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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처리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눈은 온통 중국을 향했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효과적 견제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랐다. 북한의 외교와 안보는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지해 왔고, 북한경제는 50%에 육박하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말해주듯이 대중국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인 태도는 이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북한의 도발행위가 명백한 사안인데도 이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남한의 대응으로 동북아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의 결의안 채택도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마디로 북한은 영원한 중국의 우방이며, 북한에 대한 어떠한 응징에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며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이러한 나라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최대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절대적 후원국인 현실은 아이로니컬하다. 우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외형적인 한·중관계 발전을 바라보며 ‘중국 환상’에 빠져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국이 최소한 중립적 입장에서 남북한 관계를 조율해 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말이다. 아니면, 우리 자신을 너무 크게 보아 마치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적 거래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일 수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패권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서 한국이라는 지역국가와의 관계가 중국의 대세계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는 중국이 미국 및 일본과의 직접 대결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교두보다. 중국이 전세계 패권을 쥘 때까지는 북한이 존재해야 하며, 북한이 존재에 위협을 받거나 국제기구에 의해 군사적 제재를 받는 것은 중국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알기에 북한은 과감한 대남 군사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대북한 안보외교에 있어서 중국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남북한 문제의 해결방안은 우리 자신의 대북 영향력 증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외교안보 채널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 대북정책의 방향은 남북교역을 꾸준히 증진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남북교역은 정체하고 북한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남북한 교역의 비중이 북한 무역의 50%를 넘어서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에 남북교역 중단 가능성은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되므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1990년 독일통일을 이룬 주요요인인 동·서독 간 교역은 교훈을 주고 있다. 동·서독 교역은 1980년대 양국 경제발전 격차의 심화로 상호 수출품에 대한 매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대했다. 그리고, 1953년 동독 민중봉기, 1961년 베를린 장벽 구축, 19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 등의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단된 적이 없다. 천안함 사태 이후 들끓는 여론을 기화로 정부가 취하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교역 중단조치는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그것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오히려 북한의 대중 종속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서로 계기를 만들어 교역을 재개해야 한다. 이것은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이슈가 아니다. 진정한 보수 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대립구도와 안보가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기회비용까지 계산에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급속히 팽창하는 중국 세력에 대해, 한반도가 안정적인 경제공동체로 자리 잡고 일본과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는 일은 미국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임을 인식해야 한다.
  •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중국에는 55개로 확인된 ‘소수민족’(少數民族)이 있다. 법령집, 중학교 교과서, 주정부 공문서, 일반인들의 입에도 상식으로 오르내리는 단어가 ‘소수민족’이다. 나는 지난달 베이징의 대학에서 초청강연 도중 이 단어의 차별적 문제를 제기하였다. “숫자가 얼마나 되어야 ‘소수’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중국의 ‘소수민족’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인디언’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지배의 목적으로 나왔다. ‘인디언’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그 땅에는 여러 사람들이 나름대로 모여 살고 있었다. 침략자인 유럽인이 선주민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의도에서 제작한 법률과 행정의 용어가 교육용으로 사용되면서 일상용어화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땅에는 콰키우틀과 이누이트가 살고 있었고, 샤이엔과 아파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왔다.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들은 모두 그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들이며, 그 단어들의 뜻은 한결같이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굴러 온 돌이 박혀 있는 돌’을 빼내는 과정에서 ‘인디언’이라는 해괴망측한 조어의 등장이 신대륙의 역사적 과정이다. 나는 인류학 현지연구 실습 차 오지브와(Ojibwa) 사람들이 사는 ‘보호구역’에 체류했던 적이 있다. 보호구역 내에는 초등학교가 있었고, 인솔 교수의 의도로 초등학생들에게 서부개척시대가 배경인 할리우드 제작의 영화를 보여주었다. 말을 탄 아파치 전사들이 기병대의 총격에 사살당하고 아파치 촌락의 천막들이 불바다로 변하는 장면이었다. 기병대의 나팔소리가 울리는 클라이맥스에서 오지브와 아동들은 서로 손뼉을 마주치면서 좋아라 했다. 아동들의 머릿속은 기병대의 ‘인디언’ 박멸이 그들의 소원 성취를 이루어주는 것으로 교육되어 있었다. 백인과 선주민의 대규모 접촉이 시작된 17세기에 2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었던 선주민 인구가 20세기에 이르러 25만명까지 감소되었던 ‘에스노사이드’의 경험을 지울 수 없다.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함께 청와대를 급방하였다. 외교 절차도 무시하면서 등장한 그가 대통령과의 대담을 장황한 동아시아 역사로 읊었다고 한다. 그는 동물적 감각으로 청와대의 분위기를 염탐하였고, 그 사실을 평양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것이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의 발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웃 꼬마 둘이서 다투는 현장을 옆집의 어른이 중재하는 방식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육지와 해역으로 접해 있는 국가와 민족들을 바라보는 중국 지도부의 사고방식은 거대하게 움직이는 대한족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지방 ‘소수민족’들을 대하는 대한족주의는 그 연장선상의 완충지대를 구축한다. 북조선과 남한 그리고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는 중국의 변방과 연결되었다. 베이징의 국무위원이 쓰촨성장을 방문하고 헤이룽장성장을 방문할 때, 걸림돌의 절차는 존재할 수 없다. 지방 소수민족을 대하듯 청와대를 돌파한 다이빙궈의 언행이 대한족주의의 발로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아는가 모르는가? 모른다면 무지의 소치일 것이고 안다면, 짓밟힌 주권의 자존심과 체면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체면과 ‘관시’(關系)의 불균형 구도를 조장하는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대응책이 조지워싱턴함의 등장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한반도 사람들을 ‘소수민족’으로 몰고 가는 중국에 대한 총체적 대응책은 무엇인가? 외교 체면을 상실한 책임은 긴장과 포성 속에 묻혀야만 하는가?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는 궁극적으로 대한족주의의 심중과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의 교훈이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친미 일변도의 군사외교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시’를 제대로 구축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반성회가 평양과의 기싸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훗날 나의 손자들이 동아시아의 ‘인디언’ 신세로 전락될까 지극히 염려된다.
  • [생명의 窓] 종교갈등, 사회적 합의로 해소하자/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생명의 窓] 종교갈등, 사회적 합의로 해소하자/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산업화와 민주화의 길을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세계인이 놀랄 만큼 많은 것을 이룩해 왔다. 하지만 그 속도감에 취해 잃은 것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고 재점검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최근 불거진 종교 간 갈등은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사회문제 중 하나다. 종교문제에서 중요한 두 가지 코드는 ‘문화’와 ‘헌법’이다. 물론 ‘사찰 무너지라.’는 기도와 ‘땅밟기’ 같은, 처음부터 타종교를 악으로 규정하고 제거 대상으로 보는 일부 종교인들의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태는 논외로 하고 말이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우리만큼 부족한 민족이 또 있을까. 십년 전 단군상이 종교문제로 비화하더니 최근에는 강릉단오제, 울산처용제 등 지역 전통축제나 템플스테이, 갓바위축제, 대구 팔공산과 경산 삼성현(원효, 설총, 일연) 역사문화공원 등 불교 관련 문화사업에 기독교계가 종교색 배제 또는 사업반대 운동을 벌이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종교 간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다. 답은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전통문화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여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종교계에만 맡겨두는 것은 그동안 누적되어 온 박탈감과 반감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음이 확인되고 있다.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을 계기로 자존심이 상한 불교계는 민족문화를 소홀히 하는 정부의 인식 부족을 질타하며 국고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대화의 창구를 닫아 버렸다. 기독교는 기독교대로 역차별을 주장한다. 정부도 우왕좌왕할 뿐 적절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능력과 의지가 없어 보인다. ‘민족문화 창달’을 입으로가 아닌 가슴으로 선서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종교는 헌법에서 다룰 사안이다. 종교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문화·다종교 시대의 사회통합을 위해 종교와 관련한 헌법의 미흡한 부분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정교(政敎)분리’를 상징적으로만 명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헌법 제20조를 보자. “1.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2.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언뜻 보면 다 말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말하고 있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일본 헌법 제20조는 어떨까. “1. 종교의 자유는 누구에 대해서도 이를 보장한다. 어떠한 종교단체도 국가로부터 특권을 받거나 정치상의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2. 누구든지 종교상의 행위, 축전, 의식 또는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강제 당하지 않는다. 3. 국가 및 어떤 국가기관도 종교교육, 기타 어떠한 종교적 활동도 해서는 안 된다.” 두루뭉술한 우리의 헌법보다 일본헌법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일본이 먼저 서구종교를 받아들이고 여러 종교가 섞여 있어도 종교적 갈등은 우리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교한 합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갈등의 양축인 개신교와 불교는 물론 직접적 이해관계에서 비켜서 있는 가톨릭, 중립적으로 지켜보는 다수의 무종교인, 경계선에서 조율할 의무가 있는 정부 등 5자간 대화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종교가 없이 완충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반국민이 절반 가까이 되는 지금이 대타협의 기회일 수 있다. 만일 종교인구가 계속 증가해 모든 국민이 종교별로 나뉘어 거칠게 싸운다는 가정을 하면 그 흉흉함을 상상하기조차 싫다. 종교에 관한 한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문제가 잠복해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충분히 어두워야 별이 보인다고 했던가. 19세기 존 스튜어트 밀이 그의 저서 ‘자유론’에서 “사람들이 마음 놓고 믿는 것일수록 온 세상 앞에서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한 지적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종교 과잉의 우리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종교로 세상을 말해 왔지만 이제는 세상으로 종교를 말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 엇갈린 中·美 여론

