립한 보문관광단지 가로수길을 정원처럼 삼은 게 장점이다. 블루원리조트는 고도가 높아 부감으로 보문호 전체를 굽어볼 수 있다. 경주시내에서 숙소를 잡겠다면 고속버스터미널 쪽이 좋다. 다만 지나치게 화려한 모텔들이 많아 한 블록 뒤로 빠져야 조용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 대가야 옛 영화 살린다

    1500년 전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대가야의 옛 영화가 오는 10~13일 4일간 경북 고령군 고령읍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일원에서 되살아난다. ‘2014 대가야체험축제’를 통해서다. ‘악성 우륵의 꿈’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대가야 시대의 생활과 문화, 예술은 물론 당시 대가야인의 생활을 재조명한다. 대가야 성열현 출신인 우륵(?~?)은 가실왕의 명을 받아 가야금을 만들고 작곡, 연주도 한 것으로 전한다. 축제장에서는 대가야인이 사용했던 움집과 생활 토기, 가야금 등 대가야 당시의 유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 많다. 관광객들이 갑옷·투구·칼을 제작하며 대가야의 용사가 돼 보는 용사체험도 재밋거리다. 연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우선 대가야왕릉제가 눈길을 끈다. 42년부터 562년 멸망까지 520년간 대가야를 다스린 16명의 왕을 추모하고 축제 개막을 알리는 행사다. 또 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 악성우륵추모제, 고천원제 및 학술대회, 마당극 ‘풍동전’ 등이 펼쳐진다. 축제장 인근에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지난해 말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고령읍 지산리 고분군, 국내 유일의 ‘우륵과 가야금’ 테마 박물관인 우륵박물관, 선사시대 암각화,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묘인 지산리 44호분을 재현한 대가야박물관 왕릉전시관, 산림녹화기념숲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가야 후기의 맹주국이었던 대가야의 산물인 고분군과 산성 등이 최근 국내는 물론 세계의 우수 문화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면서 “축제에 오셔서 그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2000년 초반 한창 수리 보수가 이뤄지던 창덕궁 뜰 안에서 인부들이 술판을 벌인 흔적을 잡았어요.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누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뛰어나오다 그만 대문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죠. 아찔합디다.” 황평우(53)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문화재 감시자’로 통한다. 불 같은 성격 탓에 좌충우돌할 때도 있지만 그가 있어 생명이 위태로운 문화재들이 새 삶을 찾고는 했다. 이런 황 소장과 20여년간 동고동락해 온 단짝 친구는 다름 아닌 카메라다. ‘똑딱이’부터 최근 기종인 DSLR까지 끈질긴 훼손 문화재 고발 현장에는 그의 카메라가 빠지지 않았다. 그가 사진집단 포도청과 함께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갤리러 류가헌에서 사진전 ‘서울의 경계에서’를 이어간다. 역사와 문화의 충돌지인 서울의 불안한 경계를 좁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살짝 들여다본 것이다. 그가 내건 5점의 작품 앞에 서면 고발 위주의 딱딱한 사진일 것이란 편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광화문의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서울 태평로의 위압적인 고층빌딩과 조선 왕릉의 석조물 옆으로 멀리 펼쳐진 아파트숲,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비친 종친부 건물 등이 그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힌 개발의 광풍은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려는 문화재들을 처연하게 만든다.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해뜰녘과 해질녘 번갈아 문화재를 찾았고, 온종일 머무르며 관찰하기도 했죠.” 그는 “선이 아름다운 전국의 산성을 두루 찾아 산세와 어우러진 모습도 찍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도굴(盜掘), 과거 복원 가로막기/서동철 논설위원

    ‘세키노 박사 일행이 대동강변을 발굴하여 수백 점의 귀중한 부장품이 출토되자, 개성 부근에서 고려자기를 도굴하던 무리들이 낙랑고분에 눈을 돌리면서 1924~1925년 최악의 난굴시대(掘時代)가 전개됐다. 심한 경우 관립학교 선생이 백주에 당당하게 인부를 데리고 고분의 봉분 한복판을 위로부터 파 들어가 눈부신 부장품을 끄집어 내기도 했다.’ 이구열 선생의 ‘한국 문화재 수난사’에서 인용된 증언의 일부다. 도쿄제국대 교수를 지낸 세키노 다다시는 일본정부의 지시에 따라 1902년 당시 조선의 문화재를 조사해 1904년 ‘한국건축조사보고’를 내놓는다. 그는 1915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총독부의 요청으로 전국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를 내놓는 작업도 주도했다. 일제의 침략을 위한 정지작업이었던 그의 조사 결과는 당시 한창 날뛰고 있던 도굴꾼들에게 매우 친절한 ‘가이드 북’ 역할을 했다. 도굴(盜掘)이란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문화재를 약탈하는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는 옛 무덤을 몰래 파 들어가 유물을 가로채는 좁은 의미로 해석한다. 우리나라에서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은 일제강점기에 본격화됐다. 이전에는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면 천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돈에 맛들인 도굴은 광복 이후에도 성행했지만,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굴 감소의 원인을 알고 나면 허탈해진다. 파헤쳐지지 않은 큰 무덤이 이제는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고학적 발굴의 본질은 귀중한 유물이 아니라 역사의 재구성을 위한 자료 제공이다. 그렇기에 학술 발굴을 빙자한 일제강점기의 보물찾기식 발굴은 도굴이나 다름없다. 세상을 떠난 한국고고학의 태두 김원룡 선생이 공주 무령왕릉의 유물을 하룻밤 사이에 모두 수습하고는 ‘흥분 속에서 내 머리가 돌아 버린 것’이라며 평생 자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을 새로 세워야 했을 만큼 엄청난 유물이 나왔지만, 역사의 재구성을 위한 실마리가 훼손됐다는 것은 큰 손실이었다. 경북 구미와 칠곡 일대에서 233점의 도자기를 도굴해 유통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탐침봉으로 땅속의 문화재를 확인하는 수법을 썼다고 한다. 이제는 산속의 작은 무덤까지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것이다. 작은 무덤의 소박한 유물이 역사를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한 사례는 적지 않다. 후손들에게는 집안 내력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도굴꾼이 문화재 보호단체 대표라니 어이가 없다. 옛 무덤이 과거의 복원을 위한 정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정치뉴스 why] 선거판에 부는 ‘유네스코 등재’ 공약 열풍

