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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죽고 싶다는 건 ‘잘 살고 싶다’는 것… 조력사망은 해방구가 아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④]

    [단독] “죽고 싶다는 건 ‘잘 살고 싶다’는 것… 조력사망은 해방구가 아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④]

    <4> ‘조력사망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 외치는 사람들 가족이 고통 속에서 죽는 모습은 남은 사람에게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안긴다. 고통뿐인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이 조력사망 제도화에 상대적으로 높은 찬성률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안타깝게 떠나보냈거나 병으로 고통을 받고있다고 해서 모두가 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일수록 죽음이 마지막 선택지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또 의료 기술의 발달과 완화의료의 확대 등도 말기 환자들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 보호자와 암 전문의, 지체장애인 등 각각 다른 자리에 서서 ‘조력사망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3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토한 항암제 다시 삼킨 아내… 6개월 시한부, 20년 기적의 삶 말기암 환자에게 온 기회획기적 신약 ‘글리벡’ 무상 복용암세포 줄어 이식수술로 새생명 “말기 환자들도 본능적으로 죽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살 가능성을 찾습니다.” 안기종(53)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에 ‘조력존엄사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반대 의견서’를 보냈다. 그는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의학의 발달을 꼽았다. 안 대표는 의학의 발달 덕에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01년 11월 그의 아내는 우연히 배에서 큰 혹을 발견했다. 아내는 대형병원에서 골수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골수성 백혈병. 만성기를 지나 가속기로 접어든 상태였다. “6개월입니다.” 의사의 입에서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안씨는 정신없는 아내를 대신해 백방으로 신약에 관한 정보를 수소문했고 얼마 후 희망적인 소식을 찾았다. 불과 6개월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난 표적 항암제 ‘글리벡’을 한국에서도 무상으로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다. 글리벡은 당시 전문의들에게 ‘기적의 항암제’로 평가받았다. 몇몇 병원을 중심으로 말기 환자에게 무상으로 약을 공급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여기에 참여했다. 글리벡을 복용하자 아내는 심한 구토와 근육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생존 욕구가 더 강했다. 토사물을 뒤져 가며 글리벡을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한 달 만에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석 달이 지나자 암세포가 거의 사라졌고, 열 달이 됐을 땐 골수검사 결과 역시 정상인과 같은 수준이 됐다. 병원에서는 상태가 좋아졌을 때 완치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자고 권유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내는 2013년부터 약을 중단했다. 6개월 시한부였던 아내는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멀쩡히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의학, 더디지만 계속 발달연장된 생명, 말기 판단도 달라져포기하지 않는 한 가능성 있는 것 포기하지 않은 덕에 살아난 아내의 존재는 안씨가 조력사망 제도화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다. 의학 발달로 희귀·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20년 사이 국내 사망률 1위 암인 폐암의 생존율은 2.6배 이상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조력사망 제도를 시행한다면 자신의 아내처럼 살 수 있는 사람도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안 대표는 “의학의 발달로 시한부나 말기 환자를 정의하는 기준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는데도 대중의 인식은 과거 고통스러운 기억에만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간병과의 전쟁을 이어 가며 한숨짓는 보호자들의 목소리도 그의 확신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환자가 그냥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지친 간병인들의 호소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이 환자를 죽음으로 떠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다만 안 대표가 조력사망을 반드시 반대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끝단이 있다. 고통을 전혀 관리할 수 없는 병과 임종을 피할 수 없는 시기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때에는 조력사망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조력사망이 제도화될 것이란 사실은 부인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도 치료비가 없어서, 병간호에 지쳐서 살인까지 하는 세상이잖아요. 제도 개선과 재정 투입으로 임종 환경을 충분히 개선한 상태가 돼야 다시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병마의 고통 알기에… 내 환자와 가족이 ‘임종의 시간’ 갖게 도와야 해방감보다 죄책감그땐 ‘죽음’ 맞을 준비 못 해 후회호스피스 등 더 나은 마지막 있어 “조력사망이 너무 빨리 고통의 해결책처럼 등장했다는 생각입니다.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은 데도 말이에요. ” ‘O&C’(Open and Closure: 수술 시작 후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바로 봉합하는 경우. 외과의사가 말하는 가장 허탈하고 안타까운 수술) 김선영(47)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O&C’라는 의학용어를 알게 된 건 중학생 때다. 1990년 가을 40대 중반의 경제학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갑작스레 담낭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지만 손을 쓸 수 없었다. 대신 아버지의 몸에는 담즙배액관(PTBD)이 꽂혔다. 어머니는 아버지 곁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 지겨운 것….” 이듬해 12월 아버지의 마지막 숨이 그치자 어머니는 시신에서 관을 빼내며 한숨을 내뱉었다. 길었던 어둠의 터널에서 해방된 듯한, 하지만 고인에게 ‘더 나은 마지막’을 건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담겼다.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임종 과정은 가족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아버지도, 가족들도 온통 고통뿐인 기억으로 남았다. 치료를 위해 노력한 시간이 후회와 죄책감으로 얼룩졌다. “그 당시에는 죽음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임종 준비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만약 호스피스 제도가 있었고 누군가 임종을 도왔더라면 아버지와 가족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거예요.” 그는 현재 아버지와 같은 암 환자를 상대하는 종양내과 의사가 됐다. 환자의 고통과 남은 가족들의 후회 등 말기 환자의 투병 과정을 잘 알기에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권하길 꺼린다. 아버지의 임종과는 다르게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를 활용해 임종을 잘 준비했으면 한다. 생존 의지와 의료 복지환자 고통·불안 해소할 시간 필요‘해로운 치료 중단’ 진단 명확해야 하지만 현실에서의 한계는 분명했다. 환자를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바쁜 병원, 부족한 호스피스 인력 문제는 만성적 고질병이다. 21.5%에 그치는 호스피스 이용률(2021년 호스피스 대상 질환사망자 대비)은 호스피스가 충분히 좋은 제도란 것을 강조하기엔 부끄러운 숫자다. 김 교수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충해 이용률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치료에만 집착하는데 의사 입장에선 호스피스 등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할 기회도 시간도 없다. 결국 관성적으로 환자는 항암 치료를 하다가 응급실에서 사망하고 가족들은 큰 트라우마를 겪는다”며 “또 통상 대형병원 진료는 3분 안에 1명의 환자를 처리하는 식이다. 이런 체계에선 의료진이 환자의 외로움과 불안 등을 충분히 해소해주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 만난 말기 환자들은 대체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높은 것은 응답자들이 임종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은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먼 죽음을 생각할 때 ‘건강하게 살다가 깔끔하게 죽어야지’라고 쿨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죽음이 임박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어떻게든 희망을 놓지 않고 조금이라도 가족들과 더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준비하려면 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이 더이상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항암이 해롭다는 걸 명확히 말해 줄 필요가 있어요. 그게 치료를 선택하지 않은 가족들의 죄책감과 짐을 덜어 주는 일입니다.” 살수록 고통 커지는 장애인… 나처럼 죽음을 강요받을 수도 “저 몸으로 살겠나”소아마비 걸리자 죽음 갈림길에내 죽음에 제삼자 개입은 ‘살인’ 중증장애인 이문희(66)씨는 어린 시절 자신도 모르게 삶의 갈림길에 섰던 사실을 떠올리면 아직도 끔찍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동네에 번진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두 돌이 지나서도 일어서지 못했다. 뒤늦게 병원을 가서 지체장애 진단을 받았다. 어느 날 그의 친척 할머니가 찾아왔다. 할머니는 이씨의 어머니에게 “곡기를 끊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밥을 적게 줘 자연스럽게 굶겨 죽이자는 것이었다. 당시 집안의 수입은 대부분 이씨의 치료비로 나갔다. 건강한 아이도 살기 어려웠던 시절 가족은 이씨가 살아갈 삶을 걱정했다. 