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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대구에선] “기업은 미래다” 투자유치 올인

    [지금 대구에선] “기업은 미래다” 투자유치 올인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산다.’ 30여년간 권력의 중심으로 정치논리가 지배하던 대구에서 경제논리를 앞세워 지역경제를 회생시키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대구시 공무원들은 요즘 수시로 지역기업을 찾아 “뭐 도와줄 게 없느냐.”며 기업 지원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기업인들은 “진작 좀 그러지.”라면서도 “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시가 기업의 가치에 대해 비로소 눈을 떴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대구는 과거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 누가 더 좋은 자리,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가에 관심이 높았고 유망기업 유치 등 미래에 대구가 뭘 먹고 살것인가는 등한시해왔던게 사실이다. 정치논리에 비해 경제논리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 지역기업은 제대로 평가도, 대접도 받지 못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에 올인 요즘 대구시내에는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삽니다.’라는 현수막이 거리마다 물결치고 있다. 기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기업인이 존경받고 기업이 사랑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지역 기업인들은 “대구에서 기업이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민원실에는 ‘기업민원전용창구’가 별도로 개설됐고 기업지원에 소홀한 공무원은 문책하는 ‘기업민원처리 평가제’도 도입했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지난 해 말에는 기업인과 가족을 위한 ‘사장님 힘내세요’라는 이색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예전 같았으면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사’라는 식의 비난이 있을 법도 했지만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달성산업단지 분양 성공에 고무 ‘위천국가산업단지만 조성됐더라면‘ 91년 이후 1인당 지역총생산(GRDP) 전국 꼴찌인 대구 경제는 낙동강 오염을 우려한 부산·경남권의 반발로 결국 무산된 위천산업단지에 매달려 10여년을 허송세월했다. 위천산업단지 조성 여부를 놓고 90년대 초부터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대구의 기업들은 더 이상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다며 하나둘 외지로 나가버렸다. 공장용지난이 심각해지면서 기존의 공장용지 가격도 폭등해 대구에 투자하려는 외지기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대구시와 지역경제계는 선거 때마다 터져나오는 ‘장밋빛 공약’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10여년 세월을 허비하면서 대체 산업용지 조성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뒤늦게 산업용지 조성에 나선 대구시는 지난해 말 달성 2차 산업단지 분양에 성공을 거두었다.30만평 분양에 321개사에서 45만 1000평을 신청, 제공가능 면적보다 50% 정도 초과했다.30만원대의 국내 최저가 분양이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치밀한 홍보전략이 어필했지만 대구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아직 많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여희광 대구시 경제국장은 “입주신청 업체 중 76%가 자동차 기계금속업종이어서 대구의 주력산업이 섬유업에서 기계·금속 관련 업종으로 바뀌는 산업간 구조조정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는 달성 2차단지 외국인전용지 10만평은 투자금액의 20∼30% 지원, 법인·소득세 7년간 면제 등의 조건을 제시, 해외 투자업체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견 첨단기업 유치에 집중 대기업이 없는 대구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첨단 중견기업 유치에 눈을 돌렸다. 산업용지난으로 대규모 공단개발이 어려운데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당장 대구로 올 만한 대기업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한몫을 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국내 4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주) 본사 유치에 성공했다. 대구시가 지역 출신 재계 인맥 등을 동원하는 등 1년여간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또 국내 유수의 컨택기업인 대성글로벌네트웍의 본사 유치에도 성공했다. 옛 삼성상용차재개발단지에는 중견 첨단기업인 현대LCD, 디보스 등과 용지공급 협약을 협의 중이다. 지난 2003년 조성한 성서첨단산업단지에는 희성전자(주) 등 12개 중견 첨단기업이 입주, 올해 매출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는 옛 삼성상용차부지재개발사업(19만평)과 성서 4차단지(12만평), 봉무산업단지(36만평) 개발이 3∼4년 내 완료되면 대구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푸대접론 극복해야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 있을 때 대구의 주력산업이었던 섬유업계는 어려울 때마다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은 외면한 채 청와대로 몰려가 그때그때 땜질식의 지원을 받아냈다. 그 결과 섬유업계는 자체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경영혁신에도 실패, 지금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지자 이번에는 정치적 푸대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와 외국계 대규모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리나마(Linamar)사의 아시아 생산공장 유치에 나섰으나 광주시와 군산시에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를 두고 정치논리에 놀아나고 말았다는 푸념이 터져나왔다. 홍철 대구경북개발연구원장은 “정치적 푸대접이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히면 기업유치고 뭐고 아무 일도 못한다.”면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중앙정부나 기업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3대도시’ 명성 찾으려면 대구는 인구수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에서 인천에 밀리면서 ‘3대도시 대구’라는 등식이 무너진지 오래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국가산업단지가 없는 곳.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 전력사용 증가율 전국 최저 등이 요즘 대구의 경제 지표다. 이대로 가다간 인천에 이어 신행정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전에도 밀려 머잖아 ‘5대 도시’로 내려앉게 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가 ‘3대 도시’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는 대구 특유의 보수성과 폐쇄성, 패거리 문화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폐쇄성을 벗어던지고 열린 도시를 만들어야 기업도 인재도, 모여들고 대구 경제도 살릴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천대 총장, 인천발전연구원장을 지낸 홍철 대구경북개발연구원장은 “대구는 내륙분지라는 특성으로 인해 폐쇄성이 강하고 실리보다는 의리나 명분에 치우치는 반면 항구도시인 인천은 개방적이고 실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구 스스로가 폐쇄성을 극복하지 않으면 사회·경제 분야 등에서 인천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영남대 교수(법학과)는 “60년대부터 30년 동안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 스스로 개혁을 게을리했고 요즘은 정치적 푸대접론에 기웃거리고 있다.”면서 “시민들 스스로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열린 도시를 만들어야만 기업도, 인재도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자동차부품공장을 하고 있는, 충청도가 고향인 김모 사장은 “대구사람이 아니면 도대체 인정하려 들지 않고 왕따를 시킨다.”면서 “끼리끼리만 노는 패거리문화가 뿌리깊은데 외지인이 누가 대구에 선뜻 투자를 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구시내에서 중국음식점을 하고 있는 박모씨는 “대구의 기관장들은 모였다 하면 한정식집만 가는데 이는 사소한 것 같지만 지역의 리더들이 아직 다양성과 변화를 거부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희태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도시로 탈바꿈시켜야만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박형도 대구시투자유치단장 ‘대구로 오이소.’ 박형도(48)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은 삼성에서 20년 근무한 삼성맨이다. 봉급은 삼성SDI에서 받고 근무는 대구시에서 한다. 대구시는 기업 마인드 확산과 투자유치 등을 위해 삼성에 특별히 요청, 지난해 6월 박 단장을 파견받았다. 빈사상태에 빠진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류기업인 삼성으로부터 구원투수를 지원받은 것이다. 박 단장은 대구는 기업유치에 장점이 많은 도시지만 그동안 공무원의 도시마케팅 마인드가 부족했다고 진단한다. “매년 5만명이 넘는 양질의 풍부한 전문대 이상 인력이 배출되는데다 사통팔달 교통과 통신, 정주환경 등 도시 인프라가 우수한 것은 기업유치의 큰 강점입니다.” 특히 대구의 단점으로 꼽히는 보수적인 도시분위기가 때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매사 의리를 중시하는 도시분위기는 다른 지역보다 조직충성도가 높고 이직이 적다면서, 이는 기업 경영측면에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지역에 비해 노사관계가 비교적인 안정된 것도 대구 투자유치의 장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업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도시 브랜드를 꼽았다. “대구가 살려면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민간 수준의 획기적인 대구 브랜드 제고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박 단장은 이를 위해 공무원 조직도 부문별로 선진타깃을 정하고 벤치마킹을 전개,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입주가 가능한 저렴한 산업입지가 절대 부족한 것도 기업유치의 걸림돌이라며 신규 부지개발 및 기존공단 리모델링 전담팀 구성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또 대구는 외국인이 살기 힘든 도시라며, 외국인학교와 외국인주거정보센터 등 외국인 정주환경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산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 자체가 이미 대구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구의 장점을 내세워 도시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면 대구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대정부 질문] 동북아균형자 vs 왕따