    6·4 지방선거 후보들이 너도나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공약을 내놓고 있다. 지역 내 문화·역사 유적 등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거나 임기 중에 세계유산 등재를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등 그야말로 ‘열풍’ 수준이다. 이미 세계유산 등재가 지방자치단체에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를 학습한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유산 관련 공약은 현실화가 어려워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24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등재시킨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 등 10건이다. 세계유산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선정하는 것으로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에 총 981점이 등재돼 있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세계유산 등재 공약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브랜드’ 때문이다. 지역에 있는 유산, 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도시의 국제 지명도가 높아지고 ‘글로벌 도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관광객 증가,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효과를 누리게 되며 유산 관리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후보들로서는 새로운 지역 경제 동력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을 내세울 수 있는 명분도 얻게 된다. 표심을 자극할 모든 요소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첫 정책공약 발표 자리에서 서울 사대문 안 전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토록 추진한다고 공약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정병국 의원도 같은 날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무령왕릉과 공산성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선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 광주시장은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또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양도성이 세계유산 후보 목록인 ‘잠재목록’에 올라간 것을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앞으로 지방선거가 무르익어 후보들이 정책공약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하면 세계유산 등재 공약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가 이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하회·양동마을 이후 세계유산 등재 실적이 몇 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잠재목록에 먼저 등재돼야 하고 이 중 매년 1건을 가지고 등재 신청을 하는데 현재 잠재목록에만 18건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소장은 “현재 잠정목록도 준비가 안 돼 등재를 못 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세계유산 등재 공약은 포퓰리즘일 뿐”이라며 “세계유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전에 지자체 문화재 관리에 관한 비전부터 말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천마총 유물 41년 만에 모두 공개한다

    천마총 유물 41년 만에 모두 공개한다

    5세기 말~6세기 초 만들어진 신라시대 왕릉급 무덤인 경주 천마총의 유물이 발굴 41년 만에 모두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18일부터 오는 6월 22일까지 국보와 보물 11점 등 총 1600여점의 천마총 출토 유물을 공개하는 ‘천마(天馬), 다시 날다’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시에서는 최근 보존 처리 과정에서 천마문이 새롭게 발견된 죽제(竹製) 금동장식 말다래(흙이 다리에 튀지 않게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를 비롯해 그동안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던 기마인물문(騎馬人物紋) 채화판과 서조문(瑞鳥紋·봉황 등 상서로운 새 문양) 채화판이 처음 공개된다. 앞서 지난달 박물관은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도 말다래 2점을 언론에 먼저 공개한 바 있다. 이영훈 관장은 이날 “1973년 발굴 당시 자작나무 껍데기로 만든 기마인물문 채화판과 서조문 채화판 등은 그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으나 최근 보존 처리를 거쳐 말을 탄 사람과 새 문양이 뚜렷이 드러났다”면서 “전시에서 선보일 1600여점은 천마총의 모든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2010년 ‘황남대총’, 2011년 ‘보문동합장분’에 이은 세 번째 신라 능묘 특별전이다. 새롭게 발견된 죽제 금동장식 천마문 말다래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판을 만들고 앞면에 천을 댄 뒤 천마문을 투조한 것이다. 최근 복원 과정에서 금동투조장식이 새롭게 확인됐는데 천마의 몸을 마름모·점렬 무늬 등이 가득 채우고 있는 등 널리 알려진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천마문과 유사하다. 백화수피제 말다래 한 쌍 가운데 훼손이 심했던 위쪽 말다래도 처음 공개된다. 위아래로 겹쳐 부장된 2점의 말다래 중 아래쪽 유물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해 교과서 등에 사진이 실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경 철로자전거 5곳으로 늘어

    경북 문경의 관광상품인 철로자전거 운행 구간이 5곳으로 늘었다. 문경시는 최근 가은읍 왕릉리 가은역에서 먹뱅이마을까지 왕복 6.2㎞ 구간의 쌍선(복선) 철로자전거 코스를 새롭게 조성해 개장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시의 철로자전거 노선은 ▲진남역~구랑리역 왕복 4㎞(철로자전거 26대) ▲불정역~주평 3.6㎞(48대) ▲구랑리역~먹뱅이 4.4㎞(40대) ▲문경역~마원1리 왕복 2.4㎞(20대) 구간 등 모두 5개 구간으로 증가했다. 전국 최다 규모다. 이번에 개설된 철로자전거는 1시간 정도 소요되며 4명이 탑승할 수 있다. 1대당 요금은 1만 5000원.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보증은 부자간에도 서지 않습니다. 다시는 보증을 서지 마세요.” 기업은행 지점장 출신 장기명(59)씨는 유모씨를 따끔하게 혼냈다. 유씨가 1500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아닌 아내 이름으로 대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용불량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알아보니 유씨는 친구와 동생의 보증을 서다 빚을 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대출명목으로 낸 병원 빌딩 주차관리사업은 전망이 밝아 대출서류에 사인을 해줬다. 대신 보증을 잘못 섰다가는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며 단단히 주의를 줬다. 마음 약한 남편의 성격에 속을 끓던 유씨 아내도 고마워하며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107의 37 사단법인 희망도레미 이사다. 이사라는 직책을 달았지만 월수입은 50만원 안팎이다. 30%는 사무실 유지관리비로 떼고 나머지는 경비로 쓰니 실제 손에 쥐는 건 거의 없다. 그래도 항상 기쁘고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친구들을 만나 술 마시고 등산 가는 것보다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퇴직 이후의 삶은 돈보다는 사회공헌 등 자존감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삶입니다.” 장 이사는 은퇴한 이후 더욱 재미있게 산다. 남을 도우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이다. 희망도레미는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신나는 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출심사와 사후관리를 해주는 곳이다. 소요 경비는 신나는 조합이 지원한다. 전직 은행원에겐 안성맞춤의 재능기부다. 희망도레미는 뜻이 맞는 은퇴자들이 모여 남자는 300만원, 여자는 100만원씩 출자해서 만든 사단법인이다. 