다행히 어머니의 강한 반대로 이씨는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이씨는 “할머니는 내 삶을 걱정해 날 죽이자고 했었지만 정작 손주인 내 의사는 물어보지 않고 여생의 기회를 제거하려 했다”면서 “조력사망 제도도 의사소통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의사와 반하는 오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력사망을 반대한다. 손주를 죽이려 했던 할머니처럼 제삼자가 사람의 죽음을 결정하는 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사람들이 말하는 ‘죽을 권리’란 내 죽음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조력사망 제도는 국가가 개인들의 죽음에 개입하는 것을 넘어 그 절차와 방법까지 탈범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유학 시절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들 역시 조력사망을 반대하는 이유가 됐다. 이씨는 1998년 도르트문트대에서 장애인 직업재활을 전공했다. 수업에서 지도교수가 중증장애인의 안락사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며 회의에 빠졌다. 안락사가 겉으론 약자를 위한 것으로 포장해도, 실질적으로 약자에게 죽음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가치 없는 삶은 없다생명에 ‘실용의 잣대’ 대면 안 돼신체보다 ‘정서적 해방’ 고려해야 이씨는 조력사망이 자칫 파시즘을 기반으로 한 ‘우생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씨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어느 날 새벽 1시, 바깥이 밝아 문을 열었더니 집에 불이 번지고 있었다. 황급히 화장실에서 물을 길어 뿌렸다. 이웃 주민들의 신고와 도움으로 이씨는 겨우 살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양인과 장애인을 혐오하는 ‘신나치주의자’(네오나치)의 방화 범죄였다. 이씨는 “(세계적으로) 네오나치와 같은 극우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락사는 국가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한테 지지를 받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이 극대화된 생산성의 논리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안락사를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실용성에 근거한 가치와 철학이 사회를 지배한다는 방증”이라면서 “어느 것이 더 실용적인가란 고민에서 가치 없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죽고 싶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결국 ‘살고 싶다’는 것임을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은 죽고 싶다고 하지만 사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살고 싶다는 욕망이 큰 겁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됐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서적 외로움, 세상과의 단절 등 심리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말기 환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죽을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마음 아픈 건 어때요’라고 먼저 물어봐야 할 때입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안락사, 이상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美국립보건원(NIH) 스콧 김 인터뷰[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안락사, 이상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美국립보건원(NIH) 스콧 김 인터뷰[금기된 죽음, 안락사]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도록 내버려 둘 것입니까? 아니면 안락사를 허용할 것입니까? 안락사는 그렇게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생명윤리학 박사인 스콧 김 미국립보건원(NIH) 선임연구원은 안락사 및 조력자살 허용 논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분명히 드러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사례를 연구해 온 그는 안락사 허용 범위가 차츰 넓어지다가 최근 캐나다 등에선 정신질환으로까지 확대되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김 박사는 “안락사 문제는 공공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이상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의사 표현이 명확한 사람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죽어가다가 ▲스스로 안락사를 선택한다는 ‘이상적이고 개별적인’ 사례를 묶어 “이렇게 안타까우니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윤리적으로 가능하다고 정책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정책은 향후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가치가 영향을 받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며,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인지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NIH의 승인을 받아 이메일로 2차례 진행됐다. 다만 김 박사 개인적 견해로 미국 정부나 NIH 입장과는 관계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라 해도 죽음을 돕는 행위가 의사 윤리와 역할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고통을 줄여주는 것과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 우선 이 두 가지를 구분하자. 안락사 운동은 고통을 완화하자는 게 아니라, 자기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이 통증 완화가 아니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안락사가 의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철학적 선택의 문제라면 이를 돕는 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니다.” 미국 오리건주의 존엄사법 연례 보고서를 보면 1998~2022년 조력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자율성 상실’(90.3%)이었다. 이어 ‘삶을 즐길 수 있는 활동력 감소’(90.0%), ‘존엄성 상실’(71.7%), ‘가족이나 간병인에 대한 부담’(48.0%)이 꼽혔고, ‘통증 조절 또는 그에 대한 걱정’은 28.0%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미국은 10개 주에서 조력자살을 시행하고 있고, 다른 주에서도 도입 움직임이 있다. 미국 의료계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나. “미국 의사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 안락사가 의학적 문제인지조차 논란이 있다. 세계의사협회(WMA)와 미국의사협회(AMA) 모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 의료윤리강령에는 의사조력자살에 관한 내용이 나와 있다. 이를 보면, 의사들은 조력자살에 관한 견해가 다를 수 있으므로 의사 개인은 전문가적 양심과 신념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의사조력자살은 근본적으로 치료자인 의사의 역할과 양립할 수 없으며, 심각한 사회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반대쪽에 무게를 실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가 안락사 도입에 앞서 선행돼야 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각각 병행 추진돼야 한다고 보나.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락사를 선택지로 주는 것은 항생제로 감염을 치료하기도 전에 팔다리를 절단하겠느냐고 제안하는 것과 같다.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게 아닌데도 안락사를 선택하는 일은 있어서 안 될 일이다. 캐나다를 보면 일반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안 된다.” -캐나다에서는 내년 3월부터 정신질환자도 안락사를 신청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캐나다에서 관련 법을 개정할 때 의회 증언을 비롯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캐나다에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많은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거라고 확신한다. 정신질환은 치료의 불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없고, 죽음에 대한 환자의 욕구도 일정하지 않다. 벨기에에서 안락사를 신청한 정신과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일부는 안락사 자격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고통을 인정받았다’며 마음을 바꿨다. 캐나다가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채 이데올로기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지켜보며 당혹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안락사를 임종 방식의 하나로 선택할 의향이 있나. “이 질문은 거절하겠다. 안락사는 개인적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더라도 공공 정책으로 안락사를 도입하는 건 취약계층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도 이들에게 끼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장애가 있는 수많은 사람이 죽음 대신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 이들을 ‘국가가 승인한 사망 대상’으로 분류하는 건 다시 생각해야 한다.”☞스콧 YH 김 박사는 누구미국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시카고대에서 도덕철학(칸트윤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성인정신의학을 전공한 정신의학 및 생명윤리 분야 전문가다. 2013년 7월부터 미국립보건원(NIH)의 종신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안락사 및 의사조력사망을 주요 관심 분야 중 하나로 연구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학술지와 책에 20여 건의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1973년 가족과 미국으로 갔으며, 한국 이름은 김영호다.
  • [단독] 시한부 아내의 기적의 삶…“조력사망은 해방구가 아니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 시한부 아내의 기적의 삶…“조력사망은 해방구가 아니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