    12일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독도영유권 갈등 등으로 일본 정부와 갈등하고,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으며, 한·미동맹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균형자론’으로 주변 4강 사이에서의 ‘왕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균형자론’에 국민들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하자 이해찬 총리는 “평가가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인의 역할이 다자간 협상에서 상황에 따라 많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한국의 태도가 6자회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의 잇단 망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고 의원의 질문에 “서양에서는 개가 짖으면 계속 짖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억지주장엔 ‘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개가 계속 짖으면 시끄러워져서 동네 사람들이 다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균형자론의 확신이 크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균형자론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바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독도영유권 문제 갈등이 탄력성을 결여한 외교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 이 총리로부터 “일련의 대응을 탄력적이며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한·중군사교류를 한·일교류만큼 올리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말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외교안보정책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국방부의 기조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이는 수사에 불과하고 오히려 동맹국에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론이 구체적이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외교정책의 중대한 기조변화라면 국민적 토론을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 정부 외교정책은 ‘안개정책’‘솜사탕 외교정책’”이라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존과 평화·안전을 담보하자는 21세기 전략적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힘과 위상이 10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박지연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사회와 담쌓은 ‘방콕족’ 실태 보고

    사회와 담쌓은 ‘방콕족’ 실태 보고

    ‘은둔형 외톨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 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리’를 우리말로 풀어쓴 것이다.197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가 요즘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방콕족(방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들은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생활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만 이 ‘은둔형 외톨이’가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S 2TV ‘추적 60분’은 13일 오후 11시5분 ‘나는 방에서 나오고 싶지 않다’편을 방영한다. 제작진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의 충격적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제작진이 만난 ‘은둔형 외톨이’의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 20대 남자는 고교 졸업 후 4년째 방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의 그는 1년 이상 밥을 먹지 않고 라면과 과자만 먹어 뼈만 앙상한 상태였다. 제작진은 부모를 한달 동안이나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겨우 그의 속마음을 카메라에 담았다. 7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J씨. 방바닥에는 이불솜처럼 뭉쳐진 머리카락과 먹다 버린 온갖 종류의 쓰레기로 발디딜 틈이 없다.J씨는 학창 시절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게 됐다.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은둔형 외톨이’의 숫자는 130여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 부산에서 방안에서만 지내던 10대 소녀가 목을 매어 자살했고, 이번 달 서울에서 남녀 4명이 동반 자살하는 등 ‘은둔형 외톨이’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작진은 일본 정부의 대책을 현지 취재를 통해 짚어봤다. 제작진은 ‘은둔형 외톨이’ 취재 결과 이같은 증상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부모의 폭행, 학교에서의 왕따, 컴퓨터에 빠져 버린 경우가 그것.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후락 PD는 “‘은둔형 외톨이’가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 사람, 또는 내 가족이 겪는 이야기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사회적·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중부권 통합신당’ 탄생할까

    ‘중부권통합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민련과 ‘심대평신당’을 통합하는 게 요체다. 자민련은 아예 공식화하고 나섰다. 제안은 이인제·류근찬·김낙성 의원 등 ‘3인방’이 했다. 김학원 대표만 빼면 자민련 의원 전부다.3인방은 3개항을 내놨다. 연합공천으로 4·30 재·보선을 치르는 게 첫 수순이다. 이후 자민련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게 남은 수순이다. 김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건없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3인방이 며칠 전 찾아와 “심 충남도지사측과 화합해야 한다.”고 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래서 “화합 통합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3인방은 심 지사에게도 문을 두드렸다. 류·김 의원은 지난 6일 미국으로 출장가는 심 지사를 만나려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3개항을 내놓고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심 지사는 수용을 유보했다. 하지만 “자민련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게 나쁘지 않겠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서로에게 ‘절실한 수요’를 갖는 대목은 각각 있다. 김 대표는 ‘의원 1인 정당’을 이끌게 될지도 모를 처지다. 우선 ‘심대평 신당’에 합류하기 위한 소속 의원들의 탈당설이 나돈다.‘심대평 신당’이 충청권을 대표하는 지역정당으로 탄력을 받는다면 ‘왕따’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심 지사측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중부권신당’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세불리기가 만만치 않다.‘돈’과 ‘조직’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첫 수순인 재보선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충남 공주·연기는 심 지사측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정진석 후보로 가고, 아산은 자민련 원철희 전 의원에게 주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최소한 선거일인 오는 30일 이전까지 ‘주비위’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둘째 수순으로 가더라도 또다시 벽이 버티고 있다. 무엇보다 통합신당 대표를 누가 맡느냐가 핵심이다.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재보선 결과 역시 변수다. 연합공천으로 최소한 1석이라도 건지면 통합 논의에 가속도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참패하면 탄력이 떨어질 게 뻔하다. 만일 상승 기류를 타고 통합신당이 창당되면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정계개편 구도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바라는 여권과 이를 경계하는 한나라당이 주요 축이다. 개편 대상이 하나 더 나오면 조합은 복잡해진다. 박대출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암탉 데이지,집으로 돌아오다!/잰 브렛 지음

    “그래서, 모두모두 행복하게 자∼알 살았대.”로 끝나는 동화는 아이들을 언제나 즐겁게 만든다. 시중 동화책 코너에서 영미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중국동화 한권에 눈길이 간다. 긴 제목의 어감부터 퍽이나 익살스러운 ‘암탉 데이지, 집으로 돌아오다!’(잰 브렛 지음, 하연희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왕따’ 데이지, 행복해지기까지 중국인 시골소녀 메이메이가 등장하지만, 사실 주인공은 암탉 데이지이다. 담장 너머로 여섯 마리의 암탉들이 세상없이 평화롭게 노니는 첫 장면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메이메이네 닭농장 이름은 ‘행복한 꼬꼬네’(歡樂鷄園). 이토록이나 평화로운 풍경을 이루기까지 농장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암탉 데이지는 또 어떤 모험을 겪어야 했는지, 시점을 과거로 돌려 이야기를 좁혀나간다. 무리 가운데 제일 힘이 약해 ‘왕따’를 당하던 데이지. 힘센 닭들의 괴롭힘에 닭장 밖에서만 자야 하는 불쌍한 데이지가 어느날 뜻하지 않은 모험길에 들어선다. 바구니 안에서 잠들었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표류하게 된 것이다. 갑판에 웅크린 개, 뿔이 두개나 달린 물소, 나무 위의 원숭이 무리…. 무서워서 파닥파닥 날갯짓을 했더니 오히려 이들이 먼저 놀라 달아나는 게 아닌가? 주눅들어 살았던 데이지가 조금씩 자신감을 찾으려는 무렵. 다시 크나큰 위기를 맞고 만다. 뗏목을 타고 물고기를 잡던 욕심쟁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제 데이지는 도무지 어부의 억센 손아귀에서 벗어날 길이 없을 것만 같은데…. 기승전결의 구도가 뚜렷한데다 서사가 매우 튼실한 동화다. 데이지가 강물에 휩쓸리다 어부에게 잡히는 대목의 묘사 등은 긴박감으로 바짝 근육을 긴장시킨다. 다음 장면의 그림을 상상하고 이어올 상황을 미리 점쳐보는 재미가 톡톡하다. 어부에게서 데이지를 구해주는 건 착한 주인 메이메이다. 어부가 데이지를 시장에 내다팔러 간다는 소문을 듣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메이메이의 모습은 극적인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온 데이지는 더이상 예전처럼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다. 모험을 거친 데이지에겐 전에 없던 커다란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채색동양화로 재미 더하는 중국동화 이 그림동화에는 ‘보는 즐거움’ 또한 만만치 않다. 채색 동양화를 보고 있는 듯 장면장면이 사실감 있으면서도 운치가 넘친다. 붉고 파란 원색의 중국식 옷을 입은 메이메이의 인상도 오래 머릿속에 머물 듯. 중국풍의 이미지들로 가득찬 동화의 지은이는 정작 중국인은 아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동화작가 잰 브렛은 중국 태생인 며느리와 여행을 하다 중국에 깊은 인상을 받고 동화를 썼다 한다.6세 이상.9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깔깔깔]