    중국인 10명 중 7명 이상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에서 중국은 남북한 간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 국민의 절반가량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해 미국이 남한에 군대를 파견하는 게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답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여론조사센터가 지난 26∼28일 베이징, 상하이 등 7개 대도시 시민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여론조사를 한 결과 중국이 이번 한반도 사태에 냉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 1306명 중 72.3%나 됐다. 중국이 한·미와 연합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답변은 2.8%에 불과했고,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7.1%였다.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와 ‘중국의 동맹국’이라고 한 답변은 각각 44.7%와 43.2%로 우호적인 시각이 다수였다. ‘북한은 골칫거리 이웃’이라는 반응은 14.1%에 불과했다.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국가별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5.6%가 미국을 ‘주범’으로 지목, 반미 감정을 드러냈고 한국이 10.3%, 북한이 9.0%의 순으로 친북 성향을 보였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폭스뉴스가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인 지난 23~29일까지 온라인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9만 2000여명 중 45.9%가 ‘미국이 군대를 남한에 파견해야 한다. 이런 공격은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24.9%는 ‘군사행동 위협과 함께 강경한 대북 외교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고 13.4%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비난하고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진보 성향의 온라인 정치전문매체 ‘허핑턴 포스트’가 ‘남한이 북한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를 물은 결과에서도 40.2%가 ‘보복 타격’이라고 꼽았고, 중국에 대한 개입 압력(24.4%), 유엔 회부(13.4%) 중재(9.2%), 제재 강화(6.5%)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민간사찰 재수사하나] 與핵심 “檢수뇌부도 민간사찰 재수사 심각히 고민”

    [민간사찰 재수사하나] 與핵심 “檢수뇌부도 민간사찰 재수사 심각히 고민”

    여권의 한 주요 인사는 19일 민간인 사찰 문제와 관련, “여권 핵심에서 검찰의 재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검찰 수뇌부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예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파병안 등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국은 청목회 수사로 난관에 봉착, 여권의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검찰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재오 “이미 수사” 부정적 이 인사는 이어 “게다가 민간인 사찰 및 대포폰 수사에 대한 나쁜 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야당은 특별검사 임명이나 국정조사 수용을 요구하고 있어 검찰의 처지도 녹록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인 사찰 관련 재수사는 예민한 부분이 있지만 국민적 감정이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라는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재수사 문제와 관련,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스폰서 검사와 관련해서 검찰은 이미 재수사를 결정한 것 아니냐. 어려운 문제라 좀 더 고민하겠다.”고 한 대목은, ‘선례가 있으므로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해석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은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해법 모색을 시도했으나 여야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물러섰다. 야당은 ‘대포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이 장관은 “이미 검찰에서 다 수사했던 내용”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렇게 가면 안 된다. 단순히 야당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 장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등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와도 2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대포폰 국조, 특검’ 실시 요구를 놓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그러나 야당 한편에서는 ‘단계적 접근’이라는 표현이 거론되기 시작, 야당도 국조나 특검으로 가기위한 징검다리로서 재수사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재수사를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여권이 잘못했음을 인정하는 결과가 아니겠느냐.”면서 “재수사가 막힌 정국을 푸는 완충지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지검장 처리가 변수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포폰 수사와 스폰서 검사 수사가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뤄진 사건인만큼 노환균 지검장에 대한 문책이 ‘재수사’로 정국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은 민간인 사찰 관련 수사를 할 만큼 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재수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지운·구혜영·홍성규기자 jj@seoul.co.kr
  •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다. 김정은은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대회에서 열병식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선군(先軍)영도의 계승’과 군의 충성심을 과시하며 후계체제 굳히기에 한발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에서는 북한의 독재체제를 비판하며 망명했던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타계했다. 황 전 비서는 김일성 생존 시 북한에서 ‘인간 중심의 주체철학’을 창시하고 김정일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쳤다. 그러나 북한의 독재 세습에 항거해 가족의 희생을 감수하고 망명을 결행했다. 그의 주체철학이 민주주의와 부합되지 않지만 북한체제의 반(反)역사적이고 반(反)인간적인 실체를 폭로한 용기는 오래 기려져야 한다. 김정은의 후계자 부상과 황장엽 타계는 한반도 안보 상황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 내부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김정일의 병세가 깊어 유고가 임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험이 일천한 20대 후반의 김정은이 90만의 군대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통치권을 장악하게 되면 한반도는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실패할 경우, 격렬한 권력투쟁과 급변사태로 한반도 전체가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높다. 어떤 시나리오든 한반도가 격랑의 시기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중국은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국제사회 여론에 역행해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와 부주석 시진핑(習近平) 등이 북한을 지지하고 나섰다. 북한을 ‘완충지대’로 간주해 준(準) 위성국가화하려는 중국의 한반도정책 때문이다. 이런 정책은 한국의 국익과 통일정책에 맞지 않다. 국제사회의 평화추구 정신에도 어긋나며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8일 제42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공동인식하고 핵 억제력을 재확인했다. 또 한 단계 발전된 핵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 아울러 2015년 12월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새로운 작전계획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마련되는 대비책들은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기엔 부족하다. 현 한미연합사 체제야말로 양국군의 단일 지휘체제하에서 한반도 전쟁억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M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2만 8500명 동결의 명문화를 거부한 대신 이들을 해외로 차출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재거론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 양국이 ‘천안함’사건 이후 중국의 동북아 팽창전략에 대처함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기에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미국과 중국 등 열강이 각축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중도(中道) 외교’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의 한반도 팽창전략에 공동대처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라고 본다.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일체가 돼 안보태세 확립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반미 종북좌파의 확산을 막고 대외적으로 북한 후계체제의 무모한 도발 가능성에 대처하며, 동북아 열강 간 세력 재분포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 [통일세 후폭풍] 北 GDP 한국의 5.5% 불과… 통일후유증 獨보다 더 심각