    고통의 당사자 3人이 전하는 조력사망 반대 이유의학 기술의 발전, 회복 가능성 차단부족한 호스피스·완화의료부터 보완해야사회적 약자 죽음으로 등떠밀 것 가족이 고통 속에서 죽는 모습은 남은 사람에게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안긴다. 고통뿐인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이 조력사망 제도화에 상대적으로 높은 찬성률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안타깝게 떠나보냈거나 병으로 고통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일수록 죽음이 마지막 선택지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또 의료 기술의 발달과 완화의료의 확대 등도 말기환자들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 보호자와 암 전문의, 지체장애인 등 각각 다른 자리에 서서 ‘조력사망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3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토한 항암제 다시 삼킨 아내…6개월 시한부의 기적 “말기 환자들도 본능적으로 죽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살 가능성을 찾습니다.” 안기종(53)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에 ‘조력존엄사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반대 의견서’를 보냈다. 그는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의학의 발달을 꼽았다. 안 대표는 의학의 발달 덕에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01년 11월 그의 아내는 우연히 배에 큰 혹을 발견했다. 아내는 대형병원에서 골수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골수성 백혈병. 만성기를 지나 가속기로 접어든 상태였다. “6개월입니다.” 의사의 입에서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안씨는 정신없는 아내를 대신 백방으로 신약에 관한 정보를 수소문했고 얼마 후 희망적인 소식을 찾았다. 불과 6개월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난 표적 항암제 ‘글리벡’을 한국에서도 무상으로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다. 글리벡은 당시 전문의들에게 ‘기적의 항암제’라는 평가받았다. 몇몇 병원을 중심으로 말기 환자에게 무상으로 약을 공급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글리벡을 복용하자 아내는 심한 구토와 근육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생존의 욕구는 더 강했다. 토사물을 뒤져가며 글리벡을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한 달 만에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석 달이 지나자 암세포가 거의 사라졌고, 열 달이 됐을 땐 골수검사 결과 역시 정상인과 같은 수준이 됐다. 병원에서는 상태가 좋아졌을 때 완치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자고 권유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내는 2013년부터 약을 중단했다. 6개월 시한부였던 아내는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멀쩡히 회사에 다니고 있다.포기하지 않은 덕에 살아난 아내의 존재는 안씨가 조력사망 제도화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다. 의학 발달로 희귀·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20년 사이 국내 사망률 1위 암인 폐암의 생존율은 2.6배 이상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 무작정 조력사망을 시행한다면 자기 아내처럼 살 수 있는 사람도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안 대표는 “의학의 발달로 시한부나 말기 환자를 정의하는 기준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대중의 인식은 과거 고통스러운 기억에만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간병과의 전쟁을 이어가며 한숨짓는 보호자들의 목소리도 그의 확신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환자가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간병인들의 지친 호소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은 환자를 죽음으로 떠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다만 안 대표가 조력사망을 반드시 반대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끝단이 있다. 고통을 전혀 관리할 수 없는 병과 임종을 피할 수 없는 시기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때에는 조력사망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은 미래에 조력사망이 제도화될 것이란 사실은 부인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도 치료비도 없어서, 병간호에 지쳐서 살인까지 발생하는 세상이잖아요. 제도 개선과 재정 투입으로 임종 환경을 충분히 개선한 상태가 돼야 다시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외로웠던 아버지의 임종, 누군가 도왔더라면… “조력사망이 너무 빨리 고통의 해결책처럼 등장했다는 생각입니다.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로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은 데도 말이예요. ” ‘O&C’(Open and Closure: 수술 시작 후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바로 봉합하는 경우. 외과의사가 말하는 가장 허탈하고 안타까운 수술) 김선영(47)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O&C’라는 의학용어를 알게 된 건 중학생 때다. 1990년 가을 40대 중반의 경제학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갑작스레 담낭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지만 손을 쓸 수 없다. 대신 아버지의 몸에는 담즙배액관(PTBD)이 꽂혔다. 어머니는 아버지 곁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 지겨운 것…” 이듬해 12월 아버지의 마지막 숨이 그치자 어머니는 시신에서 관을 빼내며 한 숨을 내뱉었다. 길었던 어둠의 터널에서 해방된 듯한, 하지만 고인에게 ‘더 나은 마지막’을 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담겼다.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임종 과정은 가족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아버지도, 가족들도 온통 고통뿐인 기억으로 남았다. 치료를 위해 노력한 시간이 후회와 죄책감으로 얼룩졌다. “그 당시에는 죽음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임종 준비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만약 호스피스 제도가 있었고 누군가 임종을 도왔더라면 아버지와 가족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거에요.” 그는 현재 아버지와 같은 암 환자를 상대하는 종양내과 의사가 됐다. 환자의 고통과 남은 가족들의 후회 등 말기 환자의 투병 과정을 잘 알기에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권하길 꺼린다. 아버지의 임종과는 다르게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에서 임종을 잘 준비했으면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한계는 분명했다. 환자를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바쁜 병원, 부족한 호스피스 인력 문제는 만성적 고질병이다. 21.5%에 그치는 호스피스 이용률(2021년 호스피스 대상 질환사망자 대비)은 호스피스가 충분히 좋은 제도란 것을 강조하기엔 부끄러운 숫자다. 김 교수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충해 이용률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치료에만 집착하는데 의사 입장에선 호스피스 등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할 기회도 시간도 없다. 결국 관성적으로 환자는 항암 치료를 하다가 응급실에서 사망하고 가족들은 큰 트라우마를 앓는다”며 “또 통상 대형병원 진료는 3분 안에 1명의 환자를 처리하는 식이다. 이런 체계에선 의료진이 환자의 외로움과 불안등을 충분히 해소해주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김 교수는 “병원에서 만난 말기 환자들은 대체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높은 것은 응답자들이 임종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은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먼 죽음을 생각할 때 ‘건강하게 살다가 깔끔하게 죽어야지’라고 쿨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죽음이 임박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어떻게든 희망을 놓고 않고 조금이라도 가족들과 더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준비하려면 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이 더 이상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항암이 해롭다는 걸 명확히 말해줄 필요가 있어요. 그게 치료를 선택하지 않은 가족들의 죄책감과 짐을 덜어주는 일입니다.” 조력사망,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몰 것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저런 몸으로 살겠냐…그냥 보내주자.” 중증장애인 이문희(66)씨는 어린시절 자신도 모르게 삶의 갈림길에 섰던 생각을 떠올리면 아직도 끔찍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동네에 번진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두돌이 지나서도 일어서지 못했다. 뒤늦게 병원을 가서 지체장애 진단을 받았다. 어느 날 그의 친척 할머니가 찾아왔다. 할머니는 이씨의 어머니에게 “곡기를 끊는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밥을 적게 줘 자연스럽게 굶겨 죽이자는 것이었다. 당시 집안의 수입은 대부분 이씨의 치료비로 나갔다. 건강한 아이도 살기 어려웠던 시절, 가족은 이씨가 살아갈 삶을 걱정됐다. 다행이 어머니의 강한 반대로 이씨는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이씨는 “할머니는 내 삶을 걱정해 날 죽이자고 했었지만 정작 손주인 내 의사는 물어보지 않고 여생의 기회를 제거하려 했다”면서 “조력사망 제도도 의사소통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의사와 반하는 오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력사망을 반대한다. 손주를 죽이려 했던 할머니처럼 제삼자가 사람의 죽음을 결정하는 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사람들이 말하는 ‘죽을 권리’란 내 죽음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조력사망 제도는 국가가 개인들의 죽음에 개입하는 것을 넘어 그 절차와 방법까지 탈범죄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유학 시절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들 역시 조력사망을 반대하는 이유가 됐다. 이씨는 1998년 도르트문트 대학에서 장애인 직업재활을 전공했다. 수업에서 지도 교수가 중증장애인의 안락사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며 회의에 빠졌다. 안락사가 겉으론 약자를 위한 것으로 포장해도, 실질적으로 약자에게 죽음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이씨는 조력사망이 자칫 파시즘을 기반으로 한 ‘우생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씨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어느 날 새벽 1시, 바깥이 밝아 문을 열었더니 집에 불이 번지고 있었다. 황급히 화장실에서 물을 길어 뿌렸다. 이웃 주민들이 신고와 도움으로, 이씨는 겨우 살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양인과 장애인을 혐오하는 ‘네오 나치’(신나치주의)의 방화 범죄였다. 이씨는 “(세계적으로) 네오 나치와 같은 극우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락사는 국가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한테 지지를 받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이 극대화된 생산성의 논리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우려스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안락사를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실용성에 근거한 가치와 철학이 사회를 지배한다는 방증”이라면서 “어느 것이 더 실용적인가란 고민에서 가치없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죽고 싶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결국 원하는 건 ‘살고 싶다’라는 점을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은 죽고 싶다고 하지만 사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살고 싶다는 욕망이 큰 겁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됐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서적 외로움, 세상과 단절 등 심리적 원인도 복합적으로 작용입니다. 말기 환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죽을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마음 아픈건 어때요’라고 먼저 물어봐야 할 때입니다.”
  • 美 상무장관 방중 의지 피력…재무장관은 中서 ‘재물의 신’ 등극