    ●나와 직장상사의 견해 차 * 내가 어쩌다 사우나를 가면 근무 이탈이고, 상사는 매일 사우나 가는데도 업무중이다. * 내가 술주정을 하면 곧바로 왕따를 당하지만, 상사가 술주정을 하면 ‘얼마나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았길래?’하면서 집까지 데려다 준다. * 내가 꾸물거리면 미련한 탓이고 상사가 꾸물거리면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 때문이다. * 내가 상사를 즐겁게 해주면 곧바로 손바닥이나 비비면서 아부하는 치사한 인간이 되고 상사가 자기 위의 상급자를 즐겁게 해주면 중대한 업무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 * 내가 어쩌다 실수를 하면 매우 멍청한 탓이고 상사가 실수를 하면 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내가 예의를 안 지키면 무례한 것이고 상사가 예의를 안 지키면 그래야 부하 직원들에게 위엄이 선다고 한다.
  • [이사람] 농구중흥 이끄는 KBL 김영수 총재

    [이사람] 농구중흥 이끄는 KBL 김영수 총재

    “농구 승부가 마지막 4쿼터에서 갈리듯 인생도 4쿼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지는 역전 버저비터와 같은 짜릿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한국프로농구는 초유의 ‘몰수게임’ 파동과 총재 사퇴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997년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 장관을 끝으로 초야에 묻혀 지내던 김영수(63)씨를 총재로 영입했다. 많은 농구인들은 “정치권 실세도 아니고, 농구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우리의 수장이 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불만과 우려 속에서 ‘농구 전도사’를 자처한 김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농구계의 상처를 보듬고, 프로농구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재는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공안검사를 거쳐 안기부(현 국정원) 차장, 국회의원, 장관 등 ‘양지’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모나지 않은 처세로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았고, 물러날 때를 알고 미련없이 양지를 버렸다. 마침내 농구장까지 흘러온 그의 인생은 농구공만큼이나 둥글다. ●제1쿼터, 문세광과 공안검사 1965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 총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1974년 8월15일 문세광이 영부인 육영수 여사를 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청은 발칵 뒤집혔다. 공안검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이 ‘뜨거운 감자’를 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김치열 검찰총장은 혈기왕성한 4년차 검사 김영수에게 사건을 맡겼다. 기소까지는 끝모를 밤샘 조사와 트럭 수대분의 방대한 조서가 뒤따랐다. 최근 문세광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총재는 여러 언론매체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기소 내용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며 극구 사양해 왔다. 김 총재는 “당시에도 사람들은 이 사건의 배후에 조총련과 북한이 있다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에만 매달렸다.”면서 “나는 담당검사로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총격을 가한 피의사실 규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제천지청장과 제주지검차장을 거쳐 1987년 치열한 ‘공안정국’에 다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으로 돌아왔다. 박종철 이한열 등이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고, 수많은 민주투사들이 투옥되던 때였다. 되돌아보면 시국사건보다 대공사건을 주로 담당한 게 그에게는 다행이었다.“이젠 세상이 바뀌어 그때 고생하신 분들이 정치 전면에 부상했고, 당시 공안쪽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지만 나는 다행히 그런 불상사를 피했다고 생각합니다.” ●제2쿼터, 안기부·국회를 거쳐 청와대로 제6공화국이 들어서며 김 총재는 검찰청을 떠나 안기부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배명인 검찰총장이 안기부장이 되면서 그를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 것. 안기부 제1차장으로 활동하던 중에 ‘3당 합당’을 맞이하게 됐고,‘상도동’에 한 번도 들른 적이 없던 김 총재는 김영삼 대통령 후보에게 ‘직보’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민자당 비례대표와 당정세분석위원장까지 맡게 돼 김 전 대통령과의 친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 김 전대통령은 자신의 가신과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민정수석비서관 자리에 김 총재를 앉혔다. 김 총재는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와 상도동 사람들이 ‘우리와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나를 거부했지만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엄청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에 있으면서도 ‘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김 총재는 “칼을 잡았을 때는 칼을 놓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칼은 칼집에서 뺄 듯 말 듯할 때가 가장 무섭고, 섣불리 빼서 함부로 쓰다가는 결국 내가 다친다.”고 말했다. ●제3쿼터, 청소년과 문화를 만나다 1997년 3월 문체부 장관을 끝으로 김 총재는 더 이상 ‘양지’에 기웃거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휴식기인 ‘하프타임’을 맞이한다. 그는 “이 하프타임 때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를 만들어 청소년 문제에 천착했다. 아직도 1주일에 두세번은 자신이 소장을 맡고 있는 이 연구소에 들를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재원이 넉넉지는 않지만 해마다 예비 대학생들을 뽑아 중국 연수를 보내고, 가을이면 한·중·일 청소년창작영화제를 주최한다. 그는 “일본과 중국 학생들은 주로 가족애를 고민하는 영화를 만드는데 한국 청소년들은 대부분 ‘왕따’문제를 다룬다.”면서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이 놓인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화에도 관심이 깊어 한국박물관회 회장과 한국문화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두루 맡았고,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예술의 전당 후원회장을 지냈다. ●제4쿼터, 농구공을 잡으며 굳이 김 총재와 프로농구의 인연을 찾는다면 1996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총재에 앞서서 총재직을 역임한 김영기·윤세영씨가 프로 출범이 지체되자 주무장관실로 쳐들어(?)왔고, 장관이었던 김 총재는 약간의 도움을 줬다. 이후 김 총재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농구계 인사들 중 몇몇이 지난해 위기 때 김 총재를 적극 추천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더욱이 농구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운동이고, 룰에 복종하며 몸을 부대껴 승리를 성취하는 스포츠가 교육적으로 상당히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믿고 있었던 터였다. 김 총재는 KBL에 들어와 맨 먼저 ‘클린팀’상을 만들었다. 가장 신사적인 플레이를 펼친 팀을 팬과 기자, 경기감독관 등이 투표로 뽑아 정규리그 우승상금과 똑같은 5000만원을 주자는 것이었다. 김 총재는 “스포츠는 승부가 중요하지만 페어플레이를 떠난 승부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프로농구는 요즘 ‘봄의 잔치’로 불리는 챔피언결정전이 한창이다. 하나뿐인 챔프반지를 위해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선수들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쏟아 붓고 있다. 농구장에서 살다시피하는 김 총재는 “승자의 환희보다 패자의 눈물을 볼 줄 아는 총재가 되고 싶다.”면서 “어쩌면 내 인생에 마지막으로 인연을 맺은 농구가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벽돌을 쌓겠다.”고 말했다. ■ 프로필 1942년 5월10일 인천생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 1971년 서울지검 검사 1987년 서울지검 공안부장 1992년 민자당 국회의원 1993년 대통령 민정수석 1995년 문화체육부 장관 1997년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이사장 2000년 한국문화연구재단 이사장 2004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MLB] ‘투수들의 무덤’ 콜로라도 간다