    남북한 통일 비용을 국제사회가 분담토록 하는 구상이 정부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것은, 통일 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휜 독일(서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고민의 발로다. 알려진 대로 서독은 갑작스러운 통일 이후 경제적으로 낙후된 동독을 건사하느라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통일 전 세계 경제의 견인차였던 독일은 지금까지도 경제성장 지체로 인한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16일 외교통상부 관계자에 따르면, 뼈아픈 교훈을 얻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 정부 당국자들을 만날 때 마다 “통일은 갑작스럽게 닥친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충고를 입버릇처럼 던진다고 한다. 남북한 통일시 남한이 짊어질 부담은 상대적으로 서독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남한의 경제력은 통일 당시 서독의 경제력에 못 미치는 반면 북한의 경제사정은 동독보다 훨씬 열악하기 때문이다. 2008년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00달러로 한국의 5.5%에 불과하다. 통독 당시 동독의 1인당 GDP가 서독의 3분의1 수준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통일 비용을 국제사회가 분담토록 하는 방안은 우리 입장에선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할 수 있다. 남북한의 통일이 직접적으로는 동북아 정세 안정, 넓게는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국제사회에 당당히 ‘십시일반’을 촉구할 자격이 있다는 논리다. 우선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상시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남북한 통일의 직접적인 수혜자라는 논리로 설득할 만하다. 중국도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긴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북한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장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법하다. 마셜플랜의 창안자인 미국 입장에서도 통일 한국이 번영하는 것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유럽 역시 북핵 리스크가 사라지면 간접적으로 안보에 도움을 받는 측면이 있다. 북한 때문에 국제사회가 주머니를 털기로 한 전례는 1995년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있다. 당시 한·미·일·유럽연합(EU) 등이 갹출에 합의했다. 통일 비용 분담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시킬 경우 현재 틀이 갖춰져 있는 북핵 6자회담을 활용할 만하다.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 대신 EU를 끼워넣으면 사실상 범 세계적인 협의체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국의 인색한 주머니를 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 국제학부 정서용 교수는 “추상적인 명분만으로 남의 나라 통일 비용 분담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금액을 크게 가져올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을 빈곤지역으로 규정함으로써 유엔과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원조를 유인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화마당] 강원도의 꿈/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강원도의 꿈/신동호 시인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강원도 홍천에서 옥수수가 도착해 있다. 발송인이 낯익다. 고등학교 시절 함께 문예부를 했던 후배였다. 포장을 여니 흙냄새가 훅 풍겨온다. 산간 어디 비탈진 화전에서 키워낸 옥수수가 아닐까. 뭉게구름이 느긋하게 내려다보는 한낮의 산비탈, 대책 없이 내리쬐는 햇볕이 사무실로 옮겨온 듯하다. 전화를 통한 고마움의 표현을 받아 후배가 수줍게 승진 소식을 알린다. 녀석, 참. 무던하다. 때로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세파에 둔감하다. 생긴 건 갓 캐낸 고구마를 닮았고, 풀밭에 풀어놓은 황소 울음 같은 말투를 가졌다. 후배가 군청의 문화원 공채로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식에 동문들이 너도나도 반긴 건 순전히 그의 착한 심성 때문이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그는 지금도 줄 서는 걸 모른다. 이 형도 좋고, 저 형도 좋고. 공무원이 되었으니 군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면 됐지 여당, 야당 하는 것도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이렇게, 저렇게 강원도가 발전할 것이란 얘기만 신나게 전한다. 중앙 정가의 어두운 패거리 싸움에는 도통 관심이 없나 보다. 한국 사람은 본시 둘이 만나도 당이 세 개란다. 네 당, 내 당, 우리 당. 분당의 근성을 상징하는 표현이겠지만 나는 ‘우리당’이라는 완충지대에 더 방점을 찍고 싶다. 1994년에 개봉된 영화 ‘만무방’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윤정희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양손에 들고 무엇을 사립문에 꽂아야 할지 갈등한다. 완충지대가 없는 전쟁의 극한 상황, 이데올로기가 양극으로 대립하는 우리의 현대사를 극화한 장면이다. 윤정희에게 태극기와 인공기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폭력적 상황이 나는 안타까웠다. 완충지대를 두지 않는 한 우리는 불신과 욕심으로 모두 죽고 마는 영화 속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지 않겠는가. 남과 북, 그것은 꼭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을 북으로 보내야 한다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은 체제의 대립이 골수에 박힌 탓이다. 반대로 흡수니, 적화니 하는 통일 논의 또한 오랜 시간 굳어진 고정관념이다. 분단 아니면 통일뿐일까. 그렇지 않다. 분단 아니면 더 분단일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을 완충지대로서의 강원도에서 꿈꾼다. 일단 강원도가 제주도보다 좀더 자립적인 자치도가 되면 어떨까 싶다. 상수원 지역인 데다 천혜의 자연 보고인 강원도이기에, 환경생태특별자치도가 된다면 상수원 보호 세금에 관광과 유기농을 결합해 경제적 독립도 가능하리라. 그 다음에 할 일은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통해 도 경계선 밖으로 군사를 물리는 것이다. 남쪽에서는 국민적 합의가, 북쪽에서는 인민들의 교체와 대대적 교양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금강산과 개성공단의 경험이 밑받침이 될 수 있다. 남북강원도의 통일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삼국시대로의 분할이다. 평화 관련, 환경생태 관련 국제회의를 유치하고 관련된 국제단체의 사무국을 두는 건 그리 어렵지 않겠다. 소위 아시아의 스위스가 되자는 것이다. 명태가 사할린 지역으로 이주하는 바람에 강원도 어민들이 난감하다는데, 북한이 가진 러시아 지역 어업쿼터를 받으면 또 어떨까 싶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실행되면 멀쩡한 어선을 폐기처분해야 한다. 어선이 없어 쿼터 권리를 중국에 넘긴 북한에 어선을 주면 그걸로 군함을 만들어 총부리를 겨눌까? 그 대가로 사할린 인근의 어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친북좌파의 논리일까? 완충지대에 서면 갈등의 근원이 보이고 이해되지 않던 게 수용된다. 둘을 셋으로 하면 말리는 이가 생기는 법, 진정한 통합을 위한 일시적 나눔이 될 수 있다. 사실 나는 그 후배 앞에서 도무지 동문의 누굴 욕할 수 없다. 그의 입에서 줄줄줄 좋은 점만 흘러나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젊은 도지사가 당선되었다고, 마치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처럼 이광재란 이름을 부른다. 발전과 통합의 희망이 느껴지나 보다. 이광재 도지사가 얼른 업무를 시작해 옥수수 축제에도 참석하고 좀더 큰 강원도의 꿈으로 이 황당한 대결시대를 건너가기를 나도 덩달아 기대해 본다.
  • [한국전쟁 60주년 기획] 中 초기 피말린 권력투쟁… ‘對美전쟁’을 돌파구로