    美 상무장관 방중 의지 피력…재무장관은 中서 ‘재물의 신’ 등극

    미국의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최근 중국 해커들이 상무부를 포함한 미 정부 기관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연내 중국 방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이달 6~9일) 재무장관, 존 케리(16~19일) 기후변화 특사가 잇따라 베이징을 찾은 가운데 러몬도 상무부 장관도 ‘방중 릴레이’를 이어간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 등 우리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봐준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자 (중국과) 강하게 맞설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고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가 상업을 통해 상호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4일 “(최근) 중국 해커들이 미 정부기관 등 25곳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0일 “(당시 해킹으로) 러몬도 장관과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이메일 계정이 뚫렸다”고 전했다. 어렵게 해빙을 맞은 양국 관계가 이 사건으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백악관은 해킹 사건을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천명했다.한편 ‘세계 경제 차르’로 불리는 옐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그가 베이징에서 먹은 음식이 현지에서 인기다. 대사관이 밀집한 싼리툰의 한 윈난음식 전문점은 지난 8일부터 ‘재물의 신(財神) 세트’를 내놔 대박을 쳤다.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를 주무르는 옐런 장관을 ‘재물의 신’으로 칭했다. 지난 6일 옐런 장관 일행이 베이징에 도착해 이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주문한 농어구이와 고추버섯볶음 등 12가지 메뉴를 묶은 것이다. 각각의 음식값을 더하면 우리 돈 18만원 정도다. 현지 주민 장모(44)씨는 “오전 11시 식당이 문을 열자마자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2011년 부통령 시절 방문한 베이징의 한 짜장면 식당은 곧바로 ‘바이든 세트’를 출시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하나인 워렌 버핏 미 버크셔 헤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걸어두는 식당이나 가게도 있다. 부와 권력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김동연 도민 청원 1호 ‘동인선 조속 착공’ 청신호…연내 현실화 가능성 커졌다

    김동연 도민 청원 1호 ‘동인선 조속 착공’ 청신호…연내 현실화 가능성 커졌다

    경기도 도민청원 1호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동인선) 건설공사 전 구간 조속 착공’에 청신호가 켜졌다. 공사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조속 착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약속도 연내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제3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건설사업에 대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의’를 완료했다.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는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나 매몰 비용이 큰 경우 효율적인 대안을 검토하기 위한 행정절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4개역 추가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결정하면서 공사가 중단됐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28일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1공구 건설공사 현장을 찾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가 조금이라도 빨리 마무리돼 착공하지 못한 남은 구간도 조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인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기초지자체와 협력하여 공동건의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지사 약속 이후 경기도는 3월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에 사업의 시급성과 도민의 열망을 담아 건의문을 전달하고 국가철도공단을 방문하는 등 조속한 심의 완료를 촉구했다. 또한 경기도와 수원, 화성, 안양, 의왕, 용인 등 5개 시가 함께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연내 착공을 위한 기관별 사전 준비사항을 확인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경기도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의가 완료된 만큼 올 연말까지 동인선 전 구간이 착공될 수 있도록 도와 시군 실무협의회를 이어가는 한편 국가철도 공단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공사 발주를 위한 입찰공고, 적격심사, 계약 완료 등의 행정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도는 올해 경기도 주요 정책·현안에 대한 도민의 자유로운 참여와 의견수렴을 위해 도민청원 성립요건을 30일 동안 5만명 이상 동의에서 1만명 이상으로 대폭 완화했다. ‘동인선 착공 지연 불가. 20년 기다린 5개시 주민의 숙원’ 청원은 지난 1월 14일 처음 도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후 19일 만인 2월 2일 도지사 답변 성립요건인 1만명을 처음 돌파해 도민청원 1호가 됐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건설공사는 화성 동탄에서 수원, 용인, 의왕을 거쳐 안양 인덕원을 잇는 37.1㎞ 길이의 복선철도 노선이다.
  • 옥재은 서울시의원, ‘관광특구 옥외광고 규제 해결 위한 간담회’ 개최