    ‘핵잠수함’ 김병현(26·보스턴 레드삭스)이 결국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쿠어스필드에 둥지를 틀게 됐다.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은 31일김병현을 콜로라도에 내주는 대신 베테랑 포수 찰스 존슨(33)과 마이너리그 유망주인 왼손투수 크리스 나버슨(24)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콜로라도는 김병현의 올해 연봉 600만달러(60억원)와 존슨의 연봉 900만달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260만달러를 보스턴에 제공하고, 보스턴은 김병현의 연봉중 560만달러를 떠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던 김병현은 이로써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이후 1년10개월 만에 3번째팀 콜로라도에서 새 야구인생을 펼치게 됐다. 트레이드설에 줄곧 시달려온 김병현은 “어디에서든 열심히 하는 게 프로”라면서도 “안좋을 때 쫓겨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전성기의 구위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5만 200명 수용 규모)는 해발 1650m에 위치, 타 구장에서 외야 플라이에 그칠 타구가 담장을 넘기 일쑤여서 투수들에게 악명이 높다. 따라서 이곳을 홈으로 사용하는 김병현도 여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김병현에게 ‘기회의 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보스턴에서 ‘왕따’를 당하며 자리를 찾지 못했지만 콜로라도에서는 보직을 따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보직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데다 콜로라도의 마무리요원인 타이완 출신 차오친후이(24)가 부상중이어서 마무리가 점쳐진다. 여기에 김병현은 광주일고 1년 후배인 최희섭(LA 다저스)과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한국인 고교 선·후배간 투·타 대결이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주도 덴버를 연고지로 지난 93년 창단된 짧은 역사의 콜로라도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지구 하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창단 첫해 448만명의 관중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300만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모으는 인기구단이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부 쓴소리 들어야/강지원 변호사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 쓴소리 좀 해야겠다. 도대체 학교폭력대책이라고 내놓았는데,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나 피해자들이나, 또 그 부모들이나 누구도 흔쾌히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특히 경찰이 전면에 나서 자진신고기간을 정해 처리하도록 하였는데 학교폭력에 왜 느닷없이 경찰이 튀어 나오느냐는 것이다. 이 나라 경찰은 약방의 감초인가, 아니면 이 나라에 경찰까지 전면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학교폭력이 그렇게 많다고 보았다는 말인가. 학교폭력이란 정말 경찰이 전면에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중상해, 흉기폭력 등 큰 폭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소한 폭력, 우발적 폭력, 집단따돌림(왕따)들이 오히려 훨씬 더 많다. 또한 가해자들 역시 미성년자들이고 피교육자의 위치에 있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치안의 대상이기보다 우선은 교육의 대상인 학생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경찰이 나서고 그 외에 새로운 학교차원의 대책은 별로 안 보이기 때문에 쇼가 아닌가 의아해한다. 1990년대 후반엔가는 검찰이 진두지휘하겠다고 드세게 나온 적이 있다. 이른바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이었다.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맡았던 1997년, 검찰에 대놓고 비판했던 일이 기억난다. 도대체 학교란 존재가 그토록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수 없는 곳이었는가. 다소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과장해 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었다. 또 검찰이라는 국가의 최고 사정기관이 교육기관인 학교 안 구석구석까지 관장하는 듯한 그런 과장된 인상을 주어서도 안 된다는 비판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경찰이 나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란 도무지 무엇 하는 곳인가.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에 의한 폭력이다. 그렇다면 이일에 대처하는데 전면에 나서야 할 존재는 바로 학교다. 학교에 일차적인 기능과 책임을 부여하고 그것이 안 될 때 경찰이나 검찰이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 학교는,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교육부는 무엇을 하였는가. 이 학교폭력문제가 어디 어제오늘 있어온 일인가. 문제는 그동안 학교당국이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오면 교육부당국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교과목수업의 모든 내용이 인성교육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교장들이 훈화를, 그리고 담임교사가 조회나 종례시간에 지도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것 등으로 족하다는 말인가. 요즘 세상에 그런 정도 가지고 감동을 받고 행동을 바꿀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이래서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학교폭력에 대처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전혀 준비되고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현장의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사태에 부딪혔을 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래서 제발 피해자측이 조용히 해 주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한다. 게다가 문제가 불거지면 위에서 더 난리를 치므로 그때부터는 은폐 아닌 은폐로 치닫게 된다. 학교는 잘 짜여진 인성교육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수업시수에 반영해야 한다. 그것도 주입식이 아니라 체험위주여야 한다. 교과목이기주의 때문에 시간 빼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인성교육이 교과목들보다 못한 교육이란 말인가. 피해학생들이 마음 터놓고 고통을 호소할 수 있도록 상담교사를 일제히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고통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따뜻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학생을 가차 없이 전학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학이라는 징벌을 가하면서도 학교는 계속 다니게 해 선도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가해학생을 받지 않으려는 학교는 문책하고 특수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해학생측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학교 측의 소극적 태도다. 은폐하려 한 학교는 엄중 문책하고, 적극적으로 잘 처리한 학교는 포상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강화를 위해서는 돈과 사람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힘센 교육부라면 이를 확보해 일선 학교에 대폭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은 거의 다 재탕 삼탕이다. 전문가이야기는 듣지 않고 교육관료들이 탁상공론만 한 까닭이다. 실태파악을 위한 공문플레이 따위는 이젠 더 이상 하지 말라. 학교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힘세고 열린 교육부가 되라. 강지원 변호사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2)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2)