36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이 가운데 15~20명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나는 조합이 대출자 명단과 관련 서류를 넘겨주면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대출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대출자들을 만나 경영컨설팅을 해주고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도한다. “실사를 통해 사업성이 없으면 냉정하게 대출불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현장지도를 나가 하루가 다르게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열기 위해 대출을 신청했으나 요건이 안 돼 대출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대출심사를 할 때 진실성에 우선점을 둔다.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부풀린 것은 없는지 서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30여가지 질문을 한다.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실현가능성이 없으면 대출해주지 않는다. 얄팍한 동정이 당사자를 더욱 큰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40대 남자가 점포를 확대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청담동에서 25년간 공방을 해온 40대 남자가 가계를 접을 때에는 장인의 정성이 깃들여진 수공예 기술이 사장되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그는 희망도레미에서 한 달에 10일 정도 일한다. 소액대출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C) 팀장 회의가 월 2회 열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업무로 현장을 둘러본다. 현장지도를 나가서는 상환금보다 먼저 자녀가 학교에 잘 다니는지, 가게는 잘되는지 등에 대해 물어본다. 원리금을 갚으며 가족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것을 보면 내 일처럼 신이 난다.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2010년 8월 기업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28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여느 사람에게 찾아오는 상실감이나 박탈감 등 은퇴증후군을 겪지 않았다. 항상 일이 있어 눈을 뜨면 오늘은 어디 가야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온 덕에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지내고 있다. 2010년 봄 직원들과 강원도 영월로 1박 2일 야유회를 갔다. 마지막 야유회였다. 단종이 묻힌 장릉을 둘러본 소회와 직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감회를 담아 인터넷에 ‘아름다운 이별여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직원들이 무척 좋아했다. 자신이 정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조선 왕릉에 대한 궁금증도 한층 더 커졌다. ‘다른 왕들은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죽었을까’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퇴직한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근교와 경기도 이천 세종 영릉 등 44개 왕릉의 사진을 찍고 도서관 등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좋아하고 궁금한 것을 하니까 힘든지 몰랐습니다.” 하루 8시간씩 글 쓰는 데 매달려 2011년 7월 44편의 원고를 모두 탈고했다. 제목은 ‘조선왕과의 만남’으로 정했다. 그러나 출판사가 막바지에 책 내는 것을 주저해 인터넷 카페에만 올렸다. 같은 해 5월부터는 자서전을 쓰는 심정으로 한 달에 하나씩 에세이를 써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렸다. 2012년 5월부터는 ‘간략삼국지’를 썼다. 삼국지는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방대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권으로 추려야겠다고 생각하고 40개 단락으로 나눈 뒤 1주일에 한 단락씩 썼다. 조조 등 위나라 인물은 파란색, 유비 등 촉나라 인물은 초록색, 손권의 오나라 인물은 빨간색으로 구분, 독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중간에 삽화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그는 노후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눈을 떴다. 고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아버지의 상심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생은 노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은행에 들어갔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 재직기간의 3분의 1을 전산분야에서 보냈다. 비금융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뭔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 외환위기로 동료, 선후배들이 대량 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 월급의 절반을 저축했다. 생활비와 용돈이 줄어들자 아내와 자녀가 울상을 지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옷 사치를 없애고 과외 등 자녀교육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사줬다. 스스로도 낡은 승용차를 계속 끌고 다니는 등 모범을 보였다. 다행히 가족들도 미래를 위해 참자는 그의 말을 잘 따라줬다. 퇴직 이후의 경제적 인프라를 일찍부터 구축하게 된 것이다. 퇴직 전 지점장으로 7년 있으면서 실적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덜 먹고 덜 쓰더라도 퇴직 후에는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직장선배가 추천해준 2차 취업자리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는 퇴직교육을 받던 중 업체로부터 퇴직교육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노후준비가 잘돼 있는 것을 안 업체가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양했다. 노후준비는 최소 10년 정도 해야 하는데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에게 교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퇴직 후 개인택시를 몰려 했다. 돈벌이보다는 하루 6시간 정도 소일거리로 생각했으나 성격이 급해 승객들과 온종일 싸울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생각을 접었다. 왕릉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고궁가이드로도 나서보려 했으나 지원자가 많은 것을 보고 그만뒀다. 2012년 4월에는 대학에서 사무자동화 관련 전산강의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석사학위가 없어 무산됐다. 이후 은행 퇴직동료가 희망도레미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희망도레미에서 희망제작소의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을 먼저 받으라고 해 이 해 9월부터 11월까지 교육을 이수했다. 그는 기타가 수준급이다. 학창 시절 대학축제에 초청받았을 정도였다. 아내는 팬 플루트를 연주한다. 간혹 합주 공연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희망도레미의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회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재능을 이용해 강연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은퇴후 재무설계, 사주와 명리학 등 20여개를 준비했다. 40여개가 만들어지면 구청 구민복지관 등을 다니며 홍보를 할 예정이다. 물론 실비를 받고 강연을 한다. 