    [한국전쟁 60주년 기획] 中 초기 피말린 권력투쟁… ‘對美전쟁’을 돌파구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은 절대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마오쩌둥은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동이 틀 때까지 줄담배를 피웠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듯 중국과 한국 지도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하지만 갈수록 중국이 참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뚜렷해졌다. 타이완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미군과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었다. 그는 이번 전쟁의 승패가 가져올 정치적 여파를 꼼꼼히 계산했다. 미군이 참패를 맛볼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공내전을 치르느라 쇠약해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인이자 역사가인 미국의 데이비드 핼버스탬이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를 속속들이 파헤친 ‘콜디스트 윈터’에서 묘사한 중국 참전결정의 전야(前夜)이다. 중국 주력부대의 압록강 도하 시간은 1950년 10월19일 오후 5시30분이었으니 18일 밤 상황인지도 모른다. 진위를 떠나 핼버스탬은 마오쩌둥의 번민을 마치 소설의 한 장면처럼 묘사했다. 중국군 개입은 한반도 내전을 순식간에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시킬 수 있는 도화선이었다. ●마오 결정은 중국을 위한 선택 한국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마오쩌둥은 왜 한국전쟁에 개입했을까. 숱한 해석과 이론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중국이 내세우는 한국전쟁 참전의 대의명분은 ‘미국에 대항해서 북한을 돕는’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제7함대를 파견해 타이완해협을 봉쇄하고, 프랑스의 베트남 지배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6월27일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성명에 정면대항하는 이른바 ‘미·중 전쟁’의 선전포고였다. 중국을 목표로 한반도, 타이완, 베트남 등 3개 루트를 통해 침투하려는 미국의 ‘삼로향심우회(三路向心迂回)’ 전략에 맞서려는 의도였다. 마오쩌둥은 미국이 이들 3개 지역을 차지하고 나서 궁극적으로는 중국본토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참전 배경과 결정과정은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다. 스탈린과 김일성의 설득에 따라 공산진영을 지키려는 마오쩌둥의 고독하고 영명한 결정이라는 정도밖에. 그러나 최근 공개된 러시아와 중국 측 비밀자료를 보면 마오쩌둥은 신생 중화인민공화국과 자신의 운명을 건 주사위를 한국전쟁을 향해 내던졌음을 알 수 있다. 전쟁은 마오쩌둥의 독단적 선택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중국은 이 같은 사실을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전쟁의 명분과 결과만 얘기했다. 중국의 한국전쟁 개입의 실마리는 ‘조선인 사단’의 귀환 동의에서 찾을 수 있다. 개전 초 김일성이 파죽지세로 낙동강 전선까지 공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해방군에서 귀환한 3만 5000명 규모의 조선인 장병의 공이 컸다. 마오쩌둥은 1949년 중국 동북 3성 거주 조선족으로 구성된 2개 사단(2만명)을 통째로 북한에 넘겼다. 이들은 인민군 5, 6사단으로 편성됐다. 1950년에는 나머지 부대원 1만 5000명을 또 귀환시켰다. 이들은 국공내전에서 실전을 쌓은 백전노장들, 인민군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엄청난 전력이었다. ‘마오쩌둥, 스탈린과 한국전쟁’을 쓴 화동 사범대 선즈화 교수는 “북한에 대한 마오쩌둥의 동정과 지지를 보여준 조치”라고 분석했다. ●조선인 해방군 3만여명 北에 넘겨 본격적인 참전준비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7월부터 치밀하게 이뤄졌음이 중국 측 자료에 의해 새롭게 드러났다. 참전이 최종 결정된 10월19일까지 넉 달 가까이 피 말리는 내부투쟁이 중국 지도부 사이에서 벌어졌다. 7월7일 ‘미국의 조선 무장침략 후의 정세분석과 중국의 국방 증강대책’이라는 국방군사 회의가 열렸다. 13일에는 한국에 투입될 30만명 규모의 동북변방군 창설이 결정됐다. 가상 적국은 미국이었다. 8월4일 당 중앙 정치국회의에서 마오쩌둥은 “미국은 한반도와 타이완, 베트남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미국과 교전할 작정이다.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전투규모가 크든 작든 혹은 원자폭탄을 사용하든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라고 결사항전의 비장한 선언을 했다. 동북변방군은 출동할 때 ‘의용군’이란 명칭을 사용했다. 조선인민군 복장을 착용하며, 인민군의 깃발을 내걸고, 주요 간부의 이름도 조선인 이름으로 바꿨다. 해방군 정예부대인 제4야전군이 주축이 된 의용군은 ‘준비된 군대’였다. 참전 초기 연합군을 무서운 속도로 밀어내며 연전연승한 것은 연합군의 실책도, 운이 좋아서도 아니었다. 매복, 위장 등 한반도 북부 산악지형에 맞는 전술을 훈련을 통해 몸에 익혔기 때문이었다. 30만 의용군이 오로지 인해전술로 북진 중이던 13만 연합군을 물리쳤다는 건 냉전시대 교육의 산물이다. 9월 참전 구상이 세워졌지만 시기는 계속 연기됐다. 마오쩌둥도 저우언라이 총리와 린뱌오 등 지도부의 거센 반대를 모른 체할 수 없었다. 중국의 문서보관소인 당안관(?案館)자료와 내부적으로 발간된 ‘건국 이후 마오쩌둥의 문고(文矯)’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혼란을 겪었다. 린뱌오는 “중국 자체의 존립이 위협받을지도 모르고, 승리 가능성이 작다.”라는 이유로 출병을 반대했다.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일본 도요가쿠엔대학 지안롱 교수는 저서 ‘모택동의 한국전쟁’에서 10월4일과 5일 정치국 회의 참가자 중 찬성과 반대의 세력분포에 대해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찬성자는 마오쩌둥 혼자뿐이었고, 불명확한 사람은 저우언라이 총리와 펑더화이 사령관 두 명이었으며, 나머지 7명은 반대했다는 것이다. ●中 독자출병 소식에 스탈린 눈물 그러나 마오쩌둥은 10월5일 정치국 회의에서 “어떤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어떤 곤란이 있더라도, 미군이 평양을 점령하기 전에 출병해야 한다.”라고 밀어붙였다. 펑더화이를 의용군 총사령관에 추천한다고 발표해 버렸다. 세 번이나 번복된 참전이 최종 결정됐다. 이후 냉전체제가 해체돼 한국전쟁의 주역인 스탈린과 마오쩌둥, 그리고 김일성 사이에 오간 극비문서들이 공개되기 전까지 중공군 참전과정의 진실은 서고 속에 묻혀 있었다. 김일성에게 베이징의 개입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크렘린은 계속 베이징 지도자에게 미루고 있었다. 중국의 참전소식은 나흘 뒤인 10월8일에야 평양에 전해졌다. 초대 평양 대리대사를 지낸 차이청원은 회고록에서 ‘김일성은 “그것 잘됐다, 잘됐어.”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마오 주석과 당 중앙에 나와 조선 당, 인민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해 달라.”라고 기뻐했다고 적고 있다. ’ 앞서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으로 패주하면서 중국 망명정부 수립을 준비 중이던 김일성은 10월1일 ‘경애하는 마오쩌둥 동지’ 앞으로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이 위험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중국인민해방군이 직접 출동해 지원해 달라.”라고 애걸복걸하는 편지를 보낸 상태였다. 중공군의 참전결정이 차일피일 늦어진 것은 소련군의 공군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였다. 보병은 중국, 공군은 소련이 맡는다는 것이 애초 양측의 합의사항이었다. 기다리다 못한 마오쩌둥은 저우언라이 총리를 모스크바에 보내 공군지원을 요청했으나 ‘준비 불충분’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중국 측 연구자들은 이를 ‘스탈린의 배신’이며 추후 중·소 갈등의 뿌리가 되었다고 본다. 또 소련공군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의 독자출병소식을 들은 스탈린은 눈물을 흘렸다고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몇 년 뒤 마오쩌둥은 “스탈린은 나를 (자국이익만 생각하는) ‘유고슬라비아의 티토’로 의심했지만 항미원조전쟁이 시작된 1950년 겨울부터 이 의심은 사라졌다.”라고 회고했다. 마오쩌둥은 한국전쟁에 러시아어 통역장교로 자원입대한 장남 마오안잉(28)을 미 공군기의 폭격으로 잃었다. 마오안잉의 묘는 평남 회령군 ‘지원군 열사능원’에 있다. 36만명에 이르는 중국군 전사자들과 함께 묻혀 있다. 마오쩌둥은 만류하는 측근들에게 “내 아들이 가지 않는다면 인민 누구도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또 전쟁이 끝나고 나서 “전쟁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중국과 북한 양국의 우의는 혁명열사들의 선혈로 맺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中, 3년간 500만명 병력 투입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의용군의 규모는 어느 정도였을까.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79개 보병사단과 12개 공군사단, 16개 포병사단, 10개 공병사단, 10개 전차연대 등 모두 합치면 200만~300만명에 이른다. 최고조에 이른 1953년 4월부터 7월까지는 일시에 130만명의 병력이 투입됐다고 한다. 3년 동안 연인원 500만명이 동원됐다는 서방 측 자료도 있다. 중공군 희생자는 공식적으로 36만 6000명이지만 비전투 사상자를 더하면 사실상 60만~90만명으로 추정된다. 미군 전사자 3만 3000명과는 비교 불가한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한국전쟁 참전은 중국 대외정책의 기본이 됐다. 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일방적인 북한 편들기를 비판하지만, 중국 지도부의 생각은 60년 전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일본-타이완-한국전선에 대항하고 완충지대를 갖기 위해서는 설령 사고뭉치라고 하더라도 북한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 김일성의 우상은 스탈린에서 마오쩌둥으로 바뀌었다. 결정적인 순간 소련이 아니라 중국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전쟁 전 소련 위주의 북한정책이 전쟁 후 중국위주로 전환됐다. 지안롱은 “정전협정 뒤 중국과 북한 수뇌는 언제라도 서로 털어놓을 수 있는 특수한 관계가 계속됐다.”라고 설명했다.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던 마오쩌둥에게 한국전쟁은 터닝 포인트였다. 한국전쟁에 개입함으로써 소련과의 동맹을 공고히 했고, 북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이 함부로 못하는 위협적 존재가 됐다. 인도차이나반도 문제 등에 대한 국제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1971년 타이완을 내쫓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하는 발판이 됐다. 비록 ‘비기는 전쟁’으로 끝났지만 마오쩌둥의 도전과 모험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오쩌둥은 1953년 스탈린 사후 자신이 사망한 1976년까지 중국과 공산진영에서 ‘살아있는 신’으로 군림했다. 노주석 논설위원·윤샘이나 기자 joo@seoul.co.kr
  • G2 ‘동맹 딜레마’