    ■ 가해학생 지원 프로그램 사례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들을 위한 ‘가해자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에도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재정과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가해학생들을 치유하는 현장을 찾았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해주는 전문 상담 “그 아이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었을까?다른 방법을 썼다면 너희들은 지금 이곳에 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지난해 서울 서초구 구립방배유스센터 상담팀을 찾은 A중학교 2학년 남녀학생 6명은 친구들에게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다니던 같은 반 여학생을 뒷마당으로 불러내 집단폭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조직을 이루지 않았고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처벌하지 않고 상담을 의뢰한 것. ‘치료’는 자신들이 저지른 폭력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상담원이 “너희들의 행동으로 피해자 친구는 어떤 상처를 입었을까, 또 너희들은 어떻게 됐니?”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친구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방법으로 폭력을 쓴 것도 잘못됐다.”면서 “친구들이 우리를 ‘폭력6인방’이라고 부르며 피해다니고, 선생님도 ‘실망했다.’고 해 속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에 대한 상담치료는 두 달 동안 6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폭력적인 영화를 보고 자신과 영화속 주인공을 비교하면서 폭력의 위험성을 비판해 보는 미디어 상담도 했다. 두 달 뒤 3명은 스스로 상담팀을 찾아와 진로를 상담할 정도로 마음을 열었다. 센터에서는 10년째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연계해 학교 폭력 피해 및 가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을 비롯, 각종 프로그램으로 심리적 치유과정을 밟게 하고 있다. 상담은 청소년들이 저지른 문제행동의 유형, 문제행동을 시작한 시기 등 개별적인 특징에 맞춰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학교폭력 등을 저지르고 센터를 찾은 가해 청소년은 192명에 이른다. 강주현 상담팀장은 “우발적으로 친구를 때리다 숨지게 한 청소년 3명은 서로 말하기를 꺼리다가 상황을 재연하는 심리역할극을 마련하자 비로소 ‘말을 꺼내면 공포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모르는 척 지냈다. 그저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며 울부짖었다.”고 소개했다. ●‘방과 후 대안학급’운영… 인성·감성 교육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해야지요. 교사는 못난 제자에게 더 필요한 것 아닌가요.” 경기 안양시 평촌공업고등학교에서는 폭행이나 음주, 흡연 등 학칙을 어긴 학생들은 처벌 대신 오후 10시까지 선생님과 학교에 남아 ‘대안 수업’을 받는다. 처음에는 “학생부 선생님과 밤 늦게까지 마주앉아 있느니, 매를 맞는 게 낫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즐거운 벌칙’은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평촌공고에서 ‘방과후 대안학급’을 시작한 것은 2003년 1학기. 다른 학교보다 부적응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을 고민하던 학생부 교사들이 내놓은 처방이다. 문제행동을 두차례 이상 보인 학생은 1단계 대안학급에 참여한다. 나흘 동안 부모님과 함께 역할극, 음악, 요가, 한문, 교양강의, 등산 등의 대안수업을 받는다. 대안학급의 성과를 묻자 교사들은 스크랩북을 하나 내놓았다.1단계 대안학급을 마무리하면서 학생들이 쓴 편지였다. 학생들은 마지막 날 촛불을 켜놓고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읽는다. 간간이 눈물자국이 번져 있는 편지들에는 “또 이렇게 돼버렸어. 그래도 나 믿어줄 거지?우리 가족 아니면 나 믿어줄 사람 누가 있다고….”,“스스로도 한심한 저를 항상 감싸주시는 부모님, 이젠 행동으로 보여드릴게요.”라는 학생들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감동의 1단계’를 끝마친 뒤에도 또다시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산행이라는 2단계 ‘하드 트레이닝’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처음 암벽등반을 시키고, 길도 나지 않은 곳으로 내모는 교사들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등반이 끝날 무렵 “지금 너희들은 잘못난 길로 걷고 있는데 힘들지 않니? 지금부터는 함께 바른 길로 가보지 않을래?”라는 말을 듣고서 비로소 산행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교사들의 열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탈행위의 시작인 흡연을 막기 위해 300만원을 들여 일산화탄소 측정기와 소변검사기를 마련했고, 틈만 나면 학교를 구석구석 순찰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해마다 10차례씩 열리던 1단계 대안학급이 올해는 아직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6월까지 대안학급을 거친 학생 150명 가운데 문제행동을 되풀이한 학생은 5%밖에 되지 않는다. 학생부 전완근 부장교사는 “흔히 공고는 문제학교라고들 생각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새로 시작할 기회와 계기가 필요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선진국 사례 학교폭력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나라들은 가해 학생을 치유하는 프로그램도 앞서가고 있다. 일본은 학교, 경찰, 법원, 지역기관과 민간단체가 연계해 가해 학생을 지원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다른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일단 가해학생을 출석정지시킨 뒤 ‘스쿨카운셀링’을 받게 한다. 각급 공립학교에 배치된 임상심리사, 정신과 의사, 심리학 전공의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받게 하는 것으로 1995년 도입됐다. 그 결과 일본 전국 공립학교의 폭력사건은 1997년 2만 3107건에서 1년 만에 2만 8489건으로 23.8% 늘었지만, 스쿨카운셀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1614건에서 1563건으로 3.2%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가해 학생이 심리적으로 고립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학교 폭력의 비인간성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미주리주는 친구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행사한 학생은 의무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미국의 가장 보편적 분노·행동관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폭력예방 심화커리큘럼’에서는 가해 학생이 매주 45∼50분짜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토론과 역할극 등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에서 가해 학생은 감정이입, 충동통제, 분노조절 등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독일의 가해자 지원 프로그램 역시 가해 학생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조절하는 심리 상담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가해학생 지원센터에서는 먼저 가해 학생이 폭력을 휘두르게 된 동기를 찾아 상담을 시작한다. 이후 비폭력적인 감정의 특징을 비교 체험하게 해 가해 학생이 ‘폭력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문제학생 선도 앞장 日 미즈타니 교사 “한국에는 학교폭력에 책임지는 어른은 없습니까.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나요.” 28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난 미즈타니 오사무(49)는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듯한 한국의 분위기가 아쉽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야간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며 14년 동안 일본 요코하마의 밤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온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일진회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런 단체가 왜 생겼고, 아이들의 가정환경이 어땠는지에 대한 분석은 아무 데도 없더라.”면서 “태어날 때부터 남을 때리고,‘왕따’시키고 싶어하는 아이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의 저자인 그는 29일 신문로 서울교원연합회관에서 열리는 ‘한·일청소년 보호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에 왔다. 미즈타니는 “일단 누군가를 믿게 되면 그 아이는 바뀐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미즈타니는 자기 반 학생이 담배를 피우면 자진해서 벌금 1만엔을 내고, 폭력사건이 나면 사표를 내가면서 책임을 졌다. 그는 “처음에는 ‘왜 선생님이 나서느냐.’고 말리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내가 잘못되는 게 무서워 말을 듣더라.”고 설명했다. 요즘 한국이 20년 전 일본을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미즈타니는 “일본에는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부모 등 어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민간단체가 여럿”이라면서 “한국에도 그런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상황은 좀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미즈타니는 “일본에서 가장 죽음에 가까이 있는 교사”라고 불린다. 야쿠자에게서 아이를 빼내려다 손가락 하나가 잘렸고, 마약상에게 옆구리를 찔렸지만 여전히 밤만 되면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그는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괴로움을 당하는 청소년들이 과거는 다 잊어버리고 ‘오늘은 내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은 꽃을 피우는 씨앗이라 제대로 심고, 정성스레 가꾸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30일 MBC 특집 ‘폭력없는 학교’

    30일 MBC 특집 ‘폭력없는 학교’

    학교폭력 문제가 연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장식하는 가운데,MBC는 30일 학교폭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폭력 후유증의 심각성을 진단하는 프로그램 ‘교육이 미래다-폭력 없는 학교’(낮 12시15분)를 마련했다. 이재용, 김지은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1·2부로 나눠 기존에 제시된 대안들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개인·사회적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1부 ‘학교 폭력 실태와 그 후유증’에서는 폭행, 금품 갈취, 성폭행, 왕따 등 유형별로 나타난 학교폭력 문제를 최근 검거된 일진회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폭력 사건 이후 피해자 및 가해자가 겪는 심각한 후유증을 알아보고, 경찰청 학교폭력 자진신고센터에 중계차를 연결해 현재까지의 신고 결과를 파악해 본다. 실제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팀이 서울지역 중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상자의 60%에 달하는 307명이 “자신이 다닌 초·중학교 내에 ‘일진회’와 같은 집단이 있었다.”고 대답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2부 ‘학교폭력 대책’에서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경찰서포터 제도의 유효성을 살펴본다. 그밖에 피해자 및 가해자가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알아보고, 청소년 전문상담실의 운영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현재 민간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가해 학생 계도프로그램을 도입한 경기도 가평 수덕원 현장을 중계차로 연결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유시민 역풍? 유시민 효과?

    유시민 역풍? 유시민 효과?