은퇴 후의 삶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stslim@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흔히 강화도는 역사 문화유적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선사시대를 비롯해 삼국·고려·조선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화도의 지정학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화는 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위급할 때 왕실과 조정이 피란해 전란을 극복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주변국에서 내륙으로 문화와 물자가 드나드는 주요 길목이었다. 인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 위치한 강화역사박물관이 전국적으로 산재한 역사박물관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 것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선사시대 유물이 눈에 띈다. 박물관 옆에는 남한에서 가장 큰 고인돌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2.6m, 길이 7.1m, 너비 6.5m, 무게 80t에 달한다. 이를 중심으로 고인돌광장이 형성돼 있는데 강화역사박물관은 고인돌광장 내에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국·시비 125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233㎡ 규모로 조성됐다. 강화 고인돌은 고려산과 별립산 주변인 부근리, 고천리, 오상리 일대에 160여기가 있다. 이곳 고인돌은 탁자 모형 북방식 지석묘 형태의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묘제로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관에 전시된 선사시대 유물은 다양하다. 전체 전시 유물 3841점 가운데 30%가량이 선사시대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명의 여명기인 신·구석기시대에 대륙의 문화가 바닷길을 따라 한반도로 전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선사유물은 강화도를 비롯해 인근 섬인 덕적도, 삼목도, 영종도 등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섬 지역에 널리 퍼져 살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주거지 모형이 여러 형태로 재현돼 있다. 이 시대 유물은 반달도끼, 주먹도끼, 돌망치, 주먹찌르개, 청동숟가락, 어망추,민무늬토기, 빗살무늬토기 등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석검과 돌화살촉도 크기별로 비치돼 있다. 조계연 강화역사박물관장은 “신·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은 중앙박물관보다 많이 소장돼 있다”면서 “강화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이 매우 왕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삼국시대 유물은 철제갑옷, 청동초두, 허리띠고리, 마구, 발걸이 등 주로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삼국시대에 강화는 주로 백제에 예속돼 있었다. 유물의 형태가 백제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려시대로 넘어가면 유물이 보다 다양해진다. 고려 말 몽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겨 60년간 임시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철제투구를 비롯해 금동좌불상, 동경(거울), 경문금고(타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청자다. 청자류인 병, 잔, 접시 등은 창후리 고분군에서 다수 발굴되었다. 고려청자는 대개 전라도 강진이나 부안에서 생산돼 공물 또는 상품으로 서해의 조운로를 따라 강화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화도 시기는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불린다. 강화에 있는 고려왕릉 4기에서 출토된 항아리, 수막새, 석인상, 잡상 등도 전시됐다. 고문서인 대장경, 동국이상국집, 강도고급시선, 시권 등은 당시 인쇄문화 발달상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물도 국난 극복사와 관련이 있다.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 수비군이 재래식 무기로, 첨단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에 맞서 격렬하게 싸운 정족산성 전투 장면도가 음향 설명과 함께 배치돼 있으며,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강화도조약(1876년) 모형은 너무 생생해 당시 협정 현장을 보는 듯하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미국 해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재연 장군의 군기인 수자기와 광성보전투 모형도 눈에 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2013년 구입유물 전시전’이 열리고 있으며, 박물관 1층 로비에서는 지난달부터 나비·잠자리·장수풍뎅이·하늘소·사슴벌레 등 곤충 300여점을 전시한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가 개최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체험 행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관 이래 매달 1회 유치원생·초등학생들이 민속방패연·한지연필꽂이·민화부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강화의 역사를 시대별로 설명하는 영화를 상시 상영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화문석문화관, 고인돌군(群), 평화전망대, 각종 돈대 등 연계 관광지들이 즐비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지난해에만 24만명이 박물관을 찾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박영주 연구사는 “오는 7월 각종 전쟁 관련 유물을 모아 갑곶리에 ‘호국박물관’을 별도로 개관해 강화에 깃들어 있는 선인들의 호국정신을 기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나흘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연휴를 더욱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문화 공연이 풍성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재충전도 하고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소개한다. ◆코미디 한편에 ‘소문만복래’ 이번 설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상차림이 푸짐하다. 특히 한국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칸영화제 수상작 등 볼 만한 외화도 포진해 있다. 이번 연휴에는 한국 영화 네 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지난 22일 개봉해 승기를 잡은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칠순 할매가 20대의 몸으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룬다는 타임슬립형 코미디. 오두리 역을 맡은 심은경의 구수한 사투리와 ‘나성에 가면’ 등 1970~80년대 구성진 노랫가락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좌충우돌 코미디 속에 숨겨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도 흥미를 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김수현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수상한 그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피끓는 청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드라마와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학원 로맨스로 나팔바지, 맥가이버칼 등이 유행했던 19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연하남’ 이종석이 충청도 사투리와 야릇한(?) 손동작 하나로 여학생들을 홀리는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여주인공 박보영도 과격한 학교 일진을 잘 소화해 가벼울 법한 코미디에 무게 중심을 잡는다.