    ‘동맹국에 발목 잡힌 미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지구촌의 두 거인 G2가 ‘동맹의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은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중국은 천안함 사태로 각각 국제사회의 압박과 동맹국 배려 사이에서 괴로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동맹국 배려· 국제사회 압박 간극 커 중국과 미국은 각각 행여 동맹국의 입지가 약화될세라 배려하면서 비난을 삼가고 있다. 구호선 유혈 사건과 천안함 사태 등 사안은 다르지만 어정쩡한 대응 태도나 외교장관 등 주요 당국자들의 발언까지 중·미의 대응은 닮은꼴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에, 미국은 구호선 사건에 대해 각각 “당사자들의 냉정과 사려 깊은 대응” “투명하고 정확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분명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도 다르지 않다. 미국은 민간인 사상자의 발생에도 불구, 사건 발생 사흘째인 2일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면담 뒤 “모든 당사자들의 신중하고 사려 깊은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비난을 주장한 터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터키는 아프간 전쟁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협력하면서 도움을 줘 왔다. 그러나 구호선 유혈사태에서 대부분의 희생자가 터키 국민들이었지만 미국은 중동 패권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인 이스라엘을 더 배려했다.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해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일 성명에서조차 유감의 뜻만 있었지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은 들어 있지 않았다. ●사건은 달라도 대응방법은 같아 중국도 천안함 사태에서 “누구 편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는 있지만 곤혹스럽기는 미국과 다르지 않다. ‘동북아의 완충지대’인 북한 붕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중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그런 중국으로선 북한의 책임을 인정할 경우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비난에 동참하기를 꺼리고 있다. 그런 중국이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 공격에 대해서는 전혀 딴판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팔을 걷어붙인 채 강한 비판을 퍼부어대고 있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국제 구호선을 공격해 사상자를 초래한 이스라엘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비난의 뜻을 표명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길 촉구한다.”고 분명하고도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원유 확보, 국제적 영향력 강화 등을 위해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를 다지고 대신 이스라엘과 각을 세워 온 중국의 외교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행보다. 천안함 사태와 국제 구호선 사건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전략 사이의 거리가 새삼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USA투데이는 1일 ‘한반도의 긴장고조’, ‘가자 구호선 유혈 사태’를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와 함께 오바마 행정부가 직면한 3대 골칫거리로 꼽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출범 앞둔 與중진협의체 시나리오