    ‘반 정동영(DY), 친 김근태(GT)’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유시민 발언’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에서 ‘4위는 누구?’를 두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때 흔들리는 듯하던 문희상 후보의 ‘대세론’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면서 2∼4위까지의 순위가 유시민 후보의 발언으로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야파의 장영달 후보와 구당권파의 지원을 받는 염동연 후보가 4위를 놓고 박빙의 다툼을 하던 게 초기 여론조사의 기류였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 접어들면서 유 후보가 발언 파문에 따른 각 후보들의 집중 견제로 ‘왕따’당하면서 4위로 내려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가 24일 모임을 갖고 유 후보의 ‘개혁연대’ 문제를 논의했으나 장 후보에게 실익이 없다는 분석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대권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발 등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발언 변수… 문희상 퇴원·경선전 복귀 유 후보의 ‘반 DY, 친 GT’ 발언은 재야 출신의 장영달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의 표를 일정부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각 후보진영의 분석이다. 이 대목에서는 유 후보가 이득을 얻을 수도 있는 측면이 있다. 반면 유시민 후보는 ‘1인2표’로 이뤄지는 경선에서 이번 파문으로 인해 표의 집중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같은 개혁당파 출신인 김두관 후보에 비해 개혁당쪽 대의원의 지지를 얻을 여지가 희박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유 후보는 방도 없으면서 ‘전세 준다.’고 한 경우다.”며 비판했다. 때문에 장영달 후보는 “연대에 관심을 갖지 않고 현 상황에 열심히 하겠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최악의 상황으로,‘개혁지도부’ 구성 가능성에 대해 DY의 지원을 받는 문희상·염동연 후보가 긴장할 경우 장 후보 역시 배제투표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재야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경선 당의장 선거 가늠자 유력한 당권 주자 중 한 명으로 유세 도중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던 문희상 후보는 24일 퇴원해 25일부터 유세전에 동참할 예정이다. 문 후보측은 “25일 인천지역 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 국회 기자실에는 문 의원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괴문서’가 떠돌아 문 의원측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6·27일로 각각 예정된 경기도당위원장과 서울시당위원장 경선도 유 후보의 발언으로 더욱 박빙의 승부처로 바뀌고 있다. 당의장 경선 결과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당위원장은 DY계인 이종걸 후보와 GT계인 문학진 후보간의 승부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장 후보 선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문 후보가 위원장이 되면 장 후보가 유리하다. 반면 이 후보가 승리하면 염동연 후보가 상중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준석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 유시민 ‘김근태 연대’ 발언 당 안팎서 회오리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출마한 유시민 후보의 발언이 당 안팎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키고 있다. 유 후보는 시사주간지 ‘한겨레 21’과의 인터뷰에서 “정동영(DY)통일부 장관의 구(舊)당권파는 총선이후 4개월을 기간당원제 폐지를 위해 허송세월을 한 만큼 적대하고, 김근태(GT)복지부 장관의 재야파와 연대하겠다.”고 밝혔었다. 유 후보의 발언은 종반을 치닫는 당의장·시당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계파간 합종연횡의 방향을 가늠케하고 있다, 하지만, 당원들을 개혁과 반개혁 세력으로 분리하는 등 분파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당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반개혁 매도 사과하라” 창당 때부터 당헌당규 개정을 책임졌던 이강래 의원은 23일 오후 긴급히 기자간담회를 요청해 “유시민 의원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시골출신 의원들을 반개혁 세력으로 매도한 발언 등에 대해 사과하라.”고 대단히 흥분된 어조로 성토했다. 구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우리당 전당대회가 잘못돼 가고 있어 묵도할 수 없게 됐다.”면서 “당 개혁안의 핵심인 기간당원제를 유 의원 자신이 도입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당개혁운동을 해온 의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고, 창당에 참여했던 동지에 대한 기만이자 모독”이라고 강도 높게 공격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구당권파가 기간당원제 폐지를 위해 4개월간 허송세월했다.”는 유 후보의 주장에 “이는 당헌개정 작업이 마치 기간당헌제에 국한된 것처럼 허위·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비를 강조하던 유 의원이 직책당비 때문에 큰 시빗거리를 만든 것을 봤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운 인터뷰를 할 수 있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 의원은 유 의원이 ‘왕따’가 된 이유 4가지를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인신공격성 발언도 피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도 이날 “왜 정동영·김근태를 자꾸만 들먹여서 편을 가르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고문은 “작전상 손을 잡는 모양인데 필요에 따라 잠시 잡았다가 볼 일 끝나면 털어버리는 비정을 한두번 본 것이 아니다. 잔머리 굴려서 표 얻을 생각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상호 국참연 수석부의장도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계보정치의 망령을 부활시키는 유시민 의원의 개혁은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라며 맹비난했다. ●김근태 “당내 사정 통 모른다” 지방순회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는 유 후보는 전주시 컨벤션홀에서 열린 지역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GT계의 대표 모임)가 당원중심의 정당을 구현하겠다는 본인의 뜻과 가장 가깝다.”면서 “국정연과는 이미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지역 중앙위원 경선에서 개혁당파와 참여정치연구회가 후보를 내지 않고 재야파의 유선호 의원을 밀었고 이는 전북 중앙위원 경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정연 이사장인 장영달 후보는 “공식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없다.”고 전제하고 “다만 서로 살아온 배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연대한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근태 장관은 “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 모르겠다. 과천에 있으니 여의도가 참 멀더라.”라고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고 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임종석 의원이 전했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KT&G 2005 배구 올스타전] 추억의 거포들 ‘팡팡쇼’

    ‘갈기머리’ 이상렬(인창고 교사)의 강스파이크와 ‘꺽다리’ 장윤창(경기대 교수)의 백어택, 엉덩이가 무거워지긴 했어도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이경석(경기대 감독)의 날렵한(?) 토스워크. 하지만 상대도 만만치 않다. 여우 김호철(현대캐피탈 감독)의 허허실실 토스에 이은 박삼용(LG정유 감독), 문용관(대한항공 감독)의 송곳 직선타. 다만 최삼환(상무 감독) 유화석(현대건설 감독)의 노장 투혼이 얼마나 버텨줄지 문제다. 시간을 초월해 배구 올드스타와 현역 사령탑이 ‘노구’를 이끌고 맞대결을 벌인다. 경기는 오는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앞서 벌어진다. 20분짜리 단 한세트로 끝나지만 전성기 때 한국배구를 빛낸 올드스타들이 코트에서 뒹구는 ‘그날이여 다시 한번’이다. 사령탑에는 중동에 한국배구를 심은 이인 감독(KOVO 경기감독관)과 최고참인 김형실 감독(KT&G)이 각각 앉았다. 일단 선수층은 올스타팀이 다소 두텁다. 왕년의 거포 강만수를 비롯, 장윤창 이종경 이경석 정의탁 이상렬 하종화 이재필 임도헌 등 80∼90년대를 주름잡은 스타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상열 이재필 임도헌 등은 지난해에도 현역 시절 못지않은 플레이로 이젠 아줌마 부대가 된 ‘원조 오빠부대’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코칭스태프팀도 녹록지 않다. 상대에 견줘 한 세대 이상 나이 많은 선수들도 많지만 김호철 감독의 컴퓨터 토스에다 박삼용 감독과 강호인 LG화재 코치, 서남원 삼성화재 코치와 강성형 현대 코치 등 소장파(?)의 패기에 승부를 건다. 유화석 최삼환 등 노장들이 왕따 당하지 않고 제자리를 찾을지도 볼 거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태원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왕따당한 소버린