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이 내놓은 ‘남자가 사랑할 때’는 언뜻 진부해 보이지만 은근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멜로 영화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사채업체 부장 태일(황정민)이 채권 회수 때문에 만난 호정(한혜진)에게 끌리면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후반부에 신파조로 흐른 것이 다소 아쉽지만 개연성 있는 전개와 소박한 에피소드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조선미녀삼총사’는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의 조선판으로 조선 팔도의 수배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다. 하지원이 비상한 두뇌와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삼총사의 리더 진옥 역을 맡았다. 진옥은 푼수 같은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활과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터프한 막내 가비(손가인)와 함께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달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미션 완수에 나선다. 현재 관객 350만명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 왕국’이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1위인 ‘쿵푸팬더 2’(506만명)의 기록을 깰 것인지도 관심거리. 화려한 볼거리와 귀에 착 감기는 OST 등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도도한 얼음공주 언니 엘사와 밝고 쾌활한 동생 안나 등 자매의 이야기로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뒤틀어 눈길을 끈다. 명절 때 안 보이면 왠지 섭섭한 청룽(성룡)은 이번엔 신작 영화 ‘폴리스 스토리 2014’로 돌아왔다. 1985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로 청룽의 격투기 등 고난도 액션은 여전히 화끈하지만 미스터리를 강조한 스토리로 전작에 비해 분위기는 다소 어두워졌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굿판 공연보며 ‘무병장수’ 서울 예술의전당은 30일부터 2월 1일까지 공연 할인, 사인회, 선물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CJ토월극장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설 당일인 31일 오후 2시와 6시 2회 공연을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해품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과 액받이 무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공연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동석이 이훤을 연기하고, 정재은과 조휘가 각각 연우와 양명을 맡는다. 정통 국악 공연도 풍성하다. 서울 국립국악원은 설 기획 ‘청마의 울림’을 31일과 2월 1일 오후 4시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악관현악과 민요, 판소리, 국악동요,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는 흥과 신명의 무대다. 소리꾼 남상일이 진행을 하면서 판소리 ‘흥보가’의 ‘흥보 박타는 대목’도 부른다. 공연시간 2시간 전부터 야외광장에서 널뛰기, 팽이치기, 짚신썰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민속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02)580-3300.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30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설맞이 국악한마당’을 연다. 수제천, 천년만세, 태평무, 민요, 판굿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향한 소망을 담은 시간으로 꾸몄다. (051)607-3123.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마당극 ‘허생전’을 앙코르 공연한다.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 ‘허생전’ 속 허생의 집이 남산골 자락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정치·사회·경제적 의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을 춤과 연주, 재담으로 버무렸다. (02)3676-3676.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할인행사를 준비해 관객을 맞는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머털도사’를 퍼포먼스로 옮긴 ‘위저드 머털’은 31일까지 새해 맞이 이벤트로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대표적 넌버벌쇼로 꼽히는 ‘점프’의 오리지널 배우들이 뭉쳐 태권도, 애크러배틱, 마술 등을 한데 섞어 판타지 뮤지컬을 만든다. 서울 대학로 AN아트홀에서 공연한다. (02)2038-8182. 유럽 정통 목각인형인 마리오네트를 만나는 ‘목각인형 콘서트’는 2월 1~2일 공연을 60% 할인 판매한다. 관절 마디마다 줄을 연결해 동작을 만드는 마리오네트는 속눈썹까지 움직일 정도로 정교하다. 현장에서 선착순 40팀에 ‘박물관은 살아있다’ 관람권을 선물로 증정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02)766-6007. ‘맛있는 공연’을 표방한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은 2월 2일까지 가족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하면 적용된다. ‘비밥’은 전 세계 대표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비보잉, 아카펠라, 비트박스 등 다양한 소리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서울 종로2가 시네코아 비밥 전용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02)766-081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민속박물관 윷점으로 ‘운수대통’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이어지는 미술관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숨은 ‘보고’(寶庫)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덕수궁관을 제외한 서울관, 과천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관에선 개관 특별전으로 5개의 주제 전시가 이어진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말의 해를 맞아 말 그림 다색판화로 연하장 만들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과천관에선 건축가 이타미 준의 대규모 회고전인 ‘바람의 조형’전과 인도·중국의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중국·인도 현대미술전’이 계속된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선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전을 비롯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전, ‘태도가 형식이 될 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선 ‘2013 서울 포커스-한국화의 반란’전과 ‘스토브가 있는 아뜰리에’전 등이 열린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선 ‘운보 김기창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계속된다. 이곳 야외공원의 너럭바위와 수백년 된 소나무,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 등은 가 볼 만한 명소다. 이 밖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대규모 개인전과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이 각각 마련됐다. ‘애니 레보비츠’전은 31일 방문 고객 중 3대 가족, 또는 모녀 관람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박물관과 고궁, 왕릉 등에선 전통문화를 이해하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각종 민속놀이 체험은 물론 공연, 전시 등 40여건의 행사를 진행한다. 