    옥재은 서울시의원, ‘관광특구 옥외광고 규제 해결 위한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옥재은 의원(국민의힘·중구2)이 지난 7일 서울시의원회관 5층 회의실에서 글로벌 서울을 향한 관광특구 옥외광고 규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관광특구 광고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이 자리에는 옥 의원을 비롯해 강준식(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오민석((사)공무원공상유공자회 상임감사), 이기창((사)올바른 광고문화 대표), 임정훈(변호사), 황태훈(PMX 대표), 최지혜(기자), 백승운(서울시 도시경관담당과 광고물팀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옥외광고물 규제 완화 지역인 자유표시구역은 관광특구로 지정된 서울 강남 마이스 특구 내 강남구 코엑스 일원(건물 4개/7만 8400㎥)으로 지난 2016년 제1기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자유표시구역 운영으로 인한 성과는 제도적·경제적·공익적 측면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데 표시규제 완화 등 특례 적용으로 디지털 광고 클러스터를 형성했으며, 신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광고 매출액 1074억원 및 옥외광고 전·후방 산업 503억원 매출 등 총 157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2016년 제1기 자유표시구역이 지정된 후 이와 같은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타 관광특구 내 옥외광고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부분 등을 지적하며 관광특구의 경우 광고 면적이 225㎡ 이하로 규제되는 것은 상업지역의 활성화에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옥 의원은 “서울의 관광특구 대부분이 강남의 코엑스 일대 자유표시구역과 같이 주변 주택지역이 없고 대한민국의 대표적 유명 관광지로서 자유표시구역 지정 시 엄청난 경제 효과와 더불어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코로나로 인해 극도로 악화됐었던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옥 의원은 “지난 몇 년 동안 모든 상인이 힘들었지만, 관광특구 내 상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라며 “이러한 관광특구 지역의 제도적·경제적·공익적 활성화를 위해 자유표시구역 지정에 서울시는 자치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서울시 관계자를 향해 강하게 주문했다. 덧붙여 옥 의원은 “225㎡를 벗어나 관광특구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한 기발하고 입체적인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함으로 관광객들에게 광고를 넘어선 예술로서 다가가고 더 나아가 국격을 드높일 수 있는 만큼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위해 본 의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 한은 “하반기 수출 개선되도 큰 폭 반등 어려워…다변화 필요”

    한은 “하반기 수출 개선되도 큰 폭 반등 어려워…다변화 필요”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우리나라 수출이 과거처럼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시장 내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근본적인 산업구조가 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돼도 국가별 산업구조와 경쟁력 변화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점유율 하락이 구조적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이어진 지난해 4∼12월과 비교해 올해 1∼4월 줄어든 대 중국 수출을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감소분의 65%는 중국 자체 수요 변화에 따른 ‘경기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35%는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 때문이었다. 보고서는 또 최근 한국 수출이 품목·지역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등 IT 품목이 큰 폭의 감소세지만, 자동차·선박 등 일부 비 IT 품목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수출 품목도 반도체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로 바뀌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이 부진한 반면 대미국·EU(유연합)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미국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중 17.9%로 확대돼 2020년(2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중국(19.6%)과의 격차가 1.7% 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정 지역·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와 기업은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으므로 수출 다변화 유인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향후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간재에 평중된 대중 수출구조를 최종재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저소득층 중·고생 400명 장학금… 경남도, 1인당 50만원씩

    저소득층 중·고생 400명 장학금… 경남도, 1인당 50만원씩

    경남도가 저소득층 중·고등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여주려고 40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남도는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400명을 선발해 1인당 50만원씩 총 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21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경남에 주소를 둔 중위소득 70% 이하 가구 중·고등학생 중 학업성적 향상자 또는 우수자, 성실하고 모범이 돼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다. 경남도는 경남도교육청이 장학생 선정 심사위원회를 열고 선발·추천한 명단을 넘겨받아 최종적으로 중학생 236명, 고등학생 164명의 장학생을 결정했다. 경남도가 학업 장려와 지역인재 육성, 저소득층의 교육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추진하는 서민 자녀 장학금 지급사업은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3148명의 학생에게 15억 7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경남도는 하반기에도 4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총 2억원의 장학금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번 장학금 지급이 도내 서민 자녀의 학비 부담 완화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서구, 모든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소득 안 따진다

    강서구, 모든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소득 안 따진다

    서울 강서구가 소득에 관계 없이 모든 난임부부에게 시술비를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난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효과적인 난임 치료 지원을 통해 초저출산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만혼과 고령산모가 늘면서 시험관, 인공수정 등 난임시술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비가 비싸 난임부부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올해 2인 가족 기준 월소득 622만원) 가구로 난임 지원 대상을 한정한 기존 제도 때문에 맞벌이 부부의 어려움이 컸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난임부부 지원에 있어 소득 기준을 일괄 폐지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부부도 지원하기로 했다. 신선배아 9회, 동결배아 7회, 인공수정 5회 등 시술별 횟수 제한을 없애고 총 22회 범위 안에서 원하는 시술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시술비는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등 시술 종류에 따라 회당 20만~11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만 44세 이하 여성은 1회당 신선배아 최대 110만원, 동결배아 최대 50만원, 인공수정 최대 30만원을 지원받는다. 만 45세 이상인 여성은 1회당 신선배아 최대 90만원, 동결배아 최대 40만원, 인공수정 최대 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모든 난임부부이다. ‘정부24’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강서구민이면 강서구보건소를 직접 방문해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난임시술비 지원 확대가 육체적, 경제적으로 힘든 난임부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다양한 민생 정책을 추진해 초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강서구 건강관리과(02-2600-5893)에 문의하면 된다.
  • 한양대 인근 마장동 개발 소외지, 24층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한양대 인근 마장동 개발 소외지, 24층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그동안 개발에서 밀려나 있던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 저층 주거지가 24층 안팎의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성동구 마장동 382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은 대로변과 떨어져 있고 급경사지와 붙어 있는 고립지여서 진입도로 개설이 어려워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인근 마장세림아파트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사근동 293번지 일대가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는 등 주변에서 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는 동안 해당 지역은 점점 더 노후화됐다. 시는 이곳에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해 도로를 확장·정비할 계획이다. 구역 내 살곶이2길은 사근동 293번지 내 사근동11나길과 연결하고, 도로 폭을 3∼4m에서 9∼11m 수준으로 넓힌다. 도보는 물론 차량을 이용해서도 주요 간선도로와 마장역·청계천·한양대 캠퍼스 등 주요 시설에 쉽게 갈 수 있게 된다. 주거단지는 1만 7959㎡ 부지에 24층 내외 260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건물 높이규제를 7층에서 24층 내외로 완화하고, 동 간 거리를 넓혀 통경축을 확보한다. 일대 높낮이 차가 35m에 달하는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단차가 발생하는 구간에는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조성하는 등 효율적으로 건물을 배치한다. 단지 내 보행 동선은 한양대 산책로·마장역세권 등과 연결되도록 구축한다. 주민 산책로로 이용되는 한양대 제2캠퍼스 내 녹지보존구역과도 연계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조남준 시 도시계획국장은 “열악한 도로 여건과 급경사 지형으로 자생적인 정비가 이뤄지지 못해 주민들의 불편을 겪어온 곳”이라며 “앞으로도 개발 소외지역 지원을 위한 공공의 책임과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남겨진 오답노트는/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남겨진 오답노트는/정신과의사