    최태원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왕따당한 소버린

    게임은 싱겁게 끝났다. 2년째 온갖 마음고생을 해왔던 최태원 회장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결국 ‘왕따’를 당한 꼴이 됐다. 외국인 투자가 300곳 가운데 295곳이 모두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재신임을 반대했다고 큰소리쳤던 소버린자산운용이 10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43차 SK㈜ 정기주총에서 스타일을 구겼다. SK㈜는 최 회장의 이사 재신임 안건을 놓고 소버린측과 표 대결을 벌인 결과, 표결 참가 총 주식(1억 1500만여주)의 60.63%(7030만여주)의 찬성을 얻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반면 소버린측은 38%(4420만여주)의 반대표를 모으는 데 그쳤다. 올해 SK㈜의 외국인 지분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지난해 42%)은 더 떨어진 셈이다. ●외국인 지분 17% ‘소버린이 싫어’ 이번 표결을 분석하면 소버린은 국내 소액주주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의 지지도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38%는 소버린측 지분 14.96%와 웰링턴(6.28%), 유로퍼시픽(4.02%) 등 일부 외국인 투자가만이 동조한 것으로 분석된다.SK㈜의 전체 외국인 지분 54% 가운데 17%가량은 소버린을 외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표 대결 격차는 22.47%로 지난해(사외이사 선임건·격차 13.99%)보다 8.48%포인트 더 벌어졌다. 소버린측의 이같은 참패 원인은 잦은 말 바꾸기와 불투명한 조직,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 등이 외국인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SK㈜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의 뚜렷한 기업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최 회장 몰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던 소버린측의 행보가 주주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 평이다. 주총에 참여한 한 소액주주는 “최고의 경영실적을 거둔 경영진을 쫓아내는 일은 선진국에서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소버린측은 “최 회장의 재선임으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인 SK㈜의 가치는 엄청나게 저평가되고, 불신임을 받는 지도력 아래 기업이 고사돼 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주는 배당이나 받아라” 지난 8일 470여명으로 구성된 SK㈜ 소액주주연합회가 소버린을 지지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냈던 소버린측은 이날 소액주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소액주주인 최경자씨는 “소버린은 SK㈜의 경영권에 관심을 끊고 주는 배당이나 받아라.”면서 “앞으로는 소액주주에게 안내장도 보내지 말라.”고 힐난했다. 이재석 소액주주는 “이사진의 70%인 사외이사가 추천한 최 회장을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돈만 있으면 최고냐.”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최 회장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만큼 유죄라고 생각하는 소버린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SK㈜의 핵심 역할을 하는 최 회장의 이사 재신임은 전체 주주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운신의 폭 넓어진 최태원 회장 최 회장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자제했던 대외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대다수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최 회장 이사 재신임 안건이 통과됐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최 회장을 중심으로 SK㈜가 추진해온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성과를 주주들이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는 신뢰의 결과”라고 밝혔다. ●소버린, LG 경영권 참여도 난항 반면 소버린측은 주총에서 완패함에 따라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1조여원을 투자, 대주주로 올라섰던 ㈜LG와 LG전자에 대한 경영권 참여에도 상당한 부담을 가질 전망이다. 그러나 소버린측의 패배에도 불구,SK㈜와의 경영권 다툼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버린측은 “법원에 낸 임시주총 소집 허가신청 관련 항고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SK㈜-소버린간 경영권 다툼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싸이질’ 대신 ‘사이질’로 왕따 퇴치

    전북도교육청 장학사가 ‘왕따 퇴치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교육연수원 김석태(50) 장학사는 최근 ‘사이’로 이름붙인 교우관계 조사 프로그램을 개발,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지적재산권 등록을 마쳤다. 이 컴퓨터 프로그램은 학급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을 한눈에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교사가 인간관계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학교뿐만 아니라 군부대나 회사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급우들로부터 추출해낸 선호-비선호 설문지를 계량화해 선호-비선호 학생을 구체적으로 판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학생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와 꺼리는 친구 3명씩을 고르게 한 뒤 이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선호도 수치가 ‘0’이면 집단따돌림을 받고 있는 학생으로 볼 수 있다. 또 단짝 이름의 일람표나 단짝찾기 메뉴를 추가해 학생들간 친밀도를 일목요연하게 판독해낼 수 있게 했다. 특히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관계변화를 그래프로 표시,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변화 추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설문내용을 입력하는 데 겨우 1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교사가 2∼3시간 수작업하던 기존의 방법에 비해 시간을 대폭 절약하는 장점 등으로, 현재 도내 50여명의 교사들이 이 ‘사이’를 교육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김 장학사는 “교사가 프로그램을 통해 파악된 따돌림 학생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면서 “예전에는 교사가 학생들과 면담 등을 통해 세세하게 문제들을 파악해야 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계량화를 이용,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軍자살자 예우·보상 검토

    이르면 내년부터 군에서 구타나 가혹행위,‘왕따’등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병도 보상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6일 올해 국방개혁 과제의 하나로 자살의 원인이 군 당국으로 귀착되는 일부 자살자에 대해 ‘예우 및 보상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최근 육·해·공군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의견 수렴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국방부는 군내 자살자에 대해 수백만원 상당의 장례비만 지원해 왔다. 국방부가 보상을 검토중인 대상은 군내 구타나 가혹행위, 왕따 등에 따른 자살로 최근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의 패소가 잇따르면서 제도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배경을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씨줄날줄] 29만원의 진실/우득정 논설위원

    2003년 4월28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서울지법 서부지원에 진돗개 등 재산목록을 제출하면서 예금채권은 29만 1000원뿐이라고 했다.“돈이 없는데 골프는 어떻게 치느냐.”는 판사의 추궁에 “전직 대통령은 무료”라면서 주변사람들과 자식들이 여행경비와 생활비를 도와준다고 주장했다. 그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전씨가 화폐 도안인물로 자리잡은 29만원권 지폐가 등장하고,‘내 전 재산은 29만원뿐’이라는 전씨의 주장은 2003년을 장식한 거짓말 랭킹 5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29만원은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당시 재산목록 제출시한을 앞두고 전씨 측근들이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해야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가 핵심 쟁점이었다. 대부분의 측근들은 ‘2억원’정도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양우 변호사가 강력히 반대했다고 한다.‘지금까지 한푼도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었는데 느닷없이 2억원이 있다고 하면 공연히 의심을 사지 않겠느냐.’는 것이 반대요지였다. 그 결과, 전씨가 사용하지 않는 통장(휴면계좌)들에 남은 잔돈을 합친 29만 1000원이 예금채권의 총액으로 기재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29만원의 실체다. 그러나 그후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골프 홀인원 기념으로 수백만원짜리 기념식수를 하고 전씨가 연초 세뱃돈으로 100만원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했던 전씨가‘는 단골 수식어가 돼 버렸다. 이 말이 빌미가 되어 전씨의 둘째아들 재용씨의 괴자금 추적과정에서 전씨 비자금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순자씨는 자신의 표현대로 ‘알토란’같은 130억원을 눈물을 쏟으며 남편 대신 헌납해야 했다. ‘배째라’식 대응을 주청했다가 ‘29만원’이라는 역풍을 불러들인 이 변호사에 대해 전씨가 심한 역정을 냈다거나, 이로 인해 이 변호사가 측근 그룹에서 ‘왕따’됐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전씨측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노년에 말벗 하나가 아쉬운 전씨가 수십년 측근인 이 변호사를 내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검찰이 재산 허위 명시 고발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렸지만 ‘29만원’은 전씨에 대한 분노를 되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판단이 중요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인천, 초등학교 취학유예 급증