말띠 해를 기념하는 체험행사에선 직접 말을 타 볼 수 있고, 대막대기로 걷는 죽마놀이를 즐길 수 있다. 죽마놀이와 말 장난감 놀이를 결합한 가족대항 ‘말로 이겨 보자!-말 놀이 경연대회’, ‘청말이 있는 풍경-한지 쟁반 만들기’, ‘내 손으로 꾸미는 말 저금통’ 등 말을 소재로 한 체험 코너가 풍성하다. 말의 해 특별전인 ‘힘찬 질주, 말’의 관람도 가능하다. 설 세시 행사로는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윷점 보기, 설빔 입어보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이 마련된다. 또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쌍륙, 고누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래떡, 한과, 식혜 등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마지막 주 수요일엔 영화·국립공연 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영화 관람료와 프로농구, 배구 등의 입장료가 할인된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조선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은 무료 개방된다. 국립공연 시설의 공연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9일 ‘문화가 있는 날’의 시행을 앞두고 이 같은 혜택 내역을 확정해 21일 발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시간대(오후 6~8시)에 상영되는 영화 1회분에 대해 관객들은 누구든 관람료를 8000원에서 50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국립공연 시설 공연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국립극장, 국립국악원은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특별 무료 공연을 개최한다. 29일 예술의 전당도 뮤지컬 ‘영웅’의 영웅석 300석, 최자현 피아노 리사이틀 전석 등을 30% 할인해 판매한다. 전국 국·공·사립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 전시관람 문화시설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해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의 개관 특별전도 이날 무료 개방된다. 이날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경기장에도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와 부모가 동반 입장하면 입장료 반값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포털 사이트의 통합정보안내(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문화가 있는 날’/서동철 논설위원

    지난해 11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미 도심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많은 시민이 다녀갔지만, 7000원의 관람료에 살짝 마음이 무거웠던 사람도 없지 않았다. 가족 단위 관램객이라면 부담은 조금 더했을 게다. 서울관을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많은 문화시설이 무료로 문을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도 상설전은 물론이고 데이비드 호크니전과 중국인도현대미술전 같은 특별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 ‘문화가 있는 날’은 설 연휴 시작 전날인 29일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융성위원회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문화융성위는 그동안 문화 여건을 개선하는 작업을 조용히 벌여 왔다. 올해부터 이렇게 개선된 문화 환경을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토록 하겠다는 뜻이 ‘문화가 있는 날’에는 담겨 있다. 전국의 국공립 문화시설은 대부분 무료로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같은 국·시립 박물관과 경복궁을 비롯한 고궁, 종묘, 조선왕릉이 그렇다.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은 무료 공연을 마련한다. 예술의전당의 ‘새해맞이 음악회’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처럼 민간기획자가 참여한 전시는 입장료를 30~50% 할인해 줄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의 문화·체육 단체와 시설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대표적이다. 오후 6시에서 8시에 시작하는 영화에 한해 할인율 40%를 적용키로 했다. 우선 3사의 전국 직영 상영관 140개가 대상이다.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와 같은 프로스포츠도 입장료 50% 할인을 추진한다. 오는 29일 부산과 고양에서 열리는 남자농구, 청주의 여자농구, 천안의 남자배구, 화성의 여자배구 경기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입김이 미치는 않는 다른 부처의 문화시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의 성공사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관과 국방부의 전쟁기념관, 환경부의 국립생태원, 해양수산부의 국립해양박물관, 여성부의 여성사전시관, 국가보훈처의 독립기념관, 국세청의 조세박물관, 산림청의 국립수목원이 무료 개방에 참여한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역설적으로 문화 혜택이 아직은 골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시작은 소박하지만 명실상부한 ‘문화가 있는 날’로 성장하기 바란다. 필요충분조건은 당연히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일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인사]

    ■문화재청 △법무감사담당관 박한규△운영지원과장 고기석△정책총괄과장 이상걸△천연기념물과장 김동영△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과장 이정훈△현충사관리소장 나명하△조선왕릉관리소장 김정남 ■우정사업본부 ◇3급 승진△재정기획담당관 송관호△우정사업조달사무소장 김재목 ■강원도 ◇과장급 승진△총괄기획과 고영선△감사관실 고정배△기획정책과 김용국△도로철도교통과 변성균 최문식△자치정책과 변정권△총무과 안권용△의사관실 이성재△환경정책과 장대순 김광삼△정보화담당관실 진성영△여성청소년가족과 최병국△지역도시과 심상진△농식품유통과 허성재 ■제주도 ◇지방부이사관급 승진△수자원본부장 문원일△제주컨벤션뷰로 파견 고병두△공항인프라확충추진단장 홍성택△제주에너지공사 파견 양경호△장기교육 이중환 양기철<직무대리>△도시디자인본부장 양희영△전국체전기획단장 오태휴△골목상권살리기추진단장 문치화△행정시기능강화추진단장 양치석△복지전달체계개편추진단장 차준호◇지방부이사관급 전보△제주발전연구원 파견 현병휴△국제자유도시본부장 고경실△보건복지여성국장 직무대리 이용철△문화융성추진단장 오승익△인재개발원장 강승화△감사위원회 사무국장 고한철△서귀포시 부시장 강문실◇지방서기관급 승진△세정담당관 오성택△수출진흥관 홍영기△농업기술원 총무과장 강인택△수자원본부 수자원경영부장 고상호△영어교육도시지원사무소장 김덕삼△국회사무처 파견 고운봉△감사위원회 조사과장 나용해△장기교육 허경종 허법률△보건환경연구원장 조인숙<과장>△투자유치 고태민△스포츠산업 김병찬△여성가족정책 정순일△건축지적 이병철△환경관리 현수송△환경자산보전 이성호△식품진흥 강인성<직무대리>△전국체전총괄과장 임상인△노인장애인복지과장 손영준△보건위생과장 오종수△녹지환경과장 김창조△미래전략산업과장 양한식△복지전달체계개편추진단 총괄팀장 김동화△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장 조기석△문화융성추진단 문화융성추진팀장 김선홍◇지방서기관급 전보△공보관 문순영△환경수도정책관 현공호△수자원본부 상수도부장 강동호△4·3사업소장 김익수△한라도서관장 고태구△돌문화공원관리사무소장 강시철<과장>△평화협력 오순금△특별자치교육지원 문경진△문화정책 고창덕△복지청소년 강승부△도시계획 김은배△경제정책 양동곤△정보정책 오무순<직무대리>△교통항공과장 현근협△도시디자인단장 임희철△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고정렬 ■서강대 △국제인문학부학장 윤병남△관리처장 천명훈△서강미래기술연구원 부원장 장진호 ■삼육대 △부총장(일반대학원장 겸임) 이경순△교목처장 