    한나라당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논란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친이계에서는 몇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정태근 의원은 2일 원안에 대한 수정논의가 중진협의체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당 지도부에 표결을 건의하는 방법과 친이계와 중립 진영 의원들의 의견만으로 새 당론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예상했다. 친박계 내부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설득하는 것도 가능성의 하나로 제시했다. 김영우 의원은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절차를 정해 줄 수 있다는 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 내부적으로는 중진협의체가 중재에 실패하더라도 절차적인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창구로서의 의미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정부가 세종시 관련 5개 법안을 철회한 뒤 중진협의체를 만들면 모를까 이미 입법예고까지 마쳐 놓고 당장 내일이라도 법안을 국회로 보낼 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눈에는 중진협의체가 속임수로 비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친이계가 중진협의체를 징검다리 삼아 ‘당론변경 표결→국민투표 부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친이·친박 간 인식 차가 극명한 가운데 당 최고위원회는 3일 중진협의체 구성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한다. 당 지도부는 주내 10명 안팎의 중진협의체를 띄울 생각이다. 협의와 중재안 도출의 시한은 대체로 이달 중순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진협의체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 내에서는 지난주 중진협의체를 제안할 때만 해도 6~9명 선에서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틀이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중진협의체의 성격이나 활동방법은 물론 구성 방법 등이 면밀하게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최고위원도 “지도부에게 중진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앙금 묻어난 설전…너무 먼 ‘한가족’

    앙금 묻어난 설전…너무 먼 ‘한가족’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가 22일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형식은 ‘끝장토론’이었지만, 계파간 정치 투쟁의 성격이 짙었다. ●효율성 vs 정당성 친이계는 ‘행정부처 이전=수도분할’이라는 논리로 원안의 비효율성을 파고들었다. 반면 친박계는 지난 대선 공약을 거론하며 ‘약속과 신뢰’를 강조했다. 양쪽 주장에는 그동안 장외공방을 통해 주고받은 ‘박근혜 때리기’, ‘이명박 발목잡기’에 대한 앙금이 묻어났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세종시 약속의 주인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약속을 지킨다, 안 지킨다.’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집을 짓자고 제안했을 뿐이고 여야가 함께 대못을 쳐가며 세종시법을 만들었다.”면서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대못을 박아 놓고 스스로 뽑겠다는 것은 국민 기만이자 자기부정”이라고 맞받았다. 친이계 차명진 의원은 “당초 당론은 수도이전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부처이전을 골자로 한 행정특별시를 제안했고, 열린우리당과 타협해 세종시 원안으로 당론이 정해졌다.”면서 “당론이었지만 본회의에선 고작 8명만 찬성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자 유 의원은 “2005년 당론을 정한 뒤 본회의장에서 투표를 못한 것은 소란과 방해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강제적 당론 vs 수정안 포기 세종시 수정안의 향후 처리 절차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친이계는 원안에서 수정안으로의 당론 변경에 자신감을 보이며 ‘강제적 당론’을 거론했다. 친박계는 여야간 상임위 대치, 본회의 부결 등 수정안의 ‘험로’를 전망하며, 수정안 폐기를 요구했다. 친이계 정태근 의원은 “국회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당론도 바꿀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이 진정 다르다고 판단된다면 변경할 수 있다.”면서 “당론이 바뀌면 국회 절차를 거쳐 수정안이 법제화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반면 친박계 이종혁 의원은 “(국민 신뢰 하락에 따라)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는 실패는 역사적 죄”라고 반박했다. ●극한 대결은 양쪽 모두 자제 하지만 양쪽은 한계선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친이 주류로선 미래권력에 대한 안배를 배제할 수 없고, 퇴로가 막힌 친박계로선 출구전략을 위한 완충지대가 절박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당내 분란이 지방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경우 당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엿보였다. 친박계 김선동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박근혜 대(對) 이명박’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의총 직후 박희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계 홍사덕·김무성·이경재 의원, 친이계 홍준표·이윤성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11명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중재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김무성 의원이 제시한 ‘7개 정부독립기관 이전’ 절충안이 계파 다툼 속에 빛이 바랜 상황에서 중진들의 균형추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친박의 균열?

    “세종시 절충안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친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내놓은 세종시 절충안을 일축했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의 입을 통해서다.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벌어진 친이·친박 간 정면충돌 국면의 완충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반응은 직접적으로는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한 것이지만 이면에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원안 관철 말고는 타협할 여지가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金 “절충안 22일 공론에 부칠것” 김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수정안에 정부독립기관 7개의 이전을 보탠 절충안을 제시하고 “박 전 대표는 심각한 검토와 고민을 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아달라.”며 공개적인 직언을 했다. 김 의원이 꼽은 독립기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이다. 그는 “7개 기관 3400여명이 세종시로 옮기면 충청권은 국가기관 이전에 따른 자존심을 되찾고, 수도권 과밀해소라는 명분과 목표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질은 실종되고 극한 대결의 정치싸움으로 변질돼 안타깝다. 퇴로 없는 싸움을 끝내고 모두 승리하는 길을 찾자.”고도 했다. 김 의원은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의원들을 설득하고, 박 전 대표에게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절충안을 공론에 부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의 절충안은 채 한 나절도 안 돼 박 전 대표에게 외면 당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죠.”라고 짤막한 대답만 남겼을 뿐, 즉각적인 반응을 피했다가 몇시간 뒤 대변인 격인 이 의원을 통해 “가치 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朴 “급한 나머지 나온 임기응변”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해 “세종시법을 만든 근본 취지를 모르고, 급한 나머지 임기응변으로 나온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 “그 법(세종시법)의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모든 절차를 밟아서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되고 있는 법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관성으로 반대한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냉담한 반응은 친이계와 ‘끝장토론 뒤 표 대결’까지 벌여야 할 상황에서 대오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최고위원도 김 의원이 절충안을 내놓은 직후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에 앞서 ‘3~4개 부처이전’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던 친박계 중진 홍사덕 의원 역시 “지금은 백지화 법안을 부결시키는 데 힘을 쏟을 때”라며 김 의원의 절충안을 평가절하했다. 그만큼 친이계와의 결전을 앞둔 친박계 내부의 비장한 전의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에 김 의원은 “모두 애국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든 감정을 초월하고, 상대방도 애국하는 마음에서 고민 끝에 이런 절충안을 내놓았다고 생각해 재고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종시 정국’이 빚은 여권 내부의 계파 간 이상기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세종시 외길 갈등 접고 백년대계 토론부터

    세종시 정국에 완충지대가 보이지 않는다. 주장과 공세만 난무한다. 토론과 대화는 온데간데없다.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대표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야당은 정운찬 총리의 ‘나라 거덜’ 발언에 발끈해 거친 비난전이다. 이성을 토대로 한 논리 경쟁은 사라지고 감정을 밑바닥에 깐 극한 용어들이 오간다. 한나라당 내분은 어제 정 대표가 수정안으로 당론 변경을 공식화하면서 벼랑끝 싸움 양상이다. 세종시 정국을 풀려면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 세종시 위기는 가치 충돌에서 촉발됐다. 그리고 그 충돌은 서로가 딴 길만 고수하면서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외면하고 있다. 수정론자는 국정 비효율을 가져오는 행정부처 이전에 절대 불가다. 원안론자는 신뢰가 무너지는 어떤 일에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양측은 백년대계를 놓고 해석이 다르다. 수정론자는 세종시의 자족 기능 충족과 행정 효율을 우선 가치로 삼는다. 신뢰 훼손을 감수하고서라도 관철하려는 국정 목표다. 원안론자는 세종시를 균형발전론과 수도권 과밀 해소의 출발점으로 설정한다. 행정 비효율을 떠안더라도 신뢰와 함께 지키려는 덕목이다. 진정한 백년대계가 뭔지를 놓고 이렇듯 생각이 다른데도 양측은 마주 앉아 옳고 그름조차 따지지 못하고 있다. 서로가 딴 자리에서, 혹은 제3의 찬반론자들을 통해 간접 화법으로 옥신각신 티격태격할 뿐이다. 모든 논쟁거리를 한자리에 풀어놓고 치열한 맞짱 토론부터 가져야 하는 이유다. 백년대계의 정의 문제는 물론 자족기능, 행정효율, 균형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 교육과학벨트, 역차별 논란 등 어떤 주제를 토론에 담아도 무방할 것이다. 정 대표는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당론을 확고히 정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친이 측이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의심을 제거하는 것을 전제로 친박 측도 대화와 토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세종시를 둘러싼 대화와 토론의 기간을 정하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신공격적인 발언이나 분당·탈당 등 극한 용어 금지에도 당내 공감대를 빨리 이루어야 한다.
  • 수상한 돈거래 500만원부터 신고