    아마추어 바둑 3단인 아버지는 바둑판 앞에 혼자 앉아 지난 대국을 복기하시곤 했다. 새로 한 판 두시지 왜 다 끝난 바둑을 다시 두시냐는 질문에 아버지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잘못 둔 부분이 있거든. 그걸 잘 들여다봐야 실력이 늘어.” 수험생인 아이가 늘 듣는 조언 중 하나도 “오답노트를 만들라“는 것이다. 새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중요하고 고민 끝에 정답을 맞힌 문제를 다시 보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진짜 실력은 자신이 틀렸던 문제를 연구해야 느는 법일 테니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가고 있다. 약국 앞에 긴 줄을 서 마스크를 사던 시절도, 식당 갈 때마다 QR코드를 찍던 시절도 과거가 됐다.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떠나고 우르르 모여 회식을 한다. 지난 5월 5일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해제했고 우리 정부는 같은 달 11일에 사실상의 팬데믹 종료를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만 3200만건의 감염과 3만건 넘는 사망을 가져온 팬데믹은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누구나 힘들었을 팬데믹 3년. 지방 공공 정신병원에서 보낸 3년도 무척 혹독했다. 병동은 코호트 격리와 해제를 반복했고 회진과 면담은 방호복을 입고 진행됐다. 심할 때는 전 직원이 주 3회 PCR 검사를 받았고 환자들은 2년 넘게 외출과 면회가 금지됐었다. 요양병원의 방역이 완화될 때도 정신병원에 대한 지침은 요지부동이었다. 팬데믹의 침체에서 벗어난 일상 회복은 공공병원 전체의 고민이다. 사태 초기부터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치료했던 공공병원들은 대부분 일반 진료를 중단하고 코로나 환자만을 진료해야 했다. 산부인과나 소아과 의사들까지 코로나 진료에 투입됐다. 많은 공공병원이 팬데믹 종료 선언 이후에도 병상 가동률이 50%를 밑돈다.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병원이 부지기수인데 정부의 재정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다.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이 정도로 버텨 낸 것은 분명 우리 의료 체계의 공이다. 하지만 감히 자축할 수 없는 이유는 그 3년의 세월 동안 의료 체계의 너무 많은 오답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오답의 많은 부분은 사회적 약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정신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의 희생과 의료 취약자를 돌봐야 하는 공공병원의 희생을 갈아넣어 종식된 코로나라고 말한다면 너무 과한 걸까. 팬데믹의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어쩌면 팬데믹은 우리가 굳이 외면했던 우리 사회의 숱한 모순을 수면 위로 끌고 올라온 견인차였을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오답노트를 꺼낼 때다. 3년의 오류라는 바둑판 앞에 앉아 긴 복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중의 한 구절을 생각한다. ‘미래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무엇이 아니다. 미래는 과거의 축적이 만들어 낸 현재가 밀고 나가는 세계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시작은, 팬데믹 시기 우리의 모습이 어떠했는가에 대한 면밀한 검토다.’
  • [지방시대] 옛 송도유원지 개발 원칙대로 하라/한상봉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옛 송도유원지 개발 원칙대로 하라/한상봉 전국부 기자

    며칠 전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와 인접한 옛 송도유원지 일대 3.16㎢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인천 유력 환경단체들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고 대다수 언론이 일제히 특혜 논란을 제기했다. 2016년 조건부 허가를 받은 송도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무산되고 이 부지가 산업용지로 바뀌면 ㈜부영주택이 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영은 2015년 10월 옛 송도유원지 일대 104만㎡를 매입해 이듬해 6월 테마파크(49만여㎡)와 아파트·상가(53만여㎡)를 짓는 도시개발사업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개발 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가 ‘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에는 아파트를 착공·분양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걸어 도시개발사업을 승인했다. 부영이 돈 되는 아파트·상가 사업을 먼저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테마파크 예정지에서 기준치를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납·비소·아연 등이 검출됐다. 부영은 오염토 정화를 한 후 약 7200억원이 드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먼저 진행해야 아파트·상가 사업도 할 수 있다. 부영은 선행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며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부영은 오히려 지역 유력 언론사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된 후 여야 가리지 않고 인천시장 측근들을 잇따라 대표이사에 앉히고 있다. 지난 1월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남춘 전 시장 측근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한 후 유정복 시장의 측근을 앉혔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인천시당 수석대변인을 부영 송도사업소 전무로 영입하면서 특혜 우려는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이행숙 정무부시장이 송도의 한 식당에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을 만나 송도 사업 이행조건 완화 문제를 협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유 시장은 지난달 22일 민선 8기 취임 1주년 기자설명회에서 “유정복이 있는 한 특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경제자유구역 편입 절차를 밟고 있어 진화는커녕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유 시장은 2014년 7월~2018년 6월 민선 6기 시장 재직 때도 옛 송도유원지 재개발 문제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부영이 손을 놓고 있었음에도 사업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 줬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특혜 의도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움직임을 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혜 시비를 차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원칙대로 행동하면 된다. 인천시는 도시개발사업 인가 조건을 원안대로 고수하면 된다. 인천경제청은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계획을 철회하면 된다. 옛 송도유원지가 있는 연수구도 인천시민들도 토양 오염을 정화한 뒤 당초 허가 조건대로 빨리 이행하길 바라고 있다.
  • “부산을 금융특구로”… 정책금융기관 추가 유치