전한봉△교무처장 김남정△기획처장 송창호△학생지원처장 이태은△사무처장 이기갑△대외협력처장 주미경△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겸임) 조양현 (이상 3월 1일자) ■한국생산성본부 ◇승진△미래경영컨설팅본부장 이규현△인적자본개발본부장 김찬희△경영컨설팅센터장 정순철△핵심역량센터장 이종범△브랜드경영팀장 권대현△국제협력팀장 이광근◇전보△생산성연구소장 김익균△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최태영△대전충청지역본부장 황인호△컨버전스비즈니스센터장 박수철△이러닝센터장 이동규△CEO아카데미원장 이종명△지식경영팀장 안슬기 ■토러스투자증권 ◇상무 승진△채권본부장 김충식 ■교보생명 ◇FP지원단장 전보△성동 이성우△서서울 최백규△의정부 박성주△강원 권동혁△제물포 정종호△경기 송용훈△평촌 김명희△수원 정두성△금정 박기홍△부산중앙 류환욱△진주 윤국철△남부산 김준현△동래 이준환△대전 김학춘△청주 문광수△포항 김준현△대구중앙 차익근△구미 황인신△경북 권오훈△전남 신성구 ■한국지멘스 ◇전무 승진△인더스트리부문 철강기술사업본부 이석규△헬스케어부문 트러머 랠프◇상무 승진△에너지부문 발전사업본부 로젠 블라디미르△헬스케어부문 영상진단사업본부 이우곤△인프라&도시부문 빌딩자동화사업본부 짐머만 프랭크◇이사 승진△헬스케어부문 고객지원사업본부 김종명△인프라&도시부문 스마트그리드사업본부 김준표△헬스케어부문 영상진단사업본부 김홍래△헬스케어부문 고객지원사업본부 박영석 신승욱 이동형△인더스트리부문 자동화사업본부 신호준△헬스케어부문 보청기사업본부 이권목△인더스트리부문 이소우△에너지부문 변전사업본부 전경식△인프라&도시부문 철도사업본부 전훈종△인더스트리부문 드라이브기술사업본부 조광현△인프라&도시부문 빌딩자동화사업본부 조종웅△인더스트리부문 드라이브기술사업본부 최종철△헬스케어부문 초음파사업본부 황찬
  • [말에 얽힌 이야기] 청동기 말 뼈부터 현대미술까지… ‘말 많은’ 전시들

    [말에 얽힌 이야기] 청동기 말 뼈부터 현대미술까지… ‘말 많은’ 전시들

    말의 그 힘찬 질주가 우리 민족의 기상을 웅변해 주고 있어서일까. 갑오년 신년 벽두에는 말띠해의 박진감을 생생히 전해 주는 전시 공간이 많다. 화폭 사이로 ‘익숙한’ 존재를 새삼 ‘낯설게’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국립민속박물관(02-3704-3173)은 2월 17일까지 ‘힘찬 질주, 말’ 기획전을 이어 간다. 청동기시대 말 머리뼈부터 삼국시대의 말 모양 토기 등 관련 유물 64점이 소개된다. 전시에선 서울 마장동의 유래가 된 사복시 마장원(馬場院)과 관련된 ‘살곶이 목장지도’, 경주 현곡면 왕릉급 고분 호석(護石)에서 나온 말 신장(神將) 등을 관련 학계의 성과 및 해석과 함께 선보인다. 말 신장은 지난해 11월 발굴 이후 처음 공개 되는 것이다. 또 제주 목장에서 말의 사육을 담당하는 목동인 ‘말테우리’가 쓰던 개가죽으로 만든 방한모와 그 모습이 담긴 20세기 사진엽서, 암수 두 마리의 말이 노니는 장면을 그린 조선 후기의 ‘곤마도’, 버드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말을 그린 지운영 화백의 1923년 작 ‘유하마도’ 등이 나왔다. 1970년대에 제작된 소아용 말타기 장난감, 고무공을 눌러 움직이는 경마 장난감 등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 전개는 무척 이채롭다. ‘말과 탈것’을 중심으로 야생마(진화), 길들이기(순화), 사람 승용(1단계), 신·영혼 승용(2단계), 19세기의 말, 기차와 승용차 등 말의 대용재로 이어지는 시간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031-288-5400)은 12월 말까지 ‘말 타고 지구 한 바퀴’전을 연중 내내 이어 간다. 경주 금령총에서 나온 ‘기마인물형토기’,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 등에 등장하는 말의 모습 등을 보며 세계 각 지역의 말과 관련된 문화를 살필 수 있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마구 스탬프 찍기·모형말 타고 사진 찍기 등의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전주역사박물관(063-228-6485)은 ‘달리자 청마야’전을 2월 23일까지 연다. 십이지와 말, 말의 상징, 말과 신앙, 일상생활 속의 말, 말의 생태, 군마, 지역과 말 등 7개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두 마리의 말이 등장하는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의 ‘쌍마도’, 말 위에서 술을 마실 때 쓰는 청자 ‘마상배’ 등 50여점을 전시한다. 마사박물관(02-509-1283)은 4월 28일까지 ‘말놀이 문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내 친구, 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에선 죽마놀이·말뚝박기 등 전통 말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롯데갤러리(02-726-4456)는 2월 3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청마시대’전을 이어 간다. 한국, 몽골, 호주 등의 작가 28명이 회화, 조각, 설치물 등 말을 주제로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나라는 김석영, 송형노, 김점선 등 9명, 몽골은 차드라발 아디야바자르, 바트뭉크 다르마 등 15명, 호주는 마기 셰퍼드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조선왕릉 사릉·강릉 일반에 개방

    조선왕릉 사릉·강릉 일반에 개방

    조선시대 단종비 정순왕후가 묻힌 경기 남양주 사릉(思陵)과 명종과 비 인순왕후(仁順王后)가 묻힌 서울 강릉(康陵)이 내년 1월 1일부터 일반에 개방된다고 문화재청이 26일 밝혔다. 사릉은 1973년 처음 문을 연 뒤 관람 수요가 적어 1980년 다시 공개를 제한했다. 문화재청은 관람로와 안내판을 정비하는 등 관람 환경을 조성해 올 한 해 사릉을 무료로 시범 개방했고, 관람객의 만족도가 높아 이번에 전면 개방을 결정했다. 강릉은 명종의 모후인 문정왕후(文定王后) 윤씨가 묻힌 태릉(泰陵)과 나란히 있다. 태릉을 찾는 관람객이 강릉 개방을 꾸준히 요구하면서 편의시설 설치와 문화재 정비를 마치고 문을 열게 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슈&논쟁] 태릉선수촌 철거

    [이슈&논쟁] 태릉선수촌 철거

    왕가의 무덤이 더 중요할까, 태극마크의 땀방울이 더 귀할까.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선수촌이 문화재청의 태릉(조선 중종의 두 번째 계비 문정왕후의 무덤) 복원 사업으로 완전히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철거를 둘러싸고 체육계와 문화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태릉선수촌은 지난 2009년 6월 조선왕릉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당시부터 철거 권고를 받아 왔다. 문화재청은 “태릉·강릉은 조선왕릉 40기 가운데 가장 훼손이 심해 복원이 필요한 곳”이라며 진천선수촌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체육계는 “선수촌의 철거·이전은 올림픽 등 각급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수확한 한국 스포츠 요람이자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다. 태릉선수촌이 철거되면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에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러스트 조기영 화백 cmseong@seoul.co.kr ■ <贊> 70년대 건물은 근대유산 가치 낮아 조선 제례문화 중심지로 복원해야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문화재전문위원 지난 2009년 6월 27일 스페인 세계유산대회에서 조선왕릉이 탁월하고도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날은 태조 이성계가 승하한 지 601주년 되는 날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세계유산은 세계인류가 함께 보존하고 후세에 영원토록 계승할 가치를 지닌 인류의 유산으로 평가돼 등재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적 우수성과 자긍심을 내세워 세계유산 등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만년 문화민족을 자랑하는 우리는 그 어느 나라보다 문화적 우수성을 간직해 온 민족이다. 그러나 남한의 세계유산은 조선왕릉을 비롯해 종묘, 창덕궁, 석굴암, 경주역사유적, 고인돌, 해인사 등 9곳이며 제주의 자연유산을 포함해도 10여 곳에 불과하다. 이렇듯 세계유산은 그 가치를 인정받기가 매우 어려우며, 인정받은 가치는 잘 보존하고 이어 가야 할 인류 모두의 중요한 유산이다.