    내년부터 금융회사가 정부에 신고해야 하는 수상한 돈거래 액수가 2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에 가입한 데 따른 조치다. 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수상한 거래에 대해 금융회사가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하는 금액을 500만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달러화 기준도 현재 1만달러 이상에서 3000달러 이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분 회원국에서는 신고의무에 금액 제한이 없다는 점을 들어 FATF는 한국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해 왔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없애는 것이 좋지만, 완충지대를 둔다는 의미에서 금액 한도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보고법은 자금 출처나 용도가 불명확한 고객의 돈을 거래할 때는 금융회사가 금융정보분석원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분석원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해 검찰이나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나라 “쇄신만이 살 길” 민주 “압박만이 갈 길”

    한나라 “쇄신만이 살 길” 민주 “압박만이 갈 길”

    재·보선 하루 만인 29일 한나라당에는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계파를 뛰어넘어 의견이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달랐다. 공개적으로는 당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 21’이 불을 지폈다. ‘민심은 책임있는 국정운영과 당쇄신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쇄신 프로그램 마련을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김성식 의원은 “책임론을 제기하려는 게 아니라 민심에 눈높이를 맞추자는 것”이라며 조기 전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몽준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면서 “다만 이 체제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측면에서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지도부로는 내년 지방선거 안된다” 친이 성향의 한 재선의원도 “현 지도부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가면 어차피 지도부의 힘과 영향력도 날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 2월 조기전대 주장이 곧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성향의 3선 의원은 “누가 당을 이끌고 갈 것이냐에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조기전대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조기 전대는 1차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의 현실적인 ‘사활(死活)의 차원’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해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석을 한나라당이 잃는다면 현역 의원들은 차기 총선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李대통령 “분발하라는 채찍·격려” 일각에서는 ‘분당(分黨)을 막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에는 오로지 총선과 대선만 남아 계파간 긴장도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사생결단식 전대가 치러지면서 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지방선거라는 완충지대가 남아 있을 때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결과와 관련,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정부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 분발하고 매진하라는 채찍과 격려를 보낸 것이므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이 허상이었다는 걸 국민이 심판한 선거였다.”(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29일 곧장 이명박 정부를 몰아세웠다. 민심의 나침반이 ‘여권 독주의 견제’를 가리켰다고 해석했다. ‘정권 심판론’을 계속 부각시켜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최대 현안인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추진이 첫번째 공략 대상으로 설정됐다. 대통령 사돈 기업인 효성의 비자금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용산참사 등과 연계한 검찰 개혁 주장도 포함됐다. ●“수도권·충청 민심 극명하게 드러나”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고위정책회의를 열고 “수도권 선거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을 중단하거나 유보하는 게 맞다.”며 예산심의 착수 전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세종시, 혁신도시 문제에 대한 충청도민의 염원이 무엇인지 충북 보궐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압박했다. 경남 양산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을 두고는 “검찰개혁을 꼭 해야 된다는 염원이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세균, 동교동계·親 대통합 의지 민주당은 원내 정책위를 중심으로 대여(對與) 공략 방안을 정비한 뒤 다음 달 5일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여권을 강도 높게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아직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당 일각에서 대두되지만, 4·29 재·보선에 이은 수도권 연승에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노영민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더욱 겸손하게 받들 것이지만,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 없이 3승을 올린 성과를 계기로 진보진영과의 대통합 작업에도 고삐를 죌 예정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실무 당직자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했다. 재·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정 대표가 민주세력의 적통을 자임하고, 동교동계와 친노(親) 그룹과의 대통합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생보사 사업비차익 2조… 보험료 올렸다?

    생보사 사업비차익 2조… 보험료 올렸다?

    생명보험사들이 사업비에서 남긴 이익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생보사들이 챙긴 사업비차이익은 모두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동안 생보사들이 남긴 사업비차이익은 2조 386억원으로 2007 회계연도에 비해 4448억원(27.9%)이나 증가했다. 사업비는 설계사에게 주는 수당이나 계약 유지, 마케팅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사업비차이익은 예정사업비에서 실제 집행한 사업비를 빼고 남은 차익이다. 사업비차이익이 큰 폭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보험 상품 설계와 보험료 책정 때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었다는 뜻인데 이런 비용을 감안해 보험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더 비싸게 냈다는 의미다. ●보소연 “무배당 상품 주주 이익독식” 구체적으로 2008 회계연도 기간 국내 생보사들의 사업비차이익은 1조 588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907억원(32.6%) 늘었고, 외국계 생보사들은 450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41억원(13.7%) 늘었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전년도보다 1789억원 늘어난 4828억원, 대한생명은 454억원 늘어난 2758억원, 교보생명은 143억원 늘어난 3975억원을 기록했다. 외국계 생보사 가운데서는 ING생명이 무려 1755억원 늘어난 1881억원에 이르렀다. 사업비차이익률 기준으로 보면 라이나생명이 34.7%로 가장 높았고 ING생명은 26.7%, AIA생명 25.9%, 신한생명 25.1% 등의 순서였다. 2000년대 초반 2조~3조원대를 넘나들던 사업비차이익은 2005 회계연도에 1조 8417억원, 2006년 1조 8812억원, 2007년 1조 5938억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연맹(보소연)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부실과 생보사들의 얌체 영업행태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보소연은 “금감원은 생보사들의 사업비 공시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변액보험 이외의 다른 상품은 업계 평균 대비 몇% 하는 식으로 불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생보사들은 이익이 생기면 이익금의 90%를 고객들에게 배당해야 하는 유배당상품 대신 무배당상품만 팔아서 이익을 주주들만 독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무배당 상품이 보험료 싸” 생보업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영업실탄이랄 수 있는 사업비가 부족하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설정, 넉넉하게 짜는 경우가 있는데다 지난해 같은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사업비를 많이 아껴썼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무배당 상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쪽으로 쏠린 것은 사실이지만, 유배당에 비해 무배당 상품이 보험료가 싸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 “고객 이익을 회사 이익으로 돌리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우리 정치 문화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퇴임 대통령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정치권의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진다. 보복의 정치 풍토가 되풀이 되어선 안 되며, 권력 주변의 비리를 방지하는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이를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권력을 분산시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 제시로 이어지고 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31일 “대통령의 권한이 절대적이어서 이에 기생하려는 부정한 기업인들이 생긴다.”면서 “제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조선시대 때의 임금보다 더 과도한 권력을 가진 반면 그 권력에 대한 감시는 약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까지 포함해 권력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앞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데에는 우선 사생결단으로 싸우게 만드는 대통령 중심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부통령직을 두든, 내각에 더 많은 책임을 두든 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은 “대통령이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도록 그 주변에 대한 사정(司正) 강도를 높이거나 새 사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권 교체기 마다 되풀이되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도 정치 문화 차원에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권력을 향한 유혹의 손짓이 많은 정치 현실 속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당연히 수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누가 봐도 긴박하지 않은 수사로 전 정권 인사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그것으로 현 정권의 결백함과 도덕성을 포장하거나 부각시키려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이후 권력을 한순간에 잃고 맨몸으로 나서는 현실을 감안해 퇴임 이후의 대우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된 정치보복 행태를 없애야 한다.”면서 “깎아내리고 헐뜯는 네거티브 경쟁에서 벗어나 장점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문제의 본질과 원인을 분석해 보면 배제적 정치, 갈등적 구조, 과거회귀적 발상 등이 숨겨져 있다.”고 진단했다. 박 상임이사는 또 “정부는 소통과 통합을 토대로 모아진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발전과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과잉 정보 유출이 당사자에게 극도의 심리적 피해를 준 것이 사실이라고 본다면 그에 대한 마땅한 처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나아가 좀더 근원적으로 왜 이런 비극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느냐에 대해 여야 모두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권력이 모이면 부패가 일어나기 마련이고 새 권력이 들어서면 이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권력이 과도하게 대통령에 집중되고 있는 헌정구조의 변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현 정권에 대한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마다 여의도 정치를 무시하고 사정 당국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기곤 한다.”면서 “여당이나 의회가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권은 5년이지만 정당은 50년 이상 존재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세중 연세대 교수는 “논의가 고인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여야는 물론이고 사회의 여러 세력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관계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고인(故人)이 꿈꾸던 희망을 이 사회에 실현하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 화합을 위해 현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유감의 뜻을 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이 국민의 공허한 마음을 읽고, 거기에 걸맞은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부·여당이 국민과 맞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국립공원내 케이블카·숙박시설… 자연공원법 개정 논란