    인천지역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의 취학유예가 늘고 있다.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조기 취학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96명이던 취학유예자는 2001년 1703명,2002년 2600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2003년 2404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04년 2412명으로 다시 늘었다. 현재 2005년도 취학대상자를 대상으로 취학유예 신청을 받고 있지만 올해 역시 취학유예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취학유예의 대부분은 취학연령에 해당되는 만 6세의 1월생과 2월생이며, 상대적으로 발육이 부진한 아이들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지난 2일 취학대상자 예비소집 이후 유예신청을 받고 있는데 예년에 비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지난 1999년 9월 만들어진 동호회 ‘라면천국’은 회원 6만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라면전문 온라인 모임이다.100여가지 라면요리 비법 소개 등 동호회 활동뿐 아니라, 탑골공원과 경로당 등 노인들을 찾아가 라면을 끓여주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설날에 떡국 많이 드셨나요. 아무래도 우리 회원님들은 떡국이 아니라 떡라면만 드셨을 것 같아요.”(필명:컵라면과 라면) “요즘 제가 수타면에 맛이 들어서 신라면은 잠시 ‘왕따’시키고 있는데 옳은 선택인지 모르겠네요.”(필명:라면철가방) 보통사람들에게는 얼핏 ‘실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내용의 글이지만 항상 라면만 생각하는 ‘라면광’들에게는 마음에 와 닿는 고민과 대화다. 특히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는 라면 마니아 6만명이 모인 인터넷 다음카페 ‘라면천국’(cafe.daum.net/ramyunheaven)에서는 더욱 그렇다. ●회원수 6만명 육박 ‘라면천국’은 1999년 9월 당시 한국야쿠르트에 근무하던 최용민(35·회사원)씨가 만든 인터넷 모임이다. 최씨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뉴트리면’과 ‘왕뚜껑’개발에 참여하는 등 라면 신제품 개발 분야에서 일했던 공인된 ‘라면 전문가’다. “그때까지만 해도 라면에 관련된 인터넷 모임이 없었어요. 제가 새로운 라면을 개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고, 또 자문도 구하고 싶었죠.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회사 홍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동호회를 만들게 됐습니다.” 최씨는 현재 직장을 옮겨 이제는 라면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호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전에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별’이라는 소년과 라면공장을 함께 견학가기도 했어요. 라면을 좋아하는 그 꼬마가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동호회를 운영하는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라면천국’에는 라면 때문에 유명세를 타는 회원부터 라면에 관련된 톡톡 튀는 취미를 가진 회원들이 많다. 독자적인 수프를 개발한 뒤 라면전문점 ‘면빠리네’를 운영하다 일본 방송 NHK에도 출연한 최범찬(35)사장을 비롯, 부는 시간을 늦춰 배달도 가능한 라면조리법을 개발한 인천의 라면전문점 ‘맛좀볼래’의 김병삼(39) 사장도 모두 ‘라면천국’의 열혈회원이다. 또 우리 나라에서 처음 생산된 라면부터 외국의 라면까지 라면봉지를 모으는 닉네임 ‘기차소년’(22·대학생)과 라면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라면요리왕 이창헌(35·군인)씨, 버섯불고기라면·라면버거·폭찹라면 등 라면요리 개발이 취미인 김형선(30·회사원)씨 등 괴짜 회원도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라면에 관한 책도 발간 ‘라면천국’회원들은 라면에 관한 한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에는 동호회원들의 라면요리 비법과 노하우를 담은 ‘비법천하 라면천국’이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에는 ▲볶은김치라면▲김치볶음라면▲콩나물라면▲열혈고추라면▲라볶이▲찍어먹는라면 등 엄선된 71가지 라면요리 ‘비법’이 담겨 있다. 라면하고 궁합이 잘 맞는 부재료를 넣고 끓여 내는 요리법은 기본이고, 해장·안주·주식·간식 등 ‘울트라 기능’을 갖고 있는 국물맛 내기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는 이보다 더 실험정신이 강한 라면요리 소개가 100여가지가 넘어요. 책에 소개한 것은 비교적 얌전한 요리입니다.(웃음)” 운영자 최용민 씨는 수많은 라면 중 ‘아이스크림라면’은 라면 진화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면만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설탕 약간을 넣고 버무리세요. 그리고 떠먹는 아이스크림을 그 위에 얹어 냉동고에서 얼리면 라면과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아이스크림라면이 됩니다. 체리 등 달콤한 소스를 발라주면 더욱 맛이 나죠.” ‘라면천국’회원들은 가끔 라면에 관한 재밌는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라면먹으면서 제일 하고 싶은 것, 짜장라면 중 제일 맛있는 것, 라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밑반찬 등 항목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라면광’답게 나름대로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투표에 참여한다. 특히 짜장라면 순위 투표에서는 면발의 굵기와 액상스프와 가루스프의 장단점 등을 들어가며 논리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면으로 봉사활동까지 ‘라면천국’회원들은 재미수준의 동호회 운영을 떠나 정기적으로 라면을 통한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자발적으로 탑골공원이나 경로당 등을 찾아 노인들에게 라면을 끓여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초에는 지진해일(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국제시민봉사회(SCI)와 연계해 라면 등을 지원물품으로 보냈다. 최용민 씨는 ‘라면천국’동호회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라면문화’를 전파하는 구심점으로 키울 계획이다.“라면전문점 탐방, 라면공장 견학, 라면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많은 회원이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다 보면 ‘라면의 모든 것은 라면천국에서’라는 모토도 생기지 않을까요.” 최씨는 올해 중 ‘비법천하 라면천국‘ 제2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재 6만명인 회원을 10만명까지 끌어 올릴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라면은 일본에서 유래했지만 라면소비량이나 수출 모두 우리나라가 1위 입니다. 저를 포함한 동호회원들은 모두 라면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말 많고 탈 많은 대한민국 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지난 1963년 9월 발매된 ‘삼양라면’이다.‘삼양라면’은 닭기름으로 튀겨 만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닭 그림이 들어간 투명한 비닐 포장을 사용했는데 처음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자장면 값이 30원, 버스비가 10원하던 시절이었던 만큼 라면 값이 그리 싼 것은 아니었다. 싸지 않은 가격이 부담됐을 뿐만 아니라 생소한 이름 때문에 판매가 부진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어에서 따 온 ‘라면(ラ­メン)’이란 단어를 옷감의 일종인 ‘라면(羅綿)’으로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라면업계의 지속적인 확산전략과 1965년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분식장려 정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라면은 드디어 ‘제2의 쌀’로 자리잡게 된다.‘누구라도 간편하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음식’이 식생활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삼양라면’은 65년 7월 한 달에만 100만 봉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70년대 경제성장을 통해 음식이 고급화되면서 라면 역시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 라면업계의 선두 주자를 지켜오던 삼양은 1970년 ‘짜장면’을 출시했으며 이듬해는 ‘치킨면’을 시판했다. 70년대 라면 시장은 삼양이 석권했지만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롯데라면’으로 출발한 ‘농심’은 상호까지 바꿔가며 업계 선두를 끈질기게 노린 결과 ‘라면3총사’로 일컬어지는 ‘안성탕면-너구리-신라면’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삼양을 제치게 된다. 특히 ‘신(辛)라면’ 단일 제품의 판매량이 경쟁사의 전체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지금도 ‘라면의 표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국으로 수출돼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라면의 종주국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이바지한 상품이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을 출시해 또 다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1989년 공업용 쇠기름을 사용에 라면을 만들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은 농심에 1위를 빼앗긴 삼양을 나락의 길로 빠뜨린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삼양식품의 관련 책임자가 구속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1997년 8년여의 공방 끝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논란은 종결됐다.‘우지 파동’을 견뎌낸 삼양라면은 라면봉지를 과거에 사용하던 주황색으로 바꾸는 등 90년대 중반이후 불어닥친 복고바람을 타고 재기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면은 국내외 정치적 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83년 중국 민항기가 서울에 불시착했을 때나,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당시 라면 사재기 때문에 가게에서 라면이 동이 나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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