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어언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최근 들어 세계유산 태릉의 능제복원을 놓고 문화재청과 일부 체육계 간에 갈등이 있어 애석한 마음이 든다. 왕릉 전문가로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와 능제복원 과정에 참여한 필자는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 당시 선수촌이 자리한 태릉과 강릉, 강남의 선릉과 정릉, 경마장과 종축장이 들어선 서삼릉 등은 원형이 일부 훼손된 곳으로 제외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국제학술대회와 외국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제외하고는 세계유산 등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조선왕릉 전체를 등재시켜야 500년을 이어 온 능원의 자연관과 사상, 조영 기술의 특징, 그리고 왕과 왕비의 역사를 담은 조선왕릉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일부 훼손된 능제시설의 복원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부였다. 태릉은 원래 문정왕후가 생전에 서삼릉에 있던 중종의 정릉을 강남으로 옮겨 같이 영면하려 했으나 명종 때 각종 민란과 중국 및 일본의 침략이 잦아지자 서울 도성의 북동 측에 능역을 조영하면 국가가 안정된다는 풍수가 남사고 등의 권유로 이곳에 조영됐다. 그래서 능원의 이름도 클 태(太), 편안할 태(泰)의 태릉이라 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이곳의 태릉과 강릉은 능원의 규모가 크고 문·무석도 조선시대 능원 중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국가의 안위를 위해 조성된 역사와 조영적 특성을 지닌 덕분이다. 최근 체육계 일부에서 이곳의 시설에 대해 근대 유산으로서 가치를 거론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태릉과 강릉 지역의 체육시설이 들어 있는 곳은 태릉과 강릉 두 능원의 제례 동선과 참배객들의 집합공간, 재실, 향대청, 전사청, 제기고, 행각, 어정, 외금천교 등 능원의 중요시설이 자리했던 곳이다. 반드시 능제시설이 복원돼야 하는 자리다. 조선왕릉은 능원의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600여년을 이어 온 제례문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세계유산이 됐다. 지금까지 600여년을 이어 온 제례 행위 공간을 복원해 진정성을 확보하고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이행하며 보존 원칙을 지켜 줘야 한다. 6년 주기로 해당 세계유산의 보존과 주변 관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유네스코에 보고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 체육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설립 당시 건물은 개축돼 없어지고, 현재 남아 있는 시설들은 1970년대 후반에 건립된 것이라니 근대 유산적 가치도 덜한 것 같다. 최근 국가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충북 진천에 첨단 선수촌을 새로 지어 이미 입주를 시작했다. 건물의 추가 건설 계획이 잡혀 있거나 이미 건설 중인 곳도 있다고 하니 이곳에서 선수들의 기상을 크게 살렸으면 한다. 조선왕릉은 수도권의 생태 숲인 역사 경관림과 조선의 500년 역사가 깃든 곳으로 세계 인류의 공동 자산이 됐다. 인류가 함께 보존하고 향유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며, 우리 문화를 자랑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이어 가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며 책무다. ■ <反> ‘태릉 = 한국 스포츠’ 공식 반세기 동대문운동장처럼 헐어선 안 돼 손환 중앙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한국 스포츠의 메카, 한국 스포츠의 요람, 한국 스포츠 스타의 산실 등 한국 스포츠와 관련해 어떠한 수식어를 붙여도 잘 어울리는 곳, 바로 태릉선수촌이다. 태릉선수촌은 스포츠를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린 출발지로서, 오늘날 한국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떨치는 데 많은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 스포츠=태릉선수촌”이란 등식이 성립하는 태릉선수촌이 건립된 지도 어느덧 반세기가 돼 간다. 그런데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문화재청의 태릉 복원 사업으로 태릉선수촌을 진천선수촌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과연 한국 스포츠의 메카라 불리는 태릉선수촌이 동대문운동장처럼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도 되는 것일까. 태릉선수촌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을 바탕으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념과 추진력에 의해 건립됐다. 태릉선수촌은 한국 스포츠사에 뚜렷한 존재감을 남기며 1960년대 중반 미래 한국의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 1966년 건립된 이후 한국 스포츠의 심장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한국 스포츠가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으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인의 저력을 뒷받침해 줬다. 태릉선수촌은 분명 한국 스포츠의 발전과 행보를 같이한 역사적인 스포츠시설이다. 태릉선수촌이 건립된 후 지금까지 하계올림픽에 출전해 획득한 메달은 전부 234개인데, 그중에서 금메달이 81개로 가장 많다. 이러한 성과에서 선수와 지도자가 국가를 위해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묵묵히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준 태릉선수촌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비약적인 발전을 얘기할 때, 그 이면에서 수많은 스타 배출의 산실 역할을 한 태릉선수촌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으며, 그 영향 또한 지대하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1971년 건축가 김수근씨가 설계한 공간 사옥 가운데 옛 사옥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 이유는 국내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간사옥처럼 비록 50년은 안 됐지만 등록 기준에 비추어 태릉선수촌 역시 문화재로 등록되는 데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로 건립 47년이 된 태릉선수촌은 그동안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 곳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태릉 하면 문화유적지보다 태릉선수촌을 먼저 떠올릴 정도이며, 역설적으로 선수촌으로 인해 태릉이 더 유명해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태릉선수촌은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의 피와 땀, 눈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며,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내재돼 있는 곳이다. 한국 스포츠의 혼이 살아 숨쉬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태릉선수촌이 동대문운동장처럼 없어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동대문운동장의 철거는 체육인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이 스포츠시설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한 중대한 과오다. 이러한 잘못에 대해 체육인들은 스스로 반성하고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스포츠시설에도 충분히 문화재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태릉선수촌을 스포츠 문화유산으로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도록 보존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