    부산시가 금융 중심지 지정 15주년을 맞아 부산을 ‘금융 특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정책금융기관을 추가로 유치하는 등 금융산업 육성계획을 추진한다. 시는 20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국제금융센터 입주 기관장, 지역 금융기관장 등이 참석한 ‘부산금융중심지 발전협의회 기관장 회의’에서 ‘부산 금융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이 금융중심지 지정 15주년을 맞았지만,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기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한 계획이다. 지난해 3월 착공한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절차도 진행 중이어서 국제적 금융도시로 발돋움할 기회가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중심지 기반 구축, 정책금융기관 집적효과 극대화, 아시아 디지털금융 중심지 도약, 해양·파생금융 혁신을 4대 추진 과제로 꼽았다. 계획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국회 등과 협의해 금융특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금융특구는 세제, 고용, 경영 여건 등과 관련한 규제 완화와 각종 인센티브를 혜택을 주는 지역이다. 부산에 국제적 금융기관을 유치하려면 싱가포르, 홍콩처럼 금융 특구로 지정할 필요가 크다는 판단이다. 시는 또 1만 3200㎡ 크기의 동구 좌성초등학교 폐교부지를 활용해 2027년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국제금융센터 인근에도 6600㎡ 크기의 코스콤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등 금융중심지 기반을 마련해 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동시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투자·창업지원, 해양·선박산업 지원 기관 등을 유치해 기존 이전 공공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집적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 구미 반도체·청주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지정

    구미 반도체·청주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지정

    정부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국가첨단전략사업에 대해 특화단지 7곳을 새로 지정하고 614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한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성화대학도 추가 지정해 해외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첨단위)를 열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분야의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세계 시장에서 첨단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파격 지원을 하는 산업단지다. 이번 지정안에는 21개 지역이 신청해 경합을 벌였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인 용인·평택을 비롯해 구미 산단이 추가 선정됐다. 용인·평택 산단은 이미 가동 중인 이천·화성 산단과 연계해 2042년까지 민간투자 562조원을 유치,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청주와 포항, 새만금, 울산이 선정됐다. 특히 이차전지의 원료인 양극재를 연간 70만t 이상 생산하며, 국내 최대의 양극재 생산지역으로 거듭난 포항의 경우 2027년까지 12조 1000억원의 민간투자로 대중 의존도가 높은 양극재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천안·아산이 선정됐다. 7곳 중 용인·평택 산단을 제외하면 모두 비수도권 지역이 다. 지난 5월 첨단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된 바이오 분야는 내년 중 특화단지가 지정된다. 특화단지에는 ‘인허가 타임아웃제’가 도입되고 규제 완화, 예산 지원, 용적률 완화 등 맞춤형 지원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인허가 타임아웃제는 기업이 지자체에 인허가를 요청한 후 60일 내에 처리됐다는 회신이 없을 시 인허가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이전까진 인허가 미처리로 공정이 무기한 미뤄져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날 첨단위에 앞서 열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선 소부장 특화단지 5곳도 추가 지정됐다. 바이오 분야엔 충북 오송, 반도체에 경기 안성 및 부산, 미래차엔 광주와 대구가 선정됐다. 이로써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소부장 특화단지가 밀집한 용인·평택과 천안·아산 등지에서는 기술과 원자재를 잇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첨단위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과 관련된 융복합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실습 및 교육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8곳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성화대학도 함께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 강서구 “화곡동도 마곡처럼”…원도심 활성화 본격 추진

    강서구 “화곡동도 마곡처럼”…원도심 활성화 본격 추진

    서울 강서구는 19일 민관합동 원도심 활성화 추진위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진위원과 관계 공무원 등 20여명이 참석해 원도심 활성화 종합계획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계획안에는 주택 노후도와 기반시설 등 지역별 실정에 맞는 맞춤형 도시정비 사업에 대한 실행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담겼다. 주민, 재개발 및 재건축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는 교통 인프라 구축과 공항 고도제한 완화, 정비사업 연계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서구의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는 화곡동, 방화동 등 구도심의 주거 환경과 인프라를 개선해 신도심인 마곡지구와의 삶의 질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된다. 구 관계자는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체계적인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규제 뽀개기’ 속도 내는 중기부…“큰 규제부터 논의할 것”

    ‘규제 뽀개기’ 속도 내는 중기부…“큰 규제부터 논의할 것”

    2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일상 속 규제 뽀개기’ 행사에서는 정부 규제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참석해 애로사항을 쏟아냈다. 중기부는 논의된 내용을 취합해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실무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화장품 리필 판매’, ‘화물용 전기자전거’, ‘전통주’, ‘반려동물 동반 카페’, ‘반려동물 등록제도’ 등 6개 분야의 업계 관계자가 발표자로 나섰고 규제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판단할 국민판정단과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첫 발표를 맡은 마옥천 베비에르 대표는 “많은 자영업자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키오스크를 설치하는데, 오히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인해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2025년 1월부터 바닥면적 50㎡ 미만인 시설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의 설치 비용이 일반 키오스크보다 10배가량 높아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마 대표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화장품 리필 판매장 운영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법상 화장품을 소분해서 판매하려면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가 매장에 상주해야 한다. 하지만 조제관리사 자격증 시험은 합격률이 낮아 직원 고용이 어렵다는 고충이 있다. 이에 관계자들은 간단한 소분 판매는 직원들이 교육을 충분히 이수해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주은 알맹상점 대표는 “위생 검사가 완료된 화장품을 단순히 소분 판매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맞춤형 조제관리사가 꼭 매장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 “직원 교육으로도 위생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특례사업을 시범 운영했는데, 위생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고 안전하게 리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주의 주원료 인정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원료 생산지 규제로 인해 인접지 외 다른 지역 생산원료를 사용하면 전통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는 “규제로 인해 제품 개발을 포기한 업체도 많다”면서 “인접지 외 원료를 일부 사용하는 경우에도 전통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주재료 이외 다른 지역산을 허용하면 다양한 전통주가 개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민판정단을 비롯한 일만 시민들도 의견을 나눌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토론 주제가 일상생활과 밀접한 만큼 중기부는 국민판정단 규모를 1차 행사의 2배인 50여명으로 늘렸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를 공개로 진행한 덕분이다. 화장품 소분 판매장 운영의 규제 완화를 발표한 이 대표는 “평소 정책 담당자들에게만 말했는데 이번에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말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공감해준 덕분에 규제가 하루빨리 개선될 것 같다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기부도 ‘규제 뽀개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과거에는 정부가 산업계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장을 해오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정부의 법과 규제의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일을 하고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에 묶이는 문제가 발생해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는 산업계 투자를 저해하는 15개 킬러규제를 우선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며 “중기부 권한에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규제와 관련해 2개가 포함돼 좀 더 가열차게 규제를 뽀갤 수 있을 것 같다. 영향력 큰 규제부터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설탕보다 달콤한 물질로 중증 폐 질환 잡는다