    국립공원내 케이블카·숙박시설… 자연공원법 개정 논란

    국립공원과 도·군립공원 등 자연공원에 장거리 로프웨이(케이블카, 곤돌라) 설치와 해상국립공원인 해안과 섬에 숙박시설도 지을 수 있게 된다. 공원내 건축물에 대한 신축과 증측도 쉬워지는 등 자연공원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연공원법 및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환경단체들이 앞다퉈 정부를 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법개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연공원법 개정 내용과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사안을 알아본다. ●불법행위 과태료도 현실성 있게 인하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해안과 섬 지역 공원에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여관과 관광호텔이 들어선다. 숙박시설의 설치가 금지돼 있는 해안 및 섬지역 국립공원의 경우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입지 적정성 및 경관 평가를 거쳐 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숙박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또 공원자연보존지구 내 로프웨이 설치 허용 규모가 2㎞ 이하에서 5㎞ 이하로 늘어나고, 로프웨이 정류장의 높이도 9m에서 15m로 조정된다. 공원자연환경지구 내 주거용 건축물의 개축과 재건축 허용 규모도 100㎡에서 200㎡로 확대된다. 아울러 자연환경지구에서 농산물과 임산물, 수산물 등의 보관시설 허용 규모도 연면적 600㎡에서 1300㎡로 완화한다. 자연공원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금액조정 등 하위법령도 자연환경보전법과 경범죄처벌법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지정된 장소 밖에서 야영 행위를 하거나 금지 또는 제한 지역을 출입할 경우 과태료가 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아진다. 주차 위반의 경우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고, 금지 행위에 대한 과태료 역시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아진다. 불법행위 적발은 공원관리공단, 과태료 징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일원화한다. 공원자연보존지구, 공원자연환경지구 외에 공원자연마을지구, 공원밀집마을지구, 공원집단시설지구를 일원화해 3개 용도지구로 조정한다. 공원법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오는 7월 중 시행하고, 8월 중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자체에 이권사업 나눠주기 불보듯” 공원내 케이블카 설치허용은 노약자와 장애인의 전망권 확보 차원이다. 기술발전으로 환경파괴를 최소화는 공법이 개발돼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여 케이블카를 허용하는 게 아니라 국립공원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건설을 허락할 것”이라며 “주봉(主峰)을 피해 7~8부 능선인 ‘어깨’까지만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동식물 보호대책으로 등산객들의 환호성마저 자제해 달라는 팻말까지 만들어 놓고, 산골짜기 위로 여객기(?)를 운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묻는다. 또한 이권사업에 혈안이 된 지자체에 나눠주기식 허용이 남발될 게 뻔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는 “법개정이 된다면 설악산을 비롯,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 동물의 종보전 사업을 벌이는 지리산에도 케이블카를 운행시키겠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환경부는 해상공원내에 호텔·콘도·민박시설 설치 허용에 대해서도 시대흐름에 따라 정책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해상공원의 경우 섬 지역이 대부분인데 불편을 호소하는 탐방객들과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민원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돼 현실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설치가 허용되는 자연환경지구는 국립공원 내 노른자위인 자연보존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완충지대로 해상국립공원은 자연환경지구가 대부분이다.”면서 “법령이 개정되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 다도해상국립공원, 태안해안국립공원내에도 편의시설이 난립해 유원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사회임금 비중 OECD국 중 꼴찌

    사회임금 비중 OECD국 중 꼴찌

    한국의 ‘사회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15일 OECD가 이달 초 발표한 사회복지 관련 자료를 재구성한 사회임금 국제비교 결과를 발표하면서 “2000년대 중반 한국 평균가구의 가계운영비 중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회임금은 실업급여,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등 국민이 사회적으로 얻는 복지혜택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근로자가 직접 일해서 받는 월급인 ‘시장임금’과 구분된다.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시장임금+현금급여)과 서비스급여를 합한 가계운영비 총액 중 사회임금(현금급여+서비스급여) 비중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나타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료제출에 응한 OECD 회원국 22개 나라의 사회임금 평균은 31.9%로 한국의 4배에 달했다. 22개 국가는 한국,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체코,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슬로바키아,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 등이다. 이중 사회임금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무려 48.5%에 달했다. 스웨덴 노동자는 시장경쟁을 통해 얻는 소득만큼 사회적으로도 급여를 받는 셈이다. 프랑스가 44.2%로 뒤를 이었고 일본도 30.5%로 평균에 근접했다. 자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해 복지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영국과 미국도 각각 25.5%와 17.0%를 기록했다. 사회공공연구소측은 “한국민들은 생계에서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안 될 정도로 시장임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생계불안 위험이 커지고 구조조정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사회임금은 실직이나 해고 등 노동시장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며 “한국 노동운동은 그동안 시장임금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지만 이제는 시장임금과 사회임금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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