    설탕보다 달콤한 물질로 중증 폐 질환 잡는다

    나한과는 조롱박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성 식물이다. 나한과에는 모르그사이드라는 성분 덕분에 설탕보다 300배 더 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콤한 맛과는 달리 체내 흡수가 되지 않아 혈당을 올리지 않아 당뇨 환자도 설탕 대용으로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약효가 뛰어나 예로부터 한약재로 애용되기도 했다. 국내 연구진이 나한과가 폐, 기관지 질환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과학연구부는 나한과 추출물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완화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학’에 실렸다. COPD는 장기간 흡연,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등 원인으로 기도와 폐포 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가벼운 호흡곤란, 기침, 가래로 시작해 말기에 이르면 심장 기능까지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한방에서 나한과가 호흡기 질환 치료에도 쓰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나한과 추출물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COPD를 유발한 생쥐와 인간 기관지 상피세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나한과 추출물을 투여받은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염증 발생이 81.6%나 줄었고 가래 발생도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관지 상피세포에도 나한과 추출물을 주입하면 염증 반응이 76.7%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능성 식품 제조업체에 관련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연구를 이끈 성윤영 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나한과 추출물이 과면역 반응을 조절해 염증 반응을 크게 억제하는 등 폐 질환 치료에 직접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 美 “北 응답 없어” 바이든도 무응답…“북 굴러들어온 기회 저울질”

    美 “北 응답 없어” 바이든도 무응답…“북 굴러들어온 기회 저울질”

    미국 정부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의 소재를 파악 중인데 북한 측으로부터 아직 응답이 없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어제 가까운 친족에게 연락했고 그 뒤 그의 신원을 공개했다”며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모두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킹의 안위와 소재를 놓고 여전히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며 필요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는 킹 병사의 안전을 확보하고 그가 무사히 돌아오도록 활발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는 (중립국인) 스웨덴과 한국 정부에 대한 접촉을 포함하며, 국방부가 주무부서로 북한군에 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중국 측과 협력에 대해선 “중국과 관여에 대해 공개할 내용이 없다”며 “말했다시피 한국, 스웨덴 정부와 대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킹이 자발적으로 국경을 넘은 상황에서 송환을 희망하겠느냐는 질문엔 “가정적으로 대답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조사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의 안전과 본국 송환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국방부가 북한군(Korean People‘s Army) 카운트파트에 연락했지만 이런 통신에 북한이 아직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몇 개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무부 차원에서는 워싱턴DC에 있는 대사관을 포함해 한국, 스웨덴 정부와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정부는 킹이 안전하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임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쟁위원회 행사 연설 직전 이 사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대하지 않았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은 “바이든 대통령은 킹이 북한으로 넘어갈 때 망명 의도가 있었다고 보느냐는 여러 차례의 질문을 무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온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강조하며 숨어있는 악성 서비스 비용을 근절하기 위해 추가 대책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북한으로선 ‘굴러들어온 기회’를 적절한 시기에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당분간 관망하며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20일 오전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2009년 12월 24일 재미교포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이 입북하자 북한은 억류 닷새 뒤 조선중앙통신이 억류 사실을 확인했다. 억류 42일 만인 이듬해 2월 5일 조선중앙통신이 석방 결정 소식을 전했고, 로버트 박은 다음날 중국으로 풀려났다. 2012년 11월 입북 및 억류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014년 11월이 돼서야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사례도 있다.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이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고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이송될 예정이었다는 외신 보도를 감안하면 북한이 그를 곧바로 돌려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과정에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할 공산이 크다. 과거 억류된 미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직접 방북해 협상에 나섰던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월북 사안에서는 미국이 ‘을’이기 때문에 북한은 굳이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며 “월북이라는 이 카드로 정세 주도권을 가지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사태로 대화의 물꼬를 트더라도 비핵화 논의로까지 진전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냉랭한 대결 국면을 완화할 카드로는 활용하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킹 이병을 데려오며 대치 국면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북한도 당분간 도발 페이스를 조절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분석할 수도 있겠다.
  • [데스크 시각] 빚 권하는 사회Ⅱ/주현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빚 권하는 사회Ⅱ/주현진 경제부장

    모기지(mortgage). 집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받는 대출. 차입자 소득에 근거해 장기간에 걸쳐 갚아 나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말한다. 모기지는 ‘죽은·죽음’(mort)과 ‘서약·저당’(gage)이 결합한 단어로 어원으로는 ‘죽음의 저당’을 뜻한다. 빌린 돈을 다 갚으면 담보인 집에 대한 채권자의 저당권이 죽고,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집에 대한 채무자의 소유권이 죽는다는 원리를 반영하고 있다. 보통은 30년 만기인 장기 대출을 갚느라 ‘죽을 때까지 매여 있기 때문’이란 뜻에서 붙여졌다는 ‘웃픈’ 비유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제는 30년도 짧다며 50년짜리 주담대 상품이 나왔다. 이달 초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주담대 만기를 50년으로 연장하면서 주담대 50년 시대로 접어들었다. 국내 주담대 상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개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주택금융을 전담시키기 위해 1967년 설립한 한국주택은행의 주택자금대출에서 출발했다. 당시 상품의 만기는 15년. 이후 부동산 개발 활성화와 함께 주담대 만기도 점차 길어졌고, 2000년대 초반 만기 30년 상품이 등장했다. 보통 20대에 입사해 50대 후반쯤 정년을 마치는 생의 주기를 감안하면 30년 정도를 최대 대출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30년 주담대로는 감당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주담대 30년 출시 이후 약 20년이 흐른 2021년 시중은행들은 정부 시책에 따라 주담대 40년 만기 상품을 내놨고, 이어 불과 2년 만에 만기 반백 년짜리 상품까지 출시한 것이다. 다만 주담대 50년은 죽을 때까지 다 갚을 수 없는 기간일뿐더러 성립되지도 않는다. 주담대 한도는 정부 대출 규제에 따라 주택 가격은 물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개인소득 조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차주의 주담대 시작 연령이 30세라면 소득이 80세까지 매달 이어진다고 보고 빚을 내준 격인데 그 가정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결국 주담대 한도를 50년까지 늘린 것은 주담대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해 보다 더 많이 빚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낮아지고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실제로 현행 DSR 40% 대출 규제 아래서 연봉이 5000만원 수준인 직장인은 연 4%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만기가 30년일 경우 최대 3억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만기가 50년으로 길어질 경우 한도는 약 5억원까지 늘어난다. 물론 주담대 기간이 늘어난 만큼 갚아야 할 이자 부담도 커진다. 역대 정권들은 집값이 오르면 대출 규제를 조절해 집값을 옥죄다가도 경제가 나빠지면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부동산 완화 정책을 펴 왔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지난 3월까지 감소세이던 가계부채가 반등해 석 달 연속 증가하며 지난 6월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결과다. 정부가 지난해 말 규제지역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을 위한 주담대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올 들어 다주택자와 임대·매매사업자들도 규제지역 내 주담대 허용,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잇따른 대출 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가계부채가 세계 1위라면서도 어느새 ‘빚 권하는 사회’로 회귀했다.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수백 배 오르는 동안 서민들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빚의 굴레에 갇히는 아이러니에 빠졌다. 냉탕·온탕을 오가는 정책으로는 온 국민이 부동산에 올인하는 비정상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모기지는 죽을 때까지 매어 있는 빚 계약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죽어서도 갚지 못할 빚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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